모두의 거짓말 3
(상훈) 아버님
더는 모른 척할 수가 없었네
(승철) 아니, 그러고 싶지가 않았어
나도 자네를 돕겠네
감사합니다
[차분한 음악] [상훈의 떨리는 숨소리]
그, 들어가게
(상훈) 네
(승철) 이게, 이게 생각보다 훨씬 더 어마어마하구먼
아니, 이게 이 정도였다니...
이거 반드시 세상에 알려야 돼요
[상훈의 한숨]
쉽지는 않을 거야
(상훈) 그 사람들, 무슨 짓이든 할 겁니다
우리를 막기 위해서요
그렇겠지
[어두운 음악]
[서희의 긴장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서희의 떨리는 숨소리]
[물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서희) 어? 상훈아
상훈아
김필연 씨
[긴장한 숨소리]
[놀란 신음]
[서희의 비명]
[서희의 겁에 질린 신음]
(서희) 상훈이야? 거기 상훈이야?
[서희의 불안한 숨소리]
[서희의 비명]
[계속되는 비명]
[떨리는 숨소리]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서희의 힘주는 신음]
안 돼!
(서희) 아, 안 돼!
[의미심장한 음악] - 뭐야? - (서희) 안 돼!
(서희) [오열하며] 아, 아, 안 돼
아, 안 돼!
[서희가 소리 지른다]
안 돼!
아, 안 돼
안 돼!
아, 상훈아!
[서희가 흐느낀다]
[서희의 비명]
(서희) [흐느끼며] 아, 안 돼, 안 돼
아, 상훈아, 안 돼
[서희의 힘겨운 신음]
- (태식) 그만해요 - 아, 아, 안 돼!
(태식) 그만하시라고!
[서희가 오열한다]
(태식) 아, 정말
(서희) 아, 안 돼, 상훈아
[뱃고동이 붕 울린다]
(형사1) 김서희 씨 현장은 어떻게 발견했습니까?
[갈매기 울음]
변사자와 어떤 관계죠?
(대용) 야, 자, 자, 잠깐만, 잠깐만
[한숨 쉬며] 진짜, 씨...
야, 정상훈이 어디 있어?
(태식) 없어
근처 컨테이너 싹 뒤졌는데 머리카락 하나 안 나왔어
(대용) 하, 돌겠네, 진짜, 씨
야, 너희들 지금부터 전방 5km...
됐고, 안산 바닥을 싹 다 뒤져서라도 정상훈이 빨리 찾아와, 얼른!
(함께) 네
[형사1의 한숨] (서희) 잠시만요, 잠시만요
- (서희) 김필연 씨 - (형사2) 저...
- (서희) 김필연 씨, 김필연 씨 - (형사2) 이러시면 안 돼요
(형사2) 이러시면 안 됩니다 나오세요
(서희) 일어나, 일어나!
(서희) 야, 일어나! 말해 준다 그랬잖아
야, 다 말해 준다 그랬잖아 [태식이 말린다]
- (서희) 책임져! 일어나, 일어나 - (태식) 김서희 씨, 그만해요
- (서희) 아, 왜... - (태식) 그만해요, 그만!
안 된다니까 저 사람 깨워야 돼요!
- (서희) 잠깐만... - 죽었잖아요, 저 사람!
저렇게 죽으면 안 돼요, 잠깐만요
- 잠깐만요, 잠깐만요! - (태식) 아휴, 왜 이렇게...
(서희) 상훈이 어디 있는지 알려 준다 그랬어
자기 범인 아니라 그랬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의미심장한 음악]
상훈이 누가 납치해 갔는지
어디로 갔는지 말해 준다 그랬다니까요
김필연이 그랬다고요?
아, 우리 상훈이 어떡해
(필연) 내가 한 거 아니야
(필연) 5,000만 원 가져와
시키는 대로 하면 누가 범인인지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다 말해 줄게
명심해, 꼭 혼자 와야 돼
나 이제 어떡해요?
아, 우리 상훈이 어떡해
(서희) 아, 어떡해!
아, 형사님, 저 이제 어떡해요 [사이렌이 울린다]
아, 저 살려 주세요, 형사님
아, 우리 상훈이 어떡해요! 형사님
[서희가 흐느낀다]
(영민) 부르셨습니까?
(영문) 응
자네가 보기엔 어때?
김필연이 자살한 게 맞다고 생각하나?
혹시 짐작이라도 가는 사람이
있으신 겁니까?
영민아
네, 회장님
상훈이 없어진 그날
인 실장, 그놈
뭐 했는지 좀 알아봐
[의미심장한 음악]
[메트로놈이 째깍거린다]
(영문) 그날 몇 시에 뭘 먹고 어디를 갔고
누구를 만났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그놈 분명
나 모르게 뭔가 꾸민 짓이 있어
숨기는 게 있다고
[문이 달칵 열린다]
(부검의) 응? 뭘 그렇게 애틋하게 보고 있어?
[부검의의 탄성]
누가 보면 둘이 뭐 있는 줄 알겠다
어디 볼까?
청산염, 실리실산, 알칼로이드
혈액 약물 반응 없고
특별한 저항흔도 없고
맞다는 거죠? 자살
[차트를 톡톡 친다]
이것만 보면 그런데
(부검의) 거기 봐, 심하지?
죽을 때 다친 건 아니고
거기 긁힌 부분이랑 상처들
며칠 된 거더라고
여기 볼까?
[의미심장한 음악] [부검의의 탄성]
이거 사람 힘으로 부러뜨린 거야
[한숨 쉬며] 이 새끼, 씨...
헷갈리게 하네
(태식) [봉지를 부스럭거리며] 뭐 마실래?
큰 거 줘, 큰 거
아니, 어떻게 경찰 수십이 안산 바닥을 이 잡듯 뒤졌는데
털끝 하나 안 나오냐? [태식이 캔을 달칵 딴다]
(대용) 못 찾았지?
(형사들) 네
- (태식) 마시고 - (형사1) 네, 감사합니다
- (형사2) 잘 먹겠습니다 - (태식) 돌아, 돌아
- (형사1) 예 - (태식) 출발
[형사2의 힘겨운 한숨]
(대용) 고생해
(형사들) 네
야, 이 새끼 진짜 어디다 파묻은 거 아니야, 응?
아, 그렇잖아, 죽기로 마음먹은 놈이 뭔 짓을 못 해?
[태식이 입소리를 쩝 낸다]
형도 김필연이 자살 같아?
야, 그럼 목맸는데 자살이지 뭐야, 그럼?
김서희한테는 진범 따로 있다고 했다잖아
그, 그래 놓고 갑자기 왜?
야, 범인이 '나 범인이오' 하는 놈 봤어?
(대용) 상황 몰리니까 재 보다가 그냥 매단 거지, 뭘
아, 타살 흔적도 없다며?
아이, 뭐, 싸웠는지 어쨌는지
누구한테 쥐어 터져 갖고 발목 돌아가고 그랬더라니까
야, 지금 그게, 그게 문제가 아니야
(대용) 정영문이, 정영문이가 청장한테 맨날 전화한대
- (대용) 자기 아들 어떻게 됐냐고 - (태식) 아휴
야, 이러다가 정상훈 찾기 전에 우리가 먼저 매달리게 생겼어
(태식) 응
[대용이 한숨 쉬며] 어디 가서 점이라도 봐야 되나, 씨
(태식) 아, 신소리 말고 돌아, 돌아
형이 절로 가
돌아 버리겠네, 씨
[경고 사이렌이 계속 울린다]
(태식) 안녕하세요
혹시 이 사람 본 적 있습니까?
- (인부) 없는데 - (태식) 전혀요?
[의미심장한 음악]
[키보드를 탁 누른다]
[키보드를 연신 탁탁 누른다]
[다가오는 발걸음]
아저씨다
(만수) 괜찮아?
서희야
선거 그만하자
그게 맞아
너 지금 힘들잖아
네가 왜 갑자기 출마 결심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홍 대표 말 들을 필요 없어
(만수) 어르신도 절대 원치 않으셨을 거다
그렇지만 아저씨...
(만수) 지금은 네 한 몸 추스르기도 힘들 때야
뒷정리는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민국) 뭘 해요, 사퇴?
씁, 머리가 나빠 그런가
확실히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 하네, 이거
말씀이 좀 과하십니다
안 할 거면 처음부터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지!
자기가 이렇게 그만둬 버리면 당은?
당 입장은 생각도 안 한대요?
(민국) 이번 판은 완전 나가리되는 거구먼
(인혜) 김 후보도 다 알겠죠, 아는데
지금 선거 운동할 상황은 아니잖아요
아, 제정신 잡고 있는 것...
(민국) 아, 시끄러워!
낄 데, 안 낄 데 구분을 해!
가뜩이나 열 뻗쳐 죽겠구먼 오지랖 뻗치는 소리는, 쯧
저, 머리채를 끌고 나오든 멱살 잡고 나오든
내 앞에 끌고 와!
아니다, 이거 지금 어디 있어? 내가 직접...
(서희) 죄송합니다
제가 좀 늦었습니다
(민국) 아이고, 김 후보
선거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뭐 이렇게 무리를 하고 그래요?
하루 이틀 푹 쉬지 저, 앉아, 앉아
앉아, 앉아, 응
그, 송주에 한약방 잘하는 데 없나, 응?
아, 이러다 쓰러지겠어
제가 뭐부터 하면 되죠?
아, 물어볼 것도 없어요
우리가 1부터 100까지 다 세팅했는데
김 후보는 몸만 있으면 돼
- (민국) 그, 최 사장 전화 넣었지? - (인혜) 네
씁, 한 만 표는 깔아 줄 사람이니까
오늘은 가서 최 사장하고 인사 나누고 밥만 잘 드시면 돼요
[민국의 웃음] [떨리는 숨소리]
[노크 소리가 들린다]
[개가 왈왈 짖는다]
- (할머니) 아니... - (태식) 안녕하세요, 할머니
(할머니) 누구세요?
(태식) 아, 저 집 좀 보려고요
(할머니) 아니, 우리 집 안 내놨는데요
- (태식) 실례하겠습니다 - (할머니) 아니
(할머니) 우리 집 안 내놨다니까!
(태식) 집 내놓지 않으셨어요?
(할머니) 안 내놨어요!
(태식) 아닌데, 밑의 그, 복덕방에서 내놨다 그러던데
(할머니) 아유, 저기 복덕방도 몰라서 그럴 거야
아유, 어여 가요, 어여 가
할머니, 여기 혼자 사세요?
- 예, 혼자 살아, 혼자 살아 - (태식) 아...
(할머니) 그러니까 얼른 가, 가
(태식) 어유, 근데 혼자 사는데 방이...
(할머니) [다급한 목소리로] 아, 아유, 거긴 열면 안 돼
안 돼, 얼른 가
(할머니) 아니, 그냥 가라고!
아니, 저기 아니, 이제 가요, 제발!
[태식의 한숨] 아, 더 볼 것도 없다니까!
아, 저기, 아이고, 아이고 [태식의 힘주는 신음]
(태식) 할머니 [할머니의 힘겨운 신음]
혼자 사신다 그러지 않으셨어요?
(할머니) 아, 저기, 잠깐 우리 손주가 [태식의 놀란 신음]
- 아유, 이제 제발 가요 - (태식) 아, 손주
누구요, 김필연 씨?
(할머니) 아니, 저기...
(태식) 맞죠? 그 사람 여기 숨어 있던 거?
[의미심장한 음악] 아, 난, 난 그런 이름 몰라
아이, 모르긴 뭘 몰라요
나 아까 할머니 거기서 소주 붓고 담배에 불붙이고 하는 거 다 봤는데
- 아이, 저, 저기... - 할머니
이거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야 돼요
다 아시잖아요 그 사람 무슨 짓 했는지
그, 테레비에 나온 거 그거 다 거짓말이야
[할머니의 속상한 숨소리]
억울하다고
(할머니) 누군가 자기를 죽이려고 든다고
무섭고 억울하다는 말만 하고 있다가 갔어
[흐느끼며] 아이고
(할머니) 배만 탔으면 됐는데
그럼 살 수 있었는데
배만 탔으면 됐는데...
배요, 할머니?
[사람들의 웃음]
(민국) 자, 자, 듭시다, 자, 드세요
(치득) 아이고
[남자1의 헛기침]
- (민국) 아이고, 최 사장 - (치득) 예
(민국) 요번에 우리 김 후보 꼭 좀 부탁하네
아, 송주에서 최 사장 영향력이면
시체가 후보로 나와도 당선 가능하잖아
[사람들의 웃음]
제가 그런 재주가 어디 있어요?
[치득의 웃음] (치득) 그래도 우리 후보님 정도면
제가 힘쓰지 않아도 그냥 표가 착착 붙겠는데요?
[사람들의 웃음]
자, 우리 후보님, 아...
우리 김 의원님
(남자2) 그렇지, 김 의원님 [치득의 웃음]
(치득) 제 잔 한 잔 받으세요
아이, 앉아서 받으세요, 앉아서 앉아서 받으세요
한 손으로 하세요
[사람들의 웃음]
[치득이 술을 조르륵 따른다]
자, 다 같이! 송주의 딸 김서희
지화자!
(함께) 지화자!
[사람들의 웃음]
[저마다 숨을 카 내뱉는다]
[서희의 기침]
[남자2의 웃음]
아유, 우리 정 대표랑은 다르게 아주 호탕하시네
제 남편을 아세요?
그럼요, 대표님 송주 내려와서 제일 많이 만난 사람이 저일 텐데
(치득) 아휴, 아직도 그분 생각하면 마음이 마음이 아니에요
[사람들의 한숨]
그렇게 바르고 심성 고우신 분이 또 어디 있겠어요?
(남자2) 아이고, 그런 사람은 사업하지 말고
교수 같은 걸 했어야 했는데 말이야 아유, 참
(치득) 돌아가신 김 의원님은 어쩌고요 마음이 여리셔서
그 빨갱이들 얘기 들어주다가 그냥 비명횡사...
어허, 최 사장
아이고, 아이, 죄송합니다 좋은 자리에서
[민국의 한숨] (치득) 다 제 불찰입니다
저한테 돌을 던지세요
제가 노조 놈들 하나 관리 못 해서 제가 이 사달을 냈습니다, 제가!
아, 그게 어디 최 사장 탓이야?
(민국) 그런 놈들은 씨알부터 잘못됐어
남의 등짝에 달라붙어서 피 빨아먹을 생각이나 하는 놈들이지
그, 5공 때 같았으면 탱크로 싹 밀어가
송주 앞바다에 다 콱 처박아 버렸을 텐데 말이야
그런 빨갱이 새끼들이 설치는 한
(민국) 송주는 죽었다 깨어나도 발전이 안 돼
맞습니다, 우리 여기 계신 분들께서
우리 후보님 팍팍 밀어주셔야 됩니다!
(남자2) 아유, 그럼
[사람들의 웃음]
[풀벌레 울음]
[차 문이 탁 닫힌다]
[걸음 소리]
오, 김서희
술 마셨네?
응, 조금
내가 또 살다 살다
김서희 국회 의원 선거 나가는 걸 다 본다
김서희 의원님
어이, 김 의원
아휴, 이상해
[코웃음]
나도
(서희) 영민아
나도, 나도 진짜 하고 싶지 않아, 이거
[무거운 음악] 진짜 너무하지 않아?
어떻게 이렇게 사람 속을 썩여?
어?
어떻게 이런 식으로 사람 피를 말리냐고
정상훈, 이 나쁜 새끼
아휴, 나쁜 새끼
아휴, 나쁜 새끼
돌아오기만 해 봐 정상훈, 이 나쁜 새끼, 씨
너 상훈이 욕 되게 많이 한다
[한숨]
내가 전해 줄까?
상훈아!
서희가 너 너무하대
나빠 처먹었단다
너 진짜 다시 만나기만 해 봐라
[서희의 힘겨운 숨소리]
그랬으면 좋겠다, 영민아
[서희의 힘겨운 숨소리]
[서희가 훌쩍인다]
[경찰서가 분주하다] (대용) 그러니까 김서희한테 뜯어내려던 돈이
- (대용) 뱃값이었다? - (태식) 어
(진경) 밀항하려던 게 사실이면
글마는 죽을 생각이 이맨치도 없었다는 긴데
[의미심장한 음악] 누가 김필연이 죽였단 말입니까?
진범이겠지
(태식) 김승철 죽고 정상훈이 사라진 게 3월 3일
김필연이 숨어 있던 정선 폐건물에 불이 난 게 그날 밤
(필연) [문을 덜컹거리며] 할머니, 할머니!
(태식) 그리고 안산으로 튄 게 4일 새벽이야
(할머니) 아이고, 아이고
그러고는 죽을 때까지 쭉 거기 있었고
4일부터 계속 거기만 있었으면
[손가락을 탁 튕기며] 손이랑 칼
그, 김필연이 갖다 놓을 수 없는 거네
그렇지
[헛기침하며] 거, 거봐라
내가 그때 뭐라 그랬냐, 어?
태식이 말이 옳다, 옳다 내가 몇 번을 얘기했니, 내가?
안 그러셨어요
(진경) 그, 호규처럼 정리벽 있었으면 갖다 놓을 거라고 얘기하셨잖아요
(대용) 그, 저, 아무튼
그, 내가 뭐 얘기하려 그랬지?
어, 김서희한테 말한 걸로 봐서는
김필연이가 진범을 알고 있다는 얘기잖아?
우선 김필연이 주변부터 파 봐
분명히 그 자식이 아는 놈일 거야
- 네 - (진경) 네, 알겠습니다
[진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진경의 한숨]
(노조원1) 나는 무슨 정상훈이고 뭐고
그렇게 높은 사람 알고 지낸다는 얘기 들어 본 적 없어
맞아, 아유, 그놈의 자식 그, 노름꾼이나 알면 알았지, 아유
(태식) 근데 그래도 그
그분이 공장 지킨다고
분신도 하고 그러지 않았어요?
에이, 그, 그, 옛날 소리 하지 마쇼
(노조원2) 우리 대가리 깨지면서 막 싸울 때, 응?
김필연이 코빼기도 안 비친 거 다들 아시잖아요, 형님?
[노조원들이 호응한다] - (노조원2) 안 비쳤어 - (사장) 지금 막 무쳤어, 맛 좀 봐
(노조원1) 아이고, 맛있겠네
(사장) 아니, 근데 필연이는 왜 그랬대?
[사장의 한숨] (노조원1) 아이고,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노조원3) 내가 이 얘기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지난번에 우리 아들 결혼식 때 와서는 얼마 낸 줄 알아요?
5천 원 냈더라고, 5천 원 [사람들의 어이없는 숨소리]
(진경) 5천 원요?
- (노조원3) 네 - (진경) 실지로요?
(노조원3) 아, 그렇다니까요 [노조원2의 한숨]
(노조원1) 아니, 그런 양반이 뭔 돈이 있어서 그렇게 노름을 했대?
아, 그, 와이프 정육점도 다 날렸다면서?
[태식의 탄식] 아이, 그럼 도대체 뭔 돈으로 그런 거야?
(태식) 아이, 근데 이게 도박에는 애초에 손을 대면 안 돼요
[노조원들이 호응한다]
근데 여기 어디 동네에 노름방이 있나 봐요?
(노조원3) 어, 그, 어판장에서 봤다는 사람이 있던데
(노조원1) 어, 어, 그, 나도 들었다, 나도 들었어
아휴, 그런 게 생겨 가지고
(태식) 여기, 잔 받으시죠
(인혜) 화장은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좋은데
- (직원) 네 - (인혜) 또 안 할 수는 없으니까
(인혜) 아, 눈이랑 입술은 진하면 사람들이 싫어하거든요
서희 씨, 귀걸이 빼고 가야겠다
[잔잔한 음악] 자칫하면 또 여자가 사치스럽다고 말 엄청 많거든
네
- (상인1) 아유, 예, 안녕하세요 - (만수) 송주의 딸 김서희 후보십니다
[만수의 웃음] - (상인1) 아유, 저 악수 좀 한 번만 - (서희) 김서희입니다
(상인1) 어디, 아이고, 이쁘다
(직원)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만수) 여기가 어르신 단골집이셨습니다 앉으세요
여기 앉으세요
많이 먹어요, 아버님은 오시면 꼭 두 그릇씩 잡수셨어
[만수의 웃음] 감사합니다, 어르신
(인혜) 호칭은 무조건 '어르신' 아니면 '선생님'으로 통일하시고요
(시민1) 꼭 되실 겁니다, 예
(인혜) 악수할 때는 가능한 두 손으로 공손하게
- (만수) 안녕하세요 - (상인3) 안녕하세요
(인혜) 힘들어도 건네는 음식은 무조건 다 맛있게 먹어야 돼요
[시민2가 말을 건넨다] 싫다고 빼거나 깨작깨작하는 것만큼
꼴 보기 싫은 거 없거든
무조건 맛있게, 응? [시민2가 말한다]
(시민2) 에이, 아이고 우리 악수 한번 해야지? 악수 한번...
[시민2의 웃음]
[서희의 놀란 비명] 에이, 뭐 놀라고 그랴?
딸 같아서 이뻐서 그러는 건디... [만수의 만류하는 신음]
- (만수) 막걸리는 제가 받아 드릴게 - (시민2) 얼굴도 이쁘게 생겼다, 그래 [시민2의 웃음]
[학생들이 저마다 말한다] (학생) 사진 한 장만 찍어 주세요, 사진...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서희의 아파하는 신음]
(만수) 여러분, 소개합니다! 송주의 딸, 김서희 후보입니다!
[서희의 헛기침] [서희가 코를 훌쩍인다]
(서희) 어...
[힘없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아...
예, 어, 저...
안녕하세요
김서희입니다
(태식) 야
뀌었냐?
[짜증 섞인 신음]
이거 방귀 냄새 아입니다
(태식) 아휴, 이게 대체 무슨 냄새냐 이게, 응?
이거 좀 치우고 좀 살아라, 치우고
들어간 지 얼마나 됐지?
한 시간쯤 됐는데 인마, 이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아니, 얼라를 저 혼자 보내 놓으니까네 마음이 영 그렇네요
수사비도 쥐꼬리만큼 줘 가지고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진경) 지금쯤이면 다 쫑 났을 긴데
- (태식) 야, 그렇게 걱정되면 - (진경) 아휴
너 같이 들어갈래?
[흥미진진한 음악] [노름꾼1이 입바람을 후 분다]
(노름꾼1) 아, 나 뒈졌어
(노름꾼2) 아따, 형님, 벌써 뒈져요? 죄송합니다, 구땡
- (노름꾼3) 아휴, 씨 - (호규) 잠시만요
(노름꾼3) 아이, 또 장땡...
[노름꾼들의 한숨]
야, 여기 다 속 쓰리니까 크림 듬뿍 넣어라
네
(노름꾼1) 어이, 이 사장, 나 꽁지 좀 써야겄다
(이 사장) 꽁지? 아이고
아이고, 한번 보자, 보자, 보자
우리 조합장님 얼마 잃었노?
(이 사장) 아이고, 오늘 서울에서 온 양반이 아주 아도를 치는구먼, 응?
얼마나 드릴까?
(노름꾼1) 큰 걸로 세 개
(이 사장) 세 개? 보자...
너 오늘 새로 왔는갑다?
- 아, 예, 오늘 처음 왔어예 - (이 사장) 어
아이고, 겡상도 가시나네?
- (진경) 예 - (이 사장) 내도 겡상도인데
뭐 빨아먹을 거 있다고 여 먼 송주까지 왔으예?
오빠야들 팁 빨아먹을라고 왔지예
[진경과 이 사장의 웃음]
(진경) 아, 거기 레미콘 다니는 오빠야가 누굽니까?
거 오빠야들이 팁 많이 준다 카던데
(노름꾼2) 레미콘? 아, 김 씨?
언니야, 너는 뉴스도 안 보냐? 뒈진 지가 언제인데
(노름꾼3) 아이, 뭐, 재수 없게 죽은 사람 얘기를 하고 있어, 이씨
- (진경) 엄마야 - (노름꾼1) 오늘 같은 날은 우리 호구
(노름꾼1) 필연이가 보고 잪다
♪ 필연아, 개호구 필연아 ♪
그 사람도 여기 자주 왔었나 봐요, 그렇죠?
(노름꾼2) 겁내 죽돌이였지
돈이 마르지가 않아
[노름꾼2의 웃음] 여기서 많이 잃었나 보지예?
(노름꾼3) 씁, 근데 왜 이렇게 꼬치꼬치 물어? [진경의 멋쩍은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진경) 아입니다, 오빠야, 커피 한잔 드세요
- (이 사장) '광수대'? - (호규) 아, 그...
[흥미로운 음악] - (이 사장) 어? 놔 봐라, 줘, 씨 - (진경) 아니, 아니, 놔
- (이 사장) 아이, 야, 튀어라, 튀어라 - (진경) 아, 놔라!
(노름꾼2) 아이씨
(진경) 야! [호규의 놀란 신음]
일어나라, 빨리, 잡아라! 이 새끼야!
- (노름꾼3) 에이씨, 튀어! - (이 사장) 튀어!
[진경이 소리친다] - (이 사장) 튀어라! - (노름꾼3) 에이씨
[노름꾼들이 소란스럽다] 뭐야? 씨
(노름꾼2) 튀어, 씨!
[사람들이 저마다 소리친다]
(노름꾼1) 짭새다, 짭새, 튀어!
- (노름꾼1) 오지 마라! - (진경) 거기 서!
(진경) 새끼야! [노름꾼1의 다급한 신음]
기다려라, 이 새끼, 마!
[소란스럽다] - (호규) 선생님, 잠시만요! - (태식) 야, 야!
- (태식) 대가리, 대가리 어디야? - (호규) 네, 저쪽, 저쪽, 저쪽
(호규) 선생님!
- (태식) 야, 야, 야, 야, 야, 야, 야 - (진경) 선배, 선배
- (태식) 비켜, 비켜 - (진경) 전마, 전마, 빨리, 빨리!
(진경) 야, 이 자식들, 다 됐다, 간다이!
[진경의 기합]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이 사장) 막아라!
- (진경) 거기 서! - (이 사장) 야, 야, 막아라, 막아라!
[진경이 소리친다] (노름꾼1)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오지 마!
- (진경) 야, 이 새끼야! - (노름꾼1) 가, 싫어!
[노름꾼1이 소리친다] (진경) 야, 이 새끼...
(노름꾼1) 오지 마, 가, 오지 말라고...
- (태식) 이 아저씨, 이 아저씨? - (진경) 아입니다, 아입니다
- (진경) 저 앞에, 앞에! - 앞에?
(이 사장) 야, 야, 저기, 저기, 떴다, 떴다! [남자들이 인사한다]
떴다, 떴다, 저, 저, 저 막아라, 막아라, 막아라!
(건달) 왜, 왜, 뭐야?
[건달의 힘주는 신음] (태식) 아휴, 씨
[소란스럽게 싸운다]
(진경) 야!
- (진경) 야! 야, 이 새끼야! - (태식) 야, 야, 지나가, 지나가
(진경) 야, 쩐주 어디 있어? [노름꾼들의 다급한 신음]
- 이쪽입니다 - (진경) 야, 이씨!
[태식의 힘주는 신음]
이씨!
(노름꾼2) 야
아유, 이 새끼, 진짜
[노름꾼2가 중얼거린다]
[호규의 거친 숨소리]
선생님들, 멈추세요 멈추세요, 선생님들!
(호규) 아휴... [노름꾼3의 지친 신음]
아이, 일로 와, 일로 와
- (노름꾼2) 아이씨 - (호규) 이거 차세요, 이거 차세요
(노름꾼3) 이씨! [호규의 겁먹은 신음]
(노름꾼2) 아유, 이 자식! 쫄보 새끼가, 씨
[거친 숨소리]
(태식) 아유, 씨!
[거친 숨소리]
아휴, 씨
[태식의 힘주는 신음] [이 사장의 비명]
아유, 씨 [이 사장의 놀란 신음]
[이 사장의 당황한 신음]
[이 사장의 힘겨운 신음] (진경) 어데, 어데, 어데! [이 사장의 비명]
- (태식) 어, 야, 됐어 - (진경) 엉덩이를
(진경) 어데 남의 엉덩이를 함부로 만지고 [이 사장의 아파하는 신음]
- (태식) 야, 야, 야, 그만해, 그만해 - 지랄이고, 이 새끼야, 어?
(태식) 왜 이래, 이거?
- (진경) 이 새끼야, 아휴, 씨 - (이 사장) 아, 살려 주세요
[이 사장의 아파하는 신음] (태식) 왜, 아이고?
- (진경) 손모가지 진짜 확! - (태식) 어허, 참
(태식) 그러니까 너도 피해자다?
(이 사장) 제가 김필연이한테 빌려준 돈만 2억이거든요
[호규의 헛구역질]
[태식이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태식) 근데 왜, 그, 갚지도 않는 사람한테 계속 돈을 빌려줬을까?
아유, 그거는...
[이 사장의 난처한 숨소리] 니 말 단디 안 하지, 어? [이 사장의 겁먹은 신음]
빌려주라 했어요, 빌려주라 했어요
(태식) 누가?
[이 사장의 난처한 숨소리]
그거 얘기하면 저 송주에서 못 살아남아요
[진경의 한숨]
[이 사장의 겁먹은 신음] (진경) 다리몽뎅이를 분질러 가지고...
[이 사장의 비명]
최 사장, 최 사장, 최 사장, 최 사장
(진경) 하, 최 사장?
(태식) 뭐, 누구? 어디 최 사장?
[한숨]
송주 레미콘 최치득 사장요
최치득?
(민국) 대체 어떤 새끼야?
(인혜) 송주 타임스에서 제일 먼저 썼고 하루도 안 돼서 다 돌려 썼습니다
넌 이런 거 하나 못 막아요?
(민국) 이틀 사이에 지지율이 반토막이야, 반토막
야당 놈들 간만에 꼬투리 잡았다고 신났어, 어쩔 거야?
제가 대표님이 거기서 그렇게 막말하실 줄 알았나요
그러니까 진즉에 김 후보가 좀 열심히 뛰었어 봐
(민국) 언감생심, 이런 짓 할 마음이나 먹었겠냐고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대표님?
아니, 이번 일이 후보님 탓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니긴 뭐가 아니야?
(민국) 유세 때 자기 이름 석 자도 제대로 못 말하는데
아, 정 못 미더웠으면
김승철 이름 등에 업고도 이런 일이 벌어지겠냐고!
판을 깔아 주면 뭐 해? 받아먹지를 못하는데
제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표님
저 꼭 이겨야 돼요 도와주세요, 제발요
(인혜) 걱정 마세요, 대표님 제가 어떻게든 수습해 보겠습니다
(민국) 수습이고 뭐고 그 기자 새끼부터 잡아 족쳐야지
아니지, 최치득이
기자가 숨어들어 왔는지도 모르는 그 등신 같은 놈 때문에
최 사장한테 바로 전화 넣어
(치득) 예, 예, 아이, 죄송합니다
아, 이번 건은 제가 더 좀 더 꼼꼼하게 체크했어야 되는데
예, 마사지발 잘 받는 기자들로다가 물타기해 놓겠습니다
예, 예, 들어가십시오 예, 안심하십시오, 예!
아이씨, 물 건너갔네
미안합니다, 민원들이 많아서
아니요, 아니요
굉장히 바쁘시구나, 최치득 씨
[웃으며] 예, 근데 무슨 일로?
왜 거짓말했어요?
무슨 거짓말을 해요, 제가?
김필연이
(태식) 그, 뭐, 좋고 말고 할 사이도 아니라더니
뭐, 한두 푼 꽂아 주신 게 아니던데?
아유, 뭘 꽂아 주긴 뭘 꽂아 줘요?
(치득) 급하다 그래서 빌려준 거예요
사람 사는 세상에 그 정도 인정은 있어야죠, 안 그래요?
그, 같잖은 소리 하지 마시고
당신이 쩐주 쥐고 흔들면서
김필연 어디서 뭐 하는지 따박따박 보고받았잖아
[치득의 한숨] (태식) 어이, 최 사장님
그날 뭐 했어요?
김필연 죽은 날
기...
김필연이 죽었어요?
[진경의 답답한 숨소리]
(진경) 여 리모컨 어디 있어요? TV 한번 틀어 보세요
지금 전 국민이 떠들썩하게 난리인데 당신 직원이야
모른다는 게 말이 돼요?
아니, 형사님, 저도 억울합니다 저도 피해자예요
김필연이 그놈이
[의미심장한 음악] 그놈이 다짜고짜 막 절 쳐들어와서는
응? 노조 해체시켜 줄 테니까 돈을 달라 그러잖아요
응? 한 열댓 명 내보내 주면... 주겠다고 얼마나 그, 졸라 대던지
아, 근데 생각을 해 봐요
노조에서 열댓 명 나가면 그게 어디, 그게 노조야? 반상회지
[치득이 웃는다] 고 농간에 깜빡 속아서
[치득이 가슴을 탁탁 치며] 돈을 뜯긴 게 바로 저라고요, 저!
응? 돈값 제대로 하나 감시한 게 죄는 아니잖아요, 그렇죠?
씁, 왜 이렇게 와닿지가 않지?
안 와닿아요?
(치득) 형사님들, 조심히 가십시오!
(태식) 어이, 최 사장님
다음에 볼 땐 진짜 못 빠져나갑니다
다시는 볼 일 없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겠습니다!
(진경) 아오, 진짜 이 새끼
아이씨, 쯧
저거 구린내 마이 나지예?
쟤 김필연 죽은 날 혼자 있었다고, 집에?
(진경) 여 근처 CCTV 싹 다 따 보겠습니다
진짜 싹 다 털어 봐
저 새끼 다시 볼 일 있는지 없는지 어디 한번 보자
[민국의 한숨]
(민국) 회장님,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꼭 만회하겠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기회는 내가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증명하는 걸세
네, 반드시 증명하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며느님을 당선시켜서
계획에 절대 차질이 없게 하겠습니다
제 목숨을 걸고서라도
[헛기침하며] 함부로 목숨 걸지 말고
나도
이 게임에 많은 걸 걸었다는 걸 잊지 말게
예!
(영문) 밥이나 먹고 가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후보자) 존경하는 송주 시민 여러분
여러분의 이웃, 기호 2번
배천식입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후보자가 선거 유세를 한다]
(태식) 그, 지지율 좀 떨어졌다고
유세도 안 나오시나 봐요 김서희 씨는?
무슨 일이십니까?
그쪽 후보님 좀 봬야 될 것 같은데 어디 있습니까, 지금?
돌아가면 계세요
(후보자) 여기가 김승철...
(서희)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힘겨운 숨소리]
해야 돼
[깊은 한숨] 해야만 돼
(노조원3) 야, 김서희
[서희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누구세요?
[서희의 비명]
(노조원3) 야, 누구더러 빨갱이래? [서희의 겁먹은 신음]
네 아비가 그렇게 가르치디? 이 변절자 딸아!
[서희의 비명]
(노조원1) 송주를 살린 건 우리야 이제 쓰레기처럼 버려?
당장 여기서 나가, 이 배신자야
[서희의 비명] 어이!
[서희의 힘겨운 신음] - (노조원3) 송주에서 꺼져, 알았어? - (태식) 어이, 거기!
[서희의 힘겨운 숨소리]
(태식) 괜찮아요? 여기요, 여기
[직원의 다급한 신음] [서희가 콜록거린다]
(만수) 괜찮으세요?
[만수의 걱정스러운 신음]
[심전도계 비프음]
(의사) 한동안 목소리 잘 안 나올 거예요 말 자주 하지 마시고
성대 다 나을 때까지 먹을 때도 조심하세요
약 처방해 드릴게요
잠깐 쉬고 있어, 약 받아 올게
- (만수) 잠시만요 - (태식) 예
[힘겨운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말하지 말라니까 의사 말 못 들었어요?
왜 이렇게까지 해요?
거, 혹시 최치득이라고 알아요?
그, 김필연 다니던 송주 레미콘 사장인데
알아요?
[힘겨운 목소리로] 네, 그, 제가...
아, 잠깐만
그쪽 선거를 도와줘요, 최치득이?
[의미심장한 음악]
어떻게 안대요?
[서희가 글씨를 쓱쓱 쓴다] (서희) 사업하다가 만났대요
신사업?
(서희) 왜요?
아니요, 이건 나중에 말해 줄게요
(태식) 그리고 일단 혹시 모르니까 조심해요, 그 인간
또 뭐,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꼭 말해 주고
[볼펜이 달칵거린다]
[수첩을 톡 치며] 갑니다
(태식) 김필연, 최치득
왜 다 김서희 주변에 꼬이는 거지?
- (호규) 강 형사님, 강 형... - 놔둬
[태식의 한숨]
(호규) 조 형사님
- (호규) 그, 최치득 사장요 - (태식) 응
(호규) 송주 로터리 회장이더라고요?
[태식의 힘주는 신음]
송주 로터리 클럽 회장인데
아니, 뭐, 여기 지역 유지들하고도 끈끈하고
그리고 뭐, 지역 언론사에도 방귀깨나 뀌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제가 여기서 저도 보다가 알았는데
그, 최치득 진짜 부자데요
(호규) 신사업 예정된 부지들 있잖아요
- 어 - (호규) 거기 땅들 태반이
[서류를 탁탁 치며] 최치득 소유예요
(호규) 그 땅에다가 한 200억을 썼더라니까요
- 200억? - (호규) 예
(호규) 근데 여기서 진짜 웃긴 게 뭐냐면 그 인간 통장에는
200만 원도 없어요
진짜 이상하죠?
너 이거, 씨 0 제대로 센 거 맞아?
아이, 아무렴 제가 여기 다 써져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태식의 한숨] (진경) 네, 수사본부입니다
[전화벨이 울린다]
예, 송주 수사본부입니다
누구요?
[태식의 한숨] 예, 여 있는데
잠시만예
- 뭐? - (진경) 그기, 검찰이라 카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예
(검사) 최치득 계좌 왜 열어 봤어요?
그거 물어보려고 오라 가라 했습니까?
그냥 전화로 하시지
(검사)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시죠
[한숨]
그쪽 먼저 얘기하면요
최치득 그 인간 우리가 먼저 침 발라 놨거든
뭐 때문에요?
그, 계좌까지 감시할 정도면 보통 일은 아닌가 본데
아이고, 머리야
야, 이 양반아, 내가 당신한테 하나하나 브리핑해야 돼?
우리 쪽에서는
살인 사건 관련 용의자거든요 최치득이
살인?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쪽이 더 급하지 싶은데
지난달에 제보를 하나 받았어요
(검사) 송주 레미콘 사장이
내부 정보를 사서 신사업 부지를 죄다 사들이고 있다고
[흥미로운 음악] (할아버지) 내가 이 도장 찍으면
45평 아파트에서 내가 떵떵거리고 살 수 있어?
(치득) [강조하며] 떵떵거리면서 사는 거지
자식들한테도 눈치 안 보고 바로 도장 찍으시는 순간
(치득) 바로 노년의 황금빛 인생이 펼쳐지는 거야!
(검사) 그게 들어오는지도 몰랐던
순진한 노인네들 등을 처먹고 다닌 거지
(검사) 사실이면 공정 거래법 위반이니까
아무튼, 더 문제는 그 땅이
그놈 주제에 절대 살 수 없는 땅이라는 거야
제보자는
돈을 대 주는 놈이 따로 있을 거라는데?
쩐주는 따로 있고 최치득은 똠방으로 뛴 거다?
가능성 있죠
제보자가 누굽니까?
그게 또 제일 골 때리는 부분입니다
(민국) 여러분, 작고 가난했던 이곳을
지금의 송주시로 만들고
앞으로 더 부강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불철주야 애쓰셨던
송주의 아버지가 누굽니까?
(선거 운동원들) 김승철, 김승철!
(민국) 바로 여기!
그 김 의원님의 유업을 받을 분이 있습니다
응원해 주십시오
김승철 의원의 딸, 김서희 후보입니다!
[사람들의 박수] (인혜) 김서희!
(선거 운동원들) 김서희, 김서희!
[힘겨운 목소리로] 안녕하십니까
[목을 가다듬는다]
[큰 목소리로] 안녕하십니까
전 김승철 의원의 딸 김서희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의 박수] (노조원4) 김서희, 물러가라!
[노조원들이 소란스럽다]
(노조원5) 배신자의 딸 김서희는 물러가라! [서희의 힘겨운 신음]
(노조원6) 김서희, 사과하라!
(노조원4) 변절자의 딸, 백배사죄하라!
(노조원2) 당장 떠나라, 배신자야!
[노조원들이 저마다 소리친다] [서희의 힘겨운 신음]
- (영민) 서희야, 괜찮아? - (서희) 어, 괜찮아
[노조원들이 연신 소리친다]
[힘겨운 신음]
형, 정상훈하고 김승철
나 뭔지 알 것 같아
(대용) 뭐? 뭘 알아?
어, 가서 말해 줄게, 일단 그
그, 최치득 그 새끼 잘 잡아 놔
(대용) 뭐라고?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태식) 뭐야, 저거?
[노조원들이 저마다 소리친다] [옅은 한숨]
[노조원들이 계속 저마다 소리친다]
[노조원들이 저마다 소리친다]
(인혜) 아유, 서희 씨 어떡해요 저 꼴 어떡하죠?
어쩌긴 뭘 어떡해?
닭 비린내 풍기면서 연설하게 둘 거야? 빨리 가서 데려와
- (인혜) 제가요? - (민국) 아, 네가 데려와!
[인혜의 놀란 신음]
존경하는
송주 시민 여러분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운전자) 야, 운전 똑바로 안 해?
- 예, 예, 가세요, 가, 가 - (운전자) 운전 똑바로 하라고!
[차분한 음악]
제가 얼마 전에
앨범을 꺼내 봤는데요
아빠랑 찍은 사진이 너무 없는 거예요
늘 송주에 계시느라
심지어는 제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식까지도 안 오신 거 있죠?
(서희) 어렸을 때 저는
아니,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저는
아빠를 꼭 송주에 뺏긴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많이 두려웠어요
아빠가 없는 송주를 마주하는 게요
아, 저, 끊어, 끊어, 끊어, 끊어
아, 잠시만요, 대표님 저것도 좋은데요
(서희) 근데 여기저기 유세를 다니면서 보니까
이곳저곳에 아빠가 계시는 거예요
(상인2) 서비스 나왔어
많이 먹어
나 이거 먹다 배 터지면 이모가 책임지실 거예요, 응?
아, 그, 책임지지, 뭐, 까짓것 뭐, 못 질 게 뭐 있어?
[함께 웃는다]
아유, 잘 먹겠습니다, 어쨌든
(상인2) 아유, 그냥 힘드니까 많이 먹어 둬, 그냥
[승철이 말한다] (서희) 시장 칼국숫집에서는요
- (시민3) 혼자만 먹기야? - (승철) 아이고, 어르신
(서희) 아빠는 여기 오시면 칼국수를 꼭
두 그릇씩 드셨다면서
저한테 두 그릇 가득 내미시던
그 아주머니한테서도 아빠를 봤고요
또 어느 노인정에서는
(승철) 자, 어르신들 이제 스리 고 들어갑니다
준비하시고, 자
자! 붙었습니다, 아, 스리 고 [시민들의 탄식]
[승철의 웃음] (시민4) 아니, 그럼
- (시민4) 에이, 안 해, 안 해, 나 - (승철) 어?
[시민4가 투덜거린다] - (시민5) 아이고 - (승철) 어르신, 이러시면 어떡해요?
- (승철) 스리 고인데 - (시민4) 아이, 안 해 [시민6이 구시렁거린다]
(시민5) 아이고, 또 시작이다
(서희) '아휴, 그 양반이 말은 어찌나 많고'
'또 화투는 어찌나 못 치는지'
나중에는 미안해서 개평도 많이 주셨다던
그 어르신한테서도
저희 아빠를 봤어요
(서희) 네, 알아요, 제가 어떻게 아빠만큼 할 수 있겠어요
근데요, 저
저, 아빠가 평생 사랑하셨던
여기 송주에서 아빠 곁에 머물고 싶어요
저 못하면 많이 혼날게요
저한테 소리치셔도 돼요
계란 던지셔도 되고요 침 뱉으셔도 돼요
일러 주시고 이끌어 주시면
저 정말 많이 노력할게요
(서희) 김서희의 송주가
김승철의 송주랑 많이 닮아 갈 수 있게
저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은
아빠를 꿈에서 뵙기도 하겠죠?
그때 저한테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아휴, 우리 막내딸'
'아빠 흉내 낸다고 참 애 많이도 쓴다'
- (노조원3) 김서희, 물러가라! - (노조원2) 물러가라!
[노조원들이 소란스럽다] (노조원3) 물러가라, 김서희!
[노조원들이 연신 소리친다]
(서희) 기회를 주세요!
절대 아버지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저 정말 죽을힘을 다하겠습니다
제발 기회를 주세요
도와주세요
[사람들의 박수]
(인혜) 김서희!
(선거 운동원들) 김서희, 김서희, 김서희, 김서희!
[기어 조작음]
(선거 운동원들) 김서희, 김서희!
[문이 달칵 열린다]
(태식) 또 보네요
(태식) 정신 바짝 차리고 사신다더니
(대용) 아이고
[대용의 한숨] 당겨 앉아요
[헛기침]
- 저, 형사님 - (대용) 아유, 뭐, 땅 부자시네
예?
이거 다 물려받은 거예요?
(태식) 물려받기는 개뿔 그거 다 이 인간이 사들인 거야
(대용) 아니, 신사업 진행될 거 어떻게 알고?
(태식) 내부 정보 빼돌린 거 맞죠?
신사업 진행만 된다 그러면
똥값에 미리 사둔 땅 금땅 되겠다 사이즈 딱 나왔을 거고
그렇게 땅값 오늘 튀나, 내일 튀나 하고 있는데
김승철, 정상훈, 두 사람이
뒤통수를 날린 거라
[의미심장한 음악] 신사업 부지 이전한다 그러면
대가리 뚜껑 열리지
50억짜리 땅 500억 1,000억까지도 가는 거
그거 정상훈 때문에 다 빠그러지게 생긴 거 아니야?
- (태식) 그렇죠? - (치득) 형사님
(치득) 이건 오해예요
(태식) 근데 또 정상훈이 검사한테 그런 얘기까지 했다네?
'최치득이는 뭐, 이런 땅을 살 능력이 없다'
'그 돈의 출처도 의심스러우니까 검사가 뭐, 조사 한번 해 봐라'
(대용) [헛웃음 치며] 어쩐지
이게 사장님 혼자 할 만한 사이즈가 아니야
그리고 김필연이도 그래 뭐, 투사?
[대용의 코웃음]
걔 뭐, 도박에 미쳐 가지고
공장 지키는 건 관심도 없던데?
씁, 정상훈이도 그렇고 사장님도 그렇고
(대용) 왜 이렇게 김필연이한테
돈을 못 줘서 안달이 났었을까?
걔가 뭔가 알고 있었던 거야
뭐, 예를 들면
(태식) 최 사장님 배후에 있는 누구라든가
자, 그러니까 이제 우리 오해를 좀 풀고 얘기를 좀 해 보자고요
뒤에 누가 있는지만 그것만 얘기해 봐요
그럼 우리 최 사장님은 그냥 보내 드릴게
예?
[치득의 새어 나오는 웃음]
[진경의 어이없는 웃음]
[치득의 웃음]
[피식한다]
아이, 죄송합니다 제가 웃으려 그런 게 아닌데
아, 뭐, 저딴 놈이 다 있어?
[헛웃음]
(호규) 저거 뭐, 어떻게 안 돼요?
[치득이 말한다] (진경) 흥분하지 말고 가만히 지켜봐라
(치득) '오늘 한마디도 하지 말아야겠다' 그러고 왔거든요
(치득) 근데 웃겨 가지고 말을 안 할 수가 없어
형사님들
형사님들!
수사를 상상으로 하시면 어쩝니까, 예?
[치득이 낄낄 웃는다]
(대용) 야
야, 웃겨?
너 김필연이 왜 죽였냐?
아, 왜 자꾸 내가 죽였다 그래요?
(치득) 형사님, 저는요
개미 한 마리 못 죽이는 사람이에요 마음이 약해서
별 쓸데없는 얘기를 하려고 바쁜 사람을 오라 가라, 씨
(치득) 증거 있어요? [호규의 한숨]
[버럭 하며] 증거 있어?
(치득) 아이씨, 대한민국 경찰, 아휴, 씨
[어이없는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뭐야? [진경이 피식 웃는다]
[진경의 헛기침]
저거 어디서 났어요?
빵! 후
우리가 이겼어
(대용) 아이고, 화면이 훨 낫네
이날 김필연이가 숨어 있던 폐건물에서 불이 났어
근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비슷한 시각에
근처 주유소에서 기름을 샀네? 사장님이
이상하잖아
[태식의 한숨] 송주에서 정선까지 기름 사러 갔을 리는 없고, 그렇죠?
불 지른 거 너지?
김필연 죽이려고
(태식) 그날 제대로 처리를 못 해서
안산까지 쫓아 내려가서 죽인 거 아니야?
[한숨]
내가 저번에 그랬죠?
다음번엔 진짜 못 빠져나간다고
(대용) 최치득 씨, 우리 상상이 어때?
(이 변호사) 거기까지 하시죠
(진경) 뭐고?
- (진경) 뭐고, 이씨 - (호규) 잠깐만, 잠깐만요
[긴장되는 음악]
(이 변호사) 제 의뢰인은 사건이 일어난 3일 김필연 씨가 사망한 19일
모두 내연녀와 함께 있었습니다
아, 야, 큰일 났다, 어?
(이 변호사) 여기 진술서입니다
(대용) 살인 혐의 대신 불륜을 파시겠다?
근데 왜 그걸 인제 얘기하지?
현재 부인과 이혼 소송 중이거든요
(이 변호사) 부인이 알게 되면 재산 분할에 불리하니까요
뭐, 땅은 최치득 씨 본인 명의로 되어 있으니까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불, 불, 주유소
(이 변호사) 그리고 3일에 정선에 간 것도 말씀드린 지인분과 여행을 갔다가
[치득의 헛기침] 차에 기름이 떨어져서
(이 변호사) 그것도 뭐, 필요하시면 그분이 증언을 해 주실 겁니다
(대용) 그 지인 참 유용하네 [진경의 짜증 섞인 신음]
그거 어디서 튀어나온 거예요?
[이 변호사의 한숨]
(이 변호사) 어차피 근처 주유소에서 기름을 산 것만 가지고는
제 의뢰인이 김필연 씨를 살해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할 텐데요
그날 김필연 씨가 사망한 것도 아니고요
뭐, 다른 증거라도 있나요?
그럼 제 의뢰인께서 구금될 사유는 아무것도 없다는 뜻으로 알고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 많은 걸 다 준비해 오셨을까?
[의미심장한 음악]
뭐,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미리 준비해 놓은 것처럼?
더 물으실 게 있으면 앞으로 제 쪽으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가시죠
(치득) 예 [힘주는 신음]
[치득이 가래침을 퉤 뱉는다]
씨...
[치득의 헛기침] (태식) 하나만 더
그, 되게 궁금하네?
마이너스 통장으로 연명하는 양반이
돈은 어디서 나서 그 땅들을 다 사고
당신같이 비싼 변호사 쓸 여유가 있었을까?
- (태식) 어이 - (치득) 어이?
저요?
기다리고 계세요
내가 꼭 잡아 처넣을 테니까
(치득) 예, 수고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진경) 뭐? 아유... - (치득) 아이고, 무서워라
(진경) 아오, 씨!
[태식의 한숨]
[성난 숨소리]
[대용의 피곤한 신음]
지금 경찰에서 최 사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김필연이 죽은 것과 관련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말씀하신 거요
인 실장, 정 대표 실종 날 오전은 팀 내 회의에 참석했고
오후엔 협력 업체 미팅이 있어서
자리를 비웠다고 합니다
그게 다야?
업체에 확인해 봤더니 회의가 있었던 건 맞지만
서면 회의로 대체했다고 합니다
(영민) 인 실장 요구로요
당일 스케줄에서 두 시간 정도 행적 확인이 안 됩니다
회장님, 이렇게까지 해서 인 실장을 옆에 두시는 이유가
[무거운 음악]
있으신 겁니까?
의심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영민아
친구는 가까이 두되, 적은
더 가까이 두는 게 좋다
계속 지켜봐
(치득) 아무 일도 없었어요, 아무 일도
아이, 뭔 일 있으면 내가 여기까지 왔겠어요?
아이, 그날 김필연이 그 새끼 때문에, 씨
그래도 참 다행입니다, 응?
김필연도 뒈지고 정상훈이까지
일이 착착 진행되는 거 보면 하늘이 인 실장님...
[치득의 비명] [긴장되는 음악]
[치득의 힘겨운 신음]
[치득의 아파하는 신음]
주둥아리 함부로 놀리지 마
[치득의 힘겨운 신음] 공장 안 팔고 싶어?
[힘겨운 신음]
[치득이 중얼거린다]
[치득이 콜록거린다]
(치득) 근데요
[거친 숨을 몰아쉰다]
우리 말은 바로 하죠
내가 팔고 싶은 게 아니라
그쪽이 사고 싶어 하는 거 아닌가?
나야 안 팔면 그만이지만
이거 잘못되면
실장님은 큰일 나는 거 아니에요?
이번 판은 내가 갑인 거 같은데
[치득의 거친 숨소리]
계약할 때 봐요
(치득) 인 실장님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만수) 여러분, 소개합니다
자랑스러운 송주의 딸
김서희 후보입니다!
[큰 목소리로] 안녕하십니까
(서희) 기호 1번, 송주의 딸 김서희입니다
시민 한 분의, 한 분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겠습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송주를 위해 뛰겠습니다!
언제나 노력하겠습니다!
저를 뽑아 주십시오!
기호 1번 김서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 (만수) 감사합니다 - (서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선거 운동원들이 인사한다] 기호 1번, 김서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만수) 감사합니다!
[옅은 한숨]
[영문이 서류를 사락 넘긴다]
최 사장은 조치를 취해 뒀습니다
이 변호사가 알아서 할 겁니다
이번엔 실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걱정스러운 한숨]
[치득의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사와디 캅!
[긴장되는 음악] [치득의 웃음]
누굴까, 이 뒤에 있는 새끼가
[태식의 한숨]
팀장님, 팀장님
(호규) 조 형사님, 최치득 오늘 밤 필리핀으로 뜬다는데요?
(태식) 뭐?
- (대용) 뭐? - (호규) 오늘 밤 뜬다고요, 최치득
(진경) 글마 토끼는갑네 이래 되면 최치득이 끝 아닙니까?
야, 너희 둘, 최치득이 그, 출국 못 하게 막아
뭐, 어떻게요?
(대용) 아, 뭐가 됐든 야, 태식이 공항 도착할 때까지
세금 체납이든 뭐든 틀어막으라고
(호규와 진경) 예
호규야, 몇 시 비행기고?
- 확인해 볼게요 - (진경) 핸드폰으로 전송해
[풀벌레 울음]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TV 속 앵커) 네, 다음은 송주시입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TV 속 앵커) 평화한국당의 배천식 후보가
계속 우세를 보인 가운데
오후 여덟 시 정각에 마감되는 출구 조사 발표까지
약 40초가량을 남겨 두고 있는데요
지금 각 선거 캠프에서는 각 후보들이 초조한 마음으로
출구 조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가뿐한 숨소리]
(TV 속 앵커) 자, 그럼 카운트다운 시작하겠습니다
[TV 속 앵커가 카운트다운을 한다] (사람들) 10, 9, 8, 7
[사람들이 카운트다운을 한다]
4!
(사람들) 3, 2, 1
(TV 속 앵커) 자유민주당 김서희 후보 [사람들의 환호성]
출구 조사 결과 51%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사람들) 김서희, 김서희!
[사람들이 '김서희'를 외친다] (서희) 소중한 한 표, 한 표 정성을 모아 주신
[사람들이 '김서희'를 외친다] 송주 시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 김서희, 김서희, 김서희! [의미심장한 음악]
(사람들) 김서희, 김서희, 김서희! [휴대전화 진동음]
(사람들) 김서희, 김서희!
홍민국, 홍민국!
[민국의 멋쩍은 신음] 홍민국!
[사람들의 박수]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상자를 툭 떨어뜨린다]
[놀란 신음]
[겁에 질린 신음]
[치득의 비명]
[타이어 마찰음]
[상자가 덜컹거린다] [치득의 겁에 질린 신음]
[치득이 울먹인다]
[의미심장한 음악]
♪ Don't make me sad ♪
♪ Don't make me cry ♪
♪ 찾을 수 없는 걸 찾고 있어 ♪
♪ 안개 속에 웃고 있어 ♪
♪ Who really knows ♪
(태식) 타이밍 한번 끝내주는구먼
(영민) 형사님, 제발 좀 막아... 막아 주세요
(호규) 발 오기 전에 다녀간 사람이 있는데요?
(태식) 그 발 누가 갖다 놨을까요?
(민국) 신사업 법안 무조건 두 달 안에 통과시킬 겁니다
(태식) 그 사업이 진행될 땅요
그게 지금까지 피해자들 유일하게 겹치는 부분이라서
(서희) 아빠, 이 법안을 반대한 거야?
(치득) 정상훈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다 안다고
(태식) 여기 좀 파 보라고!
.모두의 거짓말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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