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도 잘 부탁해 8
임진왜란 때
아이를 잃고 한없이 달린 적이 있었다
정신없이 뛰다 보니
어느샌가 내 숨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가쁜 숨소리]
하얀 메밀꽃밭에 이르러서는
문득
'힘든 순간들은 흘러갈 것이고'
'나는'
'어딘가에 도착해'
'다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의 울리는 숨소리]
- [의미심장한 음악] - [강조되는 발소리]
- [의미심장한 효과음] - [딸랑거리는 소리]
[저벅저벅 울리는 발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울리는 발소리]
- [저벅저벅 울리는 발소리] - [몽환적인 효과음]
[딸랑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민기] 그 기억 속에 있는 첫 번째 생의 인연을 찾아야 돼요
[날카로운 효과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긴장되는 음악]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쿵 떨어지는 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무거운 효과음]
[고조되는 음악]
[잘그락거리는 소리]
[다급한 발소리]
[가쁜 숨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 [긴박한 음악] - [남자의 비명]
[거칠게 싸우는 소리]
[서하의 신음]
[삐 울리는 소리]
[힘겨운 숨소리]
[어두운 음악]
[놀란 숨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지음] 전무님
[가쁜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무거운 효과음]
[사이렌 소리]
[무거운 음악]
[분주한 소리]
[한숨]
[잘그락 밟히는 소리]
[비서] 회장님
왜?
자살사로 처리될 모양입니다
[연옥의 한숨]
[연옥] 나 문 회장한테 받을 거 아직 많아
우리 찬혁이도 그렇고
내가 유일하게 져 주는 사람
장 대표 너 하나인 줄만 알아
- [한숨] - [휴대전화 진동음]
[상혁이 피식한다]
[연옥의 놀란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연옥] 네, 회장님
[살짝 웃으며]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네, 알겠습니다
자기 바꾸래, 전화기 죽었니?
뭐 해? 받아
- [상혁] 예, 회장님 - [연옥의 한숨]
예,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연옥] 왜? 뭐라시는데?
내일 조찬 하자고
[연옥] 아, 무슨 일인데 나한테 전화해서 자길 바꾸래?
서하 문제 복잡해지니
장 대표가 나 부른 거 알았겠지
[한숨]
됐다
나 먼저 간다
혼자 마시라고?
[상혁의 한숨]
[한숨]
[한숨]
[다가오는 발소리]
- [탁 놓는 소리] - [의미심장한 음악]
[정훈] 갑자기 부른 이유는
자네가 더 잘 알겠지?
서하랑 같이
현장에 있었다며?
네, 회장님
[정훈] 서하를 위한다면
쓸데없이 위험한 일에 엮이는 건 막았어야지
[무거운 음악]
숨기는 게 있으신 건가요?
뭐?
[지음] 어릴 때 전무님이 죽을 뻔했고
이번엔 다쳤어요
누구보다 아버지가 먼저 나서서 범인을 잡아야 하지 않나
해서요
경찰이 잡겠지
[정훈] 난 애비로서 아들을 지키는 거고
자네만 조용히 하고 있으면 돼
제 입단속을 시키는 게 아들을 지키는 거다?
혹시
이미 범인을 알고 계신 건가요?
[정훈] 자넨 말이 통하지 않는구먼
[의미심장한 효과음]
난 분명히 경고했어
그만 가 봐
[풀벌레 울음]
[긴장되는 음악]
[호식] 그때 그 뺑소니범 내가 섭외한 거거든
[호식] 야, 야, 야, 야
- 잘못됐다, 이거 - [양식] 네?
챙기고 너 먼저 튀어
지가 형님을 두고 어떻게 가요
[호식] 괜찮아 먼저 가라고, 이 새끼야
가라고, 가라고, 가, 빨리!
[애경, 민기] 짠 [웃음]
아이고, 오메, 맛난 거
자, 자, 우리 민기 먼저
[웃으며] 네
오메, 잘 먹네
- [애경의 웃음] - 와, 맛있는데요
- [애경] 그려? [웃음] - 네
[애경] 민기야
뭔 사연으로 그라고 나당기는지 몰라도
끼니는 거르지 말어
잉?
[옅은 웃음]
네
[애경]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허고잉
네
[애경의 웃음] 자 그런 의미로다가
한 번 더 드릴게요, 자
[민기] 어? 저 아직 다 안 먹었는데
- [애경이 웃으며] 다 안 먹었어? - [민기] 네, 드세요, 드세요
- [애경] 너무 많어? 자, '아' - [민기] 아
[지음] 아이고, 누가 보면 잃어버렸던 아들 찾은 줄 알겠수
[애경] 아따, 먹을 복 있네 언능 와, 방금 했어
언능 앉아, 응
[지음] 됐어, 피곤해서 안 먹혀
[애경] 피곤해? 그래도 좀 먹제
[지음의 숨 들이켜는 소리]
[지음] 자
[애경] 이게 뭐대?
그냥 지나가다가 어울릴 거 같아서
[애경] 으메
이거 내 거여?
오메, 뭔 일이여, 참말로
[애경의 놀란 숨소리]
- [잔잔한 음악] - 오메, 세상에, 오메
- 내가 겨자색을 좋아해 - [민기의 웃음]
오메, 이쁜 거
이 안에 항상 너 있다
이 안에도 너 있다 [웃음]
- [애경] 오메 - [민기] 잘 어울리시는데요
- [애경] 아, 그려? 잘 어울려? - [민기] 네
- 잘 어울려요 [웃음] - [애경의 웃음]
- [애경] 시상에, 오메, 오메 - [지음] 민기 씨
- [애경] 아따, 이쁜 거 - [지음] 잠깐 저 좀 볼까요?
잠깐 빌릴게
[민기] 먼저 드시고 계세요
- [출입문 종소리] - [웃으며] 둘이 친해졌네
아따, 곱네
[지음] 첫 번째 생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아니, 떠올랐다기보다 보였어요
이거 무령 때문인 거죠?
[의미심장한 음악]
자세히요
처음 가 본 곳이었어요
어떤 사람 뒷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위로 겹쳐 보였어요
- [딸랑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저벅저벅 울리는 발소리]
[몽환적인 효과음]
- [지음] 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 [무거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그중에 아는 얼굴도 있었고요
누군데요?
이번 생에 저한테 아주 소중한 사람이요
강민기 씨
강민기 씨 하필 여기로 온 게
우연 맞아요?
혹시 내 첫 번째 생에
- [비밀스러운 음악] - 강민기 씨가 있어요?
왜 말이 없어요?
[지음] 설마 우리
천 년 전에 사귀었어요?
- [발랄한 음악] - [어이없는 숨소리]
그럴 리가
아, 그래요?
난 또 첫사랑인 줄
[민기] 잠깐
무령 잡아 봐요, 다시
그럼 알 수 있잖아요, 반지음 씨
[딸랑거리는 소리]
[몽환적인 음악]
[몽환적인 효과음]
[찰랑거리는 소리]
[펄럭거리는 소리]
- [무거운 효과음] - [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딸랑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아이들의 웃음]
[아이들의 노는 소리]
[옅은 웃음]
[반짝이는 효과음]
[숨 들이켜는 소리]
[한숨]
[지음] 서하가 첫 번째 생의 인연인 건가?
- [딸랑거리는 소리] - 다시 잡아 봐요
됐어요, 충분해요
그럼 이만
[문소리]
[한숨]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여자] 오셨습니까, 천운 님
- [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고조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 [탁 꽂히는 소리] - [의미심장한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 [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어두운 음악]
[한숨]
[초인종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도어 록 작동음]
- [무거운 효과음] - [양식] 우리 형님 자살 아닙니다
이 안에 범인을 밝힐 증거가 있다고 했수다
[도어 록 조작음]
- [도어 록 작동음] - [문소리]
[긴장되는 음악]
[서하] '덤프트럭 작업'?
'98년 4월 23일'
- [긴장되는 효과음] - [와장창 깨지는 소리]
[어두운 효과음]
'반학수'
[강조되는 효과음]
'반동우'
[동우] 그게 그냥 사고가 아니라고 하는 걸
내가 똑똑히 들었다니까요
[지음] 이게 가끔은
전생의 악연이 혈육으로 얽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그냥 [입소리를 끽 낸다]
손절이 답인 거 같아요
[서하] 뭐가 이렇게 무서워?
[지음] 무서운 게 아니라 무거운 거죠
사는 일이라는 게
[무거운 음악]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컥컥대는 소리]
[거친 숨소리]
[후 내뱉는 소리]
- [잘그락 떨어지는 소리] - [학수] 아, 에이씨…
- [걸걸한 기침 소리] - [어두운 음악]
[힘주는 소리]
- [거친 숨소리] - [휴대전화 조작음]
- [학수가 힘주며] 반지음 - [동우] 씨, 내놔
[학수] 이놈 이거 뭔데, 이거?
[동우] 아, 내놔, 좀
'MI 호텔 문서하 전무'
[동우] 아, 뭐 그거 알아서 뭐 할 건데?
- [학수] MI… - [동우] 아, 줘!
- 아, 내놓으라고! - [학수가 힘주며] 자식이, 이게
이게, 이게! 쯧
- 아씨… - [학수] 음
- [거친 숨소리] - [동우] 아씨
[풀벌레 울음]
[휴대전화 진동음]
- [서하] 여보세요 - [잔잔한 음악]
[지음] 어디예요?
[서하] 자려고요
[지음] 에이, 귀뚜라미 우는 소리 다 들리는데, 뭘
밖이에요?
[한숨] 잠이 안 와서 바람 좀 쐬고 자려고요
아, 재워 주고 올걸, 아까워
반지음 씨 잘하는 거
그것 좀 해 줘요
[지음] 전무님, 만약에
우리가 전생에 만난 적이 있다면
어떤 사이였을 거 같아요?
- 글쎄요 - [지음이 살짝 웃는다]
[지음] 한번 상상해 봐요
한 천 년 전쯤에
우리가 만났다면?
[서하] 음…
장군과 조랑말?
[웃으며] 조, 조랑말?
[서하] 아, 여기서 장군은 지음 씨
- [지음] 아이 - [서하] 내가 조랑말
이분 참 로맨스에 소질 없으시네
자, 봐 봐요
낙화놀이가 한창인 구름다리 위에
두 남녀가 마주 보고 서 있어요
[지음] 남자는 달처럼 환하게 빛나는 용모에
여자는 활짝 핀 연꽃처럼 아름다워요
그렇게 처음 본 우리는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거예요
[옅은 웃음]
어때요?
- 어디 더 해 봐요 - [지음] 아
그렇게 엄청나게 사랑을 하다가
역적으로 몰려서 안타깝게 죽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못다 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이번 생에 다시 만나게 된 거죠
[피식 웃는다]
재밌네요
[쓰읍 들이켜며] 근데 전생이란 거
진짜 있긴 한 건가?
있을 거예요
우리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인연일걸요?
그럼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 건데요?
[지음] 음…
다시 만나게 된 이유가 있겠죠?
전무님은 그 이유가 뭘 거 같아요?
이유 같은 건
없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지음] 왜요?
[애잔한 음악]
싫습니다, 그냥
그래요, 그럼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사랑하게 된 운명인 걸로 해요
[지음] 평범하게 사랑하다가
더 이상 윤회하지 않고
우리의 영혼이 하나가 돼서
평안에 이르게 되는 거예요
마지막 말만
한 번 더 해 봐요
우리의 영혼이 하나가 되어
평안에 이르게 될 거예요
[계속되는 애잔한 음악]
[옅은 웃음]
[새소리]
[하 내뱉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동우] 아빠 돌아옴 너 찾아서 돈 뜯어낼 모양임
[한숨]
[지음] 이 인간들 진짜…
[한숨]
[한숨]
[지음] 오셨어요?
좋은 아침요
- [문 여닫히는 소리] - [지음] 어? 왜 저러지?
[초원] 응?
전무님이 이상해
[초원] 뭐가? 멀쩡해 보이는데
사람이 오늘따라 너무 반듯해
아, 서하 오빠야 뭐 원래 반듯하지 않나?
[지음] 아니 반듯해도 너무 반듯해
하 비서님 오면서 무슨 일 있었어요?
아니요
문 전무야 뭐, 늘 반듯하죠
신경 안 써도 됩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이 멈춘다]
[전화벨 소리]
네, 전략 기획 팀 반지음입니다
[학수] 호텔 로비다
- 너 왜 전화를 안 받… - [쾅 놓는 소리]
[긴장되는 음악]
[문 닫히는 소리]
- [직원] 아버님 저쪽에 계세요 - [고조되는 음악]
지음아! 여기다, 응? 여기!
[학수의 한숨]
죄송합니다
[지음] 반학수 씨 여기서 뭐 하세요?
[학수] 뭐? 반, 반, 반학수?
이년이 어디서 이게, 응?
야, 이년아
애비 이름을 너처럼 싸가지 없게 부르는 딸년은
세상천지 너 하나뿐일 거다 이걸 확
[학수의 못마땅한 소리]
[지음] 목소리 낮추시고 똑바로 말씀하세요
너는
하나뿐인 오빠가 혼자 사는데
[학수] 가서 청소도 좀 하고 밥도 좀 챙겨 주든가 해야지
아주 집구석이 개판이더라!
넌 어떻게 너밖에 모르냐?
간단하게 용건만 말씀하시고 가시죠
야, 집구석에 다리 뻗을 데도 없더라
아부지 방 하나만 다오
[헛웃음]
어림없는 소리 하지 마시고 쫓아내기 전에 얼른 나가세요
뭐? 쫓, 쫓, 쫓, 쫓, 쫓아내?
[학수] 이년이 어디서 이게
이 호텔 전무랑 너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
뭐, 방 하나 못 줘?
이년이, 이게 어디서!
[학수의 비명]
[학수의 아파하는 신음]
[학수] 야, 야, 야, 아야
아이고, 아이고, 사람들, 아이고!
[학수의 엄살떠는 소리]
[학수] 이거 놔! 나 안 가!
[학수의 힘주는 소리]
[학수의 힘겨운 신음]
[한숨]
[지음] 뭐 이렇게 멋지게 걸어오세요? 모델인 줄
[지음이 살짝 웃는다]
[서하] 고생했어요
[잔잔한 음악]
뭐를요?
뭐가 됐든 간에 고생했어요
전무님, 무슨 일 있으세요?
오늘 좀 이상한데?
그동안
우리한테 많은 일들이 있었잖아요
나도 좀 달라져 보려고요
그럼 다행이고요
저녁에 밥해 줄게요
나중에 같이 퇴근해요
네 [웃음]
[새소리]
[차분한 음악]
[초원] 아, 하 비서님하고 외근 나오니까 좋네요
- [초원의 웃음] - [카메라 셔터음]
보기 좋다 [웃음]
[초원] 하 비서님
제가 생각해 봤는데요
사귀지 않더라도 저는 계속 좋아할래요
[도윤] 윤초원 씨
[초원] 조금만 더 제 마음 봐 달라고요
어? 저 나무가 여기 있네?
- 그거 아세요? - [부드러운 음악]
나무 두 그루가 이렇게 얽혀 있잖아요
이 나무 아래에서 사랑을 약속하면
다음 생까지 그 인연이 이어진대요
아, 저 하 비서님이랑 꼭 같이 보고 싶었거든요
[초원의 들뜬 소리]
[도윤] 어?
아, 아…
주먹이 아니라 반지
- 아… - [초원] 아, 꽃이요
[도윤] 이걸 왜 저한테?
표현하는 거예요, 마음을
오늘 아침에 농장에서
가장 예쁘게 피어 있던 꽃으로 만들어 본 거예요
[초원] 오늘의 제 마음이에요
[웃음]
[한숨]
[노크 소리]
네
[무거운 음악]
[문 닫히는 소리]
[한나] 장연옥 대표님 되시죠?
[연옥] 네
[한나] 꽃 배달입니다
누가 보낸 거죠?
전 배달만 온 겁니다
[연옥의 옅은 웃음]
[문 여닫히는 소리]
[상아]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인데, 기억해?
[떨리는 숨소리]
[젊은 연옥] 또 이 꽃이야?
[상아] 난 이 꽃이 그렇게 이쁘더라, 글라디올러스
예쁘지 않아?
[젊은 연옥] 예뻐
언니
[상아] 이 꽃말이 뭔지 알아?
[젊은 연옥] 글쎄
[살짝 웃는다]
[떨리는 숨소리]
[새소리]
[보글보글 끓는 소리]
[잔잔한 음악]
[지음] 아까 봤던 사람 우리 아빠예요
열 개의 기억 중에
하나의 좋은 기억만 있어도 버틸 수 있는 게 사람인 건데
반학수 그 인간은
단 한 번도 좋은 기억을 준 적이 없어요
- [학수의 주정하는 소리] - [학수 처의 비명]
[학수] 야, 돈 갖고 와
[지음] 매일 밤 불안하게 잠들고
[학수 처] 아, 진짜!
[지음] 매일 아침 슬프게 깨어났어요
[사람들의 환호성]
망가지고 참고 견디다가
결국엔 집에서 나왔죠
집에서 나와서 오갈 데 없는 저를 받아 줬던 게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이모예요
[애경] '아' [웃음]
- [지음] 가족도 아닌데 - [애경의 놀란 소리]
자고 일어나면 잘 잤냐고 물어봐 주고
[따뜻한 음악]
아프면 옆에 있어 주고
- [애경] 오! 지음이 - [박수 소리]
- [애경의 환호성] - [지음] 좋은 일 있으면
나보다 더 기뻐해 주는 사람이에요
아따, 다 컸네, 다 컸어
그런 게 진짜 가족인 거죠
[지음의 웃음]
[지음] 그냥요, 그렇다고요
그냥
얘기해 줘야 될 거 같아서요
걱정하지 마요
나도 그렇게 좋은 아버지를 둔 건 아니니까
[서하] 우리 그냥
서로의 가족은 묻어 두기로 해요
반지음과 문서하
우리 두 사람만 생각하기로 했어요, 전
[옅은 웃음]
[지음의 탄성]
[지음] 잘 먹겠습니다
[지음의 놀란 소리]
[서하] 왜요? 쓰읍, 너무 맛있어서 놀랐나?
[지음] 왜 맛없지?
되게 맛있어 보이는데 왜 맛없죠, 전무님?
[당황한 숨소리]
쓸데없이 솔직하시네
[서하] 아, 이럴 땐 그냥, 그
맛있게 먹어 주는 척해야 되는 거 아닌가?
[웃음]
장난이에요, 맛있어요
[피식 웃는다]
[음미하는 탄성]
[지음의 탄성]
[지음] 하, 잘 먹었습니다
[함께 웃는다]
[서하] 올라가 있어요 과일이랑 차 내갈게요
[지음] 네, 그럼 저 먼저 올라가 있을게요
[서하] 네
[지음] 장군과 조랑말
[웃음]
[고민하는 소리]
[어두운 음악]
[어두운 효과음]
[놀란 숨소리]
[서하] 우리 그냥
서로의 가족은 묻어 두기로 해요
반지음과 문서하
우리 두 사람만 생각하기로 했어요, 전
[한숨]
[서하] 응? 갑자기?
[지음] 잠깐만
잠깐만 이렇게 있어 줘요
[서하의 한숨]
[지음의 한숨]
[도어 록 작동음]
[문 닫히는 소리]
[문 여닫히는 소리]
[통화 연결음]
아버지는?
- [동우] 내 앞에 있어 - [드르렁 코 고는 소리]
아, 진짜 이 인간 사람 미치게 한다니까
그 인간 아무 데도 못 가게 묶어 놔
[안전띠 채우는 소리]
[타이어 마찰음]
[긴장되는 음악]
[요란한 TV 소리]
[학수의 웃음]
오빠는 잠깐 나가 있어
[학수가 폭소한다]
[학수의 웃음]
- [탁 코드 뽑는 소리] - [학수] 뭐야?
일어나 똑바로 앉으세요
저게 누굴 닮아 싸가지가…
입 닫고
똑바로 앉으세요
[학수의 헛기침]
[지음] 반학수 씨
당신 사람 죽인 적 있어?
사람 죽인 적 있냐고 물었어요
대답하세요
1998년 4월 23일 덤프트럭 사고
몰라요?
[한숨]
[어두운 음악]
왜 그랬는지
변명 달지 말고 앞뒤 상황 전부 다 말씀하세요
[젊은 학수의 한숨]
그러니까 이게
대기 타다 그냥 들이받기만 하면 되는 일인 거 맞아요?
[젊은 호식] 뭐 그렇게 말이 많아 뭐, 하기 싫어? 딴 놈 줄까?
아,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아, 이렇게 간단한 일로 이 돈을 다 까 준다니까
이게 믿기지가 않아서요
[젊은 학수의 웃음] 참…
[학수] 나, 나, 난 그냥
식구들 먹여 살리려고 아, 알, 알바 같은 거 한 거야
알바요?
사람 죽이는 알바를 했다고?
[학수] 니가 어디서 무슨 얘길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죽이려고 그랬던 게 아니라 접촉 사고
그래, 그, 접촉 사고였다
사람이 둘이나 죽고 어린 남자아이가 중상이었어요!
다 지난 일 아니냐
[학수] 너 지금 그 MI 회장 아들이랑 저기 한다면서
이거 묻어야 너한테도 좋은 거 아니겠냐고
이거 캐 봐야 너만 손해야, 이것아
걔들이 재수가 없었던 거야! 걔들이…
아, 아버지!
[학수] 아버지가
너 생각해서 딱 한 마디만 할란다
너는 모르는 척해야 신상에 좋아
[지음] 그 입 다무세요
[숨 들이켜는 소리]
당신은 사람 아니야
반학수
당신이랑 나랑은
이번 생에선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죽어서도 보지 말자고요
갑자기 브레이크가 안 먹히는 걸 어떡하냐고!
씨, 브레이크가 왜 이래, 이게?
[젊은 학수의 힘주는 소리]
[젊은 학수] 씨…
[탁 밟는 소리]
- [타이어 마찰음] - [와장창 깨지는 소리]
[쉭 새는 소리]
[힘겨운 숨소리]
[어두운 효과음]
[어두운 음악]
[어린 서하가 울먹이며] 살려 주세요
[어두운 효과음]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 [무거운 음악] - [지음의 한숨]
[동우] 야, 반지음
가, 빨리
[한숨]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
[휴대전화 조작음]
[풀벌레 울음]
[의미심장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지음] MI 그룹 내에 사주한 사람이 있다는데
혹시 짚이는 사람 있으세요?
그룹 내에?
있네, 한 명
[한나] 내가 죽은 뒤
어린 서하가 가장 거슬렸을 사람
어린 서하가 죽으면
가장 편하게 많은 걸 뺏을 사람
장연옥 대표?
일단 한번 확인해 보죠
어디 있는진 내가 알아
[강사] 와, 회원님 스윙이 너무 좋아지셨는데요?
레슨이 효과가 있어
[기계 작동음]
[후 내뱉는 소리]
[탁 공 치는 소리]
[연옥의 한숨]
[연옥의 웃음]
[연옥] 아, 깜짝이야
여긴 어쩐 일로?
[지음] 장 대표님께 확인할 게 있어서요
갑자기 뭘까?
문서하 전무님 어렸을 적 사고 아시죠?
[의미심장한 음악]
그런데?
[카세트 작동음]
[카세트 조작음]
[거친 숨소리]
[지음] 그 사고
뒤에 장 대표님이 있는 건 아닐까 해서요
[지음] 아니, 얼마 전에
문 회장님이 돈 봉투까지 주면서 제 입단속을 시키시더라고요
그거 확실해?
문 회장이 돈 봉투를 줬다?
좋으시겠어요 덮어 주려는 사람도 있고
자식이 죽을 뻔했는데 날 감싸느라 조용히 시켰다?
[웃음]
[연옥] 끔찍하다, 그 사랑, 어? 감동적이야
낭만 있다, 그치?
[연옥의 웃음]
[카세트 작동음]
[녹음 속 바스락거리는 소리]
[녹음 속 젊은 호식] 조용철이 750
만기 3월 21일
[젊은 호식] 김창식이 500
만기 3월 12일
오일룡이 900
만기 3월 15일
반학수 700
만기 3월 25일
[노크 소리]
[연옥] 난 말이야
문 회장님 눈 밖에 나는 짓은 절대로 안 해
왜냐?
나도 먹고살아야지
[쓰읍 들이켜는 소리]
장 대표님은 아니시군요
[한숨]
그럼 대체 누가…
[긴장되는 음악]
[울리는 발소리]
[녹음기 작동음]
[젊은 호식] 누구시…
[남자] 채무자 중에 트럭 기사 있습니까?
트럭 기사는 왜 찾으실까?
[남자] 운전기사 하나 필요해서
이 목소리가 왜…
[카세트 조작음]
[카세트 작동음]
[녹음 속 남자] 운전기사 하나 필요해서
하찮은 놈이면 더 좋고
외삼촌?
[울리는 발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고조되는 음악]
[지음] 회장님이 감추고 싶은 사람
서하가 절대 알아서는 안 될 사람
[젊은 호식] 이놈이 이제 반학수란 놈인데
- [어두운 음악] - 덤프트럭 탑니다
[남자] 빚이 얼마입니까?
[젊은 호식] 원금 700에 이자까지 해서 1,400 정도 됩니다
4천 드리겠습니다
이놈 채무액 까 주는 대신
접촉 사고 한 번 내 주는 조건으로
[툭 놓는 소리]
[무거운 효과음]
[상혁] 아, 문 전무 밑에 있던가?
여긴 무슨 일로?
무슨 일이야?
귀찮게 됐네
[녹음 속 젊은 호식] 접촉 사고를 뭐 어떻게 내 드리면 될까요?
[무거운 음악]
[놀란 숨소리]
외삼촌이 왜…
[아련한 효과음]
[한숨] 그럴 리가 없잖아
사, 삼촌이 왜…
[녹음 속 젊은 상혁] 이 사람 채무액 까 주는 대신
접촉 사고 한 번 내 주는 조건으로
[카세트 조작음]
이 사람 채무액 까 주는 대신
접촉 사고 한 번 내 주는 조건으로
[카세트 조작음]
어떻게…
[울먹이는 숨소리]
어떻게 그래
채무자 중에
트럭 기사 있습니까?
- [긴장되는 효과음] - [와장창]
[젊은 상혁] 4천 드리겠습니다
접촉 사고 한 번 내 주는 조건으로
- [와장창 깨지는 소리] - [무거운 효과음]
[흐느낀다]
왜 그랬어요
나한테 왜…
나한테 왜!
[서하가 악쓰며] 왜! 왜! 왜!
[울음]
[울며] 언니가 오빠랑 있다가 죽었잖아
[어린 초원의 울음]
- [어린 서하의 울음] - [어린 초원] 언니, 주원이 언니
[젊은 유선의 울음]
[울음]
[무거운 효과음]
[도윤] 그날 우리 아버지
그냥 일하다가 돌아가신 거야
[흐느끼는 소리]
[주원의 떨리는 숨소리]
서하야
- [삐 울리는 소리] - [먹먹한 효과음]
[흐느낀다]
[차분한 음악]
[지음의 한숨]
[도어 록 조작음]
[무겁고 비밀스러운 음악]
[한숨]
[서하의 한숨]
[잔잔한 음악]
[지음의 한숨]
잘생긴 얼굴 다 망가졌네
돌아가 줘요
이런 모습 보여 주기 싫으니까
[서하] 그때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대신 죽었어요
그러니까 난
절대로 행복해져선 안 되는 거였어
- [서하의 힘겨운 숨소리] - [지음] 전무님, 괜찮아요, 응?
[후 울리는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서하] 근데 그 사고로 다쳤던 마음들이
- [삐 울리는 소리] - 감당이 안 돼요
- [어린 서하의 울음] - [강조되는 효과음]
[삐 울리는 소리]
[터벅터벅 울리는 발소리]
[지음] 서하야
이렇게 하면 너의 죄책감이 덜어질 수 있을까?
전무님한테 해 줄 얘기가 있어요
[애잔한 피아노 연주]
[애잔한 음악]
[주원] 이 곡은 일제 강점기에
어떤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쓴 노래인데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어
[어린 서하] 근데 누나는 이걸 어떻게 알아?
[연주가 멈춘다]
[서하] 그 곡을 어떻게 알아요?
- [한숨] - [애잔한 음악]
이 곡을 만든 사람이
나니까
이 곡을 만든 사람이 나니까
[지음] 누군가가 그리울 때 쳐 봐
[주원] 누군가가 그리울 때 쳐 봐
- 기분이 한결 나아질 거야 - [지음] 기분이 한결 나아질 거야
라고 윤주원이 말했었죠?
반지음 씨가 그걸 어떻게…
내가 윤주원이었으니까요
[감성적인 음악]
[지음] 나 서하한테 고백했다?
내가 윤주원이라고
[서하] 전생?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겁니까?
[연옥] 회장님이랑 저
이쪽으로는 잘 통하잖아요
[지음] 서하한테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생겼거든
반지음이 아니라 윤주원으로
[민기] 그런 인연은 흘러가게 둬야 합니다
다시 만나지 않고
- [도진] 사 주… [신음] - [초원] 야, 놔! 안 놔?
- [도윤] 그, 그만해요 - [초원] 놔
[지음] 열여덟 번의 생을 기억하는 한 사람은
아이와 함께 웃을 수 있을까?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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