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당신을 8
S#1.거리,아침 출근전의 조금 한가한... 달리는 택시 안. 미자, 현자, 선화 아무말 없이 타고 있다. 현자,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본다. 기가 차서 한숨 쉬다가 기어이 눈물까지 훔친다. 뒷좌석의 선화, 본다. 후우... 선화 고모 저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못먹었어요. 고모집으로 가서 밥 좀 먹고 집에 가면 안돼요? 미자 (현자 본다) 현자 아빠 할머니두 어제부터 다 굶으셨어. 너 기다리다가. 미자 그래... 올케 먼저 들어가.가서 사둔 어른하고 민섭이 안심시켜.내가 선화 데리고 갈께. 현자 형님. 미자 (눈 찡긋하며) 그렇게 해. 현자 (더 우기지 않고) S#2.미자부엌,아침 선화,콩나물국 마시고 있다. 미자 국만 먹지 말고 밥 좀 먹어.말아줄까? 선화 (고개 저으며 국물 뜨다가 본다. 눈물 뚝 떨어진다) 미자 어떻게 된거야? 선화 지난 가을부터 제가 선생님 쫓아 다녔어요. 미자 (수저 놓는다... 놀란 기색 가까스로 감추고) 그랬... 구나... 선화 결혼 하자고 조르는 중이에요. 미자 결혼? (물 마신다...) 형준인? 선화 아직은 안된다고 하세요. 미자 아직은? 선화 (차오르며) 고모, 전 정말 선생님 사랑해요. 결혼하고 싶어요. 미자 그래서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 한거야? 선화 대학은 처음부터 갈 생각 없었어요. 공부는 더 하기 싫어요. 정말 부모님 때문에, 학생이니까, 내 자신 부끄럽지 않으려고 한거 뿐이에요. 고모 저 좀 도와주세요, 네? 미자 (본다. 선화의 마음을 읽으려는 듯이) S#3.형준의 방,아침 황,유리조각치우며 황 너두 너다. 아무리 그렇다고 이러는 법이 어딨어? 형준 죄송해요. 황 못난 놈, 그깟 학생 하나 못다스려서 일을 이 지경을 만들어? 형준 글쎄, 어제는 어쩔수가 없었다구요. 황 어유 어유... 내 팔자야.아들 자식 좀 반듯하게 키웠다 싶었더니 별 이상한게 다 날아와서 내 속을 뒤집네. 형준 (잔소리 들으며... 기분 엉망이다) 민섭E (고함) 나가! S#4.선화거실,아침 민섭 (들어오는 선화를 향해) 어딜 들어와, 나가. 선화 (현관에 서서) 민섭 당장 꺼져. 부모두 스승두 못알아보는 자식 나 안키워. 뭐 결혼을 해? 대학은 안가? 그래 나가. 너 혼자 무인도에 가서 살든, 거리에 나가 살든 맘대로 해. 윤 (소파에 앉아 말리지 못하고) 현자 (부엌 식탁에 앉아 듣고 있다) 민섭 너 지난번에 포장마차에서 아빠랑 만났을 때 뭐라고 했어. 더 생각한다고,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아빠 믿었어. 그래두 내 딸인데, 내가 믿어야지. 그런데 이게 뭐야, 이게 죽도록 생각한 결과야. 너 이정도밖에 안되는 아이였 어?! 선화 죄송해요 아빠. 하지만, (무릎 꿇고 앉으며 간절히) 사랑해요, 포기할 수 없어요. 허락해 주세요. 윤 (눈 감는다. 잠깐 현기증 나서 소파에 눕는다) 현자 (부엌에서 나오며) 엄마. (부축하며) 힘들면 들어가요. 윤 아냐... 됐어. (다시 자세 잡아 앉는데) 현자 (선화 앞으로 가 무릎 꿇고 앉으며) 선화야, 엄마를 봐서라도 다시 생각하자. 너도 알다시피 김선생님 약혼자두 있어. 선화 김선생님은 백선생님 사랑하지 않아. 현자 (기가 차다 못해 눈물이 고인다) 너 왜 이러니, 증말? 응? (울며 선화 어깨 흔든다) 선화야, 제발 정신 차려. 이건 아니야. (안고 우는) 뭐가 문제야, 불만 있으면 말해 봐.엄마 다 들을께, 응? 제발 이러지 마. 선화 (힘없이 현자 손에 흔들린다) 민섭 에이. (담배 들고 나가다가 다시 들어오며) 너 당분간 방에서 한발짝도 나오지 마. 전화두 안되고, 외출도 안돼. 김형준 선생 한번만 더 만나면... 그땐 알아서 해. 선화 아빠, 너무 하세요. 민섭 (화나서 본다. 낮게) 다시 말 해봐. 선화 ...너무 하세요. 민섭 (드디어 날려버리고) 다시 말해봐! 뭐 너무 해? 윤 (달려들어 말리며) 아이고 봉서방, 왜 이러나... 참어. 민섭 (뿌리치며) 장모님 가만 계세요.들으셨잖아요. 너무 하대요. 아무리 자식이지만 어떻게 이럴수가 있습니까? 윤 선화 너 잘못 하는거야.할미가 지금까지 니 일에 참견 한적도 없고 야단친 적도 없어. 하지만 너 잘못 하는거야.어서 아빠한테 사과드려. 그리고 다시는 안한다고 해, 어서. 선화 (뺨 잡고) 생각해 보세요.십년만, 아니 오년만 생각해도 결과는 같아요. 언제고 전 결혼해요. 그게 대학 졸업하고 회사원이던 지금 선생님이던 무슨 차이가 있어요? 현자 (마구 때리며) 돌았어, 얘가 보자보자 하니까 완전히 돌았어! 어차피 결혼 할거? (악쓰며) 어차피 죽을거 살긴 왜 사니 그럼?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거야?! (맞다가) 선화 아빠, 아빤 사랑해 본 적 없어? 아마두 아빠도 사랑해서 결혼 했잖아. 그런데 왜 내 맘을 몰라줘?!왜 나한테만 이래? 민섭 (한 대 더 칠거 같다... 나가버린다) 선화 가족이잖아.왜 자식인 나만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야 돼. 왜 내 입장에선 생각을 안해 주냐구? 현자 (주저앉아 울며) 엄마, 나 미치겠어. 얘 왜 이래. 도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 된거야, 응? (엉엉 운다) 기집애가 남자 집에서 잠을 자고 들어와 결혼을 한다니, 것두 선생하구. 어유 미쳐, 내가 미쳐. (벌벌 기어 소파로 가 얼굴 묻고 운다) 윤 사람이 다 때가 있는 법이지, 누가 너더러 결혼을 하지 말래. 대학 가서 공부 해야 할 때 결혼 하겠다고 하니까 그렇지. 선화 할머니, 제 말은요. 윤 그만, 그만 하자. 할미도 니 말 더 듣기 무섭다. (일어나다가 핑그르 벽 짚으 며) 얘 나 좀... 나 좀 잡아. (쓰러진다) 선화 할머니! (잡는다) S#5.윤여사방,낮 윤, 링겔 꼽고 있다. 황, 곁에 앉아있다. 윤 (눈 뜬다) 황 정신 좀 들어. 윤 (일어나려고) 어떻게 된거야? 황 아유, 좀 더 누워있어.이거 다 맞구 일어나야지. 윤 (링겔병이 보인다... 차츰 생각이 나고) 선화는? 황 지 방에 있나봐. 외출 금지령이 내렸다면서? 윤 (눈 감으며 끄덕) 황 아무일도 없었대.형준이가 그러드라구, 아무일도 없었다구. 윤 (혈압이 터지겠다) 이게 무슨 소리야. 당연히 아무일이 없지, 사람을 어떻게 보구 그런 망발을 해? 황 큰소린 여전하다.아직두 큰소리가 나와? 우리 아들이 자기 손녀딸을 찾아왔어, 자기 손녀가 우리 아들을 찾아갔어? 망발은... 내가 사람이 좋으니까 이러고 있는 줄이나 알어. 윤 아유... 가 자기. 나중에 만나. 황 말 할 기분이 아닌건 나두 알어. 윤 알면 좀 내버려 둬. 황 하지만 나두 말 할 기분이 아닌건 마찬가지유. 괜히 며느리 앞에 형준이 체신 없어 보이고, 나까지 면목없게 됐다구. 윤 (눈 감고 체념) 미안해, 미안하게 됐어. 황 학교 다닐 때 가끔 저러는 애들 있대. 차차 나아지겠지. 윤 그래... 와줘서 고마워. 황 에구, 이게 무슨 일이야 그래. 이웃간에 서로 못할 짓이구만. 하여간 뜻깊은 크리스마스네. (치마 탈탈 털고 일어나 간다) S#6.장미의방,저녁 장미,외출에서 돌아와 귀걸이 빼는데 진 (들어온다) 형준이랑 있었니? 장미 아니, 지난번에 시집간 숙희네 집에 갔었다니까.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얼굴이 안좋은데. 진 너 어제 형준이 만나고 들어왔지? 장미 (끄덕) 진 그만 만나. 그놈 아주 지능적으로 나쁜 놈이야. 장미 무슨 소리야.너무 곰이라서 답답은 해도 지능적인 앤 아냐. 진 어젯밤 너랑 헤지고 그녀석 선화 만나 밤샜어. 장미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선화랑 밤을 새? 밤을 새다니? 진 남자 여자 밤 새는게 뭔지 몰라?너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장미 그럴리가 없어 엄마.형준이 그런애 아냐, 진 내가 알어.너두 알고 나두 안다고 생각했지. 우리 모녀 둘 다 속은거야. 홀어머니 외아들, 사촌형이 어머니 모시고 산다길래 그런집도 있구나 했어... 그런데 이제 와 결혼 분위기 확실하게 굳으니까 뭐 친형이었어? 이런 식으로 우리 속이는게 어디 하나 둘이겠니? 난 아주 정 떨어진다, 무서워. 장미 엄마 그건, 내가 그런거야. 진 (본다) 장미 내가 그랬어.형준이 엄마한테 챙피할까봐. 진 하여간... 형준이 때문에 너랑 감정 상하는거 이제 그만 하자. 난 오히려 하늘에 고맙다.이제라도 알았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정리해. 낼 이사회 열고 사표 받을 생각이다. 장미 ...(웃옷 들고 나간다) 진 장미야. (하다가 그만 둔다) S#7. 동네언덕,저녁 장미.기다리고 있다. 형준 (꺼칠해서 오며) 왜 안들어오구? 장미 그방 나 기분 나뻐, 들어가기 싫어. 형준 (본다) 장미 사실... 이구나... 선화가 그 방에서 잤다는 말이. 형준 (담배 꺼낸다... 불 붙인다) 장미 (뺏어 한모금 빤다... 기침 나온다) 형준 (다시 받으며) 왜 이래? 장미 왜 이래? 왜 이러는지 몰라? 너 어떻게 이런식으로 날 배반할 수가 있니? 사랑? 그래 내 짝사랑이었다고 치자, 그리두 우정은 되잖아, 우정이라도 이건 너무 심하게 배신 때리는거 아냐? 형준 (지쳐서 작게) 장미야. 장미 (O.L) 차라리 내가 싫다고 하면 되잖아. 왜 아닌척 내가, 니 곁에 있는한 너도 내곁에 있을거 같은 얼굴로, 마음속은 안 그런데 차마 말 못해서 그런척...왜 했어? 왜 사람 기만하냐구? 형준 (좀 오르며) 오해야. 장미 (더 격앙되서) 나두 알어, 잡아서 잡히는 남자, 보내면 갈 남자라는거, 그래두 잡아 두고 싶었어.내가 잡아서라도, 형준 (O.L 버럭) 오해라니까! 장미 (소리에 놀라) 형준 어제 너랑 헤지고 들어오는데 선화 술마시고 왔드라, 걔가 왜 그랬는진 너도 알거야. 유리창은 깨지고 정신은 없었어. 술이라도 깨면 데려다 줘야지가 그렇게 된거야, 남자여자 한 방에 자면 다 이렇게 되는거니? 낮에 최교장님 전화 왔었어. 사표? 절대 못내. 내가 왜 사표를 내? 선화랑 결혼해서 사는 한이 있어도 난 사표 안내. 이사장님께 그렇게 전해줘. 장미 ... 형준 ...(두사람 크게 격앙됐던 만큼 뚝 떨어지며) 장미 그래두 미안해. 형준 너한텐 미안해. 하지만 거두절미하고 그 한마디에 있는대로 사람 매도하는 니 버릇, 니네 엄마하고 똑같애. 차갑게 눈 내리깔고 봐주려 고 했드니 너 도저히 안돼는 수준이구나... (보며) 사람 얼마나 비참하게 하는지 너 알어? 게다가 우리 어머니 재혼 하신 일까지 아셨으니, 날 얼마나 매도하실진 안봐두 뻔해.떠나려면 떠나. 잡지 않아. 장미 (본다) 형준 잡아서 잡히는 사람, 보내면 갈 사람이라면? (들어간다) 장미 ...(눈물 뚝 떨어진다) S#8.형준의방,저녁 형준, 발로 문 뻥뻥 차며 들어온다. 뭐든지 걷어차고 싶은 심정... 화를 삭히지 못한다. TV를 켠다.볼륨 크게 올린다. S#9.윤여사 부엌,저녁 윤, 현자, 진수 저녁 먹고 있다.. 아무 말없이. 윤 (물만 마신다...밥알을 세듯이) 현자 식사를 좀 하세요. 진수 할머니 힘내세요.누나 곧 정신 차릴거에요. 선화 (나오며) 지금두 정신 차렸어. 현자 너 왜 나와. 선화 밥은 줘얄거 아냐. (밥 한공기 퍼 온다...푹푹 먹는다) 진수 정말 강적이야. 윤 (혼자 소리처럼) 굶어 죽겠다고 버티는거 보다는 낫지... 봉서방 어디 간거야, 안찾아 봐두 돼? 현자 어디 가서 술 마시겠지. 민섭E (꺼이꺼이 우는 소리) 윤 이게 무슨 소리냐? S#10.선화마당,저녁 민섭,잔득 취해서 소주 병든 채 앉아있다. 윤 (나오며) 이사람아, 이게 뭔가. 민섭 장모님...(안기며) 저 오늘 좀 마셨어요. 장모님...장모님. 윤 (다독이며) 이러지 말게. 다 잘 될거야. 민섭 제가 고시 그만둘 때 장모님 이런 심정이였어요? 그러세요? 윤 이사람 다 지난 얘긴... 민섭 허무해서 미치겠습니다.저희들 잘 키워 보겠다구 꿈도 버리고, 희생도 희생으로 여기지 않았는데 어쩌면 이래요? 예? 윤 (눈물이 고인다) 현자와 진수, 나와 본다... 진수, 현자의 어깨를 안는다. 민섭 울고 윤여사 다독여준다. S#11.다시 부엌,저녁 선화,민섭의 울음 소리 듣는다. 밥 크게 떠서 입에 넣는데 눈물 때문에 메인다. 꺽꺽...메이지만 꾹 참고 씹는 선화. 진수 (오며) 누나, 제발 좀 그만해. 선화 모르면 가만있어. (또 밥 뜬다) 진수 (수저 뺏으며) 그만 좀 해. 선화 (외면... 눈물 닦고) 십년후에 다시 얘기해, 누가 더 아빠한테 잘 할지 그때 가서 보자구. (방으로 간다) S#12.선화의방,밤 선화, 둘어와 침대에 앉는다... 눈물 떨어진다... 컴퓨터에 메일 들어왔단 표시. 선화, 눈물 닦고 클릭해 보면 덕순E 준비 됐어. 선화,고마워 기다려 줘. (라고 쓴다) S#13.학교전경,아침 S#14.교무실,아침 선생님들 약간 긴장해서 출근하고 (연로하신 주임급들만) 담임 (담배 피우며) 결혼해야지 뭐. 그게 상책이야, 이제 어쩔거야? 주임1 그러길래 총각은 안된다니까... 최교장 (오며) 다들 모이셨습니까? 담임 당사자가 아직 안왔네요. 주임1 (시계보며) 이 사람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네. 형준 (뛰어 오며) 죄..죄송합니다. 담임 죄송하지, 점심 사, 아주 거하게. 형준 (웃고) 예. 최교장 자, 자 쉰소리 그만 하고 김선생은 이사장님부터 뵙고 오세요. 우린 그 사이 회의를 좀 해야 하니까. 형준 ... 최교장 뭐하세요, 얼른 다녀오지 않구. 형준 예, 그럼. (나간다) 담임 쯔쯧 S#15.이사장실,오전 진여사,앉아있고 형준,서있다. 형준 다시 말씀 드릴까요, 저 사표 못 냅니다. 전 부끄러운 일 하지 않았어요. 진 (창가로 가며) 자네 보기보다 뻔뻔하군. 난 자네가 당연히 사 표 써 올줄 알았어. 내가 말 하기전에 사표 주면 그저 좋게 수리나 해 주려고 부른거야. 형준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전 잘못한 거 없습니다. 진 참 대책 안서는군. 형준 선화와 결혼을 해도 학교는 계속 다닐겁니다. 진 (버럭) 누구 맘대로 학교를 다녀? 여긴 사립이야. 내가 나오지 말라고 하면 그만인거야. 자네 장미한테도 이런 식인가? 장미를 생각해서라도 자네가 피해 주는게 남자다운 일이지.어떻게 결혼을 해도 다닌단 소리가 나와?! 참...어불성설이군. 형준 (뻗대듯 서서) 진 장미 지금 선 보러 나갔어. 형준 (본다) 진 내가 내 보냈네.자네 같은 사람 열을 합해도 못 만들 사람이야. 형준 흡족하시겠군요. 잘됐습니다. 진 형준이. 자네도 남자면 이러는 거 아냐. 형준 남자기 때문에 이러는거라곤 생각 안되세요? 제가 왜 그런 불명예를 안고 사표를 내야 하죠? 누명이 벗어지면 사표 쓰겠습니다. 진 누명이 어떻게 벗어지는데? 이미 학교에 소문 날대로 난거 어떻게 해결 할건데?! 내딸 닭쫓던 개 지붕 쳐다 본다구, 같잖지도 않은 놈한테 우리 모녀 당했다고 방아 찧어 대는거 어떻게 막을건데?! 형준 (좀 쏘아본다) 진 저 저...(기막혀서) 헝준 처음부터 그러셨어요. 처음부터 절 같잖지 않게, 뭔가 부족한 놈 보듯이 하셨죠.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장미를 이유로 출세하고 싶은 마음 처음에도 없고, 지금도 없습니다. 제 분수만큼 제 능력만큼 노력 하면서 살겁 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불명예로 사표 낼수 없어요. 제 어머니가 살아 계시기 때문에도, 절대 그럴수 없습니다. 진 (본다) 형준 물의를 일으킨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목례하고 나간다) S#16.황여사 부엌, 오전 은미 (떡볶이 먹으며) 내 친구 삼촌네 학교 다녀, 걔한테 들었어. 난리래. 옥희 어떻게 알았을까...참 빠르기도 하네. 은미 그런건 원래 빠른법이에요. 황 (기가차서) 사표 낸다구? 은미 어떻게 다녀? 여고에서. 그런 소문 나면 끝이야. 옥희 결혼하면 되잖아.그래두 사표 써야 하니? 은미 선화언니가 작은 엄마가 된다구, 할머니 허락 하실거에요? 오그히 어머니 사표 내는거 보다는 낫잖아요. 황 (충격으로...냉수 마시며 혼잣말) 선화 이것이 기어이 내 아들 을 잡는구나. 잡어.(흔들흔들 방으로 간다) 옥희 애들 소문인데요 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S#17.황여사방,오후 황, 넋나간 듯이 들어온다. 가만히 앉으며 사표 소리만 연발.... 불끈 일어나 나간다. S#18.윤여사 거실,오후 황 (오며)선화 어딨어, 나 선화랑 얘기 좀 해야겠어. 윤 지방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 얜 왜 찾어? 황 (선화방으로 가려고) 할 말이 있다니까. 윤 (잡으며) 글세 이러지 말어. 호아 (뿌리치며 그제야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내 아들 사표 낸대. 사표! 윤 (사표란 소리에 굳어서) 황 (거실에 앉아 엉엉 울 듯이) 세상에 내가 그 아들을 어떻게 낳았는데... 그거 키우면서 내가 흘린 눈물이 얼만데... 이제 맘잡고 취직하나 보다... 이제 맘잡고 제대로 사나 보다... 자기, 자기 알잖아... 내가 내가 오죽하면 나 없다고 해라, 고아라고 해라. 그러면서까지 결혼하라고 했던 아들이야. 이럴수 있어, 이렇게 남의 생때같은 아들을 잡아두 되는거냐구?! 윤 후우... 황 (다시 불근 일어나 선화방으로 간다) 선화야, 너 나 좀 보자.우리 얘기 좀 하자. (문 벌컥 여는데) 열리는 선화방..아무도 없다. 황 얘 어디갔어, 어디다 감췄어? 윤 감추다니... (보며) 에그머니. (얼른 들어가 본다) 창문이 열려있다. 윤 (무릎 꺽이며) 세상에. 세상에. (황본다) 황 안돼, 우리 아들 절대 안돼! 윤 누가 할소리, 우리 손녀딸 절대 안돼! S#19.미자거실,오후 형준, 앉아있고. 미자 (한과와 수정과 가져오며)좀 해 봤는데 먹어 볼래? 형준 (마시고) 맛있는데요. 미자 늙으면 꼼짝하는게 왜 그렇게 귀찮니. 방학하면 외출하는게 손으로 셀 정도다. 형준 그래두 좀 다니세요. 그게 건강에도 좋아요. 미자 그래, 그러자. (먹으며 좀 한숨) 형준 선화... 때문에 부르신거 알아요. 편하게 말씀 하세요. 미자 (웃으며 보고) 형준 집에 갇혀 있다면서요? 미자 (끄덕) 내가 궁금한건 니 생각이야. 형준 제 생각이요...솔직하게 말씀 드려두 돼죠? 미자 그럼. 헝준 사실 처음엔 무조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던데요, 왜 안돼나... 난 왜 안된다고만 생각하나...? (보며) 선생님 안돼요? 미자 글세 갑자기 왜 안되냐고 물으니까 나도 할말이 없네. 무엇보다 선화가 너무 절실해. 그게 안타까워. 형준 ... 미나 장미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 전화도 못하겠다. 형준 예 많이 힘들어 하죠....(한숨) 저도 복잡해요,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장미를 만나면 마치 회오리 바람에 휩쓸리듯이 정신이 없는데 선화는 편안하다는거에요. (웃고) 말이 안되는 소리 많이 하는데 편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묻지 마세요. 미자 선화를 좋아 하는구나...? 형준 예... 그런거 같애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 앞에선 조금 솔직해도 되지 않을까요? 미자 후우... (한과를 만지기만 하고) 형준 (조금 변명하듯) 결혼을 하겠다는건 아네요, 저도 그 정도 상식은 있습니다, 다만, 선생님 앞에서 조차 선화를 바보 만들고 싶질 않아요. 선화가 저러는건 제 마음을 눈치 챘기 때문이라고 여겨져요, (긍정을 구하며) 사람은 알잖아요. 강아지도 아는데요, 저 싫어 하는지, 미워하는지. 미자 그래... 알아들었어, 솔직하게 얘기해 줘서 고마워. 니말대로 선화를 바보 만들지 않아서 고맙구. 형준 (미소만)... 미자 너희 둘만큼 주변에 있는 우리도 힘들어, 그건 알지? 형준 (끄덕) S#20.연립근처 골목길,오후 형준, 좀 걷는다. S#21.미자거실, 오후 미자,형준이 다녀간 그대로 치우지도 않은채...생각에 빠져 S#22.호텔레스토랑,저녁 우석 생각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습니다. 장미 (선보는 중) 어떤 상상을 하셨는데요? 우석 (고개 자르며) 진여사님 반대 무릎쓰고 학교 동창인 선생을 좋아 하신다기에 아주 맹꽁이 같은 여잔줄 알았거든요. 장미 엄마가 그런 얘기도 하셨어요? 우석 아뇨, 전해 들었습니다. 이 동네 생각보다 좁잖아요. 장미 그런가요, 전 우석씨에 대해 들은게 없는데요. 우석 (웃고) 저도 비슷한 처지였습니다. 그래서 장미씨 얘기가 더 제 귀에 들렸구요. 장미 그럼 우석씨도 시위 삼아 이 자리에 나오신거군요. 우석 오늘 데모 하러 나오신거에요? 몰랐는데요, 기분 좀 나쁩니다. 장미 미안해요. (먹는다) 우석 (미소로 대꾸한다) 상관없습니다. 이해해요. 선 보여줄 사람이 장미씨란 어머니 말에 제가 왜 흔쾌히 응했는데요, 바로 그 소문 때문이었어요. 너무 저랑 똑같아서. S#23. 거리,밤 (연말분위기) 우석 바람이 차죠? 장미 아뇨 시원해요. 우석 답답했어요? 장미 ...좀요. 우석 (걸으며) 장미씨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아주 평범한 여자를 사랑했어요, 아니 지금도 사랑합니다. 장미 (본다) 우석 어느날 알았어요. 내 사라이 그여잘 몹시 불편하게 하고 있다는걸... 그 여잔 최선을 다해 옷을 입도 우리 엄마눈엔 반도 차지 않 아요. 장미 (이해 가는 부분이다... 미소 짓는데) 우석 언제나 전전긍긍....오히려 누나들은 시장에 가서 쇼핑을 하는데 그여잔 못해요, 혹여나 출신은 못 속인단 소리 들을까봐 더 멋내고, 더 까다로와지죠. 신데렐라는 없어요. 생각해 봐요, 하루아침에 왕자비가 된다는거,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숨도 크게 못 쉬 고. 장미 (끄덕 웃으며) 왕자이신줄 몰랐네요. 우석 하하 남자 여자 차이는 있겠지만, 혹시 장미씨 만나는 그분도 그런 상황 아닐까요, 그래서 장미씨 (웃으며) 시위하듯 선보러 나오고? 장미 (멈추어 서서 본다) 이건 전해 들은게 아니라, 우리 엄마를 만난거 같군요.몹시 기분 나뻐요. 우석 아닙니다, 절대로 아네요.아까 말했잖아요, 장미씨 얘기만 귀에 들어 왔다구. 우리 스무살 넘으면 소위 뚜쟁이 마담리스트에 올라가는건 알죠? 그때부터 들었어요. 대체로 진여사님 동정하는 소리죠. 그런 사위 보게 돼서 안됐다구. 장미 기막혀. 우석 (웃고) 어떻해요, 집으로 갈래요, 아니면 나랑 한잔 할래요? 장미 (본다) 우석 난 마음을 비웠어요. 그여자 놔주기로. 날 부담스러워 했던 만큼 지금 차라리 편안해 해요.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밝게 쇼핑하는거 봤어요, 나랑 만날땐 한번도 그런 편한 미소 못봤거든요. 가슴 아퍼서 많이 울었습니다.(다시 밝게 보며) 지난 여름 얘기에요. 장미 한잔... 사 주세요. 우석 (본다) S#24.장미의 방,밤 진여사,취한 장미를 부축해서 들어온다. 진 너 선보면서 이렇게 취한거야? 장미 그게 어때서? 장미 그사람 엄마 말대로 날 참 잘 알아. 진 (활짝) 그래 지금까지 같이 있었니? 괜찮지, 형준이 같은 놈보다 열배는 낫지? 장미 (침대에 푹 쓰러지며) 열배는 아니고, 조금 나아... 아니 조금 날 잘 이해해. 진 (치며) 그거면 된거야. 장미 엄마 나... 쉴래. 낼 얘기 하면 안될까? 진 알았어. 쉬어 그럼. (나가준다) 장미, 침대에 그냥 엎드린 채 눈물 주루룩 흐른다... F.O S#25.미경의 거실,낮 선화와 미경, 앉아 있고 덕순, 먹을거 사가지고 들어온다. (라면과 스택류등 장본거) 덕순 정말 연애하는 친구 뒷바라지가 이렇게 힘든줄 몰랐다. 선화 미안해. 고맙구. 미경 그래두 얘가 운은 좋아, 마침 딱 맞춰서 우리 엄마 아빠 미국 가셨잖아. 선화 이런 운이라도 있어야지,안그럼 나 죽으라구? 덕순 그런데 니집... 너무 조용하다. 선화 어디 두고 보자시겠지. 곧 오실거야. 덕순 ...참, 나 오늘 영재 봤다. 선화 영재? 덕순 응, 될 수 있으면 니네집 근처는 얼신거리지 말라고 해서 버스타고 슈퍼 갔잖아. (흘긴다) 선화 미안해. 덕순 걔두 장보러 나왔드라.걔네 할아버지 한의원 했잖아. 이사왔대, 지난 여름이었다는데. 선화 여전히 작어? 덕순 그래두 좀 컸어. 재밌드라... 초등학교 졸업하고 처음이야. 너(미경) 몰라?박영재라고 어린이 회장도 하던 애... 아 넌 우리하고 초등학교가 다르지. 모르겠다. 미경 (귀가 번쩍) 새로운 인물이 나왔으면 나한테 먼저 알려야지. 키는? 신상명세부터 차근히 읊어 봐. 덕순 쟤 또 열올리네.신경 꺼. 니가 좋아할 스타일 아니야. (하다가) 참 한의원에 아르바이트 구한다고 붙었든데. (본다) 선화 한의원에? 내가 아는게 있어야지. 덕순 하긴 좀 그렇다... E 초인종. 순간 긴장하는 세사람. 선화, 후다닥 자기 신발 가지고 안방으로 숨고. 미경 (인터폰 열며 심호흡) 누구세요? 현자 나 선화 엄마야. 문 좀 열어 줄래? 미경 (덕순보며 입술 문다... 현관 연다) 현자 (잠시후 오며 본다) 우리 선화 여깃지? 미경 아네요. 현자 (거실로 올라오며 둘러본다) 덕순 다 돌아 보셔두 돼요. 없어요. 저희도 안만난지 오래 됐거든요. 선화가 연락을 안해요. 현자 부모님은 어디 가셨니? 미경 미국에요. 현자 (더욱 확신한다) 그래 그럼 부탁하자. 너희라도 선화편에서 도와줘서 고마워, 하지만 김선생님은 다시 안 만나게 해줘, 덕순아, 니가 꼭 지켜주렴. 안돼, 이건 아무리 말해도 안돼는 일이야. 알겠니? 두사람... 현자 그럼 오늘은 이렇게 간다고 선화한테 전해. (나간다) 현자,나가고 두사람,배웅하며 인사한다. 선화, 신발 들고 나온다. 한숨 쉰다. 두사람 다시 들어오면. 선화 덕순아 영재네 한의원 아르바이트 구한다고 했지? 가보자. 덕순 갑자기 왜? 선화 (서두르며) 내가 이러고 있으니까 엄마가 더 날 못 믿으시는 거 같애. 독립을 해야겠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 내 말을 믿을 거 같애. 가보자, 얼른. 설마 한약 짓는 일은 아닐거 아냐, 그럼 나머진 다 하지 뭐. S#26.한의원전경,낮 박한의원 간판 밑에서 선화 미경 덕순, 올려다 본다. 선화, 아르바이트생 구함 쪽지를 보다가 찢는다. 들어간다. S#27.한의원거실.오후 명국앞에 쪼르르 앉아있는 선화 덕순 미경, 영재는 구경하고. 명국 그 손목 가지고 작두질 하겠어, 녹용도 썰고 해야 하는데. 장난이 아니라구. (손으로 가란 표시) 선화 저 힘세요. 한번 시켜 보세요. 영재 (끄덕) 명국 그러니까 그 힘센 팔로 초등학교때 우리 영재를 구박했단 말이지. 선화 (영재 흘겨본다) 영재 너한테 뺏긴 구슬 지금도 아깝다. 선화 할아버지 과거는 과거로 끝내야죠. 과거청산, 지역감정배제... 모르세요? 명국 하하 고거참... (한약 재료 분리해서 서랍에 넣으며) 그럼 한문은 볼 줄 알어? 선화 그럼요, 어릴적부터 할머니한테 배웠어요. 덕순 얘네 할머니 끝내주는 분이세요. 명국 할머니? 훌륭한 할머니를 두었구나.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 선화 환갑이세요. 명국 딱 좋네. (끄덕이며 선화를 다시 본다) 니 인물이 할머니 닮은거냐, 그럼? 영재 할아버지. (인상 퍽 쓴다) 명국 (아랑곳 없이) 혹시... 가족사진 없냐? 뭐 니네들 잘 찍는거...뭐냐, 그래 스티커 사진... 그런거 없어, 가족끼리 찍은거. 선화 네? 명국 아니다. 좋아, 채용하겠어. 일 해. 선화 감사합니다. 명국 바닥도 쓸고 기구들 매일 삶고 한약 다리고 문열고 닫고...기타등등 잘 할 수 있지? 선화 네. S#28.포장마차,저녁 민섭,혼자 소주 마시고 있으면 은상, 온다....눈치본다. 은상 (민섭곁에 앉으며)아줌마 잔 하나 주세요. 아줌마 (주며) 어서 오세요. 민섭 안되는 일 입니다. 열번 백번을 생각해도 제 결론은 같습니다. 은상 (따라 마시며) 그렇지...나도 자네 생각하고 같네. 민섭 동생분을 직접 만날까도 했지만 그러면 뭐 합니까, 우리딸이 쫓아 다닌걸... 얘기 좀 잘 해 주십쇼. 은상 내가 얘기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민섭 (안좋게 본다) 딸 단속이나 잘하란 소립니까? 은상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민섭 사람은 상대적인 겁니다.손뼉두 같이 쳐야 소리가 나죠. 은상 이봐, 자네 기분 내 알어,우리라도 좋은 사이 망치지 말자구. 이게 뭔가, 이웃간에. (따르며) 자 자 마시자구. 자식일 아무도 장담못해,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몰라. 너무 속 끓이지 말라구. 민섭 아무도 제 속 모릅니다. (마시며) 이 허무한 거 누가 알겠습 니까? 은상 (보기만... 답답하다) 그러지 말구, 우리 눈 딱 감고 아예 결혼을, 민섭 (O.L 버럭) 형님! 은상 알았어, 알었다구. 왜 소린 질러. 누군 뭐 썩 내켜서 그러나... 가출까지 했다니까 도의적인 책임상, 민섭 (O.L 노려본다) 은상 (마시며 혼자소리) 지금 누가 급한건지 잘 모르는구만. S#29.은상의 부엌,밤 정현, 토스트에 쨈 바르고 계란 후라이 하고 있다. 은상 (오며) 다이어트 한다고 저녁 안 먹는다더니? 은미 헤...배가 너무 고파. 오빠가 만들어 준대. (하다가) 후 냄새 아빠 약주 하셨구나. 은상 (일주러 바짝 얼굴 대며)그래 한잔했다. 은미 선화언니 아버지?그 언니 가출했다면서? 옥희 (오며) 자나깨나 딸조심, 자는 딸도, 먹는 딸도 다시 보자. 은미 (먹으며) 으으 엄마 하루종일 나만 보면 저래. 은상 맞는말이네 뭐.자나깨나 딸조심(보며) 먹는 딸도 다시 보자. 정현 얜 걱정 마세요.열살 연상 아니면 남자로 보이지도 않는데요. 옥희 열살? 늙어 양노원 차릴거야? 다섯 살만 위로 해. 네사람, 웃으며. S#30.선화의 방,밤 민섭,취해서 빈방으로 들어선다.. 현자,오며 현자 아무리 딸도 딸이지만, 당신 너무 술만 마시는거 아냐. 민섭 조용히 해. 현자 (이이가? 좀 날카롭게)술 마시면 뭐가 해결 돼냐구? 민섭 당신 학교 그만 둬.지 딸두 제대로 못 가르치면서 무슨 남의 딸들을 가르친다고 하냐. 쥐뿔도 모르면서. 현자 (입술을 문다) 그게 왜 다 내탓이야? 민섭 말대꾸하지 말, 어민주적으로 잘 대해 주니까 딸년이나 마누라나 툭하면 남편 우습게 보구... 죄다 엉망이야. 미경이네 집에 있는거 확실해? 현자 나두 몰라. 당신이 직접 알아 봐. (안방으로) 미섭,대꾸 안하고 서서... 빈 책상 보기만... 선화E 아빠, 아빤 사랑해 본적 없어? 엄마두 아빠도 사랑해서 결혼 했잖아, 그런데 왜 내맘을 몰라줘?! 왜 나한테만 이래? 민섭, 머리를 쓸어 올린다... S#31.한의원,밤 선화, 한약재 그람수 달아 서랍에 정리하고 있다. 영재 (오며) 퇴근 안하니? 선화 (일하며) 해야지. 영재 너 선생님 사랑해서 도망 다니는거 맞어? 선화 (본다) 영재 오늘 소개팅 했거든, 니네 학교애 였어. 니 얘기밖에 할게 없나 보드라. 줄창 니 스캔들 뿐이던데. 선화 (피식...정리하고) 문 내가 잠그고 나갈게. 영재 정말 대학 안가는거야? 선화 (그저 좀 웃고) 잘 자. 선화,나가고 영재, 좀 서서 생각한다... S#32.거리,밤 선화, 좀 천천히 걷는다... 하늘도 보고, 바람에 옷깃도 여미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를 묶으려고 하다가 문득 미장원을 본다... 미장원안에 불켜진 채 주인여자가 잡지 보고있는 모습이 보인다... 선화 자기 머리를 만지다가 들어간다. 주인과 몇마디 나누고 의자에 앉아 머리 자를 준비를 하는 선화... S#33.소금창고,오전 덕순네 (간수 부으며) 가출이요? 정말 대단하네. 윤할머니 어떻해요? 다시 쓰러지진 않으셨어요? 황 몰라... 괜히 우리까지 서먹거려 지금. (소금 맛본다) 해남 (커피 탄거 가져와 돌리며) 요새 애들 무섭다 무서워. 과부댁 그래두 전 부럽네요, 그렇게 목숨걸고 사랑 한번 해 봤으면... 덕순네 기운이 남아 도니까 그러는거야, 부모 잘 만나 먹고 살 걱정 없지, 대학 등록금 준비 해 놓고 대학가라 가라 하니까 배불러 터진 소리 하는거라구. 난 화가 다 나네. 해남 그나저나 그러다가 사장님 며느리 되는거 아녜요? 저렇게 나오면 도리 없든데. 황 그래서 나두 심란한거야. 도무지 마음이 갈피를 잡을수가 없어. 손녀딸같은 며느리를 본다는 것도 그렇고, 이웃지간에 서로 얼굴 못 볼일만 자꾸 생겨. 과부댁 귀엽잖아요? 덕순네 쯔쯔 과부라서 철이 없냐, 철이 없어 과부가 됐냐? 황 과부 과부 그러지 말어, 과부 되고 싶어 돼? 덕순네 하하. 사장님 생각을 못했네. (노래한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면... 겨울에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황 (커피 마시며) 좋다! 과부댁 (노래 들으며) 부모 속 그렇게 썩이고 시집 가 잘사는 사람들 없든데... 나중에 얼마나 후회를 하려 고 쯔쯧... S#34.교무실,오전 담임 (원서 쓰며) 쓰긴 쓰는데 이 자식 졸업식에는 오는겁니까? 현자 (고개 저으며) 양심이 있으면 오겠죠. (혼자소리) 가출하면 누가 겁날줄 알구. 담임 (보고 웃으며) 다 됐습니다. 선화 도장 주세요. 현자 (주며) 여긴 붙겠죠? 담임 붙죠, 붙습니다. 현자 ... 담임 걱정 마세요, 졸업식에는 오겠죠. 제가 아주 정신나게 혼내 주겠습니다. 너무 기운 없어 하지 마세요. 그래두 시험 볼거 다 봐 놓은게 다행 아닙니까? 만약 시험 보기전에 이런 일 났으면 정말 대책 없죠. 현자 (끄덕) S#35.선화의 거실, 오후 현자,커피 한잔 들고 창밖을 보고 있다. S#36.선화마당,오후 윤, 하릴없이 마당에 떨어진 낙엽들만 주우며 멀리 본다. 현자 (나오며) 추워요, 들어가세요. 감기드시면 어쩔려고. 윤 괜찮어. 현자 그 기집애 안와요. 기다리지 마세요. 윤 (피식) 그러는 넌, 왜 하루종일 거실창문만 바라보냐? 현자 내가 언제 그랬다구... 엄만. 윤 니 생각해, 봉서방 주저 앉히면서 결혼한게 바로 너야. 현자 이정돈 아니었어요. 윤 나는 점점 생각이 바뀐다. (들어가며) 살면서 이만큼 사랑하는 것도 축복이란 생각이 들어. (간다) S#37.카페,밤 장미와 선화, 앉아있다... 차 마시며 장미 역시 덕순일 통하니까 바로 연락이 되는구나. 선화 (...본다) 장미 머리를 잘랐네. 선화 (머쓱하게 웃으며) 예, 그냥 좀 귀찮은거 같기두 하구... (웃으며) 아줌마 파마까지 해 버릴까 하다가 참았어요. 장미 왜 벌써 그런 파마를 해, (보며) 지금 이뻐. 전에 긴머리도 잘 어울렸고. 선화 (장미를 좀 본다) 장미 왜 교문 지도하는 선생이 이런 소리 하니까 이상해? 선화 ...(보다가 웃는다...) 장미 (웃으며) 지내기는 어떠니? 선화 괜찮아요. 장미 오늘 어머니가 오셔서 원서 썼다. 선화 (약간 미소만) 장미 ...니가 좀... 보고 싶었어. 선화 (본다) 장미 정말이야, 니가 보고 싶었어. (마시고 좀 웃으며) 봉선화, 봉선화가 누군가...? 니가 저 입구에 들어서는데 널 처음 보는거 같은 착각까지 생기던걸. 선화 죄송해요. 선생님게 무례하게 굴었던거 사과 드릴게요. 장미 글세... 내가 너한테 그런 사과를 받아도 돼나...? 사실, ...널 보면 마치 무슨 급류처럼 쏟아져 내리는게 피하고 싶었어, 아니 (보며) 그 급류를 막고 싶었다는게 더 솔직한 마음일거야. 둑이라도 쌓아서 막을 수 있다면... 했을거야, 그렇게 바란적도 많아. 선화 ... 장미 하지만 그런게 무슨 소용이겠니, 니가 나 무찌르자고, 나하나 기절 시키자고 그러는게 아니잖아. 선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 장미 ...자신있니, 행복할 자신있어? 선화 (끄덕) 장미, 마치 혼자말 하듯이 작게 고개만 끄덕인다... 문득 선화와 눈 마주치면 미소 지어준다. S#38.카페밖,오후 선화, 나온다... 햇살에 잠시 인상 찌푸린다. 돌아서 간다... 형준, 생각에 잠겨 걸어온다... 선화 가는 모습 보지 못하고 카페로 들어간다. S#39.다시 카페안,오후 형준 (앉으며) 선화가? 장미 너 아직도 걔 안 찾아갔니? 주문온다. 형준 모과차 주세요. 장미 감기 걸렸어? 형준 아니. 선환 왜 만났어? 장미 그냥 좀 보고 싶어서. 많이 달라졌드라. 분위기두 말씨두. 차온다..형준, 가미하고 마신다. 장미 돌다리도 두드려야 하는 니 습성... 잘 알지만 너무 시간 끌지 마. 기다리는 사람 지치게 해, 아니 화 나. 형준 (본다) 장미 선화까지 화나게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이거야말로 니 친구로서 하는 충고야, 아니 부탁이야. 형준 (웃고) 알았어, 충고 고맙게 받을게. 장미 좋은 소식이야.(웃으며) 나 너로부터 좀 벗어나고 있어, 요즘. 형준 (본다) 장미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나 봐. (보며) 어떤 남자가 날 많이 도와준다. 너로부터 벗어나도록. 반가운 소식이지? 형준 ...그래 잘됐다. (담배 찾으며) 어떤 사람인지 물어 봐두 돼? 장미 나랑 비슷한 사람이야. 보호색두 비슷하고 눈물 색깔도 비슷해. 왜 있잖아, 사람이 못돼서 그렇겠지만, 시험 못 봤을때 옆에서 더 못봤다고 하면 오히려 위로가 되는 거... 나 그래. 형준 (담배 피우며 끄덕) 장미 만나 볼래? 형준 지금? 장미 (핸드폰 찾으며) 연락해 보지 뭐, 그사람도 좋아할거야. 형준 됐어 다음에 해. 오늘은 그냥 우리끼리 밥이나 먹어. 아니면 친구 녀석들 불러서 왕창 놀자. 장미 ...그래 그럼. S#40.황여사 부엌,밤 황 (혼자 앉아) ...후우... 옥희 (오며) 왜 어머니까지 기운 없고 그러세요? 정말 독해요. 연락 한 장 없다면서요. 하긴 어디 있는지 뻔히 짐작하면서 찾지 않는 그집도 어지간히 독하구요. 황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옥희 (물 따르다가) 어머니 전 좀 다른 생각이 드네요. 황 이 상황에 다른 생각 들게 뭐 있어? 옥희 어머니 장미 은근희 불편해 하셨잖아요? 원래 며느린 낮춰 오랬는데 오히혀 잘된거 같지 않으세요? 황 잘돼? 옥희 지가 좋다구 저렇게 생 난리인데 우리가 꿀릴게 뭐 있어요? 이제 떵떵거리고 데려오면 돼죠. 황 선활 며느리 삼자고? 옥희 안될건 또 뭐에요? 황 아유 말두 안된다.어떻게 학생한테 장가를 들이냐? 옥희 어머 저 학교 다닐때도 가끔 그런 애들 봤어요. 어유 이건 약과네. 본부인을 이혼까지 시키고 결혼 했는걸료. 황 떽, 말만 들어도 숭하다. 세상에 못할짓이 그런 짓이야. 옥희 그러니까 삼촌이 결혼을 한것도 아니고 엄연한 총각인데, 한번 생각해 볼만 하다 이거죠, 제말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저도 처음엔 무조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무조건 안될 이유 가 딱부러지게 없어요. 사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있는 것도 아니고. 황 법적?(웃으며) 옥희 너 생각 많이 했다.그럼요. 얼마나 중요해됴.(웃는다) S#41.학교옥상,오후 형준,혼자있다... S#42.학교일각,오후 형준 어서 말해, 더는 안되겠어. 어서. 미경 말씀 드자. (덕순본다) 덕순 ... 형준 유덕순 S#43.한의원,오후 선화,대걸레로 닦고 있다. 명국 산뜻하게 차리고 나온다. 명국 마무리 짓고 퇴근하도록,나 데이트 나가니까. 선화 데이트요? 명국 그럼 주말인데.(찡긋하며) 어때, 내 모습 괜찮아 보여? 선화 (보며) 어떤 분이신데요? 만나는 분 취미에 따라 다르잖아요. 명국 고상을 떨기는 하는데 별로 고상한 수준은 아냐. 선화 그럼 괜찮아요. 명국 오케이.(나가다가) 아니 잠깐, 그럼 지금 내 모습도 촌스럽다? 선화 후후 아네요 고상하고 멋있으세요. 명국 하하 고마워요, 고마워요. 참, 선화 할머닌 어떤 스타일이셔? 선화 저희 할머닌 정말 멋쟁이세요. 일어두 번역 하시고 한문도 잘 아시고 경우도 바르시구. 명국 완전히 내 수준이구만. 언제 한번 꼭 뵙게 해줘. 선화 네. (걸레질 하며) 그럼 다녀 오세요. 명국 오케이, (나가다가 돌아보고) 힘내. 선화 사랑도 이루어 질테니. 선화 정말요? 명국 (엄치 펴보인다) 나를 만난 사람은 누구든지 사랑을 하게 돼있어, 왜냐, 내가 사랑 숭배자거든. 사랑을 위해 인생을 거는거 만큼 멋있는 인생은 없다구 봐. 사랑이야 말로 인생을 걸만한 가장 큰 보석이지, 암. 선화 (웃으며 끄떡) S#44.한의원 앞,오후 형준,한의원 간판을 확인하고 있다. 영재 오다가 본다. 영재 (본다...?) 형준 저 여기 봉선화라고 아르바이트생... 영재 (본다) S#45.한의원 화장실,오후 선화, 급히 들어와 거울 본다. 머리 만지고 좀 흥분된. 영재, 그런 선화 본다. S#46.한의원 마당,오후 선화, 긴장되서 나온다... 대문을 쥐고 심호흡 철대문 밖... 형준, 서성이며 기다리고 선화, 대문을 열때 형준의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눈물 왈칵 쏟아진다. S#47.동네언덕,오후 형준과 선화, 계속 운다...눈물 닦는데 웃음은 나오고... 형준 왜 그래? 울면서 웃구... 선화 선생님이 안오시면 어떻하나... 정말 이대로 날 안 찾으시면, 난 이제 어떻하나... 너무 두려웠어요. 형준 (손을 잡는다) 선화 사표 쓰신단 소문 듣고 얼마나 떨었는데요, 내가 정말 선생님 앞길을 막게 될까봐 걱정 많이 했어요, 그런데 (보며) 선생님이 오히려 사표 못 쓰겠다고 하신 얘기 듣고 너무 기뻤어요.아, 정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 이런 사람이었어! 형준 자식. (어깨 안으며) 너 때문에도 사표 쓸 수가 없었어. 내가 사표 쓰면 너 챙피해 지잖아. 너 바보 만들기 싫었거든. 선화 (본다) 형준 (외면한 채 짐짓) 그렇게 감격해서 볼 거 없구, 머린 왜 자른거야? (머리 만지며) 그나마 머리 하나 길어서 맘에 들었는데. (놀리듯) 내가 안 찾아올까 봐 스트레스 받아서 잘랐어? 선화 (흘기며) 어유 아네요. 그냥 잘랐어요. 세기말이니까 이상한 말들이 많잖아요. 형준 자존심 세우지 말구 솔직히 말해. 선화 피이...(하다가) 정말, 만약에 내일 지구가 망한다면 선생님은 오늘 뭐 하실거에요? 형준 글쎄... 내일 지구가 망한다... 사과나무를 심기는 좀 그렇고... 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좀 하고, 선화 (끄덕이며 보고 있다) 형준 아 밀린 빨래를 좀 해야겠다, 이왕 죽는거 좀 깨끗해야지. 그리고... 음... 이발도 좀 할까? 선화 전 안만날거에요? 형준 뭐?! 선화 전 안만나실거냐구요? (방방뜨면) 오늘이 최후의 날이라는데 그렇게 한가해요? 빨래요, 이발이요? 형준 그 그거야... 선화 (OL) 절 사랑하는게 아네요. 이제 소문 날대로 다 나고, 챙피하니까, 얘 이대로 두면 정말 집 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니까, 할수없이, 어떤 책임감 때문에 찾아 온거죠? 형준 선화야. 선화 가세요. 처음 고백하던 날도 말씀 드렸잖아요, 전 동정을 원하는게 아네요. 형준 참... 별거 다 가지고 시비다.이젠 지구 최후의 날까지 대답해야 하냐? 선화 치... 어떻게 내일 지구가 망한다는데 빨래할 생각은 하면서 나 만날 생각은 안해요? 그러면서 찾아오긴 왜 오세요? 전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온통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아빠도 아니고 엄마도 아니고, 오직 선생님 생각 뿐이었다구요, 어디서 만날까, 무슨 얘기 할까... 어떻게 해야 선생님과 나의 가장 아름다운 하루가 될까...? (글썽이며 본다) 선생님 가슴속엔 내 생각 요만큼도 없죠? 집 나온 이후로 내가 하루하루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지내는지 아무 관심도 없죠? 형준 그렇지 않아. 선화 (울며) 선생님은 몰라요, 내가 얼마나 힘든지. 하루하루 얼마나 숨 막히게... (참으며) 내 모습에... 나두 기 막혀서... 형준 (어깨 안으며) 나두 알어. 선화 (뿌리치며) 선생님 몰라요. 형준 (OL)왜 몰라, 사람인데?! (보며) 니 사랑이 내 가슴에 와서 얼마나 두드리는데. 그걸 못 느끼면 사람이 아니지.다만 내가 하루하루 미룬건... 이제 널 찾아가면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어. 오해하지마. 내 마음이 변할까봐서가 아니라.. (좀 웃고) 나 돌다리도 두드려야 하는 사람이거든. 선화 ...(본다) 형준 이젠 너 혼자가 아니야. 니 곁에 항상 내가 있을거야. 그럴려고 왔어, 언제나 니곁에 있을려구. 선화 (보다가 형준의 목을 끌어 안는다) 사랑해요. 형준,안아준다...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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