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는 아닙니다만 10
[다해] 노란색이야
[귀주] 하, 파란색이야
[다해] 아이 아, 노란색이야, 확실해
- 아, 파란색이라니까 - [다해] 에?
내가 그 영화를 몇 번을 봤는데
아, 내가 그 배우 얼마나 팬이었는데
내기할래?
[씁 들이켜는 숨소리]
- 소원 들어주기 - [다해] 콜
- [귀주] 검색을… - [다해] 아, 잠깐만, 잠깐만
그러면은 직접 가서 확인해 봐
아니, 그렇게 팬이었으면 직접 가서 확인해야지
씁, 그럴까?
[귀주] 이야, 고등학교 때 친구네서 봤었는데
나 원래 영화 보면서 운 적 없거든
- [다해] 응 - [귀주] 근데 그 영화 보면서
- 친구들이랑 엄청 울었어 - [다해의 웃음]
[귀주의 우는 시늉]
[다해] 좋네, 친구들도 한번 보고
좋아, 갔다 올게
다녀와
[신비로운 효과음]
- [신비로운 효과음] - [끼익거리는 소리]
내가 이겼…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귀주] 다해야
다해야 [떨리는 숨소리]
- [쿵] - [귀주의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행복한 웃음]
[옅은 웃음]
[동희의 만족한 소리]
[귀주 부] 왔어요?
[동희의 헛웃음] 진짜 왔네
이 집안 사람 될 자격은 대충 갖췄네
뻔뻔하기가 초능력 수준이야
[귀주 모] 곧 집 나갈 사람이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결혼해서 니 가족 꾸린다며?
비아냥거릴 거면 니 집 가서 해라
앉아요, 신경 쓸 거 없어
[다해] 누님도 같이 앉으세요
'누님'?
[동희의 어이없는 웃음]
[동희] 어디서 누님이래
기본이 안 됐네
[귀주] 아, 누나
형님이라고 해야지
오늘은 호칭까지만 허락할게
겸상은 기대하지 마
[귀주] 가자
[차분한 음악]
왜 더 안 먹고?
[귀주] 아
현실감이 좀 떨어져 가지고요
이렇게 가족처럼 밥을 먹는 게
아버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와 계신 것도 그렇고
다해 받아 주신 것도 그렇고
[귀주의 의아한 숨소리]
다 너무 순조로워서 어리둥절하달까요 [웃음]
감사하기도 하고
[귀주 모] 꿈이 보여 준 운명은 거스를 수가 없지
[귀주 모] 꿈을 꿨어
시신 없이 장례식을 치르는 꿈
누구 장례식을…
복귀주
내 아들
[귀주 모] 13년 전 화재에서 도다해를 구하고
불길에 휩싸여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야
시체도 찾지 못한다고
그 시간이 기어코
끝내는
우리 귀주를…
아니
막으면 되잖아요, 막으면
꿈에서 본 미래는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어
그, 귀주 씨한테 말해야죠
그 시간으로 돌아가지 말라고
귀주는 죽을 걸 알고도 기꺼이 불구덩이에 뛰어들 놈이야
[허탈한 숨소리]
말도 안 돼
[다해] 그래도 어떻게든 설득해야죠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귀주 모] 이미 다 해 봤어 오래전에도
[차분한 음악]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꿈을 꿨지
별의별 짓을 다 해 봤어
하지만 발버둥 치면 칠수록 오히려 운명은 더 바짝 조여 왔어
비웃기라도 하듯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야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게 해 주는 거
원하는 거 다 하게 해 줄 거야
그게
사기꾼하고 결혼하는 거라도
들어와, 집으로
[다해] 아니요
이건 아니죠
복귀주가 나 때문에 죽는데 어떻게 복귀주 옆에 있어요
어떻게 그래요, 내가
사기꾼이잖아, 사기를 쳐
- [의미심장한 음악] - 뭐라고요?
완벽하게 행복한 시간
도다해 씨가 우리 귀주한테 치는 마지막 사기가 되겠네
- 여사님 - [귀주 모] 나라고 쉬울까?
내 아들이 도다해를 구하고 죽는데 도다해를 들이는 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주를 위해서야
제발
제발 부탁해
아, 이나는?
[다해] 학교 문제 잘 해결됐어?
[교사] 마지막으로 나온 게 누구야?
나?
니가 마지막에 나오지 않았어?
다 같이 체육관 나갔다가 너만 다시 들어갔잖아
- [학생1] 맞지? - [학생들] 응
- [혜림] 아, 아, 맞다 - [어두운 음악]
아니, 너네가 먹은 거 치우지도 않고 가서
그거 정리하느라 그랬지
[학생2] 헐, 뭐야?
[교사] 거짓말은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야
[떨리는 숨소리]
[혜림] 평소에 복이나 무시하고 비웃은 건 너네들이잖아
나 아니야, 나 아니라고
아씨, 나 진짜 아니라고
[교사] 혜림이만 남고 나머지는 가 봐
- [교사의 한숨] - [혜림] 쌤, 저 진짜 아니에요
복이나 거기 있는지도 몰랐어요 진짜예요
어쨌든
[교사] 거기 있던 누군가가 문을 잠근 건 분명한데
확실한 증거가 없고
또 이나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서 일단은 여기까지만 할 거야
그런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될 거다
알았지?
[학생1] 고혜림 소름
앞에서는 쿨한 척, 정의로운 척
아싸 챙겨 주는 척 다 하더니
와, 야, 창고에 가둬?
진짜 소름
근데 왜 그랬는지 알 거 같긴 하다
[학생들] 왜?
[학생2] 준우가 고백했던 상대가 복이나였대
[학생들의 놀란 소리]
- [학생3] 진짜? - [학생4] 와, 대박
[학생1] 야, 복이나, 한준우 걔네 공식 커플 됐잖아
질투심에 숨겼던 이빨을
확 드러낸 거지
- [학생5] 고혜림 개무서워 - [학생6] 그러니까, 가식 쩌네
[학생1] 난 걔 평소에도 어쩐지 좀 쎄했어
- [학생들의 비웃음] - 가자
[학생7] 이쁜 척, 착한 척은 다 하더니
[학생8] 야 아는 척하지 말자 [웃음]
[학생1] 대박, 진짜 가식 쩔어
[혜림] 넌 내 마음 알지?
내가 안 그랬어
[이나]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는
니 눈만 봐도 바로 알 수 있어
그래
우리는 눈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사이였잖아
- 근데 이제 보기 싫어 - [흥미로운 음악]
[이나] 니 눈
니 마음
[혜림] 뭐라고?
[이나] 그러게 들키지 말고 잘 좀 감추지 그랬어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다 알아 버렸잖아
삐뚤어진 니 마음
[준우] 복이나, 가자
[귀주] 저희 이사를 가면 어때요?
복씨 집안 대대로 살던 터전을 버리고?
집을 좀 줄이면 어떨까 하고요
[귀주] 이렇게 큰 집 감당할 형편 안 되잖아요, 우리
[한숨]
헬스장 건물은 누나가 맡아서 관리하라고 하고
- [차분한 음악] - 지금부터
어머니, 아버지, 이나
제가 챙길게요
[씁 들이켜는 숨소리]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귀주야
[귀주]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 귀주야 - [귀주 모] 그러자
귀주 말대로 하자고요
가자, 이사
[힘주는 소리]
[귀주 모의 한숨]
입 꽉 다물라고 했죠?
[귀주 부] 이 빌어먹을 연극 난 도저히 못 하겠어요
[작게] 목소리 낮춰요
아무것도 모르고 저렇게 철든 소리 하는데
[귀주 부의 한숨]
[귀주 부] 정말로 이사 갈 거예요?
어차피 이 집도 머지않아 폭삭 주저앉을 텐데
[귀주 부] 가려면은
아예 멀리 귀주 데리고 해외로 뜹시다
도다해한테서 뚝 떨어뜨려 놓자고요
막을 수 없으면 미루기라도 해 봐야죠
당신이 뭘 할 수 있는데?
[귀주 모] 우린 임시로 함께할 뿐이라는 거 잊지 말아요
귀주 보내고 나면 당신이랑 나도 끝이야
그때까지 귀주 아버지 노릇이나 똑바로 해요
[귀주 모의 떨리는 숨소리]
[귀주 부의 한숨]
[리드미컬한 음악이 흐른다]
[귀주 모] 비밀 지켜
- [동희의 떨리는 숨소리] - 귀주 잘 보내고 나면
- [무거운 음악] - 니가 그렇게 욕심부리던 건물
니 거야
엄마 지금 그런 말이 나와?
[동희] 나 귀주 누나야
귀주 내 동생이라고
[귀주 모] 귀주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마
하던 대로 하면 돼
쉽지?
[동희의 한숨]
[동희] 엄마가 그딴 꿈 안 꿨으면 됐잖아!
그렇게 꿈꾸고 싶어 하더니
그렇게 꿈으로 미래를 훔쳐 대더니
나만 욕심부렸어?
엄마야말로 욕심부려서 지금 벌받는 거 아니냐고
나 하나만 이 꼴로 만들었으면 됐잖아
엄마 꿈이 귀주 죽이는 거야
엄마가!
[동희가 흐느낀다]
[동희가 훌쩍인다]
[그레이스] 언니, 울어?
[동희가 흐느낀다]
땀이야 [연신 훌쩍인다]
- 좀 쉬었다 하자 - [버튼 조작음]
[버튼 조작음]
[동희] 빨리 가
[다해] 이나야, 재밌어?
- [이나] 네! - [다해, 귀주의 웃음]
- [이나의 당황한 소리] - [다해] 조심해
[이나] 네
[계속되는 무거운 음악]
- [이나] 이거 어때요? - [다해] 어머, 귀여워
- [부드러운 음악] - [다해의 웃음]
나는
딴것도 봐 봐야겠다, 더 골라 봐
[귀주의 웃음]
예쁘다
[귀주의 고민하는 숨소리]
[이나] 이건 어때요?
[다해가 감탄하며] 너무 귀여워
아, 나는
이걸로 해야 되겠다, 어때?
[이나, 다해의 웃음]
- 나 골랐어 [웃음] - [귀주가 웃으며] 와
이것도 어울릴 거 같아, 이나야
- [다해] 써 봐, 써 봐 - [귀주] 한번 써 볼까?
- [다해가 웃으며] 아, 귀여워 - [귀주의 웃음]
자, 찍겠습니다
[귀주] 하나, 둘, 셋
- [다해의 웃음] - [카메라 셔터음]
- [귀주] 하나, 둘, 셋 - [다해] 여기인가? [웃음]
- [카메라 셔터음] - [다해의 웃음]
[풀벌레 울음]
- [똑똑 노크 소리] - [다해] 네
[귀주의 어색한 웃음]
왜 여기 있어?
그럼 어디 있어?
아이, 뭐
[귀주] 그, 아버지가 내 방 시트를 굳이 바꿔 주셨네
[씁 들이켜며] 그게 뭐 그, 구스? 구스…
어, 구스 같던데 [웃음]
난 여기가 편해
[귀주] 응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럼 잘 자
[탁 문 닫히는 소리]
어, 이나야 안 잤구나, 아직 [웃음]
그, 아빠는 잠깐 물 마시러 나왔다가 그…
[익살스러운 음악]
아, 그…
자, 잠깐 볼일…
[이나] 바보
[멀어지는 발소리]
결혼식 다시 하자
아유, 아, 싫어
[다해] 한 번 진하게 했으면 됐지
우리 혼인 신고부터 할까?
그런 게 필요해?
아니면 나 지금 이나가 태어난 시간으로 돌아갈게
- [차분한 음악] - 아니, 아니, 그건 안 돼
아, 왜 안 되는데?
[귀주] 난 지금 당장이라도 13년 전으로 돌아가서
널 구하고 싶단 말이야
반지도 끼워 주고 싶고
그 시간으로 돌아가는 건 좀 미뤄 두기로 했잖아
[다해] 우리가
진짜 가족이 되면
그때 가
아니, 언제까지 손님처럼 지낼 건데
뭐가 그렇게 급해, 응?
[다해] 음 형님 결혼식 먼저 치르고
우린 천천히, 응?
싫어?
[귀주의 한숨]
[실내에 흐르는 경쾌한 음악]
[호 부는 소리]
[거부하는 소리]
[그레이스] 아, 오늘은 좀 먹어
트레이너 관리 감독하에 허락해 주는 치팅 데이야
도다리는 잘 지내?
[동희] 그 사기꾼 안부는 나한테 묻지 말랬지
이왕 이렇게 된 거 잘해 줘라
[그레이스] 못된 시누이 짓 하지 말고
[동희] 동고동락했던 찜질방 식구들 다 떨구고
지 혼자 윤택한 삶을 누리고 있는데
넌 그런 말이 나오니?
그래도 동고동락하던 식구니까
[그레이스] 아, 뭐 시누이 짓 하려면 해
어차피 복덩어리는 도다리한테 가볍게 발릴걸?
- [흥미로운 음악] - [콜록거린다]
- 뭐라고? - [그레이스가 픽 웃는다]
[기침한다]
아, 문제는 엄마인데
엄마가 가만히 안 둘 거란 말이지
[형태] 시킨 거 준비는 다 됐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확인할게
정말 해?
[어두운 음악]
진심이야?
[일홍] 가겠다는데 배웅은 해 줘야지
[콰르릉 천둥소리]
[우르릉거리는 소리]
[귀주] 내 방에 비가 새는데?
침대로 물이 막 뚝뚝 떨어져
[익살스러운 음악]
아, 시간도 늦었는데 여기서 자야겠다
- [다해] 어머, 어머, 어딜, 어딜? - [귀주의 힘주는 소리]
[귀주] 진짜 가족은 어떤 건데, 어?
가족 그거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같이 먹고 자고 하면 그게 가족이지, 뭐
- [귀주의 편안한 소리] - [잔잔한 음악]
저기요
이 방은 베개가 좀 불편하다
[귀주] 내 방 베개는 구스인데
[쩝 입소리를 낸다]
- [귀주의 힘주는 소리] - [다해의 놀란 소리]
아, 그래, 이거야
아, 좋다
무거워?
좀
나는 목숨도 구해 줄 건데
팔베개도 못 해 주나? 응?
[피식 웃는다]
니 팔베개는 미래의 나한테 맡길게
[다해] 응?
미래에서 온 나한테
팔베개해 달라 그러라고
- [감성적인 음악] - [옅은 웃음]
나중에
이 시간으로 분명히 돌아올 거야
나 지금 되게 행복하거든
[귀주의 웃음]
[귀주의 편안한 숨소리] 너무 좋다
우리
[다해] 여행 갈까?
좋지, 가자
[귀주의 웃음]
[귀주의 편안한 숨소리]
[다해] 그래
그러자
[빗소리]
[콰르릉 천둥소리]
바다 놀러 가기 딱 좋은 날씨네 [웃음]
[다해] 어, 여기에 커피 있으면 더 좋겠다
[씁 들이켜는 숨소리]
[귀주] 잠깐만
- 커피 대신 - [다해] 어
음
- [귀주] 음 - [다해의 웃음]
- 맛있다 - [다해] 센스 있네
- [트럭 경적] - [귀주, 다해의 놀란 소리]
- [다해] 걱정 마 - [연신 울리는 트럭 경적]
[귀주] 아, 내가 운전한다니까
나 비 오는 날 운전하는 거 좋아해
근데 좀 으슬으슬하긴 하다
- 추워? - [다해] 응
아, 아니야, 아니야 나 뒤의 옷 좀
[안전벨트 경고음]
- [귀주] 내가 덮어 줄게 - 아이고
[다해] 고마워
이 옷 기억나?
[귀주] 어? 내가 사 준 옷
아, 사 줬다고?
- 돈 줬잖아 - [다해] 흠
옷 뜯어 놓고
아, 그때 웃었지?
나 안 웃었는데?
아닌데
[다해] 내가 그때 복귀주 웃는 거 처음 봤는데
[귀주] 이상한 여자가 들러붙어 가지고
굉장히 짜증 났는데?
[헛웃음]
돌아가서 확인해 봐 봐
[다해] 어? 할 수 있지?
좋아, 갔다 올게
다녀와
- [한숨] - [신비로운 효과음]
- 아, 내가 도와줄게요 - [귀주] 아…
[다해의 놀란 소리]
[웃음]
[다해] 줄래요?
[신비로운 효과음]
[다해] 봤어? 맞지?
- 웃었네 [웃음] - [다해의 웃음]
- 거봐 - [귀주] 미안
아, 근데 노란색 좋아하나 봐?
[다해] 아, 내가 진짜진짜 좋아하는 영화의
여자 주인공이 노란색 가디건을 입고 있었어
- 오 - [다해] 아, 그…
아, 꼭 이럴 때 제목이 생각이 안 나, 그
사진관 하는 남자랑 주차 단속 하는 여자
봤어?
- 아, 잠깐만 - [자동차 경적]
- [귀주] 아, 남자가 시한부 - [다해] 어, 어, 어
[귀주] 근데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리지
- [다해] 맞아, 맞아, 맞아 - 사진만 남기고, 이야
[다해] 그 남자가 찍어 준 사진에
여자가 노란색 가디건을 입고 있었거든
파란색 스웨터 아니고?
노란색이야
아이, 파란색이야
[다해] 아이 아, 노란색이야, 확실해
- [귀주] 아이, 파란색이라니까 - [다해] 에?
내가 그 영화를 몇 번을 봤는데
아, 내가 그 배우 얼마나 팬이었는데
내기할래?
[씁 들이켜는 숨소리]
- 소원 들어주기 - [다해] 콜
[차분한 음악]
- [귀주] 검색을 한번… - [다해] 아, 잠깐만, 잠깐만
그러면은 직접 가서 확인해 봐
아니, 그렇게 팬이었으면 직접 가서 확인해야지
씁, 그럴까?
[귀주] 이야, 고등학교 때 친구네서 봤었는데
나 원래 영화 보면서 운 적 없거든
- [다해] 응 - [귀주] 근데 그 영화 보면서
- 친구들이랑 엄청 울었어 - [다해의 웃음]
[귀주의 우는 시늉]
[다해] 좋네, 친구들도 한번 보고
좋아, 갔다 올게
다녀와
[신비로운 효과음]
[긴박한 음악]
- [타이어 마찰음] - [신비로운 효과음]
- [끼익거리는 소리] - 내가 이겼…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귀주] 다해야, 다해야
[쿵]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 [사이렌 소리] - [무전 작동음]
[어두운 음악]
동승자는 아무것도 못 봤대요
[경찰1] '눈 감았다 떠 보니까 이렇게 돼 버렸다'
그 말만 되풀이하고
[경찰2] 눈 깜빡할 사이에 사고가 터졌나 보지
충격으로 기억을 못 할 수도 있어
근데 충격을 받았다기엔 너무 멀쩡한데요
[경찰1] 긁힌 상처 하나 없어요
블랙박스도 고장 나 있고 좀 뭔가 이상한데
[경찰2] 원체 여기 눈비만 왔다 갔다 하면은 꼭 터져
실종자부터 찾아야지
[경찰1] 네
[경찰2의 한숨]
[경찰1] 자, 강둑 어귀 수풀까지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경찰들] 알겠습니다!
[경찰2] 위험합니다
[경찰1] 강가 쪽으로 좀 들어가서 하란 말이야, 들어가서!
작은 것 하나라도 발견되면 바로바로 보고할 수 있도록
- [경찰3]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 [경찰4] 죄송합니다
[귀주] 저기, 저기…
[멀리 사이렌 소리]
[경찰1] 작은 거 하나도 놓치지 말고 샅샅이 수색해!
[경찰들] 네!
[초조한 숨소리]
[경찰1] 아, 어떻게 됐어?
[경찰2] 찾고 있긴 한데
아무것도 안 나옵니다
[경찰1] 아, 여기서도?
[경찰2] 여기도 하나도 나온 게 없습니다
지금 물길 따라서 1번부터 4번까지 계속 찾고는 있는데
나오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경찰1] 아이, 저 사람 또 저러네 야, 뭐 해, 잡아
[경찰3] 아, 진짜 위험하다니까요, 예?
- 어? 아, 진짜 - [경찰1] 잡아, 잡아, 잡아!
- 잡아! - [경찰들의 힘주는 소리]
- [경찰3] 아, 위험하다고요 - [귀주가 소리 지른다]
- [귀주의 거친 숨소리] - [경찰1] 야, 잡아, 잡아!
[경찰들의 힘주는 소리]
[경찰3] 아, 들어가면 위험하다고요!
[경찰1] 야, 구급차 불러
[경찰3] 네
[경찰4] 찾았습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무거운 음악]
[경찰2] 실종자가 입고 있던 옷 맞습니까?
- [무전기 작동음] - [경찰1] 찾았습니다
[무전 속 말소리가 흘러나온다]
[흐느낀다]
[귀주가 계속 흐느낀다]
고생하셨어요, 복귀하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귀주의 한숨]
[풀벌레 울음]
[다가오는 발소리]
[귀주] 당신이지?
[귀주의 흥분한 숨소리]
당신이, 당신이 다해 그렇게 만든 거잖아, 어?
- 제발 말 좀 해 보라고, 씨! - [어두운 음악]
놔둬
[귀주의 거친 숨소리]
[일홍] 빗길에 미끄러졌다 들었는데
응
나한테 비를 뿌리는 초능력이라도 있었나?
사고로 위장했겠지
[일홍] 바로 옆에 계셨던 분은 뭐 했는데?
[귀주의 성난 숨소리]
차 밖으로 튕겨 나가 강물로 추락했다며
안전띠도 안 매 줬어?
비가 그렇게 오는데 어딜 끌고 간 건데?
운전까지 시키고
도대체 어느 부분이 내가 저지른 짓이라는 건지
[탁 내려놓는 소리]
[쓴 숨소리]
혼자만 멀쩡하게 살아 돌아와서
뭐?
얻다 뒤집어씌워
너 초능력자잖아
대체 뭐 했어?
왜 못 찾아
왜 막지 못했어!
[차분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탁 내려놓는 소리]
[귀주의 한숨]
너 또…
[귀주] 예
또예요
겨우 길을 찾았나 싶었는데
달라진 게 없네요
귀주야
이번엔 다를 줄 알고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귀주] 결국은 또 이 모양이에요
아무것도 못 해요
다해가 없어졌는데
[울먹인다]
왜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돌아가서 봐야 되는데
[흐느끼며] 다해 찾아야 되는데
[귀주가 흐느낀다]
[귀주의 연신 흐느끼는 소리]
[통화 연결음]
[한숨]
아줌마
[이나] 살아 있는 거죠?
말도 안 돼
[동희] 어떻게 7년 전이랑 똑같은 패턴으로
- [무거운 음악] - [한숨]
그러게
[귀주 부] 어떻게 이런 일이
[동희] 근데 솔직히
차라리 잘된 것 같기도 하고
씁, 말 좀 삼가해
아니, 도다해 그렇게 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동희] 이대로 귀주가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을 상실하면
귀주 안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귀주 미래가 바뀐 걸까요?
[귀주 모] 내가 어리석었다
우리 가족이 능력을 잃어버린 건
- 자연의 섭리였어 - [어두운 음악]
현대 사회에서
초능력이라는 게 더는 의미가 없는 거지
현대인의 질병에 걸려 능력을 잃었다는 게 그 증거야
이나가 능력 없이 태어난 것도 그렇고
자연스러운 도태 과정이야
[귀주] 능력에 그렇게 집착하시더니
- 갑자기 왜요? - [귀주 모] 나도 지쳤어
불면증은 조상님들이 내린 선물이었어
더는 꿈꾸지 말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너도 더는 과거로 돌아가려고 애쓸 거 없어
이제부터 현재를 살자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시간에 순응하면서 평범하게
더 이상은 뒤돌아보지 마
[동희의 한숨]
[잔잔한 음악]
[지한이 박수 치며] 이야
돌아왔네 우리 복동희, 어? [웃음]
야, 너무 이쁘다, 동희야
[옅은 웃음]
우리
결혼 좀 미룰까?
왜?
내 동생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동희] 기운 좀 차릴 때까지만, 응?
[지한] 근데 원래 그 동생분은 좀 우울하다고 하지 않았었나?
너무 남 일처럼 얘기한다?
아니
[지한] 나도 속상하니까 그렇지
청첩장도 다 돌렸고 식이 코앞인데
우리 비즈니스 문제도 얽혀 있고
- [휴대전화 진동음] - 잠시만
이거 봐, 나 핸드폰 불나는 거
우리 건물에 입점시킬 프랜차이즈 쪽인데
- 잠깐만 받고 올게, 응? - [차분한 음악]
네, 여보세요
- [문 닫히는 소리] - [답답한 숨소리]
[한숨]
[지한의 한숨]
[지한] 좀 안달 좀 부리지 마
오빠 어디 안 간다
샐러드 카페 하나 차려 줄 테니까
가게 이름 예쁘게 지어 놔 알겠어?
[시끄러운 폐차장 소음]
[직원] 저쪽이에요
[사장] 아, 저 아저씨 왜 남의 폐차장 와서
사고 난 차를 계속 찾아 대?
[직원] 저기요
[사장] 아저씨
이제 그만 좀 하시라니까, 예?
아, 글쎄, 몇 번을 말해요 그 차 폐차한 지가 언제인데
아, 우리도 바쁘니까 이제 좀 나가 주세요
야, 모시고 나가
- 이제 나오세요 - [직원] 위험한데 나가시죠
[사장] 경찰에 신고합니다 에헤, 참
[동희] 아! 아, 여기 계셨네!
[웃으며] 아, 안녕하세요
아유, 우리 사장님
제가 잘 데리고 나가겠습니다 제 동생이에요
[사장] 그럼 좀 빨리 좀 부탁합니다
[동희] 네, 네, 수고하세요
가세요 [웃음]
[한숨]
[차분한 음악]
아빠
이나야
[동희의 한숨]
[동희] 사고 난 차는 또 왜?
못 찾아
찾아서 달라질 것도 없고
다해 살아 있어
찾아 봤잖아
강바닥까지 샅샅이
어머니가 꿈을 꿨어
[귀주] 내가 다해 구하는 꿈
아직 그 꿈이 안 이뤄졌어
[동희] 엄마도 늙었어
복씨 집안 초능력은 대가 끊긴 거라고
[이나] 아니요
고모가 있잖아요
고모 이제 날 수 있죠?
고모가 찾아 줘요
차에 어떤 흔적이라도 있을지도 모르고
나?
[동희] 아 여기 오는 게 아니었는데, 쯧
[한숨]
[비장한 소리]
[심호흡]
[힘주는 숨소리]
- [동희의 힘주는 소리] - [신비로운 효과음]
[벅찬 숨소리]
[동희의 당황한 소리]
[동희의 한숨]
집에 가자
가자고
[귀주] 이나 데리고 가
적당히 좀 해, 너!
[동희] 너 너만 아픈 줄 알지?
- [무거운 음악] - 박살 난 집안 꼬라지는 안 보여?
너 다음 주에 니 누나 결혼하는 거 알고는 있니?
[동희의 속상한 숨소리]
우린 달라지지 않을 거야
영원히 이 모양, 이 꼴일 거라고
가자, 이나야
달라진 거 있어요
- [잔잔한 음악] - 그래도
내가 이만큼은 컸다는 거?
[이나] 아줌마는 처음으로 내가
눈 보는 게 무섭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아빠랑 나 마주 보게 해 준 것도 아줌마고
아줌마도 우리 가족이잖아요
그러니까 아빠가 아줌마 찾아 줘요
[한숨]
과거로 가요
아빠는 할 수 있어요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 [감성적인 음악] - [놀란 숨소리]
[다해] 이나야, 재밌어?
- [이나] 네! - [다해의 웃음]
다해야, 다해야
[귀주] 다해야, 다해야!
도다해!
[귀주의 가쁜 숨소리]
다해야, 다해야!
[가쁜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다해] 어머, 귀여워 [웃음]
[강조되는 효과음]
나는
딴것도 봐 봐야겠다, 더 골라 봐
다해야, 다해야!
[이나] 이건 어때요?
[다해] 너무 귀여워
아, 나는
이걸로 해야 되겠다, 어때?
[다해, 이나의 웃음]
[귀주] 혹시 다해가 눈을 피하는 거 같은 느낌 없었어?
- [차분한 음악] - 그러고 보니까
[이나] 아줌마랑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아줌마가 갑자기 속으로
애국가를 불렀어요
그땐 그냥 그게 웃겨서
같이 웃으면서 넘겼는데
뭘 숨기려고?
다른 시간도 떠올려 봐요
[긴장한 숨소리]
[귀주] 도다해
[잔잔한 음악]
[다해의 웃음]
정말로 와 줬네
왜 울고 있어?
나 팔베개해 주려고?
[귀주] 왜 울고 있냐고
[다해] 그냥
잠깐 악몽을 꿨어
[다해의 떨리는 숨소리]
[귀주] 내 말 똑바로 잘 들어
여행 가지 마
그리고 운전 같은 거 절대 하지 말고, 아니
차 타지도 마
절대로
왜, 무슨 일이야?
사고가 날 거야
[귀주] 바다로 가는 길에
빗길에 미끄러져서
니가
- [차분한 음악] - 니가…
[귀주의 떨리는 숨소리]
그러니까 내 말대로 해
절대 가면 안 돼
제발 아무 데도 가지 마
[귀주] 제발, 제발
제발, 다해야
절대 가면 안 돼
[귀주] 다해 어떻게 됐어?
뭐가요?
내가 다해한테 가서 말해 줬어 사고가 날 거라고
- [의미심장한 음악] - [이나] 진짜요?
[다급한 숨소리]
어…
[한숨]
[이나의 한숨]
[귀주]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분명히 말했어요?
[이나] 아줌마도 알아들었고?
[이나의 한숨]
이미 일어난 일은
바꿀 수가 없는 건가?
[한숨]
[이나] 좀 이상한데
아줌마는
사고가 날 걸 알고 있었다는 건데?
알고 있었다고?
알면서 왜…
[이나] 아저씨!
[이나의 다급한 숨소리]
얘기 좀 해요
- 아저씨 - [형태] 뭐야?
왜?
아저씨 뭐 아는 거 있죠?
아줌마가 뭘 숨긴 거예요?
[이나] 아줌마 사고 날 것도 알고 있었잖아요, 맞죠?
시끄러워, 꺼져
[이나] 아저씨
아저씨
[달칵]
[일홍의 헛기침]
[일홍] 다해가 뭐 숨긴 게 있었니?
꼬맹이 헛소리야
[의미심장한 음악]
시킨 일은 깔끔하게 잘 처리했지?
어
야, 그런데 이런 게 왔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일홍] 사고는 강에서 났는데
바다에는 왜 갔어?
시킨 일 처리하고 기분이 좀 그래서
바람이나 쐬려고
[호응하는 숨소리]
핸드폰
[일홍] 깨끗하네, 지나칠 정도로
[탁 내려놓는 소리]
- 차 빼 - [음악이 뚝 멈춘다]
- 어디 가게? - [일홍] 니가 갔던 바다
나도 바람 좀 쐬고 싶네
[이나] 아줌마 살아 있죠?
아저씨가 아줌마 죽인 거 아니죠?
- 아저씨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 - [문 여닫히는 소리]
[비밀스러운 음악]
꼬맹이
한 번만 더 얼쩡거리면
- [형태] 너도 죽는다 - [신비로운 효과음]
가자
[다급한 숨소리]
[이나] 아빠
아줌마 어디 있는지 알았어요
뭐?
아줌마 살아 있어요
[귀주의 떨리는 숨소리]
정말이야?
빨리요 먼저 아줌마를 찾아야 돼요
- [의미심장한 음악] - [귀주 모] 완벽하게 행복한 시간
도다해 씨가 우리 귀주한테 치는 마지막 사기가 되겠네
아니요, 행복하게는 안 돼요
복귀주 살리려면
[다해] 복귀주
제가 살릴게요
능력을 되찾아 준 것도 나였으니까
도로 거둬들이는 것도 나예요
과거로 못 가게 만들겠다는?
제가 복귀주한테 치는 마지막 사기는
행복한 시간이 아니라
불행한 시간이 될 거예요
[형태] 초능력자를 속인다고?
[다해] 삼촌이 도와주면 가능해
[형태] 복귀주는 과거로 가
사고 난 시간으로 돌아가면 다 들통날 텐데
사고 난 시간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
사고는
복귀주가 과거로 가 있는 사이에 일어날 거니까
[다해] 그리고 내가 그렇게 없어지면
과거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거야
내가 노리는 게 그거야
미래에서 왔었다며
[형태] 사고가 날 걸 말해 줬고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이
복귀주를 무너뜨릴 거야
[무거운 음악]
예전처럼 다시 우울해질 거야
복귀주가 13년 전으로 못 가면?
[형태] 넌 어떻게 되는데?
니가 소멸되는 거 아니야?
그 생각은 안 해?
[헛웃음]
손부터 점점 투명해지다가 사라질까 봐?
[다해의 헛웃음]
그건 영화나 그렇고
[다해] 뭐
[조르르 따르는 소리]
그냥 사라지는 것도 상관은 없고
[애잔한 음악]
[후 내뱉는 숨소리]
[탁 내려놓는 소리]
도와줘
내 마지막 사기
알았다
할게
고마워
-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 [귀주] 좋아, 갔다 올게
다녀와
[신비로운 효과음]
[타이어 마찰음]
[퍽퍽 내려치는 소리]
조심해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우당탕 부딪는 소리]
[어두운 음악]
[형태의 신음]
[다해] 삼촌, 삼촌, 괜찮아?
삼촌
- [차분한 음악] - [힘겨운 숨소리]
[형태] 좀 쫄았다
오랜만에 하는 거라
[안도하는 숨소리]
[힘주는 소리]
[끼익거리는 소리]
[무거운 음악]
[다해] 안녕, 복귀주
부디 불행하길
[차 문 닫히는 소리]
[자동차 시동음]
[형태] 괜찮아?
[다해] 응
가자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연신 끼익거리는 소리]
[이나가 울먹이며] 빨리요
찜질방 할머니보다 먼저 아줌마를 찾아야 돼요
[엔진 가속음]
- [갈매기 울음] - [파도 소리]
[다해의 한숨]
[아이] 가족이에요?
아니
[아이] 가족 맞는데?
가족 아닌데?
다신 안 볼 사람들인데
[아이] 아닌데
아까부터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 [잔잔한 음악]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긴장되는 음악]
[안내 음성] 경로를 이탈하여 재검색합니다
[내비게이션 작동음]
[엔진 가속음]
밟아
해 떨어진다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귀주의 가쁜 숨소리]
[아이] 거봐, 가족 맞네
[귀주] 어?
서울에서 온 언니 만나러 왔죠?
지금 그 언니 어디 있어?
[아이] 저기 바닷가요
- [차분한 음악] - 어, 고마워
[귀주] 다해야!
도다해!
도다해!
도다해!
다해야!
다해야!
도다해!
[동희] 귀주가 방에 없는데?
없어?
야, 또 그 강가에 간 거 아니야?
[이나] 아니요
실은
[달그락 놓는 소리]
아빠 아줌마한테 갔어요
뭐?
- 아줌마라니 - [어두운 음악]
도다해 말이냐?
찜질방 할머니 때문에 숨어 있었나 봐요
[동희]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럼 살아 있었어?
아니, 그걸 어떻게…
아빠가 과거로 돌아가서 봤는데…
[귀주 모] 과거로 돌아갔다고?
그럴 리가, 못 갔잖아
아빠 이제 괜찮아요
아줌마도 데려올 거고
- 그러니까 마음 놓… - [귀주 모] 아, 그러면 안 돼
- [어두운 음악] - 아, 그, 그러면 안 되는 거야
- [귀주 모의 힘겨운 소리] - [귀주 부] 어, 여보
- [동희] 엄마 - [귀주 부] 여보, 여보
[이나] 할머니 괜찮으세요?
[신비로운 효과음]
[둘의 가쁜 숨소리]
[귀주] 도다해
오지 마
- 뭐? - [다해] 왜 왔어?
니가 여길 왜 와, 왜!
넌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데?
[귀주] 나는
니가 그렇게 없어져서 나는
내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어떻게 찾았어?
멀쩡하게 살아 있었으면서
[귀주] 백 여사 때문이야?
그럼 나한텐 말을 했었어야지
설마
과거로 돌아가졌어?
도대체 뭐야?
[귀주] 왜 이런 짓을 꾸민 건데?
나한테 왜 그런 건데, 왜!
[다해] 니가
니가 죽어
[애잔한 음악]
[이나] 아빠가
죽어요?
[놀란 숨소리]
- 뭐? - [다해] 그러니까 돌아가
내 옆에 있으면 안 돼!
이나 옆에 있어 줘야지
같이 있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
이나한테 가
[다해의 거친 숨소리]
[귀주] 그러니까
[무거운 음악]
이 모든 게 내가 과거로 가는 걸 막으려고?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잔인한 거 아닌가?
내가 너 만나기 전에 어땠는지 알면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처음부터 안 만났으면 모를까
널 만나 버렸는데
너 만나서 다시 숨 쉬고 걷고 뛰고
겨우 나 같아졌는데
도로 다 뺏어 가 놓고 나한테 살라고?
그게 살아질까? 사는 걸까?
그렇게 이나 옆에 있는 게 무슨 의미인데, 어?
[다해] 그래
이나는 핑계인지도 몰라
사실 내 욕심이야
걷지도 뛰지도 못해도
겨우 숨만 붙어 있어도 좋으니까
그렇게라도
니가 살아 있어 주면 좋겠어
[잔잔한 음악]
그게 니가 없는 거보단 나으니까
니가 없는 건
그것만은 안 되겠어
머리 좋은 사기꾼인 줄 알았는데
바보였네
[다해가 흐느끼며] 가
나한테서 떨어져
가! 가
너도 못 하는 걸 나한테 견디라고?
[흐느낀다]
미안하지만 나도 너 없는 건 안 돼
[다해가 훌쩍인다]
내기는 내가 이겼어
[귀주] 소원 들어줘
[다해가 흐느낀다]
[다해] 복귀주
사랑해
[계속되는 잔잔한 음악]
- [귀주, 다해의 웃음] - [다해] 전 아직 안 끝났어요
다른 방법 찾을 거예요
미래를 바꿀 방법은 어디에도 없어
[귀주] 난 목숨 걸었어
그러니까 지금부터 다해 건드리는 사람
그게 누가 됐든
목숨을 걸어야 될 거야
[다해] 엄마한테 내가 기대한다고 전해 줘
[귀주] 아빠가 도다해 구하고
도다해가 우리 가족 구하고
니가 아빠 꿈 이뤄 주는 거야
얼른 와
[귀주] 끝인 것처럼 보여도 항상 그다음이 있어
[다해] 잘 먹겠습니다
[귀주] 내 행복한 시간으로
다 같이 행복해지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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