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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10

 [다해] 노란색이야

 

[귀주] 하, 파란색이야

 

[다해] 아이 아, 노란색이야, 확실해

 

- 아, 파란색이라니까 - [다해] 에?

 

내가 그 영화를 몇 번을 봤는데

 

아, 내가 그 배우 얼마나 팬이었는데

 

내기할래?

 

[씁 들이켜는 숨소리]

 

- 소원 들어주기 - [다해] 콜

 

- [귀주] 검색을… - [다해] 아, 잠깐만, 잠깐만

 

그러면은 직접 가서 확인해 봐

 

아니, 그렇게 팬이었으면 직접 가서 확인해야지

 

씁, 그럴까?

 

[귀주] 이야, 고등학교 때 친구네서 봤었는데

 

나 원래 영화 보면서 운 적 없거든

 

- [다해] 응 - [귀주] 근데 그 영화 보면서

 

- 친구들이랑 엄청 울었어 - [다해의 웃음]

 

[귀주의 우는 시늉]

 

[다해] 좋네, 친구들도 한번 보고

 

좋아, 갔다 올게

 

다녀와

 

[신비로운 효과음]

 

- [신비로운 효과음] - [끼익거리는 소리]

 

내가 이겼…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귀주] 다해야

 

다해야 [떨리는 숨소리]

 

- [쿵] - [귀주의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행복한 웃음]

 

[옅은 웃음]

 

[동희의 만족한 소리]

 

[귀주 부] 왔어요?

 

[동희의 헛웃음] 진짜 왔네

 

이 집안 사람 될 자격은 대충 갖췄네

 

뻔뻔하기가 초능력 수준이야

 

[귀주 모] 곧 집 나갈 사람이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결혼해서 니 가족 꾸린다며?

 

비아냥거릴 거면 니 집 가서 해라

 

앉아요, 신경 쓸 거 없어

 

[다해] 누님도 같이 앉으세요

 

'누님'?

 

[동희의 어이없는 웃음]

 

[동희] 어디서 누님이래

 

기본이 안 됐네

 

[귀주] 아, 누나

 

형님이라고 해야지

 

오늘은 호칭까지만 허락할게

 

겸상은 기대하지 마

 

[귀주] 가자

 

[차분한 음악]

 

왜 더 안 먹고?

 

[귀주] 아

 

현실감이 좀 떨어져 가지고요

 

이렇게 가족처럼 밥을 먹는 게

 

아버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와 계신 것도 그렇고

 

다해 받아 주신 것도 그렇고

 

[귀주의 의아한 숨소리]

 

다 너무 순조로워서 어리둥절하달까요 [웃음]

 

감사하기도 하고

 

[귀주 모] 꿈이 보여 준 운명은 거스를 수가 없지

 

[귀주 모] 꿈을 꿨어

 

시신 없이 장례식을 치르는 꿈

 

누구 장례식을…

 

복귀주

 

내 아들

 

[귀주 모] 13년 전 화재에서 도다해를 구하고

 

불길에 휩싸여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야

 

시체도 찾지 못한다고

 

그 시간이 기어코

 

끝내는

 

우리 귀주를…

 

아니

 

막으면 되잖아요, 막으면

 

꿈에서 본 미래는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어

 

그, 귀주 씨한테 말해야죠

 

그 시간으로 돌아가지 말라고

 

귀주는 죽을 걸 알고도 기꺼이 불구덩이에 뛰어들 놈이야

 

[허탈한 숨소리]

 

말도 안 돼

 

[다해] 그래도 어떻게든 설득해야죠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귀주 모] 이미 다 해 봤어 오래전에도

 

[차분한 음악]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꿈을 꿨지

 

별의별 짓을 다 해 봤어

 

하지만 발버둥 치면 칠수록 오히려 운명은 더 바짝 조여 왔어

 

비웃기라도 하듯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야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게 해 주는 거

 

원하는 거 다 하게 해 줄 거야

 

그게

 

사기꾼하고 결혼하는 거라도

 

들어와, 집으로

 

[다해] 아니요

 

이건 아니죠

 

복귀주가 나 때문에 죽는데 어떻게 복귀주 옆에 있어요

 

어떻게 그래요, 내가

 

사기꾼이잖아, 사기를 쳐

 

- [의미심장한 음악] - 뭐라고요?

 

완벽하게 행복한 시간

 

도다해 씨가 우리 귀주한테 치는 마지막 사기가 되겠네

 

- 여사님 - [귀주 모] 나라고 쉬울까?

 

내 아들이 도다해를 구하고 죽는데 도다해를 들이는 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주를 위해서야

 

제발

 

제발 부탁해

 

아, 이나는?

 

[다해] 학교 문제 잘 해결됐어?

 

[교사] 마지막으로 나온 게 누구야?

 

나?

 

니가 마지막에 나오지 않았어?

 

다 같이 체육관 나갔다가 너만 다시 들어갔잖아

 

- [학생1] 맞지? - [학생들] 응

 

- [혜림] 아, 아, 맞다 - [어두운 음악]

 

아니, 너네가 먹은 거 치우지도 않고 가서

 

그거 정리하느라 그랬지

 

[학생2] 헐, 뭐야?

 

[교사] 거짓말은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야

 

[떨리는 숨소리]

 

[혜림] 평소에 복이나 무시하고 비웃은 건 너네들이잖아

 

나 아니야, 나 아니라고

 

아씨, 나 진짜 아니라고

 

[교사] 혜림이만 남고 나머지는 가 봐

 

- [교사의 한숨] - [혜림] 쌤, 저 진짜 아니에요

 

복이나 거기 있는지도 몰랐어요 진짜예요

 

어쨌든

 

[교사] 거기 있던 누군가가 문을 잠근 건 분명한데

 

확실한 증거가 없고

 

또 이나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서 일단은 여기까지만 할 거야

 

그런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될 거다

 

알았지?

 

[학생1] 고혜림 소름

 

앞에서는 쿨한 척, 정의로운 척

 

아싸 챙겨 주는 척 다 하더니

 

와, 야, 창고에 가둬?

 

진짜 소름

 

근데 왜 그랬는지 알 거 같긴 하다

 

[학생들] 왜?

 

[학생2] 준우가 고백했던 상대가 복이나였대

 

[학생들의 놀란 소리]

 

- [학생3] 진짜? - [학생4] 와, 대박

 

[학생1] 야, 복이나, 한준우 걔네 공식 커플 됐잖아

 

질투심에 숨겼던 이빨을

 

확 드러낸 거지

 

- [학생5] 고혜림 개무서워 - [학생6] 그러니까, 가식 쩌네

 

[학생1] 난 걔 평소에도 어쩐지 좀 쎄했어

 

- [학생들의 비웃음] - 가자

 

[학생7] 이쁜 척, 착한 척은 다 하더니

 

[학생8] 야 아는 척하지 말자 [웃음]

 

[학생1] 대박, 진짜 가식 쩔어

 

[혜림] 넌 내 마음 알지?

 

내가 안 그랬어

 

[이나]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는

 

니 눈만 봐도 바로 알 수 있어

 

그래

 

우리는 눈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사이였잖아

 

- 근데 이제 보기 싫어 - [흥미로운 음악]

 

[이나] 니 눈

 

니 마음

 

[혜림] 뭐라고?

 

[이나] 그러게 들키지 말고 잘 좀 감추지 그랬어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다 알아 버렸잖아

 

삐뚤어진 니 마음

 

[준우] 복이나, 가자

 

[귀주] 저희 이사를 가면 어때요?

 

복씨 집안 대대로 살던 터전을 버리고?

 

집을 좀 줄이면 어떨까 하고요

 

[귀주] 이렇게 큰 집 감당할 형편 안 되잖아요, 우리

 

[한숨]

 

헬스장 건물은 누나가 맡아서 관리하라고 하고

 

- [차분한 음악] - 지금부터

 

어머니, 아버지, 이나

 

제가 챙길게요

 

[씁 들이켜는 숨소리]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귀주야

 

[귀주]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 귀주야 - [귀주 모] 그러자

 

귀주 말대로 하자고요

 

가자, 이사

 

[힘주는 소리]

 

[귀주 모의 한숨]

 

입 꽉 다물라고 했죠?

 

[귀주 부] 이 빌어먹을 연극 난 도저히 못 하겠어요

 

[작게] 목소리 낮춰요

 

아무것도 모르고 저렇게 철든 소리 하는데

 

[귀주 부의 한숨]

 

[귀주 부] 정말로 이사 갈 거예요?

 

어차피 이 집도 머지않아 폭삭 주저앉을 텐데

 

[귀주 부] 가려면은

 

아예 멀리 귀주 데리고 해외로 뜹시다

 

도다해한테서 뚝 떨어뜨려 놓자고요

 

막을 수 없으면 미루기라도 해 봐야죠

 

당신이 뭘 할 수 있는데?

 

[귀주 모] 우린 임시로 함께할 뿐이라는 거 잊지 말아요

 

귀주 보내고 나면 당신이랑 나도 끝이야

 

그때까지 귀주 아버지 노릇이나 똑바로 해요

 

[귀주 모의 떨리는 숨소리]

 

[귀주 부의 한숨]

 

[리드미컬한 음악이 흐른다]

 

[귀주 모] 비밀 지켜

 

- [동희의 떨리는 숨소리] - 귀주 잘 보내고 나면

 

- [무거운 음악] - 니가 그렇게 욕심부리던 건물

 

니 거야

 

엄마 지금 그런 말이 나와?

 

[동희] 나 귀주 누나야

 

귀주 내 동생이라고

 

[귀주 모] 귀주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마

 

하던 대로 하면 돼

 

쉽지?

 

[동희의 한숨]

 

[동희] 엄마가 그딴 꿈 안 꿨으면 됐잖아!

 

그렇게 꿈꾸고 싶어 하더니

 

그렇게 꿈으로 미래를 훔쳐 대더니

 

나만 욕심부렸어?

 

엄마야말로 욕심부려서 지금 벌받는 거 아니냐고

 

나 하나만 이 꼴로 만들었으면 됐잖아

 

엄마 꿈이 귀주 죽이는 거야

 

엄마가!

 

[동희가 흐느낀다]

 

[동희가 훌쩍인다]

 

[그레이스] 언니, 울어?

 

[동희가 흐느낀다]

 

땀이야 [연신 훌쩍인다]

 

- 좀 쉬었다 하자 - [버튼 조작음]

 

[버튼 조작음]

 

[동희] 빨리 가

 

[다해] 이나야, 재밌어?

 

- [이나] 네! - [다해, 귀주의 웃음]

 

- [이나의 당황한 소리] - [다해] 조심해

 

[이나] 네

 

[계속되는 무거운 음악]

 

- [이나] 이거 어때요? - [다해] 어머, 귀여워

 

- [부드러운 음악] - [다해의 웃음]

 

나는

 

딴것도 봐 봐야겠다, 더 골라 봐

 

[귀주의 웃음]

 

예쁘다

 

[귀주의 고민하는 숨소리]

 

[이나] 이건 어때요?

 

[다해가 감탄하며] 너무 귀여워

 

아, 나는

 

이걸로 해야 되겠다, 어때?

 

[이나, 다해의 웃음]

 

- 나 골랐어 [웃음] - [귀주가 웃으며] 와

 

이것도 어울릴 거 같아, 이나야

 

- [다해] 써 봐, 써 봐 - [귀주] 한번 써 볼까?

 

- [다해가 웃으며] 아, 귀여워 - [귀주의 웃음]

 

자, 찍겠습니다

 

[귀주] 하나, 둘, 셋

 

- [다해의 웃음] - [카메라 셔터음]

 

- [귀주] 하나, 둘, 셋 - [다해] 여기인가? [웃음]

 

- [카메라 셔터음] - [다해의 웃음]

 

[풀벌레 울음]

 

- [똑똑 노크 소리] - [다해] 네

 

[귀주의 어색한 웃음]

 

왜 여기 있어?

 

그럼 어디 있어?

 

아이, 뭐

 

[귀주] 그, 아버지가 내 방 시트를 굳이 바꿔 주셨네

 

[씁 들이켜며] 그게 뭐 그, 구스? 구스…

 

어, 구스 같던데 [웃음]

 

난 여기가 편해

 

[귀주] 응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럼 잘 자

 

[탁 문 닫히는 소리]

 

어, 이나야 안 잤구나, 아직 [웃음]

 

그, 아빠는 잠깐 물 마시러 나왔다가 그…

 

[익살스러운 음악]

 

아, 그…

 

자, 잠깐 볼일…

 

[이나] 바보

 

[멀어지는 발소리]

 

결혼식 다시 하자

 

아유, 아, 싫어

 

[다해] 한 번 진하게 했으면 됐지

 

우리 혼인 신고부터 할까?

 

그런 게 필요해?

 

아니면 나 지금 이나가 태어난 시간으로 돌아갈게

 

- [차분한 음악] - 아니, 아니, 그건 안 돼

 

아, 왜 안 되는데?

 

[귀주] 난 지금 당장이라도 13년 전으로 돌아가서

 

널 구하고 싶단 말이야

 

반지도 끼워 주고 싶고

 

그 시간으로 돌아가는 건 좀 미뤄 두기로 했잖아

 

[다해] 우리가

 

진짜 가족이 되면

 

그때 가

 

아니, 언제까지 손님처럼 지낼 건데

 

뭐가 그렇게 급해, 응?

 

[다해] 음 형님 결혼식 먼저 치르고

 

우린 천천히, 응?

 

싫어?

 

[귀주의 한숨]

 

[실내에 흐르는 경쾌한 음악]

 

[호 부는 소리]

 

[거부하는 소리]

 

[그레이스] 아, 오늘은 좀 먹어

 

트레이너 관리 감독하에 허락해 주는 치팅 데이야

 

도다리는 잘 지내?

 

[동희] 그 사기꾼 안부는 나한테 묻지 말랬지

 

이왕 이렇게 된 거 잘해 줘라

 

[그레이스] 못된 시누이 짓 하지 말고

 

[동희] 동고동락했던 찜질방 식구들 다 떨구고

 

지 혼자 윤택한 삶을 누리고 있는데

 

넌 그런 말이 나오니?

 

그래도 동고동락하던 식구니까

 

[그레이스] 아, 뭐 시누이 짓 하려면 해

 

어차피 복덩어리는 도다리한테 가볍게 발릴걸?

 

- [흥미로운 음악] - [콜록거린다]

 

- 뭐라고? - [그레이스가 픽 웃는다]

 

[기침한다]

 

아, 문제는 엄마인데

 

엄마가 가만히 안 둘 거란 말이지

 

[형태] 시킨 거 준비는 다 됐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확인할게

 

정말 해?

 

[어두운 음악]

 

진심이야?

 

[일홍] 가겠다는데 배웅은 해 줘야지

 

[콰르릉 천둥소리]

 

[우르릉거리는 소리]

 

[귀주] 내 방에 비가 새는데?

 

침대로 물이 막 뚝뚝 떨어져

 

[익살스러운 음악]

 

아, 시간도 늦었는데 여기서 자야겠다

 

- [다해] 어머, 어머, 어딜, 어딜? - [귀주의 힘주는 소리]

 

[귀주] 진짜 가족은 어떤 건데, 어?

 

가족 그거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같이 먹고 자고 하면 그게 가족이지, 뭐

 

- [귀주의 편안한 소리] - [잔잔한 음악]

 

저기요

 

이 방은 베개가 좀 불편하다

 

[귀주] 내 방 베개는 구스인데

 

[쩝 입소리를 낸다]

 

- [귀주의 힘주는 소리] - [다해의 놀란 소리]

 

아, 그래, 이거야

 

아, 좋다

 

무거워?

 

 

나는 목숨도 구해 줄 건데

 

팔베개도 못 해 주나? 응?

 

[피식 웃는다]

 

니 팔베개는 미래의 나한테 맡길게

 

[다해] 응?

 

미래에서 온 나한테

 

팔베개해 달라 그러라고

 

- [감성적인 음악] - [옅은 웃음]

 

나중에

 

이 시간으로 분명히 돌아올 거야

 

나 지금 되게 행복하거든

 

[귀주의 웃음]

 

[귀주의 편안한 숨소리] 너무 좋다

 

우리

 

[다해] 여행 갈까?

 

좋지, 가자

 

[귀주의 웃음]

 

[귀주의 편안한 숨소리]

 

[다해] 그래

 

그러자

 

[빗소리]

 

[콰르릉 천둥소리]

 

바다 놀러 가기 딱 좋은 날씨네 [웃음]

 

[다해] 어, 여기에 커피 있으면 더 좋겠다

 

[씁 들이켜는 숨소리]

 

[귀주] 잠깐만

 

- 커피 대신 - [다해] 어

 

 

- [귀주] 음 - [다해의 웃음]

 

- 맛있다 - [다해] 센스 있네

 

- [트럭 경적] - [귀주, 다해의 놀란 소리]

 

- [다해] 걱정 마 - [연신 울리는 트럭 경적]

 

[귀주] 아, 내가 운전한다니까

 

나 비 오는 날 운전하는 거 좋아해

 

근데 좀 으슬으슬하긴 하다

 

- 추워? - [다해] 응

 

아, 아니야, 아니야 나 뒤의 옷 좀

 

[안전벨트 경고음]

 

- [귀주] 내가 덮어 줄게 - 아이고

 

[다해] 고마워

 

이 옷 기억나?

 

[귀주] 어? 내가 사 준 옷

 

아, 사 줬다고?

 

- 돈 줬잖아 - [다해] 흠

 

옷 뜯어 놓고

 

아, 그때 웃었지?

 

나 안 웃었는데?

 

아닌데

 

[다해] 내가 그때 복귀주 웃는 거 처음 봤는데

 

[귀주] 이상한 여자가 들러붙어 가지고

 

굉장히 짜증 났는데?

 

[헛웃음]

 

돌아가서 확인해 봐 봐

 

[다해] 어? 할 수 있지?

 

좋아, 갔다 올게

 

다녀와

 

- [한숨] - [신비로운 효과음]

 

- 아, 내가 도와줄게요 - [귀주] 아…

 

[다해의 놀란 소리]

 

[웃음]

 

[다해] 줄래요?

 

[신비로운 효과음]

 

[다해] 봤어? 맞지?

 

- 웃었네 [웃음] - [다해의 웃음]

 

- 거봐 - [귀주] 미안

 

아, 근데 노란색 좋아하나 봐?

 

[다해] 아, 내가 진짜진짜 좋아하는 영화의

 

여자 주인공이 노란색 가디건을 입고 있었어

 

- 오 - [다해] 아, 그…

 

아, 꼭 이럴 때 제목이 생각이 안 나, 그

 

사진관 하는 남자랑 주차 단속 하는 여자

 

봤어?

 

- 아, 잠깐만 - [자동차 경적]

 

- [귀주] 아, 남자가 시한부 - [다해] 어, 어, 어

 

[귀주] 근데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리지

 

- [다해] 맞아, 맞아, 맞아 - 사진만 남기고, 이야

 

[다해] 그 남자가 찍어 준 사진에

 

여자가 노란색 가디건을 입고 있었거든

 

파란색 스웨터 아니고?

 

노란색이야

 

아이, 파란색이야

 

[다해] 아이 아, 노란색이야, 확실해

 

- [귀주] 아이, 파란색이라니까 - [다해] 에?

 

내가 그 영화를 몇 번을 봤는데

 

아, 내가 그 배우 얼마나 팬이었는데

 

내기할래?

 

[씁 들이켜는 숨소리]

 

- 소원 들어주기 - [다해] 콜

 

[차분한 음악]

 

- [귀주] 검색을 한번… - [다해] 아, 잠깐만, 잠깐만

 

그러면은 직접 가서 확인해 봐

 

아니, 그렇게 팬이었으면 직접 가서 확인해야지

 

씁, 그럴까?

 

[귀주] 이야, 고등학교 때 친구네서 봤었는데

 

나 원래 영화 보면서 운 적 없거든

 

- [다해] 응 - [귀주] 근데 그 영화 보면서

 

- 친구들이랑 엄청 울었어 - [다해의 웃음]

 

[귀주의 우는 시늉]

 

[다해] 좋네, 친구들도 한번 보고

 

좋아, 갔다 올게

 

다녀와

 

[신비로운 효과음]

 

[긴박한 음악]

 

- [타이어 마찰음] - [신비로운 효과음]

 

- [끼익거리는 소리] - 내가 이겼…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귀주] 다해야, 다해야

 

[쿵]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 [사이렌 소리] - [무전 작동음]

 

[어두운 음악]

 

동승자는 아무것도 못 봤대요

 

[경찰1] '눈 감았다 떠 보니까 이렇게 돼 버렸다'

 

그 말만 되풀이하고

 

[경찰2] 눈 깜빡할 사이에 사고가 터졌나 보지

 

충격으로 기억을 못 할 수도 있어

 

근데 충격을 받았다기엔 너무 멀쩡한데요

 

[경찰1] 긁힌 상처 하나 없어요

 

블랙박스도 고장 나 있고 좀 뭔가 이상한데

 

[경찰2] 원체 여기 눈비만 왔다 갔다 하면은 꼭 터져

 

실종자부터 찾아야지

 

[경찰1] 네

 

[경찰2의 한숨]

 

[경찰1] 자, 강둑 어귀 수풀까지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경찰들] 알겠습니다!

 

[경찰2] 위험합니다

 

[경찰1] 강가 쪽으로 좀 들어가서 하란 말이야, 들어가서!

 

작은 것 하나라도 발견되면 바로바로 보고할 수 있도록

 

- [경찰3]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 [경찰4] 죄송합니다

 

[귀주] 저기, 저기…

 

[멀리 사이렌 소리]

 

[경찰1] 작은 거 하나도 놓치지 말고 샅샅이 수색해!

 

[경찰들] 네!

 

[초조한 숨소리]

 

[경찰1] 아, 어떻게 됐어?

 

[경찰2] 찾고 있긴 한데

 

아무것도 안 나옵니다

 

[경찰1] 아, 여기서도?

 

[경찰2] 여기도 하나도 나온 게 없습니다

 

지금 물길 따라서 1번부터 4번까지 계속 찾고는 있는데

 

나오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경찰1] 아이, 저 사람 또 저러네 야, 뭐 해, 잡아

 

[경찰3] 아, 진짜 위험하다니까요, 예?

 

- 어? 아, 진짜 - [경찰1] 잡아, 잡아, 잡아!

 

- 잡아! - [경찰들의 힘주는 소리]

 

- [경찰3] 아, 위험하다고요 - [귀주가 소리 지른다]

 

- [귀주의 거친 숨소리] - [경찰1] 야, 잡아, 잡아!

 

[경찰들의 힘주는 소리]

 

[경찰3] 아, 들어가면 위험하다고요!

 

[경찰1] 야, 구급차 불러

 

[경찰3] 네

 

[경찰4] 찾았습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무거운 음악]

 

[경찰2] 실종자가 입고 있던 옷 맞습니까?

 

- [무전기 작동음] - [경찰1] 찾았습니다

 

[무전 속 말소리가 흘러나온다]

 

[흐느낀다]

 

[귀주가 계속 흐느낀다]

 

고생하셨어요, 복귀하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귀주의 한숨]

 

[풀벌레 울음]

 

[다가오는 발소리]

 

[귀주] 당신이지?

 

[귀주의 흥분한 숨소리]

 

당신이, 당신이 다해 그렇게 만든 거잖아, 어?

 

- 제발 말 좀 해 보라고, 씨! - [어두운 음악]

 

놔둬

 

[귀주의 거친 숨소리]

 

[일홍] 빗길에 미끄러졌다 들었는데

 

 

나한테 비를 뿌리는 초능력이라도 있었나?

 

사고로 위장했겠지

 

[일홍] 바로 옆에 계셨던 분은 뭐 했는데?

 

[귀주의 성난 숨소리]

 

차 밖으로 튕겨 나가 강물로 추락했다며

 

안전띠도 안 매 줬어?

 

비가 그렇게 오는데 어딜 끌고 간 건데?

 

운전까지 시키고

 

도대체 어느 부분이 내가 저지른 짓이라는 건지

 

[탁 내려놓는 소리]

 

[쓴 숨소리]

 

혼자만 멀쩡하게 살아 돌아와서

 

뭐?

 

얻다 뒤집어씌워

 

너 초능력자잖아

 

대체 뭐 했어?

 

왜 못 찾아

 

왜 막지 못했어!

 

[차분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탁 내려놓는 소리]

 

[귀주의 한숨]

 

너 또…

 

[귀주] 예

 

또예요

 

겨우 길을 찾았나 싶었는데

 

달라진 게 없네요

 

귀주야

 

이번엔 다를 줄 알고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귀주] 결국은 또 이 모양이에요

 

아무것도 못 해요

 

다해가 없어졌는데

 

[울먹인다]

 

왜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돌아가서 봐야 되는데

 

[흐느끼며] 다해 찾아야 되는데

 

[귀주가 흐느낀다]

 

[귀주의 연신 흐느끼는 소리]

 

[통화 연결음]

 

[한숨]

 

아줌마

 

[이나] 살아 있는 거죠?

 

말도 안 돼

 

[동희] 어떻게 7년 전이랑 똑같은 패턴으로

 

- [무거운 음악] - [한숨]

 

그러게

 

[귀주 부] 어떻게 이런 일이

 

[동희] 근데 솔직히

 

차라리 잘된 것 같기도 하고

 

씁, 말 좀 삼가해

 

아니, 도다해 그렇게 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동희] 이대로 귀주가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을 상실하면

 

귀주 안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귀주 미래가 바뀐 걸까요?

 

[귀주 모] 내가 어리석었다

 

우리 가족이 능력을 잃어버린 건

 

- 자연의 섭리였어 - [어두운 음악]

 

현대 사회에서

 

초능력이라는 게 더는 의미가 없는 거지

 

현대인의 질병에 걸려 능력을 잃었다는 게 그 증거야

 

이나가 능력 없이 태어난 것도 그렇고

 

자연스러운 도태 과정이야

 

[귀주] 능력에 그렇게 집착하시더니

 

- 갑자기 왜요? - [귀주 모] 나도 지쳤어

 

불면증은 조상님들이 내린 선물이었어

 

더는 꿈꾸지 말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너도 더는 과거로 돌아가려고 애쓸 거 없어

 

이제부터 현재를 살자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시간에 순응하면서 평범하게

 

더 이상은 뒤돌아보지 마

 

[동희의 한숨]

 

[잔잔한 음악]

 

[지한이 박수 치며] 이야

 

돌아왔네 우리 복동희, 어? [웃음]

 

야, 너무 이쁘다, 동희야

 

[옅은 웃음]

 

우리

 

결혼 좀 미룰까?

 

왜?

 

내 동생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동희] 기운 좀 차릴 때까지만, 응?

 

[지한] 근데 원래 그 동생분은 좀 우울하다고 하지 않았었나?

 

너무 남 일처럼 얘기한다?

 

아니

 

[지한] 나도 속상하니까 그렇지

 

청첩장도 다 돌렸고 식이 코앞인데

 

우리 비즈니스 문제도 얽혀 있고

 

- [휴대전화 진동음] - 잠시만

 

이거 봐, 나 핸드폰 불나는 거

 

우리 건물에 입점시킬 프랜차이즈 쪽인데

 

- 잠깐만 받고 올게, 응? - [차분한 음악]

 

네, 여보세요

 

- [문 닫히는 소리] - [답답한 숨소리]

 

[한숨]

 

[지한의 한숨]

 

[지한] 좀 안달 좀 부리지 마

 

오빠 어디 안 간다

 

샐러드 카페 하나 차려 줄 테니까

 

가게 이름 예쁘게 지어 놔 알겠어?

 

[시끄러운 폐차장 소음]

 

[직원] 저쪽이에요

 

[사장] 아, 저 아저씨 왜 남의 폐차장 와서

 

사고 난 차를 계속 찾아 대?

 

[직원] 저기요

 

[사장] 아저씨

 

이제 그만 좀 하시라니까, 예?

 

아, 글쎄, 몇 번을 말해요 그 차 폐차한 지가 언제인데

 

아, 우리도 바쁘니까 이제 좀 나가 주세요

 

야, 모시고 나가

 

- 이제 나오세요 - [직원] 위험한데 나가시죠

 

[사장] 경찰에 신고합니다 에헤, 참

 

[동희] 아! 아, 여기 계셨네!

 

[웃으며] 아, 안녕하세요

 

아유, 우리 사장님

 

제가 잘 데리고 나가겠습니다 제 동생이에요

 

[사장] 그럼 좀 빨리 좀 부탁합니다

 

[동희] 네, 네, 수고하세요

 

가세요 [웃음]

 

[한숨]

 

[차분한 음악]

 

아빠

 

이나야

 

[동희의 한숨]

 

[동희] 사고 난 차는 또 왜?

 

못 찾아

 

찾아서 달라질 것도 없고

 

다해 살아 있어

 

찾아 봤잖아

 

강바닥까지 샅샅이

 

어머니가 꿈을 꿨어

 

[귀주] 내가 다해 구하는 꿈

 

아직 그 꿈이 안 이뤄졌어

 

[동희] 엄마도 늙었어

 

복씨 집안 초능력은 대가 끊긴 거라고

 

[이나] 아니요

 

고모가 있잖아요

 

고모 이제 날 수 있죠?

 

고모가 찾아 줘요

 

차에 어떤 흔적이라도 있을지도 모르고

 

나?

 

[동희] 아 여기 오는 게 아니었는데, 쯧

 

[한숨]

 

[비장한 소리]

 

[심호흡]

 

[힘주는 숨소리]

 

- [동희의 힘주는 소리] - [신비로운 효과음]

 

[벅찬 숨소리]

 

[동희의 당황한 소리]

 

[동희의 한숨]

 

집에 가자

 

가자고

 

[귀주] 이나 데리고 가

 

적당히 좀 해, 너!

 

[동희] 너 너만 아픈 줄 알지?

 

- [무거운 음악] - 박살 난 집안 꼬라지는 안 보여?

 

너 다음 주에 니 누나 결혼하는 거 알고는 있니?

 

[동희의 속상한 숨소리]

 

우린 달라지지 않을 거야

 

영원히 이 모양, 이 꼴일 거라고

 

가자, 이나야

 

달라진 거 있어요

 

- [잔잔한 음악] - 그래도

 

내가 이만큼은 컸다는 거?

 

[이나] 아줌마는 처음으로 내가

 

눈 보는 게 무섭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아빠랑 나 마주 보게 해 준 것도 아줌마고

 

아줌마도 우리 가족이잖아요

 

그러니까 아빠가 아줌마 찾아 줘요

 

[한숨]

 

과거로 가요

 

아빠는 할 수 있어요

 

[신비로운 효과음]

 

[신비로운 효과음]

 

- [감성적인 음악] - [놀란 숨소리]

 

[다해] 이나야, 재밌어?

 

- [이나] 네! - [다해의 웃음]

 

다해야, 다해야

 

[귀주] 다해야, 다해야!

 

도다해!

 

[귀주의 가쁜 숨소리]

 

다해야, 다해야!

 

[가쁜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다해] 어머, 귀여워 [웃음]

 

[강조되는 효과음]

 

나는

 

딴것도 봐 봐야겠다, 더 골라 봐

 

다해야, 다해야!

 

[이나] 이건 어때요?

 

[다해] 너무 귀여워

 

아, 나는

 

이걸로 해야 되겠다, 어때?

 

[다해, 이나의 웃음]

 

[귀주] 혹시 다해가 눈을 피하는 거 같은 느낌 없었어?

 

- [차분한 음악] - 그러고 보니까

 

[이나] 아줌마랑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아줌마가 갑자기 속으로

 

애국가를 불렀어요

 

그땐 그냥 그게 웃겨서

 

같이 웃으면서 넘겼는데

 

뭘 숨기려고?

 

다른 시간도 떠올려 봐요

 

[긴장한 숨소리]

 

[귀주] 도다해

 

[잔잔한 음악]

 

[다해의 웃음]

 

정말로 와 줬네

 

왜 울고 있어?

 

나 팔베개해 주려고?

 

[귀주] 왜 울고 있냐고

 

[다해] 그냥

 

잠깐 악몽을 꿨어

 

[다해의 떨리는 숨소리]

 

[귀주] 내 말 똑바로 잘 들어

 

여행 가지 마

 

그리고 운전 같은 거 절대 하지 말고, 아니

 

차 타지도 마

 

절대로

 

왜, 무슨 일이야?

 

사고가 날 거야

 

[귀주] 바다로 가는 길에

 

빗길에 미끄러져서

 

니가

 

- [차분한 음악] - 니가…

 

[귀주의 떨리는 숨소리]

 

그러니까 내 말대로 해

 

절대 가면 안 돼

 

제발 아무 데도 가지 마

 

[귀주] 제발, 제발

 

제발, 다해야

 

절대 가면 안 돼

 

[귀주] 다해 어떻게 됐어?

 

뭐가요?

 

내가 다해한테 가서 말해 줬어 사고가 날 거라고

 

- [의미심장한 음악] - [이나] 진짜요?

 

[다급한 숨소리]

 

어…

 

[한숨]

 

[이나의 한숨]

 

[귀주]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분명히 말했어요?

 

[이나] 아줌마도 알아들었고?

 

[이나의 한숨]

 

이미 일어난 일은

 

바꿀 수가 없는 건가?

 

[한숨]

 

[이나] 좀 이상한데

 

아줌마는

 

사고가 날 걸 알고 있었다는 건데?

 

알고 있었다고?

 

알면서 왜…

 

[이나] 아저씨!

 

[이나의 다급한 숨소리]

 

얘기 좀 해요

 

- 아저씨 - [형태] 뭐야?

 

왜?

 

아저씨 뭐 아는 거 있죠?

 

아줌마가 뭘 숨긴 거예요?

 

[이나] 아줌마 사고 날 것도 알고 있었잖아요, 맞죠?

 

시끄러워, 꺼져

 

[이나] 아저씨

 

아저씨

 

[달칵]

 

[일홍의 헛기침]

 

[일홍] 다해가 뭐 숨긴 게 있었니?

 

꼬맹이 헛소리야

 

[의미심장한 음악]

 

시킨 일은 깔끔하게 잘 처리했지?

 

 

야, 그런데 이런 게 왔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일홍] 사고는 강에서 났는데

 

바다에는 왜 갔어?

 

시킨 일 처리하고 기분이 좀 그래서

 

바람이나 쐬려고

 

[호응하는 숨소리]

 

핸드폰

 

[일홍] 깨끗하네, 지나칠 정도로

 

[탁 내려놓는 소리]

 

- 차 빼 - [음악이 뚝 멈춘다]

 

- 어디 가게? - [일홍] 니가 갔던 바다

 

나도 바람 좀 쐬고 싶네

 

[이나] 아줌마 살아 있죠?

 

아저씨가 아줌마 죽인 거 아니죠?

 

- 아저씨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 - [문 여닫히는 소리]

 

[비밀스러운 음악]

 

꼬맹이

 

한 번만 더 얼쩡거리면

 

- [형태] 너도 죽는다 - [신비로운 효과음]

 

가자

 

[다급한 숨소리]

 

[이나] 아빠

 

아줌마 어디 있는지 알았어요

 

뭐?

 

아줌마 살아 있어요

 

[귀주의 떨리는 숨소리]

 

정말이야?

 

빨리요 먼저 아줌마를 찾아야 돼요

 

- [의미심장한 음악] - [귀주 모] 완벽하게 행복한 시간

 

도다해 씨가 우리 귀주한테 치는 마지막 사기가 되겠네

 

아니요, 행복하게는 안 돼요

 

복귀주 살리려면

 

[다해] 복귀주

 

제가 살릴게요

 

능력을 되찾아 준 것도 나였으니까

 

도로 거둬들이는 것도 나예요

 

과거로 못 가게 만들겠다는?

 

제가 복귀주한테 치는 마지막 사기는

 

행복한 시간이 아니라

 

불행한 시간이 될 거예요

 

[형태] 초능력자를 속인다고?

 

[다해] 삼촌이 도와주면 가능해

 

[형태] 복귀주는 과거로 가

 

사고 난 시간으로 돌아가면 다 들통날 텐데

 

사고 난 시간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

 

사고는

 

복귀주가 과거로 가 있는 사이에 일어날 거니까

 

[다해] 그리고 내가 그렇게 없어지면

 

과거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거야

 

내가 노리는 게 그거야

 

미래에서 왔었다며

 

[형태] 사고가 날 걸 말해 줬고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이

 

복귀주를 무너뜨릴 거야

 

[무거운 음악]

 

예전처럼 다시 우울해질 거야

 

복귀주가 13년 전으로 못 가면?

 

[형태] 넌 어떻게 되는데?

 

니가 소멸되는 거 아니야?

 

그 생각은 안 해?

 

[헛웃음]

 

손부터 점점 투명해지다가 사라질까 봐?

 

[다해의 헛웃음]

 

그건 영화나 그렇고

 

[다해] 뭐

 

[조르르 따르는 소리]

 

그냥 사라지는 것도 상관은 없고

 

[애잔한 음악]

 

[후 내뱉는 숨소리]

 

[탁 내려놓는 소리]

 

도와줘

 

내 마지막 사기

 

알았다

 

할게

 

고마워

 

-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 [귀주] 좋아, 갔다 올게

 

다녀와

 

[신비로운 효과음]

 

[타이어 마찰음]

 

[퍽퍽 내려치는 소리]

 

조심해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우당탕 부딪는 소리]

 

[어두운 음악]

 

[형태의 신음]

 

[다해] 삼촌, 삼촌, 괜찮아?

 

삼촌

 

- [차분한 음악] - [힘겨운 숨소리]

 

[형태] 좀 쫄았다

 

오랜만에 하는 거라

 

[안도하는 숨소리]

 

[힘주는 소리]

 

[끼익거리는 소리]

 

[무거운 음악]

 

[다해] 안녕, 복귀주

 

부디 불행하길

 

[차 문 닫히는 소리]

 

[자동차 시동음]

 

[형태] 괜찮아?

 

[다해] 응

 

가자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연신 끼익거리는 소리]

 

[이나가 울먹이며] 빨리요

 

찜질방 할머니보다 먼저 아줌마를 찾아야 돼요

 

[엔진 가속음]

 

- [갈매기 울음] - [파도 소리]

 

[다해의 한숨]

 

[아이] 가족이에요?

 

아니

 

[아이] 가족 맞는데?

 

가족 아닌데?

 

다신 안 볼 사람들인데

 

[아이] 아닌데

 

아까부터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 [잔잔한 음악]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긴장되는 음악]

 

[안내 음성] 경로를 이탈하여 재검색합니다

 

[내비게이션 작동음]

 

[엔진 가속음]

 

밟아

 

해 떨어진다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귀주의 가쁜 숨소리]

 

[아이] 거봐, 가족 맞네

 

[귀주] 어?

 

서울에서 온 언니 만나러 왔죠?

 

지금 그 언니 어디 있어?

 

[아이] 저기 바닷가요

 

- [차분한 음악] - 어, 고마워

 

[귀주] 다해야!

 

도다해!

 

도다해!

 

도다해!

 

다해야!

 

다해야!

 

도다해!

 

[동희] 귀주가 방에 없는데?

 

없어?

 

야, 또 그 강가에 간 거 아니야?

 

[이나] 아니요

 

실은

 

[달그락 놓는 소리]

 

아빠 아줌마한테 갔어요

 

뭐?

 

- 아줌마라니 - [어두운 음악]

 

도다해 말이냐?

 

찜질방 할머니 때문에 숨어 있었나 봐요

 

[동희]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럼 살아 있었어?

 

아니, 그걸 어떻게…

 

아빠가 과거로 돌아가서 봤는데…

 

[귀주 모] 과거로 돌아갔다고?

 

그럴 리가, 못 갔잖아

 

아빠 이제 괜찮아요

 

아줌마도 데려올 거고

 

- 그러니까 마음 놓… - [귀주 모] 아, 그러면 안 돼

 

- [어두운 음악] - 아, 그, 그러면 안 되는 거야

 

- [귀주 모의 힘겨운 소리] - [귀주 부] 어, 여보

 

- [동희] 엄마 - [귀주 부] 여보, 여보

 

[이나] 할머니 괜찮으세요?

 

[신비로운 효과음]

 

[둘의 가쁜 숨소리]

 

[귀주] 도다해

 

오지 마

 

- 뭐? - [다해] 왜 왔어?

 

니가 여길 왜 와, 왜!

 

넌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데?

 

[귀주] 나는

 

니가 그렇게 없어져서 나는

 

내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어떻게 찾았어?

 

멀쩡하게 살아 있었으면서

 

[귀주] 백 여사 때문이야?

 

그럼 나한텐 말을 했었어야지

 

설마

 

과거로 돌아가졌어?

 

도대체 뭐야?

 

[귀주] 왜 이런 짓을 꾸민 건데?

 

나한테 왜 그런 건데, 왜!

 

[다해] 니가

 

니가 죽어

 

[애잔한 음악]

 

[이나] 아빠가

 

죽어요?

 

[놀란 숨소리]

 

- 뭐? - [다해] 그러니까 돌아가

 

내 옆에 있으면 안 돼!

 

이나 옆에 있어 줘야지

 

같이 있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

 

이나한테 가

 

[다해의 거친 숨소리]

 

[귀주] 그러니까

 

[무거운 음악]

 

이 모든 게 내가 과거로 가는 걸 막으려고?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잔인한 거 아닌가?

 

내가 너 만나기 전에 어땠는지 알면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처음부터 안 만났으면 모를까

 

널 만나 버렸는데

 

너 만나서 다시 숨 쉬고 걷고 뛰고

 

겨우 나 같아졌는데

 

도로 다 뺏어 가 놓고 나한테 살라고?

 

그게 살아질까? 사는 걸까?

 

그렇게 이나 옆에 있는 게 무슨 의미인데, 어?

 

[다해] 그래

 

이나는 핑계인지도 몰라

 

사실 내 욕심이야

 

걷지도 뛰지도 못해도

 

겨우 숨만 붙어 있어도 좋으니까

 

그렇게라도

 

니가 살아 있어 주면 좋겠어

 

[잔잔한 음악]

 

그게 니가 없는 거보단 나으니까

 

니가 없는 건

 

그것만은 안 되겠어

 

머리 좋은 사기꾼인 줄 알았는데

 

바보였네

 

[다해가 흐느끼며] 가

 

나한테서 떨어져

 

가! 가

 

너도 못 하는 걸 나한테 견디라고?

 

[흐느낀다]

 

미안하지만 나도 너 없는 건 안 돼

 

[다해가 훌쩍인다]

 

내기는 내가 이겼어

 

[귀주] 소원 들어줘

 

[다해가 흐느낀다]

 

[다해] 복귀주

 

사랑해

 

[계속되는 잔잔한 음악]

 

- [귀주, 다해의 웃음] - [다해] 전 아직 안 끝났어요

 

다른 방법 찾을 거예요

 

미래를 바꿀 방법은 어디에도 없어

 

[귀주] 난 목숨 걸었어

 

그러니까 지금부터 다해 건드리는 사람

 

그게 누가 됐든

 

목숨을 걸어야 될 거야

 

[다해] 엄마한테 내가 기대한다고 전해 줘

 

[귀주] 아빠가 도다해 구하고

 

도다해가 우리 가족 구하고

 

니가 아빠 꿈 이뤄 주는 거야

 

얼른 와

 

[귀주] 끝인 것처럼 보여도 항상 그다음이 있어

 

[다해] 잘 먹겠습니다

 

[귀주] 내 행복한 시간으로

 

다 같이 행복해지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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