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는 아닙니다만 8
어째서 또 그 꿈을…
[스륵 서랍 여는 소리]
[잘그랑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란 말인가?
[일홍] 그럼 협업을 제안하는 건가?
[귀주] 도다해랑 보낸 시간이 곧 타임 슬립 포인트니까
[흥미로운 음악]
거기다가 도다해 씨가 조금만 협조해 주면
내 능력에 제법 쓸모가 생기거든
우리가 얻는 쓸모는?
부동산, 복권
[귀주] 주식, 코인
미래를 훔치게 해 줄게요
도다해만 내준다면
[일홍] 다해를 내 달라니 그게 무슨 의미지?
정확히는 시간을 내 달라는 거지
이왕이면 행복한 시간
[그레이스] 뭐래
아, 오글거려
[일홍] 그러니까
둘의 행복을 빌어 달라 뭐, 이런 건가?
[귀주] 이 정도 거래 조건이면 그냥 거저드시라는 거 아닌가?
중요한 걸 깜빡했나 본데
오랜 시간 남몰래 부를 축적해 온
[일홍] 그쪽 집안의 비밀이 우리 손안에 있어
[그레이스] 내 말이
차라리 방송국에
'초능력 가족의 비밀을 폭로한다'
라고 협박해서
돈을 왕창 뜯어내는 게
훨씬 더 빠르겠다, 그치?
[피식 웃는다]
[귀주] 달랑 황금알 몇 개 얻자고
거위 배를 가르겠다면
그러시든가
[헛기침한다]
[일홍] 그러면
디테일한 조건을 좀 조율해 볼까?
- [어두운 음악] - [다해] 내 시간이야
시간을 내 준다는 게 말이 쉽지
필요하면 언제든 멋대로
내 시간을 정거장처럼 밟고 지나가겠다는 거 아니야
[일홍] 정거장 이용료를 내겠다잖아
초능력 겪어 봤어?
[다해] 눈앞에서 사라졌다 나타났다
언제인지도 모를 시간에서 불쑥불쑥 찾아오는데
꼭 귀신 보는 거 같다니까?
[다해의 헛웃음]
입맛대로 부릴 수 있을 거 같아?
초능력자를?
정신 차려
이용당하는 건 우리야
난 이용당해 주기 싫어
절대로
예, 수고하세요
[귀주의 한숨]
왜 저래?
[그레이스] 초능력 쪽쪽 빨아먹을 기회인데
[한숨]
[문소리]
뭘 바라고 이래?
[귀주] 간단한데
나랑 시간을 보내 주기만 하면 돼요
되도록 자주, 오래
[어이없는 숨소리]
- 누구 마음대로? - [귀주가 씁 들이켠다]
관계 재설정하자니까 말부터 까네
뭐, 그러자, 다해야
복귀주
- 다 끝났어 - [귀주] 응
그래서 말인데
우선 과거를 좀 돌이켜야겠어
우리가 끝났던 시간을
돌이킬 거야
[잔잔한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복귀주는?
[문 닫히는 소리]
[일홍] 니가 보냈어?
왜?
매주 복권 1등 당첨되는 황금알을 왜?
[어두운 음악]
세상 무서울 거 없는 녀석이
초능력이 무서울 리는 없고
왜 대체 말도 안 되는 선택을 계속하는 거지?
널 흔드는 게
- 혹시… - [다해] 좋아해, 복귀주
- [어두운 음악] - 그래, 흔들렸어
미쳤지
나도 내가 당황스러워
결혼도 그래서 엎었어
엄마가 그랬잖아
일할 때 감정 섞는 거 아니라고 살 낀다고
엄마도 비즈니스 파트너랑 감정 애매하게 타다가
3년 살고 나왔다며
[일홍] 그건 작품 할 때 얘기고
함정이면?
[다해] 지 등쳐 먹으려던 사기꾼한테
손 내미는 저의가 뭐겠어?
정신 똑바로 차려도 모자란데
나 그 남자 옆에서 안 흔들릴 자신이 없어
너한테 그 정도야, 그 남자가?
[한숨]
[헛웃음]
그러게
[다해] 미안해, 정리할게
그니까 엄마도 나 마음잡게 좀
도와줘
[문 여닫히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도어 록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
[안도하는 숨소리]
[문 열리는 소리]
[귀주 모] 쥐새끼가 드나들도록 아무것도 몰랐네
- [흥미로운 음악] - 도다해 말이에요
도대체 반지를 어떻게 훔쳤을까요?
금고 그거 한두 푼짜리도 아니고 비싸게 들였는데
당신이 청소하다가 열어 놓은 거 아니에요?
아… [생각하는 숨소리]
[귀주 모의 한숨]
- [귀주 부의 놀란 숨소리] - [귀주 모] 비밀번호 바꿔 놔요
나한텐 비밀번호도 안 가르쳐 줬으면서
[한숨]
[여자1] 자기들 찜질 몇 시까지 할 거야?
[다해] 여기요
[여자2] 채윤이 학원 끝나기 전엔 가야죠
- [여자1] 채윤이 몇 시에 끝나? - [여자2] 4시 반쯤?
감사합니다, 어서 오세요
- [여자3] 날도 더운데 사우나야 - [여자들의 말소리]
- [발랄한 음악] - [귀주] 아이고,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세요
- [여자4] 여기요 - [다해] 감사합니다
[귀주] 네, 어머님은 행운의 번호 77번
그리고 어머님은 팔팔하게 88번
그리고 어머님은 70번
네, 잠시만요
네, 여기 찜질복 받으시고
[후 내뱉는 숨소리]
[만족한 숨소리]
- [다해의 한숨] - 아
타임 슬립 정거장을 만들려고 하는 것뿐이야, 응
- [여자3] 처음 보는 이네 - [여자5] 새로 왔나?
[여자4] 신입이 센스가 없네
[다해] 주세요, 다시 드릴게요
[달그락 집는 소리]
- 여기요, 네 - [여자들의 흡족한 웃음]
[여자5] 감사합니다
- [여자3] 센스쟁이야, 수고해 - [다해의 웃음] 감사합니다
[귀주] 들어가세요
[다해] 감사합니다
홀수는 위 칸, 짝수는 아래 칸
키 큰 손님은 홀수
어르신들은 아래 칸 드리면 돼
[문 열리는 소리]
[여자6] 음 여기 오니까 다 만나네
[여자7] 아유, 그러니까, 나왔네
어서 오세요
- [문 닫히는 소리] - 행복한 시간 보내
[다해] 네 [웃음]
[여자7] 오늘은 내가 낼게
- [여자들의 옅은 탄성] - [여자8] 진짜? 아, 형님 짱
[웃으며] 안녕하세요
[드륵 의자 끄는 소리]
[귀주] 아, 밥 먹어야지
음?
와, 진짜 맛있다
식구가 하나 늘었구나
[그레이스] 누추한 밥상에 숟가락 잘도 꽂네, 귀하신 분이
응, 땡큐
엄마, 이렇게 안 도와준다고?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가 보자
[일홍] 여차하면 도와줄 가족이 있잖아
[귀주] 무슨 뜻?
모녀끼리 얘기, 밥 먹어
[그레이스] 오빠야, 이것 좀 봐 봐
- 뭐, '오빠야'? - [흥미진진한 음악]
그럼 형부여?
[그레이스] 결혼은 다 박살 난 마당에
이번 주 떡상 종목
지난주 도다리에게로 슈슈슝
할 수 있지?
[귀주의 헛기침] 뭐 오빠가 한번 해 볼까?
[귀주의 헛기침]
[귀주의 심호흡]
[신비로운 음악]
[귀주의 의아한 소리]
[옅은 신음]
- [음악이 잦아든다] - [씁 들이켜는 숨소리]
그, 지난주에는 별로 안 행복했나 본데
[귀주] 아무래도 파혼 이슈도 좀 있었고
[그레이스의 한숨]
행복이 참 중요한데 말이지 그지? 그…
- [그레이스의 헛기침] - 그…
이렇게 순순히 황금알을 먹여 주겠어?
[다해] 이 사람 우리 골탕 먹이는 거야
[멀어지는 발소리]
[귀주] 도다해가 영 협조를 안 해 주네?
밥 먹어
[일홍] 행복은 밥에서 나오는 거니까
[여자1] 아, 시원하다, 뭐 먹을까?
[여자2] 식혜, 식혜 때리자
- 계란도, 계란도 - [여자1] 콜
[귀주] 어?
어, 어디 가는 거야?
[다해] 일하러
[탁 내려놓는 소리]
[실내에 흐르는 우아한 음악]
[다해] 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종업원] 네
죄송합니다, 제가 좀 늦었네요
[한숨]
30분 늦으셨네요
[남자] 앉으세요
아, 따님 선물을 좀 고르느라
[헛기침]
이러실 필요는 없는데
제가 애들을 좋아해서요
근데 제가 딱 30분만 시간을 낸 거라
가 봐야 될 거 같아요
어머니하고 딱 30분만 앉아 있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솔직히 제가 결혼 생각이 없어요
[옅은 웃음]
저도예요
- [흥미로운 음악] - [다해] 아, 다행이네요
주일마다 권사님이
아드님 좀 만나 보라고 부탁하시는데
비혼주의라고 솔직히 말씀 못 드리겠더라고요
섭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셔서
[귀주의 헛기침]
감사합니다
아, 저는 괜찮으니까 먼저 가 보세요
커피 마시면서 좀 쉬다 갈게요
예
예, 그럼…
- [다해의 놀란 소리] - [쨍그랑]
[흥미로운 음악]
제가, 제가 그랬나요?
어머, 괜찮으세요?
[다해] 어, 위험해요 움직이지 마세요
가만히 계세요, 발 다치세요
- [귀주의 헛웃음] - [남자] 진짜 죄송합니다
제가 식사를 대접할 수 있을까요?
아니, 일단 신발부터 좀 사시고요
[다해] 다 됐어요 이제 가 보셔도 돼요
[다해의 한숨]
[귀주] 지금 보니까 와인도 내가 쏟은 게 아니었네
아
이 여자 세 번째 남편입니다
- 비혼주의시라고… - [다해] 네, 비혼주의요
[귀주] 결혼 문턱에서
파혼당했어요
[옅은 웃음]
[귀주의 한숨]
수고하셨어요
뭐 한 거야?
[다해] 세 번째 결혼은 망했고
네 번째 남편 물색해야지
[귀주] 이야, 그런 세기말 수법에 넘어오는 사람도 있나?
세 번째 남편도 홀랑 넘어오던데?
아, 그래도 나한테 이것보다는 진정성 있었지
그렇게 믿게 만드는 게 사기야
[다해] 제대로 걸려든 거지
[어이없는 숨소리]
나랑 보낸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도 너무 의미 부여 하지 마
사기에 홀려서 잠깐 회까닥한 거야
행복해서가 아니라
그러니까 나 말고 다른 시간 찾아
그쪽한테 진정으로 의미 있었던 행복한 시간 있을 거 아니야
응?
어, 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어머 - [흥미로운 음악]
- 어, 안녕하세요 - [차 문 닫히는 소리]
아, 저 기억 안 나세요?
저 아세요?
아, 네, 그, 바닷가에서
[어이없는 숨소리]
[다해] 아 아, 기억 안 나시는구나
그, 그…
해운대
[남자] 아, 아
아, 기억이
- 나네요 - [다해] 나시죠?
[다해의 웃음]
- 응? - [귀주] 응?
[여자] 우리 남편이랑 바다에서 뭐 했는데?
- [흥미진진한 음악] - 모래사장에서 불꽃놀이?
[다해] 아…
출장 간다더니 또 클럽 갔냐?
[여자] 새벽마다 내 남편한테 DM 보내는 게 너야? 어?
- 아, 저… - [귀주] 아이고, 죄송합니다
[어색한 웃음] 이 여자 세 번째 남편입니다, 예
파혼당했고요
[여자의 어이없는 숨소리]
아, 근데 주차를 이렇게 하시면은, 그…
- 뛰어, 뛰어, 뛰어 - [다해] 어, 죄송합니다
- [부드러운 음악] - [여자] 야, 이리 안 와?
- [남자의 말리는 소리] - 아유, 진짜
놔, 어?
[다해, 귀주의 가쁜 숨소리]
[귀주의 가쁜 숨소리]
[안도하는 숨소리]
[귀주의 웃음]
[가쁜 숨소리]
재밌냐?
나랑 저녁 같이 먹자, 다해야
싫어
아, 거래 안 할 거야?
그러지 말고 나랑 거래하자, 어?
[다해의 깊은 한숨]
시간당 천만 원
그럼 한번 생각해 보고
[한숨]
[멀어지는 발소리]
오케이
[한숨]
여기서 내가 제대로 걸려들었지
앉아
- [다해의 헛웃음] - [귀주] 아이…
딱 천만 원어치만 앉아
[풀벌레 울음]
혹시 내 생각 해 주는 거면 안 그래도 돼
[귀주] 지금부터 우리가 같이 있는 건
같이 있는 시간이 쓸모 있기 때문이야
[감성적인 음악]
- 철저히 비즈니스 - [조르르 따르는 소리]
[다해] 혹시 날 구할 생각이라면
안 그래도 돼
나도 찜질방 사람들이 쓸모 있으니까 같이 있는 거야
내가 선택한 가족이고
떠나고 싶으면 내가 떠나
[귀주] 아, 근데 어쩌다 그런 사람들이랑 가족이 된 거야?
어쩌다 그런 쓰레기들이랑 얽혀서
[다해] 범죄자의 길을 걷냐는 거지?
미안한데 나도 쓰레기야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시간
[귀주] 두발자전거 처음 타 봤을 때
팥빙수 처음 먹어 봤을 때
그건 사기 아니지?
그 말 할 때
진짜 행복해 보였거든
[다해] 다른 애들처럼 두발자전거를 타고 싶었어
그런데 다른 애들처럼
붙잡아 줄 엄마, 아빠가 없었어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한숨 쉬며] 혼자서 기어코 탔어
처절하게 행복했지
팥빙수는?
그냥 평범하고 촌스러운 옛날 팥빙수야
[다해] 저기 강원도 남강릉터미널 근처 제과점
나한테 주어진 것들이 고작
그렇게 하찮은 것들뿐이었어
잘난 초능력자께서는
처음부터 넘치게 다 가졌겠지?
그러니까 그런 자질구레한 행복이
진짜 행복처럼 보이나 봐
[귀주] 능력을 얻고 처음 배운 게 좌절인데
[강아지의 낑낑대는 소리]
나만 행복한 시간은
진짜 행복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그래서 소방관이 됐어
오래가진 못했지만
[다해의 헛웃음] 그렇게까지 기어코 누굴 구하고 싶나?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구해서 우월감을 느끼려고?
그거
전형적인 초능력자의 오만이야
[피식 웃는다]
그랬나?
[신비로운 효과음]
[음악이 잦아든다]
[다가오는 발소리]
[풀벌레 울음]
어, 화장실 갔어요 화장실 [어색한 웃음]
[신비로운 효과음]
[반장] 참, 아휴
꼴좋다, 어?
[귀주] 형
[강조되는 효과음]
[반장] 약 받으세요, 막내 놈아
아니, 너는 출동 첫날부터 쪽팔리게
- [잔잔한 음악] - 나무에서 떨어지기나 하고, 씨
아니, 다른 팀원들 준비도 안 됐는데
거기가 어디라고 막무가내로 기어올라 가?
너 뭐, 초능력이라도 있어?
그, 무사하대요?
몰라, 이 자식아
[반장] 어?
- [과거 귀주의 신음] - 앉아 있어
[아이 엄마] 정말 감사합니다
- [반장이 웃으며] 어 - [아이]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 엄마] 얘가 동생처럼 생각하는 고양이라서요
[반장] 어, 그랬구나, 어?
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그지?
[웃으며] 얘만 다치고
- [과거 귀주의 옅은 웃음] - 니가 지금 웃음이 나? 어?
지가 무슨 타잔도 아니고 거기가 어디라고, 어?
고무장갑 끼고 올라가겠다고, 그냥 엉거주춤해 갖고, 그냥
고양이가 지를 구하는지 지가 고양이를 구하는지
- [사람들의 웃음] - '해피야'
[과거 귀주] 아, 형 내가 언제 그랬어요, 형
[반장] 니가 안 했다고, 이렇게?
[과거 귀주가 웃으며] 아 오버 좀 하지 마요
[사람들의 웃음]
[어두운 음악]
아, 많이 모자라는데
[일홍] 야
이제 니 아빠 거 다 니 거니까 니가 갚아야 되겠다
일로 와 봐
일로 와 봐
[일홍의 코웃음]
[애잔한 음악]
사인해
[떨리는 숨소리]
누구세요?
[울먹이는 소리]
[계속되는 애잔한 음악]
[다해가 흐느낀다]
[연신 흐느끼는 소리]
[다해] 나 왔어요
귀주 오빠랑 행복한 시간 보냈어?
네 번째 남편 만나고 오는 길인데?
[다해] 권사님 아들
내 오더도 없이?
얼른 마음잡아야지
네 번째 결혼은 차질 없이 빠르게 진행시킬게
나 때문에 일정 많이 늦어졌잖아
세 번째 결혼을 끝으로 엄마랑 찢어지기로 했는데
[그레이스] 도다리 저거
혼자 딴마음 먹은 거 아니야?
아, 복귀주가 미래에서 황금알을 가져다줘도
도다리 눈에만 보인다는 거 아니야
엄마는 도다리 얼마나 믿어?
두 사람한테만 양가의 운명을 짊어지게 할 수는 없지
[어두운 음악]
가족들이 좀 거들자
아줌마는요?
[귀주] 이제 우리랑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했지?
[신비로운 효과음]
하루 종일 같이 있었구나
[귀주] 어?
또 그 꿈이네
뭔가 더 보일 거 같았는데
[힘겨운 소리]
여보, 나 물 좀
여보
[귀주 모] 여보!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구성진 음악이 흐른다]
[시원한 숨소리]
[여자] 오빠
가족들이 날 몰라준다고 너무 서운해할 거 없어요
원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제일 몰라
그래서 유명 성인들도
고향에서 인정 못 받은 거 알죠?
그 성인들 와이프는 그래도 사람들이 기억해 주잖아
[귀주 부] 차라리 나도 악처라도 될걸
그저 난
밝게 빛나는 사람의 등잔 밑 그늘
딱 그뿐이야
[여자] 오빠가 왜 등잔 밑이야
내 눈에는 오빠야말로 환한 등불인데
[옅은 웃음]
[여자의 편안한 숨소리]
[남자의 성난 소리]
- [여자] 어, 어머! - [긴장되는 음악]
니가 내 마누라 등불이냐? 어?
여보
[귀주 부] 아이, 저, 오해입니다
예, 저, 저는 저, 신 여사님과 함께
- 땀 흘리고 운동하는… - [신 여사 남편] 함께?
땀을 섞어? 땀을?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저
건전한 생활 체육인으로서 스포츠맨십을 나눴을 뿐이지
로맨스 그런 거는 전혀 예, 예, 깨끗합니다
- 뭐? - [귀주 부] 내 말이 맞죠?
신 여사님, 뭐라고 말 좀 해 봐요!
아, 어떡해
- [신 여사가 흐느낀다] - 집사람 건들지 마, 이 자식아!
스포츠맨십인지 로맨스인지
[신 여사 남편] 상간남으로 소송 걸 테니까
법정에서 따져 보자
[귀주 부의 힘겨운 소리]
나쁜 놈
여보, 일어나!
네
[귀주 부] 아니, 저, 안 돼요
저, 돈 드릴게요
소송만은 제발…
[동희의 미심쩍은 숨소리]
- [경쾌한 음악이 흐른다] - 분명 누가 민 거 같은데
- [마우스 조작음] - [동희] 뭐지?
[놀란 숨소리]
아하
[그레이스의 힘주는 소리]
- [그레이스의 한숨] - [어두운 음악]
[그레이스] 언니야
나 운동하러 왔는데 일일권 좀 끊어 줄래?
아무리 다녀 봐도
여기만큼 손님 없고 한가한 데가 없더라고
- 너였구나 - [마우스 조작음]
나 민 거
[그레이스] 응?
[동희의 인내하는 숨소리]
- [어색한 웃음] - [흥미진진한 음악]
- 아, 아, 아, CCTV, 씨 - [동희의 성난 소리]
[동희] 야, 일로 안 와?
[그레이스] 언니야 언니야, 언니야, 미안해
내가, 내가 진짜 미안해
아니, 난 언니가 멋지게 날 줄 알았지
- 이번 결혼식 날처럼! - [동희] 조용히 해
날면 뭐? 나는 거 찍어서 뭐 하게!
[둘의 성난 소리]
- [그레이스] 엄마야! - [동희] 야, 이리 안 와?
[그레이스의 다급한 숨소리]
거기 서라
- [그레이스] 저리 가! - [동희] 거기 서, 이씨
[그레이스의 다급한 소리]
[그레이스의 비명]
[동희의 힘주는 소리]
- [동희의 힘주는 소리] - [그레이스의 신음]
- [동희가 연신 힘준다] - [그레이스의 울먹이는 소리]
언니야 나 제발 한 번만 살려 줘라
- [동희의 힘주는 소리] - [그레이스의 비명]
내가 뭐든지 다 할게
[그레이스의 겁먹은 소리]
- [동희의 거친 숨소리] - [그레이스의 꺽꺽대는 소리]
[무거운 음악]
다 처음으로 돌려놔
[가쁜 숨소리]
[거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이렇게는 거래 성사가 어렵겠는데?
뭐가?
아니, 도다해가 너무 완강히 거부를 하니까
내가 일방적으로 다가가는 것도 한계가 있고, 어?
[한숨]
걱정 마
다해는 이 거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테니
[내려오는 발소리]
어디 가?
[다해] 어
오늘 만나는 신랑감은 불심이 깊어서
점심에 사찰 음식 먹을 듯?
갔다 오면 저녁에 고기 어때?
형태야
좀 도와줘라
둘이 행복한 시간 보내게
[흥미진진한 음악]
[귀주의 탄성]
[탁 치는 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
[형태] 좀 행복한가?
그닥
[형태] 큰일이군
- [후 부는 소리] - [발랄한 음악]
[후 부는 소리]
[헛기침]
좀 행복한가?
[귀주] 별로
[익살스러운 효과음]
[훅 부는 소리]
[흥미로운 음악]
[형태] 좀 행복한가?
전혀
[귀주] 같이 있는 사람이 내내 불행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형
팥빙수 사러 갈래요?
'형'?
[귀주] 도다해 인생 팥빙수
그거라도 사다 주면 좀 행복해질까 싶은데
[귀주의 옅은 헛기침]
- [비장한 효과음] - 앞장서
[다해] 지금?
거기가 어디라고…
잠깐 있어
아니…
[다해] 아, 잠깐으로 될 건 아닌 거 같은데
[밝은 음악]
[헛기침]
아직 도착 안 했나?
팥빙수 나왔습니다
아, 혹시 포장 가능할까요?
[사장] 아, 포장은 안 되는데요
[귀주] 아
그릇은 나중에 꼭 돌려드릴게요
[사장] 아, 예, 그러세요
[문 열리는 소리]
[사장의 어색한 웃음]
[귀주] 형
버스표 좀 끊어 줄래요?
내가?
아, 빨리
팥빙수 녹아요
아, 형
[의미심장한 음악]
[신비로운 음악]
- [다해] 거기가 어디라고… - [과거 귀주] 잠깐 있어
[다해] 아니…
아, 잠깐으로 될 건 아닌 거 같은데
- [한숨] - [다가오는 발소리]
- [밝은 음악] - [귀주] 와
[후 내쉬는 한숨]
[귀주] 겨우 따돌렸네
[콧노래]
[귀주의 헛기침]
인생 팥빙수, 맞지?
[다해] 응
좀 녹았나? [옅은 웃음]
[잔잔한 음악]
[라디오 속 음악이 흘러나온다]
[라디오 속 DJ의 말소리]
[노인] 계산요
아, 네
[노인] 요건 두 개로 계산해 줘요
[사장] 예, 예
[포스 조작음]
7천 원입니다
[옅은 웃음]
[노인] 우리
같이 먹고 갈까?
[잔잔한 음악]
[노인] 이것 좀 먹어 봐, 팥빙수
자
아유, 자
자, 어여 먹어
[옅은 웃음]
선재여고 학생이지?
테레비 뉴스에서 봤어
학교에 불이 나서…
아이고
얼마나 놀랐을까
아이고, 자, 얼른 먹어
[다해] 불행을 팔아야 겨우 조금 행복해졌어
그래서 좀 헷갈리네
불행한 시간이었는지 행복한 시간이었는지
귀주 씨한테
13년 전 그날 그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
나도 아는데, 근데
난 그날 내가 산 게 별로 안 고마웠거든
가진 것도 없이 쓸데없이 살아남아서
고달프기만 하고
그래서 그 사람 팔아서 사기 쳤나 봐
살려 준 거 화풀이하려고
집에 아직 내 물건 안 버렸지?
거기
나 구해 준 사람 유품이 있어
[어두운 음악]
선배 유품?
그분이 끼고 있던 반지
[다해] 유족들한테 전해 줘
[잔잔한 음악]
와
초능력이 이런 건가?
나도 과거로 돌아가졌네
[사각사각 섞는 소리]
[울먹이는 숨소리]
아, 아닌가?
과거에서 아직 한 발자국도 못 벗어난 건가?
[귀주의 한숨]
[훌쩍인다]
[다해의 한숨]
[귀주] 이번 주 1등이야, 23억
받아
기어코 엄마랑 손을 잡겠다는 거야?
니 거야, 이걸로 빚 갚아
[귀주] 불행 그만 팔고
꼭 팔아야겠으면 지금부터는
행복을 팔아
나한테, 시간당 천만 원
일단 가서 복권부터 사
8시 전엔 가야 돼, 알지?
[한숨]
[다해] 왜 이렇게까지…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정산하는 건데?
[귀주] 몇 번을 말하나?
철저히 비즈니스라고
[신비로운 효과음]
[잔잔한 음악]
[귀주의 한숨]
[귀주의 한숨]
- [흘러나오는 안내 방송] - [귀주] 형
버스표는 샀고?
[익살스러운 음악]
그릇 반납하고 올게
[멀어지는 발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왜?
분명히 있었는데
없어졌어
다시 돌아왔을 때는
팥빙수는 없었고
[형태] 그럼
팥빙수는 어디로…
[혼란한 숨소리]
[다해의 헛기침]
[긴장한 숨소리]
[신비로운 음악]
[놀란 숨소리]
[위풍당당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위풍당당한 음악]
[자동차 가속음]
[남자] 그럼 검토해 보시고 연락 주십시오
-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 아, 예,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연락드리겠습니다
[남자] 감사합니다
[지한] 조심히 들어가시고요, 네
[다가오는 발소리]
[기자] 복동희 씨
여기 사진 한번 부탁드릴게요
이쪽에 한번 서 주시겠어요?
[깊게 들이켜는 숨소리]
[매혹적인 음악]
[종업원] 실례합니다
[달그락 놓으며] 서비스로 드려요
- [지한] 네? - [종업원] 드세요
[지한] 아, 예, 감사합니다
[음미하는 숨소리]
[연신 울리는 카메라 셔터음]
[다가오는 발소리]
[옅은 웃음] 지한 씨
[동희] 어떻게 여기서 보네?
-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 동희야
[동희의 옅은 웃음]
[지한] 오늘따라
니 생각 많이 났는데
[옅은 웃음]
좀 앉을까, 우리?
- [동희] 응 - [지한] 야, 여기서 다 만나네
인연은 인연이다, 잠깐만
앉아
[지한의 한숨]
안 그래도 너한테
- 할 얘기가 있었거든 - [잔잔한 음악]
[옅은 웃음]
저…
[주저하는 숨소리]
이런 말 하기 좀 민망하네
뭔데?
괜찮아, 편하게 말해도 돼
우리
결혼
결혼?
[쑥스러운 웃음]
[긴장한 숨소리]
결혼하면
[지한] 물려준다는 그 500억 건물
[음악이 잦아든다]
그거 아직 유효해?
- [당황한 숨소리] - [어두운 음악]
그럼 [옅은 웃음]
유효하지
[동희의 가쁜 숨소리]
- [애잔한 음악] - [동희]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발이 안 떨어져
[동희의 가쁜 숨소리]
[힘겨운 소리]
아무리 바닥을 쳐도
여전히 바닥
[가쁜 숨소리]
언제쯤 날 수 있을까?
[동희의 가쁜 숨소리]
[동희의 힘겨운 소리]
[그레이스] 오늘 한 끼도 안 먹었지?
이거라도 마셔라
[가쁜 숨소리] 됐어
- [한숨] - [탁 내려놓는 소리]
[그레이스] 아, 이러다 진짜 골로 가, 어?
[동희의 가쁜 숨소리]
아…
[힘겨운 소리]
[그레이스의 놀란 소리]
[그레이스, 동희의 힘겨운 소리]
바닥 차다
나랑 딴 데 가서 눕자
[문 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동희의 편안한 숨소리]
[그레이스의 힘주는 소리]
[편안한 숨소리]
[그레이스의 한숨]
[어이없는 웃음]
[편안한 숨소리]
좀 낫지?
[동희] 응, 좀
[그레이스의 한숨]
아, 근데
그때 계단에선 왜 못 날았어?
[그레이스] 결혼식 땐 분명히 날았잖아
니 말대로
난 살덩어리잖아
아, 누가 언니보고 살덩어리래?
복덩어리
[그레이스] 쯧
걱정 마라, 언니야
내가 언니 살도 빼 주고
결혼도 시켜 줄게
[어이없는 숨소리]
니가?
500억 건물
사이좋게 나눠 먹자, 어때?
[한숨]
난 다 좋은데
[동희] 결정적으로
[흥미로운 음악]
니가 싫어
식혜
손 없냐?
[그레이스] 아, 씨
[학생들이 재잘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준우] 나 나간다
[어두운 음악]
[학생1] 어?
나 방금 어디 부딪쳤는데
- 뭐지? - [학생들의 비웃음]
깨졌잖아
[학생1] 어?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얘들아, 못 들었어?
[학생2] 그러게, 아무것도 없는데
들린 거 같기도 하고
엥? 난 못 들었는데
[학생1이 피식 웃으며] 니네 뭘 들은 거야
[학생들이 키득댄다]
이제 보여?
야, 가자
아줌마는요?
시장 갔대
[이나] 아줌마 언제쯤 온대요?
금방
[형태] 심심해?
참참참
걸렸다
딱밤, 딱
- 콩 - [이나의 놀란 숨소리]
[비장한 음악]
[이나의 헛웃음]
[한숨]
- [신비로운 효과음] - 참참
참
[형태의 옅은 탄식]
내 차례죠?
[이나] 참참참
[그레이스] 또 보자, 언니야
[자동차 시동음]
방금 누구야?
내 손님
- 복동희? - [그레이스] 들어가 봐
언니야, 니 손님도 와 있다
[이나] 참참참
[흥미진진한 음악]
에잇 [웃음]
참참
참
[딱 때리는 소리]
[형태의 아파하는 소리]
- [이나] 참참… - [형태] 자, 잠깐, 잠깐만
아, 아니야 [애쓰는 소리]
뭔가 잘못됐어
[다해] 야, 복이나
- 아줌마 - [다해]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일홍] 집에 가기 싫은 날도 있잖니
저만할 때는 특히
엄마가 다 불러들였어?
[일홍] 아니
복씨네 없는 게 여기 있으니
다들 찾아오는 거 아니겠니?
그 집에 없는 거?
뭐, 이를테면 행복?
[다해] 뭐, 새 그림을 그리나 본데
- 나도 좀 알자 - [흥미로운 음악]
이번엔 장르가 뭔데?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주말 가족극
뭐?
[일홍] 너만 흔들린 거 아니야
복귀주도 마음 있어
[다해의 한숨]
[다해] 엄마
이러면 나 더 힘들어져
아, 겨우 마음 접으려고 하는데 왜 자꾸…
유일하게 서로에게 닿는 사이인데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에 마냥 밀어내고
애잔해서 보고만 있을 수가 있어야지
답은 하나야, 가족
가족을 볼모로 잡겠다고?
[일홍] 더 예쁜 표현도 있지 않니?
'가족애'
아니, 이렇게 된 거
진짜 사돈지간이 될 수도 있는 거지
평생 운명 공동체로
평생?
[다해] 평생 물고 안 놔주려고?
이거 윈윈이야
[일홍] 어쨌거나
내가 무엇보다 바라고 응원하는 건
둘의 행복이야
[부스럭 소리]
우리 사위가 미역국을 참 잘 먹더라
[부스럭 정리하는 소리]
[풀벌레 울음]
[차 문 열리는 소리]
여기
[귀주 모] 받아
당장 현금 유용이 어려워서 우선 이것부터 받고
- 귀주한테서 떨어… - [흥미로운 음악]
복귀주 좀 저한테서 떨어트려 주세요
엄마랑 거래를 하려고 해요
그럼 귀주 씨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위험해질 거예요
이 상황 정리할 수 있는 사람 여사님밖에 없어요
[귀주 모] 이런 얘기를 나한테 하는 의도가 뭐야?
같은 편을 등지고 나랑 손잡겠다는 건가?
성가셔서요
[다해] 복귀주, 지가 무슨 쫄쫄이 입은 히어로라고
주제넘게 남 일에 나대서
잘 아시잖아요
귀주가 내 말을 들어야 말이지
잘 알겠지만
여사님한테 강력한 무기가 있잖아요
무기를 쓰세요
잠을 자야 꿈을 꾸지, 잘 알겠지만
어이구, 이젠 대놓고 수면제 차를 권하네?
그럼 손으로 기운을 좀 불어넣어 드려요?
얻다 손을 대
여사님 재운 거
수면제였어요
저한테 어떤 특별한 기운이 있다거나
제가 복씨 집안을 구원할 귀인이라서가 아니라
약기운 따위에 신성한 꿈을 꿨을 리가 없어
그럼 이건 어떠세요?
1등이에요, 23억
음, 거짓말
[귀주 모] 어떻게…
설마 귀주가?
여사님 재운 거
[다해] 혹시 희망 아니었을까요?
희망?
복씨 집안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요
[다해] 이 정도면
사기꾼 사탕발림보다 더 확실한 희망의 징표 같은데
어, 이걸 날 주겠다는 거야?
[귀주 모] 아, 왜?
[다해] 받고
떨어지세요
[경쾌한 음악]
주무세요
그래야 가족들 살려요
[휴대전화 진동음]
아, 전화는 하지 말라니까요
[신 여사 남편] 그치?
- 씁, 전화는 좀 거리감 느껴지지? - [어두운 음악]
집으로 갈까?
당신 마누라까지 면 대 면으로, 어?
[귀주 부] 알았어요, 알았다고
아이, 알았으니까 조금만 좀 기다려 줘요
[코 고는 소리]
여보
[긴장되는 음악]
자요?
- [긴장되는 효과음] - [문 열리는 소리]
[귀주 모의 새근거리는 소리]
[귀주 부가 작게] 니 엄마 잔다
손님방에 있던 도다해 물건 다 치우셨어요?
아이, 그건 니 엄마가 내다 버리라고 난리라서
[한숨]
[귀주 부] 왜? 뭐 찾는데?
반지요
반지?
[귀주 부] 저거 말이냐?
동희가 결혼식 박살 나던 날
도다해 가방에서 찾았어
도다해가 글쎄 금고에서 반지를 훔쳤더라고
- [귀주] 예? 뭘 훔쳤다고요? - [귀주 부의 놀란 숨소리]
[귀주 모의 피곤한 숨소리]
[무거운 음악]
복씨 집안 반지
[어둡고 긴장되는 음악]
[다이얼 조작음]
[비밀스러운 음악]
[다해] 집에 아직 내 물건 안 버렸지?
거기
나 구해 준 사람 유품이 있어
그분이 끼고 있던 반지
도다해
도대체 무슨…
[귀주] 도다해를 구해 준 사람이 남긴 유품이
우리 집안 반지?
그렇다면
도다해를 구한 사람은
정 선배가 아니라…
[풀벌레 울음]
야간 수당 받아야겠네
[귀주] 이거 맞아?
너 구해 준 사람 물건
[다해] 어
찾았구나
확실해?
너 구해 준 사람이 너한테 이 반지를 줬다고?
[다해] 응
얼굴 못 봤어?
[다해] 얼굴에 뭐 쓰고 있는 거 같았어
연기 마셔서 의식도 흐렸고
근데 반지 끼워 준 건 기억나
꼭 가지고 있어 달라면서
[차분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 [펑 터지는 소리] - [귀주 모] 귀주야!
[놀란 숨소리]
어떡하지
[감성적인 음악]
내가 널 구해야 될 거 같은데
어?
아무래도 나는
오만한 초능력자라
[계속되는 감성적인 음악]
[귀주] 이제 그 행복으로 널 구할 차례야
[귀주 모] 여태 날 감쪽같이 속여 놓고!
어디 같잖게 위해 주는 척은
[동희] 엄마 꿈 때문에 온 가족이 휘둘리는 거
엄마만 몰라
[이나] 그냥 쭉 투명 인간으로 있는 게 나았는데
근데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요
[그레이스] 우리도 한번 날아 볼래?
나랑 날자, 딱 한 번만
[다해] 구해야 할 건 내가 아니라 귀주 씨 가족들이야
[귀주] 초능력 없이도 과거를 바꿀 수 있더라고요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
복씨네한테 손만 대
[다해] 나도
엄마 딸 안 해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