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erarchy 7
[지수] 우진아
[우진의 옅은 웃음]
[계속되는 비밀스러운 음악]
[우진] 뭐 하러 왔어?
[지수] 우리 만나고 처음 맞는 생일이잖아
축하는 제대로 해 주고 싶어서
제대로?
선물
좀 부족한데
두 번째 선물
늦게 오지 마
[쪽쪽 뽀뽀 소리]
[인한의 가쁜 숨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지수의 놀란 숨소리]
[우진의 가쁜 숨소리]
선, 선, 선생님
[지수, 우진의 가쁜 숨소리]
인한아 [가쁜 숨소리]
미쳤어, 미쳤…
인한아
- 그게 아니라… - [뛰어가는 발소리]
[우진] 그냥 둬
내가 애들한테 얘기해서 해결할게
안 돼, 우진아, 아무도 알면 안 돼
인한아! [가쁜 숨소리]
- [뛰어가는 발소리] - 인한아!
- [인한의 가쁜 숨소리] - [뛰어가는 발소리]
[지수가 중얼대며] 안 돼
[인한, 지수의 가쁜 숨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옅은 한숨]
[음악이 잦아든다]
[윤석] 어, 야, 우진아
장학생 새끼 못 봤어?
- 아, 이 새끼 한창 재밌는데 - [문 닫히는 소리]
토끼고 지랄이야, 이 씨
- [남학생1] 어디 갔어? - [우진] 야
적당히들 해
장난이 그러다 사고 되는 거야
뭐 해, 안 들어가?
[남학생2] 야, 나가자, 나가자
[윤석] 아, 왜 화를 내냐?
- 야, 뒤에, 뒤쪽 가 보자, 뒤쪽 - [남학생2] 1층 더 내려가면 되지
[멀어지는 발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리안] 그냥 둬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저 장학생이 뭐라고
너까지 쟤를 쫓아가?
친구잖아
울었어?
아니, 얼굴이 왜 그래?
아니야, 아무것도
[리안] 아니, 아무것도 아니기는
무슨 일인데?
[재이] 넌 몰라 우리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 [인한] 방법을 찾자 - 이거 뭐야?
[강조하는 효과음]
[리안] 내가 애들한테 말해서
괴롭히지 말라고 얘기해 둘게
그러니까 얼른 들어가자
- [힘주는 소리] - [음산한 음악]
[가쁜 숨소리]
인한아!
[인한의 가쁜 숨소리]
[지수의 가쁜 숨소리]
[빵 자동차 경적]
인한아!
[가쁜 숨소리]
-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 [달그락거리는 소리]
[헉헉대며] 강, 강하
[울먹이며] 강하야
[계속되는 인한의 가쁜 숨소리]
[쿵 울리는 효과음]
[울먹이는 소리가 울린다]
[다가오는 차 주행음]
[긴장되는 음악]
[빵빵 자동차 경적]
[차창 내려가는 소리]
인한아, 얘기 좀 해!
어? 인한아!
인한아!
[인한의 놀란 숨소리]
[끼익 타이어 마찰음]
[끼익 타이어 마찰음]
[인한의 거친 숨소리]
- [휴대폰 진동음] - [고조되는 음악]
[인한의 아파하는 탄성]
[계속되는 휴대폰 진동음]
[인한의 떨리는 숨소리]
[지수] 인한아 선생님이 다 설명할게
- 미쳤어요, 전부 다 미쳤어! - [지수] 어디야?
- 만나서 얘기하자, 응? - [인한] 이 학교 인간들
선생이나 학생이나 다 하나같이 미쳤다고요!
인한아, 선생님 얘기 좀
- 들어 봐, 얘기 좀 해 - [인한] '인한아, 인한아'
- [지수] 선생님 거기로 갈게 - [인한] 좀 그만해, 나 좀 살자
- [지수] 인한아, 만나서 얘기해! - [인한] 나한테 왜 그래요?
[삑삑 전화 알림음]
[지수] 인한아 선생님 얘기 좀 들어 봐
- 필요 없다고요! - [계속되는 삑삑 전화 알림음]
[지수] 인한아, 강인한!
[인한] 이 미친 학교에서
- 무슨 일이 있었는지 - [지수] 인한아, 선생님 말 좀
- 들어 봐 - 내, 내가 다 밝힐 거라고요
[가쁜 숨소리]
강하야
- [쾅 부딪는 소리] - [음악이 멈춘다]
- [끼익 타이어 마찰음] - [아파하는 탄성]
[쇠막대 나뒹구는 소리]
- [털썩] - [인한의 힘겨운 소리]
[쿨럭이는 소리]
[하] 형
형, 방금 뭐야?
[인한의 힘겨운 소리]
형, 방금 무슨 소리야?
- [인한] 강, 강하야… - [하] 형, 대답 좀 해 봐!
- [하] 형 - 강하야
[하] 형, 어디야? 형, 어디냐고!
나 좀…
[하] 형, 내가 다시 전화할게 잠깐 기다려 봐
내가 다시 전화할게!
[뚜뚜뚜 통화 종료음]
[인한의 힘겨운 소리]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놀란 숨소리]
[지수의 놀란 숨소리]
- [딸깍 버클 풀리는 소리] - [안전띠 풀리는 소리]
[헉 놀라는 소리]
[작게] 인한아
[지수의 놀란 소리]
[지수의 떨리는 숨소리]
- [지수의 놀란 숨소리] - [다가오는 발소리]
[지수] 인한아
인한아
[울먹이는 소리]
[지수의 떨리는 숨소리]
[계속되는 지수의 떨리는 숨소리]
[지수의 놀란 숨소리]
[지수의 의아한 숨소리]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감각적인 음악]
[탁 문 닫히는 소리]
[강조하는 효과음]
[떨리는 숨소리]
[지수의 겁먹은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멀리 자동차 경적]
[어두운 음악]
[우진] 학교 폭력이요?
저도 그렇고 제 친구들 모두
물리적으로 누구와 부딪칠 일 같은 건
평생 겪을 일 없는 위치에 있는데요
아니, 상당히 불쾌하네요
무슨 근거로 가해니 뭐니 그런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변호사님
우리 그, 뭐야, 그…
진술 거부 그런 거 있죠?
적법한 절차로 처방받은 약물입니다
불안장애가 있어서요
[윤석] 못 믿겠으면 머리카락이라도 뽑든지요
아, 나 진짜 아니라니까 왜 안 믿어요!
뭐 학폭?
[헛웃음] 아니, 그것도 때린 거 아니라니까
그냥 친구한테 마술 좀 보여 주고 그런 거예요
[떨리는 목소리로] 전 그냥
제가 선배로서 우리 후배들 학교생활
잘하게 도와주려고
그랬던 거지
뭐, 누가 시켜서 그런 거는 절대 아니에요
[예지] 몰라요
우리는
여기저기 파티나 쫓아다녔지
학폭, 마약
그런 거 한 적 없어요
저희 완전 범생이예요
그런 거랑 무관하다니까요
무관하지 않아요
- 저한테도 분명 - [음악이 잦아든다]
책임이 있는 일이에요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지수] 참 간도 크지
처음 봐
강하 너 같은 장학생
학교를 이렇게까지
쑥대밭으로 만들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하] 저 그거 하려고 여기 온 거예요
[미묘한 음악]
쑥대밭을 만들어서라도 바로잡으려고
형을 죽인 범인
[강조하는 효과음]
그걸 제 손으로 잡을 수는 없겠지만
그날, 아니
훨씬 전부터 형을 괴롭힌 애들 방관한 사람들
그건 전부 밝히고 책임지게 만들려고요
[하] 설마
선생님도 그중의 한 명인 건
아니죠?
[멀어지는 발소리]
[옅은 한숨]
[음악이 잦아든다]
야!
[윤석의 어이없는 한숨]
경찰에 신고를 해?
그것도 날?
뭐, 마약에 학폭?
씨발, 네가 봤어?
[바다] 그러니까, 댕댕이 너
네가 뭘 안다고 날 신고해?
내가 뭘 어쨌다고!
[윤석] 이 새끼가 경찰에 넘긴 게 뭘까?
영상?
어디 내 앞에서도 한번 까 봐, 어?
- 까 봐 - [툭 밀치는 소리]
아니다 [헛웃음]
너 그냥 이제
학교 그만 나와라
전에도 말했는데
학교를 다닐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그거 강요할 권리 너한테 없어, 최윤석
- 왜 권리가 없어? - [윤석의 한숨]
너희들이 한 푼도 안 내는 학비
우리는 학교 발전 기금까지 내면서 여기 다니는 건데
너희들이 받는 혜택
그게 다 어디서 오는 건지는 생각 안 해 봤니?
너무 노 양심이지
안 그래, 헤라야?
[헤라의 헛기침]
[옅은 한숨]
맞아
노블레스 오블리주 학교에서 장학생을 뽑는다는 건
어디까지나 사회 공헌 차원의 선의야
[예지] 그 선의를 이딴 식으로 갚는 건 아니지!
[탁 책상 치는 소리]
- 선의로 뽑았으면 그래도 돼? - [긴장되는 음악]
- [여학생1] 쟤 뭐야? - [여학생2] 뭐야, 왜 저래?
[태호] 돈 안 내고 다니면
그렇게 함부로 해도 되냐고
[윤석] 넌 또 뭐야, 씨!
틀린 말도 아니잖아!
[여학생] 우리가 장학생이라고
그렇게 막 차별하고 괴롭히는 건 아니지!
[윤석] 이것들이 싹 다 돌았나, 이 씨
[하] 신고당하기 싫으면 애초에 잘못을 하지 말지 그랬어
최윤석
[윤석] 이 새끼가 끝까지, 이 씨
- [재이] 그거 놔, 최윤석 - [힘주는 소리]
[윤석의 어이없는 한숨]
[헤라] 재이야
너
장학생 편들려는 거 아니지?
강하 얘기 틀린 거 하나 없어
잘못한 거 우리야
너희들도 겁먹지 말고
가서 솔직하게 다 조사받아
그동안 학교에서 당했던 부당함
그리고 괴롭힘
솔직하게 다 털어놔도 돼
그래야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 깨닫지
그래야
다시는 그런 일이 안 일어나지
[깊은 한숨]
씨발
[윤석, 바다의 한숨]
[탁 문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휴대폰 벨 소리]
[휴대폰 벨 소리가 멈춘다]
[찬민] 아니, 왜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들어
경찰이 학교까지 오고 그랬다니까
엄마, 나 안 때렸다니까
아, 때리기는 때렸는데 안 때린 거야
그리고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니까는
아, 몰라, 일단 끊어
[변기 물 내리는 소리]
[탁 화장실 문 부딪는 소리]
아, 씨발
- [덜컥 문 열리는 소리] - [어이없는 한숨]
[탁 문 닫히는 소리]
[하] 뭘 그렇게 어이없게 봐?
찬민 선배 말 틀린 거 없잖아
본인이 때리고 싶어서 때린 거 아니니까
너희들한테 잘 보이려고
너희들이 원하니까 한 짓이고
[한숨]
그래서 뭐?
할 게 더 남았나?
뭐, 바로잡는다 어쩐다
나댄다며
[헛웃음]
다 한 거 아니고?
네 생일 파티였지?
[의미심장한 음악]
그날
근데 넌 잘도 피해 갔더라
내가 가진 영상에 없더라고, 넌
다 한 거 아니냐고?
여기가 시작이야
잘못한 사람이 응당한 대가를 받는지
내 두 눈으로
끝까지 확인할 거야
[고조되는 음악]
[덜컥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어렴풋한 학생들의 대화 소리]
[리안] 뉴욕 안 갈 수는 없는 거야?
이미 결정된 일이야
[리안] 다시는 너 혼자 두고 싶지 않아
그동안 너 혼자서
힘들었을 걸 생각하면 난 [한숨]
사과조차 제대로 못 했는데
[재이] 더 사과 안 해도 알아 리안아
나 네 마음 충분히 알아
[리안의 떨리는 숨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리안아
나 잠깐만
[리안] 응
[메시지 진동음]
[긴장되는 음악]
[깊은 한숨]
[재이] 남주원
[재이의 가쁜 숨소리]
[재이] 나랑 얘기 좀 해
[주원] 놔
[재이] 네가 나한테 보낸 영상
나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어
남주원
네가 협박범이라는 거 알기 전까지는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어
근데 알고 나니까 더 모르겠어
도대체 네가 왜?
[코웃음]
너희들이 한 짓을 생각해 봐
장학생들은 물론이고
선생님들까지 너희한테 굽신거리게 했어
너희들이 어른이고 권위인 주신이
미치도록 싫었어
[깊은 한숨]
[재이] 강하가 경찰에 신고한 영상
정작 네가 나한테 협박했던 영상들은
전부 빠져 있더라
[주원] 그 멍청이가 제일 중요한 건 빼고 가져갔더라고
내가 안 주기도 했고
네 협박
여전히 유효한 건가?
생각 중이야
[재이의 한숨] '생각 중이다' '터트릴 거다'
계속 말만 앞서네
실천할 의지는 없고
네가 지켜야 될 게 있어서겠지 나처럼
네가 그걸 터트리면 그 여파가 고스란히 너희 엄마, 아니
교장한테 갈 거니까
그리고 협박의 타깃이 리안이가 아니라 나인 건
보복당할까 봐 두려워서 그런 거 아니야?
[헤라] 재이 좀 이상해졌어
[음악이 멈춘다]
[우진] 이상하다니, 뭐가?
[헤라] 아니, 언제부터 정재이가 남의 일에 끼어들고
나서서 얘기를 했냐고
뭔지 모르겠는데 변했어
언제쯤 돌아올까?
난 그냥 무심하고 차갑고
내가 알던 정재이가
- 훨씬 익숙하고 좋은데 - [달그락 소리]
[목 가다듬는 소리] 글쎄
근데 뭐 안 돌아오면 어때
어차피 재이 떠날 건데
어차피 떠날 거니까 신경 꺼라?
재이 싫어했으니까
누구보다 재이가 주신에서 떠나기를 바라기도 했고
야 [어이없는 한숨]
야, 그거야 그때는
내가 재이한테 엄청 열받아 있었으니까
뭐, 친구끼리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거지, 씨
[우진] 꼭 되갚겠다고
절교 선언 하지 않았었나?
결국 지옥에서 날 구해 준 건 재이잖아
- 생각해 보면 재이는 항상 그랬어 - [의미심장한 음악]
어렸을 때부터 못돼 처먹은 내 성격도 다 받아 주고
지금부터는 나도 친구 노릇 제대로 한번 해 보고 싶은데…
곧 뉴욕행이네, 재이
[한숨]
[다가오는 발소리]
그 동영상
교장 선생님이 보내셨어요?
동영상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어디서 어떻게 구하셨어요?
아니, 지금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계신 거예요!
리안 군
- [탁 책상 치는 소리] - 피할 생각 하지 마시고
제대로 대답하세요
[당황한 숨소리]
[교장의 떨리는 숨소리]
여기는
주신그룹 산하의 사학재단입니다
리안 군은 주신그룹 후계자고요
그래서요?
[교장] 리안 군에 관해서
제가 감히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엄마예요?
- [계속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 [다가오는 발소리]
[리안] 감시하고 있었어요?
아니, 도대체 왜 그러시는데요!
[리안의 깊은 한숨]
그래요, 사람 시켜서 감시한 것까지는 그렇다고 쳐요
근데 그 동영상
그 동영상 왜 나한테 보내신 거예요?
걱정이 돼서
계속 그렇게 붙어 다니다 임신이라도 시키면
우리만 골치 아플 텐데
경각심을 가져야지
- 엄마! - [리안 모] 어디서 감히
소리를 질러!
넌 내 아들이고 주신의 후계자야!
[리안] 아들이고 후계자이기 전에
저도 사람이에요!
엄마가 키우는 강아지가 아니라!
저 더 이상 엄마 손바닥 안에서 살기 싫어요
[힘주어] 진짜 숨 막혀요
이럴 거면 차라리 아빠처럼
내다 버리시든지요!
- [아파하는 탄성] - [리안 모의 한숨]
[내뱉는 숨소리]
그만둘게요
아들은 어렵겠지만 후계자
제 의지로 그만둘 수 있어요
[울먹이며] 리안!
[고조되는 음악]
어떻게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해?
넌 내 전부야
내 하나뿐인 아들이자 주신의 주인이고
세상의 중심이라고
엄마는
널 꼭 그렇게 완성시킬 거야
[깊은 한숨]
[떨리는 목소리로] 넌 내 유일한 소망이야, 리안
[리안 모의 흐느끼는 소리]
[탄식]
[하]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여자] 어, 그래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부드러운 음악]
[재이] 정말 경찰에 신고할 줄은 몰랐어
[하] 학생을 지켜 줘야 될 학교가
그 의무를 다하지 않으니까
어쨌든 결국 시작했네
네가 바로잡고 싶다던 거
인한이에 대한 복수
[하] 형이었어도 이렇게 했을 거야
잘못된 걸 그냥 두고 보지는 않았을 거야
형도
[옅은 웃음]
나도 알아
인한이가 그런 친구인 거
난 네가 복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냥 이게
우리가 만든 일들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해
그래서 모두 달게 받아들일 생각이야
그동안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아서 몰랐던 거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뭘 방관하고 용인했는지
좀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인한이를 잃기 전에
[옅은 웃음]
내가 미안해
너무 늦게 알아서
그리고
리안이를 지키겠다고 내내 이기적으로 굴었던 것도
나도 미안해
힘들게 해서
[계속되는 부드러운 음악]
나 곧 뉴욕으로 떠나
떠난다고?
너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
[재이] 뭘 어떻게 되기는
그냥 또 거기 가서 재율그룹의 정재이로 잘 지내겠지
그러니까 강하
잘 지내
수석 졸업 꼭 하고
[하] 재이야
넌
나 진짜 좋아한 적 한 번도 없어?
없어
단 한 번도
[옅은 웃음]
거짓말
[음악이 잦아든다]
[감미로운 음악]
[고조되는 감미로운 음악]
[옅은 한숨]
[한숨]
[계속되는 감미로운 음악]
[통화 연결음]
[계속되는 감미로운 음악]
[흐느끼는 소리]
[풀벌레 소리]
[훌쩍이는 소리]
[리안의 울먹이는 소리]
[계속되는 리안의 울먹이는 소리]
[리안] 미안해
[리안의 울먹이는 소리]
다 내 잘못이야
[훌쩍이며 울먹이는 소리]
[계속되는 리안의 울먹이는 소리]
[리안의 슬피 우는 소리]
[계속되는 리안의 우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잔잔한 음악]
강인한
잘 지냈어?
인사해
내가 불렀어
리안이가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 같아서
[깊은숨을 내쉰다]
[재이] 그냥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하나씩 바로잡아 보자
가기 전까지는
나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볼 생각이야
우리…
정말 이대로 끝인 거야?
끝이라니
우리 아직 열여덟이야, 김리안
그냥
잠깐
멀리서 서로 지켜본다고 생각해
정재이 없이 자신이 없어, 난
넌? 자신 있어?
나 없이도?
강하한테도 사과할 거지?
할게
그러니까 가지 마, 정재이
리안아
난 이 모든 게
우리한테 주어진 벌 같아
그동안 우리 잘못에 대한 대가…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
누군가한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겼잖아
우리 둘 다
그러니까 우리도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들을
받아들이자
[잔잔한 음악이 멈춘다]
[멀리 자동차 경적]
- [영상 속 지수가 웃으며] 잠깐만 - [영상 속 우진의 웃음소리]
[영상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지수의 웃음소리]
- [재즈 음악이 흘러나온다] - [우진의 웃음소리]
[지수의 콧노래]
[지수의 웃음소리]
[지수, 우진의 웃음소리]
[영상 속 지수, 우진의 웃음소리]
[영상 속 지수의 웃음소리]
[영상이 끊긴다]
이걸 어떻게…
[교장] 여기는 주신입니다 한지수 선생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라니
교사로서 가능한 일입니까, 그게?
문제 삼을 일이 끝도 없다는 건
본인이 제일 잘 알 거고
학교가 발칵 뒤집힌 마당에
이것까지 터지면
어떻게 될지 짐작이 가죠?
우진 군 부모님께서는
조용히 넘어가기를 원하시니
긴말 않겠습니다
교장실을 나간 후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학교를 나가세요
교장 선생님
[교장] 사회적 지위만큼이나
관대하고 사려 깊으신 분들인 걸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그 관대함 뒤에 뭐가 있을지도 잊지 말고요
우진인가요?
이걸 알린 게?
[교장] 우진 학생이 관련된 사안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한 선생은
뺑소니범으로 감옥에 가 있을 겁니다
그걸로 우진 학생은 물론
그간의 모든 일들을 함구하는 걸로 갈음하죠
[옅은 한숨]
[떨리는 숨소리]
[우진의 한숨]
[헤라] 우리 다 같이 여행이라도 한번 갈까?
재이 떠나기 전에
어디 뭐 가까운 데라도 갈래?
아니야
싫어
유난 떨지 말자
나 어디 뭐 영원히 못 보는 데 가는 것도 아니잖아
- 이우진 - [우진] 어
너 괜찮아?
어 [한숨]
- [미묘한 음악] - [달그락 소리]
[헤라] 방학에는
들어올 수 있고?
아마 어려울 거야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셔
이거 진짜 복수네
[헛기침]
복수라니?
[헤라] 결국 댕댕이가 학교 헤집은 덕분에
재이 네가 떠나게 됐고
우리 셋은 너랑 생이별하게 됐으니까
제대로 복수지
강하가 겪은 일에 비해서는
고작 이런 걸로 복수가 될까?
[달그락 소리]
[우진의 떨리는 숨소리]
[옅은 한숨]
[멀어지는 발소리]
[덜컥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복수
- [한숨] - [음악이 잦아든다]
[툭 쿠션 소리]
[잘그락 휴대폰 소리]
- [헤라] 너 뭔 짓 했어? - [불안한 음악]
[다그치는 톤으로] 아, 재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재이 아버지 찾아갔었어
나는
네가 정말 재이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줄 알았어
그래서 재이 뉴욕으로 보내 달라고
안 그러면 재이가
미국에 갔다 온 이유를 얘기하겠다 했어
미국에 갔다 온 이유?
아이를 가졌었어
뭐?
리안이 아이를
[당황한 숨소리]
아, 미쳤어, 이우진 미쳤어!
아, 너 그걸 어떻게 재이 아버지한테…
아, 너 어떻게 그래, 어?
어떻게 그런 짓을 해!
[우진] 네가!
- 선택하라며, 윤헤라인지 아닌지 - [헤라의 떨리는 숨소리]
난 너니까, 윤헤라니까!
[탁 뿌리치는 소리]
[우진의 답답한 한숨]
[헤라] 아니, 그렇다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해, 이 멍충아
이러고 어떻게 리안이를 볼 건데
무슨 낯으로 재이를 볼 건데!
네가 걔들한테 어떤 존재인데 이 바보야
- [한숨] - [미묘한 음악]
다 말해야겠지?
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내가 한 짓이라고
[헤라] 입 다물어
그랬다가는 다 끝이야, 이우진
입 다물어야 지켜, 우리 우정
[쌩 다가오는 차 주행음]
[끼익 타이어 마찰음]
[요란한 차 엔진음]
[잦아드는 차 엔진음]
[계속되는 미묘한 음악]
인사는 하고 가야 할 거 같아서
사직서 내고 가는 길이야
[깊은숨을 내쉰다]
[우진] 별일 없을 거예요
아무도 모를 거고
아무도 모른다니, 우진아
너랑 나
그리고 우리가 아는데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
[멀어지는 차 주행음]
아니
방금 담임 뭐라 한 거야?
설마 나한테 일부러 그런 거 아니지?
[헤라의 한숨]
[한숨]
[음악이 잦아든다]
[어렴풋한 창밖 소리]
[멀리 전철 지나가는 소리]
[딸깍 소리]
[딸깍 소리]
[우진] 뭐가 진짜냐고 물었던 거 기억해?
[재이] 뭐?
에르메스랑 헤라?
[한숨]
헤라야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은
알아
근데 그 얘기 하려고 이 밤에 찾아온 거야?
[깊은 한숨]
내가 잘못을 저질렀어
근데 그 모든 일들의 시작이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
내 잘못
감당하기 무섭기는 한데
한 가지라도 내려놓고 싶어
- 이우진 - [서정적인 음악]
너 지금 무슨 얘기 해?
사고 당일에는 몰랐어
그게 무슨 사고였는지
그냥 그 차가…
그 사람한테 있는 게 알려지면 안 되니까
정치하시는 아버지한테 문제가 생길까 봐
그래서 숨겨 줬어
그러다 우연히
차 안에서 펜 하나를 발견했어
[강조하는 효과음]
근데 그게 카메라라는 건
[탁 집는 소리]
얼마 전에 알았어
[우진의 한숨]
[영상 속 지수의 놀란 숨소리]
- [흥미로운 음악] - [영상 속 지수의 놀란 숨소리]
미안해, 재이야
강인한
물건이야
[강조하는 효과음]
[계속되는 흥미로운 음악]
[남자] 영상 속 여자가 본인 학교 선생님이라는 거죠?
어, 김 형사는 우선
용의자 주소지부터 파악하고
차적 조회한 건 뭐랬지?
누구 국회의원 집 차라고?
이한종 의원이요, 대선 후보
[형사] 왜 또
여기서 그런 높으신 양반 이름이 갑자기 튀어나오냐
야, 이거 서장님한테 연락부터 드려야 될 거 같은데
[김 형사] 예, 아무래도…
[고조되는 음악]
[형사1] 서부경찰서 정주한 경사입니다
- 같이 서로 동행해 주시죠 - [윤석] 아니, 잠깐만, 잠깐만
- 아니, 왜… - [남학생] 왜 이래?
[형사2] 압수 수색 영장입니다
협조해 주세요
[교장] 누구 허락을 받고 이래요 여기는 주신고입니다!
[지수의 낑낑대는 소리]
[놀란 소리]
[탄식]
아 씨
[형사3] 한지수 씨
서울 용호경찰서 장인호 경위입니다
현 시간부로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3항
도주 차량죄 혐의로 한지수 씨를 긴급 체포 합니다
[잘그락 수갑 소리]
한지수 씨는 묵비권 행사할 수 있습니다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요
[작게 울먹이는 소리]
[인한] 어, 쌤
[음악이 멈춘다]
저번에 감사했습니다
[지수가 감탄하며] 고마워 [웃음]
[쓸쓸한 음악]
요즘은 괜찮아?
네
인한이 너 미술도 소질 있더라
잘하고 있어
파이팅
넵
[멀어지는 발소리]
[옅은 웃음]
[작게 흐느끼는 소리]
[남자] 선대 회장님께서 사학재단을 설립하신 취지가
국가의 자원이 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인데
이건 뭐 인재는커녕 학폭에 마약이라니요
게다가 학생을 뺑소니로 사망케 한 게
여기 주신고 교사라고요?
책임을 통감합니다
[리안 모] 학교가 입은 피해는
교장 선생님이 책임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후 대처는 이사진 그리고…
새로 오실 교장 선생님과 논의하죠
[교장] 회장님
회장님!
그동안
제가 얼마나 열심히 학교를 지켜 냈는지 아시잖아요
어떻게
이렇게 종잇조각 구기듯 내다 버리실 수가 있습니까?
종잇조각이라기에는
그간 너무 비싼 값을 치른 것 같은데
내가 번거롭게 학교까지 들락거리는 이유가
고작 이딴 사학재단 때문일까요?
아니요
내 아들 리안이를 위해서죠
내 아들한테 타격이 될 일은 끝까지 막았어야지
그게 당신 할 일이잖아
- 주신의 주인을 지키는 일 - [의미심장한 음악]
[멀어지는 발소리]
[깊은 탄식]
[어렴풋한 새소리]
[주원] 엄마가 학교 그만두는 거 전 좋아요
더 이상 엄마를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니까
강하가 경찰에 준 그 영상들 제가 준 거예요
엄마가 애들 클라우드 사찰 중인 거
그게 주신에서 시킨 일이라는 거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흐느끼는 소리]
그래서 그걸로 학교 전부를 날려 버리고 싶었는데
[울먹이며] 우리 엄마까지 다칠까 봐 못 했어요
[옅은 한숨]
주원아
[주원] 근데 이제 다 끝났으니까
더 이상 우리 엄마가 그런 짓 안 해도 되니까
전 그거면 됐어요
[계속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주원의 작게 흐느끼는 소리]
[계속되는 작게 흐느끼는 소리]
[한숨]
[달그락거리는 소리]
[소란스러운 소리]
[연신 울리는 카메라 셔터음]
[기자] 주신고에서 마약 거래가 이뤄졌다는 게 사실입니까?
재율그룹 장녀가 임신을 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요?
[영상 속 남자1] 자, 그러니까 A 그룹 장녀가 임신을 했었고
유산했다는 사실도 충격인데
지금 더 충격적인 건
아이 아빠가 B 그룹 후계자라는 거죠
[영상 속 남자2] 예, 게다가 A 그룹, B 그룹이 또 어떤 사이냐?
수습하세요
그룹 이미지 손상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대응하세요
[음악이 잦아든다]
[재이 부] 그래서 기분이 어떠니?
- [탁 소리] - 네 엄마처럼 살게 된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 거야
- 불쾌하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 [의미심장한 음악]
[계속되는 부스럭 소리]
넌 네 엄마를 닮았고
그런 네 행실이
내가 계획한 일들을 모조리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참 쓸모없어졌다는 거
[재이 부] 결국 이렇게 될 걸
너나 나나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네
두려웠어요
엄마처럼 집에서 쫓겨날까 봐
겨우 서너 살이던 나한테 아빠가 늘 했던 말들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엄마처럼 사라지게 될 거다'
그게 내내 두려웠는데
이제는 괜찮아요
[음악이 잦아든다]
- 하나도 안 무서워요 - [긴장되는 음악]
난 말이다
내가 저버린 걸 다시 거두는 법은 없는 사람이다
그게 사람이라면
더욱더
[멀어지는 발소리]
[깊은숨을 내쉰다]
[옅은 웃음]
[발소리]
[덜컹 로커 문소리]
- [어렴풋한 대화 소리] - [철컥 로커 문 닫히는 소리]
- [남학생1] 자유투 내기 - [잠금장치 작동음]
음료수, 빵, 콜?
- 콜? - [남학생2] 콜, 야, 가자
[남학생3] 야, 나도 끼워 줘 나도 끼워 줘
[덜컥 문 열리는 소리]
[스르륵 문 닫히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하의 한숨]
[삑삑 키패드 누르는 소리]
[잠금장치 작동음]
[리안] 사과하고 싶어
추모 공원에 갔었어
- 형한테 갔었다고? - [감미로운 음악]
그날 그 사고
물론 내가 일으킨 건 아니지만
그날 애들이 강인한을 괴롭힌 건 맞아
다 내 잘못이야
그걸 막았어야 하는 사람은 나였어
그때 당시에는 강인한이 재이 옆에 있는 게
너무나도 싫었어
그래서 애들이
강인한을 괴롭히는 걸 그냥 두고만 봤어
용서
받을 수 없다는 거 너무나도 잘 알아
그래도
정말 미안하다
너한테도
그리고
강인한한테도
난 형을 잃었는데
네가 수십 번 수백 번 사과해도
우리 형은 못 돌아오는데
미안하다고?
[하의 한숨]
참 쉽네
그 사고만 아니었어도 우리 형
아직도 웃고 장난치고 내 옆에 있었겠지
너희들이 괴롭히지 않았으면
그 밤에 거리로 내쫓지만 않았으면
아직
따뜻하게 살아 있을 거라고
미안하다고?
그래
그냥
죄책감 속에 살아, 김리안
난 절대 네 사과
안 받아 줄 거니까
- [멀어지는 발소리] - [스르륵 문 열리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스르륵 문 닫히는 소리]
[리안 모] 모든 것이 저의 불찰입니다
[미묘한 음악]
그룹을 이끄는 수장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제 아이의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연신 울리는 카메라 셔터음]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현재 유포 중인 불법 촬영 된 영상은
명백한 범죄로
강력한 법적 조치로 대응할 예정입니다
[교사] 최윤석 학생
장학생들에게 행한 폭력 행위에 대해
인정합니까?
[리안 모] 마지막으로 저희 주신의 사학재단에서 일어난
일련의 폭력과 학생들의 일탈 행위에도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는바
끝까지 바로잡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교사] 최윤석, 백찬민
권재준, 차지석, 이유진!
[다그치는 톤으로] 가해 사실 인정 안 해요?
[덜컥 문 열리는 소리]
[고조되는 미묘한 음악]
[탁 문 닫히는 소리]
가해자인데요
저도
- [새소리] - [음악이 잦아든다]
[어렴풋한 학생들의 대화 소리]
[우진] 나도 그냥 다 털어놓을 걸 그랬나 봐
재이 아버지 찾아갔던 것까지도
[헤라] 너 그 펜 카메라인지 뭔지 갖다주고
너희 아버지 대선 진출까지 날아갔어
그리고 어떤 건
그냥 묻어두는 게 서로를 위한 일이거든
네가 재이 뒤통수친 건
우리 둘이 무덤까지 가져가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재이, 리안이한테 잘해
그걸로 갚아 나가
좀 달라질까?
뭐가?
주신
그리고 우리
[헤라] 글쎄
그렇게 갑자기
한 번에 바뀌는 건 없지 않나?
그게 주신이든 우리든
나 먼저 간다
너 어디 가지 말고 곧바로 집으로 가
[귀찮아하는 소리]
[옅은 웃음]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하] 고등학교 와서 처음이다
- 우리 같이 버스 타는 거 - [잔잔한 음악]
[하의 옅은 웃음]
중학교 때는 진짜 맨날 같이 타고 다녔는데
미안해
걔들 무서워서 너 피한 거
못 도와주겠다고 한 거
[하] 뭐야
박태호 부잣집 가더니 진짜 변했네?
우리가 언제 이딴 걸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랬냐?
치고받고 싸워도 그냥 대충 넘어갔지
친구들끼리는 다 그럴 수 있는 거라고
강인한이 맨날 얘기했던 거 기억 안 나?
[웃는 소리]
[웃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멀리 사람들의 대화 소리]
[재이] 거봐 내가 예쁠 거라고 했지?
[헤라] 치 너무 당연한 소리를 하네
윤헤라한테
헤라야
[헤라] 응?
난 네가 그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어
차갑고 직선적인 내 말투
난 그냥
네가 그걸 이해해 주고 있다고 생각했어
내가 널 친구로 생각 안 해서 그랬던 거 아니야
치
알아
[옅은 한숨]
그리고 나도 잘 몰랐어
좀 창피한 얘기인데
[살짝 목멘 소리로] 너랑 그렇게 어릴 때부터 친구였으면서
이제야 안 것 같아
뭘?
네가 차가운 애가 아니라
차가운 척하는 애였다는 거
[울먹이며] 그걸로 네가 널 지키고 있었다는 거
기다리고 있을게
[부드러운 음악]
잘 갔다 와
내 친구 정재이
잘 지내고 있어
못되고
예쁜 내 친구 윤헤라
[한숨] 치
[옅은 웃음] 가자
[재이, 헤라의 웃는 소리]
[계속되는 부드러운 음악]
[한숨]
[깊은 한숨]
잠시만요
[옅은 웃음]
오늘 학교 가지 말고 나랑 놀자
[옅은 웃음]
[웃는 소리]
- [재이] 가자 - [리안] 간다, 꼭 잡아 줘야 돼
- 알았지? - [재이] 잡아 줄게
- 자, 타 보자 - [힘주는 소리]
- 어! - [리안] 아, 아깝다
- [웃으며] 괜찮아? - [리안] 아니야, 다시 해 볼게
- 간다 - [재이] 가자
[재이의 웃는 소리]
- [리안] 이거 봐 - [재이] 그렇지
- [리안] 어때? - [재이] 그렇지, 그렇지
이쪽으로 와 봐
[웃는 소리]
[깔깔 웃는 소리]
- [재이] 오! - 생각보다 아주 쉽네
[계속되는 재이의 웃는 소리]
- [재이] 잘하는데? - [리안] 잘하지?
[재이] 어
[재이의 웃는 소리]
- 어때? - [재이의 놀란 소리]
잘 타지?
[재이] 자, 먹어 봐
[계속되는 부드러운 음악]
[머뭇거리는 소리] 이게 뭐야?
토스트
[웃는 소리] 괜찮아
[리안] 아니, 이런 거는 또 언제 먹어 봤어?
아직 안 먹어 봤어
너랑 같이 먹으려고
[재이] 진짜 맛있다
빨리 먹어 봐
알았어
어때?
- [리안] 음 - [재이] 맛있구나
응, 맛있다
- [재이의 웃는 소리] - [리안] 이거
셰프가 하신 거야?
유명한 셰프셔?
- [웃는 소리] - [리안] 너 안 먹을 거야?
- 아니, 안 먹을 거면 나 주고 - [재이] 아니야
- 나 먹을 거야 - [리안] 하나 더 시키자, 우리
[리안의 감탄하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재이] 날씨 좋다
바람도 좋고
그러게
[재이] 리안아
강하가 그런 얘기를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거
날 기쁘게 하는 걸 찾아서 지키라고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나한테는 그게 너더라
너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 세상에는 항상 네가 있었어
그래서 견뎠고 지금도 그래
열여덟의 정재이한테 김리안은
유일하고
절대적인 온기야
나한테도 그래
너 없었으면
못 버텼어, 나도
[재이] 근데 리안아
버티고 기대는 거
이제 그만하자, 우리
혼자서 충분히 행복할 때
그래서 내가 너한테 기대는 게 아니라
서로 행복해서 그걸 나눠 가질 수 있을 때
그때 다시 만나, 우리
- [리안의 한숨] - 웃으면서 헤어져
언젠가는 다시 웃으면서
돌아올 수 있게
[애잔한 음악]
나는 재이 네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행복했으면 좋겠어, 재이야
[재이] 나도
나도 리안이 네가…
[재이의 씁 들이마시는 숨소리]
웃으면서 잘 지냈으면 좋겠어
[음악이 잦아든다]
- [멀리 새소리] - [바람 소리]
[모든 소리가 잦아든다]
- [멀리 새소리] - [바람 소리]
[리드미컬한 음악]
[철컥 차 문 열리는 소리]
[자전거 체인 도는 소리]
[털썩 바퀴 소리]
[계속되는 체인 도는 소리]
[교사] Moving forward in time
we'll discover the poetic verses of William Shakespeare
and delve into the…
[하] 5를 대입했을 때 마이너스 2가 된다는 말이야
- 그걸 하는 거잖아 - [태호] 그렇지
[남학생, 여학생의 대화 소리]
[윤석] 야, 좋은 거 쓰네
이거 엄마가 사 준 거야?
- 둘, 셋 - [남학생] 브이 해, 브이
[윤석] 하나, 둘
내가 이제 졸업하니까는
너희들을 예전처럼 돌봐 주지 못한다는 말이야
너희들이 이제 애들을 관리해야 된다고
너희들은 내 졸업 선물 잘, 좀…
너는 선배가 얘기하는데 핸드폰을, 씨!
[남학생] 아 씨
[어이없어하며] 에?
[고조되는 리드미컬한 음악]
[계속되는 음악]
재이가 너한테 사과하래
나 먹으라고?
뭐, 내가 이거 두 개 다 먹어?
[쳇 입소리]
[하] 낯설다, 윤헤라
이딴 걸 대체 누가 먹나 했더니
네가 재이한테 추천해 줬다며?
근데
막상 재이는 안 먹어 봐서 무슨 맛인지 모를걸
[큭 하며 헛기침하는 소리]
[헤라] 달아
야, 이런 걸 어떻게 먹어?
- [쳇 입소리] - [헤라] 어휴
[깊은 한숨]
[음악이 잦아든다]
[가쁜 숨소리]
[계속되는 하의 가쁜 숨소리]
- [가쁜 숨소리가 울린다] - [감미로운 음악]
[힘들어하는 탄성]
[숨 가다듬는 소리]
[내뱉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하] 진짜 이렇게 될 줄 몰랐어
몇 번이고 멈추고 싶었어 다 멈추고 다 잊고
그냥
[울먹이며] 그냥 너한테
그냥 너만 바라보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면 안 되잖아
그럴 수는 없잖아
다시 형처럼 그런 일이 또 생기면 안 되니까
그거 내가 해야 될 일이니까
강하야
그래서 어쩔 수가 없었어
네가 이렇게 떠나게 될 줄도 모르고
[흐느끼는 소리]
미안해
[하의 울먹이는 소리]
떠나게 만들어서 미안해
나 혼자 좋아한 것도 미안하고 그냥
그냥 다 미안해
[계속되는 하의 울먹이는 소리]
나 웃는 거 보고 싶다며
그렇게 울면 안 보일 거 같은데
너무 걱정하지 마
나 뉴욕으로 안 가
어?
내 두 발로
내 마음으로
내가 제일 행복해질 수 있는 곳에서
다시 시작할 거야
[재이] 그러니까
강하
내 걱정 너무 하지 말고
잘 지내
아
그날
네가 마지막으로 했던 질문 기억나?
네 말이 맞아
나 거짓말했어
[깊은숨을 내쉰다]
[웃는 소리]
[옅은 웃음]
[옅은 웃음]
[하의 한숨]
[음악이 잦아든다]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
[멀어지는 차 주행음]
[부드러운 음악]
[탁 문 부딪는 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엄마
[웃는 소리]
[옅은 웃음]
[감성적인 음악]
[부드러운 음악]
[학생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헤라의 콧노래]
[계속되는 콧노래]
[긴장되는 음악]
[헤라의 비명]
- [헤라] 악! - [학생들의 비명]
[고조되는 음악]
[메시지 진동음]
[강조하는 효과음]
[바다의 놀란 숨소리]
[학생들의 겁먹은 숨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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