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erarchy 6
[헤라] 너무 예의 없다고 생각 안 해?
아무리 내 고백이 너한테
[힘주어] 아무것도 아니었어도
이런 식으로 거절하는 건 아니지, 김리안
[분한 한숨]
너 내가 부탁했지
방해하지 말라고
방해하면 가만 안 있을 거라고
[들이마시는 숨소리]
가만히 안 있으면?
[헤라] 그럼 어디 한번 기대하고 기다려 봐
너희들이 내다 버린 예의
어디 한번 내가 제대로
- 내팽개쳐 볼 테니까 - [철컥 문 열리는 소리]
- [가쁜 숨소리] - [탁 문 닫히는 소리]
우진아
헤라 조심히 잘 데려다줘
나쁜 년
윤헤라
사라져 줄게
그게 먼저겠다
[멀어지는 발소리]
[철컥 차 문 열리는 소리]
[한숨]
[헤라] 나 더는 안 참아!
놔! 김리안 무례함 정재이 네 오만함!
[헤라의 서글프게 우는 소리]
나 더는 안 참아! [울음소리가 울린다]
[계속되는 잔잔한 음악]
[헤라의 말소리가 울리며] 아, 놔!
놓으라고!
[분한 탄성] 대체 넌 왜 날 말려?
선택해
정재이, 김리안이야, 나야?
어?
[말소리가 울리며] 선택하라고!
[음악이 잦아든다]
[의미심장한 음악]
[톡 치는 소리]
[톡 치는 소리]
[깊은 한숨]
[차 시동음]
[멀리 개 짖는 소리]
- [엔진 가속음] - [끼익 타이어 마찰음]
[음악이 잦아든다]
[잦아드는 차 엔진음]
- [탁 차 문소리] - [직직 꽁초 부비는 소리]
[멀어지는 차 엔진음]
[헤라 부] 왜 이렇게 늦었어 우리 딸
못 찾는 줄 알고 아빠 걱정했잖아
[옅은 한숨]
좀 불편하겠지만
당분간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아
아빠가 그래도
우리 딸 생각해서
스위트룸으로 잡아 뒀어
초밥
사 가지고 올게
먼저 올라가 있어
- 여기 - [남자] 예
- [헤라 부] 안내 좀 해 주세요 - [남자] 예
[헤라 부] 아, 헤라야
아빠가 우리 딸 주말에 외출할 때 입으라고
원피스도 한 벌 사다 놨어
올라가면 그거부터 입어 봐
[끼익 문소리]
[남자] 편히 쉬세요
[끼익 문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사락 종이 소리]
[헤라 부] 다음에는 더 예쁜 옷으로 사 줄게
[사락 종이 소리]
[한숨]
[리안] 여기 셰프
다른 호텔로 간다는 거 내가 간신히 붙잡아 뒀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정재이 너 이거 되게 좋아하잖아
[옅은 웃음]
강하한테 사과해
[옅은 한숨]
걔한테 그런 걸 할 만할 일을 내가 했던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학교 안에서 너로 인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질서와 폭력이 있었다는 거
알고 있잖아
그게 다 내 탓이야?
[재이] 강하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왜 그러는지
난 충분히 이해해
우리 둘 다 인한이 일에 책임 있어
난 리안이 네가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좋겠어
[리안] 망치지 말지
이렇게 앉아서 같이 밥 먹고 얘기하고
간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아서
제법 괜찮거든
오늘 내 기분이
어려운 거 아니잖아
사과
할 줄 몰라
어떻게 하는지도, 해 본 적도 없고
[다정한 말투로]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자
같이 먹는 저녁 되게 오랜만이잖아
맛있게 먹자, 재이야
- [한숨] - [식기 부딪는 소리]
[톡톡 끄적이는 소리]
[어렴풋한 새소리]
[깊은숨을 내쉰다]
[다가오는 발소리]
[우진 모] 어째
공부하고 있던 표정이 아니네
[우진] 아, 이 스케치…
예, 스케치하고 있었어요
아빠가 드디어
결심을 굳히셨다네
아, 대선이요?
전폭적인 서포트는
재율그룹에서 받을 수 있을 거 같고
주신이 아니라
재율그룹에서요?
[의미심장한 음악]
[묵직한 효과음]
아직 어디서도 몰라
뭐예요, 그게?
재율그룹 장녀가 미국에서
산부인과를 다녔다는 증거
[한숨]
[계속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학생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주원] 강하야
[한숨]
가자, 애들 기다려
[한숨]
[지수] 위험한 취향 같은데
- [다가오는 발소리] - [음악이 멈춘다]
장학생들한테만 쏟는 재이 네 관심
나쁜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번번이 결과가 나빴잖아
미국 안 가게 됐다고 들었어
그래서 더 걱정이 되네
담임으로서
학교가 또 들썩거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서 말이야
[재이] 내 취향이 뭐든
그거 걱정할 만큼
고상한 취향도 아니잖아요
선생님도
- [멀어지는 발소리] - [의미심장한 음악]
[옅은 한숨]
[멀어지는 발소리]
[뒤따라 멀어지는 발소리]
[남학생1] 맞서자니?
[하] 계속 이런 부당한 대우 당하면서
학교 다닐 수는 없잖아
[남학생2] 그런 걸 따지는 거 자체가 부당한 거 아니야?
재벌가 애들만 다니는 이런 학교에
돈 한 푼 안 내고 다니면서
언감생심 부당?
그래서?
'아, 당연한 대우구나'
감사라도 하면서 당할 생각이야?
[남학생3] 안 당하면?
방법은 있고?
증거를 모아야지
걔들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거
그게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거
학교도, 선생님도 알려 주지 않을 거야
학교에는 기대하지 마
걔들 부모가 주신고에 행사하는 영향력을 생각해 봐
우리 때문에 학교가 걔들과 맞서 줄까?
[남학생2] 반장 말이 맞아
그리고 강하야, 너
솔직히 이러는 의도가 뭐야?
네 형 복수에 우리를 이용하려는 거 아니야?
맞아
그게 시작이기는 했어
지금은 그것 때문만은 아니야
지금 참으면
앞으로도 계속
대학에 가고 어른이 돼서 아니, 평생을 참아야 돼
그래도 정말 상관없어?
바꾸려는 시도조차 안 했잖아
한번 해 보자
[흥미로운 음악]
[옅은 웃음]
[주원] 너랑 나
같은 생각, 같은 목표 가지고 있는 거 맞지?
만만치 않을 거야
걔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학교도
섣불리 움직이면 안 돼
우리가 걔들하고 직접 맞선다면 모를까
걔들하고 직접?
학교는 모든 걸 알고 있어
우리 일거수일투족 전부
그러니까 신중해야 돼
학교가 다 알고 있다니?
너 그 정보랑 애들 개인 영상들
그건 다 어디서 난 거야?
[고조되는 흥미로운 음악]
[마우스 클릭음]
[띠링 알림음]
[주원] 지금은 말해 줄 수 없어
그것보다는 너랑 내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게 중요하지
꼭대기부터 부수자
정재이, 김리안 동영상부터 터트리는 거야
언론을 이용해도 좋고 SNS도 좋아
한 번에 무너질 거야
[한숨] 그건 안 돼
안 된다니?
너 진짜 정재이 좋아하는 건 아니지?
확실히 대답해 줬으면 좋겠어
나랑 함께할 건지
아닌지
[통화 연결음]
[음악이 잦아든다]
[덜컥 문 열리는 소리]
- [통화 연결음] - [다가오는 발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전화 안 받아?
[깊은숨을 내쉰다]
누구한테 건 줄 알고?
헤라
요 며칠 학교도 안 나오고 전화도 안 받고
마음이 많이 다쳤나 보네
리안이는 다시 제자리에 돌아왔다고 안심하던데
재이 네 진짜 마음은 뭐야?
대답
해야 하는 질문인 건가?
어느 쪽이든 명확하게 해 줘
재이 네 선택에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어
모두?
리안이
헤라
그리고 나까지
[우진의 한숨]
[우진] 네가 리안이를 밀어내고
그 장학생한테 가지 않았다면 헤라…
리안이한테 고백 안 했을 거야
그럼 너희 둘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거고, 그리고
[옅은 한숨]
나도 이렇게까지
마음 아프지 않았을 거고
[부드러운 음악]
[함께 놀라는 소리]
- [리안] 잘했어 - [헤라] 뭐야?
- [재이] 잘했지? - [리안] 잘했어
[헤라] 빨리빨리, 빨리빨리, 빨리
이우진, 이우진
빨리 와, 딱 대 이번에는 안 봐준다
[아쉬운 한숨]
진짜
- 아! 잠깐만, 잠깐, 잠깐 - [헤라의 놀란 소리] 깜짝아
- [헤라의 힘주는 소리] - [우진의 아파하는 탄성]
- [리안] 야, 대 - [재이의 웃음]
- [우진] 잠깐, 아니, 왜? - 다 같이 맞는 거지
- [헤라] 한 번씩이지 - 다 같이 맞는 거야
- [우진] 왜? 아 - [헤라] 한 번씩
[헤라] 너도 때려, 빨리
[아파하는 소리]
[함께 웃는 소리]
[계속되는 부드러운 음악]
전부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우진] 탓이 아니라
걱정이야
우리가 같이해 온 그 시간들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 봐
다 무너질까 봐
그게 겁나
그러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 줘라
[우진] 응?
난 내 마음 [한숨]
단 한 번도 리안이 옆에서 움직인 적 없어
내가 내 마음 거기 두고 발을 뗐던 건
리안이 위해서야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여전히 그게
내 유일한 선택이야
내가 자격이 없거든
[한숨]
노력
해 볼게
나도 너만큼 우리 지키고 싶으니까
뭐든
어떻게든 해 볼 거야
그러니까 너도 [한숨]
어느 쪽인지 명확하게 해 둬
헤라야?
아니면
에르메스 백을 든 여자?
어디가 진짜인데?
네 마음은?
[음악이 잦아든다]
[멀어지는 발소리]
[덜컥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감각적인 음악]
[휴대폰 진동음]
[계속되는 발소리]
[계속되는 휴대폰 진동음]
[선우의 감탄하는 소리] 와
- 진짜 오늘 나 생일 - [재즈 음악이 흘러나온다]
- DM 보고 열 번을 확인했다니까요 - [손뼉 치는 소리]
'진짜인가?'
'진짜로 누나가 나랑 데이트를 해?'
약속 지켜 줘서 고마워요, 누나
[신난 말투로] 실컷 봐야지
누나가 또 나 언제 만나 줄지 모르니까
볼 수 있을 때 마음껏 봐야겠다
치
넌 내가 그렇게 좋냐?
남들은 '못됐다, 싸가지 없다'
뒤돌아서 내 욕 하기 바쁜데
누나는 그게 매력인데
- 야, 나쁜 년 취향 삼지 마 - [덜컥 문 열리는 소리]
- 너만 괴로워져 - [탁 문 닫히는 소리]
어? 헤라 누나!
어쩐 일이야?
[재혁] 아니, 나 안 그래도 누나한테 연락하려 그랬는데
나한테?
[재혁] 우리 누나
뉴욕행 무산됐잖아요
[재밌어하는 웃음] 그, 그래 가지고
[씁 숨소리] 지금이 누나한테 이걸 전달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이 들어서
좋은 때?
기억나죠?
[감각적인 음악]
내가 가지고 있다던
확실하고 치명적인 패
- [메시지 진동음] - 확인해 봐요
그, 확실하고 치명적인
내 패
[재밌어하는 웃음]
이제 누나 거니까
[재혁의 깔깔 웃는 소리]
[고조되는 음악]
[음악이 잦아든다]
[후 내뱉는 소리]
[헤라] 재혁아
[재혁의 호응하는 소리]
[재혁] 다 봤어요?
어?
마음에 들죠? [헤헤 웃는 소리]
[계속되는 재혁의 웃음]
- [헤라] 씨 - [재혁의 아파하는 탄성]
[재혁의 아파하는 탄성]
[헤라의 어이없는 웃음] 이 새끼가, 진짜
[헤라의 들이마시는 숨소리]
[헤라] 너 짐작은 했는데
- 진짜 개새끼구나? - [재혁의 당황한 숨소리]
그것도 선 넘는 개새끼
[재혁의 당황한 숨소리]
누나!
[기가 찬 한숨]
[재혁] 아, 동족을 알아보고
호의를 베풀어 줬더니
돌아오는 게 뺨이면 안 되지!
[헤라의 어이없는 웃음]
[헤라의 들이마시는 숨소리]
[헤라] 내가 썅년은 맞는데
좀 고지식한 썅년이라
최소한의 인간성도 없는 너 같은 새끼랑 동족이라 하면
좀 억울하지
[헤라가 화난 말투로] 어?
[어이없는 웃음]
[옅은 한숨]
[멀어지는 발소리]
[기가 찬 탄성]
[재혁의 어이없는 탄성] 저 미친년, 진짜!
[재혁의 기가 찬 웃음]
와, 나 존나 어이없네 와, 씨발!
와, 씨
- [속상한 한숨] 정재이 이 등신 - [서정적인 음악]
[훌쩍이는 소리]
이런 꼴을 당하면서 살고 있었어?
그것도 저런 거한테?
[깊은 한숨]
[계속되는 서정적인 음악]
- [멀리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 [음악이 잦아든다]
[멀어지는 발소리]
할머니, 여기 둘게요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할머니가 웃으며] 매번 고마워서 어째
아, 잠깐만
짜잔!
[하] 아이고 [웃는 소리]
아, 그리고 고맙기는 다 알바비 받고 하는 건데
잘 먹겠습니다, 많이 파세요
[할머니] 세상에 말도 어쩌면 저렇게 예쁘게 할까
[할머니의 웃음소리]
[리드미컬한 음악]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 [아이1의 웃음] - [아이2] 야, 맞아라
- [아이1의 웃음] - [물총 소리]
[아이3] 형, 형!
- [놀란 소리] - [물총 소리]
[아이3의 웃음소리]
- [하] 야 - [아이2] 무너지지 마
- 야, 너 줘 봐, 어? - [아이들의 웃음]
- 너 형이 조심하랬지, 어? - [아이3] 형, 형!
[아이들의 웃음]
너희들 빵빠레 떨어졌으면 죽었다
- [하] 어쭈? - 옷 다 젖었다!
어, 사과도 안 하고 웃어?
야, 한번 해 보자 이거지, 어?
- 야, 야, 야! - [아이3] 형, 형!
[하] 너 죽었어
- 야! [웃음] - [아이3] 이러다가 다 죽어!
[하] 야, 항복, 항복, 항복, 항복
- [아이2] 무너지지 마! - [하] 항복
[아이2] 나 죽은 거 아니다
[하] 야, 야, 그만, 그만, 그만!
- [아이들의 웃음] - [아이1] 어디 가!
[아이1의 신난 말소리]
[멀어지는 아이들의 웃음]
안녕, 강하
[목 가다듬는 소리]
[하] 아, 먹어 봐
- 진짜 맛있어 - [음악이 멈춘다]
[어렴풋한 새소리]
[웃는 소리]
[하의 개운한 탄성] 날씨 너무 좋다
바람도 좋고
구름도 예쁘고
참 신기해
[하] 응?
넌 뭐가 그렇게 항상 좋을까?
내 눈에는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날씨가
너무 예쁘대
유치한 물총 싸움이나 하면서
어린애처럼 즐거워하고
[웃는 소리]
난 한 번도 그런 기분 느껴 본 적 없거든
늘 부족했고 불안했어
근데 넌
나보다 가진 게 훨씬 없는데
고작 이런 것들이 어떻게 다 즐겁지?
[하] 음
- 형이랑 학원 갔다 오는 길에 - [부드러운 음악]
꼭 떡볶이 할머니네 들렀어
컵볶이 하나 사 먹고
무거운 거 옮겨 드리고
그러고 나면
할머니가 아이스크림 하나씩 꼭 사 주셨다
[쩝 입소리] 난 그런 게 그렇게 좋더라
집에 오는 길에 하는 오락 한 판
날씨 좋은 날 길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숨차게 뛰어가서 타는 마을버스 빈자리
난 그런 게 다 너무 좋아
부럽네
재이 너한테도 있어
꼭 바람이고 구름이 아니더라도
네가 좋아하는 거
널 기쁘게 하는 거
그거 찾아
그리고 지켜
내 경험상
두려운 건 철벽 뒤에 숨는 것보다는
맞서 싸우는 쪽이
좀 더 승산이 있기는 하더라
그러니까 상처받는 한이 있더라도
맞서 싸워
그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네가 좋아하는 거 찾아가는 건데
난 네가 즐거웠으면 좋겠어 재이야
내가 봐도
너 하나도 안 행복해 보이거든
[옅은 웃음]
[웃는 소리]
[부드러운 음악이 잦아든다]
[어렴풋한 새소리]
[하] 이제 얘기해
할 얘기 있어서 여기까지 온 거잖아
뭘 어쩔 건지 알고 싶어
인한이 일
밝히겠다고 했잖아
너 협박하는 사람 누군지
찾았어
[감성적인 음악]
목적이 뭐래?
나랑 같은 목적
주신에서 일어난 일들
그걸 조장하고 방관하고 일으킨 사람들이
거기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거
나도 그 친구랑 함께할 생각이야
나한테 활이 하나 생겼어
그래서
난 지금부터 그 활시위를 당길 거야
근데 난 그 화살이
널 다치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더 이상 너 협박하는 일은 없게 할게
난 너도 지키고
형을 괴롭혀서 죽게 만든 장본인들에게
책임도 묻고 싶어
[계속되는 감성적인 음악]
얘기 안 했던가?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지킬 무언가가 있다면
그건 리안이 하나라고
네가 그 활시위를 리안이한테 겨냥한다면
이거 하나 분명해
내가 바로 그 앞에
리안이 앞에 설 거야
[옅은 한숨]
그럼 결국 우리는
마주 보게 되겠네
[고조되는 음악]
[깊은숨을 내쉰다]
[음악이 잦아든다]
저 재이랑
사귀는 중이에요
뭐, 꽤 오래됐고
이제는 엄마도 아셔야 될 것만 같아서요
세상 모든 권리와 혜택에는 [한숨]
의무가 뒤따르는 거야, 리안
후계자로서 네가 나아가야 할 방향
짊어져야 할 무게
그걸 감안하면
지금 그런 시답잖은 이슈는…
[리안] 전 엄마, 아빠처럼 살 생각 없어요
사랑도 없이 만나서 엄마, 아빠처럼
1년에 한두 번 안부나 물으면서 살 생각
없다는 얘기예요
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랑 만나서
행복하게 살 거예요
[리안 모] 좋아하는 사람?
[웃는 소리]
그 나이에는
그게 꽤나 중요한 일처럼 느껴지지
근데 리안
조금만 지나면 알게 될 거야
그게 얼마나 시답잖은 청춘의 치기이자
감정 놀음인지
엄마가 뭐라고 생각하시든 상관없어요
저 재이 없이 안 돼요
분명히 말씀드렸어요
[멀어지는 발소리]
[철컥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천둥소리]
[지수] 전화도 안 받고 연락도 안 되고
답답해서
기다리다가 지쳐서 왔어
차 내가 고쳐 왔는데, 어때?
감쪽같지?
[옅은 한숨]
[멀리 천둥소리]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말끔하던데, 차?
그거 없던데?
폐기 처분 했어요, 이미
우리한테 위험한 물건이니까
그 차…
[지수]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네가 나를 피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이리저리 널을 뛰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이 이리저리 널 뛸 만큼의 감정
난 우리가 그런 감정을 공유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헛웃음]
[옅은 한숨]
알아, 사랑 아닌 거
내가 널 절대 가질 수 없다는 것도
근데 나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상하네
[우진] 아무리 감정이 상했어도
그거 함부로 가지고 나가면 안 되는 물건인 거
[달그락 내려놓는 소리]
잊었어요?
[지수] 아니
- 어떻게 잊겠어? - [비밀스러운 음악]
그 차
너와 내가 함께한 흔적이자
감춰야 할 비밀이잖아
헤라, 맞지?
이우진 마음속에 있다는 사람
그, 쓸데없는 상상은
끼워 넣지 말죠
[우진] 두고 가요
왜?
내가 이걸로 위협이라도 할까 봐?
위협이 아니라
위험할까 봐
위험해도 지금 날 지켜 줄 수 있는 건
이것뿐인 거 같은데
선생님을 지킬 힘은
그게 아니라
나한테 있다는 거 잘 알잖아요
[한숨]
다 진심이었다고는 말 못 해
근데 적어도 거짓은 아니었어요
위로받고
기댔어요
그래도 여기까지만
그만해요, 우리
[깊은 한숨]
학교에서 봐
이우진 학생
[멀어지는 발소리]
[한숨]
[철컥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긴장되는 음악]
[옅은 한숨]
[스산한 효과음]
[멀리 산새 소리]
[재이 부] 눈, 심장, 머리 아니면 목
한 번에 숨통 끊을 곳을 조준해
제대로만 맞으면
피가 사방으로 쏟아질 거야
저 갈색 토끼가
네 손놀림 하나에
[말소리가 울리며] 순식간에 붉게 물드는 거지
[고조되는 음악]
그런 사냥의 묘미가
[떨리는 숨소리]
널 강하게 만들어 줄 거다
뭐 해? 어서 당기지 않고
[깊은 한숨]
- 재이야 - [스산한 효과음]
[말소리가 울리며] 눈은 떠야지
쏘지 않고 뭐 해?
당장 숨통을 끊어 놓으라니까
쏴, 지금
[떨리는 숨소리가 울린다]
- [탕 총성이 울린다] - [음악이 멈춘다]
- [재이의 심호흡] - [멀어지는 토끼 발소리]
[재이의 심호흡]
[재이 부] 정재이
쏘고 싶지 않아요
아무것도 죽이고 싶지 않아요
- 이제 안 올 거예요 - [의미심장한 음악]
사냥도
아빠 강요도
다 싫어요
지금 네가 하는 말이
내 얘기를 거스르겠다 뭐 듣지 않겠다
그런 뜻으로 들리는데
맞니?
아빠의 딸이고
재율그룹 장녀이기 이전에
전 그냥 저예요
정재이로서
전 제가 원하는 걸 지키면서 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재이 부] 아니
그건 네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내가 지은 네 이름
네 몸에 흐르는 내 피
그걸 포기할 방법이나 권리가
과연 너한테 있을까?
[긴장감 있는 음악]
그걸 가진 이상
넌 그 어떤 것도
혼자 결정할 수가 없어
- [철컥 소리] - 그게 네가
살아온 날들에 대한
[철컥 소리]
대가고
의무고
전부야
[고조되는 음악]
넌 애초에 내가 만든
나의 일부니까
[재이의 심호흡]
[깊은 한숨]
[쿵 소리가 울린다]
[교사가 영어로]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역동성은
- 유럽 중심의 - [메시지 진동음]
국제법에 잘 나타나 있지 않았지만
이 법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해 왔습니다
정치적 상황을 보면 어떻게 그것을 변화시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미스터리한 음악] - 이 논문을 보면
[말끝이 점점 흐려지며] '국제법의 새로운 한 분야는…'
[교사의 머뭇거리는 소리]
[깊은 한숨]
[휴대폰 조작음]
[리안이 한국어로] 누가 찍었는지
[화난 말투로] 그걸 감히 누가 나한테 보냈는지
그 동영상 출처부터 찾으세요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습니다
[리안] 이거
어디에도 유출되면 안 됩니다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막아요
학교, 어머니
그 어느 쪽에서도 몰라야 돼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전부
자리 걸고 막아요
무조건
[탁 발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깊은 한숨]
- [어렴풋한 새소리] - [음악이 멈춘다]
[바다] 이거 실화인가?
진짜 망한 거?
[예지] 헤라네 부도라잖아
그것도 최종 부도
[바다] 그럼 헤라 이제 어떡해?
리안이한테 까이고, 재이랑 척지고
집까지 망하면 완전 끝장 아니야, 퀸헤라
[여학생] 야, 퀸헤라는 무슨
걔가 그동안 학교에서 한 짓이 있는데
완전
- [깔깔 웃으며] 폭망이지 - [다가오는 발소리]
- [계속되는 깔깔 웃는 소리] - [문소리]
[여학생의 깔깔 웃는 소리]
[스르륵 문 열리는 소리]
[지수] 자, 조회할게요
- 모두 자리에 착석 - [스르륵 문 닫히는 소리]
[스르륵 문 열리는 소리]
[스르륵 문 닫히는 소리]
잠깐
[스르륵 문 열리는 소리]
[리안] 상의해야 될 얘기가 있어서
[재이] 무슨 일인데?
[리안] 작년
별장에서
누군가 우리를 찍었어
[어두운 음악]
근데 걱정은 하지 마
아무 문제도 없게
내가 해결할 거야
누가 그걸 너한테 보냈어?
찾고 있어
정재이는 그냥 내 옆에만 있어
다른 건 내가 다 해
도망만 치지 마
내가 너 지킬 수 있게
[하] 기회를 드린다고 말씀드렸어요
이 주신고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알고 계시잖아요
더 이상 묵과하지 말고
규정대로 처벌해 주시면 돼요
[계속되는 어두운 음악]
마지막으로
학교가 학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가 드리는 겁니다
뭘 믿고 이렇게 당당할까?
저한테
주신을 날려 버릴 엄청난 폭탄이 있거든요
폭탄?
만약에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시면
제 친구들과 함께
그 폭탄을 터트리겠습니다
[멀어지는 발소리]
[철컥 문 열리는 소리]
[어이없는 한숨]
[탁 문 닫히는 소리]
[뛰어오는 발소리]
[주원] 무슨 짓이야?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교장 쌤부터 만나면 어쩌자는 건데?
바로잡으려는 거야
[주원이 울먹이며] 바로잡는데 왜 교장 쌤을 건드려?
김리안부터 쳐야지
꼭대기부터 치자며
주신고가 이렇게 되게 둔 어른들
거기가 꼭대기야
너 이러려고 나랑 같이한댔냐?
[고조되는 음악]
나한테 접근한 진짜 이유가 뭔데?
너 설마
정재이 지키려고 나랑 같이한댔냐?
야, 남주원
왜 이렇게 다짜고짜야?
아, 맞구나, 정재이 때문인 거?
너 정재이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네가 본 게 다가 아니야 그 비밀이 뭔 줄 알면…
[재이] 너구나
[음악이 잦아든다]
그 협박범
[주원의 떨리는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학생들의 대화 소리]
[재이] 결국
활시위를 당겼구나
[하] 말했잖아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
집안에 알릴 거야
학교에도 얘기할 거고
그런 영상이 있고
곧 그 영상이 세상에 알려질지도 모른다고
내가 직접 내 입으로
- 다 말할 거라고 - [하] 아니
그걸 네가 왜…
재이야, 너 그랬다가는…
아빠 손에 반쯤 죽겠지
뉴욕으로 끌려가서 처박힐 거고
그래도
끝까지 막아는 줄 거야
아빠도 학교도
무슨 수를 쓰든
그게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할 거야
주신은
[하] 그래서
그걸 너 혼자 다 막고
감당하겠다고?
난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리안이만 지키면 돼
[허망한 한숨]
왜?
전부니까
[하] 그러니까 왜!
- 왜 하필 네 전부가… - [서정적인 음악]
김리안인 거냐고
리안이한테도
내가 전부야
우리는 그렇게 자랐어
서로가 서로한테 기대서
리안이가 무너지면 나도 무너져
그럼 마음대로 해
난 포기 안 할 거야
네가 김리안 앞에 서든 말든
다 같이 죽든 말든
나 끝까지 갈 거야
[한숨]
[멀어지는 발소리]
[한숨]
아이를 가졌었어
돌아보지 마
그냥 거기서 들어
[계속되는 서정적인 음악]
무서웠어
나도 엄마처럼
아빠한테 내쫓겨질까 봐
하루아침에 내가 가진 거 다 빼앗기고
바닥으로 내몰릴까 봐
그래서 혼자 미국까지 갔는데
못 하겠더라
두 번이나 병원에서 돌아왔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그랬는데
어느 날 너무 아팠어
내가 나쁜 마음을 먹은 걸 알았는지
처음에 올 때처럼
갑자기 사라졌어
김리안은?
알아?
몰라
그냥
무작정 피했어
차마 아무렇지도 않게
정재이!
[재이] 리안이를 볼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잘된 거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으니까
그러려고 미국에 갔던 거니까
그냥 이대로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잊혀지겠지
헤어지면 끝이겠지
그렇게 버텼는데…
네가 나타나서 다 망쳤어
강하 네가
자꾸 도망치고 싶던 마음들을 마주치게 해
덮어 둔 기억을 헤집고
나도 모르는 내 생각들을 알게 해
네가
[떨리는 숨소리]
[옅은 한숨]
[음악이 잦아든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한숨]
네가 가르쳐 준 대로 해 보려고
[시계 소리 효과음]
싸워 보겠다고?
내가 좋아하는 걸 내가 지킬 거야
[의미심장한 음악]
그러니까 그 활
당길 거면 당겨
[계속되는 시계 소리 효과음]
내가 기꺼이 그 앞에 마주 서 줄게
[시계 소리 효과음이 멈춘다]
- [한숨] - [고조되는 음악]
[시계 소리 효과음]
[음악이 잦아든다]
- [시계 소리 효과음이 멈춘다] - [한숨]
[띵동띵동 소리]
[끼익 문소리]
[깊은숨을 내쉰다]
겨우 찾았네
[우진의 깊은 한숨]
[우진] 아니,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상황이 이랬으면 우리한테 얘기했어야지
[헤라] 우리?
누가 우리야?
뭐, 김리안, 정재이?
아니면 눈치 보느라 구경만 하고 있는 이우진 너?
내가 이 중에 누구랑 우리인데?
우선 방법을 좀 찾아보자
아니, 내가 그냥 찾아볼게
[쩝 입소리] 일단 여기 말고
내 스튜디오로 가자
[헤라] 어디서 백마 탄 왕자님 흉내야?
너까지 보태지 마
나 진짜 여러모로 엿같으니까
헤라야
[한숨] 자퇴할 거야
김리안, 정재이, 이우진
이제 진짜 전부 굿바이 좀 하자
더 이상 어울려 놀 이유 없잖아, 우리
야,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지긋지긋해, 너희들
특히나 정재이 그 등신 같은 계집애는…
[옅은 한숨]
진짜 말을 말아야지, 내가
그래서 우리 때문에
재이 때문에 자퇴를 하겠다고?
다 꼴 보기 싫어 내가 떠나고 말지
아직도 화났구나
그새 화가 가라앉을 일은 아니지 않니?
정재이가 그간 나한테 한 짓이 있는데
나쁜 계집애
어떻게 나한테 말 한마디를 안 해, 한마디를!
선택하라고 했지?
헤라 너야
내 선택
[감각적인 음악]
[헤라] 그래서?
네 선택이 나한테 뭘 해 줄 수 있는데?
복수
자퇴하지 마
그냥 주신에 있어
[고조되는 음악]
[철컥 문 열리는 소리]
[훌쩍이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계속되는 감각적인 음악]
[한숨]
[멀리 자동차 경적]
[음악이 잦아든다]
[다가오는 발소리]
[옅은 한숨]
고작 한다는 게 도망이야?
뭐가 이렇게 항상 극단적이야?
앞도 뒤도 없이 자퇴부터 하면 어쩌자는 건데?
귀찮아 죽겠네, 진짜
[탁 펜 놓는 소리]
왜 이렇게 돌아가면서 나타나 난리야?
네 앞가림이나 잘해
정재이
넌 주신고가 어떤 데라고 생각해?
[재이] 어떤 데라니?
[헤라] 정글이지
잠깐 한눈팔면
누구라도 날 공격하고 건드리고 짓밟을 수 있는
근데 그 와중에 아주 확고한 철학도 하나 있어
가난하고 돈 없는 사람한테는
가당치도 않은 곳이 되겠다는 철학
그래서 우리가 그 가당치도 않은 애들 내려다보고
없는 사람처럼 무시해 온 거 아니야?
근데 나더러
[헛웃음을 뱉으며] 여기서 그 꼴을 견디라고?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헤라] 그게 뭐든 내 걱정 할 시간 있으면
네 걱정이나 해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니?
- [애잔한 음악] - [옅은 한숨]
넌 나한테 네 얘기 단 한마디도 안 하면서
무슨 자격으로 내 일에 이래라저래라야?
정재이
너한테는 내가 단 한 순간이라도 친구기는 했니?
[멀어지는 발소리]
[덜컥 문 열리는 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한숨]
[학생들의 대화 소리]
[남학생] 야, 윤헤라다
- [여학생] 진짜 윤헤라네 - 야
[여학생] 쟤네 집 부도 났다면서
[음악이 잦아든다]
등신
[예지] '등신'?
[리안] 인사가
너무 과격해졌네
- 인사 아니고 욕이야 - [찰랑 물소리]
- [꿀꺽 삼키는 소리] - 얼마나 등신 같으면
자기 여자 친구 하나를 제대로 못 지켜?
무슨 소리야?
[옅은 한숨]
별장
너희 둘 추억
그걸 누가 영상에 담았던데
그게 누구 짓일까?
[리안] 그걸 지금 네가
- 어떻게 알아? - [의미심장한 음악]
거기 재이네 별장이야
너랑 정재이 말고 거기 갈 사람이 한 사람밖에 더 있어?
[남학생들의 대화 소리]
- [남학생1] 아, 나오라고, 씨 - [남학생2] 아, 가라, 좀
[학생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고조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딸깍 버튼 누르는 소리]
[남학생들의 떠드는 소리]
[윤석] 야!
- [남학생들의 겁먹은 소리] - 정재혁 빼고 전부 나가
- [남학생1] 야, 나가 - [윤석] 나가!
[남학생2] 뛰어, 뛰어
- [남학생들의 수군대는 소리] - 뛰어
야, 나가, 안 나가?
[깊은 한숨]
[재혁의 아파하는 탄성]
[재혁의 가쁜 숨소리]
- [리안의 힘주는 소리] - [재혁의 아파하는 탄성]
- [재혁이 힘겹게] 형 - 쓰레기 같은 새끼
무슨 생각으로 찍었어?
- 그걸로 뭐 어떻게 하려고! - [재혁의 힘겨운 숨소리]
[작게 분한 탄성] 씨 윤헤라 씨발 년
아, 형
아, 그런 게 아니라…
- [리안의 힘주는 소리] - [재혁의 아파하는 탄성]
- [리안의 힘주는 소리] - [재혁의 힘겨운 소리]
[남학생1] 대화 중이니까
- 가라고 좀! - [수군대는 소리]
- [남학생2] 아, 가라고, 새끼들아 - [남학생3] 뭐 하는데?
- 죽는 거 아니야? - [남학생4] 그래, 뭔 일이야
- [남학생3] 쉿, 쉿, 쉿, 쉿 - [남학생4]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남학생3] 씨, 조용히 해
[남학생들이 조용해진다]
[재혁의 아파하는 탄성]
[리안의 힘주는 소리]
- [재혁의 신음] - [리안의 가쁜 숨소리]
[재혁의 가쁜 숨소리]
- [리안의 힘주는 소리] - [재혁의 놀란 숨소리]
[재혁의 가쁜 숨소리]
[리안의 힘주는 소리]
[재혁의 거친 숨소리]
이 쓰레기 같은 새끼,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남학생1] 나가, 씨
[남학생2] 장학생 뭐야, 쟤?
- [남학생1] 어! - [하의 힘주는 소리]
[남학생1, 남학생3의 놀란 탄성]
- [윤석] 이 씨 - [하의 힘주는 소리]
[윤석의 아파하는 탄성]
- [하] 김리안! - [리안의 고함]
너 미쳤어?
- 야, 일어나, 너 이리 와 - [리안] 씨
- 야 - [하] 하지 말라고
아이, 씨발! 얻다 손을 대!
씨발, 개같은 장학생 새끼가
- [재혁의 가쁜 숨소리] - [음악이 잦아든다]
- [리안] 비켜 - [하] 그만해
- 비켜 - 그만하라고!
[리안] 아이 씨
이거 놔
너부터 죽여 버리기 전에
- 그만하라고 - [리안] 근데 이 새끼가!
생각 좀 하고 행동해!
야, 네가 사람이나 패고 다니는 거 알면
재이가 어떤 기분일까?
[리안] 어디서 함부로
재이를 입에 올려?
[하] 한심한 새끼
[리안] 뭐?
재이가 뭘 감당하면서 버티고 있는지 모르지?
[잔잔한 음악]
너 때문에!
뭘 견뎠고
뭘 더 견디려고 하는지
무슨 소리야, 그게?
근데도 걔
그걸 다 혼자 짊어지겠대
그러니까!
[떨리는 숨소리]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고 내가 지금 묻잖아
야
- [철컹 소리] - 대답 안 해?
- 그게 무슨 말이냐고! - [철컹 소리]
지금부터는 네가 지켜
재이 혼자 감당하는 일 없게
- [남학생1] 야, 공 줘 봐 - [남학생2] 패스, 패스
[남학생3] 공 패스, 패스
[여학생1] 진짜 존잘 아니냐?
[여학생2] 야, 누구야, 이거? 아, 나 알려 줘
- [여학생1] 미쳤지? - [여학생2] 팔로우해야지
- [여학생1] 너무 잘생겼지? - [여학생2] 잠깐만, 피드 좀 봐
[남학생2] 못 잡겠지? 못 잡겠지?
[남학생3] 아, 저 새끼 또 시작이야, 저거
[남학생2] 잡아 봐, 잡아 봐 못 잡겠지?
[남학생2] 잡아 봐, 잡아 봐 못 잡겠지?
[다가오는 버스 엔진음]
- [남학생1] 야, 버스 왔다 - [남학생3] 야, 야, 가자, 가자
[칙 버스 문 열리는 소리]
[여학생들의 웃음소리]
- [삑 버스 버저음] - [버스 문 닫히는 소리]
[멀어지는 버스 엔진음]
[계속되는 잔잔한 음악]
[끼익 문소리]
[탁 문 닫히는 소리]
원피스 괜찮네
[짜증 난 한숨]
뭐야, 너
구경 왔어?
얼마나 망했나, 어떤 꼴인가
뭐, 직접 보고 축하하려고?
다른 건 다 상관없는데
그래도 한 가지는 알아줬으면 좋겠어
난 너
한 번도 친구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
한결같이 네가 내 친구라서
그래서 같이 있었던 거야
지금도 그렇고
[헛웃음]
웬 뜬금없이 친구 타령
[휴대폰 진동음]
네, 아빠
[헤라 부가 들뜬 말투로] 헤라야, 됐어
이제 다 됐어
회사 살릴 수 있겠어
[옅은 웃음]
- 정말이에요? - [헤라 부] 그럼
정말이고말고
재율그룹에서 도와주시겠다고 나섰어
이제 걱정할 거 없어
좀 있다 보자, 우리 딸
사랑해
네가 그런 거야?
말했잖아
난 너 친구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달그락 소리]
정재이
- [재이 부] 임신? - [음악이 멈춘다]
[의미심장한 음악]
[쨍그랑 깨지는 소리]
네가
- [탁 놓는 소리] - 네가 날
미치게 만들려고 작정을 했지!
어쩌면 이렇게 제 어미를
소름 끼치도록 닮았을까?
이러저러한 말 나돌기 전에
당장 뉴욕으로 출발해
[탁 수화기 집어 드는 소리]
[한숨]
[재이 부] 대답
갈게요
대신
헤라 아버지 회사, 인터내셔널 윤
아빠가 도와주세요
헤라 저한테 둘도 없는 친구예요
네가 지금 부탁을 할 처지는 아닌 거 같은데
하물며
왜 내가 네 부탁을 들어줘야 할까?
그래야 뉴욕 가서
아빠가 원하는 걸 저도 할 테니까요
공성그룹과 재율그룹 사이에
제 역할이 필요하다는 거
저도 알아요
[한숨]
[재이] 나 뉴욕으로 들어가
한번 와
맛있는 거 사 줄게
[웃는 소리]
[옅은 한숨]
[깊은 한숨]
[잘그락 소리]
[통화 연결음]
[계속되는 의미심장한 음악]
[옅은 한숨]
잠깐 세워 주세요
- [탁 차 문 닫히는 소리] - [다가오는 발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리안] 어떻게 그걸 나한테 숨겨?
어떻게…
그걸 너 혼자서 다 견뎌?
결국
다 알았구나
널 혼자 둔 죄책감을 어떻게 감당하라고
너 혼자 그런 일 겪게 한 나를!
나를…
[감미로운 음악]
[울먹이며] 어떻게…
어떻게 용서하라고
[깊은숨을 내쉰다]
왜 아무리 도망쳐도
제자리 같지?
[리안의 씁 숨소리] 그러니까 왜 도망쳐, 왜!
내가, 내가 옆에 있잖아
너까지 상처받지 않게 하려고
죽을힘을 다해서 도망쳤는데
내가 너 보면 슬퍼지는 것처럼
너도 나 보면 슬퍼질까 봐
미친 사람처럼 도망쳤는데
[재이가 깊은숨을 내쉰다]
결국
이렇게 됐네
[훌쩍이는 소리]
[리안의 깊은 한숨]
[리안] 얼마나 무서웠을까, 어?
너 혼자서 그걸 어떻게 다 견뎠어?
[리안의 울음소리]
[리안] 미안해
진짜 내가 너무 미안해, 재이야
[리안의 흐느끼는 소리]
내, 내가 다 미안해
다시는, 다시는 너 혼자 그런 일 겪게 안 할게
앞으로 절대
[씁 숨소리] 절대 네 손 놓는 일 없어, 이제
[리안의 울음소리]
[리안의 훌쩍이는 소리]
[리안의 울음소리]
[음악이 잦아든다]
[떨리는 숨소리]
- [잔잔한 음악] - [화면 전환 효과음]
[주원의 흐느끼는 소리]
[계속되는 주원의 흐느끼는 소리]
- [휴대폰 조작음] - [음산한 효과음]
- [휴대폰 조작음] - [음산한 효과음]
[휴대폰 조작음]
[주원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
[하] 네가 이런 걸로 무기 삼을 거 알았으면
애초에 같이 안 했을 거야
김리안, 최윤석
그 무리들이 애들한테 저지른 폭력, 방조, 내가 본 영상들
[한숨]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넘치는 증거잖아
[코웃음]
그깟 폭력?
이슈가 안 되잖아
이슈가 안 되면 아무 타격도, 의미도 없다고
[울먹이며] 휴대폰 줘, 당장
못 줘
[울먹이는 소리]
[주원] 내 정체를 정재이가 이미 알았잖아
정당한 방법?
정당한 방법으로 걔들 못 이긴다고
선수 쳐야 돼
김리안, 정재이
[떨리는 숨소리]
내가 먼저 부숴 버릴 거야
줘, 줘!
- [하] 그게 뭐든 - [딸그락 나뒹구는 소리]
이런 식은 아니야, 남주원!
[하의 한숨]
잘못된 걸 바로잡자는 거지
누군가의 인생을 망치자는 게 아니라고
[주원] 이 새끼가! [씩씩대는 소리]
너 결국 정재이 때문에 이러는 거지?
야, 정신 차려
너 주신고에 왜 왔는지 잊었어?
너희 형 강인한!
걔들한테 어떤 꼴을 당했는지 잊었냐고
[주원의 울음소리]
[계속되는 잔잔한 음악]
[힘겨운 숨소리]
[우진] 리안아
[훌쩍이는 소리]
[리안의 흐느끼는 소리]
눈물이
안 멈춰, 우진아
[리안의 흐느끼는 소리]
나도 그만 좀 울고 싶은데
그게 안 돼
[계속되는 리안의 흐느끼는 소리]
[재이 부] 그래서 우진 군은…
[음악이 멈춘다]
이걸로 나한테 뭘 얻어내고 싶은 거지?
재이
뉴욕으로 보내 주세요
[감각적인 음악]
[우진] 재이만 떠나게 해 주세요
다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요
[후 내뱉는 소리]
꼭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안 그러면 재율그룹 장녀가
고등학생 신분으로 아이를 가졌었다는 사실을
뉴스에서 보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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