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14
윤세리
[총성이 탕 울린다]
[철강의 신음]
[총성이 연신 울린다]
[철강의 힘겨운 신음]
[떨리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철강의 다급한 신음]
[거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총성이 탕 울린다]
[거친 신음]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만복이 흐느낀다]
[애잔한 음악]
[정혁의 떨리는 신음]
[떨리는 신음]
[울먹인다]
[정혁이 오열한다]
[사이렌이 울린다]
[한숨]
[통화 연결음]
아무도 오질 않고 있습니다
연락도 되질 않고요
이거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갔습니까?
어케 할까요?
[한숨]
이제 출발해야 하는데
[한숨]
(구급대원) 흉부 총상 환자입니다 수액 한 팩 맞았고요
- (의사1) 총상요? - (구급대원) 네
- (의사1) 수술실 바로 콜해 - (의사2) 예
(의사1) 얼마나 됐습니까?
(구급대원) 이동 시간 총 11분 걸렸고요
CPR 진행했습니다
(의사1) 바이탈 사인 체크해 주세요
IV 라인 잡고 풀 랩 나가 주시고요
(간호사) BP 60에 40입니다, 세츄레이션 80
(의사1) 환자 혈압 떨어져 있으니까 양쪽 라인으로 풀 드롭 해 주시고요
- (의사1) 혈액 준비해 주세요 - (간호사) 네
(의사1) 총상에 의한 텐션 뉴모쏘락스랑 헤모쏘락스 같으니까
일단 인투베이션 하고 흉관 삽관 준비해 주세요
수혈 세트 연결하고 그리고 엑스레이 의뢰해 주시고요
(간호사) 네
(의사1) 보호자 되세요?
(정혁) 예
지금 환자 굉장히 위급한 상황입니다
총상에 의한 긴장성 기흉으로 바로 흉관 삽관 시술 진행할 거고요
그 후에 총알 제거 수술 들어갑니다
[애잔한 음악]
(정혁) 형이 있었소
그를 잃고 나서 많이 아팠소
그래서 결심했었소
이제 아무도 잃을 일 없는 인생을 살갔다고
[정혁의 떨리는 숨소리]
즐겁지 않은 인생을 살갔다고
앞날을 꿈꾸지 않는 인생을
그저 묵묵히 살아내갔다고
그 후 난
한시도 편히 잠들지 않았고
농담하지 않았고
연주하지 않았고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소
어느 날 거짓말처럼 나의 세상으로 불시착한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
[정혁의 떨리는 숨소리]
난 그랬소
(정연) 세리야
(정혁) 이제 난
당신을 잃을까 매일 두려워도 좋으니
당신이 있는 삶을 살고 싶소
이루지 못할 꿈이라서 가슴이 아파도 좋으니
간절히 앞날을 꿈꿔 보고 싶소
그러니
살아 주시오
(정혁) 부디 살아서
내 이야기를 들어 주시오
당신에게 해 주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직
남아 있소
버스를 안 탔어? 전부?
(참모) 예
약속된 시간에서 두 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연락도 되지 않았고 말입니다
[한숨]
만약 이 사건이 당 군사부에 알려지는 날엔
일이 심각해집니다
이 일, 지금 누구누구 알고 있어?
아직은 현지 파견 군관과 저밖에 모릅네다
곧 이번 군인 체육 대회 참가와 관련해서
보위 사령부와 당 군사부에서 재무장강습과 총화가 있을 게야
- 대비하고 - (참모) 예
(참모) 문제는 군사부장 쪽에서 가만히 있을지 기건데
아무래도 조철강이와 연결이 돼 있을 거로 보여서
차후 대책이 필요합네다
[한숨]
[충렬의 답답한 숨소리]
데리러 간 놈들까지 안 오면 어카자는 게야?
[한숨]
[은동이 흐느낀다]
"태흥병원"
[주먹의 한숨]
(주먹) 미치갔습니다
아니, 와 이케 안 깨나는 겁니까?
피가 부족한 거 아닙니까?
[울먹이며] 세리 동무 피 많이 흘렸었는데
[은동이 흐느낀다]
나 O형이야
그 에미나이 피형이 O형이라 기러지 않았어?
(치수) 피가 부족한 것 같으믄 내가 뽑아 주믄 되갔는디
중대장 동지도 같은 피형입니다
부족했으믄 벌써 줬갔지
남조선 병원엔 피가 많아서 그 문제는 아닐 겁니다
[치수의 한숨] [잔잔한 음악]
아니, 기러믄 왜 사흘이 되도록 못 깨나냐 이거야
[흐느낀다]
무슨 일 난 거 아니간?
[흐느끼며] 세리 동무
[은동이 흐느낀다]
그리고 너희 내가 카드 마음껏 쓰라고 줬더니
별로 쓰지도 않아서
(세리) 내가 너희 선물 하나씩 준비했어
내가 또 패션 회사 오너 아니겠니?
옷 한 벌씩 선물해 주고 싶었어
사이즈는 내가 눈대중으로 대강 봤는데 맞을지 모르겠다
잠깐만
[대원들의 들뜬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치수) 에미나이
[치수의 헛기침]
[세리의 탄성]
(세리) 옷이 날개다
다들 너무 근사한데?
(치수) 기럼
우리가 차려입지를 않아서 기렇티
차려입으면 서울 사람 못디않아
(세리) 뭐, 사람들이 표치수한테 길 물어볼 만하네
딱 서울 사람 같아
기렇디?
(세리) 씁, 은동이는 좀 작나?
아닙니다
(은동) 꼭 맞고 따뜻하고 아주 좋습니다
[살짝 웃는다]
[살짝 웃는다]
(만복) 나까지 괜히 얻어 입는 거 아닙니까?
미안하게
(세리) 무슨 말씀이세요?
위험 무릅쓰고 힘든 결정 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데요
아닙니다
내가 한 짓들을 생각하믄...
(세리) 우필이 본 적 있는데요
아버지가 그러셨다고 하던데요
친구들끼리는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근데 나는, 그러면 안 된다고
세상이 그렇게 꽃동산은 아니라고
누가 너 때릴 것 같으면 먼저 때려 버리라 그랬어요
그러면서도 속으론
우필이 아버지 말이 맞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진짜 세상이
꽃동산 되면 좋겠네
(세리) 그럼 우리 최소한
안부는 물어보면서 살 수 있을 거 아니야
[은동이 흐느낀다]
(경찰) 그러니까 총을 쏘고 있는데
그 가운데로 차가 뛰어들었다?
예, 그렇게 듣기는 했는데
혹시 급발진 아닐까요?
(구매팀장) 하긴 그렇게 위험한 상황이면 도망을 가셔야 정상인데
응, 내 말이 그 말이야
(창식) 아니, 도망가려면 뒤쪽에 길이 많더라고요
- 왜 하필 거기로 돌진을 하냐고 - (구매팀장) 그렇지
(구매팀장) 이건 뭐, 총알이 날아오는 그 순간에
제 발로 달려가서 몸으로 총알을 막아낸 거나 다름없는데
대표님이 그럴 리가 없잖아
- (창식) 절대 그럴 분이 아니에요 - (구매팀장) 절대로
윤세리 씨가 구하셨다는 분이 저분인가요?
[흐느낀다]
[무거운 음악] (창식) 아니요, 쟤는 아니고...
야, 너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수찬) 아니, 우리 대표님이 어떻게 살아 돌아오셨는데
또 이렇게...
[수찬의 한숨]
어떤 썩을 놈인지
꼭 좀 잡아 주세요 꼭 좀, 선생님, 제발
- (창식) 아유, 아유, 죄송합니다 - (수찬) 선생님, 제발요
- (창식) 아니, 너 왜 그래? - (구매팀장) 죄송합니다
(경찰) 목격자는 어디 있습니까?
(창식) 아, 제가 데리고 올게요
야, 일어나, 수찬아, 수찬아, 일어나! [수찬이 울먹인다]
- (수찬) 제발요, 선생님 - (창식) 야, 이거 놔, 좀 [구매팀장이 만류한다]
(창식) 집에 가! 너
[수찬이 흐느낀다]
(창식) 아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혜지) 저, 저기 - (창식) 예, 예?
저기 저 남자 누구예요?
(창식) 아, 대표님 개인 경호 맡고 있는 친구입니다
어머, 개인 경호면 밀착 경호?
(창식) 예, 뭐, 그런 거죠
(혜지) 아니, 업체가 어딘데요?
(창식) 예?
- 연락처 없어요? - (창식) 예?
(세형) 남자가 있다고요?
(임 박사) 네
저 사람 이력서 좀 나한테 보내요
예? 이력서를 왜요?
내가 질문을 하면 대답만 해요
나한테 질문하지 말고
아, 예
그러면 대답만 드리겠습니다
(창식) 저 친구 이력서는요
저희 대표님이 갖고 계셔서 저한테 없고요
있다고 해도 저희 대표님 허락 없이는 드릴 순 없습니다
그럼
(혜지) 세리스초이스가 사람 두루두루 잘 뽑네
(경찰) 목격자 진술 협조를 좀 부탁드리려고 하는데요
서울 한복판에서 총기 사고는 드문 경우라
저희가 영상 자료를 분석 중이긴 한데
선생님 진술이 범인 검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아, 먼저 신분증부터 좀 볼 수 있을까요?
[긴장되는 음악]
"중화 인민 공화국"
중국 교포시구나?
(정혁) 또 다른 총상 환자에 대한 신고가 있었습니까?
아니요, 그런 건 없었는데?
그렇다믄 혹시
사건 현장 인근의 비인가 의료 시설들을 찾아보셨습니까?
예?
범인도 총상을 입었습니다
(정혁) 그렇다면 일반 병원에선 치료할 수 없을 테니
그런 시설을 이용 중일 거라 봅니다
[문이 쿵 닫힌다]
(오 과장) 아휴, 괜찮아요?
(의사3) 내야 총알을 빼래서 뺀 기니까
계산이나 정확히 해 주시디요
(오 과장) 아, 아이, 그럼요, 캐시로다가
월말에 뵐게요, 예?
[의사3의 힘주는 신음]
(오 과장) 아이고 [문이 덜컥 열린다]
어떠십니까, 죽다 살아난 기분이? [문이 쿵 닫힌다]
날 왜 구했소?
아, 그거는 그, 고객님의 잔금을 다 못 받은 상태에서
저세상으로 보내 드릴 수가 없거든요
물론 오늘 수술비 역시 고객님께서 결제하셔야 하고
[헛웃음] [무거운 음악]
자본주의가 날 살렸구먼기래
(오 과장) [웃으며] 그런 셈이죠
씁, 거, 빨리빨리 계산할 거 하시고
원래 계시던 데로 가서 뭐, 어떻게 되든가 하세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
여기서 막, 죽고 그러시면 일 복잡해지고
내가 무지하게 곤란해진다고
윤세리는?
윤세리는 어케 됐소?
(상아) 문 앞에 있는 보디가드 잘라야 하는 거 아닌가?
(세준) 보디가드를 갑자기 왜요?
그 사람 뭘 믿고 여길 맡겨요? [심전도계 작동음]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고
(상아) 경찰 조사 아직 끝나지도 않은 거 같은데
찜찜하잖아요
(세형) 하긴 그 자식부터 잘랐어야 됐는데
내가 너무 놀라서 정신이 없었네
[통화 연결음]
미치겠네
미안해서 어떡하죠?
(창식) 지금 대표님이 저러고 계셔 갖고 손쓸 방법이 없네
(구매팀장) 아니, 자기들이 언제부터 우리 대표님 그렇게 생각했다고...
[구매팀장의 한숨] (창식) 다 이상하다고
전부 못 믿겠다면서 자기들 사람으로 다 바꾸겠다고...
내가 보기엔 자기들이 제일 이상하구먼, 응?
[연신 흐느낀다]
[울먹이며] 야, 너 그만 울어, 정신이 없어
[잔잔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꼭꼭거린다]
(남식) 오마니, 아버지가 오십니다!
(대좌) 여보
[영애가 흐느낀다]
[영애의 힘주는 신음] [대좌의 아파하는 신음]
[부드러운 음악]
[울먹이며] 내가 뭐라 그랬어?
(영애) 조철강이 그 새끼는
눈탱이가 맛탱이 갔으니 엮이지 말라 그랬지?
미안하오, 내가 잘못했어
(영애) 내가 기러지 않았어, 어?
남식이 머리 나쁜 건 다 당신 닮아서니까
제발 머리 좀 쓰지 말라고
[대좌의 한숨] (남식) 기건 오마니 말이 옳습니다
저도 머리 쓰지 않고 한 줄로 찍었을 때가
성적이 제일 좋았슴다
(영애) 이놈의 새끼야! [남식의 아파하는 신음]
[영애가 혀를 쯧 찬다] (대좌) 기래, 기래
내가 다시는 대가리 안 굴리고 착하게 살게
이리 오라
[영애가 흐느낀다]
[대좌의 한숨]
[아이들이 소란스럽다] [닭 울음]
(옥금) 이놈의 새끼, 이놈의 새끼, 이놈...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옥금의 다급한 신음] [닭 울음]
이리, 이리 오라, 이리 오라
이쪽, 이쪽, 아이고, 아이고
이놈의 새끼, 어디 가니!
[닭 울음] 거기 서라우!
[흥미로운 음악] [월숙의 놀라는 숨소리]
이야!
나 어때?
(월숙) 역시 우리 영애 동지의 이 균형 감각은 대단합니다!
[살짝 웃는다]
그 백화점 사장 동지의 화려함에는 결코 밀리지 않으믄서
기렇다고 너무 우쭐대는 거 같지는 않게
아주 딱 적당히 예의와 감각을 갖춘
그런 차림으로 손색없습니다, 아주
- 기렇디? - (월숙) 예!
- (월숙) 영애 동지 - (영애) 응
요거 한번 맛보시라요
(영애) 어디
음, 간이 딱 맞는구나, 야
(월숙) [웃으며] 예
긴데 내가 말했디?
오늘은 요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입에서 나오는 거를 더 조심해야 한다고
[영애의 주의 주는 신음]
걱정 마시라요
내가 오늘 또 술을 먹고 헛소리를 한다믄
반드시 빡빡이가 되갔시요
내가 직접 밀어 주갔어
예
(옥금) 사장 동지 오십니다!
- (영애) 아이고! - (월숙) 오셨습네까!
- (영애) 어서 오시라요! - (월숙) 아이고!
[월숙의 다급한 신음]
(월숙) 오셨습네까!
이야!
(명은) 그야말로 프레시한 로컬 푸드가
한가득이구먼요? [명은의 웃음]
마침 내가 가지고 온
샴팡과 아주 잘 어울리갔습니다
(영애) 아이고, 이렇게 귀한 것을
[영애의 웃음] (명순) 샴팡이 뭐야?
(옥금) 이게 뭐이디? [흥미로운 음악]
[옥금의 어색한 웃음] (월숙) 아, 좋은 거구먼
[함께 멋쩍게 웃는다]
(명은) 다음번엔 내가 샴팡 잔도 같이 챙겨 오갔습니다
[영애의 웃음] 자, 기카믄 우리
(함께) 찧읍시다!
[영애와 월숙의 웃음]
[저마다 숨을 카 내뱉는다]
[옥금이 숨을 카 내뱉는다]
(영애) 달구나, 야
(월숙) 이야, 이거 물 같슴다, 이거!
(옥금) 아니, 너무 맛있는데요?
[함께 웃는다]
(영애) 이번에 우리 사장 동지께 입은 은혜를 어케 갚아야 할지
(명은) 아유, 아닙니다
우리 정혁이와 한 몸과도 같은 이웃분들인데
도울 수 있는 일은 도와야지요 [영애의 옅은 탄성]
(월숙) 기러믄 우리는 한 몸인 걸로
'오브'가 '코스'인 걸로
[명은의 웃음]
아!
[함께 웃는다]
(월숙) 이야, 이게 참 멋있는 말이구먼, 어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월숙) [취한 목소리로] 나는 평양서
기케 성공한 사장 동지쯤이믄
호랑이처럼 무섭고
시끄럽고 막 기럴 줄 알았는데... [영애의 웃음]
(영애) 아니, 월숙 동무는 또 무슨 말을 하려 기래
야, 먹던 거나 먹으라
(명은) 아유, 아닙니다
이렇게 편안한 자리인데 뭐 어떻습니까?
(월숙) 음
호랑이처럼 무섭고 시끄럽고 막 기럴 줄 알았는데
다소 시끄럽기는 하디만 뭐, 기케 무섭진 않습니다, 예
[명은의 웃음]
[옥금의 웃음]
내가 좀 시끄럽긴 합니다
[명은의 웃음] (월숙) 예
(영애) 아유, 아니야, 그 말이 아니라...
(월숙) 우리 사장 동지는
좋은 사람입니다
(명은) 아이고
[명은의 멋쩍은 웃음]
(월숙) 혼사도 다 엎어진 마당에
이케 우리를 도와주기가 어디 쉽습니까?
[옥금의 놀라는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옥금) 와 이럽네까?
(월숙) 왜 이러네? [옥금의 놀라는 신음]
또 뭐, 나만 쓰레기인 거네?
다들 기랬잖아
구라파 동무, 조카 아닌 것 같다고
[영애의 어색한 웃음] [월숙의 비명]
(월숙) 왜 꼬집습네까!
아유, 난 또 무슨 말이라고
(명은) 그 알 동무는 내 조카가 맞습니다
아이, 맞잖아! 맞바람!
(월숙) 왜 꼬집습네까! 쯧 [익살스러운 음악]
[영애의 어색한 웃음]
(영애) 아이고, 야, 안 되갔다, 너무 취했다
[월숙의 부정하는 신음] 야, 끌어내라, 끌어내라
- (옥금) 월숙 동지, 집에 가야지요 - (월숙) 안 취했어
(옥금) 너무 많이 먹었습네다
[월숙이 콜록거린다] 일어나시라요
(월숙) 아, 이거 왜 이래?
(옥금) 너무 취했습니다, 일어나시라요!
아, 왜 이래, 나 말짱해!
(옥금) 아, 일어나시라...
아이고! [월숙의 성난 신음]
(월숙) 다들 기랬잖아!
우리 사장 동지 딸은
그 구라파 동무랑 더 잘 어울린다고 기러지 않았어?
(옥금) 아, 월숙 동지
(월숙) 놓으라!
스톱
(월숙) 응
방금 했던 말 다시 해 보시라요
(월숙) 아!
'우리 사장 동지 딸은 그 구라파 동무랑 더 잘 어울린다'
(명은) 아니, 그 전에
어
(월숙) '나 말짱해'?
(명은) 아니, 아니, 그 전에
맞바람?
[흥미로운 음악]
맞바람이라 함은
(명은) 우리 정혁이가 바람을 피운 적이 있다
그 말입니까?
[당황하는 신음]
(영애) 응?
(월숙) 영애 동지, 방금 내가 뭐라 기랬어요?
여기는 어뎁니까?
내가 누구지요?
(명은) 정혁이가 바람을 피웠다니
[버럭 하며] 도대체 누구랑!
[월숙이 콜록거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치수) [취한 목소리로] 바로 지뢰밭을 막 달려가는데
지뢰가 안 터져
내가 총을 땅 쐈는데 안 맞아
지가 남에서 온 제비래
[웃음]
미친 에미나이
지가 남조선에서는 삼시 세끼 중 두 끼를
이, 고기반찬을 먹었다고 후라이를...
입은 짧다면서 얼마나 잘 처먹는지
그 에미나이가 와서 좋은 거는
정수리에서 꽃향기 나는 샴푸
뭐 하십니까?
좀 적으시라요
[명은이 상을 탕 친다] [명은의 성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정혁) 오래된 약속 아닙니까? 지켜야지요
(명은) 신혼집 이사 하는데 왜 그케 똥 씹은 표정이네?
[잔잔한 음악]
내가 뭘
(단) 엄마, 아무 걱정 말라요
엄마 딸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정혁 동무랑 결혼해서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 살 거니까
[엘리베이터 도착음]
엄마
(단) 왜 이케 손전화를 안 받아요?
[훌쩍인다]
(명은) 야, 엄마가 술에 집중할 때
전화받는 거 봤네?
(단) 아휴
나 잡아요
[명은의 한숨]
기래
우리 딸
들어가자
[단의 한숨]
(단) 왜 이케 많이 마신 거야?
(명은) 단아
(단) 왜?
왜? 뭐 할 말 있어?
너 엄마 눈치 보지 말고
행복하라
갑자기 무슨 소리야?
물론 엄마는 너한테
엄마로서 해야 할 소리를 하갔지
기렇지만
너 엄마 말 듣지 말고
(명은) 니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행복하게 살라
이 말이야
[단의 한숨]
잠을 왜 여기서 자려고
들어가서 자라
(명은) 난 우리 단이가
내 말 들었다가
나 죽고 나서
안 행복하믄 어카나
[애잔한 음악]
[울먹이며] 내가 틀린 거믄 어카나
난 그거이 무서워 죽갔어
[명은의 울먹이는 숨소리]
[심전도계 작동음]
(세형) 여긴 내 경호 팀 붙일 테니깐 그렇게 알고
야, 경호 팀은 나도 있어
(세준) 전직 유도 챔피언이랑
- (혜지) 사격, 사격 - (세준) 어
사격 동메달 딴 친구도 있고
(세준) 그, 이렇게 생긴, 누구였지
(세형) 우린 청와대 있던 애들인데?
세리 쪽은 간병인, 경호원 우리가 다 케어할 테니까
형은 그냥...
[의미심장한 음악]
어머, 어머, 움직였어요
(혜지) 지금 움직였어!
[혜지의 놀라는 신음]
- (세준) 어, 어, 떴다, 떴다, 떴다 - (혜지) 어, 어, 눈 떴어, 눈 떴어
- (혜지) 어머 - (세준) 검은자 보인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혜지의 놀라는 신음]
(세준) 어, 여, 여기 그, 담임 선생님 좀... 아, 담당 선생님 좀 불러요
여기 깨어났다고
네!
(혜지)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괜찮아?
대한민국에서 총상이 뭐예요
난 무슨 할리우드인 줄
(세준) 그러니까 [혜지의 어이없는 숨소리]
[옅은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혜지) 어?
어, 어, 어, 어 [세준이 중얼거린다]
[작은 목소리로] 꺼져
[중얼거린다] (혜지) 어, 어
뭐, 뭐, 뭐?
[옅은 숨소리]
(세리) [힘겨운 목소리로] 다 꺼지라고
(혜지) 꺼지래요, 다
다 꺼지래요
[세준의 웃음]
(혜지) 멀쩡해, 멀쩡해
성질머리 그대로인 거 보니까 완전 멀쩡해
(정연) 세리 깨어났다고?
[세준의 웃음]
(세준) 네, 근데 우리 다 꺼지래요
[세준의 웃음]
딴 사람만 찾는데요?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세리) [힘겨운 목소리로] 뭐야
무슨 보디가드가 [잔잔한 음악]
내 허락도 없이 막 자리 비우고
보이는 데 있으라며?
눈에 보이는 데만 있으면
안전할 거라며?
[울먹이며] 빨리 와요, 보고 싶어
가고 있소
지금, 지금 가고 있소
(창식) 좀 더 경과를 지켜봐야 된다는...
어, 저기... [수찬과 구매팀장의 놀라는 신음]
절대, 절대 안정인데
[문이 탁 닫힌다]
[훌쩍인다]
[떨리는 숨소리]
[애잔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왜 그...
그 위험한 데를 왜 뛰어들어서...
기케 겁이 없소?
진짜 죽을 수도 있었다고
진짜 죽었으면 어쩔 뻔했냐고
난 어케 살라는 거요?
웃겨, 진짜
누가 들으면 나만 그런 줄
리정혁 씨도 그랬잖아
나 때문에 죽을 뻔했잖아
그거랑 이건 다르지
다르긴 뭐가 달라?
난 보디가드라며
당신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기케 말하지 않았소?
[울먹이며] 뭐야
내가 얼마나 힘들게 깼는데
자꾸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면서
언제까지 화만 낼 거야?
[잔잔한 음악]
[세리가 흐느낀다]
사랑하오
[흐느낀다]
이 말을 못 하게 될까 봐
정말 무서웠소
나도 무서웠어
(세리) 꿈이 너무 긴데
그 꿈에
리정혁 씨가 없는 거야
너무 깨고 싶었어
[흐느낀다]
(주먹) 아, 왜 기럽니까?
(세리) 어?
(주먹) [울먹이며] 세리 동지, 나 진짜 걱정했습니다!
[주먹이 콜록거린다]
(정혁) 아직은 기케까지 안는 건 좋지가 않고
악수로 대신 하라우
(주먹) 아, 예
(치수) 아니, 아까 중대장 동지가 안고 있었던 건
뭐, 이 에미나이가 아니고 나무토막이었습니까?
[치수의 옅은 신음]
기래
고생했다, 야
응
이제 멀쩡한 겁니까?
[힘없는 웃음]
멀쩡하진 않지
[세리의 아파하는 신음]
안 되갔소, 다시 누우시오
다들 나가 있고
아니야, 괜찮아요
(정혁) 긴데 다들 어케들 알고 온 거가?
내가 전화하지 않았는데
[익살스러운 음악]
(만복) 아, 미안합니다
아휴
[도청 장치 작동음] [만복의 힘주는 숨소리]
세리 동무가 무방비 상태에 있는데
중대장 동지도 병실에 들어갈 수가 없고
아휴,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칼지 걱정이 돼서...
(의사4) 이 병실이 특급 병실 중에서도
보안이 가장 확실한 곳입니다
물론 인력과 병실 물품들 모두 특별 배치 될 예정이고요
저희가 잘 신경 쓰겠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정연) 고맙습니다
[청소기 작동음]
[도청 장치 작동음]
(치수) 아니, 기러믄 왜 사흘이 되도록 못 깨나냐 이거야
무슨 일 난 거 아니간?
[흐느끼며] 세리 동무
[은동이 흐느낀다]
수술은 잘됐다고 [익살스러운 음악]
(만복) 총알이 외상 없이 폐만 뚫은 거라서
기흉만 생겨 천만다행이라고
[은동이 흐느낀다]
- (주먹) 고맙습니다! - (은동) 만복 동지!
이 모든 게 우수한 의료진과
(치수) 최고급의 수술 장비 덕분이고
이것은 모두 윤 회장님의 과감한 투자 덕분...
잠깐
야, 세리 동무 아바지가 이 병원의 이사장이라는구먼
[대원들과 만복의 탄성] [흥미로운 음악]
[안도하는 숨소리]
(주먹) 이야, 이 둘째 며느리가 아주 못됐습니다
이런! 둘째 오래비라는 사람도 아주 나빴습니다!
(치수) 왜, 왜, 왜, 왜?
아이, 잠시 줘 보라우!
- (치수) 이... - (만복) 들리네?
[치수의 성난 신음] (만복) 아, 참으라, 참으라
어, 윤 회장 동무가 말을 한다
[증평을 흉내 내며]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만복) '윤세형, 네가 꾸민 짓이 진짜 아니라는 거야?'
둘째 오래비가 말한다
[세형을 흉내 내며] '아, 아버지, 왜 저를 못 믿으세요?'
'제가 아버지 자식이 맞긴 맞습니까?'
(주먹) 저런, 저... [은동의 어이없는 숨소리]
저 한참 봐줘도 사람 같지 않을 놈, 저 [은동의 분한 신음]
(치수) 한 대 치라우, 한 대 치라우
(주먹) 그렇지! [만복의 기합]
그렇지! 그렇지! [대원들의 통쾌한 신음]
[은동의 놀라는 숨소리]
- (치수) 왜, 왜, 왜? - (주먹) 와 기래?
깨어났답니다!
[대원들과 만복의 놀라는 신음]
[대원들과 만복의 환호]
[대원들과 만복이 연신 환호한다]
[대원들과 만복이 소란스럽다]
[도청 장치 작동음]
(세리) 그러니까
제가 정신이 없는 동안 계속 도청을 했다고요?
(만복) 아
이 안에 세리 동무가 꼭 들어야 할 것들도 있는 것 같은데
꼭 들어 보시라요
[옅은 한숨]
[잔잔한 음악]
(승준) 아, 서단 씨, 내가, 내가 잘못했어요 [단이 훌쩍인다]
아, 일단 울지 말...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승준) 지난번 그 다리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빨리 와요
너무 오래 기다리면 나 잡혀갈지도 몰라요
[어이없는 숨소리]
아니, 이 미친 남자가
[한숨]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어이없네
[한숨]
[코웃음]
정신이 나간 거야?
귀찮아 죽겠구나, 야, 쯧
[승준의 추워하는 숨소리]
[다가오는 발걸음]
(단) 이 시간에 여길 왜 왔습니까?
(승준) 내 전화를 안 받으니까
겁대가리가 없습니까?
평양이 장난인 줄 알고?
(단) 당신 찾는 보위부원들이 쫙 깔렸을 수도 있는데
그게 걱정이 됐지, 나도, 근데
서단 씨가 더 걱정되더라고
(승준) 리정혁, 윤세리한테 갔다고 울었잖아
근데 나도 공범이니까
내가 리정혁이라고 생각하고
뭐, 한 대 쳐
그러면 좀 기분이 풀릴지도 모르잖아, 응?
(단) 나는 동무가 리정혁이라고 생각하믄
때릴 수 없습니다
지가 좋아하는 남자 때리고 기분 풀리는 여자도 있습니까?
그럼
그냥 나라고 생각하면?
[승준의 아파하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기러니까 까불지 말라
(승준) 우아
손이 너무 매워
[힘겹게] 근데 매력적이야
한순간이라도 진지할 순 없습니까?
나 진지한데
정말입니까?
뭐가?
내가
매력적이라는 말
서단 씨 진짜 바보네
(승준) 지금 설마
자신이 매력 없어서 리정혁이 떠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꼭 기런 건 아니지만
떠나고 나니 기런 생각이 조금 드는 건 사실입니다
(승준) 내가 말했죠?
나 이제 서단 씨 앞에선 거짓말 안 한다고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보라고
일단 서단 씨는
예뻐요
또?
머리를 풀어도 묶어도 어울리고
집에서 자다가 이렇게 막 생얼도 나와도
여신 같고
나 구해 줄 땐 막, 걸 크러시
(승준) 멋지기까지 하다고
[부드러운 음악]
또?
새침하고 도도하고 불친절해도 밉지가 않아
어떨 땐 솔직히
귀여워
(승준) 이 여자가 그렇게 좋아하는 남자는 어떤 남자일까
궁금해지고 부럽고
그래서 이 여자 앞에서는 나도 좀 착한 사람이고 싶다
생각이 들 정도로 당신은 괜찮다고
괜찮은 여자야
이렇게 울면 나 진짜 머리가 하얘져
아무 생각이 안 나
미치겠다니까
또 해?
하지 마
[녹음기 조작음]
[녹음기 조작음]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녹음 속 정연) 세리야
네가 없어졌을 때 기도했거든?
널 돌려만 보내 주면
하고 싶었던 말 다 하겠다고
근데 이번에도 못 하고 말았다
[애잔한 음악]
그래서 내가 지금 벌받는 걸까?
[흐느낀다]
태어나 한 달도 안 된 너를 만난 이후에
(정연) 넌 한 번도 날 엄마로 사랑해 주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울먹이며] 난 네 사랑을
단 한 번도 받아 준 적이 없었지
[정연이 흐느낀다]
그리고
그날
[스위치가 달칵 눌린다]
엄마?
[흥얼거린다]
(어린 세리) 엄마, 우리 어디 가요?
[한숨 쉬며] 말했잖아
(정연) 우리 둘만 해 뜨는 거 보러 가는 거야
오빠들 없이 엄마랑 나만요?
(정연) 처음으로 둘만 하는 여행이라고
그렇게 좋아했던 너를 [어린 세리가 흥얼거린다]
난 버렸어
(정연) 어린 네가 날 기다리다가
혼자 거기 쓰러질 때까지 난 돌아가지 않았지
(여자1) 어머, 얘, 얘!
- (여자1) 여보, 여보, 빨리 119, 119 - (남자1) 119? 알았어
(여자1) 아기야, 아기야, 정신 차려 봐, 아기야
(정연) 그때 난
더 이상 살고 싶지가 않아서
세리야!
(정연) 거기 갔었다
[정연이 흐느낀다]
그리고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고 돌아갔을 때
[다급한 신음]
넌 없었어
[정연의 한숨]
(정연) [흐느끼며] 미안해
[정연이 흐느낀다]
아, 미안해
내 인생이 지옥이었던 건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었는데
날 사랑해 주는
널 미워하는 걸로
난 나 자신을 괴롭히고 싶었나 봐
[정연이 훌쩍인다]
[정연의 놀란 숨소리]
(어린 세리) 엄마
울지 마
내가 지켜 줄게
(정연) 다시 한번만
돌아와 줄래?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
(녹음 속 정연) 미안하다고 말할게
[녹음 속 정연이 흐느낀다]
고마웠다고 말할게
[연신 흐느낀다]
네가 돌아왔을 때마다 사실은
[녹음 속 정연이 연신 흐느낀다]
기뻤다고
말할게
[세리가 흐느낀다]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한숨]
[한숨]
[문이 스르르 여닫힌다]
[세리가 코를 훌쩍인다]
다 울었소?
응
[코를 훌쩍인다]
내가 너무 속상해서 말이지
(세리) 나 수술 자국 때문에
앞으로 비키니 입긴 글렀잖아
비키니를 안 입으믄 되갔군
[세리가 피식한다]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요
흉터가 이만하다고
미안하지만 그 정도는 흉터 축에도 못 끼는 게
(정혁) 이 정도는 돼야...
[놀라는 숨소리] [발랄한 음악]
그게 뭐야? 칼자국이야?
[세리의 놀라는 숨소리]
아니, 몇 바늘을 꿰맨 거야?
열네 바늘
(정혁) 전초선 근무 중에 만난 도굴꾼들이 휘두른 칼에 이케 됐지
우린 막 마취도 안 하고 이걸 꼬매고 그런다고
세상에, 마취도 안 하고?
[세리의 놀라는 숨소리]
(세리) 리정혁 씨, 아팠겠다
대단한데?
뭘, 그 정도로
(정혁) 어
[세리의 당황한 신음]
이건 봤을 거고
저번에 총 맞은 거
그렇지, 봤지
[안쓰러운 숨소리]
너무 아팠죠?
(세리) 나도 맞아 보니까 알겠어
총 이게 장난이 아니네
아, 맞는다
(정혁) 여기 허리에도
이건 첫 훈련 때 쇠 말뚝에 찢겼는데
(세리) 어떡해, 그렇게나 크게?
[세리의 안쓰러운 숨소리]
(정혁) 잘 보믄 여기 정수리에도
어, 여기 있다
아팠겠다, 리정혁 씨
예전에
그, 여게도 다친 적 있었는데
여기?
여긴 흉터는 없는 것 같은데?
- (주먹) 이야, 이 냄새가, 냄새가 - (치수) 야, 야, 내가 보기엔
(치수) 그 닭집 사장이 나를 서울 사람으로 본 게 틀림...
[대원들의 웃음]
(만복) 아, 뭐야?
[익살스러운 음악] (주먹) 아
아니다, 그런 거
야, 에미나이 너 정신 들자마자
(치수) 우리 중대장 동지 옷을 기케 벗...
내가 벗긴 거 아닌데?
내가 벗은 건 더더욱 아니다
(치수) 기러믄 대체 왜 벗고 계신 겁니까?
(주먹) 우리래 나가서 먹는 거이 편하시갔습니까?
아니라고, 여기서 먹어
[대원들의 만족스러운 신음]
아직 밥도 못 먹는 사람 앞에서
이케 먹어도 되나 모르갔습니다
(세리) 된다고요
내가 사 오라고 그랬잖아
다들 맛있게 먹는 거 보면 나도 배부를 것 같다고
[치수의 호응하는 신음]
(주먹) 기러믄 우리
세리 동무의 빠른 회복을
(함께) 위하여!
[어두운 음악]
[프로젝터 조작음]
(김 과장) 이번 새우젓 저장 토굴에서 발견된 땅굴은 초굴 형태이긴 하지만
이전에 발견됐던 북한의 땅굴들과 굴진 유형이 비슷합니다
규모 차이만 있을 뿐
[프로젝터 조작음] 북한 특유의 아치형 땅굴 모양인데요
이것이 북한 측의 폐광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프로젝터 조작음]
현장에서 발견된 배지고요
[프로젝터 조작음]
토굴에서 폐광까지의 거리는
약 9에서 12킬로미터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굴 자체가 워낙 좁다 보니까
일반 평보가 아닌 기어서 가는 포복 전진으로
최소 12시간에서 24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웅성거린다]
(상관) 그 좁은 곳에서 12시간 이상 포복 전진을 했다?
그 방법 말고는 설명이 안 됩니다
(김 과장) 그런데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굴로 침투한 용의자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점입니다
[프로젝터 조작음] 먼저 1월 18일경 침투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이고요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프로젝터 조작음]
또 다른 용의자가 침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윤세리 씨 총격 사건과 연관이 있는지 현재 조사 중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정혁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동인당"
[차 문이 탁 닫힌다]
[옅은 숨소리]
[놀라는 신음]
기케 한 번에 발딱발딱 일어나고 그러믄 안 되오
(세리) 그럼 어떻게 일어나지?
(정혁) 누운 상태에서
부드럽게 들숨을 마시고
[숨을 들이켠다]
후 길게 뱉으면서
[숨을 후 내뱉는다] 날숨에 일어나는 거요
아, 내 손 잡는 거 잊지 말고
[부드러운 음악]
[정혁의 힘주는 신음]
이렇게?
(치수) 중대장 동지, 저희 아직 빈속입니다
폐를 다쳤기 때문에 굉장히 주의를 해야 하오
(정혁) 내키는 대로 마구 일어났다간 횡격막이 다칠 수도 있는 거고
(세리) 응
횡격막은 좀 위험할 수도 있겠다
위험하디
(주먹) 육개장 어떻습니까?
속이 느글느글할 때는 자고로 칼칼하게...
나는 매운탕
(주먹) 매운탕이디요, 매운탕
[치수의 못마땅한 신음]
데워 오갔소
(세리) 무슨 소리야, 리정혁 씨?
그거 주스예요
나 시원한 거 먹고 싶어서 그래
총상 환자가 찬 거 먹으면 허혈이 생기는 거
그거는 상식이오
언제부터 그런 게 상식이었지?
허준 때부터
(정혁) '동의보감' 잘 찾아보면 있을걸?
[한숨]
[주먹의 한숨]
내가 누르갔소
[세리의 의아한 신음]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 (정혁) 몇 번? - (세리) 20번
(정혁) 내가 돌리갔소
내가 따갔소
(치수) 중대장 동지
잊어버린 것 같아서...
저희가 여기 아직 있습니다
(주먹) 저런 뚜껑도 무겁다고 따 줄 참이면
아침에 낀 눈곱도 무겁다고 떼 주갔습니다
어? 뭐 묻었소
(주먹) [한숨 쉬며] 떼 준다
[치수의 한숨]
(치수) 내가 너무 오래 산 거네?
아주 못 볼 꼴을 다 본다, 야
(주먹) 우리 중대장 동지
한 마리의 경주마처럼 세리 동무만 보시고
아주 주변 따윈 보시질 않는구먼요
[의미심장한 음악]
(파파라치) 아휴, 그림 좀 나와 줘라 퇴근 좀 하게
[카메라 작동음]
[카메라 셔터음]
아휴, 씨
[파파라치의 들뜬 숨소리]
[통화 연결음]
네, 접니다, 네
세리스초이스 윤세리의 새로운 남자 찾았어요
(혜지) '세기의 부활녀 윤세리'
(세준) 응?
자기야, 이거 봐 봐, 어?
(혜지) 어머, 세상에, 오, 마이 갓
(세준) 대단하다, 대단해, 대단하다!
그렇지, 대단하지?
얘는 어떻게 드러누워서 이런 스캔들을...
아니, 그거 말고 이 남자 등빨
(혜지) 이거 봐 봐
팔을 감았는데 다 감기지를 않잖아
어휴, 참, 대박
(혜지) 아, 진짜 [세준의 못마땅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혜지의 놀라는 숨소리]
어디서 많이 본 이 등빨
밀착 경호!
어머, 어머니
(세준) 보디가드라고?
(혜지) 역시 내 촉이 틀리지 않았어
병원에서 이상했거든
아니, 왜 보디가드 표정이 저렇게 슬프지?
가족도 이렇게 멀쩡한데
내가 이랬어요, 어머니!
(주먹) 기래도 바로 그때 만복 동지가 창문을 가려서 다행입니다
(세리) 그래
그리고 뭐 결정적인 건 안 찍혔으니까
(치수) 결정적인 게 이거 말고 따로 있는 거네?
야, 상상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니다, 그런 거
(세리) 그리고 이거는 보는 시각에 따라서
뭐, 문제 될 사진 같진 않지 않아?
내가 환자이니만큼
너무 고통을 참느라 잠깐 기댄 거다 그러면?
[은동의 부정하는 신음]
(은동) 고통을 참는다기엔 세리 동무가 너무 웃고 있습니다
[세리의 고민하는 신음]
그럼 의료상 꼭 필요한 포즈였다?
[저마다 못마땅해한다] [익살스러운 음악]
그것도 좀 아니지?
(세리) 어머, 실시간 검색어에
'환자복 패션', '경호원 얼굴'
'영화 보디가드'?
[세리의 웃음]
[주먹의 한숨]
사람들이 리정혁 씨 얼굴 되게 궁금한가 보다
하긴 뒤태가 이러니까
잘 나오긴 했다
뭐가?
이 파파라치가 뭘 좀 아네
(세리) 포인트를 굉장히 잘 살렸어
리정혁 씨 어깨선이 딱 보이면서
우리 둘 투 숏 잡은 프레임도 너무 예쁘고
나 이 사진 마음에 들어
(치수) 이 에미나이도 총 맞을 때
어디 딴 데를 다친 게 틀림없다
(창식) 글쎄요, 뭐
제가 보기에는 안겼다기보다는
그, 환자로서 고통을 참으려고 잠깐 기대는 포즈처럼 보이던데요?
좋아 죽는 표정이었다고요?
어, 원래 저희 대표님이
좀 아프시면 웃는 편이세요
아니에요, 뭐, 병이 있는 건 아닌데
상대 남자가 경호원 맞냐고요?
음, 이야, 이거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돼?
[창식의 난감한 웃음]
아, 기자님, 제가 다시 전화드릴게요
[통화 종료음] 이혁 씨! 일로 와 봐요
나 자네 그렇게 안 봤는데
(창식) 이, 젊은 친구가 아주 야심가였구먼, 응?
- (정혁) 예? - (구매팀장) 아니!
(구매팀장) 우리 이혁 씨한테 왜 그래요?
이해하십시오 [창식의 성난 숨소리]
격무에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나 이대로 못 넘어가
할 말은 해야겠어, 응?
[창식과 구매팀장의 놀라는 신음] [다가오는 발걸음]
- 뭐야? - 미안하지만 들어갈 수 없습니다
너냐?
세리랑 스캔들 난 놈?
(세형) 주제에 세리랑 사진 한번 찍혔다고
눈에 뵈는 게 없나 보네
뭐 해? 치워
[경호원들의 신음]
[경호원들의 힘겨운 신음]
야!
(세형) 너 이, 이 새끼...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인마! [간호사들이 술렁인다]
여기 내 동생 병실이야!
오빠가 동생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 들어가겠다는데
네까짓 게 뭐... 나와, 씨
[세형의 아파하는 신음]
[아파하는 숨소리]
야, 놔
[헛웃음 치며] 놓으라고
너 진짜 죽고 싶냐?
[세형의 신음]
가족분들의 출입 단속을 가장 철저히 해 달라는 것이
윤세리 대표님의 의지입니다
아, 알았으니까 놓으라고
(세형) 안 들어간다고! 놓으라고, 씨
[세형의 거친 숨소리]
너...
너 이 새끼야, 너
두고 봐, 너, 내, 내가 어떻게 하나 봐
아휴, 씨, 야, 다 꺼져, 씨
아, 뭐 하실 말씀 있다고
제가요?
(창식) 아니, 저는, 저는 그냥요
두 분이 이쁜 사랑 하셨,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창식) 들어가십시오 - (구매팀장) 가세요
[창식과 구매팀장의 한숨]
야, 이혁 씨 무서운 놈 아니, 무서운 분이시네, 응
난 원래부터 알고 있었어
큰일을 하실 분이야, 아주 [창식의 호응하는 신음]
[철강이 자판을 탁탁 친다] [어두운 음악]
(철강) 군사부장 동지
[힘겨운 신음] 저의 계획대로 리정혁이는 남조선에 왔습니다
그 증거를 보내 드립니다
조만간 윤세리를 데리고 조국으로 돌아가
[철강의 힘겨운 숨소리] 총정치국장을 파멸시키고
군사부장 동지께서 그 자리에 앉으실 수 있도록 해 드리갔습니다
[차량 인식음]
(김 과장) 수술은 잘됐다고요?
아, 예, 회복 중입니다
네, 천만다행입니다
(김 과장) 저, 근데 최근에 회사 지하 주차장에서
윤세리 씨에 대한 납치 시도가 있었던 걸로 파악이 됐는데
[무거운 음악] 알고 계셨습니까?
아, 몰랐습니다만
회사 상황실의 CCTV 영상은
윤세리 대표님의 지시로 모두 삭제가 돼서
(김 과장) 근처 주차돼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봉투를 바스락거린다]
혹시 보신 적 있습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이, 처음 보는 사람 같은데
(김 과장) 저희가 국내 수사 라인과
대북 정보 라인 쪽에 크로스 체크를 해 본 결과
이자는 강원도 쪽 땅굴을 통해 침투한 자로 파악됐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그게 무슨...
(김 과장) 윤세리 대표님을 노리고 북에서 온 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윤세리 대표님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합니다
(정연) 우리 세리 경호 맡고 있는 거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정혁) 예
(정연) 근데 두 사람이 그런 사이가 된 건 언제부터예요?
(치수) [작은 목소리로] 그, 세리 동무 오마니라는 사람
아주 만만치 않게 생겼는데?
(주먹) 저거이 남조선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장면입니다
(치수) 기래?
(주먹) 지난번에도 한번 말했듯이
남조선 돈주들이 자식과 만나는 이성을 만난다
아! 이때는 둘 중 하나입니다
물 싸대기를 날리거나...
[주먹의 놀라는 신음]
[흥미로운 음악]
[안도하는 신음]
(주먹) 기거이 아니라믄 돈 봉투를 주디요
'아새끼래 이거 먹고 떨어지라' 이러면서요
기러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 사람을 뭘로 봅니까?'
'난 이 돈 받지 않갔습니다' 이러디요
[치수의 어이없는 숨소리]
(치수) 기거는 와 기러는 건데?
(주먹) 기렇지요?
나도 그 이유는 도통 모르갔습니다
받아도 될 것 같은데
우리 중대장 동지는 받아 오믄 좋갔구나, 야
(주먹) 기러게나 말입니다 [치수와 주먹의 웃음]
(은동) 어?
세리 동무 오마니가 뭘 꺼냅니다
(정연) 옆에 사람이 없던 아이예요
난 그 애 엄마지만
나 역시 그 애 옆에 있는 사람은 아니고
[잔잔한 음악]
옆에 있어 주세요
그럼 좋을 것 같아
(정연) 만약 우리 세리를 위해서 내가 알아야 할 게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이 연락처로 연락 주고요
(정혁) 왜
있어 줄 수 없으신 겁니까?
옆에 계셔 주신다믄
좋아할 겁니다, 윤세리 씨도
[한숨]
[문이 스르르 열린다]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연락도 없이 무슨 일이세요?
이번 사건 때문에 오셨다
(증평) 이번 총격 사건 범인이
[무거운 음악]
북에서 온 자로 추정되고 있다고 하는데
세리 너 거기에 대해서 아는 게 있는 거냐?
설마 네가 아는 사람이냐?
범인을 알면
잡을 수는 있는 건가요?
안다는 얘기입니까?
잡을 수 있냐고 먼저 물었어요
(군사부장) 국장 동지
제가 참 이상한 사진들을 받았습네다
알고 계셨습네까?
아드님이 지금 서울에 있습네다
제가 이 자료들을
최고 지도부에 보고하믄 어케 될 것 같습니까?
[긴장되는 음악] 끝을 보고 난 다음에야 끝을 아는 자는 어리석디요
뭐, 우리 국장 동지 같은 분이야 기러지 않으시갔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하시오
조용히 물러나시디요
(군사부장) 건강상 이유 정도를 대시믄 자연스럽갔지요
기렇다면 이 모든 일들은
제가 묻어 드리갔습네다
어차피 지는 해는 지고 뜨는 해는 뜰 텐데
저도 억지로 밀어내고 싶지는 않습네다
스스로 결정하시디요, 총정치국장 동지
[충렬의 한숨]
(상아) 저희는 왜 갑자기...
모두 앞에서
알려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이번 제 총격 사건 밝힐 실마리가
여기 있는 것 같거든요
[녹음기 조작음]
(녹음 속 세형) 의사는 뭐래?
(녹음 속 상아) 경과가 나쁘지 않대
(녹음 속 세형) 아이씨, 윤세리 또 살아나는 거야? [어두운 음악]
(녹음 속 상아) 그러게
아버지, 저, 그게요
(녹음 속 상아) 일을 왜 그렇게 해?
누가 봐도 의심스럽게 돼 버렸잖아
(상아) 윤세리 깨어나서 다 알게 되면 어쩔 건데?
조철강인지 뭔지 하는 놈 끌어들인 건 당신이 한 거야
난 분명히 안 하겠다고 했어
나는 그 사람이 모든 일을 저지르길 기다리려고 했어
근데 당신이 그새를 못 참고 조철강 만나서
일을 이렇게 만든 거 아니야?
(상아) 놔뒀으면 그쪽에서 알아서 깔끔하게 정리했을 텐데
왜 이렇게 서둘러 가지고
아, 됐어
(세형) 막말로, 뭐 우리가 시켰다는 증거 있어?
현금으로 줬고 계좌 내역, 핸드폰, 다 깨끗해
증거 전혀 없어
(세준) 야, 너 이거 진짜... [혜지의 놀라는 숨소리]
(혜지) 아, 대박
세형이 너
아버지
(증평) 오늘부로 퀸즈의 모든 일에서 손 떼
긴급 주총 열어서 대표 이사 교체할 거고
난 이제 널 내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내 눈에 띄지 마, 다시는
아버지, 그게 다...
(세형) 이 사람이...
뭐라고 말 좀 해, 좀! [세형의 성난 숨소리]
아이씨
아니, 막말로 아버지는
그동안 뭘 그렇게 잘하셨는데요, 예?
이왕 주실 거 빨리빨리 그냥 교통정리해서 나눠 줬으면 이게
일이 이렇게 되냐고, 이게, 일이, 어?
그만해, 여보
(세형) 그걸 그냥, 아주 그냥, 어? 꽉 쥐고서
누가 누가 잘하나 그러고 계시니까
이런 사달이 일어나는 거 아니냐고요!
[정연의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정연이 훌쩍인다]
엄마
[김 과장의 한숨]
저희 이번 사건은 경찰과 국정원에서 합동으로 조사 중인데요
협조도 좀 해 주셔야겠습니다
(김 과장) 누구한테 어떤 명목으로 왜 주셨는지
조철강이라는 자를 어떻게 아시는지
[김 과장이 수첩을 탁 덮는다]
[충렬의 웃음]
군사부장 동무
(충렬) 모르고 있었소?
뭘 말입네까?
내 아들은 내가 서울로 보냈소
(군사부장) [헛웃음 치며] 아이, 국장 동지!
[충렬의 웃음]
못 믿갔으믄
정찰총국장 박성국 동무에게 물어보시오 [긴장되는 음악]
(충렬) 그 동무가 정찰총국에서 진행하는
남쪽 재벌 포섭 작전에 내 아들을 임시로 동원했으니
재벌 포섭 작전 말입네까?
(충렬) 그 사진 속 여자요
[군사부장이 신문을 쓱 집는다] 남쪽의 재벌이디
경제 봉쇄 정책 때문에
군 재정 형편이 말이 아닌 건 동무도 잘 알고 있을 거고
이때 남쪽의 큰 돈줄을
우리 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놓칠 수가 없었소
정찰총국에서 워낙 비밀리에 진행하는 사업이라
당 군사부에다 공유하지 못한 점 이해해 주시라요
내 아들이 곧 돌아올 테니
그때 더 자세히 조사해도 좋소
아드님은 언제 돌아옵네까?
일주일 안에 돌아올 거요
(충렬) 세계 군인 체육 대회가 얼마 전에 끝났는데
참가했던 우리 대표단은 귀국했지만
현지 파견된 군관은 다음 대회 실무 협상 때문에 남았거든
그가 돌아오는 편에 같이 돌아올 거요
예
우리 국장 동지께서 이런 중대한 사안에
거짓말을 하고 계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갔습네다
(군사부장) 이 모든 게 거짓말이라믄
조용히 물러나시는 걸로는 일이 해결되지 않을 테니까 말입니다
[한숨]
[긴장되는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새가 지저귄다]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의미심장한 음악]
(보위부원) 둘은 계단으로 올라가고 둘은 나 따라오라
[문이 탁 잠긴다]
(여자2) 누구입니까?
[취한 척하며] 어? 아이, 누구입니까?
[긴장되는 음악]
아
[승준의 멋쩍은 웃음]
미안합니다, 내가 낮술을 많이 해서
[문이 탁 닫힌다]
[문이 탁 닫힌다]
[가쁜 숨소리]
(승준) 으아!
[승준의 답답한 신음]
[승준의 거친 숨소리]
구승준
아! 결국 여기까지 왔네 [의미심장한 음악]
근데 왜 여기서
그 여자가 생각이 나냐
[문이 덜컥 열린다]
[어두운 음악]
[힘겨운 숨소리]
[철강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휴대전화를 탁 집는다]
[통화 연결음]
어, 기래
내 지시 사항은 다 전달됐갔지?
[힘주는 신음] [딱지를 탁 내리친다]
[아쉬운 숨소리]
(명순) 우필아, 밥 먹자
(우필) 예, 오마니
[아이들이 대화한다]
(명순) 딱지 재미있었어?
(우필) 예 [명순의 웃음]
[어두운 음악]
정만복 동무 아내 되는 현명순 동무 되오?
예, 긴데 무슨 일로...
같이 가 줘야 되갔습네다
정만복 동무가 평양에서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말이오
예?
이제 어쩔 거야?
일을 이따위로 망쳐 놓고 어디 숨어서 뭘 하고 있는 거냐고!
뭐?
(상아) 누가 북한에서 와?
리정혁?
그게 누군데?
[김 과장이 통화한다]
중요하게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안에는?
(광범) 아직 세리 동무 가족분들이...
모두 자리 비우지 말라
(은동) 어디 가십니까?
만에 하나 내가 돌아오는 게 늦어지더라도
절대 병실을 비워선 안 된다
(함께) 네!
(정혁) 만약
[잔잔한 음악]
더 늦어진다믄
만약이지만 그땐 꼭
돌아가야 한다
모두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으니
(광범) 중대장 동지
(만복) 중대장 동지
[무거운 음악]
(김 과장) 혹시 모를 총격전에 대비해서 긴급 의료진도 요청한다
(요원) 예
상대는 북한군 최정예 군인들이니까
(김 과장) 최대한 신속하게 제압하되
실패할 경우에 확전을 막기 위해서는
교전 사살도 가능함, 이상
(요원들) 예
(남자2) 지금 눈치를 챘는지 이동 준비 중인 것 같습니다
아, 이런, 씨
[긴장되는 음악]
[정혁이 총을 철컥 장전한다]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가방 지퍼를 직 닫는다]
[철강의 힘겨운 신음]
[어두운 음악]
[헛웃음]
와? 날 죽이게?
(철강) 니가 날 죽일 수는 있갔지만
그러는 동시에 너도 죽은 목숨이야
아비 잘 만나서 고생 한 번 안 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널 지켜줄 아비마저 없을 테니까 말이야
너 때문에 모든 게 끝장나갔지
조철강, 너만 앞날이 없는 거 아니야
나 역시 모든 걸 걸었거든
[긴장되는 음악]
(김 과장) 무기를 내려라!
무기 내리고 순순히 따라오면 정상 참작 가능하다
다시 한번 말한다!
무기를 내려라!
[코웃음]
(철강) 태어날 때는 니 편이던 하늘이
이제는 내 편인 것 같다
그만 총 내리라
너 같은 종족은 날 못 쏴
[떨리는 숨소리]
[코웃음]
[긴박한 음악]
(김 과장) 다시 말한다, 무기를 내려라
발포하면 저격하겠다!
[총성이 탕 울린다]
[빗소리가 들린다]
[한숨]
[힘주는 신음]
(정혁)
[피식 웃는다]
이런 건 또 언제 갖다 놨대?
[녹음기 조작음]
(녹음 속 정혁) 윤세리
또 잠이 오지 않는 거요?
[살짝 웃는다]
(세리) 응
난 이제 리정혁 씨가 옆에 없으면
잠이 잘 안 오나 봐
(정혁) 약이 많던데
[잔잔한 연주]
(정혁)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약 먹지 말고
이 음악을 들어 보면 어떨까?
당신은 이 곡을 듣고 살고 싶어졌다고 말했지
그 말이 내 지난 삶을 위로했소
나도
살고 싶어졌소
그러니까 우리 내일 만날 것처럼
오늘을 사는 건 어떻갔소?
[잔잔한 음악]
잘 먹고 잘 자고
기케 하루를 잘 보내고
내일이 오믄 또 다음 날 만날 수 있을 것처럼
기쁘게 살아 보는 건 어떻갔소?
[펜을 탁 내려놓는다]
[메모지를 쓱 뗀다]
그러다 사는 것이 많이 즐겁고 좋아져서
어느 날 문득 날 잊게 되어도
난
일없을 것 같소
.사랑의 불시착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