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1
♪ Come, watch me ♪
♪ Come, watch me ♪
[SNS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SNS 알림음]
♪ Come, watch me ♪
[물이 연신 똑똑 떨어진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문이 탁 닫힌다]
- [오토바이 엔진음이 난다] - [달그락거리는 소리]
- [발랄한 음악] - [여자] 그런 말이 있어
'유명해져라'
'그럼 당신이 똥을 싸도 세상은 열광할 테니'
[카메라 셔터음]
[SNS 알림음]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버저 효과음]
[돈통 열리는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잔을 쨍 부딪치는 소리]
[버저 효과음]
[사람들이 두런거린다]
[식당이 분주하다]
[SNS 알림음]
[여자]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연 매출 30억
이름 없는 동네 식당이 성공이라는 대박을 터트린 건
결국 내가 올린 그 사진 때문이었는데
맞아, 인사할게
난 그런 사람이야
요즘 세상에선 말 한마디로 이런 일도 할 수 있다는 셀럽
그중에서도 탑 오브 탑
파워 인플루언서
서아리
잠깐
지금 '그냥 관종이네' 한 사람 누구야?
이런, 이런 나도 한때는 당신 같았어
이 세계에 대해서 무지했지
[뉴스 속 앵커] 초등학생이 존경하는 인물 1위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선정됐다고 하는데요
현대 사회는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것이
- 더욱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 [경쾌한 음악]
이런 최상위 유튜버들의 수입은
연간 20억 이상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자세한 소식…
[아리] 누구든 유명해지면 돈을 벌 수 있는 세상
정말?
어떻게?
속으론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못 본 척, 아닌 척
관심 없어 했어
내 인생이 쓰레기통이고 시궁창인데
남 잘사는 꼴 봐서 뭐 해? 배만 아프지
그런데 말이야
혹시 이따금 이런 생각 해본 적 없어?
'재수 없지만 궁금하다'
[신나는 음악]
이 사람들은 대체 뭘 하는 사람들일까?
뭘 하는 사람들이길래
이렇게 계절마다 해외여행을 다니고
이 많은 명품을 사 모으는 걸까?
부모가 누구길래 남편 직업이 뭐길래
돈이 얼마나 많길래
매일 이렇게 놀고먹고 마시면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걸까?
그런데 어느 날 눈 떠보니 내가 그런 사람이 돼 있더라고
이건 내가 매일 먹고 쓰는 걸
130만 명이 지켜보고 있단 뜻
이 정도면 제품 한 번 들어주는 대가는 건당 500
라이브 판매는 10분 만에 완판
순식간에 광고료만 천만 원
거기에 내 브랜드까지 합치면?
슬슬 계산도 어려워져
나도 모른다고 내 하루 수입이 얼만지
이게 팔로워 백만 이상 SNS 상위 1%의 삶이야
어때? 방금 전까지 나한테 관종이라던 당신
없던 관심이
이제 좀 생겨?
[음악이 늘어지다 멈춘다]
[날쌘 효과음]
[신나는 음악]
[휴대전화 알림음]
[비밀스러운 음악]
그치?
한땐 시궁창이었다더니
그런 내 인생이 어떻게 역전된 건지
궁금해 죽겠지?
사실 여기엔 은밀한 비밀
- 치트 키가 있어 - [발소리가 천천히 울린다]
이곳
[탁 앉는 소리]
이 세계
소위
셀러브리티… 라 불리는 사람들 사이에
[고조되는 음악]
알고 싶지 않아?
내가 어떻게 셀럽이 됐는지
이 세계의 실체란 뭔지
어떻게 하면 당신들도 이런 세계에 낄 수 있는지
바로 그 치트 키란 걸
- [사람들의 환호성] - 좋아, 알려줄게
사실 나도 입이 간지러웠으니까
단, 하나만 기억해
[영상 속 아리] 의심은 필수고
믿는 건 선택이란 거
자, 그러면 첫 번째 치트 키
그 해시태그부터 달아볼까?
좀 긴 얘기가 될 텐데
팝콘은 튀겨 놨겠지?
[강렬한 음악]
누구?
왕로라?
[아리 친구] 완전 대박, 전쟁 났다
- [의자 드르륵 소리] - 야! 이거 봐, 이거 봐
비니맘하고 왕로라 사이에 폭로전이 시작됐다니까
[아리] 뭐래? 비니맘은 또 누군데?
- [탁 놓는 소리] - [아리 친구] 헐! 아, 더 대박
너 비니맘을 몰라?
[물건 달그락대는 소리]
이거, 비니슈슈
비니맘
[아리] 맞아, 인정
처음 난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어
[의미심장한 음악]
[여자가 성내며] 미쳤나? 이게 진짜 해보자는 거야?
- 언니, 만나서 얘기하자, 어? - [휴대전화 조작음]
우리가 이럴 사이는 아니잖아!
[여자의 한숨]
씨, 은혜도 모르는 년
어떻게 니가 감히!
"비니슈슈"
[아리] 왕년에 싸이 시절부터 유명세를 날리다가
블로그를 거쳐 SNS 스타로
직접 디자인했다는 구두로 시작해 옷, 가방까지
올리는 것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그 바닥의 핵 셀럽, 비니맘
바로 그날이었던 거야
지독히 소란하고 잔인하게 화려했던
- [자동차 시동음] - 이 모든 일의 서막은
- [자동차 가속음] - [타이어 마찰음]
[여자1의 기가 찬 소리]
"팔로워 32만"
'진채희 골 빈 거 본인 빼고 다 알잖아'
'돌려 까서 순수하다고 해주면'
'또 그렇게 좋아한다? 병신이, 크크크'?
[어이없는 숨소리]
[짜증 내며] 씨발, 미친년들
[분한 숨소리]
[여자2] 어! 채희 씨
여기 아니야, 모임 장소 바꿨어
빨리 가요, 전부 다 모였어
[휴대전화 조작음이 연신 난다]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탁자를 톡톡 치는 소리]
[채희가 짜증 낸다]
"팔로워 34만"
[한숨]
"팔로워 21만, 27만, 6만 3천"
[민혜] 다들, 댓글 알람 좀 끄면 안 될까?
이 사태 어쩔 건지 논의부터 해야지
[유랑이 당황하며] 아, 그게, 언니
이게 뭐냐고 내 인친들이 지금 다 난리가 나서…
[한숨] 나도 급해, 팔로워 관리부터 해야 될 거 아니야
- [계속되는 휴대전화 조작음] - 여기 안 그런 사람 있어?
나보다 더 팔로워 많아?
전부 다 끄라고! 성질 뻗쳐 돌겠다고!
- [휴대전화 화면 종료음] - 채희 말대로 하자
[지나] 안젤라? 자기도
[시현] 채희야
- 지나쳐, 말 좀 가려서 해 - [휴대전화 화면 종료음]
[달칵 내려놓는 소리]
[채희] 언니는 SNS 안 하니까 몰라
이게 얼마나 큰일인지 모르니까 그러지
지금 니가 투정 부리고 있는 건 알아
언니!
[민혜] 속상해서 그러죠 시현 씨가 이해해 주세요
아무래도 우린 다 인플루언서라
잠깐 우리 얘기 좀 해도 되죠?
모처럼 오셨는데 미안해요
[시현] 마음 쓰지 마요 편하게들 하세요
[민혜가 살짝 웃는다]
[한숨] 다들 봤겠지만
오늘 왕로라가 비니맘이랑 나눈 톡을
자기 SNS에 공개했어
왕로라가 비니맘을 까고 싶었나 본데, 문제는
[흥미진진한 음악]
내용 대부분이 우리에 대한 뒷담이란 거야
[SNS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연신 울리는 알림음]
[민혜] '별것도 아닌 걸 키워줬더니'
'전부 나 따라 하고 제품까지 카피하는 년'?
[헛웃음]
비니맘이 난 이렇게 씹었네?
SNS에, 게시판까지 내 이름이 실명으로 돌고 있다고
[지나] 나도 초성으로 나오잖아
내가 파는 명품은 다 짭이고
남편이랑은 SNS용 쇼윈도란다, 씨
나는 가슴 수술 했다는데?
[기가 찬 웃음] 진짜! 어이없어
[숨을 들이켜며] 아니, 나 이거
[안젤라] 다 까서 진짜라고 증명이라도 해야 되나?
미친, 개그지 같은 년들, 씨!
[채희] 아니 갑자기 왜 지랄들이야?
비니맘 이것도 썅년이지만
- 왕로라는 또 뭐니? - [안젤라의 코웃음]
원래 둘이 죽고 못 사는 사이 아니었어?
왕로라가 비니맘 시녀였잖아
채희야
[민혜] 최근에 틀어져서 비니맘이 왕로라 손절하던 중이었어
모임에서도 빼려고 했고, 맞지?
어, 그럴걸?
- 비니 언니가 저번에… - [문이 달칵 열린다]
[놀란 숨소리]
- [어이없는 숨소리] - [민혜] 언니…
[흥미로운 음악]
다들 왜 여기 있어?
[비니맘] 우리 모임…
중식당 아니었나?
[당황한 숨소리]
설마…
나 빼고 모이려던 건 아니지?
[민혜의 당황한 숨소리]
[아리가 힘주며] 아… 그러니까
설화가 터졌다?
[아리 친구] 설화?
[아리] SNS에서 잘나가는 여자 둘이 싸움이 붙었다
근데 그 일로 다른 애들까지 탈탈 털린다는 거잖아
[아리 친구가 피식 웃으며] 아 그런 게 설화야?
어, 여기선 다들 대첩이라고 하던데?
[아리] 그깟 게 뭐라고 대첩씩이나
무슨 나라 구하니?
온라인에서 남들 싸우는 게 뭐라고
[아리 친구] 아, 남이 아니고 비니맘은 내 인친이거든
아, 깔별로 촌빨 날리는 구두가 뭔가 했더니
[아리] 그 인친님 거였어요?
- 아, 올 시즌 잇템이라니까? - [부스럭거리는 소리]
[아리 친구] 봐 봐, 어?
그게, 비니슈슈는 셀럽들도 다 신어
[아리 친구가 중얼댄다]
[아리] 야, 넌 이 사람들을 다 팔로우해?
모르는 사람들을?
[아리 친구] 응, 보고 있으면 화려하고
좋잖아, 기분 전환도 되고
[휴대전화 알림음]
- [아리] 백날 봐야 - [탁 닫히는 소리]
너랑 상관없는 남의 인생이야
[아리 친구] 얘 봐라? 모르지, 그건
나도 열심히 따라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렇게…
[아리] 됐고
절 좀 따라 해보시는 건 어때요?
방판 실적 1등
- [아리] 너 지난달에도 꼴찌더라 - [자동차 시동음]
- 5연속 신화 - [안전띠 경고음]
- 야! 서아리 - [안전띠 조작음]
[아리] 그럴 시간에 실적 올릴 생각을 해
- [기어 조작음] - 남의 인생 기웃거릴 때가 아니야
너 그러다 잘린다
운전이나 조심해, 이 가시나야
[아리] 비싼 화장품도 사실 원료는 다 똑같아요
- 이게 - [탁 내려놓는 소리]
갈색 병이랑 완전 똑같은 거라니까?
[여자들이 호응한다]
[여자1] 아우, 이렇게 많이 사면 안 되는데 어떡하지?
- [여자2의 웃음] - 얘는 살수록 돈을 버는 거예요
[여자들이 호응한다]
[여자2가 웃으며] 진짜 촉촉하긴 하다
여기, 여기 피부 광 보이죠?
[아리] 세수하고 딱 얘만 발라보세요
- 길지도 않아, 2주, 효과 없지? - [여자1의 탄성]
- 100% 환불 보장한다니까 - [여자1의 감탄]
- 아가씨가 여시같이 - [탁 내려놓는 소리]
우리 이러다가 홀랑 다 털리겠어
- [여자2] 돈 없어 - [함께 웃는다]
[여자3] 아후, 얘 엄마 내가 잘 알잖아
원래가 부잣집 딸내미였어
[여자1, 2의 감탄하는 탄성]
좋은 것만 쓰고 자라서 눈썰미가 얼마나 좋은데
[여자1] 아, 어쩐지 걸친 게
- 귀티가 팍 나더라 - [여자3] 달라, 달라
- [아리] 이거 인터넷 5만 원 - [여자들이 놀란다]
- 길거리에서 7천 원 - [여자1이 감탄한다]
[여자3] 어머, 7천 원이니?
[여자1] 아니, 비싸 보이는데?
[여자2] 나 이거 어디서 샀는지 알려줘라
- 우리 딸 좀 사라 하게 - [여자1] 야, 야, 야!
- [여자2] 얼굴이 다른데? - [아리] 다 알려 드릴 테니까
[아리] 일단 화장품부터 보세요
[여자들이 웃으며 호응한다]
[아리] 요것도, 요것도 한번 뿌려보시고
[여자2] 어머, 야!
2주만 기다려 봐 기적이 일어나잖아, 기적이
- [여자1] 어머, 유기농인가 봐 - [여자 2, 3의 호응]
화장품 냄새가 하나도 안 나
[여자2가 웃으며] 자기 거 같아, 꼭
- [여자1] 그 냄새가! 어머, 얘 - [여자3] 천천히 봐
[여자1] 이게 유기농이 이렇게 냄새 안 나는 거 맞지?
[여자2] 야, 야, 야 요 봐라, 요, 쫀쫀해졌다, 그치?
[여자들이 연신 감탄한다]
[여자3] 2주 후에 기적이 일어나는 겨?
- [여자1] 아휴, 무슨 - [여자2] 10년 젊어지지
[여자들의 웃음]
[여자1] 자기 나이를 생각해 무슨 10년이야, 10년은
- [여자들이 연신 떠든다] - [몽환적인 음악]
[여자3] 얘, 아 참, 아리야 미백은 없니?
어휴, 나 여기 기미 때문에 아주 죽겠다
[아리] 왜 없어요? 있지
[여자들이 두런거린다]
이게 비타민C가 일반 화장품보다
- 다섯 배… - [여자2의 탄성]
[안내 음성] 우리 집 차가 도착하였습니다
[입차 알림음]
- 허? - [안내 음성] 우리 집 차가…
[자동차 엔진음]
[타이어 마찰음]
[여자1] 어머! 차, 차, 차, 차…
차, 차, 차, 차, 차…
사, 사모님 오셨나 봐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우리 어떡해!
[여자2] 자기! 사모님 늦는다며?
- 이거 다 어떡해! - [여자들이 당황한다]
- 자, 잠깐만! - [긴장되는 음악]
[도우미] 자기들은 이거, 이거 빨리빨리 나가고, 아리야
- 넌 이거 빨리 치워, 빨리 치워! - [여자들이 소란스럽다]
[연신 소란스럽다]
[여자2] 저기 다음에, 방판 전화해
언니 통해서, 알았지? 알았지?
[자동차 엔진음]
- [달그락거리는 소리] - [도우미] 어떡해!
- [아리] 다 됐어요 - [도우미의 당황하는 소리]
[함께 거친 숨소리]
[도어록 조작음]
- [문이 철컥 열린다] - [도어록 작동음]
- [문이 철컥 닫힌다] - [도어록 작동음]
[시현] 네, 아니 당신 바쁠 것 같아서
[도우미] 오셨어요, 사모님? 오늘 늦으신다더니
[시현] 그렇게 됐어요
일찍 들어왔어요 점심 먹을 상황은 아니라서
당신이
그 일을 어떻게 알아요?
[멀어지는 발걸음]
설마, 아가씨한테 들었어요 비니맘 일을?
[시현 남편] 아니, 채희 남친
안 변, 같이 라운딩했잖아
채희가 전화로 무슨 난리를 피운 건지
- 아, 글쎄, 10번 홀에서 - [옅은 한숨]
갑자기 죄송하다더니 놀래서 뛰어가더라고
[헛웃음]
채희 기집애 성질은, 하여간
달래주러 간 거지, 뭐
[휴대전화 조작음]
근데 당신 그런 모임엔 왜 나가? 취향도 아닐 텐데
- 채희가 졸라서? - [입소리를 쩝 낸다]
[시현] 뭐, 그런 것도 있는데
요즘은 인플루언서들 통해서 홍보 많이 하잖아요
- [비밀스러운 음악] - [달그락 옷 거는 소리]
재단 행사 있을 때 도움이 돼요
[태전] 아, 그러니까
당신이 직접 SNS를 하면 되지 뭐 하러?
해움재단 이사장 윤시현
뭐, 그 이름 하나면 끝나는 거 아닌가?
[시현] 사양할래
나는 그냥 조용히 묻혀서 가는 게 더 좋아요
[한숨 쉬며] 그나저나 아가씨 어떻게 할 거예요?
- [달칵 푸는 소리] - 당신한테 말해서
비니맘이랑 왕로라 소송하겠다고 난리인데
알아서 할게
[숨을 들이켜며] 내가 기분 좀 맞춰주지, 뭐
[시현] 여보
이거 그렇게까지 대응할 일 아니에요, 알죠?
[통화 대기음]
어, 아가씨 전화 온다
내가 다시 얘기해 볼게요 당신 일단 있어 봐요
[통화 종료음]
- 어, 채희야, 어디니? - [버튼 조작음]
[떨리는 숨소리]
[안도의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몽환적인 음악]
[문이 벌컥 열린다]
[놀란 숨소리]
[떨리는 목소리로] 아리야 빨리 나와
- [함께 당황한 숨소리] - [도우미] 빨리
[차가운 음악]
[가쁜 숨소리]
[한숨]
[힘주는 소리]
[툭]
- [기어 조작음] - [차 리모컨 작동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도어록 조작음]
[도어록 작동음]
- 아이고 - [도어록 작동음]
[툭 내려놓는 소리]
[한숨]
[아리 모가 웃으며] 왔어?
[문이 탁 닫힌다]
야, 좀 봐 봐, 응?
엄마 어때? 응?
- [아리] 코코 샤넬 납셨네? - [탁 내려놓는 소리]
[아리 모의 웃음] 그치?
딱 내 옷이지?
[느끼하게] 아오, 내가 이런 스타일을 좀 좋아했니, 응?
- [개운한 탄성] 엄마 - [탁 내려놓는 소리]
- [부스럭거리는 소리] - 그러다 크게 한번 걸린다?
[아리] 남이 맡긴 옷을 그렇게 막 입으면 어떡해
[아리 모] 치! 걸리긴 왜 걸려?
한 번 입는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뭐, 또 닳으면 어때?
[웃으며] 내가 수선하면 감쪽같지
[아리 모가 느끼하게] 감쪽 [웃음]
[아리] 쫄딱 망한 지가 언젠데 저 사모님 허세는 하여튼
- [아리 모의 콧노래] - 아, 벗어, 남의 옷이야
싫어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살지
내가 왜 굳이 강남에서 수선집 하는데?
[한숨 쉬며] 그러니까 돈도 안 되는 가게, 세만 비싸게
이번 달 월세도 빠듯한 거 알지?
[아리 모] 그놈의 돈, 돈, 돈, 돈!
너 말끝마다 없어 보이게 자꾸 서민 화법 쓸래?
[아리] 서민이니까
아니지, 강남에서 이 정도면 천민이지, 천민
뭐래? 야!
너 내가 18년은 부잣집 딸로 키웠어
[아리 모] 너나 나나 태생은
[웃으며] 귀족이라고
[아리] 현생은 시궁창입니다
13년이나 지났고요
[못마땅한 한숨]
- [문이 달칵 열린다] -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아리 모] 오늘 간 데는?
- [아리의 힘주는 소리] - 화장품 많이 팔았어?
[의미심장한 음악]
[부스럭거리는 소리]
비니맘?
아까 정선이가 했던 SNS 얘기 아닌가?
[툭 내려놓는 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아리] 웃기지?
셀럽 서아리한테 그때까지도 계정이 없었다니
하지만 사실이야
현생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그딴 거 할 시간이 어딨겠냐고
[휴대전화 알림음]
[음악이 멈춘다]
[툭 내려놓는 소리]
그때…
[한숨]
그렇게 끝났다면 어땠을까?
[의미심장한 음악]
다음, 그다음…
또 그다음
무수한 그 일들이 없었다면
그때마다 내 선택들도 달랐다면
어땠을까?
오늘의 서아리는
좀 다른 모습이었을까?
점주는 자기 와이프 생일 선물을 나한테 사 오래?
[정선] 니 센스가 개쩌니까 그렇지
[웃으며] 덕분에 나까지 대리 쇼핑, 대리 만족
[아리] 점심시간에 이게 좋냐?
당연하지
[혀를 굴리며] 불가리인데
그것도 주얼리
[탁 치며] 야, 너 절대로 남의 것 대신 사러 온 티 내지 마, 어?
니 것처럼 자연스럽게
[웃으며] 나도 옆에서 손목에
시계라도 한번 감아 보게 느낌 알지?
알긴 뭘 알아, 이, 씨
알잖아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리] 아니요, 제가 할 건 아니고 부탁받은 거라
[웅얼거리며] 아유…
'비제로원 네크리스'
이거, 로즈 골드, 이걸로 주세요
- [점원] 네, 고객님 - [드르륵 여는 소리]
[유랑이 놀라며] 와, 언니 너무 많이 산 거 아니야?
[민혜] 스트레스 뭘로 푸니? 돈이라도 써야 할 거 아니야?
- [유랑의 탄성] - [민혜] 넌 안 사?
[유랑] 아휴, 여기는 다 언니 옷이지
뭐, 이게 뭐 내 스타일인가? [웃음]
채희는 왕로라 고소한대고
안젤라, 지나도 고민 중이래, 넌?
[유랑] 아휴, 나는 남편 알면 죽어
안 그래도 SNS 하는 거 싫어하는데
그이가 나랑 사진 한 장을 안 찍잖아
의사 체면 구긴다고
[민혜] 웃겨, 요즘 뭐 의사가 별거니?
벌어야 얼마를 번다고 유세래?
[유랑의 멋쩍은 웃음]
[유랑] 그러니까 언니가 부럽지
아, 형부는 외조도 잘해 응, 아주 세상 스윗하고
[민혜] 너 내 덕에 팔로워 늘었잖아
계정에 병원 홍보 좀 해
그럼 대접이 달라질걸?
[유랑] 어휴,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는데
이번 사건 때문에 이미지가 좀…
아, 씨발 좆같아
[유랑이 당황하며] 어?
[민혜가 한숨 쉬며]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 쌓은 이미지인데 그년이…
[한숨] 비니맘 이걸 어떻게 손보지?
[유랑] 왕로라가 아니고 비니맘?
왜? 언니 그래도 비니 언니랑 친하지 않았어?
그년이 먼저 내 뒷담을 깠잖아
[코웃음 치며] 이 미친 게 뭐? 내가 지깟 걸 따라 해?
지금 팔로워 수 누가 더 많은데?
나야!
가빈회에서도 내가 원 탑이라고
[유랑이 어색하게 웃으며] 어, 그렇긴 하지
[결연한 숨소리] 불가리로 가자
주얼리 풀셋으로 맞춰야 기분이 좀 풀릴 것 같아
- [멀어지는 발걸음] - 어휴
[정선이 웃으며] 무겁지? 내가 들어줄게, 응?
[아리] 목걸이가?
[정선이 웃으며] 나 사진 하나만 찍어줘, 빨리
따라온 목적이 이거지?
[정선] 잘 찍어야 돼 나 이거 SNS에 올릴 거야
[카메라 셔터음]
무심한 듯 둘까?
셀럽들은 이런 거 바닥에 막 그냥 두던데?
그런 게 더 후져
명품을 자랑하는 게 목적인 사람들은 그럴 수 있지
[아리] '난 비싼 것도 막 쓸 수 있을 만큼 돈이 많다'
근데
명품의 가치를 알면 소중히 다뤄야지
그게, 격에 맞는 애티튜드 아니겠냐?
- [정선의 탄성] - [민혜의 코웃음]
- [카메라 셔터음] - [정선] 음?
[정선의 만족스러운 웃음]
[민혜] 아리?
[놀란 탄성] 어!
[민혜가 반갑게 웃으며] 어머 아리야
너 맞지, 서아리?
[웃음] 나 기억 안 나?
민혜잖아, 오민혜!
- [민혜의 웃음] - [익살스러운 음악]
아!
- [민혜의 웃음] - [정선] 헐…
대박, 오, 오, 오민혜?
[놀라서 웃으며] 어? 마, 마, 맞으시죠?
'루나시크' 오민혜 님, 그죠?
- [민혜의 어색한 웃음] - [정선의 놀란 탄성]
[민혜] 어우, 야, 반갑다 잘 지냈어? [웃음]
[아리] 어, 어, 어, 어…
[정선] 너 진짜 몰랐어?
셀럽 오민혜 요즘 완전 대박이잖아
[아리가 속삭이며] 얼굴이 너무 바뀌어서 못 알아봤어
아…
- [다가오는 발걸음] - [민혜] 알았어
[통화 종료음]
아리야, 미안 오늘 신상 때문에 전화가 많아서
[정선] 아, 너무너무 영광이에요, 민혜 님
저도 민혜 씨 팔로우해요, 인친
- [민혜] 어머, 정말요? 감사해요 - [유랑의 웃음]
저 혹시, 그 인증 샷 하나만 같이 찍어도 될까요?
당연하죠
- [민혜, 정선의 옅은 웃음] - [달그락 소리]
- [정선의 옅은 웃음] - [카메라 셔터음]
[정선이 웃으며] 감사합니다
[민혜의 웃음]
[유랑] 언니, 이분이 그 친구야? 맞지?
어, 아이비리그 갔다는 내 친구
[콜록거린다]
[아리가 연신 콜록거린다]
[민혜] 그치, 아리야? 너 유학 가서, 예일인가?
아무튼 거기 어디 다녔잖아
- 그, 그, 그게… - [민혜] 내가 가끔 니 얘기 했다?
- 친구 중에 아이비리거 있다고 - [유랑의 호응]
자랑스럽잖아, 그런 친구 있는 거
[유랑의 호응하는 웃음]
그래서? 요즘은 뭐 해?
전공 살렸니?
아님 아버지 회사?
[민혜] 얘 진짜 유명했어
찐 부자에 공부 잘해, 스타일 좋아
아리가 뭐 하나 걸치면
학교 애들 다 따라 했잖아
[유랑이 감탄하며] 어우 완전 다 가지셨구나
너무 부러워요
[얼음이 쟁그랑 부딪힌다]
근데 뭐 하냐니까?
민혜야, 나 요즘 그냥 화장…
[정선] 아유, 아, 아리…
그냥 요즘 화장이나 하면서 막 놀아요, 그냥 막
[정선의 어색한 웃음]
아유, 왜, 진짜 있는 집 애들은 그렇잖아요
그냥 놀고먹는 게 특권이죠
그냥 고만고만한 사람들이나 아등바등 사는 거고
- [정선의 웃음] - 야
[민혜의 생각하는 숨소리]
[입소리를 쩝 내며] 하긴 서아리답네
[민혜] 뭐야? 그때도 부러웠는데
지금은 더 샘난다 [웃음]
[휴대전화 벨 소리]
- 아, 미쳐, 진짜 - [달그락 집는 소리]
요새 사업 때문에 맨날 이래
[아리] 그래, 너 바쁜 것 같은데 이제 일어나자
[민혜] 어, 아리야, 연락할게 너 아이디 뭐야?
내가 팔로우할게, 맞팔하자
- [정선이 작게] 어? 맞팔… - [아리] 아니야, 나 SNS 안 해
[민혜] 안 해? 왜?
너 정도면 인기 엄청 많을 텐데
그냥 전화번호 줘라
- 그럼 내가 나중… - [정선] 아이! 민혜 님
제가 DM을 보내드릴게요
[정선] 예, 저를 맞팔해 주시면
제가 중간에서 아리한테 전해주면 되니까 [옅은 웃음]
- 그쪽을요? - [유랑의 어색한 웃음]
[유랑] 왜 그래야 되는데? [웃음]
[정선] 그럼 되잖아, 아리야, 어?
아, 요새 누가 전화해? 다 DM이지
그렇게 하시라고 하자, 어?
제 계정 알려드릴게요, 괜찮죠?
[어색한 웃음]
[정선의 옅은 웃음]
[멋쩍은 웃음]
[발랄한 음악]
[트레드밀 종료음]
[가쁜 숨소리]
[민혜] 미친 미팅 일정 끝내고
오늘도 40분 러닝 클리어
힘들어도 관리는 필수죠
[민혜의 힘겨운 숨소리]
[민혜 남편] 자, 여보, 이거
- 어, 잠깐만 - [민혜 남편] 어, 나 여기 있어?
[웃으며] 짜자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함께 옅은 웃음]
[민혜 남편의 힘주는 소리]
[민혜] 이러니, 안 사랑하고 배겨?
내 남편, 내 보물
맞아요, 저 팔불출
- [내려놓는 소리] - [민혜] 아...
[민혜 남편] 자, 아!
- [민혜] 미쳤어? 살쪄 - [민혜 남편] 아
[민혜 남편] 그럼 주스라도, 여보 내가 방금 생과일로 착즙했어
[민혜] 안 돼, 당이잖아
가빈회 이것들 다 뼈밖에 없는 거 몰라?
[한숨] 가뜩이나 같이 사진 찍을 때마다 짜증 나는데, 쯧
물이나 줘
[민혜 남편이 우물대며] 물 금방 갖고 올게
- [개운한 숨소리] 자, 자, 자… - [민혜의 한숨]
[한숨 쉬며 목 가다듬는 소리]
어휴…
- [달그락거리는 소리] - [깨달은 숨소리]
[민혜] 여보!
서아리라고 내가 말한 적 있지?
고등학교 때 동창
아, 그 아이비리거? 이쁘고 잘나갔다던
나 오늘 불가리 갔다가 걔 만났거든?
- 쯧, 여전하더라, 재수 없는 거 - [탁 내려놓는 소리]
- 쯧 - [민혜 남편] 불가리?
아, 거기서 만나면 여전히 좀 사나 보네?
좀 있어 보여?
아, 그때도 돈 좀 있다고 잘난 척 쩔었다며?
당신이 싫어했잖아 재수 없다고 그냥
[민혜의 시원한 탄성]
- [민혜] 근데 나 이번 파티 - [민혜 남편의 헛기침]
걔랑 갈까 봐 알지? 주말에 파티 있는 거
당신 비니맘이랑 갔잖아 그걸 바꾸게?
당연하지
비니맘 왕로라 건으로 완전 망한 거 몰라?
그리고 내 뒷담 깐 년이랑 어딜 가, 내가?
[민혜 남편] 하긴, 그치
그래, 여보, 그 아이비리거면 당신이랑 급도 맞고 딱이네
[민혜] 그치?
바로 연락해 볼까?
- [민혜의 옅은 웃음] - [탁 내려놓는 소리]
[정선이 애원하며] 아 제발 좀 가라, 어?
아, 좀 가라! 제발 좀!
[아리] 아, 얘가 진짜 왜 이래? 안 된다니까
- [정선] 아이, 셀럽 파티라잖아 - [아리의 기침]
오민혜, 어?
오민혜가 너보고 같이 가재
간다고 그러고
나도 데리고 가 나 인증 샷 하나만 찍자, 어?
내가 거길 뭘 입고 가?
드레스 코드 이런 것도 있을 텐데
[아리 모] 수선 들어온 것 중에 괜찮은 거 있을 텐데
[정선이 웃으며] 어머 진짜요, 어머니?
[깨닫는 탄성과 옅은 웃음]
잘빠진 원피스 하나 있어
[아리 모의 만족한 웃음]
[아리 모] 그거 입고 가라 아리야, 어?
- 마침 잘됐네 - [아리가 큰 소리로] 엄마!
내가 그지야? 남의 옷 훔쳐 입고 기분 내게?
깜짝이야
그게 왜 훔치는 거야? 잠깐 입는 건데
[아리가 버럭 하며] 아, 됐어!
너 집에 가, 얼른
가, 가, 가!
[정선] 나 과일 먹고 갈 거거든 지지배야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의미심장한 음악]
[유랑의 감탄하는 탄성]
[유랑] 어우, 이쁘다
[민혜의 만족한 숨소리] 현영 씨밖에 없다
나 세르펜티 풀셋으로 너무 갖고 싶었는데
- [휴대전화 조작음] - [현영] 오늘 막 들어왔어요
안 그래도 연락드리려고 그랬는데
[유랑] 어후, 좋겠다, 언니
[입소리 내며] 일시불로
[민혜의 한숨] 미쳤다
나 오늘도 한 세 장 쓰고 가는 거니?
[작게] 허! 세 장씩이나
- [유랑] 이거 너무 예뻐, 언니 - [민혜] 그치?
[정선] 완전 대박
저 고가 라인 셋업을 앉은 자리에서 일시불로 긁었어
[놀란 숨소리]
[민혜] 이걸 진짜 버리려고?
응, 낡기도 했고 거의 안 들어서
[놀란 탄성]
그럼 내가 가져도 돼?
그래
[기뻐하는 숨소리]
[웃으며] 와! 와!
버버리, 우아
와!
민혜가 어떻게?
[음악이 고조되다가 멈춘다]
[흥미로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이 연신 난다]
[휴대전화 알림음]
[고조되는 음악]
[남자1] 안녕하세요
[남자2] 안녕하십니까
[채희] 얘, 반드시 콩밥 먹여줘
- 5년, 아니 10년! - [사무실 전화 벨 소리]
감히 날 건드린 대가를 치르게
[안 변] 자기야, 내가 말했잖아
그, 이런 건 고작해야 이제 벌금밖엔…
벌금? 아, 안 돼! 아, 꼭 처넣으라고!
- [채희] 해달라니까! - [안 변] 나도 하고 싶지
[안 변] 누굴 건드렸는데
근데 이게 법률적으로…
자, 그래, 알았어
- [무릎 탁 치는 소리] - [태전] 응?
소원대로 해줄게
아, 진짜, 오빠?
아, 뭐, 안 될 거 뭐 있어? 우리가 태강인데, 안 그래?
[태전] 의뢰인이 원하는 대로 진행해, 응?
법무 법인에 다 맡기고
잊어버리시라고
[옅은 웃음] 아, 예 알겠습니다, 예
- [노크 소리] - [문이 달칵 열린다]
- [옅은 웃음] 여보 - [태전] 어?
언니, 웬일이야?
[옅게 웃으며] 잠깐만
응
[멀어지는 발걸음]
[시현이 한숨 쉬며] 나 혹시 아가씨가 이럴까 봐 들렀는데
정말 고소하려고요?
[헛웃음] 아이, 아니야
걱정하지 마, 시늉만 할 거야
[태전] 아, 채희 쟤 몰라?
내가 이러면 금세 까먹고 다 됐다고 신나 할걸?
그냥 대충 넘길 테니까
그, 당신도 모른 척하고 신경 쓰지 말라고
피곤하지?
채희 신경 쓰느라
아, 좀 유별나, 쟤가
[시현] 아니에요
그래도 부탁해, 응?
아, 어릴 때부터 언니, 언니 따르는 거 당신뿐이잖아
[다가오는 발걸음]
[직원] 대표님?
- 회의 시간 다 됐습니다 - [태전] 어, 알았어요
[숨을 들이켜며] 내가 알아서 할게, 어?
- [멀어지는 발걸음] - [한숨]
[무거운 음악]
[대화하는 소리]
[다가오는 발걸음]
[채희] 어? 준경 오빠 아니야? 맞지, 언니?
오빠!
[시현] 채희야, 잠깐만
[채희] 응?
[대화하는 소리]
[시현] 그냥 둬 가는 사람 뭐 하러 불러
[채희] 왜? 그래도 오랜만인데 아는 척은 해야지
[시현] 됐고, 가자
나 너 여기 있다길래 가는 길에 데리러 들렀어
- 지금 준비해도 빠듯해 - [채희] 아, 파티?
아, 그럼 뭐, 저 오빠는 거기서 인사하면 되겠네
인사라니…
준경이 말하는 거야?
[채희] 응, 준경 오빠도 거기 올걸?
오늘 파티 오빠네 회사가 후원하잖아
[아리 모가 놀라며] 어휴! [흡족한 웃음]
아휴, 딱 맞춤이다!
어? 그냥 니 옷이네, 니 옷, 아휴…
[웃음] 지지배야
너 유전자 타고난 건 다 엄마 덕인 줄 알아 [옅은 웃음]
[아리] 딸내미 청춘 망쳐 놓고 쿨하기도 하셔라
[아리 모] 사업 내가 말아먹었냐? 죽은 니 아빠 탓해
[웃으며] 근데
왜 마음이 바뀌었냐?
안 간다고 뻗대더니
그냥 좀 궁금해서
- 그런 사람들은 뭔가 - [아리 모] 어?
아이, 이건 됐고 그냥 내 옷 입고 갈게
[아리 모] 어, 뭐야? 왜?
하, 이걸 어떻게 입어? 남의 옷인데
[아리 모가 한숨 쉬며] 야!
작정하고 망신살 뻗칠 일 있어?
명품으로 처바른 여자들 사이에서
'난 보세나 입는 그지예요' 할 거니?
[아리 모의 못마땅한 소리]
그냥 입고 가
살짝 입고 드라이하면 아무도 몰라
[아리 모의 옅은 웃음]
[속삭이듯] 이거 봐 봐
[감탄하며] 봐
니가 얼마나 이쁜가
[아리 모의 흡족한 숨소리]
[몽환적인 음악]
[아리 모의 속상한 숨소리]
남의 옷 입히는 것도 속상한데
그지꼴로 가서 엄마 속 터지게 할래?
[아리 모의 한숨]
[채희] 준경 오빠 들어온 지 한 달쯤 됐을걸?
회사 맡는다고 하던데?
언니 못 들었구나?
근데 언니, 그 생로랑 원피스 입지
오늘 그게 딱인데
수선 맡겼어 [옅은 웃음]
정리하다가 올이 좀 나가서
그 예쁜이가?
아휴! 내가 아끼다 똥 된댔지?
언니는 왜 그걸 모셔두기만 하고 안 입어?
[시현] 얼른 준비 마쳐 다 와 간다
[리드미컬한 음악]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의 계속되는 환호성]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 [남자] 여기요! - [계속되는 환호성]
[여자의 놀란 비명]
[기어 조작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 [사람들의 환호성이 연신 난다] -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난다]
[멀어지는 자동차 엔진음]
[몽환적인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 [준경] 이게 뭐니? 이런 애… - [아리의 비명]
[아리] 뭐야, 당신?
무슨 짓이야? 어딜 만져요?
죄송합니다 제가 사람을 잘못 봤네요
- 그치? 사람을 잘못 봤겠지 - [부스럭거리는 소리]
추행하는 변태들이 보통 그렇게 말하지
아뇨, 오해입니다
전 정말 아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카메라 셔터음]
이봐요, 지금 뭐 하는 거죠?
- 전화번호? - 네?
[아리] 그쪽 번호 달라고요 신고하게
[익살스러운 음악]
난 철칙이 있거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근데 이런 케이스는 직접 상대 안 해
- 경찰이 하게 하지 - 경찰이요?
그래!
너 같은 종자 지하철에서 한두 번 보는 줄 아니?
[아리] 출근길, 하루건너 하루야
나? 전부 신고했어, 당연하잖아
꼬박꼬박 세금 내는데!
[준경이 피식 웃는다]
웃어?
아…
세금에, 지하철에
점점 재미있어지는 거 같아서요
'재미'?
아, 뻔뻔하게 버티시겠다?
[아리] 좋아 어차피 안 줄 거 알았고
그래서 사진 찍었으니 신고는 어렵지 않고
[준경] 010, 0040
0291
못 들었어요? 다시 불러줄까요?
[숨을 들이켜며] 이 옷을 가진 사람이 또 있다니
그것도 재밌네요?
연락 주시죠
신고… 기다릴 테니
[감각적인 음악]
[감각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민혜] 어, 아리야!
[민혜의 옅은 웃음]
왔어?
뭐야? 오늘 왜 이렇게 예뻐?
- 안 밀렸어? - [아리] 어
[민혜가 살짝 웃으며] 여기 예쁘지? 좋지?
이 친구야, 내가 말했던 베프
아리야, 인사해, 내 지인들
[아리] 처음 봬요 서아리라고 합니다
[유랑이 웃으며] 우리는 전에 봤죠?
[아리가 살짝 웃으며] 예
[지나] 어쩜, 생로랑 트위드 흔치 않은데?
[안젤라] 예쁘시다
뭐야? 친구한테 안 밀리려고 힘준 거야?
[민혜] 신경 썼지
우리 아이비리거 옆에서 묻힐까 봐
[지나가 놀라며] 어머! 아이비리그까지 다녔어요?
[민혜] 어, 거기 다녔어
[어색하게 웃으며] 민혜야 하지 마
왜? 자랑할 건 해야지 없는 말도 아닌데
우리 아리 스타일까지 넘사벽이지?
[민혜] 얘 진짜 유명했어 강남권 전체에서 알아줬거든
[지나] 강남, 강남…
- 한남동은 서럽고요 - [안젤라, 유랑의 웃음]
[민혜] 펜트하우스 살면서 엄살은
- [함께 웃음] - [안젤라] 뭐, 얼굴 이뻐
공부 잘해
혹시 집안까지?
[민혜] 당연하지
엄마들끼리도 절친이었어 양쪽 다 집안이 빵빵했으니까
- [민혜의 웃음] - [지나] 어머
주변에 그런 사람들만 모아? 전부 다 갖춘?
[민혜] 공부는 빼줘 아리처럼 다 가지면 얄밉잖아?
[인플루언서들의 웃음]
[유랑] 어? 여기요!
어머, 그런 사람 저기 하나 더 온다
[인플루언서들의 웃음]
[민혜] 시현 씨, 여기요, 여기
[유랑] 채희 씨, 여기요!
[발소리가 천천히 울린다]
[웃음소리가 울린다]
[유랑] 오, 이쁘다
- [안젤라] 오셨어요? - [지나] 너무 이쁘다
[민혜] 어머 오늘 너무 우아하시다
고마워요
누구? 뉴 페이스네?
[민혜] 서아리야, 내 친구
- 아리야, 여긴 채희라고… - [채희] 어?
이 옷, 맞지, 시현 언니?
언니 거, 생로랑
[당황한 숨소리]
[비니맘] 내가 들어갈 자격이 안 된다고?
아니, 초청장이 있는데 무슨 말이야?
[안내 요원] 죄송하지만 명단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깊은 한숨] 자기야
자기 나 몰라?
나 비니맘이야!
[안내 요원] 물러나 주시죠
다른 VIP들이 기다리고 계셔서
[비니맘의 한숨]
[채희] 근데 어떻게 샀어요?
그거 구하기 정말 어려웠던 건데
[아리] 네?
[채희] 이 옷, 나도 웨이팅 걸었다가 실패한 건데
어디서 샀어요? 밀란? 파리?
[웅얼거리며] 아, 저…
[민혜] 아리야, 어디야?
어…
[안젤라] 쇼핑 팁 공유 좀 해줘요
어디서 구했어요?
[지나] 맞아요, 빼지 말고
[입소리를 쩝 낸다]
[떨리는 목소리로] 그러니까…
[아리] 이건… 어…
어, 이건…
그러니까 이건…
그러니까… 어…
[시현] 런던이죠?
뉴욕 매장에서 점원한테 들었던 기억이 나요
마지막 한 점이
런던에 있다고 했거든요
[다들 깨닫는 탄성]
[저마다 호응하며 옅게 웃는다]
[민혜] 아, 런던?
[지나] 어머, 같은 아이비리거라고 통하는 거예요?
나는 디자인 전공이잖아요 아이비리거라기엔
[채희] 언니, 그렇게 말하는 게 더 재수 없거든?
[다들 살짝 웃는다]
[안젤라] 아리 씨 정보 좀 줄래요?
아, 내 조카도 아이비리그 보낸다고 난리인데
[유랑] 어휴, 나도요
우리 남편이 그렇게 아이비, 아이비 노래를 하는데…
[아리] 아니요
그건 좀 곤란하겠는데요
제가…
아이비리거가 아니어서요
될 뻔은 했죠
입학하자마자 자퇴하지 않았더라면
저 아이비리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고졸인 셈이죠?
[유랑의 당황한 숨소리]
[민혜가 당황하며] 야 그 얘길 왜 지금…
[아리] 어, 지금 했으니까 됐지?
나 그만 가볼게
[비니맘이 성내며] 야, 오민혜!
[사람들이 술렁인다]
[당황한 숨소리]
- [저마다 놀라며 비명을 지른다] - [마이크 삐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 [아리] 바로 그때였어
내가 이 세계의 숨은 치트 키를 알게 된 건
사실 그날 거기에 간 건 나도 궁금해서였어
이런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뭘까?
누구길래, 뭘 하길래
그렇게 돈을 쓰면서 살 수 있을까?
근데
거기서 고작 그런 꼴을 하고 있는 내가
너무 쪽팔려서 나오려는 그때
[민혜가 어이없어하며] 어, 뭐, 뭐야?
- 무슨 짓이야? - [비니맘] 너라며?
니가 날 못 들어오게 했다며? [분한 숨소리]
니가… 니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오민혜, 너 [떨리는 숨소리]
팔로워 겨우 3천 달고 있을 때 [분노의 숨소리]
나한테 언니, 언니 하면서 들러붙었지?
나 같은 언니 있는 게 소원이었다면서, 어?
간쓸개 다 내줄 것처럼
빈대처럼
[분한 숨소리] 기생충처럼!
[민혜가 버럭하며] 무슨 헛소리야?
안 닥쳐?
니가 언제부터 컸는데?
[무거운 효과음]
[비니맘] 아무것도 아니었잖아, 너?
내 덕에 내 인맥 소개받고
내 팔로워들한테 얼굴 팔아서
만 찍고, 10만 찍고 여기까지 온 거잖아
- 이 미친년아! - [사람들이 놀란다]
- [민혜, 비니맘의 가쁜 숨소리] - [비밀스러운 음악]
- [아리] 아! 바로 그거였던 거야 - [유랑] 아, 어떡해, 어머
[비니맘] 니가 어떻게 유명해졌는데?
[아리] 유명해져라
내 덕이잖아
너 그거 노리고 접근했잖아?
[아리] 유명인한테 다가가
[비니맘] '언니 이름 언급해도 될까?'
'나 언니 사진 좀 써도 되지?'
유명인의 힘을 빌려
너 그렇게 셀럽 됐어
나한테 빌붙어서!
[당황한 숨소리]
[아리] 유명인한테
기생해서
[타이어 마찰음]
[긴장되는 음악]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서아리가 라방을 켰다니?
[유랑] 정말이야, 언니!
라방 켜 봐, 지금 난리 났다고!
뭐라는 거야, 씨? 무슨 개소리냐고, 씨
언니, 난데
알아, 나도 지금 보고 있어
[속삭이듯] 아, 근데 이건 말이 안 되잖아
[당황한 숨소리]
채희야, 아리 씨는…
[영상 속 아리] '코스프레다 쇼하지 말라'?
- 하긴, 이럴 만도 하지 - [시현의 놀란 숨소리]
당신들이 아는 서아리는…
[민혜가 기겁하며 놀란다]
[어이없는 숨소리] 웃기지 마!
[떨리는 숨소리]
아니야
넌 서아리가 아니야
- [민혜의 당황한 숨소리] - [영상 속 아리] 그래
130만의 팔로워를 가진
혜성같이 등장한 최고의 셀럽 서아리
그 서아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리 씨는…
죽었잖아
- 죽었어! - [의미심장한 음악]
서아리, 넌 이미 죽었잖아
- [영상 속 아리] 그 서아리는… - [놀란 숨소리]
죽었으니까
[무거운 효과음]
[아리] 그럼 난 뭐지? 이건 누굴까?
궁금하지?
[고조되는 음악]
미칠 것 같지?
특히 너
'bbb페이머스'
날 죽인…
내가 살아 있을까 봐 두려운…
바로 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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