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10
네
내가 축하한다고 전해요
(윤모) 수고하셨습니다
- (동수) 애쓰셨어요 - (경문) 네
축하합니다
오세화 원장님
[긴장되는 음악]
감사합니다, 주경문 교수님
잘 부탁해요
[경문의 한숨]
(간호사1) 축하드립니다
(세화) [살짝 웃으며] 고마워요
- (의사1) 축하합니다 - (세화) 어
- (간호사2) 축하드립니다 - 어, 고마워
(의사2) 축하드립니다, 오세화 원장님
- (간호사3) 축하드려요 - (간호사4) 축하드려요
(세화) 소식이 빠르네, 고마워
[전화벨이 울린다]
네, 신경외과 오세화입니다
네
네, 그러죠
네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경아) 사장님께서 축하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옅은 웃음]
[감격에 찬 숨소리] (경아) 들어오시는 대로 재가할 테니
서류 보내시랍니다
예스!
[감격에 찬 숨소리]
[감격스러운 신음]
[헛기침]
[숨을 깊게 내뱉는다]
[전화기 버튼음] 진료 시작하죠
하나도 안 좋아할 거 선거엔 애당초 왜 나왔을까?
[벨이 울린다]
오
어떡하지?
[도어 록 작동음]
(경아) 아, 들어와요
어쩌나, 하필 사장님 안 계신 때
사장님한테 연락드릴까요?
(선우) 마실 건 됐습니다
사장님께 인사만 드릴 거였으니까 대신 전해 주세요
서운해서 어째요
인제 원장 선거 끝나서 여유 좀 생기려니까
- 끝났습니까? - (경아) 예, 오세화 교수가
아, 누군지 아시려나?
네, 그분이 됐군요
(경아) 네, 인제 언제 또 와요?
[살짝 웃으며] 또 오면 안 되죠 일 터져야 오는데, 저희야
좋은 일로 보면 되죠
그때까지 이거 유지하세요
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경아) 아, 말씀드릴게요
[도어 록 작동음]
[휠체어 버튼 조작음]
왜요? 남은 일 있어요?
[휠체어 버튼 조작음]
죄송하지만 부탁 한 가지 드려도 될까요?
네, 그럼요
저희 쪽에 제보자 문의가 많이 들어온대요
김태상 부원장 의료 행태 고발한 민원
누가 올린 건지 IP랑 다 알려 달라고
(선우) 특히 부원장이 닦달을 한다는데
그쪽은 직접 당사자니까 절대 비밀이지만
더 위에서도 자꾸 알려 달래서 참 곤란하다고요, 저희 담당자가
아니, 뭐, 자꾸는...
두 번밖에?
(선우) 우리나라에서 화정그룹이 갖는 힘은 참 세죠
계속 문의하시면 누군지 알아내실 수도 있겠죠, 다만
강 팀장님이시라면
이게 어떻게 끝나야 맞는 건지 잘 아실 것 같아서
이렇게 말씀드려 봅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도어 록 작동음]
형인가 보다, 제보자
[잔잔한 음악]
오 교수가 됐구나
구 사장이 널 불러다 직접 딜을 한 거잖아, 그럼
(선우) 딜만 했나
나한테 꼭 같이 일하자고 신신당부를 했다니까
다 했어
네 팔뚝 굵다
[진우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
(진우) 하나, 둘
- 간다 - (선우) 응
[진우의 가쁜 숨소리]
(진우) 너 또 그러면 호적에서 판다
내가 뭐?
(진우) 부원장
네가 맡을 거면 미리 말을 했어야지, 이놈의 자식아
나만 나쁜 놈 만들고, 어?
줘?
일하다 보면 더한 일도 많은데, 뭐
내 덕분에 잘됐잖아
주 교수도 선거 나가고
[진우의 헛웃음]
(진우) 엄청 고맙시다
아휴
내가 등 떠밀어서 나오셨는데
잘못되면 어떡하지?
애야? 다 큰 어른을 무슨...
형이 직접 나가지?
[헛웃음]
(선우) 왜? 형도 꽤 늙었잖아
그냥 형이 교수 돼서 원장도 해 먹고 다 해 먹어
왜 남만 밀어줘?
원장님이 주 교수님을 데려온 데는 분명히 뜻이 있으셨어
다섯 번 연속 연임은 무리라고 판단하셨을 거야, 본인도
그래서...
그만 좀 놔
원장님 보내 드려
아빠도 모자라서 이제 원장님이야?
언제까지 죽은 사람들 끌어안고 살 거야?
[선우가 머리를 쓱쓱 턴다]
[진우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휠체어 버튼 조작음]
[휠체어 버튼 조작음]
(노을) 장난감은 토했어도
세 살배기가 저 정도 구토면 인후두가 상했을 거야
찍어 보고 올리든지 할게 입원까지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나도 입원까지는, 결과 줘
네가 못 지킨 거 아니야
지키다니?
처음부터 네 책임이 아닌 일이었어 너무 불안해하지 마
뭘 내가 불안해해?
오 교수님
잘하실 거야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노을) 어, 선우야, 너 지금 어디야?
[의미심장한 음악] (선우) 나? 어디긴, 회사지
(노을) 너 주경문 교수님 아니?
알아? 어떻게?
대답을
안 했어
[마우스 클릭음]
[노을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마우스 클릭음]
[컴퓨터 알림음]
[마우스 클릭음]
그때가...
(노을) 어, 그래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선우) 선방하셨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결선까지 가셨다면서요?
(경문) 수고 많았어요, 힘들었지?
(선우) 아, 저는 완전히 깨지실 줄 알았는데
돌아가며 사람을 들었다 놨다 형제 사기단인가?
그 정도면 차기는 노리셔도 될 것 같아서
잘 보이려고 왔습니다
늦었어
[경문의 웃음]
(경문) 회사로 돌아가요?
예, 내일부터 정상 출근요
[입소리를 쩝 낸다]
와파린 거의 다 먹었죠?
예
"혈전 후 증후군"
'혈전 후 증후군'
[마우스 클릭음]
(노을) '만성...'
[어두운 음악]
[노을의 놀란 숨소리] (경문) 항응고제 먹는 거만으로는 안 돼요
스텐트를 넣어도 임시방편이지
다시 막힐 텐데
감사합니다
(경문) 회사 복지 잘돼 있잖아, 휴직을 하고
요양을 좀 하는 게 어때요?
언제까지요
치료가 아니라 유예잖아요
뻔한 결과를 미루는 것뿐
다들 그래요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면서 사는 거야
여기까지 온 예 선생 노력이 아까워서 그래, 내가
(경문) 주제넘은 소리지만
어머님 고생도 생각해 봐요, 응?
고생하셨죠
충분히
[옅은 한숨]
[마우스 클릭음]
압통이나 호흡은 어때요?
통증 없고 편안합니다
진짜 그랬으면 좋겠네 내가 이 병을 몰라서
예 선생 말을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옅은 한숨]
주 교수님 방금 회진 들어가셨는데요
아...
[가쁜 숨소리]
(의사3) 할아버지, 베드 올릴게요
(경문) 천천, 천천히...
- 아버님 - (환자1) 가, 가, 가
조금씩 움직이셔야 돼요 왜 꼼짝을 안 하세요?
(경문) 움직이셔야 집에 가신다니까, 빨리
혀 '에' 해 보세요, '에'
- (경문) '에', 옳지 - '에'
- (경문) 더, 더, 더, 더, '에' - '에'
예, 감사합니다, 네
됐어
(경문) 이건 왜 아직 달고 있어?
(의사4) 아이, 신장이 아직 좀...
식사 잘하시죠?
아, 예
항생제 안 쓰지?
예
빼, 그럼
꼴찌 아닌 게 어디야
(양 선생) 예?
나 우리 과 망신시킨 거 아니지?
(의사3) 망신이라니요, 과장님
우리야 매일 도는 회진이지만 환자들은 아니야
어깨들 펴고
집중해
[의사들이 대답한다]
[마우스 클릭음]
[간호사5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긴장되는 음악] [간호사5의 짜증 섞인 숨소리]
진짜, 씨...
(의사5) 비서가 어디 갔네요?
(세화) 간 게 아니라 없앴어, 비용 절감 때
(정희) 아, 원장실 오랜만이네
[코웃음]
[옅은 신음]
들어오면 늘 저기에 흰머리를 하고 앉아 계셨는데
여기까지 오니까 실감 팍 난다, 그렇죠?
[정희가 살짝 웃는다]
(정희) 명패는 아직이래?
(의사5) 저도 잘... 알아보겠습니다
(세화) 올 때 되면 오겠지
(정희) 잘 부탁합니다, 오세화 원장님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우리 대신 싸워 줘요, 구 사장이랑
앞으로 적자 과 퇴출이니 그딴 소리
다시는 못 하게, 제발
(의사5) 다른 짐은 어떻게 할까요?
(세화) 어, 놔둬, 어차피 진료 때문에 왔다 갔다 할 건데, 뭐
수고했어
예, 그럼
(정희) 자리 만끽하세요, 오 원장님
[정희가 살짝 웃는다]
[무거운 음악]
[전화기 버튼음]
[통화 연결음]
저예요
(세화) 인수인계요
전임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부원장님이 하셔야죠?
지금 바로 부탁드릴게요
[통화 종료음]
[깊은 한숨]
[태상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분기별로 보험 청구 검토하는 건 알 거고
이건 하반기 개선, 확충할 시설물 목록
이건 예산표
이건 도매 약품 공급업체
(태상) 새로 만든 자회사
독점 공급이라
여러 회사로부터 받을 때에 비해서 우리 구매가가 7% 인상됐어
물론 환자들하고 보험 공단에서 다 뽑아내고 있고
환자들이야 뭐 약값 비교하면서 사 먹는 거 아니고
7%래 봤자 두당 천 원, 2천 원 차이지만
다 모아 놓으면 엄청나지
덕분에 우리 자회사 순이익이 10%가 넘어
다른 도매업체 평균이 1%니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든 거지 구 사장이
문제는
그 10%가 어디로 가고 있을까?
기부금 형태라면 세금 한 푼 안 냈다는 얘기고
배당하려 치면 배당률이 3천, 4천 퍼센트는 될 텐데
누가 기부받을까?
누가 배당받을까?
답을 알면서 왜 자꾸 나한테 묻죠?
그거야...
(세화) 그거야 내 입에서 높으신 분 이름이 나와야 하고
그래야 문제가 됐을 때 '나는 아무 말 안 했다'
'이 병원 주인 언급하고 재단 거론한 건'
'오세화지 내가 아니다'
화살 돌릴 수 있으니까
제가 질문하죠
그렇게도 소상히도 잘 아시면서 왜 여태 끼고만 계셨어요?
여태 뭐 하시고?
선거 끝나길 기다렸다
선거 전후가 무슨 상관이에요?
해서는 안 되는 짓이다 싶으면
자회사 거론됐을 때 그때부터 막았어야죠
(세화) 아! 내 기억이 잘못됐나요?
이 병원 자회사에서 공급하는 약만 처방하라고
명단 돌리신 분 아니신가요 지금 내 앞에 앉아 계신 분이?
업무 정지 먹고 어떻게든 타격 입히고 싶은데
직접 손댔다간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모르니
나한테 떠넘기시려고요?
[세화의 어이없는 웃음]
그래서 지금 나 병원장 되자마자 구 사장을 넘어서
화정그룹 회장하고 원수지라고요?
제가 죄송하네요
여태껏 부원장님이 저를 어떤 인간으로 보셨으면
이따위 미끼를 덥석 물 거라고 생각하셨을까
제가 발톱을 너무 오래 숨겼나요? 아니면...
발톱 자체가 없는 인간이라고 판단하셨나?
무기 정직 처분
소명 위원회 소집 안 합니다
[긴장되는 음악]
사장 징계 그대로 갑니다
환자한테 직접 사과도 물론
[세화가 파일을 탁 집어 든다]
파일들은 제가 잘 검토하죠 수고하셨어요
(태상) 저게, 씨...
(세화) 아, 그리고
[헛웃음 치며] 기본 예의를 좀 지키세요
[파일을 탁탁 두드린다]
노크, 그거 기본 맞죠?
이 병원 대표는 나야!
나만큼 얼굴 알려진 사람 있어? 이 병원에!
요새 누가 의사 얼굴 보고 와요?
다 상국대 간판 보고 오는 거지
나가서 길 가는 사람 막고 물어보세요 김태상 이름을 누가 아는데?
(세화) 부원장님이나 나나
지금 여기서 나가 봐야 이 병원 안 망해요
밑의 애들한테 고인 물 빠져 줘서 고맙다는 소리나 안 들으면 다행이지
[전화기 버튼음]
[통화 연결음]
네, 원장실인데요
구승효 사장 언제 들어오죠?
(세화) 싸우자고 온 거 아닙니다
구 사장님을 그간 봤다면 봐 온 사람으로서
피곤해지기 싫네요
[승효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승효) 이게 싸움하자는 게 아니면
진짜 기선 제압 하자고 들 땐 어떨지
나도 싫네요
(세화) 그건 내가 원래 이렇게 생겨 먹어서 그래요, 어쩌겠어요
짚고 넘어가야 할 게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지난번 암 센터 일 유출됐을 때
어딜 가나 그 질문을 들었어요
'얘, 너희 병원에 사람 죽어 나갔다며? 근데 숨겼다며?'
시댁 고모 입을 칠 뻔했다니까요 한 백 번쯤 그 소리를 듣는데
불법 자회사는...
불법 아닙니다
(세화) 라고들 주장을 하죠
엄연한 약사법 위반인데 묵인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또 몇 년에 한 번씩 그것 때문에 발칵 뒤집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아, 상급 종합 병원은 다들 비영리 단체들인데'
'돈 버는 자회사를 그렇게 차려 댄다며?'
국감에서 파고들기 딱 좋은 주제죠
그건 그때뿐이죠
[코웃음]
난 망신당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어요
상국대학병원이 잘못을 했느니 또 무슨 짓을 저질렀느니
정말로 자존심 상해요
오 교수님한테는 그게 망신입니까?
병원이 뭐, 시빗거리가 되는 게?
(세화) 구승효 사장님 아직 우리 식구 아니신가 봐요?
(승효) 식구...
씁, 식구
팔이 너무 안으로 굽어서 일 처리가 한쪽으로 쏠리는 거
저도 현실을 무시하자는 거 아니에요
국감 안 걸리게 정리해 주세요
(세화) 그리고 제가 사장님을 아직도 화정...
뭐였죠?
그, 전에 계셨던 데?
(경아) 로지스
(세화) 아, 로지스
[경아가 살짝 웃는다]
화정로지스 사장님이라고 부르면 좋겠어요?
예?
오 교수님이라고 하셨어요
[헛웃음]
아, 예, 원장님 뭐, 우려하시는 바 알겠고요
(승효) 그건 내가 알아서 잘 정리할 거고
취임 선물 하나 드릴까요?
화정생명 보험 상품
[의미심장한 음악]
이 병원에서 팔 겁니다
지금 사람 놀려요?
약도 모자라서 우리한테 지금 보험까지 팔라는 거예요?
(승효) 아니면 오 원장님께서 직접 30% 커미션 프로젝트 따 오시든가요
[어이없는 웃음]
(세화) 나는 죽어도 내 환자들한테 민간 보험 들라는 소리 안 합니다
보험 전문 컨설턴트 상주시킬 겁니다
병원 안에다가요?
그럼 밖에다가요?
[세화의 한숨]
[승효의 헛기침]
3D 바이오 시뮬레이터
수술 대상 환자의 뇌든 장기든 스캔을 떠서
실제와 똑같이 구현해 내는 장치예요
생각해 보세요 우리한테는 리허설이라는 게 없어요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 연습 한 번 없이 그냥 실전인 거예요
(세화) 연습을 어떻게 해요? 대상이 없는데
그런데 이건 수술할 환자의 뇌를 그대로 떠서
미리 다 보고 들어갈 수 있는 거예요
아, 이 환자의 속이 정말 이렇게 생겼구나
아, 여기가 잘못됐었구나
[손가락을 딱 튕긴다]
되게 좋게 들리는데
되게 비싸게 들리네요?
비싸요, 되게 비싸요, 사 주세요
[어이없는 웃음]
(세화) 보험의 'ㅂ' 자도 꺼내지 말라고 할 겁니다, 전 병동에
모델 한번 봅시다
[코웃음]
[어이없는 웃음]
[세화가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도어 록 작동음]
참 세다
예선우 조사관 인사 전해 달라고요 심평원으로 갔습니다
(승효) 응
씁, 부원장 제보자 나왔어요?
(경아) 자기들도 모른대요
[경아가 잔을 달그락 정리한다]
저기, 그, 홍성찬 회장 약속 다시 잡아요
오늘도 싫대요?
자기네 핸드폰 못 쓰게 하겠대요, 우리?
못 만났어요
(경아) 예? 빵꾸 냈어요, 미팅?
아니, 지금 뺀찌 맞고 오신 거예요, 사장님?
아, 나...
이놈의 새끼
[쟁반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자기가 핸드폰을 만들면 만드는 거지
가만 안 두겠어
가만 못 두지
[문이 드르륵 열린다]
- (남자1) 잘 먹었습니다, 네 - (가게 주인) 안녕히 가세요
- (경문) 안녕하세요 - (가게 주인) 네, 어서 오세요
(경문) 네, 오랜만에 왔죠?
[경문의 한숨]
환자 밀리셨어요?
아니, 들어는 가야 돼
저도요
근데 왜 밖에서 먹자 그랬어?
밥이야 뭐, 밖이나 안이나 뭐
좀 그러면 안 돼요?
나중에 온콜 아닐 때 한잔하자고 위로주, 내가 살게
[경문이 살짝 웃는다]
(진우) 위로할 사람, 위로받을 사람
제가 사야죠
(경문) 그러지 마
애써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있는데
중간에 구 사장 아니었으면 결과 다르게 나왔을지도요
죽은 자식 고추야, 그만 만져
우리 학교 떠나고 싶어 하시는지 몰랐어요
고향 가고 싶으셨어요?
진짜로 구 사장한테 관두겠다 그러셨어요?
가고 싶어, 당연히 가고 싶지
(진우) 애초에 왜 오셨어요?
모교에서 원장 생각까지 하셨던 분이
우리 원장님 청 거절 못 해서?
수술을 못 해서
예?
(경문) 관상 동맥 우회술을 해야 하는데
못 했어, 그걸 하려면
나 말고도 전문의가 최소로 한 명은 필요한데
[한숨을 내쉬며] 아무리 지방이라지만
그 한 명이 없었어
환자를 다른 병원에 보내고
거길 떴어
[진우가 피식한다]
수술, 이제 아주 원 없이 하시네요
그런 걸로 안 찍혀요 신경 쓰지 마세요
- 어? - (진우) 선거에서 뽑혔어도
구승효 사장이 교수님 재가 안 해 줄 거라고 하셨잖아요
쯧, 콱 관두겠다는 사람 한둘인가요
(진우) 사표 던졌다는 이유로 거부하지 않았을 거라고요
쯧, 그까짓 거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지
[진우의 깊은 한숨]
왜요?
거, 좀 비싼 거 좀 시켜 먹지 젊은 사람이 좀
(진우) 여기 선불인데요
(경문) 아...
(진우) 먼저 시켜 놓으라고 전화하셨고요
(경문) 아...
처음 아니시잖아요, 여기?
어
시간이 없어 가지고
[멋쩍은 웃음]
[숟가락을 달그락 집어 든다]
[경문이 쩝쩝거린다]
[쓸쓸한 음악]
[보훈의 한숨] [휴대전화 메시지 수신음]
(진우)
- 아, 저, 이, 이모, 국수 하나만 - (가게 주인) 네, 네
(진우) 왜 그땐 몰랐을까요?
늘 죽음을 보면서도
왜 원장님께는 늘 미루기만 했을까요
내일, 다음
오늘이 아니어도 언제든
(진우) 모든 걸 다 가르쳐 주시고서
왜 그것만은 제가 깨닫기 전에 떠나셨나요
(보훈) 생각해 보면 시간이라는 게 참 신기하지 않냐?
[보훈이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보훈) 왜, 그런 사람들이 있었을 거 아니야?
맨 처음 '우리가 여기다 병원을 올리자'
그랬던 사람들
씁, 그 전쟁 통에 막사를 하나씩 세우고
다친 사람들 눕히고, 여기에
60년 동안 저기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왔다가 사라졌다
[보훈의 헛웃음]
신기해, 생각해 보면
(진우) 그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처음 이곳에 병원을 올린 사람들과
우리는 그리 많이 다를까요?
흐른 시간만큼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진우) 어떻게 될까요?
그, 예 선생
(진우) 네, 저 뭐요?
[난처한 숨소리]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옅은 한숨] [차 문이 탁 닫힌다]
[다가오는 발걸음]
[살짝 웃는다]
(진우) 끝났어?
(노을) 어
저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선우요
혈전 후 증후군 많이 나쁜 상태예요?
기록을 멋대로 열람하면 안 돼
상태가 어떻냐고요
판막 손상이에요?
통증
부종이 반복되고 있어
(경문) 좀 있으면
조절도 안 될 거야
- 수술하면... - (경문) 보존 치료만 남았어
수술 소용없어
[어두운 음악] (경문) 걸어야 돼, 그것뿐이야
구조적으로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어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경문) 혈액 순환이 현저히 느려졌어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 결국 다리를 잘라야 될 거야
완전히 폐색이 되기까지 그럼 얼마나...
10년?
15년?
아주 길면
그 전에 심한 폐 색전증이 발생하면
그걸로 끝이야
[훌쩍인다]
[떨리는 숨소리]
[뛰어오는 발걸음]
[노을의 가쁜 숨소리]
왜 그래?
[떨리는 숨소리]
왜?
어떡해
뭘?
(진우) 괜찮아, 말해 봐, 왜?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쓱 열린다]
(진우) 우리 사이에 못 할 말이 어디 있어
내가 다 들어 줄게, 어?
주 교수님이 뭐라고 했어? 환자 때문이야?
응
뭐가 '응'인데?
환자 때문에
- 노을아 - 환자 때문에
우리랑 흉부랑
기다려, 데려다줄게 나 입원 환자만 잠깐 보고...
선우한테 갈래
선우랑 밥 먹을래
이제 선우 못 보잖아, 병원에서
[잔잔한 음악]
그래, 선우가 좋아하겠다
먼저 가 있어
[울음을 삼킨다]
(창) 뭐, 예진우는 소아과 이노을 선생
내가 보기엔
뭐, 둘이 뭔가 있는 거 같은데 아닌 척해
[노을이 흐느낀다]
[노을이 훌쩍인다]
[코를 훌쩍인다]
그래서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노을이 훌쩍인다]
(노을) 환자가 아파서요
(승효) 응...
환자는 아프죠
(노을) 네
(승효) 음...
차여도 아프죠
네?
봤어요
예진우 선생한테 고백하려던 거 못 했나?
[어이없는 숨을 뱉으며] 내가 진우한테 고백하다 차였다고요?
그래서...
[노을의 한숨]
뭘 그래서요? 뭘 알고 싶은데요
끝을 맺어야죠, 시작을 하셨으면
그래서 몇 프로가 나왔는데요?
지었어요, 못 지었어요?
아...
'아'?
스위스 어떤 마을에서 핵 폐기장 건설 투표를 했는데
처음엔 60% 찬성
'너희 마을에 지으면 돈 줄게' 해서 재투표를 했더니
25%
25%?
진짜로요
그래서 못 지었다고요?
그게 중요해요?
그럼요, 중요하죠 제일 중요하죠, 결론인데
(노을) [한숨 쉬며] 몰라요, 나도 인터넷에서 본 거라
지었는지 안 지었는지
아이,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왜 돈을 준다는데도 확 떨어져 버렸을까?
그건 안 궁금하세요?
그건 말할 거잖아요
어차피 그것 때문에 나한테 말 시킨 거였으니까
그럼 답도 아시겠네요
[입소리를 쩝 낸다]
성과급제 하지 말자는 얘기겠죠, 뭐
[한숨]
다 아시네요
아시는 분이 간호사들 초봉을 후려쳤네요
(노을) 성과급제는 마약 같아요 중독성이 있어요
인센티브가 동기 부여가 되는 직종들도 물론 있죠
근데 어떤 일에선
그 업종 사람들을 파괴시켜요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일들
책임 의식
보람이 중요한 일들
우리 일요
스위스 마을 사람들은 그걸 따졌던 거예요
'맞아, 어딘가에 짓긴 지어야 돼'
'우리가 책임지자, 그게 옳은 거야'
근데 거기 돈이 들어와 버리니까
생각하는 회로 자체가 바뀌어 버렸어요
'뭐가 옳은 거지?'에서
'뭐가 나한테 이득이지?'
이걸로
[무거운 음악] (노을) 일단 그렇게 돼 버리면
'왜 그 위험한 걸 내 앞마당에?' 이게 결론이죠
구 사장님
저 많이 봤어요 그 이전으로 못 돌아가는 사람들
움직일 때마다 돈이 생기는 성과급에 중독돼서
'책임지자, 이게 옳아'
그게 아주 없어져 버린 사람들
전 구승효 사장님이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들이랑
행복하게 일하셨으면 좋겠어요
안 차였어요, 나 고백 같은 거 할 일도 없고
근데 왜 우셨을까?
강아지 이름은 지어 줬어요?
[헛웃음 치며] 저...
[얼버무린다]
여태 이름도
센터에 갖다줬어요? 진짜, 도로?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노을이 살짝 웃는다]
(노을) 많이 컸네
살이 쪘나?
그만 짜고 들어갑시다
안녕히 가세요
(선우) 이제 사장님의 그 노력이
어느 쪽을 향할 것인가 거기에 기대를 걸면
헛된 걸까요?
(남형) 의료를 서비스업으로 인식시키려고 우리 기업들이 수십 년을 공들였어
괜히 분쟁 겪어 가면서 민간 병원 세우고
(남형) 병상 키우고 투자한 줄 알아?
이제 시장 만들어졌어
[책상을 탁 치며] 키워서 먹어야 돼
(상엽) 사장님 우리 병원 오자마자 한 일이 뭡니까?
적자 난다고 돈 못 번다고 사람 자를 생각부터 했잖아요
[도어 록 작동음]
[진우의 한숨]
(진우) 자냐?
야!
[스위치를 달칵 켠다]
벌써 갔어?
아휴
[숨을 후 내뱉는다]
[TV 전원음] [TV 소리가 크게 흘러나온다]
뭘 보고 있었던 거야?
[한숨]
의혹에 대해서 정채용 국회 의장은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TV 속 앵커) 지출 내역이 기록된 영수증이 증거로 제시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정 의장 측으로부터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초 보도자, 권희상 기자는
[쿵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TV 속 앵커) 현재 조작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TV 속 기자) 자꾸 영수증이 날조된 거라고 하시면...
[TV 종료음]
[진우의 한숨]
(진우) 술 마셨냐?
[옅은 한숨]
(진우) 노을이 왔다 갔지?
아휴
[진우의 한숨]
싸웠냐?
다 큰 것들이 싸우고 그래
안 싸웠어
말했어
뭘?
좋아했다고
좋아한다고
갑자기 왜?
후회할까 봐 말한 건데
나중에는 오늘을 후회할 수도 있겠지?
꺼내 놓고 싶었어
언젠가 정말
말 못 할 날이 오기 전에
그럴 날이 어디 있어
왜 안 물어?
내가 무슨 대답을 들었는지
둘 사이 일을 내가 뭘
나 때문에 형까지 불편해질까?
미안
[버럭하며] 미안할 일도 쌨다
말도 못 해? 미친놈
(진우) 야, 우리도 됐다 그래
자, 자
[애잔한 음악]
[옅은 한숨]
(진우) 그냥 너랑 나랑
이렇게 살자, 선우야
이렇게 평생
잘했어
자
[한숨]
씨...
[깊은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슬픈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 (의사6) 시작했죠? - (창) 네
(창) 들어가시죠
[차 문이 탁 닫힌다]
(직원) 죄송합니다, 오다 사고가 나서요
(창) 일단 빨리 가시죠
[긴장되는 음악]
"신속 및 취급 주의"
[발로 버튼을 탁 누른다]
[발로 버튼을 탁 누른다]
[차분한 음악]
(창) 지금 거의 다 됐습니다
완전히 끝나는 대로
말씀드릴게요
[민서 모의 한숨]
정말 어려운 결정
감사합니다
[흐느낀다]
[민서 부가 훌쩍인다]
[민서 부가 숨을 후 내뱉는다]
(남자2) 잘될 거야
- (남자2) 선생님 - 아이고, 선생님
- (민기) 아유, 예, 예, 할머님 - (할머니) 감사합니다
- (할머니) 감사합니다 - (민기) 아유
(할머니) 감사합니다, 선생님
[민기의 멋쩍은 웃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민기) 예, 예
- 시작했어? - 네
(할머니) 이렇게 빨리 수술받게 돼서 너무 고맙습니다
(민기) [웃으며] 예
다들 이렇게 빨리 안 된다 그랬는데
- 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 (민기) 예, 아이고
지금 우리 병원 최고 선생님이 수술 중이니까 결과도 좋을 겁니다
(민기) 여기서 이러지들 마시고요
저기, 병실에서 기다리세요, 예
- (민기) 모셔 가 - (창) 네
- (민기) 네, 아이고, 예, 예, 예 - (할머니) 아이고, 의사 선생님
(할머니) 우리 손주 살려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 (민기) 아이고, 아닙니다, 네, 네 - (할머니) 고맙습니다
(민기) 가세요, 예
가시죠
[한숨]
[은하의 못마땅한 한숨]
(은하) 환자 IO 자정까지 보자고 했잖아, 어?
내 말이 말로 안 들려?
(간호사6) 저희 IO 5시가 마감이라...
(은하) 누가 네 마감 시간 물었니? 네 맘대로 스킵해?
어디서 배워 먹은 짓이야?
(간호사6)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다음에 언제? 환자 죽은 다음에?
(은하) 너 집에는 자주 가지?
여기는 어떻게 되든 네 집 가서 네 엄마는 보고 싶지?
뭐 하러 그래?
나중에 돌아가시면 제사나 지내 환자한테 하듯이
죄송합니다
(은하) 진짜, 너 죄송...
[깊은 한숨]
그 죄송하다는 소리 지긋지긋하다
오늘 집에 갈 생각 하지 마
[휴대전화 조작음] [간호사6이 훌쩍인다]
[떨리는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은하)
[무거운 음악]
[한숨]
(창) 미안해요
잘못 보냈네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긴장되는 음악]
(사회자) 지금부터 시삽식을 진행하겠습니다
회장님 외 내빈 여러분들은
시삽대로 내려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람들의 박수가 계속된다]
- (참석자1) 축하합니다 - (세화) 잘 부탁드립니다
(참석자2) 축하합니다
(승효) 암 센터입니다
임상 실험 중심의 국내의 최대 규모이며
그 뒤로는 종합 건강 검진 센터
또 대학 병원 부속 생활 건강 클리닉 동물 의료 센터
산을 등진 쪽엔 해외 유치 환자들을 위한
호텔 개념의 메디텔이 자리할 예정입니다
가장 안쪽이 장례식장이고요
(남형) 음...
저건?
아, 관리인 숙소입니다
- (비서) 회장님 - 그런...
(남형) 어
어
[긴장되는 음악]
[승효의 힘겨운 숨소리]
[세화의 힘겨운 숨소리]
[승효의 한숨] (세화) 아유, 삼복더위에, 땡볕에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세화) 어머, 감사합니다
얼음물이에요?
(기사) 예
(세화) 일찍 좀 주시지 그랬어요
[세화가 살짝 웃는다]
[기사가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세화와 승효의 개운한 신음]
살 거 같네, 아휴
[승효의 한숨]
[세화의 한숨]
관리인 숙소 맞아요?
왜 그렇게 구석쟁이예요?
아니, 혼자 너무 떨어져 있잖아요
사람을 불러다 쓰려면 가까워야지
(세화) 그리고 나는 뭐, 캠퍼스에 숙소까지 넣는 건 또 처음 봤네
진짜 관리인 숙소 맞아요?
알게 되실 겁니다
[한숨을 내뱉으며] 아!
(세화) 통관 준비 중이래요, 3D 시뮬레이터
빨리 보고 싶다
[승효의 헛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입소리를 쩝 낸다]
[영상 속 세화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어로 홍보 음성이 흘러나온다]
[중국어로 홍보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세화) [한국어] 상국대학병원이 대한민국 의료계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오늘에만 머물지 않고 진료, 연구, 교육
전 분야를 아우르는 다각적인 방향성과
새로운 시각을 잃지 않으려는...
(여자) 저 사람이 원장이네
(환자2) 광고 나오시나 봐
(영상 속 세화) 이제 상국대학병원은 화정그룹과 함께
여러분께 새로운 반향을 약속드립니다
상국대학병원은 교류, 혁신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국민 여러분께 최상의 병원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사이렌이 울린다]
네, 알겠어요
멘탈 체인지 트랜스퍼요 거의 도착했대요
아, 이렇게 코앞에서 말해 주는 게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요, 트랜스퍼인데 왜 출발할 때 노티 안 했냐고...
(은하) 아, 진짜...
[진우의 한숨]
[펜라이트를 달칵 누른다]
열상
전원정보지요
인계받은 거 없는데요
- 무슨 소리예요? 저, CT요 - (은하) 네
[의미심장한 음악] - (진우) 박재혁 - (재혁) 예!
[심전도계 비프음]
(진우) 어떻게 된 거예요?
(응급 대원) 저도 정확히 몰라요
초진했던 병원에서부터 멘탈 체인지 상태였다
뭐, 여기선 안 되겠으니 상국으로 옮겨 달라
- 뭐, 이렇게만 전해 들어서 - 초진 어디인데요?
을지로 강병원요
예
멘탈 체인지 CT요, 갈게요, 지금
[휴대전화 조작음]
예 선생
예
[통화 연결음]
[문이 달칵 열린다]
[짜증 섞인 숨소리]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조작음]
[동수의 한숨]
(동수) 환장한다, 환장해
야, 아네미아 환자들
웬만하면 리코몬 프리필드로 맞히라니까, 응?
그거 혀 봤자 두당 만 원 차이도 안 나
환자들한테 부담 아니여
과장님, 제가 지금 멘탈 체인지 때문에...
(동수) 아니, 응급실이라고 뭐
다 없이 사는 사람들만 오는 것도 아니고
아, 그냥 딱 봐서 좀 산다 싶으면 서로 윈윈하자는 거지
우리는 매출 올리고 환자들은 고급 처방받고, 안 그려?
아까처럼 객담이나 혈담 뱉는 환자들 보면 그냥 재깍재깍
'아이고, 그, TST 받아 보셔야겄다'
쑥 던지란 말이여
[깊은 한숨]
(동수) 야
우린 그래도 보험 팔고 약은 안 팔잖냐
네가 매출 땜시 아침부터 딴 과장들 앞에서 깨지는
내 심정을 알아, 응?
[동수가 혀를 찬다]
[동수의 한숨]
니나 나나 이 짬밥으로다가 딴 데 못 간다
남의 밑에서 일 못 혀
그렇다고 씨, 뭐, 막말로다가
확 다 엎어 버리고 개원을 할 수가 있나, 쯧
[깊은 한숨]
할당량만 좀 맞추라고
예
(동수) 나 간다
들어가십시오, 과장님
[문이 달칵 여닫힌다] [깊은 한숨]
[타이어 마찰음이 들려온다]
[동수의 놀란 신음]
[어두운 음악]
아이씨
누굴 길바닥에 눕히려고 작정을 했나
어휴, 씨
[통화 연결음]
[진우의 한숨]
(재혁) CPR요! [심전도계 경고음]
앰부 빨리요
CT 찍자마자
(진우) IV 라인, 에피 빨리요
[심전도계 경고음]
펄스 없어요
- (진우) 인투베이션 - (소정) 인투베이션
(소정) 튜브요
23cm 고정요
- (은하) 잘 들어갔습니다 - (소정) 네
[심전도계 경고음] (소정) 펄스 없어요
[심전도계 경고음] 펄스 없어요
[재혁의 가쁜 숨소리]
바꿔 드릴게요
[진우의 가쁜 숨소리]
[심전도계 경고음]
에피 추가요
(방 선생) 에피 추가요 [진우의 가쁜 숨소리]
[진우의 떨리는 숨소리]
[심전도계가 삐 울린다]
[심전도계가 삐 울린다]
[힘겨운 숨소리]
[숨을 후 내뱉는다]
[옅은 한숨]
(진우) 어디 갔어?
(소정) 뭐가요?
방금 사망 환자
(재혁) 어? 쌤이 보내신 거 아니에요?
내가 뭘?
이송원들이 와서 데려갔는데요
(재혁) 쌤이 영안실로 보내라는 줄 알고
다른 베드랑 헷갈렸나
(진우) 아, 이 자식들이 잃어버릴 걸 잃어버려야지
- 빨리 찾아와! - (소정) 예
[긴박한 음악] [한숨]
[도어 록 작동음]
(소정) 아유, 씨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소정) 쌤, 영안실에 없어요
(진우) 선우 쌤이 데려갔어요? 우리 시신
네?
[휴대전화 진동음]
어
(소정) 찾았어요
뭐야?
(소정) 저희도 잘...
어떻게 된 거야?
[문이 드르륵 열린다]
(세화) 누가 들어오래?
[문이 쓱 닫힌다] (진우) 저, 원장님, 무슨 착오가...
전부 나가
(진우) 네?
나가!
[긴장되는 음악]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노을) 선우 일은 항상 나랑 얘기하잖아
정말 몰랐니?
(진우) 선우가 너한테만 웃는 거
그게 그렇게 안 보였어?
(서현) 정말 죽었어요?
(진우) 서현 씨도 아는 사람이에요?
(서현) 진우 씨도 알아요
직접은 아니지만
(세화) 되긴 뭐가 됐어요 운이 아주아주 나쁜 케이스나
이렇게 죽는 거라고요
[고함치며] 나더러 어떡하라고!
나는 어떡하라고요?
(세화) 못 하겠다면?
내 본 대로만 하겠다면
어떻게 되는데요?
(경문) 예 선생을 가만둘까?
기자 하나 살인범으로 만드는 건 일도 아닌 사람들이야
그 모든 타깃이 누구한테 쏠리겠어?
(태상) 아, 구 사장을 누가 움직였느냐가 더 중요하지
너무 양날의 칼이야
뭐, 그래도 잡으실 거잖아요
(진우)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걸로 하겠습니다
.라이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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