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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11

 

(세화) 네

 

[세화의 힘주는 신음]

 

네, 저 밖인데요?

 

[어두운 음악]

 

(진우) 어디 갔어?

 

(소정) 뭐가요?

 

방금 사망 환자

 

쌤이 보내신 거 아니에요?

 

내가 뭘?

 

이송원들이 와서 데려갔는데요

 

(재혁) 쌤이 영안실로 보내라는 줄 알고

 

다른 베드랑 헷갈렸나

 

(진우) 아, 이 자식들이 잃어버릴 걸 잃어버려야지

 

- 빨리 찾아와! - (소정) 예

 

(진우) 선우 쌤이 데려갔어요? 우리 시신

 

네?

 

[휴대전화 진동음]

 

 

(소정) 찾았어요

 

[동수의 놀란 신음]

 

(동수) 아이씨...

 

누굴 길바닥에 눕히려고 작정을 했나

 

[발로 버튼을 탁 누른다]

 

(세화) 누가 들어오래?

 

[문이 쓱 닫힌다]

 

원장님, 무슨 착오가...

 

전부 나가

 

(진우) 네?

 

나가!

 

[발로 버튼을 탁 누른다]

 

[문이 쓱 닫힌다]

 

[문이 쓱 닫힌다]

 

[버튼이 탁 눌린다] [문이 쓱 열린다]

 

(진우) 환자 누구야?

 

(재혁) 아까 이름이...

 

이정선인가 그거밖에...

 

(소정) 벌써 경찰이 왔는데요?

 

(재혁) 방금 안의 남자요?

 

(소정) 전에 왜, 그때 폭주족 사고 났을 때

 

그때도 저 사람이 왔었어요

 

(재혁) 경찰이면 검시하는 걸까요?

 

근데 왜 원장님이죠?

 

(진우) CT는 찍고 저렇게 된 거지?

 

(소정) 네, 바로 달라고 할게요, CT!

 

(은하) 어... 저희도 알아보고 있는데요

 

아, 자, 잠시만요, 잠시만 계세요

 

찾으셨어요, 이정선 환자?

 

유족요?

 

 

(은하) 오늘 낮에 딸이 길에서 쓰러져서 병원으로 옮겼는데

 

먼저 병원에서는 아무래도 큰 데로 가라고 했대요

 

저...

 

근데 좀 이상한 게

 

보호자한테 안 알리고 병원에서 먼저 트랜스퍼시켰나 봐요

 

입원 수속하고 잠깐 집에 가서 필요한 거 집어 온 사이에

 

딸이 옮겨졌대요

 

(정선 부) 저기, 우리 딸이 여기 있대서

 

이정선이라고요

 

죄송합니다

 

따님께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저희 병원에 왔고

 

검사를 하던 도중에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증세와

 

심정지가 왔습니다

 

(정선 모) [말을 더듬으며] 지, 지금

 

어디 있어요, 우리 딸?

 

사망 원인을 분석 중입니다

 

[정선 부의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정선 모의 힘 빠지는 숨소리] [은하의 당황한 탄성]

 

(은하) 안 선생님

 

- (정선 부) 우리 정선이 보여 줘요 - (진우) 예, 알겠습니다

 

저, 어머니 베드 먼저 내드리세요

 

(방 선생) 예

 

(진우) 일단 어머니 먼저...

 

[정선 부가 울먹인다]

 

[작은 목소리로] 지금 검시 중인데

 

이상한 게 있어서 먼저 좀 알아볼 게 있어요

 

(방 선생) 예

 

(방 선생) 저희가 따님 언제 볼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볼게요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서현) 잠깐만요

 

(서현) 이정선 씨 정말 죽었어요?

 

(진우) 그분이 누군데 왜...

 

서현 씨도 아는 사람이에요?

 

[서현의 한숨]

 

(서현) 진우 씨도 알아요, 직접은 아니지만

 

(서현) 그때 기억나요?

 

국회 의장 영수증

 

유전자 연구소라고 하고

 

사실은 미용 시술 받았던 클리닉 영수증

 

의장이 특활비 유용했다는 기사 봤어요

 

서현 씨네서 밝힌 거

 

영수증 빼내 준 내부 직원이에요

 

뷰티 클리닉 직원 이정선 씨

 

[어두운 음악]

 

(정선) 비밀로 해 준다고선 날 팔아먹었잖아요!

 

(권 기자) 아니, 이 여자가 진짜! [정선의 신음]

 

내가 뭘 팔아먹었다 그래요!

 

[힘주는 목소리로] 이씨!

 

(서현) 회사 선배 목소리라서

 

- (정선) 놔, 놔, 놓으라고! - (권 기자) 아유, 씨!

 

(정선) 이거 놔! [털썩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권 기자) 정선 씨, 여, 여기 봐 봐요 [통화 연결음]

 

(서현) 여기 을지로인데요

 

4가 7길요

 

응급차 빨리요!

 

(진우) 상태가 어땠습니까?

 

(서현) 상태는 잘...

 

정신이 없어서

 

(진우) 괜찮아요, 천천히 생각해 봐요

 

그때도 의식이 없었나요?

 

(서현) 몸이 좀 말을 안 듣는 거 같아 보이더니

 

금방 의식을 잃었어요

 

뭐라고 하고 싶어 하는 거 같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응급차에 실릴 때는 벌써 축 처져서

 

[서현의 떨리는 숨소리]

 

선배 기자라는 사람이

 

이정선 씨 통해서 영수증을 확보한 건가요?

 

그 선배가 독점보다는 특종이에요

 

오랫동안 공들였어요

 

근데 내부 정보자하고 기자하고 싸웠다는 건

 

신원을 비밀로 해 주기로 했는데 그게...

 

[한숨]

 

퍼져 버렸어요

 

의장이 알았어요?

 

의장보다는...

 

사인은 나왔나요?

 

(진우) 서현 씨

 

나한테는 뭐든 말해도 돼요

 

아무한테도 말 안 해요

 

진우 씨가 어디다 떠벌릴까 봐가 아니라

 

다칠까 봐

 

그 사람들 우리 같은 보통 사람 입 다물게 하는 건 순식간이에요

 

(서현) 이정선 씨는 의장보다 홍성찬 회장이 더 무서웠을 거예요

 

[긴장되는 음악] QL 홍성찬요?

 

그 사람은 또 왜요?

 

나도 선배한테 듣기만 한 건데

 

배후에 홍성찬이 있다고 했어요

 

원래는 의장이 뷰티 클리닉에 자기 돈을 내면

 

홍성찬이 나중에 정산해 주기로 했나 봐요

 

(서현) 회비만 수천만 원이니까

 

뇌물 창구뿐만 아니라 돈세탁도 되죠

 

근데 의장이 나중에 다 돌려받을 건데도

 

자기 돈 대신 국회 특활비로 긁은 거예요

 

특활비로 지불하고 나중에 홍성찬한테 정산까지 받으면

 

액수가 더블로 뛰니까

 

[한숨 쉬며] 진짜 치졸하네

 

선배는 거기까지 걸어 넣으려고 했어요

 

홍성찬까지

 

사인이 뭐예요?

 

아직요, 지금...

 

근데 머리 뒤에 열상이 있던데

 

아, 찢어진 상처요

 

넘어질 때 생긴 거라고 해도...

 

밀어서 넘어진 거면...

 

근데 사망이니까

 

과실 치사네요, 살인

 

그렇죠

 

선배는 뭐래요?

 

경찰서 끌려갔어요

 

아니에요

 

그냥 내 앞에서 픽 쓰러졌다니까요?

 

내가 안 그랬어요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픽 하고 쓰러져요?

 

때렸죠?

 

아닙니다

 

때렸지?

 

건드리지도 않았어요

 

(서현) 근데 너무 말이 안 되는 게 뭐냐면

 

사람은 잡아가면서 현장은 보지도 않는 거예요

 

여기가 쓰러진 데라고 내가 그랬는데도 그냥 쓱 하고 갔어요, 경찰이

 

[서현의 한숨]

 

병원 옮긴 것도 이상해요

 

왜 갑자기, 하필 상국대로

 

우리 병원이 왜요?

 

바로 브리핑 있어요, 사망 관련해서

 

(진우) 브리핑 누가 한답니까?

 

여기 원장이라고 하던데

 

(서현) 내부에서 혹시 무슨 얘기 나오면...

 

(진우) 알려 줄게요, 끝나면 전화 줘요

 

[한숨]

 

[어두운 음악]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권 기자) 신데렐라 주사에 무슨 리프팅까지 하고선

 

유전자 연구 좋아하시네

 

이 사람이 거기 직원이에요?

 

(권 기자) 어, 그 뷰티 클리닉 직원

 

이거 빼 준 사람

 

(영상 속 권 기자) 음, 국회 의장의 부인이 미용 시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어요?

 

언니들이 얘기해 줬어요

 

(영상 속 권 기자) 아니, 정선 씨 어... 그러면 안 되고요

 

'누가 뭘 알려 줬다' 이게 있어야 돼요, 뭘

 

어, 그러니까 같이 일하는 언니들이

 

'그 손님이 국회 의장의 부인이다'

 

그랬죠?

 

아, 그건 아니고

 

그 사모님이 입만 열면

 

'너 내 남편이 누구인지 아냐?'

 

뭐, '스타킹 사 와라' '뭐 가져와라' 그러고

 

근데 언니들이 그 사모님 남편이 높은 사람이니까

 

해 달라는 대로 해 주라고 했어요

 

(영상 속 권 기자) 그 높은 사람이라는 게 국회 의장이잖아요

 

예, 피디님이 보여 주신 사진 보니까

 

예 [권 기자가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선배, 이거는 본인이 밝히는 게 아니라 선배가 주입시킨 거잖아요

 

(권 기자) 이런 데서 일하는 여자가 [영상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국회 의장을 알겠냐? 응?

 

의장이 마누라랑 찍은 사진 보여 주고 얼굴 다 확인했어

 

근데 왜 잘라 내요?

 

(권 기자) 괜히 물만 흐려

 

이 논점은 돈의 출처나 사용처인데

 

꼭 갑질 때문에 '너도 당해 봐라'

 

보복성으로 폭로하는 거 같잖아

 

갑질이 제보하게 된 기폭제 맞잖아요

 

갑질 요즘에 너무 흔하다

 

사람들 그런 거 이제 지겨워한다고

 

(권 기자) 용기 있는 소시민이 비위 사실을 포착해서 제보했다

 

이게 본인한테 좋아

 

선배한테는 더 좋고요? [마우스 클릭음]

 

야, 나가서 네 거 해, 응?

 

(권 기자) 남의 거 왈가왈부하지 말고

 

너 영수증 내역 좀 확인해 줬다고 뭐, 공동 취재라고 하려고?

 

그럴 생각 없어요, 그러고 싶지도 않고

 

[권 기자의 한숨]

 

(서현) 모자이크할 거죠?

 

(권 기자) 네, 지금 합니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영상 속 정선) [변조된 목소리로] 근데...

 

저 정말 익명으로 되는 거죠?

 

(TV 속 앵커) 공적 자금 불법 사용 의혹의 증거로 제시된 영수증이 조작됐다는

 

정채용 국회 의장의 주장에 대해서

 

최초로 의혹을 제기한 보도업체가

 

증거가 조작된 게 아니라는 새로운 근거를 공개했습니다

 

(TV 속 정선) [변조된 목소리로] 그러니까, 제가 왜 기억을 하냐면요

 

[어두운 음악] 사모님이 받은 게...

 

저러면 어떡해 아는 사람은 다 알아보지

 

(TV 속 정선) [변조된 목소리로] 제일 비싼 미용 시술이었다니까요?

 

(서현) 선배!

 

[한숨]

 

[인터폰 호출음]

 

(승효) 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네

 

네, 알겠습니다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예

 

[휴대전화 조작음]

 

[승효의 한숨]

 

[승효가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리모컨 조작음]

 

[승효가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어느 선에서 나온 오더예요?

 

사인 나왔습니까?

 

누구 오더냐고요

 

(세화) 아니에요

 

말하지 마요, 알고 싶지도 않아요

 

한 가지만 분명히 하겠는데

 

나는 딱 여기까지예요

 

더는 안 해요

 

사인 나왔습니까?

 

후두부 좌측 열상

 

크기는 3cm 정도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이나 경막 외 출혈 같은 두부 손상까지...

 

우리나라 말로

 

외부 충격에 의한 사망

 

가능성 있습니다

 

됐네요, 그걸로 갑시다

 

되긴 뭐가 됐어요

 

운이 아주아주 나쁜 케이스나 이렇게 죽는 거라고요!

 

그럼 운 좋아서 죽는 케이스도 있습니까?

 

원래 사람들

 

길 가다가 운 나빠서 차에 치여 죽고 그래요

 

(세화) 아, 네

 

아, 벌써 시나리오 다 짜 놓은 모양인데 알아서들 하세요

 

관심도 없으니까, 난 빠질게요

 

[고함치며] 아, 나더러 어떡하라고!

 

나는 어떡하라고요!

 

왜 날 끌어들여요?

 

왜 위에다 내 얘기를 해요!

 

안 했습니다, 거론한 적도 없어요!

 

[떨리는 숨소리]

 

못 하겠다면?

 

내 본 대로만 하겠다면 어떻게 되는데요?

 

오세화 원장님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거친 숨소리]

 

새끼들...

 

[어두운 음악]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세화 모) 방금 전에 전화가 왔어

 

모르는 남자 목소리로 상국대병원 오세화 씨 어머니 맞냐고

 

(세화 모) 그렇다니까 너한테 전해 주래 수고하시라고

 

그리고 뚝 끊었어

 

얘, 이게 뭐니?

 

너 무슨 일 있니?

 

[휴대전화 착신 알림음]

 

어... 엄마, 저, 저기, 잠깐만요

 

[휴대전화 조작음]

 

 

(세화) 맞아서 죽었을 가능성 원래 병이 있었을 가능성

 

[세화의 한숨]

 

싸워서 생긴 외부 충격이냐, 병사냐 둘 중의...

 

[저마다 대화를 나눈다]

 

[카메라 셔터음]

 

병원장 오세화입니다 브리핑 시작합니다

 

고 이정선 씨는 서울 소재 2차 병원에서

 

(세화) 오늘 저녁 20시 33분경 본원으로 이송됐으며

 

이송 당시 두부 열상 및 출혈로 인해 이미 의식이 없었습니다

 

[어두운 음악]

 

(세화) 내원 당시 이미 양쪽 동공 크기 차이가 1.5mm를 넘음으로써

 

뇌신경 이상의 가능성이 있었고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세미 코마 상태였습니다

 

(세화) 좌측 후두부 열상 3cm

 

(관계자) 좌측 후두부 열상 3cm

 

[심전도계 비프음] (세화) 규정에 따라 30분간

 

지속적으로 심폐 소생술을 실시했으나 [심전도계 경고음]

 

21시 19분 사망했습니다

 

(세화) 고인의 왼쪽 후두부에 3cm가량의 두부 열상 외에

 

외상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지주막하 출혈 및 급성 뇌부종에 의한 심정지

 

원인은

 

외부 충격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통화 연결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형사) 어

 

(순경) 발표 나왔는데요

 

싸우다 그렇게 된 거 맞답니다

 

(형사) 타살 맞다고?

 

- (순경) 네 - (형사) 알았어

 

(서현) 이런 사안을 왜 부검도 안 해요?

 

어떻게 검시로 끝내요?

 

검시하고 부검하는 경우도 있긴 있죠

 

그럼 할 거라고요?

 

[문이 쓱 열린다]

 

[차분한 음악]

 

화정그룹 회장하고 QL 홍 회장

 

미국에서 같이 학교 다녔어요

 

오래됐어요, 둘

 

(서현) 이렇게 끝나면 두 사람한테는 최상이에요

 

의장은 말할 것도 없고

 

자꾸 그 생각만 들어요

 

우리는 어떻게 되나

 

사람이 죽었는데 그 생각만...

 

뭐가 이따위죠?

 

[서현이 울먹인다]

 

[서현이 흐느낀다]

 

누구?

 

괜히 걱정했네

 

저렇게 잘 계시는데

 

[노을의 놀란 숨소리]

 

그냥 내려서 인사할까?

 

싫어

 

[자동차 시동음]

 

볼일 있다며, 갔다 와

 

- 넌? - 기다릴게

 

빨리 올게

 

울지 말고 있어

 

[차 문이 탁 닫힌다]

 

[잔잔한 음악]

 

[진우가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너도 알고 있었지?

 

선우가 날 전부터...

 

(진우) 응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선우 일은 항상 나랑 얘기하잖아

 

내가 선우 마음을 알면 걔한테 상처 줄까 봐?

 

네 일이기도 하잖아

 

응?

 

(진우) 밖에서 보는 거보다 훨씬 힘들어

 

내 식구가 몸이 불편하다는 건

 

처음 몇 년은 매일매일이 전투였어

 

선우는 내 동생이지만 넌 내 친구야

 

너랑 15년

 

근데 어떻게 너한테 같이 싸우자고 해

 

'총을 잡아, 너도 이 전투에 뛰어들어'

 

너한테 어떻게 그래?

 

근데 노을아

 

 

정말 몰랐니?

 

선우가 너한테만 웃는 거

 

그게 그렇게 안 보였어?

 

처음부터 네 동생이었고

 

그래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간호사) 이 쌤

 

말씀하신 거요, AGE 환자 다이어리어

 

(노을) 아...

 

메디락 TID로 늘려 주시고요

 

근데 여기는 조용하네요?

 

(간호사) 뭐가요?

 

뉴스에서는 시끄럽던데

 

우리 응급실에서 죽었다고

 

원장님도 TV에 나오고

 

저도 그거 못 봤는데

 

거의 생방으로 중계됐다면서요?

 

사장실은 조용해요?

 

사장실요?

 

거기야 뭐, 조용한지 대환장을 하는지 저야 뭐...

 

(노을) 갈게요, 이번에는 진짜로

 

(간호사) 네, 들어가세요

 

(노을) 고생해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조작음]

 

울지 마요

 

병원이 원래 그래요

 

우리는 가만히 있어도 어떤 사회적 문제 같은 게 치고 들어와요

 

재벌 회장이 휠체어만 타고 들어와도 그렇잖아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잘 지나갈 거예요 [엘리베이터 문이 쓱 열린다]

 

내일 봬요, 구 사장님

 

내일 봐요

 

(승효) 왜 도로 와요?

 

(경아) 어? 어디 가세요?

 

전 병원에 일 났다길래

 

[엘리베이터 조작음]

 

(경아) 제가 괜히 왔나 봐요?

 

(경아) 퇴근요?

 

(승효) 회장님요

 

(경아) 아이고

 

(선우) 없던 일로...

 

할 수 없겠지만

 

없는 일처럼 지내자

 

오늘처럼

 

형한테 무슨 일 생겼는지 서로 연락하고

 

같이 와 보고

 

예전처럼

 

덕분에 형 여자 친구도 보고

 

이 음흉한 인간

 

이제 보니까 밖에서 할 거 다 하고 살았어, 아주

 

좀만 기다려

 

내가 내일 네 형 주리를 틀어서 소상히 알아낼 것이야

 

고마워

 

주리가?

 

 

[차분한 음악]

 

형제가 서로 비밀이 있었네

 

넌 기분이 어떨 거 같니?

 

만약 진우가 아픈데 너한테 끝까지 숨긴다면

 

끝까지 숨긴다면 어떻고 말고도 없겠지

 

알게 된다면

 

할 수 있는 건 없고

 

몇 년이 될지 모를 세월 내내 형 마음이 어떨지

 

그게 보여, 난

 

누나도 알 필요 없었는데

 

미안

 

난 알게 된 거 하나도 안 미안해

 

[양 선생의 피곤한 신음]

 

(양 선생) 어?

 

저, 주 교수님 방에 안 계시던데

 

댁에 가셨어요

 

그제 딸이 생일이었다고

 

왜요?

 

수고하세요

 

(양 선생) 예

 

[양 선생의 하품]

 

아, 수고요

 

[어두운 음악]

 

(은하) 보호자한테 안 알리고 병원에서 먼저 트랜스퍼시켰나 봐요

 

(서현) 선배는 거기까지 걸어 넣으려고 했어요

 

홍성찬까지

 

[긴장되는 음악]

 

(승효) 아, 오셨습니까?

 

(성찬) 어

 

- (남형) 왔어? - (성찬) 어

 

(성찬) 리노베이션했냐?

 

(남형) 리노베이션은 네가 했는데?

 

[남형의 힘주는 숨소리]

 

(남형) 혈색 좋다?

 

(성찬) 우리가 벌써 안 좋을 나이는 아니잖아?

 

(남형) 아주 순풍에 돛 달았구먼?

 

좋겠다

 

난 요즘 오십견이 오려 그러는데

 

너 원래 운동 싫어했잖아

 

공부 좋아했지, 네가 운동 좋아했고

 

(성찬) 오, 이 친구는 탄탄하네

 

같이 가, 운동

 

아, 뫼시고 좀 가지, 뭐 해?

 

 

(남형) 우리 구 사장 바빠

 

헬스 앱 출시해야지

 

- 네 - (성찬) 기술이 없어서

 

(성찬) 못 했던 것도 아닌데 뭐 바빠

 

하반기 출시 폰부터 기본 앱이랑 웨어러블로?

 

- (승효) 네 - 기제품은?

 

새 모델부터, 기존 건 안 돼

 

너희 기종 업그레이드를 우리 앱으로 하냐?

 

왜 이래 같이 하자고 매달릴 때는 언제고

 

매달려?

 

[어두운 음악]

 

넌? 도와달랄 때는 언제고

 

나만 관련됐어?

 

너도 거기 쓸어버리고 싶다고 했잖아

 

저, 홍 회장님

 

식품 의약품 안전처는

 

저희 조 회장님께서 케어해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안전처로 가야 돼?

 

(승효) 예, 그게... 심박수 측정이 가능한 제품은

 

원칙적으로 의료 기기로 분류돼서요

 

일반 매장에서의 판매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수출할 때 관세 10%까지

 

(승효) 예

 

출시 전까진 반드시 의료 기기 관리 대상에서

 

저희 제품을 제외시켜 놔야 됩니다

 

방법은?

 

뭐, 법 조항을 바꿔야죠

 

스마트폰에 있는 뭐, 심박 측정 기능은 의료용이 아니라

 

뭐, 운동용, 레저용이다

 

이걸로 뚫고 가야 될 거 같습니다

 

되겠어?

 

법무 팀 오랜만에 여의도로 출근시켜야지

 

(성찬) 둘이 아주 척척이네

 

[성찬의 웃음]

 

몽골이랑 러시아 교육 지원 사업 따냈다며

 

그건 왜?

 

(남형) 요즘 다 우리나라 연예인처럼 되고 싶어 하잖냐

 

최고급 의료 시설에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종합 검진에 피부 관리 좀 받고

 

뭐, 얼굴도 좀 조각하고

 

'대사 부부가 어디서 시술받았다더라'

 

이런 게 잘 먹히는 나라가 있지?

 

(성찬) 음...

 

곧 대사관 모임이 있긴 하지

 

감사합니다, 홍 회장님

 

모임이 있다고 했지, 아직...

 

알았어, 자리 마련할게

 

자, 그럼 남은 건...

 

수고했어, 구 사장

 

[문이 달칵 닫힌다]

 

의장이 전화했지?

 

응, 직전에

 

멍청한 인간

 

말해 뭐 하냐

 

(성찬) 줘도 못 먹는데 욕심만 앞서 갖고, 씨

 

(경아) 권희상 기자 영장 나왔습니다

 

새글 21은 편집장급까지 전부 참고인 조사 중이고요

 

회사 자체는 날조 보도 혐의로 압수 수색 한답니다

 

(승효) 일사천리네

 

(경아) 이정선 씨는 TV에 자기 인터뷰가 나간 뒤로 늘 불안해했고

 

스트레스가 심해서 가슴이 답답하다는 소리도 자주 했고

 

그리고 권 기자랑 전화로 크게 언쟁도 벌였다는

 

유가족 증언이 첨가됐고요

 

사건 당일도 열불이 나서 더는 못 참겠다고

 

새글 21로 쫓아간 거래요

 

거기 빌딩 관리인이 기자랑 둘이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고요

 

그, 확실히 싸웠대요?

 

(경아) 뭐, '놔요' 뭐, 그런 걸 들었다니까

 

몸싸움이죠

 

넘어지는 소리도 났다고 하고

 

그럼 정말...

 

씁, 장례는요?

 

예정대로 내일 화장하고요

 

그런데 부검을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좀 커지고 있습니다

 

주로 새글 21 직원들이랑 종교 단체랑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소란스럽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기자1) 새글 21의 공식 입장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보자 신원 노출을 예상 못 하셨나요?

 

(기자2) 어이, 아저씨, 머리!

 

(기자3) 직원분들 모두 참고인 조사에 응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기자4) 어, 온다!

 

압수 수색 영장입니다 협조해 주십시오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한다]

 

(기자5) 한 말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선배, 왜 울어요

 

파업 때도 이렇게 당했는데

 

왜 세상이 변하질 않니?

 

왜 변하질 않아!

 

[어두운 음악]

 

[대화 소리가 들린다]

 

근데 영안실에는 왜 갔어? 남들이 보면 어쩌려고

 

새벽에 나 혼자 슬쩍 갔다 왔어요

 

아, 그리고 우리 병원에 내가 뭐, 못 갈 데 있나?

 

그래서?

 

열상은 있어요, 뭐, 발표대로 요 정도

 

근데요, 깊이는 언급을 안 했더라고 오 원장이

 

깊어?

 

하긴 뭐, 깊이가 관건은 아니지

 

구 사장이 오 원장을 움직였겠죠?

 

아, 구 사장을 누가 움직였느냐가 더 중요하지

 

(태상) 너무 양날의 칼이야

 

뭐, 그래도 잡으실 거잖아요

 

아니, 구 사장이 암 센터를 새로 크게 짓겠다는데

 

이 교수는 그쪽에서 떵떵거리면 되지 왜 그래?

 

구 사장이 잘돼야 그쪽도 좋은 거 아니야?

 

사람 뭐로 봐요? 뭐, 내가 나 좋자고 그러나?

 

이치가 글렀으니 그러지

 

[경문의 한숨]

 

가능성은 있어

 

확진은 못 해

 

(진우) 평소에 심방세동을 앓던 사람이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서로 뿌리치고 잡고 하다가

 

뇌동맥 분지가 막혔다면

 

그래서 쓰러졌다면

 

그래서 열상이 생겼다면

 

몸싸움으로 쓰러진 게 아니라면

 

(경문) 병증으로 쓰러져서 머리를 다쳤다면

 

면, 면, 면

 

다 가정일 뿐이잖아

 

(진우) 주요 증상이 뭐죠, 이 경우에?

 

(경문) 편측 마비, 구음 장애, 실신

 

이정선 환자는 말이 어눌했고

 

몸을 가누는 게 불편해 보였다고 했습니다

 

바로 앞에서 본 사람이 한 말이에요

 

쓰러지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으니 당연히 불편하지

 

구음 장애는 지주막하 출혈로도 나타날 수 있는 거고

 

유가족 말이 딸이 평소에도 가슴이 답답하다는 소리 자주 했고

 

(경문) 가슴이 답답했던 건 심방세동에 의한 호흡 곤란이 아니라

 

자기가 제보자라는 게 알려지면서 스트레스가 심했기 때문이고

 

기자를 만나러 가기 전에는

 

가슴이 막 뛰는 거 같다는 소리도 했답니다

 

(경문) 직전에 통화하면서 크게 싸웠다며?

 

열불 나는데 그럼 가슴이 안 뛰어?

 

(진우) 그럼 오세화 원장님은 왜 끼어들었겠습니까?

 

그거 하나 보고 다른 정황 다 무시하고 병사를 주장하는 예 선생이나

 

(경문) 겉만 보고 사인을 외부 충격이라고 발표를 해 버린 오 원장이나

 

뭐가 달라?

 

부검을 반대하시는 건가요?

 

부검은 처음부터 했어야 했어

 

처음부터

 

그럼 뭐가요?

 

[어두운 음악]

 

(경문) 색전증으로 사망이냐

 

머리 상처 때문이냐

 

확률이 얼마나 돼?

 

(진우) 그건 열어 봐야...

 

얼마나 돼?

 

지금으로서는 50 대 50요

 

새글 21이 눈엣가시이던 사람들이 있어

 

다 권력자들이고 부자들이야

 

그런데 자기들 뒤를 캐던 기자랑 싸우던 사람이 쓰러졌대

 

[손가락을 탁 튕기며] '야, 우리 병원으로 보내자, 잘됐다'

 

근데 거기서 죽었어

 

'야, 더 잘됐다, 맞아서'

 

(경문) '맞아서 죽은 걸로 하자'

 

근데 오 원장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야

 

정확한 사인은 아직 어느 쪽도 몰라

 

구 사장이 개입했다고 해서 그게 꼭 사인을 왜곡했다는 뜻도 아니야

 

병사일 수도 있고

 

발표대로 외부 충격일 수도 있어

 

문제는 지금 이 판국에 예 선생이 부검을 주장해

 

절대 쉽지 않겠지만 만에 하나 어떻게 해서 부검을 했다고 쳐

 

색전증이 아니야

 

머리 상처 뇌출혈 맞대

 

그럼 본인은 어떻게 될 거 같아?

 

더 문제는 부검을 했더니 결과가 뒤집혀

 

폭행 아니야, 병사 맞대

 

그래서 그 기자는 풀려나고

 

높으신 분들은 완전 해골 복잡하게 됐어

 

그 사람들이 예 선생을 가만둘까?

 

기자 하나 살인범으로 만드는 건 일도 아닌 사람들이야

 

그 모든 타깃이

 

누구한테 쏠리겠어?

 

[한숨]

 

[숨을 후 내뱉는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걸로 하겠습니다

 

[한숨]

 

양복 있지?

 

(진우) 네?

 

아, 아니요

 

집에서 가져와?

 

장례식장에서 빌리죠

 

옷을 빌려줘?

 

모르셨어요?

 

여태 어떻게 하셨어요?

 

(경문) 난 있지

 

[경문의 당황한 신음]

 

(경문) 아이, 됐어, 됐어

 

내가 바로 전체 회의가 있어

 

수술도 한 3시간 정도?

 

기다릴 수 있겠지?

 

그냥 저 혼자...

 

(경문) 아니야, 이따가 같이 가

 

같이 해

 

 

(경문) 기자 하나 살인범으로 만드는 건 일도 아닌 사람들이야

 

그 모든 타깃이 누구한테 쏠리겠어?

 

(기자6) 새글 21 사람들이 왔네?

 

(기자7) 부검해 달라나 본데?

 

(정선 고모) 여기가 어디라고 낯짝을 들이대!

 

[정선 고모가 씩씩거린다]

 

(정선 고모) 남의 자식 죽인 것도 모자라가

 

어디서 몸에 칼을 대자는 소리를 해

 

니나 가서 니 자식 두 번 죽여!

 

제발 한 번만 도와주세요

 

저희 동료 때문만은 아니에요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라도 부검은 꼭...

 

(정선 고모) 어디서 째진 입이라고 위한다 소리가 나와?

 

그리 위해 가지고 멀쩡한 아 직장 그만두게 했나?

 

밤낮으로 협박 전화 울리게 했나!

 

사람들 다 알아보게 이용해 처먹고 죽게 만든 것들이

 

저들 급하니께 쫓아와 한다는 소리가 뭣이 어쩌고 어째?

 

못 믿겠으니까 부검을 하라고?

 

오야, 너그부터 째 보자

 

너그부터 갈라 보자, 이것들이 진짜!

 

[사람들이 제지한다] 이것들이 어디서!

 

(정선 모) 그러지 말아

 

[소란스럽다]

 

[긴장되는 음악]

 

(직원1) 응급 센터는 제출 거부로 기록하겠습니다

 

[소란스럽다]

 

[정선 고모가 오열한다]

 

(구조 실장) 진정하세요, 고모님

 

괜찮아요, 괜찮아요, 예, 예

 

갔습니다, 다 보냈어요, 예, 괜찮아요

 

(직원1) 아, 빨리 가세요

 

[새글 21 직원들이 저마다 사과한다]

 

(직원1) 아, 지금 남의 장례식장 와서 뭐 하시는 거예요?

 

- (직원1) 빨리 들어가세요 - (직원2) 아, 그냥 들어가세요, 예?

 

(직원1) 아, 빨리 들어가세요, 예?

 

(새글 21 직원1)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직원1) 제가 부탁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이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잖아요

 

빨리, 빨리 좀 가세요, 예?

 

- (직원2) 아, 그냥 들어가세요 - (직원1) 들어가시라고요

 

(새글 21 직원2) 아유, 죄송합니다

 

- (직원2) 빨리 좀 가세요 - (직원1) 아, 좀 들어가세요

 

(직원1)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되니까 빨리 가셔야...

 

(세화) 2분기 누적 진료 실적이 아직 마감 안 된 과가 있어요

 

뭐 하는 겁니까? 안과, 장기 이식 센터

 

(지용) 아, 죄송합니다, 곧 마감하겠습니다

 

곧이 언제인데요?

 

벌써 3분기 반이 지났어요

 

애들 숙제 검사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이런 것까지 재촉해야 합니까?

 

(민기) 죄송합니다

 

이번 주 내로 준비시키겠습니다

 

(세화) 그리고 레지던트 평가서가 돌아다닌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럴 거면 뭐 하러 수기로 합니까? 편하게 컴퓨터로들 하시지

 

다 보여 줄 거면?

 

보안 지킵시다

 

(함께) 예

 

앞으로 이 자리 둘 필요 없습니다

 

부원장 사표 수리합니다

 

부원장님 사표 내셨습니까?

 

내야죠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니

 

충원은 안 되고 다른 사람한테 업무량은 가중되고

 

징계 조처 이행하든지 아니면 사표를 내든지

 

둘 중의 하나 하라고 하세요

 

네?

 

 

[세화가 펜을 달칵 누른다]

 

(윤모) 저희들한테 하실 말씀 없으세요?

 

아, 뉴스에서 우리 병원 이름이 안 나오는 데가 없는데

 

정작 뭐, 우리들은 아는 게 없어요

 

저희도 상국대 과장들입니다

 

부검을 해야 할 사안에

 

병리학자도 아닌 원장님이 나선 이유

 

뭡니까?

 

벌써 이유 다 알고 계시는데?

 

[어두운 음악]

 

정치권이랑 얽힌

 

우리 병원에 이목이 집중되는 그런 일이라서요

 

(세화) 민감한 사안이라서

 

원장인 제가 직접 맡아야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 있습니까?

 

(동수) 말을 허고 가져가든가

 

남의 시신을 빼돌리고...

 

제가 몰래 숨겨서 빼돌렸어요?

 

ER 애들 못 봤대요, 가져가는 거?

 

이송원들은 투명 인간인가?

 

아니, 보긴 봤...

 

아니, 그런 말씀이 아니고...

 

부검은 안 합니까?

 

유족들이 반대하고 있어요

 

그러면야 뭐...

 

우리가 어쩔 문제가 아니네

 

(세화) 병원 곳곳이 기자들이에요

 

다들 입단속시키세요

 

특히 응급

 

뭐가 없어졌다느니 한참 만에 찾았다느니

 

센터장부터 이러니 제공할 기삿거리가 참 많아요

 

없죠

 

(영재) 우리는 기삿거리 제공할 거 있어, 없어?

 

(함께) 없습니다

 

(영재) 명심들 해

 

(함께) 예

 

(노을) 사장실에서 꾸민 거예요?

 

검시도 다?

 

씁! 쯧

 

[문이 탁 열린다]

 

(동수) 어, 니 집에 안 갔냐?

 

입원 환자 있어?

 

아니요, 없는데요

 

(동수) 근디 왜...

 

니 옷이 왜 껌어?

 

빨개야 되나요?

 

니 퍼뜩 들어가

 

(동수) 어제 꼴딱 새웠잖여

 

(진우) 꼴딱 새우는 거 하루 이틀인가요?

 

이건 챙겨 줘도, 이씨

 

(동수) 가, 인마! 우리 회의해야 디야

 

회의하세요

 

(진우) 수고들 해라

 

(함께) 네

 

[동수가 병을 탁 내려놓는다]

 

[문이 탁 열린다] 곧장 집으로 처가!

 

(동수) 딴 데 새지 말고

 

[한숨]

 

아, 저놈아 저, 빈소 갈 모냥인디

 

[도어 록 작동음]

 

어? 안녕하세요

 

(경아) 용무 있으세요?

 

저희 사장님 보러 오신 거예요?

 

아니요, 그게...

 

[노을의 멋쩍은 웃음]

 

(노을) 아니요, 지나가다가...

 

(경아) 아... 그러시구나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저는 퇴근하는 길이라

 

아, 예

 

아, 들어가세요 저는 가던 길 갈게요

 

아, 네

 

[한숨]

 

[도어 록 작동음]

 

[어두운 음악]

 

저랑...

 

같이 가실래요?

 

[어두운 음악]

 

[정선 부의 당황한 신음]

 

저는 이 병원에서 일하는 주경문이라고 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어르신

 

(정선 부) 감사합니다

 

그...

 

(경문) 어머님 안색이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데 좀 쉬시는 게 어떠실까요?

 

안으로 들어가셔서 조금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잠깐 눈 좀 붙이고 와

 

[어두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정선 모의 힘겨운 숨소리]

 

(경문)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런데

 

뭐, 문제 있습니까?

 

많이 안 좋으시면 병실이라도...

 

아니요

 

저희가 의사인데요, 그냥 두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번번이 신세를 져서 어떡하나

 

아닙니다, 어르신

 

(구조 실장) 앉으시죠

 

따님을 그렇게 보내 드려서 죄송합니다

 

우리 애 가는 걸 봤습니까?

 

아니요

 

(경문) 봤어야 했는데...

 

(정선 모) [힘겨운 목소리로] 이제 됐어요

 

고마워요

 

어머님

 

(진우) 따님 흉부 사진입니다

 

돌아가시기 몇 분 전에

 

(정선 모) 근데요?

 

(진우) 여기가 심장 안의 혈전인데

 

이게 사망 원인일 수 있습니다

 

머리가 아니라요

 

그래서요?

 

저, 죄송하지만

 

정확한 사망 원인은

 

여기를 안 보면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 애가

 

댁들한테 사람 맞아요?

 

[떨리는 목소리로] 이게

 

이러면 안 돼요

 

당신들 정말 이러면 안 돼

 

(정선 모) [흐느끼며] 우리 애가 아침에 집에서 나갔는데

 

집에 돌아오질 않고 밖에서 쓰러졌다고

 

여기 있다 저기 있다

 

자기들 마음대로 옮기더니

 

다쳤다고 그랬다가!

 

몸을 가르자고 하지를 않나

 

내 딸이야, 내 딸!

 

내가 낳은 내 자식이라고!

 

(정선 모) 너희들이 알아?

 

[정선 모가 오열한다] (정선 부) 여보!

 

왜, 왜 그래?

 

- (정선 부) 진정해, 진정해 - (정선 모) 정선아...

 

(정선 부) 그래그래

 

- (정선 부) 그래 - 정말 죄송합니다

 

(진우) 죄송합니다

 

[어두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무슨 일이시죠?

 

(직원1) 실장님

 

(직원2) 지나가겠습니다

 

카메라 내리세요 카메라 내리세요, 내리세요

 

(정선 고모) 자기 자식 자기가 부검하겠다 카는데 왜들 이래요, 진짜!

 

(노을) 네가 유족한테 부검하자고 했다고 소문 다 났다고

 

빈소까지 간 거 그 기자분 때문이야?

 

(진우) 네가 빈소까지 간 것도 누구 때문이었니?

 

(노을) 이번에는 대답해 주세요

 

전에 여쭌 적 있죠?

 

(승효) 왜 다시 궁금한 건데요?

 

(노을) 그럼 지금은요?

 

(노을) 사장님이 명령했어요?

 

(구조 실장) 아무래도 보고드린 의사 두 명이 언질을 준 것 같습니다

 

누구인데?

 

응급 소속 예진우입니다

 

(남형) 꼼짝 못 하고 형제가 다 드러눕게 해 줘야 되나?

 

하반신 마비 정도로는 성에 안 차나 봐?

 

본인 손으로 바로잡을 기회를 주자고

 

그걸 바라는 사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고요?

 

(세화) 다시 말씀드립니다

 

1차 검시 결과를

 

(세화) 정정합니다

 


.라이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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