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ery Priest 3
[강 신부] 김 신부님한테는 지금 치유가 필요해요
[영준이 반가워하며] 잘 왔다, 잘 왔어!
[영준] 말썽 피우지 말고 얌전히 지내
그러지 말라니까
이것들은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들이라고요
저딴 인간들이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느님 뜻대로 살 것 같아요?
이놈이 어디 어디 십자가 앞에서!
분노할 땐 분노해야죠
[영준] 이렇게 막무가내로 세상과 맞붙으라고
널 사제의 길로 인도했던 게 아니다
지금?
이 신부님 새벽 미사 집전도 안 하시고
갑자기 연락도 안 되십니다
[수녀의 통곡]
[해일] 자살은 말도 안 됩니다
아니야!
[앵커1] 주임 신부 이 모 신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식으로 수사 요청합니다
그리고 부검 요청합니다
[앵커1] 이 모 신부는 여신자 성추행 혐의와
성당 헌금 유용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으며
경찰은 이에 대한 관련 증인들의 증언을
- 모두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 [강렬한 음악]
지역 사회의 큰 존경을 받던 현직 신부가
성추행, 헌금 착복 등의
불미스러운 혐의를 안고 자살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종교계는 물론이거니와
아니, 웬일로 웃고 다닙니까
[박진감 넘치는 음악]
- [퍽] - [픽 터지는 효과음]
[쿵 쓰러지는 소리]
[승아] 선배님!
선배님, 괜찮으세요?
선배님!
[몽환적인 음악]
백조?
'컴온' [코 고는 소리와 탄성]
[물방울 떨어지는 효과음]
선배님!
[서장] 어?
아, 신부님, 또 오셨네 [혀 차는 소리]
응?
얘 왜 이래? 이거 누가 이랬어?
- 아니, 지금 이게… - [긴장감 도는 음악]
신부님이 뭐 하는 짓입니까?
그러는 당신들은 뭐 하는 짓인데
여신자 성추행에 헌금 착복?
말이 좀 되게 지어내야지 이렇게 성의 없이 막 지어내나?
지어내긴요?
그동안 비밀리에 해온 정확한 수사 결과입니다
당신들 몬시뇰이란 말 모르지?
가장 성스럽고 명예스러운 사제에게
주어지는 호칭이거든
그 호칭을 교황으로부터 직접 받은 게
이영준 신부님이야 근데 그런 분을 욕되게 만들어?
모, 몬시뇰이든 뭐든…
죄를 지었으면 잘못을 고하고 벌을 받아야죠!
이유나 좀 압시다
당신들이 얻는 게 뭔데
그 늙고 힘없는 노신부 한 명을 이렇게 만드는 건데?
[해일] 돈 때문에 그래요?
아니면 누가 청장이라도 시켜준답니까?
아니, 지금 무슨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를!
- [서장] 허 형사! - 예
이 신부 바로 집어넣고 영장 신청해
- [허 형사] 네 - 경찰 폭행 현행범
[서장] 허위 사실 유포!
아직 유포 안 했거든?
유포 예정 그리고 경찰 명예 훼손!
훼손될 명예가 남아 있긴 하나?
- [일동 놀란 함성] - 너 일로 와, 이 자식
[일동 놀란 함성]
너 내가 누군지 알아?
- [해일] 누군데? - 내가 경찰 서장이다, 이…
- 서장은 무슨… - [박진감 넘치는 음악]
[대영] 신부님!
[음악이 멎는다]
충성
[한숨]
코 막혀요
선생님, 코 막혀요
[대영] 항생제 센 걸로 주세요
코 막혀요, 선생님
- [해일] 야! - [박진감 넘치는 음악]
[일동 놀란 함성]
[서장] 빨리 119 부르고
[해일] 너 일로 와, 놔!
영장 신청해, 빨리 집어넣어!
누가 누굴 폭행했다고요?
담당 형사고요
수사 결과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 그러니까…
지금 형사가 신부한테 줘 터지고
그 신부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다 그 말이죠?
예 [헛웃음]
형사분 코피가… [웃음]
나비 모양으로 났다는 후문이 전해집니다
아주 패키지로 싹 난리들을 증말 진짜, 아휴!
이 천장 다 뽀개불고
공기 청정 시스템 새로 싹 만들어
[철범] 자라나는 우리 애기들 미세먼지 맡으면 안 되지
[남자] 바로 견적 뽑겠습니다
- [원장] 저, 저기요, 사장님 - 예, 원장님
저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도 그렇고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아!
저기, 이영준 신부님하고 제가 예전에 약속한 겁니다
[철범] 신부님 돌아가시면 여그랑 다른 복지 시설이랑
내가 다 맡는 걸로
아, 아니요 저는 전혀 들은 적이 없어서요
당연히 모르시겄죠, 근디 진짭니다
이 신부님께서는
고아원 운영에 관한 건 뭐든 투명하게 하시는 분이라…
[명랑한 어조로] 어린이 여러분
이 아저씨가 여기 살기 좋게 만들어 줄게요, 예?
장난감도 많이 사주고 학용품도 많이 사주고
[웃으며] 아시겄죠?
아유…
내가 무섭게 생겼나?
[철범의 헛기침]
저, 원장님, 우리 애기들 피자 좀 사줘요
[철범] 그, 거시기한 거 말고 그, 소고기 얹은 거로다가
뭐더라? 아, 콤비스테이션 그것으로다가
아이, 받아 받아
- 아… - [철범] 받아
- [원장] 아! - 피자 많이 먹어요, 네?
[한숨]
아이!
코뼈 내려앉았으면 어떡할 뻔했어?
내 얼굴의 시그니처인데, 쯧
[대영의 짧은 한숨]
내가 신부라고 방심을 했잖아
그냥 일반이었으면, 어? 딱 공격 들어올 때
이 어깨 축으로 해가지고 옆으로 살짝 피하면서
이 손목 스냅만으로 빠박, 반격 들어갔겠지
메이웨더처럼
다시 한번 여쭤보는데요
이 신부님 수사 결과 확실한 거죠?
그럼! 우리가 비밀리에 몇 개월을 들이판 건데
아, 석연찮은 게 있긴 하잖아요
재수사 필요성도 있고요
답답해 죽겠네, 진짜
선배들 말 좀 믿어라
정말 만에 하나 이 수사 결과가 진짜가 아니면요
철밥통이고 나발이고
저 경찰 때려칠 거예요
하!
때려친다는 인간들이 30년 근속하더라, 꼭!
[비장한 음악]
박경선 검사님이십니까?
네
이명수 강력팀장입니다
거, 코털 쫌 깎고 일하세요
그 민원도 상대하시면서 정말!
[경쾌한 음악]
아, 시정하겠습니다
[훌쩍]
- 가해자 신부는요? - [명수] 아!
- 허 형사 - [허 형사] 네, 따라오십시오
하아…
야, 우리 신부님 정말
[철문 닫히는 소리]
성직자 생활 다이나믹하게 하시네요, 예?
여기까진 어쩐 일이에요?
제가 신부님 깜빵 보내려고 왔죠
나 하나 깜빵 보내자고 큰 걸음 하셨네
그럼요, 아니 어떤 세상 검사가
현직 신부를 깜빵에 보내보겠어요
이건 뭐 거의 신박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죠
덕분에 나도 신선한 경험 해보겠네요
어? 우리 신부님은 신선하지 않을 텐데
우리 신부님
법무부 이불은 10겹을 덮어도 춥다는 걸 모르시는구나, 아직
일단 덮어보고 얘기해 줄게요
아니, 진짜 성령의 힘이 강해서 이러는 거예요?
아니면 그냥 태생부터 깡이 센 거예요?
굳이 말하자면 둘 다?
문 여세요
나와요, 긴히 얘기 좀 합시다
프린터 토너 좀 갈아야겠네 뭐가 이렇게 흐려, 씨
- 뭐 하는 거예요? - [경선] 보면 몰라요?
내가 신부님 지금 구원해 준 거잖아요
하!
신부님은 길 잃은 영혼들 구제해 주고
나는 개념 잃은 범법자 좀 구제해 주고
좋잖아요?
그러니까…
이걸로 퉁치고 조용히 지내라?
아유, 한 줄 요약 탁월하시네요
저 이 정도면 진짜 잘해드리는 거예요
나 내보내면 더 쑥대밭으로 만들지도 모르는데
감당할 수 있겠어요?
신부님이 뭘 하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아, 하나 있다
신부님 인생, 그건 좀 꼬이겠네요
신부님한테 악담이 쩌시네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변하는 건 없으니까
솔직하게 말해봐
왜 하필 이영준 신부님이에요?
난 그 질문의 뽀인트를 잘 모르겠네요
왜 하필 이영준 신부님이냐
이영준 신부님이 죄를 지었으니까?
[긴장감 넘치는 음악]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신의 죄를 들어주고 사해주고
사랑으로 대해주셨던 분이야
근데 어떻게 그렇게 아무런 감흥이 없지?
말 짧게 하지 마시고
나 검사예요
범법자면 그걸로 아웃
가봐요
일단 부검부터 하게 만들 거야
그러면 다 끝이니까
명심해요!
진짜 사고 한 번만 더 쳐서 내 앞에 나타나면
진짜 그땐 신부 대접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없어!
왜 사람이 말을 하는데 끝까지 안 듣고 가?
아이, 씨 [쯧 혀 차는 소리]
[경선] 아주 그냥 코가 설날 복주머니만 하네
아니, 강력팀 형사가 기초적인 자기방어가 안 돼요?
신부가 치고 들어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이영준 신부에 대한 수사 기록 이거 다 확실한 거죠?
예, 전부 확실합니다
- 담당이 말하세요 - [대영] 예, 확실합니다
성추행당했다는 여신자
[경선] 헌금 착복 증언해 줄 성당 총무부장
- [경선] 이거 확보된 거죠? - 네? 예
그럼 난 이 증거들 믿고 마무리하면 되는 거고요?
[대영] 음…
아, 설계대로 가기로 했으면 쫄지들을 말아야 될 거 아니에요!
당신들 이렇게 어리버리 때리면 엿 먹는 건 나야 나!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가 아니고!
죄송합니다, 검사님
아니, 사람을 역정나게 만들어서 분위기 짜치게 만들어요, 증말!
제발 좀 어리버리 때리지 좀 맙시다, 예?
- 특히 복주머니 당신! - [대영] 예
[한숨]
그리고 일단 조치해야 될 게 하나 있어요
[긴장감이 감도는 음악]
[해일]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시신을 인도해 가지 못한다는 게
검찰에서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시신 상태 조작의 우려…
아니, 누가 조작을… [탁]
아니,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있어
[직원] 장례식 당일 아침에
경찰 대동하에 인도는 가능합니다
저, 증빙 서류로 매장 예정지 확인서를
제출해 주셔야 됩니다
아니,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아니, 다 필요 없고
신부님 시신 우리가 인도해 갑니다
[직원] 어, 신부님, 이러시면 문제가 커지게 됩니다
신부님, 신부님!
[승아] 이런 거 보초까지 서야 돼요?
[깊게 한숨 쉬며] 검사가 지키라고 오더 때맀다
아, 그러게 신부는 왜 풀어주냐고!
아, 잡아넣을 명분도 없잖아요
명분이 왜 없어?
내 코를 작살낸…
[긴박감 넘치는 음악]
- 어… - [무전기 신호음]
안치실 앞, 코드 레드, 코드 레드
원무과에서 얘기 못 들었습니까?
들었는데, 안 들을 예정이니까 [버럭] 비켜!
진짜 안 이러고 싶은데
자꾸 이러시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전원 켜고 조준침 식별부터 해라
아, 맞다
신부님, 자꾸 이러시면 저희 입장도 곤란해집니다
내가 당신들 입장까지 고려해야 돼?
[대영] 빨리 좀 와요!
[보안요원1] 저, 형사님 코드 레드가 뭐예요?
- 코드… - [익살스러운 음악]
미드도 안 보나? 그냥 대충 알아들으면 되지
지금 신부 한 명이 시신 탈취를 기도하고 있다고, 지금!
탈취? 말을 해도 씨, 일로 와!
[보안요원1] 신부님 [신음]
아!
이거 봐, 이래서 코드 레드라고 한 거야, 코드 레드
[대영] 적색경보
다들 조심하세요 사람 패는 신부입니다
특히 코들 조심하시고
한 발짝들 물러서세요, 형제님들
신부님이나 물러서세요!
자꾸 이러시면 서로 험한 꼴 보는 겁니다
누가 더 험한 꼴 당할지 한번 볼까, 어?
저 봐, 저 주먹에 알 세우는 거 봐, 저, 응?
김 신부님, 일단 참으시고 오늘은 그냥 돌아가시죠
[승아] 예, 신부님 오늘은 그냥 가주세요
싫어
더 가까이 오면 쏩니다
- 셋 세고 쏩니다! - [해일] 쏴봐
이딴 걸로 날 기절시킬 수 있을 것 같아?
하나
둘 [테이저건 쏘는 소리]
[감전되는 소리]
[한 신부] 신부님!
[비장한 음악]
[전기 흐르는 소리]
[철범] 뭐, 풀어줘?
예, 검사가 직접 와서 풀어줬다고 합니다
아니, 그 망나니를 왜 풀어줘?
검사가 누군디?
강 부장님 직속이라고 합니다
강 부장 직속?
- 아니, 근데 왜… - [휴대전화 진동음]
[철범] 아니, 참
아, 진짜 호흡 안 맞아부네 이, 씨
하아
예, 의원님
예예, 아, 예
아, 예, 저녁에 가겠습니다
예예
예, 알겠습니다 예, 들어가십시오, 예
아유, 씨
에휴, 진짜, 씨
에휴, 여기저기 그 지랄들을 아이고, 진짜!
아, 신부님!
[가쁜 숨소리]
[심전도 기계음]
[한 신부] 신부님!
[경쾌한 음악]
괜찮으세요, 신부님?
아휴, 가려워
[해일의 한숨]
셋 세고 쏩니다
하나
둘, 어!
[감전되는 소리]
아휴, 셋 하면 쏜다더니 개 씨…
둘 하고 쐈나?
두…
[한 신부] 일단 성당으로 가시죠
아니, 좀 쉬고 계세요
어디 들를 데가 있어가지고
또 테이저건 맞으면 어쩌시려고요?
안치실 말고요
[힘겨운 숨소리]
[신부] 현재로선 도움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워낙 심각한 사안이라
그럼 이 신부님 시신을 계속 거기 두라고요?
일단 대주교님의 공식 입장 표명이 있어야
저희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탕탕 책상 치는 소리]
신부님, 이건 단순한 사건이 아니에요
모든 게 조작됐다고요
이 신부님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거라고요
김해일 신부님
[신부] 증거 없이 섣불리 결백을 주장했다가는
오히려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비난받을 수도 있습니다
신중히 말씀하세요
[책상을 쾅 치며] 지금 충분히, 충분히 신중합니다
왜 내 말을 안 믿습니까, 예?
빨리 사실 관계 여부부터 확인해 보시라니까
이영준 신부님께서 돌아가신 이상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긴 힘들지 않겠습니까?
일단 저흰 경찰의 발표를 믿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전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신부의 헛기침]
-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합니까? - [신부] 언성!
낮추세요
- 신부님, 일단 그냥 가시죠 - [해일] 놔봐
놔봐! 이영준 신부님이 어떤 분인데, 어?
평생 하느님 믿으면서 평생을 희생하신 분인데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어떻게 당신이 이럴 수가 있어?
놔! 놔봐
내가 다 밝혀낼게, 놔봐! 이것 놓으라고
어휴! 진짜, 씨…
[해일의 격한 숨소리]
[한 신부] 더 퍼지질 않길 바라는 거죠
민감한 사안들인 데다가
자살이라는 가장 큰 죄를 지으신 걸로 돼…
[해일] 아니, 그런 죄를 지을 분이 아니시잖아요, 이 신부님이!
[한 신부의 옅은 한숨]
[해일의 한숨]
- [한 신부] 어? 저 사람들 뭐죠? - [강렬한 음악]
[기자1] 이곳은 구담성당 앞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싸늘한 공기만이
성당 주위를 감돌고 있습니다
아, 지금 성당 관계자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급하게] 어어 저기, 잠시만요, 잠시만요!
성추행과 헌금 착복이라는 파렴치한 범죄가
가톨릭 내에서 행해졌는데요
함께 계셨던 신부님들께서는 전혀 모르셨나요?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 돼…
[기자1] 헌금 착복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고
그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무엇인가요?
혹시 누군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데 사용된 것은 아닌지
부적절한 관계라니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막 던지지 마시고요
성추행을 당한 여신자에게 하실 말씀은 없습니까?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신자들에게 어떻게 사과하실 생각입니까?
[해일] 아니, 이봐요
[기자1] 지금 '아니'라고 하셨는데
이 모든 사실을 부인하시는 겁니까?
혹시 가톨릭 내부에서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는 거 아닙니까?
그만들 하시고 가요
- [기자1] 한말씀 해주시죠 - 아, 가!
- 그만해, 가! 가라고, 다 가! - [기자2] 한말씀만 해주세요
- 그만 찍어요, 그만 찍으라고! - [기자2] 신부님, 한말씀만!
[기자1] 오늘 제가 만난 사람은 성직자가 아닌
종교계의 추악하고 어두운 민낯이었습니다
UBS 뉴스 오보영이었습니다
[뉴스 속 앵커1] 한 성당에…
아니, 자기도 캡처 앞에서는 별수 없네, 뭐, 어?
[앵커1]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사건은…
이게 뭐야 이게, 아하하
설탕 좀 팍팍
[실무관] 써요?
[쩝쩝대며] 뭐, 쓰진 않은데 쪼끔?
오케이, 2개?
- 3개 - [실무관이 놀라며] 3개?
[경선의 탄성]
캡처는 내가 좀 더 나은데?
[뉴스 속 기자1] 성직자가 아닌
종교계의 추악하고 어두운 민낯이었습니다
[TV 종료음]
[한 신부] 아니,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닙니까?
종교계의 추악하고 어두운 민낯은 또 무슨 말이래?
[문소리]
[원장] 낮에 보육원 얘기 다 들으셨죠?
예, 지금 막 그 얘기 하고 있다가
TV 뉴스가 나와서 잠깐…
[원장의 옅은 한숨]
황 사장이 진짜 그렇게 얘기했어요?
네, 이미 이 신부님하고 얘기가 다 돼 있는 상태라고요
어디서 미친 개소리를 진짜, 씨!
[타이르듯이] 신부님
저, 아무리 화나셔도 말씀 조금 가려서 해주세요
- 다른 말은 안 하던가요? - [원장의 한숨]
아이들이 원하는 것 뭐든지 다 해줄 거라나, 뭐라나
이젠 애들한테까지도 개뻥카를 날리네
신부님, 저, 제발 말씀 좀…
아니, 그럼 뭐 어떻게 얘기해요? 정말 고귀한 짓을 했네요, 이래요?
[한 신부] 저, 수녀님
그, 말씀드려야 될까요?
이 신부님께서 당부하신 거
뭔데요?
그, 황 사장 부하들 성당 찾아와 말썽 피웠잖아요
근데 저흰 신부님께 이 신부님을 만만하게 생각해서
장난치러 온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요…
근데 그게 아니었어요?
아이, 얘길 해봐요, 예? [툭툭 책상 치는 소리]
알았어요
화 안 낼 테니까 얘기해 봐요, 빨리
저, 실은 그…
이 신부님 오셨을 때…
참, 김 신부랑 황 사장 직원들이랑
- 절대 충돌하지 못하게 해요 - [잔잔한 음악]
[영준] 꼭이요
그리고 황 사장 부하들이
복지 시설 위탁 운영 건으로 찾아온다는 것도
절대 말하면 안 돼요
김 신부가 알면 아주 큰일 납니다
알았죠?
[해일] 아니, 그 얘길 왜 지금 해요?
말, 말씀드렸잖아요
하도 단단히 당부를 하셔서…
그럼 오늘 아침에라도 말씀을 하셨어야죠
겨, 겨, 경황이…
경황이 왜 없어, 밥 먹을 때 쉬는 시간, 화장실 갈 때
얼마나 많아, 씨
씨, 쯧 [구둣발 소리]
[해일] 어휴, 씨!
어휴, 제발
어휴, 수도자 생활에 위기 온다, 진짜
[통곡하며] 어떡해
[강 부장] 하찮은 일 부탁해서 미안해
[경선이 쩝쩝대며] 아닙니다
부장님이 시키시는 일은 경중이 따로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면 나는 고맙지
근데
[강 부장] 젊은 신부는 왜 놔준 거야?
제가, 너무 세게 나가면
종교계랑 마찰 생길 것 같아서요
뭐, 어련히 뭐, 잘 알아서 했겠지
근데 부장님
그, 이영준 신부 범행 증거들 말입니다
그 누가 와꾸 짰습니까?
경찰 쪽은 아닌 것 같은데 말입니다
구담구에 재야 선수가 하나 있어
소개해 줘?
아닙니다, 그냥 제가 궁금해서 여쭤본 겁니다
이번 일 잘 마무리해서 굳히기 해
[강 부장] 검사장님이 박 검을 아주 무지하게 잘 보셨어
몇 번만 더 눈에 들면
박 프로는 서초동 밥 편하게 먹는다
- 알겠습니다 - [강 부장] 자, 건배
[잔 부딪치는 소리]
캬!
[긴장감이 감도는 음악]
하…
[휴대전화 연결음]
[헛기침]
여보세요?
네, 잘 지내셨어요?
저 김해일입니다
[박 의원] 애는 썼는데, 어?
애초부터 잘했으면 이런 사달 없었을 거 아니야
[웃으며] 아이,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실수 안 하겠습니다
[강 부장] 그래도 설계는 아주 좋았어
내 부하도 칭찬 많이 하더라
[웃으며] 예, 아니 명만 내려주십시오
와꾸 짜는 건 자신 있습니다
[서장] 이제 그럼 보육원들하고
복지 단체 인수는 바로 할 수 있는 거지?
아, 예 바로 싹 훑으면 됩니다
앞으로 절대 스텝 꼬이게 하지 마
그땐 기회고 나발이고 없어
명심하겠습니다
이거 원래 계획에는 없었는데, 응?
그래도 막상 이 신부가 이렇게 되고 나니까
앓던 이 하나가 그냥 쑥 빠진 것 같네요
[서장] 가끔 그, 우발적 상황이 도움이 되기도 하죠
[함께 웃음]
하늘이 우리를 도왔다고 생각합시다
- [서장] 에? - 아멘
[일동 웃음]
[박 의원] 왜, 같이 목욕하게?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가봐
아, 예, 그럼 따뜻한 시간 되십시오, 예
[무거운 음악]
[철범] 우, 씨!
하!
[동자] 고생했다 꼰대들 쉰 소리 듣느라고
[철범] 에이, 씨 [에어컨 켜는 소리]
하이고, 엄청 열받았나 보네
미안하다, 커버 못 해줘서
아, 내 숟가락에 묻은 밥풀떼기 띠어 먹고 사는 인간들이
뭐 지들이 용서하네 마네 호로새끼들, 씨
누님, 내가 맹세하는디
때 오면 저 새끼들 모가지 내 손으로 다 따불 것이여, 쯧!
그때 되면 니 마음대로 해
그 전까지 우린
간, 쓸개 다 부재중이야
아, 누님
나한테 구에서 상 하나만 줘
시민상이든 선행상이든
상은 왜?
아, 복지 기관 건사할라면 명칭 하나쯤 있어야 될 거 아니여
[긴장감이 감도는 음악]
[동자의 옅은 한숨]
그래
내가 근사한 걸로 하나 만들어 줄게
시상식도 거하게 하고
[동자] 오케이?
[남자] 이야, 이게 얼마 만이야, 어?
위르키스탄 작전 이후로 처음이지?
- 그간 별고 없으셨어요? - [남자] 나야 똑같지, 뭐
매일 시신이랑 씨름하고
회사 관뒀다는 얘긴 들었는데
다시 복귀했나 보네
아니, 뭔 일 때문에 목사로 위장한 거야?
[해일의 한숨]
위장 아니에요 저 이제 미카엘 신부예요
[웃으며] 간만에 만났는데 장난이 신선하다
김 대원이 신부? [웃음]
진짜라니까요 세례명이 미카엘이에요
[폭소하며] 내년엔 주지 스님으로 위장하는 거 아니야?
그럼 다 밀어야겠네 [신나는 웃음]
아, 진짜라니까, 씨!
쯧, 에이, 씨
[해일의 한숨]
아니, 왜 신부 말을 못 믿어요, 예?
지, 진짜야?
아니, 검 하나로
테러범 11명을 아작 냈던 김해일 요원이
목사가 됐다고?
- 아이, 목사 아니고 신부, 아… - [남자] 아, 신부
자세한 얘긴 나중에 하시고, 네?
저하고 같이 가주실 데가 좀 있어요
당연히 한잔해야지 [웃음]
술 말고 맨날 손 떨면서 무슨 술이야?
[남자] 아니, 근데 뭐 한다고 목사를 해 가지고, 어휴
[해일] 아, 목사 아니고 신부라니까, 쯧
[남자] 신부나 목사나
아, 달라 목사하고 신부하고, 씨, 쯧!
[남자] 어휴, 참
[긴장감 감도는 음악]
[대영의 놀라는 소리]
엄청 심하게 다친 시신인가 보네
[남자] 오토바이 타다가 넘어졌는데
트럭 바퀴가 얼굴을 확!
[문 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플래시 켜는 소리]
[남자] 하아…
후두부 함몰 상태를 봐선 외부 충격에 의한 게 맞아
열어 봐야 알겠지만
사인은 경막하 출혈일 가능성이 높고
전신 다발성 골절 상태야
절벽에서 떨어졌으니 당연한 거고
근데 사실은 이게 핵심
목 뒤쪽 보면 아주 작은 상처들이 있잖아?
- 요기 다다다 모여 있는 거 - [해일] 응
[남자] 자, 크게 보면
작고 일정한 일자 형태들이야
이건 아주 작은 유리 파편들이 박혔을 때 생기는 거
아, 그리고 팔 안쪽 멍 자국은
사망 직전 강한 힘으로 팔을 잡아 생긴 멍일 확률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노인반일 수도 있어
형 생각은 어때요?
전자 쪽이 조금 더 확률이 높아
팔을 잡아 생긴 멍
이 정도면 영장 받을 수 있는 거죠?
원칙대로라면 당연히 받고도 남지
근데 시신에 보초까지 세우고 판 짜는 인간들이면
사이즈가 작진 않은 거 같은데
아니, 근데 왜 이렇게 안 나와?
누구?
아, 시신 옮기는 직원분이요
10분이 넘었는데도 안 나와서요
[놀라며] 10분?
[흥미진진한 음악]
[대영] 뭐 하는데 이렇게 늦게 나오시는 겁니까?
[남자] 아, 예, 그…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 기도를 좀 드린다고…
직원분이 그런 것도 합니까?
[웃으며] 예, 제가 평소 취미가 기도하는 거라서요
그럼 이 시신은 왜 다시 나오는 건데요?
아, 다른 시신이에요
지방으로 옮겨야 하는 시신요
[남자] 수고하세요
뭔 시신이 구두를 신고 있어?
나 편의점 갈 건데 뭐 필요한 거 있어?
[승아]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바람도 쐴 겸 내가 갔다 올게 뭐 사다 줄까?
- [승아] 핫바 하나, 콜라 하나 - 오, 핫도그 하나, 콜라 줄게
아, 선배님 핫바 하나, 콜라 하나요!
[긴장감 넘치는 음악]
아, 어쩐지 뭔가 찝찝하다 했다
저 양반 저 왜 이렇게 집요해?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보고해야지
[해일] 테이저건 안 쏠 거지?
응, 카트리지가 하나밖에 없어서
[눈 깜박이는 효과음]
으아악, 으악, 으악!
혼잣말을 할 거면 조용히 하든가
복도가 쩌렁쩌렁 다 울리네
신부님 지금 큰 사고 친 겁니다, 예?
같이 온 저 사람 누굽니까?
국과수 부검의
[놀라며] 국과수?
그럼 불법 부검까지!
부검은 아니고 시신 외부 검시만
그래도 안 되죠, 쯧
그럼 보고해, 보고하고 지옥 가자
명색이 내가 신부인데
너 같은 놈 지옥 하나 못 보내겠니?
[코웃음]
너 지옥이 어떤 데인지 모르지?
[음울한 음악]
유황 지옥?
사지가 들리는 틀?
그런 거 아니야
지금 니 모습 그대로 다음 생에 똑같이 태어나는 거야
그리고 똑같은 인생을 사는 거지
무한 반복
['무한 반복'이 메아리친다]
나 허투루 그런 얘기 하는 사람 아닌 거 알지?
[해일] 음? 간다
[놀라며] 아, 씨!
- [남자의 술 마시는 효과음] - [해일의 헛기침]
잘 생각해라
아, 씨, 왜 하필 똑같은 인생을!
[오묘한 음악]
아, 그거 너무 싫은데
지어낸 거겠지?
그것만큼 빡센 지옥이 어디 있어!
[대영의 말이 메아리친다]
아니겠지
[캑캑대는 소리]
[아그작 씹는 소리]
코가 많이 부으셨어요
가라
[청년] 예
- [대영] 야, 알바 - 예, 형사님
너 성당 다니지?
예, 세례명도 요한 이름도 요한입니다
그건 알고 싶지가 않고
너 지옥이 어떤 데인 줄 아냐?
유황불 지옥이나
사지가 절단되는 고통 뭐 그런 게 아니라요
지금과 똑같은 인생을 무한 반복으로 사시는 거예요
에이, 씨!
- [익살스러운 음악] - 더 쉽게 말씀을 드리면
아주 고통스러운 인생을 무한 루프로 이제…
알았으니까 가, 인마!
[대영] 가!
최대한 쉬, 쉽게 설명을 해드린 건데, 제가
- 가! - [요한] 갈게요, 갈게요, 갈게요
- 가란 말이야! - [요한] 왜 화를 내고 그러세요!
[대영] 가!
[대영의 통곡]
[대영의 코 고는 소리]
[코 고는 소리]
[노곤한 신음]
[해일] 안에 애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상관] 애들 없다고! 내가 다 확인했다고, 이 새끼야
죽을래, 빨리 터트려
터트리라고, 이 새끼야!
[수류탄 떨어지는 소리]
[긴박감 넘치는 음악]
[폭발음]
[쿵 떨어지는 소리]
[장중한 음악]
"정보는 국력이다"
[남자] 국정원 김해일이라는 요원의 모든 기록은
삭제될 거다
넌 그냥 평범하게 살아온 청년이 되는 거지
내 도움은 여기까지다
[비장한 음악]
[해일의 한숨]
[쏭삭의 코 훔치는 소리]
[해일] 앉아요, 앉아
기도하러 왔어요?
아니요
이영준 신부님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신부님이 잘해줬어요?
[쏭삭] 저에게는
정말 천사 같은 분입니다
저, 5천 원 가지고 이 동네 왔습니다
그, 먹을 것도 없고 잘 곳도 없었는데
이영준 신부님께서 먹여주고 재워주셨습니다
아, 짜장면집에 치직, 치직?
취직
예, 취직도 시켜주셨습니다
[한숨 쉬며] 그래요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따일랜드에서 왔습니다
거기 있지, 여긴 뭐 하러 왔어요?
돈 많이 벌어야 합니다
따일랜드에 엄마랑 동생…
[쏭삭이 태국어로 말한다]
[태국어로 말한다]
8명 있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헛기침하며] 그래요
이름이 뭐예요?
쏭삭 테카라타나푸라서트입니다
쏭삭 테라카라…
하아, 쏭삭…
쏭삭…
동네에 친구는 있어요?
예, 오요한
미사 때 모카빵 먹던 요한이
아, 잠깐만
- 그래요, 그러면 있다가 가요 - [쏭삭] 예
그리고 동네 양아치들이 괴롭히면 나한테 말하고
예
감싸합니다
그래요
[쏭삭] 거짓말한 싸람 혼내주세요
우리 신부님한테
나쁜 짓 한 싸람도 혼내주세요
[잔잔한 음악]
그럴게요
분노하고 부딪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따로 있어
우리는 우리의 위치에서 세상을 바꾸면 되는 거야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과 코 고는 소리]
[탁 휴대전화 잡는 소리]
[경선] 아, 누구야 이 새벽에, 아…
[휴대전화 진동음]
아, 으…
박경선입니다
[목청을 높이며] 누구요?
아, 씨, 진짜 짜증 나게 새벽부터 정말, 아, 씨
[경건한 음악]
왜 저렇게 서 있어, 또?
[경선] 잘생겨 가지고, 에휴
쯧!
아!
[경선의 코 훌쩍이는 소리]
중요하게 할 말이 뭔데요?
동트기 전에 마지막으로 모든 걸 바로잡을 기회를 줄게요
아니, 동트기 전에 '곡성'도 아니고 무슨!
우리 신부님 진짜 창의적이게 사람 괴롭히신다, 정말
인정
[경선의 하품 소리]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리라'
85편 11절 말씀이에요
[해일] 자매님이 자애를 발휘해서
또,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이 신부님 사건을 재수사해 주세요
하늘은 모든 걸 알고 계십니다
예?
[분위기 깨는 효과음]
그게 무슨 소리죠?
진실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얘기죠
[해일] 전도유망한 자매님의 앞날을 걱정해서
진실을 밝힐 기회를 주는 거예요
제 걱정은 마세요, 신부님
그리고요 이딴 오글거리는 감정 호소법
이거 나한테 안 통해요
아이, 얄팍한 잔머리로 이러는 게 아니라
- 나도 주님을 섬기는 자로서… - [경선] 아유, 알았어요, 알았어
아니, 진짜 하나도 중요한 말이 아니구만
이 새벽에 여기까지 와가지고 지금 이럴 일이…
근데 언제 가실 거예요? 나 진짜 너무 졸린데
그렇지 않아도 갈라고 했어요, 지금
- [익살스러운 음악] - 그럼 가세요
[분노의 한숨]
[경선] 진짜, 아, 오늘 재판 3개나 있구만, 진짜 이, 씨…
하아…
사람이 살던 대로 살아야지
이런 스타일은 내 적성에 너무 안 맞아
으!
♪ 허니 허니 ♪
[문 열리는 소리]
아…
♪ 아, 오늘도 내가 제일 먼저 출근을 했네 ♪
♪ 아무도 없네 ♪
♪ 서승아는 성실해, yo ♪
[휴대전화 진동음]
♪ 누구냐, 누구냐, 누구냐 ♪
- [해일] 김해일 신부입니다 - [성스러운 음악]
이왕 도와주신 거 한 번만 더 도와주세요
[한숨]
[탁탁 치는 소리] 휴…
[모기 소리]
[모기 소리]
[탁 휴대전화 내려놓는 소리]
[빠른 템포의 음악]
휴!
[휴대전화 진동음]
휴!
겨울에 모기가 있어, 씨
[무거운 음악]
잡았어, 빙고
[경쾌한 구둣발 소리]
[긴장감 감도는 음악]
부장님
어휴, 왜 이러십니까, 신부님
뭐 하나만 여쭤볼게요
이 신부님 헌금 착복하신 거 사실이에요?
아니, 그거는 경찰에서 이미 다 밝혔잖아요
제 눈 보고 똑바로 말씀해 보세요
정말 사실이에요?
[강하게] 예, 사실이죠
아니, 말이 안 되잖아요
이 신부님 개인 재산이라곤 신발 하나밖에 없으신 분인데
아니, 난 그런 건 잘 모르겠고
그냥, 그냥 아는 그대로 증언한 것뿐이에요
그러면
이 신부님이 어떤 식으로 헌금을 빼돌렸고
어떤 용도로 썼는지 자세하게 한번 말씀해 보세요
그러니까…
주말에, 주일마다
조금씩 개인적으로 빼달라 이렇게 말씀을 하셨고
뭐, 다 얻다 썼는지 난 잘 모르죠
[코웃음]
자꾸 버벅거릴 거야?
거짓말을 할 거면 좀 깔끔하게 하시든가
[해일] 누가 시켰어요?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증언 하라고 시켰어요?
[헛웃음] 누가 시키긴요? 그냥 제 양심에 따라서 한 거죠
양심?
양심이라고 그랬어?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야?
얼마 받고 이러는 거냐고
아니, 제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데 뭘, 뭘 받아요, 하
저도 가톨릭 신자입니다
[총무부장] 뭐, 또 찾아오시면 나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찾아오지 마세요
[깊은 한숨]
[대영] 오늘 웬일로 신부가 조용하네
너한테 뭐 연락 온 거 없지?
네, 없습니다
혹시 신부한테 뭔 일 생기거나 연락 오면
나한테 바로 보고해
네, 당연하죠
[대영이 숨 들이켜며] 자 그럼 이제 우리
짜장면이나 한 그릇 먹으러 갈까?
- [승아] 네? - 짜장면
네
[여신자] 뭐 어디서 오셨다고요?
대교구 내사 부서입니다
성당의 범죄나 비리 같은 걸 조사하는 부서죠
아, 빡센 데네요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우셨겠어요
당연하죠
그 상황에서 기분 좋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물론 힘드시겠지만
그날 상황을 다시 한번 설명해 줄 수 있겠어요?
같이 손 맞잡고 기도하자고 제 손을 잡더니
기도하는 도중에 갑자기 허벅지를 만지더라고요
- 하, 진짜 소름이 돋아서 - [긴장감 감도는 음악]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 나왔어요
[해일] 음…
본당…
본당 기도실에서 당했다고 돼 있던데
거긴 큰 창문이 있어서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일 텐데
당연히 커튼을 다 쳐놨죠
뭐 그냥 그랬겠어요?
[옅은 헛웃음]
[해일 속마음] 본당 기도실에 창문이 있다고?
뭐, 그러면 일단
이영준 신부님이 고령이라고는 해도
90킬로가 넘는 육중한 체격이라서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아니…
원래 급한 상황에선
뭐, 자기도 모르게 능력이 나오게 돼 있잖아요
[해일 속마음] 이영준 신부님이 90킬로
이 여자는 신부님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말씀 감사합니다
그러면 두 사람 다 만난 것이여?
[탁 컵 놓는 소리]
[석] 예
아, 나 이거 신부
씨, 삼단뛰기로 선을 훅 넘어버리네, 씨
가만 놔두면
계속 찾아갈 것 같습니다
어이, 고자예프
그만 처먹고 내 말 좀 들어봐
일 하나만 하자
[무거운 음악]
[휙]
[여신자] 같이 손 맞잡고 기도하자고
제 손을 잡더니
기도하는 중간에 허벅지를 만지더라고요
하, 진짜 소름이 돋아서
-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 나왔어요 - [삑 종료음]
그래서 뭐요?
완전 거짓말인 거 아시죠?
이영준 신부님이 90킬로가 넘는다고요?
아이, 눈대중 잘 못하는 사람들 많아요
그럼 창문이 없는 기도실 창문이 있다고 진술한 건요?
아, 뭐 워낙 충격적인 상황이니까 혼동될 수도 있겠죠
혼동이고 뭐고 이 여자는
이영준 신부님을 알지도 못한다고요
아유, 진짜! 징하시다, 증말
그러면 성당 총무부장 다시 조사해 주세요
이상하잖아요, 이 타이밍에 일을 그만둔다는 게
아니, 관두고 말고야 직업의 자유죠
아니, 우리 신부님 진짜 창의력 대장이시다
창의력 대장?
여기 이렇게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
신부님, 이딴 거…
음!
영양가 제로라는 거 모르시죠?
아니, 막말로 옆에서 협박해서 조작된 증언이면 어떡할 건데요?
아이, 설마 신부가 그런 짓을 하겠어요?
경찰 폭행, 시신 탈취 미수
이 두 가지만으로도 신부님 주장의 신빙성은
충분히 제로예요
아니, 누가 신부님 말을 믿어?
[탁 치며] 이것 보세요, 검사님
아이고, 영감님이라고 안 하고 검사님이라고 하는 거 보니까
우리 신부님 열 많이 받으셨나 보네
이게 증거가 아니면 도대체 뭐가 증거냐고?
신부님!
이렇게 애쓰신다고 없던 진실이 생기는 거 아니에요
제가 저번에 말씀드렸죠
변하는 건 단 1도 없다고
부디 좀 한 번에 숙지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아직 게임 끝난 거 아니라고
그러니까 빨리 가짜 증인들 조사하라고!
[계장] 검사님 잠깐 TV 좀 보시죠
왜요, 뭔 일 났어요?
[TV 전원음]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 [무거운 음악] - 심심한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제들의 품행을 재정비하고 바로잡겠습니다
교회는 이번 일을 거울삼아…
게임은 신부님 쪽에서 먼저 끝낸 거 같은데요
[신부] 사제들의 성범죄에 대한 제보에
사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아니, 어떻…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아니, 제대로 진실도 안 밝히고 말이에요
제가 교구 돌면서 서명이라도 받겠습니다
재수사할 수 있게요
[수녀] 아니, 아니 무슨 말씀이라도 좀 해보세요
차라리 화라도 좀 내시라고요, 신부님!
일단 이 신부님 안치부터 하죠
[한 신부] 그다음에는요?
신부님!
그리고 이 신부님…
장례 미사 못 치러드려요
[성스러운 음악]
천주교 성직자 묘에도 매장 못 하고요
아니, 왜…
[울컥하며] 아니, 아무리 그래도…
교구에서 내려온 방침입니다
[통곡하며] 우리 신부님
아니, 아니, 진짜 성자이신 우리 신부님한테 왜!
아니… [억울한 통곡]
[수녀] 아유, 주님
일단 모실 곳부터 알아보죠
[수녀의 흐느끼는 소리]
[수녀의 흐느낌]
[강 신부] 성령의 이름으로
[일동] 아멘
형제 여러분, 한마음으로
이영준 가브리엘을 위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합시다
[일동]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자비를 베푸소서
[박수 소리]
[사회자] 귀하께서는 투철한 사명감과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구담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 이 상을 드립니다
구담구청장 정동자
[박수 소리]
[일동 흐느껴 우는 소리]
[삽 부딪치는 소리]
[일동 통곡]
[경건한 성가]
[수류탄 폭발음]
[고함 소리]
[남자의 괴성]
[퍽]
[퍽]
[퍽]
[남자] 어이!
[차분한 음악]
[셔터에 부딪치는 소리]
[기침]
[힘겨운 숨소리]
[밝은 음악으로 변주된다]
이제
정신이 들어요?
내가 청년의 아픔을 좀
나눠 가지면 안 될까요?
난 그게 취미라서요
[영준] 아이고, 많이 기다렸죠
내가 이거 하느라고 했는데 솜씨가 좋지 못해요 [너털웃음]
맛이 있을는지 모르겠네
자, 어서 들어요
[숟가락 놓는 소리]
자, 어서, 응
[고조되는 밝은 음악]
[수녀의 훌쩍임]
주님 곁에서 저희 계속 지켜봐 주시고
가르침 주셔야 돼요, 신부님
[수녀의 울음]
[해일]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계셔야 할 곳으로 꼭 모실게요
꼭
[승아] 오늘 같은 날까지 이렇게 있어야 하는 거예요?
[대영] 묘지에서 떠날 때까지 감시하라고 그러잖아
[승아] 명복은 못 빌망정
[승아의 코 훌쩍임]
[뉴스 속 앵커] 구담 지역 웰빙 센터가
지난달 오픈식을 가졌는데요
저소득층에게 자활을 위한…
끝났으니까 가자 황 사장 시상식장에
[앵커]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승아] 거긴 왜요?
[대영] 가서 밥도 묵고 축하도 해주고, 뭐 그런 거지, 뭐
[앵커] 구담 그룹이 있는 기업인상 조사에서는…
[승아] 위에서 가래요? 아니, 우리가 무슨…
[대영] 호텔이니까 뷔페겠지? [한숨]
[앵커] 기업인상 수상자로는
- [앵커] 주식회사 대범무역의 - 쯧, 빨리 가자
- 황철범 사장이 선정됐습니다 - [차 엔진 소리]
[앵커] 대범무역의 황철범 사장은
그동안 구담구의 지역 발전을 위해…
- 많은 봉사 활동을… - [해일] 저 앞에 세워주세요
-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 [한 신부] 예?
그동안의 공을 인정받아
- [해일] 저쪽에 - 이번 기업인상에
선정됐다는 소식입니다
- [차 문 닫는 소리] - 어디 가시는 건데요?
먼저들 들어가세요 어디 들를 데가 있어요
혹시 저희 모르게 뭐 하시려는 거는 아니죠?
그런 거 아니에요 금방 들어갈게요
[긴장감 감도는 음악]
[강렬한 음악]
[장룡] 언니, 언니 손이 이쁘요, 힛?
[일동 웃음]
여긴 또 왜 온겨?
- 니네 사장 축하해 주려고 - [장룡] 필요 없으니께 꺼져
[장룡] 아, 이 양반 진짜 종교계의 거대 진상이네
하!
- [해일] 형제님 - 왜?
신부 때리면 지옥 가요
그려? 그럼 지옥으로 가볼까?
우리 신부님 어떻게 때려줄까?
[장룡] 합기도, 태권도?
가라데? 폼나게 그게 좋겠네
들어는 봤는가?
까포에라?
변신 중에는 공격하기 없슈
자, 잘 봐
- [강렬한 음악] - [목걸이 찰랑거리는 소리]
굉장히 우아한 몸동작이니께
[일동 탄성]
[퍽]
[일동] 어, 방금 뭐야?
[노라조 '우리동네 HERO']
♪ Ah Ah 불러줘요 나를 babe ♪
♪ Ah Ah right now ♪
♪ Ah Ah 나타날게 내가 필요할 땐… ♪
[해일] 사탄의 기운이 세게 느껴집니다
사탄들은 모두 경청할지어다
니가 이영준 신부님 죽여서 절벽 아래로 던졌잖아
아무튼 간에 나를 조져버리고 싶음 준비 잘해 오쇼
[수녀] 계속 이러다가 혹시 우리 성당
공소 되는 건 아니겠죠?
[해일] 내가 나오지 말라 그랬죠, 영감님
힐링을 위해서라면 찜질방이나 맛집을 가세요
[남자] 뉴스를 봐서 알 겝니다
가톨릭 신부라는 작자가 어떤 파렴치한 짓을 했는지
[놀라며] 예? 그 신부랑 공조를 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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