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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Fiery Priest 3

 

[강 신부] 김 신부님한테는 지금 치유가 필요해요

 

[영준이 반가워하며] 잘 왔다, 잘 왔어!

 

[영준] 말썽 피우지 말고 얌전히 지내

 

그러지 말라니까

 

이것들은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들이라고요

 

저딴 인간들이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느님 뜻대로 살 것 같아요?

 

이놈이 어디 어디 십자가 앞에서!

 

분노할 땐 분노해야죠

 

[영준] 이렇게 막무가내로 세상과 맞붙으라고

 

널 사제의 길로 인도했던 게 아니다

 

지금?

 

이 신부님 새벽 미사 집전도 안 하시고

 

갑자기 연락도 안 되십니다

 

[수녀의 통곡]

 

[해일] 자살은 말도 안 됩니다

 

아니야!

 

[앵커1] 주임 신부 이 모 신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식으로 수사 요청합니다

 

그리고 부검 요청합니다

 

[앵커1] 이 모 신부는 여신자 성추행 혐의와

 

성당 헌금 유용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으며

 

경찰은 이에 대한 관련 증인들의 증언을

 

- 모두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 [강렬한 음악]

 

지역 사회의 큰 존경을 받던 현직 신부가

 

성추행, 헌금 착복 등의

 

불미스러운 혐의를 안고 자살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종교계는 물론이거니와

 

아니, 웬일로 웃고 다닙니까

 

[박진감 넘치는 음악]

 

- [퍽] - [픽 터지는 효과음]

 

[쿵 쓰러지는 소리]

 

[승아] 선배님!

 

선배님, 괜찮으세요?

 

선배님!

 

[몽환적인 음악]

 

백조?

 

'컴온' [코 고는 소리와 탄성]

 

[물방울 떨어지는 효과음]

 

선배님!

 

[서장] 어?

 

아, 신부님, 또 오셨네 [혀 차는 소리]

 

응?

 

얘 왜 이래? 이거 누가 이랬어?

 

- 아니, 지금 이게… - [긴장감 도는 음악]

 

신부님이 뭐 하는 짓입니까?

 

그러는 당신들은 뭐 하는 짓인데

 

여신자 성추행에 헌금 착복?

 

말이 좀 되게 지어내야지 이렇게 성의 없이 막 지어내나?

 

지어내긴요?

 

그동안 비밀리에 해온 정확한 수사 결과입니다

 

당신들 몬시뇰이란 말 모르지?

 

가장 성스럽고 명예스러운 사제에게

 

주어지는 호칭이거든

 

그 호칭을 교황으로부터 직접 받은 게

 

이영준 신부님이야 근데 그런 분을 욕되게 만들어?

 

모, 몬시뇰이든 뭐든…

 

죄를 지었으면 잘못을 고하고 벌을 받아야죠!

 

이유나 좀 압시다

 

당신들이 얻는 게 뭔데

 

그 늙고 힘없는 노신부 한 명을 이렇게 만드는 건데?

 

[해일] 돈 때문에 그래요?

 

아니면 누가 청장이라도 시켜준답니까?

 

아니, 지금 무슨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를!

 

- [서장] 허 형사! - 예

 

이 신부 바로 집어넣고 영장 신청해

 

- [허 형사] 네 - 경찰 폭행 현행범

 

[서장] 허위 사실 유포!

 

아직 유포 안 했거든?

 

유포 예정 그리고 경찰 명예 훼손!

 

훼손될 명예가 남아 있긴 하나?

 

- [일동 놀란 함성] - 너 일로 와, 이 자식

 

[일동 놀란 함성]

 

너 내가 누군지 알아?

 

- [해일] 누군데? - 내가 경찰 서장이다, 이…

 

- 서장은 무슨… - [박진감 넘치는 음악]

 

[대영] 신부님!

 

[음악이 멎는다]

 

충성

 

[한숨]

 

코 막혀요

 

선생님, 코 막혀요

 

[대영] 항생제 센 걸로 주세요

 

코 막혀요, 선생님

 

- [해일] 야! - [박진감 넘치는 음악]

 

[일동 놀란 함성]

 

[서장] 빨리 119 부르고

 

[해일] 너 일로 와, 놔!

 

영장 신청해, 빨리 집어넣어!

 

누가 누굴 폭행했다고요?

 

담당 형사고요

 

수사 결과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 그러니까…

 

지금 형사가 신부한테 줘 터지고

 

그 신부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다 그 말이죠?

 

예 [헛웃음]

 

형사분 코피가… [웃음]

 

나비 모양으로 났다는 후문이 전해집니다

 

아주 패키지로 싹 난리들을 증말 진짜, 아휴!

 

이 천장 다 뽀개불고

 

공기 청정 시스템 새로 싹 만들어

 

[철범] 자라나는 우리 애기들 미세먼지 맡으면 안 되지

 

[남자] 바로 견적 뽑겠습니다

 

- [원장] 저, 저기요, 사장님 - 예, 원장님

 

저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도 그렇고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아!

 

저기, 이영준 신부님하고 제가 예전에 약속한 겁니다

 

[철범] 신부님 돌아가시면 여그랑 다른 복지 시설이랑

 

내가 다 맡는 걸로

 

아, 아니요 저는 전혀 들은 적이 없어서요

 

당연히 모르시겄죠, 근디 진짭니다

 

이 신부님께서는

 

고아원 운영에 관한 건 뭐든 투명하게 하시는 분이라…

 

[명랑한 어조로] 어린이 여러분

 

이 아저씨가 여기 살기 좋게 만들어 줄게요, 예?

 

장난감도 많이 사주고 학용품도 많이 사주고

 

[웃으며] 아시겄죠?

 

아유…

 

내가 무섭게 생겼나?

 

[철범의 헛기침]

 

저, 원장님, 우리 애기들 피자 좀 사줘요

 

[철범] 그, 거시기한 거 말고 그, 소고기 얹은 거로다가

 

뭐더라? 아, 콤비스테이션 그것으로다가

 

아이, 받아 받아

 

- 아… - [철범] 받아

 

- [원장] 아! - 피자 많이 먹어요, 네?

 

[한숨]

 

아이!

 

코뼈 내려앉았으면 어떡할 뻔했어?

 

내 얼굴의 시그니처인데, 쯧

 

[대영의 짧은 한숨]

 

내가 신부라고 방심을 했잖아

 

그냥 일반이었으면, 어? 딱 공격 들어올 때

 

이 어깨 축으로 해가지고 옆으로 살짝 피하면서

 

이 손목 스냅만으로 빠박, 반격 들어갔겠지

 

메이웨더처럼

 

다시 한번 여쭤보는데요

 

이 신부님 수사 결과 확실한 거죠?

 

그럼! 우리가 비밀리에 몇 개월을 들이판 건데

 

아, 석연찮은 게 있긴 하잖아요

 

재수사 필요성도 있고요

 

답답해 죽겠네, 진짜

 

선배들 말 좀 믿어라

 

정말 만에 하나 이 수사 결과가 진짜가 아니면요

 

철밥통이고 나발이고

 

저 경찰 때려칠 거예요

 

하!

 

때려친다는 인간들이 30년 근속하더라, 꼭!

 

[비장한 음악]

 

박경선 검사님이십니까?

 

 

이명수 강력팀장입니다

 

거, 코털 쫌 깎고 일하세요

 

그 민원도 상대하시면서 정말!

 

[경쾌한 음악]

 

아, 시정하겠습니다

 

[훌쩍]

 

- 가해자 신부는요? - [명수] 아!

 

- 허 형사 - [허 형사] 네, 따라오십시오

 

하아…

 

야, 우리 신부님 정말

 

[철문 닫히는 소리]

 

성직자 생활 다이나믹하게 하시네요, 예?

 

여기까진 어쩐 일이에요?

 

제가 신부님 깜빵 보내려고 왔죠

 

나 하나 깜빵 보내자고 큰 걸음 하셨네

 

그럼요, 아니 어떤 세상 검사가

 

현직 신부를 깜빵에 보내보겠어요

 

이건 뭐 거의 신박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죠

 

덕분에 나도 신선한 경험 해보겠네요

 

어? 우리 신부님은 신선하지 않을 텐데

 

우리 신부님

 

법무부 이불은 10겹을 덮어도 춥다는 걸 모르시는구나, 아직

 

일단 덮어보고 얘기해 줄게요

 

아니, 진짜 성령의 힘이 강해서 이러는 거예요?

 

아니면 그냥 태생부터 깡이 센 거예요?

 

굳이 말하자면 둘 다?

 

문 여세요

 

나와요, 긴히 얘기 좀 합시다

 

프린터 토너 좀 갈아야겠네 뭐가 이렇게 흐려, 씨

 

- 뭐 하는 거예요? - [경선] 보면 몰라요?

 

내가 신부님 지금 구원해 준 거잖아요

 

하!

 

신부님은 길 잃은 영혼들 구제해 주고

 

나는 개념 잃은 범법자 좀 구제해 주고

 

좋잖아요?

 

그러니까…

 

이걸로 퉁치고 조용히 지내라?

 

아유, 한 줄 요약 탁월하시네요

 

저 이 정도면 진짜 잘해드리는 거예요

 

나 내보내면 더 쑥대밭으로 만들지도 모르는데

 

감당할 수 있겠어요?

 

신부님이 뭘 하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아, 하나 있다

 

신부님 인생, 그건 좀 꼬이겠네요

 

신부님한테 악담이 쩌시네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변하는 건 없으니까

 

솔직하게 말해봐

 

왜 하필 이영준 신부님이에요?

 

난 그 질문의 뽀인트를 잘 모르겠네요

 

왜 하필 이영준 신부님이냐

 

이영준 신부님이 죄를 지었으니까?

 

[긴장감 넘치는 음악]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신의 죄를 들어주고 사해주고

 

사랑으로 대해주셨던 분이야

 

근데 어떻게 그렇게 아무런 감흥이 없지?

 

말 짧게 하지 마시고

 

나 검사예요

 

범법자면 그걸로 아웃

 

가봐요

 

일단 부검부터 하게 만들 거야

 

그러면 다 끝이니까

 

명심해요!

 

진짜 사고 한 번만 더 쳐서 내 앞에 나타나면

 

진짜 그땐 신부 대접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없어!

 

왜 사람이 말을 하는데 끝까지 안 듣고 가?

 

아이, 씨 [쯧 혀 차는 소리]

 

[경선] 아주 그냥 코가 설날 복주머니만 하네

 

아니, 강력팀 형사가 기초적인 자기방어가 안 돼요?

 

신부가 치고 들어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이영준 신부에 대한 수사 기록 이거 다 확실한 거죠?

 

예, 전부 확실합니다

 

- 담당이 말하세요 - [대영] 예, 확실합니다

 

성추행당했다는 여신자

 

[경선] 헌금 착복 증언해 줄 성당 총무부장

 

- [경선] 이거 확보된 거죠? - 네? 예

 

그럼 난 이 증거들 믿고 마무리하면 되는 거고요?

 

[대영] 음…

 

아, 설계대로 가기로 했으면 쫄지들을 말아야 될 거 아니에요!

 

당신들 이렇게 어리버리 때리면 엿 먹는 건 나야 나!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가 아니고!

 

죄송합니다, 검사님

 

아니, 사람을 역정나게 만들어서 분위기 짜치게 만들어요, 증말!

 

제발 좀 어리버리 때리지 좀 맙시다, 예?

 

- 특히 복주머니 당신! - [대영] 예

 

[한숨]

 

그리고 일단 조치해야 될 게 하나 있어요

 

[긴장감이 감도는 음악]

 

[해일]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시신을 인도해 가지 못한다는 게

 

검찰에서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시신 상태 조작의 우려…

 

아니, 누가 조작을… [탁]

 

아니,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있어

 

[직원] 장례식 당일 아침에

 

경찰 대동하에 인도는 가능합니다

 

저, 증빙 서류로 매장 예정지 확인서를

 

제출해 주셔야 됩니다

 

아니,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아니, 다 필요 없고

 

신부님 시신 우리가 인도해 갑니다

 

[직원] 어, 신부님, 이러시면 문제가 커지게 됩니다

 

신부님, 신부님!

 

[승아] 이런 거 보초까지 서야 돼요?

 

[깊게 한숨 쉬며] 검사가 지키라고 오더 때맀다

 

아, 그러게 신부는 왜 풀어주냐고!

 

아, 잡아넣을 명분도 없잖아요

 

명분이 왜 없어?

 

내 코를 작살낸…

 

[긴박감 넘치는 음악]

 

- 어… - [무전기 신호음]

 

안치실 앞, 코드 레드, 코드 레드

 

원무과에서 얘기 못 들었습니까?

 

들었는데, 안 들을 예정이니까 [버럭] 비켜!

 

진짜 안 이러고 싶은데

 

자꾸 이러시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전원 켜고 조준침 식별부터 해라

 

아, 맞다

 

신부님, 자꾸 이러시면 저희 입장도 곤란해집니다

 

내가 당신들 입장까지 고려해야 돼?

 

[대영] 빨리 좀 와요!

 

[보안요원1] 저, 형사님 코드 레드가 뭐예요?

 

- 코드… - [익살스러운 음악]

 

미드도 안 보나? 그냥 대충 알아들으면 되지

 

지금 신부 한 명이 시신 탈취를 기도하고 있다고, 지금!

 

탈취? 말을 해도 씨, 일로 와!

 

[보안요원1] 신부님 [신음]

 

아!

 

이거 봐, 이래서 코드 레드라고 한 거야, 코드 레드

 

[대영] 적색경보

 

다들 조심하세요 사람 패는 신부입니다

 

특히 코들 조심하시고

 

한 발짝들 물러서세요, 형제님들

 

신부님이나 물러서세요!

 

자꾸 이러시면 서로 험한 꼴 보는 겁니다

 

누가 더 험한 꼴 당할지 한번 볼까, 어?

 

저 봐, 저 주먹에 알 세우는 거 봐, 저, 응?

 

김 신부님, 일단 참으시고 오늘은 그냥 돌아가시죠

 

[승아] 예, 신부님 오늘은 그냥 가주세요

 

싫어

 

더 가까이 오면 쏩니다

 

- 셋 세고 쏩니다! - [해일] 쏴봐

 

이딴 걸로 날 기절시킬 수 있을 것 같아?

 

하나

 

둘 [테이저건 쏘는 소리]

 

[감전되는 소리]

 

[한 신부] 신부님!

 

[비장한 음악]

 

[전기 흐르는 소리]

 

[철범] 뭐, 풀어줘?

 

예, 검사가 직접 와서 풀어줬다고 합니다

 

아니, 그 망나니를 왜 풀어줘?

 

검사가 누군디?

 

강 부장님 직속이라고 합니다

 

강 부장 직속?

 

- 아니, 근데 왜… - [휴대전화 진동음]

 

[철범] 아니, 참

 

아, 진짜 호흡 안 맞아부네 이, 씨

 

하아

 

예, 의원님

 

예예, 아, 예

 

아, 예, 저녁에 가겠습니다

 

예예

 

예, 알겠습니다 예, 들어가십시오, 예

 

아유, 씨

 

에휴, 진짜, 씨

 

에휴, 여기저기 그 지랄들을 아이고, 진짜!

 

아, 신부님!

 

[가쁜 숨소리]

 

[심전도 기계음]

 

[한 신부] 신부님!

 

[경쾌한 음악]

 

괜찮으세요, 신부님?

 

아휴, 가려워

 

[해일의 한숨]

 

셋 세고 쏩니다

 

하나

 

둘, 어!

 

[감전되는 소리]

 

아휴, 셋 하면 쏜다더니 개 씨…

 

둘 하고 쐈나?

 

두…

 

[한 신부] 일단 성당으로 가시죠

 

아니, 좀 쉬고 계세요

 

어디 들를 데가 있어가지고

 

또 테이저건 맞으면 어쩌시려고요?

 

안치실 말고요

 

[힘겨운 숨소리]

 

[신부] 현재로선 도움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워낙 심각한 사안이라

 

그럼 이 신부님 시신을 계속 거기 두라고요?

 

일단 대주교님의 공식 입장 표명이 있어야

 

저희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탕탕 책상 치는 소리]

 

신부님, 이건 단순한 사건이 아니에요

 

모든 게 조작됐다고요

 

이 신부님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거라고요

 

김해일 신부님

 

[신부] 증거 없이 섣불리 결백을 주장했다가는

 

오히려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비난받을 수도 있습니다

 

신중히 말씀하세요

 

[책상을 쾅 치며] 지금 충분히, 충분히 신중합니다

 

왜 내 말을 안 믿습니까, 예?

 

빨리 사실 관계 여부부터 확인해 보시라니까

 

이영준 신부님께서 돌아가신 이상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긴 힘들지 않겠습니까?

 

일단 저흰 경찰의 발표를 믿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전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신부의 헛기침]

 

-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합니까? - [신부] 언성!

 

낮추세요

 

- 신부님, 일단 그냥 가시죠 - [해일] 놔봐

 

놔봐! 이영준 신부님이 어떤 분인데, 어?

 

평생 하느님 믿으면서 평생을 희생하신 분인데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어떻게 당신이 이럴 수가 있어?

 

놔! 놔봐

 

내가 다 밝혀낼게, 놔봐! 이것 놓으라고

 

어휴! 진짜, 씨…

 

[해일의 격한 숨소리]

 

[한 신부] 더 퍼지질 않길 바라는 거죠

 

민감한 사안들인 데다가

 

자살이라는 가장 큰 죄를 지으신 걸로 돼…

 

[해일] 아니, 그런 죄를 지을 분이 아니시잖아요, 이 신부님이!

 

[한 신부의 옅은 한숨]

 

[해일의 한숨]

 

- [한 신부] 어? 저 사람들 뭐죠? - [강렬한 음악]

 

[기자1] 이곳은 구담성당 앞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싸늘한 공기만이

 

성당 주위를 감돌고 있습니다

 

아, 지금 성당 관계자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급하게] 어어 저기, 잠시만요, 잠시만요!

 

성추행과 헌금 착복이라는 파렴치한 범죄가

 

가톨릭 내에서 행해졌는데요

 

함께 계셨던 신부님들께서는 전혀 모르셨나요?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 돼…

 

[기자1] 헌금 착복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고

 

그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무엇인가요?

 

혹시 누군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데 사용된 것은 아닌지

 

부적절한 관계라니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막 던지지 마시고요

 

성추행을 당한 여신자에게 하실 말씀은 없습니까?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신자들에게 어떻게 사과하실 생각입니까?

 

[해일] 아니, 이봐요

 

[기자1] 지금 '아니'라고 하셨는데

 

이 모든 사실을 부인하시는 겁니까?

 

혹시 가톨릭 내부에서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는 거 아닙니까?

 

그만들 하시고 가요

 

- [기자1] 한말씀 해주시죠 - 아, 가!

 

- 그만해, 가! 가라고, 다 가! - [기자2] 한말씀만 해주세요

 

- 그만 찍어요, 그만 찍으라고! - [기자2] 신부님, 한말씀만!

 

[기자1] 오늘 제가 만난 사람은 성직자가 아닌

 

종교계의 추악하고 어두운 민낯이었습니다

 

UBS 뉴스 오보영이었습니다

 

[뉴스 속 앵커1] 한 성당에…

 

아니, 자기도 캡처 앞에서는 별수 없네, 뭐, 어?

 

[앵커1]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사건은…

 

이게 뭐야 이게, 아하하

 

설탕 좀 팍팍

 

[실무관] 써요?

 

[쩝쩝대며] 뭐, 쓰진 않은데 쪼끔?

 

오케이, 2개?

 

- 3개 - [실무관이 놀라며] 3개?

 

[경선의 탄성]

 

캡처는 내가 좀 더 나은데?

 

[뉴스 속 기자1] 성직자가 아닌

 

종교계의 추악하고 어두운 민낯이었습니다

 

[TV 종료음]

 

[한 신부] 아니,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닙니까?

 

종교계의 추악하고 어두운 민낯은 또 무슨 말이래?

 

[문소리]

 

[원장] 낮에 보육원 얘기 다 들으셨죠?

 

예, 지금 막 그 얘기 하고 있다가

 

TV 뉴스가 나와서 잠깐…

 

[원장의 옅은 한숨]

 

황 사장이 진짜 그렇게 얘기했어요?

 

네, 이미 이 신부님하고 얘기가 다 돼 있는 상태라고요

 

어디서 미친 개소리를 진짜, 씨!

 

[타이르듯이] 신부님

 

저, 아무리 화나셔도 말씀 조금 가려서 해주세요

 

- 다른 말은 안 하던가요? - [원장의 한숨]

 

아이들이 원하는 것 뭐든지 다 해줄 거라나, 뭐라나

 

이젠 애들한테까지도 개뻥카를 날리네

 

신부님, 저, 제발 말씀 좀…

 

아니, 그럼 뭐 어떻게 얘기해요? 정말 고귀한 짓을 했네요, 이래요?

 

[한 신부] 저, 수녀님

 

그, 말씀드려야 될까요?

 

이 신부님께서 당부하신 거

 

뭔데요?

 

그, 황 사장 부하들 성당 찾아와 말썽 피웠잖아요

 

근데 저흰 신부님께 이 신부님을 만만하게 생각해서

 

장난치러 온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요…

 

근데 그게 아니었어요?

 

아이, 얘길 해봐요, 예? [툭툭 책상 치는 소리]

 

알았어요

 

화 안 낼 테니까 얘기해 봐요, 빨리

 

저, 실은 그…

 

이 신부님 오셨을 때…

 

참, 김 신부랑 황 사장 직원들이랑

 

- 절대 충돌하지 못하게 해요 - [잔잔한 음악]

 

[영준] 꼭이요

 

그리고 황 사장 부하들이

 

복지 시설 위탁 운영 건으로 찾아온다는 것도

 

절대 말하면 안 돼요

 

김 신부가 알면 아주 큰일 납니다

 

알았죠?

 

[해일] 아니, 그 얘길 왜 지금 해요?

 

말, 말씀드렸잖아요

 

하도 단단히 당부를 하셔서…

 

그럼 오늘 아침에라도 말씀을 하셨어야죠

 

겨, 겨, 경황이…

 

경황이 왜 없어, 밥 먹을 때 쉬는 시간, 화장실 갈 때

 

얼마나 많아, 씨

 

씨, 쯧 [구둣발 소리]

 

[해일] 어휴, 씨!

 

어휴, 제발

 

어휴, 수도자 생활에 위기 온다, 진짜

 

[통곡하며] 어떡해

 

[강 부장] 하찮은 일 부탁해서 미안해

 

[경선이 쩝쩝대며] 아닙니다

 

부장님이 시키시는 일은 경중이 따로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면 나는 고맙지

 

근데

 

[강 부장] 젊은 신부는 왜 놔준 거야?

 

제가, 너무 세게 나가면

 

종교계랑 마찰 생길 것 같아서요

 

뭐, 어련히 뭐, 잘 알아서 했겠지

 

근데 부장님

 

그, 이영준 신부 범행 증거들 말입니다

 

그 누가 와꾸 짰습니까?

 

경찰 쪽은 아닌 것 같은데 말입니다

 

구담구에 재야 선수가 하나 있어

 

소개해 줘?

 

아닙니다, 그냥 제가 궁금해서 여쭤본 겁니다

 

이번 일 잘 마무리해서 굳히기 해

 

[강 부장] 검사장님이 박 검을 아주 무지하게 잘 보셨어

 

몇 번만 더 눈에 들면

 

박 프로는 서초동 밥 편하게 먹는다

 

- 알겠습니다 - [강 부장] 자, 건배

 

[잔 부딪치는 소리]

 

캬!

 

[긴장감이 감도는 음악]

 

하…

 

[휴대전화 연결음]

 

[헛기침]

 

여보세요?

 

네, 잘 지내셨어요?

 

저 김해일입니다

 

[박 의원] 애는 썼는데, 어?

 

애초부터 잘했으면 이런 사달 없었을 거 아니야

 

[웃으며] 아이,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실수 안 하겠습니다

 

[강 부장] 그래도 설계는 아주 좋았어

 

내 부하도 칭찬 많이 하더라

 

[웃으며] 예, 아니 명만 내려주십시오

 

와꾸 짜는 건 자신 있습니다

 

[서장] 이제 그럼 보육원들하고

 

복지 단체 인수는 바로 할 수 있는 거지?

 

아, 예 바로 싹 훑으면 됩니다

 

앞으로 절대 스텝 꼬이게 하지 마

 

그땐 기회고 나발이고 없어

 

명심하겠습니다

 

이거 원래 계획에는 없었는데, 응?

 

그래도 막상 이 신부가 이렇게 되고 나니까

 

앓던 이 하나가 그냥 쑥 빠진 것 같네요

 

[서장] 가끔 그, 우발적 상황이 도움이 되기도 하죠

 

[함께 웃음]

 

하늘이 우리를 도왔다고 생각합시다

 

- [서장] 에? - 아멘

 

[일동 웃음]

 

[박 의원] 왜, 같이 목욕하게?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가봐

 

아, 예, 그럼 따뜻한 시간 되십시오, 예

 

[무거운 음악]

 

[철범] 우, 씨!

 

하!

 

[동자] 고생했다 꼰대들 쉰 소리 듣느라고

 

[철범] 에이, 씨 [에어컨 켜는 소리]

 

하이고, 엄청 열받았나 보네

 

미안하다, 커버 못 해줘서

 

아, 내 숟가락에 묻은 밥풀떼기 띠어 먹고 사는 인간들이

 

뭐 지들이 용서하네 마네 호로새끼들, 씨

 

누님, 내가 맹세하는디

 

때 오면 저 새끼들 모가지 내 손으로 다 따불 것이여, 쯧!

 

그때 되면 니 마음대로 해

 

그 전까지 우린

 

간, 쓸개 다 부재중이야

 

아, 누님

 

나한테 구에서 상 하나만 줘

 

시민상이든 선행상이든

 

상은 왜?

 

아, 복지 기관 건사할라면 명칭 하나쯤 있어야 될 거 아니여

 

[긴장감이 감도는 음악]

 

[동자의 옅은 한숨]

 

그래

 

내가 근사한 걸로 하나 만들어 줄게

 

시상식도 거하게 하고

 

[동자] 오케이?

 

[남자] 이야, 이게 얼마 만이야, 어?

 

위르키스탄 작전 이후로 처음이지?

 

- 그간 별고 없으셨어요? - [남자] 나야 똑같지, 뭐

 

매일 시신이랑 씨름하고

 

회사 관뒀다는 얘긴 들었는데

 

다시 복귀했나 보네

 

아니, 뭔 일 때문에 목사로 위장한 거야?

 

[해일의 한숨]

 

위장 아니에요 저 이제 미카엘 신부예요

 

[웃으며] 간만에 만났는데 장난이 신선하다

 

김 대원이 신부? [웃음]

 

진짜라니까요 세례명이 미카엘이에요

 

[폭소하며] 내년엔 주지 스님으로 위장하는 거 아니야?

 

그럼 다 밀어야겠네 [신나는 웃음]

 

아, 진짜라니까, 씨!

 

쯧, 에이, 씨

 

[해일의 한숨]

 

아니, 왜 신부 말을 못 믿어요, 예?

 

지, 진짜야?

 

아니, 검 하나로

 

테러범 11명을 아작 냈던 김해일 요원이

 

목사가 됐다고?

 

- 아이, 목사 아니고 신부, 아… - [남자] 아, 신부

 

자세한 얘긴 나중에 하시고, 네?

 

저하고 같이 가주실 데가 좀 있어요

 

당연히 한잔해야지 [웃음]

 

술 말고 맨날 손 떨면서 무슨 술이야?

 

[남자] 아니, 근데 뭐 한다고 목사를 해 가지고, 어휴

 

[해일] 아, 목사 아니고 신부라니까, 쯧

 

[남자] 신부나 목사나

 

아, 달라 목사하고 신부하고, 씨, 쯧!

 

[남자] 어휴, 참

 

[긴장감 감도는 음악]

 

[대영의 놀라는 소리]

 

엄청 심하게 다친 시신인가 보네

 

[남자] 오토바이 타다가 넘어졌는데

 

트럭 바퀴가 얼굴을 확!

 

[문 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긴장감 고조되는 음악]

 

[플래시 켜는 소리]

 

[남자] 하아…

 

후두부 함몰 상태를 봐선 외부 충격에 의한 게 맞아

 

열어 봐야 알겠지만

 

사인은 경막하 출혈일 가능성이 높고

 

전신 다발성 골절 상태야

 

절벽에서 떨어졌으니 당연한 거고

 

근데 사실은 이게 핵심

 

목 뒤쪽 보면 아주 작은 상처들이 있잖아?

 

- 요기 다다다 모여 있는 거 - [해일] 응

 

[남자] 자, 크게 보면

 

작고 일정한 일자 형태들이야

 

이건 아주 작은 유리 파편들이 박혔을 때 생기는 거

 

아, 그리고 팔 안쪽 멍 자국은

 

사망 직전 강한 힘으로 팔을 잡아 생긴 멍일 확률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노인반일 수도 있어

 

형 생각은 어때요?

 

전자 쪽이 조금 더 확률이 높아

 

팔을 잡아 생긴 멍

 

이 정도면 영장 받을 수 있는 거죠?

 

원칙대로라면 당연히 받고도 남지

 

근데 시신에 보초까지 세우고 판 짜는 인간들이면

 

사이즈가 작진 않은 거 같은데

 

아니, 근데 왜 이렇게 안 나와?

 

누구?

 

아, 시신 옮기는 직원분이요

 

10분이 넘었는데도 안 나와서요

 

[놀라며] 10분?

 

[흥미진진한 음악]

 

[대영] 뭐 하는데 이렇게 늦게 나오시는 겁니까?

 

[남자] 아, 예, 그…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 기도를 좀 드린다고…

 

직원분이 그런 것도 합니까?

 

[웃으며] 예, 제가 평소 취미가 기도하는 거라서요

 

그럼 이 시신은 왜 다시 나오는 건데요?

 

아, 다른 시신이에요

 

지방으로 옮겨야 하는 시신요

 

[남자] 수고하세요

 

뭔 시신이 구두를 신고 있어?

 

나 편의점 갈 건데 뭐 필요한 거 있어?

 

[승아]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바람도 쐴 겸 내가 갔다 올게 뭐 사다 줄까?

 

- [승아] 핫바 하나, 콜라 하나 - 오, 핫도그 하나, 콜라 줄게

 

아, 선배님 핫바 하나, 콜라 하나요!

 

[긴장감 넘치는 음악]

 

아, 어쩐지 뭔가 찝찝하다 했다

 

저 양반 저 왜 이렇게 집요해?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보고해야지

 

[해일] 테이저건 안 쏠 거지?

 

응, 카트리지가 하나밖에 없어서

 

[눈 깜박이는 효과음]

 

으아악, 으악, 으악!

 

혼잣말을 할 거면 조용히 하든가

 

복도가 쩌렁쩌렁 다 울리네

 

신부님 지금 큰 사고 친 겁니다, 예?

 

같이 온 저 사람 누굽니까?

 

국과수 부검의

 

[놀라며] 국과수?

 

그럼 불법 부검까지!

 

부검은 아니고 시신 외부 검시만

 

그래도 안 되죠, 쯧

 

그럼 보고해, 보고하고 지옥 가자

 

명색이 내가 신부인데

 

너 같은 놈 지옥 하나 못 보내겠니?

 

[코웃음]

 

너 지옥이 어떤 데인지 모르지?

 

[음울한 음악]

 

유황 지옥?

 

사지가 들리는 틀?

 

그런 거 아니야

 

지금 니 모습 그대로 다음 생에 똑같이 태어나는 거야

 

그리고 똑같은 인생을 사는 거지

 

무한 반복

 

['무한 반복'이 메아리친다]

 

나 허투루 그런 얘기 하는 사람 아닌 거 알지?

 

[해일] 음? 간다

 

[놀라며] 아, 씨!

 

- [남자의 술 마시는 효과음] - [해일의 헛기침]

 

잘 생각해라

 

아, 씨, 왜 하필 똑같은 인생을!

 

[오묘한 음악]

 

아, 그거 너무 싫은데

 

지어낸 거겠지?

 

그것만큼 빡센 지옥이 어디 있어!

 

[대영의 말이 메아리친다]

 

아니겠지

 

[캑캑대는 소리]

 

[아그작 씹는 소리]

 

코가 많이 부으셨어요

 

가라

 

[청년] 예

 

- [대영] 야, 알바 - 예, 형사님

 

너 성당 다니지?

 

예, 세례명도 요한 이름도 요한입니다

 

그건 알고 싶지가 않고

 

너 지옥이 어떤 데인 줄 아냐?

 

유황불 지옥이나

 

사지가 절단되는 고통 뭐 그런 게 아니라요

 

지금과 똑같은 인생을 무한 반복으로 사시는 거예요

 

에이, 씨!

 

- [익살스러운 음악] - 더 쉽게 말씀을 드리면

 

아주 고통스러운 인생을 무한 루프로 이제…

 

알았으니까 가, 인마!

 

[대영] 가!

 

최대한 쉬, 쉽게 설명을 해드린 건데, 제가

 

- 가! - [요한] 갈게요, 갈게요, 갈게요

 

- 가란 말이야! - [요한] 왜 화를 내고 그러세요!

 

[대영] 가!

 

[대영의 통곡]

 

[대영의 코 고는 소리]

 

[코 고는 소리]

 

[노곤한 신음]

 

[해일] 안에 애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상관] 애들 없다고! 내가 다 확인했다고, 이 새끼야

 

죽을래, 빨리 터트려

 

터트리라고, 이 새끼야!

 

[수류탄 떨어지는 소리]

 

[긴박감 넘치는 음악]

 

[폭발음]

 

[쿵 떨어지는 소리]

 

[장중한 음악]

 

"정보는 국력이다"

 

[남자] 국정원 김해일이라는 요원의 모든 기록은

 

삭제될 거다

 

넌 그냥 평범하게 살아온 청년이 되는 거지

 

내 도움은 여기까지다

 

[비장한 음악]

 

[해일의 한숨]

 

[쏭삭의 코 훔치는 소리]

 

[해일] 앉아요, 앉아

 

기도하러 왔어요?

 

아니요

 

이영준 신부님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신부님이 잘해줬어요?

 

[쏭삭] 저에게는

 

정말 천사 같은 분입니다

 

저, 5천 원 가지고 이 동네 왔습니다

 

그, 먹을 것도 없고 잘 곳도 없었는데

 

이영준 신부님께서 먹여주고 재워주셨습니다

 

아, 짜장면집에 치직, 치직?

 

취직

 

예, 취직도 시켜주셨습니다

 

[한숨 쉬며] 그래요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따일랜드에서 왔습니다

 

거기 있지, 여긴 뭐 하러 왔어요?

 

돈 많이 벌어야 합니다

 

따일랜드에 엄마랑 동생…

 

[쏭삭이 태국어로 말한다]

 

[태국어로 말한다]

 

8명 있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헛기침하며] 그래요

 

이름이 뭐예요?

 

쏭삭 테카라타나푸라서트입니다

 

쏭삭 테라카라…

 

하아, 쏭삭…

 

쏭삭…

 

동네에 친구는 있어요?

 

예, 오요한

 

미사 때 모카빵 먹던 요한이

 

아, 잠깐만

 

- 그래요, 그러면 있다가 가요 - [쏭삭] 예

 

그리고 동네 양아치들이 괴롭히면 나한테 말하고

 

 

감싸합니다

 

그래요

 

[쏭삭] 거짓말한 싸람 혼내주세요

 

우리 신부님한테

 

나쁜 짓 한 싸람도 혼내주세요

 

[잔잔한 음악]

 

그럴게요

 

분노하고 부딪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따로 있어

 

우리는 우리의 위치에서 세상을 바꾸면 되는 거야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과 코 고는 소리]

 

[탁 휴대전화 잡는 소리]

 

[경선] 아, 누구야 이 새벽에, 아…

 

[휴대전화 진동음]

 

아, 으…

 

박경선입니다

 

[목청을 높이며] 누구요?

 

아, 씨, 진짜 짜증 나게 새벽부터 정말, 아, 씨

 

[경건한 음악]

 

왜 저렇게 서 있어, 또?

 

[경선] 잘생겨 가지고, 에휴

 

쯧!

 

아!

 

[경선의 코 훌쩍이는 소리]

 

중요하게 할 말이 뭔데요?

 

동트기 전에 마지막으로 모든 걸 바로잡을 기회를 줄게요

 

아니, 동트기 전에 '곡성'도 아니고 무슨!

 

우리 신부님 진짜 창의적이게 사람 괴롭히신다, 정말

 

인정

 

[경선의 하품 소리]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리라'

 

85편 11절 말씀이에요

 

[해일] 자매님이 자애를 발휘해서

 

또,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이 신부님 사건을 재수사해 주세요

 

하늘은 모든 걸 알고 계십니다

 

예?

 

[분위기 깨는 효과음]

 

그게 무슨 소리죠?

 

진실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얘기죠

 

[해일] 전도유망한 자매님의 앞날을 걱정해서

 

진실을 밝힐 기회를 주는 거예요

 

제 걱정은 마세요, 신부님

 

그리고요 이딴 오글거리는 감정 호소법

 

이거 나한테 안 통해요

 

아이, 얄팍한 잔머리로 이러는 게 아니라

 

- 나도 주님을 섬기는 자로서… - [경선] 아유, 알았어요, 알았어

 

아니, 진짜 하나도 중요한 말이 아니구만

 

이 새벽에 여기까지 와가지고 지금 이럴 일이…

 

근데 언제 가실 거예요? 나 진짜 너무 졸린데

 

그렇지 않아도 갈라고 했어요, 지금

 

- [익살스러운 음악] - 그럼 가세요

 

[분노의 한숨]

 

[경선] 진짜, 아, 오늘 재판 3개나 있구만, 진짜 이, 씨…

 

하아…

 

사람이 살던 대로 살아야지

 

이런 스타일은 내 적성에 너무 안 맞아

 

으!

 

♪ 허니 허니 ♪

 

[문 열리는 소리]

 

아…

 

♪ 아, 오늘도 내가 제일 먼저 출근을 했네 ♪

 

♪ 아무도 없네 ♪

 

♪ 서승아는 성실해, yo ♪

 

[휴대전화 진동음]

 

♪ 누구냐, 누구냐, 누구냐 ♪

 

- [해일] 김해일 신부입니다 - [성스러운 음악]

 

이왕 도와주신 거 한 번만 더 도와주세요

 

[한숨]

 

[탁탁 치는 소리] 휴…

 

[모기 소리]

 

[모기 소리]

 

[탁 휴대전화 내려놓는 소리]

 

[빠른 템포의 음악]

 

휴!

 

[휴대전화 진동음]

 

휴!

 

겨울에 모기가 있어, 씨

 

[무거운 음악]

 

잡았어, 빙고

 

[경쾌한 구둣발 소리]

 

[긴장감 감도는 음악]

 

부장님

 

어휴, 왜 이러십니까, 신부님

 

뭐 하나만 여쭤볼게요

 

이 신부님 헌금 착복하신 거 사실이에요?

 

아니, 그거는 경찰에서 이미 다 밝혔잖아요

 

제 눈 보고 똑바로 말씀해 보세요

 

정말 사실이에요?

 

[강하게] 예, 사실이죠

 

아니, 말이 안 되잖아요

 

이 신부님 개인 재산이라곤 신발 하나밖에 없으신 분인데

 

아니, 난 그런 건 잘 모르겠고

 

그냥, 그냥 아는 그대로 증언한 것뿐이에요

 

그러면

 

이 신부님이 어떤 식으로 헌금을 빼돌렸고

 

어떤 용도로 썼는지 자세하게 한번 말씀해 보세요

 

그러니까…

 

주말에, 주일마다

 

조금씩 개인적으로 빼달라 이렇게 말씀을 하셨고

 

뭐, 다 얻다 썼는지 난 잘 모르죠

 

[코웃음]

 

자꾸 버벅거릴 거야?

 

거짓말을 할 거면 좀 깔끔하게 하시든가

 

[해일] 누가 시켰어요?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증언 하라고 시켰어요?

 

[헛웃음] 누가 시키긴요? 그냥 제 양심에 따라서 한 거죠

 

양심?

 

양심이라고 그랬어?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야?

 

얼마 받고 이러는 거냐고

 

아니, 제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데 뭘, 뭘 받아요, 하

 

저도 가톨릭 신자입니다

 

[총무부장] 뭐, 또 찾아오시면 나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찾아오지 마세요

 

[깊은 한숨]

 

[대영] 오늘 웬일로 신부가 조용하네

 

너한테 뭐 연락 온 거 없지?

 

네, 없습니다

 

혹시 신부한테 뭔 일 생기거나 연락 오면

 

나한테 바로 보고해

 

네, 당연하죠

 

[대영이 숨 들이켜며] 자 그럼 이제 우리

 

짜장면이나 한 그릇 먹으러 갈까?

 

- [승아] 네? - 짜장면

 

 

[여신자] 뭐 어디서 오셨다고요?

 

대교구 내사 부서입니다

 

성당의 범죄나 비리 같은 걸 조사하는 부서죠

 

아, 빡센 데네요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우셨겠어요

 

당연하죠

 

그 상황에서 기분 좋을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물론 힘드시겠지만

 

그날 상황을 다시 한번 설명해 줄 수 있겠어요?

 

같이 손 맞잡고 기도하자고 제 손을 잡더니

 

기도하는 도중에 갑자기 허벅지를 만지더라고요

 

- 하, 진짜 소름이 돋아서 - [긴장감 감도는 음악]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 나왔어요

 

[해일] 음…

 

본당…

 

본당 기도실에서 당했다고 돼 있던데

 

거긴 큰 창문이 있어서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일 텐데

 

당연히 커튼을 다 쳐놨죠

 

뭐 그냥 그랬겠어요?

 

[옅은 헛웃음]

 

[해일 속마음] 본당 기도실에 창문이 있다고?

 

뭐, 그러면 일단

 

이영준 신부님이 고령이라고는 해도

 

90킬로가 넘는 육중한 체격이라서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아니…

 

원래 급한 상황에선

 

뭐, 자기도 모르게 능력이 나오게 돼 있잖아요

 

[해일 속마음] 이영준 신부님이 90킬로

 

이 여자는 신부님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말씀 감사합니다

 

그러면 두 사람 다 만난 것이여?

 

[탁 컵 놓는 소리]

 

[석] 예

 

아, 나 이거 신부

 

씨, 삼단뛰기로 선을 훅 넘어버리네, 씨

 

가만 놔두면

 

계속 찾아갈 것 같습니다

 

어이, 고자예프

 

그만 처먹고 내 말 좀 들어봐

 

일 하나만 하자

 

[무거운 음악]

 

[휙]

 

[여신자] 같이 손 맞잡고 기도하자고

 

제 손을 잡더니

 

기도하는 중간에 허벅지를 만지더라고요

 

하, 진짜 소름이 돋아서

 

-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 나왔어요 - [삑 종료음]

 

그래서 뭐요?

 

완전 거짓말인 거 아시죠?

 

이영준 신부님이 90킬로가 넘는다고요?

 

아이, 눈대중 잘 못하는 사람들 많아요

 

그럼 창문이 없는 기도실 창문이 있다고 진술한 건요?

 

아, 뭐 워낙 충격적인 상황이니까 혼동될 수도 있겠죠

 

혼동이고 뭐고 이 여자는

 

이영준 신부님을 알지도 못한다고요

 

아유, 진짜! 징하시다, 증말

 

그러면 성당 총무부장 다시 조사해 주세요

 

이상하잖아요, 이 타이밍에 일을 그만둔다는 게

 

아니, 관두고 말고야 직업의 자유죠

 

아니, 우리 신부님 진짜 창의력 대장이시다

 

창의력 대장?

 

여기 이렇게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

 

신부님, 이딴 거…

 

음!

 

영양가 제로라는 거 모르시죠?

 

아니, 막말로 옆에서 협박해서 조작된 증언이면 어떡할 건데요?

 

아이, 설마 신부가 그런 짓을 하겠어요?

 

경찰 폭행, 시신 탈취 미수

 

이 두 가지만으로도 신부님 주장의 신빙성은

 

충분히 제로예요

 

아니, 누가 신부님 말을 믿어?

 

[탁 치며] 이것 보세요, 검사님

 

아이고, 영감님이라고 안 하고 검사님이라고 하는 거 보니까

 

우리 신부님 열 많이 받으셨나 보네

 

이게 증거가 아니면 도대체 뭐가 증거냐고?

 

신부님!

 

이렇게 애쓰신다고 없던 진실이 생기는 거 아니에요

 

제가 저번에 말씀드렸죠

 

변하는 건 단 1도 없다고

 

부디 좀 한 번에 숙지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아직 게임 끝난 거 아니라고

 

그러니까 빨리 가짜 증인들 조사하라고!

 

[계장] 검사님 잠깐 TV 좀 보시죠

 

왜요, 뭔 일 났어요?

 

[TV 전원음]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 [무거운 음악] - 심심한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제들의 품행을 재정비하고 바로잡겠습니다

 

교회는 이번 일을 거울삼아…

 

게임은 신부님 쪽에서 먼저 끝낸 거 같은데요

 

[신부] 사제들의 성범죄에 대한 제보에

 

사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아니, 어떻…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아니, 제대로 진실도 안 밝히고 말이에요

 

제가 교구 돌면서 서명이라도 받겠습니다

 

재수사할 수 있게요

 

[수녀] 아니, 아니 무슨 말씀이라도 좀 해보세요

 

차라리 화라도 좀 내시라고요, 신부님!

 

일단 이 신부님 안치부터 하죠

 

[한 신부] 그다음에는요?

 

신부님!

 

그리고 이 신부님…

 

장례 미사 못 치러드려요

 

[성스러운 음악]

 

천주교 성직자 묘에도 매장 못 하고요

 

아니, 왜…

 

[울컥하며] 아니, 아무리 그래도…

 

교구에서 내려온 방침입니다

 

[통곡하며] 우리 신부님

 

아니, 아니, 진짜 성자이신 우리 신부님한테 왜!

 

아니… [억울한 통곡]

 

[수녀] 아유, 주님

 

일단 모실 곳부터 알아보죠

 

[수녀의 흐느끼는 소리]

 

[수녀의 흐느낌]

 

[강 신부] 성령의 이름으로

 

[일동] 아멘

 

형제 여러분, 한마음으로

 

이영준 가브리엘을 위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합시다

 

[일동]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자비를 베푸소서

 

[박수 소리]

 

[사회자] 귀하께서는 투철한 사명감과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구담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 이 상을 드립니다

 

구담구청장 정동자

 

[박수 소리]

 

[일동 흐느껴 우는 소리]

 

[삽 부딪치는 소리]

 

[일동 통곡]

 

[경건한 성가]

 

[수류탄 폭발음]

 

[고함 소리]

 

[남자의 괴성]

 

[퍽]

 

[퍽]

 

[퍽]

 

[남자] 어이!

 

[차분한 음악]

 

[셔터에 부딪치는 소리]

 

[기침]

 

[힘겨운 숨소리]

 

[밝은 음악으로 변주된다]

 

이제

 

정신이 들어요?

 

내가 청년의 아픔을 좀

 

나눠 가지면 안 될까요?

 

난 그게 취미라서요

 

[영준] 아이고, 많이 기다렸죠

 

내가 이거 하느라고 했는데 솜씨가 좋지 못해요 [너털웃음]

 

맛이 있을는지 모르겠네

 

자, 어서 들어요

 

[숟가락 놓는 소리]

 

자, 어서, 응

 

[고조되는 밝은 음악]

 

[수녀의 훌쩍임]

 

주님 곁에서 저희 계속 지켜봐 주시고

 

가르침 주셔야 돼요, 신부님

 

[수녀의 울음]

 

[해일]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계셔야 할 곳으로 꼭 모실게요

 

 

[승아] 오늘 같은 날까지 이렇게 있어야 하는 거예요?

 

[대영] 묘지에서 떠날 때까지 감시하라고 그러잖아

 

[승아] 명복은 못 빌망정

 

[승아의 코 훌쩍임]

 

[뉴스 속 앵커] 구담 지역 웰빙 센터가

 

지난달 오픈식을 가졌는데요

 

저소득층에게 자활을 위한…

 

끝났으니까 가자 황 사장 시상식장에

 

[앵커]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승아] 거긴 왜요?

 

[대영] 가서 밥도 묵고 축하도 해주고, 뭐 그런 거지, 뭐

 

[앵커] 구담 그룹이 있는 기업인상 조사에서는…

 

[승아] 위에서 가래요? 아니, 우리가 무슨…

 

[대영] 호텔이니까 뷔페겠지? [한숨]

 

[앵커] 기업인상 수상자로는

 

- [앵커] 주식회사 대범무역의 - 쯧, 빨리 가자

 

- 황철범 사장이 선정됐습니다 - [차 엔진 소리]

 

[앵커] 대범무역의 황철범 사장은

 

그동안 구담구의 지역 발전을 위해…

 

- 많은 봉사 활동을… - [해일] 저 앞에 세워주세요

 

-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 [한 신부] 예?

 

그동안의 공을 인정받아

 

- [해일] 저쪽에 - 이번 기업인상에

 

선정됐다는 소식입니다

 

- [차 문 닫는 소리] - 어디 가시는 건데요?

 

먼저들 들어가세요 어디 들를 데가 있어요

 

혹시 저희 모르게 뭐 하시려는 거는 아니죠?

 

그런 거 아니에요 금방 들어갈게요

 

[긴장감 감도는 음악]

 

[강렬한 음악]

 

[장룡] 언니, 언니 손이 이쁘요, 힛?

 

[일동 웃음]

 

여긴 또 왜 온겨?

 

- 니네 사장 축하해 주려고 - [장룡] 필요 없으니께 꺼져

 

[장룡] 아, 이 양반 진짜 종교계의 거대 진상이네

 

하!

 

- [해일] 형제님 - 왜?

 

신부 때리면 지옥 가요

 

그려? 그럼 지옥으로 가볼까?

 

우리 신부님 어떻게 때려줄까?

 

[장룡] 합기도, 태권도?

 

가라데? 폼나게 그게 좋겠네

 

들어는 봤는가?

 

까포에라?

 

변신 중에는 공격하기 없슈

 

자, 잘 봐

 

- [강렬한 음악] - [목걸이 찰랑거리는 소리]

 

굉장히 우아한 몸동작이니께

 

[일동 탄성]

 

[퍽]

 

[일동] 어, 방금 뭐야?

 

[노라조 '우리동네 HERO']

 

♪ Ah Ah 불러줘요 나를 babe ♪

 

♪ Ah Ah right now ♪

 

♪ Ah Ah 나타날게 내가 필요할 땐… ♪

 

[해일] 사탄의 기운이 세게 느껴집니다

 

사탄들은 모두 경청할지어다

 

니가 이영준 신부님 죽여서 절벽 아래로 던졌잖아

 

아무튼 간에 나를 조져버리고 싶음 준비 잘해 오쇼

 

[수녀] 계속 이러다가 혹시 우리 성당

 

공소 되는 건 아니겠죠?

 

[해일] 내가 나오지 말라 그랬죠, 영감님

 

힐링을 위해서라면 찜질방이나 맛집을 가세요

 

[남자] 뉴스를 봐서 알 겝니다

 

가톨릭 신부라는 작자가 어떤 파렴치한 짓을 했는지

 

[놀라며] 예? 그 신부랑 공조를 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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