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18
- [여 집사] 이거 맞지? - [여진의 비명]
[어두운 음악]
[여진의 떨리는 호흡]
[철컥 - 문]
괜찮으세요, 회장님?
나가 계세요
괜찮으세요, 회장님?
괜찮아
[여 집사] 어, 회장님, 괜찮으세요?
집사
오빠 어디 갔지?
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오늘 파티 가는 날인데
오빠 어디 있냐고
- [여자] 네, 감사합니다 - [태현] 잘 가
- [아이] 안녕히 계세요 - [태현의 웃음]
[태현] 잘 가
[탁 - 문]
원장님, 그렇게나 좋으세요?
- 뭐가요? - [수녀] 다 들었네요
어젯밤, 소피아 자매님 왔었다면서요?
아…
들으셨구나
얼굴에도 다 쓰여져 있어요
[태현] 네, 좋긴 좋은데 좀 걱정이에요
몸이 어디 안 좋은 거 같은데 자꾸 괜찮다고 하네요
그래요?
에이, 원장님이 알아서 잘하시겠죠
[탁 - 문]
[의미심장한 음악]
[타닥타닥 - 키보드]
"다운로딩"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안녕하십니까, 실장님
여기서 뭐 하냐고!
아, 아, 여기가 서버가 좋아서요
아, 저, 넥타이 똑바로 맸습니다
[해커의 어색한 웃음]
그, 금방 하고 가겠습니다
- 빨리하고 꺼져 - [해커] 네!
[무거운 음악]
- [똑똑 - 노크] - [태현] 네
- 선생님, 뭐 잘못한 거 있으세요? - [태현] 네?
법원에서 등기가 왔는데요
법원이요?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
어, 김 원장, 웬일이야?
뭐? 접근 금지?
아니, 왜?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돌아오겠다고 한 사람이…
여진이도 회사도 전화를 안 받아요
누나가 좀 알아봐 줄 수 있어요?
알았어, 내가 직접 만나볼게
네, 고마워요, 누나
걱정할 필요 있겠습니까?
[태섭] 그럼요, 어차피
가택연금 상태인데
게다가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아니요
김태현이는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에요
스스로 단념하게 만들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 [해커] 실례합니다 - [상철] 오늘 진료 안 합니다
아, 예
저기, 저, 실례합니다
오늘 진료 안 한다니까요?
- 아, 예, 알겠습니다 - [철컥 - 문]
예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해커] 안녕하세요
저, 이게 CT 사진인 줄은 알겠는데
무슨 뜻인지 몰라서요
해석 좀 부탁드립니다
예, 한번 볼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이분
간암같이 보이네요?
2기 정도?
가, 간암이요?
[태현의 옅은 한숨]
[태현] 여성분이시고, 서른한 살
"한신병원"
한신?
저희
회장님이십니다, 부군님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어, 나야, 김 원장
지금 여진이 집 가는 길이야
내가 여진이 만나보고 다시 전화할게
누나
나 아무래도 여진이가
암인 거 같아요
뭐? 설마
근데 왜 그렇게 생각을 해?
안색도 그렇고
어제 왔을 때 촉진도 했고 뭐, 하여튼요
알았어, 내가 그것도 물어볼게
고마워요
아, 그리고 하나 더요
응
여진이 만나면
힘들면
제가 13층으로 올라가겠다고 전해 주세요
억지로 1층으로 내려올 필요 없다고
그래, 알았어, 그렇게 전할게
[삑 - 연결 종료음]
집사
오늘은 안 쫓아내나?
연락받았습니다, 사모님
어이구, 그러셨어요?
연락, 누구? 새 주인님?
누가 새 주인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거 아닙니까?
뭐?
하여튼 대단해
[채영] 어, 오랜만이네?
네, 사모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나도 물 한 잔 줘
[가사 도우미] 아, 저, 사모님
[의미심장한 음악]
뭐 시원한 걸로 갖다 드릴까요?
어, 그래
그게 좋겠다, 오렌지 주스?
[여 집사/속마음] 그래, 물이야
[가사 도우미] 네
그래, 여진이 몸은 좀 어때?
네, 아시다시피
피로에 감기 몸살이 겹치셔서요
그래, 그렇게 대답해야지
집사는 주인님이 바뀌어도
아마 오래오래 붙어있을 거야
감사합니다
여진이는 어디 있어? 문병 왔는데 얼굴은 보고 가야지
침실에 계십니다
여진아
여진아
여기 괜히 왔다
[잔잔한 음악]
복수라는 게 통쾌해야 되는데
차 가져와
[통화 연결음]
어, 김 원장, 나야
예, 누나
김 원장 짐작이 맞았어
여진이가 암이래
어떡하니?
- [떨리는 목소리] 근데 - [잔잔한 음악]
뭐, 뭐래요, 본인은?
그래서인가 봐 접근 금지 가처분을 한 게
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진이가 더 이상 자기 보기를 힘들어하네?
그런 사람이 어제 절 찾아와서…
[채영]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만나 보고 싶었대
어떡하니, 김 원장?
여진이 불쌍해서
얼마
남지도 않았나 봐
아까 제가 물어본 거 얘기해 보셨어요?
어?
어, 그럼, 물어봤지
자기는 절대 한신병원 12층은 안 갈 거래
그러니까 오지 말래
그리고 물론 일층의원에도 안 갈 거고
그냥 집에서
조용하게 혼자…
정말
정말 그렇게 말했어요?
그렇다니까 내가 방금 들은 얘기인데
네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그래
그럼 들어가 봐
오셨습니까, 사모님
왜, 또 '이채영 씨'라고 해 보시지?
아이, 그때는 회장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하하
여진이가 정말 그렇게 했는지
죽기 전에 한 번은 확인해 보고 싶네?
- [의미심장한 음악] - [채영/속마음] 기다려
내가 다시 니 상전으로 돌아가는 날
널 갈기갈기…
[비서실장/속마음] 미안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이채영 씨
[비서실장의 웃음]
[태현/독백] 난 분명히
힘들면 내가 13층으로 올라가겠다고 전해 달라고 했어
억지로 1층에 올 필요 없다고
그리고 여진이가 그 말을 못 알아들었을 리가 없어
근데
[채영/회상] 어? 어, 그럼, 물어 봤지
자기는 한신병원 12층에는 절대 안 간대
그러니까 오지 말래
그리고 물론 일층의원에도 안 갈 거고
그냥 집에서 조용히…
[태현/독백] 그렇다면…
- 요즘 어떠세요? - [의사] 네
간 부전 때문에 간성 혼수가 온 것 같습니다
- 아무래도 암이… - [여 집사] 잠시만요
말씀을 좀 낮추시든가
집무실을 이용하시죠
아랫사람들이 들을까 봐 저어됩니다
그래요?
[속삭이며] 근데, 얼마나 남았어요?
[어두운 음악]
그건 저도 잘…
아마 오래진 않을 것 같습니다
- 실장님 - [비서실장/속삭임] 네
회장님을 동관으로 모시겠습니다
- 게스트 하우스요? - [여 집사] 네
이곳은
드나드는 사람들의 눈이 많은지라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의사] 네, 그게 좋을 겁니다
앞으로 망상으로 인한 비명이나 고함
혹은 헛소리도 많아질 테고요
그러니 격리를 하시는 게…
그래요
어차피 오늘 저녁 7시에 이곳에서 모임도 있으니까
뭐, 손님들도 불편해하실 테고
그렇게 하세요
- 손님이요? - [비서실장] 네
부회장님하고 핵심 차장들 몇분하고
사모님도 오실 거고요
[속삭이듯] 유언장을 새로 작성해야 하거든요
[비서실장의 웃음]
그런 계획이 있으시면
제게 미리 귀띔을 해주셔야
손님 맞을 준비라도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왜요?
집사님도 이참에 한몫 잡으실려고?
수고했으니까 그만 가 봐
네
- [어두운 음악] - [철컥 - 문]
물
나 물 좀
이 물
드시면 안 돼요
목말라
나 물 줘
회장님
정신 좀 차려, 정신 좀 차려 봐요
여진아, 정신 좀 차려 봐
정신 좀 차려, 너 왜 이래!
여진아!
[여 집사의 흐느낌]
[상철] 사모님은 뭐래요?
이상해
진짜 이상해요
어제 회장님을 생각해 보면
저도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만약에 회장님이 정말 형을 보기 싫었어
그럼 저도 철수시켰을 거라고요
근데 아무 연락이 없거든
무슨 말이야?
널 철수시키다니?
예?
아…
사실 저
아직 형 전담 경호원이에요
뭐?
회사 말고 회장님이 고용한 비밀 경호원이요
죄송합니다
회장님이 절대로 함구하라고 하셔서
됐고
그 사실, 또 누가 알아?
아무도 모릅니다, 회장님만 아시죠
아, 그, 여 집사님은 아시고요
[의미심장한 음악]
[삐리릭 - 통신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어, 상철아
[상철] 예, 집사님
[여 집사] 너, 반지 때문에 전화했구나
반지… 요?
아, 너 잊어버리고 있었구나?
너, 니네 형이 산 반지 두고 갔더라고
아…
예
[여 집사] 있던 자리에 그냥 뒀으니까 니가 와서 찾아가
오늘 왔으면 좋겠는데
7시에 손님들이 오셔서 경황이 없겠네
그 전에 니가 알아서 잘 챙겨가
그럼 바쁘니까 이만 끊을게
아, 저기
니가 없으니까 남의 집 개가 자꾸 들어온다
응
[상철] 이게 다 무슨 소리죠?
너, 형 있어?
없습니다
지금 여진이는
내가 묵었던 동관 침실에 있고
7시에 손님들이 올 테니까
그 전에 여진이를 데려가라는 말이야
아니, 잠깐만
그게 어떻게 그런 말이 되죠?
그럼 남의 집 개는요?
[손가락 튕기는 소리]
- 개구멍 - [태현] 개구멍이 있어?
아, 예, 제가 뚫어 놓은 게…
근데 여 집사님이 그걸 어떻게 아셨지?
[휴대전화 벨 소리]
아이고, 우리 명의 김용팔 선생, 오랜만입니다
아니, 근데 이렇게 어, 웬일로다가
높으신 분이 전화를 다 주시고?
뭐라고요?
아, 그거야 뭐
집주인이 신고를 하면은 뭐, 가능은 한데
- 예? 진짜요? - [무거운 음악]
개구멍이 크기도 하다
애들 다치면 안 되니까…
[경호원] 어, 상철아, 웬일이냐? 오랜만이다
- [상철] 미안해 - [경호원의 신음]
- [잔잔한 음악] - [태현] 여진아
여진아
한여진
태현아
이거…
진짜 너지?
너 맞지?
어
나야, 태현이
[케이윌 '내게 와줘서']
[여진] 태현아
태현아
♪ 그대 하나면 충분한데 내겐 ♪
내가 올 줄 알았어
♪ 늘 그대 곁에서 웃어… ♪
괜찮아
- [여진의 흐느낌] - [태현] 괜찮아
♪ 거기 바로 바로 내가 있을게 ♪
[여 집사] 어서 오십시오
안으로 드시죠
집사가 새 주인한테 잘 보이려고
아주 마음을 단단히 먹은 모양이네?
흥
[의미심장한 음악]
[채영] 이제 곧 장례식 치를 집안 분위기치고는
너무 화려한 거 아니야?
[사람들의 웃음]
[비서실장] 장례식이 곧 대관식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의 웃음]
누구도 그런 소리를 했다가 골로 갔죠, 아마?
[사람들의 어색한 웃음]
아, 근데 영애가 있는데
이래도 괜찮은가?
게스트 하우스로 모셨습니다
아, 그래?
잘했어
[부회장의 큰 웃음]
[빠르게 내려오는 발소리]
회장님께서 내려오십니다
[긴장감이 흐르는 음악]
이게 어떻게…
하…
[부회장] 아, 아니, 회장님
경호원
경호원!
저 두 사람, 당장 끌어내려
[비서실장/크게] 뭐 해!
니들 소속이 어디야, 잘리고 싶어?
민 실장
넌 오늘부로 해고야
이 사람들 모두 끌어내
내 집에서
아니, 근데 급습이면, 예?
갑자기 들이닥쳐서 '꼼짝마, 손 들어'
뭐 이런 게 좀 있어 줘야 되는데 아니, 이건 좀…
[팀장] 야, 이 형사야
근데 이건 무슨 초인종을 누르고 급습을 해야 되는 거냐?
이건 뭐 어떻게 해야 되는 거냐, 어?
[이 형사] 아이, 참, 그러게요, 참
아, 이건 뭐 딸 수 있는 문도 아니고
이거 그냥 갈까? 참, 씨
[철컥 - 문]
어?
- [팀장] 어쭈 - [이 형사] 어라?
참, 아니 이거 도둑 든 집 맞아, 이거?
어?
[팀장] 아이, 거 참 희한한 급습일세
[경호원] 무슨 일이시죠?
그만들 하세요
[이 형사] 집사님이십니까?
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 예
[시끌시끌]
[태섭] 놔, 이놈들아, 놓으라니까!
[시끌시끌]
[태섭] 작전상 후퇴라는 걸로 생각하시고
[남자] 이게 뭐야, 이게!
당신들 누구야?
아, 예, 저희는 그 경찰에서 왔는데요
일단 여러분들을 불법 가택 침입, 납치, 감금
아… 독, 독!
아무튼 그 독을 멕이고
그리고 또 그, 사문서위조
경찰?
- 검찰도 아니고 경찰? - [사람들의 웃음]
어이, 박 대표, 그 총장한테 당장 전화 좀 넣어 봐
아, 예, 예 그, 저, 총장님 휴가 중이실 텐데
나중에 하시고
아무튼 뭐 기타 등등
엄청난 혐의로 여러분들을 긴급 체포합니다
- 자, 갑시다 - 그럼 영장부터 봅시다
아, 영장이요?
영장 필요 없어요
주민이 신고를 했거든요, 112에
이 집에 떼도둑이 들었다고
[태섭] 아니 뭐?
이 집 주인이…
잠깐, 잠깐
신고하신 거 맞죠?
- [태현] 예 - [팀장] 뭐 하냐, 빨리 연행해라
- [형사] 자, 갑시다 - [태섭] 놔, 이놈들, 이거!
[시끌시끌]
[태섭] 회장님! 이건 아니에요!
[어두운 음악]
여진아
여진아!
- [수간호사] 김 쌤! - 누나, 급해요
이 사람, 중독됐어요
빨리 피 투석부터 해야 되고
급성 간부전이니까 마르스 준비하세요
아, 알았어요
[정인 '사실은 내가']
가지 마, 태현아
걱정 마
옆에 있을 거야 이제 아무 데도 안 가
♪ 수많은 밤을 지나 ♪
♪ 그대에게 왔죠 ♪
♪ 자꾸 입술 끝에서 ♪
♪ 내 마음이 새어 나와 ♪
♪ 더 멀어질까 봐 ♪
♪ 매일 꿈속에서 혼자 하는 말 ♪
♪ 사실은 내가 조금 겁이 나요 ♪
♪ 자꾸만 눈치 없이 커져 가는 내 마음이 ♪
♪ 그댈 아프게 할까 봐 또 다치게 할까 봐 ♪
♪ 눈물로 삼켜보아도 ♪
♪ 막을 수가 없네요 ♪
회장님, 정신이 좀 드셨습니까?
나가
못 들었어?
[긴장감이 흐르는 음악]
회장님께서는 에티오닌이라는
무색, 무취 독성 물질에 오랫동안 노출되셨습니다
이 물질은 환각을 일으키고 또한
급성 간암을 일으키게 하는 물질입니다
암?
2기에서 3기로 넘어가는 중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되지는 않아서
간 이식 수술을 하면 사실 수는 있습니다만
3년 전 사고 때 받으신 수술 부위가
지금 이식 수술을 할 부위와 겹치는데
유착이 많이 일어나서
수술 성공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나마
당시에 수술을 한 제가
재수술을 하는 것이…
낫다?
네, 그렇습니다
나가
제가 여기서 나가면
그 후로는 아무도 이 방에 안 들어올 겁니다
의사가 당신밖에 없어서?
[호준] 네, 회장님을 맡겠다는 사람이 유감스럽지만
저밖에 없습니다
가능성이 없나 보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희박합니다
그럼 이제
당신이 갑이 되고
내가 을이 된 건가?
아니요
그냥 의사와
환자가 된 겁니다
그래
당신 의사였지?
좀 더 살고 싶은데
이 사람이랑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었는데
[잔잔한 음악]
[여진의 흐느낌]
회장님
나 그동안
이 사람한테 상처만 줬어
복수 때문에
그까짓 회장 자리 때문에
[여진의 흐느낌]
환자로서 부탁할게
나한테
조금만 더 살 수 있는 시간을 줘
이 사람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의사로서 약속드리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호준] 아, 오셨어요?
- 저, 선생님 - [호준] 네
제 간을 이식해 주세요
제가 회장님과 혈액형도 같고
3년 전 적합도 검사 때도 맞았습니다
그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잔잔한 음악]
[호준] 하…
[삑 - 심전도계]
[삑 - 심전도계]
내가 말했잖아 은근 중독성 있다고
어, 그러네
맛있다
여진아
여진아
놔두세요
몸이 견디지를 못하는 거예요
최대한 활동을 줄여야
조금이라도 더 버틸 수 있잖아요
과장님
간 공여자 나왔어요?
과장님
태현아
지금 이 상태에서 간 이식도 말이 안 되지만
그전에 받은 휘플 때문에 생긴 유착을 제거하는 건
더 말이 안 돼
지금 그걸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잔잔한 음악]
제가 하겠습니다
정신 차려, 이 자식아
너도 그건 말이 안 되는 거 알잖아
그래, 내가 대한민국에 너 같은 놈 한 놈만 더 있어도
어떻게 해 보겠어, 미친 척하고
근데 없잖아
내가 전 같이 양심이 없었다면 그래, 그냥 니 손에
그냥 니 손안에서 여진이 죽게 놔뒀을 거야
'난 책임이 없다'고 하고
근데 이제는 나도
상황이 달라졌잖아
너 때문에 양심이 생겼잖아
그렇게 뻔히 알면서 죽게 놔둘 수는 없는 거잖아!
그럼 어떡해요?
[태현의 흐느낌]
[호준] 조금만 기다려 봐
내로라하는 전문의들하고 콘퍼런스를 할 거야
거기에 한 번 희망을 걸어보자
[무거운 음악]
31세, 여자
3년 전 간 파열, 담낭 파열
췌장, 머리 부분 파열로
휘플 등의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간암이 진행되어 이식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의사1] 3년 전 휘플 수술을 받았다면은
유착이 있을 텐데?
네, 그래서 이 자리에 고명하신 국내외 선생님들을 모신 겁니다
[의사2] 어렵기는 하겠지만
휘플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곧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까
[호준] 네, 바로 그렇습니다
[의사3] 저희도 요즘은
휘플 재수술 성공도가 높게 나오니까요
[의사1] 이 과장님, 근데
먼저 CT부터 보여주시는 게 순서 아니겠습니까?
아, 네, 그러죠
[호준] 자, 지금 모니터를 통해서도 자세히 보실 수 있겠지만
- 이 환자는… - [의사1]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저희는 어렵겠네요, 죄송합니다
"연결 끊김"
[의사2] 죄송합니다, 저희도
[삑]
선생님, 잠시만요
[삑]
안타깝네요
"연결 끊김"
[태현] 저, 과장님
교수님, 잠시만요!
[삑 - 심전도계]
[삑 - 심전도계]
과장님
과장님이 해주세요
태현아
내가 안 하겠다는 게 아니잖아 못 하는 거잖아
CT에 MRI 너도 다 봤잖아
내로라하는 인간들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
이미 3년 전에 말도 안 되는 수술로 살린 거야
[어두운 음악]
과장님이
과장님이 살리셨잖아요
그래
내가…
근데
그때 겨우 살린 말도 안 되는 수술 때문에 이제는
[호준의 한숨]
[소리치며] 이젠 안 된다고!
과장님
너
너 왜 그래?
그때도 살리셨으니까
이번에도 살려주세요
네?
하…
너 정말
나 보고 어쩌라고
과장님 제발…
제발 우리 여진이 좀 살려주세요
[태현의 흐느낌]
[태현의 흐느낌]
[위잉위잉 - 구급차]
[삑 - 심전도계]
[삑 - 심전도계]
나, 수술 안 받을래
[잔잔한 음악]
응?
무슨 소리야?
곧 받을 수 있어
조금만 기다려
넌 거짓말을 하면 왜 그렇게 티가 나니?
거짓말 아니야
수술, 할 수 있어
괜찮아, 태현아
조금만 기다려
수술할 수 있는 의사
곧 나타날 거야
근데
너 왜 나 반지 안 줘?
응?
반지 사 놨잖아
왜 안 끼워줘?
바람의 언덕
어?
너 일어나면
바람의 언덕 가서 주려고 했어
그럼
나 지금 데려가 줘
뭐?
바람의 언덕
알았어
너 수술하고
다 나은 다음에
태현아
다음에 말고
지금 가자
안 돼
내 마지막 소원일지도 몰라
태현아
어?
나
바람의 언덕까지
갈 수 있겠지?
너 힘들면 다시 돌아갈까?
아니야
갈래
갈 수 있어
아저씨, 속도 좀 내주세요
최대한 빨리 한신병원에 도착해야 돼요
[기사] 예
나 무겁지?
응, 무거워
내려줘
[태현] 다 왔어
바람의 언덕이야
이렇게 쉽게 올 수 있는 데였는데
그동안 왜 못 왔을까?
[케이윌 '내게 와줘서']
[태현] 여기가
바람의 언덕이래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기서 키스하면
♪ 나 하나조차 버겁던 내… ♪
[태현] 그 둘은
영영 헤어지지 않는대
♪ 하루하루 바라봤었죠 ♪
♪ 고마워요 그대 내게 와줘서 ♪
♪ 그대 하나면 충분한데 내겐 ♪
♪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죠 ♪
♪ 늘 그대 곁에서 웃어줄게 ♪
♪ 이런 내 맘 알아줘 ♪
♪ 거기 바로 바로 내가 있을게 ♪
♪ 돌아보면 항상 거기 있을 거야 내가♪
♪ 언제든 돌아올 수 있도록 ♪
♪ 많은 사람들 그중에 서로를 찾아… ♪
예쁘다
♪ 행복할 수 있게 함께할 수 있게 ♪
여기서
두 번째 키스를 하면
♪ 그대 아프지 않게 할게 매일 ♪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거야
♪ 늘 그대 곁에서 지켜줄게 ♪
♪ 이런 내 맘 알아줘 ♪
♪ 이제 내 손, 내 손을 잡아줘 ♪
♪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죠 ♪
♪ 늘 그대 곁에서 웃어줄게 ♪
♪ 이런 내 맘 알아줘 ♪
♪ 거기 바로 바로 내가 있을게 ♪
[호준의 한숨]
[직원] 어, 신씨아! 진짜 빨리 왔네요?
[신씨아] 그럼요
어, 신씨아, 웬일이야?
- 안녕하셨어요? - [호준] 어
안녕하지 못해, 내가 좀 바쁘니까 나중에 얘기합시다
아직 결심 못 하셨어요?
영애 수술?
뭐?
아니, 그걸 어떻게 알아?
[밝은 음악]
인사하세요, 이쪽은 용팔이예요
[용팔/영어] 안녕하세요
용팔이?
제 비즈니스 파트너예요
결심하시는 데 좀 도움이 될까 해서
불법 왕진 왔어요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
네, 과장님
어, 태현아, 돌아와, 빨리
빨리 수술실로 데려와
예, 알겠습니다
여진아
너 수술 받을 수 있게 됐어
여진아
여진아!
[웅장한 음악]
[호준] 어, 태현아
[신씨아] 닥터 김, 괜찮아요?
- 이 친구예요? - [용팔]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도
용팔이
[신씨아] 한국 입양아고요 존스 홉킨스 다녔어요
레지던트 하다가 닥터 김처럼 사연이 있어서
지금은 용팔이고요
한번 믿어 봐요
보이긴 이래도 수술에는 귀신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휘플 재수술 성공 경험이 있어
근데 뭐해? 옷 안 갈아입고
그럼, 가 보실까요?
"시작"
[긴장감이 흐르는 음악]
[호준] 조심해야 돼
유착이 많아
[삑삑 - 심전도계]
[호준] 예상보다 유착이 훨씬 심해
위험할 수도 있어
다른 장기까지 손상될 수도 있다고
[태현] 메젠
[용팔/영어] 할 거예요?
오케이, 메젠
거즈
[의사] 자
아무 걱정 마시고 마음 편히 잡수세요
네
준비됐습니다, 과장님
[호준] 하… 메젠
[태현/독백] 여진아, 버텨야 돼, 제발
[여진/독백] 나쁜 꿈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잠에서 깨는 것이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기를 거부하는 한
악몽은 계속된다
그리하여 그 악몽은 또 하나의 현실이 되고
그 현실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그가 내 이름을 불러줄 때까지는
[태현] 여진아
여진아, 내 말 들려?
나 누군지 알겠어?
[여진/독백] 용팔이
[백아연 '이렇게 우리'] ♪ 믿을 수 없어요 ♪
♪ 햇살 좋은 날 ♪
♪ 그대와 함께 … ♪
.용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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