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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팔이 10

 

- [남자1] 여보, 여보! - 아이고, 걱정들 하지 마

 

- 어떡해 - 걱정들 하지 마

 

아이고

 

미안한데

 

당신은 수녀님하고 먼저 성당으로 가야 할 것 같아

 

왜?

 

어디 가야 될 데가 있어

 

어딜?

 

같이 가

 

아니야, 당신은 못 가는 데야

 

어디인데?

 

빨리 말해

 

한신 병원

 

[무거운 음악]

 

미쳤어?

 

걱정하지 마, 응? 12층에

 

산모하고 아기만 올려보내고 금방 올게, 진짜야

 

- [여진] 안 돼 - 진짜야, 금방 올게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

 

빨리 안 가면 산모하고 아기…

 

둘 다 죽어

 

약속해

 

빨리 돌아온다고

 

알았어

 

내일 수현이 미국 가는 것만 보고 금방 올게

 

알았어

 

조심해

 

걱정하지 마, 음? 금방 올게

 

[불안한 음악]

 

[일동 통곡]

 

태현아

 

빨리

 

[찰칵 - 안전벨트]

 

[일동 통곡]

 

- [남자1] 여보, 여보! - [여자] 가지 마

 

- [여자 통곡] - [남자1] 여보, 여보

 

[사이렌 - 구급차]

 

[긴박한 음악]

 

[태현의 심호흡]

 

저, 응급이에요

 

산부인과, 소아과 콜해주세요

 

- 오, 김 선생님! - [태현] 입원실 있죠?

 

- 인큐베이터 하나 보내주세요 - [예린] 입원실 풀인데!

 

- [태현] 저, 사모님 계세요? - 아니요

 

그럼 사모님 방으로 인큐베이터 보내주시고

 

그, 심초음파 할 거니까 준비해 주시고 산소마스크랑

 

인퓨전에 헤파린 로딩해 주세요 알았죠, 빨리요!

 

[예린] 이게 다 무슨 일이래?

 

뭐 해? 빨리 산부인과, 소아과 콜해

 

에, 어? 알았어요

 

- [태현의 한숨] - [삑삑 - 심초음파 기계음]

 

[의사1/핀잔하며] 아이고, 미쳤다, 미쳤어

 

[의사2] 아프가스코어는 7이에요

 

- 그 정도면 괜찮은 거죠? - [의사2] 네, 다행히요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순 없어요

 

그래도 빠른 처치 덕분에 양호한 편이에요

 

- 정말 감사합니다 - [의사2의 웃음]

 

하아…

 

[민희] 김 선생님 어떻게 된 거예요?

 

저 산모는 누구고요?

 

아, 그… 홍길순이에요

 

브이브이아이피

 

그럼 입원 수속은 누가 해요?

 

제 이름으로 해주세요

 

알았어요

 

근데 진짜 어떻게 된 거예요?

 

그동안 연락도 안 되고 어디 계셨어요?

 

에이, 저 아직 병가 중이잖아요

 

선생님,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니에요

 

아, 왜요? 뭐, 무슨 일 있어요?

 

진짜 모르시는 눈치시네

 

원장님 돌아가셨어요

 

이 과장님도 행방불명이고요

 

예?

 

황 간호사님 그렇게 되자마자 바로 줄줄이…

 

황 간호사님이 그렇게 되다뇨?

 

하아, 진짜 아무것도 모르셨나 보네

 

황 간호사님도 돌아가셨어요

 

[음울한 음악]

 

[삐걱 - 의자]

 

[삐걱]

 

[잔잔한 음악]

 

[수녀] 알리는 내가 재울 테니까 이제 그만 들어가서 자요

 

알리 깊이 잠들 때까지 조금만 더 있을게요

 

그래요

 

걱정 마세요

 

이미 하느님께서는 소피아의 기도를 들으셨을 거예요

 

그럴까요?

 

그럼요

 

김 선생님은 틀림없이 돌아오실 거예요

 

[조직원] 에…

 

누가요?

 

[탁 - 문]

 

[두철] 어, 어유… 왔냐?

 

[조직원] 아니, 어딜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이제 나타나는 거야?

 

아픈 형님 내비두고

 

두목

 

- 이제 많이 좋아졌지? - [두철] 아, 그럼!

 

원래 우리 같은 이 야생동물들은

 

약이 잘 들어

 

그럼 이제 퇴원해

 

야,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

 

[조직원] 아직 불편하시죠 형님?

 

그려, 그려, 그래

 

어쩐지 인자 여기도

 

영 이 맴이 편치를 않네

 

[잔잔한 음악]

 

그러면 우린 이제

 

영영 이별이냐?

 

뭐, 왕진 나가면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왕진? 또?

 

[탁]

 

[드르륵 - 문]

 

아휴…

 

자는 어째서 저라고 인생이 평탄치를 못할까?

 

지금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보면 모르냐?

 

[멀어지는 발소리]

 

응? 오빠

 

- 소현아, 니가 왜 여기 있어? - [태현 부] 왜?

 

니 동생은 이런 좋은 병실에 좀 있으면 안 되냐?

 

[큰 소리로] 얘가 왜 여기 있냐고!

 

이런… 쯧쯧쯧쯧

 

애비한테 소리나 지르고 하여간 싸가지 하고는, 이…

 

소현아, 너 내일 미국 가야 되잖아

 

왜 여기 있어? 어디 안 좋아?

 

아니야, 난 괜찮아

 

어제 병원에서 오라고 해서

 

미국은 뭔 미국?

 

아니, 아픈 애를 끌고 어디를 가자는 거야?

 

이러다가 소현이 정말 큰일 나요

 

- 잘못되면 책임질 거예요? - [태현 부] 책임?

 

그래, 임마 이제 책임질 거야

 

소현이는 내 자식이고

 

내가 책임질 거야 그러니까 너는 상관하지 말아

 

엄마 죽은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소현이까지?

 

오빠!

 

이, 이런!

 

천하의 호로자식 같으니라고

 

[태현 부] 에이…

 

[민희] 동생분이 한신 나눔재단 의료비 지원사업

 

수혜 대상이셨네요?

 

한신 나눔재단이요?

 

네, 한신 그룹 복지재단이요

 

와, 이거 원래 연말에 가뭄에 콩 나듯이 선정하는 건데

 

역시 회장님이 김 선생님을 진짜 신경 쓰시네

 

축하드려요

 

김 선생!

 

네?

 

이제 나타나면 어떡해? 내 방으로 좀 와

 

[멀어지는 발걸음]

 

내 방?

 

네, 새로 12층 담당하시게 된 과장님이세요

 

하아…

 

[과장] 에이, 아

 

이 과장 그 양반,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고 가든가 해야지, 참

 

소현이…

 

- 어떻게 된 겁니까? - 음?

 

어, 저, 그게…

 

미국 치료비를 부담하기로 한 한신 나눔재단에서

 

갑자기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서

 

아, 그, 자네가 회장님한테 부탁 한번 해봐

 

자네 친하잖아, 회장님하고

 

아, 그러잖아도

 

자네는 계속 12층에 근무시키라는 오더야

 

[긴장감 있는 음악]

 

돈은 가져왔소?

 

여기

 

물건부터

 

- [호준] 확실한 거죠? - 일 없소

 

이게 진짜란 말이오

 

휴우…

 

[정인 '사실은 내가']

 

♪ 내 손끝을 스치는 ♪

 

♪ 그대의 온기 ♪

 

♪ 내 귓가에 맴도는 ♪

 

♪ 그대의 목소리 ♪

 

♪ 난 ♪

 

♪ 그댈 알고 있었죠 ♪

 

♪ 아주 오래전부터 ♪

 

♪ 내 안에 살고 있었죠 ♪

 

♪ 수많은 밤을 지나 ♪

 

♪ 그대에게 왔죠 ♪

 

♪ 자꾸 입술 끝에서 ♪

 

♪ 내 맘에 새어 나와 ♪

 

♪ 더 멀어질까 봐 ♪

 

♪ 매일 꿈속에서 ♪

 

♪ 혼자 하는 말 ♪

 

응? 오빠…

 

소현아, 오빠랑 어디 좀 가자

 

어딜?

 

- [삑 - 심전도 장비음] - 이러고?

 

음, 여권이랑 지갑만 챙겨, 빨리

 

[긴장감 있는 음악]

 

오빠, 왜 그래?

 

[고조되는 음악]

 

[불안한 음악]

 

[격정적인 음악]

 

[휴대폰 알림음]

 

[비서실장/문자] 그러다 동생도 다쳐

 

[귀뚜라미 소리 효과음]

 

[쨍그랑 - 유리]

 

[음울한 음악]

 

[수간호사1] 대체 무슨 생각으로 돌아온 거예요?

 

영애님은요?

 

안전해요

 

[수간호사1] 하아…

 

오기 전에 나한테 전화 한 통화만 줬어도…

 

그래도 왔을 거예요

 

12층에…

 

소현이가 잡혀 있으니까

 

- 소현이가요? - [태현] 인질이 필요했겠죠

 

황 간호사, 원장, 이 과장

 

그리고 그다음은 저니까요

 

[똑똑똑 - 노크]

 

[철컥 - 문]

 

- 알리야 - [알리] 우리 산책해요

 

산책?

 

아…

 

알리야, 우리 산책은 다음에…

 

안 돼요, 산책해야 돼요

 

아저씨하고 약속했단 말이에요

 

[알리] 하루에 한 번씩 꼭 누나랑 산책하기로요

 

아저씨가?

 

그래, 그러자

 

[잔잔한 음악]

 

[발걸음 소리]

 

후우…

 

- 우리 조금만 쉬었다 하자 - [알리] 네

 

[속마음] 태현아, 나 불안해

 

빨리 돌아와

 

저, 사모님 지금 사모님 방에…

 

알아

 

하아…

 

됐어, 환자나 봐

 

어머, 정말 작다

 

- 얘 괜찮은 거지? - [민희] 네, 안정적인 상태입니다

 

얘 잘못되면 다 죽을 줄 알라고 그래

 

 

아줌마 운 좋네요

 

내가 알아서 잘 보살펴 줄게 아무 걱정 마요

 

감사합니다, 사모님

 

[작게] 수고해

 

[발걸음 멈춤]

 

걱정 마, 내가 있는 한 절대 못 죽여

 

사모님

 

사모님이 계속 이러시면

 

회장님이 더 절 죽이고 싶어 하지 않겠어요?

 

[코웃음]

 

그러니까 세상 재밌는 거지

 

세상에 약점 없는 인간은 없으니까

 

전 재미 없거든요

 

그러니까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아니, 이제 자기가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도망쳐도 소용없고

 

결국 그 사람들은 찾아내고 말 테니까

 

알겠어? 이제 자기는 나 없으면 죽은 목숨이야

 

내 곁이 가장 안전해

 

[불안한 음악]

 

[통화 연결음]

 

회장님과 만나고 싶습니다

 

[긴장감 있는 음악으로 변주된다]

 

[비서실장] 가시죠

 

[탁 - 문]

 

[도준] 아, 김태현이

 

어서 와

 

그래, 몸은 좀 좋아졌고?

 

[코웃음]

 

제 동생은…

 

- 살려 주십시오 - [도준] 얘 왜 이래?

 

누가 얘 동생 죽이라고 했어?

 

회장님이 약속하신 대로

 

제 동생만은 살려주십시오

 

그러면…

 

제 스스로 죽겠습니다 [심호흡]

 

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대신 사모님은 제가 몰래 도망친 걸로 믿게 하겠습니다

 

건방진 새끼

 

사모님과 저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 입 닥쳐, 이 새끼야!

 

[어두운 음악]

 

난 그따위 일에 관심 없어

 

너하고 그 인간하고 무슨 일이 있었든

 

넌 그냥 이제 더 이상 쓸모가 없어서

 

용도 폐기 되는 것뿐이야

 

나한테도, 내 마누라한테도

 

넌 그냥 일회용이란 말이야

 

알겠어?

 

하…

 

여진이가 죽는 순간

 

너도 용도 끝난 거라고

 

알았으면 가 봐

 

[도준] 얘 내보내라

 

[작게] 갑시다

 

[비서실장] 동생은 오늘 미국으로 보내요

 

- 예? - [비서실장] 대신 아까 말대로

 

사모님은 당신이 몰래 도망친 걸로 알게 해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태현] 근데…

 

믿어도 됩니까?

 

동생?

 

나도 그 정도 재량은 있어요

 

[비서실장] 당신 제안은 합리적이야

 

다만 당신은 오늘

 

수컷의 자존심을 건드렸어

 

회장님은 내가 다시 설득하지

 

고맙습니다

 

이게 과연 고맙다는 인사를 들어도 되는 일인지 [헛웃음]

 

영애님 장례식이 끝난 다음에 실행해요

 

남들 보는 눈이 있으니까

 

아… 용도 폐기요?

 

그러죠

 

[직원] 차 준비됐습니다

 

- 잘 가요 - [태현] 감사합니다

 

실장님은 부디

 

유효 기간이 많이 남아 있으시길 바랍니다

 

- [비서실장] 유효 기간? - 용도 폐기되는 날짜 말입니다

 

[위잉 - 자동문]

 

[삐빅 - 생체인증]

 

[위잉 - 자동문]

 

[잔잔한 음악]

 

[태현/편지] 여진아

 

[웃으며] 이렇게 부르면 또 건방지다 하겠지

 

잘 지내고 있어?

 

벌써 궁금하네

 

아, 산모는 무사하고 아이도 건강해

 

엄청 조그맣고 귀여워

 

알리한테도 전해줘

 

병원은 전과 똑같아

 

엄청 바빠

 

소현이 미국행도 순조롭고

 

소현이 출국하고 나면 곧 돌아갈게

 

미안해

 

거짓말이야

 

나 이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몰라

 

[애잔한 음악으로 변주된다]

 

이건 뭐, 이 과장 없다고

 

나더러 12층까지 회진을 다 돌라고 그러고 말이야

 

차라리 나한테 12층을 맡기던가, 쯧

 

그래, 안 그래?

 

[의국장] 네

 

맡겨도 안 해

 

야, 태현아!

 

[다가오는 발소리]

 

[신 과장] 잠깐 얘기 좀 하자

 

[멀어지는 발소리]

 

[태현] 근데 무슨 일로…

 

[신 과장]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인데

 

솔직히 이 과장이 빠졌으면

 

12층 후임은 당연히 우리 외과에서 맡아야 하는 거 아니냐?

 

원장님 돌아가셨다고 그새 부원장이 마음대로

 

그 자리를 내과로 박으면 안 되지

 

안 그래?

 

너 회장님하고 친하잖아

 

니가 말씀 좀 넣어 외과에서 맡아야 한다고

 

안 그러면 왕진은 누가 나가냐?

 

야, 이러다가

 

너도 밀려난다, 내과에

 

그러니까…

 

내가 12층에 올라가야

 

너도 무사한 거야

 

안 그래?

 

- 으흠 - [신 과장] 으, 왜?

 

내 말이 뭐 문제 있냐?

 

에, 아니요

 

너 아무리 12층에 있어도 소속은 외과야

 

외과 펠로우 자리

 

티오 하나밖에 없는 거 알지?

 

[신 과장] 누가 뭐래도

 

난 진작부터 너 생각하고 있었어

 

[신 과장의 너털웃음]

 

무슨 말인지 알지?

 

저, 과장님

 

뭐 하러 12층에 올라오고 싶으세요?

 

므, 뭐?

 

아, 알겠습니다

 

기회 봐서 말씀드릴게요

 

그럼, 그래야지

 

아휴, 이제야 니가 내 말을 좀 알아듣는구나

 

[신 과장] 하, 하하, 이것 참!

 

[태현] 신부님

 

어, 김 선생 그래, 산모와 아기는?

 

- 둘 다 좋아졌어요 - [신부] 그래?

 

아이고, 다행이네

 

응? 모두 하느님의 은총이야

 

근데 성당에는

 

신부님 혼자 돌아가셔야 될 것 같아요

 

아니, 왜?

 

제가 할 일이 좀 남아서

 

그래? 그럼 소피아가 많이 걱정할 텐데

 

대신…

 

이것 좀, 좀 전해 주세요

 

아기하고 산모 둘 다 괜찮아지면

 

병원에서 연락 갈 거예요

 

그때 와서 데려가시면 돼요

 

아, 자네가 데려오면 되잖아

 

- 예, 그렇네요, 알겠습니다 - [신부] 알았어

 

[신부] 고생했어, 후훗

 

산모와 아기가 다 무사하다니까 다행이야 [웃음]

 

[긴장되는 음악]

 

- 소현아 - [소현] 어, 오빠

 

짐 싸서 공항 가자

 

- [소현] 공항? - 아, 아픈 애가 가긴 어딜 가

 

[과장] 아버님, 검사 결과가 좋습니다

 

- 오늘 출국해도 됩니다 - [태현 부] 예?

 

- 그래요? - [삑]

 

- [삑] - 빨리 가자, 시간 없어

 

- 응 - [삑]

 

[신 과장/회상] 니가 아무리 12층에 있어도 소속은 외과야

 

너 외과에 펠로우 자리

 

티오 하나밖에 없는 거 알지?

 

누가 뭐래도

 

난 진작부터 너 생각하고 있었어

 

[신 과장의 너털웃음]

 

무슨 말인지 알지?

 

[무거운 음악]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 [태현] 음?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고

 

야, 무슨 생각이겠니? 니 생각이지

 

가서 주는 밥은 잘 얻어먹을 수 있을지

 

아프면 아프다고 잘 말할 수 있을지, 그런 거?

 

걱정 마

 

영어는 아마 내가 오빠보다 잘할걸?

 

어, 그래?

 

그럼 다행이고

 

- [한숨] - [아련한 음악]

 

- 소현아 - 응?

 

잘…

 

잘 살아야 돼

 

그럼

 

걱정 마, 꼭 살아서 돌아올게

 

그래

 

오빠, 왜 그래?

 

나 죽으러 가는 거 아니야

 

걱정 마

 

그럼! 당연하지, 짜샤

 

그러니까 이제 나 때문에 울지 마

 

그리고…

 

[작게] 쪽팔려

 

알았어, 짜샤

 

- [전화 다이얼 음] - [탕]

 

[이 형사] 오케이! 으라차차차차차

 

가자, 김 형사야

 

공항이랜다, 공항!

 

공항이요?

 

[탁 - 차 문]

 

시간 다 됐다

 

들어가

 

응, 알았어

 

오빠, 갔다 올게

 

고마워

 

고맙긴, 짜식

 

게이트 넘버 확인했지?

 

알아, 몇 번을 확인하냐?

 

도착하면 '어라이벌'이라고 쓰인 데 있어

 

그리로 따라가면 돼

 

모르겠으면 한국 사람한테 물어보고

 

오빠, 알았다고

 

그럼 이제 진짜 들어갈게

 

그래, 가

 

[아련한 음악]

 

[태현] 소현아

 

소현아

 

오빠 말 잘 들어

 

너는…

 

누구를 위해서 사는 게 아니야

 

오빠도 아니고

 

아버지도 아니야

 

니 자신을 위해서 사는 거야

 

- 알겠어? - [소현] 에?

 

오빠, 그게 무슨 소리야?

 

니가…

 

아무리 외롭고 힘들어도

 

잘 참고 견디라고

 

니 자신을 위해서, 알았어?

 

치료 말이야, 치료

 

그럼

 

어떻게 해서 오빠가 보내주는 건데

 

꼭 이겨내고

 

다 나아서 돌아올게

 

그래, 그래야지

 

오빠가 미안해

 

오빠가 왜 미안해?

 

같이 못 가줘서 미안하다고

 

오빠는 내가 멀리 있어도 항상 나랑 함께 있어

 

그래

 

오빠가

 

항상 함께 있을 거야

 

아, 쪽팔려 씨, 이런 거 질색인데

 

[소현] 그러니까 왜 오버야?

 

이제 진짜 늦었다, 들어가

 

도착하면 연락할게

 

통화료 많이 나와

 

전화하지 마

 

알았어, 오빠도 전화하지 마

 

 

[소현의 한숨]

 

[긴 한숨]

 

[달려가는 발걸음]

 

- 과장님! - 태, 태…

 

- [조폭1] 어? - 씨!

 

[강렬한 음악]

 

- [호준] 어, 에! - [행인1] 어머!

 

[행인2] 어, 뭐야? 으악!

 

[일동 비명]

 

[이어지는 비명]

 

[박진감 넘치는 음악]

 

[호준] 으아!

 

[호준] 으악!

 

[행인3] 어!

 

[호준의 외침]

 

[행인4] 뭐야?

 

놔, 도망가는 거 아니니까

 

놓으라고!

 

[긴장되는 음악]

 

[시끌벅적]

 

[시끌벅적]

 

[싹]

 

[신음]

 

[행인5] 아아악!

 

[일동 비명]

 

과장님

 

과장님!

 

[일동 비명]

 

과장님

 

[행인6] 어떡해, 저거!

 

하! 이건 또 뭔 일이냐?

 

[이 형사] 봐봐라

 

[요원]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 경찰이야 - [김 형사] 오, 아!

 

[웅성웅성]

 

[호준의 신음]

 

살려주세요

 

저 사람이 나 죽이려고 그래요

 

뭐라고요? 누가?

 

구급차, 구급차 불러

 

공항에 있는 응급센터로 옮기시죠

 

[요원] 환자 발생, 환자 발생 환자 발생, 환자 발생

 

[긴박한 음악]

 

[호준의 신음]

 

아아아…

 

이 정도면 여기서 해결이 안 됩니다

 

빨리 병원으로 옮기세요

 

옮기다 죽어요

 

- 펜로즈 있죠? 가져와요 - [의사] 아니, 그래도

 

저도 의사예요, 빨리요

 

[다급한 음악]

 

- 벌리세요 - [탁 - 수술 도구]

 

[신음]

 

[호준] 아아

 

[신음]

 

[호준의 가쁜 호흡]

 

[호준의 심호흡]

 

[호준] 아아!

 

하아

 

아아…

 

[김 형사] 용팔이 저 자식

 

그래도 도망가지는 않았네요

 

[극적인 음악]

 

아아, 아아

 

[음악 멈춤]

 

[호준] 야, 태현아 나 좀 살려주라

 

나 한신 가면 죽어

 

니가 나 좀 살려줘

 

걱정하지 마세요 가까운 데 병원 많아요

 

한신까지 안 갈 거예요

 

- 가시죠 - [호준] 하아

 

[이 형사] 아, 김태현 씨는 우리랑 같이 좀 갑시다

 

- [태현] 무슨 일이시죠? - 그거야 뭐, 가보면 아시겠지

 

임의동행입니까?

 

뭐, 여기서 개기면 긴급체포가 될 수도 있고

 

용팔아

 

흐흐흐흐흐흐

 

잠시만요

 

저기, 이 환자 복부 자상에 장파열입니다

 

지금 응급으로 지혈은 해놨는데

 

혈압과 맥박이 언스테이블이에요

 

그러니까 장 봉합 수술 필요하다고 전해 주시고

 

- 태현아 - [태현] 여차하면 복막염까지

 

갈 수 있으니까 무조건 응급이라고 말하세요, 알았죠

 

- 알겠습니다 - [태현] 가시죠

 

[사이렌]

 

갑시다, 가요

 

[구급요원1] 네, 알겠습니다

 

한신 병원으로 가래

 

[구급요원2] 한신? 아이, 거긴 먼데

 

 

안 돼 [신음] 거긴 안 돼

 

- 거긴 안 돼, 안 돼 - [구급요원1] 어어!

 

- 환자분, 이러면 안 돼요 - 안 돼, 거긴 안 돼

 

잠깐, 잠깐만요 거긴 안 돼

 

안 돼!

 

[사이렌]

 

신부님, 이제 오세요?

 

아아, 소피아, 여기 있었구려

 

- 그 사람은요? - [신부] 아아, 그 친구는…

 

병원에 할 일이 좀 남았다고 나중에 온다네

 

- [여진] 네? - 그리고 이거

 

아, 그 친구가 준 거야

 

하하, 어여 읽어 봐 난 내 방에 갈게

 

[멀어지는 발걸음]

 

[태현/편지] 여진아

 

난 이제 꿈에서 깨야 돼

 

그리고 당신은

 

아픈 과거만 잊으면 행복한 미래를 살 수 있지만

 

나한테 아픈 과거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야

 

나와 함께 있는 한 당신도

 

아픈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

 

병원에 돌아와서야 깨달았어

 

난 의사일 수밖에 없다는 걸

 

그리고 내가 왜

 

그리고 얼마나 힘들게 의사가 됐는지

 

당신 때문에 이 모든 걸 포기할 수 없어

 

미안해, 난 돌아가지 않아

 

당신은 나 없이도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부디 행복하게 잘 지내

 

태현

 

[애잔한 음악]

 

[성훈] 응? 김태현이 경찰서에?

 

어, 알았어, 다시 보고해

 

[휴대폰 조작음]

 

뭐야? 경찰서로 도망이라도 간 거야?

 

글쎄요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탁 - 커피잔]

 

너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걔 동생 미국만 보내주면

 

깨끗하게 처리된다며?

 

죄송합니다

 

자세히 알아보고 보고드리겠습니다

 

한심한…

 

뭐 해? 빨리 나가보지 않고

 

 

[긴장감 넘치는 음악]

 

하아…

 

[어두운 음악]

 

안녕하세요, 영애님

 

저는 한신 병원 외과 수간호사

 

강수민이라고 합니다

 

여길 어떻게…

 

저는 김태현 선생 편에 서 있는 사람이니까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지금 태현이한테 무슨 일 있는 거 맞죠?

 

김태현 선생

 

아직은 무사합니다

 

아직은?

 

저는 영애님의 아버님

 

그러니까 선대 회장님의 임종을 지킨 사람입니다

 

선대 회장님께서는 영애님이 그렇게 되고

 

채 6개월을 못 버티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만, 듣기 싫어요

 

[탁 - 발소리]

 

들으셔야 합니다

 

왜 이러는 거예요?

 

[수민] 병이 깊어지자

 

당신께선 더 이상의 수술을 거부하셨지만

 

의식이 없어진 상태에서

 

이사회의 결정으로 수술이 강행됐었습니다

 

[기묘한 음악]

 

[수민/회상] 그리고 아드님이신 현 회장님께서는

 

선대 회장님이 누구와도 대화를 할 수 없도록

 

접촉을 막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술실 간호사였기 때문에

 

유일하게 회복실에서

 

회장님의 임종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삑]

 

[삑]

 

[삑]

 

[삑]

 

여진아

 

[수민/회상] 회장님께서는 임종 직전

 

서지라는 현상으로 잠시 의식을 회복하셨지만

 

흐릿한 의식 때문인지

 

마스크를 쓴 저를 계속

 

- 여진이라는 이름으로 - [여진 부] 여진아

 

애타게 부르셨습니다 [삑]

 

여진아

 

여진아

 

그리고 마지막 힘을 다해

 

팔을 벌려 저를

 

아니…

 

영애님을 안아 보고 싶어 하셨습니다

 

- [여진 부] 여진아 - [애잔한 음악]

 

[삑]

 

여진아

 

[수민/회상] 그래서 송구스럽게도

 

제가 영애님을 대신해

 

- 회장님의 마지막 포옹과 - [삑]

 

말씀을 받아두게 되었습니다

 

[아련한 음악]

 

[여진 부] 미안하다, 여진아

 

사랑한다, 여진아

 

그리고…

 

이건 너만 알고 있어라

 

아빠…

 

그리고…

 

지금 그걸 돌려드리겠습니다

 

아빠

 

'사랑한다, 여진아'

 

[여진의 흐느낌]

 

'미안하다, 여진아'

 

아빠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여진의 흐느낌]

 

[여진/흐느끼며] 제가 잘못했어요

 

다 제가 잘못했어요, 아빠

 

[여진의 통곡]

 

[수민]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 잘 들으세요

 

회장님께서 남기신 마지막 말씀이 있습니다

 

[침울한 음악]

 

[속마음] 하느님은 역시 내 기도를 듣지 않으시네요

 

[이 형사] 아…

 

[쩝쩝대며] 자…

 

우리 힘 빼지 맙시다

 

그럽시다

 

[긴장감 있는 음악]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벌컥 - 문]

 

[형사] 아, 팀장님

 

[철컥 - 문]

 

헛지랄이면 니들 각오해

 

[팀장의 한숨]

 

불법 왕진이요?

 

의사가…

 

환자가 필요로하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그게 왜 불법이죠? - [이 형사] 허허, 허!

 

근데…

 

그 환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

 

아, 그 환자의 신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순순히 털어놓으실라우?

 

순순히 털어놓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요

 

그렇게는 못하겠네요

 

법으로 금지돼 있어서

 

[태현] 환자의 비밀을 보호하는 거

 

법적으로 의사의 의무입니다

 

의무

 

본인 입으로 말하는 것은 불법이겠으나

 

경찰이 제삼자의 주둥이를 통해서 얻게 되는 수사의 정보는

 

불법이 아니지요

 

[태현의 한숨]

 

제삼자요?

 

현, 만식이라고

 

알죠?

 

 

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제 사채업자입니다

 

어이구, 허허허, 이…

 

의사 선생이 사채라도 쓰셨어요?

 

왜, 두철이네 하우스에서

 

꽁지돈이라도 쓰셨나?

 

동생이 아파서

 

- [태현] 치료비를 빌렸습니다 - 에헤이, 하하하하!

 

그렇게 막 동생 갖다 팔아 먹고 그러면 안 되지

 

닥터 선생이!

 

동생을…

 

팔아?

 

[똑똑똑 - 노크]

 

- 뭐야? - [철컥 - 문]

 

[긴장감 있는 음악]

 

저, 청장님께서

 

취조 끝나시면 그냥 가지 마시고

 

[순경] 청장님실에서 차나 같이 한잔 하시자고 그러셨습니다

 

아아!

 

아, 죽었구나 아으, 씨!

 

[태현] 그, 청장님 바쁘신데 폐 끼치는 거 같으니까

 

차는 이따 사모님 병실에서 하자고 전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왕진 환자 한 명의 신원이 밝혀 졌네요

 

[이 형사] 아이, 참, 씨

 

예, 수간호사님

 

지금 좀 빨리 와보세요

 

- 왜요? - [수간호사2] 글쎄요

 

[한숨]

 

[수간호사2] 하아…

 

[불안한 음악]

 

이거 응급 엑스레이감 맞죠?

 

어떻게 된 거예요?

 

어쩐 일인지 아무 선생님도 수술을 하려고 나서지를 않네요

 

[삑]

 

[고조되는 음악]

 

[의사3] 왜 그러세요, 의국장님?

 

[삑]

 

[간호사] 어머, 김영미 씨!

 

.용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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