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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팔이 3

- [황 간호사] 아가씨, 아가씨 - [긴장감 도는 음악]

 

아가씨, 제 말 들려요?

 

빨리 서두르세요!

 

[심전도계 비프음]

 

[태현] 작은 가위

 

[탁 놓는 소리]

 

[태현] 수처

 

잡아 주세요

 

[수간호사] 놀래 자빠지겠네

 

저 이런 실력 처음 봐요

 

- [태현] 쉿 - [여러 사람의 발소리]

 

라이트 꺼요

 

- 잠시 기다리세요 - [일동] 네

 

[긴장감 도는 음악]

 

[여진의 힘겨운 숨소리]

 

[어두운 음악]

 

[호준의 다급한 숨소리]

 

- [황 간호사] 준비됐습니다 - [호준] 야, 빨리 옮겨!

 

[황 간호사] 서두르세요

 

[연신 코 고는 소리]

 

[미스터리한 음악]

 

제발

 

[과장이 소리치며] 뭐가 어쩌고저째?

 

그게 갑자기 무슨 헛소리야? 태현이가 보직 변경이라니

 

그게 저도 오늘 아침에 갑자기 연락을 받은 거라

 

이런 씨

 

[쿵 치는 소리]

 

의국장, 따라와

 

[발소리]

 

[호준] 자, 서로들 인사해요

 

앞으로 우리하고 같이 근무하게 될 김태현 선생

 

예, 안녕하세요, 잘 부탁합니다

 

[일동]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함께] 안녕하세요

 

자, 일 봐요, 음

 

[호준] 신 실장은?

 

어, 저기 오시네요

 

자, 인사해, 이쪽은 신씨아

 

아, 예, 신 씨요?

 

- [가벼운 음악] - 과장님

 

영어로 '신씨아'요, '신씨아 박'

 

[호준] 그래, 신씨아

 

신 실장 우리 측 전담 CS 실장이야

 

그리고 인사해, 이쪽은

 

김 씨야

 

외과 3년 차 김태현 선생 앞으로 한 식구야

 

아, 그 김 선생님?

 

반가워요, 말씀 많이…

 

아니, 쪼금 들었어요

 

[과장] 어, 이 과장

 

[호준] 어, 웬일이야? 신 과장

 

'웬일'? 지금 '웬일'이라고 했어?

 

너 왜 여기 있어? 빨리 내려가

 

- 죄송합니다 - '죄송'?

 

빨리 못 내려가?

 

어허, 이 사람이 어디서 소란이야?

 

소란? 소란?

 

이 과장 너야말로 어서 요사를 떨어?

 

요사라니?

 

[신 과장] 멀쩡히 일 잘하고 있는 남의 레지던트 빼 가는 게

 

요사가 아니면 뭐야?

 

[병원장] 어허 이거 지금 뭣들 하시는 겁니까?

 

안녕하십니까? 원장님 다름이 아니고…

 

김태현 군 보직 변경은 내가 결정했습니다

 

네? 원장님께서요?

 

[병원장] 네, VIP 플로어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결정한 사항이니 신 과장님은 더 이상 재론하지 마세요

 

아니, 원장님

 

[호준] 아니, 아니야, 자넨 됐어

 

아니, 그…

 

기껏 힘들게 키워서 이제 좀 써먹을 만하니까

 

그걸 빼 가?

 

야, 12층 오니까 좋냐?

 

하여튼 머리 검은 짐승은 데려다 키우는 게 아니야

 

[멀어지는 발소리]

 

[심전도계 비프음]

 

- [남자] 수간호사님이세요? - 아, 네

 

안녕하세요 전 의료 구조 공단에서

 

김영식 환자 트랜스퍼하러 온 의사 김영호라고 합니다

 

아, 죄송합니다, 저희가 먼저 보내드렸어야 되는데

 

[영호] 그나저나 환자가 아직 살아는 있네요

 

- 네 - [영호] 팩스로 차트 받았을 땐

 

지금쯤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는데

 

[밝은 음악]

 

이상하다

 

이 환자 김영식 환자 맞아요?

 

네, 이 환자가 바로 그 김영식 환자 맞아요

 

[태현의 한숨]

 

[신씨아]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태현의 웃음] 쩝, 글쎄요

 

아무리 VIP 플로어라지만

 

일개 레지던트가 이런 방을 갖는다는 게

 

그것도 이런 뷰가 있는… 황송하죠

 

괜찮아요, 그냥 즐겨요

 

어차피 이 뷰는 닥터 김 보라고 있는 게 아니니까

 

이 방은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는 곳이에요

 

우리 VIP 고객한테 입원실 복도에 서서

 

쓰레빠 신고 짝다리 짚은 레지가 건네주는

 

200원짜리 볼펜으로 수술 동의서에 사인하라고 할 순 없잖아요?

 

수술받다 죽어도 병원은 책임 없다면서

 

따라서 이 방의 주인 자리는 그 자리가 아니라 이 자리죠

 

[태현의 웃음] 쩝 뭐, 뷰는 아무래도 됐고요

 

뭐 하나 물어볼게요

 

어떤 분이에요? 영애님은?

 

- 역시 - [긴장감 도는 음악]

 

잔챙이들보다는 대어 쪽에 관심이 많으시다

 

듣던 대로네요 돈 냄새 잘 맡으신다는

 

왜요? 기분 나빴어요?

 

그렇담 쏘리

 

하지만 뭐, 나쁜 말도 아니잖아요

 

공주님 방이라

 

들어갈 수만 있다면야 완전 꿀이겠죠?

 

공주마마 눈에만 들면 스탭이나 과장이 문제가 아니니까

 

뭐, 나중에 원장인들 못 하겠어요?

 

하지만 그런 꿈은 꾸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거긴 오직 원장님과 이 과장님

 

그리고 황 간호사님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니까요

 

- [형사] 야, 이 형사 - [쩝 입소리]

 

내가 지금 두철이 잡으라고 그랬더니

 

웬 돌팔이 새끼를 찾으러 다녀?

 

[이 형사의 웃음] 팀장님, 그게 아니고…

 

[팀장] 너 용팔이 때문에

 

눈앞에서 두철이 놓친 것 때문에 이러는 거지?

 

아유, 아닙니다

 

[팀장]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너 지금 그 성격에 분해서

 

니 자존심 세우려고 이러는 거 아니야?

 

[이 형사의 한숨] 형님

 

솔직히 용팔이 그 새끼 때문에, 쩝

 

우리가 그 많은 조폭들 다 놓치고…

 

[팀장] 야, 팔도에 돌팔이가 걔 하나냐? 응?

 

왜? 생활 안전과로 보내줘?

 

가서 돌팔이들이나 열라 잡게?

 

죄송합니다

 

형사과 강력계면은 강력계답게 굴어

 

뭐 해?

 

나가, 나가서 두철이 잡아 와!

 

[팀장] 이게 정말

 

[멀어지는 발소리]

 

아이, 저, 저, 그러니까, 저, 선배님

 

그,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아이, 진짜 너무하시네, 진짜

 

우리가 무슨 봉도 아니고 진짜, 뭘

 

[이 형사] 씨

 

[긴장감 도는 음악]

 

용팔이 이 새끼 반드시 따고야 만다

 

경찰은? 그 후에 뭔 소식 없어?

 

그래? 알았어, 그럼 다행이고

 

당분간 전화하지 마 내가 할 때까지, 끊어

 

아, 나도 모르겠어

 

한동안 옴짝달싹 못 해

 

그러니까 다른 돌팔이 찾아

 

아니, 용팔아

 

아, 너도 알다시피, 응? 사채라는 것이

 

줄이는 건 힘들어도 늘어나는 건 순간이여

 

너 어쩔라 그러냐, 인마 아따 마, 답답하다, 진짜

 

왜? 갑자기 수입이 줄어드니까 답답하냐?

 

지금 제일 미치겠는 건 나야

 

좀만 기다려 봐

 

하늘이 무너져도

 

그 위에서 왕건이가 떨어지는 수도 있는 것 같으니까

 

끊어

 

[탁 놓는 소리]

 

[태현의 쩝 입소리]

 

[의국장의 한숨]

 

[의국장] 그래, 좋냐?

 

소원대로 VIP 플로어 가서?

 

음, 좋아, 졸라

 

김영식 환자 살았다

 

그래? 다행이네

 

결국 환자를 살리는 건 우리의 의지야, 돈이 아니고

 

[부드러운 음악]

 

니 형편이 어려운 건 나도 잘 알고 있지만

 

돈 있다고 수술해 주고 돈 없다고 나 몰라라 한다면

 

그건 의사가 아니야

 

아유, 알았어요

 

형은 훌륭한 휴머니스트 의사 돼서

 

그, 인술도 펼치고 그러슈

 

쯧, 근데 또 나 같은 속물 의사도 있어야

 

그, 돈 있는 사람 돈 쓰는 재미도 있고

 

또 형 같은 훌륭한 의사가 더 빛을 보지 않겄소?

 

그래

 

나중에 어딜 가든

 

부디 진짜 의사가 돼라

 

[심전도계 비프음]

 

- [병원장] 황 간 - 네

 

이제 일 그만하고 싶어?

 

[황 간호사]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그래, 상처는 얼마나 깊어?

 

오랫동안 누워 있어서인지 근육이 많이 퇴화된 모양입니다

 

힘이 없어서 깊이 긋지 못했습니다

 

이 과장

 

자꾸 이런 일이 생기면

 

안 좋은데

 

죄송합니다

 

그게 자꾸 약에 내성이 생기는…

 

그걸 누가 모르나?

 

- [어두운 음악] - 이게 그렇게 쉬운 일 같았으면

 

당신 같은 사람도 필요가 없었겠지

 

내가 경호하는 친구들 입은 막아놨지만

 

이번 일이 회장님 귀에 들어가면 우리 모두…

 

그 양반 성격

 

알지?

 

[한 회장] 그 인간들 내가 그만큼 해줬으면

 

이젠 좀 작작들 할 때도 되지 않았어?

 

아버지 살아 계실 때는 설설 기던 것들이

 

아직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예민할 필요가 없어?

 

그러다 정말로 면회 금지 취소 가처분 신청이라도 내면?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만일 그랬다가 영애님이

 

심신미약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되면

 

자신들 쪽 계열사 주가만 폭락하게 돼 있어서

 

섣불리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근데 저것들이 요새 들어

 

왜 저렇게 여진이를 만나겠다고 나서냐는 말이야

 

그야 뭐, 정기 사장 인사철도 다가오니까

 

혹시나 불리할까 봐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거나, 뭐

 

그런 데 목적이 있는 거 아닐까요?

 

[한 회장의 한숨] 뭐, 그 정도면야

 

내가 얼마든지 애교로 받아줄 수도 있지만

 

수상해

 

혹시 저것들이

 

뭘 알고 저러는 거 아니야?

 

절대 그럴 일은 없습니다

 

어쨌든 보안에 목숨 걸어

 

어차피

 

곧 이런 한 지붕 두 가족 코미디도

 

- [어두운 음악] - 끝장날 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든 게 다 회장님 뜻대로 될 겁니다

 

멀지 않았습니다

 

[한 회장] 근데

 

니들 진짜 하버드, 스탠포드 나온 거 맞아?

 

아니, 그렇게들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그게 그렇게 힘드나?

 

도대체 몇 년째야?

 

[탁 놓는 소리]

 

대체 내가 언제까지 그 계집애 병실에 드나들며

 

결재를 받아야 하냔 말이야, 어?

 

[한 회장 처] 내가 아가씨 좀 만나서 얘기해 볼까요?

 

당신 그만 좀 괴롭히라고?

 

뭐야? 어딜 함부로 들어와?

 

나 병원 가는 길인데

 

그래서 갔다 온다고 인사나 하려고 온 건데

 

[한 회장의 웃음]

 

[한 회장] 인사?

 

우리 사이에 인사는 무슨

 

왜? 또 리프팅이라는 거 하러 가게?

 

거, 너무 땡기지 마 그렇게 자꾸 땡기다가는

 

귀가 뒤통수로 넘어간다더라

 

어, 진짜?

 

아이, 자기, 지금 나 놀린 거죠?

 

어, 농담이야 그러니까 잘 갔다 와

 

- [익살스러운 음악] - 귀가 뒤통수래

 

자긴 너무 유머 감각이 풍부해

 

그래, 고마워, 나보고 유머 감각 풍부하다는 사람은

 

아마 당신밖에 없을 거야

 

어머, 무슨 소리예요

 

난 진짜 자기가 웃긴데

 

그래, 나 웃겨

 

그러니까 얼른 가버려, 알았지?

 

다녀올게요, 자기

 

내가 이쁘게 하고 올게

 

[멀어지는 발소리]

 

[한 회장의 한숨]

 

[한 회장] 저 인간 혹시 우리 얘기 엿들은 거 아니야?

 

사모님이야 뭐 별걱정 안 하셔도

 

워낙 이쪽 일에 대한 관심이 없으시니까

 

[탄식] 저 저능아 얼굴 좀 안 볼 수 없나? 쫌

 

저거 아마 학교도 빽으로 들어갔을 거야

 

저런 게 어떻게 이대를 다녀?

 

고정하십시오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감시 잘해

 

네, 너무 걱정 마십시오

 

[흥미진진한 음악]

 

[빵빵 - 경적]

 

[경비1] 여기다 세우시면 안 됩니다

 

저 주차장으로 가주세요

 

저기요, 빨리 빼주세요

 

[경비2] 야, 야, 야, 야

 

뭐 하느라고 이렇게 꼼지락거리는 거야?

 

죄송합니다, 현관이 신입이라서

 

[경비1의 신음]

 

- 얘 짤라 - [경비1의 연이은 신음]

 

[경비2] 딱 보면 몰라?

 

- [가벼운 음악] - [간호사] 진짜? [한숨]

 

어머, 어떡해, 지금 24호실에 고객님 아직 계신데

 

- 뭐? 아직? - 네

 

담당 선생님 만나서 검사 결과 보고 가신다고

 

퇴원 시간 미루셨어요

 

어후, 그리고 사모님이 이렇게 갑자기 오실 줄은 몰랐죠

 

아우 씨, 어떡하냐?

 

[엘리베이터 도착음]

 

[간호사] 어떡해 아직 준비 안 됐어 [앓는 소리]

 

[한 회장 처] 니네 얼굴 왜 그래?

 

니들 혹시 또 내 방을?

 

사, 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입원실이 모자라서 할 수 없이

 

허, 이것들이 정말

 

야, 내가 딴 사람이 누웠던 베드에 못 눕는다고 했어? 안 했어?

 

너 같으면 니 방에 딴 사람 들어오면 좋겠어?

 

죄송합니다, 사모님 너무 급해서 하는 수 없이

 

[신씨아] 어머, 사모님 오셨어요?

 

죄송해요, 사모님

 

다니엘 씨가 검사 결과만 보고 퇴원하신다고 해서

 

잠시만 사모님 방에 모셨는데

 

아, 그리고 사모님 베드는 물론 새 걸로 교체해 드리겠습니다

 

누구? 다니엘?

 

그 다니엘? 영화배우?

 

 

그래?

 

그럼 뭐, 내가 잠깐 상담실에서 기다리지, 뭐

 

아, 그럼 다니엘 씨도 검사 결과 기다리는 동안

 

상담실에서 사모님하고 차나 한잔 같이 하시라고 하면…

 

아, 그것도 좋겠네 심심하지 않고

 

네, 사모님 얼른 모시겠습니다

 

[한 회장 처] 아

 

그리고 내 방 베드는 안 바꿔도 괜찮아

 

- 니네 귀찮지? - 네, 감사합니다

 

[간호사들의 안도한 숨소리]

 

[휴대전화 연결음]

 

- 네, 접니다, 실장님 - [비서실장] 음

 

[보안 요원] 별다른 특별한 움직임은 없으십니다

 

- 여전하시고요 - 여전?

 

이번엔 다니엘이라는 영화배우한테 꽂히신 것 같은데요

 

영화배우?

 

알았어, 그냥 내버려둬

 

[여진의 헛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연결음]

 

- [어두운 음악] - 네, 저예요

 

그 사람 뭔가 꾸미는 건 틀림없어요

 

조만간 한 지붕 두 가족을 끝장내겠다네요

 

그래? 구체적인 얘기를 들은 건 없고?

 

네, 죄송해요, 더 알아볼게요

 

아니야, 그게 무슨 말이야? 애비가 미안하지

 

제 걱정은 마시고요 아빠 조심하세요

 

그리고 아저씨

 

네, 사모님

 

아저씨, 왜 그래요? 사석인데

 

아니에요, 말씀하세요

 

우리 아빠 잘 지켜 주실 거죠?

 

그래, 채영아

 

약속하마

 

고맙습니다

 

어머, 아우, 어서 와요, 대니얼

 

[어두운 음악]

 

[남자1의 의아한 숨소리]

 

'한 지붕 두 가족을 끝장내겠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분명한데

 

[남자2] 다음 정기 주총 전까진

 

어떻게든 영애님을 만나야 합니다

 

[남자3] 그저 위임장에

 

자필 서명 한 번만 해주면 될 텐데

 

[남자2] 어떻게든 12층에 우리 사람을 심었어야 했어요

 

제 여식이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시지요

 

이 대표님, 그렇게만 되면

 

이 대표님은 이번 일에 최대 지분을 갖게 될 겁니다

 

[채영 부] 아이 무슨 최대 지분씩이나

 

전 그저 저희 집안을

 

사돈으로 삼아주신 선대 회장님의 뜻을 받들고자 할 뿐입니다

 

[남자1] 하

 

참, 이런 모습을 보니

 

선대 회장님의 선견지명이 어찌나 정확하셨던지

 

근데 도대체 영애는 왜 저러고 있는 걸까요?

 

[심전도계 비프음]

 

[어두운 음악]

 

[잔잔한 물소리]

 

벌써 점심이네

 

[황 간호사의 흥얼거림]

 

[여진] 송아지 스테이크인 걸 보니 수요일이다

 

[잔잔한 물소리]

 

[여진] 오늘로써 호리병 속에 갇힌 지 1,165일째

 

[쪼르륵- 와인]

 

[여진] 처음 1년

 

난 누구든 나를 깨워주기만 한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 사람의 소원을 무조건 들어주겠노라 기도했다

 

[여진] 그다음 1년

 

난 그가 누구든 나를 죽을 수 있게만 해준다면

 

그래서 이 고통을 끝내주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겠노라 기도했다

 

[여진] 그리고 3년이 지난 오늘

 

만일 내가 깨어날 수 있다면

 

난 나를 이곳에 가둔 인간들과

 

그들 편에 선 인간들을

 

모조리 죽여버리기로 결심했다

 

[여진] 그리고 3년 만에 처음 본 외부인

 

[날카로운 효과음]

 

[여진의 힘겨운 숨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그는 누구였을까?

 

[달그락 - 수저]

 

아, 안녕하세요

 

어이, 병아리들 밥값들은 하고 먹냐, 이제?

 

- [달그락 - 식기] - [익살스러운 음악]

 

투명 인간 취급이야, 뭐야?

 

[탁 - 수저]

 

어, 진짜네, 이것들이, 쯧

 

[한숨] 선생님은

 

더 이상 저희 과 레지던트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뭐? 누가 그래?

 

뭐, 어차피 저희는 힘도 없고 빽도 없잖아요

 

뭐, 한마디로 영양가가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자, 그만 가자

 

안녕하세요, 많이 드세요, 예

 

아, 잘 먹겠습니다, 예

 

아이 씨, 쯧

 

 

그러다 체하겠어요 오바하지 마세요

 

에이, 비싼 밥 먹고 체하긴요

 

김영식 환자 트랜스퍼 됐어요

 

알아요, 들었어요

 

- 억울하지 않아요? - 뭐가요?

 

그렇게 오해받고 사는 거

 

쩝, 오해요? 무슨 오해요?

 

내가 돈 좋아하는 거 다 아는데

 

네, 알았어요, 알았어

 

그냥 그렇다고요

 

그러니까 우리 밥은 편하게 먹자고요

 

진짜로 체하겠어

 

[태현, 수간호사 웃음]

 

근데 어제 우리 수술방 반대편에서

 

수술한 환자 누군지 알아요?

 

왜요? 수술 센터에 기록이 있지 않겠어요?

 

그러니까요, 근데 없더라고요

 

그래요? 희한하네

 

어쨌든 12층 환자 아니겠어요?

 

- 어떻게 알아요? - 이 과장님이 수술했잖아요

 

예? 이 과장님이요?

 

아, 각도상 못 보셨구나?

 

그거 이 과장님 분명해요

 

제한구역

 

[태현의 한숨]

 

- [태현] 야 - [의사가 작게 투덜거린다]

 

[의사] 어! 아, 형 왜, 왜 그러세요?

 

[태현] 허, 의국장이?

 

[의사] 예, 형은 더 이상 외과 의국 소속이 아니라고

 

근데 수술방은 왜 출입 금지야?

 

[의사] 아, 뭐, 글쎄요

 

뭐, 명목상은 후배들한테 어시스트 기회를 더 준다는 건데

 

결국 형이나 저 같은 타교 출신 수련의가 고까웠겠죠

 

[태현의 한숨]

 

신 과장도 아니고 의국장이?

 

에이, 오히려 신 과장님이야 형이 아쉬울 때가 있겠죠

 

그치만 의국장님은 이참에 아예 그냥

 

한마디로 눈엣가시 뺀 거죠, 뭐

 

- [긴박한 음악] - 일단 지혈부터 하세요

 

그리고 어쩔 수 없어요 119 부르세요

 

아니, 어찌 됐든 병원까지는 데려와야

 

우리도 무슨 조치든 취해줄 수 있잖아요

 

왜? 도저히 못 나온대?

 

네, 벌써 기자가 꼬였나 봐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신씨아] 여보세요,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일단 진정하시고요

 

- 이게 그거지? - 예?

 

혈액형은 모르니까 일단 O형

 

자, 시간 없으니까 빨리 가

 

지금 저보고 다시 왕진을 나가란 말씀이세요?

 

빙고! 왕진, 너 전문이잖아

 

이건 부탁이 아니야, 인마 명령이야

 

[흥미진진한 음악]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영어] 안전벨트 하세요

 

이름, 차세윤 직업, 배우, 한류 스타

 

둘이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호텔 방 안에서 걸프랜드가 부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어요

 

상황상 구급차는 부를 수 없고

 

호텔에는 이미 기자들이 꼬이기 시작했고요

 

[엔진 가속음]

 

[탁 - 문]

 

이쪽입니다

 

[드르륵 미는 소리]

 

[엘리베이터 도착음]

 

[흥미진진한 음악]

 

[남자] 주소는 어디예요?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휴대전화 연결음]

 

아직 기자들이 층수까지는 모르는 것 같아요

 

모두들 꼼짝 말고 방 안에 있어요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문 열림음]

 

[탁 문이 닫힌다]

 

[남자] 혹시 한신 병원에서…

 

[긴장감 도는 음악]

 

한신메디컬센터 CS 담당 신 실장입니다

 

[남자] 법무팀입니다

 

[신씨아] 지금 어떻게 된 상황이죠?

 

[남자] 아마 친구들하고 술자리 과정에서

 

다툼이 좀 일어난 것 같은데

 

이 내용 외부에 유출되기 전에 신속하게 정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야, 이년아 들어가자, 나의 베드로

 

[세윤이 취해 웅얼거린다]

 

[세윤] 어, 씨!

 

[고조되는 음악]

 

- [여배우의 신음] - [세윤] 야, 씨 [비명]

 

- 신씨아 - 왜요?

 

이거 단순 사고가 아니야 범죄 현장이야

 

[태현] 저 자식이지?

 

[신씨아] 닥터 김은 환자 신경이나 써요

 

저 사람 우리 고객이에요

 

아니, 범죄자야

 

이건 성폭행이고 게다가

 

흉기에 찔렸어

 

잘 들어요, 김태현 선생

 

저 사람 우리 고객 맞아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린 고객의 사생활엔 관심이 없어요

 

그리고 지금 우린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환자를 살려서 병원으로 데려갈 거예요

 

뭐 해? 빨리 와서 옮겨!

 

저기요, 고객님들

 

얘 죽으면 당신네들 감방 간다고 알아들어?

 

빨리 옮겨, 씨

 

[남자] 왜 저러는 겁니까?

 

응급 처치일 거예요

 

[남자] 확실하게 얘기하세요

 

[흥미진진한 음악]

 

[신씨아]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미쳤어요? 그냥 응급처치만 하고 병원으로 옮겨야죠

 

아니, 이대로 두면 얘 죽어

 

지금은 수액과 혈액으로 BP를 살린 거야

 

오래 못 버텨

 

이러다 이 여자 죽으면

 

당신이 독박 쓰는 수가 있어

 

쟤들?

 

변호사가 국내 최강이야

 

그 메스가 이 여자 살을 가르는 순간

 

저 인간은 미꾸라지처럼 혐의를 벗는 거야

 

닥터 김, 이러지 마

 

[신씨아] 자, 이제 대책을 세워봅시다

 

어!

 

[강렬한 음악]

 

[사이렌 소리]

 

오늘 오후 인기 한류 스타 차세윤 씨는

 

자신이 투숙하던 호텔 바로 옆방에서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듣게 됩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무시하거나

 

기껏해야 프런트에 전화로 알려주는 것이 보통이었겠지만

 

차세윤 씨는 달랐습니다

 

급기야 차세윤 씨는 옆방의 벨을 눌렀습니다

 

이윽고 문을 열어준 남자에게서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은 차세윤 씨는

 

문을 밀치고 들어갔고

 

거기서 바닥에 쓰러진 피투성이의 한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기자] 그리고 칼을 들고 달려든 용의자와의 격투 끝에

 

용의자는 도주했지만

 

[태현] 개새끼

 

[기자] 차세윤 씨는 격투 과정에서 칼에 찔리고 말았습니다

 

소문하고는 다르네

 

'돈벌레'라는 닉네임을 듣고는 꽤 쿨한 줄 알았는데

 

아까 호텔 방에서 좀 놀랐어요

 

그 정도로 나이브한 줄은 몰랐거든요

 

나에 대해서 아는 척하지 마요

 

당신은 나 몰라

 

인간적으로는 매력 있지만

 

동료로선 심히 걱정되네요

 

팁 하나 알려줄까요?

 

원장님, 원장님께 부탁해 봐요

 

공주 방 출입 말이에요

 

이 과장님에겐 말해 봐야

 

밥그릇 내놓으라는 말로 밖엔 안 들릴 테고

 

원장님께 부탁해 봐요

 

- [미스터리한 음악] - 기분 좋으실 때

 

한번 시도해 볼 만도 할 것 같은데요

 

요새 원장님 이 과장님 대하는 분위기 봐선

 

[물 튀는 소리]

 

[태현의 한숨]

 

[한숨] 그래

 

이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태현아

 

이 새끼야

 

정신 차려

 

[태현의 한숨]

 

[병원장의 웃음]

 

[병원장] 아주 수고들 했어

 

[씁 입소리] 이거 말이야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 상품이 하나 새로 생겼다니까

 

찾아가는 서비스 [웃음]

 

아니, 그 상황에서 이, 닥터 김

 

이 친구 투입할 생각을 어떻게 했어? [웃음]

 

이 과장 정말 순발력 끝내줬어

 

아이고,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병원장] 어, 자 오늘 큰일들 했어, 응

 

 

뭐 해? 어서 받아

 

감사합니다

 

[부스럭 - 봉투]

 

[어두운 음악]

 

[태현의 놀란 숨소리] 감사합니다, 원장님

 

앞으로도 열심히 해

 

 

[호준] 하여튼 이 친구 돈 엄청 좋아한다니까요

 

[병원장] 뭐 어때?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인데

 

난 아주 맘에 들어요 그래 뭐, 더 필요한 건 없고?

 

아이고, 왜 이러십니까? 원장님

 

금일봉이면 됐지 뭐, 버릇 나빠지게

 

저, 그럼 하나만 더

 

[병원장] 뭔데? 말해 봐

 

저도 제한구역에 출입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뭐? 제한구역? 어허

 

듣기로는 과장님께서 혼자 24시간 전담하신다고 들었는데

 

- 제가 좀 도와드리면… - 어, 됐어

 

- 거긴 아직 자네가… - [병원장] 아니, 아니야

 

[씁 입소리] 아, 일리가 있어

 

맞아, 그것도 괜찮을 것 같아

 

이 친구 포텐은 있잖아

 

[호준] 원장님, 아직 이 친구는…

 

[병원장] 뭐, 어차피 이 친구도 이젠

 

12층 돌아가는 거 다 알게 됐는데 시간 끌면 뭐 해?

 

그리고 이 과장도 혼자 도맡아 하기엔

 

너무 힘에 부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이 과장 원래 계획도 그거 아니었어요?

 

저, 그렇기는 하지만

 

아직은 너무 빠른 게 아닌지

 

[병원장] 이 과장, 걱정하지 마

 

이 친구 딱 보면 모르겠어?

 

틀림없이 잘할 거야

 

이 친구 원하는 대로 영애님한테 인사시켜요

 

네, 알겠습니다

 

[병원장] 우리 잘해 보자

 

- 네, 감사합니다 - [병원장의 웃음]

 

신씨아, 이 친구 데리고 가서 옷 좀 사 입혀

 

앞으로 왕진도 다니고 제한구역 출입도 하려면

 

- 네 - 옷이요?

 

어, 지금도 괜찮지 않나요?

 

[병원장의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남자] 어우, 테러블

 

어디서 저렇게 컨츄리한 애를 데리고 왔어?

 

[한숨] 어우, 나 진짜

 

어우, 어떡하니, 진짜 얘?

 

어우, 스탠드 업, 스탠드 업

 

아, 스탠드 업

 

어우, 미치겠다

 

갑시다

 

예? 어디?

 

[흥미진진한 음악]

 

[작게 소곤거린다]

 

으음?

 

[남자의 웃음]

 

자, 이제 세팅을 해보자고

 

여기

 

[영어] 시크해 보이네요

 

생각보다 괜찮네

 

이 스타일 꼭 유지하셔야 돼요

 

나 이런 거 필요 없는데

 

'돈 워리' 어차피 법인 카드예요

 

뭐, 내일 짤려도 옷 몇 벌 건지면 좋잖아요?

 

이거 다 계산해 주세요

 

[영업 사원] 좌측에 전시된 차량들이

 

이번 연도에 새로 런칭된 차량들입니다

 

[신씨아] 이게 딱이네

 

아, 차는 사서 뭐 하게요?

 

왕진용, 너무 기대하진 말고

 

[쩝 입소리]

 

근데

 

CS가 뭐예요?

 

[신씨아] 말인즉슨

 

[영어] 고객 만족

 

사실은 영업 마담

 

12층에 오는 고객은 딱 두 종류예요

 

첫째는 회원이에요

 

물론 회원이라고 해서 촌스럽게

 

무슨 회원 가입서에 싸인하고 그러는 건 아니고요

 

우리가 받아줄 만한 신분의 사람들을 부르는 호칭이니까요

 

그래도 돈은 아주 아주 많아야겠죠?

 

받아줄 만한?

 

대한민국 최상위 0.1%

 

그리고 두 번째는 그들 회원의 친구들

 

- 친구들? - 꼭 친하진 않아도

 

그들과 일시적으로 먹이 사슬의 관계로 얽힌 사람들

 

[태현의 코웃음]

 

아니, 입원 결정은

 

외래나 응급실 의사가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런 게 귀찮으니까 저한테 전화하겠죠?

 

회원들은 당근 외래를 안 거쳐요

 

접수도 필요 없어요

 

그냥 24시간 주차장에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거죠

 

그리고 우리는 그냥 언제나 친절하게

 

그들을 치료해 주면 되는 거고요

 

어떻게 생각하면 12층은 하나의

 

작은 동네 의원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

 

모든 과목에 정통한 주치의들이

 

첨단 장비들과 함께 대기 중인

 

뭐, 그건 그렇고

 

그 양반 얘기 좀 해줘요

 

그 양반?

 

영애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신씨아] '로미오와 줄리엣' 알죠?

 

영애

 

그러니까 한여진이 바로 그 줄리엣이었어요

 

대 한신 그룹의 딸이자 회장 후계자인 한여진이

 

한신의 최대 라이벌인 대정 그룹 장남과

 

사랑에 빠졌었으니까요

 

[물 흐르는 소리]

 

여기서 혼자 뭐 하냐?

 

좀 답답해서

 

뭐가 또 그렇게 답답하셔?

 

답답하잖아, 저 여자애들

 

어쩜 저렇게 하나같이

 

말하는 거 하며, 한심들하신지

 

왜? 다들 이쁘기만 하구만

 

그래, 오빠는 좋겠다

 

다들 오빠한테 이쁘게 보이려고 안달이어서

 

아, 좋지

 

근데 좋으면 뭐 하냐?

 

결혼은 내 맘이 아닌걸

 

오빠

 

진짜 아빠가 하라는 대로 채영이랑 할 거야?

 

그럼 내가 무슨 힘이 있냐?

 

[한숨] 오빠도 진짜 답답하다

 

그럼 안 되지

 

왜? 채영이 괜찮잖아

 

하, 정신 차려, 오빠

 

이건 오빠 인생이라고

 

여진아, 너야말로 정신 차려

 

최성훈이 절대 안 돼

 

어서 갖다 붙여도 좀 비슷한 걸 갖다 붙여야지

 

어떻게 하필 대정 그룹이냐?

 

오빠, 부탁이야

 

아빠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어? 아직은

 

뭐야? 벌써 말한 거야?

 

내가 말씀 안 드리면 아버지가 모를 분이니?

 

그래서 말했단 말이야?

 

아직

 

예스, 고마워, 오빠, 땡큐, 땡큐

 

야, 야, 남들 보는데

 

뭐, 어때? 쟤들도 좀 보라고

 

오빠 옆에 이렇게 오빠를 끔찍이 생각하는

 

무시무시한 시누이가 있다는 걸 좀 보여주려고

 

으휴

 

- 뭐야? 직접 운전해서 왔어? - 응

 

 

난 여진이랑 갈 테니까

 

- 내 차로 뒤따라와 - 네

 

어, 아니, 아니, 오빠, 그냥 가

 

안 돼, 시간이 너무 늦었어

 

 

- 너? - 오빠, 미안

 

나 먼저 갈게

 

[성훈] 미안해요 신혼여행 갔다 와서 뵐게요

 

야, 안 돼

 

여진아

 

여진아, 여진아!

 

- 야, 뭐 해? 빨리 쫓아가! - [어두운 음악]

 

[엔진 가속음]

 

[신씨아] 눈치 빠른 오빠 외엔 두 집안에선 상상도 못 한 동안

 

두 사람이 몰래 사귀었던 거죠

 

사실은 그날 두 사람은

 

자기들끼리 몰래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했었지만

 

결국 달콤한 허니문은…

 

[빵빵- 경적]

 

[둔탁한 효과음]

 

[타이어 마찰음]

 

[보안 요원1] 차 세워! 차 세우란 말이야!

 

[보안 요원2] 차 세워, 차 세워!

 

[보안 요원1] 차 세워!

 

[엔진 가속음]

 

[여진의 놀란 숨소리]

 

[계속되는 타이어 마찰음]

 

[쿵 - 충돌음]

 

[타이어 마찰음]

 

[신씨아]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죠

 

[강렬한 효과음]

 

결국 그렇게 대정 그룹의 왕자는 죽고

 

한신 그룹의 공주만 살아난 거죠

 

쯧, 결국 재벌 집 자식들끼리

 

사랑 놀음 하다 사고 난 거네

 

뭐, 꼭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면야

 

쩝, 근데 사고 예후가 안 좋았어요?

 

상당히 오래됐는데 아직도 병원에 있네요

 

몸도 몸이지만 멘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 잃고

 

얼마 전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전형적인 대인 기피증이에요

 

어쨌든 병실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하니까

 

쩝, 고마워요, 면접 힌트

 

뭘요? 이 정도를 가지고

 

나중에 잘 되면 닥터 김이 나한테 빚 갚을 날이 오겠죠

 

[오가는 발소리]

 

[엘리베이터 도착음]

 

[간호사1] 와우, 이게 누구세요?

 

출세한 티가 팍팍 나는데요? 축하해요

 

아유, 출세는 무슨

 

김 선생님, 그렇게 차려입으니까 정말 못 알아보겠어요

 

- [간호사2] 어머, 어머, 진짜네? - [가벼운 음악]

 

12층에 스카우트됐다더니 완전 부럽

 

나도 돌아가고 싶다

 

[의국장] 팁도 많이 주죠?

 

[간호사2] 아, 당근이죠

 

하다못해 보호자들이 간식을 갖다줘도

 

죄다 호텔 베이커리인데요

 

아, 카페트가 깔린 플로어

 

언제나 조용하게 흐르는 클래식 [감탄하는 숨소리]

 

아, 근데 여기는

 

세상에 4인실에서 보호자들끼리

 

고스톱 대항전이 벌어지지를 않나

 

환자들은 이거 해내라 저거 해내라, 악이나 쓰고

 

아, 내가 진짜 어쩌다가…

 

[의국장] 야, 그럼 거기 완전 호텔이네

 

카펫에, 음악에, 팁에

 

아, 송 간호사님도 이젠 잊어버리신 모양이네

 

12층에선 환자라고 부르면 안 되잖아요

 

'고객님', 그쵸?

 

네, 그렇죠

 

축하한다, 원하는 대로 귀찮은 수술 메스 놓고

 

고객님들 팁 받게 돼서

 

음, 고마워, 형 다 형 덕분이지, 뭐

 

근데 그 나비넥타이는 좀 어떻게 해 봐라

 

아무리 호텔이라지만 그건 너무 '보이'스럽지 않냐?

 

그치? 이건 좀 그렇지?

 

아, 형도 다음에 12층에 담당 환자…

 

아니지, 담당 고객님 생기면 내 방에 한번 놀러 와

 

이 '뽀이'가 커피는 서빙 해줄게

 

아, 커피도 좋은데 아, 뷰가 정말 끝내줘요

 

방? 뷰요? 형 방도 생겼어요?

 

응, 그 12층에서는 뽀이한테 방도 주고 그래

 

[의국장] 뷰? 거참 부럽네

 

메스 놓고 한가하게 바깥 구경하고 있으니까 좋디?

 

- [어두운 음악] - 음, 글쎄

 

그, 보고 있어서 좋은 것보다는

 

더 이상 안 봐도 되는 게 있어서 좋더라고

 

그, 레지 마치고 병원에 남으려고 봐야 되는 윗사람 눈치?

 

난 이제 레지던트 마치고

 

어디 갈 곳 부탁하지 않아도 되니까

 

- 그, 그럼… - 음, 펠로우 자리 하나 주신대

 

예? 정말요? 와

 

[태현] 그, 12층에 다행히 티오가 있더라고

 

그래서 별 고민 안 하고 이 병원에 말뚝 박기로 했어

 

[간호사2] 어머, 지… 진짜요?

 

축, 축하해요!

 

아, 어떻게? 형도 이 병원에 남아야지?

 

신 과장님이 뭐래?

 

음, 글쎄

 

아직, 뭐

 

어떻게 되겠지

 

음, 에이, 쯧

 

그, 의국장으로 그렇게 부려 먹었는데

 

뭐, 알아서 다 해주시겠지

 

[태현의 웃음] 아유, 참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나 회진 돌아야 돼서

 

선생님, 저 그만 들어가 볼게요 수고하세요

 

네, 김 선생님도요

 

아, 송 쌤 언제 라떼 한잔 하시자고요

 

뭐, 소주도 좋고

 

네? 정말… 네!

 

수고하세요

 

[송 간호사] 하, 역시 사람은 출세를 하고 봐야 돼

 

사람이 달라 보이네 [웃음]

 

하, 미쳤다

 

이런 씨, 유치한 놈아

 

[여럿이 대화한다]

 

[호준] 이건 건강 검진이네

 

그 천이백…

 

옷이 날개네

 

자, 가자

 

어딜…

 

- 지금 보자시네 - 지금요?

 

[호준] 응

 

[출입문 열림음]

 

아, 오늘부터 출입 허가자야

 

[보안 요원] 아직 상부에선 연락을…

 

[보안 요원] 알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발소리]

 

[심전도계 비프음]

 

- 자, 인사해 - 예

 

[호준] 이분은…

 

[태현] 안녕하십니까? 전 레지던트 김태현이라고…

 

[감성적인 음악]

 

[커튼 걷히는 효과음]

 

[찰랑이는 효과음]

 

[여진]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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