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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여자 :: 제 1회 ::


s#1 지연의 꿈 (밤)

    (어두운 밤하늘 높은 빌딩 꼭대기(대만의 타이베이 빌딩 같은)에서 화려한 불꽃들이 장관을 이루며 꽃잎처럼 떨어져 내리고 있다. 계속되는 불꽃놀이)

지연-(나이에 맞지 않은 유아적인 드레스에 머리에 리본까지 달고 하늘을 향해 두 손을 쳐들고 쏟아져 내리는 불꽃을 받으려는 듯 탄성을 지른다. 그런데 쏟아져 내리는 불꽃이 장미 꽃잎으로 변하며 지연에게로 떨어져 내린다.  마치 꽃눈이 내리는 것 같다)

    (하늘에서 화려한 불꽃놀이 계속되고)

    (지연에게 계속 장미 꽃잎으로 변해 쏟아지고)

지연-(계속 소녀처럼 행복하고 신기해 어쩔 줄 모르며 눈처럼 내리는 꽃잎을 두 손으로 받는다)

s#2 지연의 침실 (밤)

    (지연, 꿈을 꾸는 듯 두 손을 뻗어 꽃잎을 받는 행복한 모습-소리까지 내며)

    (옆에서 자고 있던 준호의 팔이 잠결에 지연을 덮친다)

    (지연- 준호에게 제압 당한 팔을 뻗치려고 하며 팔은 말을 안 듣지만 표정은 여전히 행복하게 꽃잎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순간 잠이 깬다. 준호의 팔을 젖히며 펄떡 일어나 앉는다-행복한 얼굴로 꿈의 여운을 떠올린다)

s#3 회상 (s#1)

    (빌딩에서 아름답게 퍼지는 불꽃놀이 - 쏟아지는 불꽃)

    (지연 행복한 탄성을 지르며 쏟아지는 꽃잎을 받고 있는)

s#4 지연의 침실 (현실)

지연-(길몽이라는 자신감으로 행복한 웃음) 이건 용꿈보다 더 좋은 꿈이야, 돼지꿈보다 더 좋은 꿈이야  (흥분되며 옆에 자고 있는 준호를 흔들며) 자기야,  나 기가 막힌 꿈 꿨어... 일어나 봐,.. 빨리 일어나 봐.... 우리 로또 당첨되려나 봐... 어? 빨리...

       (준호 손 뻗어 지연을 쓰러트린다)

지연-(쓰러진 채 대사 계속) 비켜 봐아,  우리 올 해는 정말 좋은 일이 있을려나 봐..... 정말 환상이였다구...  

준호-(상관없이 쿨쿨)

지연-(얼른 준호에게 쪽 소리가 나게 찐하게 뽀뽀하며) 새해 복 많이 받어(눕는다)

s#5 지연 아파트 창가 (아침)

    (창가에 나란히 놓인 작은 화분)

지연-(소리-큰소리) 야- 최준호 빨리 안 일어날래..?  나 오늘 또 지각하면 옐로우 카드 받는단 말이야

s#6 지연 거실겸 주방

지연-(달걀 후라이 하며) 좋아 열 센다...?  열 셀 때까지 안 일어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준호 침실에서 잠이 덜 깨 눈을 감은 채 나온다- 주방 쪽으로)

지연-(앞대사 연결) 사랑의 맹세 3조,... 충성맹세 2조 위반에-

준호-(잠이 덜 깬 채) 깨우려면 제대로 좀 깨워라...

지연-(준호에게 돌아서며) 내가 제대로 안깨웠다구...? 알람 울리고, 핸드폰 때리구... 이불 걷어버리구... 목 아프게 소리 지르구...

준호-(팔 벌리고 안으려 하며) 다른 방법 또 있잖아아

지연-(사이없이 선언) 어름

준호-(스톱 모션인 채) 야아-  아침부터 무슨 어름이야아... 빨리 땡-

지연-(달걀 후라이 접시에 담아 준호 팔 밑으로 빠져나와 식탁으로) 노른자 깨졌는데 괜찮지...?

준호-야 빨리 땡... 다 너 때문이야... 니가 자다 말고 떠드는 바람에 제대로 잠을 못 자서 그런 거라구... 땡-

지연-(다시 준호의 팔 밑으로 들어가서 마주보며 신나서) 정말 내 꿈 환상이였지..  예사로운 꿈 아니지... 그치

준호-(꿈에 관심 없고 어서 하라고) 때앵-

지연-(오, 엘-무시치고) 아무래도 복권을 사야할 것 같해

준호-어서 ?, 땡, 땡

지연-그래 봐 줬다, 땡

준호-(스톱 모션 풀며 지연 안는) 너 떠든 게 꿈 얘기였어...?

지연-(기가막혀) 뭐...? 그럼 내가 뭘 떠드는 줄 알았어.. ?

준호-잠결에 알게 뭐야...

지연-기가 막혀,.. 밤하늘에 불꽃놀이가 오색 수를 놓은 것처럼 기가 막힌데 그 불꽃이 장미꽃잎이 되어서 나한테 쏟아져 내렸단 말이야...나한테..

준호-용꿈 돼지꿈 그런 거 꾸고 로또 당첨됐단 말은 들었지만 장미꽃 벼락맞고 당첨됐단 얘긴 못 들었다..

지연-(오, 엘 기분) 정말 환상이였다구..

(효) 전화벨 울린다

    (준호와 지연 동시에 수화기 쪽으로 시선)

준호-아침부터 뭐야... ?

지연-어머님 아니면 형님일 꺼야, (준호 밀치고 전화기 쪽으로 달려가며)  (전화 받는다) 여보세요..? ... (밝게) 네, 형님..... 에이 형님두..  잊어버릴 게 따로 있죠, 어떻게 어머님 생신을 잊어먹어요

선영-(휠-말에 가시) 또 깜빡 했다고 그럴지 몰라서 전화했어,  동서 가끔 그러잖아

지연-(잠깐 걸리지만 얼른 감정 밝게) 딱 한번 그랬는데 ... 저 딱 한번 그랬어요, 형님

준호-(목욕탕으로 가며) 몇 시까지 가는 건지 물어 봐...

지연-딱 한번이요 형님

선영-(휠) 직장 때문에 손님처럼 상 받을 때 오는 건 할 수 없지만 늦지나 말았으면 좋겠어

지연-걱정마세요, 형님.....  (다시) 저 형님.. 죄송해요

선영-(휠) 정말 죄송하면 일찍 와서 좀 거들든지...말로만 그러지 말구

(효) 선영 전화 끊어버리는-

지연-(끊어진 전화- 씽긋 웃고 마이크처럼 입에 대고) 형님, 죄송한 거 정말이거든요...?

s#7 평창동 거실

선영-(소파에 앉아 있는 준호모 들으라는 듯) 동서는 철이 없는 거예요, 눈치가 없는 거예요, 어머니..?  좀 어이없을 때가 많아요

변여사-(완전 무시) 뭘 할 줄 안다고 와서 거들래...   

선영-어떻게 어머니 생신인데 며느리가 상을 차리면 오냐구요,  무슨 대단한 직장을 다닌다구요

변여사-(애써 참는) 풀무질하지 말어,...귀빠진 날 아침부터 열내기 싫다,..

선영-어머니 화나시라고 하는 말이 아니구요  하루 결근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마음만 있다면요, 월차도 있구요

변여사-월차가 뭐냐...?

선영-한 달에 한번 휴가를 낼 수 있는 날이요,... 월차는 다른 때 쓰고 어머니 생신 날은 출근 핑계 대니까 제가 그러는 거예요, 어머니

변여사-걔 맹낭하고 발칙한 거 이제 알어...? 준호 꼬셔서 기여히 결혼한 거 보면 알고도 남지...

최사장-(신문 들고 나오며) 작은 애가 준호를 꼬신게 아니구 준호가 작은 앨 꼬셨어.... 당신이 죽기살기로 찢어 놓을려고 해도 죽어도 못 헤어진다고 한 것도 준호였잖어

변여사-준호 혼자 그랬어...?  둘이 같이 그랬지...?  

최사장-그러니까 둘이 잘 살잖어,... 처음 약속한대로 우리가 집도 안 사주고 십 원도 안 보태줘도... (선영) 얘네들은 둘이서 내 살 뜯어먹고 사는데...

선영-아버님,...

최사장-느이 남편 내가 월급 주고 내가 먹여 살리잖어...

선영-저도 유산 웬만큼 있어요 아버님...

최사장-그래서 너 하숙비 내냐.... ?

변여사-그래서 받고 싶어...?

최사장- 말이 그렇다는 거지...

가정부-(주방에서 나와) 상 다 봤는데요...

최사장- 준식이는  안 내려오냐...?

s#8 준식 내외방

    (거울 앞에서 서서 있는대로 모양내고 있는 준식)

s#9 달리는 준호 차안

지연-(핸드폰 통화중-힘주어서) 엄마, 우리 시어머니 생신 안 잊어버렸지..?

    .... 언제 갈 거야..? ....늦게 가지 말구 빨리 가,... 며칠 전에 느이 친정에서 보쌈김치 보내 주신다든...? 그러셨단 말이야...(듣고) 어, 기다리시나 봐... 엄마 오늘 큰언니 선 본다 그랬지...

s#10    박여사 주방

    (할머니 예쁜 도자기 항아리에 보쌈김치 마지막 하나 넣고 있다)

원희-(들어오며) 시집에서 이뻐하지도 않는데 불나게 챙기기는...  빨리 갖다 주래요..

할머니-지연이야...? 안사돈이 우리 김치를 좋아해서 얼마나 다행이냐.. ?  안 그랬으면 돈 많은 사돈댁 뭘로 비위를 맞췄겠어... 천만 다행이지

원희-기사 있겠다 좀 와서 가져가면 큰일나...?

할머니-선물을 와서 받아가는 게 어디 있어,... 갖다 줘야지... 내가 다녀오마

원희-(화내며) 엄마가 왜 거길 가요, 그리고 무거워서 엄마가 어떻게 들고 가요, 퀵으로 보내면 돼요, (큰소리로) 지숙아

할머니-지숙이 나가는 길에 들려 가도 되겠다

원희-그 집에서 지숙이 심부름꾼 취급할까봐 못 보내요,..

할머니-설마 그러겠니

원희-엄마는 속도 좋아... 그 사람들이 언제 우리를 사돈 대접 제대로 한 적 있어요...?

지숙-(들어온다) 왜 엄마

원희-퀵 좀 불러...

지숙-왜...?

할머니-평창동 김치 보내야 돼...

지숙-엄마는 지연이 시댁만 신경 쓰고 나한테는 관심도 없어...?  나 오늘 선 보러 간단 말이야...

원희-날마다 하는 일이 선 보는 일인데 어쩌라고,  오늘은 딱지를 놓고 올 거야, 맞고 올 거야

지숙-엄마-

s#11    회사 로비

    (지연 헐레벌떡 뛰어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향해 뛴다)

s#12    엘리베이터 앞

    (막 엘리베이터 문 닫히려는데)

지연-(다급하게 뛰어오며) 잠간만요 (간신히 탄다)

s#13    삼층 엘리베이터 앞

    (엘레베이터 문 열리며  급하게 나오는 지연 역시 뛴다)

s#14    디자인 실

지연-(숨차게 뛰어 들어오며) 좋은 아침

종미-(히히 웃으며) 야 간이 쫄아드는 줄 알았다, 팀장님 2분 전인데요...?

은주-(후배 디자이너) 고마워요 지연 선배.. 일단 상쾌한 아침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 줘서...

후배-맞아요

지연-(성격 좋은) 새해부터는 절대로 지각하지 않는다고 약속했잖아,

팀장-또 한가지 약속도 지킬 거지...? 오늘까지 여름 씨즌 시안 내기로 한 약속

지연-.. (자신 없고 당당할 수 없는 멋적은 웃음)

팀장-.. 시한도 못 지켜.. 그렇다고 히트 작품이 나오는 것도 아냐....

지연-(주눅들지 않고 밝게) 저 히트 상품 있는데요 팀장님

팀장-근래에 말이야

종미-(오, 엘) 팀장님 시간 아직 널널한데요 뭐....   

팀장-널널해...?  시간은 자꾸 가는데-?       

s#15    같은 장소 (시간 경과)

    (지연 컴퓨터 작업하고 있다-마린 룩 이리저리 발전해 보는)

지연-(뜻대로 안되고 한숨이 나온다)

    (컴퓨터 화면- 다시 이리 저리 변형되는)

지연-(잠간 생각)

s#16    회상 (s#1)

    (꿈 장면)

s#17    디자인 실 (현재)

지연-(혼잣말) 개 꿈이였나...?  그럴 리가 없어... 너무 황홀했단 말이야

    (지연 멍하니 화면 보며 앉아 있다가 시계보고 핸드폰으로 문자 보낸다-팀장 신경 쓰며 약간 가리고)

지연-(마음의 소리) 언니 이번에는 장동건의 쌍꺼풀에 휴 그렌트의 곱슬머리에 네 살 연상인 남자가 나왔어...? (보내지 않은 채)

s#18    까페

    (지숙 맞선남과 마주앉아 있다)

맞선남-(웃음 띠고) 사진하고 실물하고 좀 다르시군요

지숙-네..?

맞선남-(웃으며) 느낌이 다르다구요...여자는 화장발이니 뭐니 하든데 사진발도 있나부죠...?

지숙-뭐라구요...?

맞선남-(느긋하게) 사진발이 없는 것 보다 있는 게 낫지 않나요...?  나쁜 뜻으로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

지숙-...(화가 치미는 것 애써 누른다)

(효) 문자 오는 소리

지숙-(신경 쓰인다)

맞선남-받아보세요

지숙-(테이블 밑으로 핸드폰 꺼내 문자 보고 문자 찍는다-마음의 소리) 쌍가풀은 없어,  슬머리에 네 살 연상은 맞구

s#19    디자인 실

지연-(문자 찍으며 마음의 소리) 언니 파이팅- 두 가지가 어디야...? 쌍가풀은 나중에 성형수술하면 돼,... 나이는 성형이 안되지만 쌍까풀은 간단하잖아,  야매로 하는 데 나 알어

팀장-(소리) 이지연씨

지연-(당황하며 얼른 핸드폰 끄고 용수철처럼 일어난다) 팀장님, .. 저.. 시장조사 나가보겠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이 안나요,... 미치겠어요,.. (꾸벅 절하며) 죄송합니다..

    (나간다)

종미-(어이없는 듯 낄낄 웃는다)

팀장-너무 멋대로 아냐...?

종미-정말 미치겠나봐요...

s#20    시장 악세사리 빌딩 (시간 경과)

    (지연 악세사리들 찬찬하게 살펴본다)

s#21    다른 곳

    (지연 여전히 악세사리 살펴보는)

(효) 핸드폰 울린다

지연-(핸드폰 화면 본다)

    (거지왕자)

지연-(받는다) 어 나야

준호-(휠) 어디니..

지연-동대문 시장, 왜 나 데릴러 온다구...?  그럼 고맙지이

준호-(휠) 나 못 가, 갑자기 회의가 잡혔어.. 다섯시부터 회의야

지연-어머머, 밤중에 무슨 회의...? 그럼 어떡해, 어머니 화 내실텐데...

s#22    준호 회사 이층 복도

    (최신 건물에 통유리로 밖이 보이는 세련된 분위기)

준호-(핸드폰) 내가 더 화난다, 내가, 갑자기 무슨 회의냐..?...(듣고) 뭘 어떡해, 할 수 없지,  어머니한테는 전화드렸으니까 너 빨리 가

s#23    악세사리 빌딩

지연-(핸드폰) 늦게라도 안 와...?...(듣고) 좋아, 난 쓰레기통이야, 자기야, 짜증 나한테 다 버렸어..?....(낄낄 웃고) 끊는다....

    (지연 핸드폰을 끄고 가방에 넣는데 범인을 쫓던 태섭이 지연의 가방을 치고 가방이 떨어진다)

    (가방 안의 물건들이 쏟아진다)

지연-어머... (놀라고 당황)

태섭-(너무 다급해서) 미안합니다... (급하게 뛰어간다)

지연-(얼른 물건들 집어서 가방에 넣는 순간 소리친다) 내 지갑... (급하게 쫓아가며) 도둑이야.... 내 지갑 내 놔... (태섭이는 보이지 않는데 태섭이 간 길을 쫓아간다) 내 지가압-

s#24    악세사리 빌딩

    (태섭 인파 사이를 뛴다-범인을 쫓는)

s#25    같은 빌딩 층계

    (태섭 범인을 쫓으며 얼른 핸드폰 단축키 누른다)

s#26    시장 입구

    (?차 안에 앉아 핸드폰 받고있는 선배형사 얼른 핸드폰 끄며 ?차에서 내려 쏜살같이 뛰어간다)

s#27    악세사리 빌딩 입구

    (태섭을 놓친 지연 숨이 턱에 차게 헐떡거리며 두리번거린다, 발을 동동 구르며 울려고 한다)

s#28    시장 근처

    (선배형사 골목 가로질러 뛰어간다)

s#29    시장 근처

    (다른 길 빠져 나오는 선배 형사 저만치 뛰는 용의자 발견하고 뛴다)

    (용의자 막다른 길에 몰리고(막다른 길 아니라도 상관없음) 담장을 뛰어 넘으려는데 덮치는 선배형사 뒤따라 달려오는 태섭-순간 용의자 선배형사를 칼로 찌르고 다시 담장을 넘으려는데)

태섭-(용의자 덮치며 격투)

s#30    시장 도매빌딩 근처 (밤)

    (지연 길가에 앉아 있다)

    (종미의 소형차 와서 선다)

종미-(차창 내리고) 야- 이지연

지연-(본다. 일어나 종미 차로 간다)

s#31    거리 달리는 종미 차안 (밤)

지연-(자기 머리를 두 손으로 두드리며) 아우 이 등신,.. 이 천치... 이 띨띨이

종미-좋지도 않은 머리 그만 때려라..

지연- 멀쩡하게 생긴 자식이 뭘 못해서 소매치기를 하니....?

종미-그럼 못생긴 사람만 소매치기하라는 법 있냐..?

지연-아-.. 가슴 아퍼... 피 같은 내 육만원.... 아아 속 쓰려.... 나한테 육만원이 어떤 돈인지 넌 알지...  

종미-(약간 빈정대는 기분) 알지이-  소금공주한테 육만원이면 엄청난 돈이지이...  결혼 5주년 때 짜잔- 하고 내 집 장만해서 시댁에 보여주겠다고 택시 한번을 안 타는 아주머닌데

지연-비웃지 마... 내 집 장만할 때까지 만이야....

종미-야.. 카드 정지 안해...?  주민등록증은 혹시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기다려 보고 카드는 빨리 정지해야돼.

지연-알았어

종미-시댁엔 전화했어...?  눈 빠지게 기다리실 거 아냐

지연-(어쩔 줄 모르며) 어머, 그 생각을 못했다

종미-빨리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얘기해... 이건 천재지변이야

지연-(핸드폰 꺼낸다. 막상 걸려니까 걱정되는) 어떡하지...

s#32    평창동 거실 (밤)

    (최사장, 변여사, 준식 소파에 앉아 있고 선영이가 가정부가 들고 서 있는 쟁반에서 과일접시와 손잡이 없는 도자기 찻잔 각자 앞에 놓고 있고)

최사장-(화면 시작과 동시에) 새애기 니가 전화 좀 해 봐라... 얘가 이럴 애가 아니잖아,  먼 일이 있나 봐...그러지 않고야 이럴 리가 없잖아

변여사-(오, 엘) 할 거 없어,  안 와도 상관없으니까

최사장-걱정이 돼서 그래,... 심장에 털이 나지 않고서야 얘가 이럴 애가 아니잖어...?

변여사- 무슨 일이 있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훅 한숨) 내가 발등을 찍겠다..

최사장-아니 왜 갑자기 발등을 찍어...?

변여사-당신 때문이야,... 난 절대로 결혼 안 시킬려고 했는데 당신이 날 졸랐잖아...

최사장-또 단군시조부터 시작하네,  아니 죽은 자식 고추는 맨 날 만져서 뭐 하나...? 아침에도 얘기해 놓구 그래....

선영-그래도 어머님은 속상하시죠...

최사장-즈이끼리 좋다는데 그럼 됐지..

변여사-이게 된 거야...?  며느리가 시애미 생일날  앞치마 입고 음식장만은 관두고  제시간에 와서 저녁을 먹는 것도 못해서 지금까지 연락도 없는 게 이게 된 거냐구,  난 얘가 어떤 앤지 아직도 헷갈려

선영-저두 좀 그럴 때가 있어요..어머니

준식-(여유만만 구경꾼 같은) 당신까지 한마디 해야 돼...?

선영-그렇잖아요

(효) 전화벨

최사장-(오, 엘) 어 왔다.... 왔어

선영-(얼른 받으려는데)

최사장-(먼저 받고)  평창동입니다...(잠간 사이) 여보십쇼...

지연-(휠-쩔절매며) 아버님 저 지연이예요, 정말 죄송합니다

최사장-너냐...? 죄송은 관두구 어떻게 된 거냐.. 넌 벌써 여기 와 있어야 할 아이가 아니냐...

지연-(휠) 정말 죄송합니다,...있잖아요, 아버님.. 시장에서 소매치기를 당해서

최사장-(오, 엘 기분) 뭐 소매치기...?  저 저런... 아니 그래서 범인을 잡았어 못 잡았어...

변여사-...

선영, 준식-....

최사장-쩟쩟쩟.. 어디서 그랬어... 그래서 몽땅 털렸냐....?

s#33    평창동 대문 앞 (밤)

    (종미 차 와서 서고)

종미-(지연에게 만원짜리 한 장 주며)  갈 때 차비

지연-(훨씬 기분이 좋아져 웃으며) 고마워 (내린다)

종미-간다

지연-(떠나는 종미에게 손 흔든다)

s#34    평창동 거실 (밤)

    (지연 현관 들어온다)

지연-(걱정할까봐 밝게 절 꾸뻑하며)  죄송합니다.....아버님 어머님 죄송합니다... 아주버니 형님 정말 죄송합니다

변여사-(쳐다보지도 않는다)

최사장-(악의 없이) 아니 차비가 없는데 왜 친구한테 전화를 해, 집으로 해야지,.. 그랬으면 금방 김기사를 보냈을 거 아냐... 니가 좀 띠일 한 데가 있긴 있어..

지연-(민망해서 웃으며) 걱정하실까봐...  

준식-(여유부리며 웃음 띠고) 택씨 타고 와서 인터폰 하면 가지고 나가잖아요

지연-(씽긋 웃고) 아무 생각이 안났어요,... 어머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변여사-...

    (식구들 변여사 대답을 기다리는데 아무소리 없고 잠간 분위기 어색해 지고)

최사장-(얼렁뚱땅) 우여곡절 끝에 잘 왔다... 너 밥도 굶었을 것 아니냐,...

변여사-밥상 다 치웠다  느이 집 가서 먹어라...

지연-(썰렁해지는)

최사장- 아줌마더러 좀 차려달라고 허면 돼지 뭘...

변여사-내 생일이야,..  같이 저녁 먹자고 오라고 한 거지 저 혼자 따로 상 차려 주려고 오라고 한 거야...? (지연에게)  가서 먹어라... 아줌마도 하루종일 음식하느라 고단한데 또 상 차리라고 하면 입 나온다

준식- 아줌마 아직 주방에 있는데요... ?

변여사-다른 사람 귀찮게 하지말고 가서 먹어...  

지연-(밝게) 네, 어머니.... 그럴께요 저 ..(가방에서 귀거리 상자 꺼내 탁자로 오며) 어머니 제가 만든 귀걸이예요,... 예쁘게 쓰세요.

최사장-생일 선물이냐... ?

지연-네...

변여사-(관심 안 보이고)

최사장-당신은 좋겠다... 며느리가 귀걸이도 만들어 주고... 얘들아 요샌 젊은 놈들 귀걸이 많이 하고 다니든데 나도 하면 어떻겠냐.. 귀걸이는 둘째며느리가 대 줄테구...(지연에게) 그렇지...?

지연-네 아버님

변여사-(찬물 뿌리듯)  당신이 젊은 놈이야...?  체신없이...

최사장-... 이 사람아.. 젊은 놈들 하는 거 늙은 놈이 못할 거 뭐 있어...  

선영-하시지 마세요 아버님

최사장-왜..?

선영-어머님이 싫어 하시잖아요

최사장-(힐긋 변여사 본다) 알았어,... 늙어 가면서 마누라한테 이쁨 받고 살아야지...

변여사-(무시하고 지연에게) 얘 그러고 서있지 말고 어서 가거라...

    (뜻밖인 변여사 발언에 썰렁 분위기)

지연-(좀 무안해지는)

최사장- 아니.... 가...라구...?

변여사- 기분이 이런데 보고 있고 싶어요, 그럼...?

최사장-이 봐... 좀 봐 주지 그래...  소매치기 당하는 바람에 그렇게 된 걸 으떡해, 천재지변이잖아

지연-(밝게) 네 어머니... 봐 주세요,  사고였으니까 봐 주세요

변여사-우리 저녁 다 먹었는데 너 여기서 뭘 할 거야,... 어서 가서 저녁 먹어

지연-(웃음 띠고 애교 있게) 사실은 집에 밥 없거든요 어머니...?

변여사-그건 니 사정이구...

최사장-사람 참 쌀쌀맞네...

s#35    최사장 대문 앞 (밤)

    (준호의 차 와서 대문 앞에 선다. 준호 내린다. 초인종 누른다)

s#36    최사장 거실 (밤)

최사장-(가정부에게) 준호라구요....?

가정부-예...

최사장-회의가 늦을 것 같다더니 어떻게 왔네...? (지연에게) 너 살았다.... 준호까지 굶겨 보내진 않을테니 됐어... (변여사 보며) 당신 준호 그냥 보낼 꺼야...?  앉지도 못하게 하고 바로....?

준식-저도 궁금하네요

변여사-... (대답 못한 채)

준호-(들어온다-약간 버릇없어 보일 만큼 자유롭게) 저 왔어요,... (탁자로 다가온다)

준식-어서 와라

준호-(편안하고 자유롭게 앉기 전에) 아버지 엄마 죄송합니다...(애들처럼) 생신 축하드립니다아-

최사장-여보 답장 안 해...?

변여사-얘... 축하고 뭐고 나 기분 다 잡쳤어,...   

준호-(앉으며) 왜요, 엄마, 제가 없어서요..?  (지연에게) 왜 서 있어..?

지연-어... (어색하게 웃는다)

최사장-(변여사에게) 쟤 앉아도 돼...?

준호-(?) 누구요,  지연이요..?

변여사-쟤 지금 왔다,..  내가 화가나서 그냥 가라고 했다..

준호-(?- 지연) 너 지금 왔어...?

지연-....

최사장-들어보니까아....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드라...

준호-(지연에게) 왜 무슨 일 있었어...?

s#37    최사장 집 (밤)

    (전경)

s#38     최사장 거실 (밤)

준호-(화가 나서) 엄마, 이건 말도 안돼요,...소매치기 당해서 그런 건데 아무리 화가 나신다고 밥도 안주고, 앉지도 못하게 하고, 그냥 가라는 게 말이 돼요...?  어떻게 그래요,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정말 우리 엄마 너무하시네...?  

지연-(얼른) 내가 잘못한 거잖아...

준호-(들리지 않고) 화가 나시면 화내시고 밥은 주셔야죠,.. 어떻게 내쫓으실 수가 있어요,... 아니 앉지도 못하게 하신 건 너무 하신 거예요   

변여사-(소리친다) 오늘이 무슨 날이야,.. 시애미 귀빠진 날이야,..며느리라는 게 음식장만은 고사하고 저녁 다 먹은 담에 오는 게 말이 되는 짓이야...?

준호-화가 나셨어도 사정을 들어보시면 용서해 주실 수 있잖아요,  노느라고 늦었어요..?

변여사-(오, 엘)  며느리라는 게 어떻게 하는 짓마다 일만 저질러....

준식-재수가 없었든 거죠, 뭐

변여사-재수없는 애니까 재수 없는 일만 생기지....  

준호-(기가 막혀) 엄마,...어떻게 그런 말을,... 알았어요, 집에 가서 먹죠...(지연이 손을 끌고 나간다)

지연-(안가려고 뻐팅기며) 준호씨...  (끌려가면서 고개 뒤로 돌려 절하면서 끌려가는)

변여사-저 저녀석이.... 너 거기 서지 못해...? 당장 못 서..? (분해서 쓰러지려고 하는)

최사장-여 여 여보... 진정, 진정.... 어...?  (두 손으로) 워- 워-

변여사-저런 나쁜 녀석 같으니라구.... 저런 불효막심한 놈 같으니라구... 어디서 애미한테 큰소리를 쳐... 당신은 대체 뭐 하는 거야아...

최사장-당신이 가래서 간다는데 날더러 뭘 어떡하라구..

변여사-무릎을 꿇려야지 그냥 보내...? ..아유 머리야...

선영-(얼른 일어나 변여사 옆으로) 어머니 약 가져올까요...?

최사장-아니다.... 여보 들어갑시다.... 영자씨...?  자 일어나요... 준호한테 화낼 것 없어,... 가제는 게 편이야... 준호가 지연이 편들지 당신 편 들 줄 알았어...?

변여사-기가 막혀,... 아이구 기가 막혀....

    (침실로 가고)

선영-당신은 왜 가만히 있어...?  서방님 좀 말리지...?  어머니 체면도 있으시잖아...

준식-(느긋하다) 어머닌 항상 제수씨한테는 좀 심하셔

s#39    평창동 대문 앞 (밤)

    (나오는 준호와 지연)

준호-(성질나는) 넌 왜 오늘 같은 날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냐...(차로 가버린다)

지연-(쓸쓸함 스치며 훅 한숨 쉰다. 잠간 그런 채로 서 있다가 대문을 향해 똑바로 선다. 콘소리로) 어머니 저 밥도 안 주셨지만 그래도 전 어머님이 항상 감사하거든요...? 우리 결혼 허락해 주신 거요, 저를 받아 주신 거요

준호-(차문 열고 서서) 너 뭐해

지연-(여전히 큰소리) 전 평생 어머님께 감사하면서 살 거예요,...(90도로 절하며) 어머니 감사합니다... (혼잣말처럼) 그런데 인간적으로 정말 배고프다...

준호-빨리 안타...?

s#40    밤거리(달리는 준호 차 안)

    (준호와 지연 묵묵히 앉아 있다)

준호-너 엄마한테.... 감사하다고 절한 거 진심이야...?

지연-그럼 내가 연기하니....?

준호-밥도 안주고 쫓아내는데도 감사하다구...?

지연-(밝게) 내가 저능이냐...? 나도 어머님한테 화나고 야속할 때 얼마나 많다구,... 그런데 어머님이 우리 결혼 허락해 주셨을 때 내가 결심했잖아, 어떤 일이 있어도 평생 어머님께 감사한다... (웃는다)나를 두들겨 패셔도 감사할거야,...

준호-...

지연-사람이 은혜를 잊어버리면 안돼지이....초심을 잊어버려도 안되구,... 우리 인제 결혼했으니까 어머님께 평생 감사하기로 한 약속 없었던 걸로 하냐...? 말도 안돼,...  만약 어머님이 우리 결혼 허락 안 해주셨으면 우리가 지금 어떻게 같이 차를 타고 갈 수 있었겠어... 안그래...?

준호-저녁 먹고 들어가자...

지연-집에 가

준호-근사한 거 사 줄께

지연-집에 가서 라면 먹을 거야...

준호-맛있는 거 사준다구...

지연-싫으네요...?  

s#41    수술실 앞 (밤)

    (복도 장의자에 고개 떨구고 앉아 있는 태섭 침통하다. 주머니에서 지연의 지갑 꺼낸다.  물끄러미 보다가 지갑 펴본다)

    (지연의 주민등록증)

    (태섭 지갑 닫는다)

(효) 핸드폰 울린다

태섭-(받는다) 여보세요...?

종민-(휠-좀 쓸쓸한데 아닌 척) 나다... 바쁘냐...?...

태섭-(예의는 있지만 좀 딱딱한) 안녕하세요

종민-(휠) 많이 바뻐...?

s#42    종민 아파트 (밤)

종민-(거실에 앉아 주방에서 설거질하는 태섭모 힐끗 신경 쓰며) 그렇드래도 ...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뭐 교회 다니는 사람 아니니까 크리스마스는 상관없지만 세모도 지나고... 새해도 됐는데  집에 한 번 오려나 했지... 느이 어머니 친식 때문에 고생 좀 했어.... 지금 좋아졌지만..

태섭모-(주방에서 돌아보며) 차 드실래요...?

종민-(얼른 수화기 막고) 응 그래, 줘... 느이 엄마가 기다리는 거 같아 전화했어....

s#43    수술실 앞 (밤)

태섭-(마지못해) 시간 나면 들리겠습니다

    (사복 입은 과장과 순경복장의 후배 오고 있다)

태섭-(일어나며) 사건이 좀 생겨서 나중에 연락하겠습니다 (핸드폰 끈다)

과장-아직도 수술중이야...?

태섭-...예...

과장-(깊은 신음) 별 일 없겠지....

태섭-(초조한 아픔으로 고개 떨구고 있다)

과장-박두식이가 봉제공장 살인사건하고 상관없다고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태섭-(분노) 단순한 소매치기였는데 조선배를 찔렀다구요... ?

s#44    종민 아파트 (밤)

    (차 마시는 종민과 목도리 뜨고 있는 태섭모)

종민-뭘 그렇게 떠..?

태섭모-(말없이 미소)

종민-내 쎄타 짜...?

태섭모-(피식 웃으며) 쉐타가 이렇게 밋밋해요...?.

종민-그럼 뭐야...

태섭모-목도리요

종민-나 목도리 여러 개 있는데 눈 아프게 뭐 하러 그런 걸 떠..

태섭모-... 당신 거 아니예요

종민-그럼...? (하다가) 아 태섭이 꺼...

태섭모-.. 미안해요...

종민-(피식 웃는다)  내가 태섭이랑 연적같네....

태섭모-심심하기도 하고 .. 뜨개질하고 있으면 시간 잘 가요

종민-그런데 왜 미안해,... 태섭이 내 아들 아니야... ?... 그런 소리로 들려

태섭모-(미소) 아니예요...

종민-(넉넉한) 내 아들이야,... 십육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날 애비 노릇을 시켜주질 않지만....

태섭모-....마음은 안 그럴 거예요

종민-그래... 마음은 안 그런 거 알어,  줘 봐,... 내가 한번 해 볼게..

태섭모-할 줄 알아요...?

종민-무늬 넣는 거야...?

태섭모-아니예요

종민-그냥 뜨는 거면 할 수 있어 줘 봐...

    (태섭모 종민에게 뜨개질 주고 종민 받아서 더듬더듬 한다)

종민-..이렇게 하는 거 맞아...?

태섭모-(웃는다)

종민-.. 나랑 둘이 짜서 주자구...  아버지 엄마가 함께 떠 준 목도리 한 놈 세상에 태섭이 밖에 없을 것 같지 않어...? (노래 부르며 뜨개질 한다)

태섭모-(그런 종민 따뜻하게 본다)

s#45    지연 아파트 복도 (밤)

    (지연과 준호 걸어오는데 현관 앞에 지선이가 트렁크를 깔고 앉아있다)

준호-(다가가며 지연에게) 누구야...?

지연-몰라...? (다가간다. 그제서야 놀라) 짝은 언니...

준호-어...? 웬일이세요...

지선-(울것처럼 짜증) 얼어죽는 줄 알았다... 빨리 문 열어...

지연-무슨 가방이야...?

s#46    지연 주방 (밤)

    (식탁 위에서 맥주 마시는 준호, 지연, 지선)

지연-정말 기가막히다,... 형부는 어떻게 또 거덜을 내냐...? (비명처럼) 아- 미치겠다

지선-(술에 취해 울먹이며 소리친다) 야-...누군 그러고 싶어 그러냐...? 운이 안따라 주는데 어떡해,.. 엄마가 그러는 것도 속상한데 너까지 왜 그래

지연-(놀라며) 엄마도 알어...?

지선-집 근처에 오지도 말래드라, 꼴도 보기 싫으니까 얼씬도 말래, (울먹이며) 어떻게 엄마가 그럴 수가 있니,.. 엄마가 말이야,...

준호-장모님도 속상해서 그러시겠죠

지선-(소리친다) 나보다 황서방 보다 엄마가 더 기가막혀...? 길거리로 쫓겨난 우리보다 더 기가 막히냐구..(앙앙 울며) 어떻게 얼씬도 하지 말라고 할 수가 있냔 말이야

자연-지금 몇 번째야,  그러니까 그러지

s#47    원희 방 (밤)

원희-(속상하고 울화가 치밀어 땅이 꺼지는 한숨) 으유 재주도 좋아, 정말,  한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어떻게 세 번씩 말아먹어,... 안마 의자 말아먹은 지 얼마나 됐다구 또 털어먹냐구....  

할머니-이 번에는 괜찮다구 그래서 그런 줄 알았더니..(한숨).

원희-언제는.(안 그랬어..?)..딱 사기꾼 하는 짓이지... 허풍에...

할머니-황서방 허풍은 있지만 사기꾼은 아니다...  어디가 그래,... (원희 못마땅한) 어지간히 하지... 갈 데가 없어 전화한 앨 이 근처에 얼씬도 말라니... 길에서 얼어죽으라는 거야...?

원희-(오, 엘) 여관은 못 가요...? 철이 있는 기집애 같으면 보따리 싸들고 집에 온단 소리를 어떻게 해,... 지 애미 뒤로 넘어갈까봐 어떻게

(효) 전화벨

할머니-애미한테 하지 그럼 어디다 해 (일어나려고) 지선이 아니냐...?

지숙-(이미 받은-밖에서) 여보세요...? .. (신경질) 야 내가 아무 말 안 하면 물어보지 마... 나 오늘 선 안 봤어,  그런 적 없다구

할머니-아닌가부다...

원희-(땅이 꺼지는 한숨) 어이구 자식이라구 하나같이....대체 나가서 어떻게 하길레 또 딱지야,  뭐가 모자라서

할머니-인연이 아니래서 그런 거야... 지숙이가 어디가 모자라...

s#48    마루

지숙-(전화) 야 나도 싫었어,...그 정도로 결혼할려고 했으면 십 년 전에 벌써 갔지 지금까지 있지도 않어

지연-(휠) 장동건 쌍까풀만 빼고 네 살 차이에 곱슬머리라며,  그게 어디야, 잘 해 보지 그랬어

지숙-사진하고 내가 다르다잖아...그것도 필이 다르다는데 어떡해...

s#49    지연 식탁 (밤)

    (여전히 준호와 지선은 맥주 마시고 있고)

지연-(통화중) 어머, 돼지였구나아,.. 돼지면 진주를 못 알아보는 거 당연해,  언니 운 좋았다 돼지한테 시집가면 어떡해... 하늘이 도왔네, 뭐...

지선-(해도 너무한다는 기분) 언니가 진주라구..?

지연-언니 엄마 좀 바꿔 줘

지선-(갑자기 성질내며) 야 너 엄마한테 나 여기 있단 말하려고 그래..? 하지 마,... 하지 마

지연-엄마 밤 내 속 썩으시라구...?

s#50    안방 (밤)

지숙-(무선 전화기 들고 방문 열며) 지연이.. (엄마에게 준다)

원희-(수화기 받아) 시어머니 생신 잘 지냈어... ? ... 김치는 입에 맞으시대..?

할머니-사돈 입에 딱 맞게 익혀 보냈는데 뭘...

원희-너한테 그러셔...? ..  그렇게 보쌈김치를 좋아하시면서 고맙단 말은 관두구 잘 받았단 전화 한통 하면 큰일 나...? .. 당연히 받을 것 받는 거야...?

s#51    지연 식탁 (밤)

지연-(통화) 아니야아,  나보고 정말 고맙다고 잘 말씀드리라고 했단 말이야,... 대한민국에서 엄마 보쌈김치가 최고래,... 국보급이래... 엄마 보쌈김치가 없으면 생일 상 받은 거 같지가 않으시대,...

원희-(휠) 느이 시어머니가 그런 말도 할 줄 안다구...?

지연- 그러엄,.. 엄마 덕분에 나 점수 따잖아,... 엄마 짝은 언니 우리집에 와 있어...

지선-...

s#52    안방 (밤)

원희-(통화) 뭐어.? 아니 거길 갔어...?

할머니-(본다)

원희-(대사 연결) 제부 얼굴 보기 챙피하지도 않다니..? 갈 데가 따고 있지 어떻게 거길 가

할머니-그럼 으떡해... 집엔 얼씬도 말래구....

원희-철이 없어도 한참 없어

지숙-지선이 무슨 일이 있어...?

s#53    지연 식탁 (밤)

지연-(통화) 엄마 잠 못 주무실까봐 전화한 거예요... 언니 우리집에서 잘 거니까 걱정 마, 엄마..

s#54    중환자실 앞 (밤)

    (앉아 있는 태섭과 순경)

순경-내일 아침까지 면회도 안 되는데 들어가서 좀 쉬시죠

태섭-...

순경-..예...? 제가 있겠습니다

태섭-(주머니에서 지연의 지갑 꺼내 준다) 보내 줘라...

순경-(받는다)

태섭-...

s#55    중환자실 (밤)

    (혼수상태로 산소 마스크 쓴 선배형사를 바라보고 있는 태섭)

s#56    준환자실 앞 (밤)

    (정적같은 조용한 분위기-태섭 중환자실에서 나와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고개를 푹 떨군다. 마치 고개가 꺽어진 사람처럼 떨구고 있다)

    F.O

s#57    강북 주택앞 (아침)

    (태섭 다가와서 대문 앞에 선다)

(효) 초인종 누른다

여자-(안에서) 누구세요...?

태섭-예 실례합니다

여자-(대문 열고 나오는데)

태섭-안녕하십니까... 저 김형삽니다

여자-(금방 알아보는) 아, 후배-..세종이 아빠 어제 안 들어 왔는데...? 다른 때는 전화를 하든데 어젠 전화도 안 하대...?    

태섭-아 예, 일이 좀 있어서 그랬을 겁니다..  저 세종이는..

여자-아빠 안 온다고 칭얼대다 잤지 뭐...  근데 웬일이세요..?

s#58    마당

    (여자와 태섭 들어오며)

여자-(대수롭지않게) 웬일이래..? 이틀 사흘씩 안 들어 올 때도 데리고 오란 소린 없드구만...?  인제는 나하고도 잘 자요... 잘 놀고...

세종-(5살-아랫도리는 내복, 위는 티샤스 입고 마루 끝에 서서 보고있다)

태섭-(순간 가슴이 찡하며) 세종아..

여자-세종아 옷 입자,...옷 입고 아빠한테 가

태섭-안녕

세종-(고개 숙여 인사) 안녕하세요

태섭-(본 채 얼른 말 안나오다가) 아저씨 알지...?

세종-(고개 끄덕)

여자-(웃음 띠고 세종에게) 들어가자,... (태섭에게) 잠간 기다리세요...

태섭-예

세종-(손 붙들려 가며 고개를 돌려 태섭을 보며 간다)

태섭-(그런 세종을 보며 서 있는데)

s#59    지연 아파트 앞 (아침)

    (지연 아파트에서 나온다.  준호의 차로)

준호-(시동 걸고 앉아 있다)

지연-(타고 안전벨트 매며 혼자 궁리하며).. 오늘 가야 될 거 같은데.... 그런데 오늘은 회사에 일이 좀...  그럴 것 같거든.. ? (하다가 결론) 우리 토요일 날 가자.. 응..?

준호-무슨 말인지 줄거리 좀 알게 해라

지연- 어머니 화나셨는데 이대로 있어...?  오늘 갔으면 좋겠는데 오늘은 ...야근... (하다가 한심한 기분) 나 오늘 일 못 끝내면 쫓겨날지도 몰라, 그러니까 토요일 날 가자구...

준호-쫓겨날지 몰라...?  차라리 아예 관둬라,

지연-(열 받으며) 기가 막혀,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말 하냐..?  우리집 장만 5개년 계획은 어떡하라구... 난 꼭 해낼 거란 말이야, 우리 집 사서 아버님 어머님께 꼭 보여 드릴 거란 말이야..

준호-그런다구 너 장하다고 안 그래...  

지연-적어도 가난한 과부 딸이 돈 때문에 최준호 발목 붙잡고 늘어졌다는 생각은 바꿔드릴 거라구...

준호-기대하지 마라, 니가 우리 부모님보다 더 부자가 되기 전에는 우리 부모님 안 바뀔 거

    (준호 차 출발)

s#60    중환자 실

    (선배 형사 침대 옆으로 소독복 입은 태섭과 세종이 다가온다)

태섭-(선배 보고 세종을 본다) 세종아, 아빠가 나쁜 놈들을 잡다가 좀 다치셨어..

세종-(낯설고 이상한 분위기에 겁먹은 듯)

태섭-아빠야...

세종-(아빠를 보려고 얼굴 가까이 간다. 이상한 듯 태섭 본다)

태섭-(안아서 아빠를 잘 보게 해 준다)지금 주무시는 거야

세종-아빠...아빠...

태섭-(마음의 소리) 형 세종이 왔어... 눈 좀 떠 봐... 잠간만이라도 떠 봐

세종-아빠...(손을 뻗는다-아빠 얼굴 만져보려는)

태섭-(세종이를 아빠 가깝게 대 준다)

세종-(아빠 얼굴 슬쩍 만져보며) 아빠 아퍼...?

태섭-어,  아프셔

세종-아빠.. 호 해 줘...?

태섭-그래.. 호- 해 드려..

세종-(아빠 얼굴에 입을 대고) 호- 호-

s#61    지연 아파트 복도

    (화가 난 원희 씩씩거리며 걸어온다)

    (지연의 아파트 앞에서 거칠게 초인종 누른다)

(효) 초인종 소리

s#62    지연 거실

지선-(현관으로 가며) 누구세요, 이 집 아무도 없어요...

(효) 신경질 적으로 누르는 초인종

지선-(현관 열며 짜증내며) 아무도 없다는데 왜 자꾸 눌러요

원희-(들어선다)

지선-(놀라는)

원희-(노려본다)

지선-(뒤틀린) 지연이 회사 가는 거 엄마 몰라...?(작은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원희-(성질 올라오며 쫓아간다)

s#63    작은 방

    (원희 들어와서 지선 보다 짐부터 보고 지선의 코트 집어서 지선에게 던져 주고 가방 집어들고 지선의 손잡고 끌고 나가는)

지선-(안 끌려가려고 하며) 왜 그래요오,... 놓라구요,  왜 그러냐구요

원희-(짐 얼른 놓고 지선이 때리며) 맞고 갈래 그냥 갈래,....이 천하에 애물단지야 (끌고 나간다) 가 어서

지선-갈 데 없다구..

원희-(씩씩거리며 끌고 간다) 갈 데 없다고 이리 와...?

지선-(악을 쓰듯) 그럼 어떡해

    (끌고가는 원희 질질 끌려가는 지선)

s#64    지연 거실

    (원희 트렁크 끌고 지선이 끌고 현관으로 간다)

s#65    디자인실

    (지연 컴퓨터 작업하고 있다)

종미-(다가와서 지연의 컴퓨터 들여다보며) 팀장님 벼르고 있어,  너 오늘은 그냥 못 가

지연-(작업한다)

종미-(놀라는) 어...?  얘가 일 저질러 놨네...?  

지연-... 그런 거 같지... 내가 봐도 괜찮은 거 같해

종미-야- 지갑 소매치기 당할 만 하다,... 소매치기 당하고 작품 하나 나오면 그게 더 낫잖아 (웃는)

팀장-허 종미씨 왜 시장 분위기를 만들지..?

종미-왜냐하면요....

지연-(오, 엘) 제가 뭔가 지금 되고 있거든요..?  기대해 주세요...

(효) 사무실 전화벨

팀장-(전화 받는) 디자인실입니다...  실례지만 어디시죠...? ... 경찰서요..?

    이지연씨....

지연-네...?

팀장-경찰서에서 왜 이지연씨를 찾지...?

지연-(뻥) 경찰서요..?

팀장-(수화기 내밀며) 받아 봐

지연-(오며) 저를 바꿔 달래요...?

팀장-내 귀 아직 멀쩡해..

종미-너 죄 지은 거 있어...?

지연-아니야, 없어.... (수화기 들고) 전화 바꿨습니다... (긴장) 네, 제가 이지연인데요...?

    (종미와 팀장 긴장되며 지켜본다)

s#66    거리

    (종미가 운전하는 차 안)

지연-(어린애처럼 신나서 핸드폰 통화중) 그렇다니까...?  카드, 돈 다 그대로 있대,  동전까지,...  지금 찾으러 가는 길이야,.... 카드도 그대로 있다는데 괜히 정지시켰나봐, 하루만 기다려 볼 걸

종미-인간이 저렇다니까,...  

지연-아무튼 지갑 찾았으니까 그런 줄 알어...

s#67    준호 사무실

준호-(통화) 그런데 어떻게 지갑이 경찰서로 간 거야...?

지연-(휠) 아직 몰라, 가서 물어봐야지....

준호-너 혹시 소매치기 당한 게 아니고 어디다 잃어버린 거 아니였어..?

지연-(휠) 서방님 나 서방님께 띨띨이 소리 들을 짓 안했거든요...?

준호-(웃는다) 야 너 그거 안 해..?. 신날 때 하는 거...

s#68    거리 (종미의 차 안)

지연-(나나나 쏭 부르고 있다)나 나나나 나

종미-(웃으며) 논다 놀아

s#69    원희네 마당과 마루

    (대문 열리고 지선이 엄마에게 등을 떠밀리며 들어온다)

    (원희 트렁크 들고 마루로 온다. 못 올라가고 서 있는 지선이 떠밀며)

원희-(성깔있게) 어서 들어 가

지선-(마루 올라간다)

    (할머니 주방에서 나오고 지숙이 방에서 나오고)

할머니-지선아...

지선-할머니... (운다)

할머니-(따둑이며) 어서 들어 가자

s#70    원희 방

원희-도대체 뭘 어떻게 다 날렸길레 집에도 못 있고 짐 들고 나온 거야,

    황서방은 어디서 뭘 하고 있구,..  

할머니-빚쟁이들이 쳐들어 왔어...?

지선-(울며) 아뇨

원희-그런데,

지숙-(보고 있다)

지선-전화통에서 불나는데 어떻게 있어,... 빚쟁이들이 쳐들어 올 것 같아 무서워서 어떻게 있냐구..  

원희-(열나며) 본사가 사기치고 도망갔으면 본사에 드리민 돈 하고 가게 전세금 날리면 됐지 뭔 빚쟁이,... 사채도 썼어...?

지선-내가 어떻게 알어,...

원희-넌 등신이야...?  남편이 다 말아먹는 동안 넌 뭐 한 거야,... 정말 재주도 좋다,  하다하다 사기까지 당해..?

지선-그게 황서방 잘못이야..?  사기 친 놈 잘못이지...?

원희-사람이 얼마나 허술하면 사기를 당해...  

지선-누군 당하고 싶어 당해...?

할머니-황서방은 어디 있어...

지선-사기꾼 찾아다녀,...(갑자기 울며)황서방 밥이나 제대로 먹고 다니는지 모르겠어

원희- 으이구 서방이라구 (열불나서 일어나 나간다)

지선-(소리친다) 엄마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할머니-속상해서 그러는 거야... (지선 따둑거리고 나간다)

지숙-너 때문에 나 헷갈려... 결혼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훅 한숨) 햄릿이 따로 없다... 결혼을 해야하는 거야 말아야 하는 거야

지선-싫건 헷갈려,.. 난 안 헷갈리니까...

지숙-내 말이 거슬리냐....?

s#71    경찰서 복도

    (걸어오는 지연과 종미)

종미-내 평생에 경찰서를 내 발로 들어오기는 첨이다...

지연-기분은 별루다 그치...

종미-오금이 저리는 거 같지 않니...?

지연-난 그 정도는 아니야...

종미-여기 유치장 같은 것도 있지...

지연-그렇겠지...

s#72      형사실

지연-(순경 옆에 앉아서-주민등록번호 끝에 몇 자리 외운다)

순경-(지갑에서 꺼낸 주민등록증 보고있다) 주소요..

지연-(주소 대고)

    (종미 소파쪽에 앉아 기다리고 있고)

순경-(설명) 혹시 모르니까 확인절차가 필요합니다

지연-현금은 육만오천원 동전은 잘 모르겠구요 참 어제 해지시킨 카드, 그리고 사진이 있어

순경-(들으면서 확인한다. 사진 꺼내본다)

    (지연과 준호 익살스런 사진)

지연-....

순경-(피식 미소 스치고 지갑 준다) 없어진 거 있는지 확인해 보십쇼..

지연-(반가워 환하게 웃으며 받는다) 감사합니다... (여기저기 확인한다)

    (지연이 지갑 뒤져보는 동안 면도하지 않은 태섭 들어와 적당한 자리로-형사인지 방문자인지 알기 어려운 자리)

지연-그대루예요,... 그런데요

순경-예-

지연-이게 어떻게 경찰서에 와 있어요...?  소매치기를 잡았나요...?

순경-예...

지연-그럼 감옥에 가나요...?

(효) 지연 대사 끝나기 전에 태섭의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 B.G

지연-(소리나는 쪽 무심히 잠간 시선 스쳤다가 멈칫 다시 본다)  

    (지연의 시선에서 고개 떨구고 핸드폰 받는 모습)

s#73    회상

    (태섭이 지연을 치면서 가방 떨어질 때 잠간 지연이 본 태섭)

s#74    형사실 (현재)

지연-(기겁하며) 저, 저 사람이예요...소매치기요..(쏜살같이 태섭에게 가서) 이봐요

태섭-(핸드폰 끄며 지연을 본다-눈에 눈물이 그득한 채-본노에 찬)

지연-(너무 황당한 상황에 당황하며 본다)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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