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 127
S#1 옥매향 기방 아랫채 마당 (밤) [심퉁과 모린, 한편에서 불켜진 아랫채 방문쪽을 바라보고 섰다.] S#2 동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 안 (밤) [심정, 충격받은 표정으로 난정을 보며 말한다.] 심정 ; 난정아, 네 지금 뭐라하였느냐?! 동궁 후원에 불에 태운 쥐를 매달아 세자저하를 저주하려던 범인이 효혜공주라 하였느냐?! 난정 ; 예, 작서의 변괴는 분명 효혜공주의 소행이옵지요! 심정 ; (당혹스러운)...그, 그런 말도 아니되는...! 효혜공주께오선 세자저하의 친누이가 되시는 분이시온데 무슨 까닯으로 그런 대역부도한 짓거리를 하시었단 말이야?! 그럴 리가 없다! 난정 ; 효혜공주께오서도 사태가 이리 커지실 줄은 모르고 시아버지의 귀양을 풀리게 하려는 효심으로 김안로의 수족노릇을 하시었던 것이지요! 심정 ; ..음!..헌데 네 어찌 그 일을 소상히 알고 있는 것이냐? 난정 ; 작서의 변괴는 소첩과 희락당대감이 의기투합하여 도모한 일이온데 어찌 모를수가 있겠사옵니까? 심정 ; (더욱 놀라는) 뭐, 뭐라?! 너와 희락당이...?! 난정 ; 소첩은 중전마마를 지켜드리기 위해서였사옵고, 희락당대감은 조정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작서의 변괴로 경빈을 도모한 것이옵니다. 심정 ; 어허, 이런 쳐죽일?! 국가의 막중대사가 간흉과 첩년의 손바닥위에서 농단되었다니?! 난정 ; 대감, 과거지사에 연연하시어 한탄만 하시고 계실때가 아니옵니다. 지금 김안로가 대감의 목을 조이고 있사옵니다. 심정 ; (휙-보며) 난정아, 네 희락당과 손을 잡고 경빈을 도모하였다면 이제와서 나를 구명하려는 까닭이 무어냐?! 난정 ; 김안로는 소첩과의 약조를 저버린채 왕실의 버팀목이 되어주시던 대비마마께오서 졸하신 것을 기회로 화천군대감을 도모한 연후에 중전마마를 교태전에서 밀어내려 하고 있사옵니다. 심정 ; 허면 나를 중전마마의 방패막이로 쓰겠다는 것이냐? 난정 ; 화천군대감께오서 중전마마와 손을 움켜잡으시고 천하의 간흉인 김안로를 도모하시어 이나라 왕실과 조정을 평안케 해주십사하는 청을 드리는것이옵니다. 심정 ; ...음! S#3 김안로 사랑채 정자 위 (밤) [김안로, 어떤 느낌으로 하늘의 달을 바라보고 섰다.] 김희 ; (정자쪽으로 다가와 올려오며) 아버님, 밤이 깊었사온데 어찌 침수 드시지 않고 나와계시옵니까? 김안로 ; 오늘따라 달이 참으로 밝기에 달구경을 하고 있었사옵니다. 김희 ; 달구경이요? (고개를 들어 달을 바라보며) [(INSERT CUT) 밤하늘의 달] 김안로 ; 저 달이 없다면 밤은 칠흑같은 어둠에 묻혀버리겠지요. 김희 ; 그럴것이옵니다. 김안로 ; 임금이 성덕으로 억조창생을 환하게 밝혀주는 해와 같다면 이 아비는 어두운 난세를 밝히는 달이 될 것이옵니다. 김희 ; ...? 김안로 ; (김희를 보며) 공주마마의 환후는 차도가 있으신지요? 김희 ; (침울해지는) 대비마마께오서 졸하신 연후에 병세가 더욱 깊어지신 듯 싶사옵니다. 김안로 ; 음!..너무 심려마시옵소서. 공주마마께오서 년치가 젊으시오니 훌훌 털고 일어나실것이옵니다. 이 아비가 당약(唐藥)을 지어올리라 하였사옵니다. 김희 ; (한숨)...공주께오선 마음의 병이 드신것이오니 백약인들 무슨 소용이겠사옵니까? 김안로 ; ...?! S#4 효혜공주 안채 방 안 (밤) [효혜공주, 병색의 얼굴로 땀범벅이 된채 누워서 헛소리를 흘리고 있다. 침모(*40대의 잘차려입은), 효혜공주를 옆에서 간병하고 있다.] 효혜공주 ; (신음)...으음..아니돼..아니돼..! 저 쥐! 저쥐...! (비명을 지르며) 아악! 침모(*) ; (다급하게) 마마, 마마, 괜찮으시옵니까?! 김희 ; (방문을 급하게 열고 들어서서 효혜공주앞에 앉으며) 부인, 부인 정신차리시오! 효혜공주 ; (몸부림을 치며 비명을 질러대는)...아악! 침모(*) ; 마마, 마마! 김희 ; (효혜공주를 잡아주며) 부인, 괜찮소! 괜찮다니까요! 효혜공주 ; (눈을 뜨고 김희를 보는)...서방님... 김희 ; 그래요, 나요.. 부인께서 또 흉몽을 꾸신게로구려.. 효혜공주 ; (눈물이 흐르는)..흐흐흑..소첩은 어찌해야 하올지 모르겠사옵니다. 흐흑... 김희 ; (한숨을 크게 내쉬며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돌리는)... S#5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 안 (밤) [난정과 심정, 은밀하게 앉아있다.] 심정 ; 난정아, 네 말이 백번 참이라 하여도 효혜공주께오서 세자궁 침소에 죽은 쥐를 들였다는 확증이 없질 않느냐? 난정 ; 효혜공주께오선 심성이 연약하신 분이옵지요. 지금 공주마마께오서 병세가 깊어 자리보전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사옵니다. 이 모두가 친동생이신 세자저하를 방자하시려 하신 일로 마음의 병을 앓고 계시는 것이옵니다. 심정 ; ... 난정 ; 이럴 때 대감께오서 주상전하께 작서의 변괴에 대한 재조사를 주청드리시오면 김안로 역시 섯불리 대감과 맞서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심정 ; ..허나 괜히 긁어 부스럼이라도 된다면...? 난정 ; 화천군대감! 김안로는 화천군대감의 함자가 적힌 뇌물명단을 틀어쥐고 있사옵니다! 이대로 가만히 앉아서 당하실 작정이시옵니까?! 심정 ; (망설이는)..음! 난정 ; 지금이 김안로를 몰아낼 호기이옵니다. 실기하시오면 화천군대감과 소첩은 걷잡을 수 없는 수렁속으로 빠져들게되옵니다. 심정 ; (결심한 듯) 오냐! 내 네 뜻대로 하마! 난정 ; 잘생각 하시었사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대감의 뒤를 받쳐드릴 것이오니 추호도 망설임없이 일을 밀어붙이시어야 하옵니다. 심정 ; (결연하게 끄덕이는)... 내 날이 밝는대로 주상전하를 알현할것이다. S#6 동 옥매향 기방 대문 앞 (밤) [심정, 집사를 거느리고 대문에서 나와 주변을 살피고는 어디론가 간다. 송서방, 한곳에 숨어 심정의 뒷모습을 보다가 몸을 돌려 간다.] S#7 장대인 사랑채 방 안 (밤) [장대인, 앞에 서 있는 송서방을 보며 말한다.] 장대인 ; 화천군이 은밀하게 장통교기방에서 나왔다? 송서방 ; 예, 어르신. 장대인 ; 애썻네. 나가보게. 송서방 ; 예.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가는) 장대인(E) ; (야릇한 미소) 난정이가 또 무슨 짓거기를 꾸미고 있구먼! 허나 이번만큼은 네년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암, 아니되고 말고! S#8 옥매향 아래채 방 안 (밤) [난정, 뭔가를 생각하는 얼굴위로] 난정(E) ; 화천군을 김안로에게 맞서게 하는 일이 비록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급한 소낙비를 피해야 할 것이야! S#9 대궐 전각들 위로 날이 밝아온다 S#10 편전 마당 [심정, 결연한 표정으로 합문을 들어서서 계단을 오른다.] 대전내관(E) ; 주상전하, 화천군대감이 면대를 청하고 있사옵니다. S#11 동 편전 방 안 [중조으 앞에 앉은 심정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윗목에 강찬, 박승지가 놀란 표정으로 보며 앉아있다.) 중종 ; 뭣이라?! 작서의 변괴를 재조사하라니?! 화천군, 경빈과 복성군이 그 일로 사사가 되어 갈무리 된 일을 어찌 재조사하라는 것인가?! 심정 ; 전하, 작서의 변괴는 이나라 국본을 뒤흔든 큰 일이었사옵니다. 후대에 경계를 삼기위해서라도 티끌만한 의혹이 있었다면 밝혀져야한다고 생각하옵니다. 중종 ; (불쾌한) 화천군, 지난번에도 작서의 변괴가 경빈의 소행이 아니라는 소문이 있었으나 화천군이 앞장서서 그런일은 없었다고 덮어버리지 않았는가?! 심정 ; 하오나 전하, 이번에는 소문이 아니오라 범인이 거론되고 있사옵니다. 중종 ; (놀라 보며) 뭣이라?! 범인이 거론되고 있다니?! 대체 누가 범인으로 거론되고 있단 말인가? 심정 ; ...그게..저.. 중종 ; 화천군, 어서 말해보라. 심정 ; 아뢰옵기 망극하오나 효혜공주께오서... 중종 ; (버럭) 뭣이라?! (연상을 쾅- 치며) 화천군, 대체 언놈이 그따위 망발을 떠들고 다닌단 말인가?! 심정 ; (움찔)...?! 중종 ; 효혜공주가 어찌 친동생인 세자를 저주하려 들겠는가?! 과인이 당장 그따위 유언비어를 날조한 놈들을 잡아들여 능지처참하여도 과인의 분이 풀리지 않을 듯 싶거늘 어찌 화천군은 유언비어에 동조하여 과인의 심기를 불편케 하는가?! 화천군의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 과인을 능멸하려 드는겐가?! 심정 ; 전하, 능멸이라니요, 당치도 않사옵니다! 신 역시 효혜공주께오서 요괴스러운 변괴에 연루되시었다는 유언비어를 믿지 않사옵니다. 하오나 그러기에 더더욱 재조사를 하시어 효혜공주마마의 결백을 밝히시어야 한다고 진언을 올리는 것이옵니다! 중종 ; 닥치시오! 작서의 변괴는 경빈과 복성군의 죽음으로 이미 갈무리되었으니 더는 거론치 말라! 그리 알고 물러가시오! 심정(E) ; (비장한) 아니야, 아니야! 내 여기서 물러서면 아니됨이야! 중종 ; 화천군, 물러가라 하지 않았는가?! 심정 ; 전하, 작서의 변괴는 희락당대감이 효혜공주마마를 사주하여 벌인 소행이라 들었사옵니다! 중종 ; 뭣이라?! 심정 ; 전하, 이번일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지 않는다면 조정이 또다시 반목과 분란에 휩싸일것이옵니다. 하오니 전하께오서 친국을 하시어 조정을 평안케 하시옵소서! 중종 ; (일그러지는)...?! S#12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엄상궁과 오상궁을 보며 말한다.] 윤비 ; 뭣이라? 뭣이라?! 화천군이 편전에 들어 작서의 변괴가 효혜공주의 소행이라 하였단 말이냐? 엄상궁 ; 예, 그 일로 주상전하의 심기가 크게 불편하시다고 들었사옵니다. 윤비(E) ; 화천군이 살아남기 위해 김안로에게 맞불을 놓았구먼! 엄상궁 ; 이번 일로 왕실과 조정이 또 한바탕 소용돌이에 휩싸일 듯 싶사옵니다. 윤비 ; 암, 암!... 희락당과 화천군 둘 중에 한사람은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야.. 이번 일이 어찌 판가름되느냐에 따라 내가 교태전을 지키느냐, 밀려나가느냐가 달려있을게야. 엄상궁 ; 예에? 중전마마, 그 무슨 망극한 말씀이시옵니까? 오상궁 ; (놀란눈으로 보는)...마마! 윤비 ; (뭔가 비장한)...! S#13 빈청 방 안 [심정과 김극핍(*우찬성), 장순손, 이항, 이유청(*),과 판서급대신들과 말석에 박희량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김극핍 ; 화천군대감, 희락당대감의 사주로 효혜공주께오서 작서의 변괴를 저지를 것이 분명한 것이옵니까?! 심정 ; 진위가 어찌되었든 주상전하게 고하였으니 이사람과 희락당 둘 중 한사람은 조정에서 밀려나갈 것이 분명하외다. 이항 ; 하오나 아무런 확증도 없이 전하의 맏따님이신 효혜공주를 작서의 변괴의 범인으로 고하신 일은 성급하실 듯 싶사옵니다. 심정 ; 이 사람은 효혜공주가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희락당을 고변한 것이외다! 김극핍 ; 암요, 지난번에도 확증은 없었으나 조정의 공론만으로 경빈과 복성군을 사사하지 않았소이까?! 아니그렇소이까?! 심정 ; 예, 이번일도 우리가 한뜻으로 똘똘 뭉친다면 희락당을 쳐낼 수 있을것이오이다! 여이 계신 분들께오선 이사람에게 힘을 보태주시겠지요?! 김극핍 ; 이사람이 조정에서 희락당을 몰아내는데 선봉에 서겠사옵니다! 일동 ; (결연하게 끄덕이는데)... 장순손(E) ; (일동의 면면을 훑어보며) 이런 아둔패기들 같으니라구! 추풍낙엽처럼 휘날려갈 자들이 말들은 버드르 하구먼! 이항 ; 장대감께오선 어찌 아무 말씀도 아니계시옵니까? 장순손 ; (흠짓) 이사람도 당연히 희락당을 찍어내는데 한팔 힘을 보태고말구요! 박희량(E) ; (불안한) 뭔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이야! 뭔가가...! S#14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앞에 윤임이 마주 앉아있다.] 윤임 ; (격분한) 저자들이 선수를 치고 있소이다! 감히 작서의 변괴르 범인으로 효혜공주를 고변하다니요?! 김안로 ; (태연한) 공주마마가 아니라 이사람을 고변한게지요! 윤임 ; (분기를 누르며)...음! 대비마마께오서 살아만 계시었어도 화천군이 그따위 망발을 하지는 못하였을 것을...! (김안로를 보며) 하온데 희락당대감께오선 어찌 이리도 태연자약하신 것이오이까? 김안로 ; 제놈들 스스로 손으로 무덤을 파는 짓거기를 하여 제 명을 재촉하엤가는데 오히려 잘된 일이지요! 윤임 ; 예에? 오히려 잘되었다니요? 이번에 중전과 화천군이 손을 잡고 일을 도모한다면 마음을 놓을수는 없을것이오이다. 김안로 ; 화천군에게 중전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세자저하와 희빈마마가 있지 않사옵니까? 윤임 ; 세자저하와 희빈마마요? 김안로 ; 승산은 우리한테 있사오니 너무 조급해하시지 마시지요. 윤임 ; ...?! S#15 동궁전 방 안 [세자 앞에 이언적, 윤은보가 마주 앉아있다.] 세자 ; 어찌 조정에서 병석에 계시온 내 누님을 작서의 변괴의 범인으로 거론하는것이옵니가?! 이럴수는 없사옵니다! 이럴수는 없사옵니다! 윤은보 ; (난감한 듯)...음! 이언적 ; 저하, 조정에서 효혜공주를 거론하는 것이 아니오라 희락당대감을 지목하는 것이옵니다. 세자 ; 가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성정이 여러신 내 누님께오서 그런 요괴스러운 짓거기를 하실리가 만무하옵니다. 이는 누군가가 내 누님과 희락당대감을 모해하려고 사특한 음모를 꾸미는겝니다. 윤은보 ; 저하, 속단하지 마시옵소서! 아직은 아무것도 밝혀진 바가 없사옵니다. 세자 ; 아닙니다! 아닙니다! 내 이제껏 조정일에는 나서지 않으려 하였으나 이번에는 내 좌시하지 않고 누님을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윤은보, 이언적 ; ...?! S#16 대궐 후원 일각 [중종, 김상궁과 대전내관을 거느린채 심난한 표정으로 걷고 있다.] 중종(E) ; 허어, 대체 왕실과 조정에서 얼마나 더 피를 흘려야 과인의 치세가 태평을 맞이할 수 있단 말인가? (멈춰서서 하늘을 보고 탄식을 하는데)... 희빈 ; (맞은편에서 향이와 나인들을 거느리고 다가오며) 전하. 중종 ; (희빈을 돌아보며) 희빈 오랜만이구려. 희빈 ; 전하, 대비마마의 삼우제(三虞祭)를 마치신 연후라 옥체가 쇠약하시올텐데 어찌 후원까지 납시셨사옵니까? 중종 ; 과인의 마음이 답답하여 바람이나 쏘일까하여 발걸음을 하였소이다. 희빈 ; 전하, 잠시 신첩의 처소로 납시시옵소서. 신첩이 전하를 위하여 주안상을 차렸사옵니다. 중종 ; 주안상이라...? 과인이 백성들에게 금주령을 내렸거늘 과인이 어찌 입에 술을 댈수가 있겠소이까? 희빈 ; 도력 높으신 대사들께오선 술을 곡차라 하여 마신다고 들었사옵니다. 전하께오서도 술이 아니라 옥체를 보중하시고 시름을 잊게하는 망심차라 여기시고 드시오면 되실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중종 ; 망심차라...? 허허, 꿈보다 해몽이 좋구려. 희빈 ; (쌩긋웃는) 황공하옵니다. 중종 ; 그래요, 오랜만에 희빈이 따라주는 술 한잔 드십시다. [앞장서면 희빈과 일동, 그 뒤를 따른다] S#17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중종의 잔에다 술을 따른다. 중종, 술을 마시고 취기 오른 얼굴로 희빈을 본다.] 희빈 ; (뭔가 할말이 있는듯)... 중종 ; 희빈, 과인에게 하실말씀이라도 있으시오? 희빈 ; 전하, 화천군대감이 작서의 변괴를 효혜공즈의 소행으로 고변하였다지요? 중종 ; (굳는) 고변이라니, 당치도 않서! 과인은 왕실과 조정에 떠도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어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오! 허니 그 일은 두 번 다시 거론하지 마시구려! 희빈 ; 예, 전하, 참으로 참으로 영명하오신 판단이시옵니다! (술을 따르며) 헌대 화천군이 참으로 알수가 없는 사람이옵니다. 중종 ; (보며) 알수가 없다니요? 희빈 ; 화천군은 경빈의 힘으로 정승반열에 오른 사람이 아니옵니가? 하온데 지난번에는 배은망덕하게도 경빈과 복성군을 처형하라는 조정의 공론을 이끌더니 이제와서는 범인이 따로 있으니 작서의 변괴를 재조사하라고 주청을 드리다니요? 신첩의 좁은 소견에 화천군이 의리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옵니다. 중종(E) ; 그래, 그래! 화천군, 그자가 의리를 모르는게야! 희빈 ; 전하, 신첩은 대비마마의 유지(遺志)를 가슴 속 깊이 새기고 있사옵니다. 신첩은 세자저하를 받들고 보위하기 위하여서는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이 조정에 계시어야 한다고 생각하옵니다. 중종 ; 과인의 생각도 희빈과 같소. 희빈 ; 전하, 부디 세자저하를 위해서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을 지켜주시어 두 번 다시는 왕실과 조정에 참혹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여주시옵소서! 중종 ; 그래요, 과인이 희빈의 충성된 마음을 잊지 않으리다. (급하게 술을 마신다) 희빈 ; 전하, 천천히 드시옵소서. 중종 ; ...오랜만에 술을 마시니 술 너댓잔에 취기가 오르는지 어찔하구려. 희빈 ; 전하, 신첩의 무릎을 베시고 잠시 누우시옵소서. 중종 ; 그래야겠소이다.. 희빈 ; (술상을 치우고 보료쪽으로 다가가 무릎을 내어주면) 누우시옵소서. 중종 ; (희빈의 무릎을 베고 눕는)...편하구려..(스르르 눈이 감기는).. 희빈 ; (중종의 얼굴을 보다가 쌩끗 웃음이 번지는)... S#18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윤원형, 모린을 따라 중문을 들어와 아래채 방쪽으로 다가온다.] 윤원형 ; (방문쪽에다) 부인 나요! 난정(E) ; (방안에서) 드시옵소서. 윤원형 ; (방안으로 들어간다) S#19 동 옥매향 기방 아래채 방 안 [윤원형, 보료위에 앉으면 난정, 그 앞에 따라 앉는다.] 윤원형 ; 부인, 화천군이 희락당을 작서의 변괴의 배후로 고변하였다니 그 무슨 말씀이오? 난정 ; 앞으로 조정에 큰 옥사가 벌어진다는 뜻이옵니다. 윤원형 ; 허어, 참. 아직 대비마마의 졸곡제도 끝나지 않았거늘... 조정대신들이 하는 짓거리들이 어찌 이리도 철딱서니가 없는겐지? 허면 내 옥사를 피해 도성을 떠나 유람이라도 다녀야한다는게요? 난정 ; 서방님께오서 화천군과 김안로의 싸움을 중재하시옵소서. 윤원형 ; 중재요? 허어, 내 무슨 재주로 죽기 살기로 적대하는 자들을 중재할 수 있단말이요? 난정 ; 지금 조정엔 파당을 짓고 반목하는 화천군대감과 김안로의 다툼을 묵묵히 지켜보는 신료분들이 많사옵니다. 그분들은 사림들이 추앙하는 명망있는 분들이옵지요. 윤원형 ; ..정광필대감이나 윤은보판서 같으신 분들을 말씀하시는게요? 난정 ; 예! 서방님께오서 화천군과 김안로를 중재하시오면서 그분들과 친분을 두텁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시오면 이번에 조정에 옥사를 피할 수는 없어도 서방님께오서는 명망있는 분들과 교유를 하시게 되는것이옵니다. 윤원형 ; (끄덕이며) 그래요, 내 그리하리다. 헌데 형님일은 어찌 했으면 좋겠소? 난정 ; 아주버님일이라니요? 윤원형 ; 형님께서 김안로의 주구노릇을 하시려드니 참으로 걱정이외다. 난정 ; 서방님, 정치에는 아비자식이나 피를 나눈 형제간에도 소신이 다르면 적이 될 수밖에 없사옵니다. 하오니 너무 연연해하시지 마시오소서. 윤원형 ; 허나, 형님께오선.. 난정 ; 서방님, 지금은 아주버님보다는 서방님의 앞날과 중전마마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시옵소서. 윤원형 ; 음...! 그래야겠지요...! 난정 ; 예, 반드시 그리하시어야 하옵니다! S#20 어느 주막 마당 [윤원로, 주막안으로 헛기침을 하며 들어오면 주모(*), 쪼르르 달려와 맞이한다.] 주모(*) ; 어서 오십시오. 윤원로 ; 내 손님을 만나러 왔네. 주모(*) ; 예, 뒷방으로 디시지요. [윤원로, 주막 뒷방쪽으로 걸어간다.] S#21 동 주막 방 안 [김제학, 허항, 채무택이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숙의하고 있는데] 윤원로(E) ; (방박에서) 새상, 윤원로이옵니다. 김제학 ; (방문쪽을 보며) 드시게. 윤원로 ; (방문을 열고 들어와 앉으며) 어찌 번듯한 기생방을 놔두시고 이런 고린내나는 주막방으로 부르시었사옵니까? 채무택 ; 사람들 이목을 끌어서 좋을게 없지요. 윤원로 ; ..그야 그렇습지요. 김제학 ; 윤판관께서 해주시어야 할 일이있소. 윤원로 ; 말씀하시옵소서. 김제학 ; 이번에 일을 도모하는데 삼사의 여론을 주도해주시오. 윤원로 ; 예에? 시생같이 제사 참례나 하는 봉상시판관에게 삼사의 여론을 주도하라닙쇼? 그게 가당키나 할 말씀이시옵니까? 허항 ; 방도는 우리가 알려줄터이니 반드시 성사시켜야하오. 윤원로 ; 좋사옵니다. 까짓것 방도만 일러주시오면 그리하겠사옵니다. S#22 정광필 사랑채 방 안 [정광필과 강찬, 윤은보가 앉아있다.] 강찬 ; 아무래도 조정 돌아가는 사정이 심상치가 않사옵니다. 정광필 ; 화천군이 어찌하려고 작서의 변괴를 재조사하라는 주청을 드린겐지? 윤은보 ; 희락당대감을 과녁삼아 활시위를 당긴게지요. 정광필 ; 조정에 막강한 세를 틀어쥔 두사람이 맞부닥친다면 필시 조정이 풍비박산이 날터인데 허어, 이 일을 어찌하면 좋누...? 정광필집사(E) ; (방밖에서) 대감마님, 윤승후관이 뵙기를 청하시옵니다. 정광필 ; ..윤승후관?! 윤은보 ; 윤승후관이라면 주상전하의 처남이 아니시오? 정광필 ; 드리사해라. 정광필집사(E) ; 예. 윤원형 ; (방안으로 들어와 조아리며) 윤판서대감과 도승지영감께오서도 계시었사옵니까? 정광필 ; 승후관께오서 어찌 내집에 발걸음을 하신게요? 윤원형 ; (앉으며 비장하게) 시생, 영상대감께 조정이 쑥대밭이 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청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일동 ; (움찔)...?! 정광필 ; 승후관, 그 무슨 말씀이신가? 조정이 쑥대밭이 되다니? 윤원형 ; 시생, 이제껏 외척이란 신분 때문에 조정이 흙탕물싸움으로 더렵혀져도 아니 본척, 듣지 못한척 입을 다물고 있었사옵니다. 하오나 근자에 들어 화천군대감과 희락당대감, 두분의 고래싸움에 조정에서 백성들을 위한 정사가 실종되고 국정이 탁란되는 것을 더는 목도할 수가 없어 이렇듯 영상대감을 찾은 것이옵니다! 시생 비록 외척이오나 이나라와 어진 백성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어찌 다름이 있겠사옵니까?! 부디 대감들께오서 화천군대감과 희락당대감의 정신나간 힘겨루기를 불식(佛拭)시켜주시옵소서! 윤은보 ; 이사람들도 승후관의 뜻은 잘 아오만 어찌 할 방도가 없구려. 윤원형 ; 예에? 하오면 이대로 팔짱만 끼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보아야 한다는 말씀이시옵니까?! 정광필 ; ..내 영상된 자로 승후관을 볼 낯이 없구려. 윤원형 ; (비분강개) 하오면 원통하옵게도 간흉들이 조정의 권세를 다투는 꼬락서니를 지켜보아야만 하는것이옵니까?! 참으로 원통하고도 분통하옵니다! 흐흑! 정광필 ; 승후관 좀 더 지켜보십시다. 승후관같은 인재가 있는한 이 나라 조정이 그리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것이오. 윤원형 ; ..시생, 이나라의 백년대계를 생각하니 눈물이 그치지가 않사옵니다.. 강찬 ; 내 윤승후관의 의기는 진즉알고 있었고만 이렇듯 깊은 충심이 있는지는 몰랐소이다. 윤은보 ; ... S#23 대궐 일각 [심정과 박희량 걸어온다.] 심정 ; 박제학, 조정의 공론을 모아 작서의 변괴를 재조사하라는 주청을 드리는데는 무엇보다 삼사의 여론이 중대하네! 박희량 ; 예, 시생도 잘 알고있사옵니다. 심정 ; 내 이번에 조정에서 희락당을 몰아내면 자네한테 판서자리가 돌아갈걸세. 자네가 흑두재상이 되는걸세. 박희량 ; 황감하옵니다. 심정 ; (박희량의 손을 맞쥐며) 내 자네만 믿겠네. 박희량 ; 믿으시옵소서. 심정 ; 허면 나중에 도 보세나. (끄덕이며 몸을 돌려가면) 박희량 ; 흑두재상.. 흑두재상이라...? (한숨을 푹 내쉬먀 몸을 돌려 가려는데) 윤원로 ; (불쑥 나타나며) 박제학! 나좀 보십시다. 박희량 ; (놀라)..아, 아니 윤장령께오서.. 윤원로 ; 윤장령이 아니라 윤판관이요! 허울뿐인 봉상시판관! 박희량 ; 하온데 어찌...? 윤원로 ; 내 영감께 긴히 할 말이 있으니 조용히 좀 보십시다! (몸을 돌려 가면) 박희량(E) ; 저, 저자가 무슨 일로...? 윤원로 ; (휙- 돌아보며) 올게요, 말게요?! 박희량 ; 가시지요. (윤원로를 따라 어디론가 간다.) S#24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와 한중보, 장숭손, 김제학이 찻잔을 앞에 놓고 앉아있다.] 김안로 ; 호랑이는 힘없는 토끼 한마리를 잡는데도 온힘을 다한다는 말이 있지요! 화천군같은 거목을 스러뜨리기 위해서는 추호도 마음을 놓아서는 아니될 것이옵니다. 한중보 ; 무관들중 화천군을 다르는 자들의 이름을 뽑아놨사오니 분부만 내리시오면 도총부군사들이 그자들의 집을 들이쳐 입궐치 못하게 할것이옵니다. 장순손 ; 화천군을 따르는 조정신료들중에서는 내색은 못해도 이미 등을 돌린자가 부지기수이오니 화천군의 세는 오합지졸에 불과할것이옵니다. 김제학 ; 윤원로가 삼사의 실권을 틀어쥐고 있는 박제학의 마음을 돌리기로 했사오니 삼사도 우리 수중에 든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옵니다. 김안로 ; (끄덕이며) 하하, 이나라 조정이 절반즘은 우리 손에 들어온 듯 싶사옵니다. 장순손 ; 하온데 종친들의 공론을 맡아주실 판부사대감께오선 어찌 이 자리에 아니 보이시는 것이옵니가? 김안로 ; 판부사께오서도 맡으신바 소임에 성심을 다하고 계시올테니 염려마시지요. S#25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원가 심각한 생각에 잠겨 있는 얼굴위로] (*윤임처, 찻물을 다기에 우려내고 있다.) 윤임(E) ; 허어, 어찌 희락당대감이 이번일에 나를 따돌리는 것처럼 느껴지는겐가?...어찌? 혹시 희락당대감이 나를 장차 세자저하의 성총을 다툴 적으로 여기는 겐가?!... 설마 그럴리가?!... (문득)아니지! 아니야! 희락당대감은 속내를 내비치지 않는 무서운 사람인 것을! 윤임처 ; (다물을 찻잔에 따라 건네려다) 대감, 어찌 안색이 어두우신겝니가? 윤임 ; 부인, 당장 입궐채비를 차리도록 하시오! 윤임처 ; 입궐이라니요? 윤임 ; 세자궁에 들어 세자저하께 문후를 여쭐테니 채비를 하라 이말씀이오. 윤임처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면) 윤임(E) ; 암! 내 설마, 설마하다가 닭쫓던 개신세가 될 수는 없음이야! S#26 대궐 일각 [박희량, 침통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S#27 대궐 빈청 방 안 (박희량의 회상) [윤원로, 박희량에게 위협하듯이 말한다.] 윤원로 ; 박제학이 이사람을 함정에 빠뜨려 귀양보낸 옛일에 원한을 갚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치도 없소/ 단지 장차의 일을 도모해보자는 것이오. 박희량 ; 장차의 일이라니요? 윤원로 ; 화천군대감을 쳐내는데 삼사의 공론을 모아주시오! 박희량 ; 예에?! 윤원로 ; 왜 그리 놀라시오?! 박제학이 희락당대감을 도와주시면 단박에 재상자리에 오르실수 있을게요! 박희량 ; ....?! 윤원로 ; 어떻소, 나와 한배를 타시겠소? 아니면 지난번 이사람을 뇌물비리에 빠뜨려 귀양을 보낸 일을 주상전하 앞에서 고하리까? 박희량 ; (낭패한)...?! S#28 동 대궐 일각 (현실) [박희량, 어금니를 물며 걸어오는 얼굴위로] 박희량(E) ; 재 어쭙잖은 윤원로같은 작자에게 위협을 당하다니?! 허어, 잘되면 흑두재상이오, 잘못되면 귀양살이라? 대체 어느쪽 줄을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 [박희량, 문득 걸음을 멈추고 전각 모퉁이 옆으로 몸을 숨긴다. 난정, 당의를 입고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다.] 박희량 ; (몸을 드러내며 난정의 뒷모습을 보는)...! S#29 중궁전 마당 [난정, 합문을 들어와 중궁전 계단을 올라간다.] S#30 중궁전 방 안 [윤비, 난정을 보고 말한다.] 윤비 ; 난정아, 네 화천군에게 희락당이 작서의 변괴의 배후라고 알린 것이 너무 성급하였던 것이 아니냐? 난정 ; 마마, 어차피 김안로가 손에 뇌물명단을 쥐었다면 조정을 장악하는 것은 식은 죽을 먹는 것만큼 쉬운 일일 것이옵니다. 그리되기 전에 화천군에게 맞불을 놓게하자는 것이지요. 윤비 ; 허나 화천군이 김안로를 밀어낼 수는 없을게다..이번에 화천군이 꺽인다면 그 다음에는 내 차례가 되겠지... 난정 ; 마마, 아직은 속단하지는 마시옵소서. 효혜공주께오서 주상전하께 이실직고 하시온다면 일이 뒤집어질수도 있사옵니다. 윤비 ; 허나 효혜공주가 경천동지할 일을 쉽사리 토설하겠느냐? 난정 ; 마마께오서 효혜공주를 만나신 연후에 판단하시옵소서. 공주께오서 연약하시고 반듯하신 분이시오니 중전마마께오서 하문하시오면 바른 말을 털어놓으실수도 있사옵니다. 윤비 ; ..효혜공주를 토설케하라? 효혜공주를...? 난정 ; 예, 그것만이 김안로의 약점을 틀어쥐실 수 있는 방도이옵니다. 윤비 ; (뭔가 생각하다가)..엄상궁 들게.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당장 연성위 집에 전갈을 넣어 효혜공주를 불러들이도록 하라. 엄상궁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S#31 효혜공주 안채 방 안 효혜공주, 침모(*)의 시중으로 탕약을 마시고 사발을 건넨다. 김희: (당과를 건네주며) 부인, 좀 어떠하시오? 효혜공주: 아버님께오서 보내주신 탕약이 효험이 있는지 몸이 한결 견딜만 하옵니다. 김희: 그래요, 지난일은 모두 잊으시고 어서 훌훌 털고 일어나세요. 황서방(E): (방밖에서) 나으리, 대궐에서 마마님이 나오시었사옵니다. 김희: (흠짓) 대궐에서?...뫼시게. 황서방(E): (방밖에서)예. 오상궁: (방문을 여고 들어서며 조아리는)... 김희: 아니, 자네는 중궁전 오상궁 아니신가? 오상궁: 예, 쇠인 중전마마의 분부를 받잡고 나왔사옵니다. 효혜공주: 좌정하시게. 오상궁: (자리에 앉는)... 효혜공주; 중전마마의 분부라니? 오상궁: 중전마마께오서 공주마마를 중궁전으로 드시라 하셨사옵니다. 김희: 지금 공주께오서 와병중이시라 중전마마의 분부를 받들지못하니 자네가 잘좀 말씀드려주시게. 오상궁: 중전마마께오서 공주마마께 긴히 물으실 말씀이 계신다고 하옵니다. 김희: 허어, 지금 자네 눈으로 공주마마의 병색을 보면서도 그리 말씀을 하시는가?! 오상궁: 쇠인은 중전마마의 명을 받잡을 뿐이옵니다. 김희: 뭐라?! 효혜공주: 서방님, 역증을 내시지 마시옵소서. 오상궁, 내 채비를 하고 입궐하여 중궁전에 들것이니 중전마마께 그리 전해오리게나. 오상궁: 예, 하오면 쇠인 물러가옵니다.(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면) 김희: 부인, 어쩌자고 이 몸으로 입궐을 하시려는겝니까? 효혜공주: 어마마마께오서 부르시오니 몸이 바스라진들 명을 받들어야지요. 김희: 허나, 부인.. 효혜공주: 서방님, 소첩 몸을 추스릴만하오니 심려거두시옵소서. 김희: (걱정되는)...! 효혜공주: 침모, 어서 채비를 차리게. 침모(*): 예, 마마. S#32 동궁전 방안 세자와 세자빈, 앉아있다. 세자빈: 소첩, 효혜공주께오서 위중하시다 들었다온데 내의원에 일러 탕재라도 보내드려야 할 듯 싶사옵니다. 세자: 그래요, 나역시 누님의 환후가 어떠하시온지 참으로 염려되는구려. 세자빈: 엎친데 덮친격으로 구설에까지 오르시었으니 그 마음이 오죽하실라구요? 세자: 내 이번만큼은 그런 사특한 유언비어를 퍼뜨린 자를 결코 용납지 않을 것입니다! 세자빈: (단호한 태도에 흠짓)... 그리하시어야지요.. S#33 동 동궁전 복도 윤임과 윤임처, 박상궁과 최상궁이 서있는 방문쪽으로 걸어온다. 윤임: (멈춰서며) 고하여주시게. 박상궁: 예(방문쪽에다) 세자저하 판부사대감 내외분 드시었사옵니다. 세자(E): 뫼시게! 박상궁: 예 (윤임 내외에게)드시지요. S#34 동 동궁전 방 안 윤임과 윤임처,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린다. 윤임, 윤임처: 저하, 빈궁마마, 문후드리옵니다. 세자: 어서오세요, 외숙부, 이리 내려와 앉으세요. 윤임,윤임처: 예(세자와 세자빈 앞으로 다가와 앉는다.) 세자: 정부인께오서도 평안하시었사옵니까? 윤임처: 모두가 세자저하께오서 염려해주신 덕분이옵니다. 윤임: 시생, 효혜공주께오서 사특한 구설에 오르시었었다는 말을 듣고 저하께오서 심기를 상하시었을까 염려되어 입궐을 하였사옵니다. 세자: 내 아니 그래도 빈궁과 그 일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사옵니다. 외숙부께오선 그 유언비어의 진원지가 어디라고 생각하시옵니다? 윤임: 화천군이 전하께 그 일을 고하였다면 화천군대감의 주변에서 날조한 소문일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세자: (굳는).. 화천군, 화천군이라..?! 윤임: 또한 화천군이 휘락당대감을 겨냥하여 효혜공주를 구설에 올렸다면 이는 희락당대감의 처신에도 잘못이 있을것이옵니다. 윤임처(E) (흠짓 놀라 윤임을 보는) 아니, 이 이가 어쩌시려고?! 세자: 예, 희락당대감의 처신에도 잘못이 없다고만은 말할 수 없겠지요. 윤임: .... 세자: 허나 그 어떤 까닭으로라도 내 누님을 음해하려는 자는 용서할 수가 없사옵니다. 윤임: 의당 그리하셔야지요! 시생도 신명을 다바쳐 사특한 유언비어를 퍼뜨린 범인을 발본색원하여 징치할 것이오며 세자저하와 공주마마를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세자: 고맙사옵니다. 세자빈: 정부인께오서 연성위댁에 자주 발걸음을 하시어 공주마마를 보살펴주세요. 윤임처: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세자: 그래요, 내 외숙부와 정부인을 믿겠사옵니다. 윤임, 윤임처: 믿으시옵소서! S#35 김안로 사랑채 방 안 김안로, 놀란 눈으로 앞에 앉은 김희를 보며 말한다. 김안로: 뭐라?! 연성위, 지금 무어라 하시었사옵니까?! 공주마마께오서 입궐을 하시었다니요?! 김희: 소자가 말려보았사오나 공주께오서 고집을 부리시어... 김안로: (연상을 쾅-치는) 이런! 이런!잘못되었다가는 다 된 중에 코를 빠뜨리게 댕기지 않았는가?! 김희: (움짤 보는데)...?! 김안로: (벌떡 일어나며) 황서방, 당장 입궐채비를 차리거라! 황서방(E) (방밖에서) 예! 김안로: (분을 삭이듯 방을 서성거리는데) 김희: (주눅이 든채)... S#36 중궁전 마당 효혜공주, 병색의 얼굴로 침모(*)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와 계단을 올라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엄상궁(E) 중전마마, 효혜공주마마 드시었사옵니다. S#37 동 중궁전 방 안 효혜공주, 윤비에게 큰 절을 올린다. 효혜공주: (앉으며)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보며) 허어, 공주의 고왔던 얼굴이 어찌 이리 수척해지신게요? 효혜공주: 몸을 보중치 못하고 중전마마의 심려를 끼쳐드려 황공하옵니다. 윤비: 내 교태전에 들어왔을 때 공주의 년치가 다섯이었던가? 효혜공주: 여섯 살이었사옵니다. 윤비: 그래요, 그리고 얼마 안되어 공주께서 연성위와 가례를 올리시어 이날 이때껏 세자와는 달리 공주와는 격조한 듯 싶소. 효혜공주: 소녀가 불민하여 중궁전에 자주 문후들지 못하였사옵니다. 윤비: 아니오, 내 공주를 탓하려고 불러들인 것이 아니오. (연상위에 놓인 탕재를 건네주며)받으세요, 내의원에서 지어올린 탕재입니다. 조석으로 다려서 드시도록하세요. 효혜공주 (다가와 두손으로 받으며) 황감하옵니다. 윤비: 공주, 이 어미에게 하실 말씀이 없으시오? 효혜공주 (흠짓보는) 예에? 윤비: 이 어미가 듣자니 공주의 환후가 마음의 병에서 기인했다고 들었소 가슴속에 숨겨놓으신 말이 있거든 이 어미한테 다 털어놓으세요 그리 하시면 병마도 사라지실게요. 효혜공주: ..주, 중전마마, 그런 것은 없사옵니다. 윤비: (똑바로 보며) 없다?! 효혜공주 (겁에 질린)..예, 마마. 윤비: 헌데 어찌 근자에 조정에서는 공주께서 불에 태운 쥐로 세자를 저주하였다는 소문이 돌고 또한 작서의변괴를 재조사하라는 공론이 일고 있는가?! 효혜공주: ..소,소녀는 모르는 일이옵니다. 윤비: 정녕 공주는 모르는 일이란 말이냐?! 공주, 내 앞에서 맹세할 수 있겠는가?! 효혜공주: (하얗게 질린채)..예..예..마마.. 맹세코.. 그,그런 일은 없었사옵니다. 윤비: (방문쪽을 보며) 엄상궁, 들라하게! 엄상궁(E) (방밖에서) 예. 효혜공주: (잔뜩 긴장하여 열리는 방문쪽을 보는데)...?! 난정: (방안으로 들어오며 효혜공주를 보고 쌩끗 웃으며) 공주마마, 오랜만에 문후 여쭈옵니다. 그간 존체 강녕하시었는지요? 효혜공주: (충격으로 거의 실신할 지경이다)...?! 윤비: (짐짓 엄하게) 난정아, 공주께오선 불에 태운쥐는 알지 못하신다 하거는 네 공주를 모함한 죄를 어찌 씻으려 하느냐?! 난정: 그럴리가요?(효혜공주 앞에 앉으며) 공주마마, 벌써 잊으시었사옵니다? 공주마마께오서 소첩이 드린 패물함을 세자저하 침소에 은밀히 들이시지 않으시었사옵니까? (바짝보며) 그 패물함속에 사지와 주둥이를 태우고 불로 단근질한 쥐가 들어있었사옵지요! 아니그렇사옵니다?! 효혜공주: (주춤거리며 물러서다가 흐느낌을 터뜨리는) 흐흑! 윤비: 공주, 난정이 말이 참이냐?! 효혜공주: ..흐흑.. 난정: 공주마마, 바른대로 이실직고 하시옵소서.중전마마께오선 이일을 누구도 모르게 하실 것이옵니다. 윤비: 오냐, 내 어찌 이런 왕실의 막중대사를 뉘게다 발설하겠느냐? 내 어미로써 진위를 알고자 하는것이니 어서 말해보거라! 네가 죽은 쥐를 세자의 침소에 들였느냐?! 효혜공주: ( 방바닥에 조아리며)...예, 소녀가 한 짓거리옵니다... 소녀가 그리하였사옵니다.. 흐흐흑... 난정: (쌩끗 미소가 스치는)... 윤비: (효혜공주에게 다가가 다독여주는).. 옥하야, 내 이 일은 뉘게도 발설치 않을것이다... 허니 아무 염려말고 눈물을 그치거라.. 효혜공주: (울음을 토해내는 ) 흐흐흑...! S#38 어느 길 관복차림의 김안로, 황서방이 배행하는 사인교를 타고 급하게 간다 김안로: 황서방, 서들게. 황서방: 예,(교꾼들에게)서둘랍신다. 교꾼들: 예! 김안로를 태운 사인교가 급하게 맞으편에서 김안로의 사인교와 스치듯 걸어온다. 정렴, 고개를 돌려 김안로를 한번 힐끗 보고는 다시 몸을 돌려 간다. S#39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과 삼이, 수정과를 먹고 있다. 김씨, 그 옆에 앉아 있고 그 뒤편으로 배천댁이 앉아 있다. 윤지임: (삼이에게 자기 수정과 속에 담긴 곶감을 덜어주며) 삼아 이거 더 먹거라. 삼이: 아니옵니다. 대감마님. 윤지임: 이 할아비가 입맛이 없어 주는거니 먹거라. 삼이: (김씨를 보면)...? 김씨: (자상한 미소로 끄덕여주면) 삼이: (윤지임에게 조아리며) 고맙사옵니다. 윤지임: 삼이야, 너 어미가 보고 싶지 않느냐? 삼이: 어머니께서 사내는 함부로 속내를 드러내서는 아니된다고 하시었사옵니다. 윤지임: 허어, 고놈 참.... 김씨: ...?! 윤지임: (김씨를 보며) 큰 애야, 삼이 어미는 어찌 들어오지 않는게냐? 김씨: 때가 되면 들어올 것이오니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임서방(E) (방밖에서) 대감마님, 원임 정윤겸 도총관 자제분께오서 뵙기를 청하시옵니다. 윤지임: ...정윤겸 도총관의 자제?! 허면 삼이 어미의? 김씨: ..?! 윤지임: (방밖에서)뫼시어라. 정렴: (방문을 열고 들어와 큰절을 오리며) 시생, 정렴이라 하옵니다. 윤지임: 윤지임이라하오. 정렴: 시생, 누이동생을 만나러 왔사옵니다. 윤지임: 삼이어미는 사정이 있어 당분간 집을 비웠는데... 정렴: 삼이어미요? 김씨: 삼아, 인사올리거라. 네 어머니의 오라버니되시는 분이다. 삼이: (일어나 꾸벅 절하며) 삼이라 하옵니다. 정렴: 오, 네가 난정이의 아들이구나, 난 네 삼촌이니 삼촌이라 부르거라! 삼이: ...?! S#40 당추 암자 누마루 계단 위 당추와 용이, 임백령(*괴나리봇짐을 매고 책보를 들고 행장차림)을 배웅하고있다. 당추: 임선비께오선 장원급제할 자신이 있으시옵니까? 임백령: 내 괴마를 뜻을 풀기전까지는 머릿곳에 글귀가 들어오지 않을뿐더러 매향이 걱정 때문에 마음이 잡히지 않으니 하산하는게 좋을 듯 싶사옵니다. 당추: 노스님께오서 허튼소리를 하실 어른은 아니시오니 노스님과의 약조를 지키신다면 장원급제를 하실겝니다. 임백령: 하오면 나중에 또 뵙겠사옵니다. 당추: (합장인사로 받는) 회자정리 란 말처럼 속세의 인연에 너무 연연해하시지는 마시옵소서. 용이: 살펴가시옵소서. 임백령: 그래, 잘있거라.(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간다) 당추: (보며)나무 곤세음보살... S#41 갖바치 마당 갖바치, 도끼로 장작을 패고 있고 당골네,빨래를 널고 있는데 방백인, 아랫방문을 열고 나오며 맣한다. 방백인: 임자, 바늘로 손좀 따줘! 어찌 속이 더부룩한게 체한 듯 싶구먼. 당골네: 손딸거 없이 부엌에서 아주까니 기름을 가져다 자시구려. 방백인: 여편네, 온종일 뒷간드나들이 하면서 남의 뒤가 헤지는 꼴을 보고 싶어서그려? 얼른 들어와! 당골네 : (앞치마에 손을 닦고 일어서며) 에휴, 잠시도 가만놔두질 않는다니까? 먹고 자는게 일이니 체하게도 생겼지! 당골네와 방백인, 아랫방으로 들어간다. 갖바치, 도끼질을 머우고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훔쳐내며 먼하늘을 본다. 갖바치(E) (탄식하듯) 조정에 가득한 피비린내를 어찌 씻을꼬, 어찌..? S#42 대궐 일각 효혜공주, 거의 쓰러질 지경이 된채 침모(*)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온다. (*침모의 손에 윤비가 준 탕재가 들려있다) 침모(*): (울상)마마, 어서 퇴궐하시지요. 효혜공주: (고통스럽게)...아닐세...내 꼭 세자저하를 뵈어야 함이야. 창빈,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오다가 효혜공주를 보고 다가온다. 창빈: 공주마마, 아니시옵니까? 효혜공주: (땀을 흘리는)..창빈마마... 창빈:( 놀라보며) 아니, 공주마마, 이토록 미령하오신 몸으로어찌 입궐을 하신 것이옵니까? 소첩의 나인들에게 업히시옵소서. 효혜공주: 괜찮사옵니다.. 하오면 이만..(침모를 보며) 침모..어서 가세나. 침모(*): 예..마마. 효혜공주: (침모의 부축을 받으며 어디론가 간다) 창빈: (효혜공주의 뒷모습을 의아하게 보는)...?! S#43 중궁전 방 안 난정과 윤비, 찻상을 앞에 놓고 마주 앉아있다. 난정: 효혜공주께오서 중전마마 안전에서 자인을 하시었사오니 이제 중전마마께오서 김안로의 명줄을 틀어쥐신것이옵니다. 윤비: (웬지 어두운)... 난정: 마마, 어찌 안색이 흐리신 것이옵니다? 윤비: 내 아무리 살아남고자 한 일이었지만 병이 위중한 공주를 추궁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구나. 난정: 중전마마, 마음을 굳게 잡수시어야 하옵니다. 공주마마께오서 잘못되시온다면 이는 중전마마때문이 아니오라 김안로가 조정의 권세를 쥐고자 하는 야심이 부른 화이옵니다. 윤비: ... S#44 동궁전 마당 효혜공주, 침모(*)의 부축을 받으며 동궁전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박상궁(E): 세자저하, 효혜공주마마 드시었사옵니다. S#45 동 동궁전 방안 효혜공주, 방안을 힘겹게 들어선다. 세자와 세자빈, 반가운 얼굴로 효혜공주를 본다. 세자: 누님! 어서오세요! 효혜공주:(짜내듯)..세자저하..이 못난 누이가 세자저하께 드릴 말씀이 있어왔사옵니다 (눈이 까무룩 감기는듯)...저하...저하... 세자: 누님, 어찌 그러시옵니까? 효혜공주: (몸을 가누지 못하고 풀썩 쓰러져 혼절한다) 세자: (다급하게 다가가 부축하며)누님!누님! 세자빈:(다가오며)공주마마! 효혜공주: (숨이 넘어갈듯)... 세자: 박상궁, 어서 내의를 부르거라! S#46 중궁전 마당 김안로, 굳은 얼굴로 급하게 중군전 계단을 올라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47 동 중궁전 복도 김안로,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방문쪽으로다가와 엄상궁에게 말한다 김안로: 엄상궁, 고하시게! 엄상궁: 하오나 손님이 들어계시는지라... 김안로: (버럭) 어서 고하래두! 엄상궁: 중전마마 희락당대감 들었사옵니다. 윤비(E) : 드시라해라! S#48 동 중궁전 방안 윤비와 난정, 앉아있는데 방문이 열리고 김안로, 굳은 얼굴로 들어선다. 김안로, 선채로 윤비와 난정을 노려보다가 말한다. 김안로: 중전마마, 저 첩년과 또 무슨 간계를 꾸미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뭐라?! 간계라니?! 김안로: 하오면 어찌 병중에 몸도 가누실 수 없는 효혜공주를 중궁전으로 불러들이신 것이옵니끼? 난정: 대감, 한발 늦으시었사옵니다! 이미 효혜공주께오서 중전마마 안전에서 모두 자인하시었사옵니다. 김안로: 자인을 하다니?! 난정: 공주마마께오서 죽은쥐로 세자저하를 방자하신 일 말이옵니다! 김안로: 뭐가 어쩌고 어찌해?! 난정이 네 이년! 난정: 대감, 중전마마앞에서 어찌 불경한 욕지거리를 내뱉으시는 것이옵니까?! 김안로: 내 난정이 네년을 살려둔게 천추의 한이로구나! 난정: 대감, 도성을 떠나 낙향을 하시지요! 그리하시면 목숨만은 구명하실 것이옵니다! 김안로: (어금니를 물로 분노로 난정을 쏘아보는데)..?! 난정, 김안로를 맞쏘아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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