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안은영 1회
[매미 울음이 들린다]
[흥미로운 음악]
(은영) 처음엔 얼마나 헷갈렸는지 모른다
혹시 나에겐 눈꺼풀이 하나 더 있는 게 아닐까?
나한테만 보이는 또 한 겹의 세상
(교사1) 은영아
은영아?
이게 무슨 그림으로 보이니?
안은영
(은영 모) 왜, 은영아? 불편해?
그림이 무서워?
그럼 뭔지 잘 모르겠어?
왜? 또 젤리 같은 게 보여?
[의미심장한 음악]
(은영) 엄마는 내가 끝까지 모르길 바랐지만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젤리를 만든다는 걸 [은영 모가 말한다]
천천히 깨닫게 되었다
때로는 죽고 나서도 젤리는 남아서 머물지만
대개는 해로운 존재가 되기 전에
천천히 부서진다
(은영) 달팽이가 지나가는 자리에 점액이 남듯이
그것은 욕망의 흔적
[새가 지저귄다] [은영 부가 흐느낀다]
[교사1의 한숨]
(교사1)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님
[교사1이 훌쩍인다]
[교사1의 안타까운 숨소리]
다만, 은영이가 아직
엄마가 필요한 나이라서…
[교사1이 훌쩍인다] (은영 부) 고맙습니다, 선생님
[교사1이 살짝 웃는다]
- (은영 부) 은영아 - (교사1) 어, 어머, 얘, 야 [어린 은영의 못마땅한 신음]
(은영 부) 너도 이제 새엄마가 필요한 나이야
[못마땅한 신음]
은영아
[흐느낀다]
(은영 모) 울면 안 돼
웃어
그래야 행복해져
응?
[은영 모의 웃음]
(어린 은영) [흐느끼며] 엄마
(은영) 내가 보는 세상은 비밀이다
[주르륵 녹는다]
[엉엉 운다]
(어린 은영) [오열하며] 엄마!
[어린 은영이 엉엉 운다]
엄마!
[어린 은영이 울부짖는다] (은영) 그리고 나는
아무도 모르게
[흥미진진한 음악] 남을 돕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씨발
"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발걸음이 쿵쿵 울린다]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학생들) 8, 7
6, 5, 4, 3
2, 1
(교사2) 잡아!
[수업 종이 울린다]
[차분한 음악]
(은영) 나는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흥미로운 음악]
(학생들) ♪ 좋아진다, 좋아진다, 좋아진다 ♪
♪ 내 몸이 좋아진다 좋아진다, 좋아진다 ♪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함께) ♪ 내 몸이 좋아진다 ♪
♪ 좋아진다, 좋아진다 ♪
♪ 내 몸이 좋아진다 좋아진다, 좋아진다 ♪
♪ 내 몸이 좋아진다 좋아진다, 좋아진다 ♪
♪ 내 몸이 좋아진다 좋아진다, 좋아진다 ♪
[노래가 계속된다]
(은영) 이 학교로 출근을 한 지는 [부드러운 음악]
한 달이 조금 안 됐다
이곳 학생들은 건강하고 성적도 좋다
언뜻 보면 다들 행복해 보인다
(영상 속 교장) 자, 그럼 마지막으로 다 같이 [인표의 한숨]
15초 동안 크게 한번 웃어 봅시다
[호탕한 웃음]
[저마다 크게 웃는다]
(은영) 적어도 오전까지는 다들 행복해 보였다
[저마다 요란하게 웃는다]
[웃음소리가 울린다]
(노신사)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오리 울음]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식판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의자를 달그락 뺀다]
(농구부원1) 야, 야, 야, 됐어, 됐어 [학생들의 웃음]
야, 가자, 가자, 가자
(농구부원2)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저마다 말한다]
(농구부원1) 오케이, 오케이 오늘도 한번 조져 보자!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농구부원1이 흥얼거린다]
따라와야지, 따라와야…
(민우) 해파리가 받아 줄까?
(승권) 해파리가 왜?
해파리가 뭘 받아?
(지형) 농구 문어가 점심시간에 고백한대
들러리 서야 돼
[경화가 통곡한다] (완수) 해파리 또 깨졌구먼
(민우) 뭐야?
(완수) 쟤 농구 문어 팬이잖아
[경화가 연신 흐느낀다]
농구 문어는 왜 하필 해파리래?
왜겠냐?
(완수) 해파리니까 걔는 다 받아 주잖아, 얘만 빼고
[완수의 헛웃음]
농구 문어면, 씨발
안 돼, 씨발
[경화가 오열한다]
(완수) 존나 시끄러워
(민우) 어 [무거운 음악]
[경화가 연신 오열한다]
- (승권) 야, 해파리 못 봤어? - (학생1) 몰라
야, 해파리!
(승권) 해파리 어디 갔냐?
(학생2) 해파리 없는데?
- (학생3) 없어 - (승권) 아이씨…
[승권의 가쁜 숨소리]
[탁 꽂히는 소리가 난다] (승권) 아!
[승권의 아파하는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농구부원들이 악기를 연주한다]
[농구부원3이 북을 퉁퉁 두드린다]
(농구 문어) 야, 간격 똑바로 맞추라고 장난치지 말고
야, 직각으로 제대로 세운다!
하트 찌그러지면 한 대!
초 쓰러지면 두 대!
야, 오늘 고백 실패하면
전원 집합이다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농구부원들) 네!
[인형 옷이 삑삑거린다]
[지형의 가쁜 숨소리]
(농구 문어) [큰 목소리로] 해파리 온대?
[농구부원4의 비명]
[버럭 하며] 똑바로 서서 대답 못 해?
[지형의 힘겨운 신음]
[큰 목소리로] 성아라, 금방 온다고 했습니다, 주장!
[학생들이 낄낄 웃는다]
[오리 울음] (농구부원5) '금방 온다고 했습니다, 주장'
[차분한 음악]
[아라의 한숨]
[종원의 힘주는 신음]
[종원의 힘주는 신음]
[종원의 힘주는 신음] (교장) 농구부
(농구부원들) 교장 쌤, 안녕하십니까!
(교장) 농구부들, 여기서 뭣들 하시나, 어? [종원의 한숨]
아니, 여기, 여기 이렇게 사람들 다니는데
(교장) 여기다가 이렇게 하면 어떡해 치워, 치워, 치워, 다 치워
(농구 문어) 아, 맞네요 야, 야, 우리 이거 위로 좀만 옮기자
(교장) 여기는 안 돼 이거 애들도 다니고 그러는데
(농구부원들) 네, 주장!
(교장) 아이고, 이거 불도 붙이고 [종원의 의아한 신음]
아이, 불나면 또 누가 책임질 거야, 이거?
(농구 문어) 아! 아, 선생님 이거 불 안 나요, 불 안 나요
[농구 문어가 계속 설득한다]
(종원) 농구 문어?
[교장이 구시렁거린다] (아라) 응
[종원이 피식 웃는다]
(종원) 와, 진짜, 농구 문어 뭐 하는 거지?
(교장) 야, 옮기지 말고 치우라니까, 진짜…
(농구부원들) 저희는 안전합니다, 안전!
[농구 문어가 애원한다]
[의미심장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은영) 아, 씨발, 이게 뭐지?
어디서 따끔했다고?
(승권) 중앙 계단 2층요
(은영) 이상한 건 못 봤고?
넌 뭐 하고 있었는데?
저 이제 가도 되죠? [은영이 의료 도구를 달그락거린다]
안 돼
[약통을 달칵 열며] 독성이 있을지도 몰라
(은영) 조퇴해서 병원부터 가는 게 낫겠다
[은영이 물을 조르륵 따른다]
몇 학년 몇 반 누구라고?
(승권) 2학년 6반 오승권요
조퇴하면 안 돼요
이렇게 또 놓칠 수 없다고요
뭐를 놓쳐?
알았어요, 조금 있다 조퇴할게요
[승권이 약을 탁 집는다]
[약을 꿀꺽 삼키며] 됐죠?
야, 아직 안 끝났어!
[문이 탁 닫힌다]
[흥미로운 음악]
[거친 숨소리]
(은영) 가끔은 무거운 마음들이 뭉치고 쌓인 젤리들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없애 줘야 한다
(은영) 비비탄총은 하루에 스물두 발
플라스틱 칼은 15분 가능하다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는 이유는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서다
[한숨]
이집트산 앙크 십자가와 바티칸의 묵주
부석사의 염주와 교토 신사의 건강 부적을 더하면
스물여덟 발까지 늘릴 수 있다
설마
이거 다 쓸 일이 생기겠어?
그 전에 내가 먼저 죽지
[반짝이는 효과음]
[승권의 힘겨운 숨소리]
(승권) 래디
해파리 못 봤어?
나 지금 학교 왔는데?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승권) 아, 그래?
(농구부원6) 야, 해파리 옥상에서 내려온대!
(농구부원7) 지금 온다고!
뛰어, 뛰어, 뛰어, 뛰어, 뛰어, 뛰어!
[승권의 한숨]
(학생4) 야, 좀 있으면 시작한대!
(학생5) 어?
[승권의 한숨]
[승권의 아파하는 신음]
[승권이 숨을 후 내뱉는다]
[통화 연결음]
[달칵 소리가 들린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잔잔한 음악] (학생6) 나 궁금한 거 있어
(학생7) 뭐가 궁금해, 그렇게?
[학생7의 웃음] (학생6) 내가 어디가 좋아?
(학생7) 하는 거 봐서 얘기…
[학생6의 놀란 신음]
(학생6) 야, 얘기해, 빨리, 내가 어디가 좋아? [학생7의 웃음]
(학생7) [속삭이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학생들의 웃음]
(학생6) 나도, 야, 근데 향수 뭐 뿌렸냐? 냄새 왜 이렇게 좋아?
- (학생7) 살냄새인데 - (학생6) 야, 살… [학생들의 웃음]
(학생6) 미쳤냐? [학생7이 속닥거린다]
[학생7의 웃음] 야, 너 왜 이렇게 냄새가 좋아?
(학생7) 사랑해서 [학생들의 웃음]
(학생6) 야, 나도, 나도
나도 사랑해
[아이들 웃음소리 효과음]
[안내 음성] 신뢰를 주는 파트너, 일광소독입니다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상담이 어려우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수화기를 달칵 놓는다]
[전화기 버튼 조작음]
[잔잔한 음악] (농구 문어) 선생님, 제가 1년 동안
이 고백을 준비해 왔습니다
그러니까 한 여자를 1년 동안 사랑한 겁니다
오늘 고백 허락해 주신다면
제가 동료들과 함께
농구 대회 우승으로 이끌고 가서
목련고 한번 일으키겠습니다!
선생님, 고백 꼭 허락해 주십시오!
[학생들의 웃음]
(교장) 허락 안 해 주면?
(농구 문어) 선생님도 사랑이란 걸 아시지 않습니까?
[안내 음성] 신뢰를 주는 파트너
[인표의 한숨] 일광소독입니다
[수화기를 달칵 놓는다]
[인표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반짝이는 효과음]
[꿀렁이는 소리가 난다] (은영) 저기…
2학년 6반 담임 선생님이시죠?
[의미심장한 음악]
(인표) 아, 아, 보건 선생님, 네
제가 실은 2학년 6반 오승권 학생을 찾는데요
이렇게 길쭉한 게 마르고 얼굴은 밤톨만 한 남자애인데
(은영) 자기주장이 좀 강한 애라서
제가 걔를 좀 조퇴시켜야 되겠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
자기주장이 강해서 애를 조퇴시킨다고요?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몽환적인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선생님, 다리 불편하세요?
[당황한 신음]
(은영) 참 이상하네요
선생님이 다치시다니
[인표의 한숨] (은영) 오승권부터 찾아야 돼요
부어오르는 속도도 그렇고
열도 곧 심하게 날 것 같아서요
뭐에 물렸는지 모르겠지만 [한숨]
좀 나빠 보이는데
[한숨 쉬며] 아무튼
선생님이 찾아서 보건실로 보내 주세요 [오리 울음]
지금, 당장, 빨리! [인표가 학생8과 인사한다]
[오리 울음]
(인표) 아, 어디 간 거야? 씨…
(학생들) 안녕하세요
"목련체육관"
(인표) 야, 혹시 승권이 못 봤…
오승권!
(학생들) 안녕하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학생들이 저마다 말한다] [의미심장한 음악]
(은영) 승권아
너 누굴 기다려?
[달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름이 스위치를 달칵거린다]
[아름이 피식 웃는다]
[무거운 음악]
(학생9) 안녕하세요
[젤리들이 연신 뽁뽁거린다]
[노신사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젤리들이 꾸물거린다]
[뿌직 소리가 난다]
아이씨, 쯧
쯧, 귀찮은데
[몽환적인 음악]
[퉁퉁 튕기는 소리가 난다] [승권의 힘겨운 숨소리]
(인표) 야! 너 오승권 봤어?
오승권!
(은영) 아저씨
지하실 열쇠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지하실 그, 열쇠는 왜요, 선생님?
아, 애들이 자꾸 뭐가 나고 간지럽다고 오는데요 [경비원의 호응하는 신음]
(은영) 근데 보니까 그쪽 동아리방 애들만 그래서요
혹시나 지하실 한번 확인하면 좋겠어요
근데 그, 지하실 열쇠는 그, 홍인표 선생님이 관리하시는데
- 홍인표 선생님요? - (경비원) 예
한문 선생님요
아…
2학년 6반 담임 선생님요?
(경비원) 예
그분이 그, 손주잖아요
여기, 우리 학교 설립자 손주 이사장님 손주
[경비원이 쓱쓱 양치질한다]
아, 어쩐지…
(경비원) 한문 선생님도 별 방법이 없을걸요?
작년에 이사장님 돌아가시고 나서 [의미심장한 음악]
아무도 문을 못 열고 있어요 [반짝이는 효과음]
[은영의 힘주는 신음]
(은영) 왜요?
있어요, 그 소독업체
소독업체에서 관리를 했는데
아이고, 회사가 망해 뿌렸나
그래서 1년 동안 연락이 안 된대요
[바람 소리가 들린다]
[끼익 소리가 난다]
[어두운 음악]
[은영이 손전등을 달칵 켠다]
[젤리들이 연신 속닥거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젤리들이 속닥거린다]
[은영의 아파하는 신음]
[짜증 섞인 신음]
[젤리가 속닥거린다]
[은영의 짜증 섞인 신음]
[젤리들이 소란스럽다]
[헛웃음]
[젤리들이 소란스럽다]
[젤리들이 속닥거린다]
[젤리들이 연신 속닥거린다]
[승권의 가쁜 숨소리]
[승권의 힘겨운 숨소리] (승권) 뭐야, 이게
[승권의 힘겨운 숨소리]
[퉁 튕긴다]
[인표의 힘겨운 숨소리]
[무거운 음악]
[인표의 지친 신음]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인표) 야, 인경아
- (인경) 네? - (인표) 너 혹시 승권이 봤니?
(인경) 1반 이승권요, 6반 오승권요?
[인경이 우물거린다]
(인표) 야, 인경아, 너도 우리 반이잖아
(인경) 씁, 6반 승권이는 저쪽으로 간 것 같은데
(인표) 밖에? [인경이 호응한다]
[인표의 가쁜 숨소리] (인표) 야, 여기, 닦아
[인표의 가쁜 숨소리]
[악쓰는 소리가 들린다]
[인표의 한숨]
[힘겨운 신음]
[의아한 숨소리]
[은영의 기합] [젤리들의 비명]
[은영의 힘주는 신음]
[은영의 기합]
[인표의 놀란 숨소리]
(인표) 아니, 씨, 이 자물쇠가…
[인표의 가쁜 숨소리]
뭐야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인표가 스위치를 달칵거린다]
[인표의 한숨]
[은영의 기합 소리가 계속 들린다] [당황한 신음]
[인표의 가쁜 숨소리]
[은영이 중얼거린다]
[놀란 숨소리]
[은영의 힘겨운 신음]
[은영의 기합]
(은영) 절대 밖으로 나오지 마!
[은영이 소리친다]
이씨, 야
이 씨발 새끼들
[은영의 기합]
야, 씨 [은영의 거친 숨소리]
밖으로… 아이고
[은영의 힘주는 신음]
(인표) 선생님?
보건 선생님?
여기서 뭐 하세요, 지금?
요즘 유행하는
줌바
여기서요?
애들이 볼까 봐 민망해서요
(인표) 그럼 댁에 가서 하셔야죠
(은영) 집에서 줌바를 어떻게 춰요
그럼 오승권은요?
[의미심장한 음악]
[승권의 거친 숨소리]
(은영) 설명하긴 어려운데 찾는 게 있어요 [문이 탁 닫힌다]

[승권의 거친 숨소리]
[운동장이 소란스럽다] (승권) 야, 해파리
(아라) 어, 왔어?
[북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승권의 힘겨운 숨소리]
[가쁜 숨소리]
아니
(승권) 어제 빌려 간 내 이어폰 달라고
(아라) 아, 맞는다
너 근데 그거 때문에 여기까지 올라온 거야?
[승권의 가쁜 숨소리]
너 어디 아파?
- 땀이… - (승권) 아, 괜찮아
아까 많이 뛰어서 그래
(은영) 실은 승권이가 아픈 이유가…
지하실 때문이라고요? [음산한 음악]
[등이 깜빡거린다]
[등이 깜빡거린다]
[물소리가 들린다]
[등이 깜빡거린다]
찾아서 아무것도 안 나오면 선생님 바로 해고예요
[멀어지는 발걸음]
[장난감 칼을 쓱 넣는다]
[무거운 음악]
[등이 깜빡거린다]
[등이 깜빡거린다]
[물소리가 들린다]
[등이 깜빡거린다]
(승권) 내가 너한테 할 말이 있는데…
[물소리가 들린다] [심장 박동 효과음]
[등이 깜빡거린다]
[운동장이 소란스럽다] [가쁜 숨소리]
내가 진짜 오래전부터 얘기하려 했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아라) 오승권,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닌가?
[웃으며] 어, 괜찮아
[승권의 거친 숨소리] (지형) 성아라!
[문이 달칵 닫힌다]
[인형 옷이 삑삑거린다]
[아라의 웃음]
아까부터 온다면서 너 자꾸 나한테 왜 그래?
[가쁜 숨소리]
다들 너 찾고 난리 났어
- 가지 마 - (지형) 빨리
아예 안 갈 순 없지
(승권) 그냥 가지 마
(아라) 금방 갔다 올게, 여기 있어
(지형) 아, 빨리빨리!
[지형의 가쁜 숨소리]
[힘겨운 신음]
[달려오는 발걸음]
- (아라) 미안, 잘 썼어 - (지형) 야
(지형) 나 죽는다, 진짜
[인형 옷이 연신 삑삑거린다]
에이씨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덜그럭거린다]
[인표의 당황한 신음]
(인표) 어?
[끼익 소리가 난다]
[인표의 놀란 탄성]
여기 뭐야?
[탁 소리가 난다] [인표의 놀란 신음]
왜요?
[젤리의 괴성]
(은영) 선생님도 여긴 처음이세요?
(인표) 네 [인표의 놀란 신음]
[장난감 칼이 윙 울린다]
[젤리의 괴성]
[젤리의 괴성]
[젤리들의 괴성]
[은영의 힘주는 신음]
[인표의 탄성]
[은영의 힘주는 신음]
[인표의 놀란 탄성]
[은영의 기합]
(인표) 와, 씨
[은영의 힘주는 신음]
[은영의 거친 숨소리]
(은영) 이만하면 돌아가죠
(인표) 왜요, 여기까지 왔는데
아깝잖아요, 이거
와, 진짜 끝도 없네, 씨 [의미심장한 효과음]
[젤리들의 괴성]
[부드러운 음악]
[침을 꼴깍 삼킨다]
[옅은 웃음]
[피식 웃는다]
[젤리의 괴성]
[보호막이 윙윙거린다]
[젤리들이 연신 괴성을 낸다] [은영의 놀란 탄성]
(은영) 저기, 선생님
(인표) 예?
선생님은 왜 선생님이 되셨어요?
[웃으며] 더 큰 일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 할아버지 평생소원이셨어요
제가 여기서 선생님 하는 게
(은영) 아…
[은영이 살짝 웃는다]
제가 보건실에만 있다 보니까
선생님들을 만날 일이 없잖아요
- (인표) 네 - 근데
아까 교무실에서 뵙고 깜짝 놀랐어요
이런 말 하면 제가 이상하게 보일 텐데
솔직히
기운이 좀 특별하세요
인상이 참 좋으세요
[인표의 웃음]
[은영의 웃음]
[은영이 킥킥 웃는다]
[은영의 웃음]
[은영이 피식한다]
혹시
[인표의 긴장한 신음]
[장난감 칼이 윙 울린다]
도를 아세요?
[부드러운 음악]
[은영의 웃음]
(은영) 진짜 쫄았어
[은영의 힘주는 신음]
[은영이 연신 기합을 넣는다]
[인표의 당황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미친 거지, 진짜
[은영의 신난 탄성]
(인표) 금줄이네
(은영) 학교는 언제 지어졌어요?
(인표) 1976년요
원래는 여고였는데
제가 다닐 때부터 남녀 공학으로 바뀌었어요
(은영) 음, 여기 졸업생이시구나
하긴
할아버지 학교면
[달그락거린다]
응?
[문이 달칵 열린다]
[덜컹거린다] [은영의 힘주는 신음]
[은영의 힘주는 신음] [문이 덜컹거린다]
[은영과 인표의 힘주는 신음]
[은영의 비명]
[웅장한 음악]
[은영의 아파하는 신음]
[인표의 놀란 탄성]
[힘겨운 신음]
[인표의 놀란 숨소리]
[인표의 감탄]
(인표) 잠깐 이거 좀…
[인표의 힘주는 신음]
[리드미컬한 음악]
[오리 울음] (농구 문어) 아라야!
이렇게 좋은 날 내 앞에 나타나 줘서 고맙다
아라야, 내가 짧게 한마디만 할게
오늘부터 우리!
1일
[학생들의 박수와 환호성]
(학생들) 받아 줘, 받아 줘!
받아 줘, 받아 줘, 받아 줘! [학생들의 추임새]
[은영의 놀란 신음]
[은영의 한숨]
[은영의 멋쩍은 신음]
[장난감 칼이 윙 울린다]
(학생들) [손뼉 치며] 받아 줘, 받아 줘!
받아 줘, 받아 줘
받아 줘, 받아 줘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중얼거린다]
[인표의 탄성]
[인표의 떨리는 숨소리]
(인표) '압지석'?
'땅 지' 자가 아니라 '못 지' 자네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여기가 연못이었나?
[장난감 칼이 윙 울린다]
아, 시간 다 됐나 보네
[장난감 칼 조작음]
연못, 저수지 이러면 좀 습하고 안 좋은데
[혀를 똑똑 튕긴다]
[장난감 칼 조작음]
(인표) 왜 이런 데가 있지?
(은영) 저기, 이제 그만 가시죠
(인표) 이런 건 뒤에 뭐가 써져 있을 거예요
[인표의 힘주는 신음] [은영의 놀란 신음]
(은영) 그거 뒤집지 마, 씨발!
[노신사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은영의 비명]
[음산한 효과음]
[땅이 우르릉 울린다] (학생들) 받아 줘!
[학생들의 놀란 신음]
(농구 문어) 뭐, 뭐야, 뭐야?
[몽환적인 음악]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까마귀 울음]
[학생들의 비명]
- (학생10) 비켜 - (학생11) 정신 차려!
(학생12) 야, 선생님, 선생님 빨리 불러!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장난감 칼이 윙 울린다]
"목련체육관"
[학생들이 두런거린다]
[학생들의 비명]
[학생들의 괴이한 웃음]
[소란스럽다]
[퉁퉁거린다]
[은영의 힘주는 신음]
[은영의 다급한 신음]
(농구 문어) 어, 어, 뭐야!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뭐야, 뭐야, 뭐야, 다들 왜?
[농구 문어의 놀란 신음] [아라의 비명]
(학생13) 멈춰, 멈춰!
[농구 문어의 당황한 신음] [농구 문어의 비명]
[농구부원들의 비명]
[학생14의 겁먹은 신음]
[학생들의 괴이한 웃음]
(아라) 아, 씨…
[학생들의 괴이한 웃음]
[학생들의 괴이한 웃음]
[은영의 가쁜 숨소리]
(스피커 속 교장)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스피커 속 교장) 아, 아
학생들, 모두 제자리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학생15의 괴이한 신음]
선생님들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아라의 비명] 움직이지 않습니다!
선생님들의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아라가 소리친다]
(스피커 속 교장) 모두 움직이지 않습니다!
다 같이 정신 차리고!
[승권이 헤실거린다] 정신 차려, 얘들아!
가만히 있어, 가만히!
[소란스럽다]
(아라) [울며] 승권아!
[인표의 가쁜 숨소리]
[인표가 손전등을 달칵 켠다]
(인표) 선생님?
[인표의 당황한 숨소리]
어?
[놀란 숨소리]
아니, 어디 간 거야?
[노신사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학생들의 괴이한 웃음] [승권이 헤실거린다]
[학생들의 괴이한 웃음] [기묘한 음악]
[학생들의 괴이한 웃음이 계속된다]
(아라) 승권아!
[아라의 놀란 신음]
승권아! [승권이 연신 웃는다]
'자고시지'
(인표)
(인표) '부실'
'정인소자'
(인표)
(인표) '이소'
(인표)
[쿵 소리가 울린다]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인표)
[쿵 소리가 울린다] (인표)
[쿵 소리가 울린다]
[학생들의 웃음]
(교사2) 내려오라고!
[학생들의 웃음]
(인표) '자살을 위장한 타살 시신이'
(인표) '위기어차'
(인표) '버려지는 등의 폐단이 있다'
(인표) '기폐'
'이심'
[쿵 소리가 울린다]
[땅이 우르릉 울린다]
[승권이 헤실거린다]
[땅이 우르릉 울린다] [학생들의 비명]
[우르릉 소리가 들린다]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기묘한 음악]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헤실거린다]
[학생들의 괴이한 웃음] (인표)
[승권이 헤실거린다] (인표)
[경화의 웃음]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경화의 실성한 듯한 웃음]
[소란스럽다]
(교사3) 야, 야, 반장!
비켜, 비켜, 나와, 인마!
(인표)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승권의 실성한 듯한 웃음]
[아라가 소리친다]
(아라) 하지 마!
[실성한 듯한 웃음]
(인표)
[쿵쿵거린다] (인표)
[놀란 숨소리]
[가쁜 숨소리]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쿵쿵거린다]
[승권의 실성한 듯한 웃음]
[쿵쿵거린다] [힘겨운 신음]
[쿵쿵거린다] [놀란 신음]
[굉음] [학생들의 비명]
[우르릉거린다] [거친 숨소리]
[다급한 신음]
[땅이 우르릉 울린다]
[실성한 듯한 웃음] (아라) 하지 마!
[승권이 환호한다]
[굉음]
[학생들의 비명]
[괴성이 울린다]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승권의 괴이한 웃음]
[아라의 힘겨운 신음] (지형) 오승권!
(아라) 어?
(은영) 엎드려!
[인형 옷이 연신 삑삑거린다]
[몽환적인 음악]
[리드미컬한 음악]
[익살스러운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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