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1회
[주제곡]
[애잔한 음악]
[또각거리는 소리가 난다]
[철커덕거린다]
[소리가 휘 울린다]
[바람이 휭 분다]
[신문지가 바스락거린다]
[콰르릉 소리가 난다]
[하늘이 콰르릉 울린다]
[콰르릉 소리가 계속 난다]
[하늘이 콰르릉 울린다]
[바스락 소리가 난다]
[펄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펄럭거리는 소리가 계속 난다]
[빠드득거린다]
[또각거리는 소리가 난다]
[흐느낀다]
[힘겨운 숨소리]
오케이, 컷
[정숙의 호들갑스러운 신음] [해영 숙부의 웃음]
(경수) 아이고, 그냥 딱 하나 있는 놈 치우려니까 그냥
마음이 허전하네요, 어머니 [정숙의 호응하는 신음]
(덕이) 아이, 뭐가 허전해? 후련하지! [경수의 웃음]
[정숙의 음미하는 신음] (해영 숙부) 아이, 형님 좀 드세요
(경수) 응, 알았어, 나는 그냥 안 먹어도 그냥 배불러
[해영 조모의 만족스러운 신음] [해영 숙부가 말한다]
- (정숙) 어유, 딱이다 - (덕이) 됐어? [덕이와 정숙의 웃음]
- (정숙) 거기 안주 좀 더 드려요? - (경수) 아유, 고맙죠, 뭐 [함께 웃는다]
- (덕이) 저 초무침 좀 내가 - (정숙) 예, 그럴게요, 형님 [경수와 해영 숙부가 대화한다]
(덕이) 어머니, 전 좀 드세요 [경수의 호응하는 신음]
(해영 조모) 뭘 이렇게 많이 해?
결혼식 끝나고 집에 와서 다 같이 한잔해야죠 [도어 록 작동음]
[함께 웃는다] [현관문이 달칵 열린다]
(해영) 다녀왔습니다 [도어 록 작동음]
(정숙) 아유, 우리 새 신부 들어오네? [정숙의 흐뭇한 웃음]
(덕이) 배고프지? 얼른 젓가락 들고 와
[덕이와 경수의 옅은 웃음]
(경수) 아유, 어머니, 이거 좀 드셔 보셔, 네? [애잔한 음악]
[식구들이 저마다 말한다]
(정숙) 요즘은 한복도 참 섹시하게 잘 나와요
(덕이) 너무 야한 거 아니야? 신부 엄마가 무슨 기생같이...
(정숙) 에이, 요즘 다들 한복 이런 거 입어요 [식구들의 웃음]
아유, 오씨 집안 첫 손주 결혼에
우리 해영이가 테이프를 아주 잘 끊어 줘서 감이 좋아요 [경수의 흐뭇한 웃음]
어, 우리 서희도 해영이 기운 받아서 쭉쭉 가 보자, 어디! [정숙의 웃음]
(경수) 잘 끊어 주긴요 [경수의 쑥스러운 웃음]
(정숙) 아이고, 아주버니 너무 그렇게 빼지 마세요, 미워요
[경수의 당황한 신음] 잘나가는 사업가에 인물 훤칠하고
시부모 다 미국에 있어 시집살이할 일이 있나, 뭐가 있나 [해영 숙부와 정숙의 웃음]
(정숙) 아, 어머니 [정숙의 당황한 웃음]
그렇다고 제가 시집살이한다는 뜻은 아니고요, 응?
전 어머니 좋아하잖아요 [정숙의 요란한 웃음]
(경수) 아이고, 잘 넘어가시네 [식구들의 웃음]
[덕이의 옅은 신음]
[식구들이 계속 대화한다]
(덕이) 그걸 손으로 집어 먹고 그래?
너 시집가서 그러면 근본 없다 소리 들어
말은 안 해도 다 그런 거 눈여겨봐
너 목욕했니? 어째 안 한 거 같아
(해영) 안 했어
(덕이) 왜? 하고 온다더니?
- 나 결혼 안 해 - (덕이) 뭔 소리야?
(덕이) 뭐라는 거야, 얘가 지금?
결혼 안 한다고
미쳤어, 얘가, 뜬금없이
태진 씨한테 안 한다고 얘기하고 들어왔어
- 야! - (해영) 우리 결혼 준비하는 내내
싸우고 안 좋았어
서로 볼 꼴, 못 볼 꼴 다 보고 하기 싫어졌어, 안 할래
(덕이) 뭔 소리야? 식이 내일인데!
너 장난해, 지금?
미친 거 아니야, 이거?
결혼 준비하면서 싸우고 티격태격 그러는 거 다반사지
그런다고 결혼을 엎어?
이게 정신이 나갔나?
미쳤어, 이거, 미친 거야
(정숙) 왜 그래요?
(해영) 죄송해요, 할머니, 저 결혼 안 해요
(덕이) 이게 미쳤나, 이게 진짜! [흥미로운 음악]
[정숙의 놀란 숨소리]
(덕이) 여자들 그래
여자들 결혼 앞두고 심란해서
'하지 말까 보다' 허튼 생각 하고 그래
그냥 그런 거야
그렇다고 자네까지 이렇게 나오면 어쩌자는 거야?
자네, 내일 무조건 와
내가 어떻게든 해영이 끌고 들어갈 테니까 자네 와
걱정 말고 와
너 내일 식장으로 무조건 들어가
안 들어가면 죽을 줄 알아
안 한다고 몇 번을 말해?
다 끝난 얘기라고
태진 씨도 알아들었다고
왜 안 하냐고
왜 안 하냐고, 왜!
싫다고!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는데 어떻게 결혼을 해?
[해영의 거친 숨소리]
[애잔한 음악]
[경수의 못마땅한 신음]
[해영 숙부의 당황한 신음]
[문이 쾅 닫힌다]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휴대 전화 조작음]
(경수) 금일 예정되었던 저의 딸 오해영의 결혼식은
사정상 취소되었습니다 [경수의 한숨]
[경수의 초조한 신음]
[전화벨이 울린다]
예
아유, 그렇게 됐습니다
아유, 죄송합니다
(경수) 예, 죄송합니다 [덕이의 못마땅한 한숨]
- (경수) 죄송합니다 - (덕이) 미친년
어, 미친년 [경수가 수화기를 달칵 놓는다]
[전화벨이 울린다] [인형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경수) 예
그렇게 됐습니다
아, 사정이 생겨서...
아유, 죄송합니다
[버벅거리며] 죄송합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인형에서 웃음소리가 계속 흐른다] (경수) 죄송합니다, 아, 예, 죄송합니다
(덕이) 네가 사람 년이야? [해영의 못마땅한 신음]
네가 사람 년이야?
결혼 엎어 놓고 웃음이 나와!
(해영) 어, 살다가 헤어지느니 안 하는 게 백번 낫지
어차피 우리 오래 못 살았어!
[해영의 비명] (덕이) 어차피 안 할 거
왜 여기까지 끌고 왔어?
[해영의 아파하는 비명] 왜 여기까지 끌고 왔어, 왜!
이게 무슨 개망신이야!
(해영) 아유, 진짜! [덕이의 성난 신음]
그럼 나 살아? 나 갔다 와?
(덕이) 이놈의 계집애가 아주... [해영의 비명]
- (경수) 예, 그렇게 됐습니다 - (덕이) 이게 뭘 잘했다고! [해영의 아파하는 신음]
(경수) 집에 사정이 있어서... [해영과 덕이가 소란스럽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네
[인형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휴대 전화 벨 소리]
(경수) 아, 예, 예
[설레는 음악]
[직원들이 인사한다] (해영) 안녕하세요
- (직원1) 안녕하세요 - (해영) 네, 안녕하세요
- (주방장) 어, 오 대리 왔어? - (해영) 네
[해영의 옅은 한숨]
(주방장) 자, 오픈 15분 전!
오픈 5분 전!
(직원들) 안녕하십니까
[가게가 시끌벅적하다]
(손님1) 아, 맛있겠다
(수경) 가마솥까지는 오케이했다 쳐
근데 이제 매장에 도정기까지 놓자고?
(해영) 아무리 좋은 쌀을 써도 금방 도정한 밥맛을 이길 순 없습니다
- 밥만 팔아? - (해영) 한식의 기본은 밥입니다
(수경) 업계 1위를 탈환하려면 밥 가지고는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해?
밥 그만 파
[흥미진진한 음악] (수경) 시그니처 메뉴 갖고 와
(수경) 아침에 출근하다 들으니까
내 별명을 지었다지?
별명이 뭐라더라?
'이사도라'
현대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인 줄 알았더니
아니던데
또라이 이사라서 이사도라라는 얘기도 있고
무슨 뜻이야?
무슨 뜻이냐고 묻잖아
24시간 돌아다니셔서 이사도라
[익살스러운 음악]
원래 윗분들은 자기 방에 가만 계셔 줘야
저희가 좀 숨통이 트이는데
(해영) 저의 생각에는 이사님께서 좀
자주 왔다 갔다 하시는 것 같아서...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경) 네가 자주 딴짓을 하는 거겠지
일하는데 누가 왔다 갔다 하든 말든 그게 왜 신경이 쓰여?
나 대장 증후군 있어
화장실 자주 가
앞으로 방에서 해결할까? 어떻게 해결할까?
죄송합니다
(수경) 인간관계에는 예의라는 게 있고 정도라는 게 있어
상사 별명 지어 부르면서 뒷담화 주도하는 거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야
네가 결혼 전날 엎은 걸
용감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게 착각이듯이
(수경) 나가 봐
(해영) 일곱 번이에요
셌어요
제가 결혼 엎은 거로 몇 번이나 구박하시나
아홉 번
[익살스러운 음악]
나도 세고 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해영의 헛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해영의 당황한 신음]
[까마귀 울음 효과음]
[수경의 힘겨운 신음]
[부글거리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문이 벌컥 열린다]
왜 캐릭터를 저렇게 잡았을까? [문이 탁 닫힌다]
그냥 편하게 살지 주변 사람들 숨을 못 쉬게 해요

(해영) 매력 있어, 그게?
뭐, 못생긴 게 만만하게 보이지는 말자, 그런 거야?
(성진) 그런 거야 [사람들의 웃음]
대장 증후군이시래
(해영) 진짜 가지가지 해요 [사람들의 웃음]
뭐, 술을 얼마나 들이붓길래?
내가 마셔 봐서 아는데
엔간히 들이붓지 않고는
저렇게 뻔질나게 화장실 들락거리지는 않는다 [문소리가 달칵 난다]
[해영의 비웃음] [성진의 웃음]
(해영) 우리랑은 회식 자리에서 한 잔도 안 마시는 인간이
밤새 누구랑 어디서 퍼마시는지
[해영의 웃음]
그러니 저 모양 저 꼴이지 얼굴이 물에 불린 감자처럼
나이 마흔 넘어 술 마시면 저 꼴 난다
[다가오는 발걸음]
[까마귀 울음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해영) 그래서 가만히 있었구나?
저게 어디까지 가나
[이를 악물며] 재밌지?
비겁하다, 진짜
팀장님, 그럴 줄 몰랐습니다
[우당탕거린다]
[무거운 음악]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난다]
[땅 소리가 난다]
[펄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준이 샌드백을 퍽 친다]
[퍽 소리가 난다]
[철그렁 소리가 난다]
[철거덩 소리가 난다]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발 구르는 소리가 난다]
[펄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난다]
[물건들이 요란한 소리를 낸다]
[퍽 소리가 난다] [철거덩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도경) 컷!
(기태) 컷, 컷, 컷, 컷 [상석의 힘겨운 신음]
(도경) 저거 뼈 부러지면 단순 골절 아니랬지?
복합 골절이랬지!
'뚝' 아니고 '뚜두둑'!
(기태) 관객들이 [기태가 막대기를 땅 내려놓는다]
단순 골절하고 복합 골절 소리 어떻게 구분한다고
그건 정형외과 의사도 구분 못 해요
난 구분해
(기태) [빈정대며] 아, 네, 참, 잘났다
- 잘났다고? - (기태) 네
(기태) 뭐, 뭐, 어떻게 만들까요? [땅 소리가 난다]
뭐, 어, 야, 어떻게 만들까, 어?
야, 그럼 뭐, 내가 팔을 대차게 한번 부러트려 볼까요?
아나, 그게 빠를 것 같은데?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죄송합니다
제가 진짜 잠을 못 자서 제, 제정신이 아니에요
(기태) 네, 죄송, 죄송합니다, 아...
한 시간 내로 다시 만들어라
(기태) 아... [문이 철컥 닫힌다]
나 진짜 박도경 생긴 거부터가 마음에 안 들어, 진짜!
(도경) 응
[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훈의 긴장한 숨소리]
(도경) 컷
[훈의 한숨]
(훈) 말씀하시죠
- 먼저 이실직고하지? - (훈) 저 이실직고할 거 없는데요
앰비언스 따 오래서 따온 건데요
낮에 가서 따 왔니?
(도경) 봐라, 영상
밤이잖아!
낮하고 밤하고 소리 색깔 다른 것도 몰라?
변태야? 그딴 걸 누가 구분해
(도경) 씁!
낮하고 밤하고는 습도, 온도 다 달라서
소리 색깔 확 다르다고 몇 번을 말했어, 어?
[기계 조작음]
(도경) 들어 봐라, 좀, 어?
앞하고 소리 톤이 확 달라졌잖아!
너 막귀야?
쯧, 그따위 귓구멍으로 무슨 음향 일을 한다고, 씨
[훈의 못마땅한 한숨] [기계 조작음]
(도경) 밤 신에 낮 소리 입혀 놓고 티 안 날 줄 알았어?
내가 못 잡아낼 줄 알았어?
아이, 밤에는 뭐 하고 낮에 가서 녹음하고 왔어?
계집애랑 시시덕거리느라고 밤은 바쁘냐?
그래! 나 바쁘다!
[흥미진진한 음악] (훈) 젊어서 아주 밤에 어마무시하게 바쁘다
형은 늙어서 밤에 아주 한가하지?
안 해! 더럽고 치사해서
어, 어유, 열불 터져
[훈의 아파하는 신음]
- (훈) 아, 아프다, 아, 아, 아, 아파 - (도경) 넌 죽었어
(훈) 나 골반 나갔나 봐, 형아
- 죽은 거야 - (훈) 어, 형, 이, 이러지 마
(훈) 아, 내가 미안해, 내가 미쳤었나 봐
형, 내가 미쳤었나 봐 [도경의 짜증 섞인 탄성]
내가 약 먹을 시간이... 형, 미안해, 잘못했어
- 형, 제발, 제발... - (도경) 일어나
- 일어나! - (훈) 아, 형, 아...
[훈의 못마땅한 신음]
[훈의 분한 숨소리] [기태가 플라스틱을 딱 부러트린다]
(훈) [한숨 쉬며] 미친놈이야, 저거
(상석) 야, 아무리 그래도 형한테 미친놈이 뭐냐?
(훈) [울먹이며] 낮 소리, 밤소리 누가 구분한다고...
그래도 박도경 밑에서 3년 일하면
눈 내리는 소리도 구분할 수 있어
(상석) 함박눈 내리는 소리 싸라기눈 내리는 소리
(훈) 그러니까 미친놈이지!
드라마가 대한민국 남자들 다 망쳐 놨어
뻑하면 나쁜 놈, 미친놈이야
저건 아주 나쁜 미친놈이야
여자들은 좋아한다, 나쁜 놈
(훈) 나쁜 놈이 왜 좋아? 나쁜 놈이 멋져? 나쁜 놈이 왜 멋져?
나쁜 놈은 그냥 나쁜 놈이야 나쁜 놈은 그냥 나쁜 새끼야
세상에 둘도 없는 나쁜 놈이 나한테만 애정을 준다?
그거 여자들 뻑 간다
엄청나게 희소성 있는 애정인 게지
(기태) 그리고 또 그게 여자들 은근 자뻑에 빠지게 만든다
'역시 난 대단해'
'역시 난 다른 여자들하고 달라'
'그렇게 나쁜 놈도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봤지? 봤지?
그래서 여자들이 나쁜 남자한테 환장하는 거야, 그냥, 아주 그냥
(훈) 이런 염병...
[폭소하며] 그래서 여자가 결혼식 전에 토끼냐?
[훈과 기태가 폭소한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기태가 캑캑거린다]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 (기태) 그래도 너희 형인데! - (상석) 왜 이래?
[익살스러운 음악]
[훈의 기겁하는 신음] [상석과 이준의 놀란 신음]
(상석) 야, 너 인생 그렇게 살지 마!
[문소리가 탁 난다] (훈) 미안해
그런 말 하는 게 아닌데
형 내 눈을 좀, 내 눈을 좀 바라봐
형, 컵으로 사람 치는 거 아니야
형, 그러지 마, 형
그러지 마, 잘못했어
내가 나쁜 놈이야
(훈) 내가, 내가 잘못했어 내가 미친놈이야, 내가 나쁜 놈이야
형, 내가 잘못했어, 내가 아, 잘못했어!
[훈의 겁먹은 탄성]
[훈의 비명]
[문이 철컥 여닫힌다]
개자식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강조되는 효과음]
(손님2) 야, 솔직히 너는 클럽 안 가냐?
- (손님2) 너는 안 가? - (손님3) 나 안 가
(손님3) 간 거 봤어? [손님2의 헛웃음]
툭하면 클럽이야... [커피가 보글보글 끓는다]
- (손님4) 치즈돈가스 - (손님5) 치즈돈가스?
- (손님4) 응 - (손님5) 음, 난 스파게티
- (손님4) 토마토스파게티? - (손님5) 응, 토마토
[카드 인식음] [영수증이 지직 뽑힌다]
[커피 머신 작동음]
[커피가 쪼르륵 담긴다]
[방울이 똑 떨어진다]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얼음이 달그락거린다]
[물이 쏴 나온다]
[아련한 음악]
(여자) 오빠 심장 소리
[심장 박동 효과음] 세상에서 제일 좋아
[도경의 한숨]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옅은 한숨]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연신 들린다]
[셀러리가 뿌드득 뜯긴다]
하나 부러트려 봐
[뿌드득 소리가 난다] [이준이 털썩 쓰러진다]
한 개 더
[뿌드득 소리가 난다] [이준이 털썩 쓰러진다]
(도경) 소리 둥글게 깎고 하이 톤 날리고
자, 들어 봐
[영상에서 뚜두둑 소리가 흘러나온다]
- (이준) 어? - (기태) 오...
오케이, 다음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해영의 힘겨운 신음] (희란) 어떻게 하면
결혼식 하루 전날 엎어 버리니?
무슨 강심장이야?
(해영) 눈 딱 감고
욕 한번 대차게 얻어먹으면 끝이야
내가 널 안다면 아는데 말이지
그런 사고 칠 줄은 정말 몰랐다
마음에 불 떨어져서 너 아니면 죽고 못 산다 해서
결혼한 사람들도 뭐, 사네 마네 하는 판에
내가 이 정도 감정으로 결혼을 해도 되나?
남들 다 하니까 그냥 해야 되나?
도살장 끌려가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희란) 야, 다들 그렇다더라
결혼 준비하면서 감정 상하고
아니다 싶은데 청첩장은 이미 돌렸고
엎자니 뒷감당 안 되고
그럴 땐 용감하게 엎어야 돼 남 얘기 사흘이야
(희란) 사흘은 아닌 것 같아
아직도 네 얘기 하는 애들 많다?
'왜 엎었냐, 뭐 있는 거냐'
(해영) 흥, 인생들이 심심하신가 보다
후회는 안 해?
후회는 내 인생에서 최고 잘한 일 같아
(희란) 어, 알았어
나 10분이면 도착해
이따 봐
(해영) 밤마다 바빠서 좋겠다
(희란) 어, 택시! [타이어 마찰음]
(희란) 나 먼저 갈게, 조심해서 들어가

잘 가 [차 문이 탁 닫힌다]
[진상의 나른한 신음]
(진상) 아, 역시 사우나는 밤이야, 어?
뜨끈한 물에 사우나 하고 이불 덮을 때 그 느낌
여자의 맨다리가 몸에 쫙 감기는 그런 느낌이랄까? [진상의 웃음]
(도경) 아, 쪽팔려, 다시는 너랑 사우나 안 와
(진상) 왜? 뭐가?
(도경) 내가 몇 번을 말했냐?
벗을 때는 위부터 벗고 입을 때는 아래부터 입으라고
변태 같은 새끼 꼭 윗도리만 입고 돌아다니고
(진상) 아이, 내가 또 언제 그렇게 돌아다녔다 그러니?
(도경) 너 전화 받으면서 30분 동안 그러고 다녔어
(진상) 아니, 사우나에서 빨가벗고 다니든 말든 그게 뭐가 쪽팔리니?
(도경) 야, 차라리 빨가벗고 다니는 게 덜 흉해, 인마
(진상) 야, 난 있잖아
내 몸 사랑한다
다비드상에서
요 부위 모자이크 처리 한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대요
쪽팔린 거 아니야
사랑하자, 우리 몸 [진상의 웃음]
(도경) 떨어져, 이 새끼야
오,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진상)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왔어, 왔어
야, 똑바로 좀 못 걷냐?
[의미심장한 음악] (진상) 못 걸어
[진상의 탄성]
[진상의 탄성]
(진상) 못 걸어
[진상의 탄성]
[진상의 탄성]
왜?
좀 전에 이거 본 거 같아
(진상) 그런 걸 바로 기시감이라고 하지, 데자뷔
아, 요즘에 자주 이런다
(진상) 그러니까, 인마, 잠 좀 자라 날밤 좀 그만 까고
빨리 와
[진상이 휘파람을 분다]
[의미심장한 음악]
[울먹인다]
(진상) 어?
어?
아, 씨, 딱지 끊었어
[울먹인다]
(진상) 아, 뭐야 이 시간에 여기 딱지 안 끊는데
아, 씨, 진짜, 씨...
아, 씨!
(주민1) 나 살다 살다 결혼식 당일 날 취소하는 집구석은 또 처음 봐
(주민2) 아유, 난 취소된 것도 모르고 식장까지 갔었잖아요
식장에 사람들 꽤 왔더라고 [익살스러운 음악]
[주민들의 웃음] 저기, 뭐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주민들이 당황한다] (덕이) 안녕하세요
[주민들이 어색하게 인사한다] (주민3) 아, 예, 안녕하세요
염병할 여편네들
[놀란 숨소리]
냉장고도 환불 안 된대요?
(덕이) 특가 상품이라 안 된대
(정숙) 중고로라도 싸게 넘기시지
(덕이) 200 주고 산 거를 70 준다니
[정숙의 놀란 숨소리] 도둑놈들, 코드도 안 꽂아 본 거를...
(정숙) 아휴...
그렇다고 계속 이러고 살 거예요?
가뜩이나 좁은 집구석에
해영이도 참 뒷일을 생각하고 일을 저질렀어야지
아, 결혼 엎는 판에 살림 치울 걱정 해?
(정숙) 너무 대책 없이 저질렀잖아요
엎으려면 진작 엎든가
살림 다 장만해 놓고
하루 전날이 뭐야, 아휴
엎으려면 식전에 엎는 게 백번 낫지!
어유, 편 들기는...
알았어요, 형님 딸이에요, 욕 그만해요
나만 지나가면 동네방네 수군대
자네까지 거들지 마 언제 터질지 몰라, 나
그 남자는 연락 온대요?
(정숙) 아쉬워서 해영이한테 전화하고 그러지는 않는대요?
(덕이) 몰라
(정숙) 씁, 저기요
제가 다니는 옷 가게 있잖아요
그 집 처조카가 7급 공무원인데 서른다섯이래요
형제 중에 막내고
내가 그 집 엄마도 본 적 있는데 사람 인품이 참 좋아요
나대지도 않고 고상 떨지도 않고
해영이 한번 만나 보라 그러는 게 어때요?
결혼 엎은 지 한 달도 안 됐구먼 선은 무슨...
아유, 뭐, 누가 당장 결혼하래요?
그냥 만나만 보라는 거지 인연인지 아닌지
아이, 짝은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르는 거예요
그냥 한번 만나 보라고 그래요, 네?
아유, 답답해 [정숙의 못마땅한 신음]
(정숙) 이거 다 구형 되기 전에 얼른 치워야지
이렇게 썩힐 거예요? [정숙이 냉장고를 탁탁 친다]
[정숙의 답답한 신음]
(덕이) 그냥 나가 봐
- (해영) 아, 싫다고 - 왜 싫어?
엄마, 이거 진짜 너무한 거야
인간이 할 짓이 아니야
뭐가 인간이 할 짓이 아니야?
결혼 엎은 지 한 달 만에 선보는 건
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덕이) 이런 미친, 결혼 전날 차 버리는 건 예의냐, 이년아?
뚫린 입이라고 어디서 말 같지도 않은...
예의? 네깟 게 예의를 알아? 양심을 알아?
어, 내가 죽을죄를 지었다
(해영) 어, 죽을죄를 지었어!
[덕이의 분노에 찬 신음] [깨갱거리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감독) 아, 진짜
야, 2주 만에 만든 영화를
사운드 작업만 한 달 하자면 어쩌자는 거야?
대충 하자고 몇 번 얘기해?
(도경) 대충이 돼야 대충 하지!
(감독) 대충이 왜 안 돼, 대충이?
너같이 인생 자체가 대충인 놈은
- (감독) 뭐? - (도경) 대충이 되는 거고
나처럼 대충이 아닌 인생은
(도경) 절대로 대충이 안 돼, 새끼야! [감독의 아파하는 신음]
[상석과 훈이 말린다] (감독) 지금 쳤어?
- (감독) 잠깐만, 잠깐만 - (훈) 아, 감독님, 참으세요
(감독) 웃긴다, 어? 너 예술 하냐? [훈의 힘겨운 신음]
감독인 나도 예술 안 하는데
해! 하라고, 예술 좀, 제발!
(도경) 그따위로 마구리로 찍어 오지 말고
아, 왜 영화감독이 예술을 못 하는데, 왜?
[흥미진진한 음악] 예술 해!
쓰레기 같은 건 집에 갖고 가고
- (감독) 너 말 함부로 한다, 어? - (훈) 아이, 감독님, 감독님
(감독) 아, 정말... [기태의 웃음]
(기태) 신나게도 싸운다 [도경과 감독이 계속 싸운다]
붙어라, 아주 그냥 머리끄덩이 잡고 싸워라
(감독) 차라리 예술을 해, 예술을, 어?
[지야의 놀란 신음]
덜 했어, 더 들어 봐 넌 좀 더 들어야 돼, 인마
[감독이 울먹인다] (감독) 진짜... 진짜, 씨
(도경) 아유, 또 우냐?
- (도경) 그래, 울어라, 울어 - (지야) 미쳤어, 얘가
(도경) 더 울어, 울어!
더 울어!
[감독이 흐느낀다] [지야의 안타까운 신음]
(지야) 아유...
쟤가 좀 미친 것 같아요
아유, 밤을 너무 새워서 그래
맨날 녹음실에 틀어박혀서 너무 예민해져 있어서 그래
[감독이 흐느낀다] (지야) 울지 말고요
아이, 쟤는 원래 말을 저따위로 하는 애고요
감독님
감독님 천재예요
[도경의 못마땅한 숨소리]
[한숨] (지야) 나쁜 놈
엄마가 제작하는 건데 그렇게 말하고 싶어?
너 감독한테만 모욕 준 거 아니야
이 엄마한테도 모욕 줬어
영화관에 걸어 봐야 알아?
(도경) 안 돼, 저거
근데
스크롤에 내 이름 올라가니까 대충은 못 한다고 성심성의껏 하는데
저런 거 이제 제작 좀 하지 말라고
[답답한 한숨]
보는 눈이 그렇게 없어?
돈 그렇게 까먹고도 아직도 보는 눈이 안 돼?
(지야) 나쁜 놈 너 언젠가 사람 말로 죽일 거야!
[지야의 속상한 숨소리]
(훈) [한숨 쉬며] 기분도 그런데 오늘 작업 끝?
(도경) 죽으려고...
[훈이 피식 웃는다]
(훈) 엄마도 언젠가 대박 친다, 기다려 주자
인생 다 한 방씩 있어
대박 쳐야지, 날린 돈이 얼마인데
내 영화로 대박 날 수도 있는 거고
죽는다
너 영화감독 접으랬지?
형, 그래도 한 번은 해 보고 싶다
너 조연출 몇 년 썩다 나왔어?
(도경) 여기서 기술 배우라고 했다
내가 소리를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낮 소리, 밤소리 구분도 못 하는데...
그러니까 배우라고
(도경) 누구는 처음부터 잘해? 쯧
예, 해 볼게요, 해 보죠, 뭐
(도경) 이거로 가서 감독 술 사 드려
같이 내 욕 실컷 하고
- 3차까지 가도 되나? - (도경) 2차에서 끝내
네, 알겠습니다
[옅은 한숨]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새가 날카롭게 운다]
[의미심장한 음악]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새가 푸드덕거린다]
(해영) 핸드폰 그만하죠
친구한테 보고하는 거잖아요
형편없는 여자 만났다
(남자) 형편없는 여자라고 그러지는 않았고요
초면에 삼겹살 먹자는 여자는 처음이라서요
아까 커피숍에서 봤어요 저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거
저도 그쪽 아니었고
그래도 밥 먹고 헤어지는 게 예의니까
레스토랑에 앉아서 접시에 코 박고 있는 거보다는
고기 굽고 뒤집고
그러면서 뭐라도 할 게 있으니까
어색한 시간 덜 고역이잖아요
선 많이 보시나 봐요
조금요
[입바람을 후 분다]
(해영) 저기요, 질문 좀 해 주시죠?
- 무슨 질문요? - (해영) 저한테 궁금한 거 없어요?
(남자) 별로 없는데요
[익살스러운 음악]
저, 제가 그렇게 아닌 얼굴은 아니지 않나요?
저 열받으면 꽃등심 시킵니다
아주머니, 여기 꽃등심 주세요 마블링 예술인 거로요
(종업원) 소고기 다 떨어졌어요
(해영) 아, 네...
(해영) 아무리 제가 아니래도요 이거 너무하신 거예요
예의잖아요, 선보고 두 시간은
(남자) 아, 죄송해요, 제가 약속이 있어서...
네, 저도 약속 있거든요
(해영) 그런데요, 선보고 두 시간은 예의니까 두 시간 후에 약속 잡았거든요
아직 40분이나 남았다고요
(남자) 죄송합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해영) 저기, 잠깐만요
[해영의 분한 웃음]
와, 나 갑자기 승부욕 확 이네
우리 일주일만 봅시다
뭐, 오늘은 내가 그냥 이렇게 입고 나와서 그러는데
- (해영) 우리 일주일만 봐요 - (남자) 보면요?
내가 너 일주일 안에 자빠뜨린다
(정숙) 해영이 걔요, 미쳤어요
제정신 아니에요, 걔
어떻게 선 자리에서 처음 본 남자한테, 응?
그런 말을 해요?
낯 뜨거워서 진짜...
뭐라고 그랬는데?
일주일 안에 자빠뜨린다 그랬대요 남자한테!
[익살스러운 음악] (정숙) 그게, 그게 제정신이에요?
어유, 창피해서 정말...
- 미친놈 - (정숙) 미친년인 거죠
미친놈인 거지!
(덕이) 그걸 자기 엄마한테 다 얘기하는 쪼다 같은 놈이 어디 있어?
그냥 별로다 그러고 말 것이지
서른다섯 나이를 어디로 처먹었대?
- 형님! - (덕이) 안 봐도 비디오야, 그놈
결혼하면 자기 엄마한테 쪼르르 가서 시시콜콜 다 일러바치고
됐다 그래!
[휴대 전화 조작음]
[덕이의 힘겨운 신음]
[해영과 희란이 폭소한다]
(해영) [취한 목소리로] 야, 너
내가 이거 한입에 다 마시면 어쩔래?
아, 못 마신다니까?
마시면 어쩔 거냐고
- 만 원 빵 - (해영) 오케이, 좋아, 만 원 빵
[희란의 웃음] (해영) 야, 딱 내
[해영의 재촉하는 신음]
[해영과 희란의 장난스러운 웃음]
자...
(해영) 들어갑니다, 들어갑니다
[희란의 기대하는 신음]
(희란) 오...
[휙 하는 효과음]
[음료가 꼴깍꼴깍 들어간다]
[희란의 놀란 탄성] [해영의 힘겨운 신음]
(희란) 야, 더러워! [희란의 웃음]
(해영) [콜록거리며] 아, 따가워
[밝은 음악] 아, 나 이거 분명히 다 한입에 넣었었는데?
(희란) 어이구, 야, 너 남들 욕해
나이 서른둘에 뭐 하는 짓이니?
어, 야, 나 호흡 조절 실패야
(해영) 이거 분명히 됐었는데, 이상하다
(희란) 으이구...
- (희란) 어머? - (해영) 아니야, 이거 아니야
[휙 하는 효과음]
[해영의 당황한 신음]
[희란의 놀란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희란) 야, 오해영, 괜찮아? [해영의 아파하는 신음]
아, 아파, 아, 아이씨...
[짜증 섞인 탄성]
[어두운 음악] [도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옅은 한숨]
[도경이 연신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진상) 어허, 웬일이셔? 우리 도경 씨가 술을 다 당겨 하시고?
소주? 맥주?
[의미심장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아, 소맥?
아, 양맥!
- (진상) 왜? - (도경) 야, 너 차 다른 데 세워
- (진상) 아, 왜, 잘 댔구먼 - (도경) 아, 그냥 다른 데 세워, 인마
아이, 괜찮아 이 시간에 여기 딱지 안 끊어
(도경) 아, 그냥 딴 데 대라고!
[의미심장한 음악] (진상) 아, 얘가 왜 이래, 정말?
[도경의 답답한 한숨]
아, 그냥 느낌이 안 좋아서 그래
(도경) 그냥 다른 데 대라, 어? [진상의 한숨]
도경아
[장난스러운 말투로] 나 그냥 딱지 끊으면 안 되겠니?
아이씨...
[옅은 한숨]
(도경) 아니야, 가지 마
그냥 둬, 위험해
(진상) 아, 얘 왜 이래, 진짜? 이랬다저랬다
어쩌라는... [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의 비명]
[자동차 경고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진상) 아, 그냥 갑자기 떨어져 가지고요 [경찰이 호응한다]
(진상) 예, 아무튼 감사합니다, 예
쓰읍, 아이참...
(진상) 야, 너
간판 흔들리는 거 미리 본 거지?
그렇지?
[의미심장한 음악]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답답한 숨소리]
[한숨]
(도경) 그냥 보였어요
처음엔 기시감 같은 건 줄 알았는데
기시감하고는 좀 다른 게
미리 보여요
(도경) 그리고 정확하게 그대로 돼요
근데 이젠 어떤 여자가 자꾸 떠올라요
결혼하기로 했었던 여자요?
아니요, 처음 보는 여자예요
[감성적인 음악]
(도경) 난생처음 보는 여자인데
꼭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 온 여자 같아요
그 여자에 대한 단상이
아무 때나 막 머릿속에서 떠오르는데
왠지
그 여자랑 엄청나게 엮일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미 엮여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버스 경적]
(해영) 엄마!
음, 치
뭐 샀어?
오, 사골 [해영의 신난 웃음]
역시 엄마밖에 없다
- (주민3) 해영이 엄마, 안녕하세요 - (해영) 안녕하세요
- (주민3) 어, 일찍 들어오네? - (해영) 네
- (주민3) 너 팔 왜 그래? - (해영) 아, 술 먹고 자빠졌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해영과 주민3의 어색한 웃음]
(주민3) 그래, 사람이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거지, 뭐
(해영) 금방 붙겠죠, 뭐 근데 어디서 부러졌는지 몰라 가지고
[주민3과 해영의 웃음]
- (해영) 아이, 많이, 많이 파세요 - (주민3) 응
(해영) 엄마!
엄마, 같이 가! [해영의 애교스러운 신음]
[해영이 흥얼거린다] [현관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TV에서 방송이 흘러나온다]
(해영) 오
[해영이 연신 흥얼거린다]
닦였나?
(해영) 엄마, 배고파
[문이 달칵 여닫힌다]
나 쟤 죽일 거 같아
(경수) 아, 저기
- 나가 - (해영) 왜?
(경수) 얼른
[익살스러운 음악] [경수의 놀란 신음]
[해영의 겁먹은 신음] [경수의 당황한 신음]
(덕이) 너 내가 대낮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동네 사람들 눈에 띄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경수의 당황한 신음]
(해영) 엄마, 왜 이래, 왜 이래?
엄마, 왜 이래, 왜 이래, 왜 이래 왜 이래, 왜 이래?
[경수의 다급한 신음]
(덕이) 뭐? '술 먹고 자빠졌어요'?
야, 이년아, 사람들이 너만 지나가면 뭐라고 수군대는 줄 알아?
너, 너 미쳤대
- (경수) 얼른 나가 - (덕이) 너 미쳤대
- (덕이) 너 일로 안 와? - (해영) 어머, 웬일이야!
- (덕이) 야! - (해영) 엄마, 엄마, 엄마, 엄마...
(해영) 어, 엄마!
[유리가 와장창 깨진다]
[해영의 다급한 신음]
[쾅 부딪는 소리가 난다] [해영의 아파하는 신음]
(해영) 아, 씨
어휴...
[해영의 힘겨운 신음]
씨...
어휴, 진짜, 씨!
[떨리는 숨소리]
(훈) [울먹이며] 왜 이렇게 안 붙어? 이씨
독한 년, 매정한 년 [익살스러운 음악]
(다솜) 이제 우리 서로를 아름답게 추억하자
우연히 길에서 만나면 웃으며 '안녕' 인사하고
아, 내가 줬던 선물도 돌려줬으면 해
[다솜의 못마땅한 한숨] (훈) 가져왔다, 네가 준 거
어디 재활용할 수 있으면 재주껏 한번 해 봐
이별은 이렇게 하는 거야
아름답게 추억하는 거? 너나 해
이게 어디서 돼먹지 못한 개멋을 처부리고 지랄이야, 지랄이?
너는 그냥 개 같은 년이고 [강아지 울음 효과음]
나는 너한테 뒤통수 처맞은 쪼다일 뿐이야, 알겠냐?
'우연히 만나면 웃으며 안녕'?
[훈의 웃음]
[강아지 울음 효과음] 시트다, 이년아
쪼개지 마, 쪼개지 말라고
쪼개지 말라고!
쪼개지 마!
뭘 봐!
쪼개지 마!
[발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안나가 흥얼거린다]
(안나) ♪ liar liar liar ♪
♪ oh 말도 안 돼 liar liar liar ♪
[안나가 흥얼거린다]
♪ liar liar liar ♪
♪ oh 말도 안 돼 liar liar liar ♪
[안나가 흥얼거린다]
누구랑 싸웠어?
(훈) 오빠가 오늘
여친이랑 헤어졌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훈) 생각 중이야
누구랑 사귈까
누가 나을까
(안나) 후보 중에 난 없나 봐?
[안나가 발을 톡톡 구른다]
[매혹적인 음악]
[쪽 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반짝거리는 효과음]
멋진걸...
(해영) 아, 아줌마 진짜...
(수경) 1호점 불시 검문 나간다
(직원들) [작은 소리로] 불시 검문, 불시 검문...
[예진의 어이없는 숨소리] (성진) 오 대리
(직원들) 불시 검문, 불시 검문...
(문학) 불시 검문
[익살스러운 음악] [해영의 놀란 신음]
[휴대 전화 조작음] (수경) 전화하지 말라고
[소리치며] 불시 검문이라는 말 못 들었어?
아, 진짜...
[지점장의 다급한 신음]
(지점장) 자, 여기 서, 서, 서, 서, 서
(지점장) 아, 연락 좀 주시지
이사님 기준을 누가 맞춰요?
(해영) [작은 소리로] 미안요
(수경) 오픈 10분 전에
이런 게 왜 나와 있어?
[흥미로운 음악] [지점장의 난처한 신음]
눈에 보기 좋은 게 먹기에도 좋다
색감 배치 제대로 맞춰서 이거 안 해 놓을 거야?
(지점장) 죄송합니다
누가 이렇게 많이 해 놓으랬어?
신선하게 [주방장의 당황한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조금씩 자주자주 해놓으랬지?
(주방장) 아, 이게, 이거, 이게, 아이고...
- (수경) 굳기 전에 닦으라고 했지? - (주방장) 아, 예, 예
- (수경) 5분마다 체크하라고 했지? - (주방장) 아유, 죄송합니다
(지점장) 만두, 따끈따끈, 예
[수경이 만두를 퉤 뱉는다]
(수경) 만두 속이 왜 차가워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안하고 겉하고
온도가 다르잖아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떻게 그 브랜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1호점에
불만 접수가 제일 많아?
(수경) '처음엔 너무 친절해서 체할 뻔했습니다'
'필요한 건 없는지 음식 맛은 어땠는지'
'부담스럽게 계속 묻는데'
(지점장) 그 매뉴얼에 나와 있는 대로 한 건데...
(수경) '근데 다음 날도 똑같이 묻더군요'
'어쩌다 3일 연속 가게 됐는데'
'3일 내내 토씨 하나 안 바꾸고 똑같은 멘트 날리는데'
'짜증 나더군요'
3일 내내 온 손님 얼굴도 기억 못 하고
기계적으로 읊어 대는 게
이게 친절이야?
[옅은 한숨]
(수경) '직원이 그릇을 정리하면서 음식을 가리고 있어서'
'한참 동안 뒤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경) 손님들 동선에 방해 주지 말라고 했지?
손님 많을 때 동선 어떻게 하라고 돼 있어?
매뉴얼 갖고 와, 빨리빨리 못 갖고 와?
[직원2의 겁먹은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밥만 갓 지은 밥이면 장땡이야?
(수경) 딴 음식은 아무렇게나 내놔도 돼?
매장 관리
이따위로 할래!
[애잔한 음악]
(직원들) 건배!
[직원들이 환호한다]
(수경) 파도 시작!
(문학) 두구두구두구두구...
[저마다 시원한 숨을 하 내뱉는다] [예진이 환호한다]
(문학) 자, 이사님, 여기 쌈 있습니다 [직원들이 환호한다]
이사님이 2차도 쏘신답니다!
[직원들이 환호한다]
(직원들) 이사님, 이사님, 이사님!
종일 시달린 거야?
- 풀어, 한두 번이야? - (수경) 자네들 일 잘하는구먼?
저 좀 불쌍해 보이지 않나요?
손도 이렇고
난 내가 좀 불쌍한 거 같은데
아니
많이 불쌍한 거 같은데
(문학) 빨리 드십시오, 여기 또 있습니다, 네
[우성이 말한다]
한 잔 더 드리겠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예진의 웃음]
[힘겨운 신음]
[성진의 말리는 신음]
(해영) [취한 목소리로] 오늘도 먼저 가시나 봐요

그런 생각 들 때 있잖아요
저 사람이랑 나랑 맞짱을 뜬다면?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올 거예요
그래서 뒷일은 생각지 않아도 돼요
죽이고 싶으면 죽여도 돼요
그래서 그 사람하고...
[웃음]
웬 유별난 짓일까?
그 사람이면 죽여도 되는데
그 인간이라고 하죠
그 인간하고 저하고
[큰 소리로] 아, 씨, 저놈의 인간!
[익살스러운 음악]
(해영) 그 인간하고 나하고 맞짱 뜨면
과연 내가 밀릴까?
저
힘으로는 절대 밀리지 않을 자신 있거든요
(수경)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올 리는 만무하지만
(수경) 받아 주마
[휙 하는 효과음]
너의 도전
한쪽 팔 접어 주고
[수경의 기합]
[휭 하는 효과음]
(수경) 붙어
나도 힘으로 절대 밀리지 않을 자신 있거든 [휙 하는 효과음]
- 와 봐 - (해영) 저한테 왜 그러시는데요?
(수경) 네가 붙자며
요기, 요기, 요기
옳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경의 기합]
[숨을 하 내쉬며] 와 봐
왜 맨날 나만 구박하시냐고요!
[흥미진진한 음악] 네가 잘한 건 뭔데?
(수경) 매장 관리 거지같이 하고
결혼 당일 날 엎어 버리고
당일 날 엎지는 않았어요
(수경) 나한테 취소 문자 들어온 건 당일이야!
(해영) [헛웃음 치며] 이사님이 내 시누 될 사람도 아니고
제 결혼 제가 언제 엎든
그게 무슨 상관인데요?
기대했어
호텔 뷔페
저녁부터 굶었어
[애잔한 음악]
아침에 문자 받았지
취소됐다고
(수경) 너!
아침 일곱 시에 라면 네 개 끓여 먹어 봤어?
잘못했어요
엄청
잘못한 거야
[수경의 기합]
[휙 하는 효과음] [수경의 힘주는 신음]
[해영의 힘겨운 신음]
[수경의 분노에 찬 탄성]
저도 그러고 싶지는 않았어요
[해영이 흥얼거린다]
[해영의 웃음]
[해영이 연신 흥얼거린다]
(태진) 우리 결혼하지 말자
미안해
내가 널 그 정도로 사랑하지는 않는 거 같아
내가
뭐 잘못했어?
- (태진) 아니 - 근데 왜?
네가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어
(해영) 대신
결혼은 내가 파투 낸 거로 하면 안 될까?
내가 안 한다고 해서 엎은 거로 해 줘
그것만 해 줘
[울먹이며] 나 너무 창피해
[울음 섞인 웃음]
[흐느낀다]
[해영이 연신 흐느낀다]
[한숨]
[자동차 경적]
[애잔한 음악]
난 안 죽어요
[힘겨운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도경) 너
누구니?
[안나의 장난스러운 신음]
(안나) 야!
[훈의 쑥스러운 헛기침] 기억해 둬
오늘이 우리가 사귀기 시작한 첫날이야
100일하고 1주년은 챙겨 줘야 돼
100일은 간단하게 하고
1주년은 멋지게 하자
내가 1년 넘게 사귀어 본 남자가 없어서
1주년 같은 거 한 번도 못 해 봤거든
이번에 해 보자, 해 보고 싶어
가자, 1년, 꼭
1년 갖다 되겠냐? 더 가야지 [훈의 옅은 헛기침]
[발랄한 음악] [안나의 애교스러운 신음]
(안나) 나 너무 지루해서 아저씨랑 사귈 판이었는데
좋다, 오빠가 내 애인이라
- (훈) 그렇게 좋냐? - (안나) 응
내가 어디가 그렇게 좋냐?
명쾌하잖아, 분명하고
(훈) 뭐, 유쾌하기도 해 [훈의 옅은 웃음]
오늘 우리 첫날 기념으로 뭐 할까?
(훈) 키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 대표님!
(도경)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우리 세 시 미팅 아니에요?
(희란) 친구가 잠깐 보자고 해서 일찍 왔어요
왜, 저번에 말했던 친구 있잖아요 고등학교 동창
잘나가는 남자랑 결혼하기로 했던
그 친구 결혼식 전날 엎었잖아요
아이, 결혼 준비하다가 파투 내는 건 봤어도
전날 엎은 건 또 처음 봐요

[무거운 음악]
학교 땐 참 순하고 착했는데
가만 보면 큰 사고는 원래 얌전한 애들이 치는 거 같아요
[휴대 전화 진동음]
아유, 자기 얘기 하는 줄 안다, 얘
어, 해영아
나 와 있는데?
여기
어, 어, 대표님!
(해영) 아! [쿵 하는 효과음]
아!
[해영의 신음]
저...
[의미심장한 효과음] [해영의 힘겨운 신음]
[다가오는 발걸음]
[희란의 당황한 신음] [해영의 힘겨운 신음]
(희란) 해영아, 야, 너 괜찮아?
야, 어디 봐 봐, 괜찮아? [해영의 옅은 신음]
아유...
[의미심장한 음악]
[희란의 놀란 신음]
(희란) 야, 너 어떡해? 코피 나
[희란의 걱정스러운 신음] [해영의 아파하는 신음]
아이고...
(희란) 아...
저기, 인사해 녹음실 박도경 대표라고...
제가 얘기했던 친구, 오해영요
(해영) 내 얘기 뭐 했는데?
무슨 얘기 했어요, 얘가?
[무거운 음악]
(해영) 내 얘기 뭐 했는데?
무슨 얘기 했어요, 얘가?
[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휴대 전화 진동음]
[심장 박동 효과음] (여자) 오빠 심장 소리
세상에서 제일 좋아
[문이 철컥 열린다]
- (도경) 전화 왔었는데요 - (희란) 그래요?
(희란) 어유, 계집애
또 행복에 겨운 소리겠지
제 친구가 완전 왕거니를 낚았거든요
뭐, 경제 신문에도 나고 그랬는데?
한태진 대표라고
[통화 연결음] 여자는요, 가만 보면
남자들이 잘나갈수록
더 사랑하는 거 같아요
[무거운 음악] (희란) 평생의 동반자를
만난 것 같다나 어쨌다나
(도경) 친한 친구인가 봐요
고등학교 동창인데 연락 끊겼다가
작년에 동창회에서 다시 만났어요
어느 고등학교인데요?
진경고요
[의미심장한 음악]
(희란) 제가 얘기했던 친구, 오해영요
(진상) 저놈이야, 한태진
오해영이랑 결혼한다는 놈
저 자식 장 회장한테 투자 엄청 받은 거 같아
도경아, 이거 절호의 기회야 완전 아작 내 놓을
너 그렇게 개차반 만들어 놓고 지금 딴 놈이랑 결혼한대
괜찮아? 진짜 아무렇지도 않냐고
저것들 아주 박살 내고 싶지? 그렇지?
(진상) 아, 야, 그러니까 도대체 왜 그러는데?
뭐? [도경의 한숨]
그래, 여기 있네, 얘 맞잖아, 오해영
(도경) 뒤에 봐 봐
(진상) 오 마이 갓, 야, 가만있어 봐, 그럼
우리가 이 여자랑 결혼할 남자 망하게 한 거니?
오 마이 갓
(진상) 아, 그래
흔한 이름이지, 둘일 수 있었어 [도경의 한숨]
아,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아나, 진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해영의 아파하는 신음]
(희란) 너 진짜 병원 안 가 봐도 돼?
(해영) 아유, 씨, 나쁜 자식!
야, 아...
코피를 터트렸으면 치료비를 주든가
아니면 술을 사든가
술 사랬더니 그냥 내빼?
그 사람 원래 술 안 마셔
술을 안 마셔?
어떻게 술을 안 마셔?
- 그럼 뭐로 흥분해? - (희란) 야!
아니, 그러니까 술을 안 마시면 뭐로 즐겁냐고
- 그 사람 뭐 한다고? - (희란) 영화 사운드
- 영화 음악? - (희란) 음악 말고 음향, 사운드
(해영) 아, '봄날은 간다'에서 이거? 유지태?
- 비슷해 - (해영) 야, 너 그 사람한테 가서
(해영) 내가 치료비 달라 한다 그래
그거로 우리 술 먹자
아니다, 내 코가 완전히 주저앉아서 세워야 된다 그래
[해영의 신난 웃음]
야, 요즘 코 수술 얼마 하냐?
(희란) 한 300? [해영의 설레는 신음]
죽어라 마실 수 있겠다
[한숨]
(진상) 어
어, 아, 알았어, 알았어
응
[휴대 전화 조작음] [통화 종료음]
아, 씨...
그놈이
결혼 전날 여자를 차 버렸단다
[애잔한 음악]
아, 뭐, 사업은 망했지 콩밥은 먹게 생겼지 [진상의 한숨]
왜, 그런 남자 있잖아
차라리 나쁜 남자 되고 말지 뭐, 무능한 남자는 되기 싫은
쯧, 뭐, 그런 케이스야
여자한테 인제 네가 싫어졌네 어쨌네
여기다 비수를 엄청 꽂았다더라
여자는 또 그게 쪽팔리니까
자기가 먼저 찬 거로 해 달라고 한 거고
아, 씨, 어떻게 일이 이렇게 꼬이냐?
아니, 오해영 그 계집애랑 같은 이름이 한 학년에 둘일 줄
누가 어떻게 알았냐고
화끈하게 복수해 줬는 줄 알았는데
애먼 여자 인생이나 조지고

아, 진짜 그년 끝까지 애먹인다 끝까지 애먹여, 쯧
[진상의 한숨] (도경) 그 여자
- 봤던 여자야 - (진상) 어디서?
그냥
보였어
머릿속에서
너
신기 있니?
(해영) [취한 목소리로] 좋겠다!
야밤에 보고 싶다는 남자도 있고 [해영의 웃음]
- (해영) 영화감독? - 신경 꺼
유명한 감독이야?
나랑 일하면 다 유명한 감독 돼
웩, 재수 없어
(희란) 나 원래 이 바닥에서
스타 감독 만들어 주는 피디로 소문난 여자란다
[해영의 기가 찬 웃음]
(희란) 잘 들어가
행복해야 돼
(해영) 꼭 행복해야 돼!
[웃음]
[잔잔한 음악]
[한숨]
(진상) 저, 사무실 들어가 봤자 일 되겠니? 그냥 집에 가지?
(도경) 여기서 세워 줘
- (진상) 왜? - 좀 걷자
아유, 됐어, 그냥 집에 가 내가 태워다 줄게
좀 걷자고, 좀, 씨
[도경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진상) 야, 도경아
우리 이거 수습할 수 있어, 어?
어떻게든 잘될 거니까 너무 걱정 말고 오늘은 그냥 푹 자, 응?
[도경이 차 문을 달칵 연다] (진상) 야, 가
[차 문이 탁 닫힌다]
아휴
[입소리를 쩝 낸다]
(진상) 어?
아이, 자식, 참, 진짜, 아휴...
[한숨] [휴대 전화 진동음]
- (도경) 어, 왜? - (진상) 야, 너
지갑 두고 내렸어, 인마
(진상) 아이, 기다려
(진상) 야, 여기! [자동차 경적]
야, 야, 받아, 어?
야, 던진다
[진상의 힘주는 신음]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진상의 당황한 신음]
(진상) 아, 씨, 야, 연락해, 어?
[도경의 한숨]
[자동차 경적]
[애잔한 음악]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
난 안 죽어요
[설레는 음악]
(해영) 전 오해영이에요
'해' 자는 '여', '이'가 아니고
'아', '이'
(해영) 아름다우신 진짜 이영애랑 막돼먹은 이영애랑
같은 학교를 다녔다면 이해가 되시려나?
- (훈) 우리가 뭐 이상한 짓 하냐? - (안나) 키스밖에 안 해요
[안나가 입소리를 쪽 낸다]
(진상) 너 조심해라, 진짜 앞으로 웬만하면 그 여자랑 엮이지 마
(덕이)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미친년이에요
(도경) 내가 저 자식 아작 낸다
(해영) 우리 아무 상관 없는 사이 될래요?
.또! 오해영↲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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