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 4
#1 회전목마 앞 (낮)
숨막히는 송주의 표정
송주의 시각으로 보이는 지수,
뒷모습에서 옆모습, 앞모습...천천히 돌아보는 지수의 얼굴선...
송주 (믿을 수 없다는 듯 눈 커지며)...한정서!
지수 (혼돈으로 송주를 본다.)...
송주 .... (말 못하고 지수 쳐다보기만)
지수 .... (그 눈빛 거역못하고 쳐다보고있다)
송주 .... 정서맞지? 정서야...(전율하며 지수를 다시 안으려는데)
그 뒤에서 보고있는 철수의 무서운 표정.
달려들어 지수에게서 송주 떼내며 주먹을 날린다. 휘청 쓰러지는 송주.
철수, 지수를 나꿔채 잡아끌다시피 데려간다.
송주, 미친 듯 일어나 두 사람을 쫓아가는데 지수와 철수, 인파사이로 사라진다.
그 뒤편, 통화하던 장이사, 송주가 달리는 것을 보고 그제야 쫒아온다.
달리는 송주.
인파사이로 보일 듯 보일 듯 스치다가 사라지고마는 지수.
송주, 멈춰서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데 쫒아오는 장이사.
송주 장이사님두 보셨죠? 정서.. 정서 맞잖아요!
장이사 ....
송주 (여전히 시선은 인파속 헤매고있다)
장이사 이제 출발하셔야합니다.
송주 ...
장이사 (안타깝게 보다가) 오늘 창립기념일 행사, 단순한 파티가 아닙니다.
사장님과 한유리씨, 약혼발표하는 자립니다. 다들 기다리고 계십니다.
송주 제발.. 제발! (감정 삭이며) 먼저 가세요. (달려간다)
장이사 (송주 잡지는 못하고) ....
미칠 듯 달려가는 송주, 절박한 시선...
#2 석촌호수길
지수 손목을 붙잡고 급하게 걸어가는 철수.
시선은 뒤를 돌아보며 몸은 철수에게 끌려가는 지수.
지수 (이끌려가며) 아야...이거좀 놔, 오빠. 응?
들은척도 않고 지수의 손목을 잡고 걸어가는 철수.
잡아끌다 발을 잘못 디뎌 층계를 굴러 떨어지는 지수.
지수 아얏...(비명과 함께 나동그라지면)
철수 (그제야 아차.. 쫒아가 부축하며) 괜찮아?
지수 (갸웃) 정서.. 한정서가 누구지?
철수 (얼어붙으며 굳는다)
지수 오빠, 그 사람 나 아는거 같았지.
전에 나 알던 사람 아닐까? 오빠 그 사람 몰라?
철수 (잔뜩 굳어서) 괜찮냐고!
지수 (멍하니 끄덕인다)
철수, 지수 보다가 휙 돌아서 가버린다.
얼른 뒤쫒아가 종종걸음으로 철수 따라잡으며
지수 혹시 나 기억 찾을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 사람.. O.L
철수 (우뚝 멈춰서더니 휙 뒤돌아본다) 내가 말해줬잖아. 수십번 말해준거 다 시말해? 너
우리아빠 친구 딸이었고 너네 집에 큰불 나서, 가족도 기억 도 다 잃었어. 그리고 너랑나랑 5
년 살았어. 내 말이 그렇게 안 믿겨?
지수 안 믿는다는게 아니라..
철수 (불안감 초조감으로 무섭게 화내며) 그럼 뭔데? 뭘 더 확인하고 싶은데?
내 말은 못 믿겠다는거잖아!
지수 오빠...
철수 그래, 나 거짓말쟁이다. 그렇게 내말 못 믿겠으면 가! 가서 물어봐! 다 확 인해봐!
발에 걸리는 거 아무거나 걷어차고 도로쪽으로 가버리는 철수.
쫒아가려는데 겹지른 발 아파 움찔하는 지수.
지수 (아픔에 찡그리면서도 급하게 쫒아가며) 오빠, 철수오빠!
#3 도로
길가로 나온 지수, 철수찾아 두리번거리는데 누군가 어깨를 잡는손.
돌아보면 송주다.
송주 (지수 돌려세우며) 정서야...
헉헉거리는 숨 고르면서도 애타게 지수를 바라보는 송주.
그 눈에 어린 애절함, 반가움...믿을 수 없는 감격.
지수, 어깨 잡힌채 왠지 모를 야릇한 감정으로 송주 본다.
지수 절.. 아세요?
송주 (쿵! 정서같은데 자기를 못 알아보는데 충격먹고)
지수 (확인하려는 듯) 제 이름은.. 김지순데요. 저, 아세요?
송주 (일그러지는 표정. 갑자기 지수 어깨 잡고 흔들며) 아냐. 넌 한정서야. 한정 서! 나야 나...
차송주. 모르겠어?
지수 (기억을 되살리려는 듯 빤히 보는)
송주 (혼란과 기대감, 긴장감이 뒤섞인 절박한 표정으로 지수 본다)
지수 (모르겠다는 표정)
그때 지수 눈에 들어오는 철수. 막 버스를 잡아타고 있다.
지수, 급하게 철수쪽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와락 지수를 껴안는 송주.
지수 (홱 뿌리치며) 왜 이래요?
송주 정서야..
지수 (이상하다는 듯 보며) 사람 잘못 보신거 같네요.
송주 (절망스러운)
지수, 철수쪽 보며 황급히 달려가는데 버스 출발해버린다. 다음 버스에 올라타는 지수.
멍하게 서있던 송주, 그제야 정신차리고 달려간다.
출발하는 버스 두드리며 쫒아가는 송주.
#4 버스 안
맨 뒷자리에 앉는 지수.
핸드폰 꺼내며 창밖 보는데 필사적으로 버스를 쫒아 달려오는 송주 보인다.
놀라서 쳐다보는 지수.
#5 거리
버스를 쫒아 달려가는 송주. 버스 점점 멀어져가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려간다.
맨 뒷좌석에서 돌아보는 지수 얼굴 보인다.
송주의 시선으로 사거리를 건너 다음 정류장쪽으로 가는 버스 보인다.
절박한 심정으로 신호등도 무시한채 차들 사이를 헤치고 쫒아가는 송주.
#6 버스안
지수, 한껏 몸 돌려 송주의 모습을 보고있다.
아슬아슬하게 차들 사이를 달려 횡단보도를 건너는 송주.
지수, 혼란스러움과 놀라움으로 송주를 보고있는데 정류장에 서는 버스.
버스쪽으로 필사적으로 달려오는 송주의 모습.
지수, 괜히 안타까와지는 자신의 마음에 혼란스럽다.
#7 버스 정류장
깜박이를 켜며 막 출발하는 버스.
송주, 필사적으로 뛰어와 버스 꽁무니를 쾅쾅 두들긴다.
가다 말고... 끽 서는 버스.
송주, 헉헉거리며 버스에 올라탄다.
#8 버스안
버스에 올라타는 송주를 보고있던 지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일어나는데
지수를 향해 다가오는 송주.
송주, 지수를 다시 자리에 앉히며 옆에 앉는다.
지수 왜 이러는거에요?
송주 (급하게 사진꺼내 보여주며) 이거 봐. 너랑 나랑 같이 찍은 사진. 너잖아... 너랑
똑같잖아..
지수 ...(사진 본다)
송주 (절박하게 지수 보며) 여기, 너 살던 집. 우리 여기서 매일 같이 놀았잖아.
같이 조개도 줍고, 부메랑도 던지고, 피아노도 쳤잖아...
지수 (모르겠다는 표정)
송주 너 도대체 왜 이래? 딴사람처럼 왜 이러는거야? 너 나 놀리는거지? 장난 하는거지?
버스안의 사람들, 모두 둘을 쳐다보고 있다.
지수 (일어나며) 비켜주세요.
송주 정서야..
지수 그 사람 아니라니까요? 비켜주세요.
송주 (기운풀려) ....
송주를 지나 버스에서 내리는 지수.
송주, 쫒아내린다.
#9 남대문 거리 일각 (밤)
종종걸음으로 남대문쪽으로 접어드는 지수.
송주, 계속 지수 옆으로 바짝 붙으며
송주 너 회전목마 좋아했잖아. 맨날 그것만 탄다고 내가 구박했잖아.
지수 (아무 대꾸없이 걸음만 재촉한다. 아픈 발 때문에 더 짜증나는데)
송주 (따라가며 목걸이 빼들고) 이것도 생각 안나?
나 유학떠나기전에 너랑 나눠가졌잖아. 공항에서.. 몰라?
(눈앞에 들이미는데)
지수 (걸음 멈추고 홱 돌아본다) 언제까지 계속하실거에요?
송주 .... 정서야!
지수 제 이름은 김지수구요. 댁같은 사람, 몰라요. 얘기했잖아요.
송주 (간절하게) 우리 같이 유학가기로 했었잖아. 나 돌아오면 회전목마에서
만나기로 했었잖아. 넌 정서야. 정서 맞잖아!
송주, 격해지며 갑자기 지수 와락 껴안는다.
지수 (놀라 확 뿌리치고) 왜 또 이래요?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송주 (미친 듯이 다시 붙잡는다)
지수 (소리지르는) 치한이야, 치한!
송주 (당황스러운데)
지수 (더 크게 소리질러대고)
송주쪽으로 몰려드는 사람들.
지수, 그틈에 얼른 송주에게서 벗어나 달려가버린다.
송주, 뒤쫒지만 누군가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뛰어온다.
#10 남대문 시장 일각 (밤)
미로같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아 빠르게 걷는 지수.
가다가..슬쩍 돌아보면 송주, 안 보인다.
한숨 돌린 듯 발목 문지르며 전화거는 지수. 받지 않는다. 녹음하는 지수.
지수 오빠, 나야. .. 내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해.
... 지금 어디 있어? 이거 들으면 전화 해줘 응?
녹음하며 다시 바쁘게 발걸음 옮기는 지수.
#11 이카루스 매장 (밤)
물건 진열하느라 바쁜 재희.
지수 (다짜고짜) 철수오빠...여기 안 왔어?
재희 철수오빨 왜 여기서 찾아? 둘이 같이 있었던 거 아냐?
지수 (힘 풀린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아픈 발목 문지르는데)
재희 너 왜 그래?
지수 으응... 오늘은 어땠어? 많이 팔았어?
재희 내가 누구냐? 브이넥 니트, 30 장!
(자랑스럽게 지수 앞에 손가락 3 개 쫙 펴보이는데)
지수 .... 오늘은 그만 들어가자. (일어나 정리한다)
재희 (머쓱해서 지수 보는)
천천히 상가입구쪽에 모습 드러내는 송주.
매장에서 문닫을 준비하는 지수 모습 바라보고있다.
이제 침착해져 있는 모습이다.
// 셔터내리는 지수와 재희.
송주, 보는데 지수와 재희, 팔짱끼고 송주쪽으로 온다.
앞가게 진열대쪽으로 등 돌리는 송주.
그 뒤를 스쳐가는 지수와 재희.
재희 지수 너, 오늘 왜 이렇게 저기압이야?
지수 아냐..
재희 날 속이냐? (보다가) 포장마차 새루 하나 뚫어놨는데, 갈래?
거기 오뎅국물 죽여.
지수 미안해.. 집에 들어가봐야돼.
재희 (멀어지면서) 야! 가게 주인이 또 가게 내놨단다. 장사 좀 되니까 자꾸
팔아넘길려구 한다니까.
그들 지나가면 뒤돌아보는 송주.
멀어져가는 지수 뒷모습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들 사라지면 더 이상 따라가지 않고 이카루스 상호 확인하는 송주.
#12 창립기념일 행사장 (밤)
손님들 거의 돌아가고 한산한 분위기.
한켠에선 돌아가는 손님들과 인사 나누는 민회장 보인다.
화사한 차림의 미라와 유리, 입구쪽으로 걸음 옮기며
미라 (분노로 부르르 떨리는)
유리 (잔뜩 굳어있는)
미라 웃어. 한유리.
유리 (미소 짓는데 자연스럽지 않다)
기자 1 (미라쪽으로 다가오며) 오늘, 약혼발표 하신다더니... 안합니까?
미라 (환하게 웃으며) 한거나 마찬가지죠.
어차피 치를 약혼식, 정식으로 치르고 발표하는게 더 나을거 같아서요.
그때 꼭 와주세요.
내색 숨기고 웃으며 환송하는 미라.
미라 (민회장에게 다가가) 회장님, 저두 이만 들어가볼께요.
민회장 (난감한) 송주 대신해서 내가 사과할께요. 미안해요. 미라씨.
미라 (환하게 웃으며) 아니에요. 회장님.
민회장 (정색하며) 아냐. 사과 받아줘요. 내가 너무 미안해서 어떻게 해야될지 모 르겠네.
미라 회장님 너무 그러시면 저 섭섭해요. 이제 곧 한식구 될텐데 이해못할게 뭐 있나요.
민회장 (유리 보며) 유리한테도 미안하다. 잘 참아줘서 고맙고.
유리, 웃으며 민회장을 바라본다.
하지만 허전함이 그대로 드러나보이는 미소...
그런 유리가 더 안스러운 민회장. 따뜻하게 유리 손 잡고 다독여준다.
흡족하게 그런 민회장과 유리를 보는 미라.
촉촉해지는 눈가... 숨기려는 듯 시선 내리까는 유리.
#13 필수집 옥상 (밤)
화려한 주위경관과 대조되게 초라하게 앉아있는 필수네집.
그 옥상위에 철수, 위태롭게 혼자 앉아있다. 그 위로
지수(E) 정서? 한정서가 누구지?
...전에 나 알던 사람 아닐까? 오빠 그 사람 몰라?
불안한 표정으로 일어나 서성대는 철수.
답답한 듯 거리 내려다보는데
지수(E) 야! 김철수!
철수, 소리나는쪽 보면 지수, 육교위에 서있다.
굳은 표정으로 지수보는다 돌아서려는데 지수,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춤 춰보인다.
지나가는 사람들 웃으며 쳐다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춤추는 지수.
지수 빨리 안 웃어? (춤추며) 챙피해 죽겠단 말야!
하다가 순간 휘청하며 주저앉아 발목 문지른다.
철수 (놀라보는) 지수야!
#14 필수집 1 층 (밤)
수건위에 와르르 쏟아부어지는 얼음.
철수, 얼음수건 들고 지수쪽으로 와 앉더니 다짜고짜 양말 벗긴다.
벌개진 지수 발목잡고 얼음수건 대주는 철수.
지수 (가볍게) 아..
철수 (놀라보면)
지수 시원하다.. (헤 웃어준다)
철수 (그제야 표정 조금 풀리며) 가만있어.
지수 (밝게) 그 사람, 좋아하던 여자를 아직 못 잊고있나봐. 그 여자하고 내가 닮아서
그런거래.
철수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걸... 어떻게 알아?
지수 계속 쫒아오면서 한정선지 뭔지 하는 여자라구 우기잖아.
철수 (긴장. 불안해보며) 그래서.
지수 난 한정서가 아니라 김지수다. 사람 잘못봤다. 얘기해줬지.
철수 (얼음수건 내팽개치며 벌떡 일어나 버럭) 너 미쳤어? 어린애야?
첨본 사람한테 왜 이 얘기 저 얘기 할말 못할말 다 하구 그래?
지수 (역시 화난) 말을 해줘야 안 쫒아오지. 오빠 정말 왜 이래?
철수 (불같이 화 내며) 다 확인해보지 그랬어? 내 말이 거짓말인지 아닌지,
하나하나 다 물어보지 왜!
지수 누가 오빠더러 거짓말쟁이래?
나 오빠말 믿어. 그치만 믿는거하고 기억 찾는거하곤 다른 문제잖아.
나, 우리 부모님 얼굴도 생각안나. 아무리 그려보려고 해도 안돼. 그런건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줘도 모르는거잖아.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어?
철수 (아슬아슬하게 지수를 본다)
지수 나 이해 못하겠어?
철수 (보다가.. 홱 외면하고 올라가버린다)
지수 (심란해 보며) ...
#15 도로 / 차안 (밤)
질주하는 송주의 차.
곡예하듯 운전하는 송주.
#16 놀이공원 앞 도로 (회상)
//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송주의 시선으로
환하게 웃으며 손 흔들어주던 정서의 표정.
// 도로위, 바람에 날리던 사진.
#17 도로 / 차안 (밤)
끽 소리와 함께 갑자기 서는 송주의 차.
다 잊어버리려는 듯 힘든 표정으로 머리 흔드는 송주.
잠시 진정시킨후 급하게 핸들을 꺾으며 출발해간다.
끽... 유턴하는 송주의 차.
#18 정서네 집 앞 (밤)
차에서 내리는 송주.
벽돌을 들어올리고 익숙하게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들어간다.
#19 정서네 집 정서방 (밤)
조르륵 서있는 밀랍인형들.
정서의 밀랍인형을 조심스레 집어드는 송주
송주 정서야... 어떻게 된 거야? 너 진짜... 죽은거야?
난 아니라고 믿고 싶은데... 자꾸 널 만나는 내가 이상한거지 정서야...
(답답함과 그리움으로 인형을 만진다.)
송주의 인형, 잉크블루셔츠에 회색 바지 차림이다.
#20 필수 집 2 층 (밤)
스케치북, 앞 씬에서 연결되는 이미지로 드로잉되는 송주의 실루엣.
능숙한 터치로 색을 입히는 손길. 잉크블루셔츠에 회색바지...
아련하고 따뜻한 몽환적인 분위기에 취하는 지수.
문득 송주 생각이 난다.
#21 회전목마 앞 (회상)
// #1 돌아보는 지수의 시선으로 한정서.. 부르며 보는 송주의 눈빛.
#22 정서네 집 (밤)
목걸이를 꺼내 다시 목에 거는 송주.
#23 필수집 2 층 (밤)
스케치를 보며 멍하게 생각에 잠겨있는 지수.
자기도 모르게 목걸이 만지작거리고있다.
그때 뒤에서 지수를 슥 껴안는 철수.
지수, 흠칫 놀라 철수를 확 밀어낸다.
뒤로 물러나며 굳어지는 철수. 거부의 움직임을 분명히 느낀다.
지수 (당황하며) ... 갑자기 그러니까... 놀랐잖아...
철수 (굳은채) ....
#24 정서네 집안 (밤)
2 층 계단에서 내려오는 송주.
피아노 위에 놓여진 와인바구니 눈에 띈다.
송주, 가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카드 한 장.
천천히 열면 나오는 멜로디...
유리(E) 오빠, 오늘 우리 약혼발표하는 날이야.
근데 오빠가 이걸 보고 있다면.. 난 오빠 옆에 없는 거겠지?
지금 오빠 마음은 내가 아니라 정서언니가 차지하고 있겠지?
나 많이 슬퍼... 힘들어.. 그래도 오빨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내가 미워.
오빠, 사랑해. .. 안녕.
송주 (멈칫해서 카드 팽개치고 뛰쳐나간다)
#25 바닷가 (밤)
송주, 뛰쳐나와 두리번거리면 주차장에 자신의 차와 나란히 세워진 유리차.
라이트가 바닷가를 향해 켜져있다.
송주, 바다쪽 보면 저 멀리, 바다속에 상체만 드러나있는 사람 모습 하나.
송주 유리야... (소리지르며) 한유리!!
#26 바다 (밤)
유리, 바다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다.
유리를 부르며 뛰어들어오는 송주소리 들린다.
유리, 들리지 않는 듯 이 악물고 물속으로 걸어들어간다.
뛰어들어와 유리를 잡는 송주. 반항하며 몸부림치는 유리.
유리 놔! 놔!
송주 (완력으로 유리 제압하며) 한유리, 왜 이래?
유리 (눈물 주르르) 나같은 여자 매력없지?
이렇게 나 혼자 일방통행하는거, 질리지?
송주 너답지 않게 왜 이래?
유리 나다운게 어떤건데?
속으론 상처받으면서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척 웃는거?
죽은 사람 질투하면서 죄책감 느끼는거?
나두 싫어. 이런 내모습 나두 끔찍해.
송주 ...
유리 오빠 나한테 얼마나 잔인한줄 알어?
오늘이 무슨 날야. 나 다 참으면서 5 년 기다렸어.
오늘은 잊어버리겠지, 내일은 잊어버리겠지... (흐느낀다)
송주 ....
유리 나 이대로 죽어버릴거야.
나 죽으면, 정서언니처럼 죽어버리면, 오빠 나 기억해줄거 아냐.
오빠 맘속에 들어가는 방법, 그거밖에 없잖아!
송주를 뿌리치고 다시 바다로 들어가는 유리.
송주, 완력으로 유리 제압하지만 유리, 몸부림치며 바다에 잠겨버린다.
물먹고 정신없는 유리를 겨우 붙잡는 송주.
유리를 끌고 바닷가로 나온다. 켁켁거리며 덜덜 떠는 유리.
송주, 연민과 안스러움으로 유리를 안아주면
무너져내리며 흐느끼는 유리...
송주 미안해...너한테 잔인한 게 아니라...나한테 잔인한거야...
나한테 너그러워지면...너한테도 그렇게 될거야...
근데....아직은 그게 힘들어...
유리 (흐느끼며 송주의 등을 꼭 껴안는다)...오빠...
#27 한교수 집 거실 (밤)
경악하는 표정으로 현관쪽을 보는 한교수, 태미라...
담요에 싸인채 덜덜 떠는 유리를 안고 들어서는 송주.
미라 유리야... 이게 어떻게 된거에요? (유리 흔들어보며) 유리야!
한교수 애부터 눕혀놓고 봅시다.
한교수, 송주를 도와 소파에 눕히는데
미라, 독기어린 표정으로 송주 노려보며
미라 야! 차송주! 너 뭐야? 뭐야 이 자식아! 우리 유리 어떻게 한거야? 어?
우리 유리, 지금까지 너만 바라보고 산걸루는 모자라니?
아예 죽어야 속이 시원하겠어? 아예 죽일려구 작정했어?
송주 ....
한교수 여보.. (말리는데)
미라 (뿌리치며) 오늘 왜 안나왔어?
송주 ...
미라 오늘 또 죽은 정서 나타났다며? 그래서 안 나왔다며?
걘 가만있다가 왜 하필 오늘같은날 나타난대?
이제 제발 좀 그만해라. 제발 그만해.
너 약혼하기 싫지? 그럼 관둬.
우리 유리 인생 더 망쳐놓기 전에 다 관둬!!!
송주 (굳어 서서) ....
한교수 (미라 잡으며) 여보! 말이 심하잖아요.
미라 (한교수 팩 쏘아보며) 심해요? 내가 심해요?
(송주 가리키며) 저 자식보다 내가 심한거에요 지금?
당신, 자기 자식 아니라고 이러는거 아니에요.
자기 자식이 저꼴로 들어왔는데,
보통 아버지 같았으면 송주 멱살, 잡아도 몇 번은 잡았다 놨지!
한교수 ... 그만합시다.
미라 (울먹이며) 당신이 이렇게 데려온 자식 티 내니까
송주도 우리 유리 그렇게 우습게 아는 거라구요!
(아예 통곡을 하며) 억울해... 내가 정서한테 어떻게 했는데 이런 대접을 받어? 억울해...
통곡하던 미라, 까무러치듯 털썩 쓰러져버린다.
놀라 미라에게 달려드는 한교수.
송주, 착잡한 심경으로 서있다.
#28 한교수 집 앞 (밤)
문앞에 배웅나온 한교수에게 인사하는 송주.
한교수 정서 못 잊는거 이해는 하네... 나도 가끔 그럴때 있어.
하지만 이번엔 심했어.
송주 ... 죄송합니다.
천천히 걸어나가는 송주. 한교수, 착잡하게 송주 보고있다.
#29 거리 / 송주의 차 안 (밤)
착잡한 표정으로 운전하는 송주. 전화 연결한다.
송주 장이사님,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알아볼게 있어서요.
...김지수라는 사람입니다.
#30 이카루스 (아침)
지수와 재희, 장사하고 있다.
재희, 손님에게 돈 받아서 금고에 돈 넣으려다 말고 보는곳. 필수 들어서고 있다.
재희 (얼른 돈 집어넣고 못마땅하게 고개 까닥, 지수 쿡 찌르면)
지수 (보고 반갑게) 아저씨!
필수 (털썩 앉으며) 지나는 길에 들렀다. (들고온 봉지에서 귤 하나 까 건네며) 이 귤에
비타민이 무지 많이 들었대드라. 피곤하지?
지수 (받아들며) 아니에요.
필수 아니긴... 피곤할텐데 너 좀 들어가 쉬어라. 내가 가게 봐주께.
재희 (어이없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지, 아저씨나 가서 쉬세요. 밤새 노름하 느라
힘드셨을텐데.
필수 아니, 왜 아가씨가 남일에 신경써? 내가 우리 지수 생각해서 그러는건데?
지수 (난처해하며 금고연다)
재희 (탁 막으며) 맨날 당하면서 왜 이래? 이 돈 그대로 노름판으 로 들어가는거 몰라?
필수 아니, 이 아가씨 진짜 이상하네. 지수가 하구 싶다는데 왜 이래?
지수야. 너 하구 싶은대로 해. 하구 싶은대루.
재희 (어이없다. 열받아 먼지나게 옷 탁탁 터는데)
지수 (웃으며 돈 건네며) 술 드시지 마세요.
필수 (미적미적 돈 안 받고 후 한숨쉬며 열린 금고 힐긋 본다)
지수 (몇장 더 집어들고 건네는데)
필수 (아예 싹슬이해서 꺼내들고) 고맙다아? 담에 꼭 갚으께? (쌩 사라진다)
재희 (텅빈 금고보고 지수보고) 내가 미쳐!
화난 듯 나가버리는 재희.
지수, 한숨 폭 내쉬며 그들 보다가 앉는다.
한쪽에 놓인 스케치북을 펼쳐보는 지수.
어젯밤 그린 송주의 드로잉 쳐다본다.
송주 생각하는 듯 잠시 물끄러미 그 그림 보는 지수.
송주(E) 이거, 얼맙니까?
지수 (벌떡 일어나며 친절하게) 어서오세요. 아, 그거요? 삼만오천원인데 삼만원 만 주세요...
그냥 보시는거하고 입어보시는거하고 달라요. 이거, 남자분도 많이 찾는 디자인이에요. (옷
들고 송주 양쪽 어깨에 대보는데)
송주 (숨이 막힐거 같다. 지수 본다) ...
지수 (그제서야 송주 보고 놀라는)
송주 (자신의 어깨에 옷 대고있는 지수 손 잡는다)
지수 (밀어내며) 뭐하는거에요. 지금?
송주 (손에서 떼낸 실밥 코앞에 보여준다) 서비스 엉망이네? 고객을 이렇게 치 한 취급해도
됩니까?
지수 (약오르지만 .. 사무적으로) 찾으시는거 있으세요?
송주 (손가락으로 지수 가리킨다)
지수 (보면)
송주 그쪽하고 같이 갈데가 있는데, 시간 좀 내줄수있죠?
지수 저 지금 바빠요.
송주 (둘러보며) 여기있는거 전부 다 얼마에요? 천만원? 이천만원?
내가 다 사면 바쁠거 없잖아요.
지수 댁같은 사람한텐 안 팔아요.
송주 별루 살 생각도 없어요. 나는 물건하나를 사도 까다롭게 골라서 오래쓰는 사람이거든.
지수 (약이 바짝 오른다)
송주 귀찮지 않아요? 나 같으면 차라리 귀찮아서라도 시간 팍 내주고 떼버릴거 같은데..
당신도 은근히 즐기는거 아닌가?
지수 ..손님! 저두요. 인내심이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좀 나가주실래요? 영업하 는데
지장있네요.
송주, 갑자기 지수가 보던 스케치북 들어본다.
잉크블루 셔츠에 회색바지차림의 남자그림. 자신의 옷과 똑같다.
약간 놀라면서 의미있게 지수 보는 송주.
송주 당신도 속으론 나한테 관심있지 않아요?
스케치북을 탁 뺏는 지수, 자신의 마음을 들킨 듯하다.
당황하는 마음을 숨기려 계속 일 만들어하는 지수.
그런 지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듯 보는 송주.
송주 잠깐만 시간 내요. ... 나 지금 진지하게 부탁하는겁니다.
지수 제가.. 옛날 애인하고 닮았다고 하셨나요?
송주 ...
지수 참 불쌍하시네요.
송주 ?
지수 당신, 사랑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걸 아는 사람은 이렇게 껍데기에 집착하지
않거든요.
송주 (굳는데)
지수 그만 돌아가주실래요? (송주 손에 들린 옷 확 뺏으며) 그옷, 더러워지면 못 팔거든요.
(송주 코앞에서 먼지 탁탁 턴다)
송주 (피식 웃고) 그럼, 다음에 또 봅시다.
지수 또 볼일 없을거에요. 다신 제 앞에 나타나지 말아주세요.
송주 (씩 웃으며) 그건 장담할수 없는데... 우연히 만날수도 있는거 아닙니까?
지수가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돌아서 가버리는 송주.
지수, 송주의 뒷모습 물끄러미 보고 있다.
송주를 보는 지수의 눈빛, 아쉬워보인다. 자신의 그런 감정에 혼란스러운 지수.
#31 거리
커다란 옷짐 두 개를 양손에 들고 지하철역을 향해 걸어가는 지수.
지수, 힘든 듯 잠시 멈춰섰다가 가려는데 그 옆에 슥 나타나는 송주.
지수 뭐에요?
송주 이런걸 우연이라고 하죠.
지수, 상대 않기로 한다.
다시 걸어가는 지수를 계속 따라붙는 송주.
앞서거니 뒷서거니 지수를 살피기도 하고.. 모른척 가기도 하고...
지수 (못참고 짐 탁 놓으며) 그렇게 할 일이 없어요?
송주 (어깨 으쓱하면)
지수 잘됐네요. (송주앞에 짐 탁 놓는다)
송주 (보면)
지수 뭐해요? 안 들고.
앞서가는 지수. 고소하다는 듯 참는 웃음.
송주, 픽 웃으며 보는데 지수, 지하철 계단 내려가 사라져버린다.
송주, 얼른 짐 드는데 무겁다.. 인상쓰며 들고 급하게 따라붙는 송주.
#32 지하철 안
송주와 지수 탄다.
송주, 주르르 비어있는 자리앞으로 가며 지수 보는데 맞은편 자리 하나 난 곳에 앉는 지수.
송주, 지수 옆으로 가서 옆자리 학생에게.
송주 (지수 가리키며) 우리 일행이거든요? (맞은편 빈자리 가리키면)
학생 (일어나 간다)
송주 (지수 옆에 털썩앉고)
지수 (발딱 일어나 맞은편으로 가 앉는다)
송주 (다시 그 옆에 가 앉고)
사람들 (두사람 재밌다는 듯 본다)
지수 경고하는데, 나 건드리지 말아요? 지금 폭발직전이니까?
송주 또 치한이라고 소리 지르려구요?
지수 못할거 없죠.
송주 두 번 당할거 같아요?
지수 (아예 고개 틀어 외면해버린다)
송주, 그 옆얼굴 물끄러미 본다...
지수, 그 시선 느끼고 어색한데
송주의 눈에 들어오는 지수의 싸구려 목걸이줄. 보일락말락하는 목걸이 알.
송주, 자기도 모르게 손 들어 지수의 목걸이 잡는데
지수 (놀라 버럭 소리지르며) 어딜 만져요?
두사람에게 몰리는 시선.
송주 (느긋하게 웃으며 주위 둘러보며 ) 부부싸움 했거든요. (지수 어깨에 팔 둘 러 확
잡아앉히며) 왜 그래.. 이제 그만 화 풀어 어?
지수 (소리 지를수도 없는..)
사람들 (키득거리며 시선 흩어진다)
송주 (웃으며)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서요.
(느긋하게 좌석에 기대며) 알아서 해요. 피하면 점점 더 힘들어질테니까.
씩씩거리며 보는 지수 눈에, 송주 웃옷 주머니에 비죽 나와있는 지하철 표 보인다.
#33 지하철 개찰구
걸어오는 송주와 지수.
개찰구 앞에 서있는 감시원 보인다.
지수 이제 주세요. (송주 손에서 짐 뺏아들고 씩씩하게 앞서간다)
송주 (그 모습 보며 픽 웃으며 따라가는데)
지수 (개찰구 여유있게 통과해 뒤돌아본다)
송주, 주머니 뒤지는데 표 없다.
송주, 지수 보면 지수, 송주의 표 흔들며 씩 웃어보이곤 돌아선다.
송주, 막무가내로 넘어가려는데 송주보고 다가온 감시원, 송주를 턱 막는다.
송주, 급하게 지갑에서 카드 꺼내 내민다.
송주 빨리 계산해주세요
감시원 (어이없어 보는)
송주, 감시원에게 붙잡힌채 눈으로 지수 쫒는데 사람들 틈으로 사라져버리는 지수.
#34 지하철 사무실
붙잡혀와있는 송주. 허탈한 표정으로 지갑을 툭 던져놓는다.
감시원, 집어 열어보면 텅빈 지갑에 카드만 몇장. 어이없게 보는데
송주 (전화하는) 장이사님? 좀 와주셔야겠는데요. 여기가..
#35 세이프 몰 앞
송주가 탄 차 와 선다.
송주, 내리는데 그 앞으로 걸어오는 미라.
미라 (웃으며) 오래 기다렸어요.
송주 (정중히 목례하면)
미라 어젠 결례가 많았죠? (웃으며 잔뜩 애교섞인) 나도 어젠 너무 흥분해서... 엄마로서 한
말이니까 너무 마음에 두지 말아요? ... 내가 차사장 사위로 생각 안했으면 그런말 하지도
않았지..
송주 죄송합니다.
미라 이해해주니 고마워요. 우리 유리, 어제 일루 힘들거에요. 유리한테 신경 좀 써줘요?
#36 송주 집무실
유리, 화사한 꽃 한다발 꽃병에 꽂으며 모양 잡는데 들어오는 송주.
유리 (보고 고개 숙이면)
송주 괜찮아? 얼굴 안되보이는데.
유리 (수줍게 웃으며) 괜찮아요.
송주 어젠 미안했어.
유리 아니에요. 괜히 저 땜에 마음쓰게 해서 제가 미안해요.
송주 (스쳐지나가다가 문득 생각난 듯 돌아보며) 지난번 시장과 브랜드 제휴하 자는 기획안
있었던거 같은데, 그건 어떻게 됐지? 추진중인가?
유리 네, 그동안 시장의류 브랜드들과 제휴시도는 여러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실 패한걸로
알고있어요. 전 제대로 해보고싶어요.
#37 브랜드개발팀 회의실
어둠 속, 빔프로젝트에 비치는 컴퓨터 액정화면...
유리, 리모트 콘트롤로 조정하며 노트북을 친다.
유 리 우 리 세 이 프 몰 의 고 객 은 백 화 점 의 고 급 물 건 을 시 장 처 럼 싼 가 격 으 로
구입할수있어야합니다. 시장브랜드와의 제휴는 이런 중산층 소비자의 욕구 를 충족시키면서
최신유행 디자인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 현 재 필드조사는 끝난 상태로 1 차
후보를 선정, 접촉중입니다. 이상입니다.
회의실 불 켜지면 송주와 박실장이 마주앉아있고 양 쪽으로 두어명씩 더 앉아있다.
졸면서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눈치보며 벌떡 제대로 앉는 박실장.
유리, 송주쪽 보면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송주.
송주 (자료 넘기며) 접촉중인 브랜드는 몇군데나 됩니까?
유리 20 군데쯤입니다.
송주 그 명단 좀 볼수있을까요?
유리 12 페이지에 나와있습니다.
송주, 주의깊게 차근차근 넘겨본다. 거기 적힌 업체들 이름 가운데 이카루스 보인다.
그 이름 보는 송주의 얼굴에 스치는 표정. 긴장하는 유리.
다른 직원들, 떨떠름하게 보는데
송주 ... 난 좋은데, 반대 의견 있습니까?
직원들 (묵묵부답, 눈치만 보는데)
송주 (박실장 보면)
박실장 아! 반대의견요. 반대의견.... 없습니다. (둘러보며) 다른 의견들 없죠?
송주 (일어나며) 좋습니다. 오랜만에 맘에 드는 기획인거 같네요.
(유리보며) 한유리씨, 수고했어요.
유리 (밝아진다)
송주 업체들 접촉되는대로 바로바로 보고해주세요.
유리 (야심찬) 알겠습니다.
송주 나가면 우르르 일어나 나가는 직원들.
유리, 긴장 풀며 회심의 미소 짓는다. 송주의 관심에 기분이 좋다.
#38 브랜드개발팀 사무실
잔뜩 쌓여진 자료들. 유리, 의류업체 명단을 보고 전화걸고 있다.
유리 네.. 아직 확정된건 아니니까 찾아오실거 까진 없구요. 네.. 잘 되도록 힘써 보겠습니다.
다시 연락드릴께요. 감사합니다.
전화끊고 한군데 업체에 동그라미 친다. 다시 전화거는 유리.
유리 (자신만만) 이카루스죠? 안녕하세요? 여긴 글로벌 그룹 세이프몰입니다.
#39 이카루스
재희, 낑낑대며 옷짐 들여놓고 풀며 전화받고 있다.
재희 (설명듣다가) 관심 가져주신건 고마운데요, 아직은 옮길 생각 없습니다. 죄 송합니다.
(끊으며) 우리가 뜨긴 떴나부다.
지수 (들어선다) 왜?
재희 세이프몰인데, 같이 일할 생각없냐고. 내가 알아서 잘랐다.
지수 잘했어. 시장통이라두 자기매장 갖는게 낫지, 왜 남밑에 들어가서 고생해?
재희 (궁시렁. 옷짐 탁탁치며) 이건 고생 아니냐? 나 팔뚝 굵어진거 봐라. 만져 볼래? 만져봐.
(팔 걷어부치고)
지수 (웃는)
그 근처, 이카루스쪽을 살피는 장이사 보인다.
장이사(E) 이카루스는 2 년전부터 송재희와 함께 동업형식으로 운영해오고있습니다.
#40 송주 집무실
보고서를 넘겨보고있는 송주. 보고중인 장이사.
장이사 둘 다 디자이너로 그쪽에선 꽤 유명하다고 합니다.
송주 가족은요?
장이사 한철수 부자와 함께 남대문에 살고있습니다.
송주 (민감하게) 어떤 관곕니까?
장이사 사실상...(망설이는듯)
송주 (고개 들어보면)
장이사 ... 동거중입니다.
송주 (표정 변한다) ... 같이.. 살고있단 얘깁니까?
장이사 네... 그렇습니다.
송주 ....(충격받은 듯 허탈해지며) 됐습니다. 나가보세요.
장이사 아, 동거중인 한철수는,
송주 (예민하게 보면)
장이사 지금 벽화작업 맡고있는 사람입니다. 아셨습니까?
송주, 책상에 붙여진 철수의 바다 스케치 그림을 쳐다본다.
#41 벽화작업장
일필휘지로 그려지는 그림... 거침없는 터치.
벽화판 아래에서 종이에 벽화 밑그림을 그리고있는 철수다.
그 근처 일각, 그림 그리고있는 철수를 주시하고있는 송주.
송주, 천천히 철수쪽으로 다가간다.
그림 그리는데 열중해있던 철수,
문득 어떤 기척에 고개 돌려보면 송주, 그림 넘겨다보고있다.
송주 역시, 내 눈이 틀리지 않았군요.
철수 (무심히 보다 굳는다. 어제 그 사람이다) ...
송주 (명함 내밀며) 차송줍니다.
철수 (받다가 쿵! 우려했던 대로다. 충격으로 자기도 모르게 명함 꽉 구겨쥐는 데)
송주 (예민하게 보며) 이 벽화작업을 지시한 사람입니다.
철수 (내뱉듯) ...무슨 일입니까?
송주 어떤 그림이 나올지 궁금해서요.
철수 간섭하는겁니까?
송주 관심이라고 생각해주시죠. 저, 개인적으로 이 작업에 관심이 많거든요.
(의미있게 보며) 한철수씨에 대해서도요.
철수 (불안하게 보면)
송주 (벽화판 보며) 제가 이 벽화를 그리는 이유는.. 한 여자를 위해섭니다.
세상에서는 사라졌지만, 내마음속에 아직 살아있는 여자죠.
근데 어느날 갑자기, 내 눈앞에 나타났어요. 그 심정, 이해가 가십니까?
(슥 고개돌려 철수 똑바로 보며) 나 그 사람, 포기 못합니다.
철수 (일그러지며 마주 노려보는데)
송주 ... 관심있게 지켜보겠습니다.
(돌아서다가 잊은 듯 다시 보면)
철수 (쏘아보고있다)
송주 어젠 실례했습니다. 내가 아는 여자랑 너무 닮아서요.
철수 (한대 치기라도 할 듯 꽉 쥔채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
송주 (그런 철수 반응 예민하게 본다)
그 뒤편 일각, 하얗게 질려 그들 둘 보고있는 유리. (대화내용은 들리지 않는 거리)
극도의 불안감으로 두사람 주시하고 있다.
#42 놀이공원 일각
태화쪽 주시하며 전화하는 유리.
유리 (부들부들 떨리는 바람에 두손으로 전화기 잡고) .... 엄마.
어제 송주오빠 봤다는 여자... 진짜 정서일수도 있어 엄마..
#43 촬영세트장
미라, 놀라 굳어지며 커피잔 떨어뜨린다.
대본과 미라 옷에 흘러내리는 커피.
드라마 촬영중인 세트장 한켠. 매니저, 닦아주려고 쫒아오는데 홱 뿌리치고 일어나며
미라 너 지금 뭐라 그랬어.
유리(E) 태화오빠, 태화오빠가 나타났어 엄마.
현기증 일어나는 듯 다시 털썩 의자에 주저앉는 미라.
#44 벽화작업장
일할 생각도 않고 초조하게 앉아있는 태화. 그 앞에 내밀어지는 음료수캔 하나.
유리 태화오빠. 오랜만이야.
철수 (멈칫 굳어지며 돌아본다. 유리보고 놀라는).......
유리 실망이다. 난 반가운데. 오빤 아닌거 같네?
철수 ...
유리 얘기 좀 해.
철수 (보다가 일어나 앞장서 걸어간다)
#45 놀이공원 일각
유리 어떻게 지냈어? 얘기 좀 해봐.
철수 (대꾸없는)
유리 정선.. 잘 있지?
철수 ...
유리 정서 걔두 웃겨. 가족들 다 버리고 도망갈만큼 오빠가 좋았대? 아님 오빠, 정서
건드리기라두 한거야?
철수 정서 욕하지 마! 걔... 아무것도 몰라.
유리 뭐?
철수 니가 그렇게 만들었잖아! 그 사고 이후에... 정서 아무것도 기억못해.
유리 !!
철수 ...
유리 (하 웃으며) 나두 잘한거 없지만 오빠도 대단하다 응?
정서 속이구 지금까지 살아온거였어? 오빠 정체 알면 걔 까무러치겠다?
철수 (분노로 멱살잡으며) 정서 건드리지마.. 나... 가만 안있어.
유리 여기 어딘지 몰라? 그로벌 그룹이야. 아까 오빠가 만난 사람, 차송주! 기억 안나?
정서가 죽고 못살던 그 오빠...미국 유학가 있던 회장님 외아들..
철수 (얼굴 일그러지는데)
유리 그거 알면서, 어떻게 여기서 그림 그릴 생각을 할수있어?
철수 (외면하며) 가. 더 할 얘기 없어. (가려는데)
유리 (싸늘하게) 나 송주오빠랑 곧 약혼해.
정서 중간에 껴들어서 훼방놓는거, 나 그냥 못봐.
당장 정서 데리고 떠나!
철수 (확 벽에 밀어붙이며) 떠나고 말고는 내가 결정해. 너 피해서 도망가진 않 아.
유리 아니, 오빤 떠날거야.
(픽 웃으며 잔인하게) 오빠가 무슨짓을 했는지 잊어버리지 마.
철수 (멈칫해보면)
유리 난 정서를 치었지만 죽이진 않았어. 세상에서 정서를 죽인건 오빠야!
철수 (유리 잡은손 부르르 떨리는)
팽팽하게 서로를 노려보는 유리와 철수.
#46 벽화작업장
철수, 불안한 표정으로 서성대고 있다.
발에 채이는 철수의 화구들.
철수, 화풀이할 대상을 찾은 듯 발에 걸리는대로 발길질한다.
그런 철수를 피해 가는 사람들... 무서운 철수의 표정.
#47 필수 집 (밤)
끓고있는 찌개냄비.
지수, 간을 보고 썬 파를 집어넣고 불을 끈다.
앞치마 벗다가 비어져나온 자신의 목걸이 본다. 만져보는 지수.
// 플래시컷. 지하철 개찰구에서 황당한 송주의 표정.
지수, 송주 생각에 키득 웃는데 울리는 핸드폰.
보면 화면창에 뜨는 발신자 표시. 철수오빠.
지수, 한쪽 코 막고 장난스런 표정으로 받으며
지수 (한쪽 손으로 코 막고)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이오니 다시 한번 확인하시 고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거신...
#48 거리 (밤)
울려퍼지는 캐롤송. 인파속을 취해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철수.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지수의 장난기어린 목소리. 말 끝내고 까르르 웃는 지수.
같이 웃음 짓지만 씁쓸함 배어나는 철수.
지수(E) (밝은) 오빠, 안들어오구 뭐해? 나 지금 된장찌개 끓이거든? 오다가 시장 들렀는데
조개가 싸게 나왔드라? 오빠 조개 많이 넣은거 좋아하잖아. 오늘 오빠 첫출근도 했고 해서
팍팍 썼으니까 빨랑 와. (후룩 맛보는듯) 캬,.. 죽 인다. 난 왜 이렇게 못하는게 없지?
철수 (가만히 지수 소리만 듣고 있다.. 웃고 있지만 힘들고 슬픈 표정)
지수(E) 한철수는 좋~겠다. 나같은 여자 만나기 쉽지 않은데 응? 복두 많어.
아니다. 내가 복이 많은건가? 오빠같은 사람 만나서? 맞다. 그러네.
철수 (눈물 참느라 힘든)
지수 (재잘대다 멈추고 좀 이상해서) 여보세요? ...오빠.
철수 (눈물 삼키느라 목이 메어 말이 안나오는)
철수, 그대로 주저앉는다.
오가는 사람들속, 거리 한복판에 혼자 주저앉아있는 철수. 손에서 툭 떨어지는 핸드폰.
지수(E) ... 오빠! 오빠!
철수 정서야.... (소리죽여 오열하는)
#49 필수집 (밤)
핸드폰 다시 연결해보는 지수. 안된다.
걱정스런 표정으로 옷 집어들고 급하게 나간다.
#50 필수집 앞 (밤)
지수, 급하게 문 벌컥 열고 나서는데 문 앞에 쭈그려앉아있는 철수.
지수 (놀라) 오빠! (옆에 앉아 건드려보다가 얼굴 찌푸리며) 오빠, 술 마셨구나?
철수 (취한눈 들어 지수 본다) 지수야...
지수 야, 진짜 비겁하다. 난 저녁두 안 먹구 기다렸는데 뭐야아... 혼자 기분내 구..
철수 (취해 흐느적거리며) 미안해 지수야... 미안해....
지수(E) (아무것도 모르고 밝게) 당연히 미안해야지. 들어가. (일으키는데)
철수 (지수에게 쓰러질 듯 엉기며 주저앉아버린다. 지수 잡고 주저리) 나 진짜 나쁜놈이야.
지수 너 모르지? 나 얼마나 나쁜놈인지... 나한텐 너밖에 없어. 그래서 그랬어... 나
이해해줄수있지? 용서해 줄수있지?
풀려있지만 간절하게 지수 보는 철수의 눈빛.
어이없어 웃으며 보던 지수, 그 눈빛에 점차 진지해지는데
철수 (애절한 눈빛으로 보며 다정하게 머리카락 쓸어올려준다) .....지수야...
지수 왜.
철수 ... 행복하지?
지수 ...
철수 너 지금두 행복하지?
지수 (웃으며) 그래. 행복해. 행복해 미치겠다.
철수 (눈물 어리는... 그 눈물 감추려는 듯 조심스럽게 지수 안는다) ...
지수 (안긴채) ....
그렇게 안고있는 두사람.
그런 두 사람 모습 멀찍이서 보고있는 송주.
#51 송주집무실 (아침)
진지하게 결재판 서류 보고있는 송주.
불안감 떨치지 못하고 딴 생각에 잠겨 송주 얼굴 살피는 유리.
몇군데의 업체중 이카루스에 꽂히는 송주의 시선.
<보류> 표시 돼있다.
송주 이카루스는 왜 보류지?
유리 (깨어나며) 접촉해봤는데 백화점에 들어올 생각이 없답니다. 다른 곳은 전 부..
송주 (말끊으며) 안한다고 포기해?
유리 (긴장하며) 네?
송주 유리답지 않은데? 안한다면 포기하고, 한다는 사람들 중에서 고르는거야?
유리 ...
송주 덥석 하겠다는데보다 이런 데가 더 실력있는거 아닌가?
자신감이 있어야 거절도 하는거야. 할지 안할지는 우리가 결정해.
유리 ... (끄덕이며) 죄송해요. 역시 오빤 못 따라가겠네요. 다시 검토해볼께요.
(고개 숙이고 나가다가... 돌아본다) 오빠.
송주 (보면)
유리 (송주 살피며) 전에... 정서언니랑 닮은 사람 봤다고 했죠?
송주 ... 왜?
유리 (불안감 숨기며) 그냥.. 얼마나 닮았는지 나두 한번 보구 싶어서요. (씁쓸하 게 웃으며)
나가볼께요. (나간다)
이내 시선 거두고 이카루스 적힌 결재판 내려다보는 송주, 생각에 잠긴 표정.
#52 남대문 상가 앞
급하게 뛰어나오는 지수. 그 위로
재희(E) 내일 당장 가게 빼달라는게 말이 돼요? 예?
#53 상가사무실
재희 아저씨도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봐요. 내가 흥분 안하게 됐어요?
이런 경우가 어딨어, 이런 경우가?
주인 가게 살 사람 나서면 언제든지 빼줘야된다고 내가 계속 얘기했잖아?
산 사람이 그렇게 해달래는데 어떡해?
지수 (다급히 들어서며) 그 사람이 누구에요? 네? 제가 얘기할께요. 연락처 아 시죠?
주인 아, 몰라! 그렇게 알고 당장 가게 빼줘.
지수 (주인 잡으며 애원조로) 아저씨... 보증금 올려드릴께요. 네?
주인 사정이 딱하긴 한데, 이미 계약 끝났어. 미안하게 됐어. 응? (나가려면)
재희 (팔 걷어붙이며) 우리가 이렇게 당하고 있을줄 알아요?
주인 (팩 돌아보며) 계약기간 지난지가 언젠데 그래?
지금껏 봐준 은혜도 모르고... 법으루 해! 법으루!
잡는 지수를 뿌리치고 나가버리는 주인.
재희, 씩씩거리며 보다가 발에 걸리는거 되는대로 차버린다.
#54 남대문 거리 / 송주 차 안
지수, 힘빠진 모습으로 복덕방에서 나온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재희.
재희 그쪽두 없어?
지수 (고개저으며) 없어.
재희 어떻게 내논 가게가 한군데도 없을수가 있냐.
야, 우리 진짜 길거리에 나 앉아야돼?
지수 (막막한)
재희 (땅바닥에 주저앉아 훌쩍거리기 시작한다)
지수 (부러 씩씩하게) 야, 가게없다구 장사 못하냐? 리어카라두 끌구 나오면 되 잖아! (
자기눈에도 눈물 고이며) 야! 송재희! 증말 너까지 왜 이래?
그 앞을 송주가 탄 차, 그들쪽으로 스쳐 지나간다.
차안에 앉아 그들모습 보고있는 송주와 장이사.
송주 (씁쓸하게 웃으며) 장이사님.. 우습죠? 내 모습.
장이사 ...
송주가 탄 차 뒤로 지수의 모습, 멀어진다.
#55 벽화작업장 앞 (밤)
터벅터벅 걸어가던 지수. 멈춰선다.
벽화작업장앞에 철수가 그림 그리다 말고 멍하게 앉아있다.
철수의 모습 보며 마음 가다듬는 지수. 씩씩하게 걸음 내딛는다.
지수 (짐짓 밝게) 오빠!
철수 (페인트 섞고있다가 돌아본다)
지수 (뛰어가 벽화보며) 이거 진짜 오빠가 그린거야? 멋있다...
철수 (불안감으로 불퉁한) 여긴 왜 왔어?
지수 왜, 내가 오면 안돼?
철수 ... 가자. (짐챙길 듯 가는데)
지수 왜에? 내가 도와줄게. 뭐 할까? (페인트 휘저으며) 야. 이거 되게 재밌다.
나 여기와서 오빠 조수나 하까...
철수 (의심스레 보며) 왜 그래 너.
지수 (가볍게) 가게 문 닫았어. 주인이 내일까지 가게 빼달래.
철수 뭐?
지수 (가볍게) 괜찮아. 나도 오랜만에 쉬면서 늦잠도 자보고... 공부도 좀 하고...
잘됐지 뭐.
철수 (걱정스럽게 보면)
지수 이제 오빤 꼼짝못해. 나 먹여살려? (장난스럽게 양손으로 옷깃 잡으며) 이 제 우린 오빠
손에 달린거야. 이거 멋지게 완성하고 갤러리에서 전시회도 열고.. 알았지?
철수 ....(그만두겠단 말도 못하고 불안해서 보는데)
지수 나 한번만 칠해보면 안돼? 저기 올라가서.
철수 위험해.
지수 오빠.. 진짜 해보구 싶었단 말야. 딱한번만. 응? (애교부리며 웃는)
철수 ... (보다가) 대신, 너 내일부터 여기 나오지 마. 신경쓰여.
지수 알았어. 그럼 하게 해주는거다?
#56 모노레일 (밤)
혼자 앉아있는 송주. 눈 아래 펼쳐진 놀이공원 전경을 내려다본다.
벽화쪽을 보는 송주. 휙 속도감있게 보여지는 철수와 지수의 모습.
다정하게 로프에 매달려 붓 들고 색 칠해보는 지수를 도와주는 철수.
(천사든 남녀의 얼굴이든... 특정부분을 함께 칠하면 나중에 추억거리가 될수도 있을듯)
즐거워보이는 두사람.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 보며 지나가는 송주.
#57 이카루스 (아침)
가게 앞에 걸린 점포정리, 왕창세일.. 등의 세일문구.
지수, 심란한 표정으로 앉아 옷정리하고 있는데 앞에 나타나는 송주.
송주 점포정리라... 내가 다 사죠.
지수 댁같은 사람한텐 물건 안 판다고 얘기했을텐데요?
송주 그래요? (픽 웃으며 돌아서 가버린다)
지수 (심란해 보는)
#58 남대문 상가 앞
도착해 서는 관광버스 한 대. 우르르 내리는 아줌마 부대. 상가안으로 들어간다.
#59 이카루스
지수 (전화하는) 재희야. 응.. 천천히 와. 아침엔 손님 없잖아. 공장엔 오후에 들 러서
사정설명하면 되니까..
하다가 놀라 보는곳.
아줌마부대, 이카루스쪽으로 우르르 몰려들어 옷 고르기 시작한다.
황급히 전화끊고 정신없이 장사하는 지수.
... 하다가 문득 보는곳. 송주가 가게 앞에 기대 지수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눈 마주치자 씩 웃어보이는 송주.
그제야 상황 파악한 지수, 아줌마들 밀치고 송주에게 간다.
지수 정말 끈질기시네요.
송주 무슨 말입니까?
지수 (아줌마들 가리키며) 댁이 시켰잖아요?
송주 (아줌마들에게) 저 아세요?
아줌마들 (모른다는 듯 이상하게 쳐다보고)
송주 (지수 보며 어깨 으쓱해보이는)
지수 (화나서 노려보는)
송주 (돌아서며) 또 만납시다.
지수 이젠 그런 일 없을거에요.
송주 (의미있게 웃으며) 그럴까요? (사라진다)
지수 (그 뒷모습 혼란으로 보고 서서).....
#60 송주 집무실
유리 이카루스와 짜비네, 모두 장단점이 있어요.
짜비네는 폭 넓은 고객을 확보할수있겠지만 그게 취약점이 될 수도 있구 요 . 이카루스는
경험이 없는 대신 신선한 아이템이 무기죠.
송주 앞에 놓여진 결재판. 이카루스와 짜비네가 최종후보로 선택되어져있다.
송주 (아무 내색없이) 직접 조사한 사람이 제일 잘 알겠지... 직접 결정해.
(유리 주시하는데)
유리 (잠시 생각해보다) 제 생각엔... 아무래도 이카루스쪽이 나을거 같네요.
송주 (말 끝나자마자 단호하게 일어서며) 좋아. 빨리 진행하지.
유리 이카루스는 직접 가서 설득해야할거 같아요. 한번 거절당했잖아요.
송주 그래? (뭔가 생각하는 듯 멈칫하더니 다시 앉아 직접 수화기 든다)
유리 (놀라) 직접 통화하려구요?
송주 남자가 하면 달라질지도 모르잖아?
유리 (웃는)
송주 (두사람 전화번호중 재희 번호 누른다)
#61 버스 정류장
버스에서 내리는 재희. 전화받고 있다.
재희 그런데요? ... (하다가 눈 동그래지며) 세이프몰요? 아아.... 네네... 얘기나 한번
들어보죠 뭐. 오늘 세시요? (시계보며) 지금 출발해야되겠네요. 같이 일하는 친군 지금
가게에 있는데... 네. 알았어요. 지금 가요.
전화끊고 아자! 좋아하는 재희. 급하게 다시 전화한다. 안받자 음성 남긴다.
재희 (버스노선안내판 눈으로 훑으며) 지수야. 난데, 나 세이프몰 들어가거든? 전에 얘기한적
있잖아. 역쉬,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니까. 다 시 나 지금 급히 가봐야되니까
전화해. 알았지? (급하게 버스 올라탄다)
#62 송주 집무실
눈이 휘둥그레진 재희, 바로 앞의 계약서를 보고 있다.
고개를 까닥이며 동그라미를 십, 백, 천, 만...세어보는 재희.
그런 재희를 보는 송주와 유리, 장이사.
재희 이게 뭐예요?
유리 이카루스와 우리 백화점이 이번시즌 공동 마케팅을 한다는 계약서에요.
재희 (흥분해 말을 더듬으며) 그게 아니구요...저는 오늘 그냥 가벼운 미팅하는 줄 알고
왔는데...계약이라니까 놀라서요.
송주 조건이 마음에 안 드십니까?
재희 (얼른) 아뇨...그게 아니라...저기, 잠깐만요.
(휴대폰 꺼내며) 일단 동업자한테 물어보구 결정할게요.
송주 (재희의 휴대폰 뺏어 폴더 접는다.)...
재희 ?
송주 오늘안으로 계약을 마칠 예정입니다. 지금 결정하시죠.
재희 아후...어떡하지? (갈등하는데)
송주 (일어나며 유리에게) 짜비네 연락해요.
재희 ...아...아니예요. ...싸인, 어디다 하면 되죠?
장이사 여기다 하시면됩니다.
재희 어디.. 여기요? (과감하게 싸인한다.)
송주 오늘부터 일 시작합시다.
재희 그렇게 급해요? ... 우리가 계약 안했으면 어쩔려구..
송주 이 조건에 계약 안할 사람 있겠어요?
유리 또 한분 있죠? 김지수씨. 지금 들어올수 있어요?
재희 네. 연락할께요.
송주 (일어나 악수 청한다.)...잘 해 봅시다.
재희 (아무것도 모른채 마구 흔든다.)...네. 감사합니다.
유리 (기분 좋게 그 모습 보고있는)
#63 사무실 복도
재희, 전화중이다.
재희 오천만원이야 오천만원... 인센티브는 따로 나오고. 끝내주지 않냐? ...
인제 무를수도 없어. 계약위반이면 위약금이 열배다 열배.
잔말말고 당장 나와!
#64 세이프 몰 1 층
들어서는 지수, 엘리베이터쪽으로 향한다.
기다리던 지수. 옆 매장에 진열된 옷 보고 호기심에 다가가 보는데
그 옆을 슥 스쳐 지나가는 유리와 박실장.
유리, 순간 뒤돌아 지수쪽 보는데 지수, 매장을 돌아 모습 감춰버린다.
쓴웃음 지으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유리.
#65 브랜드개발팀 사무실
기분좋게 들어서는 유리와 박실장.
박실장 이렇게 빨리 진행하긴 회사생활 10 년만에 첨입니다. 예.
사장님이 한팀장님 그만큼 믿는단 뜻이겠죠.
유리 (미소로) 각부서에서 인원차출해야하니까 박실장님이 신경 좀 써주세요.
박실장 네! 신경쓰겠습니다. (나가고)
유리, 기분좋게 책상에서 자료 뽑아들고 나가는데 들어서는 지수.
유리, 그대로 우뚝 굳어선다. 경악해서 하얗게 질리는 유리.
정서가 자기를 향해 다가오고있다.
유리, 들고있던 서류철 툭 떨어뜨린다. 바닥에 쏟아지는 흩어지는 서류들.
지수 (못 알아보는 무심한 얼굴) 한유리씬가요?
유리 (대답 못하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본다)
지수 이카루스에서 왔는데요...
유리 (보다가.. 떨리는 목소리) ...송재희씨 동업자가... 당신이에요?
지수 네. 김지수입니다.
유리 (입술 질끈 깨무는데)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 화들짝 놀라 돌아보는 유리.
장이사. 들어온다. 지수를 찬찬히 보는 장이사. 별로 놀라는 기색이 아니다.
유리, 당했다는 느낌 강해지는데
장이사 (지수에게) 사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지수 (보면)
장이사 (문 열어주며 지수 나오기 기다린다)
지수 (문밖으로 나가는데)
유리, 말리지도 못하고 서있다가... 문 닫으려는 장이사 막아서며
유리 장이사님은 알구 계셨죠? 두분이 감쪽같이 절 속이신 거네요?
장이사 ... 사장님 기다리고 계십니다.
문닫고 나가는 장이사.
유리, 부들부들 떨고 서서...
#66 송주 집무실
지수, 들어선다. 그 뒤로 소리없이 닫히는 문.
지수, 좀 당황해서 보다가 안으로 들어서는데
180 도로 돌려진채 뒷부분만 보이는 의자, 송주의 뒷머리만 조금 보인다.
지수 (인기척 내며) 음.. 이카루스 김지수입니다.
의자의 남자, 아무런 기척이 없다.
지수 (당황스러워 다시 나가려는데)
송주(E) 마이너스 10 점, 끈기가 부족하네요.
지수 (돌아본다)
빙 의자 돌려 모습 드러내는 남자. 송주다.
웃으며 일어나는 송주.
놀라서 송주를 보는 지수에서 엔딩.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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