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외전 4부
방송일: 20040727
동영상 : 줄거리:
구미호 외전 -4부-
1. 고백성사실 안
좁은 고해성사실 안에 앉아있는 여자(구미호족).
잠시 후 드르륵 칸막이가 열리고 신부 복장한 남자의 옆모습이 보인다.
E (남자의)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굳게 믿으며 그 동안 지은 죄를 뉘우치고 사실대로 고백하십시오.
여자 장난하려고 온 게 아니야. 어서, 물건부터 줘.
여자, 옆모습의 남자(K의 부하, 구미호족),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다.
열린 칸막이에서 무언가를 던져주는 남자. 냉동 팩에 든 간이다.
간을 보자마자 참을 수 없다는 듯 팩을 찢기 시작하는 여자.
2. 성당 야외1
양쪽으로 대치한 SICS 요원들과 전사들.
베일 쓴 시연, SICS 요원들의 틈에서 민우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놀라 굳는다.
민우 또한 여러 번 마주쳤던 시연을 알아보고 깊은 시선을 주고
마찬가지로 민우를 알아보는 랑과 채이, 민우가 떡하니 요원들 틈에 있는 게 당황스러운데
섣불리 선제공격을 하지 못한 채 경계로 서로를 탐색하는 SICS 요원들과 전사들,
날카롭고 첨예한 시선과 침묵이 흐른다.
이때 스르르 열리는 성당 문.
순간 모두의 시선이 문으로 꽂히는데
흡족한 표정으로 성당 안에서 나오던 여자(구미호족),
밖의 상황을 한눈에 눈치 채고 질겁해서 다시 안으로 도망을 친다.
이때 닫히는 문 사이로 밀매 남자를 본 시연, 눈빛을 빛내고
시연을 주시하는 민우 또한 시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에 일사분란하게 나뉘어서 성당 양쪽으로 흩어지는 SICS 요원들과 전사들.
3. 성당 야외2
여자, 사색이 되어 뒷문으로 뛰어 나오는데
어느새 여자 앞으로 일시에 몰려드는 전사들(채이, 사준, 랑)과 SICS 요원들(세경, 승준,찬혁, 영모),
먼저 여자를 차지하려고 여자를 중심으로 서로를 견제하며
일대일 형식으로 대결을 하게 된다.
여자를 죽이려는 전사들과 어떻게든 보호해서 빼돌리려는 SICS의 상반된 목적 하에
치열하게 벌어지는 결투.
4.성당 야외3
아주 조심스럽게 빼꼼히 열리는 또 다른 뒷문.
이때 허공에서 문 앞으로 툭 착지하는 시연, 문을 확 열어젖힌 후
남자의 멱살을 잡아 밖으로 끌어낸다.
남자, 거세게 저항하며 시연을 밀어내려하지만
시연은 능숙하고도 간단하게 남자를 제압하고는 검을 꺼내 남자의 간을 겨냥한다.
날아드는 시연의 검에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며 눈을 질끈 감는 남자.
순간 남자의 바로 눈앞에서 시연의 검을 어설프게 막아내는 무기.
시연, 냉혹한 눈으로 확 보면... 무기를 든 민우다.
민우 또 만났네요. 자꾸 보니까 반가울라구 그러네.
살기로 민우를 보는 시연과 시연 못지않게 살벌한 민우의 눈빛
시연, 시선은 그대로 민우에게 꽂은 채 쌍검을 현란하게 검을 휘두른 후
하나의 검으로는 민우를 막고 나머지 한 검은 정확하게 날려 남자의 가슴에 정통으로 검을 박는다.
고통스럽게 인상을 쓰며 쓰러지는 남자, 천천히 부서져 내린다
민우, 냉혹한 시연의 행동과 눈빛에 시연에게 무기를 휘두르며 다가서면
침착하고 여유 있게 남자의 사체 재가 휘날리는 가운데 다른 검을 회수한 시연,
차갑고도 깊은 전사의 눈으로 민우를 쏘아본다.
5.성당 야외2
여자를 둘러싸고 벌이는 결투에서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우위를 점하는 전사들.
이에 전사들을 피해 SICS 쪽으로 몸을 숨기는 여자.
SICS 요원들, 결사적으로 여자를 보호하며 대항하지만
고도의 무술실력으로 SICS 요원들을 제압하는 사준과 랑.
그 틈에 SICS 쪽의 여자를 낚꿔채는 채이,
한 순간에 여자의 간 부위에 무기를 찔러 넣는다.
6. 성당 야외3
거침없이, 빈틈없이 민우를 몰아세우며 공격하는 시연,
민우를 겨냥한 검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온다.
민우 또한 사력을 다해 시연을 막으며 검술을 펼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뒷걸음치게 된다. 밀고 들어오는 시연의 싸늘한 폼새와는 달리
민우의 이마로 번져 가며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
그러다 끝내 현란한 시연의 쌍단도를 막지 못하고
무기를 떨어뜨리며 위기에 봉착하는 민우.
민우가 자신이 찾던 어릴 적 친구가 아닐 뿐만 아니라 적인 SICS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시연, 민우 제거에 한 치의 오차 없이 검을 날리는데...
이때 시연의 검을 제치고 민우를 향해 빠르게 날아드는 수리검.
민우, 바닥을 구르며 겨우 수리검을 피하고...
시연, 체인에 따라 되돌아가는 수리검을 보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시연을 일갈하고는 민우에게 다시 수리검을 던지는 채이.
민우, 수리검에 꽂히기 일보직전인데
급하게 나타난 찬혁, 민우를 밀어내고 대신해 수리검을 팔뚝으로 막아 낸다
인상을 쓰며 수리검을 다시 회수하는 채이.
박힌 수리검이 빠지자 찬혁의 팔뚝에서 피가 솟구친다.
얼른 무기를 집어든 민우, 찬혁을 엄호하며 채이를 막는데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가 가까이 들려온다.
순간 동작을 멈추고 아이들 소리가 나는 방향을 보는 시연, 채이, 찬혁, 민우.
멀리서 수녀님의 인솔로 성가대 복장으로 재잘대며 성당 쪽으로 오고 있는 아이들이 보인다.
이에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서로를 보는 네 사람.
다가오는 성가대 아이들과 수녀로 인해 자리를 피해야 할 상황인데
채이는 아랑곳 않고 찬혁과 민우를 향해 공격을 할 자세를 취하면
채이를 막아서며 후퇴를 종용하는 시선의 시연.
채이, 시연을 노려보지만 자신들의 정체가 탄로 나게 될 상황이라 시연의 팔을 뿌리치고
빠르게 사라지고 시연도 뒤를 따른다.
이에 찬혁을 부축하고 얼른 후퇴하는 민우.
그들이 양 방향으로 사라짐과 동시에 천진한 웃음과 밝은 미소로 그 자리로 오는 아이들.
7.도로 1
달리는 SICS의 승합차.
운전하는 세경.
앞좌석의 승준과 영모, 근심스런 표정으로 뒷좌석을 보면
민우, 옷자락을 북 찢어 피가 솟구치는 찬혁의 팔뚝에 묶으려고 하는데
민우의 손을 팍 뿌리치는 찬혁.
찬혁 (화 난) 뭐하는 짓이야? 뒤에서 지켜보기만 하라고 했잖아?
민우 ...죄송합니다.
찬혁 넌 명령을 어겼어. 너의 그 같잖은 치기 때문에 너하구 나, 두 사람의 목숨을 잃을 뻔 했다.
민우 (진심)...죄송합니다.
찬혁 (노려보는데)
찢어낸 옷 조각을 다시 들어 찬혁의 팔뚝을 지혈 시키는 민우, 자책으로 굳어져 있다.
8.도로2
달리는 전사들의 차.
운전하는 사준과 전사들, SICS의 존재들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랑 거기서 그 자식들을 또 만나게 되다니... 단순히 강민우를 비호하는 조직이 아니 라는 얘긴데. (복잡하다) 강민우, 그 자식은 왜 또 그들 틈에 끼여 있는 거야?
시연 (굳어지는)
채이 그자들, 어떡하든 밀매원을 생포하려고 결사적이었어.
사준 (채이의 말뜻을 짐작하고 어두운 표정)
랑 생포?
채이 (차갑게) 우리 일족의 정체를 알아내려는 수작이겠지.
차창으로 시선을 돌리는 시연, 복잡난해한 상황에 입술을 지그시 깨어 문다.
(화면 분할되며) 찬혁 팔뚝에 끈을 묶어 지혈시키는 민우의 굳은 얼굴과
노출된 구미호족, 민우와 SICS의 정체로 골똘해지는 시연 얼굴이 동시에 보여 진다.
9.무영 집무실
책상 앞에 앉은 무영, 두 손을 깍지 낀 채 생각에 잠겨 있고
무영 앞에는 전사들이 무거운 얼굴로 서 있다.
사준 (무영 보며) 당분간 전면전은 피해야 해. 그들의 정체나 목적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까딱 잘못하면, 우리가 먼저 발각될 수도 있어.
채이 (발끈) 더 이상 뭘 정확하게 알아야 되는데? 그들은 인간의 비밀 조직이고 우리 일족을 캐내려고 하고 있어. 우리의 적이고 없애버려야 할 장애물이야.
사준 (엄하게) 소리 낮춰.
채이 (사준을 쏘아보면)
사준 채이 니 말대로 그들은 인간이고 우리는...아냐.
우리의 개인적인 신분이 밝혀지면 모든 게 다 틀어지게 돼. 그러니까 더욱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단 얘기야. 일상생활을 할 때나 임무수행을 할 때나.
랑 그래, 벌써 두 번이나 그들과 부딪쳤어. 우리가 그들을 아는 것처럼, 그들도 우릴 아는 거니까...(채이에게 찡긋해 보이며) 조심하자 그거지.
채이 (맘에 안 들지만 참고 넘긴다)
시연 (민우와의 개인적인 만남이 걸린다)
무영 (그 자세 그대로 있는)
사준, 전사들에게 물러가라는 고개 짓을 하면
문으로 향하는 채이, 랑, 시연.
사준, 특히 시연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나갈 때 까지 보다가 무영에게 시선 돌린다.
사준 그들 틈에 강민우가 있었다.
무영 (그때서야 고개 들어 사준을 보면)
사준 전하고는 아주 다른 느낌이었어.
무영 .....
사준 감정과 몸이 앞서는 서투름이 있었지만 분명... (확신에 찬) 살기다.
이에 깍지 낀 손에 더욱 힘을 주는 무영, 아예 턱을 손으로 받치고 더욱 골똘해진다.
10. 엘리베이터
사준, 핸드폰으로 통화 중이다.
사준 강민우와 그 가족에 대한 기록을 다 가져와. ...하나도 빠짐없이.
11. SICS 회의실
SICS 요원들과 문형사가 회의 탁자에 앉아있고
그 중에 팔뚝을 붕대로 응급처치를 한 찬혁이 중앙의 장국장에게 보고를 하고 있다.
찬혁 정황으로 봐서는 그들도 간밀매원과 같은 종족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상한 건 왜 그들이 같은 종족을 죽이냐는 것입니다.
민우 (같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생각에 잠기는)
영모 네, 같은 종족인 간밀매원을 죽이는데 필사적이였던 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장국장 (여유있게) 이유는 간단해.
민우 (장국장을 보는)
장국장 자신들이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서 물의를 일으키는 자들을 처단하는 거야.
그들이 그 긴 세월, 어떻게 인간들 속에 섞여 살수 있었다고 생각하나?
철저히 자신들의 본능을 억제하고 관리해왔기 때문이지.
민우 본능을 억제한다구요?
장국장 그래. 그들은 오랜 동안 이미 죽은 사람들의 간을 먹어왔어. 인간들 속에서 완벽하고 안전하게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말야.
하지만 본능이란 건 뱀혀와 같아서 늘 꿈틀거리다가 끝내는 삐져나오게 마련이지. 결국 인간의 생간을 원하는 자들이 생긴 거네.
모두 설득이 되는 분위기로 장국장을 보는 요원들.
하지만 민우만이 뭔가 의심쩍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면
그런 민우에게 예민한 시선을 주는 장국장.
12. SICS 일층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진 사물함 박스에서 물품들을 꺼내며 궁시렁대는 문형사와
옆에서 정리를 거들어주는 민우, 생각에 잠겨 말이 없다.
문형사 하는 얘기들마다 다 골 때리는 거 투성이니 적응 안 되네, 진짜.
(슥 주위를 돌아보고는) 아, 여긴 또 왜 이렇게 칙칙하고 삭막한 거야.
정이 붙을래나 모르겠다, 야.
이때 문형사의 시야에 들어오는 세경.
문형사, 벌쭉 웃으며 세경에게 다가선다.
문형사 괜찮아요? 내가 여기 오니까 벌써 출동했다구 그래서 얼마나 걱정했게.
세경 (같잖다는 시선으로 슥 보면)
문형사 내가 같이 출동했으면 그놈들 일망타진하고, 정체 솨악 벗겨내고, (허풍스럽게) 혁혁한 성과가 있었을 텐데. 그냥 한 발 늦는 바람에...
세경 (자신의 책상으로 가면)
문형사 (속닥이는) 몸 좀 사려요. 다들 남자니까 팔뚝에서 피가 솟구쳐도 치료하면 그만이지만, 여자 몸에 상처라도 나면 그렇잖아요.
기막혀 문형사를 꼬아보는 시경, 갑자기 윗옷을 확 들어 복부를 보여준다.
복부를 가로 지르는 커다란 흉터자국들.
문형사 (허걱! 놀라 주먹으로 입을 막으면)
세경 여자타령 할 거면 딴 데 가서 알아봐요. (자리에 팍 앉으며 모니터 보면)
승준 (자리에서 머리 불쑥 들며) 등쪽은 아주 보리밭이에요.
(손을 휘저으며) 쉭쉭쉭, 얼마나 난도질이 돼있는지...
찔끔한 문형사, 게걸음으로 자리로 오면 민우가 없다.
문형사 어, 이 자식 그새 어디 갔어?
13. 장국장 사무실
들어오는 민우와 자리로 안내하는 장국장.
민우, 아직은 혼란스런 표정으로 장국장을 보면
장국장 (이미 민우의 맘 읽은 태도로) 뭐부터 대답해줄까?
민우 그들이 기본적으로는 죽은 사람의 간을 먹는다면 치명적으로 우릴 위협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충분히 협상의 여지가...
장국장 (말 자르며 차갑게) 죽은 사람의 간이던, 산 사람의 간이던 그들은 인간을 간을 필요로 해. 무슨 뜻인줄 아나?
민우 .....
장국장 그들이 우리 위에 있다는 거야. 결국에는 우릴 먹어치운다는 거지.
간을 먹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음모도 배신도 할 수 있는 게 그들이야.
인간의 간은 그들에게 있어 생명이니까. 이보다 더 어떻게 치명적일수가 있나?
민우 ....
장국장 다음 질문은?
민우 어떻게 그렇게 그들의 습성과 구조에 대해 잘 알고 계십니까?
장국장 (보면)
민우 SICS 요원은 그들이 간을 먹는 걸 목격한 사람이나 가족이 그들에게 당한 사람들이라고 하셨죠?
장국장 (굳는)
민우 혹시 국장님도... ?
장국장 (비장함을 누르며) 자네 못지않은 과거가 있다는 것만 밝혀두지.
자네가 과거 부모 살해사건으로 맘이 흐트러져 앞서 간다고 들었는데...
의외로 논리적이군.
민우 (자신의 실수를 다시 한번 상기하고 굳는다)
장국장 정리를 한다는 건 나쁘지 않아.
머리는 이제 어느 정도 정리를 했으니 정신을 강화하면 되겠구만.
이때 문을 여는 찬혁, 들어와 민우를 엄하고도 강하게 본다.
14. SICS 체력 단련장
실내 가득 펄럭이며 날리는 얇은 습자지들....
한쪽 구석에는 바람을 일으키는 강풍기.
격투기 대련용 목재 인형 및 기구마다 붙여진 습자지들이 펄럭이고 있고
그 앞에는 장검을 든 민우가 서 있다.
멀리서 팔짱을 낀 채 지켜보는 찬혁.
민우, 바람소리와 종이의 흔들림에 집중해서 정신을 모으다가
어느 순간 검으로 종이를 베지만 빗나가며 베이지 않는 종이.
이에 민우, 불어오는 바람을 등지고 검을 여러 차례 휘두르지만 매번 헛손질이고
습자지들은 더욱 세차게 펄럭이며 민우의 시선을 어지럽힌다.
가쁜 숨으로 종이를 베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검을 휘두르는 민우,
갈수록 스텝도 흐트러지고 숨도 불안해지며 시야도 흐려진다.
휘날리는 종이들만큼 흔들리는 민우의 검.
15. 사격연습장
과녁판을 향해 연발로 날아드는 총알.
잠시 후 과녁판이 릴을 타고 앞으로 이동하면 각자의 과녁판을 점검하는 시연, 채이, 랑
시연은 거의 만점에 가까운 실력이고 랑과 채이는 약간씩 빗나가있다.
랑, 시연의 과녁판을 넘겨다보고는 감탄의 표정으로 채이를 보며
랑 야, 시연이 또 시작이다. 또 퍼펙트를 기록하는 구만.
이에 화난 표정으로 과녁판을 교환한 채이, 다시 연발로 총알을 쏴댄다.
총성에 깜짝 놀라 채이를 째려보는 랑.
랑 놀래라. 이러니 니가 나 말고는 친구가 없는 거야.
채이 (총구를 확 랑에게 겨냥하는)
랑 (놀란) 어, 야!
이때 옆에서 총알을 쏘는 시연.
랑, 또 다시 총소리에 놀라서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면
벌써 과녁판을 이동시켜 보고 있는 채이와 시연.
채이의 과녁판은 전보다 더 적중률이 낮고 시연은 만점 안에 총알자국이 모여 있다.
채이, 흔들린 자신 때문에 열이 확 받쳐 시연을 보는데
차분한 시연은 또 과녁판을 이동시키고 총알을 장전한다.
두 여자 사이에서 뜨끔한 랑, 얼른 헤드폰을 뒤집어쓰고는 백스텝으로 슬슬 뒤로 가버린다.
이에 시연과 채이, 다시 과녁을 향해 겨냥을 하는데
과녁판을 향해 정신을 집중하고 심호흡을 하는 시연.
옆의 시연을 의식해서 이를 악물고 겨냥하는 채이.
채이의 총구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순간 총을 팍 내려놓고 가버리는 채이.
뒤에서 음악을 들으며 총알이 박힌 자신의 과녁판을 대견하게 보던 랑,
쌩하니 가는 채이를 보고는
랑 전채이, 연습 안하고 어디가? 야, 야!
채이의 돌발행동과는 달리 숨을 들이마시며 더욱 집중해서 과녁을 겨냥하는 시연.
16. SICS 체력 단련장
여전히 습자지를 향해 마구 검을 휘날리는 민우,
강풍기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얼굴과 몸이 땀으로 흥건하다.
그러나 민우, 바쁘고 거센 움직임과는 달리 종이 끝 한조각도 베지 못하고
헛손질만 하다가 결국에는 다리의 힘이 풀어지며 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헉헉거리며 어지럽게 흩날리는 습자지를 보던 민우, 좌절감으로 눈을 감고 만다.
17. 사격연습장
연발사격을 하고 과녁판을 확인하고...연발사격을 하고 과녁판을 확인하는 시연.
그 모습을 질리는 표정으로 옆에서 바라보는 랑.
시연, 또 연발 사격을 하고 과녁판을 확인하고는 비로소 총을 내려놓는다.
랑, 시연의 과녁판을 보면 한발의 총구만이 있는 과녁판.
랑 뭐야, 열 발을 쏴서 한발만 쏜 거처럼 해놔야 직성이 풀린다 그거냐?.
징하다, 윤시연. (혀를 내두르며) 이러니까 너두 나 말고 친구가 없는 거야.
작은 미소로 랑을 보고는 돌아서는 시연, 다시 굳어진다.
18. 도로/밤
차를 몰고 가던 시연, 잠시 신호에 걸려 멈춰 서는데
앞 쪽의 스넥 카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는 남자가 보인다.
-(flash back) 3부 스넥 카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던 민우의 모습-
스넥 카를 유심히 바라보는 시연.
19. 민우 집
어두운 실내에서 냉장고 문을 여는 민우,
생수병을 꺼내들다가 순간 얼굴을 찌푸리며 놓치고 만다.
이에 민우, 손을 보면 검 연습으로 물집이 잡혀있는 엄지와 검지.
20. 시연집
탁자에 스넥 카에서 사온 음식을 놓고 바라보고 있는 시연, 착잡하다.
-(flash back) 4부 성당에서 살기등등해서 시연에게 달려들던 민우의 모습-
시연, 음식 봉지를 다시 움켜들어 쓰레기통에 버려 버린다.
21. 민우집
약상자를 여는 민우, 붕대를 꺼내 물집이 잡힌 손에 붕대를 감는다.
그러다 문득 붕대 감는 걸 멈추고 손을 내려다보는 민우.
-(FLASH BACK) 2부에서 시연의 다친 손에 붕대를 쳐매주던 장면.-
이에 옆의 핸드폰을 들어 시연의 번호를 찾는 민우,
하지만 지금 자신의 혼란스런 처지와 심리상태 때문에 통화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시연의 이름만 쳐다본다.
그러다 끝내는 핸드폰을 닫는 민우.
22. 자연사 박물관 전경/다른 날/낮
23. 전시실
전시실을 돌아보는 신수장을 수행하는 시연.
신수장 아이들이 직접 공룡의 화석을 발굴하고 뼈를 조립해보는 프로그램을 짜도록 하구.
시연 네, 관장님.
이때 표본박스를 들고 오는 민주, 시연을 보고 눈빛을 반짝인다.
신수장 광물 보석관 신설에 따른 도서하구 자료들, 부탁해놨으니까 가져오도록 해라.
혼자 가서 가져오긴 벅찰 거야. 직원을 데리고 가.
민주 (때는 이때다 끼어들며) 제가 같이 가겠습니다.
신수장, 누군가 싶어 민주를 보고...시연은 조금 황당해서 민주를 보면
밝고 환하게 웃는 민주.
24. 대형 서적 주차장
시연, 책과 자료들을 가뿐하게 차로 옮기는데
낑낑대며 책을 가져오는 민주.
이에 시연, 민주의 손에서 책을 받아 차에다가 실으면
민주 와, 학예사님 진짜 힘 좋으시다. 평소에 뭐 드세요?
시연 (그냥 미소만)
민주 아니다, 지금 뭐 드시고 싶으세요?
시연 네?
민주 제가요, 점심 살게요. (애교스럽게 시연이 팔짱을 끼면서) 날씨도 좋구, 공기도 달달하구, 우리 데이트해요, 네?
시연 민주씨...
민주 (배 움켜쥐며 불쌍하게) 저 배고파요.
시연, 민우의 동생이라는 것이 꺼림직하면서도 왠지 민주가 귀엽고 친근해서 뿌리치지 못하고 민주를 보게 된다.
25. 레스토랑 안
메뉴판을 보며 고르는 시연과 민주.
시연은 메뉴를 고르는데 민주는 괜히 현관 쪽을 보며 안절부절이다.
시연 난 A 코스. 민주씨는?
민주 예? 아, 저두요.
시연 (손들어 직원을 부르려고 하면)
민주 제가 시킬께요. (어색한 웃음) 화장실 가는 길에. (일어나간다)
시연, 왜 저러나 싶어 가는 민주를 의아하게 본다.
26. 레스토랑 현관
허겁지겁 현관 쪽으로 온 민주, 밖을 살피며
민주 대체 왜 안 오는 거야, 이 인간?
이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민우, 민주를 휙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민주, 기겁을 해서 민우의 뒷덜미를 잡아 이끈다.
민우 (켁켁대며) 너?
민주 (입에 손가락 갖다대고) 쉿! (민우를 슥 훑어보고는 찌푸리는) 이 꼬락서니, 돌아버리겠다. (얼른 바지 속에 낀 민우 셔츠를 확 빼주고 단추 푸르면)
민우 (화들짝 놀라 민주 손 걷어내며) 얘가 어딜 만지고 이래?
민주 (아랑곳없이 손가락에 침 발라 민우 머리를 넘겨주면)
민우 야, 더러워. (손으로 침 바른 머리 문질러 코에 갖다대고는) 윽, 냄새!
민주 나 들어가고 5초 후에 들어와, 알았지?
민우 뭐?
민주 우리 우연히 만난 거다. 5초! (휙 가버린다)
민우 (?)
27. 레스토랑 안
미소를 지으며 시연 앞에 와서 앉는 민주, 긴장된 상태에서 선웃음을 짓는다.
민주 여기 티라미슈가 맛있어요. 후식으로 꼭 그거 드세요.
시연 케?? 좋아해요?
민주 전 별론데 울 오빠가 좋아해요. (벌떡 일어나 손을 흔들며) 오빠!
시연, 민주의 돌발적인 행동에 놀라 고개 돌려 보면 민우가 다가오고 있다.
민우 또한 시연을 보고 놀라는데
민주 (설레발치는) 어떻게 여기서 (강조)우연히 만나냐. 세상 되게되게 좁다.
민우 (어리둥절해서 보는)
민주 (서둘러 민우에게) 인사해, 우리 박물관 윤시연 학예사님.
(시연에게) 우리 오빠에요, 지난번에 사진 보여 드렸죠?
민우 (사진?)
시연 (표정 관리가 안 되는데)
민주 (어색한 두 사람의 태도에 눈치 보며) 왜...인사들 안 하세요?
민우 (민주 속셈을 눈치 채고 담담하게) 안녕하세요?
시연 (어쩔 수 없이 목례하는)
민주 오빠가 합석해도 괜찮을까요?
시연 ....
민주 (민우 잡아 앉히며) 앉어, 오빠. 여기 점심 먹으려고 온 거야?
민우 (빙글) 음.
민주 (순간 킁킁대는) 파스냄샌데...(민우 쪽으로 코가 향하는)
민우 (멍이 든 팔을 가리기 위해 옷소매를 내리며) 훈련 받다가 무리를 좀 해서..
민주 (흥분해서 버럭 소리 지르려다 순간 시연이 있다는 사실에 억지웃음 지으며) 시퍼러둥둥한 멍이 장난이 아니네...
남들이 보면 특수훈련이라도 받는 줄 알겠다, 오빠야.
특수훈련이라는 말에 민우는 순간 당황하고 시연을 보면
시연 (사무적으로) 민주씨, 자료도 넘겨야 하고 나 먼저...
이때 울리는 핸드폰에 민주, 잽싸게 받으며
민주 (괜시리 호들갑) 여보세요. 음, 미란아. 어머! 어떡해? 알았어, 금방 갈께. (시연에게) 친군데요,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저 빨리 가봐야겠어요.
민우 (빤한 민주의 계략이 귀여워 피식 웃고 만다)
시연 (화를 내면 이상한 상황이라 민주를 보기만하는)
민우 알았어. 학예사님이랑 내가 같이 점심 할 테니까 그만 가 봐. 주문은 해놨지?
시연 (민우 보는)
민주 (도리어 당황) 응? 어, 했어. (시연에게) 죄송해요, 먼저 갈께요.
오빠, 후식은 티라미슈로 시켜드려. 알았지?
민우 (여유 있게 물잔 들며) 너 아직도 안 가고 거기 있냐?
황당한 민주, 민우를 흘기고는 서둘러 인사하고 자리를 피해나가면
민우 (미소) 짜식, 우리가 아는 사인지도 모르고 엮을려고 엄청 애썼네요.
(시연을 말갛게 보며) 이렇게 보니까 진짜 반갑구 좋다, 그죠?
시연 ......
민우 (스스로도 계면쩍은) 민주랑 이렇게 아는 사인 줄은 몰랐어요. 같이 박물관에서 근무하긴 하지만. 걔 하는 일은 워낙 잡일이라서...
시연 (딱딱하게) 저기요, 강형사님.
민우 그거 알아요? 시연씨, 벌써 여러 번 나한테 말도 없이 가버린 거.
그거 나쁜 버릇인데. 그날... 내가 뭐 실수했어요?
시연 (차분) 전부터 말씀 드리려구 했는데... 강형사님 만나는 거 좀 부담스러워요.
특히나 이런 식의 만남, 저 불편하거든요.
민우 난 어색하구 좋은데...
시연 (정중하게) 이번에는 말씀드리고 가죠.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 시연.
반가웠던 민우, 시연의 싸한 태도에 서운한 표정으로 나가는 시연을 바라본다.
28. 레스토랑 앞
시연, 나오는데
바로 시연 눈앞을 지나쳐가는 견인차가 시연의 차를 끌고 가고 있다.
시연 (당황해서 차 뒤를 뛰어가며) 잠깐만요.
하지만 견인차가 점점 멀어지는데
이때 시연 옆으로 차를 몰고 와 급정거하는 민우, 클랙션을 울린다.
민우 타요, 어서.
시연 ...
민우 이러다가 놓치겠네. 빨리 타요.
시연 (난감해서 민우를 보는)
29. 도로
견인차를 좇아 달리는 민우의 차.
견인차를 좇아 차선을 바꿔가며 열심히 운전하는 민우의 모습에 시연의 시선이 머문다.
민우 모퉁이 돌 때 따라 잡을 수 있을 거예요.
점점 더 견인차에 가까워지는 민우.
이때 견인차 지나가고 정지 신호에 걸리고 마는 민우의 차.
민우, 급정거를 하게 되고 앞으로 몸이 쏠리는 시연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옆으로 뻗어 시연의 가슴 윗부분을 받쳐준다.
민우 놀랬죠?
시연, 놀라 자신의 가슴 윗부분을 받치고 있는 민우의 손을 보면 붕대가 감겨있다
이에 시연, 왠지 아릿해오는 느낌으로 민우를 보면
민우 (시연 가슴에서 손떼며) 미안해요. 다칠까봐 그런 건데...
불쾌했다면 미안합니다.
시연, 항상 시연을 보호하려는 민우의 배려에 화를 낼 수가 없어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려 버린다.
30. 강변 견인차량 사무실
직원에게 돈을 주고 영수증을 받는 시연, 돌아서면
민우가 기다리고 있다.
민우 어딨대요, 차?
시연 저쪽 끝에요.
민우 음...
시연과 민우, 순간 어색하다.
시연 고마워요.
민우 정말이요?
시연 네.
민우 그럼, 보답을 받아야겠죠?
시연 (보면)
민우 (손목시계를 보고) 36분 걸렸거든요.
시연 (무슨 소리인지?)
민우 여기까지 오는데 들인 시간, 그만큼의 시간을 나한테 줘요.
(시연을 깊게 보며) 36분.
시연 (순간 민우와 시선을 맞추며 마주 보게 된다)
31. 근처 야외
민우, 음료 캔을 들고 시연이 앉아있는 벤치로 가 옆에 앉는다.
음료 캔을 시연에게 내밀다가 다시 가져가 음료의 원터치 뚜껑 부분의 먼지를 후후 부는 민우, 성에 안 차는지 아예 자기 옷자락 끝을 끌어다가 음료의 뚜껑을 닦은 후
뚜껑 부분을 따서 시연에게 내민다.
시연, 민우의 소탈하고도 배려 깊은 모습에 얼른 음료를 받지 못하고 보면
민우 깨끗해요, 이 옷. 오늘 갈아입고 나온 거예요.
시연 (순순히 음료 캔을 받아들면)
민우, 시선 돌려 정면을 보며 뭔가 생각에 잠긴다.
시연 또한 받아든 음료 캔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 말 없이 그냥 그렇게 앉아있는 시연과 민우.
(시간경과)
아직도 그 자세로 골똘해 있는 민우.
시연, 살며시 손목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한다.
민우 (정면 본 체) 얼마나 남았어요, 시간?
시연 ...3분이요.
민우 이제 남은 시간동안 내 말만 할게요. 시연씨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들어만 줘요. (천천히 시선 돌려 시연을 보며) 33분 동안 쭉 생각을 해봤는데요
시연 (긴장이 된다)
민우 (수줍지만 당당하게) 나...시연씨 좋아합니다.
시연 .....
민우 요새 내 마음이 지옥 같았거든요. 그런데 사이사이 시연씨 생각이 나는 거에요. 이게 뭘까... 무슨 감정일까...이상했는데 오늘 시연씨 만나고나서 알았어요.
내가 시연씨를 좋아하구 있구나, ...아주 많이.
시연 (말하려 하면)
민우 (막으며) 우습게 들리겠지만 나... 여자한테 끌린 거 아주 오랜만이에요.
더 솔직히 고백하자면... 12살 때 첫사랑 이후, 처음입니다.
시연 (12살과 첫사랑이라는 단어에 난감해서 민우 보는)
민우 이젠 시연씨, 시간을 정해서 만나고 싶어요. 일방적이거나 우연이 아니라.
사귑시다, 우리.
시연 (단호하게) 강형사님.
민우 대답은 다음에 줘요. 달라질 게 없다고 해도...조금이라도 생각해 본 후에 그때 대답해요.
시연 (민우의 정중한 간청에 거절의 말을 하지 못한다)
민우 (다시 밝게) 시간 다 됐다, 36분. 내가 차 가져올께요.
민우, 시연 손에 들린 차 키를 가져가서는 쑥스러운 표정을 하고 뛰어간다.
망연하게 민우를 볼 수밖에 없는 시연, 민우가 건네준 음료 캔을 두 손으로 꼭 쥔다.
32. 도로
나란히 달리는 민우의 차와 시연의 차.
민우는 운전을 하면서도 시연에게로 시선을 주지만
시연은 애써 민우의 시선을 무시하고 앞만 바라본 채 운전을 하고 있다.
그렇게 달리는 민우의 차와 시연의 차.
잠시 후 시연의 차는 직진을 하고 민우는 좌회전을 해서 갈라지게 되는데...
이에 앞만 바라보던 시연, 룸밀러를 돌려 멀어져가는 민우의 차를 본다.
시연이 시선에 어쩔 수 없이 민우에 대한 호감이 묻어난다.
33. 신전 연결 입구
비밀 문으로 들어오는 홍상수를 맞는 사준,
홍상수에게 예를 갖춰 목례를 하고 안으로 안내를 하는 사준.
사준을 따라가며 주의 깊고 매섭게 사준을 살펴보는 홍상수.
34. 원로회의장
마주 앉아 얘기하는 신수장과 홍상수.
뒤로는 무영과 사준이 서 있다.
신수장 (냉소) 대체 내가 강원로를 암살하려 했다는 증거가 뭡니까?
홍상수 암살이 있었던 그 장소는 신수장님과 강원로 밖에 몰랐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신수장 (보면)
홍상수 그리구 또 (사준을 슥 보고는) 복면을 했지만 전사들 중에 한 명이라는 확실한 심증이 있다고 합니다.
무영과 사준, 홍상수의 암시적인 시선에 굳어지고...
신수장 그래서 강원로는 어쩌겠다는 거죠?
홍상수 (곤란한)
신수장 말씀해 보세요.
홍상수 원로들을 규합하여 신수장님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신수장님께서 일인 독재를 하기 위해 원로들을 숙청할 거라는 명목으로 말입니다.
신수장 (더욱 냉랭해지는) 남준우 원로도 가담했습니까?
홍상수 곧 그렇게 되겠지요.
주먹을 불끈 쥐는 신수장과 신수장 뒤에서 굳어지는 무영.
35. 행자부 장관실 안
책상 위의 <행정자치부 장관 남준우>의 직함 명패가 보이고
서류들을 넘겨보는 심각한 표정의 남준우가 있다.
이때 노크소리 나면
남준우 네.
비서 장국장님을 모셔왔습니다.
남준우 (끄덕이며 서류 들고 접대 소파로 오면)
장국장 (들어온다)
남준우 (악수 청하며) 남준웁니다.
장국장 장성훈입니다.
남준우 앉으시죠.
남준우와 장국장 앉으면
남준우 이번에 내가 새로 행자부를 맡게 돼서 여러 예산안과 기획안 등을 검토했는데 이상한 점이 있더군요. 장국장님 앞으로 배치된 예산과 인원....
장국장 제가 먼저 말씀드리지요.
남준우 (보면)
장국장 전 행자부 산하 대외비의 조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 조직이 어떤 조직인지는 장관님께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남준우 (황당)
장국장 제가 보고 드릴 수 있는 건 공식적인 책임자는 장관님이시지만 실질적인 책임자는 저라는 거, 예산도 행자부와 별도로 집행 되는 것이니까 신경 쓰실 필요 없다는 겁니다.
남준우 (치미는) 장관이 모르는 부서가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장국장 (똑바로 보다가) 윗분들이 특별히 관리하는 조직입니다. 확인해 보시지요.
남준우 (모욕감으로 장국장을 쏘아보는)
장국장 (일어서며) 나가보겠습니다. (나간다)
분에 겨운 남준우, 서류를 움켜쥐고 구긴다.
36. 자연사 박물관 앞/다른 날/낮
스쿠터 타고 오는 민주, 앞서 가고 있는 시연을 보고는 속도를 내서 달려간다.
민주 학예사님!
시연, 돌아보면
속도를 조절 못해 쌩하니 시연을 지나쳐 가버리는 민주의 스쿠터.
민주, 급정거를 해서 다시 돌아 시연 쪽으로 온다.
민주 안녕하세요?
시연 (담담하게 받아주는) 안녕.
민주 어제는 정말 죄송했어요. 친구가...
시연 민주씨?
민주 네?
시연 나한테 좋은 감정으로 대해 주는 건 고마운데, 개인적인 관계까지 민주씨하구 엮 이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 우리,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동료 이상으로 서로를 대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민주 오빠가 혹시 뭐... 잘못이라도 했나요?
시연 잘못은 민주씨가 했지. 나하구 오빠한테 양해도 없이 그런 자릴 만들었잖아요?
민주 (기죽은) 죄송합니다.
시연 그래요. 다음부턴 그러지 마요.
시연, 민주에게 단호한 표정으로 보이고는 박물관으로 가버리면
주눅 들었다가 가는 시연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민주.
민주 어휴,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다르냐.
웃는데도 얼굴에 칼바람이 도네. 그나저나 오빠가 어떻게 했길래 나한테 저래?
(갸웃) 오빤 학예사님 맘에 들어하는 것 같았는데...
민주, 핸드폰을 하면 <고객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소리 샘으로...>의 메시지가 나온다.
민주 (성질나서) 강민우씨, 앞으로 이 여자 목소리 또 한번만 더 나오면
내 손에 당신 코피 묻히게 될 거야. 전화해! (핸드폰 팍 끊는)
37. SICS 체력 단련장
바람에 흩날리는 습자지들과 강풍기....그리고 검을 든 민우.
민우, 예전과는 달리 많이 정돈되고 평온한 얼굴이다.
검 집에서 검을 빼 치켜드는 민우, 천천히 눈을 감는다.
민우의 눈을 감은 얼굴 위로...
민우 (소리) 바람 소리... 종이의 흔들림....
바람소리... 종이의 흔들림...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 소리와 민우 얼굴 가까이서 날리는 종이들.
민우 (소리) ... 느껴야해.
이때 다가오는 문 형사, 민우의 예사롭지 않은 집중에 멈춰서 바라본다.
집중한 민우, 순간 눈을 부릅뜨고 검을 단 한번 휘두르면
바람과 종이를 가르는 민우의 검.
습자지의 한 모퉁이가 민우 검에 의해 잘려나가며 마치 나비처럼 바람에 넘실거리면
희열로 그 종이조각을 보는 민우.
지켜보던 문형사, 박수를 치며 다가온다.
이에 손가락으로 V자를 해보이며 환하게 웃는 민우.
38. 락카룸
샤워한 차림으로 와서 옷을 입는 민우와 문형사.
문형사 몇 날 며칠을 밤낮없이 칼질만 하더니 끝내는 해내는구나. 비록 달랑 한조각만 떨궜지만.
민우 달랑? 선배가 한 번 해볼래요?
문형사 됐다. 지금 받는 체력 강화훈련만으로도 근육파열 직전이야.
낼 모레면 마흔인데 코에서 단내가 나게 이게 무슨 헛지랄인지.
민우 공무원이라고 이것처럼 안정된 일도 없다고 할 땐 언제고?
마흔이면 앞으로 곧 퇴직할 거고 연금도 받고...좋겠네요, 뭐.
문형사 (흘기고는) 종이조각 벤 기념으로 맛있는 거 사줄랬더니 취소다.
민우 맛있는 거 뭐요?
문형사 (술 마시는 시늉)
민우 (작게) 훈련 중에 술 마셔도 된대요?
문형사 알게 뭐냐? 우리끼리 살짝쿵 마시는데.
영모 (언제 왔는지 쓱 끼어들며) 살짝쿵 뭘 마시는데요?
문형사 아, 깜짝이야.
영모 (탐색의 눈초리로) 감시 들어갑니다.
문형사 진짜 죽이는 데 있거든. 같이 갑시다. 그 술집 컨셉이 신비와 쾌락이거든. 그래 서....(영모에게 속닥이는)
빙글 웃음 띠우는 민우, 락카에서 펜던트 꺼내 목에 거는데 떨어지는 펜던트 고리.
민첩하게 떨어지는 펜던트를 손으로 받아 채는 민우.
민우 윽, 끊어졌다. (손으로 펜던트의 고리를 조인다)
문형사 야 야, 왠만하면 새로 하나 장만해라, 쪼잔하기는. 보는 내가 지겨워죽겠다.
그것두 너 시각적 폭력이야.
웃으며 펜던트를 조심스럽게 목에 거는 민우.
39. 채이 레스토랑 안
검은 선글래스를 쓴 영모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친한 척하며 오는 문형사.
문형사 어때, 분위기 끈적끈적하지?
우리 오늘 사내 대 사내로 허심탄회하게 인사불성이 되자구!
영모 정말 물 좋아요?
문형사 거럼! 근데 안경은 좀 벗지 그래? 보여?
영모 저만의 설정입니다.
문형사 (쩝)하긴 자네 얼굴은 많이 가려주는 게 사람들한테 덜 미안하긴 하겠다.
이때 채이가 직원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으면
뚫어지게 채이를 보는 영모와 영모 따라 채이를 보는 문형사.
이때 채이, 두 사람을 스쳐 지나가면
영모 잠깐만요.
채이 (보며) 저요?
문형사 (중얼) 오, 과감하네.
영모 우리.... 어디서 만나 적 있지 않습니까?
채이 (영모 슥 보고) 글쎄요.
영모 잘 생각해 보십시오.
채이 (피식 웃고) 생각나게 되면 말씀드리죠. (직원에게) 나 좀 나갔다 올께.
채이, 현관으로 나간다.
문형사 (영모에게) 그런 클래식한 수작으로 여자가 넘어오겠어, 요새 세상에?
(목소리 깔며) 저희 어머니를 닮았습니다, 차라리 그러지?
영모 분명 어디서 본 여잔데?
문형사 (비웃는) 꿈에서?
영모 (선글래스 콧등으로 내리고 노려보면)
문형사 (딴청) 강민우 얜 주차를 어떻게 시키는데 이렇게 안 와?
40. 지하주차장
민우, 주차를 시키고 내리는데
굳은 표정으로 오는 채이.
민우, 차 문을 잠그고 돌아서는 찰나
바로 앞에서 차문을 여느라 고개를 숙이는 채이.
민우, 채이 차 앞을 지나가고 채이는 차에 올라탄다.
차를 몰고 가는 채이.
채이 차 백밀러로 보이는... 가고 있는 민우의 뒷모습.
41. K의 은신처 야외 데크
뒷짐을 진 채 경치를 바라보며 말하고 있는 K, 비장하다.
K 그동안 신수장과 원로들, 겉으로는 일족의 안녕 운운하며 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 일족들을 희생시켜왔어. 그들의 독재와 횡포에 썩 은 인간의 간만을 먹으며 우리 일족들은 점점 더 비참해지고 있다.
이젠 엎어버려야 해.
K, 돌아서 보면 채이가 서 있다.
K 전사로서 강주선을 제거해라.
채이 (놀라 보면)
K 여기서 하나만 더 건드려주면 원로들은 서로를 불신하며 알아서 무너질 거야.
(냉소)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의심도, 겁도 많아지는 법이니까
채이, 괴롭고 복잡한 마음을 숨기려 고개를 떨군다.
42. 무영 집무실
채이, 들어오면 아무도 없는 텅 빈 실내.
천천히 방 한 가운데로 오는 채이, 한쪽에 기대어져 있는 첼로를 보고 다가간다.
첼로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쓰다듬어보는 채이, 첼로로부터 무영을 느끼는듯하다.
(시간경과)
무영의 책상으로 가 무영의 의자에 앉는 채이,
무영의 손길이 스쳐간 모니터와 집기들을 자신의 손길로 스쳐보며 무영을 떠올리다가
서랍을 보고는 손길을 멈춘다.
잠깐의 갈등 끝에 서랍을 여는 채이, 반지 케이스를 본다.
이에 채이, 반지 케이스를 집어 드는데 그 밑에 놓여진 시연의 손수건.
-(FLASH BACK) 3부 어린시절 나무에 매달린 무영의 메마른 입술에 물을 축여주던
시연의 손수건-
채이, 굳어져 반지 케이스를 열어보면 다이아몬드 반지.
싸늘해지며 냉소를 띠우는 채이, 반지 케이스를 제자리에 내려놓고 서랍을 닫아버린다.
43. 무영 회사 엘리베이터
무영, 오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채이와 마주친다.
무영,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팍 열고는 의미 있는 표정으로 채이를 본다.
이에 무영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는 채이, 냉랭하다.
무영 강주선 원로가 있는 곳을 알아냈다.
채이 (앞만 보고 반응 없는)
무영 랑과 가서 강주선 원로를 모셔와. 다른 원로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채이 (무표정에 차갑기 그지없는) ...어디야, 강원로가 있는 곳?
44. 채이 레스토랑 안
테이블의 민우, 문형사, 영모.
영모 (음료 잔을 들고) 건배!
문형사 아이고, 쪽 팔려. 미치지 않고서야 무슨 딸기쥬스로 건배야?
영모 알콜은 규정상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해야 됩니까?
문형사 나 배 불러서 더는 못 마셔. 세 잔째야, 벌써.
영모 허벌나게 마시고 뻗자면서요?
문형사 내 말이 그 말이냐? (편들어 달라는) 민우야?
민우 (음료 마시며 미소 띠우고 있는)
문형사 야, 너까지 왜 아까부터 실실 쪼개는 건데? 돌아버리겠네, 얘네들 때문에.
민우 누가 생각나서 그래요.
문형사 (짜증) 뭐, 또 그 박물관 아가씨?
영모 (솔깃해서 듣는)
민우 여기서 처음 만났거든요.
문형사 (깜짝) 니가 여길 전에 왔었단 말야? 여기 (강조)절대 니 수준 아닌데?
민우 그러니까 운명이지.
문형사 (흘기는) 아이고...
영모 강민우씨 사귀는 여자 있어?
문형사 사귄다기 보다는... 침 바르는 여자라고나 할까나.
영모 (이제까지와는 달리 단호한 모습) 아직 시작 안한 관계라면 이제라도 끊어.
민우 (영모 보면)
영모 술, 여자, 사생활... 우리하고는 상관없는 말들이야. 생각해봐. 피를 나눈 가족 들한테까지도 우리 일을 비밀로 해야 하는데, 여자? 그 여자한테 강민우씨의 뭘 보여주고 뭘 나눠줄 수가 있지?
민우 (옳은 말임에 표정이 어두워진다)
영모 철저히 혼자 일 때, 가장 안전한 게 우리 일이야.
문형사 (감탄해서 영모 보는)
영모 (단호함이 풀어지는) 그래서 나를 비롯해 우리 팀원들 다, 애인 같은 거 없어.
문형사 거야 댁들은 얼굴이랑 키랑 안받쳐주니까 찌그러진 거고, 민우야 훤칠하니까...
영모 남의 말 하십니다.
문형사 (헛기침) 내가 키는 쫌 딸린다. 그래도 얼굴은 동남아 쪽에서 얼마나 먹어주는 얼굴인데? 왜 이러셔?
생각에 잠기는 민우, 착잡해진다.
45. 달리는 차 안
서류봉투에서 파일들을 꺼내보는 사준.
민우와 가족의 파일로 각 장마다 민우, 민주, 양부모의 사진과 인적사항 등이 기재되어 있다.
세심하게 보는 사준, 의료기록 파일을 넘겨본다.
그러다 양모의 진료파일에서 문득 얼굴이 굳어지며 자세히 살펴보는 사준,
순간 뭔가를 알아낸 듯한 표정으로 파일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치켜든다.
46.무영의 집무실
사준, 책상의 무영에게 민우 양모의 의료파일을 내민다.
무영 (사준을 보면)
사준 강민우의 모친 의료기록이야. 강민우 모친이 77년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걸로 돼 있다. 77년이면 강민우를 출산하기 전이야.
무영 그럼 혹시?
사준 입양이 아니라 친자로 돼있어. 강민주까지... 조작된 게 아닐까 싶다.
민우에 대한 궁금증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증폭되는 무영, 골똘해진다.
47. 도로
운전하는 영모와 뒷좌석의 민우, 문형사.
문형사, 영모에게 차 여기저기에 있는 무기들을 집어 물어보며 대화하는 가운데
차창 밖을 보는 민우, 쓸쓸하다.
이때 민우의 시야에 들어오는... 차를 끌고 가는 견인차량.
그리고 그 뒤를 소리치며 손잡고 뛰어가는 남녀가 보인다.
그 모습을 보는 민우, 어두웠던 얼굴에 점점 미소가 퍼져간다.
민우 정지!
도로 한쪽에 급정거하는 차에서 내리는 민우.
문형사 야, 어디 가는데?
민우 보고 싶은 사람, 보러 가요.
영모 강민우씨!
민우 내가 그 여자한테 뭘 보여주고, 뭘 나눠 줄 수 있는지는 그 여자를 만나고 나서 생각해보죠. 지금은 그리워하기도 바쁘니까.
문형사와 영모가 말하기도 전에 반대방향으로 힘차게 뛰어가는 민우.
뛰는 민우, 밝다.
48. 까페
당구대를 가르며 시원하게 구르는 당구공들.
랑, 늘씬한 여자들 틈에 껴서 포켓볼을 하고 있다.
랑의 넘치는 힘에 여자들은 함성을 지르자 랑은 한껏 흥에 겨워 폼을 잡고 맛세이를 시도하는 찰나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
삐끗하며 당구공을 빗나가는 랑의 큐대.
폼을 구긴 랑, 궁시렁 대며 핸드폰을 받는다.
랑 채이니, 왜? (순간 긴장) 어디? 알았어.
이에 랑, 큐대를 내려놓고 나가면 여자들<오빠!>하고 부른다.
머리 위로 여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목에 건 헤드폰을 쓰는 랑,
49. 강주선 호텔 복도
성큼성큼 걸어오는 남자의 발, 강주선 방 앞에서 멈춰선다.
50. 강주선 룸 안
초조하게 서성이던 강주선, 옆의 와인을 잔에 따라 벌컥 마신다.
강주선의 표정에 초조와 독기가 혼재해 있는데 초인종 소리에 현관으로 나간다.
강주선, 문의 구멍으로 밖을 확인하면 볼록렌즈로 보이는 홍상수의 모습.
강주선, 안심하는 표정으로 문을 열면
무기를 앞세우고 들이닥치는 사준.
놀란 강주선, 뒷걸음질 쳐서 가며 사색이 된다.
강주선 분명 홍상수 원로였는데... (비로소 눈치 채는) 너....너!
주위의 집기들을 거침없이 쓸어버리거나 헤치며 사정없이 달려들어 방심한 강주선의 목을 꺽은 후 가슴에 칼을 쑤셔 넣는 사준.
사준을 올려다보는 핏빛으로 충혈되는 강주선의 눈.
51. 호텔 복도
홍상수, 오다가 강주선 방 안에서 나오는 사준을 보고 얼른 몸을 숨긴다.
홍상수의 시선을 의식하며 홍상수를 뒤로 한 채 냉혹한 표정으로 가는 사준,
모퉁이를 돌자 순간 얼굴이 채이로 바뀌고...
싸늘한 채이, 지그시 이를 악물고 간다.
52. 지하주차장
랑, 오토바이에서 내리는데 랑의 어깨를 팍 잡는 손.
랑, 방어적으로 쳐내고 돌아보면 채이다.
랑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없는 채이, 빨리 가자는 눈짓을 하고 앞서고
랑은 그 뒤를 따른다.
53. 강주선 룸 앞
사색이 되어 룸에서 뛰어 나오는 홍상수, 주위를 경계하며 얼른 자리를 피한다.
54. 호텔 엘리베이터
홍상수, 급하게 버튼을 누르고 초조하게 기다리는 데 열리는 문.
이에 홍상수, 얼른 엘리베이터에 타면
옆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랑과 채이.
닫히는 문 사이로 지나가는 랑과 채이를 보는 홍상수, 이를 간다.
홍상수 역시 신수장의 짓이였어.
55. 강주선 룸 앞
랑과 채이, 문 앞으로 다가가는데 문이 살짝 열려져 있다.
의아한 표정의 랑, 앞서 들어가고
채이는 표정 관리를 위해 심호흡을 하고는 안으로 들어선다.
56. 강주선 룸 안
안으로 들어온 랑과 채이, 엉망이 된 실내를 보고 놀란다.
이에 랑, 불길한 예감으로 침대 쪽으로 달려가 보면
바닥에 널부러진 가운과 그 위에 쌓여있는 강주선 사체의 재.
놀란 랑, 이 사태를 어떻게 하냐는 표정으로 채이를 보면
채이, 입술을 앙다물며 확 돌아서버린다.
57. 자연사 박물관 앞/밤
핸드폰 하며 건물로 향하는 시연, 경직되어있다.
랑 (소리) 강주선 원로가 암살당했어. 지금 다들 거기로 가고 있어.
시연 알았어.
시연, 핸드폰 끊는데 맞은편에서 뛰어오는 민우를 보고 굳어 멈춰선다.
시연과 마찬가지로 뛰어오다가 시연을 본 민우.
민우 시연씨!
민우,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달려와 시연 앞에 멈춰 선다.
민우 (양손으로 무릎 짚고 상체 숙여 헉헉거리며) 택시가... 잘 안 잡혀서요... 뛰어왔어요. 어지럽다.
가쁜 숨을 내몰아쉬며 시연을 보는 민우, 미소가 가득이다
당황스런 시연, 다가오는 자동차 헤드라잇에 시선을 주면
랑의 오토바이와 사준과 채이가 탄 차가 시연과 민우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갈등의 상황인 시연...
시연의 불안정한 표정에 민우도 시연 따라 전사들이 오는 쪽을 보는데
이때 민우의 손을 탁 잡아끄는 시연.
놀라 시연을 보는 민우.
58. 박물관 일각
민우의 손을 잡아끌고 온 시연, 민우 손을 확 놓아버린다.
민우, 어리둥절해서 시연을 보면
순간 자신이 한 행동이 혼란스런 시연. 민우의 시선 피하며 매몰차게
시연 그때 못했던 대답, 지금 할께요.
민우 ....
시연 제 대답은 거절입니다.
민우 시연씨.
시연 거절합니다.
민우 ..왜죠?
시연 (민우 보는)
민우 ......
시연 (민우의 눈빛에 마음이 흔들리지만 차갑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
민우 (충격으로 멍한)
시연 다시는 서로 보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제가 강형사님의 감정을 배려했던 것처럼, 이제 강형사님이 제 감정을 받아들이고 배려해줬으면 고맙겠어요.
민우 (그저 보는)
시연 (돌아서 가려하면)
민우 내가... 일방적으로 시연씨 몰아붙인 거였어요, 그동안?
시연 ....
민우 그랬다면 ...미안해요.
시연 안녕히 가세요.
시연, 가버리고나면
남아서 망연자실하게 한참을 그냥 서 있는 민우.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무영.
59. 거리
축 처진 느낌으로 걸어가는 민우.
조금 떨어져서 그 민우를 좇아가는 차, 무영이다.
무영의 시선, 민우에게 꽂힌 채 민우를 따르고 있다.
60. 편의점 앞
가다가 멈춰서는 민우, 문득 편의점을 바라본다.
이에 무영의 시선도 편의점을 향하고...
61. 편의점 안
선반 위의 소주 팩을 손가락으로 툭툭 쳐서 바구니 안에 떨어뜨리는 민우,
머리로는 딴 생각이 가득해서 멍한 표정이다.
그런 민우를 통로에 지켜 서서 보고 있는 무영.
민우, 무영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물건들을 바구니에 던져놓으며 오다가
서 있는 무영과 탁 부딪힌다.
민우 (뒤로 물러서며) 미안합니다.
이때 민우 목에 펜던트가 툭 떨어져 무영의 발 앞으로 굴러간다.
시연의 펜던트와 똑같은 민우의 펜던트를 보는 무영, 포커페이스임에도 충격이 드러나는데
무영, 허리 굽혀 민우의 펜던트를 주워들면
열린 뚜껑으로 사이로 보이는 어릴 적 시연의 사진.
무영의 시선, 순간 민우에게 확 꽂히면
펜던트를 받기 위해 무영에게 다가서는 민우.
마주서서 서로를 보는 무영과 민우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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