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외전 6부
방송일: 20040803
동영상 : 줄거리:
구미호 외전 -6부-
1.건물 옥상/낮
긴장된 상태에서 마주보는 무영과 호위무사1,2.
쓰러졌던 민우, 무영을 알아보고는 놀란다.
이에 민우, 재빠르게 일어나서는 나름대로는 맨손의 무영을 보호하기 위해 칼을 들고 무영 앞을 막아서며 호위무사들1,2에게 대항한다.
행동을 중지하라는 무영의 엄한 눈짓에도 순식간에 민우에게 칼을 날리는 호위무사1,2.
무영과 민우는 호위무사1,2와 대각선으로 얽힌다.
무영, 민우에게 무술을 들켜서는 안 되는 상황이기에 방어적인 자세일 수 밖에 없고
민우는 공격 받는 무영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인데...
이때 호위무사1,2의 날카로운 칼날에 스치는 민우의 어깨.
민우, 자신의 어깨를 보면 칼날에 스친 옷이 찢어져 있고 핏물이 베어 나온다.
상처 입은 민우를 부축하며 뒷걸음질치게 되는 무영.
살기로 가득해서 무영을 노려보는 호위무사1,2.
2.경기장 귀빈실/낮
시연 목에 쌍단도를 겨눈 남준우의 얼굴 또한 살기가 번득이는데
반격하지 않은 채 남준우의 뜻에 맡긴다는 표시로 눈을 감는 시연...
시연에게 적의가 없음을 아는 남준우, 시연의 목에서 칼을 거두고 뒤돌아서 문으로 간다.
시연, 이에 천천히 눈을 뜨는 순간
훽 뒤돌아서 시연에게 검을 날리는 남준우.
날아오는 검을 보면서도 피하지 않고 그대로 서 있는 시연.
시연의 볼 옆을 살짝 스치며 날아가는 검, 벽에 가 꽂힌다.
남준우 만약 원로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시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이때 황급히 들어오는 경호원들.
남준우의 눈짓에 경호원들은 남준우를 둘러싸고...
경호 받으며 나가는 남준우.
망연하게 남겨진 시연과 벽에 꽂힌 쌍단도.
3.건물 옥상/낮
민우, 무영과 대치한 날카로운 눈빛의 호위무사1,2...공격을 하려는데
이때 벌컥 비상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돌아보는 호위무사1,2...
들이닥치는 영모, 세경, 승준가 멀리로 보인다
이에 싸늘한 표정으로 무영과 민우를 노려보고는 홀연히 사라지는 호위무사1,2.
달아나는 호위무사1,2를 보고 좇는 SICS 요원들.
민우 (소리치며 달려가는) 출구를 봉쇄해요. 출구를!
호위무사들의 그림자를 좇아 다시 비상문으로 달려가는 SICS 요원들.
4.옥상 비상계단/낮
민우, 달려와 계단 난간에 몸을 빼고 내려다보면
계단 모퉁이로 빠르게 내려가는 가운데 얼핏 얼핏 보이는 호위무사들의 옷자락.
그 옷자락을 좇아 민첩하게 달려가는 SICS 요원들.
영모 (달려가며 무전하는) 목표물, 비상계단으로 도주. 출구 봉쇄.
추격전을 바라보던 민우,
어깨의 상처를 잡고 인상을 쓰다 무영이 생각 나 시선을 옥상 쪽으로 돌린다.
5.건물 옥상/낮
무영, 바람에 다 흩어지고 겨우 바닥에 자국만 남아 있는 원로들의 재가루를 보며 착잡한데
다가오는 민우.
긴장과 탐색으로 서로를 보는 무영과 민우.
무영 (어깨 상처를 보며) 괜찮아요?
민우 네.
무영 (선수 치는) 대체 무슨 일입니까? 왜 저 사람들이 댁을 죽이려는 건지...?
민우 (말 자르며) 그것보다도... 여긴 무슨 일로 오셨죠?
순간 멈칫하는 무영, 민우를 바라보기만 한다.
민우, 그런 무영을 의심이 섞인 눈초리로 뚫어져라 보면
위기를 모면을 해야 하는 무영, 씁쓸한 표정으로...
무영 ...시연이 알죠?
민우 (놀라 보면)
무영 (민우를 똑바로 보며 나즉하게) 윤시연...
6.신전 입구/낮
굳은 표정으로 들어가는 무영.
7.벽화 복도/낮
무영, 들어오는데
기다리고 있던 시연, 긴박한 표정으로 무영을 맞는다.
시연 아무래도 홍상수 원로와 김상현 원로에게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무영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시연 (머뭇하다가) 남준우 원로를 만났습니다.
무영 (버럭) 암살자로 지목된 상태에서 위험하게 니가 왜 원로를 만나?
시연 ......
무영 (시연의 뜻 알아차리고)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거니?
괜한 일을 했다. (애잔한 시선으로) 정말 너... 목숨을 잃을 뻔 했어.
시연 (무슨 뜻인가 보면)
무영 (다시 침착하게) 두 번 다시는... 내게 보고 없이 움직이지 마.
시연 빨리 홍상수 원로와 김상현 원로의 행방을 찾는 것이...
무영 그 두 사람, 죽었어...
놀라는 시연과 더욱 굳어지는 무영.
8.원로회장/낮
원탁에 앉아 신수장과 독대하고 있는 무영.
무표정한 신수장과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을 누르느라 차가워질 수밖에 없는 무영.
무영 잘못 하셨습니다, 어머니.
신수장 (보면)
무영 원로들은 마음을 바꾸려 하고 있었습니다.
신수장 그래서 그랬다.
무영 .....
신수장 그들이 먼저 나에 대한 마음을 바꿨어. 내게 등을 돌렸다.
무영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잖습니까? 강주선 원로가 암살되고...
신수장 (단호) 아니. 그 어떤 명백한 증거가 있다 해도 나를 믿었어야 했어.
하지만 원로들은 어설픈 정황만으로 나를 축출하려고 했다.
나에 대한 그들의 신뢰는 바닥이었어. 그걸 안 이상, 그들을 받아줄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은 나한테 돌아온다 해도 언제 또 다시 마음을 바꿀지 모르니까.
무영 (연민으로 이해가 되지만 강하게) 어머니!
신수장 피로써 수장 자리에 올랐으니... 피로써 이 자리를 지켜야겠지.
잘못된 일이라 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무영 단지 자리를 지키기 위함이었습니까?
신수장 (깊게 보는)
무영 그렇습니까?
신수장 ....
무영 왜 변명을 하지 않으십니까? 우리 일족의 평안을 위해서였다고....
이 모든 일을 뒤에서 조작 한 반대세력에게 일침을 가하기 위해서였다고....
신수장 내가 그렇게 말한다면... 믿어 주겠니?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는 무영, 애증으로 바라보다 나가려는데
신수장 내가 너와 미리 상의 하지 않은 것은 미안하다.
무영 (돌아선 채 멈춰서면)
신수장 (모성의 심정으로 설득) 무영이 너만큼은 이 피 묻히는 일에서 제외시키고 싶었어, ....어미 된 심정으로. 그것만큼은 믿어줬음 좋겠다.
(다시 침착하게) 내가 너한테 할 수 있는 변명은 이게 다야.
신수장이 이해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수장의 피의 결단에 반감이 드는 무영....
멈췄던 걸음을 옮긴다.
9.신전 복도/낮
차갑게 굳은 무영이 나오면
기다리고 있는 전사들, 모든 것을 들은 듯 침울한 표정인데
나오는 무영을 보고서는 긴장한 시선을 준다.
전사들 보기가 괴로운 무영, 시선주지 않은 채 전사들을 지나쳐 가버리면
그런 무영을 안쓰럽게 보는 시연.
채이 또한 무영을 걱정스럽게 보다가
무영을 향한 시연의 애처러운 시선에 마음이 상해서는 외면해버린다.
10. SICS 회의실/낮
요원들과 장국장 앞에서 보고하는 민우.
민우 한명은 우리가 좇던 홍상수 회장이었고 한 명은 태광 그룹의 김상현 회장으로 추정됩니다.
장국장 김상현?
민우 워낙 유명인사라 알아보기는 했는데 경황중에 잠깐 본 것이라서 확실치는 않습니다.
장국장 생각보다 더 치밀하군. 정계, 재계, 연예계... 그들이 다 꿰차고 있어.
문형사 그럼 홍상수와 김상현을 공격한 측은 누구였어?
민우 처음 보는 자들이었어요. 하지만 정확하게 김상현과 홍상수의 가슴을 노려 죽인 걸 보면 그들과 같은 종족이 틀림없습니다.
문형사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 아냐? 왜 지들끼리 치고 박고하는 거지?
영모 그나저나 강민우, 나한테 삼박 사일 밥 사야 되는 거 아닌가?
세경 왜?
영모 내가 무술을 제대로 사수해준 덕분에 그 고수들한테서 목숨을 구한 거잖아.
어깨만 살짝 칼에 스치고, 안 그래?
민우 (그저 씁쓸히 웃기만 하는)
세경 근데 그때 그 옥상에 민우씨랑 누가 같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냐?
찬혁 (민우에게) 누가?
민우 우연하게 현장을 목격하게 된 사람인데 절 도와줬습니다.
찬혁 일반인이 홍상수와 김상현의 죽음을 목격했단 말야?
민우 목격자는 그 두 사람이 죽고 난후에 현장에 왔습니다.
찬혁 확실해?
민우 확실합니다.
장국장 일단 김상현의 소재 파악부터 해. 그리고 가족들과 주변 인물들 조사하고.
일동 네.
장국장 , 일어서며 찬혁과 민우에게 따라오라는 눈짓을 한다.
11. SICS 일층/낮
이층 계단에서 내려오며 궁시렁대는 문형사, 세경, 영모, 승준.
영모 국장님, 정말 너무 하신 거 아냐? 헛 참, 나를 제끼고 민우를 불러?
어떻게 이딴 식으로 서열을 파괴 할 수가 있는 거냐구..
문형사 자기가 나보다 더 쪽 팔려?
영모 에?
문형사 내 나이가 뭣인데 말야. 자기들하고 한 뭉탱이로 떨려나구... 나 정말...
세경 몇 살인데요?
문형사 (불쑥) 낼 모레면 마흔... (아차 싶어 세경 눈치 보고) 서른 다섯인데 반올림하면 마흔이다 뭐 이런 얘기거든요...
세경 (놀리는) 어머, 난 문선배님이 마흔이 훨씬 넘은 줄 알았어요.
젊으시구나, (쓱 훑어보며) 보기보다... (자기 자리로)
문형사, 이 부드득 갈며 세경 째려보고 승준과 영모는 키득댄다.
12. 장국장 사무실/낮
얘기 나누는 장국장과 찬혁, 민우.
장국장 언제까지 그들을 좇아다닐 수만은 없어. 우리가 직접 나서서 잡아들여야지.
찬혁 어떻게 말입니까?
민우 (장국장 보면)
장국장 덫을 놓는 게 가장 빠르고 정확하지 않을까 싶은데...
민우 덫이요?
장국장 (묘안이 있는 듯 눈을 반짝이는)
13. 박물관 로비/낮
퇴근 차림의 시연, 나오다가 문득 놀라 멈춰 선다.
앞쪽에서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민우의 모습 때문이다.
얼어붙은 채 다시 바라보면 민우가 아닌 젊은 남자.
젊은 남자가 시연 옆의 애인에게 반갑게 다가서고 있다.
애인의 어깨를 안고 시연 옆을 스쳐가는 남자.
스스로 민우를 떠올렸다는 것에 기막히고도 씁쓸해지는 시연,
표정이 어두워진 채 다시 걸음을 옮긴다.
14. 민우 사무실/낮
손에 명함을 든 채 서성이는 민우, 약간은 초조해 보인다.
그러다 멈춰 서서 명함을 보는 민우.
(insert) **투자컨설팅 회사. CEO 신무영.
명함을 보고 생각에 잠긴 민우,
잠시 후 결심 한 듯 책상위의 소지품을 챙겨 들고 문을 열고 나간다.
15. 무영 집무실/밤
황혼녘의 도시전경을 바라보고 있는 무영, 신수장의 일로 괴로워 상념에 빠져있는데
들어오는 시연, 말없이 무영의 옆으로 가 선다.
이에 무영의 시선이 시연에게 향하면
시연, 무영처럼 도시 전경을 바라보며 늘 깍듯했던 태도 대신 동료의 느낌으로...
시연 오빠를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나요. 검을 들지 않겠다고...스승님께 맞아 피투성이가 됐으면서도 검만은 들지 않겠다고 눈빛이 서늘했던 모습.
무영 ......
시연 그때 오빠는 알고 있었을 거에요. 오빠가 이어받을 수장의 자리라는 게 얼마나 고되고 외로운 자리인가. 그래서 터지고 맞을지언정 피하려구 했던 거구요, (천천히 무영에게 시선 주면)
무영 (마주 보는)
시연 지금 누구보다 괴로운 분은 수장님이세요. 모든 걸 혼자서 다 짊어져야 하니까.
무영 ...알아. 어머니가 지금 어떤 심정이신지... 잘 알아.
모르겠는 건 내 맘이다. 그런 어머니에게 연민이 있으면서도....
그러면서도... 어머니가 두려운 내 맘.
시연 지금은 그냥... 아들로서 어머니 곁을 지키며 위로를 주세요.
그래야 오빠도 맘이 편할 테니까요.
무영, 시연을 깊게 바라보고 시연 또한 무영을 격려하는 눈빛으로 화답하는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무영, 책상으로 가 전화를 받는다.
무영 여보세요.
민우 (소리) 저, 강민웁니다.
무영 (순간 굳어 시연을 보는)
민우 (소리) 지금 로비에 와있습니다. 만났으면 하는데요.
무영 알겠습니다. 내가 내려가죠.
무슨 일인가 싶어 경직된 무영을 보는 시연.
천천히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가만히 시연을 보는 무영.
16. 무영네 회사 로비/밤
민우, 기다리고 있는데
로비를 가로 질러 가는 시연의 모습을 본다.
시연을 보는 민우, 마음이 아릿해져 시연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는데
이때 시연 뒤로 따라 나오는 무영의 모습.
잠시 마주 서서 얘기를 나누는 무영과 시연의 모습에 표정이 어두워지는 민우,
상심으로 돌아서려는 순간....
시연이 무영에게 깍듯하게 목례를 하는 모습을 본다.
민우, 그 모습이 이상한데
시연은 현관 쪽으로 가고 무영은 돌아서 민우 쪽으로 온다.
다가오는 무영을 보고 눈인사하는 민우.
마주 서는 민우와 무영의 시선, 팽팽하다.
한편 현관으로 나가던 시연, 문득 이상한 느낌에 무영 쪽으로 돌아보면
모퉁이를 돌아가는 무영과 무영에 가려 보이지 않는 민우...
얼핏 민우라고 직감한 시연, 한 걸음 옮겨 자세히 보려는데
이미 모퉁이를 돌아서 가버리는 무영과 민우.
시연, 그럴 리 없다는 표정으로 시선 돌려 현관으로 나간다.
17. 재즈 바/밤
바에 나란히 앉은 무영과 민우.
무영, 침착하고 여유롭게 민우 잔에 술을 따라 주고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른다.
무영 말씀드린 대롭니다. 시연이 때문에 강민우씨를 한 번 만나고 싶었는데, 그날 그 빌딩 최고층 복도에서 우연히 강민우씨를 보게 됐구, 잠시 후 비명 소리가 들려서 달려갔습니다.
민우 날 어떻게 알아보셨죠?
무영 (여유롭게) 박물관에서... 우리 서로 스쳐가지 않았습니까?
강민우씨도 날 알아보는 것 같았는데... 아닌가요?
민우, 무영의 느긋하면서도 빈틈없는 태도가 부러우면서도 경쟁심이 생긴다.
무영, 술잔을 들면 민우도 술잔을 들어 가볍게 부딪힌다.
둘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과 신경전이 흐르는 가운데 술을 마시는 무영과 민우.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른 후에....
민우 (술잔을 돌리다가) 날 만나고 싶어한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무영 (똑바로 민우를 보며) 시연이...좋아합니까?
민우 (무영 맞받아보는)
무영 (민우의 시선에 담긴 긍정의 답을 느끼고) 언제부터죠?
민우 (당당하게)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얼마 안 되지만 감정적으로는 아주 오래전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무영 (씁쓸해지는) 아주 오래전....?
민우 하지만 그건 나 혼자만의 느낌입니다. 시연씨 감정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무영 ..........
민우 결혼하실 분으로서 불쾌하시다는 거 압니다.
무영 ...결혼이요?
민우 .....
무영 시연이가 그러던가요?
민우 (무영의 태도에 뭔가 이상한) ....결혼할 사람이 있다구 하더군요.
곧 결혼할 예정이라구요.
무영 (일순 복잡한 마음인데)
민우 (순간 눈치 채고) 시연씨와 결혼하는 거... 아닙니까?
무영 (솔직하게) 아직은요...
민우 (무슨 뜻이냐는 표정이면)
무영 (이 부분만큼은 진심이 되는) 시연이하고의 결혼, 내 바램입니다.
아직은... 내 바램 일 뿐입니다.
민우 (이해 할 수 없는) 그렇다면... 시연씨가 왜 그런 말을 한 거죠?
시연의 흔들림을 아는 무영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씁쓸하게 술잔을 들고
민우는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고 혼란스러워진다.
18. 시연 집/밤
계단을 올라 현관으로 다가가는 시연.
이때 바람에 흔들리며 은은하게 울리는 풍경소리.
순간 걸음을 멈추고 풍경을 올려다보는 시연,
쓸쓸함에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번호를 찾으면
강민우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뜬다.
가만히 그 이름을 보는 시연
시연 (나즉히) ...강민우.
눈물이 차오르는 시연.
19. 무영 집무실/밤
책상서랍을 여는 무영, 반지케이스를 꺼내서는 연다.
빛나는 반지를 착잡하게 내려다보는 무영.
무영 (소리) 결혼한다는 거짓말을 해야 할 만큼... 강민우 그 사람한테 끌렸던 거니?
...그 정도로 흔들렸던 거야?
천천히 반지 케이스를 닫는 무영, 결연한 표정이다.
20. 집무실 앞 복도+엘리베이터
반지 케이스를 손에 든 무영, 집무실에서 나와 성큼성큼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채이, 무영을 보고 반가운 기색으로 다가온다.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마주 서는 채이와 무영.
채이 어디 가?
무영 이 시간에 왠일이야?
채이 오빠 기분 조금이라도 풀어줄려구, 준비 시켰어. 한잔 하러 가자.
무영 고마운데...다른 약속이 있다.
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무영이 탄다.
순간 무영 손에 들린 반지 케이스를 보게 되는 채이, 싸늘해진다.
질투심의 채이,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팍 막아 열어젖히면
시선 들어 채이를 보는 무영, 채이의 마음을 모르기에 평소와 같이 담담하다.
채이 ...어디 가는 거야, 지금?
무영 시연이 만나러...
채이 (부들부들 떨리는)
무영 뭐... 더 할 말 있어?
무영을 야속하고 원망스럽게 노려보는 채이,
감정 없이 자신을 보는 무영의 시선에 절망하여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젖혔던 팔을 내리고 뒤로 한발 물러선다.
그러자 서서히 닫히는 문.
닫힌 문 앞에 선 채이, 독기 오른 눈빛으로 입술을 깨문다.
21. 민우 집/밤
실내 농구대 골대에 연신 공을 던져 넣고 다시 가져와 던져 넣기를 반복하는 민우,
어깨 상처에 댄 붕대마저도 땀으로 젖은 상태다.
다시 골대를 향해 공을 던지고는 생각에 잠기는 민우....
-(flash back) 1. 클럽 골목 뒤에서 다친 시연의 손에 붕대를 감아주던 장면
2. 박물관 전시실에서 아이에게 마술을 보여주던 시연의 모습
3. 공원에서 출동하는 문형사와 민우 차를 눈물 글썽해서 바라보던 시연의 모습.
4. 스넥 카에서 음식 먹는 민우를 보던 시연의 따스한 시선.
5. 벤치에서 민우가 내민 음료를 두 손으로 받아들던 시연의 모습.-
날아간 공이 골대를 통과해서 바닥에 튕겨 오르지만 공을 잡지 않는 민우,
결심한 듯 윗옷을 챙겨들고 급하게 나간다.
초인종 소리.
22. 시연 집 현관/밤
시연, 현관 문을 열면 무영이 서 있다.
갑작스런 무영의 방문에 놀라 무영을 보는 시연과
깊은 시선으로 시연을 바라보는 무영.
23. 시연 집 안/밤
불꽃이 파바박 일어나는 가스렌지.
가스렌지 위에 주전자를 올리는 시연, 살풋 뒤를 돌아보면
평소보다 긴장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있는 무영이 보인다.
시연, 무슨 일인가 싶은데
이때 소파 앞 탁자에서 진동으로 울리는 시연의 핸드폰.
조용한 실내라 그 진동소리에 동시에 핸드폰으로 시선을 주는 무영과 시연.
시연, 탁자로 가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보면 <강민우>다.
시연, 핸드폰을 받지 않은 채 들고 가스렌지 쪽으로 오면
멈추는 핸드폰 진동.
순간 시연의 얼굴로 서운함과 안타까움이 스치는 걸 느끼는 무영.
잠시 후 다시 핸드폰 진동이 울리고... 시연은 뒤돌아서 핸드폰을 꼭 쥘 뿐인데
무영, 시연의 손에 들린 핸드폰의 수신전등이 깜박이는 걸 본다.
민우임을 직감하는 무영...
무영 받기 싫으면 전원을 끄지 그래?
시연 .....
무영 음?
잠깐 갈등이 되는 시연, 그러나 곧 진동이 멈춘 핸드폰을 열고 전원 스위치를 끄려고 하는데 문자메세지가 액정에 뜬다.
-insert- <꼭 만나야겠습니다. 시연씨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강민우.>
복잡한 심정이 되는 시연과
그런 시연을 물끄러미 바라봐야하는 무영.
(시간경과)
소파에 앉아있는 무영 앞에 찻잔을 놓아주는 시연, 말없이 마주 앉는다.
무영 오늘밤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서... 그래서 왔어.
시연 (심각한 채 보면)
무영, 윗옷 안주머니에서 반지 케이스를 꺼내 시연 앞으로 밀어준다.
시연, 당황해서 무영을 보면
무영 생일 선물로 산 건데.... 오늘은 다른 의미로 가져왔어.
시연 ...
무영 ...결혼하자, 우리?
시연 갑자기 그게 무슨...
무영 다시 말할게. 나, 너...사랑한다.
시연 ...오빠.
무영 널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어긋나 본 적 없이... 늘 너였어.
시연,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런 시연의 표정에 실망이 되지만 무영, 차분하게...
무영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기다릴께.
이때 창문으로 벼락이 친다.
놀란 시연, 창문을 보면 갑자기 쏟아지고 있는 폭우.
시연, 폭우를 보며 민우가 걱정되는데...
그런 시연의 마음을 아는 무영, 씁쓸하다.
무영 할 말이 하나 더 있는데...
시연 (무영 보면)
무영 ....강민우.
시연 (긴장하는)
무영 강민우의 펜던트를 봤다.
시연 (그거였구나...)
무영 그 펜던트...
시연 저도 알아요.
무영 (시연을 보면)
시연 겉모양이 제 펜던트 하고 똑 같아서... 그래서 저도 착각했어요.
하지만 다른 거예요.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무영, 그게 아니라는 말을 하려는데 또 다시 창문을 때리는 벼락.
불안하고 초조하게 폭우가 쏟아지는 창문으로 고개를 돌리고 마는 시연.
이에 무영은 탁자 위에 놓인 반지 케이스를 아픈 시선으로 본다.
24. 도로/밤
달리는 차 안의 무영, 빗물로 얼룩지는 차창을 바라보는 표정이 자괴감으로 어둡다.
무영 (소리) 시연아.... 나... 강민우 펜던트 안에 어릴적 니 사진이 있었다는 걸, 끝내 말하지 못했어. 아니, 안했어.
...오늘에야 나도 비겁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굳은 채 운전하는 무영.
25. 시연 집 앞/밤
우산을 쓴 채 급히 나오는 시연, 차로 간다.
차문을 열다가 망설이는 시연, 민우에게 가야할지 어떨지 갈등으로 동작을 멈추면
시연의 우산 위로 쏟아지듯 떨어지는 빗방울들.
26. 공원/밤
빗속을 우산을 들고 오는 시연, 두리번거리며 민우를 찾는데
어둠과 비 때문에 잘 보이질 않는다.
이에 시연, 우산을 젖혀들며 적극적으로 민우를 찾는데
좀 떨어진 곳에 민우가 우산도 없이 고스란히 비를 맞으며 굳게 서 있다.
그런 민우를 바라보는 시연...
움직일 것 같지 않는 민우의 태도에 민우 쪽으로 다가간다.
다가오는 시연을 비로소 보는 민우, 원망스러움과 반가움이 스친다.
시연 또한 그런 마음이지만 내색하지 않고 민우 쪽으로 우산을 기울여주고
민우는 그런 시연의 배려를 섬세하게 느낀다.
시연 이 빗속에서 뭐 하시는 거에요? (답답한) 도대체 왜..?
민우 ....
시연 가요. 댁까지 모셔다 드릴께요.
민우 신무영씨 만났어요.
시연 (놀라는)
민우 ... 왜 거짓말 했어요?
시연 (보면)
민우 곧 결혼 한다구... 결혼할 사람 있다구...왜 거짓말 했냐구요?
시연 (당황한)
민우 알아 맞춰 볼까요?
시연 ......
민우 첫째, 내가 끔찍하도록 싫어서... 그런 거짓말이라도 해서 떼내고 싶을 정도로 내가 싫어서...
시연 (괴롭다)
민우 둘째....(가만히 시연을 보는)
시연 (민우에게 시선 맞추면)
민우 두려워서... 나 때문에 흔들리는 자신의 감정이...
민우를 바라보는 시연의 눈빛이 흔들리는 순간
시연의 볼을 부여잡고 격정적으로 키스하는 민우.
갑작스런 키스에 우산을 놓치고 민우의 어깨를 거세게 밀쳐내는 시연.
그러나 민우의 열정적인 키스에 민우의 어깨를 밀어내던 시연의 손은 어느새 민우의 어깨를 감싸게 되는데..
그러다 시연, 민우에게 한순간에 무너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 민우를 팍 밀어내고는... 민우의 뺨을 후려칠 듯이 손을 올리면
각오한 듯이 시연을 똑바로 바라보는 민우.
시연, 손을 내리고 확 돌아서는데 잡는 민우.
민우 내 말이 틀렸어요?
시연 (화 난) 틀렸어요. 강형사님은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민우 시연씨, 차갑지만 착해요. 시연씨, 강한 척하지만 약해요.
시연씨, 나를 좋아하면서 싫어하는 척 해요....
내가 시연씨에 대해 더 알아야 할 게 있나요?
시연 .....
민우 네?
시연, 민우를 쏘아보고는 가버리려 하면
민우, 잡고...
매몰차게 밀어내는 시연.
시연 그래요, 강형사님께 끌렸어요.
민우 (밝아지는데)
시연 왜냐면...오래전에 헤어진 친구와 비슷해서... 강형사님이 그 친구를 생각나게 해서요.
(쐐기 박듯) 하지만 강형사님께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어요. 아시겠어요?
민우 (믿기지 않는) 친구를 닮은 거...그게 다에요?
시연 (매몰차게) ...그게 다예요.
이에 시연을 잡은 민우의 손이 스르르 풀린다.
시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연을 보는 민우가 가슴 깊이 쓰리지만
그대로 돌아서 차로 간다.
차로 가서 타는 시연, 차를 돌려 나가며 룸미러를 보면
비에 젖은 채 시연의 차를 보는 민우와 그 옆에 나동그라진 시연의 우산.
27. 도로/밤
달려 와서 갓길에 급정거하는 시연의 차.
차 안의 젖은 시연,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입술로 손을 가져가 민우의 입술이 닿았던 감촉을 느낀다.
이에 시연, 룸미러로 자신을 보며 질책하다.
시연 미쳤어... 윤시연, 너 미쳤어. 그는 인간이야. ....인간이라구.
그럼에도 핸들을 잡은 시연의 손이 떨리고 있다.
28. 민우의 집/밤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빗물... 한쪽에 활짝 펴 놓은 우산에서 떨어지고 있다.
냉장고에서 생수 병을 꺼내 벌컥 마시다 멈추는 민우,
생수병을 머리 위로 들어 머리에 물을 쏟아 붓는다.
민우의 몸과 우산에서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지는 물방울들.
29. 박물관 전경/다른 날/낮
30. 박물관 전시실/다른 날/낮
관람객들에게 친절히 설명을 해주고 있는 시연.
시연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류 화석은 420 만년 전의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나멘시스입니다.
시연, 관객들 뒤쪽에서 자신을 지그시 보고 있는 남준우와 시선이 마주친다.
시연 (침착하게) 고생물관으로 옮겨서 계속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관객들, 옆 전시실로 옮겨가면 남준우에게 다가서는 시연.
남준우 낮에 오니 느낌이 다르군. 사람들 속에 섞여 있다는 느낌이 왠지 안전하고
여유롭다고 할까?
시연 (보면)
남준우 (차갑게) 관장님께 전하게. 내가 왔다고....
31. 박물관 일각/낮
관객들의 접근을 부드럽게 막으며 경호를 하듯 서 있는 시연.
시연에게서 좀 떨어진 곳에서 얘기하고 있는 신수장과 남준우,
표정은 마음을 드러내 놓지 않지만 시선만큼은 곤두서 있다.
남준우 제가 어떠한 이유로 실종 되거나 죽거나 혹은 감금되는 순간 테입이 인간들 손에 넘어갈 겁니다.
신수장 테입?
남준우 우리 일족의 존재와 치명적 단점이 담긴 증거품이지요.
아마 그 테입이 인간 세상에 공개된다면... 우리 일족은 멸족일겝니다.
신수장 (싸늘히 노려보면)
남준우 그러니까 절 건들지 마십시오. 눈에 거슬리시겠지만.
팽팽히 맞서보는 남준우와 신수장.
남준우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만든 신수장님이 원망스럽군요.
남준우, 싸늘한 신수장을 일갈하고 시연 쪽으로 온다.
시연, 긴장해서 남준우를 보면 빙글 웃는 남준우.
남준우 자네한테는 내가 빚을 졌어.
시연 ...
남준우 그때 자네가 내 앞을 막지 않았다면... 나도 다른 원로들과 마찬가지로 한줌의 재가 되어 사라졌겠지. 고맙네.
시연 ....
남준우 (지나쳐 가려다 다시 멈춰서며) 아, 그리고... 신수장을 너무 믿지 말게.
시연에게 의미 있는 눈빛을 주고 가는 남준우와
남준우의 말에 고개 돌려 가는 남준우를 보게 되는 시연
그 두 사람의 모습을 보는 신수장의 속을 알 수 없는 시선.
32. 장국장 사무실/낮
장국장에게 보고하는 찬혁.
찬혁 지시하신 대로 경찰청 쪽으로 소문을 흘렸습니다.
장국장 은밀하지만 확실한 정보인 것처럼 처리했겠지?
찬혁 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우리 뜻대로 움직여 줄까요?
장국장 ...두고 보면 알겠지.
얼핏 싸늘해지는 장국장의 표정.
33. 무영 집무실/낮
책상 앞의 무영, 모니터로 주식 정보 확인을 하는데
들어오는 시연, 무영 앞으로 다가와 목례한다.
무영, 물끄러미 시연을 바라보면
시연 남준우 원로가 직접 수장님을 만나러 오셨습니다.
무영 (남준우가?)
시연 일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수장님을 만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영 (내키지 않는)
시연 (종용하는 눈빛으로 보면)
무영 ...알았어.
시연 (뭔가 말할 듯 망설이면)
무영 왜?
시연, 난감한 듯 망설이다 책상 위에 반지 케이스를 올려놓는다.
무영, 반지 케이스로 시선을 주면
미안하고 난처한 시연, 무영을 보지 못한다.
시연 늘 제 옆에 오빠가 있었어요. 그래서 오빠와 나, 한번도 따로 라고 생각해 본적 없구요. 하지만 이 반지를 받고 나니....자신이 없어요. ...
제 마음에 자신이 없어요.
무영 (일어나 시연 앞으로 오는)
시연 (보면)
무영 난 내 마음에 자신 있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주 보는 무영과 시연.
이때 들어오는 채이와 사준.
채이는 본능적으로 무영과 시연의 묘한 분위기에 멈춰서고 탁자 위의 반지 케이스를 보게 된다
채이와 사준이 등장하자 무영, 곧 시연을 향했던 격렬한 눈빛을 거두고는
평소의 차분한 표정으로 사준과 채이를 돌아본다.
이에 무영과 시연 쪽으로 오는 채이, 딱딱하게 굳는다.
무영 무슨 일이야?
사준 경찰청에서 정보가 들어왔어. 장기밀매 현장에서 밀매 용의자를 체포했는데...
그 용의자 행동에 이상한 점이 있어 연구소로 극비 후송시킬 예정이란다.
무영 이상한 점?
사준 우리 일족이 아닌가 싶다. 그쪽에서 그걸 알아챈 거구.
무영 후송 시간과 장소는?
채이 이번 일, 나한테 맡겨줘.
시연,사준 (놀라 채이를 보는)
채이 내가 할께.
무영 시연이하고 같이 움직여.
채이 (발끈) 시연이, 시연이, 시연이...
날 그렇게 못 믿어? 그 정도도 나한테 못 맡기는 거냐구?
무영 (깊게 보면)
채이 (순간 감정 억지로 억누르며) 내가 처리해.
확 돌아서 가는 채이, 열패감으로 얼굴이 일그러진다.
34. SICS 회의실/낮
문형사를 포함한 요원들, 무장한 전투복 차림으로 찬혁을 중심으로 설명을 듣고 있다.
보드 판에 그림을 그려가며 작전 지시를 하는 찬혁.
긴장된 모습으로 경청하는 요원들.
35. SICS 본부 전경/낮
이송차와 요원들.
얼굴에 복면을 씌우고 손을 수갑으로 결박한 남자를 차량 뒤쪽에 싣는 영모와 세경.
운전석과 보조석에 타는 민우와 찬혁.
남자를 실은 차량의 뒤쪽 문이 닫힘과 동시에 출발하는 차.
36. 신전 원로회장/낮
무기고에서 무기를 꺼내드는 채이, 얼음처럼 차고 매섭다.
그 옆의 랑, 걱정스럽게 채이를 보며
랑 어쩌려구 너 혼자 가겠다는 거야?
채이 ...
랑 나두 같이 가자, 응?
채이 (표독스러운) 걱정해주는 거야, 못 믿는 거야?
랑 채이야.
채이 나 따라오면... 너하구 나, 끝이야. 알았어?
무기 들고 휙 돌아서는 채이, 자신을 걱정스럽게 보는 시연을 본다.
싸늘한 표정으로 시연 옆을 지나쳐 가버리는 채이.
그 모습 보는 시연, 답답하다.
37. 국도/낮
달리는 요원들의 이송차.
긴장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며 운전하는 찬혁과 조수석의 영모.
한편 이송차 뒤쪽에는 얼굴에 복면을 씌워 수갑을 찬 남자가 바닥에 무릎 꿇려 앉아있고
그 남자를 감시하는 민우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난다.
38. 외곽도로 터널/낮
달려오는 요원들의 이송 차, 먼발치 터널이 앞쪽으로 보인다.
이송 차, 터널 쪽으로 달리는데
길 한가운데로 달리고 있는 짐칸에 배추를 가득 실은 자전거.
찬혁, 앞의 자전거를 경계하며 작게 클랙션을 울리면 뒤돌아보는 자전거의 할아버지
할아버지, 다시 고개 돌려 이송차를 무시하고 내내 달리던 대로 도로를 점령하고 가기에
비켜달라는 신호로 클랙션을 한번 더 크게 울리는 찬혁.
이에 할아버지가 놀래서 넘어질듯 자전거 핸들을 비틀거린다.
그러면서 앞의 터널 안으로 처박히듯 들이박으며 달리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비명소리.
이에 놀란 찬혁이 터널 앞에서 이송차를 멈추고 터널 안을 보지만
터널이 어두워 안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차에서 내리는데
영모 제가 가볼게요.
조수석의 영모, 내려서 터널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그 사이 뒷좌석의 민우는 무슨 일인가 싶어 경계를 하는데
터널에서 다시 뛰어나오는 영모, 찬혁에게 다가서면
찬혁 어떻게 됐어?
영모, 괜찮다고 고개 끄덕여 보이면서 찬혁이 경계를 푸는 순간 등 뒤에서 수리검을 꺼내
찬혁의 다리를 내려친다
찬혁, 차에 부딪히며 바닥에 널부러지면 영모의 얼굴이 채이로 바뀐다.
채이, 찬혁을 죽이기 위해 칼을 높이 드는데
이때 이송차 문이 벌컥 열리며 민우가 칼을 들고 뛰쳐나와 채이와 맞붙는다.
수리검을 이리저리 위협적으로 날리며 민우를 마구 몰아붙이는 채이.
민우 차 뒤의 구석으로 몰리며 채이의 수리검에 목을 날릴 상황인데
때마침 울리는 클랙션 소리에 채이의 시선, 차 앞으로 향하면
피가 흥건한 다리를 질질 끌고 채이를 향해 그물 총을 쏘는 찬혁.
순식간에 채이를 덮치는 그물.
채이, 그물을 걷어내려 발버둥치지만 그물은 더욱 얽혀들고
이에 민우와 찬혁이 동시에 달려들어 채이를 잡으려는데
차 천정 위에서 뛰어내려 채이를 막아서는 베일의 시연,
순식간에 쌍단도를 날려 채이를 덮친 그물을 찢어버린다.
그물에서 벗어난 채이, 도와준 시연이 고맙기도 하지만 뒤좇아온 것에 화가 나기도 해서 시연을 쏘아본다.
시연, 채이에게 후퇴할 것을 명령하는 눈짓을 하지만
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 뒷문으로 달려간다.
시연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당황한 찬혁과 민우.
하지만 민우, 다친 찬혁을 뒤로 물리고 시연에게 공격을 가한다.
혼자서 민우를 막는 시연, 민우와의 부딪힘이 생기면 눈빛이 흔들리는데
시연인줄 모르는 민우는 거침없이 시연에게 공격을 가한다.
한편 차로 간 채이는 복면을 하고 수갑을 찬 채 남자에게 다가서 복면을 확 벗긴다.
남자, 승준이다
얼굴을 보자마자 승준이 구미호족이 아닌 걸 눈치 채는 채이.
하지만 순식간에 수갑을 벗어 던지며 채이에게 달려드는 승준.
칼을 든 승준에게 밀려 차벽에 부딪히는 채이, 사색으로 굳어 부들부들 떨며 승준을 팍 밀어낸다.
승준이 나가떨어지는 소리에 시연, 채이 쪽을 보면
가슴에 칼이 꽂힌 채 휘청이고 있는 채이.
시연, 민우를 밀쳐내고 채이 쪽으로 가 채이를 부축하는데...
무기를 들고 시연과 채이를 둘러싸는 승준과 민우.
승준과 민우에게 둘러 싸여 사면초가에 빠진 채이와 시연.
이때 랑이 탄 오토바이가 무서운 굉음을 내며 달려오고...
모두의 시선이 랑에게 쏠리는 순간 랑은 요원들 쪽에 연막탄을 던진다.
연속적으로 찰칵거리며 자동으로 셔터가 작동하는 이송차 앞에 장착된 카메라.
금방 퍼져 오르는 연기와 가스에 콜록이는 소리와 오토바이 달리는 소리만 들릴 뿐...
잠시 후 연기 사라지고난 후에 찬혁을 부축한 민우와 승준이 기침을 하며 살펴보면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는 시연, 채이, 랑.
이때 뒷목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터널에서 나오는 영모.
민우, 마지막 희망이라도 되는 양 이송 차에 장착된 카메라로 시선을 휙 돌린다.
39. 장국장 사무실/낮
급하게 들어오는 문형사, 책상의 장국장에게
문형사 생포 실패랍니다.
문형사의 전갈을 듣고 책상을 내려치는 장국장, 분한 기색이 역력하다.
40. 무영집무실/낮
굳은 표정으로 창 밖을 보는 무영.
그 앞의 사준과 랑.
사준 우릴 잡아들이려는 함정이었다.
랑 만만치 않은 놈들이야. 까딱하면 시연이하고 채이, 잡힐 뻔했잖아.
(투덜) 그나저나 나 채이한테 짤리게 생겼어. 따라오지 말랬는데 따라왔다구.
무영 채이, 지금 어딨어?
41. 시연 집/낮
마주 앉은 채이와 시연.
시연, 채이의 다친 가슴의 상처를 살펴보고 있다.
시연의 손이 상처에 닿을 때마다 고통으로 입술을 앙다무는 채이,
그러나 신음소리는 내지 않는다.
시연 안되겠다, 병원 가야지.
채이 놔둬, 며칠 후면 다 없애질 상처야.
시연 응급처치라도 해둬야 해.
채이 됐어. (인상 쓰며 일어나는)
시연 (화나는) 너, 아프잖아? 고통스럽잖아?
채이 이 정도 상처, 아무것도 아냐. 참을 수 있어.
시연 (잡으며) 채이야.
채이 내가 못 참겠는 건... 너야.
시연 (채이의 마음을 아는)
채이 (폭발하는) 내가 간절히 원하고 원해도 못 갖는 걸, 넌 너무 쉽게 가져.
원하지도 않고 갖겠다는 욕심조차 없는데 말야.
그걸 보는 내가 얼마나 비참한지 알아? 내가 얼마나 화가 나는지 아냐구?
시연의 팔을 뿌리치고 나가버리는 채이.
남겨진 시연, 채이를 잡지 못한 채 깊은 한숨으로 채이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42. 무영 빌딩 주차장/밤
차안의 채이, 다친 가슴을 손으로 누른 채 차 안에서 건너편의 무영 차를 바라보고 있다.
잠시 후 차로 다가오는 무영.
무영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에 담으려는 듯 집중하는 채이.
차에 올라 탄 무영, 채이를 보지 못하고 운전해서 채이 차 앞을 스쳐 지나가면
무영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는 채이,
눈물이 차오르다 무영의 얼굴이 안 보이자 눈물을 떨군다.
무영의 차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던 채이, 눈물 가득해서 핸들에 고개를 묻고 만다.
채이를 한쪽 구석에서 바라보고 있는 K.
43. 동물원/다른 날/낮
채이, 각각의 동물이 있는 우리를 지나 여우 우리 앞에 선다.
이미 와서 여우를 보고 있는 K.
채이, K 옆에서 서서 같이 여우를 본다.
K 남준우 원로를 끌어들여야겠습니다, 아가씨.
채이 (K를 보면)
K 예전에는 걸림돌이었지만 이젠 우리들에게 힘이 돼주지 않겠습니까?
채이 잘못하면 도리어 남준우에게 먹히는 수가 있어요.
K (비틀어진 웃음을 띠고는) 그러니까 먹히기 전에 먹어버려야지요.
채이 (섬뜩해서 보는)
K (채이를 보고는) 가질 수 없다면 누를 수 있는 힘을 키우십시오.
채이 (무슨 뜻인지?)
K 그 남자를 가질 수 없다면 아가씨 앞에 무릎 꿇게 만들면 되는 겁니다.
굳어버리는 채이, K의 말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44. 정부청사 복도/낮
남주우, 수행원들을 이끌고 가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장국장.
장국장, 껄끄럽지만 멈춰 서서 남준우에게 정중한 목례를 하면
수행원들에게 물러 서 있으라는 손짓을 하고 장국장에게 다가서는 남준우.
장국장, 남준우의 뭔가 알고 있다는 듯 여유만만한 표정에 맘이 걸리는데
남준우 그러잖아도 장국장을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장국장 무슨 일로 저를?
남준우 내가 나름대로 장국장이 이끄는 부서에 대해 알아보지 않았겠습니까?
장국장 (심기 불편하지만 차분하게 보면)
남준우 특수요원들을 이끌고 계시다구요?
장국장 (쏘아보는)
남준우 나도 윗선에 줄이 있습니다, 장국장 처럼.
장국장 하시고 싶은 말씀이 뭡니까?
남준우 (차갑게) 이제껏 전임 장관들은 장국장의 존재를 슬렁슬렁 넘겨줬을지 모르겠지만... 난 다릅니다. (다시 표정 풀며) 내가 호기심이 많아서요.
장국장 쓸데없는 호기심은 명을 재촉하기도 하지요.
장국장, 지나가버리면
송곳 같은 시선으로 장국장을 노려보는 남준우.
45. 지상 주차장/낮
남준우를 태운 차, 서서히 출발하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한꺼번에 몰려들어 남준우의 차를 둘러싼다.
차 안의 남준우, 놀라 두리번거리면
차에서 내린 K의 부하, 남준우 차로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를 한다.
이에 침착하게 남준우, 차창을 내리면
핸드폰을 건네는 남자.
남준우 (받아들고) 여보세요.
K (소리) 안녕하십니까?
46. K의 은신처/낮
남준우, K 부하의 안내를 받으며 오면
비둘기들에게 먹이를 주다가 돌아서는 K,
남준우를 보고는 빙글 웃음기를 띠우고 악수를 청하며 다가온다.
K의 정체에 석연치는 않지만 일단은 K와 악수를 하는 남준우.
47. 장국장 사무실/낮
씬 38에서 카메라에 찍힌 시연과 채이, 오토바이 탄 랑의 모습이 담긴 사진.
그 사진을 보고 있는 장국장과 그 앞의 민우.
사진속의 시연은 정면으로 찍혔으나 베일로 얼굴 식별이 어렵고
채이의 사진은 초점이 흔들리는 사진이고
랑은 연막탄 속에서 희미하게 찍힌 오토바이 탄 뒷모습이다.
그 중에서 시연의 사진으로 시선이 가는 민우, 어쩐지 묘한 느낌인데
장국장 (채이를 가르키며) 둔갑술을 쓰는 게 이 여자란 말이지?
민우 네.
장국장 그들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군. 그래서 다음 진행은?
민우 사진의 여러 모습을 총괄 분석해서 그 세 명의 신상파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한 보완 추정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컴퓨터로 사진 속의 오토바이 번호판을 알 아내고 있는 중이구요.
장국장 (끄덕이는데)
노크하고 신문을 들고 들어오는 세경.
장국장 서팀장과 김요원은?
세경 병원에서 치료중인데 큰 이상은 없답니다. (신문을 장국장 앞에 놓아주며)
김상현과 홍상수에 대한 기사가 났습니다.
장국장, 신문 보면
<의문의 연쇄실종>이라는 헤드라인에 김상현과 홍상수의 사진이 실린 신문기사..
장국장 다른 때 같았으면 그쪽에서 홍상수와 김상현의 죽음을 사고사로 감쪽같이 은폐 했을 텐데... 우리의 추적이 두려워 이번에는 손을 못 댄 모양이군.
민우 이걸 기화로 일반인들에게 저들 종족를 밝히는 게 어떨까요?
장국장 아니. 잘못하면 우리만 웃음거리가 돼.
민우 .....
장국장 김상현, 홍상수, 강주선의 재산에 대해 알아봐. 어느 쪽으로 돈이 흘러가는지.
가족 보다는 그들의 재산을 추적하는 게 더 빠를 거야
민우 (의아한) 네?
장국장 가족은 위장용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돈은 정직하거든.
민우 ....
48. 무영집무실/낮
무영에게 보고하는 사준.
사준 세 원로들의 주식, 부동산 등의 드러난 재산과 가족 문제는 깨끗이 다 처리했다.
무영 수고했어, 형.
사준 수장님, 계속 안 뵐 거야?
무영 ....
사준 원로들의 죽음으로 일족들이 술렁이고 있어. 남준우 원로의 행보도 심상치가 않고.
무영 (괴롭다)
사준 수장님께서 원로들을 제거할 결단을 내리셨을 때, 그 일로 널 잃을 수도 있다는 걸 가장 먼저 고민하셨을 거야. ...누구보다 널 잘 아시니까.
그런데도 그런 명령을 내리셨던 건 수장님으로서도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영 (사준의 진심어린 충고에 사준을 보면)
사준 수장님, 원로들의 죽음 이후로 한숨도 못 주무시고 계신다.
고민스런 무영, 이마를 손으로 짚고 갈등한다.
49. 신전 제단/밤
무영, 들어서면
원탁에 홀로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긴 신수장.
신수장의 창백하고 꺼칠한 안색에 무영의 마음이 아프다.
신수장, 천천히 시선 들어 무영을 보면
신수장 앞으로 다가서는 무영, 복종의 의미로 약간 시선을 내린다.
무영의 뜻을 안 신수장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퍼진다.
신수장 이제...눈을 좀 붙여야겠구나.
무영 .....
신수장, 자리에서 일어나 무영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온화하게 바라본다.
50. 생명 공학 연구소 복도/밤
누군가의 발이 긴 복도를 걸어간다.
모든 출입시설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중간중간 출입을 통제하는 유리문들이 겹겹이 보여진다.
누군가가 통과할 때마다 매번 다른 출입통제 시스템이 가동되며 문이 열린다.
51. 생체실험 연구실/밤
누군가가 들어서면 온갖 실험도구와 생체물들로 가득한 연구실.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떤 비밀스런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연구원의 모습들.
누군가, 연구원들을 지나 안으로 더 들어간다.
그러면 안쪽에 어두운 공간.
순간 천정의 불이 연속적으로 켜지면
일렬로 늘어선 대형 원통 유리관...
그 원통 유리관에 박제되어 들어있는 인간들의 모습들.
그 원통으로 다가가 관찰하고 있는 사람, 신수장이다.
52. 민우 집 안/밤
<건배!>라는 소리와 함께 부딪히는 맥주캔들....
문형사와 영모, 세경, 승준, 민우다.
문형사 비록 이번에는 그놈들 잡는 거 실패했지만 다음에는 확 쓸어버리자구!
(격려하는) 여우같은 놈들 꼬리는 잡은 셈이니까 쫄지 말고 기운 내!
영모 술 마신 거 팀장이 알면 박살인데.
문형사 자기만 입조심 하면 박살 안 나. (삐죽) 팀장이면 팀장답게 나처럼 팍팍 회식도 주선하고 그래야지, 사람 데려다 뺑뺑이만 돌리고. 그 친구, 엑스 표야.
세경 왜요? 난 우리 팀장 카리스마 넘치고 믿음직해서 좋던데.
문형사 헥, 카리스마? 가르마나 잘 타라구 그래.
사각 머리는 무스로 떡칠해 가지고. 어윽!
영모 나두 고건 좀 비위 상하더라.
문형사 그치? 그치?
세경 남자들이 쪼잔하게 뒤에서 씹냐?
문형사 씹는 걸 그럼 뒤에서 해야지. 어떻게 야멸차게 앞에다 대놓고 그래?
듣는 사람 마음 상하게. 안 그러니, 민우야?
민우 (빙글 웃는)
문형사 (승준에게) 안 그래?
승준 (약간 취한) 어쨌거나 오늘 이 자리, 너무 좋습니다.
문형사 (무릎 탁 치며) 역시 젊은이가 화끈혀!
승준 (진지) 저요, 열다섯 살 때부터 이상한 놈 취급당하고 손가락질 받았어요.
사람이 사람 간을 파먹는 걸 봤다구 말한 그 순간부터, 늘 혼자였어요.
(울먹이는) 그런데 형님들이랑 누나 만나서 이제...
모두 승준의 말과 마음이 공감이 되는데...
문형사 (승준 덥썩 안으며) 알았어, 알았어. 앞으로 내가 안 외롭게 해줄께.
영모 그래, 마시자.
세경 마시고 죽읍시다.
영모 죽을 만큼 마실려면 (맥주 캔을 보고는) 어라, 술이 모자라겠는데 (일어나려하면)
민우 제가 사올께요.
문형사 오징어하구, 치즈도. 치즈는 DNA첨가된 걸로.
영모 무식하긴, DHA!
동료들의 수다를 뒤로 하고 문으로 간 민우, 나가려는데
문 옆에 놓인 시연의 우산을 보게 된다.
우산에 길게 시선을 주는 민우.
53. 시연 집/밤
전공 서적을 여러 개 펴놓고 공부하는 시연,
하지만 순간 빗속에서 민우와의 키스가 떠오르자 스스로도 당황해서 책으로 시선을 주지만
또 다시 연속적으로 떠오르는 민우와 의 키스 씬.
이에 화가 나고 마칠 것 같은 시연, 자신도 모르게 책을 들어 던져 버린다.
54. 동네길
한손에는 우산을, 한손에는 먹거리가 담긴 봉지를 들고 걸어오는 민우,
걸어오다가 벤치를 보고는 잠시 앉는다.
민우의 시선, 자연스레 우산으로 가고...
머리 위로 천천히 우산을 펴드는 민우, 우산을 쓴 채 밤하늘의 달을 본다.
55. 시연 집 마당
잠옷 차림으로 나온 시연, 민우에 대한 생각과 그리움으로 얼굴이 어둡다.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괴로운 시연,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밤하늘의 달을 본다.
시연의 어깨로 내려앉는 쓸쓸한 달빛과 아주 은은히 울리는 풍경 소리.
56. 민우 집/다음 날/낮
곯아떨어진 채 속옷 차림으로 널부러져 자고 있는 문형사와 영모.
그들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민우, 펜던트를 풀어 탁자에 올려두고 윗옷을 벗으며 욕실로 간다.
영모, 햇살이 비추자 이불로 얼굴을 뒤집어쓰는데
이때 들어오는 백팩을 맨 민주,
흩어져 있는 술병들과 잠에 취해 침 흘리며 자는 문형사를 보고는
이불 덮어 쓴 영모를 발로 툭툭 친다.
민주 오빠. 일어나.
영모 (민주 발을 탁 치고 몸을 돌리면)
민주 얼씨구... 지금 나 쳤어? 안 일어날래?
민주, 이불을 확 걷고 영모 앞에 앉아 엉덩이를 퍽 치는데
영모 (짜증으로 고개 팍 들며) 뭐야!
영모임에 놀란 민주, 벌떡 일어나 뒷걸음질치다 탁자를 치게 되고 펜던트가 떨어진다.
그리고는 펜던트를 밟아버리는 민주.
민주 (기함하는) 어떡해! 어떡해!
얼른 펜던트를 집어 드는 민주, 펜던트 뚜껑이 우그러져 있다.
민주 죽었다.
영모 (목 벅벅 긁으며 얼굴 들이미는) 누구세요?
민주 헉! (뒷걸음치다 문형사의 발을 밟는)
문형사 악!
영모와 문형사 사이에서 정신이 없는 민주, 얼른 문으로 가는데
비명 소리에 젖은 머리로 욕실에서 급히 나오는 민우.
민우 왜 그래? (민주 보고) 어, 너 언제 왔어?
민주 (얼른 펜던트 감추며) 오빠, 내가 꼭 고쳐가지고 올께. 약속해.
고쳐 올께. (가버리는)
민우 야, 강민주. 강민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가버리는 민주를 보던 민우, 순간 감이 옴에 탁자 위를 보면
...펜던트가 없다.
57. 박물관 앞 도로/낮
시연, 운전을 하고 가는데 앞쪽에 가고 있는 민주가 보인다.
민주, 창백한 얼굴로 조금 가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이에 시연, 차를 멈추고 내려서 민주에게 다가가 부축한다.
시연 괜찮아요, 민주씨?
파리한 안색으로 시연을 올려다보는 민우.
58. 시연의 차 안
진땀을 흘리는 민주를 살피며 운전하는 시연.
시연 조금만 참아요. 곧 병원에 도착할거에요.
민주 (놀란) 아뇨. 병원에 가지 마세요. 병원에는 안 갈 거에요.
(애원하는) 오빠한테도 연락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 드려요.
시연 (이해할 수 없는) 민주씨.
민주 약 먹구 좀 쉬면 돼요. 조금만 쉬면...
민주, 떨리는 자신의 어깨를 양 손을 가로 질러 부둥켜 잡고 고통을 참는다.
그런 민주를 난감해서 보는 시연.
59. 법률 회사 사무실/낮
변호사에게 명함을 건네는 문형사와 민우.
문형사 이 로펌에서 태광 그룹 김상현 회장과 ACN 홍상수 회장의 사후 재산 관리 및 유산 상속을 맡고 있죠?
변호사 네.
민우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될까요?
60. 달리는 차 안/낮
운전하는 문형사와 조수석의 민우.
문형사 (투덜) 껀수 좀 잡았나했더니...참.
그 많은 재산을 복지 재단과 문화재단에 다 기부를 한다는 게 말이 되냐?
몸은 괴물인데, 맘은 비단결이에요.
문형사, 민우를 보면
차창으로 밖을 보는 민우의 시선이 애잔하다.
문형사 왜 그래?
민우 .....
문형사 어?
민우 저기가 저 어렸을 때 살던 동네예요.
문형사 (고개 빼고) 어디, 어디?
동네 쪽을 바라보는 민우, 시연과의 추억과 살인사건 아픔으로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61. 시연 집 안/낮
침대의 민주,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신음 소리를 내며 앓고 있다.
민주 이마에 땀을 젖은 수건으로 닦아내주는 시연.
62. 시연 집 앞/낮
멈추는 차.
문형사 (집을 올려다보며) 오, 어릴 때 쫌 괜찮게 살았는데.
민우 잠깐 둘러 보구 올께요.
차에서 내려 집으로 다가가는 민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다.
63. 시연 집 안/낮
시연, 얼음주머니를 들고 오다가 창문을 통해 마당으로 들어서는 민우를 보게 된다.
놀라는 시연, 민우가 어떻게 여기 있는가 의아하다.
이에 시연, 민주 쪽으로 가며
시연 혹시 오빠한테 연락...
하지만 민주의 상태를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아 돌아서는 시연, 현관으로 가는데
헉헉대며 고통스러워하는 민주, 가까스로 눈을 뜨고 자신의 백팩으로 손을 뻗는다.
현관으로 간 시연, 문을 열려는데 이때 희미하게 펜던트 음악이 들려온다.
놀라 돌아서는 시연, 다시 민주 쪽으로 가면
뒤집어진 백팩에서 쏟아져 나온 잡동사니들과 약병, 그리고 민우의 펜던트.
민주, 허겁지겁 약병을 열어 약을 입에 넣고는 기진맥진 늘어진다.
이에 흔들리는 시선으로 바닥에 떨어진 펜던트로 다가가는 시연...
창백해져서는 뚜껑이 찌그러진 펜던트를 집어 든다.
그리고는 시연, 긴장된 상태로 뚜껑을 더욱 열어 안을 보면
어릴 적 자신의 사진.
이때 초인종 소리가 울리고
넋 나간 표정으로 민우가 서 있는 현관 쪽으로 시선을 확 돌리는 시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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