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7
<제7회> 2002년 2월 4일 월요일
1. 병원전경 (오후)
앰뷸런스가 들어오고 그 뒤를 따라 오는 민형의 차. 끼익- 급정거하고 차에서 내리는 민형과
정아. 민형 차 아무렇게나 세워놓고 응급실로 실려 들어가는 유진을 뒤쫓아간다.
밀려 들어가는 침대를 쫓아가는 민형과 정아.
2. 응급실 (오후)
민형, 실려가는 유진을 따라가며 옆에서 계속 “유진씨 정신 차려요!”
민형과 정아를 떼어놓고 안으로 들어가는 병원 스태프들.
민형 나 들어가야 해요. 들어 갈 수 없나요?
스태프 (바쁘게 챠트 보고) 정유진씨 하고 (보는) 어떻게 되시죠?
민형 난... (할말 없는)
그 사이 바쁘게 밀려 들어 가는 유진. 민형 반사적으로 유진에게 손을 뻗었다가 멈춘다.
3. 유진의 방 (오후)
기다리고 있는 상혁. 시간이 많이 지났다.
차려뒀던 음식들 치우는데 딩동 하는 벨소리. 유진이 온 줄 알고 뛰어가는 상혁.
상혁 유진이니?
문 여는데 서 있는 채린.
채린 상혁아. (급히 들어온다) 여기 민형씨 없니? 유진이 없어? 민형씬 못봤어?
상혁 채린아... 너 여기까지 웬일이야? 무슨 일이야?
채린 (표정) 나 지금 너하고 얘기할 시간 없어. 있다 보자 (입술 깨물고 확 나가려는데)
울리는 전화벨. 상혁과 채린 돌아본다. 상혁 전화 받는.
상혁 여보세요. ...누구시죠? 이민형씨..?
채린 (표정) !! (본다)
상혁 네? 유진이가 뭐라구요?
4. 응급실 앞 (오후)
민형과 정아 초조하게 왔다갔다하고 있는데 다급하게 뛰어오는 상혁과 채린.
두사람 돌아 본다.
정아 상혁아. (하는데)
상혁 어때요? 무슨일이예요? 괜찬은거예요? (정아에게)
채린 (뛰어와서) 민형씨! 괜찮아? 괜찮은 거야?
민형 (채린 아랑곳 없이 상혁에게) 미안합니다.
상혁 (민형을 확 노려 보는) !
민형 미안합니다. 유진씨 저 때문에...
생명엔 지장이 없지만 아직 깨어나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하는데)
쿵! 상혁에게 멱살을 잡힌 민형이 벽에 세게 부딪친다.
채린 김상혁! (달려 드는데)
상혁 (흥분해서) 어떻게 했길래 유진이가 저렇게 된거야!
민형 ......
상혁 어떻게 했길래 유진이가 저렇게 된거냐구!!
민형 .....(표정)
채린 왜 이래! 너 미쳤니?
정아 (잡으며) 상혁아, 왜 이래?
상혁 이거 놔요! 저 자식 때문에 유진이가 다쳤다잖아요!
정아 (버럭) 그거 아냐! 알지도 못하면 가만 있어. (말리는데)
민형 (그대로 보고 있는데)
정아 (다시 말리고) 그거 아냐.
상혁 (노려 보는데)
간호사가 부르는 소리. “ 정유진씨 보호자분!!” 하는데 동시에 돌아보는 민형과 상혁. 민형,
가려고 하는데 앞으로 확 나서는 상혁, 민형의 어깨를 탁 치고 나간다. 멈칫, 멈춰서는 민형.
멍하게 상혁의 뒷모습만 본다.
상혁 접니다 저예요. 제가 약혼잡니다.
민형 (표정)
채린 (그런 민형을 보며) 괜찮아?
민형 (입가를 만지며) .......괜찮아.
정아 ... 상혁이, 쟤가 절대 사람 치는 애가 아닌데..... 유진이 때문에 놀라서 저러는
거에요. 이사님이 이해해줘요.
민형 (씁쓸하게 끄덕)
간호사를 따라 들어가는 상혁을 보는 민형. 그러다 고개 돌리는.
채린 대체 상혁이 쟤 왜 저러는거야? (상혁 들어간쪽 노려 보는데)
민형 (채린 아는척도 안하고 정아에게) 담배 한 대 피고 올게요. (가고)
채린 민형씨... (보는 불안한 표정)
정아 두사람 눈치 보다가 상혁 들어간 병실 쪽 돌아보고 간다.
5. 병실 안 (오후)
정아가 들어가면 상혁이 유진을 내려다보고 있다. 인기척에도 돌아보지 않는 상혁.
정아 (낮게) 너.... 실수한 거야. 이민형 이사 잘못 없어.
상혁 .......
정아 그렇잖아도 유진이가 대신 다쳐서 이민형 이사 마음이 불편해 죽을 지경인데 너까지 그러면
어떡하니?
상혁 (돌아본다. 얼굴색이 변하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정아 .... 유진이가 이민형이사 밀어내고 대신 다친거란 말야.
상혁 (유진을 보는 표정) !
정아 (모르고) 그래도 어디 부러진데 없다니까 천만 다행이야.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해.
하는데 유진이 가녀린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인다. 정아, 얼른 유진에게 달려간다.
정아 (얼굴을 바짝 대고) 유진아, 나 누군지 알겠어? 응?
유진 (정아를 보며) 언니......
정아 그래, 나야. 이 기집애야, 정신들어?
유진 (생각이 난다 정아 붙들고) ! 그 사람은.... 어때? .....안다쳤어?
상혁 (충격받은 표정)
정아 (상혁 눈치 보느라) 어어... 괜찮아. ......그것보다도.... 상혁이 왔어. 바보야,
상혁이가 내내 걱정했어.
유진 (그제서야 상혁을 보고 미안한 듯) .... 상혁아.....
상혁 (어색하게 웃어준다)
6. 병원 일각 (오후)
민형 서성거리고 있다. 상혁과의 일들을 떠올리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채린 (소리) 민형씨 (하는데)
민형 (돌아 보는)
불안한 얼굴로 민형을 바라보는 채린.
채린 유진이도 깨어 났다는데 우린 이만 갈까?
민형 (채린을 바라 본다)
채린 (표정)
민형 (휙 지나쳐 가는 표정)
채린 민형씨! (돌아본다 그러다 조마 조마한 표정으로 따라가는)
7. 유진의 병실 (밤)
상혁과 유진을 두고 정아 가려는 표정.
정아 이따 밤에 올게. (상혁에게) 그럼 수고해. (나가는데)
들어오는 민형과 따라 들어오는 채린.
상혁과 유진 두사람 민형을 보고. 민형 유진을 본다. 유진 채린을 보고.
유진 채린아.. 너도 왔었어?
채린 (차가운 표정 그러다 얼른 표정 바뀌며 빠르게 다가선다)
그래 얼마나 놀랬는데! 너 사람 왜 이렇게 놀래키니?
유진을 억지로 눕히는 채린. 베개도 괴어주고 이마도 짚어주는 등 유진을 간호하는 척 수선을
떤다. 불편하게 보는 유진. 유진 민형과 시선이 마주친다.
민형 (걱정스럽다) 괜찮은 거예요?
유진 괜찮아요.
두사람을 보는 채린과 상혁의 표정.
채린 (괜히 걱정하는 척하며) 이럴 때일수록 움직이면 안돼. 밥은 먹었어? 병원 밥 별로 일텐데
내가 나가서 먹을 것 좀 사다 줄게.
유진 아니야... 괜찮아....
채린 이럴 때일 수록 잘 먹어야해. 사양하지마. (상혁에게) 의사는 뭐래?
민형 (유진보며) 며칠 입원하면 괜찮을 거래.
채린 (과장된 안도의 한숨) 너무 다행이다...!! (물끄러미 유진 보며 착한 척) 유진아......
난 니가 참 고마워. 우선은.... 이렇게 안다쳐서 고맙고, 또 우리 민형씨 구해줘서 고맙고.....
상혁 민형을 쳐다 본다. 민형과 상혁 팽팽하게 마주 보는 표정.
채린 (상혁이 들으라는 투로) 내가 유진이한테 우리 민형씨 잘 봐달라고는 했지만 이렇게 대신
다치기까지 할 줄은 몰랐거든.
상혁 (예민하게 나서며) 유진이 이민형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어도
그렇게 했을 애야.
상혁의 예민한 반응을 놓치지 않는 민형, 유진, 채린 각자의 표정.
채린 무,물론 그랬겠지. (괜히 민형 향해 말돌리며) 근데 유진이보다도 상혁이가 더 많이 놀랐을
것 같다... 그쵸?
민형 (침착하게) ....두 분한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제 책임이에요. (유진에게)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유진 (시선 마주치자 얼른 시선 내리는) ...그럴거 없어요.
민형 (상혁 보며) 여기 계속 계실순 없을테니까 간호 할 사람은 제가 알아
보겠습니다.
상혁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민형 (보면)
유진 상혁아.
상혁 (민형 눈 쳐다보며 단호한) 말씀은 고맙지만 그런 건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민형,상혁 (서로 마주 보는)
채린 (눈치 살피며 민형의 팔을 잡고) 그..래. 민형씨. 상혁이가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어?
민형씨, 우린 그만 가자. (하면서 민형을 끈다)
민형 .... (유진에게) 그럼 쉬어요...
유진 ..네..
민형 (상혁에게) 그럼.
서로 날카롭게 일별하는 민형과 상혁. 민형, 목례 하고 나가고 민형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유진
상혁. 그런 유진을 보는데 유진과 시선 마주치자 상혁은 시선 피해버린다. 상혁 잠시만..하고
나선다. 유진 잡지 못하고 보고.
8. 병원 밖 (오후)
병원 건물을 나란히 걸어나오는 채린과 민형. 이때 뒤에서 상혁이 뛰어온다.
상혁 이민형씨.
채린과 민형, 돌아본다. 민형, 채린한테 “잠깐만”하더니 상혁에게 다가간다. 마주보고 선 두
사람.
상혁 ......제가 아깐 경솔했습니다. 사과 합니다. 그리고.
민형 ......? (보는)
상혁 유진이가 이민형씨 대신 다쳤다고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민형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무슨 뜻이죠?
상혁 (민형을 똑바로 쳐다보며) 유진이가 구한 사람, 이민형씨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민형 (표정)
상혁 ....그냥 유진이한테 필요 이상의 부담 갖지 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민형 (표정)
9. 스키장 외경 (밤)
10. 채린의 방 (밤)
들어오는 민형과 채린. 민형 들어와서 창가로 간다. 채린 괜히 불안해서 민형의 눈치를 보며
쫑알거린다.
채린 (괜히 명랑하게) 민형씨 맛있는 거 해주고 싶은데 정신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못샀어. (돌아보며)
근처에 맛있는 집 있으면 나가자. 내가 저녁 살게.
민형 (창 밖만 보며) ..... 채린아.
채린 (불안하다) 응?
민형 (돌아보며 싸늘하게) 너, 왜 나한테 거짓말했니?
채린 (올 것이 왔구나...하는 표정) 무,무슨 말이야?
민형 강.준.상. 이래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11. 병실 (한밤중)
유진이는 침대에 앉아 죽을 먹고 있고 상혁은 창 밖을 보고 있다.
상혁 (대뜸) 준상이 때문이지?
유진 (멈칫한다)
상혁 (차분하게) 물론 다른 사람이었어도 넌 그랬을거야. (유진을 보며) 하지만 나는 준상이
때문이었다고 생각해.
유진 (가만히 상혁을 보다가) ..... 그 사람, 물론 준상이랑은 상관없는 사람이지만.....나..
그래도 다치는 거 보기 싫었어.
상혁 (예상했지만 그래도 아프다) ..... 아니라는 말 안하는구나.
유진 .......!
상혁 (유진 보며) 나..... 알면서도 니가 아니라고 말해주기 바랬다...
유진 (미안해서) 상혁아....
상혁 (말을 막으며) 준상이를 닮아서가 아니라 그냥 우연히 그런 것 뿐이라고.... 그렇게 말해줄
순 없었니? (이 악물고) 이럴 땐 너의 솔직함이 정말 싫어. (유진 보며) 너 지금 내 앞에서
준상이 못 잊고 있다고 말하는 거잖아.
유진 (상혁 올려다보는 멍한 표정)
12. 채린의 방 (밤)
주먹을 꽉 쥔 채 민형을 보고 이야기하는 채린. 싸늘한 민형과 불안한 채린의 대립.
채린 (독하게) 그래, 나 민형씨한테 거짓말했어. 하지만 유진인 준상이 진심으로 좋아한 적
없어. 준상이가 나랑 좋아하니까 괜히 좋아한 척 한거란 말이야.
민형 (매섭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채린 (당황한 눈)
민형 그 여자, 나 처음 봤을 때 눈물부터 흘렸어. 날 피하고, 경계하고, 그러면서도 멍하니
날 바라보고..... 어제는 내 대신 다치기까지 했어. (한템포 쉬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고는 그럴 수 없어.
채린 (갑자기 눈물 주르르 흘린다) ........그래서...?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거야?
민형 (채린의 눈물에 조금 놀란다)
채린 준상이... 나한테도 첫사랑이었어. (눈물 흘리며) 내가 어떻게 내 첫사랑하고 민형씨가
똑같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었겠어? 말했으면 죽은 사람하고 닮아서 자길 좋아한 거라고 생각했을
거 아냐....
민형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 친구를 그런 식으로 모함할
수가 있니? 니가 한 거짓말을 난 믿었어.
채린 불안했어. 민형씨까지 유진이한테 뺏길까봐 나 불안했단 말야.
민형 오채린!
채린 (진실한 눈물로 하는 절규) 민형씰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야. 뺏기기 싫어서 그런 거라구!
......모르겠어?
민형 (혼란스럽게 채린을 보는데)
채린 (절박하게 민형을 잡고) 내가 잘못했어, 민형씨. 내가 거짓말한 거 잘못했어. 그렇지만
화내지마... 민형씨.... 내 맘 알잖아.. 응? 이해해줄거지?
민형 (가만히 보다가...... 채린의 팔을 떼낸다)
채린 (싸늘한 민형에게서 놀람과 두려움을 느낀 표정)
민형 .... 당분간 떨어져 지내자.
채린 (놀라서) 민형씨?
민형 내가 하자는 대로 해줘. (외면한다)
13. 병실 (밤)
상혁 (절제하지 못하고) 십년이야.... 십년간 기억했잖아. 그럼 된 거 아냐?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기억할거니?
유진 상혁아....!
상혁 (차갑고 독한) ....난 니가 이민형씨 모습에서 준상이 떠올리는 거 싫어. 그리고....
준상이를 기억하는 건 더 싫어.
유진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해?
상혁 .......!
유진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나도 잊을 수 있다면 잊고 싶어. 준상이에 관한 것들...
하나도 기억할 수 없었으면 좋겠어.... 근데.... 내가 잊고 싶어도 내 눈이 준상이 얼굴을
기억해..... 내 가슴이 준상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구....... 내가 어떻게 해야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눈물이 떨어진다) 상혁아,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유진의 눈에서 가득 고인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상혁 답답한 듯 잠시 그러다가.
상혁 ...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생각 정리되면 다시 내려 올게.
유진 상혁아...
상혁 너 몸도 안좋은데... 이렇게 가서 ....미안하다. (돌아선다)
유진 (보는 표정)
그러다 앞보고 이윽고 아프게 울음이 새어 나온다.
14. 스키장 일각 (밤)
채린이 자신의 차에 가방을 넣고는 민형을 향해 돌아선다. 글썽 글썽한 눈으로 민형을
바라보는 채린.
채린 민형씨...
민형 ... 조금만 나 혼자 있게 해줘. 그렇게 하자.
채린 (잠시 그러다가 어쩔수 없이 납득한다) 알았어..그치만.....민형씨.......나....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마. 알았지?
채린, 민형의 뺨에 입맞추려고 하는데 민형이 얼굴을 돌린다. 채린, 흔들리는 눈빛.
채린 (아무렇지 않은 척) 갈게.
15. 민형의 사무실 (밤)
혼자 앉아 있는 민형. 마음이 어지러운 듯 앉아 있다.
마음이 어지러운 민형, 담배를 찾으려는 것처럼 주머니를 뒤지는데 그때 주머니에서 유진의 타로카드가
나온다. 카드를 내려다보는 민형. 다시 민형의 귓가에 울리는 정아의 목소리.
정아(소리) 이건 이사님 운명의 카드에요...... 운명의 상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죠.
카드를 보는 민형의 표정.
16. 병실 (밤)
혼자 울고 있는 유진의 모습에서.
17. 병원외경 (오후)
18. 병원 (오후)
퇴원하려고 짐 챙기는 유진.
유진 응.. 언니 나야 걱정하지마. 아무렇지도 않은데 뭐...나 혼자 갈수 있어. (하는데)
응..(다이어리 보며) 오늘 현장에 있지? 그리로 갈게. 알았어
아픈데 하나도 없다니까 (한다) 이따봐.
다이어리 덮으려다가 끼워진 상혁과의 다정한 사진을 보는 유진.
반사적으로 전화기를 바라보다 한숨쉬고 다이어리를 덮는.
19. 병원 앞 (오후)
유진 나오는데 나오다 멈칫한다. 앞보면 민형이 꽃을 들고 서 있는. 놀라는 유진의 얼굴.
민형 퇴원 축하해요.
20. 민형의 차 (오후)
유진 꽃을 들고 앞자리에 앉아 있다.
민형 이렇게 꽃들고 길에 서서 누구 기다린 거 처음이예요.
유진 ...(본다)
민형 김선배 나한테 플레이보이 플레이 보이 하는데 나 아무래도 그건 아닌가봐요. (웃는데)
유진 네....그렇군요.
민형과 유진의 어색한 침묵. 민형 안되겠는지
언덕 산책길가에 차를 세운다.
유진 (보는) ?
민형 우리 얘기 좀 해요. 아니 내가 유진씨한테 얘길 해야해요.
21. 길가 (오후)
눈 덮힌 언덕길을 걷는 두사람.
민형 ...... 미안합니다.
유진 (민형을 본다) ?
민형 그동안 유진씨에게 무례하게 군 거...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사과가 늦었어요. ... 이 말 하려고 서울에서 빨리 내려왔는데 그날 유진씨 사고가 나는 바람에
말을 못했어요.
유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동안.. 저한테 일부러 그랬다는 말인가요?
민형 ... 변명같지만.....내가 유진씰 많이 오해했었어요. 용서해 줘요.
유진 (잠시 그러다 가만히) .......오해는 풀렸나요?
민형 (끄덕) .........
유진 .....다행이네요. (맑게 웃는데)
민형 (더욱 미안한) ....무슨 오핸지.... 왜 안물어봐요?
유진 (....보면)
민형 (어렵게) ...정말로 나랑 닮은 사람이 있을줄은 몰랐어요. .....
유진 (....!!!)
민형 ......그래서........유진씨가 내 관심을 끌기 위해 지어낸 이야긴 줄 알았어요.
유진 (놀라서) 제가......왜 민형씨를.....!
민형 (허탈한 웃음) 그러게요.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본 유진씨 모습이랑 연결이
안되니까......... 나도 괴로웠어요. (유진 보다가) ...유진씨 처음 만났을 때........나
보고 눈물 흘렸던거..... 그 사람 생각나서 그랬던 거죠?
유진 ...........!
민형 그만두겠다고 한 것도..... 내 대신 다친 것도..... (마음 아픈) 다.... 그
사람 때문인거죠?
유진 (고개 떨군다)
민형 강준상이라는 친구...... 내가 그렇게 많이 닮았나요?
유진 (가만히 그러다 엷게 미소 짓는다) 네... 착각하고 싶을 만큼이요.
준상이라고.. 착각하고 싶었던적 그렇게 믿고 싶었던적 참 많았어요.
죽은 사람.. 잊어 주는게 그 사람한테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그랬었죠? 그말이 맞다는 거 아는데..... 근데 난 그게 잘 안돼요.......
민형 (잠시) .....나 용서해 줄거예요?
유진 ...오해는 용서하는게 아니예요. (미소 짓는)
민형 (미소 짓는데)
두사람 마주보고 웃는다.
민형 ....궁금하네요. 나하고 똑같이 생긴 유진씨 첫사랑.
유진 (가만히)
민형 어떤 사람이었죠?
유진 (그저 가만히)
민형 겉모습 말고는 나하고 물론 다르겠죠?
유진 (끄덕 끄덕) ... 많이요.
민형 (흘낏 유진 보다가 웃는) 그런 표정 약혼자 앞에선 짓지 말아요.
유진 ?
민형 그 표정 보면 지금 이 여자가 준상이란 사람 생각하는구나.
이젠 나도 금방 알수 있어요.
유진 (표정) 그렇군요. ... 내가 나쁘군요.
민형 (힐끗 웃으며 멈춰선다 손 내민다)
유진 ?
민형 우리 새롭게 시작해요. ... 이번엔 착각하지 마요. 나 이민형이예요.
잘 부탁합니다.
유진 (보다가 손 내민다) ..정유진이예요.
22. 곤돌라 (오전)
곤돌라 운행 되고 있는 모습.
23. 산정상 (오전)
산 정상에서 내리는 민형과 김차장 유진과 정아.
유진 내리는데 민형이 손잡아 내려 주고 있다. 그 모습 동시에 바라보는
김차장과 정아.
24. 산정상 레스토랑 앞 (오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레스토랑. 집기들이 대충 쌓여있고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
김차장 우린 외부를 돌아 볼게요.
정아 우린 내부요.
정아 얼른 유진을 데리고 가면 김차장 흘낏 민형을 본다.
걷고 있는 김차장과 민형.
김차장 (짐짓 그러다가) 근데 이거... 이런데 있어서 레스토랑 장사 되겠냐?
민형 (둘러보며) 여기는 레스토랑보다는 산장으로 꾸미는게 낫지 않을까요? 운치도 있고 슬로프도
가깝고. (하다가) 폴라리스에 맡길까 하는데요.
김차장 그래 폴라리스.. (알겠다는 듯 고개 끄덕이는) 정유진... (하는데)
민형 뭔가 말하려고 하다가 핸드폰 울려서 확인하는 번호 확인하고 망설이다 끊어 버리는 민형.
김차장 옆에서 보다가.
김차장 채린씨..? 혹시 이이사 채린씨 하고 싸웠어?
민형 (아무말 안하고 걷고)
김차장 그 날 정유진씨 다친 날 싸운 거지? (대답 없자) 그래 (끄덕 끄덕) 정유진.
민형 (본다)...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김차장 그냥.... 정유진이다 이거지 뭐..
민형 보다가 따라가려는데 김차장 앗 하고 돌아본다.
김차장 아참, 너 정유진씨 약혼한 건 알고 있지?
민형 선배!
김차장 (다시 걸어가며) 아니 그냥 아나 모르나 확인해 본 거야 확인.
민형 (표정 그러다가 피식 웃으며 앞으로 가서 김차장 툭 치는) 선배. 그런거 아니예요..
김차장 아니면...?
민형 ...그냥...미안해서요.
정아 (소리) 미안하긴 너한테 뭐가 미안해?
25. 산정상 레스토랑 안 (오전)
자재가 쌓여있는 레스토랑 안. 중간에 비닐 장막 같은게 가로 드리워져 있다 유진과 정아 줄자로
재고 그러면서.
유진 그러게.
정아 그러게는.. 하긴 대신 다쳐주기까지 했으니... (힐끗) 너.. 상혁이한테 제대로 해명은
한거야?
유진 응....(그러다 짐짓 생긋 웃는다) 했어.
정아 이해해? (하다가) 딴남자 위해 대신 다친 여자친굴 이해해? 상혁이
걔도 뭐가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거 아니니?
유진 언니...
정아 솔직히 말해봐.. 상혁이 요즘 통 전화도 없던데.. 니들 그후로 삐걱 거리는거지?
유진 아무말 없이 중간쯤에 쳐진 커텐 혹은 비닐 장막 같은걸
걷어 보는데 안쪽에 놓여 있는 피아노.
정아 왜 대답안해! (하다가 피아노 보고) 어? 피아노네?
유진 피아노를 바라본다. 유진 다가와서 후후 먼지를 불어 본다. 그리고는 손바닥으로 피아노를
만져 보는. 그러다가 열어 본다.
유진 피아노를 딩동 거려 본다. 그러다가 ‘처음’의 멜로디를 한손으로
쳐 보는.
민형과 김차장 들어오다가 그 모습 보고.
민형 이 곡 나도 아는데...
유진 ! (본다)
유진 민형과 시선이 만난다. 피아노 음악 오버랩 돼서 계속 되고.
민형 계속해요.
유진 (당황해서 얼른 닫는) 악보가 없어서요. (하다가) 혹시나 이 곡 칠 줄... 아세요?
민형 (사이 미소) 어쩌죠? 난 피아노 못 쳐요. (하는데)
유진 (표정)
26. 방송국 녹음실 (오후)
음악 연결 돼서 끝나면.
DJ 마지막 곡으로 요즘 저희 프로에서 자주 트는 ‘처음’ 들려 드렸습니다.
날씨가 우울합니다. 마음까지 우울해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다음주부터는 방학특집 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녹음 끝내는 상혁. DJ 나온다.
상혁 수고 하셨습니다.
DJ 아, 지겹다 지겨워... 맨날 같은곡 들으니 노래도 지겹고 사는것도 지겹고
김피디 우울도 지겹고.
상혁 (표정)
DJ 표정 관리 좀 하자. 그나저나 다음주 특집은 어쩔거야? 좀 있다 회의 들어가야 하잖아.
상혁 생각 중입니다. (하고 돌아서는데)
보면 채린이 서 있다. 불안한 표정의 채린.
27. 방송국 일각 (오후)
채린이 서 있는데 상혁 커피를 뽑아 가지고 온다. 상혁 커피 건네 주는.
상혁 웬일이니?
채린 (버럭) 대체.. 너 뭐하는 애야!
상혁 (본다) 오채린.
채린 유진이하고 결혼해. 얼른 결혼하란 말야.
상혁 ... 이민형씨하고 무슨일 있니?
채린 (표정).. 그런거 없어.
상혁 그럼... 문제 없잖아.
채린 (불안한 표정)
상혁 나 오늘 일이 많아 채린아. 미안하다..그런 말이라면 이만 돌아가라. 응? (그러다가 말
없자 돌아선다)
채린 (잡는) .... (간절한 표정으로 눈물 글썽이며 올려다 보는)
상혁 (보면)
채린 도와줘.. 상혁아... 도와줘.
상혁 채린아.
채린 민형씨가... 나 밀어 내려고 해. 유진이 때문에 나 밀어 내려고 그래. 나 어떡하니...
응?
상혁 ...헤어지자... 그러는 거야? 이민형이 유진이 때문에 헤어지자 그래?! (표정)
28. 방송국 간부의 방 (오후)
조금 긴장된 상혁의 얼굴. 방송국 간부가 서류를 보고 있고 앞에는 상혁과 DJ가 앉아 있다.
간부 (두 사람을 보며) 스키장? 갑자기 왠 스키장?
DJ (괜히 나서서) 그동안 맨날 소극장이나 공개홀에서 공개방송하다 보니까 좀 답답해서요. 설원에서의
야외 콘서트, 괜찮지 않습니까?
간부 (번갈아보며) 누구 아이디어야?
상혁 ......접니다.
간부 이거 섭외도 만만치 않을텐데..... 김피디, 꼭 스키장이어야 하나....?
상혁 (너무나 단호하게) 네.
간부 (요놈 이상하네?) ....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거야?
상혁 (표정) 애인이 스키장에 있습니다. 그래서 꼭 가야 합니다.
너무나 단호하게 말하는 상혁의 말에 간부와 DJ는 뜨악해서 입을 딱 벌리고 바라본다.
29. 방송국 복도 (오후)
회의실을 나와서 나란히 걷는 상혁과 DJ. 두 사람의 얼굴은 환하다.
DJ 어이, 김피디. 당신 귀여운 데가 있네....? 설마 애인 때문에 간다고 말할 줄은 몰랐어?
상혁 (짐짓) 성공했잖아요. 선배도 좋으면서요, 뭘.....
DJ 나야 좋지. 원님 덕에 나발분다고 덕분에 스키장 밟는 건 좋은데.... 공연이 잘 될까?
추워서 노래가 나오겠냐구....
상혁 노래가 안되면 춤이라도 춰야죠. (DJ 보며) 왈츠틀면 되잖아요.
DJ 것도 말되네...
상혁 (웃어 주는데 앞보면 굳은 표정의 상혁)
30. 상혁의 집 거실 (밤)
상혁 결혼하겠습니다.
진우와 지영 상혁 앞에 앉아 있고.
상혁 유진이하고 결혼 할게요. 되도록 빨리요.
진우 되도록 빨리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상혁 유진이 이대로 두고 싶지 않아요 빨리 제사람 만들고 싶습니다.
진우 (표정)
지영 안된다. 난 아직 걔 용서가 안돼. 받아 들이고 싶지 않아.
진우 여보.
상혁 어머니 용서 기다릴 시간 없어요.
지영 뭐?!
진우 상혁아!
상혁 (무릎 꿇는) 한번만 그냥 넘어가 주실수 없으세요? 한번만이요.
지영 너 왜 이래?! (하다가) 난 싫다. 원래도 유진이 며느리로 탐탁치 않았어.
상혁 어머니!
지영 그만하자 (확 일어난다)
진우 여보..(지영보다가 이윽고 상혁에게) 너 갑자기 왜 이렇게 서두르는 거냐?
상혁 (잠시 그러다가 이윽고) 저 ... 유진이 잃고 싶지 않아요. (한다)
31. 빌라 앞 길 (오전)
민형과 유진이 빌라촌에서 나온다. 유진은 다이어리에 뭔가를 체크하면서 내려온다.
두사람 툭탁 거리는 표정. 유진이 다이어리를 탁 덮는데 뭔가 떨어진다. 민형, 줍는데 상혁과
유진의 다정한 사진이다. 민형, 약간 굳는 그러다가 미소 짓는다 넘겨
주는 민형.
민형 (신경쓰인다) 상혁씨....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유진 (새침하게 뺏으며) ......글쎄요.........(하고 꽂는다)
민형 상혁씨, 사랑해요?
유진 (약간 멈칫) 그런 질문이 어딨어요. 우리 두사람 약혼한 사이예요.
민형 아.. 그렇지. (하다가) 그럼 말해봐요. 어디가 그렇게 좋은지.
유진 (떠올리듯) 상혁인 누구보다도 날 잘 알고 있고요, 천성적으로 마음이 따스한 사람이에요.
또 어릴 때부터 가족처럼 자랐고... 이해심도 많고, 책임감도 강하고,
민형 (웃는다)
유진 왜 웃어요?
민형 아뇨, 그냥.... 사랑하는데 너무 이유가 많은 것 같아서요....
유진 (표정 그러다가) 아니예요. 정말 좋은 사람이라서 그래요.
민형 그렇게 생각해요? 음...예를 들어 볼까요?
내가 좋은 이유 대봐요.
유진 네? (당황하는)
민형 (웃는) 못대죠. 정말 좋은건 이렇게 이율 댈수 없는 거예요.
유진 (표정)
민형 (자기가 하고도 머쓱한) ... 농담이예요 농담. 이번엔 진짜로 음..강준상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이유 댈수 있어요?
유진 (굳는)
민형 (어 실수다) ...미안합니다.
유진 (본다 짐짓 웃어 보이는) 아니예요 미안할거 없어요.
민형 또 나왔다! 내가 아는 표정.
유진 (보는 그러다 알아듣고 풋 웃는다)
민형 .... 그냥 나한텐 편하게 해도 되요. 생각 날 때 생각하고 나보고 되새김질도 하고 그래도
되요.. 그러다가.. (앞서 걸어가다 돌아보면)
그런 민형 뒷모습 보다가 휙 담으로 올라간다. 어~ 중심 잡는 유진
민형 놀라서 유진에게 다가서는데 유진 웃으며 만류하고 중심 잡고 가는.
유진 준상이하고 한거 별로 없어서 되새김질할 것도 없어요.
학교에선 둘이 맨날 싸움만 하고.
춘천 우리집 호숫가에서 땡땡이 치고 데이트 한번 하고.
그리고 첫눈 오는날 눈사람 만들고...
(눈가가 반짝) 야 정말 아무것도 없구나. 강준상 나쁜놈!
그렇게 아무것도 안남기고 너혼자 가버리면 좋니? (손 입에 대고) 강준상 나아쁜놈!
민형 (그런 유진을 바라보는)
유진 그죠 (짐짓 웃으며 돌아 보다가)
어어... 하고 반사적으로 민형과 유진 서로 내민손을 잡는다. 유진 놀라서
뿌리치려다가 다시 확 중심 잃고 유진 민형에게 안기는. 두사람 어색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정아 (소리) 유진아 유진아...큰일 났어.
두사람 돌아본다.
정아 어머님... 춘천 어머님이....
유진 (표정)
정아 쓰러지셨데.
32. 스키장 일각 (오전)
유진과 정아가 나오고 있다. 서두르는 두 사람.
정아 같이 못가서 어떡하니?
유진 괜찮아. 괜찮아 언니 차 빌려줘서 고마워.
민형 보고 있는.
정아 길 얼어서 운전하기 힘들텐데....정신 차리고 가. 응?
유진 대답도 못하고 황황히 사라지는.
걱정스럽게 유진이 사라진 쪽을 보는 민형.
33. 주차장 (오전)
유진이 정아의 차에 키를 꽂으려고 하는데 민형이 뒤에서 달려오며 부른다.
민형 유진씨.
유진 (돌아본다)
민형 차 키 있죠? 한번 보여줘 봐요.
유진 왜요?
민형 글쎄 키 좀 보여줘봐요.
유진 (손바닥을 펴서 키를 보여준다)
민형 (냉큼 뺏으며) 내 차로 가는 거에요. 와요.
유진 (본다)
자신의 차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민형.
34. 민형의 차 안 (도로 - 오전)
민형과 유진이 앉아서 가고 있다. 민형, 유진 걱정하고 있고.
민형 운전하기 위험하다고 했으면 유진씨가 말 들었겠어요? 이런 빙판길은 승용차로는 어림도 없어요.
유진 ...
민형 걱정하지 말아요. 괜찮으실 거예요.
유진 (표정)
35. 춘천 도로 (오후)
“춘천”이라고 써있는 도로 표지판. 달리는 민형의 차.
36. 유진네 집 앞 (오후)
민형의 차가 들어와 멈춰서고 유진이 차에서 내린다.
유진은 그대로 뛰어 올라가고. 민형 차 파킹 하는.
37. 유진의 집 거실 (오후)
뛰어 들어오는 유진. 희진이 나와 있다.
유진 희진아 엄마는?
희진 의사 선생님 다녀 가시고 많이 좋아지셨어.
유진 (안도하는 표정)
희진 미안해서 어쩌지? 언니...
이렇게 달려오지 않아도 될걸 그랬는데... (그러다가 말문 막힌다)
민형이 들어오고 있는.
희진 준상.. 오빠?
유진과 민형 빠르게 눈이 마주친다. 희진의 놀란 얼굴.
유진 아니야.. 희진아 준상이 아냐.
민형 (어설프게 웃는)
누구 왔니? 하면서 나오는 유진모. 유진을 보고.
유진 엄마...괜찮아?
유진모 (유진보며) 유진아 니가 여기까지 웬일이야.....(하다가 민형을 보고) 누구....?
유진 (주저하며) 어... 내가 맡은 스키장 공사 책임자되시는 분이야. 나 데려다
주셨어.
유진모, 민형과 인사하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한 듯 유진과 민형을 번갈아 쳐다본다.
38. 방안 (오후)
몸 누이는 유진모.
유진모 일 같이 하는 사람이라도 이렇게 같이 오는거 아니다.
유진 (표정)
유진 일만 같이 하는거 맞지?
유진 ...엄마...
유진모 상혁이 한테 얘기 하지마. (하면서 기침하는데)
유진 엄마.. 엄마...
가까스로 유진이 옆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손을 잡는데.
유진모 괜찮아. 왜그래. 죽을병도 아닌데.
유진 언제부터 이렇게... 안좋으면서 왜 나한텐 한마디도 안했어.
유진모 너... 사부인은 자주 뵙니?
유진 ....그럼..
유진모 용서는 해주신 거야?
유진 그럼 엄마.. 걱정하지마.
유진모 ....상혁이 한테는 잘하구? 자주 전화하고 그러지?
유진 엄마 ... (눈물 글썽인다) 지금 몸이 이런데도 그게 걱정이예요.
유진모 ....그래 엄마두 늙었어... (짐짓 웃는다) 너... 행복해지는거 너하고
희진이 행복해지는거 말고 내가...걱정될게 뭐 있어
잘 하고 있는 거지?
유진 (표정) 네...네...
유진모 (다시) 저사람..
유진 (표정)
유진모 ...낯이 익다.. 어디서 많이 본 사람 같아.
39. 거실 (오후)
벽에 걸린 유진 가족의 사진. 아버지 현수에서.
혼자 어색해서 민형 벽에 걸려 있는 사진들을 보는.
유진의 어린시절 사진.. 그리고 고등학교 사진에 눈이 간다.
민형 들여다 보는표정인데
희진 차.. 드세요.
민형 (돌아 본다) 고마워요 (웃으며 자리에 앉는데)
차 마시는 민형. 희진 정말 유심히 열심히 민형을 들여다 본다.
그러다 민형 보면 얼른 고개 돌린다.
민형 그렇게.. 많이 닮았어요?
희진 ...(끄덕 끄덕)
민형 ...언니가 많이 좋아했나 보죠?
희진 ....(잠시 그러다가) 준상오빠 죽고 우리 언니 슬퍼하다 죽는줄 알았어요.
민형 (뭔가 마음이 쿵 떨어지는 표정) 그랬어요...?
희진 (잘못한거 같다)
민형 그랬군요... (그러다 짐짓 웃으며) 아참 뭐하나 물어 봐도 되요?
여기 유진씨 잘가는 호숫가 알아요?
40. 민형의 차안 (오후)
호수가를 따라 난 도로를 달리는데 유진은 좀 침울한 표정이다. 민형도 이상한 기분은 마찬가지....
두 사람, 눈이 마주치면 어색하게 그냥 웃고 만다.
민형 (불쑥) .... 유진씨, 우리도 오늘 땡땡이 칩시다.
유진 ? (그러다가 천천히 민형을 본다)
민형 휙 차를 돌린다.
41. 호숫가 (오후)
민형의 차가 호숫가에 도착하면 유진은 준상과 왔던 곳이라 좀 당혹스런 얼굴이다.
민형 (호수를 보며) 나가서 바람 좀 쐬죠.
유진 (내키지 않는다) .....다른 데 가면 안될까요?
민형 난 여기가 괜찮은데....? (웃으며) 어서 내리기나 해요.
민형, 먼저 차에서 내린다. 유진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자 민형이 와서 유리창을 똑똑 치고는
재촉하는 눈빛으로 웃는다. 곤혹스러운 유진의 표정.
42. 몽타쥬
민형 유진을 끌고 호숫가 여기저기를 다닌다.
유진에게 계속해서 겹쳐지는 과거의 기억들.
민형에게 끌려 다니는 유진.
과거의 기억들에 어지러운 유진.
.
43. 호숫가 가로수길 (오후)
예전에 준상이와 걸었던 길이다. 유진, 멍하게 서서 길을 바라보고 있는데 민형이 4부에서 빌려줬던
안경달린 잠바를 들고 뛰어온다.
민형 (옷을 내밀며) 추운데..... 입어요.
입는데.
유진의 눈에 보이는 자전거를 타는 어린 연인들의 모습.
여자아이를 뒤에 태운 남자아이... 마치 준상과 유진처럼 보인다. 유진과 준상이 자전거 타던
모습이 스쳐간다.
민형 유진씨....?
유진 (준상을 보는 것처럼 멍하게 민형을 바라본다)
민형 (의아해하다가 나를 보는게 아냐...)
유진,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황급히 모자를 쓴다. 안경이 푹 내려와서 얼굴을 덮는다.
유진 (얼굴 돌려 시선 피하며) 이 옷 재밌네요. 이렇게 쓰면 하나도 안보일 줄 알았는데 되게
잘보여요.
하며 앞서가는데 민형, 모자에 반쯤 가린 유진의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리는 걸 본다.
민형 잠시 모른척 해준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민형 춘천은 처음인데..... 참 좋군요. 나무도 좋고.... 하늘도 좋고.....호수도 좋고.
유진 ........
두 사람, 걷는데 그늘진 곳은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있다. 그걸 바라보는 민형.
민형 그림자가 진 곳은 아직도 눈이 그대로 있네요. 봄이 와야 완전히 녹겠죠?
유진 (나무 그림자를 보다가) 혹시 그림자 나라에 간 사람 이야기.. 들어봤어요?
민형 아뇨. 뭔데요....?
유진 (망설이다가) 그림자 나라에 간 사람이 있었어요. 근데 거기서는 아무도 이 사람한테 말을
시켜주지 않았데요.
민형 그래서요?
유진 그래서 ...... 외로웠데요...... (괜히 싱겁다) 이게 다에요. 싱겁죠?
민형 그 얘기, 어디서 들었어요?
유진 .... 친구한테서요.
민형 (웃더니) 알겠다.... 외로웠던 사람은 유진씨 친구 같은데요? 그러니까 그런 얘길 해줬겠죠.
유진 (씁쓸하게) .... 맞아요. 그땐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많이 외로워했던
것 같아요.
민형 (짐짓) 그 친군 지금 뭐해요?
유진 (조용히) 날 여기 데려온 이유가 뭐예요?
민형 (잠시 그러다 피식) 들켰어요?
유진 .... 여기 어떻게 알았어요?
민형 유진씨가 얘기해 줬잖아요. 되새김질할게 얼마 없다고.
유진 이만 가요.
하는데 유진 걸어가기 시작한다. 민형 쫓아가는. 쫓아가서 돌려 세운다.
민형 내가 유진씨 여기 데려온 이유가 궁금해요? 얘기해 줘요?
반짝이는 호숫가로 시선을 돌려 세우는 민형.
민형 봐요. 보라구요.
유진 (그대로)
민형 눈떠요 눈 뜨고 보라구요.
눈 뜨는 유진. 호수 수면에 반짝이는 햇빛들... 아름다운 풍경. 민형 잠시 그러다가 조용히...
민형 이렇게 아름답잖아요. 여기.. 이렇게 아름다운데 유진씨가 본건 뭐죠?
추억밖에 없죠. 슬픈 추억 밖에 안보이는 거죠.
유진 (가슴 아픈) 그만해요...그만 해요...
민형 그렇게 꽁꽁 마음을 묶어 두고 누굴 사랑할수 있겠어요.
유진씨야 말로 그림자 나라에서 혼자 살고 있는 거잖아요. 계속 그렇게
거기서 혼자 외롭게 살고 싶어요?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곳을 놔두고 거기서 계속 살거예요?
봐요.. 보라구요...
유진 그만해요! (뿌리치고 나온다)
44. 방앞 복도
헤어지는 두남녀
45.유진의 방/민형의 방 (밤)
불도 켜지 않은 채 각자의 방문에 등을 기댄 채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
46. 다음날 스키장 외경
47. 피아노가 있는 공간
자재같은게 어지럽게 놓인 방. 민형과 김차장, 일하다 쉬는 느낌.
구석에 있는 낡은 피아노 뚜껑를 뚱땅거리는 김차장. 엉성한 솜씨. 민형은 겨울 햇살이 들어오는
창 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김차장 (흘낏 민형 보며) 왜 이렇게 고독해?
민형 .....
김차장 ....오늘 일 접어?
민형 .....선배....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자꾸 다른 말이 튀어나오는 건
왜 그러는거에요?
김차장 누구한테 그러는건데?
민형 (생각하다가) ......누구.
김차장 (픽 웃다가 잠시 생각) 첫 번째, 할 말을 까먹어서 두 번째, 잘못한 게 있어서 세.번.째.
(씩 웃으며) ........좋아하니까. 몇 번인거 같애?
민형 ........
김차장 쳇! 대답 안할거면 아예 물어보지를 말아라. (뚱땅뚱땅하며 대수롭지 않게 피아노를 치는데
한참있다가) .......그 누구, 정유진씨지?
민형 (괜히 말돌리며) 잘 좀 쳐봐요. 별로 어려운 곡 같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못쳐요?
김차장 (짜식 말돌리네? 퉁명스럽게) 니가 한 번 해봐. 이게 말같이 쉬운가.
민형 (고개 저으며) 전 피아노 쳐본 적 없어요.
김차장 그럼 구경이나 해! (계속 틀리고) 아! 오늘 따라 예술이 안되네.... 옛날에 그녀와
연애할 때는 잘 쳤었는데....... (민형 보며 겸연쩍게 웃는) 사랑의 힘으로!
민형 (피아노 치는 모습 내려다보며)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느낌은 뭘까요?
김차장 진심으로 사랑하면....... 외로워지는 법이지.....
민형 ...........
김차장 (힐끗 보고 별거 아닌 것처럼) 아까 니가 물어본 거..... 답, 삼 번이지?
민형 (뜨끔해서 본다)
김차장 (모른 척 계속 피아노 치는데 계속 틀린다) 아... 왜 이렇게 안되지? (벌떡 일어나며)
우씨! 안되겠다. 가자, 가!
민형 (표정)
김차장, 옷을 챙겨입는데 뒤에서 울리는 피아노소리. 돌아보면 민형이 오른손을 올리고 김차장이
쳤던 멜로디 부분을 천천히 치고 있다. 김차장 깜짝 놀라본다.
김차장 피아노 못친다며?!
민형 (자신도 황당한 듯 김차장 보고 웃으며) 선배.... 아무래도 나 천잰가봐.
48. 스키장 전경 (오후)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49. 곤돌라 타는 곳 앞(오후)
민형, 함박눈을 맞으며 걸어가는데 저 쪽에서 카메라를 든 유진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함박눈을 맞으며 서로에게 다가오는 유진과 민형. 한 발자국씩 가까워지는데...
조금 떨어져서 멈추는 두 사람. 조금은 서먹하다.
민형 (어색하게) .....많이 기다렸어요?
유진 ......아니에요. (두 사람, 서로 머뭇거리는데)
민형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올라갈까요?
조금 떨어져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 모습
50. 몽타주 (오후)
- 곤돌라 올라가는 모습들
- 곤돌라. 조금 떨어져 앉은 두 사람. 각자 창밖만 본다.
- 민형, 슬쩍 유진 쳐다보고 고개돌리면... 민형을 슬쩍 보는 유진. 어쩌다 눈마주치면 어색한
미소 짓는다.
- 곤돌라 밑으로 스쳐가는 눈쌓인 스키장과 나무숲의 모습들.
51. 레스토랑 (오후)
민형과 유진, 레스토랑을 둘러보며 일한다.
민형 벽돌 느낌은 좋으니까 살렸으면 좋겠구요. 기둥과 기둥 사이 간격은 조금 넓혀야 될 것
같에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산장의 컨셉은 브라운으로 잡으면 좋겠어요.
유진 네...... 그럼 포인트는 화이트로 갈게요.
일하다 말고 물끄러미 유진 보는 민형.
민형 맞다..... 유진씨 좋아하는 색깔이 흰색이랬죠?
유진 ..........!
민형 좋아하는 계절은 겨울이랬고..........
유진 (어? 이 남자... 왜 이러지?)
민형 좋아하는 음식은 뭐에요?
유진 왜..... 물어봐요?
민형 (씩 웃으며) 그냥....... 기억해두려구요.
유진, 쿵! 마음이 내려앉는다. 민형을 보는 유진의 시선.
52. 상혁의 거실 (오후)
상혁이 짐을 챙겨서 내려온다.
진우 (신문 접고) 지금 가니?
상혁 네....
지영 (팔짱 낀 채 못마땅하게) 너도 참 어지간하다. 그렇게 할 일이 없어?
상혁 (빙그레 웃으며) 이거, 공식 출장이에요. 답사차 가는거라구요.
지영 (혀 끌끌) 핑계 좋다.... 너 정신 똑바로 차려. 니가 뭐가 부족해서 유진이한테 그렇게
쩔쩔 매는거니?
상혁 (웃으며) 쩔쩔 매는거 아닌데...? 그쵸 아버지?
진우 그럼! 이번엔 상혁이가 내려가고 다음주엔 당신 생일도 있으니까 유진이가 올라오고... 이렇게
번갈아 한 번씩 왔다갔다 하면 되겠네.
지영 (화가 나서) 생일날 걔를 뭐하러 불러요? (상혁보며) 생일 같은 건 식구들끼리 보내는
거야. 부르지마.
상혁 며느리도 식군데 당연히 와야죠. (씩씩하게) 다녀오겠습니다.
웃고 나가는 상혁.
53. 오채린 부띠끄 앞 (오후)
채린과 진숙이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빵빵- 소리. 상혁의 차에 탄 용국이 따라오라고 손을
흔든다. 상혁의 차를 따라 출발하는 채린의 차.
54. 스키장 외경 (밤)
눈보라가 치고 바람소리가 거세다. 깃발들이 거칠게 휘말려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55. 정아의 방 (오후)
정아가 차를 타고 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린다. 정아, 문을 열면 김차장이다.
정아 어머? 차장님....
김차장 (둘러보며) 유진씨 아직 안왔죠.
정아 네. 아까 이사님이랑 레스토랑 보러 올라갔잖아요.
김차장 (난감한 듯) 아 이거 큰일났네.... 아무래도 아직 못내려온 것 같은데....어쩌지?
정아 왜요? 무슨 일 있어요?
김차장 바람이 갑자기 세져서 곤돌라 운행이 중단됐데요.
정아 뭐라구요?
56. 곤돌라 타는 곳 (오후)
눈보라 휘몰아치는 산정상의 곤돌라 타는 곳. 유진과 민형이 발을 동동 구르며 서 있다.
사람들 아무도 없고 눈발만 몰아친다. 당혹스러워하는 유진과 민형.
57. 산정상 레스토랑 안 (밤)
민형, 벽난로에 나무들을 넣어서 불을 지피고 있다. 유진, 민형에게서 떨어져 앉아있다.
민형 (유진을 돌아보고) ......걱정돼요?
유진 ....조금요... 혹시 걸어서 내려갈 순 없나요?
민형 여길 어떻게 걸어서 내려가요? 바람이 잠잠 해질 테니까 어떻게든 버텨봅시다.
유진 네....
그러나 유진은 여전히 민형에게서 멀찍하게 서서 창 밖만 내다본다.
유진의 모습을 슬쩍 보는 민형.
민형 (불을 지피며) 나랑 같이 있는 게 불편해요?
유진 .......!
민형 불편한거 아니라면 이리와서 불이나 쬐요.
유진 (황급히) 아.... 저... 2층 좀 다시 보고 와야겠어요.
하면서 유진은 서둘러 2층으로 올라간다. 유진의 뒷모습을 보는 민형.
58. 스키장 일각 (밤)
상혁, 채린, 용국, 진숙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온다. 심각하게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김차장과
정아를 발견한다.
상혁 정아누나!
정아 (돌아선다) 상혁아....?
채린 김차장님.
김차장 (표정관리 안된다) 어어...채린씨.
상혁 (둘러보며) 유진이는요? 방에 있나요?
정아 어어... 그게.... 지금 문제가 생겨서....
상혁 (눈치를 살피며) 무슨... 문제요?
채린 (눈치채고 김차장에게) 민형씨는요? 민형씨 어디 있어요? 네? 김차장님?
김차장 (상혁과 채린의 눈치를 봐가며) 저기..... 레스토랑 구조변경 때문에 정유진씨랑 같이
산에 갔는데.... 바람 때문에 곤돌라 운행이 중단되서 못내려오고 있어요.
상혁과 채린, 놀라서 서로 마주본다.
59. 산장 안 (밤)
유진, 2층에서 내려오면 민형이 안경을 쓴 채 벽난로 앞 의자에 누워서 잠들어 있다. 조심스레
다가간 유진, 민형의 안경을 살그머니 벗겨낸다. 옆에 안경 놔주려다가 문득 민형의 잠든 얼굴을
내려다보는 유진. 한참 들여다보는데....... 민형이 눈을 뜬다. 두 사람, 눈 마주치고...
유진 (당황해서) 아,안경 벗겨주려구요.... 불편할 것 같아서....
민형 ...... (유진을 응시한다)
유진 (모른척하며 안경을 건넨다) 여기요....
유진, 돌아서서 어딘가로 가려고 하는데
민형(소리) 언제까지..... 죽은 사람 생각하면서 살 거에요?
유진 (멈칫! 한다)
민형 (유진 보며 다가오는) ......그 사람.......잊는게 그렇게 힘들어요?
유진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가려고 하는데)
민형 .....유진씨 나 하나만 물어볼게요. 그 친구가 살아 있었다면.......지금도 유진씨랑
사랑했을까요?
유진 ..........이민형씨....!
민형 그 친구가 죽었기 때문에....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집착하는 거
아닌가요?
유진 (감정이 상해서) .......그만하죠. 이민형씨가 상관할 문제 아닌 것 같은데요.
민형 아뇨! 상관하고 싶은데요. (조금 강한감정) 나한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었죠? 그래요. 나, 사랑이 뭔지 몰라요. 하지만 내가 볼때는 유진씨가 그 죽은 사람 생각하는
것도 사랑 아니에요.
유진 (눈가에 물기가 번진다. 이 앙다물고) 이제 그만하죠.
민형 (강한 감정)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고 미련이고 자기 연민이에요. 그걸 왜 몰라요?
유진 (좀 세게) 그만해요.
민형 (안타깝다) 제발 정신차리고 현실을 봐요.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이라구요!
유진 (민형을 잡고 흔들며) 그만해요! 제발 그만하라구요!!! (떨리는 목소리)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에요? 나한테 왜 이러는 거냐구요!!!
민형 (자기도 모르게 버럭) 당신을 좋아하니까!
유진 (!!)
민형 (자신도 멍하다가.... 진심으로 깨닫는) 내가....내가 유진씨 좋아하니까요.....
놀란 유진의 얼굴에서
<7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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