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외전 8부
방송일: 20040810
동영상 : 줄거리:
구미호외전 -8부-
1.가건물 공사장2/밤
기절해있던 민우, 정신이 들며 신음소리와 함께 눈을 뜬다.
이때 민우의 눈에 들어오는 살풍경한 공사장 천정.
사태를 파악한 민우, 벌떡 일어나 급하게 주위를 살펴보지만 아무도 없다.
이에 쌍단도에 맞은 뒷머리를 움켜쥐고 비틀거리면서도 난간으로 와 아래층을 내려다보는 민우, 공사장 마당을 가로 질러가는 전사 시연의 뒷모습을 본다.
시연을 불러 제지하고 싶은 민우,
시연을 향해 손을 뻗지만 순간 넘어질 듯이 휘청이며 벽을 짚고 만다.
2.가건물 공사장1/밤
비장한 표정의 시연,
건물 위에서 민우가 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만 돌아보지 않고 가버린다.
3.신전 입구/밤
걸어 들어가는 시연.
시연의 상처 입은 뒤쪽 어깨는 피로 흥건하다.
4.제단 앞/밤
시연, 입구로 다가서는데
입구 양쪽에 서 있는 호위무사1,2가 동시에 검을 빼서 시연의 앞을 막는다.
시연, 굴하지 않는 단호하고 강한 시선으로 호위무사를 보면
무사1 수장님께서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분부하셨습니다.
시연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무사1 죄송합니다.
시연, 제단 안 쪽으로 시선을 주는데
이때 안에서 나오는 채이, 시연을 조소 가득한 표정으로 슥 훑어본다.
이에 시연, 이번 임무가 채이의 계략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채이를 맞받아본다.
5.제단 안/밤
서성이는 신수장, 차갑고도 냉혹한 표정이다.
그러다 신수장, 시연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로 이를 악물며 시연이 서 있었던 제단 입구 쪽을 매섭게 쳐다본다.
6.신전 훈련장/밤
마주 서 있는 채이와 시연.
시연 어떻게 된 거야?
채이 뭐가?
시연 (똑바로 보면)
채이 (비아냥대는) 아, 강민우?
시연 ....
채이 궁금하더라구. 니가 전사로써 옛친구인 강민우를 만나면 어떻게 할지.
시연 (채이가 모든 걸 알고 있구나 싶어 난감하고도 경직되는)
채이 그래서 내가 니 핸드폰으로 강민우한테 메시지를 보냈어. 꼭 만나야 한다구.
알다시피 너한테는 임무 명령을 전달했구. 너하구 강민우를 한 자리로 불러내는 게 생각보다 쉬워서 김이 좀 빠졌지만, 어쨌거나 궁금증을 풀어줘서 고맙다.
시연 (감정을 억누르는데)
채이 (시연 어깨 뒤의 상처를 보며) 쓰리겠네. 그렇게나 좋아하는 남자한테서 상처를 받았으니.
시연 (애처러운 표정으로) 채이야.
채이 (싸늘한 시선으로) 그딴 표정으로 내 이름 부르지 마. 넌 우리 전사들 전체를 위험에 빠트렸어. 우리 일족을 좇는 인간에게 틈을 보이고 마음을 주고... 게다가 눈물까지 흘린 너! 니가 날 그렇게 쳐다보는 것조차 역겨워.
시연 (할 말이 없음에 채이를 안타깝게 보기만 할 뿐인데)
채이 수장님께는 따로 보고할 필요 없어. 너하고 강민우, 다 보셨거든.
시연 (놀라면)
채이 당연히 아셔야 되는 거 아냐. 너한테는 어머니 같은 분이신데.
채이, 조롱 가득한 웃음으로 시연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가려는데
어느새 와서 지켜보고 있는 무영과 시선이 마주친다.
무영의 차가운 눈빛에 가슴이 내려앉고 마는 채이,
하지만 애써 당당하게 무영을 슥 보고는 다가선다.
채이 시연이와 강민우의 관계를 모른 척 해달라는 부탁, 못 들어줘서 미안해
명령이였으면 들었을 텐데.
무영, 채이를 무시하고는 재킷을 벗으며 시연에게 다가선다.
이에 무영을 보는 시연, 아릿한 마음인데...
그런 시연에게 숨길 수 없는 따스한 눈빛을 보이고 마는 무영,
시연의 다친 어깨를 보호하듯, 흥건한 피를 가리듯 재킷을 걸쳐준다.
모멸감으로 치가 떨리는 채이, 시선 확 돌려 무영과 시연을 노려본다.
7.가건물 공사장 앞/밤
비틀거리며 차로 가는 민우, 걱정과 초조함으로 그 와중에도 핸드폰을 하고 있다.
민우 나예요, 시연씨. 왜 전화를 안 받아요? 메시지 듣는 대로 전화해줘요. 네?
핸드폰을 끊은 민우,
차에 타서는 정신을 차리려 고개를 흔들며 시동을 거는데 뿌옇게 흔들리는 시야.
민우, 눈을 거푸 다시 뜨며 정신을 가다듬는데 울리는 핸드폰 벨 소리.
민우 (빠르게 받으며) 시연씨? 시연씨예요?
민주 (소리) 미안해서 어쩌나? 나는 민주씬데.
8.민우 집 안/밤
통화하며 서랍에 새로 산 속옷의 포장을 끌러 넣고 있는 민주,
민주 (샐쭉해서는) 어, 민주구나? 너무 하는 거 아냐? 난 오빠 속옷까지 대령해서 지금 서랍 안에 착착 넣어주고 있는데, 그따위 심드렁한 자세로 내 전화를...
민우 (소리, 다급한) 너 시연씨 집 알아?
민주 (당황해서 동작 멈추고) 어? ....갑자기 학예사님 집은 왜?
민우 (소리, 윽박지르는) 지금 시연씨가 위험할지도 몰라. 어디야? 빨리 말해.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는 민주의 표정과 함께 급출발하는 자동차 소리.
9. 달리는 차 안/밤
충격으로 굳은 민우, 속도를 높이며 난폭운전을 하고 있는 모습 위로
민주 (소리) 그래, 언덕 위에 그 이층 벽돌집. 근데 오빤 그 집을 어떻게 알어?
이에 엑셀레이터를 세차게 밟는 민우.
쏜살 같이 달리는 민우의 차.
10. 시연집 안/밤
시연의 어깨에서 재킷을 걷어내며 시연의 어깨 뒤 상처를 보는 무영, 마음이 아프다.
무영 (약상자를 열며) 상처가 깊어. 빨리 소독해야겠다.
무영, 시연이 피범벅이 된 전사복을 벗기기 위해 시연의 옷으로 손을 뻗으면
무영의 손을 잡는 시연.
시연 혼자서 할게.
무영 혼자서는 못 벗어. 옷이 상처로 파고들었어.
시연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내가 해.
무영, 자신을 밀어내는 시연을 느끼지만 아랑곳 않고 시연을 자리에 앉히고는
약상자에서 가위를 들어 시연의 전사복을 주욱 자른다.
시연, 무영의 거침없는 행동에 무영을 깊게 보면
무영, 시연의 상처를 가능한한 건드리지 않으면서 옷을 벗겨내기 위해 시연에게 밀착해서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인다.
이에 무영의 마음을 더 이상 거절할 수 없는 시연,
무영이 이끄는 대로 팔을 들어 옷을 벗겨내도록 하고....
시연의 상처를 소독하고 치료하는 무영, 내색하지 않으려 하지만 안타까움이 스친다.
그런 무영의 모습 위로...
무영 (소리) 내가 제일 참을 수 없는 거.. 그건 니가 다치는 거야.
니가 다치는 게 싫어서, 널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그래서 내가...
무영에게 등을 맡긴 채 치료를 받는 시연의 조금은 이완된 표정 위로...
시연 (소리) 알아, 나 때문에 오빠가 검을 들었다는 거.
나 때문에 오빠가 전사가 됐다는 거. ...알아. ...그래서 미안해.
안타까우면서도 소중한 듯 시연의 상처를 치료하는 무영과
한순간이지만 그런 무영에게 의지하는 시연의 모습이 겹쳐서 보인다.
11. 시연 집 앞/밤
급하게 담장으로 달려온 민우, 불 켜진 시연 집을 담장 밖에서 바라보며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하지만 신호음만 길게 울릴 뿐이다.
이에 핸드폰을 든 채 담장을 훌쩍 뛰어 넘어 들어가는 민우.
12. 시연 집 안/밤
시연의 치료를 끝낸 무영, 방으로 가서 시연이 걸칠만한 가운을 드는데
사이드 테이블 위에서 진동으로 울리고 있는 시연의 핸드폰.
무영, 액정을 보면 <강민우다>
이에 무영, 핸드폰을 들고 와 시연에게 건네면
민우임을 확인한 시연, 미안함과 갈등으로 무영을 보는데
아무 말 없이 시연의 어깨에 가운을 걸쳐주는 무영.
이때 진동이 멈추는 핸드폰과 울리는 초인종 소리.
무영과 시연의 시선, 동시에 현관문에 가 꽂힌다.
13. 시연네 현관/밤
시연이 이 집에 산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민우, 긴장해서 문 앞에 서 있다가
초조함으로 다시 초인종을 누르려는데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리는 문.
민우,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으로 문을 여는 사람을 보면 무영이다.
순간 예상치 못한 무영의 출현에 말을 잃고 마는 민우, 그저 무영을 빤히 볼 뿐인데...
무영 (사무적으로) 무슨 일이시죠?
민우 ...시연씨 만나러 왔는데요. 안에 있습니까?
이에 서로를 강렬하고도 날카롭게 맞서보는 무영과 민우.
무영 남의 집을 찾아오기엔 늦은 시간입니다.
민우 급한 일입니다. 시연씨 좀 불러 주십시오.
무영 아파서 약 먹고 지금 잠들었어요.
민우 (걱정으로) 시연씨가 아퍼요, 어디가요?
무영 .....
민우 다친 건가요? 아님 혹시 누군가...?
무영 감기 몸살입니다.
민우 (안도의 표정으로) 그럼 얼굴만이라도 잠깐...
무영 시연이 허락 없이 집으로 들어오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하루 종일 앓다가 이제 겨우 잠들었는데 굳이 깨워야겠습니까?
민우 (집 안으로 시선 돌려 시연을 찾으면)
무영 나중에 다시 오시죠.
무영, 문 닫으려하면
닫혀지는 문을 탁 잡는 민우.
무영, 그런 민우를 차분한 표정으로 보면
여러 가지 상황으로 시연을 꼭 만나야만 직성이 풀리겠는 민우, 무영을 노려보는데...
무영 안녕히 가세요.
시선은 무영에게 둔 채 문을 잡은 손을 거두는 민우.
다시 닫히는 문.
닫힌 문 앞에 선 민우, 어쨌거나 시연이 무사하다는 걸 확인했기에
가까스로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며 한 발 뒤로 물러서 집을 올려다본다.
14. 시연 집 안/밤
가는 민우를 창가의 커튼 뒤에서 안쓰럽게 내다보는 시연.
시연에게 다가오는 무영 또한 그런 시연을 아프게 바라보고...
가는 민우와 창가에서 민우를 보는 시연, 시연을 보는 무영.
세 사람의 엇갈린 모습과 시선이 한 화면에 보여진다.
15. SICS쪽 연구실/다른 날/낮
빠르고 정확하게 돌아가는 혈액 분석기와 데이터를 입력해서 추정하는 유전자 감식기.
모니터에선 각종 게이지, 그래프들이 활발하게 선을 그리며 움직인다.
그리고 그 옆 프린터에서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결과들.
그 결과들이 프린터 된 용지를 잡는 손, 찬혁이다.
결과 용지를 보는 찬혁, 예상에서 빗나간 결과에 얼굴이 굳고 만다.
16. 모처 룸/낮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밀실.
눈에는 안대를, 입에는 테입을 붙인 채, 뒤로 묶인 손에 기다란 막대를 가로질러 넣어 움직일 수 없게 포박된 랑, 여전히 의자에 앉혀져 있다.
랑, 눈과 입이 차단됐지만 자세는 흐트러짐 없이 주변상황을 감지하려 날카롭게 청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랑 앞에 카메라를 맞추어 놓는 승준과 세경.
승준, 카메라 작동하면서 준비 됐다는 시선으로 민우를 보면
민우, 랑에게 다가가 의자에서 랑을 일으켜 세운다.
민우, 반항으로 몸을 움직이려하는 랑을 뒤에서 안 듯이 힘으로 눌려 카메라로 랑의 전신이 향하게 하면
승준, 카메라로 랑의 전신을 찍는다.
순간 랑과 밀착해서 랑을 느끼는 민우와 민우를 감지하는 랑.
둘 사이의 묘한 기싸움과 감정이 흐르는데...
이때 랑의 얼굴이 두 대의 모니터에 잡히면서 작동하는 기기들.
카메라가 랑의 머리, 목 ,가슴, 배, 팔, 다리로 훑어 내려오면
제1 모니터에서는 입체 판독기가 랑의 전신을 여러 개의 색체로 열상판독 후
뼈 모양까지 스캔을 하고 있고
제2 모니터에는 랑의 심장, 그 아래로 간, 또 장기들이 하나씩 보인다.
잠시 후 프린터에서는 분석 섹션이 연속적으로 나온다.
17. SICS 장국장 사무실/낮
장국장에게 보고하는 찬혁.
찬혁 (침울한) 랑이라는 자의 DNA 분석 검사 결과가...
장국장 (날카롭게 보면)
찬혁 인간과 다르지 않게 나왔습니다.
장국장 (버럭) 뭐야? 인간이 아닌데 인간과 다르지가 않다니, 무슨 결과가 그 따위야?
이때 검사결과 용지를 들고 들어오는 민우,
냉철함에서 약간 벗어난 장국장의 의외의 모습에 놀랬지만 검사 결과 용지를 앞에 놔주며
민우 열상 카메라와 장기검사 결과입니다. 체온, 골밀도, 장기 모두 정상이며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치미는 울화로 책상을 꽝 내려치는 장국장.
18. SICS 일층/낮
문형사와 영모가 놀란 표정으로 각자의 책상에서 일어서며 계단 쪽을 보면
화가 잔뜩 오른 장국장이 뒤따르는 찬혁과 민우에게 지시하며 내려오고 있다.
장국장 그 놈을 갈갈이 해부하든, 뼈를 발라내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아내!
(찬혁에게) 알았나?
찬혁 알겠습니다.
민우 (말없이 장국장을 보는)
장국장, 싸한 표정으로 나가버리면
찬혁, 결연한 표정으로 문형사와 영모, 민우에게 지시를 내린다.
찬혁 다시 정밀조직검사부터 모든 검사란 검사는 빼놓지 않고 한다.
(영모 보고) 특히 간 부분은 그들의 취약점으로 추정되니까 김요원은 그 분야의 권위자를 영입하고.
(문형사에게) 문요원은 그 자를 연구소로 이송해서 검사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연구소와 협의 해봐요. 그리고 강요원은...
민우 (보면) 네.
찬혁 (냉혹한 시선으로) 강민우, 어제 밤 왜 자릴 비웠나?
민우 ...개인적인 일 때문에 잠깐...
찬혁 (질책하는) 개인적인 일? 지금이 어느 땐데 개인적인 일을 보고 다녀?
문형사 (변명해주는) 아니, 그게 어제 민우가...
민우 (문형사 말 막으며)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찬혁, 민우를 쏘아보고 가버리면
민우를 한쪽으로 몰고 가는 문형사.
문형사 (답답한) 얼굴에 검은 천 뒤집어쓰고 다니는 여우한테 당했다는 거 왜 말 안 해? 너 까딱하면 죽을 뻔 했는데.
민우 일단 내가 먼저 알아보구요.
문형사 대체 뭘 알아봐?
민우 그 여자, 날 죽일 수도 있었는데...망설였어요. 죽일 뻔은 했지만 정작 죽이지는 않았다는 거, 그게 아무래도 이해가 안돼요.
문형사, 아리송한 상황에 민우를 보면 골똘해지는 민우.
19. 호텔 로비/낮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긴 신수장, 빈틈없으면서도 차가운 느낌이다.
그런 신수장의 얼굴 위로...
(flash back) 2부-어린 시연을 안고 가는 신수장과 죽은 듯이 쓰러져 있는 민우.
쓰러져 있는 민우의 모습 C.U
신수장, 눈을 가늘게 뜨며 입을 앙다무는데
이때 로비로 들어서는 사준.
사준, 소파의 신수장을 보고는 신수장 앞으로 다가가 목례를 한다.
사준 찾으셨습니까?
천천히 시선 들어 사준을 보는 신수장, 매섭다.
이에 사준, 긴장해서 시선을 내린다.
20. 호텔 산책로/낮
말없이 앞서 걷는 신수장과 한발자국 신수장의 뒤에서 걷는 사준.
신수장 왜 내게 말하지 않았지?
사준 ....
신수장 (멈춰 돌아서 사준을 보며) 강민우와 시연이의 관계 말이다.
모르고 있었던 건가?
사준 (알고 있었기에 대답하지 못하는)
신수장 (짐작하고) 니가 모를 리가 없지. 무영이가 관계된 일인데.
사준 ...죄송합니다.
신수장 시연이의 정체에 대해 아는 사람은 너와 나뿐이다.
왜 내가 아들인 무영이에게도 말하지 않은 시연이의 비밀을 너에게 알려줬다고 생각 하느냐?
사준 (신수장을 보면)
신수장 너의 피 때문이야. 대대로 내게 목숨을 바쳤던 가문의 피, 복종과 신뢰로 가득 찬 그 피 말이다.
사준 ....
신수장 명심해라. 니가 충성을 바쳐야 할 사람은 무영이가 아니라...나란 것을.
이에 사준, 신수장에 충성을 보이듯 깊게 고개를 조아린다.
그런 사준을 지그시 내려다보는 신수장.
21. 채이 레스토랑/낮
선반에 진열되어 있는 와인들.
채이, 와인 리스트를 펼쳐 들고 와인과 리스트를 대조점검하고 있는데
급히 들어오는 직원, 채이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한다.
이에 채이, 놀란 얼굴로 와인 리스트를 탁 덮는다.
22. 클럽 주차장/낮
랑의 오토바이를 보는 채이, 불안한 심정으로 표정이 복잡한데
뒤늦게 달려오는 사준, 채이에게 다가선다.
사준 어떻게 된 거야?
채이 랑하구 연락이 안돼서 알아봤더니 오토바이만 여기 있는 거야.
랑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사준 클럽 직원들한테는 알아봤어?
채이 못 봤대.
사준 (순간 SICS에게 납치되었나 싶은 생각으로 채이를 확 보면)
채이 (사준과 같은 생각으로) 절대 오토바이를 떼어놓지 않는 애야. 분명 무슨 일이 생겼어.
23. 무영 집무실/낮
책상의 무영에게 보고하는 사준과 채이.
사준 수소문해봤지만 랑을 찾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납치된 게 아닌가 싶어.
...인간 조직 쪽으로.
무영 (골똘해지는)
사준 어떡할까?
채이 (화나는) 어떡하긴 뭘 어떡해? 가서 인간 놈들을 박살내고 랑을 구해내야지.
이젠 전면전 밖에 없어.
무영 목소리 낮춰라. 조용히 처리해야 할 일이야.
채이 (기막힌) 그래? 그럼 시연이가 친한 친구인 강민우한테 물어보면 되겠네. 랑이 어디 잡혀 있는지. 그것보다 조용히 처리하는 게 어디 있겠어?
무영 (채이를 쏘아보면)
채이 (맞받아보며) 랑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잡혀 갈수 있었을까?
무영 무슨 뜻이야?
채이 시연이가 인간 쪽에 정보를 흘리고 있는지도 모르지.
사준 채이야.
채이 시연이, 우리를 속이고 강민우 계속 만나왔어. (딱 부러지게) 방심 하지 마.
화나서 가버리는 채이.
사준, 난감하고도 걱정된 시선으로 무영을 보다가
사준 난 장국장 뒤를 캐볼께.
무영 시연이한테는 랑 얘기 하지 마. ...모르고 있는 게 나아.
사준 알았다. (나간다)
복잡한 심정의 무영, 일어나 창가로 가 뒷짐을 지고 서 밖을 내다본다.
24. 박물관 로비/낮
신수장, 로비로 들어서는데
기다리고 있던 시연이 신수장의 앞으로 다가와 목례를 한다.
이에 가만히 시연을 바라보는 신수장.
25. 박물관 일각/낮
나란히 벤치에 앉아있는 신수장과 시연.
시연, 죄송한 마음에 차마 신수장과 눈을 맞추지 못하고 겨우 입을 여는데..
시연 수장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어떤 벌을 내리신다 하더라도...
신수장 (평온한 태도로) 강민우가 그 아이냐?
시연 (무슨 뜻인가 해서 신수장 보면)
신수장 13년 전 그날 밤, 자객으로부터 너를 구하려고 하다가 대신 칼을 맞아 쓰러진 그 아이..
시연 ...네.
신수장 (부드럽게) 시연이 널 탓하거나, 벌할 생각은 없다. 인간들 속에서 자신을 인간으로 알고 살았던 너야. 왜 인간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없겠어.
시연 (뭉클해서 신수장을 보면)
신수장 기억이라는 거, 추억이라는 거, 어쩌면 혈족보다 마음을 묶는 더 강한 족쇄일수도 있지. 넌 그냥 그 족쇄에 발목을 잡힌 거 뿐이야.
시연, 차오르는 눈물로 고개를 떨구면
신수장, 안타까움이 스민 시선으로 시연의 손을 잡으며
신수장 ...아주 많이 아프겠지만... 니가 그 족쇄에서 발을 빼낼 거라고 믿는다.
순간 시연의 볼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그런 시연을 안아주는 신수장, 순간 차갑고도 표독스러움이 비쳐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체 신수장에게 안긴 시연,
그저 신수장의 배려와 따스함이 고마워 눈물을 흘릴 뿐이다.
26. SICS 전경/낮
안에서 나오는 장국장의 차.
차 안에는 운전하는 찬혁과 뒷좌석에서 통화중인 장국장.
장국장 알겠습니다, 어르신. (전화 끊고) 윗분들께서 회합 장소를 바꿨다.
찬혁 (룸미러로 고개 숙여 명령을 받드는)
이 모습을 멀리 차안에서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사준, 시동을 건다.
27. 모 빌딩 일각1/낮
장국장을 수행하며 가는 찬혁,
날카롭고 기민한 시선으로 장국장의 행보를 살피며 경호하는데
그 뒤를 찬혁 못지않게 기민한 태도로 미행하는 사준.
28. 모 빌딩 일각2/낮
장국장을 수행하고 가는 찬혁,
미행당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예리하게 창으로 눈동자를 돌려 살피면
창에 비친 사준이 뒤따라오고 있는 것을 본다.
이에 찬혁, 슬며시 장국장의 뒤로 물러서며 경호하면
눈치 채는 장국장, 갑자기 방향을 틀어 가고
사준은 그것을 모른 체 좇는데...
모퉁이를 돌아선 찬혁, 장국장을 안쪽으로 보호한 후
자신들을 좇아 모퉁이를 급히 도는 사준에게 주먹을 날리려는데
이때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사준, 찬혁의 주먹이 사준을 향하는 순간
사준 순식간에 사라진다.
29. 민우 사무실/낮
민우, 정신없이 전사들이 찍힌 사진과 자료들을 정리해서 들고 나가려는데
급하게 들어오는 문형사.
문형사 국장님이 미행 당하셨대.
민우 네?
문형사 그 여우들도 우리가 자기 동료를 잡아온 걸 알아채도 벌써 알아챘겠지.
그놈들의 조직력도 보통이 아닌 것 같던데.
민우 (굳는데)
문형사 조심해. 특히 너는 그놈들한테 신분이 노출되어 있어서 타겟으로는 딱 아니냐..
(생각난 듯) 민주고 그 박물관 아가씨고 다 조심 시켜. 주변인들을 이용해서 함정을 팔수도 있고 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으니까.
민우 (순간 굳어지며 중얼거리는) 그래서 어제 시연씨 핸드폰으로...
문형사 뭐?
민우 나 좀 나갔다 올게요.
문형사 (펄쩍) 어딜?
민우 개인적인 볼 일. (급히 나가면)
문형사 (좇아가며) 너 팀장한테 시정한다구 했잖아? 야, 야!
30. 시연 집 안/낮
책상의 시연, 핸드폰을 보며 망설이고 있는 모습 위로...
채이 (소리)그래서 내가 니 핸드폰으로 강민우한테 메시지를 보냈어. 꼭 만나야 한다구.
이에 시연, 핸드폰을 보면 수신자 목록에 강민우의 이름이 빼곡하다.
이때 울리는 초인종 소리.
31. 시연 집 현관/낮
시연, 문을 열면 민우다.
시연을 보자마자 안심이 되는 듯 한숨과 함께 환한 미소를 짓는 민우.
민우 (쏟아내듯) 괜찮아요? 아픈 건 어때요? 내가 메시지 많이 남겼는데 왜 전화 안 했어요? 참, 여기, 이 집에 언제부터 어떻게 살 게 된 거죠?
시연 강형사님.
민우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아, 근데 (찌푸리며) 강형사님 싫다.
(디시 미소로) 이름 불러요. 나처럼.
시연 ... 잠깐 걸을까요?
32.시연네 산책로/낮
걷는 민우와 시연.
한 가닥 희망으로 시연을 보는 민우와 거짓말을 해야 함에 어둡기 그지없는 시연.
시연 이 집으로 이사온 지는 얼마 안됐어요. 집이 마음에 들고 집값도 싸서요.
예전에 살인 사건이 있던 곳이라서 헐값에 나왔길래.
하지만 기분이 개운치 않아서 곧 이사가려구요.
민우 (시연이 혜인이가 아니라는 거 알면서도 새삼 실망으로 할 말을 잃고 굳어지는)
시연 왜요?
민우 ...아니에요.
시연 (민우의 어두운 표정이 마음 아프지만)
민우 아 참, 시연씨 핸드폰요.
시연 핸드폰...(또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것에 민우 시선 피하며) ... 잃어버렸어요.
민우 어디서요?
시연 정확하게 어디선지는 잘...
민우 잃어버린 게 아니라 누가 가져간 걸 거예요.
시연 네?
민우 시연씨한테 고백할 거 있는데... (멈춰서 시연 보는)
시연 (민우 보면)
민우 (미안한) 나 때문에 시연씨가 위험해진 거 같아요.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해서, 시연씨 하고 있는 것만 좋아서... 시연씨 안전을 미처 챙기지 못했어요.
사연 무슨...?
민우 내가요...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음...내가 지금 단순한 경찰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구 좀 특수한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게 뭔지 말 할 수는 없는데, 아주 악질인 놈들을 좇고 있어요. 근데 그놈들한테 시연씨가 노출된 거 같아요.. 미안해요..
민우가 시연을 의심하지 않고 민우 자신을 탓하는 것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연,
다잡았던 마음과 눈빛이 흔들리는데...
민우 그래서 나 얼마동안은 시연씨 안 만나려구요.
오래는 아니구요, 이 프로젝트가 끝날 때 까지만.
시연 (슬픈 표정으로) 그게 언젠데요?
민우 (당황) 네? 그건.. (자신 있게) 내가 노력할게요. 되도록 빨리 끝날 수 있게.
시연 민우씨...
민우 (민우씨라는 말에 웃음기 머금으며) 좋다, 민우씨. 네, 시연씨?
시연 (진심으로) 지금 하고 있는 그 일...
민우 ........
시연 그만 둘 수 있어요?
민우 (웃음기 사라지는)
시연 (간절하게)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민우 시연씨...
시연 ...그만둬요, 제발.
느닷없는 시연의 말에 당황해서 시연을 보는 민우.
시연, 자신이 감정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민우를 간절하게 쳐다보는데
민우 시연씨가 내 걱정하는 건 알겠는데, 그거 참 기분 좋은데요....그럴 수 없어요.
내 인생을 걸고 꼭 해결해야 하는 일이예요.
시연 (아픈 시선으로 보면)
민우 (증오로) 그놈들, 꼭 내 손으로 잡아서... 끝을 봐야 돼요.
안 그럼 나, 못 견뎌요.
민우의 반감 가득한 태도를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새삼 절망하는 시연,
애써 아픈 시선을 지우고 건조하고 단호한 태도로...
시연 그럼 이제 우리... 그만 만나요.
민우 (놀라) 시연씨?
시연 내가 원하는 건 그냥 편안하게 같이 밥 먹고 웃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에요.
헐렁한 운동복 입고 슬리퍼 끌고 함께 저녁 산책 할 수 있는 그런 사람...
근데 민우씨는 내가 원하는 평범하고 안정적인 사람에게서 너무 멀어요.
민우 ....
시연 민우씨가 좋지만... 좋은 것과 편안한 거는 다른 거 같아요.
나요, 민우씨가 편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제 민우씨의 그 위험까지 떠맡아서 불안해야 한다니... 받아들이기가 더 힘드네요. 사실 그만큼의 위험부담을 감수할 정도로 민우씨에 대한 감정이 깊은 것도 아니구요.
이기적으로 들리겠지만 솔직한 내 심정이에요.
시연의 말이 자신의 처지를 일깨워주기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는 민우.
시연 다행이에요. 그나마 이렇게라도 인사하고 헤어질 수 있어서요.
민우 (애타는 심정으로 시연을 보는)
시연, 민우를 외면하고 가려하면
시연의 손을 잡는 민우.
민우 난...이렇게 헤어질 수 없어요. 이렇게는 안돼요.
이에 몸을 돌려 민우를 똑바로 보는 시연.
민우, 시연에게 눈 맞추면
시연 (어쩔 수 없이 쐐기를 박는) 민우씨가 그랬잖아요. 민우씨 때문에 내가 위험해졌다고. 그만 만나야 할 이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순간 시연을 잡은 손을 스르르 놓고 마는 민우.
민우를 남겨두고 가는 시연,
아픔으로 시연을 보는 민우.
에이는 듯한 마음임에도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꼿꼿하게 가야만하는 시연.
33. 몽타쥬/낮
-시연집 마당
들어온 시연, 맥없이 주저앉듯 스르르 벤치에 앉고 만다.
민우에게 모질 게 한 것이 가슴 아픈 시연, 목에 걸린 펜던트를 꺼내 본다.
찌그러진 펜던트를 열면 오르골소리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어린시절의 민우사진.
그 사진을 손가락으로 소중하게 쓰다듬는 시연.
시연 ...미안해.
-도로
시연의 말에 충격으로 복잡한 표정으로 차를 몰고 사는 민우,
문득 핸드폰 대리점을 보게 된다.
이에 차를 서서히 세우고는 그 대리점을 보는 민우.
-시연집 안
시연, 슬픈 표정으로 핸드폰을 보다가 일어나서는 쓰레기통으로 간다.
그리고는 핸드폰의 배터리를 빼서 핸드폰과 배터리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시연.
-핸드폰 대리점 안
쇼케이스 안의 핸드폰을 보던 민우, 그 중 하나의 핸드폰을 가르키며
잠시 후 직원 포장된 핸드폰을 쇼핑백에 넣어 민우에게 건네면
받는 민우, 씁쓸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바라본다.
34.박물관 전경/밤
35. 신전 복도/밤
임무 실패로 표정이 어두운 사준이 오는데
기다리고 있던 채이, 사준에게 다가선다.
채이 어떻게 됐어? 랑이 있는 곳, 알아냈어?
사준 미행하는 걸 눈치 채서 더 이상 추적이 불가능했다.
(고개 저으며) 다른 루트를 뚫어봐야겠어.
치밀어 오르는 채이, 돌아서 성큼성큼 신전으로 향한다.
36. 원로회장/밤
무기고에서 수리검을 꺼내는 채이.
이때 채이를 손을 탁 잡아 멈추는 손.
채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보면 무영이다.
채이 (맞받아보며) 놔.
무영 (채이를 가만히 보는)
채이 오빤 침착하고 냉정하게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몰라도, 난 아냐.
랑이 끌려갔어. 지금 이 시간 걔가 어디서 어떤 고통을 당하고 있을지 그걸 생각하면 미칠 지경이라구.
무영 그래서?
채이 그들의 본부로 처들어가서 랑을 구해야지.
무영 그들은 치밀한 계획으로 랑을 끌고 갔어. 그만큼 랑을 깊숙이 숨겼다는 얘기다.
채이 (무영 보면)
무영 그들 본부에는... 랑이 없어.
채이 (맞는 말이지만 무영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도전적인데) 그렇다고
손놓고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 그놈들을 잡아서 랑이 있는 곳을 불게 하든, 그놈들을 죽여 버리든... 뭐라도 할 거야.
무영 누굴 위해서?
채이 .....
무영 잘못하면 랑이 죽을 수도 있어.
채이 .....
무영 (부드럽게) 내가 알아서 한다. ...나한테 맡겨.
이에 무영의 눈에 빨려들듯 무영을 보는 채이,
무영이 채이의 손에서 수리검을 가져가자 순순히 넘겨준다.
이 모습을 이층 난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신수장.
37. 호텔 커피숍/다른 날/낮
무영, 특유의 무표정으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다가오는 남준우.
이에 무영, 일어나 정중하게 목례를 하면
앉는 남준우, 무영의 마음을 읽으려고 긴장되고 날카로운 시선을 잃지 않고 무영을 보면
냉정하면서도 빈틈없는 자세와 말투의 무영이다.
남준우 날 만나자고 한 이유가 뭔가?
무영 부탁이 있어섭니다.
남준우 자네가 나한테?
이때 다가오는 웨이터.
무영, 웨이터에게 손을 들어오지 말라는 표시를 해보이고는
무영 전사 랑이 잡혀갔습니다.
남준우 잡혀가? 누구한테?
무영 SICS입니다.
남준우 (비로소 SICS의 정체를 알고는 놀라) SICS?
무영 우리 일족의 정체를 알고 좇는 인간 조직입니다.
남준우 (이런! 너무도 당황스럽고 놀라운데)
무영 제 부탁은 그들이 랑을 어디에 숨겼는지 알아내 주십사하는 것입니다.
남준우 왜 내게 그런 부탁을 하는 거지?
무영 가장 그들 가까이에서, 가장 강한 힘을 쓸 수 있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남준우 내가 거절한다면?
무영 잡혀간 랑이 우리 일족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남준우 협박하는 건가?
무영 경고입니다. 랑으로 인해 우리 일족이 세상에 드러난다면, 어느 누구도 지금처럼
인간들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테니까요.
남준우,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자신에게 이득인가 머리를 굴리는데
그런 남준우의 속을 꿰뚫는 무영.
무영 이 부탁의 대가로 지금 제가 장관님께 드릴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가 한번쯤은 제가 장관님께 지은 빚을 갚을 기회가 있지 않겠습니까?
남준우 (보면)
무영 저와의 이 거래가 절대 손해는 아닐 겁니다.
첨예한 시선으로 마주보는 남준우와 무영.
38. 박물관 전시실 앞+안/낮
전시실로 다가오는 무영,
전시물을 가르키며 관람객들에게 설명하는 시연이 모습이 본다.
무영의 시선, 시연만을 좇는데...
사람들 속에서의 시연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는 무영의 시선엔 사랑과 동시에 슬픔이 공존한다.
무영의 존재를 모르는 채 설명하던 시연, 관람객이 뭔가를 물어보자
무영이 서 있는 방향의 전시물을 가르키며 설명을 한다.
이때 무영이 있는 입구로 시선을 주게 되는 시연, 얼핏 무영을 본 것 같아 주목을 하는데
그 순간 무영 앞을 스쳐가는 관람객에 가려 무영의 모습이 안 보인다.
이에 시연, 관람객이 지나간 입구를 주시하면 이미 사라져버린 무영.
무영, 전시실의 시연을 뒤로 한 채 가고 있다.
39. SICS 일층/낮
찬혁을 대동하고 들어오며 보고받는 장국장,
찬혁 간 검사 결과 그자의 간의 크기가 소량이지만 줄어들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제 추측으로 보름을 전후로 간이 작아졌다가 인간의 간을 섭취하면 제 크기대로 돌아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장국장 (날이 선) 싶습니다? 그딴 식의 추측 말고 정확하게 인간과 그 놈들을 구별하는 판별법을 알아내!
이때 경직돼서 급히 장국장에게 다가서는 민우.
민우 국장님, 남준우 장관께서 와 계십니다.
이에 장국장 걸음 뚝 멈추고 굳은 채 남준우를 보면
흥미로운 표정으로 실내를 쭉 둘러보다 장국장을 보고 빙글 웃는 남준우.
팽팽하게 마주 선 남준우와 장국장을 보는 민우.
40. 장국장 사무실/낮
남준우와 마주 앉은 장국장,
여유로운 태도의 남준우와
남준우가 SICS에 개입한다는 것이 못마땅하지만 깍듯함과 냉정함을 잃지 않는 장국장.
남준우 윗분들께 얘기는 다 들었어요. 우리 SICS의 목적과 좇는 대상, 덧붙여서 지난 20년간의 장국장 노고까지.
장국장 ....
남준우 (느물대는) 대단하십니다. 그런 종족이 있다는 걸 알아내고 인생을 바쳐 추적하고...
장국장 (참고 듣는)
남준우 (딱딱하게) 앞으로의 보고경로는 주무 장관인 나를 통해서 전달됐으면 합니다.
장국장 이제껏 보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 저의 재량으로...
남준우 (명령조) 이제부터 하세요.
장국장 (노려보는)
남준우 앞으로 편하게 일을 하시려면, 날 장국장 편에 서게 해야지요
나하고 아웅다웅하다 윗분들 심기 건드려서 뭐 좋을 게 있습니까?
장국장 (맞는 말임에 이를 악물고 참는)
남준우 (다시 표정 풀며) 아, 그리고 그들 종족 중에 한명을 잡았다고 들었는데...
장국장 (그 사실까지 아는 것에 놀라 남준우를 확 보면)
남준우 어디 있습니까?
41. 무영집무실/낮
통화중인 무영과 옆에서 지켜보는 사준.
무영 알겠습니다, 장관님.
수화기를 내려놓으려다 동작 멈추고는 그대로 들고 있는 무영, 결연한 표정이다.
42. K의 은신처/낮
채이와 얘기 중인 K.
K 남준우 원로의 가세로 드디어 일족들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가씨.
채이 (냉혹한) 인간의 생간을 일족들에게 대량으로 뿌리세요.
K (보면)
채이 인간의 생간은 한번 입에 대면 절대 끊을 수가 없죠.
그 점을 이용해서 더 많은 이들을 우리 쪽으로 끌어들여야 해요.
K ...알겠습니다. (뿌듯해서 채이를 보는데)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부하1이 문을 열고 채이에게 눈짓을 한다.
이에 얼른 부하2의 얼굴로 변신하는 채이와 동시에 들어오는 남준우.
K (남준우에게 다가가며) 어서 오십시오.
남준우와 k가 악수를 하는데
채이가 변한 부하2, 남준우에게 목례하고 문 쪽으로 향한다.
뭔가 깨름직한 느낌에 문을 열고 나가는 부하2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남준우.
남준우의 송곳 같은 시선을 느끼며 나가는 부하2..
43. K의 은신처 복도/낮
문을 열고 나오는 부하2의 얼굴 어느새 채이로 바뀌어져 있다.
나온 채이, 안에서의 대화에 귀를 기울인다.
44. K의 은신처/낮
남준우와 얘기하는 K.
K (다른 속셈이 있나 싶어 경계하는) 굳이 랑이 끌려간 곳까지 알아봐 주실 필요는 없지 않았습니까?
남준우 (빙글) 이이제이라는 말이 있어요. 적으로써 적을 이긴다.
이렇게 싸움을 붙여 놓았으니 볼만할 겁니다. 전사들과 SICS의 대결.
K (순간 수를 생각해내는) 그 싸움이 시시하게 끝나면 서운겠지요?
남준우 (무슨 뜻인가 싶어 K를 보면)
K (그저 싸늘한 웃음기로) 이번에는 신무영을 도와줘야겠습니다.
더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게 말입니다.
45. 복도/낮
문에서 물러서는 채이, 계략 가득한 표정으로 간다.
46. 신전 훈련장/낮
검을 든 채 서있는 무영과 무영 주위로 흐르는 무거운 기운.
어느 순간 검을 서서히 빼서는 정확하게 한 합만 움직이는 무영, 살기다.
무영의 살기로 주위의 무거운 기운이 깨지며 허공에서 날리는 깃발들.
그 모습 보는 채이, 무영을 보는 시선이 간절하다.
채이 (소리) 오빠를 갖기 위해서라면... 나, 어떤 짓도 안 가려. 무슨 짓이든 해. 어쩔 수 없어 ... 그게 내 사랑이니까.
47. 박물관 자료실/낮
들어오는 채이,
자료들을 챙기고 정리하고 있는 시연를 본다.
채이, 그런 시연을 잠깐 보다가 싸늘한 표정으로 보고 다가간다.
순간 채이를 보고 놀라는 시연, 또 무슨 일인가 싶은데
채이 (다짜고짜) 랑이 강민우가 있는 그 인간조직한테 끌려갔어.
시연 (너무 놀라)뭐?
채이 무영 오빠가 랑을 구하러 갔고.
시연 무슨 말이야, 그게?
채이 (냉소로) 무영 오빠가 칼을 뽑으면 그건 죽음이야.
다시 말해줘? 강민우가 무영 오빠 손에 죽을 거란 얘기야.
하얗게 질려 채이를 보는 시연.
48. 건물 옥상/밤
달을 등 뒤로 하고 서 있는 전사복의 무영, 음영 짙은 얼굴이 비장하다.
49. 모처 룸 안/밤
씬15와 같은 상태로 눈과 입이 막힌 채 여전히 의자에 앉혀져 있는 랑.
민우, 착잡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는데
땀으로 흥건해서는 괴로운 듯 몸을 움찔대는 랑.
이에 랑에게 다가서 랑의 입에 테입을 떼는 민우,
랑의 입에 생수병을 갖다대서 물을 마시게 한다.
하지만 랑, 입에 든 물을 팍 뿜어내버리는데
들어오는 영모, 가차 없이 랑의 입에 테입을 확 붙여버린다.
영모 출동하니까 니 둘이 여길 지키라는 지시야.
민우 무슨 일인데요?
영모 간 밀매 정보. 이놈을 연구소로 이송하는 건 새벽으로 연기한다.
(랑 볼을 툭툭 치며) 니 친구들 잡아 올 테니까 쫌만 기둘려라.
랑, 영모 쪽으로 날카롭게 고개를 돌리는데
순간 한쪽에 설치된 카메라 플래쉬가 팡하고 터진다.
동시에 권총을 꺼내들고 겨누는 영모와 민우.
카메라와 장비들을 해체하고 있던 승준, 멀쓱한 웃음을 지으며
승준 실수. 플래쉬를 잘못 건드려서.
영모 실수하지 말고 잘 지켜. 이 형아 올 때까지. (나간다)
랑을 보는 민우, 왠지 증오심보다는 묘한 느낌으로 보는데
승준 (카메라 렌즈에 얼굴 비춰보며) 얼굴이 수세미야. 꺼칠꺼칠. 벌써 몇 일 째 오줌 누고 지퍼 올릴 시간도 없었으니. (주머니에서 꺼낸 약병을 민우에게 주는) 쭉 들이켜
민우 (약병 받으며) 이게 뭔데?
승준 자양 강장제. 숨겨 놓고 나만 먹는 건데... 특별히 주는 거야.
민우 됐어, 난.
승준 뭐라도 주고 싶어서 그래. ...강형이 너무 슬퍼 보여서. 괜히 마음이 짠하네.
민우 (피식 웃는데)
승준 (장비를 하나 들고는) 차에 갔다놓고 올게. (나간다)
이에 민우, 승준이 준 약병을 들고 한쪽에 놓고 다시 시연 생각으로 마음이 산란한데
이때 팍 꺼지는 불.
50. 모처 복도/밤
어두운 복도를 성큼 성큼 걸어오는 무영, 등 뒤의 검을 서서히 빼낸다.
51. 모처 룸 안/밤
어두운 실내에 어지럽게 움직이는 작은 불빛.
소형 랜턴을 입에 문 민우, 랑을 한쪽 구석으로 끌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랑을 옮겨 놓은 민우, 한손에는 랜턴을 들고 한손으로는 문에 권총을 겨누고 다가가는데
이때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무영, 어둠이라 실루엣만 보일뿐 얼굴은 정확치가 않다
민우 움직이지 마!!
순간 민우의 랜턴 불빛이 무영의 가슴에서 얼굴로 올라가는 동안
어둠 속에서 서로를 경계하는 검을 든 무영과 권총을 든 민우.
랜턴이 무영의 얼굴을 비추려는 찰나 몸과 함께 검을 날리는 무영,
민우, 총을 쏴보기도 무영의 검에 총과 랜턴을 놓치고 수세에 몰린다.
구석으로 쓸려들어가는 민우의 총과 천정을 비추게끔 바닥으로 떨어져 간접 조명역할을 하는 랜턴.
별 움직임 없이도 민우를 제압하는 무영....하지만 결정적으로 민우를 베지는 않는데
무영이 왔다는 걸 느끼고 소리를 내가며 몸부림치는 랑.
무영의 시선이 구석의 랑에게 향하자
민우, 죽기살기로 덤벼들지만
무영, 랑 앞을 막아서며 검을 휘둘려 한순간에 랑을 포박하고 있던 끈을 베어낸다.
그러자 끈을 풀고 입에 테입을 떼고 안대를 벗는 랑, 증오로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에 끼여져있던 긴 막대를 뚝 부러뜨린다.
그리고는 창끝처럼 날카롭게 된 막대 한쪽을 들고 민우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와
민우의 멱살을 휘어잡고 찌르려하는데...
궁여지책으로 옆의 카메라의 플래쉬를 터트려 버리는 민우.
순간 날아드는 강한 빛을 무방비 상태로 보게 되는 랑.
민우, 랑의 눈동자가 고양이처럼 녹색으로 발광하며 세로로 가늘고 길게 변하는 것을 본다.
이때 승준이 총구를 겨누고 뛰어 들어오면
민우 조심해!
승준이 뛰어들어 랑에게서 민우를 막아서며 보호하는 동시에
승준의 복부에 날카로운 막대를 푹 찔러넣는 랑.
승준, 순간 무표정으로 가만히 랑을 보고 이에 랑은 막대를 확 잡아 뺀다.
승준, 고통의 반동으로 뒤로 확 밀리면
뒤에서 승준을 안으며 그대로 넘어지는 민우, 집기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치고 정신을 잃는다.
랑,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진 민우에게도 뾰족한 막대를 겨누면
무영, 랑의 손을 잡아 막대를 떨어뜨리게 만들며
무영 가.
랑 (보면)
무영 ...가라.
랑, 분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가면
무영, 피범벅이 된 승준을 뒤에서 안고 정신을 잃은 민우를 내려다본다.
52. 모처 복도/밤
달려오는 전사복의 시연, 맞은편에서 오는 무영을 보고 놀라 멈춰 선다.
시연, 무영 검의 날에 묻은 피에 충격으로 무영을 보며
시연 ....죽였어? 죽인.... 거야?
자신을 믿지 못하는 시연으로 인해 비참하고도 아픈 무영, 슬픈 시선으로 시연을 보면
무영보다는 민우에 대한 감정이 앞서기에 무영의 시선을 외면하고 가려고하는 시연.
이에 팔을 뻗어 시연의 앞을 막는 무영.
원망의 눈으로 무영의 팔을 밀치고 가버리는 시연.
무영, 시연의 급하게 뛰어가는 발자국 소리에 이를 악물며 눈을 감는다.
53. 룸 앞+ 안/밤
뛰어온 시연, 열어 젖혀진 문을 보고 순간 걸음이 서서히 느려지며 안으로 다가선다.
문 앞의 시연, 엉망진창이 된 실내를 보면
피투성이가 되어 승준을 안은 채 쓰러져 있는 민우를 본다.
무너지는 가슴의 시연, 안으로 들어서려는데
이때 고통스런 기침을 뱉어내는 민우.
민우가 살아있다는 것이 기쁜 것도 잠시 시연, 민우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긴다.
정신을 차린 민우, 가쁜 숨을 쉬고 있는 승준을 보고는 얼른 바닥에 눕히고
피가 솟구치는 승준의 복부를 손바닥으로 누르며
민우 승준아, 정신 차려. 이승준!
승준 (헐떡이며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민우 잠깐만 기다려. 구급차 부를 테니까...
민우, 허겁지겁 핸드폰을 찾아 꺼내는데 민우의 손을 잡는 승준.
민우, 승준을 보면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르킨다.
민우, 그 방향을 보면 바닥에 떨어진 약병이다.
승준 ....꼭 먹어. 몸에...진짜 좋아.
민우 (승준의 손을 꼭 잡아주며) 알았어. 그러니까 정신 차려, 임마.
하지만 승준의 가쁜 숨, 점차 그 간격이 길어지고...
민우는 승준에게 심폐 소생술을 하지만 승준의 숨이 끝내는 멈춘다.
민우 안돼.... 안돼...
전혀 반응이 없는 승준에게 계속 심폐 소생술을 하는 민우, 땀이 눈물처럼 뚝뚝 떨어진다.
그 모습을 아프게 보는 시연, 더 이상 보지 못하고 돌아선다.
54. 물류 창고 앞/밤
어두운 사위 속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는 물류창고 건물.
찬혁의 지시에 따라 건물로 조여들어가는 무기를 든 영모, 세경, 문형사.
55. 창고 안/밤
드르륵 열리는 문.
조심스럽고도 민첩하게 안으로 들어오는 요원들.
물류 박스가 쌓여진 틈새를 경계하며 움직이는 요원들.
이때 문형사, 바닥에 흐르고 있는 빨간 피를 본다.
문형사, 찬혁에게 피가 있는 바닥을 가르키면
찬혁, 흐르는 핏자국을 따라 앞서 가고 요원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버린다.
무기를 겨누고 핏자국을 따라 움직이는 찬혁과 문형사, 쌓여진 물류 박스를 도는 순간
마찬가지로 반대편에서 총을 겨누고 나타난 영모와 세경.
핏자국이 연결된 곳을 보면 뭔가를 덮은 쌀포대가 보인다.
찬혁, 쌀포대에 다가가 들춰보면 쌓여있는 시체들의 다리들.
찬혁, 눈살을 찌푸리고 쌀포대를 덮는데
문형사 (무심하게) 징그러운 놈들, 차곡차곡 잘도 포개 놨다. 꼭 우리 보라고 만들어 놓은 거 같은데? (아뿔싸 싶어 찬혁을 보면)
비로소 함정이라는 것을 감지하고 경악하며 서로를 보던 요원들, 달려 나간다.
56. K의 은신처/밤
들어오는 부하1, 의자에 앉아 흰 비둘기를 쓰다듬는 K에게 귓속말을 한다.
이에 만족한 듯 비틀린 웃음을 띠며 다시 흰 비둘기를 쓰다듬는 K.
57. 시체 안치실안+ 앞/밤
승준의 얼굴로 흰 천을 덮는 민우, 자책과 분노로 일그러져 있다.
이때 달려 들어오는 요원들과 문형사, 충격으로 승준의 시신으로 다가서면
문으로 향하는 민우.
찬혁, 민우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려는데 민우의 마음을 알고 막는 문형사.
어깨를 떨군 채 민우, 밖으로 나오는데
문형사 강민우.
민우 (보면)
문형사, 피가 범벅이 된 민우의 옷을 보고는 점퍼를 벗어 민우에게 걸쳐준다.
문형사의 걱정이 담긴 애정 어린 시선을 뒤로 한 채 가는 민우.
58. 제단/밤
제단의 신수장, 돌아서면 굳은 표정으로 도열해 있는 다섯 전사들.
신수장의 시선, 랑을 향하면
자신에 대한 실망과 전사로서의 모욕감으로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자책의 표정인 랑.
이에 신수장, 계단을 내려와 랑에게 다가선다.
그런 신수장을 보는 무영, 신수장의 표정이 너무도 싸늘함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데
순간 랑 옆의 채이의 수리검을 낚꿔채서는 랑의 가슴에 수리검을 찔러 넣는 신수장.
랑, 신음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으며 무너지면
놀라 신수장을 보는 전사들.
이에 랑의 가슴에서 검을 빼는 신수장과 고통으로 충혈된 눈으로 신수장을 올려다보는 랑.
신수장 가슴 깊이 새겨두란 뜻이다. 이 치욕의 상처를....
랑 (고통으로 이를 악물며) ...명심하겠습니다.
다시 제단 쪽으로 몸을 돌리던 신수장, 순간 무영과 시선이 마주치면
무영을 강하게 보고 돌아선다.
신수장을 이해하면서도 반감이 들 수 밖에 없는 무영.
한편 무영에게 미안한 시연 또한 아프게 무영을 본다.
59. 신전복도/밤
무영, 오는데 기다리고 서 있는 시연.
무영, 시연을 일갈하고 지나쳐가려는데
시연 오해해서 미안해요.
무영 (멈춰서 앞만 보면)
시연 그리고.. 살려줘서 고마워.
시연을 차갑게 보고는 그냥 가버리는 무영.
차마 무영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시연, 가는 무영을 바라볼 뿐이다.
60. 포장마차 앞/밤
넋을 놓고 천천히 걸어오던 시연, 시선 들어 포장마차를 본다.
(flash back) 3부에서 시연과 맛있게 음식을 먹던 민우의 모습
민우와 함께 왔던 추억의 장소이기에 애틋하게 바라보는 시연.
61. 포장마차/밤
시연, 들어와 빈 자리를 찾는데
순간 한쪽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민우와 눈이 마주친다.
민우의 초췌하고도 지친 모습에 연민이 이는 시연.
승준을 구하지 못한 자책감과 구미호족에 대한 증오로 연거푸 술을 마시는 민우.
시연, 마음은 민우를 위로하고 안아주고 싶지만...
휘청이며 일어나는 민우.
그런 민우와의 만남을 피하기 위해 시연,
슬픔을 삼키며 민우를 외면하고 냉정하게 돌아서 나가는데
민우 쪽에서 와장창 깨지며 엎어지는 소리.
이에 시연, 놀라 뒤 돌아보면
테이블과 함께 쓰러진 민우.
시연, 쓰러지는 민우를 얼른 부축하며 머리를 안고 보면
코피를 뚝뚝 흘리며 정신을 잃어가는 민우.
62. 민우 집/밤
신음소리를 내며 앓아누운 침대의 민우.
물수건으로 민우의 얼굴과 손에 말라붙은 피를 세심하게 닦아주는 시연.
시연의 간호에 조금은 편안한 듯 민우의 신음 소리가 작아지는데
민우 목의 펜던트를 보게 되는 시연, 마음이 쓰리고도 아려 민우를 바라보다가
눈물 그렁해서 민우의 얼굴로 손을 가져간다.
떨리는 시연의 손, 민우의 볼을 스치려하는 순간
악몽으로 괴로운 듯 몸을 뒤척이는 민우.
민우 (토해내듯) ....죽여 버리겠어. ...죽여 버릴 거야.
다시 한번 민우와 자신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을 느끼고 절망하는 시연,
민우 얼굴로 뻗었던 손을 거둬들인다.
시연 (소리) 나, 널 다시 만나면 참 많은 걸 해주고 싶었는데...
이제 내가 널 위해 할 수 있는 건... 내가 혜인이라는 걸 니가 모르게 하는 것 뿐이야. ...그것 뿐이야. .
아픔으로 그렇게 민우를 보기만 하는 시연.
열정적이며 빠른 첼로 소리.
63. 무영 집무실/밤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며 첼로 리듬을 타고 흔들리는 머리카락.
첼로를 미친 듯이 켜고 있는 무영이다.
혼신의 연주인 듯 눈을 감고 연주하는 무영은 무아지경인데
그러다 어느 순간 첼로에서 활을 딱 떼며 눈을 뜨는 무영,
결연한 표정으로 첼로를 아무렇게나 팽개치고 일어나 나간다.
64. 시연 집 안/밤
초인종을 누르다가 기척이 없자 불 꺼진 집을 뒤로 하고 돌아서는 무영,
시연이 민우에게 갔음을 짐작하고 차갑게 굳는다.
65. 민우 집/다른 날/낮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뒤척이는 민우,
하지만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억지로 눈을 뜨는데
얼핏 문으로 나가는 시연을 본다.
이에 민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을 보면
아무도 없는 대신 한쪽에 곱게 개어 놓여있는 민우의 점퍼와 물수건,
그리고 침대 맡에 놓인 물이 담긴 컵과 약 봉지.
침대에서 내려서는 민우, 다친 뒷머리를 만지며 인상을 쓰는 순간
-(flash back)
포장마차-쓰러지는 민우를 부축하던 시연.
민우 집-민우를 부축해서 누이고 점퍼를 벗기던 시연.
민우 집-물수건으로 민우의 얼굴을 닦아주던 시연. -
민우, 시연이 왔었던 기억을 되짚어내고 심정이 복잡해서는
물 컵에 담긴 물을 단숨에 들이키고 컵을 내려놓는다.
그러다가 그 옆쪽으로 놓여있는 핸드폰이 든 쇼핑백을 보게 되는 민우,
이에 그 쇼핑백을 집어 들고 생각에 잠긴다.
66. 시연 집 마당/낮
시연, 민우에 대한 상실감으로 어두운 표정으로 들어오는데
벤치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무영.
시연, 자신에게 단단히 화가 나 있는 무영이 집까지 찾아온 것에 당황스러운데
거침없이 시연에게 다가서는 무영, 이글거리는 눈빛이다.
시연 언제... 왔어요?
무영 어젯밤.
시연 .....
무영 니가 알아둬야 할 일이 있어서 밤새 기다렸어.
시연 ......
무영 더 이상은 나, 물러서지 않는다.
항상 조심해왔어. 내 마음을 모두 너에게 보여주면 니가 불편해 할까봐.
그래서 널 조금만 덜 사랑해야지, 널 조금만 덜 마음에 둬야지, 그렇게 나 자신을 다스렸다. (시연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 시연 눈을 응시하며) 근데 이제 그거 안 해. 알겠니?
시연 오빠.
무영 (보면)
시연 (애원의 표정으로) 갑자기 왜 이러는 건데? 오빠답지 않게...
무영 널 사랑할 때 가장 나답고, 동시에 가장 나답지 않아. 그걸 선택하는 건 너야.
시연, 너무나 다른 태도의 무영이 낯설고도 당황스럽다.
67. 시연집 앞+마당/낮
핸드폰이 든 쇼핑백을 들고 집 앞 담장으로 온 민우,
망설이다가 담장에 쇼핑백 손잡이를 걸어두고 돌아서려는데
이에 열려있던 담장이 스르륵 열리고...
민우, 멀리서라도 시연을 보고 싶은 마음에 담장 안으로 들어서다가
시연의 어깨를 잡은 무영과 그런 무영을 바라보고 있는 시연의 모습을 본다.
동시에 무영도 민우를 보게 되고...
민우, 굳어 발걸음을 멈추는 순간
시연도 민우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손으로 시연의 턱을 잡아 돌려세우며 키스를 하는 무영.
시연, 급작스러움에 무영을 밀어내려하지만
무영은 시연을 더욱 꼭 부둥켜안은 채 틈을 주지 않는다.
시연과 무영의 키스하는 장면에 얼른 고개를 돌리는 민우.
그러나 곧 다시 두 사람으로 시선을 확 돌리는 민우의 얼굴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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