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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필 무렵

  "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주제곡]

 

  [긴장되는 음악]   [스쿠터 시동음]

 

  (용식)   그날 밤

 

  모두가 그녀의 마지막을 봤다

 

  도둑이 제 발로 죽을 자릴 찾아왔네

 

  [안전벨트를 달칵 찬다]

 

  [자동차 시동음]

 

  [남자1이 피식 웃는다]

 

  (남자1)   오케이가자

 

  (화자)   그래서 지금 어디냐고!

 

  다 죽여 버릴 거야!

 

  [분한 숨소리]

 

  [규태의 힘주는 신음]

 

  [경적이 들린다]

 

  [술 취한 말투로]   저게 진짜   사람을 우습게 봐...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용식)   그날 밤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용식)   모두가

 

  그녀의 마지막 길을 봤다

 

  까멜리아 앞요

 

  지금요

 

  (동백)   엄마

 

  이 시간에 택시는 왜?

 

  (정숙)   애 데리고 먼저 들어가

 

  괜히 자꾸 쪽방에서 재우지 말고

 

  (동백)   아니어디 가는 거야엄마갑자기?

 

  어딜 이렇게 나다녀?

 

  그리고 제발

 

  늦게 좀 다니지 마라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용식)   그리고

 

  그 모두에게는

 

  너 까불다 죽어

 

  네가 여기 호수에서 떠오른다 쳐도

 

  저거 그냥 죽여 버릴까?

 

  합법한 수준으로는

 

  제 분이 안 풀릴 거 같아서요

 

  진짜 저걸 콱 죽일 수도 없고...

 

  죽여 버릴 거야

 

  (용식)   나름의 동기가 있다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다가오는 발걸음]

 

  [문이 끼익 열린다]

 

  - (동백향미야?   - (주인1) 왜 남의 집에

 

  [동백의 놀라는 신음]   (주인1)   귀는 대고 있어요?

 

  (주인1)   보증금이야 애초에 다 까먹었지

 

  아이고이 곰팡이 다 어쩔 거야?

 

  (동백)   [한숨 쉬며]   향미가 내 보증금도 털어먹었다

 

  향미는 진짜 코펜하겐이라도 간 걸까?

 

  [뛰어오는 발걸음]

 

  - (변 소장너   - (용식깜짝이야아유

 

  (용식)   아유

 

  ?

 

  (변 소장)   [가쁜 숨을 내쉬며]   너 말이여

 

  이 손

 

  이거 병원에서 뭐랴?

 

  죽는댜?

 

  내가 왜 죽어요?

 

  인마

 

  그 고양이 밥

 

  거서 그라목손

 

  그라목손이 나왔디야

 

  [의미심장한 음악]   (용식)   약 발랐다니께요

 

  아이참

 

  [용식의 다급한 신음]

 

  (변 소장)   이게 저만지기만 해도   큰일 날 수 있고

 

  먹으면 치사율이 90이랴

 


  (용식)   아이그러니까   그래 갖고요그래 갖고요?

 

  그 농약이 그 고양이 밥   전부에서 나왔대요?

 

  거진 다 나왔디야

 

  이거 봐 봐

 

  (변 소장)   네가 보낸 열네 개 표본 중의

 

  열세 개에서 검출

 

  나머지 하나는요?

 

  (변 소장)   그 밥 준 놈 집에서 수거했다는 거

 

  거기서만 안 나왔다는 겨

 

  [한숨 쉬며]   뭐야진짜?

 

  (변 소장)   그게 저일명 음독 농약이라고

 

  옛날엔 죽으려 하면 다 그걸 먹었다고

 

  하도 자살들을 허니께

 

  별 해괴한 경고문을 다 그냥   병에다 박아 놨었다니께?

 

  (오준)   그렇게 독해서 판매가 금지됐던 거래요

 

  (용식)   판매 금지요언제?

 

  2012년에 금지됐다는디?

 

  (용식)   [한숨 쉬며]   뭐여이거?

 

  [변 소장이 서류를 사락 넘긴다]

 

  이거는이거

 

  진짜로 색출을 해야 되겠는디?

 

  이런니미

 

  색출해서 뭐?

 

  구속시키게고양이 다 죽였다고?

 

  [흥미진진한 음악]   (용식)   지금은 팔지도 않는

 

  그 독한 약을요?

 

  6년 전서부터 사람이   다섯이나 죽은 이 동네서

 

  어떤 놈이 2012년부터 기어코 그거를

 

  7년 동안이나   쟁여 놓고 있었다는 거 아니어요?

 

  고러면서 고 몇 년 새에   고양이 씨를 말리고

 

  아직까지 지독하게 매일매일   그 농약을 타고 있단 말이에요?

 

  ...

 

  나는 고이 성실함이   너무 끔찍한데요?

 

  그래 갖고요

 

  나는 이거 꼭 잡어야겠는디?

 

  (함께)   

 

  ?

 

  이게 또 눈깔이 또 왜 이랴?   [문이 덜컥 열린다]

 

  아이동백...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직원1의 놀라는 신음]

 

  (직원1)   아유이거 무슨   가드레일이라도 박으셨나 봐요?

 

  보험 처리 안 하면   사고 내역은 안 남죠?

 

  [종렬의 한숨]

 

  (종렬)   나중에 설명할게

 

  저기요

 

  이 차 트렁크는 이따가   따로 세척 좀 부탁드릴게요

 

  (직원2)   

 

  (종렬)   

 

  [세차 기계 작동음]   (제시카)   뭐래?

 

  거기서 왜 전화 온 거야?

 

  [한숨]

 

  정수기 CF 취소했어

 

  괜히 그런 거 찍었다가   이혼하면 위약금만 물고...

 

  네가 뭔데...

 

  (제시카)   네가 뭔데 내 CF를 까?

 

  그거는 부부 동반인데 왜?

 

  내 아들   [제시카의 짜증 섞인 한숨]

 

  맞아

 

  [한숨]

 

  필구 내 아들 맞고

 

  이혼하면

 

  내가 데려오고 싶어

 

  닥쳐

 

  네가 원하는 대로 다 줄게

 

  지선이야 어차피 내가 키우던 거고

 

  지금이랑 크게 달라질 것도 없어   그냥 도장만 찍는 거지

 

  [어이없는 숨소리]

 

  뭐가 안 달라져?

 

  너나 안 달라지겠지너나

 

  [한숨]

 

  언젠 뭐우리가 부부였냐?

 

  얼굴 맞대고 밥 한 끼 한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는데

 

  그놈의 밥!

 

  [제시카의 성난 숨소리]

 

  (제시카)   나도 밥 먹고 싶어!

 

  근데 먹으면 살찐다고

 

  살찌면 더 깐다고!

 

  ?

 

  돼지라고

 

  (제시카)   강종렬이 아깝다고

 

  강종렬한테 빨대 꽂고   뒤룩뒤룩 살만 찐대

 

  근데 나보고 어쩌라고!

 

  [제시카의 성난 숨소리]

 

  마음 같아선

 

  나도 진작 물에 빠져 죽었어

 

  - (성민차 좀 드세요   - (변 소장

 

  (변 소장)   그니께 향미가

 

   3천을 들고 튀긴 튀었다가

 

  잠깐 오긴 왔었다?

 

  [변 소장의 의아한 숨소리]

 

  그러믄

 

  뭘 더 가져갈 게 있었나 보지

 

  결과적으로는 오토바이까지   갖고 튄 거 아닌가?

 

  [연신 펜으로 툭툭 친다]   (동백)   혹시 사고 신고 같은 건 없었죠?

 

  배달 가던 길이라도 좀...

 

  이건 정황상 100% 튄 겨

 

  근데 뭘 실종 신고를 햐?

 

  (변 소장)   고소를 해야지

 

  향미가 진짜로 튀었을까요?

 

  (용식)   아이굳이그   그 오밤중에 배달 나갔다

 

  까불이라도 만났나 보죠

 

  [억지웃음]

 

  [멀어지는 발걸음]

 

  [용식의 못마땅한 신음]

 

  [문이 덜컥거린다]

 

  (용식)   아이그니께 진짜   왜 그러냐고요!

 

  [용식의 답답한 한숨]

 

  용식 씨 화났어요?

 

  아니야식 배달을   왜 하시냐고요?

 

  (용식)   누가 동백 씨한테뭐   야식 팔래요?

 

  기어코 그렇게 사람을 걱정시키고

 



  기어코 이렇게 사람 피를 말리셔야

 

  직성이 풀리시는 거죠?

 

  그럼 저 배달도 하지 마요?

 

  아니야식 배달만 좀   하지 마시라고요

 

  [한숨]

 

  그럼

 

  용식 씨 걱정 안 하게 그냥   가게 문도 일찍 닫고

 

  배달도 안 하고

 

  그냥 용식 씨가   '오냐착하다하는 일만 해요?

 

  아니

 

  [아련한 음악]

 

  (동백)   아시잖아요

 

  제 상황이...

 

  아니제 팔자 그렇게 순할 수 없는 거

 

  배달을 하든 돈을 뜯기든

 

  까불이가 덤비든그거 다

 

  제 인생이에요

 

  제 인생

 

  제 입장제 몫의 산전수전그거 다

 

  존중해 주세요

 

  [떨리는 숨소리]

 

  동백 씨

 

  동백 씨가 뭐내 아이돌이에요?

 

  (용식)   그럼 나는요?

 

  나는 기냥 뭐죽어라 기냥 바라보고

 

  죽어라 그냥 박수 치고   그냥 죽어라 좋아하면 돼요?

 

  [한숨]

 

  나도 지쳐요

 

  지쳐요?

 

  [답답한 한숨]

 

  (동백)   사랑받지 못한 사람한테는   못난 버릇이 있다

 

  불안하면 더 꼭 붙들면 되는데

 

  불안하면 확인받고 싶어진다

 

  (종렬)   아이진짜 아니라니까?

 

  (동백)   속으론 떨면서

 

  겉으론 어깃장이 난다   [종렬이 계속 말한다]

 

  불안해서

 

  [종렬과 동백이 실랑이한다]   확인받고 싶어서

 

  (동백)   네가 사랑이 식어서 그랬나 보지!

 

  [혀를 쯧 찬다]

 

  그럼 그냥 헤어지든가

 

  (종렬)   

 

  (동백)   다 망치고 만다

 

  지쳐요?

 

  그럼 안 지치는 분 만나면 되겠네

 

  [한숨]

 

  (동백)   먹고살 걱정도 없고 애 키울 걱정 없는

 

  그런 분 만나야겠네요

 

  동백 씨

 

  제가요

 

  동백 씨를 더 좋아하는 게

 

  그게

 

  동백 씨한테 빚진 거 아니잖아요

 

  그런 말

 

  무기로 사용하지 마요

 

  [속상한 숨소리]

 

  

 

  (동백)   갈수록 불안해지는 걸 보면

 

  가셔요

 

  (동백)   이제 내가 더 좋아하는 거 같다

 

  - (변 소장막내   - (성민

 

  (변 소장)   넌 말이여터미널 가서   향미 나오나 CCTV 좀 따 보고

 

  그리고 넌 그그 깡패   이름이 뭐지?

 

  - (오준김낙호요?   - (변 소장그려그려

 

  (변 소장)   걔한테 저전화해서   [문이 덜컥 열린다]

 

  걔 좀 한번 떠봐 봐

 

  어이구

 

  동백이 팔자가 그냥   첩첩산중이구나첩첩...

 

  (용식)   아유아유!

 

  참말로좀 그놈의

 

  팔자팔자팔자   팔자팔자팔자!

 

  [거친 숨소리]

 

  그 팔자 소리 좀 하지 마요

 

  아이참...

 

  동백 씨 팔자가 에러면?

 

  나 이 황용식이를 만났겄어요?

 

  [용식의 한숨]   (변 소장)   너 자신감이 상당해졌다?

 

  아주 기냥 세상 오만 주댕이가   그냥다 그냥

 

  동백 씨 팔자팔자팔자팔자

 

  (용식)   내가 아주 그냥   보란 듯이 보여 줄 겨?

 

  동백 씨가 얼마나 기똥차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내가

 

  닥치고 보여 줘야 그냥   다들 찍소리들을 안 하지그냥

 

  어휴이씨

 

  (변 소장)   너 시방

 

  나한테 오만 주둥이라고 한 겨?

 

  

 

  어제 자 그향미 씨 동선 따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변 소장)   동선은 저희들이 딸게유

 

  [오준과 성민의 당황한 신음]   대장님은

 

  - (변 소장까불이나 잡으셔요   - (오준아이소장님

 

  (용식)   아니아이그게 아니고요?

 

  (변 소장)   됐어요

 

  어어...

 

  [변 소장의 헛기침]   아이소장님...

 

  [의미심장한 음악]

 

  (기자1)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여자 동선만 다 따면 뭐 하냐고

 

  투샷을 못 땄는데투샷을

 

  (향미)   필구 아빠!

 

  아빠?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1)   옹산옹산

 

  글로 빨리 차 하나 보내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1)   

 

  쟤가 강종렬이 만나고

 

  제시카 만났으면 이거는 빼박 아니냐?

 

  [스쿠터 엔진음]

 

  (기자1)   그래그렇지

 

  둘이 붙어야지

 

  쟤네들 투샷을 찍어야 된다고

 

  (기자2)   ?

 

  [한숨]

 

  볼 사람만 없으면   그냥 진짜 확 밀어 버리고 싶네

 

  [카메라 셔터음]   [종렬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기자1)   이 미친놈아   플래시를 왜 터뜨려

 

  (기자2)   밤이라...

 

  (기자1)   아이

 

  (종렬)   안 가요?

 

  (기자1)   안 와안 온다고

 

  종렬이도 안 오고   [카메라 조작음]

 

  여자도 코빼기도   안 보인다고지금

 

  !

 

  [덜커덕 소리가 난다]

 

  뭐야?

 

  

 

  잠깐 끊어 봐

 

  [의미심장한 음악]   (기자1)   인마이 새끼가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너 왜인마   남의 차를 함부로 긁고...

 

  [차 문이 탁 닫힌다]

 

  (기자2)   [작은 목소리로]   선배선배

 

  걔잖아요여자랑 손잡고 가던

 

  [헛웃음]

 

  너 근데

 

  야구하니?

 

  장모 낌새가 어떻디?

 

  아는 거 같디?

 

  자영인 거기 진짜 없디?

 

  (규태)   몰라

 

  기억 안 나

 

  아이진짜 어저께 무슨 일이 있었나?

 

  아이

 

  이상하게 불안하네

 

  (은실)   네가 지금 필름이 끊기도록   술이나 처먹고 다닐 때야?

 

  재개발 집 한 채를 날리게 생길 판에?   [규태가 숨을 카 내뱉는다]

 


  [규태가 병을 탁 내려놓는다]   [규태의 힘겨운 숨소리]

 

  너 그 집 명의 바꿨어?

 

  (규태)   지금 재개발이 문제야

 

  [규태의 짜증 섞인 신음]   (은실)   문제지문제야!

 

  아유재개발만 문제야?

 

  너 바람피우다 이혼당했다고 소문나면

 

  난 쪽팔려서

 

  아주 혀를 깨물고 죽고 말 거라고!

 

  엄마 쪽팔린 게 그렇게 중요하면

 

  엄마도 있을 때 잘했어야지!

 

  네가 못나서네가 기우니까

 

  너 무시당할까 봐

 

  (은실)   나라도 진상을 떤 거지!

 

  (규태)   아유그럼 뭐그런 논리면

 

  매형은 왜 떠받드는데?

 

  매형은 왜 떠받드는데?

 

  누나 그건 나보다 더 개망나니인데

 

  ?

 

  (은실)   이게...   [규태의 한숨]

 

  누나가 여기면 매형이 여기지?

 

  (규태)   그럼 내가 여기면 자영이는 어디야?

 

  자영이는 여기라고여기여기여기!

 

  누나네는 갭이 이만큼 있으니까 엄마가

 

  매형한테 차 사 준 거 아니야

 

  그러면 자영이는

 

  이만큼 자영자영이는   자영이한테는

 

  집으로 퉁쳐 주는 게 맞지

 

  (은실)   그냥아유아유

 

  그 퉁을 아는 놈이 바람을 피워?

 

  어유내가 진짜...

 

  (규태)   바람 아니라고

 

  아휴

 

  [흥미로운 음악]

 

  (용식)   흥식이네 집 앞

 

  피부 관리실 앞

 

  한빛학원 방화

 

  초록색 라이터

 

  네 번 방화 후 살인

 

  한빛학원 원장

 

  노규태와 호형호제

 

  [용식이 셔터를 툭툭 친다]   [규태의 다급한 신음]

 

  (규태)   뭐야?

 

  당신이 왜   내 사업장 앞에 와 있어?

 

  (용식)   신문하려고요

 

  (규태)   신문?

 

  (용식)   노규태 씨

 

  한빛학원

 

  원장님 아시죠?

 

  아이아주 기냥 뭐이   호형호제를 일삼았다던디?

 

  영장 가지고 왔어

 

  [용식의 헛웃음]

 

  (용식)   그럼 뭐지대로   영장 갖고 와 줘요?

 

  나는 몰라

 

  (규태)   나는 죽어도 몰라

 

  열쇠를 못 넣네?

 

  (용식)   왜 그럴까?

 

  당황했어요?

 

  [규태의 당황한 숨소리]

 

  내가 지금 당신의 허를 찔렀지?

 

  내가 찔렀죠내가 지금?

 

  [쿵 소리가 난다]   (용식)   어유

 

  [호탕하게 웃으며]   아이다리까지 후들거리시네

 

  아유왜 그러실까?

 

  내가 지금 당신의 정곡을 후벼 팠죠?

 

  후벼 팠지내가 지금?

 

  나 오리 배 탔어

 

  [오리 울음 효과음]   뭐요?

 

  너 오리 배 굴려 봤어?

 

  내가 너한테 그런 것까지   증명을 해야 돼?

 

  나 좀 놔둬나 좀

 

  (규태)   아휴내가 지금   마누라도 집 나간 판에

 

  오리 배

 

  오리 배 증명을 왜 해

 

  [규태의 짜증 섞인 신음]

 

  (용식)   울어요?

 

  아이참 나   아이내가 뭐뭐 했다고

 

  아이왜 이래요?

 

  (규태)   

 

  [떨리는 목소리로]   한빛학원 파지 마

 

  옹산에 피바람 불어

 

  [거친 숨소리]

 

  (기자1)   아이고실례합니다

 

  말씀 좀 여쭐게요

 

  딴게 아니고

 

  여기 뒤쪽에   이상한 술집 하나 있잖아요?

 

  이름이 뭐였더라무슨 까...

 

  (승희)   까멜리아?

 

  (기자1)   거기거기거기   [기자2가 호응한다]

 

  이 동네 술집이 그거 하나인 거 같던데

 

  (귀련)   하나유

 

  평정평정독점이유   [기자1이 호응한다]

 

  (기자1)   아이근데 뭐이런 건전한 동네에

 

  그런 이상한 술집이 있어그렇죠?

 

  [기자1의 만족스러운 신음]

 

  근데

 

  거기 느낌 요상한 여자 하나 있잖아요

 

  (애정)   누구?

 

  동백이?

 

  (기자1)   이름이 동백이구나동백이   [기자2가 호응한다]

 

  근데 그 여자는

 

  혼자인가?

 

  남편은 안 보이던데

 

  근데 또 애는 하나 있는 거 같던데?

 

  (찬숙)   근데 왜 말은 놔?

 

  우리 알아요?

 

  [익살스러운 음악]   (기자1)   ?

 

  근디 왜 남의 떡은 집어 먹고 있어?

 

  (재영)   너 세 개너 네 개

 

  내가 다 세고 있었어쯧   [기자들의 당황한 기침]

 

  (기자2)   이거 시시식 아니었어요?

 

  (재영)   떡 팔아 얼마 남는다고 시식을 대 줘?

 

  시골 인심이 호구여?

 

  (찬숙)   뭐를 녹음하는 겨?

 

  (기자1)   ...   [귀련의 놀란 신음]

 

  (찬숙)   시골 사람은 다 컴맹인 줄 아나 벼?

 

  [기자1의 당황한 숨소리]   나인 써?

 

  - (기자1) 아이...   - (찬숙난 텐 써

 

  (기자1)   이게 왜 켜져 있냐이게?   [기자2의 어색한 웃음]

 

  주머니에서 나오다가   손가락으로 잘못...   [찬숙의 비웃음]

 

  (귀련)   동백이네 왜 찝쩍대는지 모르겄는디

 

  걔 혼자 아니어요

 

  (기자1)   혼자가 아니에요?

 

  (찬숙)   걔 남편이 강력반 형사여

 

  걸리면 죽어

 

  맨주먹으로 탈옥범 잡았어

 

  [기자1의 어색한 웃음]

 

  (기자1)   그 집이랑 되게 친하신가 보네

 

  [기자1의 어색한 웃음]   (귀련)   형님친햐?

 

  (찬숙)   원래 자기 동생   톡톡 건드리는 언니들이

 

  남이 내 동생   건드리는 꼴은 못 보는 겨

 

  [여자들이 호응한다]

 

  (기자2)   언니분...

 

  - (재영여기 다 언니여   - (귀련그러면

 

  (찬숙)   우리 동네 여자들은   조직으로 움직이니께

 

  험난한 꼴 보기 싫으면

 

  꺼지세요

 

  (재영)   귓구녕이 맥혔나 비네

 

  [뼈가 우두둑거린다]

 

  귓방망이 좀 뚫어 줘야겄네

 

  [웅장한 음악]

 

  [귀련의 한숨]

 

  [우두둑거린다]   [날렵한 효과음]

 

  [기자들의 당황한 신음]

 

  - (찬숙안 나가?   - (재영잘한다

 

  (기자2)   뭔가 삥 뜯긴 기분인데

 

  (기자1)   너 가서 돈 좀 찾아와

 

  [기자2의 당황한 신음]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내가 직접 가서 물어보게

 

  [기자2의 감탄하는 숨소리]   원래 돈 좀 먹이면

 

  측근들 입이 더 가볍더라고

 

  (규태)   ?

 

  [규태의 가쁜 숨소리]

 

  (규태)   자영이가 돌아왔다

 

  [안도하는 숨소리]

 

  어디 이렇게   싸돌아다니다 온 거야

 

  [도어 록 작동음]

 

  [익살스러운 음악]

 

  [헛기침]   (규태)   뭔 말을 해야 될까?

 

  [도어 록 작동음]

 

  (자영)   왔어?

 

  왔어?

 

  (규태)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는 걸까?

 

  (자영)   옷 벗지 마

 

  바로 나가야 돼

 

  어디를?

 

  당신 도장 찍어 놨어

 

  [문이 달칵 열린다]

 

  [격정적인 음악]

 

  ...

 

  (자영)   양육권 싸움이 없으니까   훨씬 더 편하네

 

  [규태의 헛기침]

 

  (규태)   겁이나 먹이는 거겠지

 

  (자영)   뭘 앉아?

 

  법원 문 닫기 전에 가야지

 

  진짜 이혼을 하게?

 

  내가 쇼할 사람이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숨]

 

  (규태)   아니

 

  내가 어제 장모님 가게에도 갔었는데

 

  낌새도 모르고 계시던데뭘   [자영이 지퍼를 직 잠근다]

 

  [규태의 헛기침]   장모랑 이혼해?

 

  당신이 언제부터 장모 낌새 살폈다고

 

  안 해!

 

  못 해

 

  나 이렇게는 억울해

 

  (규태)   까놓고 내가 뭘 하기나 했어?

 

  그깟 게 유책 사유면

 

  동창회 나가는 것들 그냥   싹 다 집어 처넣어야 된다고

 

  그럼 안 억울하게

 

  도장 찍고 한 풀어

 

  실컷 연애하라고

 

  (규태)   센 척하지 말라고!

 

  ...

 

  너도 울었잖아

 

  네 눈물이

 

  나에게는 샷건과도 같았어

 

  너 요새도 게임하니?

 

  (규태)   비유야!

 

  [격정적인 음악]   (자영)   됐고

 

  안 할 재간 있어?

 

  나 이혼 전문이야

 

  (규태)   나 군수는!

 

  당신 옹산 영부인 안 할 거야?

 

  내가 청혼할 때 뭐라고 했어?

 

  옹산 영부인 시켜 준다고 했지?

 

  했지!

 

  (자영)   

 

  내가 마지막 의리로 충고하는데

 

  당신 헛물 그만 켜

 

  괜히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술값 쏘고 다니지 말라고

 

  뭐가 헛물이야!

 

  다들 나만 봤다 하면 나 뽑는대

 

  나를 안 뽑겠다는 사람을   내가 본 적이 없는데?

 

  (자영)   알겠고 신분증이나 챙겨

 

  나 군수랑 캐톡 친구다

 

  안 나오면   너 바람피운 거 다 얘기할 거야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기자1)   그 다른 여자분은 어디 가셨나 봐요?

 

  그 지라시 터지고 나서부터   쭉 팔로우하면서

 

  정황 체크는 다 했고요

 

  강 선수 쪽이 별거 중인 것도

 

  (동백)   얘는 왜 쓸데없이 별거를 할까?

 

  (기자1)   그리고 이 여자분이랑   만남이 있었던 것도

 

  다 체크했습니다

 

  (동백)   향미는 뭘 하고 다니던 걸까?

 

  그리고 왜

 

  [의미심장한 음악]

 

  남의 애는 찍는 걸까?

 

  (기자1)   마지막으로 팩트만 좀 체크할게요

 

  강종렬 아시죠?

 

  본 적 있죠?

 

  물론 우리 제보자님께 성의 표시는

 

  확실하게 해 드릴 거고요네   [카메라 조작음]

 

  이거 어떻게 지우는 거예요?

 

  - ?   - (동백이거 어떻게 지워요?   [카메라 조작음]

 

  (기자1)   어유남의 걸 왜 함부로 만져요?

 

  이리 줘요달라고요...

 

  애는 찍으면 안 되죠

 

  (기자1)   ?

 

  애를 왜 찍어요!

 

  (기자1)   [헛웃음 치며]   아이왜 이러실까?

 

  우리가 필요하면   모자이크해서 쓰는 거고

 

  일반인은 알아서   보호해 드린다고요일로 줘요

 

  당신이 뭔데 내 자식을 보호해?

 

  애가 무슨 죄라고

 

  (동백)   애는 찍으면 안 되죠!

 

  필구는 그냥 내 아들이에요

 

  얘 내 아들이라고요!

 

  애가 뭐가 있나 봐요?

 

  (기자1)   뭐가 있네

 

  그렇죠?

 

  [기자1의 놀라는 신음]

 

  이 여자가 미쳤나

 

  너 이게 얼마짜리인 줄 알아이씨

 

  너 내 자식은 얼마짜리인 줄 알아?

 

  애 건들지 마

 

  너희 진짜 다 죽어

 

  애 사진을 찍었다고!

 

  (동백)   네가 뭔데 필구 인생을 건드려!

 

  필구 네 자식이야

 

  짱구 굴리지 말고 네 거 다 걸고 지켜!

 

  [한숨]

 

  [성난 숨소리]

 

  개새끼들이 진짜이씨

 

  [한숨]

 

  [규태의 한숨]

 

  (규태)   가정 법원 앞에 삼겹살집이라니

 



  인생의 아이러니네

 

  원래 통상적으로   삼겹살은 1인분을 안 시키잖아

 

  이혼하는 사람들은

 

  삼겹살도 못 먹겠네

 

  인생의 형벌인가?

 

  (자영)   파란불이야

 

  나 배고파서 도장 못 찍겠어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자영)   개수작 부리지 말고 출발해

 

  (규태)   개수작 아니야

 

  최후의 만찬은 하자는 거지

 

  (자영)   진짜 가지가지 한다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규태)   내가 마지막으로 당신이랑   삼겹살도 못 먹어?

 

  사형수도 죽기 전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준다더라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어이없는 한숨]

 

  내가 대체 네 어디가 좋았을까?

 

  [지글거리는 소리가 난다]

 

  (규태)   나 있잖아근데 까놓고

 

  진짜 억울하거든

 

  이건 뭐오얏나무 아래서   신발 끈 좀 묶었다고

 

  수갑 채우는 꼴이라고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을 묶었겠지

 

  나는   [물을 조르르 따른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무죄는 무죄라고

 

  (규태)   막말로 나는   걔 손 한 번을 안 잡았고

 

  심적으로도

 

  향미 걔는 내 스타일 자체가 아니라고

 

  그래미수라고 치자

 

  당신의 외도 미수가   결정적 트리거이긴 했지만...

 

  이 상황에서도   어려운 말을 꼭 써야겠어?

 

  결국 우리도 똑같아

 

  이혼하는 사람들 십중팔구가   죽어도 못 살겠다는

 

  그 성격 차이

 

  우리도 그거 아니겠니?

 

  옘병성격이야 다 안 맞지

 

  부모 자식 간에도 성격은 안 맞아?

 

  근데 우라질그딴 걸로   가정을 풍지박살을 내?

 

  풍비박산

 

  (자영)   풍지박살 아니고 풍비박산

 

  [규태가 젓가락을 툭 떨어뜨린다]

 

  (규태)   이러니까

 

  이러니까?

 

  당신 한 번이라도   '내 남편 최고다우리 규태 잘한다'

 

  우쭈쭈 해 준 적 있어?

 

  맨날 무시하고 기나 죽이고

 

  다 자기 마누라랑 살고 싶지

 

  세종대왕이랑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냐고

 

  당신도 나 무시했잖아

 

  쇤네가요변호사 나리를요?

 

  맞춤법 까는 것만 무시야?

 

  까놓고

 

  우리가 난임이었니피임이었지

 

  [잔잔한 음악]   (자영)   서로 하숙하듯 산 게

 

  벌써 몇 년째인데?

 

  (규태)   [작은 목소리로]   

 

  그런 얘기를 왜 바깥에서 해?

 

  우린 그냥

 

  배달은 1인분이 안 돼서   같이 사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살았잖아

 

  넌 계속 '풍지박살같은 걸   해야 되는 사람인데

 

  난 그걸 또

 

  기어코 고쳐 줘야 되는 사람이거든

 

  (자영)   그러니 어떡해?

 

  할 수 없지

 

  [한숨]

 

  그만 좀 참고 살자우리

 

  그냥 그럼 우리 일단

 

  그냥 다시 살면서   복수라도 하면 안 돼?

 

  복수는

 

  최향미로 다 했어

 

  ?

 

  [카드 단말기 작동음]

 

  (주인2)   감사합니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달칵 잠긴다]

 

  [의미심장한 음악]

 

  뭐 하냐?

 

  저기

 

  생각해 보면 나는 당신이   세종대왕이라 멋졌는데

 

  (규태)   이제 와서 내가 왜   더 찌질해졌는지 모르겠어

 

  (자영)   문 따

 

  (규태)   근데 당신도

 

  처음엔 나 찌질해서 귀여워했었잖아

 

  우리 초심으로 돌아가자

 

  문 안 따?

 

  누나

 

  사랑해

 

  저 새끼가이씨

 

  [힘주는 숨소리]

 

  이쁜 게 유세지이쁜 게 유세야

 

  맨날 까딱하면 때려치우재

 

  계시는가?

 

  [놀라는 신음]

 

  - (용식아이어유깜짝이야   - (정숙놀라기는

 

  어유아유

 

  아유어머니아유

 

  어디 갔다 오셔요?

 

  꽃 또 사 왔네?

 

  예   [멋쩍은 웃음]

 

  ...

 

  제가 조금 좀

 

  점수 딸 일이 쪼끔 있어 갖고요

 

  [용식의 웃음]

 

  걔가 애야꽃 주면 헬렐레하게

 

  (정숙)   먹지도 못할 풀때기를 왜 자꾸 사 와?

 

  (용식)   근데 이건 좀 싸요

 

  이 수국이이게 한 단에   3천 원뿐이 안 하기 때문에요

 

  [용식의 웃음]   수국 3천 원 말고

 

  너 처자식 먹여 살리려면   얼마 있어야 되는지 알아?

 

  (정숙)   너 돈 많아?

 

  모아 둔 돈 좀 있어?

 

  근디 저도요

 

  이 수국으로 이미래에다가   투자하는 건데요

 

  [웃음]

 

  참 맑다너 맑아

 

  (정숙)   아주 그냥 천진난만해

 

  네가 그런데 주야장천 해맑게 살려면

 

  네 마누라는 억척 돼야 되겠지?

 

  그래도

 

  저는 이행복은

 

  요거 순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웃음]

 

  아이고그래요?

 

  돈 있다고 행복한 건   무조건 아니겠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겠냐?

 

  ...

 

  (정숙)   행복으로 돈은 못 사지만

 

  돈으로는 행복을 간간이 산다 그러더라

 

  [어색하게 웃으며]   

 

  눈 뜨자마자 ''거리니까

 

  자식도 버리게 되던데

 

  [애잔한 음악]

 

  (어린 동백)   [흐느끼며]   배고파!

 

  (정숙)   [흐느끼며]   제발 좀

 

  [물이 조르르 흘러나온다]   그만 좀 배고파그만 좀...

 

  (어린 동백)   배고파

 

  [정숙과 어린 동백이 흐느낀다]

 

  (정숙)   그만 좀 배고파   [흐느낀다]

 

  난 그냥

 

  내 자식이

 

  배부르게나 살았으면 좋겠는데

 

  (정숙)   그놈의 눈치   안 보고 살았으면 좋겠는데

 

  너처럼 착한 놈은 항상 애매해

 

  어머니

 

  저 동백 씨 안 굶겨요

 

  그리고 그 눈칫밥도   안 먹게 할 수 있고요

 

  뭔 재주로?

 

  네 엄니는 어쩔 건데?

 

  거봐

 

  착한 놈들은

 

  결국 말이 없어

 

  (정숙)   내 딸년 절대 눈치 보게 하지 마

 

  걔 일평생 눈치 보고 살았어

 

  빌빌대게 하지도 마

 

  죄 없는데 왜 너한테 꿀려야 돼?

 

  저희 엄마는 제가

 

  조금씩 설득을 좀...

 

  (정숙)   애매하게 착할 거면 당장 때려치워

 

  그놈의 뜸 들이다가

 

  인생 다 가

 

  [문이 스르륵 열린다]

 

  [긴장한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힘주는 숨소리]

 

  [숨을 후 내뱉는다]

 

  [긴장한 숨을 내뱉는다]

 

  [숨을 후후 내뱉는다]

 

  (용식)   엄마!

 

  나 있잖어!

 

  (남자들)   건배!

 

  [남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동백)   엄마 자꾸 어디서 이렇게   외박을 하고 오는 거야?

 

  엄만 들어오는 것도 막 마음대로고

 

  그냥 나가는 것도 휙휙 마음대로야?

 

  엄마

 

  혹시

 

  다른 식구 있어?

 

  남자나 다른 자식이나 뭐 그런...

 

  뭘 그렇게 물어?

 

  나 보고 싶었어?

 

  행여나...

 

  (정숙)   그렇게 이를 갈던 엄마인데

 

  이제 없으니까 궁금해아쉬워?

 

  누가 아쉽다 그래?

 

  향미도 안 오고   엄마도 안 오니까 그렇지

 

  (동백)   오늘 동문회   단체 온다고 얘기했지?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향미 얘는 이제 전화도 꺼 놨네

 

  아니 3천에 나하고 진짜   연을 끊겠다는 거야뭐야?

 

  향미 이제 안 와

 

  ?

 

  안 올 사람 기다리지 말라고

 

  [의미심장한 음악]

 

  엄마가 어떻게 알아?

 

  (진배)   여기 계산!

 

  (동백)   나가요!

 

  (진배)   

 

  [한숨]

 

  [무거운 효과음]

 

  (덕순)   안 기어들어 오면   호적을 파 버리려 했더니

 

  암만 정신이 팔려도

 

  아빠 제사를 까먹으면   자기가 사람이여?

 

  [흥미로운 음악]

 

  (규식)   쟤 어디에 정신 팔렸는데?

 

  큰성 왔네?

 

  (용식)   큰형은 배를 탔는데

 

  집에 올 때마다 늘 하나만 묻곤 했다   [규식이 되묻는다]

 

  그래서 몇 대 맞을 거냐고

 

  [날렵한 효과음]   정신이 왜 팔려?

 

  너 요새 누구 만나?

 

  (용식)   작은형은 주짓수를 한다

 

  (규식)   엄마용식이 요즘 뭐말 안 듣고   뭐 그런 거 없지?

 

  아이

 

  내가 뭐애여?

 

  [웃으며]   진짜 누구 생기셨나?

 

  꽃을 다 들고 다니시네?

 

  (두식)   너 연애하는 겨?

 

  [익살스러운 음악]

 

  인마그럼 인마

 

  형한테 상의를 해야지인마

 

  형은 다 알어

 

  (덕순)   헛소리 말고 가서 옷이나 갈아입어

 

  

 

  누구 있어

 

  [두식의 헛웃음]

 

  (두식)   아이고

 

  우리 용식이 기냥 다 컸어

 

  (규식)   연애 많이 해

 

  결혼하기 전에   연애하는 거 좋은 거여

 

  (두식)   아이얘는

 

  얘는 연애 많이 햐   [규식의 웃음]

 

  얘가 원래 금사빠잖어

 

  옛날에 있잖어저기

 

  거기승엽이 누나   [규식의 웃음]

 

  아유그 꾸질꾸질한 거 그냥   좋다고 그냥

 

  천지 사방으로 기냥   방아깨비 잡으러 댕기고

 

  그 방아깨비랑은 달러!

 

  가서 옷이나 갈아입고 오라고

 

  (두식)   아이깔끔한 애를 자꾸 갈아입으랴   [덕순의 못마땅한 숨소리]

 

  [덕순이 혀를 쯧 찬다]   저기

 

  너 저기진지하게 만나는 거여?

 

  뭐 하는 여자여?

 

  사업

 

  - (규식사업?   - (용식자영업

 

  - (두식자영업 뭐장사?   - (규식어디서?

 

  - 여서   - (두식여기가 어디여?

 

  - 저기   - (두식저기가 뭐여?

 

  (규식)   저기 뭐?

 

  가서 옷이나 갈아입고 오라고   [제기를 탁 내려놓는다]

 

  저기

 

  동백

 

  저짝 그까멜리아 있잖어

 

  거기 그사장님이여

 

  [애잔한 음악]   [문이 스르륵 여닫힌다]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진배)   

 

  우산우산

 

  (동백)   가세요

 

  (진배)   네   [동백의 웃음]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문이 스르륵 여닫힌다]

 

  (정숙)   무슨 강아지 새끼냐?

 

  아주 문소리 날 때마다

 

  뛰쳐나가겠네

 

  

 

  (정숙)   덥석덥석 정도 잘 줘

 

  안 오면 안 오는갑다 하고   새침 떨고 말지

 

  목이 빠져라 그냥 노심초사전전긍긍

 

  왜 그렇게 사람이?

 

  나 헤퍼일생이 외로워서 그런가

 

  걱정받으니까 좋고   관심받으니까 신나고 뭐그래

 

  너 나 멕이는 거야?

 

  정 못 받고 커서   그렇단 소리 하고 싶어?

 

  [한숨]

 

  (동백)   사랑만 받고 산 애들은 그냥

 

  연애를 해도 예쁘게만 주고받던데

 

  나는 그냥 일생을 모 아니면 도야

 

  상처받을까 봐 각 잡고 버티다가

 

  맨날 찌질만 대다가 그냥

 

  덥석 손잡고 나면   간쓸개 다 빼 준다

 

  찌질해도 어떡해?   그게 나인데 별수 없지

 

  문 고만 쳐다보고 전화해

 

  (정숙)   간쓸개 다 준비돼 있다고

 

  나 양심상 그냥 참는 거야

 

  ?

 

  용식이는 왜 이렇게 무슨 흠도 없어?

 

  걔가 너무 아까우니까   내가 들이대지도 못하지

 

  (두식)   정신 나간 놈 아니여이거!   [달그락 소리가 난다]

 

  (규식)   애새끼라면 내가 그냥   패기라도 하지

 

  너 엄마 생각은 안 해?

 

  [한숨]

 

  (규식)   엄마가 저 나이에?

 

  식당 하면서까지   너 밥 먹여서 살렸는데새끼야

 

  네가 사람이라면?

 

  이렇게 엄마 뒤통수칠 수가 있어?

 

  (두식)   차라리인마!

 

  방아깨비를 잡으러 댕겨!

 

  어디 여자가 없어서...

 

  

 

  너 그 여자가 막 꼬리 쳐?

 

  들러붙어막 그래서 그랴?

 

  (용식)   말 함부로 하지 말어!

 

  (규식)   이 새끼이거 눈 돌았네눈 돌았어

 

  이거 아주 그냥

 

  인마눈깔 똑바로 안 갖다 놔!

 

  [두식이 말을 버벅댄다]

 

  (두식)   너 나가

 

  호적 파서 기냥 나가팍 그냥씨   [문이 드르륵 열린다]

 

  (덕순)   애 좀 내비둬라

 

  [고무장갑으로 탁 치며]   좀 내비둬!

 

  용식이 기냥 집에 가얼른 가

 

  (두식)   아유엄마가 자꾸   애를 이렇게 싸고도니까

 

  애가 이러는 거 아니여!

 

  (규식)   엄니가 애 역성 자꾸 들어 주니까

 

  애가 철딱서니가 없잖아요

 

  (덕순)   너희들은 그래도   아빠 정 한 번은 받아 봤잖어

 

  [차분한 음악]   아빠 한 번 못 보고 큰 딱한 거를   왜 그렇게 잡어?

 

  성들이 살살 달래야지 왜 애를 잡어?

 

  용식이 잡지 말어

 

  엄니 속상햐!

 

  (규식)   너 뚝 안 해

 

  [코를 훌쩍인다]

 

  아이!

 

  엄마도 좋고 성들도 좋은디

 

  동백이까지 좋은 걸 어떡햐!

 

  좋은 걸 어떡해

 

  [문이 탁 닫힌다]

 

  (정숙)   어디 가?

 

  [놀라는 신음]

 

  시장 가?

 

  [부드러운 음악]

 

  (동백)   ?

 

  어휴

 

  되게 시장 가는 사람 같네?

 

  ?

 

  그거 신고 가자미 사게?

 

  [정숙의 웃음]

 

  엄마가 우리 시장 스타일을 알아?

 

  엄마 우리 시장 가 봤어?

 

  기다려 봐

 

  ?

 

  같이 가게

 

  [시계 알람음]

 

  [휴대전화 알람음]

 

  [시계 버튼을 탁 누른다]

 

  [피곤한 신음]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용식)   아이파출소 가면 아침 먹는다니께

 

  왜 이렇게 자꾸 싸 와?

 

  (덕순)   제사 지내고는 잡탕이 원칙이여

 

  (용식)   아휴또 뭘 이렇게 또   한 상을 차렸어?

 

  (덕순)   

 

  너 성한테 개기지 말어

 

  읃어터져

 

  (용식)   아유나 하필 또   일찍 나가는 날인데 또...

 

  너 목요일마다 새박 시장 간다며?

 

  (덕순)   동백이 따라서?

 

  너희들 둘이   3번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손잡고 쪼물딱댄다며?

 

  [연신 쿨럭거린다]

 

  온 동네가 내 프락치여

 

  [쿨럭거린다]

 

  아이진짜 이놈의 아줌마들을 기냥

 

  (용식)   아이우리가뭐   중고딩 연애하는 줄 아나

 

  아이서른 넘은 놈 프라이버시를

 

  뭘 그렇게 온 동네방네   생중계를 하고 난리들이여진짜

 

  아이진짜

 

  근디

 

  오늘은 나가지 말어

 

  엄마

 

  내가 애여?

 

  그런다고 우리가뭐   갈라질 거 같어?

 

  나 동백 씨 디게 좋아햐

 

  어제 네 아빠 꿈에 나왔어

 

  ?

 

  통 안 보이더니 왔어

 

  제사니께 왔겠지

 

  근데 네 아빠 혼자서   서 있더라고새박 시장에

 

  근디 얼굴이 안 좋더라고

 

  나가지 마엄마랑 밥이나 먹어

 

  [휴대전화 벨 소리]

 

  뭔 새벽에 전화여?

 

  

 

  ?

 

  옹산호에서요?

 

  [애잔한 음악]

 

  (용식)   동백 씨!

 

  동백 씨어유

 

  [용식의 못마땅한 신음]

 

  오늘은 내가   먼저 나오려고 했는데!

 

  아유

 

  아유동백 씨

 

  [용식의 가쁜 신음]

 

  하하

 

  이게요울 엄마가   나 먹으라고 해 준

 

  붕어즙이걸랑요?

 

  이게 또이게 또

 

  새벽에 또 춥고 하니께

 

  [용식의 다급한 신음]

 

  아유

 

  [웃으며]   진짜

 

  제가 이래유진짜아이고참 나

 

  [용식의 웃음]

 

  그래

 

  새벽에 일어나기가 쉽나?

 

  맨날 한결같으면   그게 사람인가?

 

  원래 그런 거지

 

  (동백)   둘이 앉는 버스도 싫고

 

  (점원)   몇 분이세요?

 

  몇 분?

 

  몇 분이시냐고

 

  저 한 명인데 2인분 시킬 거거든요

 

  (동백)   둘이 먹는 닭갈비도 싫어서

 

  (동백)   짝꿍 나부랭이 없어도   그만인 지 오래됐는데

 

  (동백)   이제 혼자 앉기가 싫다

 

  길이 드는 건 거지 같은 일이다

 

  (변 소장)   하이고   [긴장되는 음악]

 

  왜 자꾸 이렇게 불이 나?

 

  사람 신경 쓰이게

 

  (용식)   세 번째 불이다

 

  (소방대원1)   불이 나면 무조건 전화를 하래서   내가 하긴 했는디

 

  이 정도면뭐   장난 전화급이라고 봐야쥬

 

  [미심쩍은 숨소리]

 

  (변 소장)   저번 그 학원 건물서도

 

  톱밥이 좀 있지 않았나?

 

  (소방대원2)   있었어요저도 톱밥 봤어요

 

  [변 소장의 미심쩍은 숨소리]

 

  (변 소장)   그 체육 창고 불났을 때도

 

  톱밥이 좀 보이던디?

 

  [소방대원1의 힘주는 신음]

 

  (소방대원1)   에이

 

  누가 옷가지 째끔 태운 거 같다니께?

 

  [스쿠터 시동음]

 

  이거

 

  동백 씨 스웨터 같은디?

 

  ?

 

  (용식)   소장님

 

  6년 전에 불이 네 번 나고   사람 죽었다고 했었죠?

 

  (소방대원3)   아이이 정도면 이거 허위 신고네

 

  신고는 뭐가 다 타서   죽느니 어쩌니 하더구먼

 

  (변 소장)   아이꼭두새벽부터

 

  왜 이딴 일로 허위 신고를 햐?

 

  소장님

 

  제가 지금

 

  여기 있으면 안 됐던 거 같어요

 

  (용식)   [가쁜 숨을 내쉬며]   동백 씨동백 씨!

 

  지금 어디쯤이세요버스쥬?

 

  저 시장 가는 길인데 왜요?

 

  

 

  그 버스에 그사람 많아요?

 

  이상한 놈 없죠?

 

  이상한 놈 있으면 뭐뭐요?

 

  ...

 

  동백 씨지금 어디쯤이세요?

 

  제가 지금 가는 중이니께...

 

  [하차 벨이 울린다]

 

  저 지금 내릴 건데 왜요?

 

  [강조되는 효과음]

 

  - (상인1) 아이고이거 좋네   - (상인2) 자연산 생물 아귀

 

  (상인2)   생물 아귀수산 라인 6번에서   경매 시작합니다

 

  (상인1)   어이오늘은 어째 혼자여?

 

  짝꿍은 어쩌고?

 

  [방송 알림음]   (동백)   저 혼자...

 

  (상인1)   아이고   [상인1의 웃음]

 

  (안내 방송 속 남자2)   옹산읍 까멜리아 사장님

 

  옹산읍 까멜리아 사장님

 

  2층 영업 사무소에서   영수증 찾아가세요

 

  - (상인3) 어이동백이   - (동백

 

  (상인3)   너 영수증 잘 챙겨

 

  세금 그거 엄청 무섭다

 

  - (동백저 가 볼게요   - (상인3) 

 

  [긴장되는 음악]

 

  (남자2)   이건 누가 붙여 놓고 갔대?

 

  [서로 인사를 나눈다]

 

  (동백)   계세요?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상인4)   어디서 벌써 난로를 뗐나이씨

 

  이 냄새 때문에 골이 띵해

 

  - (상인5) 준희야   - (상인6) 

 

  아니왜 불러 놓고 사람이 없어?

 

  [헛기침]

 

  (동백)   머리야

 

  난로 냄새인가?

 

  환기 좀 해야겠다여기

 

  [동백의 헛기침]

 

  [동백이 물을 쪼르르 따른다]   [바깥이 소란스럽다]

 

  [경보음이 울린다]

 

  [놀라며]   어머어머

 

  어머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 (남자3) 아이고...   - (여자) 119 불렀어?

 

  [발걸음이 울린다]

 

  [동백의 놀라는 신음]

 

  [동백이 콜록거린다]

 

  [휴대전화 벨 소리]

 

  [동백의 가쁜 숨소리]

 

  [동백이 문을 연신 두드린다]

 

  (동백)   도와주세요!

 

  [동백의 놀라는 신음]

 

  저기요도와주세요!

 

  [문이 연신 덜컹거린다]

 

  문 좀 열어...

 

  누구 없어요?

 

  [콜록거린다]

 

  도와주세요!

 

  살려 주세요!

 

  [동백의 비명]

 

  도와주세요!

 

  (무전 속 경찰)   화재 출동화재 출동

 

  위치는 옹산 수산 시장

 

  옹산 수산 시장   [분한 신음]

 

  [사이렌이 울린다]   (용식)   네 번째 불이

 

  [긴박한 음악]   목요일

 

  새벽 시장에서 났다

 

  [자동차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화재 경보음]   (용식)   나가요나가요나가요!

 

  (용식)   나가나가나가요!

 

  나가요얼른 나가요나가요   나가요나가요!

 

  [남자4가 쿨럭거린다]

 

  [남자5가 쿨럭거린다]   [용식의 힘겨운 신음]

 

  저짝으로저짝으로저짝으로!

 

  [용식이 연신 쿨럭거린다]

 

  [힘겨운 신음]

 

  [용식이 연신 쿨럭거린다]

 

  [쿵 소리가 난다]

 

  [동백이 쿨럭거린다]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난다]

 

  [용식의 힘겨운 신음]

 

  [놀라는 신음]

 

  [동백이 연신 쿨럭거린다]

 

  [용식의 거친 숨소리]

 

  [용식의 다급한 신음]

 

  [동백이 연신 쿨럭거린다]

 

  [힘겨운 신음]

 

  [콜록거린다]

 

  동백 씨!

 

  [치지직 소리가 난다]   [용식의 아파하는 신음]

 

  [용식이 발로 퍽 찬다]

 

  [용식의 다급한 신음]

 

  [힘겨운 신음]

 

  [용식의 힘주는 신음]

 

  [용식이 연신 쿨럭거린다]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쾅 소리가 난다]   [용식의 비명]

 

  [용식의 아파하는 신음]

 

  [용식의 힘겨운 숨소리]

 

  동백 씨!

 

  동백 씨!

 

  (의사1)   왜 손만 더 그래?

 

  (의사2)   뭔 불붙은 문짝을 뜯었다나?

 

  (의사1)   미쳤네미쳤어

 

  [아련한 음악]

 

  어휴미쳤어

 

  어유미쳤어어떡해

 

  [응급실이 분주하다]   (간호사)   응급실 환자 중에 있고요

 

  감염 때문에 면회가 가능한지는   한번 확인해 봐야 알 수...

 

  (남자6)   면회가 돼요?

 

  [어두운 음악]   ?

 

  (남자6)   안 들려?

 

  안 죽었냐고

 

  [남자6의 짜증 섞인 숨소리]

 

  (변 소장)   별 해괴한 경고문을 다 그냥   병에다 박아 놨었다니께?

 

  [동백이 흐느낀다]

 

  (동백)   저기...

 

  [흐느끼며]   어떡해

 

  [놀라며]   어떡해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목소리로]   동백 씨

 

  [울먹인다]

 

  용식 씨어떡해어떡...

 

  괜찮아요?

 

  (동백)   아유어떡해어떡해   [동백이 흐느낀다]

 

  

 

  ...   [헛기침]

 

  [힘겨운 숨소리]

 

  손 봐 봐요

 

  지금 내 손이 문제예요?

 

  봐 봐요

 

  (용식)   봐요빨리

 

  봐 봐요

 

  [아련한 음악]

 

  [놀라며]   아유

 

  [훌쩍이며]   용식 씨

 

  돌대가리예요상황 판단이 안 돼?

 

  이렇게 몸을 사릴 줄 몰라서   어떡해?

 

  자기가 무슨 진짜 히어로인 줄 아나 봐

 

  [동백이 훌쩍인다]

 

  (동백)   자긴 안 죽는 줄 아는 거예요?

 

  [동백의 속상한 한숨]

 

  내가 뭐라고 이래요?

 

  아유진짜 싫다

 

  [흐느끼며]   싫어요...

 

  [동백이 흐느낀다]

 

  [용식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한숨]

 

  근데요

 

  저도 더는 못 하겄어요

 

  나도 지쳐요

 

  [한숨]

 

  더는 안 할래

 

  [훌쩍인다]   (용식)   동백 씨 걱정하느라 내 일도 못 하고

 

  [한숨]

 

  내가 요즘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고요

 

  (동백)   결국 나 때문에   또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용식)   

 

  이제 고만 좀

 

  편하게 살고 싶어요

 

  우리 고만해요이제

 

  용식 씨 이제 좀 철드나 보다

 

  그래요

 

  얼른 도망가요

 

  (동백)   용식 씨

 

  내 옆에 있으면 팔자도 옮아요

 

  고놈의 썸

 

  기냥 다 때려치워요

 

  (용식)   다 때려치우고요

 

  우리

 

  고만 결혼해요

 

  [부드러운 음악]

 

  저 동백 씨 걱정돼서 못 살겄어요

 

  걱정되고

 

  애가 닳고

 

  그리고

 

  너무

 

  너무 귀여워 갖고요

 

  진짜 죽을 때까지

 

  내 옆에다 두고 싶어요

 

  미쳤나 봐

 

  팔자도 옮는다며요?

 

  동백 씨

 

  제 팔자가요

 

  아주 기냥 타고난 상팔자래요

 

  내가 내 거

 

  동백 씨한테 다 퍼다 줄게요

 

  미쳤어

 

  진짜 미쳤나 봐

 

  [한숨]

 

  [당황한 신음]

 

  (동백)   내 나이 서른넷

 

  난생처음 청혼을 받았고

 

  아이불구덩이도   안 무섭다는데 어떡하냐고요

 

  같이 살아야지

 

  ?

 

  하자

 

  ?

 

  (동백)   사랑받지 못해 찌질대던   일생의 불안이 날아가며

 

  겁도 없이 말해 버렸다

 

  용식 씨

 

  사랑해요

 

  [웃음]

 

  아유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변 소장)   100% 방화가 맞지

 

  (오준)   라이터 쪼가리가 나오긴 했는데

 

  (변 소장)   또 초록색이디?

 

  (용식)   동백 씨한테 덤비는 놈

 

  나는 잡어요

 

  (덕순)   까불이 쫓아댕기다   이 지경이 된 거였니?

 

  동백이 때미?

 

  (용식)   엄마!

 

  (동백)   엄마 치매 아니지?

 

  전과 같은 그런 건 없지그렇지?

 

  (동백)   나 이제 엄마가 좀 무서우려 그래

 

  (제시카)   다 죽여 버릴 거야   [자동차 경적이 연신 울린다]

 

  [제시카의 거친 숨소리]   [종렬이 소리친다]

 

  죽여 버릴까?

 

  (용식)   24 22시경

 

  어디서 뭐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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