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웠던 우리에게 11
[학생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솔이의 의아한 신음]
(솔이) 하영아, 웬 십자수야?
방학식 날 양호 샘 드리려고
그날이 딱 크리스마스이브잖아
그러는 넌? 선물 준비했어?
(솔이) 짜잔
카드 하나 샀지
예쁘지? 예쁘지?
(하영) 그걸로 되겠어?
네 라이벌은 벌써 어마어마한데?
[흥미로운 음악]
(솔이) 뭐야, 저거?
목도리야?
나도 할래, 목도리
- 너 할 줄 알아? - (솔이) 너 할 줄 몰라?
나 너한테 배우려고 했는데
아휴, 머리야
[속상한 신음]
(진환) 하영아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인데 뭐 갖고 싶은 선물 없어?
예를 들면 하늘의 별이라든가, 뭐
(하영) 왜? 그럼 따서 주게?
그럴까? 내가 별 따다 줄까?
왜 자꾸 헛소리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진짜 별 보게 해 줘?
(진환) 예스, 예스
난 강하영 별이 좋아
아휴, 내가 졌다
신솔이, 빨리 와
(솔이) 응
(진환) 같이 가
[솔이가 코를 훌쩍인다]
자
[솔이의 놀란 신음]
(솔이) 아, 나 괜찮은데?
그냥 하고 가, 나 안 추워
(솔이) [살짝 웃으며] 어, 고마워
[달가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솔이의 놀란 신음]
왜?
위험하잖아
[개가 낑낑거린다] [흥미로운 음악]
[헌의 헛기침]
치
(솔이) 오
[솔이의 탄성]
이번 크리스마스에 눈 내렸으면 좋겠다
그렇지?
응
[솔이의 탄성]
(솔이) 우리 아빠 진짜 짱이다
- (솔이 부) 아유, 뭘 - (하영) 아저씨, 완전 짱이에요
(솔이) 그렇지, 그렇지?
우리 아빠 진짜 잘하지?
[솔이의 놀란 신음]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영) 당연하지
(솔이) 너도 도와줘야 돼
"나의 허니에게"
(솔이 부) '디어 마이 허니'
아이고 [흥미로운 음악]
우리 딸이 벌써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나 본데
안 그래도 왜 갑자기 뜨개질을 하나 했네
[식탁을 탁 치며] 어떤 놈이야
어떤 놈팡이가 감히 우리 예쁜 딸을…
(솔이 모) 아휴!
가만히 좀 있어, 정신 사나우니까
솔이한테 물어보자
솔아, 솔아, 솔아!
아휴!
가만히 못 있어?
아직 아무것도 적힌 거 없잖아
일단 좀 지켜보자고
우리 딸이 벌써 다 커서 시집갈 때가 되다니
[울먹이며] 이런
어휴, 진짜 신기헌 오버 좀 그만하지?
[문소리가 탁 난다] 당신 딸 이제…
(솔이 부) 아휴 [솔이 모의 어색한 웃음]
(솔이) 엄마 아빠 뭐 해?
(솔이 부) '디어 마이…'
(솔이 모) 어유, 진짜
아이, 아빠가 자꾸 야밤에 노래를 하고 싶다 그러네?
[솔이 부의 신음] 안 돼
얼른 들어가서 공부해
[솔이 부의 신음] [솔이 모의 어색한 웃음]
응
(솔이 모) 여보
[솔이 모의 어색한 웃음]
[솔이 부가 웅얼거린다] [문이 탁 닫힌다]
(솔이 모) [작은 목소리로] 적당히 좀 해라
(솔이 모) 어머, 헌아
안녕하세요
잠깐 시간 좀 있니?
네
(솔이 모) 아줌마가 물어볼 게 좀 있어서
솔이 학교에서 요새 어때?
네?
혹시 솔이가 유달리 친하게 지내는 남자애가 있을까?
아니요
잘 좀 생각해 봐
맨날 붙어 다니면서 맨날 얘기하는 애 없어?
없어요
[자동문이 스르륵 열린다] [옅은 한숨]
(솔이 모) 아, 솔이 나왔네
그럼 다녀들 와
네, 다녀오겠습니다
[솔이와 솔이 모의 웃음]
[솔이 모의 어색한 웃음]
[한숨]
헌이가 뭘 알겠어
공부만 하느라고 정신없는 애가
도대체 누구지?
(세형) 와
완전 촌티 좔좔좔 흐른다, 그냥
야, 대체 언제 적 뜨개질이냐? [수진이 구시렁거린다]
아니, 요즘 초딩들도 야, 이런 건 안 하겠다
[세형의 웃음] (수진) 왕세형, 가라
씨, 내놔
[장난스러운 신음] 내놔
해라, 해라, 재미도 없다, 이제
(솔이) 하영아
이거 뭐 같아?
목도리 같아?
응!
[익살스러운 효과음] 발 매트 같아
[흥미로운 음악]
[한숨 쉬며] 그렇지?
아, 나 진짜 망한 것 같아
난 아무래도 안 되겠다
(하영) 음
소원 팔찌 같은 건 어때?
소원 팔찌?
그게 뭔데?
실을 땋아서 팔찌로 만들고
그걸 하고 다니기만 하면 되는 거야
(하영) 그 실이 닳아서 끊어지는 날이 소원이 이뤄지는 날이고
[탄성]
(솔이) 좋은데?
근데 그건 만들기 쉬워?
응, 완전 간단해, 걱정 마
좋아, 넌?
[하영이 부스럭거린다]
[솔이의 놀란 탄성]
- (솔이) 진짜 예쁘다 - 예쁘지?
[익살스러운 음악]
(학생1) 왕세형 파이팅
(학생2) 온다, 온다, 온다, 온다
(학생3) 왔어, 왔어, 왔어, 왔어
[세형이 숨을 씁 들이켠다]
왜, 뭐?
역시 강하영
쉽지 않아, 매력 있어
[헛웃음]
(하영) 아, 뭔데? 빨리 말해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내 여친이 될 기회를 줄게
어때?
왕세형
너 어디 아프냐?
그래
한 번쯤은 튕길 수 있어
내가 남자답게 인심 썼다
세 번은 봐줄게
[헛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강하영
내 여친 해라
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하영) 꺼져
(세형) 너 잘 생각해
진짜 마지막 기회니까
아, 그냥 꺼지라고
내가 머리에 총 맞았냐?
백번 생각해도 싫어
(세형) 아, 진짜 강하영 너 진짜 웃긴다
내가 한번 만나 주려 했더니
평생 그렇게 혼자 살다가 늙어 죽어라
너같이 드센 여자애를 누가 좋아하겠냐?
(진환) 내가 좋아해
[밝은 음악]
강하영
가자
[헛웃음]
내가 지금 정진환한테 진, 진 거야, 내가?
[웃음]
아나, 존심 상해
야 [하영의 헛기침]
(하영) 너 의리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도와주고?
(진환) 아, 다, 당연하지
난 언제나 너의 곁에 있다
[하영의 어색한 웃음]
여하튼 고맙다
씁, 고맙다고 하긴 아직 이른데
(진환) 짠!
이게 뭐야?
"강하영 별"
[흥미로운 음악] 내가 별 따다 준댔잖아
야, 이런 거 다 상술이야
천문학적으로 인정 안 해 주거든?
치, 그래도 이 별 이름은 절대로 못 바꿔
(진환) 이건 이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강하영 별이라고
그래, 뭐
잘 받을게
고마워
(희지) 차헌, 이거 받아
[놀란 신음]
(솔이) 받지 마라, 받지 마라
[흥미로운 음악]
(대성) 뭐 해, 브라더?
(숙희) 자
'Our group members brainstormed and wrote down'
'our daily activities and responsibilities'
여기서 주어가 뭐야?
[숙희가 계속 말한다] 치, 저걸 받았다 이거지?
(하영) 소원 팔찌는 잘돼 가고 있어?
벌써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브잖아
됐어, 나 아무것도 안 할 거야
[솔이의 한숨]
왜?
[의아한 신음]
엄마!
내 방에 있던 핑크색 카드 못 봤어?
[문이 달칵 열린다] (솔이 모) 뭐?
[솔이의 부의 헛기침]
(솔이) 핑크색 카드 못 봤냐고
(솔이 부) [헛기침하며] 너
신솔이 너 그거 저, 누구한테 줄 거…
(솔이 모) 아휴, 가만히 좀 있어 봐
[솔이 모의 어색한 웃음]
[못마땅한 신음]
(솔이 부) 너 이거 너…
[솔이의 놀란 신음]
뭐야, 이거 왜 이렇게 차가워?
날이 좀 춥잖아
(솔이 부) 신솔이 너 그거 누구한테 쓸 거야? [흥미로운 음악]
뭘 누구한테 써
그냥 예뻐서 산 거야
[솔이가 킁킁거린다]
(솔이) 어? 뭐야?
여기서 왜 이렇게 김치 냄새가 나지?
아빠, 여기서 뭐 쉰 냄새 나지 않아?
[솔이 부가 킁킁거린다]
(솔이 부) 무슨 냄새가 난다 그래, 뭐
그, 근데 그거 뭔데?
뭐?
'디어 마이 허니'
아, 이거
이거 그냥
나 펜 하나 새로 산 김에 한번 써 본 거야
아휴, 거봐
(솔이 모) 우리 딸, 그럼 잘 자라
엄마 아빠, 잘 자
[속상한 숨소리]
[잔잔한 음악]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희지) 차헌, 이거 받아
[익살스러운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헌) 신솔이
자, 자, 자, 자
고등학교 2학년 겨울 방학은 정말 중요한 시기니까
(교사) 방학 중에도 공부 열심히 하고
우리는 보충 수업 때 만납시다
알았죠?
(학생들) 네
(교사) 수고했습니다
우대성, 왜 그래?
왜 눈이 안 올까?
(진환) 눈? 하늘에서 내리는 그 눈?
'스노'?
분명 눈이 온댔거든
- (진환) 누가? - (대성) 기상청이
내가 일주일 동안 매일매일 꼬박꼬박 전화했거든?
(대성) 지금쯤 함박눈이 내려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맑지 않냐?
(진환) 너는 기상청을 믿냐?
[한숨]
- (세형) 간다, 간다 - (학생1) 집중해, 집중
- (학생2) 일로 와 - (세형) 일로 와
(함께) [웃으며] 인디안밥!
(진환) 하영아, 이제 그만 내려와라
나 심장 떨어진다, 어?
[신음]
야, 신솔이 이제 네가 올라가 줘라, 어?
(솔이) 아, 왜, 나 하영이보다 키도 작잖아
팔도 안 닿는다고
그래, 그러니까 올라가 달라는 거야
(진환) 솔이 너는 이 무게 중심이 낮잖아
그러니까 절대 안 떨어져, 절대
[힘주며] 빨리 교대해 줘, 빨리
저, 저, 저, 저기
저기, 저기, 저기
(하영) 솔아
이렇게 하면 돼
[놀란 신음]
야, 눈이다, 눈
(세형) 눈, 눈, 눈! [학생들이 떠들썩하다]
[학생들의 탄성]
(하영) 에이, 뭐야, 가짜네
(학생4) 어, 그래도 예쁘다
(학생5) 그렇지, 그렇지?
[학생들의 탄성]
[옅은 신음]
[살짝 웃는다]
야
(학생 주임) 저거 또 어느 놈 짓이야?
또 너희 반 짓이지, 어?
(학생6) 저희도 몰라요
(학생 주임) 모르긴 뭘 몰라
야, 당장 밖에 나가 쓸어
싹 다 치워, 알겠어?
안 치워도 될 것 같아요
뭐?
진짜로 눈 와요
[잔잔한 음악] [학생들의 탄성]
[학생들이 저마다 감탄한다]
- (학생7) 야, 이거 첫눈 아니야? - (학생8) 첫눈
[웃음]
(진환) 기상청 말이 맞았네
기상청에 계신 분들, 죄송합니다
(학생1) 와, 진짜 예쁘다
[숨을 내뱉는다]
[살짝 웃는다]
[입김을 호 분다]
[발걸음이 울린다]
[강조되는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
[하영의 한숨]
(진환) 아, 하영아
내가 너랑 쓰려고 어렵게 구해 왔단 말이야, 어?
메리 크리스마스
너도 메리 크리스마스
[웃음]
[웃음]
(학생9) 눈 온다!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학생10) 와, 진짜 예쁘다
(솔이) 에취!
[솔이가 코를 훌쩍인다]
나 이거 안 맬래
그냥 해, 춥잖아
나 이거 하기 싫어
오희지가 준 거잖아
(헌) 우리 엄마가 사 준 거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솔이) 진짜?
[솔이의 들뜬 신음]
아, 어쩐지
너무 예쁘고 너무 따뜻하고 냄새도 너무 좋더라
[웃음]
헌아, 눈 감아 봐
선물 있어
[잔잔한 음악]
[솔이가 부스럭거린다]
떠도 돼
이게 뭔데?
(솔이) 소원 팔찌랑 크리스마스카드
소원 팔찌는 매일매일 하고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
팔찌 맞아?
목걸이 아니야?
(솔이) 아니야, 이거 두 번만 감으면 돼
내가 채워 줄게, 줘 봐
한 번
두 번
[기뻐하며] 예쁘다
[웃음]
고마워
메리 크리스마스
응
너도 메리 크리스마스
[웃음]
[함께 웃는다]
"메리 크리스마스"
[문이 탁 여닫힌다]
(솔이 부) 예쁘네
(솔이) 와, 예쁘다
다녀왔습니다
(솔이 모) 너 이거 못 보던 목도리인데 누구 거야?
(솔이 부) 아빠가 사 준 목도리는 어떡하고?
(솔이) 아, 이거
차헌 건데
차헌 거야?
(솔이 모) 차헌이?
난 또 누구라고
배고프지? 간식 줄게
어
아
- (솔이) 아빠 - (솔이 부) 응
메리 크리스마스!
(솔이) 응
[솔이 부의 웃음]
(솔이 부) 아이고, 아유, 우리 딸 진짜
(솔이) 우리 아빠 신기허니, 메리 크리스마스 [문이 탁 닫힌다]
[밝은 음악] 아빠, 사랑해
[웃으며] '디어 마이 허니'
아니, 내 거였어?
이 허니가 이 허니?
아이, 기허니
아이고, 미치겠다, 진짜
[쪽 뽀뽀하며] 어유
"다음에 계속"
(솔이 모) 솔이 요새 학교에서 어때?
[부드러운 음악] 네?
혹시 솔이가 유달리 친하게 지내는 남자애가 있을까?
(헌) 저일걸요?
(솔이 모) 아이, 잘 좀 생각해 봐
맨날 붙어 다니면서 맨날 얘기하는 애 없어?
(헌) 그게 바로 저예요
[자동문이 스르륵 열린다]
(솔이 모) 아, 솔이 나왔네
그럼 다녀들 와
네, 다녀오겠습니다
[솔이와 솔이 모의 웃음]
(솔이) 엄마랑 무슨 얘기 했어?
(헌) 그냥
오늘 날씨 좋다고
(솔이) 응
(솔이) 따라가는 거 아니야
(헌) 알아, 누가 뭐래?
[헌의 헛기침]
헌아, 여기서 뭐 해?
- (솔이) 난 또 나 기다리는 줄 알았지 - (헌) 내가 언제
(헌) [한숨 쉬며] 나 진짜 맛이 갔나 보다
(진환) 그럼 저는 얘 옆자리요
(하영) 여기 어떻게 왔어?
(진환) 그냥, 씁, 너만 보면서 걸었을 뿐인데 여기까지 와 버렸네
(솔이) 무슨 일 있어?
(대성) 나 먼저 가 봐야 돼서 못 데려다줄 것 같아, 미안해
(솔이) 헌아, 5분만 있다가 저기 산책로로 와 줘
(솔이) 아무리 봐도 너무 로맨틱하다
(솔이) 널 위해 준비했어
(헌) 안 되겠다, 신솔이
나랑 사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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