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프러포즈 12회
[제 12 부]
S# 1. 낡은아파트 앞(밤)
헤드라이트 불빛때문에 찡그린채 태우차 쪽을 보던 경수,
미영이 내리는 걸 보고 반가워 다가가며
경수 아줌마!
미영 (놀라서)어머, 여기서 뭐해요?
경수 (의아한듯 태우차 돌아보며)누구예요?(하는데)
태우 (차에서 내려 미영 옷봉지를 들고 오면서)이거 가져가야죠!
미영 아참!
태우 (와서 옷봉지를 미영에게 준다)
경수 (놀란 표정으로 어리둥절 태우를 보면서 경계하듯)누구예요?
태우 (이상한듯 경수를 돌아보며, 동시에)누구예요?
미영 (두 남자 사이에서 약간 난감한듯 머뭇머뭇하다가... 태우에게)앞집 사는 사람이요.
태우 (약간 건방진 표정으로 경수를 보고는... 미영에게)갈게요.
미영 조심해 가요.
태우 (차에 오르고 차 출발시킨다)
미영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간다)
경수 (태우차 달려간 쪽 보면서, 궁시렁)뭐야, 저 눈빛... 기분나쁘네?!(현관으로 들어가고)
S# 2. 옥탑마당(밤)
피곤한 미영, 자기방 문을 열쇠로 여는데
궁금증을 못 참겠다는듯 따라온
경수 저사람 누구예요? 누군데 차까지 얻어타구 와요, 그 옷차림은 또 뭐구요?(하는데)
미영 (피곤하고 귀찮고... 코앞에서 문 쾅 닫고 들어가버린다)
경수 (그 바람에 멈칫)아줌마, 아줌마아!(할 수 없이 돌아서고)
S# 3. 미영방(밤)
미영, 너무 긴 하루였다.
간단히 베개와 얇은 이불만 꺼내서 덮자마자 스르르 잠이 드는데...
S# 4. 경수방(밤)
요 위에 팔베개하고 벌렁 누워 다리는 꼰채로 골똘히 생각에 빠진
경수 그새 남잘 사귀었단 말야?(하다가는 그 외모에 절대 그럴리 없다는듯)애이, 설마 저아줌마를... 취향이 그렇게까지야 독특할라구......(하다가는 문득)아니지, 세상에 이상한 인간들도 얼마나 많은데......!(걱정에)아흐, 저 아줌마 세상 물정 하나도 모르는 쑥맥인데, 또 지뢰밭 밟는거 아냐?(하다가)어휴, 내가 왜 그런 걱정까지 해야돼!(생각해보니 화가 솟는다, 벌떡 일어나 전등 스위치 내려버리는데)
S# 5. 홈쇼핑일각
아주 기분좋은 민석과 재원, 그리고 고 PD와 연정이 걸어오고 있다.
고 (흡족한)우리 사장님이 그렇게 칭찬하시는거 처음봤어. 이사장, 좋지? 민석 (미소)다들 도와주신 덕분이죠.
재원 (민석)거봐, 내가 뭐랬냐? 골프상품보다 더 크게 대박날거라 했잖아!
민석 (웃는)그래, 니 말이 맞다!
연정 (서류봉투 넘겨주며)이거 한번 검토해볼래요?
민석 뭐야 이게?
연정 온천호텔이랑 스파 쪽 리스트 뽑아봤어요.
민석 그런데서 정수기 물을 쓰겠어? 자체 온천수가 있는데......
연정 (미소)목욕 마치고 나서 보통 사우나 안에 있는 일반정수기 물들 마시거든요, 그걸 알카리수 정수기로 바꾸는거예요. 목욕하고 난 마무리는 산성수로 하게 하구요. 산성수가 모공수축 기능 있으니까요.
고 (느낌에)맞다, 그거 굳 아이디어네!
민석 (!)온천이나 스파 찾는 사람들이 건강, 웰빙 이런데 제일 관심이 많은 계층이니까...... (생각하는 표정)그래, 그거 괜찮겠다!
재원 (신바람)전국에 온천, 호텔, 사우나, 찜질방...... 와, 되기만 되면 엄청 큰 시장인데!
민석 (기특한)언제 이런 걸 다 해놨어?
연정 (애교)제가 우렁각시잖아요, 몰랐어요?(하는데)
고 참, 지난번에 보고왔다던 그 빌라 말이야, 지금 비어있대. 새로 입주하는 집이라 인테리어도 다 돼 있구. 돈만 준비되면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데?
연정 (큰 기쁨에)어머, 정말이요?
고 후배가 그러는데, 그만한 물건 찾기도 어렵대. 걔가 빈말할 스타일은
아니거든.
연정 (들뜬)당장이라도 이사하고 싶어요!
민석 (미소)가구도 사야되고 이것저것 준비할 시간 있어야지.(하는데)
고 홈쇼핑 뒀다 뭐에 쓸거야, 전화한방이면 오케이지! 가구며 가전, 부엌살림까지 한나절이면 셋팅 다 끝나, 그것도 직원할인가루다... 스튜디오 꾸미는거 못 봤어?
재원 (먹으며)와, 일사천리네!
연정 (들떠서 민석에게)너무너무 좋아요, 나 그런 집에 꼭 살고 싶었는데!
민석 (연정을 볼때면 나오는 완전히 무장해제된 웃음)알았어.......
고 (재원에게)너 요새 시력 좀 떨어졌지?
재원 ......?
고 옆에서 맨날 이 꼴 봐줄라니 눈꼴 안셔?
재원 (그동안 몹시 괴로웠다는듯)엄청 시지, 시다마다!
연정 (웃는)호호호.
민석 (웃는)하하하.(웃는데)
S# 6. 바닷가 온천호텔 아름다운 전경
S# 7. 메이드사무실
사복차림의 메이드 아주머니들과 명순, 춘애가
김팀장의 훈시를 듣고 있는 중이다.
김 가능하면 좋은 얘기만 하고 싶은게 제 심정입니다만 어제 별장 8동 202호에서 시트에 김치국물 묻었다고 컴플레인 들어왔습니다. 빨아놓은 시트라도 더러우면 빼세요. 이번에 컴플레인 들어온게 다 하우스키핑입니다. 소파를 움직여봤더니 그 밑에 쓰레기가 있더라, 에 또...(머뭇거리다)어디는 비디오 뒤에 쓰고 난 콘돔이 버려져있더라는 컴플레인도 있고 말이죠...
메이드들 (키득거리고)......
김 위까진 보곤 안 올라갔지만, 하여튼 신경들 쓰세요.(하는데)
미영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다)
김 (큰소리로)아, 장미영씨!
미영 (어색한듯 꾸벅)안녕하세요.(하는데)
김 (반가워서)안그래도 어떻게 연락을 해야되나 궁리하고 있었죠. 별장동 손님이 분실했다고 난리쳤던 그 유에스빈지 뭔지, 서랍 속에서 찾았다잖아요! 그런 줄도 모르고 애꿎은 장미영씨만 잡았네......(미안한듯)
미영 (어색한 미소)괜찮습니다...
김 잘 왔어요. 자, 여러분 주목들 해보세요. 여기는 오늘부터 같이 일하게 될 장미영씨.
미영 (꾸벅)잘 부탁드립니다.
김 환영하는 의미루다 박수한번 쳐줘야죠.
일동 (박수를 쳐두고)......
미영 (다시 목례하는데)
명순 (몹시 못마땅한 듯 반외면, 불결하다는 듯)......!
S# 8. 호텔앞바다
경수, 핸드폰 통화하고 있다.
경수 (기쁘게, 진지한톤)고맙습니다, 삼촌!(사이, 난감한듯)알아요... 네, 그럴게요.(핸드폰 끊고는 호텔 한번 올려다보며 이젠 됐다는 듯 씨익 웃는데 저 앞에 곱게 늙은 60대 할머니 한분이 산책을 하고 있다, 두눈반짝! 얼른 나란히 걸으며 해죽)할머니, 경치 참 좋죠?
할머 (바다보며)......?(하는데)
경수 (귀엽게)할머니, 저기 요즘 찬바람도 살살 불고 그러는데 쓸쓸하지 않으세요?
할머 (어리둥절)......?
경수 (얼른)소개팅 한번 안해보실래요, 괜찮은 할아버지 한분 계신데!
할아버지 (지팡이 짚고 어느새 옆에 와서 노기등등한 얼굴로 노려보며)이놈 이 지금 남의 마누라한테 뭐라는 씨부리는거여!
경수 (놀라 돌아보며)어?(하는데)
할아 (지팡이로 마구 두들겨패며)이놈의 자식! 이 정신 나간 놈의 자식!
경수 (팔로 머리 감싸며 줄행랑)잘못했어요, 할아버지! 난 또 할머니 혼잔줄 알았죠!(호텔쪽으로 도망을 간다)
할아 (지팡이 휘두르며 쫓아가며)이놈아, 거기 안서!
할머 (멀뚱하니 그 모습 돌아보며)......?!
경수 그게 아니라니깐요.....!(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을 친다)
S# 9. 빈 객실
명순은 보이지않고 아직 하나도 치워지지 않은 객실 바닥에는
침대보, 수건, 침대카바 등등이 수북히 쌓여있다. 일각에 청소기 있고.
S# 10. 동 욕실
미영, 땀 뻘뻘 흘리며 곰팡이 닦아내고 있지만 절대 안 지워진다......
땀은 비오듯 흘러내리고 손목이 많이 아픈데......
춘애 (들여다보며)여태 뭐해요? 객실 하나도 안치워놓구...(하는데)
미영 (일어서며, 지친 미소)곰팡이 얼룩이 안지워지네요......(손등으로 이마에 땀을 닦는데)
춘애 그걸 힘으로만 민다고 되나? 손목 다 나가지......
미영 세제 묻혀서 계속 닦아내도, 안되네요...(난감하고 힘이 드는듯)
춘애 물기 깨끗하게 닦아내구, 휴지에다 락스 묻혀서 붙여놔요. 그동안 객실청소하구. 그 사이에 곰팡이 싹 가시니까. (의아)김반장이 말안해줘요?
미영 (무안한)......!(긴가민가 했었는데, 의도적인 골탕이다 싶은데)
S# 11. 동 복도
지친 미영, 메이드카트를 밀고 오는데
저 앞 열린 객실에서 침대보를 한아름 들고나오는
명순 (미영에게 눈도 안주고 빨래카트에 빨랫감을 담는데)......!
미영 (조심스럽게)저기요......
명순 (싸늘하게)......?
미영 (조심스럽게)제가 뭐... 실수한게 있나요?
명순 (싸늘)아니... 왜?
미영 그런거 같아서요...... 저기, 제가 아직 일이 서툴어서 걸리적댈거예요..... 열심히 배울게요. 많이 가르쳐주세요.
명순 (듣는둥 마는둥 자기 일만 한다)......!
미영 (난감한데)......!
복남 (급히 오면서)장미영아줌마!
미영 (돌아보며)네?
복남 (와서)별장동에 호출이요. 그 영화감독님이요.
미영 (좀 짜증나는듯 작게 한숨)......! (명순에게)다녀올게요.
명순 (그 돌아서 가는 뒷모습에 혼잣말)아주 내놓구 연애질을 해라!
복남 (눈이 똥그래져서)둘이 사구ㅕ요? 장미영 아줌마랑 그 감독님이랑?!
명순 낸들 알아!(카트 밀고 가버린다)
복남 (갸우뚱)아줌마, 보기보다 재주 좋으네... 온지 하루밖에 안됐으면서...(주머니속에서 작은 MP3 꺼내서 리시버 꼽고 건들건들 춤추듯 걸어가다 멋지게 한바퀴 턴)......!
S# 12. 태우방
태우, 노트북 두들기다 중얼중얼 대사 읽어가며 열심히 작업중인데약간 짜증어린 표정으로 마른 걸레 들고 들어서는
미영 이번엔 또 뭔데요오?
태우 (돌아보지도 않고)TV브라운관에 먼지 까맣게 꼈어요, 리모콘 틈틈이낀 먼지 털어내구...
미영 (기가 막힌다)......!
태우 (집중하고 자판만 두드리고 있다)......
미영 (할 수 없이 브라운관이랑 모니터 꼼꼼히 닦아내는데)......
태우 (작업 하면서)세면대 오른 쪽 위 15센티 지점에 얼룩 튀었어요. 그것도 부탁해요...
미영 (어이가 없다)......!(욕실로 들어가고)
S# 13. 동 욕실
거울에 스프레이 세제를 뿌려서 빡빡 닦아내면서 투덜대는
미영 (혼잣말)순 싸이코 아냐?(박박 닦으며 투덜대는데)
태우E 경고했잖아요!
미영 (놀라 돌아보면)
태우 (들어와 손을 씻으며)모 아니면 도! 올 오아 낫씽! 아예 안치우던가 치울려면 확실히 치우던가, 둘중 하나라구요.
미영 (말문이 막힌다)......!
태우 뭐해요? 나 화장실 쓸건데......
미영 (당황해서 얼른 나가고)
S# 14. 태우방
당황스럽고 불쾌한 미영, 청소도구를 챙겨들고 나가려는데
E 변기 물 내리는 소리
태우 (욕실 문 열고 나온다)
미영 (나가려는데)
태우 잠깐만요.
미영 (돌아보면)
태우 (서랍속에서 핸드폰 상자채 꺼내서 내밀며)이거 가져가요.
미영 (의아)뭐예요, 이게?
태우 핸드폰 몰라요?
미영 (의아)이걸 왜 날 주냐구요?
태우 (올려놓으며)지난번 영화때 PPL 해주고 공짜로 얻은거니까 부담안가져도돼요.
미영 (기분 상한)됐거든요.(나가려는데)
태우 (O.L)핸드폰이라도 있어야 애들하구 맘편하게 통화할거 아녜요?
미영 (멈칫, 잠시 망설이는 짧은 순간에)......!
태우 (떠안기며)호출할때마다 프론트 거치는거 얼마나 귀찮은지 알아요? 계속 장미영씨 찾으니까 이상해하잖아요!
미영 ......!
태우 (자리에 앉아 다시 자판두드리면서)정 부담되면, 나 이호텔 있는 동안만 쓰고 돌려주던가...... 번호는 거기 옆에 적어놨어요.
미영 ......!
태우 (작업 계속)......!
미영 (망설이다)그럼, 여기 있는 동안만 빌려 쓸게요, (얼른)요금은 내가 낼거에요!
태우 (자판 두드리며)그러시던가...... 욕실 앞에 발깔개 새걸로 구해줘요, 다른 사람 쓰던거 말구 한번도 안 쓴 완전 새걸로!
S# 15. 태우방 앞길
꽃단비 또래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 찍고 있는 행복한 부부 보인다.카트 밀고 지나가던 미영, 그들을 느낌으로 돌아보는데......!
S# 16. 호젓한 곳
카트 일각에 세워있고,
미영, 핸드폰 꺼내들고 망설이고 있다......
태우E 핸드폰이라도 있어야 애들하구 맘편하게 통화할거 아녜요?
미영, 핸드폰 버튼을 누르려다...... 망설인다...
그러다 용기를 내서 버튼을 누르는데......
E 신호음......
혹시 시어머니가 받으면 어떡하나, 마른침 삼키며 긴장이 되는데......
영순E 여보세요......(하는 소리에)
얼른 끊어버리는 미영!
S# 17. 영순거실
꽃비, 거실 바닥에 엎드려 두 다리 까딱까딱거리며 숙제하고 있고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투덜대는
영순 전화를 했으면 말을 해야 될거 아냐......
꽃비 (그런 영순을 잠깐 보다가, 다시 숙제하고)
영순 (옆에 놨던 젖은 빨래담긴 바구니 들고 나간다)
S# 18. 호젓한 곳
미영, 가슴이 뛴다......
망설이다가 다시 버튼을 누르는데......!
S# 19. 영순거실
E 전화벨소리......
꽃비 (수화기 집어들고)여보세요?(하는데)
S# 20. 호젓한 곳
미영 (핸드폰, 눈물 글썽 가슴이 뛴다, 떨리는 목소리)꽃비니?
꽃비 (반화면)엄마? (눈물 글썽, 약간 울먹일듯 말듯)엄마야?
미영 (핸드폰)응, 엄마야......(가슴 가득 커다란 덩어리가 꽉 막힌듯)
꽃비 (반화면)엄마, 나 단비 잘 돌보고 있으니까 엄마 (강조)아무 걱정 하지마, 알았지?
미영 (울컥, 목이 메어 말이 안나오는)......!
꽃비 (반화면, 눈물 글썽 그러나 웃는)엄마, 잘 있는거지, 밥두 잘 먹구?
미영 (얼른 목소리 수습하며)응...(밝게, 손가락으로 눈물 닦으며)엄마 취직도 했는걸!
꽃비 (반갑게)어딘데?
미영 (애써서 밝게)에버그린 호텔이라구, 되게 멋있는데야.
꽃비 (얼른 메모지에 받아적으며)에버그린 호텔?
미영 (밝게)응, 지금은 수습인데 잘 하면 정식직원도 될 수 있어.
꽃비 무슨일 하는건데?
미영 (눈물 닦으며)룸메이드라구 있어. 그리구 엄마 핸드폰 생겼으니까 번호 받아적어. 012 708 9562
꽃비 (얼른 받아적으며)012 708 9562(하는 순간)
영순E 누구 전화냐?(하는 소리와 동시에)
전화가 뚝 끊긴다.
미영, 핸드폰 내려놓으며 마음이 아픈데......!
S# 21. 영순거실
꽃비, 얼른 수화기 내려놓는데
흙을 잔뜩 묻히고 지저분해서 들어오는 단비와
빈 빨래바구니 들고 들어서는
영순 누구 전화야?(하는데)
꽃비 잘못 걸려온 전화예요.
영순 (예사롭게)그래?(하다가 단비를 보며)아이구... 우리 단비 흙강아지, 흙강아지!
단비 헤헤헤!
영순 (단비를 잡아끌고 욕실로 가면서)이렇게 흙묻히면 잘 지지도 않어, 이녀석아......(그러나 귀여운)
꽃비 (얼른 메모지를 접어 아주 소중하게 주머니에 잘 챙겨넣고)
S# 22. 호젓한 곳
아픈 마음에 일각에 넋놓고 앉아있던 미영,
헤어질때 꽃비가 준 동전을 만지작만지작하는 얼굴 위로
꽃비E 엄마, 동전에는 뒷면이 있어, 알지?
미영, 내가 이러면 안되지, 기운 내야지 하는 생각에
마음 추스리며 일어선다. 씩씩하게 카트를 밀고 가고......!
S# 23. 민석회사 옥상
고PD, 기다리고 있는데
민석 (놀라서 오며)웬일이예요, 아까 회사에서 봐놓구......
고 지나는 길에 들렀어, 또 보구 싶어서......
민석 (웃는데)
고 저기, 이사장한테 할 말이 있어서......
민석 (의아해서)무슨......?
고 자기들,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게 어때?
민석 네?
고 괌에서 언약식은 했다지만, 다른 사람들 보기엔 그냥 동거로 밖에 안보여. 회사안에서두 이런저런 뒷말들 무성해.
민석 (느낌에)......!
고 연정이 귀에 그런 소리 들어가면 상처받을거 아냐. 이사장이야 그렇다쳐도, 연정인 초혼인데, 웨딩드레스 입고 떳떳하게 축복받는 결혼식
하고 싶은 맘이 왜 없겠어? 이사장 머리복잡할까봐 말을 안꺼내서 그렇지......
민석 (문득 미안해지는)제가 미처 거기까지 생각 못했네요......!
고 기왕에 할거 아주 멋지게 제대로 해버려! 뒤에서 수근대던 사람들, 야코 팍 죽여놀만큼 멋지게... 요새 계절도 좋으니까 야외결혼식두 괜찮구... 웨딩플래너 잘 하는 회사 아니까 소개시켜줄게.
민석 (미소)그럴게요... 여러가지로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선배.
S# 24. 민석회사
민석 (들어서는데)
재원 (모니터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고개들어)그 스파 호텔 관계자랑 통화했거든. 이따 브리핑자료 갖고 만나기로 했어.
민석 잘됐네.(하는데)
재원 여기좀 봐봐.
민석 (가서 재원 컴퓨터를 들여다보면 스파호텔의 아름다운 전경과 스파들, 멋진 야외결혼식 모습 담긴 홈페이지다)......!
재원 경치 끝내주지? 야, 이런데서 야외결혼식 하니까 멋지네!(감탄)
민석 (느낌으로 사진들 유심히 클릭해 보는데)......!
S# 25. 호텔현관
미영, 메이드카트 밀고 오는데
경수E (소근대듯)아줌마!
미영, 못 듣고 그냥 지나치는데
경수E (조금 더 크게, 그러나 소근소근)아줌마아!
미영 (그제서야 어리둥절 돌아보는데)
경수 (현관앞에 멋지게 차려입은 도어맨이 바로 경수다! 손 들며)여기요!
미영 (깜짝 놀라)어머, 여긴 어쩐 일이예요?
경수 (싱글벙글)취직했죠.
미영 (놀라서)어떻게요?
경수 (기막히다는듯)아줌마도 했는데 내가 왜 못해요?
미영 (어리둥절 기가막힌데)......!
택시 도착하고, 외국인 큰 짐가방을 들고 내린다.
경수 (얼른 가방 내리는걸 도와주며, 영어)저희 호텔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미영 (카트 밀고 현관으로 들어가고)
외국 (주위 둘러보며, 영어)경치가 아주 아름다운 곳이군요!
경수 (영어)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호텔입니다. 야외스파도 일품이구요...
외국 (영어)기대가 큽니다.(가방 끌고 안으로 들어가고)
팀장 (일각에서 오다가 외국인 돌아보며, 경수에게)영어 좀 되네?
경수 (미소)조금이요......(하는데)
팀장 못보던 얼굴인데, 새로왔어?
경수 네.
팀장 잘됐네, 안그래도 스파팀이 외국어 딸려서 고민인데... 스파팀에서 일해볼 생각 없어?
경수 스파팀이요?(하는데)
팀장 (떠보듯)쭉쭉빵빵한 비키니 아가씨들, 엄청나게 많은데......?
복남 (일각에서 지나다가 귀가 번쩍)......!
경수 (좋아서 입이 찢어질지경, 얼른) 저 당장 스파팀으루 갈래요!
팀장 (흐뭇)알았어, 가만있자 객실팀장님이 어디계신가?(안으로 들어가고)
경수 (비키니 아가씨들 생각에 벙긋벙긋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인데)......!
S# 26. 야외스파전경
갖가지 테마의 야외스파 탕안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뚱뚱한 아줌마들과 배나온 중년 아저씨, 노인, 아이들......
S# 27. 동 안전의자 부근
스파복장 복남, 안전의자에 무료한 듯 하품하고 있고
스펀지밀대로 건성건성 통로 물기 닦고 있는 경수, 허탈한데......!
경수 쭉쭉빵빵 비키니 아가씨들? 다들 어디로 갔냐고오!(투덜투덜하는데)
뚱녀 (무지무지하게 뚱뚱한 아줌마가 탕에서 나오며)이봐, 거기 총각!
복남 (놀라 돌아보면)......?
뚱녀 아니 그쪽 말구......
복남 (안도의 표정으로 경수를 보는데)
경수 (놀라 눈이 동그래져서)저요?
뚱녀 응, 나 등에 오일 좀 발라줄래? 손이 안 닿아서 그래.
경수 (허걱)......!(얼른)스파에서 오일이나 썬크림 종류는 안되는데요, 손님!
뚱녀 (우기는)물에 안들어가면 될거아냐, 하두 볕이 좋아서 여기서 잠깐 선탠 좀 할거야. 어서!
경수 (작게)우이씨!(울상으로 의자에서 내려온다)
복남 (속으로 중얼중얼)여름도 다 지나서 웬 선탠......(하는데)
뚱녀 (비치 의자에 덥썩 엎드린다)
경수 (뚱녀 등에 건성으로 오일 발라주며, 고개는 돌리는)......!
뚱녀 (몹시 만족스러운듯)으음......!
S# 28. 실내스파 카운터
복남, 생과일 쥬스를 만들고 있는데
투덜투덜 들어와서 손에 묻은 오일을 일각의 수건에 닦는
경수 (혼잣말)완전 등판이 잠실운동장 저리가라야... 어찌나 넓은지 오일 반병을 혼자 다 바르네...(투덜대는데)
복남 (키득키득)
팀장 (들어와서)3번 부스에 손님 나가셨어, 물빼고 필터교체해.
경수 네.(필터 챙기면서)근데요, 쭉쭉빵빵한 비키니 아가씨들이 대체 어딨단 거예요?
팀장 (예사롭게)여름엔 버글버글해! 오늘은 없나?
복남 (강조)한-명도 없는데요?
팀장 그래? 왜없지... (갸우뚱 간다)
경수 (억울한데)......!
S# 29. 태우방
열정적으로 자판을 두드려대는 태우얼굴이 희열로 환하게 빛난다.
마침내 - THE END - 글자를 쳐넣고 아주 흡족한듯 기지개켜고
태우 (큰 소리로 괴성)어흐으으으으으, 아악!!!(메일로 다 쓴 원고 보내면서 핸드폰 목에 끼고 통화)난데, 지금 원고 털었어, 메일로 쐈으니까 읽어봐. 수고!(핸드폰 끊고 일어나 오디오에 시디를 넣으면)
E 여인의 향기(탱고음악)
태우, 아주 능숙한 솜씨로 혼자서 탱고를 멋지게 추고 있는데
미영 (새 발깔개 갖고 들어서며)발깔개 여?....(하는 순간)
태우 (미영의 허리를 박력있게 끌어당겨 껴안고 탱고를 춘다)
미영 (어어어 할 새도 없이 얼결에 태우 품에 안겨 탱고를 추면서, 놀라)뭐하는거예요! 이거 놔요!(하는데도)
태우 (제 흥에 겨워 놔주질 않고 그냥 계속 춘다)
미영 (와락 태우를 밀쳐내며 버럭 화를 낸다)뭐하는 거예욧!(가슴에 손을 얹고 헐떡헐떡 눈물 약간 그렁한 눈으로 태우를 노려보는데)......!
태우 (그제서야 제정신이 든, 멈칫)미안해요, 난 그냥......(하는데)
미영 (태우를 매섭게 쏘아보고 나가버린다)......!
S# 30. 태우방앞길
화난 얼굴, 분해서 글썽한 눈으로 급히 나오던 미영,
지나가던 경수와 마주친다.
미영, 멈칫......!
경수, 어리둥절 미영의 젖은 얼굴 보다가, 태우 방쪽을 의심으로 휙 돌아보는데.....!
미영 (급히)나 괜찮아요, 아무일 아니니까 그냥 조용히 지나가요.
경수 (급히)무슨 일이예요, 봉변이라도 당한거예요?(하는데)
미영 (간절한)소란피지 말아줘요, 부탁이예요!(얼른 가버린다)
경수 (따라붙으며 흥분해서)말해봐요, 희롱이라도 해요?
미영 아니라니깐요!(챙피하고 속상하다, 발걸음 빨리 가버리는데)......!
경수 (그런 미영 보면서 속상하고)......!
S# 31. 야외스파
경수, 스펀지 밀대로 바닥 물기를 제거중이고
복남은 의자와 테이블을 걸레질하는데
저 쪽 일각에 태우가 수영복바람으로 나오는 모습 보인다.
녹차탕에 몸을 담그고 휴식을 취하는데...
경수 (눈은 태우를 감정 실어 노려보며, 복남에게)저 사람 누군지 알아?
복남 (보며)작가님이요?
경수 작가?
복남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래요, 왜 있잖아요, 이발소 습격사건, 옆집남자, 또... 그녀는 남자의 미래다! 그거 다 저사람이 쓴거래요! 이번에 감독
데뷔할 작품 쓰러왔대요.
경수 (느낌으로 유심히 본다)......!
S# 32. 호텔 컴퓨터앞
경수, 석태우에 대한 기사 검색을 하는데
충무로의 떠오르는 스타작가라라는 보도, 유명 여배우와의 스캔들이 두번이나 있었던 이혼남이라는 기사를 보고
경수, 표정 굳어지는데......!
S# 33. 야외스파
태우, 머드탕에 몸을 담구고 눈 감고 휴식 즐기고 있는데
스파입구에서 머드액 담은 바가지 들고 나오는 경수,
머드탕으로 다가와 일부로 태우에게 튀도록 머드액 붓는다.
태우 (놀라 눈 뜨며)뭐야아...... (하다가 경수를 알아보고)......?!
경수 (퉁명)머드 타잖아요!(휘휘 휘젓는 바람에 태우에게 다 튀긴다)
태우 (기분나쁜듯 노려보고, 얼굴 닦으며 나가고)
경수 (그런 태우 뒷모습을 감정 실어 여전히 노려보고 있는데)......!
태우 (갑자기 휙 날카롭게 돌아본다)......!
경수 (마주보며 천천히 일어서는데, 두주먹 부르르)......!
S# 34. 농구골대앞
경수와 태우, 이마를 맞댈 듯이 서로 노려보는 중이다.
태우 시작해?
경수 좋지!
태우, 농구골 튀기면서 드리블 한다.
경수, 악착같이 쫓아붙어 방어하고
슛을 쏘고 방어하고 골인하고, 다시 공 나꿔채고......
그러다가 굴러간 공을 경수가 잡아서 감정을 실어서 쎄게 패스하면
그 쎈 공을 받느라 자연스럽게 몸이 젖혀지는 태우, 약이 오른다.
더 쎄게 경수에게 공을 던지면
경수, 허걱 받아서는 더욱 더 쎄게 공을 던지고
태우, 휘청 받은 공으로 더더더 쎄게 공을 던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달려들어 선방을 날리고
두 남자,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 주먹다짐 시작한다.
치고받고 엎치락뒤치락 밀고 당기는 수컷끼리의 기싸움인데......
놀라서 달려와 소리를 지르는
미영 뭣들하는 거예요, 지금!
그러나 들리지 않는듯, 두 남자 죽기살기로 싸우는데
미영, 안되겠는지 옆에 빗자루 집어들어 두 남자를 두들겨패고......
그제서야 떨어져서 씩씩대며 서로를 노려보는 경수와 태우......!
S# 35. 해안가 계단
태우와 경수, 각자 코를 휴지로 틀어막고 서로 뚝 떨어져 앉아있고
두 남자의 가운데 쯤에 미영이 앉아있다.
두 남자, 아직도 씩씩대고 있는데......!
미영 (혹시 이 일로 문제가 되는건 아닐까 불안한)애들도 아니 고 대체 왜들 이래요?(하는데)
태우 (버럭)저자식이 사람을 기분나쁘게 쳐다보잖아요, 눈 이상하게 치뜨고!
미영 오해한거예요,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하면서 경수를 돌아보면)
경수 (아주 이상하게 게슴츠레하게 눈뜨고 태우를 쏴보고 있다)......!
미영 (말문 막히는데)......!
경수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줌말 갖고 놀잖아요, 저치가!(하는데)
태우 (벌떡 일어나며)함부로 판단하지마, 니가 뭘 알어!
경수 (벌떡 일어나 지지않고)모르는건 뭔데!(하는데)
미영 (버럭, 일어나 큰 소리로)그만들 좀 하랬죠!
경수 (멈칫, 놀라는데)......!
태우 ......!
미영 이러다 나 이호텔에서 짤리면, 댁들이 책임져요?
경수 (말문 막히는)......!
미영 (절박한)이 직장, 나한텐 마지막 희망끈이구 생명줄이라구요, 알아욧!(그렁한 눈으로 벌떡 일어나 가버린다)
경수 (난감한)......!
태우 (느낌으로)......!
S# 36. 에버그린호텔 서울사무소 사장실
민석과 재원, 사장및 임원들과 마주앉아 회의중이다.
재원 건강과 웰빙은 2004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최대의 화둡니다. 스파의 주 고객은 상대적으로 건강에 관심이 많은 계층입니다.
민석 아시다시피 저희 이온정수기는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티몰 홈쇼핑 사상 최고의 판매액을 달성했습니다. 스파와 이온수의 결합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장 (크게 공감하는듯)......!
S# 37. 직원식당
미영, 혼자 식사하고 있는데
식판을 놓고 마주앉는 경수.
미영, 힐끗 경수를 보고는... 귀찮은 표정... 먹는다.
경수 (밥먹으며)아줌마...
미영 (먹는다)......
경수 그 작자 말이예요...
미영 (듣는지 마는지 밥만 먹는다).....
경수 (작게)유명한 여배우랑 두번씩이나 스캔들 낸거, 알아요?
미영 (그러든가 말든가 밥만 먹는다)
경수 (걱정에)이혼남에 예술가, 바람둥이... 그거 아주 골때려! 아줌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남자는 남자가 보면알거든!
미영 (관심없는데)
경수 (열변을 토하는)눈매 요렇게 아래로 쳐져갖구 살살 눈웃음치는 인상에, 엉덩이 동글동글 위로 딱 올라붙고, 그리고 피부! 내가 아까 머드탕에서 봤거든? 남자피부가 완전 여자보다 더 맨들맨들해! 이거 전형적인 카사노바 스타일이라구! 잠깐 연애하기엔 멋진데, 진 지한 상대로는 저얼대 안돼! 여자들 울리는데 선수라구요!(하는데)
미영 (숫가락 탁 놓으며 서릿발처럼)이봐요!
경수 ......!
미영 나한텐요, 오직 하나... 내 자신한테 약속한 한가지 목표밖에 없어요! 혼자서 무슨 상상을 하든 그건 그쪽 자윤데, 거기다 날 끌어붙이지 말아요! 알았어요?(식판 반납하고 싸늘하게 나가버린다)
경수 (무안하고, 그러면서도 안타깝다, 혼잣말)아줌마나 그렇지, 그쪽은 그게 아니라구......저렇게도 세상을 몰라요......!(답답한데)
춘애 (명순과 같이 재잘재잘 들어와 식판 꺼내들다가 경수를 본다)
경수 (투덜대며 밥 먹고 있는데)
춘애 (호감으로 경수를 보는)......!
명순 (팔꿈치로 툭 치면서)뭘 그렇게 봐?
춘애 처음보는 얼굴인데, 누굽니까?
명순 스파팀에 새로온 직원이래. 영어도 되게 잘한대.
춘애 (느낌으로 경수를 보는데)......!
경수 (식판 반납하고 나가고)
S# 38. 린넨실
하루일과를 마친 명순과 춘애, 사복으로 갈아입고 퇴근준비를 하는데
헐레벌떡 오는 김팀장
팀장 저기, 582호 어떡하지?
명순 왜요?
춘애 무슨 일입니까?
팀장 밤새도록 술마시고 방에 아주 난리를 쳐놨대!
명순 (찡그리는)토했어요?
팀장 (씁쓸, 끄덕끄덕)......
명순 (찡그리며)아흐 지겨워!
춘애 초고추장도 뚝뚝 흘려놓고 대하껍질 던져놓고?
팀장 (끄덕끄덕, 힘들게)그리구.....
명순 (놀라서)쉬도 해놨구나?
팀장 (씁쓸, 긍정의)......!
춘애 아휴, 나는 못갑니다, 지금 퇴근해야돼.
명순 나두 안돼, 애 데려올 시간 됐어요.
팀장 다들 싫다면 어떡해, 내가 치워?(하는데)
미영 (메이드복 입고 카트 밀고오면서)제가 제일 늦었네요?(하는데)
모두 (미영을 쳐다보고)......!
미영 ......?
S# 39. 빈 객실
창문 활짝 열어젖힌 아주아주 더러운 객실내부.
술병 나뒹굴고 대하껍질에... 간밤의 광란을 익히 짐작케하는 내부.
마스크 쓰고 구역질이 치받쳐 오르는 것을 이 악물고 청소하는 미영의 얼굴......
그러다 구토가 올라오자 얼른 욕실로 달려간다.
S# 40. 동 욕실
미영, 구토가 올라와서 눈물까지 핑 돌 지경이다.
세면대 물 틀어서 얼굴을 닦아내다 문득 거울속의 자신을 보는데,
서럽다......! 눈물이 울컥 솟아오르려는데
미영 (마음의 소리)장미영... 직장도 생기고 방도 구했잖아. 어제보단 오늘이 좋았으니, 오늘보단 내일이 더 좋을거야!(심호흡... 다시 마음 다잡으며 객실로)
S# 41. 고급빌라
민석차 와서 멈춰서면, 영순과 민석이 내린다.
연정 (급히 나와서 공손히 인사하며)어서오세요!
영순 (연정을 아래위로 훑어보는데)......!
연정 처음 뵙겠습니다.
민석 (영순에게)들어가세요, 어머니...
연정 (급히 빌라 현관 문을 열면)
민석 (영순을 모시고 들어간다)
연정 (따라 들어가고)
S# 42. 동 빌라 거실
가구까지 완전히 셋팅된 최고급 인테리어다.
영순, 들어오면서 좀 놀라는데... 그러나 내색은 않는다.
연정 이리 앉으세요.
영순 (소파에 앉는다)
민석 (연정 옆에 서 있고)
연정 (큰절을 곱게 올린다)
영순 (조금 당황하는)아니......!
연정 (무릎 꿇고 단정하게)그동안 심려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진작에 인사 올렸어야 됐는데, 너무 늦었어요......
영순 (연정을 유심히 보는데)
연정 (민석을 보면)......!
민석 (와서 연정 옆에 나란히 무릎 꿇고 앉는다)
영순 (꼼꼼히 살핀다)......!
연정 (조신하고 설득력있게)어렵게 시작했지만, 예쁘게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영순 (연정을 보는데)......!
민석 저희 정식으로 결혼식 올려요.
연정 (놀라 민석을 돌아보는데)......!
민석 이 사람, 저 하나 믿구 어려운 결정했어요. 보셔서 알겠지만 어디하나 나무랄 데 없는 좋은 여자예요. 이제 어머니 며느립니다. 정식으로 결혼식도 올리구 남들 앞에 떳떳하게 잘 살게요, 지켜봐주세요.
연정 (울컥... 감동으로)......!
연정 (간절한 눈으로 영순을 올려다본다)......!
민석 (영순을 느낌으로 보는데)......!
영순 ...... (일어서며, 천천히)날짜랑 장소, 미리 얘기해.
연정 (감격에)감사합니다!
민석 (기쁜, 일어서며)엄마!(하는데)
영순 집구경 했으니 됐구, 나 집에 태워다줘. 애들 올 시간 됐다.
연정 (황급히 일어서며)식사 준비해놨는데요.
영순 다음에 먹자. 애들 올 시간 됐어.
연정 (얼른 주방으로 들어가며)그럼 좀 싸드릴게요. 꽃비랑 단비 갖다 주세요.
민석 (따라 들어가고)
S# 43. 동 주방
연정, 급히 주방으로 들어서는데
식탁위에 솜씨좋게 마련한 한상이 푸짐하다.
연정, 씽크대 열고 급히 찬합세트를 꺼내는데
따라 들어온 민석, 놀라서 작은 소리로
민석 (소근소근)이걸 언제 다 만들었어?(하는데)
연정 (작게)요리사 불렀어요.
민석 (토닥이는, 작게)잘했어!(하는데)
연정 (음식 싸면서, 작게)근데, 결혼식 얘긴 뭐예요?
민석 (미소)야외결혼식으로 멋지게 하자. 회사 사람들 전부 다 초대해!
연정 (행복한데)......!
영순 (와서 주방 입구에서 넌즈시 둘러보며)아직 멀었냐?
연정 (얼른)다 돼 가요!
영순 (깔끔한 주방내부와 푸짐한 음식 보며, 내심으로는 흡족한)......!
S# 44. 호텔 스쿼시장
태우, 땀 뻘뻘 흘리며 스쿼시를 하는데
자꾸 떠오르는 미영의 모습.
<11부 S# 2.에서 샤워기 들고 어쩔 줄 몰라하던 모습
11부 S# 60. 환희에 찬 얼굴로 USB메모리를 들이밀며 헉헉대던
미영의 모습
10부 78씬에서 지금 그거, 나한테 프러포즈 한겁니까? 하면
기막혀 펄펄 뛰던 20대때의 미영 모습.>
태우, 자꾸만 떠오르는 미영생각 떨치려는듯 격렬하게 운동하고......!
S# 45. 호텔노래방
복남, 혼자서 열창하고 있는데
문 벌컥 열고 들어서는
팀장 어이그.... 이 웬수!(머리통을 쥐어박는다)
복남 (놀라서 얼른 노래방 기계를 멈추는데)
팀장 니가 베짱이냐? 남들 일할때 탱자탱자 노래하고 춤추고... 객실관리팀, 식음료팀, 조리팀... 전부다 떨려나서 스파팀까지 밀려온건데, 여기서도 짤리면 어떡할래, 추운 겨울 오면 어떻게 살거냐구?(하는데)
복남 (천진난만)이렇게 살다 죽음 돼죠. 아버지 유산 받아서 나중에 압구정동에 까페 차린다니깐요!
팀장 (이마 짚으며)아후 머리야...... 니가 내 자식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지... 니 아버지만 아니면 콱!(때리는 시늉)
복남 (막는 시늉하는데)......!
경수 (급히와서 들여다보며 헉헉)야외무대 출연가수들요... 오다가 접촉사고 냈대요... (헉헉)오늘 못온대요.
팀장 (놀라)아니, 그럼 어떡해? 손님들 다 기다리는데!
경수 (헉헉대는데)......!
복남 (신바람)제가 할게요, 경수형이랑!
팀장 어엉?
복남 (희희낙락)걱정마세요, (경수 어깨동무하며)저희가 확실하게 땜빵할테
니까!
팀장 (경수와 복남을 번갈아 느낌으로 보고)......!
S# 46. 야외무대 뒤쪽
무대의상으로 갈아입은 경수와 복남...
복남은 희희낙락 아주 기분이 좋은데
경수의 시선에 퇴근하는 미영이 나무계단 내려오는 모습 보인다.
경수, 미영을 보는데...
S# 47. 해변으로 향하는 나무 계단(경수의 시선)
일과를 마친 미영, 사복으로 갈아입고 퇴근하는 길이다.
계단을 터벅터벅 내려가는데
계단 아래쪽에서 태우가 계단손잡이에 걸터앉아있다.
미영, 멈칫......!
그냥 지나치는데......!
S# 48. 야외무대 뒤쪽
경수 (마음이 급한)야, 나 이거 안할래. 너 혼자 해!(가려는데)
복남 (펄쩍)이제와서 안한다구 그럼 어떡해요, 손님들 기다리는거 안보여요?
경수 (슬쩍 내다보면 군데군데 자리한 손님들... 난감한데).....
복남 형, 긴장풀구 나만 믿어, 알았지? 나가자!(나간다)
경수 (할 수 없이 울상으로 따라나가고).....!
S# 49. 동 무대
경수와 복남, 노래를 시작하는데...
처음엔 좀 어색하다가 곧 분위기 잡히고...
관객들 반응도 좋다.
복남은 좋아서 엄청 오바하며 노래하고 있는데
경수 시선은 계속 미영과 태우쪽을 본다.
노래하면서도 마음은 엉뚱한 곳에 가 있는데......!
S# 50. 나무계단
미영 뒤를 슬슬 쫓아 내려가며 부르는
태우 장미영씨!
미영 (대꾸않고 그냥 간다)......!
태우 (그 뒤를 여유잡고 따라 내려가는데)......
S# 51. 야외무대
경수, 미영과 태우의 뒷모습에 신경 날카롭게 곤두선다.
그들을 눈으로 쫓으며 노래하느라 박자 놓쳐 노래 이상하게 되고
관객들도 뭔가가 좀 이상한듯 분위기 썰렁한데...
옆에서 안간힘 노래하던 복남은 그런 경수에게 눈짓하며 커버하느라 진땀 뻘뻘!
S# 52. 해안도로
미영, 부지런히 걸어가는데
태우 (뒤에서 따라오며)아깐 미안했어요.
미영 (대꾸않고 그냥 간다)......!
태우 원고 다 털고나서... 일종에 세러모니예요, 혼자서 미친짓 좀 하는데 마침 장미영씨가 들어온거구요.
미영 (싸늘하게 그냥 걸어가고 있는데)......!
태우 (미영 앞을 가로막으며)사람이 사과를 하면, 대꾸라도 좀 해줘요!
미영 (한숨)알았어요, 알았으니까 나좀 가만둬요. (피곤한 표정으로 간다)
태우 (뒤에서)그런 뜻에서 밥살게요.
미영 (가며)됐어요!
태우 (뒤에서)고식병이라고 알아요, 외로운 식사! 독신자들 혼자 밥먹다 보면 우울증 걸리기 딱 좋대요.
미영 (대꾸 않고 그냥 걸어가는데)......
태우 (크게)오늘 내 생일이란 말예요!
미영 (느낌에 약간 멈칫)......!
태우 (얼른 쫓아와서)상부상조 합시다. 원고도 뗐는데 오늘같은 날은 진짜혼자서 밥먹기 싫다구요!(절박한 느낌)
미영 (태우 보는데)......!
태우 (간절하게)......!
S# 53. 허름한 밥집
구석자리에 어떤 여자 손님이 뒤돌아 앉아 혼자 밥먹고 있는데
일각에 마주앉은 태우와 미영앞으로
주인이 맥주 두병과 음식 놓아주고 가는데
태우 (맥주 자기 잔에 따르며)술 못하니까 나만 마실게요.(쭉 한잔 마시며)내일은 그쪽 생일이죠?
미영 (어리둥절)......네?
태우 기억안나요? 입사동기들 생일파티 해줄때 우리둘은 같이 했잖아요, 하루 차이라고......
미영 아......!(자기 생일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
태우 (느낌에)몰랐구나? 어떻게 자기 생일도 잊어먹구 살아요?(하는데)
미영 (풀 죽은)......그런게 뭐 중요해요, 지금......(하는데)
태우 (툭 던지듯)위자료 한푼 안주구 이고생 시키고... 남편이 참 못된 인간이었나보네!
미영 ......!
태우 (알만 하다는듯)재산 몽땅 빼돌렸어요, 위자료 안줄려구? 요새 그런 인간들 많다던데?
미영 (자존심 상하는)아니예요, 그건!
태우 그럼?
미영 (아픈)친구네 회사 복합쇼핑몰에 투자했다...... (한숨)날렸어요.
여자 (떨리는 숟가락을 내려놓는데... 보면 초췌한 경희다)......!
태우 (놀라)위자료를 전부말예요?
미영 (기죽은)......!
태우 (기막혀)그래서 돈 날리구 애들도 뺏기구?
미영 (회한에)돌아보니까, 끄때 내정신이 아니었던거 같아요. 혼자살 생각
을 하니까 무섭고, 더 잘살아 보일거란 오기도 나고......!
경희 (떨리는......밥값 꺼내놓고 조용히 일어나 뒷문으로 나가버리는데)......!
태우 (어이가 없어, 몰아붙이는)분산투자란 말 몰라요? 다른 돈도 아니구 어떻게 위자료를 몽땅 털어서 올인을 해요!
미영 (할 말 없는데)......!
태우 (열난)어휴, 답답! 이혼당할 만도 했네!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맹해요? 그런 식이면, 거기서 안 날렸어도 다른 어디서라도 날렸을거예요!
미영 (서러운, 숨소리 점점 커지는데)......!
태우 (눈치 못채고 퍼붓는다)이혼녀 위자료만 전문으로 노리는 사기꾼, 제비족... 이런 인간들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나이는 대체 어디루 먹은거예요, 그렇게 단순하니까 남편이 딴 맘 먹구 돌아선거 아니에요!(마구 퍼붓는데)
미영 (참았던 설움이 폭발, 분해서 두손으로 얼굴 가리고 흐느낀다)흑흑......태우 (당황한)어......?
미영 (서럽게 흐느끼는)......!
태우 (당황)저기요, 저기... 미영씨, 내가 말이 좀 지나쳤어요. 내가 성질이
못돼서 그냥 우르르 뱉어버리잖아요, 미안해요 네?
미영 (달래니까 더 서럽다, 흑흑 더 서럽게 흐느끼는데)......!
태우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모르고)......
주인 (경희가 앉았던 빈자리에 밥값 놓인거 보고, 갸우뚱)언제 나간거야? 밥도 그대로 남겨놓고... (올려놓은 밥값과 그릇들 챙기는데)
미영 (계속 흐느끼고 있다)흑흑......
태우 (당황스럽고)......!
S# 54. 밥집 외경
유리창 속으로 계속 얼굴 가리고 흐느끼는 미영과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며 말리는 태우모습 보인다......
S# 55. 밥집 안
미영, 서럽게 계속 흐느끼다 보니... 앞이 너무나 조용하다.
울음 차차 잦아들고......
궁금하긴 한데 그냥 보긴 무안해서 손가락 사이로 슬쩍 훔쳐보는데
태우가 벽에 기대 눈을 감고 있다...... 그 눈가에 물기가 촉촉하다.
놀란 미영, 아니, 이 남잔 또 왜 우는거야 싶은데......!
미영 (울음 그치면서 끄윽끅)저기요.....
태우 (물기 있는 눈으로 눈감은채 대답이 없다)......
미영 (고개 약간 내밀고 들여다 보면서)저기요오.....(하는데)
E 드르렁 쿨쿨!(태우 코고는 소리)
미영 허!(기가 막히는데)
주인 (밖에서 물건 들고 들어오며)저냥반 또 잠들었네?
미영 (돌아보며)이 사람, 자주 이래요?
주인 희안한 냥반이야. 소주는 곧잘 하면서, 맥주는 두병만 마셔도 꼭 저러드라구!
미영 (어이가 없다)......!
주인 (한두번 본게 아니라는듯)냅둬요, 깨우면 더 안 일어나...
미영 (기가 막혀 말도 안나올 지경)......!
주인 (미영에게)계산은 지금 좀 해주지, 집에 제사가 있어서 오늘은 일찍 닫아야 되거든.
미영 (갈수록 태산이다, 속상한)얼만데요?
주인 이만원.
미영 (떫은 표정으로 지갑을 꺼내는데)......!
S# 56. 버스정류장(밤)
미영, 기막힌 표정으로 걸어오는데
경수, 버스정류장 일각에 앉아 뚱한 표정으로 발부리로 돌 툭툭 차고 있다.
미영, 경수를 보고 멈칫......!
경수, 무슨 말을 할려다 말고... 삼키는데,
마침, 버스가 도착한다.
경수, 아무 말 없이 먼저 올라타고
미영도 따라 올라탄다.
S# 57. 달리는 버스안(밤)
미영과 경수, 뚝 떨어져서 앉아있다.
두 사람, 아무 말도 없다......!
불안하고 답답하고 자기 마음을 자기도 모르겠는 경수, 씁쓸하다......
미영,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멍하니 창밖 내다보고......
S# 58. 별장동 길(아침)
고급차 달려와 태우방 앞에 멈춰서면,
딱 떨어지는 깔끔한 정장차림 태우처, 태우아들(시훈) 내린다.
태우처, 태우방을 올려다보는데......!
S# 59. 동 옥상
경수, 일각에서 운동하고 있다.
필보, 평상 위에 앉아있는데,
평상위에 소박한 밥상(고등어조림, 나물, 된장찌개, 김치...)놓으며
미영 이사떡 대신 그냥 된장찌개 끓였는데......(앉는다)
필보 어디? (떠 먹으며)으음... 카, 바로 이맛이야!
미영 (미소)입에 맞으신다니 다행이네요.
경수 (힐끗힐끗 안보는 척 하면서도 보는데)......!
미영 (새침)와서 안앉구 뭐해요?
경수 (딴청)내밥두 있어요?
미영 (퉁명)보면 몰라요?
경수 (그제서야 와서 앉는다. 아주 맛있게 달게 먹기 시작하는데)......
필보 (경수에게)말좀 하면서 먹어, 안뺏어먹을 테니까!
경수 (씨익 웃으며)집밥 먹어본 지가 하두 오래돼서요...(치열하게 먹는데)
필보 (큰 한숨)나야말로 진짜 오래됐다, 이렇게 여자 손으로 보글보글 끓여주는 된장찌개! (경수 들으라는듯 더욱 큰 한숨)휴우......!
경수 (눈치채고 부담스럽다, 약간 돌아앉는... 그러나 굴하지 않고 먹고)......
필보 (다시 경수 의식하며 더욱 더 땅이 꺼져라 큰 한숨)휴우......!
경수 (부담이 엄청 된다)......!
미영 (그런 둘을 어리둥절 쳐다보고)......?
S# 60. 바닷가 호텔 전경
S# 61. 태우방 앞길
메이드복장의 미영, 카트 밀고 온다.
청소도구 챙겨서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태우E 말두 안하구 갑자기 오냐?
처E 그럼 어떡해! 보모아줌만 상당했다구 못온대지, 당장 부산으로 출장 가야되는데!
미영, 멈칫하는데......!
S# 62. 태우방
시훈, 베란다에서 경치 내다보며 놀고 있고
아이가 못듣게 창문 닫은채 소리낮춰 말싸움중인 태우와 태우의
처 일년도 아니구, 한달두 하니구 딱 하루야! 하루!
태우 (난감한)원고 부분 수정해서 오늘 오후까지 넣어줘야 된단 말이야, 그래서 그러지.
처 옆에서 그냥 놀게해. (핸드백 집어들며)나 비행기 시간 급해. 갈게.
태우 (할 수 없다)알았어......
S# 63. 태우방앞
미영, 멈칫하고 있는데
태우와 태우처 나온다.
처 (태우보며, 애증 섞인 냉담함으로)두끼 씩은 챙겨먹어. 세끼 다는 못먹더라도...
태우 알았어.(하다가 미영을 본다)
미영 (멈칫)......!
처 (차문을 열다가 문득 느낌으로 미영을 돌아본다)......!
미영 (외면하는데)
처 (차 움직여 달려가고)
태우 (방으로 들어간다)
미영 (좀 망설이다가 청소도구 챙겨들고 들어가는데)
S# 64. 태우방
태우, 노트북 켜놓고 원고 수정하느라 정신이 없다.
시훈은 이방저방 뛰어다니며 소란피우고 놀고 있고
E 태우핸드폰 연신 울려댄다.
태우 (핸드폰 어깨와 목 사이에 끼고, 자판 연신 두드리면서)그래, 지금 고치고 있어. 김종훈이 캐릭터에 맞게 대사 다 고치고 있다니깐! 알았어, (시계보며)한시 전에 해서 보낼게.(핸드폰 끊고는 정신없이 원고 고치고 있는데)
시훈 (옆에서 칭얼칭얼)나가구 싶어, 여기 심심해!
태우 (건성으로)조금만 기다려. 아빠 이것 좀 해놓구.(하는데)
시훈 (칭얼칭얼)나가구 싶어, 나가놀래!
태우 (원고에 집중)......!
시훈 으앙......(울음 터트리는데)
미영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청소하며 지켜보다가)저기... 아줌마랑 같이 나갈까?
시훈 (울면서 훌쩍훌쩍)......!
미영 (시훈 눈물 닦아주며)나가자, 아줌마 따라다니면서 호텔구경해, 그럼 되지?
시훈 (끄덕끄덕)......
미영 (태우에게)내가 데리고 놀테니까 일해요.
태우 (알았다는듯 손만 한번 들어보이고, 원고 쓰느라 정신없다)
미영 (시훈을 데리고 나가고)
S# 65. 시외버스 정류장 매표소
꽃비, 작은 어린이용 가방을 가로질러 매고
단비손을 단단히 움켜 잡고, 다른 손엔 포장된 장미한송이 들고
긴장된 표정으로 온다.
발돋움해서 매표창구에 메모지 넣으면서
꽃비 (똘망똘망)여기 찾아갈려 그러는데요, 어떤 버스 타야돼요?
단비 여기서 멀어 누나?
꽃비 (가방속에서 어린이 지갑 꺼내며)쪼금 멀어.
단비 (희망에)거기 가면 엄마 있어?
꽃비 (희망의 미소로)응!
S# 66. 빈객실
미영이 열심히 청소하는 동안,
시훈, 침대위에서 뒹굴뒹굴... 그러다 벌떡 일어나
복도를 왔다갔다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이고......
미영 (청소하면서)시훈이, 멀리 가면 안된다!
시훈E (장난꾸러기처럼)네.
미영 (열심히 청소하는데)
S# 67. 달리는 시외버스안
꽃비와 단비, 운전기사 바로 뒷 자리에 앉아있다.
단비, 졸려서 꽃비 어깨에 기대고 꾸벅꾸벅 조는데
꽃비 (단비 볼을 치면서)야아, 잠들면 어떡해, 일어나!
단비 (정신 못차리고 꾸벅꾸벅)
꽃비 (행여 정류장을 놓칠새라 마음 졸이며 창 밖을 자꾸 내다보는데)......!
S# 68. 몽타즈
미영과 태우, 호텔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시훈을 찾고 있다.
스파도 둘러보고
별장동 앞길도 찾아보고
여기저기 호텔 곳곳을 찾아보는데......
S# 69. 사우나앞 로비
숨을 헐떡이며 미영, 태우, 난감한데......
미영 (울상)어떡하죠......
태우 (난감하다, 어쩔 줄 모르는데)......!
춘애 (여자사우나에서 시훈 손을 잡고 나온다)아빠 찾아 왔단 말이지?(하는데)
태우 (달려가 시훈을 들어올리며)이녀서억!(혼내려하지만 기쁨이 먼저다)
춘애 아아, 작가님 아들이네?
미영 (놀라)여자사우나에 있었어요?
춘애 난또 엄마랑 같이 왔는줄 알았지. 근데 옷도 안벗고 계속 탈의실 에서 오락가락 하더라구요.
미영 (어이없는)......!
태우 (기막혀 웃는)이녀석이! 갈려면 남자사우나를 가야지 왜 여자사우나에 들어가?(하는데)
시훈 (천진난만)들어가면 왜 안돼?
태우 남자니까 남자사우나에 가야지. 안그럼 여자들이 챙피하잖아.(하는데)
시훈 (천진난만)여자들이 뭐가 챙피해, 고추도 없는데?
태우 뭐어?
춘애 호호호, 그 말도 맞다야.
미영 (웃는데)......!
E 미영핸드폰 진동소리
미영 (놀라서 구석에서 핸드폰 받는다)여보세요?(하다가, 반갑게)꽃비니?
태우 (미영을 돌아보고)
S# 70. 공중전화
꽃비, 단비손을 잡고 전화를 하고 있다.
단비, 졸려서 아직도 눈 비비고......
꽃비 (수화기)엄마, 우리 엄마 찾아왔는데, 버스를 잘 못 내렸나봐.
S# 71. 사우나앞
미영 (핸드폰, 놀라)뭐어, 거기가 어디야? 그래 알았어. 엄마 금방 갈게.(핸드폰 끊는데)
태우 무슨 일이예요?
미영 애들이 오다 길을 잃었나봐요. (난감한듯)어떡하죠, 지금 좀 나가봐야 되는데......!(춘애를 보는데)
춘애 퇴근 시간 얼마 안남았으니까 살짝 나가요. 내가 적당히 둘러댈게.
미영 고맙습니다.(급히 가려는데)
태우 (시훈 안고 앞장서며)가요, 태워다줄게.
미영 됐어요.(하는데)
태우 우리애 찾았으니, 이번엔 그쪽 애들 찾으러 갑시다!(앞장서고)
춘애 (나가는 그들 뒷모습을 갸우뚱 보는데)......!
S# 72. 공중전화앞
꽃비, 단비 손을 꼭 잡고 한손엔 장미한송이 포장 들고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태우차 달려와 멈춰서더니 사복차림 미영 급하게 내린다.
미영, 눈물 글썽한 얼굴로 “꽃비야, 단비야” 부르며 달려가는데
꽃단비, 막 달려와서 “엄마”를 부르며 미영 허리에 매달린다.
미영, 애들을 끌어안고 웃는, 그러나 눈물......
꽃단비, 웃으면서 우는......!
꽃비 (장미 내밀며)엄마, 생일 축하해!
단비 (주머니에서 유치원에서 만든 손가락만한 조잡한 인형 두개 꺼내며)이건 내 선물이야. 하나는 누나구 하나는 나야!
미영 (벅차고 애잔한 감동으로 왈칵 아이들을 끌어안는데)......!
S# 73. 태우차안
태우, 차 안에서 그 모습 착찹하고 안된 느낌으로 보고 있는데......!
시훈, 옆에서 갸우뚱 태우를 보고......
S# 74. 바닷가(원경)
미영이 꽃단비 손잡고 파도가 밀려올때마다 장난도 치면서 걷고있다.
그 뒤를 시훈 손을 잡은 태우가 좀 떨어져 뒤따르고......
미영E 다시는 니들끼리 찾아오면 안돼. 약속해!
단비E 경찰아저씨랑 기사아저씨한테 물어보니까 길 가르쳐 주던데?
미영E (엄하게)그래두 애들끼리 오기엔 너무 멀구 위험해. 대신 엄마가 나중에 니들 꼭 보러갈게, 알았지?
꽃비E (풀죽은)......네.
미영E (걱정에)집엔 뭐라그러고 온거야?
꽃비E (망설이다, 조심스럽게)생일잔치 간다구요......할머낸 계모임땜에 늦게 오신데서......
미영E (마음아 어쥬 무거운)거짓말하면 안되는건데......
꽃비E (무거운)네......
S# 75. 바닷가
꽃비와 단비, 시훈이 바지 걷어올리고 신바람나게 조개를 캐고 있다.
조개잡았다고 환호성 올리고
어디어디? 고개맞대고 쳐다보고 통에다 집어넣고......
이렇게 합쳐 사는 것도 어쩌면 한 방법일 수 있겠다는 느낌을......
미영과 태우, 천천히 아이들 뒤 따르며 잔잔한 미소......
S# 76. 대하구이집
미영과 태우, 꽃단비, 시훈과 함께 대하새우를 먹고 있다.
미영, 부지런히 새우를 까서 꽃단비랑 시훈 앞에 놔주는데
단비 (시훈보며 강한 적개심에)왜 쟤한테도 까줘, 엄마가?
미영 사이좋게 같이 먹으면 좋잖아.(하는데)
시훈 (단비 노려보며, 테이블 밑으로 발로 찬다)......!
단비 (화나서 자기도 발로 차고)......!
시훈 (단비를 어깨를 툭 치면)
태우 (놀라, 시훈에게)야임마!(하는데)
단비 이씨!(시훈을 때리고)
미영 단비야!(말리는새에)
시훈 이씨!(달려들고)
순식간에 단비와 시훈, 싸움을 벌인다.
그 바람에 테이블에 그릇들 사이다병 떨어져 깨지고
꽃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미영과 태우, 아이들 말리느라 진땀빼는데,
갑자기 시훈이 으앙! 울음을 터트린다.
시훈 (손가락 내미는데, 깨진병에 베어 피가 난다)피나!
태우 (놀라, 야단치는)거봐, 니가 먼저 덤비니까 그렇지!
시훈 으앙!
단비 (겁나서)으앙!
꽃비 (따라서)으앙!
미영 (난감해서 어쩔 줄 모르며)
태우 (당황스럽다)
단란했던 식사자리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리고......!
S# 77. 버스정류장
손가락에 붕대감은 시훈 손을 잡은 태우와
꽃단비를 데리고 서 있는 미영......
단비, 졸려서 칭얼칭얼!
애들끼리, 좀전의 싸움때문에 분위기 냉랭하고...
미영과 태우도 아이들때문에 파김치처럼 지친 분위기......
미영, 태우를 보며 씁쓸......!
태우, 미영을 보는 눈빛이 ‘역시 안되겠죠......’ 하는 느낌...
태우 (차분하게)내가 태워다 줄게요!(하는데)
미영 (정중히, 그러나 단호하게 거절)애들하고 버스타고 가는게 더 편해요!태우 (난감한듯)......!
미영 (마침 도착한 버스에 애들 올려태우고 같이 타려는데)
태우 (차분히)내일 새벽에 체크아웃해요. 로케준비 때문에 1년쯤 외국나가
있을거구요......
미영 (멈칫하다가... 탄다)
태우 (버스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서있는데)
S# 78. 달리는 버스안
미영, 꽃단비 데리고 앉아있다.
사이드밀러 속에 점점 멀어지는 태우의 모습......
E 핸드폰 벨소리......
미영 (핸드폰)여보세요(하는데)
태우E 핸드폰은 그냥 써요, 고집피우지 말고......
미영 (핸드폰)......!
태우E 씩씩하게 잘 살아요, 알았죠?
미영 (핸드폰)그래요... 잘가요......(천천히 느낌으로 폴더를 접는다)......!
S# 79. 영순집앞 골목(밤)
미영, 꽃단비를 품에 꼭 안아주며
미영 (단비에게)엄마 없을땐 누가 엄마 대신이랬지?
단비 누나요...
미영 (미소)그래, 누나 말 잘 듣고 잘 지내고 있어. 엄마가 니들 만나러 올거야. 알았지?
꽃비 (슬프지만, 밝은 미소로 기운돋워주려는)엄마, 화이팅!
미영 화이팅!(꽃단비 꼭 안아주고 볼 비비다... 천천히 아이들을 품에서 떼면서)들어가, 할머니 걱정하셔.(슬프지만, 그러나 웃는다)......!
꽃단비 엄마, 빠이빠이!(돌아서 간다)
미영 (그 뒷모습을 눈물 글썽한 눈으로 보는데)
꽃단비 (뒤돌아보면)
미영 (얼른 웃어주며 어서 들어가라 손등을 젓는다)
꽃단비 (대문 벨을 누르면)
영순 (나와서 반갑게 안으며)웬 생일잔치가 이렇게 길었어?(아이들 싸안고) 미영 (몸 숨기고 그 모습을 그렁그렁 슬픈 눈으로 보다, 대문닫히자 무겁
게 무겁게 뒤돌아보며 안떨어지는 발걸음을 돌리고)......!
S# 80. 호텔앞 해안도로(아침)
민석의 새외제차가 달려온다.
S# 81. 별장동앞
미영의 카트가 세워져있고
S# 82. 빈방(태우가 묵었던)
미영, 막 청소를 끝내고 방안을 느낌으로 돌아본다.
태우가 늘 작업하던 빈책상도 느낌으로 보고......!
마지막으로 방향제를 뿌린 후 나간다.
S# 83. 별장동앞
방에서 나온 미영, 카트를 밀고 다음 청소할 방으로 가는데
그 뒤로 와서 멈춰서는 민석의 외제차.
민석과 연정, 내려서 별장동을 올려다보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반대방향으로 카트를 힘겹게 밀고 가는 미영
그런 미영과 민석연정커플을 이쪽 저쪽에서 번갈아 잡으면서
- ST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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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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