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웠던 우리에게 14
[매미 울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샘 어디 가셨지?
[흥미로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살짝 웃는다]
(하영) 샘
(보건 교사) 하영이, 또 왔네?
아, 그, 그, 그게
[하영의 아파하는 신음]
아까 수업 듣는데 자꾸 어지러워서요 [흥미로운 음악]
[웃음]
점심 먹고 난 다음에는 배도 쪼금 아픈 것 같고
(하영) 그리고 가끔 귀에서 삐 하는 이상한 환청도 들려요
(보건 교사) 음, 그러면
오늘은 [서랍을 드르륵 연다]
[보건 교사가 약을 부스럭거린다]
[서랍이 드르륵 닫힌다]
이게 좋겠다
감사합니다
수업 시작하겠다, 얼른 들어가 봐
네 [살짝 웃는다]
(하영) 안녕히 계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진환) 그거 뭐야?
나도 하나만 줘라
싫어, 안 돼
아, 하나만
(진환) 나 너무 어지럽단 말이야
[진환의 힘겨운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여기
아, 진짜 귀찮게 하네
됐지?
(진환) 고마워, 하영아, 덕분에 살았어
역시 넌 나의 비타민이야
[새가 지저귄다]
(헌) 양호 선생님이 찾으시더라
가 봐
차헌, 같이 가 주면 안 돼?
(대성) 브라더, 뭐 해?
별거 아니야, 가자
너희는 여기서 뭐 하냐?
(대성) 우리도 가자
(솔이) 어? 어
(대성) 보자
[흥미로운 음악] 어, 그리고
어, 이거, 이거 맛있지, 응
이것도 맛있고
진짜 꿀맛
대성아
너 이렇게 많이 사도 돼?
아이, 그럼, 당연하지
내가 저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사 줄 수 있어
(대성) 그리고 우울한 땐
이 단게 짱이거든, 응
너 우울해?
왜? 요즘 컨디션이 별로야?
- 어? - (대성) 응?
- (대성) 응? - (솔이) 아, 아
너 말고 나 말하는 거구나 [대성의 웃음]
미안
(진환) 야
너는 지금 이깟 문제집이 눈에 들어오냐?
[헌의 한숨]
이제 내가 알아서 할게
(진환) 와, 나 자존심 상해
[성난 신음]
야, 너 딱 기다려, 딱
[솔이의 성가신 신음]
(솔이) 대체 여긴 왜 오는데?
(진환) 이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뭐다?
바로
[솔이의 놀란 신음] '늑대 같은 그놈은 멋있었다'
[속삭이며] 너만 알고 있어
이거 2권 어제 들어왔대
[들뜬 신음]
넌 대체 이런 걸 다 어떻게 알아?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지 마, 자
[기분 좋은 신음]
(솔이) 생큐
[솔이의 서두르는 발걸음]
[아기 웃음 효과음]
아유, 잘했어
[킥킥거린다]
[흥미로운 음악]
그냥 앉아 있어
[솔이의 헛기침]
[헌의 옅은 한숨]
[책장을 사락 넘긴다]
[솔이가 책장을 사락거린다]
[옅은 신음]
[부드러운 음악]
[새 소리 효과음]
[솔이가 흥얼거린다] [하영의 헛웃음]
(하영) 너 왜 이렇게 넋이 나갔어?
(솔이) 어? 내가 뭘?
(하영) '어? 내가 뭘?'
너 도서관 갔다 온 내내 멍때리고 있잖아
뭔데?
[기분 좋은 신음]
아무것도 아니야
(하영) 치
- (학생1) 어, 이거 아니야? - (학생2) 세잎클로버잖아, 잘 찾아 봐
- (학생1) 이건가? - (학생2) 아, 아니네?
- (학생3) 이건가? - (학생4) 아니야
(하영) 미녀야, 쟤들 뭐 하는 거야?
(미녀) 아, 네잎클로버 찾는 중이래
(솔이) 응? 네잎클로버?
그걸 찾아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주면
사랑이 이루어진대
(하영) 후, 에이, 그런 걸 믿어?
(미녀) 하영이 너 3반의 예담이 알지?
걔도 교회 오빠한테 네잎클로버 주고 커플 된 지 벌써 9일 됐고
4반에는 선영이, 9반의 아영이
2반의 현기, 레나랑 민석이 등등
암튼 네잎클로버만 있으면 무조건
커플 탄생이래
헐, 대박이다
그런 걸 누가 믿어?
하영아, 우리도 빨리 찾으러 가자
(진환) 뭘 찾는데? [솔이와 하영의 놀란 신음]
(하영) 놀라라, 정진환 [진환의 아파하는 신음]
(진환) 미안, 미안, 미안
(하영) 방해하지 마라
오케이, 난 또 방해하는 남자가 아니지
그럼 이만 갈게, 나
(솔이) 가자, 가자, 가자, 가자
- (하영) 가 - (진환) 응
(진환) 야, 신솔이, 너 하영이 귀찮게 하지 마
(솔이) 찾았어?
(학생4) 아니
[흥미로운 음악]
"HY로부터"
하…
[차분한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무슨 일이니?
(보건 교사) 진환아
네
선생님
혹시 생일이 언제예요?
7월 4일
(보건 교사) 왜?
[얼버무린다] [잔잔한 음악]
(진환) 야, 나미녀, 잠깐만
혹시 7월 4일이 무슨 자리야?
[생각하는 신음]
게자리
(하영) 난 전갈자리
아, 그리고
[기침하며] 게자리
메리 크리스마스
[숨을 후 내뱉는다]
얘들아
짠!
[학생들의 놀라는 숨소리]
(수진) 완전 예쁘지?
나 이거 찾느라고 수업 시간 다 날렸어
(학생5) 야, 나 점심시간이랑 쉬는 시간 때마다 찾아다녔는데
세잎클로버밖에 없던데
(수진) 나 이따가 학교 끝나고 학원 가서
연남이한테 줘야지
[학생들의 들뜬 신음]
(학생5) 야, 봐 봐, 봐 봐
(수진) 완전 예쁘지? [학생5의 탄성]
- (학생5) 아, 진짜 예쁘다 - (학생6) 아, 진짜 너무 예쁘다
(진환) 야, 이수진
그깟 네잎클로버 준다고 뭐, 사랑이 이뤄질 것 같냐?
(수진) 쟤 뭐래?
야, 정진환, 너 돌았냐?
(세형) 그래, 정진환 너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냐?
(솔이) 진환아, 왜 그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니까 그러지
(하영) 야, 이수진이 뭘 어쨌다고 쟤한테 화를 내?
[잔잔한 음악]
[문이 드르륵 열린다]
(헌) 야, 정진환
너 왜 그러는데?
(진환) 넌 알고 있었지?
아니, 다들 알고 있었지?
무슨 소리야?
하영이가 양호 샘 좋아하는 거
너희 다 알고 있었지?
[떨리는 숨소리]
그동안 내가 진짜 우스워 보였겠네
- 진환아 - (진환) 됐어, 놔
[한숨]
[거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솔이) 진환이 많이 아픈가 봐
(세형) 대체 며칠째 안 온 거야?
정진환이 없으니 놀릴 맛이 안 나네
혹시 진환이랑 연락되는 사람 있어?
문자 보내도 답 없던데
나도 전화해 봤는데 안 받아
[하영의 한숨]
뭐지
[힘겨운 숨소리]
(하영) 희지야 [문이 달칵 열린다]
오희지, 정신 차려 봐
(수진) [놀라며] 희지야
희지야, 정신 차려 봐
아, 어떡해
(학생7) 나 사람 쓰러지는 거 처음 봤어
완전 무섭더라
걔 그러다 못 깨어나는 거 아니야?
[의자가 달그락거린다] (수진) 야
너희들 조용히 안 해?
[무거운 음악]
(세형) 야, 야, 야, 야 지금 교무실 난리 났어
오희지 엄마가 찾아와서 완전 난리야
[학생들의 다급한 신음]
(희지 모) 대체 학생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예요?
아침에 멀쩡하게 학교 간 애가 왜 학교에서 저렇게 쓰러져 있냐고요
(숙희) 희지 어머님
일단 여기 앉으셔서 진정을 좀 하시고…
(희지 모)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이 학교가 우리 희지를 다 망쳐 놨잖아요
어머님, 망치다니요
희지가 잠시 아파서 그렇지…
우리 애가 어디가 아파요?
어머니야말로 희지를 너무 방치하신 거 아닌가요?
(보건 교사) 최근 들어 희지는 가벼운 우울 증세를 보였습니다
우울?
(희지 모) 그래서 우리 희지가 우울증이라서 병원이라도 가라는 거예요?
이 사람이 진짜 미쳤나
[버럭 하며] 멀쩡한 우리 애를 지금 환자 취급 하는 거야?
(숙희) 어머님, 그런 뜻이 아니고요
- 왜, 그냥 놔둬 봐 - (보건 교사) 우울증은
(보건 교사) 학업 스트레스를 겪는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희지 모의 한숨] 그러니까 너무 다그치지 마시고 잘 케어해 주시면…
네가 의사야? 네가 뭔데?
학교에서 양호 선생이나 하고 있는 주제에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희지 모) 그리고 이게 다 네가 내 딸한테 아무 약이나 줘서 그렇잖아!
약 관리에 소홀했던 건 분명 제 잘못입니다
하지만 지금 더 중요한 건 희지에게…
- 아이고, 이 선생, 하지 마, 하지 마 - (희지 모) 자, 자
- (희지 모) 잘 들으셨죠? - (학생 주임) 네
지금 자기가 스스로 잘못했다 하잖아요
(희지 모) 이런 사람을 믿고
어떻게 애를 학교에 보내요
이거 교육청에 고발할 거예요
(학생 주임) [당황하며] 교육…
얼른 사과드려, 이 선생!
당장 잘못했다고 빌라고!
뭐 하고 있어!
그럼
제가 책임지고 그만두겠습니다
[희지 모의 못마땅한 신음] [잔잔한 음악]
[희지 모의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하영) 샘
(보건 교사) [살짝 웃으며] 어, 하영이구나
샘이 잘못한 거 하나도 없잖아요
근데 왜 샘이 그만두세요?
샘이 왜 잘못한 게 없어
약도 희지가 맘대로 훔친 거잖아요
저 다 봤어요, 희지가 약 훔쳐 가는 거
아픈 친구한테 그러면 안 되지
[한숨]
(보건 교사) 네가 잘 챙겨 줘, 같은 반 친구잖아
그래도 이렇게 선생님이 그만두시는 건 너무…
너무 부당하다고요
걱정하지 마
샘이 꽤 능력이 좋거든
오라는 데가 얼마나 많은데
[훌쩍인다]
[살짝 웃는다]
[풀벌레 울음]
(솔이) 헌아, 너는 희지가 아픈 거 알고 있었지?
(헌) 응
(솔이) 미안해, 내가 오해해서
(헌) 괜찮아
[솔이의 한숨]
진환이는 괜찮겠지?
응, 걱정 마
[한숨]
[픽 웃는다]
[솔이가 살짝 웃는다]
(학생8) 하나, 둘
(세형) 야, 야, 야, 야, 야, 야, 야, 야 너희 봤어?
오희지가 교내 게시판에 글 올렸던데?
이주환 샘이 잘못한 게 아니라
오희지 자기가 훔친 거래
그리고 유학 간다고 잘 있으라고 글 써 놨던데?
장난 아니지?
- (학생9) 진짜? - (학생10) 에이, 거짓말
(학생8) 아이, 봐 봐, 내가 아니랬잖아
(세형) 진짜야
(대성) 야, 왕세형
연습이나 해
[세형이 속닥거린다]
(학생8) 야, 돌려, 돌려, 돌려
(솔이) 넌 괜찮아?
안 괜찮을 건 또 뭐야
[한숨]
진환이는 아직도 연락 없지?
잘 있으니까 연락 안 하겠지
(학생 주임) 자, 집합해라, 집합해
빨리 와, 빨리
자, 그럼 이제
실기 시험을 시작하도록 한다
어, 나와
어, 너부터냐? 그래
[발걸음이 울린다]
[리드미컬한 음악]
[긴장한 숨을 후 내뱉는다]
(학생11) 어? 쟤 뭐야
(학생12) 정진환 [학생들이 술렁인다]
(학생 주임) 저놈의 새끼, 저 머리 꼬락서니하고는
야!
넌 입원했다면서 이 시간에 여기 왜 온 거야, 어?
[진환의 떨리는 숨소리] 대답을 안 해, 야, 너 일로 와 봐
- (학생 주임) 일로 와 - (대성) 샘, 샘, 샘, 샘
(대성) 잠깐만요, 잠깐만
(학생 주임) 뭐야, 놔, 안 놔?
하나, 둘
(대성) 셋 [학생 주임의 힘주는 신음]
선생님, 잠시만요
(학생 주임) 야, 헌, 너까지 왜 이래, 어?
(진환) 안녕하십니까
뭐, 다들 아시겠지만
제 이름은 정진환입니다
(세형) 올, 정진환, 완전 멋있다!
[학생들이 환호한다] (학생 주임) 조용히 안 해?
(진환) 어, 다름이 아니라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정식으로 고백하고 싶어서입니다
[학생13이 휘파람을 휙 분다]
(세형) 정진환, 남자다! [학생들이 환호한다]
(학생 주임) 저, 저, 저, 저…
(진환) 그 친구는
예뻐요, 특히 웃는 모습이요 [밝은 음악]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멋집니다
저보다 훨씬 더 좋은 점이 많은 정말 멋진 친구예요
야, 너 당장 안 내려와? 일로 와
(학생8) 야, 샘 막아, 막아
[학생들의 다급한 신음]
(학생 주임) 뭐야, 야, 뭐야, 너희들
야, 야, 야, 야 야, 바지, 바지 내려간다고
(진환) 지금까지 전
그 친구에게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고백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앤 매번 제가 장난인 줄 알았을 거예요
하지만 오늘만큼은 진심을 다해 고백해 보려 해요
[떨리는 숨소리]
하영아, 나 정말
진심으로 널 좋아해
[밝은 음악] 강하영, 좋아해!
[학생들의 탄성]
[학생들이 환호한다]
(학생14) 야, 받아 줘, 받아 줘, 받아 줘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학생 주임) 좋아하긴 뭘 좋…
야, 우냐? 웃나?
[환호성]
[학생들의 탄성]
"다음에 계속"
[새가 지저귄다] [솔이의 탄성]
(솔이) 어쩜 우리 헌이는 책 보는 것도 멋있다
[밝은 음악]
(솔이) 대성아, 완전 멋져
(대성) 내가 원래 운동할 때 좀 더 멋있긴 하지
(대성) 아깝다
(솔이) 하영이 곧 있으면 올 거야
(진환) 야, 너희들은 고3이 왜 이렇게 한가해?
(간호사) 정진환 환자분 친구시죠?
그 학생이 자기 퇴원했다고 꼭 좀 전해 달라네요 [훌쩍인다]
[대성의 힘겨운 신음]
(감독) 수영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솔이) 너 어깨 말이야, 많이 안 좋은 거야?
에이, 아니야, 브라더 마린 보이 우대성 몰라?
(솔이) 나 이제 대성이랑 공부 엄청 열심히 하기로 했거든
- 신솔이 - (솔이) 응?
(대성) 야, 차헌, 너 거짓말도 할 줄 알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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