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프러포즈 15회
[제 15 부]
S# 1. 효정옥 안
동규를 향해 물대야를 뒤집어씌우며
순심 썩 못나갓!(하는 순간)
미영 (들어서다가 물벼락을 같이 뒤집어쓰면서)엄마야......!(기겁하고)
경수 (뒤에서 놀라서)뭐,뭐야!(하는데도)
동규 (의연하고 당당하게 서있다)......!
희자 (놀라 수건들고 달려와서 미영을 닦아주며)아이구 손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동규 (당당하게 돌아나가고)......!
경수 (기막히고 어이가 없어)뭐예요, 이게!
순심 (정중하게 고개숙여 사과를 한다)죄송합니다 손님, 세탁비 제가 물어드리겠습니다.
미영 (희자가 건내주는 수건 받아 닦고)
경수 (기막혀서 씩씩대는데)
순심 (희자에게)손님들 자리로 모시고(택기 돌아보며)냉면이랑 수육 특으로 내드려, 신경써서!
택기 (내다보며 힘차게)냉둘에 특수육!
S# 2. 동 테이블
희자 (얼른 미영과 경수를 이끌어 자리에 앉히면서)죄송합니다, 널리 이해를 좀 해주세요! 냉면 어떻게 드릴까?
미영 전 회냉면.(경수 보면)
경수 전 물냉면이요.(하다가는 카운터 앞에서 당당한 순심의 자태를 보면서 눈이 반짝)......!
희자 회하나 물하나 특수육 하나!(하는동안)
경수 (계속 넋을 잃고 순심을 눈으로 쫓고 있는데, 그 위로)
필보E 그 왜 있잖아, 키도 늘씬하게 크고 시원시원한게 옛날 배우 에바가드너처럼 생긴, 그런 여자 어디 없냐구!
경수 (순심을 눈으로 쫓으며 환희에 찬 마음의 소리로)심-봤-다!
미영 (경수 시선 따라서 돌아보며 어리둥절)뭘 그렇게 열심히 봐요?(하는데)
경수 (슬쩍 핸드폰 꺼내서 카메라폰으로 순심의 모습을 찰칵찰칵 몰래 찍는다)......!
미영 (어리둥절, 입모양으로)뭐해요오?(하는데)
희자 (냉면과 수육 내와서 차려주면서)맛있게 드세요.
경수 (얼른 카메라폰 숨기면서)이렇게 손님이 많은데 서빙하는 사람이 왜 아줌마 밖에 없어요?
희자 (웃는)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손으로 목치는 시늉하면서)짤렸어!
경수 (느낌의)......!
희자 (음식 다 내려놓고)많이들 드세요.(간다)
경수 (더 생각할 것도 없다는듯 고개 쑥 앞으로 내밀며)됐어, 아줌마!
미영 (어리둥절)뭐가요?
경수 무조건 여기 들러붙는거야! 보아하니 종업원도 모잘라고 아까 줄섰을때 물어봤는데 이렇게 장사가 잘되는데도 분점도 하나 없대잖아!
미영 (아직도 상황파악 안되는데)......?
경수 어떻게든 들러붙어서 냉면맛의 비밀을 알아내는거야! 청소, 서빙 그런 것만 해서 어느 하세월에 돈 벌어, 안그래요?
미영 (손님으로 꽉 찬 가게를 느낌으로 둘러보는데)......!
S# 3. 민석빌라 마당
넓고 쾌적한 빌라 정원에 강아지를 풀어놓고 재미나게 뛰놀고 있는 꽃비와 단비.
단비 (강아지 쫓아다니며 신바람나서)집 디게 좋지 누나, 잔디밭도 있구?
꽃비 (그렇긴 한데)......!
연정 (경쾌한 캐쥬얼차림으로 안에서 ‘설레임(아이들이 좋아하는 빨아먹는 빙과류)’ 3개를 갖고 나와서)꽃비야 단비야!
단비 (신나서 뛰어가면)
연정 (설레임을 건내준다)
꽃비 (가면)......!
연정 (웃으며 설레임을 건내준다)
연정과 꽃단비, 현관 계단참에 키순서대로 쪼르르 앉아서 설레임을 빨아먹는다.
누가 아이고 누가 어른이지 구별이 안될만큼 세사람, 해맑게 웃는데...
S# 4. 효정옥 카운터
식사를 마친 미영과 경수, 오면
순심 (웃으며)맛있게들 드셨어요?
미영 네,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경수 냉면맛 죽여줘요 할머니!
순심 (웃는)입에 맞으셨다니 다행이네요.(하는데)
미영 저기......
순심 (미영을 보는데)......?
경수 (얼른)사실은 저희가 누구 소갤받구 왔거든요. 여기루 찾아가보라 그래서......
순심 (의아해서)누구......?(하는데)
미영 경희라구요. 김경희요.(하는 순간)
순심 (웃음기 싹 가시면서 순식간에 표정 싸늘하게 돌변한다)......!
미영 (당황스럽고)......!
S# 5. 효정옥앞
낙심한 미영과, 투덜거리는
경수 뭐예요, 이게! 소개를 할려면 제대로 할것이지 들어서자 마자 물벼락에......!
미영 (실망스럽다).......!
경수 그 경희라는 친구, 저 할머니랑 어떻게 아는 사인데요?
미영 모르죠 나도......
경수 이름 듣자마자 할머니 표정 싹 변하는거 봤죠? (과장되게 몸서리치며)어휴, 찬바람 쌩-쌩!
미영 (난감해하는 미영의 시선에 인근 벤치에 시집읽고 있는 동규 보인다)
S# 6. 효정옥 근처 벤치
허름한 차림의 동규, 낡은 가방 내려놓고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손떼묻어 나달나달한 아주 낡은 시집을 읽다.
동규E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미영 (경수와 함께 옆에 앉으며)할아버지, 젖은 옷 입고 밖에 계시면 감기 드세요.
동규 (책 덮고 시선정면)괜찮아. 햇볕이 따뜻해서 좋은데뭐......
경수 (호기심)근데 할아버지, 저 냉면집 할머니랑 무슨 원수진 일이라도 있어요?
동규 (씁쓸하고 사연있는 미소)글쎄...... 그런 모양이지..... (시집을 가방에 넣고 일어서서 묘한 여운을 남기며 천천히 걸어간다)
미영 (그런 동규의 뒷모습을 느낌으로 보는데)......!
경수 아줌마!
미영 (돌아보며)왜요?
경수 이렇게 물러날거예요?(하는데)
미영 (결심의)당연히 아니죠!
경수 저렇게 말도 못붙이게 구는데 어떡할려구요?(하면)
미영 (결심의)성공은 실패의 꼬리를 물고 온다, 안되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포기하는 것이 실패다! 그랬잖아요 나한테?
경수 (장난스럽게)아줌마 많이 쎄졌는데?(하면)
미영 (벌떡 일어서며 의지에)가보자구요!
경수 (룰루랄라 따라 가고)......!
S# 7. 효정옥 홀
손님이 꽉 차서 정신없는 실내.
미영과 경수, 본척도 않는 순심의 냉대와 희자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홀 서빙이며 손님 치닥거리를 몸바쳐 하고 있는 중이다.
미영 (경수에게 작게)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잖아요. 미소작전으로 버티는거예요, 알았죠?
경수 (씨익 웃으며 손가락으로 V자 표시)......!
택기 (주방에서 시종일관 미소로 열심히 일하는 미영과 경수를 내다보면서 몹시 경계하는 눈빛)......!
희자 (미영과 경수가 못마땅한데)......!
순심 (마치 없는 사람들인것처럼 미영, 경수와 눈도 안마주치고 아는척도 않는다)......!
S# 8. 효정옥앞(밤)
간판에 불이 꺼지고 미영과 경수, 택기, 희자가 나온다.
택기와 희자에게만 눈길을 주며
순심 수고들 했어.
택기 편히 쉬세요 사장님.
희자 퇴근할게요.
순심 (미영과 경수 인사하는걸 쳐다도 안보고 문을 닫아버린다)
미영 (그러나 굴하지 않고 택기와 희자에게)안녕히가세요.
택기 끄응......(가고)
희자 흥!(아래위로 훑어보고 가고)
경수 (그런 택기와 희자 뒷모습을 보면서)텃세가 장난 아니네!
미영 (웃는)굴러온 돌이잖아요.
경수 (웃는)가요.
S# 9. 편의점(밤)
일각에 TV켜있는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삼각김밥 먹는 미영과 경수,
배가 고팠던 듯 아주 달게 맛있게 먹고 있다.
경수 (국물을 마시면서)인심 진짜 야박하데. 명색이 먹는 장산데 어떻게 자기들끼리만 밥먹으면서 먹어보란 말 한마딜 않냐?
미영 와서 먹으라 그러면 일하는거 허락하는 셈인데, 그러겠어요?
경수 (웃는)그건 그렇네.(하는데)
TV 화면 속에서 투몬사 지성일 회장 자수! 기사가 긴급뉴스로 방송된다.
검찰청사를 들어서는 지성일 회장, 수염도 더부룩한데다 오랜 도피생활로 많이 지쳐있다. 기자들 플래시 세례 받으면서도 묵묵부답인데 그런 모습을 배경으로
기자 투몬 게이트 사건의 핵심인물인 투몬사 대표 지성일씨가 오늘 새벽 검찰에 자수했습니다. 투몬빌리지 인허가 과정에서 정치인에게 뇌물을 건네고 투자자들의 분양대금을 계열사 자금으로 유용한 혐의로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던 지성일씨는 지난 20일, 부인 김경희씨가 긴급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자진해서 검찰에 출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수사내용에 따르면 지성일 회장은 부인 김경희씨가 고의로 사기를 저지르려고 투자자들을 모은게 아니며 모든 사건의 전말은 본인이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영 (컵라면 먹다가 화면보면서 멈칫 굳어버린다)......!
경수 (의아한듯 미영 시선 따라 TV를 돌아보는데)......!
S# 10. 까페
속속 모여들어 자리에 앉는 유경, 현진, 은미, 그리고 뒤이어 헉헉대며 들어와앉는
미영 어떻게 되는거니?(하는데)
유경 (현진에게)니 남편은 뭐래?
현진 (한숨)일단 뇌물죄로 한 3년정도 살거구... 사기죄 적용은 애매할 것 같대. 경희 걔가 개인적으로 뭘 챙긴 것도 없는 거 같구... 분양대금 일부를 계열사 지원에 쓴 게 문젠데... 그것도 원래는 금방 돌려받기로 된건데 뇌물사건 터지면서 와르르 무너진 거라니까 걔네도 정말 재수없는거지 뭐...
은미 (속상한)그나저나 걔네 재산 전부 날린 모양인데 피해보상 요구한다고 뭐가 나올까?
유경 (체념)지난번에 봤잖아... 세차장에서 거지꼴을 하고 있는데, 정말......!
미영 어쨌든 분양권은 우리가 갖고 있는거잖아!(하는데)
현진 어떻게든 건축비 모아서 상가만 지을 수 있으면 그 상가는 건지는 거긴 하지...
은미 (한숨)근데, 그게 어디 쉽냐구......
유경 지난번에 임시주총 갔다왔는데, 말두 마. 아주 난리도 아니었어!
현진 사업권을 어디다 팔게 되면야 너무 다행이지만, 기약이 없지.(한숨).
미영 (지친듯)하여튼, 기다리고 있다보면 뭐라도 건질 수 있는거 아닐까?
유경 아휴 몰라! 넌 상가투자만 했지, 우린 주식까지 샀잖니. 아주 그놈의 투몬사 생각만 하면 이가 갈린다!
은미 나는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어휴!(열불 가라앉히려는듯 물 마시고)
분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듯 체념들을 하는 분위기인데......!
S# 11. 옥탑마당(밤)
경수, 필보에게 핸드폰으로 찍어온 순심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안경을 위로 좀 젖히고 맨 눈으로 액정화면 들여다보는 필보......!
경수 (기대감에)어때요? 딱 할아버지 스타일이죠?
필보 (갸우뚱)이렇게 봐서야 알수가 있나!
경수 쭉쭉빵빵 시원시원한 마스크에, 카리스마 죽여주는 할머니라구요!
필보 (미심쩍은듯 의심으로)또 쓰잘데없이 쌍화차값만 버리는거 아냐?
경수 정 그러시면, 내일 가게 나와서 냉면먹는 척 하면서 살짝 보세요, 그 다음은 제가 알아서 진행을 할테니까.
필보 (다시 유심히 핸드폰 액정을 들여다보는데)......!
미영 (터덜터덜 들어오다 필보를 보고)안녕하세요?
필보 응, 어서와. 왜그렇게 지쳤나?(나가고)
미영 (힘이 쪽 빠진듯 평상에 앉는데)
경수 (걱정스럽게)어떻게 됐어요?
미영 (지친듯)......
경수 (안쓰러운듯)투몬빌리지라면 다시 살리는데 자금도 엄청나게 들어가고 이런저런 문제 만만찮을거예요.(하는데)
미영 (의외로 담담하다)더 생각하면 뭐하겠어요, 그냥...... (괴롭지만 애써)비싼 수업료 냈다 생각할래요, 세상 공부하는 수업료......(씁쓸한 미소...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경수 (많이 단단해졌구나 싶다, 그래도 안쓰러운데)......!
S# 12. 민석빌라 애들방(밤)
아직 애들가구 셋팅돼 있지 않고 그냥 바닥에 보통요와 이불깔린방.단비, 악몽이라도 꿨는지 칭얼칭얼 흐느껴 울고 있고
꽃비, 졸린 눈 비비면서 단비를 달래느라 애를 쓰는데
단비 우는 소리에 잠옷차림으로 놀라 들어와서 당황해하는
연정 왜그래, 단비?
꽃비 꿈꿨나봐요......
연정 (단비 쓰다듬으며)단비야, 왜그래?
단비 (엉엉 서럽게 끄윽끅 울기만 한다)흑흑 엉엉......
연정 (단비 끌어안으며 달래느라 애를 쓰는데)단비야, 괜찮아 단비......
단비 (엉엉 서럽게 몸부림치면서 울고)......
연정 (애를 먹는데)......
꽃비 (졸려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 같이 잔울음울며)담요 있어야돼요...
연정 (의아)담요?(하는데)
꽃비 애기담요요. 단비 애기때 덮던거... 무서운 꿈꾸면 그거 줘야돼요.
연정 (난감하다)어떡하지... 그거 할머니 집에 있지?
꽃비 (끄덕끄덕)......
단비 으아아앙!(더욱 서럽게 몸부림치며 울어대고)
연정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엉성하게 단비를 들쳐업으며 자장자장 노래불러주며 서성댄다)
단비 (그 등에서도 계속 엉엉 서럽게 울어대고)
꽃비 (지켜보면서 자기도 속상해서 잔울음 칭얼칭얼 울고)
연정 (허리는 아프고 단비는 계속 울어대고...... 난감하기만 한데)......!
S# 13. 민석빌라앞(아침)
S# 14. 민석빌라 안방
커튼 사이로 비쳐드는 햇살이 환하다.
지친 연정, 웅크리고 피곤한듯 쓰러져 자고있는데
E 전화벨소리......
아직도 잠이 덜깨서 더듬더듬 수화기를 들고 잠긴 목소리로
연정 (수화기)여보세요.
민석E 아직 자는거야?
연정 (놀라 일어나 시계보면 벌써 8시가 다 돼 간다, 당황)어머!(하고)형님은 좀 어떠세요?
민석E 안좋아. 아직 의식도 없구......
연정 (걱정에)어떡해요......(하는데)
민석E 여기 대충 수습해놓구 나갈게. 어머닌 아무래도 여기 계셔야될거 같아.
연정 (수화기)그래요, 잘 해드리고 오세요.(하는데)
민석E 애들은......?
연정 (수화기)걱정말아요, 잘 있어요.(수화기 내려놓고는 시계 다시 올려다보고 아주 급하게 나간다)
S# 15. 동 애들방
꽃비와 단비, 간밤의 소동으로 잠을 설쳐서 혼곤히 자고있는데
급히 들어와 아이들을 깨우는
연정 꽃비야, 단비야! 일어나. 학교 가야지. 단비, 유치원 가자!
꽃단비 (잠이 덜깨서 정신이 없다)으응.....
연정 (그런 꽃단비를 깨우면서 아주 마음이 바쁜데)......
꽃비 (일어나다가 요를 보며 울상)어어......?
연정 (놀라)왜그래?(하면)
꽃비 (난감한듯 단비를 본다)......!
단비 (오줌싼 바지 입고 시무룩해서 고개를 숙이고)......!
연정 (단비 젖은 바지와 젖은 이부자리를 보고 난감한데)......!
단비 으앙!(울음을 터트리고)......!
꽃비 (난감해서 연정 눈치를 보는데)
연정 (한숨...... 그러나 애써 누르며)괜찮아. 빨리 목욕탕 가서 씻어.
꽃비 (단비 데리고 나가고)
연정 (한숨... 난감한듯 단비가 저질러놓은 이부자리를 보다가 할수 없이
손끝으로 커버를 벗겨내는데)......!
S# 16. 민석빌라앞
출근차림으로 급하게 나오는 연정,
뒤에는 책가방과 유치원가방 멘 꽃단비, 손에 토스트 한조각씩 들고 쫄랑쫄랑 따라나온다.
연정 미안해, 내일은 밥해줄게.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
꽃단비 (우물우물 씹으면서 쫄랑쫄랑 뒤를 따르면)
연정 (전자키로 차 시동 걸면서)꽃비, 학교 끝나고 단비 유치원에 가있어. 이따 아줌마가 데리러갈게?
꽃비 네.(단비와 뒷좌석에 탄다)
연정 (급히 운전석에 올라 차를 출발시키고)
S# 17. 효정옥앞
미영과 경수, 빗자루 들고 열심히 주변 청소를 하고 있는데
문을 열던 순심, 그런 미영과 경수를 본다.
미영 (밝게)안녕하세요?
경수 (밝게)날씨 되게 좋죠, 할머니!(하는데)
순심 (싸늘하게 대꾸도 않고 들어가버린다)
경수 (무안하지만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청소)
미영 (씩씩하게 청소)
S# 18. 홈쇼핑복도
지각을 한 연정, 급하게 걸어오다가 임원과 마주친다.
꾸벅 인사를 하는 연정,
임원, 좀 못마땅한듯 인사받으며 가고......!
연정, 한숨쉬며 난감해 하는데
뒤에서 오던 고PD, 연정의 연한색 상의 뒤에 묻은 딸기잼을 보면서
고 옷 뒤에 그게 뭐야?
연정 (돌아보며)네?
고 (들여다보며)딸기잼이야 뭐야?
연정 (당황해서)어머!
S# 19. 동 여자화장실
겉옷 상의를 벗어서 닦아내면서 연정, 고단하고 난감한데......!
고 (옆에서 지켜보며 심란한듯)엄마노릇,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지?
연정 (쓴웃음)차차 익숙해지겠죠......
고 그래, 그렇게 생각해...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구!
연정 (쓴웃음, 얼룩을 열심히 닦아내는데)......!
S# 20. 효정옥홀
손님들 별로 없는 시간이라
미영과 경수, 마주앉아 숟가락에 종이포장 씌우기를 하고 있다.
순심과 희자는 보이지 않는데
들어와 일각의 자리에 앉는 동규, 쿨럭쿨럭 기침을 한다.
미영과 경수, 좀 놀라는데......
미영, 따뜻한 육수 따라주며
미영 (상냥하게)?뜻한 육수에요, 좀 드세요.
경수 (작은 소리로)어쩔려그래요?(걱정되는데)
동규 회냉면 하나 줘요.
미영 네.(주방으로 가서)회냉하나요.(하는데)
택기 (놀라 내다보며)아줌마, 저 할아버지 내보내!
미영 네?
택기 사장님 들어오시기 전에 빨리 내보내라구, 우리까지 불벼락 맞기 전에!(하는데)
희자 (일각의 방에서 잠깐 낮잠이라도 자다가 나온듯 기지개를 켜다가 동규를 보고는 질겁해서)아니, 저 영감 누가 들여보냈어?
미영 ...... 저기(하는데)
희자 (달려가 동규를 밖으로 내몰며)글쎄 영감님한텐 냉면 못판다니깐요. 사장님 오시기전에 빨랑 나가세요!
택기 (주방에서 나와서 강경하게 동조하면서)나가세요! 한두번도 아니고 자꾸 왜그러세요 아시면서!
희자 (막무가내로 떠밀며)노망이 나셨나원......
경수 (좀 너무한다 싶어서)넘어지겠어요 좀 살살하세요.(하는데도)
택기 나가세요!(동규를 등떠밀어 문 밖으로 화끈하게 쫓아내버린다)
미영 (맘이 안좋다)그냥 냉면 한그릇 드시겠다는 거잖아요?
택기 (미영과 경수를 돌아보며)주제넘게 어디다가!!!(주방으로 들어가고)
희자 (못마땅한듯 미영을 노려보며)츳, 별꼴이야!(방으로 들어가 문 쾅 닫아버린다)
미영 (난감하다)......!
경수 (너무한다 싶은데)......!
S# 21. 효정옥 근처 벤치
동규, 늘 들고다니는 낡은 가방을 옆에 놓고 해바라기하고 있는데
쿨럭쿨럭 기침소리 여전하다.
쌍화탕 한병을 들고와서 걱정스럽게 건내주며
미영 감기 드셨나봐요, 이거 드세요.
동규 고마우이.(미소, 쌍화탕을 마시는데)
미영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은 만원짜리 한장을 꺼내 동규 손에 쥐어주며)할아버지, 이걸로 어디 가서 따뜻한 설렁탕이라도 드세요.(하는데)
동규 (피식 웃더니 만원을 돌려주며)나 돈 있어.
미영 (안타까운듯)그러지마시구요, 여기 말구 다른데가서 식사하세요.(하는데)
동규 (낡은 잠바 주머니속에서 낡은 지갑꺼내 펼쳐보이며)돈 있대두.(하는데, 지갑 속에 만원짜리 두장과, 양순심여사의 20대때의 낡은 흑백사진이 보인다)
미영 (흠칫 놀라 느낌으로 그 사진을 보는데)......!
동규 (지갑 주머니에 넣고 낡은 가방들고 일어나 터덜터덜 가버린다)
미영 (그 뒷모습을 좀 안쓰럽게 보다가 효정옥으로 들어가는데)
S# 22. 효정옥홀
미영, 들어서는데
순심, 카운터에서 냉랭하게 장부계산 맞추고 있다.
희자, 택기가 내주는 냉면그릇을 부지런히 서빙하고 있다.
경수가 거들려고 해도 희자, 냉랭하게 저리비키라 구박하는 바람에
경수, 머쓱해하면서 미영을 보는데......
냉랭한 순심에게 다가가서 애써 미소짓는
미영 저기, 저희 뭐할까요?
경수 홀 청소도 다 했구 설거지도 했거든요?
순심 (냉랭하게 장부정리 하면서 희자에게)양파 들어왔어?
희자 네, 아주 실한걸로 두망 들여놨어요.
순심 됐어!(하는데)
미영 (굴하지 않고 웃는)그럼 화장실 청소 할까요?(경수에게)가요!
경수 (안내키지만 할 수 없이)네.(미영따라 나간다)
S# 23. 동 화장실
미영과 경수,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다.
경수 (투덜투덜)아줌만 혹시 전생에 청소부 아니였을까?
미영 (퉁명)무슨 소리예요?
경수 (투덜투덜)오나가나 청소잖아요. 찜질방, 호텔, 여기 냉면집까지...... 종목이 바뀌어도 어떻게 초지일관 청소냐구요?
미영 하기 싫음 저리 가요!(하는데)
경수 누가 싫댔어요?(투덜투덜 거든다)
S# 24. 단비유치원 놀이터
단비, 무릎에서 피가 나고 엉엉 울고 있다.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속이 상하는
꽃비 거봐, 내가 조심하랬잖아! 호오호오...(입으로 불어주지만)
단비 (서럽게 엉엉 울고)
꽃비 (어쩔 줄 몰라하는데)
연정 (일각에 차를 세우고 급히 뛰어나와 단비 안아 일으키며)단비 왜그래? (무릎 보면서)어쩌다 이랬어?
단비 (서럽게)흑흑
꽃비 (속상한)미끄럼타다 넘어졌어요.
연정 괜찮아, 뚝! 가서 아줌마가 약 발라줄게.(단비를 업고 일어서고)
꽃비 (단비 유치원가방이랑 자기 가방 들고 쫄랑쫄랑 따라가고)
S# 25. 홈쇼핑스튜디오 앞 복도
연정, 급하게 뛰어오고 있는데
다급한 표정으로 스튜디오를 나오던
FD (어디 있었냐는듯)빨리 오세요!
연정 (당황해서 뛰다시피 따라 들어간다)
S# 26. 동 스튜디오
연정, 급하게 들어서면
쥬얼리특집 방송준비가 완벽하게 셋팅돼있다.
급하게 무대로 오르는 연정,
떨리는 손, 헉헉대는 숨결로 물을 마시며 상품들을 급히 검토하는데
고PD (와서 걱정스럽게)어딜갔다 온거야?
연정 (힘든 미소)애들때문에요. 집에까지 데려다줘야죠.
고 (한숨)큰일이다...... 애보는 아줌말 구하든가 해야지.
연정 알아보는 중이예요.
고 (손목시계 보면서)준비됐지?
연정 네.(힘든 한숨 몰아쉬고는 심호흡)......!(카메라가 자신을 향하자 밝게 웃으며)깊어가는 10월, 여러분을 환상적인 쥬얼리의 세계로 인도할 황연정입니다!
S# 27. 효정옥 주방
택기, 면발을 뽑고 있는데
희자 (옆에서 거들면서, 힐끗 홀쪽을 돌아보며)저 찐드기들이 그냥저냥 들러붙을 모양인데?
택기 사장님이 무슨 생각 있으시겠죠.
희자 (걱정에)죽쒀서 개주는건 아니겠죠?
택기 (결연한)당연하죠!
S# 28. 효정옥 홀
순심, 장부를 계산하고 있고
홀에 손님 두어테이블 앉아 식사하고 있다.
미영, 물컵들을 정리하고 있고
경수, 빈 육수주전자에 육수를 보충하고 있는데,
필보, 흠흠 헛기침을 하면서 들어선다.
미영 어머!(하는데)
경수 (미영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르며)어서오세요.(필보에게 윙크 찡끗)
순심 어서오세요.(하는순간)
필보 (순심에게 시선 딱 꽂힌다)!!!
경수 (얼른 필보를 안내하며)어서오세요 손님, 여기로 앉으세요.
필보 (앉으면서도 순심쪽을 연신 느낌으로 돌아보는데)......!
경수 (낮게)어때요, 제가 말했던 딱 그스타일 맞죠?
필보 흠흠!(필생의 상대를 만난 전율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짜르르 오는 중인데)......!
미영 (물컵 놔주며)냉면 드려요?
필보 (물 홀짝홀짝 마시면서 연신 순심쪽 돌아보면서)그래, 물냉으로 줘봐.(하는데)
미영 (퍼뜩 생각난듯 주머니에서 육천원꺼내 필보 주머니에 넣어주며)할아버지, 냉면 하나 추가로 포장해달라 그러세요. 제가 쓸데가 있어서 그래요.
경수 (작게)뭐하게요?(하는데)
미영 몰라도 돼요.
필보 (순심 들으라는듯 큰 소리로)여기 물냉하나(미영보면)......?
미영 (입모양으로)회냉...
필보 회냉은 포장해줘요.(순심을 유심히 느낌으로 보면서 아주 흡족한듯 뜨거운 육수 마시다가 입을 데고)앗 뜨거!
순심 (필보를 돌아보면)......?
필보 (순심 보면서 배시시)......!
미영 (웃음이 나는데)......!
경수 (전표에 표시하면서)홀에 물하나. 회하나는 포장이요.
택기 (주방에서 뭔가 수상하다는듯 내다보고)......!
희자 (갸우뚱, 택기에게)냄새가 좀 나죠?
택기 그러게나 말이예요.....
S# 29. 민석빌라거실
간단한 여행가방 든 지친 민석, 들어선다.
꽃비와 단비, 민석에게 매달리고
꽃단비를 안아주고 볼을 비비는 민석, 아주 피곤해보이는데
옆에서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연정 어떠세요 아주버님은?
민석 (깊은 슬픔)안좋아......
단비 (걱정)큰아버지 많이 아파?
민석 ......응!
꽃비 (걱정에)어떡해!(하는데)
연정 (민석에게)빨리 샤워하고 좀 쉬어요. 많이 피곤해보여.
민석 그래.(연정 어깨를 한번 잡아주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연정 (따라 들어가고)
S# 30. 동 안방
민석, 옷도 안 갈아입고 침대에 걸터앉아 두 손으로 얼굴 감싼채
아주 맘이 괴로운듯......!
깊은 한숨 쉬는 민석, 눈물이 글썽글썽 촉촉한데......
연정, 그런 민석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
연정 (마음이 아파서)어떡해요......(하는데)
민석 (연정에게 미안한듯)애들... 이제부터 우리가 데리고 있어야 될거야.(하는데)
연정 당연하죠!
민석 (고맙고도 미안한)힘들어서 어떡하니?(하는데)
연정 그런 소리 말아요, 이제 우리 가족이잖아요.
민석 (감동의)연정아......!
연정 (민석 머리를 끌어안고 쓰다듬으며 진심으로 위로한다)다 잘될거예요......!
민석 (연정 허리 끌어안고 머리를 묻는다, 고맙고 위안이 되는데)......!
S# 31. 효정옥근처 벤치
동규, 벤치에 앉아 시집읽고 있는데
효정옥쇼핑백을 감추듯 들고 사방 살피며 조심스럽게 와서 옆에앉는
미영 (헉헉)할아버지 이거요!(쇼핑백 건내준다)
동규 (놀라 미영을 보는데)......?
미영 (헉헉)냉면이예요 회냉면!
동규 (쇼핑백 받으며 몹시 감회어린 표정)......!
미영 (걱정에)여기서 드실거예요? 날이 쌀쌀한데......(하는데)
동규 (미소)내 방이 이 근처야. 집에 가서 먹지뭐.
미영 (미소)그럼 되겠네요. 육수 넉넉히 넣었어요. 식기전에 어서 가서 드세요.(하는데)
동규 (주머니에서 6천원 꺼내주며)여기!(하는데)
미영 (놀라 손사래치면서)어머 아니예요, 할아버지!
동규 냉면값은 받아야지!(하는데)
미영 (극구 사양하면서)제가 그냥 한그릇 대접하고 싶어서요, 그래서요.
동규 (그런 미영을 지긋이 보더니 관상보는 사람처럼)복받을거야 새댁!
미영 (쑥쓰러워서)저 새댁 아니예요!(하는데)
동규 (뭔가 의미심장한 미소로)세상일은, 모르는거라네......(냉면쇼핑백 들고 일어서며)고맙게 잘 먹을게.
미영 (따라 일어서며)들어가세요 어르신.
동구 (미소로 선하게 돌아보고......! 터벅터벅 간다)
미영 (그 모습 좀 보다가 얼른 효정옥 쪽으로 뛰어가고)
S# 32. 효정옥 앞
미영, 종종걸음으로 오는데
주차관리하고 있던 경수, 동규 간쪽을 돌아다보면서 걱정스럽게
경수 주인 할머니 알면 어쩔려그래요? 단박에 쫓겨날텐데......
미영 다른건 몰라도 먹는거 갖구 사람 서럽게 하면 안돼요.(안으로 들어간다)
경수 (좀 걱정스럽게 보다가, 다른 차 들어오니까 얼른)어서오세요!
S# 33. 낡은아파트전경(밤)
S# 34. 옥탑마당(밤)
평상 위에서 미영, 필보, 경수가 김치전을 맛있게 먹고 있다.
필보 (감탄)음식 솜씨가 보통이 넘는단말야! 이거 김치 한가지만 먹어봐도 알거든!
미영 (웃는)많이 드세요.
경수 (맛있게 먹으며)할아버지, 오늘부터 백만불 프로젝트를 시작하는거예요!
필보 (어리둥절)엥?
미영 (어리둥절)백만불, 프로젝트요?(하는데)
경수 아줌마랑 그집에서 죽어라 빌붙어서 어떻게든 할머니 눈에 들어 갖구 지점 영업권을 따내는거예요! 그리구 할아버진 사장할머니랑 빰빠라밤! 새인생 시작하구요!
필보 (몸이 달은)언제 정식으로 소개시켜 줄건데?
경수 빨리 먹는 밥이 체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천천히, 스텝바이 스텝! 아셨죠?
미영 근데요, 맨날 오는 그 할아버지 있잖아요, 아무래도 우리 사장님이랑 무슨 사연 있는거 같던데......
필보 (이건 또 무슨소린가 싶어서 긴장)다른 영감이 또 있단 말야?(하면)
경수 애이, 골키퍼 있다구 골 안들어가나요? 사랑은 어디까지나 쟁취하는 자의 몫이라구요!
필보 으음!(결의를 다지는데)
경수 아줌마랑 난 직장과 미래를 획득하고, 할아버진 이상형 찾고... 이거야 말로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는 알짜배기 프로젝트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다같이 (손을 내밀며)화이팅 한번 해요!
필보 (결연하게 경수 손에 손을 얹고)
미영 (얼떨결에 필보 손에 손을 얹으면)
경수 (손등 털면서)화이팅!
미영 (동시에)화이팅!
필보 (동시에, 결연하게)화이팅!
S# 35. 효정옥앞(아침)
미영과 경수, 오늘도 효정옥 앞을 깨끗이 청소하고 있는데
경찰관, 동규의 낡은 가방들고 효정옥 올려다보더니 안으로 들어간다.
미영과 경수, 의아한데......?
S# 36. 효정옥 안
카운터앞의 순심, 경찰의 출연에 의아하고
희자와 택기, 무슨 일인가 싶어 보는데
미영과 경수도 들어와서 보고......
경찰 양순심씨 되시죠?
순심 그런데요?(하는데)
경찰 김동규씨가 오늘 새벽에 사망하셨습니다.
순심 (얼어붙는데)......!
경찰 가방속에서 양순심씨 앞으로 남긴 편지랑 여기 냉면집 쇼핑백이 발견됐습니다.
미영 (움찔)......!
경수 (긴장하는데)......!
순심 (돌아보며 버럭)누구얏!
모두 (찔끔)......!
순심 누가 그 영감한테 냉면 줬엇!!!
희자 (놀라)전 아니예요!
택기 저도 아닙니다!
미영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데)......!
순심 (노기등등해서 버럭)누가 그 영감탱이한테 내 음식 퍼준거얏!(하는데)
미영 (벌벌 떨다가 체념한듯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제가...... 드렸어요!
희자,택기 (놀라서 미영을 돌아보면)......!
순심 (잡아먹을듯 분노로 부들부들떨며 미영을 노려보는데)......!
경수 (거봐요 하는 눈으로 걱정스럽게 미영을 본다)......!
경찰 여기 유품입니다.(낡은 가방을 건낸다)
순심 (멍하게 받아드는데)......!
경찰 같이 가서 시신을 좀 확인해주셔야 되는데......
순심 (아주 냉정하게)난 안갑니다!
경찰 그래도.....(하는데)
순심 안갑니다. 마음대로 하세요!(미영을 아주 싸늘하게 노려보고는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미영 (움찔)......!
경찰 (난감한듯)......!
택기 (경찰에게)우리 사장님, 한번 안한다 하시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하시는 분입니다.
경찰 (어쩔 수 없는듯)그럼 그냥 행려병자로 화장처리됩니다.(나간다)
택기 (난감한듯)......!
희자 (아니꼽다는듯 미영보면서)나설때 안나설때 분간을 못허구......(양념그릇 챙기던 일을 마저하고)
경수 (난감한듯 미영을 본다)......!
미영 (하얗게 질려서 난감한데)......!
S# 37. 민석회사
민석, 회의테이블에 심각하게 앉아있는데
커피를 놔주며 마주앉는
재원 (큰 걱정에)경석이형 어떡하냐...... 병원비도 장난 아니게 든다면서. 게다가 형수 혼자 수퍼마켓 운영하는 것도 문제구...(하는데)
민석 (한숨)내가 앞으로 두 몫을 뛰어야지.
재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있다그랬어. 부도위기까지 갔다가 이만큼 일어선 우리 아니냐. 요새 하는일마다 잘 풀리니까 경석이 형도 곧 깨어날거야, 너무 의기소침해 하지 마.
민석 내가 곰곰 생각을 해봤는데, 지금까지 우리 히트시킨 상품들 보면, 아무리 어렵다 어렵다 해도 쓸때는 쓰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어.
재원 그거야 그렇지.
민석 이런 소비자들은 자기들한테 꼭 필요한 상품이나 문화는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소비한다구.
재원 그렇지...(유심히 듣는데)......!
민석 이런 마켓 니드를 반영해서 고급 웰빙센터를 지어보면 어떨까?
재원 웰빙센터?
민석 1층에는 광천수랑 녹즙, 생과일 쥬스 같은걸 파는 웰빙까페 만들고
2층부터 4층까진 해양심층수 화장품, 허브차, 천연바디케어제품, 친환경필수품같은걸 판매하는거야. 웰빙을 넘어서 로하스족까지 겨냥하자는거지.
재원 으음......(깊이 생각하는)
민석 스카이라운지엔 웰빙스파나 마사지센터 같은걸 만들어서 도시 전경 내려다보면서 휴식까지 즐기는 원스톱 웰빙센타 말야!
재원 괜찮은 아이템이긴 한데, 지금 우리 자금력으로 역부족이야.
민석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어. 이온정수기 대박난 수익금에다가 집담보 대출받고, 사업계획서 넣고 여기저기 뚫어보면 길이 보일거 같애.
재원 으음!(긍정의)
민석 (의욕으로)......!
S# 38. 효정옥홀
하얗게 질려 주눅이 든 미영, 앞치마 벗고 손가방 든채,
경수와 함께 어정쩡 일각 의자에 앉아있고
희자, 고소하다는듯 입 삐죽거리면서 테이블을 닦고 있다.
S# 39. 동 룸
순심, 싸늘하지만 창백하게 질린 표정으로 정좌하고 앉았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렇게 떨리는 손으로 마침내 일각 테이블에 올려놨던 동규의 가방을 열면 낡은 지갑과 편지, 그리고 낡은 시집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순심, 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열면, 젊은 시절의 순심사진 보인다!
순심, 사진을 보면서 울컥 치받쳐올라오는 감정,
간신히 추스리고 편지를 펼쳐 읽어 내려가는데,
30년 회한과 원망이 더깨더깨 쌓인 그 얼굴 위로
동규E 자네 손으로 만든 음식, 근 30년 만에 처음 맛을 보네. 그래서 오늘은 아주 기분이 좋아.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돌면서 내 인생 내 맘대로 살아온 세월...... 문득문득 자다가도 자네 생각 떠올리면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이네. 나이가 드니까 마음도 약해지는지 자네 손으로 만든 냉면 한그 릇 먹고 가는게 내 마지막 소원이라네. 부디 다음 세상에서 만날 때는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 백년해로 하세나.
순심, 편지를 내려놓으며 짐승처럼 가슴 속 저 밑바닥에서 30년 넘게
담아놨던 짐승같은 울음을 터져나오려는걸 이악물고 안으로 안으로 삭여내는데......!
S# 40. 동 홀
미영과 경수, 엉거주춤 순심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희자는 일각에서 숟가락 정리하고 있다.
택기도 양파 다듬으며 마음이 심란한듯한데
순심 (표정 읽을 수 없는 싸늘한 얼굴로 나온다)
미영 (손가방 움켜쥔채 고개도 못들고)......!
경수 (난감한데)......!
미영 (쭈뼛쭈뼛 일어나 목례 하며)주제넘는 짓을 했습니다, 그동안 실례가 많았습니다.(풀이 팍 죽어서 돌아선다)
경수 (따라서 심란한듯 목례하고 돌아서는데)......
순심 (싸늘하게)바닥청소 안하구 어딜가!
미영 (어정쩡 멈칫)......!
경수 (따라서 멈칫)......!
희자 (의아)......?
택기 (순심을 살피는데)......!
순심 (싸늘하게 쏘아붙이듯)손님들 들이닥칠 시간 됐어! 홀 바닥이랑 방들 깨끗하게 걸레질해놔!(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미영 (어리둥절 경수를 보다가... 느낌으로 표정 환해진다)......!
경수 (기분이 좋아서 씨익 웃는데)......!
희자,택기 (어리둥절한데)......!
미영 (얼른 대걸레를 경수에게 떠밀고 자기는 방걸레 집어들고 방으로 들어가 닦기 시작한다)
경수 (신바람나서 대걸레 청소 시작하고)
희자,택기 (긴장되는듯)......!
S# 41. 민석빌라거실
단비, 거실에서 강아지 데리고 놀고있다.
꽃비, 테이블에 숙제거리 펼쳐놓고 숙제를 하고 있는데
심심해서 몸부림을 치며 오락가락하는
단비 누나 심심해!
꽃비 가만히 좀 있어봐. 숙제 끝나고 놀아줄게.
단비 누나, 우리 엄마한테 전화해볼까?
꽃비 ......!
단비 집에 아무도 없잖아. 전화해보자, 응?
꽃비 그래!
단비 (좋아서 쪼르르 옆에 앉는다)
꽃비 (수화기 집어들고 조심스럽게 번호를 누르는데)
S# 42. 효정옥
일각 구석에서 반갑게 핸드폰을 받고 있는 미영과
반화면의 꽃비, 단비
미영 (느낌으로)꽃비야......!
꽃비 엄마, 잘 지내?
미영 (울컥)그럼, 엄마 잘 지내고 있어.
꽃비 룸메이드 하는거야?(하는데)
미영 (손가락으로 눈물 살짝 닦으며)아니... 엄마 직장 옮겼어.
꽃비 (놀라서)어딘데?
미영 (애써 밝게)냉면집이야. 효정옥이라고 아주아주 맛있는 집이야.
꽃비 (얼른 메모를 한다)
미영 근데 니들 어디서 전화하는거야? 이 번호 할머니네 집 아니잖아?
단비 (옆에서)아빠집이야!
미영 (느낌의)아빠...집?(하는데)
희자 (바쁘게 부르는)아줌마 뭐해, 바뻐 죽겠는데?
미영 (놀라서 얼른)전화 끊어야돼. 나중에 다시 걸어? 사랑해!
꽃비 사랑해 엄마!(아웃된다)
미영 (급히 홀로 나가고)
S# 43. 민석빌라거실
수화기 내려놓는 꽃비 옆에서 궁금한듯 조잘대는
단비 냉면집이래?
꽃비 응.
단비 거기서 뭐하는건데? 냉면 만들어?
꽃비 (좀 심란한듯)몰라.......(하는데)
단비 누나, 우리 엄마네 냉면집 가보자!
꽃비 안돼! 엄마가 우리끼리 찾아오지 말랬잖아.
단비 (실망)치이.....(눈물 글썽)엄마 보고싶단 말야......(울먹울먹)
꽃비 (마음이 아프다)......!
단비 가자, 누나. 가자!(칭얼칭얼 조른다)
꽃비 가게 이름밖에 모른단말야.(하는데)
단비 114에 물어보면 되잖아. 전화번호 물어서 택시타고 가자. (얼른 투명돼지 저금통 갖고 나와 내밀며 조른다)응?
꽃비 (망설이는데)......!
S# 44. 효정옥앞
경수, 손님들 타고온 차를 발레파킹 시키고 막 차에서 내리는데
일각에 택시 멈춰서고 꽃비와 단비가 내린다.
경수 (놀라)어, 꽃비 단비!
꽃단비 (놀라서)어, 또또삼촌이다!
경수 (꽃단비를 반갑게 껴안으며)와 이녀석들, 니들 어떻게 알구 왔어?
꽃단비 엄마 여기서 일해요, 또또삼촌이랑?
경수 (씨익 웃으며)응!
단비 엄마 어딨어요?
경수 들어가보자.(꽃단비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간다)
S# 45. 효정옥 보조주방 설거지대
미영, 앞치마입고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를 하고 있다.
허리가 아픈듯 가끔 허리 두드려가며 비누거품 잔뜩 묻히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경수에게 이끌려 들어서는 꽃비와 단비.
미영, 꽃단비가 온줄도 모르고 열심히 힘들게 설거지를 하고 있다.
꽃비는 고생하는 엄마를 보면서 그만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단비 (천진난만)엄마!
미영 (놀라 돌아보면)......!
꽃비 (눈물 글썽한채로 고생하는 미영을 보고 있다)......!
단비 (철없이 달려와 미영 허리를 안고)엄마!
미영 (울컥하는 마음)......!
경수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느낌, 얼른)여기 설거지 내가 마저 할테니까 애들이랑 방에 들어가서 얘기해요.
미영 (꽃비와 단비를 느낌으로 끌어안는데)......!
경수 어서요!
미영 (꽃비와 단비를 데리고 나가고)
경수 (그런 미영을 느낌으로 돌아보고, 씩씩하게 설거지를 시작한다)......!
S# 46. 효정옥 방
미영, 꽃비와 단비를 꼭 끌어안고 앉아있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히느라 차마 입을 열지 못하는데......!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힌 미영, 꽃비단비를 떼어내서 얼굴 들여다보며
미영 (애써 밝게 웃으며)어떻게 여기 찾았어?
단비 (자랑스럽게)114에 전화번호 물어서, 일루 전화했어.
꽃비 어떤 할머니가 받아서 위치 알려줬어. 그래서 택시타고 왔어.
미영 (아프게 웃으며 대견한듯 쓰다듬으며)니들 뭐 먹을래? 물냉면 줄까?
꽃비 (얼른)배안고파 엄마!(하는데)
단비 (천진난만하게)나 불고기 먹을래!(하는데)
꽃비 (단비 다리를 꼬집으며 눈치를 준다)......!
단비 아얏, 왜 꼬집어!!!(씩씩대며 꽃비를 흘겨보는데)
꽃비 아휴......(철모르는 단비때문에 속이 상하고)
미영 (그런 꽃비를 보며 마음이 아프다... 잠긴 목소리로)꽃비, 먹구 싶은거 먹어도 돼!
꽃비 (슬프고 걱정스런 눈동자로 미영을 보는데)......!
미영 (울컥 마음이 아픈)엄마 돈 없을까봐 그래?
꽃비 (고개 약간 숙이고)......!
미영 (얼른 주머니속에서 지갑꺼내서 보여주는데 만원짜리 네장 들어있다)이거봐, 엄마 돈 있어! 그러니까 너흰 그런 걱정 안해도돼. 알았지?
꽃비 (조금 안심이 되는듯 끄덕끄덕)......!
미영 엄마 취직했잖아, 여기서 일배우는거야. 엄마 너무너무 편하게 잘 지내고 있어.(꽃비를 보면서 애써 밝게 웃어주는데)......!
S# 47. 동 방앞
순심, 방안에서 들리는 미영과 꽃비, 단비 대화를 고스란히 듣고있다.생각많은 표정인데......!
S# 48. 홈쇼핑 사무실
연정, 핸드폰 들고 있는데
E 신호음......
연정, 의아한듯 다시 핸드폰을 건다.
연정 (핸드폰)여보세요!
S# 49. 민석회사
민석, 핸드폰 통화중이다.
민석 (핸드폰)뭐? 애들이 전활 안받어?
연정 (반화면, 걱정스런 얼굴로)계속 해봐도 안받아요.
민석 알았어. 내가 지금 가볼게.
연정 나도 지금 출발할게요.
민석 그래.(핸드폰 끊는데)
재원 (걱정스러운듯)애들이 집에 없어?
민석 (양복상의 걸쳐입으며)그런가봐.
재원 빨리 아줌말 구해야지원......
민석 나좀 나갔다 올게.(급히 나간다)
재원 그래, 빨리 가봐.(걱정스러운듯)
S# 50. 효정옥 방
꽃비와 단비, 불고기와 물냉면을 아주 맛나게 먹고 있다.
미영, 불고기 집어주고 면발을 잘라주면서
아이들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있다.
꽃비와 단비, 제비새끼들처럼 맛있게 잘도 먹는다.
미영, 아이들을 애잔한 느낌으로 보면서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S# 51. 민석빌라거실
민석, 급하게 들어와서 이방저방 둘러보며 꽃비단비를 찾는데
급하게 들어오는
연정 없어요?
민석 (난감)응.
연정 (아주 걱정되는)어떻게 된거죠?
민석 (한숨)....... 애들 친구 전화번호 같은거 없지?
연정 (난감)없어요.
민석 (난감한데).......!
연정 근처 놀이터랑 가게 같은데 찾아봐요!
민석 그래, 그러자!(연정과 함께 급히 나가고)
S# 52. 민석빌라 인근
민석과 연정, 꽃비와 단비 이름을 번갈아 부르면서 아이들을 찾아 헤매고 있는 중이다.
S# 53. 민석빌라앞
미영, 꽃비와 단비 손을 잡고 온다.
단비 (빌라 가리키며)저 집이야 엄마, 집 디게 좋지?
꽃비 (얼른 단비를 쿡 찌르면)......!
단비 (그제서야 찔끔)......!
미영 (애써 밝게 웃으며)괜찮아. 엄마도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더 이쁜 집 사면 돼.
단비 진짜?
미영 (아픈 미소로 끄덕끄덕)......!
꽃비 엄마......!(애잔하게 미영을 보는데)
미영 (꽃단비 안고 토닥여주면서)아빠 말씀 잘 듣고 밥도 잘 먹고 숙제도 잘 해가고.... 알지?
꽃단비 (끄덕끄덕)......!
미영 (단비에게)엄마 없을땐 누가 엄마 대신이랬지?
단비 누나요......
미영 그래, 우리 단비 누나 말 잘 들어야돼?
단비 (끄덕끄덕)
미영 들어가.
꽃단비 (아쉬운듯 미영을 돌아보고 마당으로 들어선다)
미영 (그 모습을 아프게 보다가...... 돌아서 걸어가는데)
민석E 니들 어디갔었어, 아빠 깜짝 놀랬잖아!
미영 (그 소리에 놀라 돌아보면 민석빌라 마당에서 헐레벌떡 달려온 민석과 연정이 꽃비와 단비를 안아들고 뭐라뭐라 나무라면서 집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보인다. 미영, 자기도 모르게 나무 뒤로 몸숨기고 그 모습을 아프게 보고있는데)......!
S# 54. 지하철 계단
미영, 커다란 비닐봉투(돼지등뼈든) 들고 생각에 잠겨 올라오는데
계단참에 봉두난발의 정신이 좀 나간듯한 여자걸인이 갓난쟁이안은채
조그만 바구니 앞에 놓고 앉아 넋을 놓고 있다.
미영, 올라가다 그 걸인을 보고 돌아가서 지갑을 열어 돈을 꺼내준다.
다시 올라가다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지 도로 돌아가
지갑속에 든 잔돈까지 탈탈 털어서 바구니에 놔주고 가던길을 가는데
외출했다가 돌아오는듯 뒤에서 올라오던
순심 (그 모습에 한심하다는듯)쯧쯧쯧... 저렇게 순해빠져갖고는......!(못마땅하다는듯, 그러나 연민섞인 시선으로 미영의 뒷모습을 보는데)......!
S# 55. 효정옥홀
미영, 열심히 손님이 먹고 난 자리를 치우고 있고
경수와 희자, 빈그릇들 나르느라 분주하다.
택기 일각 테이블에서 파를 다듬고 있는데
순심 (들어와 카운터에 앉아 전표 검토하며)손님 많았어?(하면)
희자 (얼른 달려가)단체 손님 들어서 불고기랑 수육이 많이 나갔어요.
순심 (전표 살피면서, 미영과 경수에게 퉁명스럽게)한달동안 일하는거 지켜보다가, 됐다싶으면 그땐 정식으로 채용할거야!
미영 (느낌으로 놀라 돌아보는데)......!
경수 (기쁜)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희자 (택기를 보는데)......!
택기 (뭔가 기분이 찜찜한듯)......!
미영 (기쁜)저기요, 오늘 저녁식사는 제가 대접하면 안될까요?
모두 (미영을 돌아보는데)......?
미영 (쑥쓰러운듯)같이 일하게된 기념으로 제가 만들어볼게요. (일각에 뒀던 돼지등뼈 담긴 봉투 들어보이며)장도 봐왔거든요. 주방만 잠깐 빌려주시면 제가 대접할게요.(하는데)
택기 (주방이라는 말에 바짝 긴장하고)......!
희자 (깜짝 놀라는데).....!
순심 (의외로 시원시원하게)그러든가!(하던일 계속한다)
미영 (밝게)감사합니다!
경수 (미영에게)뭘 만들건데요?
미영 (미소)있다가 보면 알아요.
S# 56. 효정옥 일각 구석
택기, 심각한 표정으로 나와있고
희자, 순심 눈치 살피며 와서 열이 올라서
희자 이럴 수가 있어요?
택기 (심각한듯 한숨)......!
희자 (분개)실장님도 면발뽑는거 배우는데만 5년이 걸렸는데, 온지 며칠도 안된 신참한테 덜컥 주방을 쓰라니, 그게 말이 돼요? 나도 아직 주방에 맘대로 못 들어가는데!
택기 (뭔가 깊게 고민하는듯)......!
희자 (약오른)이대로 가만 있을거예요?(하는데)
택기 그럼 어떡해요, 우선 지켜봐야지!(속이 상하는데)
경수 (야채자루 들고 오다가 일각에서 그 소리를 듣는데)......!
S# 57. 보조주방
미영,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돼지등뼈 삶는 솥을 들여다보고 뚜껑덮는데
호들갑스럽게 와서 들여다보며
경수 아줌마!(하는데)
미영 (감자바구니 떠안기며)감자껍질좀 벗겨요.
경수 (신바람나서 감자껍질을 벗기면서)아줌마, 이건 완전히 희망의 신호탄이야!
미영 (어리둥절)무슨 소리예요?(하는데)
경수 이렇게 주방 맘대로 쓰게하는거, 엄청난 거래요!
미영 (어리둥절)그게 무슨 말이예요?(하는데)
경수 방장아저씨도 면발삶는 것만 5년을 배운거래요. 아직도 양념이랑 육수는 새벽에 사장님 혼자서 만들구요. 희자아줌마도 아직까지 주방맘대로 쓰는거 생각도 할 수 없다잖아요.
미영 (놀라서)어머......!(하는데)
경수 (한주먹 불끈 쥐며)동물적인 감각이 팍팍 오거든요, 이게 바로 기회예요! 아줌마, 있는 실력 없는 실력 다 발휘해서 기막히게 한번 만들어봐요, 알았죠?
미영 (결의에 차서 돼지등뼈 삶는 솥에 양념을 털어낸 잘 익은 배추김치를 숭숭 썰어서 집어넣고 신중하게 간을 보는데)......!
S# 58. 민석빌라 주방
연정, 앞치마 두르고 열심히 부대찌개를 끓이고 있다.
간을 보는데 맛이 엉망진창인듯 찡그리며 당황스럽다.
연정 (요리책보며)써있는대로 했는데 왜이러지?(난감한데)
민석 (와서 들여다보며)왜?
연정 (울상)찌개맛이 이상해요.
민석 그래?(간을 보더니 난감)
연정 어떡하죠?(하는데)
민석 (너털웃음)할 수 없지뭐. 그냥 난 라면끓여줘. 찬밥은 있지?
연정 (기죽어서)네.(하는데)
민석 (토닥여주며)괜찮다니까?(하는데)
꽃단비 (쪼르르 와서 들여다보며)우린 피자 시켜먹을래!
민석 (돌아보며)어, 그래!
연정 (속이 상하는데)
S# 59. 동 거실
꽃비와 단비, 맛있게 피자를 먹고 있다.
아주 맛있는듯 피자 먹고, 콜라도 한잔 신나게 쭈욱 마시는데
주방에서 나와 안방으로 들어가던
연정 (꽃단비를 보면서 맘이 안좋아서 작게)콜라 먹으면 이빨 썩는데......
꽃비 (얼른)이빨만 잘 닦으면 괜찮아요!
단비 (덩달아서)괜찮아요!
연정 (심란한듯 한숨 쉬고 안방으로 들어가면)
단비 (꽃비 보면서 키득키득)누나, 이혼하니까 좋은것도 있다. 엄마는 이런거 잘 안시켜줬잖아!
꽃비 (피자 먹다가 한심한듯 단비 보며 한숨 폭 쉬면서)어휴... 언제 철들래......!
S# 60. 효정옥 홀(밤)
영업이 끝나 텅 빈 홀안.
미영이 테이블 위에 아주 푸짐한 김치감자탕을 내려놓고 있다.(부감)
(*소품팀 이 부분에 각별히 신경써주세요! 5부에 나왔던 그런 모양새로는 절대 안됩니다! 이 김치감자탕이 미영의 성공의 열쇠가 되는 만큼 보기에도 푸짐하게 살집좋은 돼지뼈에 통감자, 그리고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것 같은 잘 익은 김치들을 숭숭 넣어주세요. 정 안되면 푸드 스타일리스트를 쓰시던지, 감이 안잡히면 작가와 통화하셔도 좋습니다.)
경수와 택기, 희자 둘러앉아있다.
경수, 감탄하는데
택기와 희자는 ‘어디 얼마나 맛있는지 보자’ 하는 고까운 심정이다.
순심도 와서 앉는다.
미영, 개인접시에 덜어서 순심 앞에 먼저 놔준다.
순심이 먼저 맛을 보는데, 아주 맛있다. 내심 놀라운데......!
택기와 희자도 뼈다귀 하나씩 가져다 맛보면서 속으로 놀라고......!
경수, 아주 맛나게 먹으면서 감탄을 연발한다!
경수 와! 아줌마, 이렇게 솜씨가 좋았단 말야? 죽인다!(허겁지겁 맛있게 먹는데)
미영 (기분이 좋은)많이들 드세요!(개인접시마다 뼈다귀와 김치, 통감자들을 올려주며 흐뭇해한다)
순심 (미영을 본다, 마음의 소리)마음밭도 괜찮고 손맛도 있는데...... 한가지가 부족해, 한가지가!
미영 (맛있게 먹는 모습들을 보면서 행복한듯)......!
순심 (그런 미영을 느낌으로 유심히 보는데)......!
손님둘 (들어서며)냉면 좀 줘요!
희자 (먹다 일어서며)저희 영업 끝났는데요.
손님1 그래? 지금 먹는건 뭔데?
경수 그냥 저희 야식먹는거예요.(하는데)
손님2 냄새 좋네! 그거 우리 좀 나눠줘요 그럼. 같이 먹읍시다.
택기 죄송합니다. 이건 파는 메뉴가 아니라서요.
손님1 되게 야박하게 그러네. 음식점에서 파는 메뉴 안파는 메뉴가 따로있나? 좀 나눠먹읍시다, 맛있게 생겼는데......
택기 (난감한데)......!
순심 (일어서며)앉으세요. 갖다 드릴게.(미영에게)손안댄거 있지?
미영 (얼른)네, 주방에 남았어요.
순심 그걸로 내드려. 돈받지 말구.
미영 (웃는)네.(얼른 주방으로 간다)
경수 (손님들 테이블에 물컵 놔주며)공기밥은 지금 다 떨어졌는데 어떡하죠?
손님2 그냥 소주랑 저것만 줘봐. 근데 저게 뭐야 감자탕이야?
경수 (웃는)그냥 감자탕이 아니라요, 김치 감자탕이예요!
손님1 김치감자탕?
S# 61. 낡은 아파트 근처 길(밤)
미영과 경수, 하루 일과를 마치고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야식배달 오토바이가 급하게 달려가느라 미영을 스칠듯 말듯!
놀란 경수, 얼른 미영 어깨를 잡아 휙 돌려세우는 바람에,
경수에게 안긴 모양새가 된 미영, 당황해서 얼른 경수를 밀쳐내며
미영 왜이래요!(하는데)
경수 (어색해서 야식 오토바이 달려가는 뒷모습보면서)아 짜식! 호떡집에 불이라도 났나!(하다가는 오토바이 뒷꽁무니에 붙은 ‘야식배달’이라는 깃발 보면서 퍼뜩 어떤 느낌에)아줌마, 바로 저거야!
미영 (어리둥절)뭐가요?(하는데)
경수 (느낌으로)야식배달!
미영 (아직도 감이 안 잡히는데)......?
S# 62. 배달전문 족발집앞(밤)
미영과 경수, 족발집 인근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배달오토바이가 출발할 때마다 수첩에다 正자를 표시하며 숫자를 세고 있는데,
이미 수첩에 배달 표시가 20개가 넘어간다.
미영 (눈이 휘둥그래지면서)와! 벌써 스무번째 나가는거예요!
경수 족발 소자로 시킨다 쳐도 얼마야?(헤아리다가)오십만원은 되겠네!
미영 오십만원이요.....!(놀라운데)
S# 63. 옥탑마당 평상위
경수와 미영,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중이다.
경수 아까 그 김치감자탕 먹으면서 손님들 하는 얘기 들었죠? 술안주로 딱이라잖아요. 내가 먹어봐두 그렇더라구요!
미영 (생각하는 표정인데)......!
경수 우리도 김치감자탕으로 야식배달에 뛰어드는거예요!
미영 (걱정에)글쎄요......(하는데)
경수 방장 아저씨도 5년만에 간신히 면발 뽑는거만 배웠단 얘기 들었잖아요. 근데 어느 하세월에 우리차례까지 돌아오냐구요? 적어도 10년은 기다려야 될텐데, 꽃비단비 대학생될때까지 냉면집 시다바리로 늙을래요?
미영 (한숨이 나오는데)......!
견수 차라리 화끈하게 방향전환해서 김치감자탕으로 승불 내자구요! 아까
먹어보니까 충분히 승산있어!
미영 (자신없는)자본도 없구 가게도 없구 맨주먹인데 어떡하자구요?
경수 그거야......!(말문이 막히는데)
S# 64. PC방(밤)
경수, 자판 열심히 두드려가며 아주 냉철하고 지적인 표정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다.
S# 65. 옥탑옥상(아침)
빨래줄에 빨래를 널고 있는 미영 옆에서
런닝셔츠입고 아령을 하면서 뭔가 궁리하는 표정의 경수.
미영, 빨래줄에 걸린 브래지어와 팬티를 널면서 경수 신경쓰이는데
아령하면서 시선은 정면으로 한채로
경수 75 A컵에 아래는 90, 맞죠?
미영 (화들짝 속옷빨래를 걷어감추면서 기분상해서)어흐 진짜 별꼴이야!(우당탕 쿵탕 계단을 내려가는데)
경수 (씨익 웃으며 돌아본다)B컵이라고 해줄걸 그랬나?(피식웃고 아령 계속 하는데)
S# 66. 옥탑마당
미영, 고추모종에 조심조심 물을 주고 있는데
경수 (얼굴을 확 들이밀고)음식장사에서 제일 중요한게 뭐라고 생각해요 아줌만?
미영 (놀라 얼굴 뒤로 피하며)뭐긴 뭐예요, 음식맛이지......
경수 (무릎치며)그렇죠!
미영 (어리둥절한데)......!
경수 인테리어 그럴듯하게 해야되는 레스토랑도 아니구, 그야말로 서민적
인 음식 아니예요, 김치감자탕!
미영 그거야......(하는데)
경수 (아이디어가 번뜩번뜩하는듯)나한테 좋은 수가 있어요!
미영 (어리둥절)뭔데요?
경수 거창하게 시작할거 없어요, 그냥 간단하게 냉면집앞 빈터에다 포장하나 치고 밤에만 주방 빌려서 야식배달 하는거예요!
미영 말도 안돼요. 자기가게 앞에 포장치고 주방 빌려서 장사까지 하겠다
는데 누가 좋다그러겠어요?
경수 아 참, 이렇게 어두워서야...... 아줌마, 샵인 샵이란 말 못들어봤어 요?
미영 샵인... 샵이요?
경수 우리 말로 옮기자면 가게 안에 또 하나 가게가 있는거요. 어차피 주차장자리는 밤엔 비잖아요. 주방도 밤엔 노는거구. 강남에 대형포차들 그런식으로 장사하는데 많아요. 카센타 자리같은데 밤엔 차 다 빠지니까 거기다 포장치구 말이예요.
미영 (갸우뚱한데)......!
경수 (자신만만)안되는게 실패가아니라 포기하는것이 실패다! 알죠? 일단 한번 부딪쳐보자구요!
미영 (생각하는 표정인데)......!
S# 67. 효정옥 방
미영과 경수, 정좌한 순심 앞에 무릎꿇고 마주앉아있다.
경수, 순심 앞에 사업계획서를 내미는데......
순심 뭐야 이게?
경수 지난번에 드신 김치감자탕 맛이 어떠셨어요?
순심 (경수를 찬찬히 보는데)......!
미영 (결심의)김치감자탕으로 야식배달을 해보려구요!
순심 (표정읽을 수 없는 얼굴로)그래서?
경수 사장님 도움이 필요합니다!
순심 (경수를 차갑게 보는데)......!
경수 저희는 쥔게 없어서 가게를 따로 차릴 수도 없습니다.
미영 천막식 포장마차는 술장사지 음식장사가 아니라서 제대로 된 요리를 할수도 없구요.
순심 (찬찬히 미영을 본다)......!
미영 외람되지만, 효정옥 주방을 밤에만 저희한테 빌려주셨으면 해서요.
경수 (얼른)주변에 네평짜리 분식집 보증금이 오백에 20, 권리금이 오백정도 하더라구요.
미영 보증금을 월세에 붙여 갚고 물세랑 전기세 가스비같은건 따로 내겠습니다.
S# 68. 동 방 밖
닫힌 문 밖에서 귀를 쫑긋하고 엿듣고 있는 택기와 희자......!
S# 69. 효정옥앞길
간단한 가방들고 초췌한 경희, 걸어온다.
효정옥을 느낌으로 올려다보는데......!
S# 70. 동 방안
순심 (미영과 경수를 표정읽을 수 없는 눈으로 보는데)......!
미영 (긴장)......!
경수 (긴장)......!
순심 (냉정하게)내가게 앞에서 장사하다 효정옥 평판만 나빠지게 하면 어떡할거야?
미영 (얼른)열심히 하겠습니다!(하는데)
순심 (차갑게)열심히만 하지 말구, 잘해!
미영 네......?(하는데)
순심 노력 한다구 다 잘되면 부도내구 실패하는 사람들 왜 생기겠어?
미영,경수 (말문이 막히는데)......!
순심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한덴줄 알어? 먹는 장사 만만하게 보구 달려들었다가 몽땅 들어먹구 나자빠지는 사람들, 한해에 몇명이나 될거같애?
미영경수 ......!
순심 백명이 시작하면 아흔 두명이 망해서 나자빠지는게 먹는장사야!
미영경수 (말문이 막히는데)......!
순심 보름동안 천만원어치 팔아봐. 그러고나면 내가 적극적으로 밀어줄거야!
경수 (기겁해서)천만원이요? 애이, 사장니임......
순심 (지긋이 미영을 차갑게 보는데)......!
미영 (덜컥 그러나 단호하게)하겠습니다!
경수 (놀라 미영을 돌아보는데)
미영 (아주 단호하게)해보겠습니다!(하는 결의에 찬 미영의 얼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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