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프러포즈 19회
[제 19 부]
S# 1. 홈쇼핑사장실
세준, 냉혹한 눈빛으로 자리에 앉아있고
비서, 그 앞에서 보고하고 있다.
비서 황연정씨의 남편, 이민석씨의 전처랍니다. 위자료로 받은 전재산을 투몬빌리지에 투자했다 날리고, 찜질방 청소, 호텔 룸메이드, 냉면집 서빙을 거쳐 갖은 고생 하다가 김치감자탕 공장을 차린건데, 반응이 나쁘진 않지만 큰 수익은 없는 상탭니다.
세준 (생각하는 표정으로)......!
비서 ......!
세준 나가봐.
비서 (목례하고 나간다)
세준 (회전의자 돌려서 창밖 내다보면서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톡 두드린다)......!(그러다 차가운 비웃음으로)전처란 말이지......!(의자 돌려서 인터폰 누르고)김치감자탕 런칭 담당이 누구야?
비서E 고명옥피딥니다.
세준 들어오라구해.
비서E 네.
세준 (일이 재밌게 됐는걸... 하는 야비한 미소)......!
S# 2. 홈쇼핑 일각
고PD, 황당하고 난감한 표정으로 걸어오는데
저 앞에 연정이 오고있다.
고 (급히 가서)연정, 황연정!
연정 네......?
고 (난감한)김치감자탕 런칭방송 말이야, 이사장 전처가 하는거......!
연정 ......?
고 그거 자기더러 하래는데......?
연정 (놀라)노윤경씨 방송이잖아요!(하는데)
고 (한숨)갑자기 쇼호스트 바꾸라는 지시야. 정사장이......
연정 (충격인데)......!
S# 3. 홈쇼핑 스튜디오
‘아줌마네 김치감자탕’ 방송준비로 분주한 스튜디오.
미영, 김치감자탕 셋팅을 살펴보며 긴장하고 있는데
경희 (급히 들어와서 난처한 얼굴로)쇼호스트가 교체됐대!
미영 (어리둥절해서)응......?(하는데)
연정 (아주 난감한듯 굳은 얼굴로 들어선다)......!
경희 (난처한 얼굴로 연정을 보는데)......!
미영 (그 시선 따라 돌아보다가 연정을 발견하고 아주 놀라는데)......!
연정 (난감한 한숨으로 굳어지고)......!
미영 (당황해서 딱딱하게 굳어지는데)......!
고PD (와서 난감한듯 미영에게)이사장 대학선배됩니다.
미영 (좀 당황해서 목례)......!
연정 (굳어있고)......!
경희 (이런 상황이 난감한데)......!
고 (어쩔 줄 몰라하며)어떻게...... 일이 이렇게 돼버렸네요......
미영 (느낌으로)......!
고 곧 방송시간인데...... (진땀나는듯)휴우... 난감하네......(한숨쉬는데)
미영 (이내 마음 다잡고, 담담하게)괜찮습니다. 일은 일이잖아요......
연정 (미영을 느낌으로 본다)......!
경희 (미영을 느낌으로 본다)......!
고 (조금 안도되는듯 연정보며)잘해줄거예요, 우리 회사 대표선수거든요.
미영 네......(목례한다)
S# 4. 홈쇼핑 대기실
필보, 거울 보면서 멋부리느라 정신이 없고,
명순도 생애 첫 방송출연에 긴장되는듯 심호흡 중이다.
필보 어떠냐? 화면발 좀 받겠냐? 신경써서 골라입었는데......
경수 멋져요.
명순 (긴장되는)전문모델도 아닌데, 우리가 잘 할 수 있을까?
경수 당연하죠. 모델들이야 돈받고 하는 일이고, 우리는 애정! 김치감자탕에 대한 애정 하나로 똘똘 뭉친 사람들 아니예요?
명순 (웃는)그건 맞다!
필보 근데, 혹시 인터뷰코너 같은건 없냐? 우리 순심여사도 보고있을텐데, 깜짝 애정고백 그런거 하면 안돼?
경수 (놀라)절대로 안돼요! 홈쇼핑이 무슨 오락프론 줄 아세요?
필보 츳, 아님 말구......!(나비 넥타이를 바로잡는다)
S# 5. 홈쇼핑 스튜디오
미영, 김치감자탕 셋팅해 놓은 것을 매만지고 있고
연정, 긴장한 표정으로 급히 대본과 대조해보면서 김치감자탕을 꼼꼼히 살펴보고있다.
미영, 연정과 시선 마주치지 않은 채 담담하게
미영 일반 감자탕이랑 다른 점은 김치가 들어갔다는 거예요. 그래서 돼지고기 누린내가 절대 안나요. 김치가 그런 냄새 잡아주거든요.
연정 (푸짐하게 담아놓은 김치감자탕 살피면서, 역시 시선 안마주친채)감자탕 걸쭉한 맛에다 묵은 김치의 깊은 맛이 조화됐다고 소개하면 되겠네요?
미영 (담담하게)네.(감자탕 셋팅을 요리조리 손보고 있다)
연정 (부지런히 대본을 외우고)......!
S# 6. 동 부조정실
스튜디오 내려다보면서 기술진들이 대화나누고 있다.
고PD는 좀 심란한 표정으로 듣고만 있고...
기술1 이렇게 갑자기 쇼호스틀 교체하는 건 또 뭐야? 노윤경이 어디 아프데?
기술2 아까 직원식당에서 밥만 잘먹던데 뭐......
기술 (갸우뚱)별일이네.....
고 (심란하듯, 마이크에 대고)자, 들어갑니다. 냄비부터 클로즈 업.... 하나, 둘, 큐!
S# 7. 동 스튜디오
감자탕 팩과 보글보글 끓고 있는 감자탕 냄비 놓인 테이블 앞에
말끔한 정장 차림의 연정과 소박한 옷에 김치감자탕 로고박힌
앞치마 두른 미영, 긴장된 상태로 서 있다가
카메라 불 들어오자 활짝 웃으며 오프닝멘트를 하는
연정 안녕하세요. 어느새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 돌아왔네요. 오늘은 가정에서도 편하게 그리고 맛있게 드실 수 있는 김치 뼈다귀 감자탕 준비해 봤습니다.(미영에게)안녕하세요?
미영 (좀 긴장해서)안녕하세요?
연정 자기 소개 좀 해주시죠.
미영 (좀 긴장한 미소로 꾸벅)아줌마네 김치감자탕 장미영입니다.
연정 ‘아줌마네 김치감자탕’ 장미영 사장님은 스카프 아줌마로도 유명한 분이세요.
미영 (아주 쑥쓰럽다)......!
연정 그냥 감자탕도 아니고, 김치감자탕은 좀 생소하신 시청자들도 계실텐데, 설명 좀 해주시죠.
미영 김치감자탕은요, 돼지뼈의 구수한 맛이랑 김치의 칼칼한 맛이 딱 알맞게 조화를 이룬 영양식이예요.(하는 동안)
무대 일각에 시식모델로 나온 명순, 필보, 경수와 어린이 모델들이
먹음직스런 김치감자탕 냄비 앞에 두고 맛나게 먹는 모습 보이고......
경희, 카메라 뒤쪽에서 긴장해서 지켜보는 모습도 보인다......
S# 8. 동 부조정실
고 (마이크에 대고)좋아요, 먹는 모델들, 모션 더 크게, 활짝 웃으면서 죽이게 맛있는 것처럼!
S# 9. 효정옥홀
일각에 놓은 TV화면 속의 ‘김치감자탕’방송을 지켜보고있는
순심, 택기, 희자.
희자, 입 삐죽거리면서 못마땅한듯 테이블 닦으며 궁시렁궁시렁...
순심, 표정없는 얼굴이지만 잘 보면 내심 대견해하고 있는 중이고,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면서 감탄하는
택기 와, 장미영 아줌마 출세했네. 화면으로 보니까 더 맛있어 보이네요, 그렇죠 사장님?
순심 ......!(내심 흐뭇한데)
TV화면 속의 먹는 모델들 클로즈업 하는 순간,
필보, 감자탕 뜯다 말고 귀엽게 배시시 손가락으로 V자 그리다가,
옆에 경수가 옆구리 쿡 찌르자 얼른 다시 열심히 먹는 모습 보인다.순심, 필보 보고 당황해 얼른 자리 피해 카운터 정리하는 척......
택기와 희자, ‘어어... 저 할아버지......!’ 하면서 신기해하는데
순심, 민망해서 딴청하고......!
S# 10. 홈쇼핑 스튜디오
먹는 모델들 아주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 보인다.
먹다가 먹다가 지친 명순은 잔머리 굴려서 경수에게 마구 먹여주면
경수, 울며 겨자먹기로 활짝 웃으면서 맛있게 받아먹고
미영과 연정, 나란히 각자의 도마 앞에 서서 야채를 썰고 있다.
연정 (아주 서툴게 양파를 썰면서)이미 조리된 상태로 나온 제품이지만, 취향에 따라 야채를 넣어드셔도 좋다면서요?
미영 (연정과 아주 대조되는 노련한 칼질로 청양고추 송송 썰면서)칼칼하고 매운 맛 원하시는 분은 이렇게 청양고추 넣으시면 돼요. 너무 많이 넣진 마시고 한팩에 두개 정도면 충분해요. 이미 간이 다 돼있거든요......
S# 11. 민석거실
작동되는 스팀청소기를 엉거주춤 든채로
TV화면 속에 미영과 연정모습 보면서 아주 깜짝 놀라는 영순,
놀라서 얼른 스팀청소기 끄고 소파에 주저앉아
TV속 감자탕 방송모습을 아주 놀라서 입 딱 벌리고 보고 있는데......!
S# 12. 민석회사
민석 전화통 붙잡고 하소연하고 있는데,
재원, 전화 걸려다 말고 듣고 있다.
민석 네, 지금 잠깐 회전이 안되는 거니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사이) 네. 알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침통한)
재원 토탈 금융이야?
민석 (고개만 끄덕이는)
재원 거기 돈 괜히 쓴거같애. 이자 생각만 해도 머리가 띵해! 조금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그냥 할 걸......
민석 애초에 웰빙센터 부지에 계약금 잔뜩 걸어놓은 거부터가 문제지......(한숨) 청담동 유사장 쪽으로도 전화 해봐.
E 재원 핸드폰 벨소리......
재원 (받으며)그렇잖아두 전화드리려던 참이었어요. (하다가)아니, 잠깐만요, 우리가 거기 물려놓은 계약금이 얼만데 그걸 못 기다려요. (사이, 버럭하는) 팔긴 어디 파십니까? 잔금 낼수 있다니깐요! (애원하는) 아니,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사장님. 아니, 사장님? (끊는다. 열불나는)
민석 안된대?
재원 아흐......! 그 땅 팔겠다고 간이라도 빼줄 듯이 아부할 땐 언제고....!
민석 (비감한) 우리 아이템까지 어디 팔아먹지나 않을까 그게 걱정이야!
재원 야 이러다간 우리 청담동도 날리고 당장 새 아이템 추진비도 없어 손놓고 놀아야 돼! 토탈에서 사채 빌려쓴 건 또 어떡해!
민석 하나씩하나씩 해결하자. 일단 은행부터 갔다올게. (옷 걸쳐입는데)
E 민석핸드폰 벨소리......
초조한 표정으로 핸드폰 꺼내드는
민석 (핸드폰, 마른 침 삼키면서)여보세요......
영순 (반화면, 급히)난데......(하는데)
민석 (핸드폰, 다급하게)엄마, 지금 통화못해요. 나중에요.(끊어버린다)
재원 (하얗게 질린채 일어나며)난 유사장쪽 가볼게.
민석과 재원, 급히 밖으로 나가고......!
S# 13. 민석거실
리모콘으로 TV를 끄면서 무선전화기 제자리에 내려놓는
영순 (못마땅한)무슨 전화를 이렇게 받어......(난감한 한숨... 다시 스팀청소기 돌리기 시작하고)
S# 14. 홈쇼핑 스튜디오
방송이 다 끝난 상황.
미영과 연정, 서로 어색하게 목례 나눈다.
필보, 경수, 명순은 배가 너무 불러서 헉헉대면서도 흐뭇한데......!
경수 (명순에게 궁시렁)자기 배부르다구 자꾸 내 입에다 쑤셔너면 어떡해요, 아주 배터지는 줄 알았잖아요?
명순 그래두 나보단 경수씨 용량이 더 클거아냐, 등치가 있는데...!
경수 무슨 소리예요, 나보다 밥 훨씬 많이 먹잖아요?
명순 (펄쩍)내가 언제?
경수 귀신을 속여요......(하는데)
필보 (땀 닦으며)한달 먹을 고기를 한시간만에 다 먹어버렸네 그려......
경수 그래도 얼마나 좋아요. 공짜로 고기먹고 방송도 타고... 할아버지 평생 처음으로 TV출연 한거죠?
필보 이거 녹화해논다 그랬지?
경수 (씨익 웃으며)그럼요. 예약녹화 해놨어요.
S# 15. 동 스튜디오 일각
미영, 어색한 표정으로 앞치마를 풀고 있다.
연정, 자리 정리하면서 어색하다......
미영 (어색하게)수고했어요.
연정 별말씀을요......(어색하게 돌아선다)
경희 (와서 대견한듯 미영보고 웃어준다)수고했어!
미영 (씁쓸한 미소)......
S# 16. 홈쇼핑 복도
연정, 힘들고 괴로운 표정으로 걸어가는데
고PD, 어깨 도닥이며 뭐라고 말하려다 그냥 삼키며 나란히 걷는다.
고 (나란히 걸어가면서 낮게)애썼어......!
연정 (씁쓸한 미소... 걸어가는데)......!
미영E 저기요!
연정 (돌아보면)
미영 (김치감자탕 선물세트포장을 두박스 들고온다)이거......(연정과 고PD에게 한개씩 내민다)
고 (받으며)고맙습니다.
미영 (연정을 보는데)......!
연정 (받는다)......
미영 (담담하게)애들...... 그거 굉장히 잘 먹어요.(목례하고 돌아서 간다)
연정 (그 뒷모습을 느낌으로 보다가, 한숨이 나고)......!
고 (그런 연정을 난감한듯 본다)......!
S# 17. 홈쇼핑 주차장
아줌마네 김치감자탕 봉고차가 서 있는 쪽으로
미영, 경희, 경수, 필보, 명순이 신바람나서 왁자지껄 떠들며 온다.
경희 분당 30만원이면 그렇게 나쁜 성적은 아니야.
미영 런칭방송 평균 판매량이 어느 정돈데?
경희 보통 이정도야.
경수 그럼, 딱 평균한거네.
필보 시작이 반이란 말도 몰라? 그 정도면 괜찮어!
명순 맞아요. 첫술에 배부르겠어?
하하호호 웃으며 모두 차에 오르고,
차 출발해서 달려간다.
S# 18. 은행 상담실
민석, 절박한 심정으로 직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민석 분명히 된다고 해서 그것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금와서 이렇게 말씀하시면 저흰 어떡합니까?
직원 요즘 사상 최대 불경기라 사실 회수에 대한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도 제가 이 사장님은 충분히 해내실 거라 믿고 또 담보 여력이 조금 더 된다고 생각해서 강행을 한 건데... 이젠 뭐 저로서도 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미 나가 있는 거도 있고 해서...
민석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뭡니까?
직원 저희 지점이 위치가 이래서 비즈니스 고객은 거의 무역관련 하시는 분들입니다. 지난번에 아쿠아떼 건으로 크게 당하셨다면서요.
민석 (그거였구나 싶은, 말문 막히는데) ....!
S# 19. 은행앞
민석, 하늘이 무너지는 얼굴로 허탈하게 난감하게 나오는데
허옇게 질린 표정으로 헉헉거리며 달려온
재원 어떻게 됐어?
민석 (절망)안된대. 올 스톱이야... (억장 무너지는)더 이상 돈 나올 구멍이 없어.
재원 ......!(절망이다)
S# 20. 고수부지
민석과 재원,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허탈하게 앉아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헛헛하게 웃는 재원, 눈물이 글썽......민석, 그저 멍할 뿐이다. 현실감이 없는듯......
재원 이제 우리...... 다 ... 끝난거냐......?
민석 (흐르는 강물만 비감하게 쳐다볼뿐)......!
S# 21. 공장사무실
회의실 탁자 위에 휴대용 가스렌지 올려놓고 양은냄비에 라면 끓여먹는 미영, 경희, 명순, 경수.
가운데 커다란 사발에는 손으로 찢은 먹음직스런 김치 한가득 있고. 각자 그릇하나씩 들고 젓가락 다툼 해가며 먹고 있다.
혼자만 냄비 뚜껑에 면발 덜어먹고 있던
경수 뭐니뭐니해도 라면은 이 냄비뚜껑에 먹는게 제격이지! (맛있게 먹으면서)아무리 김치감자탕 공장이라지만 삼시세끼 감자탕은 이젠 정말 노 땡큐!
미영 (볼멘소리)죽는 소리좀 그만 해요. 난 하루에도 몇 번씩 끓이고 먹고 하는데... 아참, (신나서) 지난번 납품한 찜질방에서 손님들 반응이 괜찮은가봐. 오늘 또 세박스 주문 들어왔어!
명순 찜질방? 우리 찜질방에도 납품해?
경희 (웃는)억척아줌마 아니랠까봐, 지난번 갔던 찜질방에서 밤새 식당일 거들어주고 주문 따왔잖아.
경수 지난번이라면, 그......?
경희 왜, 찜질방갔다가 새벽에 들어왔던 날....
경수 아......!(그제서야 오해가 좀 풀리는)
명순 그래! 찜질하고 나면 속이 허하지. 뭐 좀 근기있는게 먹고싶은데, 찜질방 식당엔 적당한게 없드라구.
경희 참, 유영 수퍼 말야, 벌써 물건이 다 빠졌는지 추가 주문 들어왔어.
미영 (부지런히 먹으며) 결재나 빨리 해주면 좋을텐데.
경희 지금은 홍보단계니까 일단 받아준다면 다 들여가긴 하는데, 나중엔
좀 골라야 할 필요도 있어. 어음으로만 결재를 해주니까 돈이 안돌아.미영 다른 거는 어렵더라도 아줌마들 월급은 절대 안밀리게 하자. 찜질방쪽은 내가 어떻게든 더 뛰어볼테니까 대금 회수 좀 신경써.
경희 응. 알았어.
다들 화기애애하게 라면 떠먹고 있는데
S# 22. 삼성동 공항터미널
쓸쓸한 표정의 태우, 시훈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온다.
태우처, 뒤에서 핸드백 메고 여행가방 끌면서 좀 떨어져서 따라오고.
처 (좀 떨어져서 태우와 시훈에게 이별할 시간을 준다)
태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시훈 앞에 반무릎으로 앉아 눈높이 맞추고)가서...... 엄마 말씀 잘 듣고 잘 지내. 알았지?
시훈 (좀 시무룩하게 끄덕끄덕)......!
태우 (그런 시훈 보면서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뭔가 울컥 하는 뜨거운 덩어리가 올라오는 느낌인데)......!
시훈 (시무룩)아빠......
태우 (아프게 웃는)......?
시훈 뉴질랜드 가면 이제 아빠 못봐?
태우 (아프게)못보긴 왜 못봐... 볼 수 있어. 아빠가 가도 되고, 또 시훈이가 와도 되고......
시훈 새아빠랑 사는데, 아빠가 와도 돼?
태우 그게......(말문이 막히는데)......!
처 (또각또각 와서 담담한 표정으로 태우를 내려다본다)......
태우 (천천히 일어서서 처에게)잘...... 잘 부탁할게......
처 (담담히)걱정하지마.(시훈 손 잡고)아빠한테 인사해야지 시훈이.
시훈 (시무룩하게 손 흔들며)아빠 안녕......(가려는데)
태우 (얼른)잠깐만!
처 (돌아보는데)......?
태우 (목걸이를 풀러서 시훈 목에 걸어준다)아빠 보고싶을땐 이거 봐. 알았지?(마음이 저린다)
시훈 (끄덕끄덕...... 들고있던 로봇장난감(손바닥만한것)을 내민다)......!
태우 (시훈을 느낌으로 보는데)......!
시훈 아빠도 나 보고싶으면 이거 봐. 알았지?
태우 (받으며, 그만 울컥해오는데)......!
처 (담담히)갈게.(시훈 손잡고 또각또각 가버린다)
시훈 (돌아보면서 빠이빠이 손을 흔들고)......!
태우 (아픈 미소로 마주 손을 흔들어준다)
시훈 (뒤돌아서 엄마손잡고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태우 (저리는 심정으로 아프게 돌아서는데)......!
S# 23. 홈쇼핑 사장실
세준, 서류 검토하고 있는데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들어와서 서는 연정......!
세준, 그런 연정을 차갑게 보는데......!
연정 (또박또박)전 명품전문 쇼호스틉니다. 식품은 노윤정씨 담당이고요.
세준 (차가운 느낌으로 본다)......
연정 담당 쇼호스트들한테 한마디 사전고지도 없이 방송직전에 진행자를
교체하는건 불합리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개인감정이 섞인 치졸한 보복입니다.(하는데)
세준 (비웃음)황연정씨, 프로 아니었던가?
연정 (느낌으로 보는데)......!
세준 (차갑게)황연정씨야 말로 사생활이랑 비즈니스를 혼동하는거 아냐?
쇼호스트는 사장 권한으로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어!
연정 (말문이 막히는데)......!
세준 (비웃음)얘기 끝났으면 나가봐. 불쑥불쑥 찾아오는거 다른 사람들 보기 안좋아보여, 유부녀가 전 애인을 찾아오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어?연정 (모욕감에 확 불이 붙는 느낌)......!
S# 24. 홈쇼핑 옥상
연정, 혼자서 도심의 전경을 내려다보며 분을 삭이는 중이다.
서럽고 분해서 눈물이 글썽글썽할 지경인데......!
S# 25. 효정옥 주방
택기, ‘빈대떡신사’를 휘파람으로 불면서 녹두빈대떡 부치고 있는데
들여다보면서 삐죽거리는
희자 누군 좋-겠네... 양념비결도 전수받고......
택기 (기분좋은)너무 그러지 마세요......
희자 (뿌루퉁해서 가고)......
S# 26. 효정옥앞
김치감자탕 선물셋트 들고 온 필보, 매무새를 한번 점검하고
의기양양 안으로 들어간다.
S# 27. 동 홀
감자탕 선물세트를 들어온 필보, 순심을 발견하고 흠흠대며 다가간다.
필보 (선물세트 내밀며)장사장이 이걸 갖다드리래서......
순심 (받는다)고맙습니다.
필보 (그런 순심을 배시시 보며 떠보는)제가 방송출연을 했는데, 혹시 여사님, 보셨습니까?
순심 ......(전표 정리만 하고 있는데)
필보 (머쓱하다)......!
희자 냉면 드려요?(하면)
필보 (떫떠름하게 일각에 앉으며)오늘은... 회냉면 줘봐요.
희자 홀에 회 하나.(간다)
필보 (입맛 다시며 순심쪽을 돌아보는데)
순심 (본체도 않고 자기 볼일만 보고 있다)......
필보 (입맛이 쓴데)......!
S# 28. 동 주방
택기 (맛있게 부쳐진 녹두빈대떡을 채반 위에 가지런히 놓고 있는데)
순심 (들어선다)
택기 따뜻할때 드세요, 사장님. 아주 맛있게 됐어요.(하는데)
순심 (냉랭하게)따끈한 걸로 한접시 홀 손님 내드려.(나간다)
택기 (녹두빈대떡 한접시를 배식구로 내놓으면서 의아해서 홀 보는데)......?
희자 (빈대떡 접시를 들고 필보에게 간다)
S# 29. 동 홀
필보, 뜨거운 육수를 후후 불어가며 마시고 있는데
희자, 녹두빈대떡 접시를 필보상에 놓아준다.
필보 (의아해서)나 이거 안시켰는데......?(하면)
희자 서비스예요.(간다)
필보 서비스...?(하다가는 어떤 느낌으로 휙 순심쪽을 돌아보는데)......!
S# 30. 동 카운터
순심, 시침 뚝 떼고 카운터에서 자기 볼일만 보고 있는데
일각 카운터 하단에 필보가 선물한 앙증맞은 손토시 삐죽이 보이고...!
S# 31. 동 홀
그런 순심을 의아해서 돌아보다가
다시 고개돌려 녹두빈대떡 내려다보는 필보의 눈빛이 희망으로 반짝!
빈대떡 한점 젓가락으로 집어올리며 아주 감개무량한 느낌으로 본다.
필보 (입이 귀에 걸리는 기분으로)빠샤아......!
S# 32. 민석회사(밤)
어두운 사무실에 민석이 들어와 불을 켠다.
하루종일 이리뛰고 저리뛰느라 핼쓱해진 민석,
자기 자리에 털썩 앉아 손바닥으로 마른 세수를 하는데
책상위에 놓인 꽃단비의 활짝 웃는 사진......
민석, 사진속 활짝 웃고 있는 꽃단비를 보며 깊은 한숨 나오고......!
S# 33. 옥탑마당(밤)
평상 위에서 삼겹살 파티가 벌어졌다.
미영과 경희, 야채와 김치 등을 내오고
경수는 부지런히 삼겹살 굽는다.
아주 기분이 좋아서 희희낙락한
필보 원껏들 먹어. (삼겹살 봉지 들어보이며)고기 많이 사왔으니까!
경수 (상추쌈 맛있게 싸서 먹으면서)원껏 먹는게 겨우 삼겹살이예요?
필보 삼겹살이 어때서! 싫음 말어!(뺏으려는데)
경수 (얼른 피하면서 악착같이 먹으면서)삐지시기는......
미영 (필보에게 소주 따라주며)한잔 드세요.
필보 좋지!(한잔 쭉 들이키고)
미영 할아버지,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필보 있지, 있구말구!
경희 (궁금해서)무슨 일인데요?(하는데)
필보 (대답 대신, 아주 기분 좋아서 노래를 한 곡 뽑는다)
일동 (하하호호 즐겁게 왁자지껄 박수로 장단맞춰주는데)
E 미영핸드폰 벨소리......
그러나, 웃고 떠들고 노래하느라 듣지를 못한다.
S# 34. 깔끔한 주점(18부 S# 19.에 나왔던 주점. 밤)
술이 많이 취한 태우, 핸드폰 테이블에 내려놓으면서
스르르 벽에 기대 눈을 감는데 눈가에 물기가 촉촉하다......
테이블 위에는 빈 맥주병들이 굉장히 많이 놓여있다.
힘없이 늘어진 태우 손에는 장난감로봇 느슨하게 쥐어져있고......
S# 35. 옥탑마당(밤)
필보, 흥이 올라 엄청나게 너스레를 떨고 있는 중이다.
미영, 경수, 경희, 듣고 있고......
필보 그 녹두빈대떡 맛! 이거이거 안 먹어본 사람은 몰라! 어찌나 입에서 살살 녹던지, 에바가드너가 카리스마만 죽이는게 아니라 음식 솜씨까지 죽이거든! 재색을 겸비했다는건 딱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라구.
경수 (지겨운듯)아흔세번만 더 채우면 딱 백번이예요. 그만 좀 하시라구요.(궁시렁궁시렁)세상에 없는 음식을 혼자서만 먹었나......(하는데)
필보 (핏대 올린다)그게 단순한 빈대떡인줄 알어! 빈대떡 속에 슬그머니 넣어준 우리 순심 여사의 한조각 붉은 마음인거지!
경희 (동규를 떠올리며 마음이 복잡해오는데)......!
미영 (부지런히 삼겹살 구우면서)고기 다 타요. 빨랑들 드세요.(하는데) E 미영핸드폰 벨소리......
미영 (핸드폰을 집어들고)여보세요.(하는데)
S# 36. 깔끔한 주점(밤)
태우, 완전히 인사불성으로 일각 벽에 기댄채 정신못차리고 있고
웨이터가 난감한 표정으로 태우 핸드폰으로 통화중이다.
웨이 (핸드폰)여기 감독님이 너무 많이 취하셨거든요. 와서 좀 데려가세요.
S# 37. 옥탑마당(밤)
미영, 일각에서 핸드폰 통화중이고
필보와 경희는 고기 먹고 있지만
경수, 미영쪽을 의아한듯 돌아다본다.
미영 (핸드폰)어머...... 많이 취했어요?
웨이E 네. 아무리 깨워도 안일어나세요!
미영 (핸드폰)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웨이E 재통화 버튼 눌렀는데요?
미영 (핸드폰)알았어요.(난감한듯 핸드폰을 끊는데)
경희 (보며)왜?
미영 (아주 난감한)취해서 꼼짝을 않는다구 데려가라네......
경수 (화들짝)누구... (퍼뜩 느낌에)혹시 그 영화감독?!
필보 엥? 영화감독이 누구야?(하는데)
미영 (방으로 들어간다)
경수 (그 뒤에 대고)아줌마, 설마 갈 생각은 아니지?(하는데)
미영 (손가방 들고 나와 경희에게)나좀 갔다올게.(필보에게)먼저 일어설게요.
필보 어? 어어......(하는데)
경수 (애가 타는)거긴 뭐하러 가요오!
미영 (난감한)그럼 어떡해요, 정신 잃고 쓰러져있대잖아요.(나가버린다)
경수 아줌마! 아줌마!(열나서)우이씨......!(급히 따라나가고)
S# 38. 깔끔한 주점(밤)
태우, 정신 못차리고 널부러져있는데
급히 들어서는 미영,
툴툴거리며 따라 들어와 가재미눈으로 태우를 노려보는 경수......!
웨이 (와서)아까 낮부터 계속 드셨어요. 무슨 안좋은 일 있나봐요.
미영 (태우 가방 챙겨들며 경수를 재촉한다)뭐해요, 빨랑 안 업고?
경수 내가 못 살어......(툴툴대며 들쳐 매는데)
S# 39. 유흥가 도로일각(밤)
태우 손가방을 든 미영과
끙끙거리며 장신의 태우를 질질 끌다시피 메고오는 경수.
미영, 택시를 잡느라 이리뛰고 저리뛰고...
경수 (헉헉)이 사람, (헉헉)집이 어딘데요?(하는데)
미영 모르죠 나도......(지나는 택시들에 연신 손 흔들며)택시, 택시!
경수 (힘들어 미치겠다, 태우 볼 톡톡 치면서)이봐요, 이봐! 집이 어딘데?
태우 (말도 안되는 소리 어찌고 저찌고)......!
경수 (힘이 부쳐서 끄응 추스려 부축하며)돌겠네 진짜......!(미치겠는데)
택시 (달려와 멈춰선다)
미영 (얼른 차문을 열며, 경수에게)뭐해요, 빨랑 안오고?
경수 (태우를 뒷좌석에 밀어넣고 올라탄다)
미영 (타고)
택시 (달려간다)
S# 40. 민석빌라앞(밤)
연정, 어깨에 도톰한 쉐타 하나 걸치고
민석 오기만을 기다리며 서성대는데
택시 달려와 멈춰서고
술이 좀 취한 민석이 내린다.
연정, 속상하고 마음이 아파서 그런 민석을 보며 눈물이 글썽.
민석도 그런 연정 보면서 글썽.
택시 달려가버리고......
연정, 민석을 부축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S# 41. 민석안방(밤)
민석, 침대에 걸터앉아 글썽한 눈으로 연정을 내려다보고 있고
연정, 세수대야에 민석 발을 담고 씻어주면서 펑펑 운다!
연정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요. 알았죠?(눈물 뚝뚝)
민석 (굵은 눈물 뚝뚝, 소리도 못내고 흐느낀다)......!
연정 (민석 발을 정성스럽게 씻어주면서 소리죽여 흐느끼고)......!
S# 42. 경수방(밤)
태우, 완전히 큰대자로 활개치고 자면서 푸푸거리고 득득 긁고
이리 저리 몸부림치고 코골고......!
옆에서 그런 경수의 몸부림을 받아내다 받아내다 지친 경수,
신경질 나는지 자기 머리 마구 흐트러트리며 벌떡 일어나
씩씩대다가...... 밖으로 나간다!
S# 43. 옥탑마당(밤)
경수, 자기 방쪽 돌아보며 씩씩대며 투덜투덜
경수 잠버릇 진짜 죽여주네! 혹시 저 잠버릇땜에 이혼당한거 아냐? 미치겠
네, 진짜......!(그러다 불켜진 미영 방쪽으로 슬금슬금 다가가서 기웃대는데)
미영 (국냄비 들고나오다 화들짝)엄마얏!
경수 (딴청)뭘 그렇게 놀라요......
미영 (짜증)오밤중에 왜 남의 방 앞을 기웃거려욧!
경수 (국냄비 보면서)그건 뭐예요?
미영 뭐긴 뭐예요! 내일 아침 먹을 국이지......
경수 (자기 방쪽 힐끗, 불만에)저치, 영화찍으러 외국간다 그랬잖아요?
미영 (국냄비 일각 서늘한 곳에 내려놓는다)투자자금 문제로 연기됐데요. 경수 (놀라)그럼, 당분간 계속 안나가고 여기 한국에 있는다구요?
미영 (퉁명)그런 모양이죠.(들어가버린다)
경수 (씩씩)안되는데......!(미치겠다는듯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S# 44. 경수방(밤)
씩씩거리며 경수, 들어오면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린 태우 옷들과 돌돌 만 양말짝들......
경수, 어이가 없어 씩씩거리며 가재미 눈으로 째려보는데......!
태우, 런닝과 팬티바람으로 세상 모르고 자고있다.
이부자리도 혼자서 다 차지하고 네활개 치며 세상모르고 자고있는데,
그런 태우가 너무 얄미운 경수,
태우를 굴려서 맨바닥으로 떨어트려버리고
혼자서 요, 이불 다 차지하고 씩씩대고 누워있는데
태우, 잠결에 답답한듯 런닝셔츠를 벗어던진다.
기겁을 하고 벌떡 일어난
경수 뭐, 뭐하는거야!(하는데)
태우 (잠결에 음냐음냐 팬티바람 다리를 뒤척이다가 경수 볼을 차고)......!
경수 (불의의 일격에)아얏......!(볼을 싸쥐는데)
태우 (음냐음냐 세상 모르고 쿨쿨 잘도 잔다)
경수 (부르르)지금 내가 쳐두 이건 정당방위야!(한대 쥐어박으려는)......!
태우 (세상 모르고 코 골고 드르렁드르렁 잘도 잔다).......
경수 (차마 쥐어박지는 못 하고 부르르 벌떡 일어나, 비명처럼)아흐으으으......!
S# 45. 미영방(밤)
경희, 곤히 잠들어있는데
자리에 누웠던 미영, 무슨 소린가싶어 경수방쪽을 느낌으로 돌아보고......!
S# 46. 민석빌라외경(아침)
S# 47. 민석주방
꽃단비, 식탁에 앉아 밥먹고 있고
연정, 영순을 도와서 국을 떠서 아이들 앞에 놔주는데
영순 (안방쪽을 보며)아범은?
연정 나중에 먹는데요.(하는데)
민석 (잠설친 얼굴, 외출차림으로 나와 현관으로 나가면서)다녀오겠습니다.
영순 (놀라 쫓아나가며)밥도 안먹구 어딜가?
연정 (따라 나간다)
S# 48. 동 현관
민석 (피곤한 얼굴로 신발을 신는데)
영순 (잡아 끌며)들어와 한술 뜨고가!
민석 됐어요, 나중에 먹으면 돼요.(하는데)
영순 (잡아 당기는데)다 차려논 밥을 왜 안먹어, 들어와!(잡는데)
민석 (좀 짜증스럽게)됐다구요!(나가버린다)
영순 아니 저 녀석이......!(속이 상한데)
연정 (난감한듯 영순 돌아보고 따라 나간다)......!
S# 49. 동 대문앞
민석을 따라 나와서 안타까운듯
연정 그러지 말아요......(안타까운데)
민석 (난감한 한숨)휴우......!
연정 어머니 속상해 하세요, 그러지 말아요...
민석 (한숨)... 나도 모르게 자꾸 말이 퉁명스럽게 나오네......(차에 오른다)
연정 (그 뒤에 대고)이따 어머니한테 전화 한번 해드려요. 알았죠?
민석 (알았다는듯 손만 한번 들어보이고 복잡한 표정으로 차 출발시킨다)
연정 (그 모습을 안타깝게 보다가 뒤돌아서고)......!
S# 50. 민석빌라 영순방
영순, 아주 자존심이 상해서 돌아앉아 있는데......!
조심스럽게 들어와앉는
연정 어머니......
영순 (돌아보지도 않고)......!
연정 저이 본마음은 그게 아닌거... 아시잖아요...... 요새 회사일땜에 스트레스 받는게 많은가봐요......
영순 (속상하고 자존심상한)내가 여기 있는게 그렇게 불만이면, 나 내집 으로 갈란다!
연정 (난감)어딜 가신다 그러세요......
영순 (속상해서 깊은 한숨 몰아쉬고)......!
연정 (난감한데)......!
S# 51. 옥탑마당
경수, 잠을 설쳐서 아주 피곤한 얼굴, 까치집 인 머리로
스트레칭 하면서도 여기저기 결리는듯 투덜투덜대는 중이다.
경수 밤새 한 - 잠도 못잖네, 제엔장!
미영경희 (밥상을 맞들고 나와 평상 위에 놓는데)
태우 (가방메고, 작은 꽃화분 하나 들고, 갓 목욕 마친 젖은머리로 상쾌한듯 들어서면서)으음... 맛있는 냄새!
경수 (놀라)뭐야, 집에 간거 아니었어요?(하면)
태우 (넉살좋게)가긴 어딜가요? 목욕 하고 왔지......
경수 (기가 막히는데)......!
필보 (와서 밥상 앞에 앉으며)오늘 반찬은 뭔가?
미영 우거지 해장국이랑
경희 계란 장조림이예요.
필보 우거지 해장국, 좋지....(하면서 태우 본다)누구신가?
태우 (꾸벅)석태우라고 합니다!
필보 (의아해서 보면)......?
미영 저기... 어제 경수씨 방에서 같이 잔 손님이예요.(하는데)
경수 (손사래 저으며)내 손님 절대 아니예요!(하는데)
미영 (태우에게)앉아서 같이 들어요.
태우 (웃는)고맙죠.(얼른 앉는다)
경수 (가재미눈으로 째려보며 옆에 앉고)
경희 (포장마차용 보조의자 두개를 갖다놓고 미영과 둘러앉는다)
태우 (미영에게 꽃화분 내밀며)이거요, 미영씨!
미영 (어리둥절 보는데)이게, 뭐예요?
태우 보면 몰라요, 꽃이잖아요.
경수 (가재미눈으로 태우를 째려보는데)......!
필보 (국물 떠먹으면서)먹지도 못하는 놈의 꽃은 무슨......(하는데)
태우 (웃는)이건 먹는 꽃이예요, 어르신......
필보 엥?
태우 (꽃잎을 하나 따먹으며)먹어도 되는 꽃이요.(미영보며)실용적이죠?
미영 (보면서)어머......!(신기하다)
경희 꽃화채랑 꽃샐러드, 꽃차... 그런거 만드는 꽃인가보다?
태우 (웃는)네.(계란 장조림 먹으려는데)
경수 (얼른 선수 치고)......!
태우 (다른 반찬 먹으려는데)
경수 (얼른 또 선수를 치고)......!
태우 (다른 반찬 먹는척 하다가 급선회 해서 경수 따돌리고 결국은 먹는데 성공, 의기양양하다)......!
경수 (가재미눈으로 노려보고)......!
미영,경희 (어리둥절 두 남자의 쪼잔한 젓가락 싸움을 보는데)......?
필보 (볼멘 소리로)뭣들 하는 짓이 여, 밥상머리에서!
경수 (머쓱)......!
태우 (머쓱)......!
S# 52. 동규병실
사복으로 갈아입고 퇴원준비를 마친 동규,
벗어놓은 환자복을 가지런히 침대위 일각에 잘 놓는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침대를 보는데......!
S# 53. 옥탑마당
태우, 평상 위에 한가롭게 앉아 캔커피 마시면서
방울토마토 화분 옆에 놓고 한알씩 따먹고 있는데,
벌써 상당량을 먹어버린지라 토마토 화분이 좀 앙상하다.
토마토 먹고, 캔커피 마시면서 늦가을 햇살을 즐기고 있는데
자기 방에서 나오다 앙상한 방울토마토 화분 보고 깜짝 놀라는
경수 어어어! (와서 토마토화분 들어 살펴보며 씩씩)이거, 당신이 다 먹었어?
태우 (토마토 씹으면서)응!
경수 (뚜껑이 열릴려고 그런다)아흐으......!(미치겠다, 버럭)누가, 누가 당신더러 이거 먹으랬어!(콧구멍 찌를듯 삿대질 하는데)
태우 어허...... 먹는거 갖고 되게 치사하게 구네.(가방 집이들고 옥상계단으로 올라가버린다)
경수 (씩씩대는데)......!
S# 54. 동 옥상
태우, 심호흡하듯 공기 들어마시며 감탄한다.
태우 경치 죽인다.....!
S# 55. 옥탑마당
씩씩대면서 옥상 쪽을 가재미 눈으로 노려보던 경수,
이 악물고 일각 화단에 놓인 태우의 꽃화분을 느낌으로 돌아본다!
꽃화분 집어들고 회심의 눈빛으로 쏘아보는데......!
S# 56. 미영방
출근준비 마친 미영과 경희.
미영, 마지막으로 책상 위에 놓인 꽃단비 사진에 뽀뽀하고
애틋하게 어루만지며 일어서는데
나가려다 말고 그 모습을 물끄러미 느낌으로 보고있던
경희 미영아......
미영 (밝게)응?(하는데)
경희 (느낌으로)......미안해......
미영 (피식 웃는)새삼스럽게...... 나가자.(나간다)
경희 (느낌으로 따라나가고)......!
S# 57. 옥탑마당
미영과 경희, 방에서 나오는데
평상 위에 아주 앙상한 토마토 화분과 꽃화분이 나란히 놓여있다......
미영, 경희, 놀라는데......!
태우, 옥상계단에서 내려오다 꽃화분의 몰골을 보고 놀라 급히 와서
태우 (들여다보며 짜증)뭐야, 이게!(하는데)
경수 (방에서 나오며 콜라캔 마시며 끄윽 트림까지 시원하게 한다)디저트를 먹었더니 자꾸 트림이 나오네......(태우 기색 옆눈질로 살피는데)
태우 (꽃화분 들이밀면서)이거, 당신이 이랬어?
경수 (유들유들)먹는 거라며?
태우 (열받아 버럭)누가 당신더러 먹으래?(하는데)
경수 (지지않고)방울 토마토는 뭐, 댁 먹으라고 사온 줄 알어?(하는데)
태우 (열나서 들이대며)당신한테 꽃디저트가 어울린다고 생각해, 지금?
경수 (바짝 들이대며)안 어울릴건 뭔데!(하는데)
미영 아휴, 시끄러워요!(가버린다)
경희 (어이없다는듯 두 남자를 번갈아 보고, 따라나가고)......
경수 (아주 얄밉게 콜라를 홀짝이는데)......!
태우 (콜라캔 보면서)충치 무쟈게 많지?
경수 한개도 없어. (이 벌리며)보여줘, 보여줘?
태우 없긴 뭐가 없어!(나가는데)
경수 (메롱하는 심정)이빨만 잘 닦으면 절대로 안생겨.(따라나간다)
S# 58. 버스정류장 앞길(근처에 전자제품 대리점있는)
미영과 태우, 앞에 오고
경수과 경희가 좀 떨어져서 오고있다.
경수, 여전히 가재미눈으로 태우 뒷통수를 째려보고 있고
경희, 그런 경수와 태우 뒷모습을 느낌으로 번갈아 보는데......
미영 웬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요, 어젠?(하는데)
태우 (씁쓸한 미소)애엄마가 재혼을 했어요.
미영 어머......!(하는데)
태우 (씁쓸한 미소)우리 시훈이... 새아빠 따라 뉴질랜드로 이사갔거든요......
미영 (측은한 마음)......!
태우 (멈춰서서)독립영화식으로 돈안들이고 찍는 영화 우선 찍을거에요. 지방에 며칠 내려가야돼요.
미영 네에......(하는데)
태우 (손 내밀며)악수나 한번 합시다!
미영 (좀 난감하게 태우를 보는데)......
경수 (헐레벌떡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서)아줌마!
태우 (경수를 못마땅한듯 보며)뭐야!(하는데)
경수 (미영 어깨를 밀다시피 마침 도착한 버스쪽으로 밀며)지각하겠어...
태우 어어어......(하는 동안)
미영 (경수에 떠밀려 얼떨결에 버스에 오른다)
경희 (버스에 오르고)
태우 (버스 안의 미영을 보며 좀 어이없는듯 미소, 손을 드는데)
S# 59. 동 버스안
버스, 출발한다.
미영, 버스 안에서 태우에게 약간 손을 들어보이고......
경수, 그 모습이 아주 못마땅해서 밖의 태우를 또 째려보고......
S# 60. 버스정류장앞 거리
버스가 멀어져가는 모습을 씁쓸한 미소로 보고서있던 태우,
발걸음 돌려서 좀 쓸쓸하게 걸어가는데......!
일각 전자제품 대리점 대리점 쇼윈도우 안의 TV화면 속에서
<“KBN 생활뉴스입니다.” 하는 앵커모습 보인다>
S# 61. 공장사무실
미영, 경희, 경수, 들어서는데
걱정스럽게 TV를 지켜보고 있던 명순, 호들갑떨면서
명순 여기좀 봐봐!
미영 왜요, 무슨 뉴슨데요?
모두 (의자에 앉아 TV를 지켜보는데)
S# 62. 뉴스 화면
앵커 요즘은 김치가 반찬 뿐만 아니라 맛과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요리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데 일부 김치 요리 전문점에서조차 불량 배추와 고춧가루를 이용해 담근 불량 김치를 사다가 요리를 만드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안윤성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E (어느 식당으로 들어가는 몰래 카메라 화면 위로) 요즘 서민들에 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김치요리집입니다. (주방 입구에 세워둔 종이박스에 든 포장김치 슬쩍보이고) 이 집은 김치를 직접 담그지 않고 사다쓰고 있는데요, (식당 앞에 선 기자의 얼굴 보이고) 이같은 식당에 납품하고 있는 상당수 김치공장들이 색소 등이 첨가된 고춧가루나 심지어 썩은 배추까지 그대로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카메라 김치가공공장 창고 비추면 상태 안좋은 배추들 보이고
기자 얼굴 비추며
기자 이런 불량한 재료로 만든 김치에는 부패균이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방부제 성분이 남아있어 잘 익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몸에 좋다고 먹는 김치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더 확인해 봐야 하겠습니다. KBN 뉴스 안윤성입니다.
S# 63. 공장 사무실
명순, 걱정스럽게 TV를 끄고 돌아보는데 다들 고민스런 표정.
명순 어때?
경희 (심각한)저런 보도 나오면 바로 매상이랑 연결되는데......
미영 우린 상관없잖아? 우리야... 누가 와봐도 떳떳한데 뭐가 어때?
경수 사람들이 그걸 알아줘야 말이죠. 일단 뭐가 나쁘다, 뭐가 안좋다 하면
당장 그날 반찬에서 그대로 빼버리잖아요.
미영 (걱정에)....영향이 있을까?
경희 (심각한)일단 두고 봐야지......
명순 (걱정된다)
미영 (뭔가 느낌이 안좋은데)......!
S# 64. 효정옥 앞 공터
희자, 걸레 들고 나와 항아리들 닦고 있는데
30대 중반 가량 된 캐주얼 차림의 젊은 남자, 살갑게 말을 붙인다.
남자는 목에 MP3를 걸고 있다.
남자 아주머니, 여기 전에 김치 감자탕 했던 거 같은데, 아닌가요?
희자 예?
남자 여기 냉면집에서 김치 감자탕도 하셨던 것 같은데...
희자 우리가 한 게 아니고 어떤 아줌마가 와서 했지요. (아니꼬운) 지금 은 공장차려 나갔어요.
남자 공장까지 차렸어요? 대단하네... 그 집이 감자탕에 김치 넣은 걸로 인기였던 것 같던데... 그런 김치는 직접 담가서 하는 건가요?
희자 저야 모르죠. 솔직히 소규모로 할때는 직접 담갔는지 몰라도, 공장 차려 나간 뒤론 누가 아냐구요, 그 속을...... 경험도 없이 아줌마들 몇이서 덜컥 차린 공장인데......
남자 음... (MP3의 어떤 버튼 누르며)고맙습니다, 아주머니.(간다)
희자 (좀 부루퉁한 심정으로 항아리 계속 닦고)......
S# 65. 공장사무실
미영, 휴대용 가스렌지 위에서 보글보글 맛있게 끓고 있는 김치감자탕 국물을 맛보면서
미영 (혼잣말)액즙을 넣으니까, 확실히 단맛이 있긴 한데......(갸우뚱 하면서 다시 먹어보는데)......
경희 (급히 들어오며)마트 쪽에서 주문을 전부 스톱시켰어!
미영 (놀라 가스불 끄면서)왜?
경희 (한숨)그 불량김치 보도 나간담에 우리 뿐만 아니라 김치가공업체 전체에 주문을 일시중지시킨 거 같아.
미영 (아주 당황한다)어떡해......!(하는데)
경수 (난감한 얼굴로 들어와서)인터넷 주문도 스톱상태예요. 주문했던 고객들까지 줄줄이 취소요청 한다구요!
명순 (급히 들어와서)우리 괜찮은거야? 일하는 아줌마들도 웅성웅성거려.
경희 (난감)주문이 없는데 무조건 공장만 돌릴 수도 없고......
미영 (위기감에 얼굴 하얗게 질리는데)......!
S# 66. 몽타즈
* 납품해 오던 어느 식당. 발 밑에 박스 세워놓고 경희가 간절히 부 탁하는데도 주인이 두 손을 휘휘 내저으며 안된다고 들어가버린다.
* 공장 사무실에 반품돼서 들어온 김치감자탕 박스들이 수북하게 쌓 여가고 미영과 경수, 그 모습에 한숨 푹 쉰다......!
* 공장사무실 테이블 위로 수북히 쌓이는 신문들의 김치관련 기사들. ‘불량 김치 파동 무차별 확산’
‘식당 김치, 김치찌개 안먹겠다 75%...본사 여론조사 결과’
‘김치파동 외식 업체 전반으로 확산조짐’......
S# 67. 일식집 큰방
세준, 상석에 제왕처럼 앉아있고
홈쇼핑 고위간부들과 고PD, 연정, 카메라맨을 비롯한 간부들
화려한 회접시를 놓고 담소중인데,
얼굴 핼쓱한 연정은 통 먹지를 못한다.
고 (나즉하게)왜 그렇게 못 먹어?
연정 입맛... 없어요......
고 (안쓰러운)이럴 때일수록 잘 먹고 기운을 내야지.
연정 (씁쓸한 미소)......
세준 (상석에서, 좀 큰소리로)황연정씬 왜 그렇게 못 먹어요?
모두 (연정을 보는데)......!
연정 (민망)......!
세준 황연정씬 김치루마끼 좋아하지? (옆에 대기중인 비서에게)그거 좀 시켜줘.(하는데)
연정 (얼른)됐습니다.(하는데도)
세준 (일부러 다른 사람들 들으라는듯)아! 고구마튀김이랑 우메보시도 좋아했었다?(비서에게)그것도 시켜!
비서 네.(나간다)
연정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일동 (분위기 아주 썰렁해지면서 연정을 흘끔흘끔들 보는데)......!
카메 (분위기 무마하려는듯 물 홀짝 마시면서)사장님이 참 자상하시네......
고 (테이블 밑으로 꽉 쥔 주먹 부르르 떨며, 속엣말로)치사한 인간......!
연정 (얼굴 새빨개진채로 고개 숙인채 이를 악문다)......!
S# 68. 민석사무실
사무실 집기들이 들어내지는 중이다.
재원, 수염 덥쑤룩한 얼굴로 초췌하게 일각에 앉아있고
역시 초췌한 민석, 눈물 그렁한 비서에게 돈봉투를 내밀며
민석 조금 밖에 못 넣었어. 미안해 미스김......
비서 (글썽한채 받는다)......!
재원 (와서 한숨... 비서 어깨 한번 짚어주며)그동안 애썼어......
비서 (울먹)힘내세요 사장님... 상무님......
민석 (씁쓸하게 웃는)그래...
비서 (눈물 닦으며 인사하고 나간다)
재원 (한숨)사채가 무섭다 무섭다 하더니 그 몇 푼 안되는게 이렇게 발목을 잡네......!
민석 (억장이 무너지는듯 돌아서서 한숨)......!
S# 69. 민석집 영순방
영순, 홧병이 나서 싸고 누워있는데
꽃비와 단비가 아주 걱정스런 표정으로 영순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단비 (천진하게)시원해 할머니?
영순 (큰 한숨으로)그래.....
꽃비 (주무르며)할머니, 내가 청소할까?
영순 (대답없이 큰 한숨)휴우......
꽃비 (단비에게)내가 스팀청소기 돌릴테니까 넌 할머니 계속 주물러드려. 알았지?
단비 (씨익 웃는)알았어, 누나.
영순 (힘없이)냅둬. 니가 뭘 한다구......(하는데)
꽃비 나두 할 수 있어, 할머니.(나간다)
S# 70. 동 거실
꽃비, 스팀청소기를 돌리다가
문득 무선전화기를 느낌으로 돌아다본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한숨... 스팀청소기 계속 민다......
S# 71. 공장 사무실
경희, 미영, 장부와 계산기 앞에 놓고 고민중이다.
경희 도저히 안되겠어... 세금내고, 뭐 내고 남은 거 다 꺼내쓰면 직원들 월급은 그렇다치고 다음 주 작업할 자재 구입비도 없어.
미영 (암담한)우리는 그렇다쳐도, 어떡하든 아줌마들 월급은 밀리지 말아야 되는데...
경희 생산량 더 줄이고 직원 몇은 휴가를 보내든지... 어차피 휴가 쓸 형편 되는 사람들 아니니까 그동안 딴 일 구해서 나가겠지만...
미영 (한숨쉬는데)......!
경수 (문 벌컥 열고 문간에 서서 헉헉) 소식 들었어요?
미영 뭐요?
경수 유영수퍼요. 사장이 부도내고 도망갔대요!
경희 그럴 리가......! 어제도 갔었는데요?
경수 지금 빨리 가보자구요!
미영 (황급히 일어나며) 거기 얼마 물려있지?
경희 체인하고 대리점에 넣는다고 받아간 거까지... (질리는) 오백상자가 넘어.
미영 (질리는)가자!(경희와 함께 뛰어나가는데)
S# 72. 유영수퍼 닫힌 셔터 앞
닫힌 셔터문 앞에 납품업체 관계자들이 모여서 웅성웅성대는데
누구는 오뎅납품 하면서 사천만원 띠었다, 누구는 숙주나물로 이천 물렸다, 누구는 수세미로 천오백 띠었다...... 야단들이 났는데
화들짝 달려와 어쩔 줄 몰라하는 미영, 경희, 경수......
미영, 닫힌 셔터문 보면서 얼굴 하얗게 질리는데......!
E 미영핸드폰 벨소리......
미영 (하얗게 질린 얼굴로 핸드폰 받는다)여보세요...(하는데)
명순E (다급히)장사장, 빨리 들어와봐, 빨리!
미영 (핸드폰, 놀라)무슨 일인데?(하면)
명순E 글쎄 일단 빨리 들어와봐!
S# 73. 공장사무실
비디오 리모콘 들고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던 명순,
미영, 경희, 경수, 황급히 들어와 앉자마자
리모콘 작동해서 녹화해둔 뉴스를 튼다.
모두, 하얗게 질려서 화면 들여다보는데
<화면 속 뉴스>
기자(S# 64의 남자와 동일인물)가 한강고수부지에 나와있는 모습.
하얀천으로 덮히 시신을 경찰들이 운구해가고
옆에는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지켜보고 있고.
기자 오늘 투신한 산성식품 김영진사장은 최근의 불량김치 파동으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데다 빚독촉이 심해지자 이를 비관하고 자살을 결심한 것 같습니다.
명순 (호들갑스럽게) 너무 불쌍해... 어쩜 좋아...
미영 (남의 일 같지 않은데)......!
기자 이번 불량김치 파동으로 과연 무엇을 먹어야할지 소비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김치관련 식품들까지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다 철저한 당국의 감시와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기자의 멘트 나오는 배경 화면에 김치 관련 상품이 하나씩 툭 툭 떨어지는 모습 보이고, 맨 마지막으로 제품 상표 모자이크 표시되었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아줌마네 감자탕’이 분명해 보이는 제품이 턱하니 올려진다.
경수 어? 저거저거!
미영 (OL) 우리 감자탕이잖아!
경희 (느낌으로)......!
명순 (비디오 끄면서 불안한듯)아무리 뿌옇게 지웠다그래도 우리 제품인거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아볼거야. 어떡하지?
경희 (분하다, 씩씩대며)경수씨, 저거 어떻게 법적으로 조치할 수 없어요?
미영 (절박하게 경수를 보는데)......!
경수 (난감한)형사상으론 업무방해쪽에 해당되지만, 일단 로고를 지웠으니까 고의성이 없어요. 그래서 업무방해는 어렵고...
경희 (급히)민사쪽으론요?(하면)
경수 (한숨)손해배상이 가능하긴 한데, 그게......(난감한듯)
미영 (다급히)말을 좀 해봐요!
경수 일 다 당한 다음에 매출 감소된 거 계산해서 손해사실을 입증해야 되거든요......
명순 뭐야 그럼, 우리 다 망해넘어간 담에나 가능하단 소리 아냐?(하는데)
E 사무실 전화, 미영, 경희, 경수 핸드폰 하나둘씩 사방에서 울려댄다.
미영 (핸드폰)네, 사장님. 어머, 아니예요. 뉴스에 나간거랑 저희 상품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경수 (핸드폰)그게 뉴스 내용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관련업계에 타격이 있다는 내용이지 저희 감자탕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닙니다.
경희 (핸드폰)사장님, 다른 데는 다 몰라도 사장님은 저희 아시잖아요.
명순 (사무실 전화기로)천부당 만부당...... 저흰 정말 억울해요. 집에서 담근
김치처럼 정성으로 얼마나 깨끗이 담갔는데요, 사장님도 와서 보셨잖아요!
사무실 안이 폭격맞은 것처럼 연신 울려대는 전화받고 변명해대느라
난리가 났는데......!
S# 74. 미영방(밤)
힘이 쏙 빠진 평상복 차림의 미영, 씽크대 양재기 속에 미역을 물에 담그고 있는데
역시 힘이 쭉 빠진 경희, 들여다보면서
경희 누구 생일이야?
미영 (마음 복잡한 한숨)......!(미역을 물에 잘 담그고)
S# 75. 민석빌라 외경(아침)
S# 76. 동 주방
분위기 무겁게 가라앉은 식탁에 영순, 연정, 꽃단비 식사중이다.
영순 (한숨)아범은 언제 온데?
연정 (무거운)바람 쐬고 맘 좀 정리하고 온대요.
영순 (또 한숨)......!
단비 (반찬투정을 하는)생선조림 먹고싶어......
꽃비 (단비를 쿡 찌르며 눈치준다)......!
단비 (왜에? 하고 입모양으로 꽃비에게)......!
꽃비 (어른들 눈치 살피면서 마음이 무겁다)......!
S# 77. 학교앞길
풀이 팍 죽은 꽃비, 책가방 메고 시무룩해서 등교하는 중이다.
S# 78. 꽃비교실
꽃비, 자기 자리에 와서 앉는다.
가방을 내려놓는데
짝꿍이 활짝 웃으며 생일카드와 작은 상자 내밀며
짝꿍 생일축하해, 꽃비야......(하는데)
꽃비 (그만 참았던 설움이 터지면서 서러운 눈물이 주루루룩...... 서럽게 흐느껴 운다)흑흑......!
짝꿍 (놀래서)꽃비야, 너 왜 울어? 꽃비야......
담임 (와서 달래며)이꽃비, 왜 그래? 왜 울어?
꽃비 (서럽게 엉엉 우는데)......!
담임,짝꿍 (꽃비를 달래느라 애를 쓰고)......!
S# 79. 학교앞
핼쓱한 미영, 급히 교문을 들어선다.
두리번거리며 1학년 교실 쪽을 찾아가는데......!
S# 80. 민석거실
아이들 물건들로 어질어진 거실을 주섬주섬 한숨으로 치우던 영순,
문득 달력을 보는데, 11월 10일에 동그라미 쳐져있다!
그제서야 퍼뜩 꽃비생일임을 떠올리는
영순 아이구, 오늘이 우리 강아지 생일인데, 미역국도 못 끓여주고......! 어린 것이 얼마나 서러웠을까......(황급히 손지갑 집어들고 나간다)
S# 81. 꽃비교실 복도
미영, 창문으로 꽃비 공부하는 모습을 들여다보는데,
꽃비 지켜보는 미영 눈가에 물기가 촉촉하다......!
S# 82. 동 교실
수업듣던 꽃비, 뭔가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다보면
미영이 창문으로 애틋하게 들여다보는 모습 보인다.
꽃비 얼굴, 순간 활짝 펴지는데......!
미영, 돌아보지 말고 어서 공부하라고 손짓하는 모습 보이고.....!
꽃비, 아주 기분 좋아서 앞을 보며 수업 열심히 듣는데......!
S# 83. 동 복도
미영, 그런 꽃비 뒷모습을 아주 애틋한 느낌으로 보고있고......!
S# 84. 학교일각 벤치
미영, 꽃비를 느낌으로 꼭 껴안아주고 있다......!
꽃비, 그렁한 채로 미영에게 안겨있는데......!
미영, 간신히 벅차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히면서
미영 (꽃비 눈 들여다보면서 웃는)우리 꽃비, 생일 축하해!
꽃비 (눈물 그렁한 눈으로 활짝 웃는데)......!
미영 (선물포장 내밀며)선물!
꽃비 와!(좋아서 얼른 풀러보면 아주 예쁜 머리핀과 머리띠, 그리고 양말이다)너무 이쁘다!(머리띠를 해보는데)
미영 (머리띠 똑바로 씌워주면서)맘에 들어?
꽃비 (아주 행복하다)고맙습니다!
미영 (애틋한 미소로 보며)양말은 단비거니까, 전해줘.
꽃비 (활짝 행복한 미소로)네.......!
미영 (애닳는)단비, 잘 지내? 어디 아픈덴 없고?
꽃비 걱정 말아요 엄마.(하다가 굳어지는데)
미영 (그 시선 따라 돌아보면)......?
영순 (굳은 표정으로 보고 있다)......!
미영 (엉거주춤 일어서며)......!
꽃비 (울상이 돼서).....!
S# 85. 학교앞
영순, 굳은 표정의 꽃비 손을 잡고
미영, 좀 뒤에 따라나온다.
영순 (한숨... 미영을 보면서)요즘 김치파동땜에 난리들이 났다던데......
미영 (고개 약간 숙인채)......!
영순 (걱정스런)괜찮은 거냐?
미영 ......!
영순 (땅이 꺼지는 한숨)......!(꽃비 이끌고 가려는데)
미영 (얼른)어머니!
영순 (멈칫하는데)......!
꽃비 (영순을 올려다보고)......!
미영 (절박)저랑 약속한거, 기억하고 계시죠! 애들 보내던 날... 약속하셨잖아요!
영순 (느낌으로)......!(잠시 멈칫하다가, 그냥 꽃비 이끌고 간다)
꽃비 (슬픈 눈동자로 미영 돌아보며 손을 흔들고)......!
미영 (그런 꽃비 뒷모습을 모퉁이 돌아 사라질때까지 글썽한 눈물로 보다가, 마침내 결심한듯 이를 악물고 눈물 닦으며, 마음의 소리로)장미영, 더 힘든 일도 다 겪어냈잖아. 분명히 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이렇게 쓰러지면 안돼!(굳은 결심으로 돌아서 씩씩하게 걸어간다)......!
S# 86. 공장사무실
경희, 명순, 경수, 암담하고 지친 표정으로 허탈하게들 앉아있는데
결의에 찬 표정으로 들어서는
미영 (최전방의 지휘관처럼)창고에 재고쌓인거 백인분만 빨리 꺼내!
명순 (엉거주춤 일어서며)백인분?(하는데)
미영 (결의로)눈에는 눈, 이에는 이! 우리 김치감자탕이 얼마나 좋은 식품인지 기자들한테 먹여보자구. 야식으로 신문사에 다 가져다 풀자!
경희 그래, 그러자. 결자해지라 그랬어! 언론땜에 생긴 일이니까 언론 힘을 빌어서 푸는 수밖에 없어!
경수 (벌떡 일어서며)좋아요, 당장 출발해요!(하는데)
경희 (급히)우린 집에 가서 옷 다 갈아입고 가야되니까 김부장, 김치감자탕
준비해갖고 신문사 앞에서 만나요!
명순 넵!
미영 옷?
경희 옷차림도 전략이란 말이 있잖아. 이럴땐 어수룩한 아줌마들이 아니라 똘똘하고 견실한 사업가처럼 보여야돼!
경수 맞는 말이예요!
모두, 굳은 각오로 우르르 나간다!
S# 87. 옥탑마당
미영, 경희, 경수, 각자의 방에서 나오는데
미영은 딱떨어지는 커리어우먼 스타일의 투피스 치마정장,
경희는 바지정장,
경수, 멋진 단색양복에 007가방까지 들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미영 준비됐지?
경수 오케이!
경희 (끄덕)
미영 가자!(나간다)
경희경수 (따라 나가고)......!
S# 88. 신문사앞
아줌마네 김치감자탕 봉고차 와서 멈춰서면
업소용 대형냄비에 든 김치감자탕을 끙끙거리면서 내리는 명순과 직원들......
택시 달려와 멈춰서면 미영, 경수, 경희도 급히 내린다!
경비, 무슨 일인가 와서 보며 의아해하는데
경비 무슨 일이십니까?(하면)
경수 (아주 고압적인 자세로)야식배달 대량주문이 왔거든요!
경비 (어리둥절)야식배달?(미영일행의 정장차림을 아래위로 훑어보는데)
명순 (위생복 차림으로 경비에게 김치감자탕 팩 떠안기며)여기 아저씨거. 조리 다 된거니까 그대로 데워드시기만 하면 돼요!
경비 아니......(어리둥절해 있는 동안)
미영,경수,경희 (각오 단단히 한 똘똘한 표정으로 보무도 당당하게 신문사 현관을 오르고)
명순 (직원들과 함께 대형냄비와 그릇들 챙겨들고 뒤를 따른다)
경비 (어안이 벙벙한데)......!
S# 89. 신문사 안
마감시간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기자들,
각자의 자리에서 기사 작성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미영, 경희, 경수, 보무도 당당하게 들어서고
명순도 직원들 지휘해서 대형냄비 들여놨건만,
기자들, 너무들 바빠서 아무도 돌아보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말붙일 상대도 마땅찮은 상황......!
미영일행, 머쓱 난감하다......!
경희, 경수, 난감한듯 ‘어떡하지?’하는 표정으로 미영을 보는데......!
미영, 굳은 각오로 경희 도움받아 앞 빈 책상 위로 올라간다.
미영, 호주머니 속에서 호루라기 꺼내서 삐익삑 힘차게 불어대고
그 바람에 기자들 고개들어 무슨 일인가 쳐다보는데......!
미영, 김치감자탕 팩포장 한개를 자유의 여신상이 횃불 쳐들듯 높이 쳐들며
굳은 결의로 빛나는 눈동자로 아주 간절하게 큰 소리로 외친다!
미영 여길 좀 봐주세요, 김치감자탕입니다!!!(하는 아주 절박하고 결의에 찬 얼굴에서)
- STOP -
.두번째 프러포즈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