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프러포즈 20회
[제 20 부]
S# 1. 옥탑마당
미영, 경희, 경수, 각자의 방에서 나오는데
미영은 딱떨어지는 커리어우먼 스타일의 투피스 치마정장,
경희는 바지정장,
경수, 멋진 단색양복에 007가방까지 들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미영 준비됐지?
경수 오케이!
경희 (끄덕)
미영 가자!(나간다)
경희경수 (따라 나가고)......!
S# 2. 신문사앞
아줌마네 김치감자탕 봉고차 와서 멈춰서면
업소용 대형냄비에 든 김치감자탕을 끙끙거리면서 내리는 명순과 직원들......
택시 달려와 멈춰서면 미영, 경수, 경희도 급히 내린다!
경비, 무슨 일인가 와서 보며 의아해하는데
경비 무슨 일이십니까?(하면)
경수 (아주 고압적인 자세로)야식배달 대량주문이 왔거든요!
경비 (어리둥절)야식배달?(미영일행의 정장차림을 아래위로 훑어보는데)
명순 (위생복 차림으로 경비에게 김치감자탕 팩 떠안기며)여기 아저씨꺼. 조리 다 된거니까 그대로 데워드시기만 하면 돼요!
경비 아니......(어리둥절해 있는 동안)
미영,경수,경희 (각오 단단히 한 똘똘한 표정으로 보무도 당당하게 신문사 현관을 오르고)
명순 (직원들과 함께 대형냄비와 그릇들 챙겨들고 뒤를 따른다)
경비 (어안이 벙벙한데)......!
S# 3. 신문사 안
마감시간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기자들,
각자의 자리에서 기사 작성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미영, 경희, 경수, 보무도 당당하게 들어서고
명순도 직원들 지휘해서 대형냄비 들여놨건만,
기자들, 너무들 바빠서 아무도 돌아보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말붙일 상대조차 마땅찮은 상황......!
미영 일행, 머쓱 난감하다......!
경희, 경수, 난감한듯 ‘어떡하지?’하는 표정으로 미영을 보는데......!
미영, 난감한 표정으로 둘러보다가......
결심한듯 굳은 각오로 경희 도움받아 앞 빈 책상 위로 올라간다.
미영, 호주머니 속에서 호루라기 꺼내서 삐익삑 힘차게 불어대고
그 바람에 기자들 고개들어 무슨 일인가 쳐다보는데......!
미영, 김치감자탕 팩 한 개를 자유의 여신상이 횃불 쳐들듯 높이 쳐들며 굳은 결의 빛나는 눈동자로 아주 간절하게 큰 소리로 외친다!
미영 여길 좀 봐주세요, 김치감자탕입니다!!!(아주 절박하고 결의에 찬 목소리로 외친다)
기자들 (그제서야 하나둘 고개 들고 미영을 쳐다보며 웅성웅성)......!
미영 (결의에 찬, 그러나 간절하게)태어나서 지금까지 김치를 먹고 살아온 여러분들입니다. 한번 드셔보고 판단해주세요! 불량채소에 싸구려 수입김친지 정성 들어간 진짜 김친지......!
경수 (큰 소리로)여러분들 손끝에 저희회사 앞날이 달려있습니다! 김치파동 이후에 관련 업체들 줄줄이 쓰러지고 있어요!
경희 (호소하는)하루에 문닫는 음식점만 백구십개래요! 양심적으로 장사하는 선량한 사람들 구해주세요!
기자들 (웅성웅성)
기자1 (어이없다)뭐야, 누가 들여보냈어?
기자2 김치감자탕이 뭐야?
기자3 그냥 감자탕이랑 다른거야?
기자4 (열심히 자판 두드리며 돌아보지도 않고 기사 작성하느라 중얼중얼, 짜증이 나는듯)......!
미영 (간절하게 호소하는)내 아이들한테 안심하고 먹일수 있는 음식만 만듭니다! 한번 드셔보세요, 그리구 판단해주세요!
기자1 그렇게 자신있어요?
미영 (반갑게, 절박하게)네! 한번만 드셔보세요!(경희 도움받아 내려선다)
기자2 (일어서며)까짓거 먹어보지뭐......
기자3 (일어서며)출출한데 잘됐네......
기자1 (일어서서 큰 테이블로 오며)어이, 다들 와봐! 먹고 하자구.
기자들 (일어서서 웅성웅성 다가오면)......!
기자1 (짜증스런 얼굴로 기사작성에 여념없는 기자4에게)어이, 우기자! 우기자도 와봐!
기자4 에잇!(신경질나는 얼굴로 하는 수 없이 온다)
미영 (경희, 경수, 명순의 도움 받아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김치감자탕을 퍼서 정성껏 나눠주고)
기자1 (둘러서서 먹으면서 아주 반응들 좋다)국물 죽이네! 공기밥은 없나?
명순 (얼른 웃으며 공기밥들 나눠준다)준비해왔죠!
기자2 캬! 이거 딱 술안준데!(하면)
경수 (007가방 열어보이는데 팩소주가 가득하다, 신바람)여?습니다!
기자3 (받아 마시며 기분좋다)센스있네......!
미영 (기자4에게 김치감자탕을 덜어주며)합성 조미룐 일체 안쓰구요, 집에서 담근 김치처럼 시원하고 깔끔한 맛 날거예요!
기자4 (먹으며, 서서히 안색펴진다)이거, 김치만도 따로 팔아요?
경희 (웃는)그럴 예정이예요. 많이들 드세요, 넉넉하게 가져왔어요!
기자1 야, 이거 진짜 야식으로 그만이겠는데!
기자들 (아주 맛나게 땀 뻘뻘 흘리고 먹는 모습을)
미영,경희,경수,명순 (한숨 놓이는듯 지켜보며, 희망이 보이는데)......!
S# 4. 공장사무실(밤)
긴장이 풀려서 힘이 쭉 빠진 미영, 경희, 경수, 명순이
들어와 앉는다.
미영 오늘 다들 수고 많았어!
경희 그래두 기분은 좋다. 아까 기자들 너무너무 맛있어 하는거 봤지?
명순 배달되냐구 명함 받아간 사람두 세명이나 돼!
경수 김치감자탕은 무죄라고 간단하게만 써줘도 도움 될텐데......
경희 가판에 신문 깔리기 전에 인터넷으로 먼저 뜨지 않나?
경수 계속 체크해볼게요.
명순 (걱정에)그렇게 맛있게들 먹었으니까 설마 한줄은 써주겠지?
미영 (씁쓸한 미소)최선을 다했으니까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경희 그래, 내일은 또 내일에 태양이 떠오르는 거야!
명순 (기지개)애고고고...... (어깨 두드리며)아이구 아이구 삭신이야......
미영 (미안한)미안해요...... 이런 날은 다같이 회식이라도 해야되는데......
명순 (천부당 만부당)회식은 무슨! 지금이 그럴때야? 회사형편 뻔히 아는데......
미영 (그래도 미안한데)......!
경희 빨리 퇴근하자. 그래야 또 내일 열심히 일하지.
경수 그래요!
S# 5. 회사앞 거리(밤)
미영, 경희, 경수, 나란히 걸어오다가
경희 저기... 난 들릴 데가 있어.
미영 다 늦게 어딜?
경희 (씁쓸한 미소)볼일 있어......
경수 그럼, 다녀오세요. 저희 먼저 들어갈게요.
경희 그래.(돌아서 가고)
미영 (버스 정류장 쪽으로 가는데)
경수 (따라붙으며)아줌마 배 안고파요?
미영 (퉁명)고프지 왜 안고파요, 지금이 몇신데?(부지런히 걷는데)
경수 (따라붙으며)우리 저녁 먹구 들어갈래요?
미영 뭐하러 쓸데없는데 돈을 써요? 집에 가서 먹으면 되는데(계속 걷는데)
경수 (장난꾸러기처럼)나한테 쿠폰 있는데......?
미영 에?
경수 마일리지 쌓인 걸로 그냥 먹을 수 있는 쿠폰 있다구요!
미영 (어리둥절 무슨 소린가 싶은데)......
경수 (얼른 미영의 어깨를 뒤에서 밀다시피 하면서)어차피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가서 먹자구요! 먹어야 힘을 내지!
미영 어어어?(하면서 떠밀려간다)
S# 6. 동규입원실 복도(밤)
경희, 착잡한 표정으로 걸어온다.
좀 망설이는 표정... 열린 문 틈으로 병실 안을 들여다보는데
S# 7. 동규입원실(밤, 경희의 시선)
동규 침대에 웬 다른 50대 아저씨가 잠들어있는 모습 보인다.
들여다보던 경희, 놀라는데......!
S# 8. 동 복도(밤)
경희, 아주 당황스러워하다가,
지나던 간호사를 잡고
경희 김동규 환자, 어디가셨어요?
간호 (알아보며)아, 지난번에 죽 맡기고 가신분 맞죠? 그 할아버지 퇴원하셨어요.
경희 (당황스럽다)어머......!
간호 (가려는데)
경희 (얼른)저기, 주소 좀 알 수 있을까요?
S# 9. 패밀리 레스토랑(밤)
미영, 경수에게 떠밀려 억지로 일각 자리에 앉는다.
미영 (둘러보며 생뚱맞다는듯)집에 가서 먹음 되는데, 뭐하러 이런델 와요?
경수 공짜라니깐요! (핸드폰 들어보이며)마일리지 쌓인걸로 그냥 먹으면 된다구요!
미영 (좀 불퉁하게 주위를 둘러보는데)......
일각 자리에 생일을 맞은 꽃비또래 아이와 부모가
생일축하를 하는 모습 보인다.
직원들 둘러서서 노래와 율동으로 생일축하를 해주고,
부모는 박수 쳐주고
공주처럼 차려입은 아이는
행복한 웃음 지으며 케?에 촛불을 후- 불어서 끄는 행복한 모습......!
미영 (그 모습을 아주 아프게 보며 눈을 떼지 못한다)......!
경수 (그런 미영을 느낌으로 보는데)......!
직원 (메뉴판과 물을 가져와서 내려놔주면)
미영 (촉촉한 눈빛으로 급히 일어서며)혼자 먹고 와요.(나가버린다)
경수 (당황해서 직원을 보다가, 미안한)미안합니다, 다음에 다시 올게요.(급히 따라나간다)
S# 10. 패밀리 레스토랑앞길(밤)
미영, 착찹하고 마음 아픈 표정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경수 (따라 붙으며)왜그래요, 애들 땜에 그래요?(하는데)
미영 (걸으며, 아픈 마음)......!
경수 (좀 불만에)엄마가 맛있는 것도 먹고 씩씩하게 살길 바랄거예요, 꽃비랑 단비도......(하는데)
미영 (아프게, 낮게)오늘...... 꽃비 생일이예요.(아픈 미소, 터덜터덜 간다)
경수 (느낌으로 좀 멈칫한다, 아프게 터덜터덜 걸어가는 미영뒷모습 보다가 얼른 따라가면서)그럼, 담번에 여기 데려오면 되겠네? 생일은 매년 돌아오잖아요!
미영 (아픈, 씁쓸한 미소로)그래야죠......(가고)
경수 (따라 가는데)......!
S# 11. 민석빌라앞(밤)
택시 와서 멈춰서면
초췌한 민석, 작은 배낭과 케?상자를 들고 내린다.
S# 12. 민석거실(밤)
민석, 들어서면
꽃단비, 환호성을 올리면서 열렬하게 환영하며 매달린다.
민석, 아픈 미소로 꽃단비 안아들고 볼을 부비는데
케?상자 받아들면서 초췌한 민석 모습에 속이 상하는
영순 아주 얼굴이 ... 다 죽게 생겼네......(속이 상하다)
민석 (꽃단비 볼을 부비면)
꽃단비 (따갑다고 까르르 까르르)......!
민석 (꽃비 볼에 뽀뽀)우리 꽃비, 생일 축하해!
꽃비 (민석 목을 꼭 끌어안는다)......!
민석 (아픈 미소로 다시 한번 볼을 부비고)......!
단비 나두나두!
민석 (미소)그래, 우리 단비두!(단비 볼을 부비면)
단비 (좋아라 까르르르)
영순 아빠 힘들어, 그만들 내려와.
민석 (아이들 내려놓는다)
영순 저녁은?
민석 먹었어요.
영순 (맘이 아픈)밖에서 먹는 밥 뻔하지뭐. 옷갈아입고 나와. 오징어 찌개 맛있게 해놨어!(주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민석 (얼른)두세요. 잠깐 나갔다와야 돼요.
영순 며칠만에 들어와서 또 어딜 나가?
민석 재원이 만나기로 했어요.
영순 (한숨... 주방으로 들어가고)
민석 (꽃단비에게)아빠, 옷 좀 갈아입고 나올게.
꽃단비 (신바람)네!
S# 13. 동 안방(밤)
민석, 들어와서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문득 경대 위 액자 속의 결혼사진을 느낌으로 돌아보는데......!
S# 14. 홈쇼핑 비상계단
연정, 서러워서 펑펑 울고 있고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면서 달래고 있는
고PD 연정, 황연정... 진정 좀 해봐!
연정 (서럽고 분한 눈물 흘리며 흐느끼는데)흑흑......!
고 하긴, 내가 연정이래도 미치고 팔짝 뛰겠다. 특급 쇼호스트를 갑자기 콜센터로 발령 내는 법이 어딨냐구! 암만 전직원 순환근무젤 도입했대두 왜 하필 1번 타자가 자기냐구 글쎄!(분해 죽겠는데)
연정 (결심한듯 눈물 닦는다, 그 얼굴 어떤 각오로 불타는데)......!
고 (걱정된다)왜?
연정 (눈물 닦아내면서 굳은 얼굴로 나가버린다)......!
고 (급히 따라나가고)
S# 15. 동 복도
굳은 표정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연정과
쫓아가며 걱정스럽게 달래는
고 (달래는)대출받은거 다 날리고 지금 사는 집 껍데기만 안고 사는 거잖아. 위약금 물어줄려면 그나마 다 팔고 거리로 나앉게 생겼는데 어쩔려그래?(하면)
연정 이런식으로 계속 당할 순 없잖아요!(성큼성큼 간다)
고 연정, 황연정!(걱정스런 얼굴로 따라나가고)
S# 16. 동 사장실
연정, 분노로 들어와 서면
세준, 실내에서 퍼팅연습을 하는 중이다.
연정, 부르르 분노로 떨면서 세준을 차갑게 보는데도
세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차분하게 퍼팅연습만 하는데
연정 (강하게)치사한 복수 좀 그만 하시죠, 정세준씨!
세준 (차갑게, 퍼팅하면서)여긴 회사야. 난 그쪽 사장이구!
연정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는데)......!
세준 (완벽한 퍼팅으로 골프공을 홀에 집어넣고 나서야 만족스러운듯 고개든다, 차갑게)무슨 일이야?
연정 (치가 떨린다)콜센터로 발령낸거, 부당한 행윕니다, 시정해줘요!
세준 (차갑게)못하겠다면?
연정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는데)......!
세준 (다시 퍼팅)회사 홈페이지에 황연정씨 사생활에 대한 항의 메일들 올라오고 있어!
연정 (멈칫)......!
세준 (차갑게, 시선은 골프공)남의 남편 뺐어 결혼한 여자, 그런 여자가 주부 대상 프로 진행하는게 말이 되냐는 내용들이야. 지난주에 다섯건, 오늘만 일곱건. 고객센타로도 항의 전화 오기 시작했구.(퍼팅한다)
연정 (충격이다)......!
세준 시그마 화장품 정인자 사장, 그 소문 듣고 쇼호스트 바꿔달라구 정식
요청해왔어!
연정 (난감하고 어쩔 줄을 몰라하는데)......!
세준 인사위원회에서 문제 제기하기 전에 미리 조치한거니까, 그렇게 알아. 좀 조용해 진 다음에 그때 다시 불러올릴거야.
연정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데)......!
비서 (들어와 목례하고)회의 들어가실 시간입니다.(나간다)
연정 (하얗게 질린 얼굴로 비틀비틀 돌아나간다)......!
세준 (그 뒷모습을 차갑게 보고, 다시 퍼팅을 하는데)......!
S# 17. 허름한 돼지껍데기집
돼지껍데기 굽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남루한 술집.
재원이 점퍼 옆으로 벗어놓고 돼지 껍데기 뒤척거리는데
민석, 아픈듯 찡그리며 허리를 만지면
재원 (껍데기 뒤집으면서 민석 허리 보며)골프갔다 온거야?
민석 (피식 씁쓸한 웃음을 웃는데)......
재원 그래도 넌 아직 팔자 좋구나... 난 아주 죽을 지경이다. 마누라 눈치땜에 집에 있을 수가 있어야지. 이건,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는 것까지 눈치가 보여, 맨날 먹고 놀기만 하는 거 같아서......
민석 (한숨)너무 그러지 마......
재원 넌 뭐 계획있냐? (한숨)종잣돈이라도 있어야 옴짝달싹을 해보지. 남의 회사 들어가자니 위치가 애매하고...... (고기에서 나는 연기 자기 반대편으로 흐트리며) 오늘도 일없이 술만 먹고 들어왔다고 뭐라 안 할려나 모르겠다......
민석 (착잡한 표정으로 소주를 따라주는데)
재원 (마신다, 울분 토하는)친구라는 놈들도 돈빌려 달랠까봐 어찌나 벌벌들 떠는지...... 내가 치사해서 전화도 안해!
민석 (씁쓸한)세상 인심이란게 그건거지 뭐...... 옛날에 한번 겪어봤잖아.
재원 그땐 젊었지! 요새는 영 자신이 안서...... (씁쓸)늙었나봐...(하는데).
민석 (담담하게)죽을 각오로 매달리면 안되는 일이 어딨겠냐, 약한 소리 그만 하고 마셔.(소주잔을 든다)
재원 (민석과 잔 부딪치고 씁쓸한 건배를 하는데)......
민석 이것만 먹고 일어서자.
재원 왜, 오늘 좀 마시자구!(하는데)
민석 꽃비 생일이야.
재원 그래? (할 수 없다)그럼 들어가야지......
민석 (핸드폰 꺼내들고 버튼을 누르는데)......
S# 18. 연정차안(밤)
고수부지 일각에 세워진 연정차 안에서
연정, 허탈하고 망연한 표정으로 멍하니 한강을 바라보고 있다.
눈물 주르르 흐르는데......
E 연정핸드폰 벨소리......
연정 (핸드폰 번호 보고 얼른 눈물 수습하고 받으며)어디에요?
민석 (반화면)집에 왔어.
연정 (핸드폰, 잠긴 목소리 들키지 않으려 애쓰며)금방 들어갈게요.(하는데)
민석 (반화면)저기, 오늘이 꽃비생일이야.
연정 (핸드폰, 놀라)어머!
민석 (반화면)들어올 때 선물하나 사와.
연정 (핸드폰, 미안한)미안해요......!
민석 (반화면, 씁쓸한 미소)내가 미리 말해줬어야 되는데, 내 탓이지뭐......
연정 (핸드폰)알았어요. 금방 들어갈게요.(핸드폰 끊고 얼굴 수습하면서 급히 시동을 거는데)
S# 19. 옥탑마당(밤)
평상 위에 휴대용 가스렌지 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멸치국물... 미영과 경수, 마주앉아 수제비 반죽을 떼 넣고 있다.
경수 (다 안다는듯)너무 죄책감 같은 거 가질 필요 없어요.
미영 (경수를 보는데)......
경수 (반죽 떼어 넣으면서)맛있는 것도 찾아먹고, 웃을땐 하하하 웃고 씩씩하게 사는게 정말 애들 위하는 거예요.
미영 (슬픈 미소)맛있는 거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라잖아요. 우리 꽃비랑 단비,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 좋아하거든요......
경수 (그런 미영을 안쓰럽게 보다가, 나즈막히)내가 얘기 안했던가요, 우리 부모님 이혼하신거......
미영 (좀 놀라서 경수를 보는데)......!
경수 (씨익 웃으며)꽃비랑 단비한텐 얘기해줬었는데......
미영 ......!
경수 엄만 호주, 아버진 미국 사세요. 얼마전엔 잠깐 다니러 나오신거구요.
미영 (약간 당황)몰랐어요......
경수 (따뜻하게)이혼이 애들한테 쉽지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또 사람은 다 적응하면서 살게 돼있거든요. 나도 첨엔 좀 그랬어두 금방 적응했어요. 우리 부모님 이혼하신거, 난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해요. 나때문에 이 악물고 참고 살면서 서로 물어뜯고 상처 주고 그랬다면 아마 그게 훨씬 더 힘들었을거예요, 부담스러웠을 거구요......
미영 (경수를 느낌으로 보는데)......!
경수 (따뜻하게 씨익 웃어주며)꽃비랑 단비, 정말 똘똘하고 괜찮은 녀석들이잖아요! 잘 적응하고 아주 기분 좋- 은 어른으로 무럭무럭 잘 커갈테니까 너무 걱정말아요! (이해가 안간다는듯, 농담처럼)아줌마는 영 안 그런데, 애들은 참 똑똑하단말야......
미영 (기막히다는듯 픽 웃는... 그러나 많이 위로가 된다)......!
경수 거봐요, 웃으니까 못생긴 얼굴이 훨씬 나보이잖아요!
미영 (어이없어서 또 웃는데)......
S# 20. 민석주방(밤)
식탁에 민석, 연정, 영순, 꽃단비가 촛불꽂은 케?을 앞에놓고
박수치며 생일 축하노래 막바지 부분을 부르고 있다.
모두 (노래)사랑하는 이꽃비, 생일 축하 합니다.
꽃비 (기쁜 미소로 후, 촛불을 불어 끄면)
모두 (박수를 쳐주고)
연정 (바비인형상자를 내밀며)꽃비 생일 축하해! 아침에 못 챙겨줘서 미안해?
꽃비 (받으며 웃는)괜찮아요.
단비 내 선물은?
연정 (당황)어머, 미안해... 단빈 다음에 사줄게.
영순 (조금 못마땅한)사는 김에 두개 사오지 그랬어.....
연정 (당황)......!
민석 (난감)......!
꽃비 (얼른)너두 니 생일에 받으면 되잖아.
단비 (볼멘)피!(하는데)
영순 (케? 잘라서 나눠주며)자, 케?들 먹자.
꽃단비 (금방 신나서)네!(맛있게 먹는다)
S# 21. 옥탑마당(밤)
미영, 수제비를 뜨고 있는데
필보 (오며)아니, 이게 무슨 맛있는 냄샌가, 달밤에......?
미영 (얼른)어서오세요. 수제비좀 끓여요.
경수 와, 할아버지... 관리실에서 이 냄샐 맡았단 말예요?
필보 그래 맡았다 이놈아. (와서 보며)수제비? 맛있겠다!(침이 꿀꺽)
미영 (수제비 그릇에 나눠 담으면서)앉으세요. 넉넉히 끓였어요.
필보 (은근히 들여다보며)나 먹으면 모자라는거 아냐?(하는데)
경수 모자라면 안드실려구요?
필보 물론 아니지!(끼어 앉는데)
미영 (수제비그릇 필보와 경수 앞에 놔주면서)많이들 드세요. 찬밥도 있어요.
필보 (국물 떠먹으며)캬아! 멸치국물 시원허다!
미영 (자기 그릇에도 수제비를 뜨는데)
필보 (먹으며)요새 공장 많이 힘들지?
미영 (쓴웃음)......
필보 (다독이는 느낌)한세상 살다보면 고비라는게 몇번씩 오기 마련이야. 큰파도 작은 파도 이렇게 넘고 저렇게 건너뛰다보면 어느새 또 저만치 지나가 있거든.
경수 우와! 할아버지 엄청 멋있는 말씀 하시네?
필보 임마 내가 언젠 안 멋있었냐?
경수 (갸우뚱)글쎄요......(하는데)
필보 글쎄는 무슨......(하다가, 경수 옆구리 쿡 찌르면서)2단계까지 넘어갔으니까 3단계는 뭐하면 되냐?
미영 (어리둥절)3단계라뇨?
필보 1단계 안면익히기, 2단계 선물전달, 그 담에 3단계 말이야!
경수 (수제비 먹느라 정신이 없는데)......
미영 저기...... 영화구경 같은거 어때요?
필보 영화구경?
경수 (수제비 먹으며)뭐 너무 고전적이긴 하지만 티켓이 생겼는데 같이 보러가자 그러든가... 영화보면서 손도 넌즈시 잡아보고......
필보 (퍼뜩)스킨쉽이라......!(구미가 당긴다)요즘 어떤 무비가 볼만한가?
경수 (먹으며)인터넷 검색해보고 적당한 걸로 골라드릴게요.
필보 기왕이면 그 이구아나의 밤같은, 그런 무비로 골라봐!
경수 (어리둥절)이구아나... 그거 도마뱀 종류 아닌가?(미영을 보면)
미영 (어리둥절)......!
S# 22. 민석안방(밤)
잠옷 차림의 민석과 연정, 침대헤드에 베개 받치고 나란히 앉아있다.민석, 허리가 계속 아픈지 얼굴 찡그리면
연정 (걱정스럽게)왜그래요, 허리 아파요?
민석 괜찮아.(하는데도)
연정 (민석 허리를 들춰본다. 파스로 도배를 했다, 깜짝 놀라서)왜 이래요?
민석 (당황하며)저기... 골프를 무리하게 했나봐.
연정 (걱정에)조심해야죠.....(허리를 매만져주)많이 아파요?(하는데)
민석 (그런 연정이 안쓰럽고 고마워서 보며)근데, 얼굴이 왜 그렇게 핼쓱해?
연정 (당황, 얼굴 만지며)난 잘 모르겠는데......
민석 (아픈)나땜에 힘들어서 그렇지뭐...... 미안해.(연정을 안는다)
연정 (그 품에 한숨으로 안기는 순간)
단비E 아빠, 동화책 읽어줘!
민석,연정 (놀라서 얼른 떨어지면)......!
단비 (벌컥 문열고 들어와 민석과 연정의 당황해 하는 모습을 의아하게 보고 있는데, 잠옷차림으로 동화책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를 들고있다)어어......?!
꽃비 (잠옷차림, 뒤쫓아와 난감한듯 단비를 잡아끌며)이리 와, 안된댔잖아!
단비 (떼쓰는)싫어, 아빠랑 잘거야!
꽃비 (답답한)어휴 이 바보야!
단비 (볼멘)또 바보래, 씨이......!(하는데)
민석 (난감하다)......!
연정 (얼른 이불 들추며)이리와 단비, 동화책 읽어줄게.
단비 (좋아서 후다닥 침대 가운데로 파고 눕는다)
꽃비 (난처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는데)......!
민석 (웃는)꽃비도 이리와, 오랫만에 아빠가 동화책 읽어줄게.
꽃비 (연정 눈치를 살피는데)......!
연정 (힘없는 미소)꽃비도 와!
꽃비 (그제서야 좋아서 가운데 파고들면)
민석 (단비 동화책 받아들고 읽어주기 시작한다, 펜션에서 미영이 읽어주던 부분으로 해주세요)
꽃단비 (아주 기분 좋은 표정으로 민석 손을 만지작대며 듣고있고)
연정 (그런 민석과 꽃단비를 씁쓸한 미소로 보는데)......!
S# 23. 민석빌라외경(밤)
S# 24. 동 주방(밤)
연정, 어두운 주방에 혼자 앉아서 생각에 잠겨있다.
세준E 남의 남편 뺐어 결혼한 여자, 그런 여자가 주부 대상 프로 진행하는게 말이 되냐는 내용들이야. 지난주에 다섯 건, 오늘만 일곱건. 고객센타로도 항의 전화 오기 시작했구.
연정, 괴로운데......!
물 마시려고 잠옷 차림으로 들어와 불을 켜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영순 아이구 깜짝이야!
연정 (당황해 벌떡 일어나며)어머니!
영순 아니 넌 왜 불도 안켜놓고 그렇게 앉아있어?
연정 저기, 물좀 마시느라구요.(목례하고 얼른 안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영순 아이구 놀래라...... (놀랜 가슴에 손 얹고 물을 따라 마시는데)
S# 25. 동 안방(밤)
연정, 들어서면
민석과 꽃단비가 침대를 다 차지하고 활개치고 자는 바람에
연정이 끼어들 공간이 없다.
그런 모습을 느낌으로 보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이 푸욱 나오는 연정,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와 버린걸까 문득 망연한 느낌......
그러나 그런 감정 얼른 추스리고
연정, 장롱속에서 이부자리 꺼내는데......
S# 26. 경수방(밤)
경수, 이부자리위에 엎드려서 노트북으로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는데
신문사 뉴스란에 김치감자탕에 관한 기사가 떴다.
활짝 얼굴 펴지면서 기사를 소리내서 읽는 흥분된
경수 우리 맛 지켜오던 김치 관련업계, 억울한 피해 속출! 썩은배추 보도로
촉발된 김치 파동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과연 모든 식당들이 불량한 김치를 사다쓰고 있는가? 엄선한 재료로 담은 신선한 김치를 사용하는 업체도 많다. 아줌마네 김치 감자탕이 그 중 하나이다!(기쁨에 넘쳐서 얼른 밖으로 뛰쳐나간다!)
S# 27. 미영방 앞(밤)
경수,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며 미영방 문을 두드린다.
경수 아줌마! 아줌마아!(급히 문 두드리며)아줌마아!
미영E 무슨 일인데요?
경수 빨랑 좀 나와봐요, 자는거예요?(계속 문 두드리는데)
미영 (세수하다 나온듯 세수수건으로 머리 틀어올리고, 얼굴에는 비누칠 하다 만채로 놀라 문열고)왜요?(하는데)
경수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며)신문사에서 우리 기사 써줬어요, 아줌마네 김치감자탕은 신선한 재료만 쓰는 양심적인 회사라구요!
미영 (너무 기쁘다)어머어머! 진짜요?(경수와 손을 맞잡고 펄쩍 뛸 듯 좋아하는데)
경희 (지친듯 들어서다 의아해서)뭐하는거야?
경수 (미영 손 놓고 기쁨에 넘쳐 경희에게)아줌마네 김치감자탕은 무죄라구 기사가 났어요!
경희 어머, 정말이요?
경수 지금 인터넷에 기사 떴어요!
미영 아휴 눈매워, 가만 있어봐. 얼굴 행구고 나올게.(안으로 들어가고)
경수 (경희에게)빨랑 와봐요!(경수방으로 간다)
경희 (경수방으로 따라가고)
S# 28. 경수방(밤)
경수와 경희, 노트북 들여다보며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금방 세수하고 물기촉촉한 얼굴로 급히 들어와 같이 들여다보는
미영 어디요!
경수 (화면 손으로 가리키며)여기 좀 봐요!
미영 (읽는)엄선한 재료로 담은 신선한 김치를 사용하는 업체도 많다.
경희 (읽는)아줌마네 김치 감자탕이 그중 하나이다!
미영 (너무 좋아서 경희 와락 끌어안으며)됐어!
경희 (미영 등 두드려주며 활짝 웃는)이제 우리 살겠다!
경수 (혹시 안아주려나 싶어서 팔 벌리고 기대하고 있는데)
미영경희 (자기들끼리만 격려해주고 난리가 났다)......!
경수 (머쓱해서 손바닥을 괜히 다리에 문지르며 뻘춤한데)......!
S# 29. 민석빌라외경(아침)
S# 30. 동 안방
연정, 출근준비 하느라 분주하다.
민석, 의자에 앉아 신문 넘기고 있는데
연정 (거울 속으로 그런 민석을 보면서 신경이 쓰인다)오늘 뭐할거예요?
민석 글쎄......
연정 (핸드백 챙겨 일어나며)허리 아프니까 운동 너무 심하게 말아요?
민석 (씁쓸하게 웃는)알아서 할게.
연정 (신경 쓰인다)오랫만에 좀 긴 휴가 갖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알았죠?
민석 (미소)알았어.
연정 돈...... 있어요?
민석 카드 쓰면 돼.
연정 저기, 다녀올게요.(나가려는데)
민석 같이 나가, 애들 오늘은 내가 데려다줄게.(연정 데리고 나간다)
S# 31. 민석빌라 근처 유치원버스 기다리는 곳
꽃비와 단비, 민석 손을 잡고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는 줄에 서 있다.
다른 엄마들과 아이들도 한줄로 서서 버스 기다리는데
엄마들 속에서 민석의 큰 키만 삐죽하다.
민석, 좀 쑥쓰러운데
단비, 오랫만에 아빠랑 나온 터라 아주 기분이 좋다.
꽃비, 민석을 느낌으로 보는데......!
유치원 버스 와서 멈춰서고
아이들과 단비, 올라타고 손을 흔들면
버스, 달려간다.
엄마들 흩어지고
민석, 손을 꼭 잡고 올려다보는 꽃비를 미소로 내려다보며
민석 이제, 우리 꽃비차례네?(꽃비 손 잡고 걷는다)
꽃비 (민석 손 꼭 잡고 가면서 어쩐지 아빠가 불쌍한 기분이 든다)......!
민석 (꽃비를 미소로 보며 천천히 걸어가는데)
꽃비 (민석 보며)아빠아......
민석 왜?
꽃비 (민석 손을 꼭 힘주어 잡으며)아빠, 힘내세요......!
민석 (그런 꽃비를 보고 좀 씁쓸하게 웃으며)아빠가 힘이 없어 보여?
꽃비 (끄덕끄덕)......!
민석 (꽃비를 들어 목마를 태워주며)아빠가 왜 힘이 없어, 이렇게 힘쎈데!
가자아!(달려간다)
꽃비 (그제서야 마음이 풀려서 까르르거리고)......!
S# 32. 공장사무실
미영, 경희, 경수, 명순이 김치감자탕 기사 실린 신문을 쌓아놓고
기사 실린 곳을 오리고, 칼라펜으로 밑줄 긋고,
김치감자탕전단과 함께 한장씩 스테플러로 찝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명순 (약간 아쉬운)쫌 만 더 길게 써주지......
경수 그래두 이게 어디예요, 신문에 기사 나온거 하고 안나온건 천지 차이라구요.
경희 어떻게 TV에도 나오게 할 수 없나?
미영 방송국은 외부인 출입이 어렵잖아. 경수씨, 인터넷 주문은 어때요? 신문기사 우리 홈피에 올려놨죠?
경수 올리긴 했는데, 아직 반응이 없어요.
미영 (한숨)......!
경수 당장은 기대 않는게 좋아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잊어버릴 때까지 시간 필요해요.
명순 (걱정에)그럼 어떡해. 창고에 물건만 계속 쌓여가구......
미영 그래서 말인데, 그동안 정신이 없어서 제품 개발 쪽에 신경을 못썼잖아. 중국사람들 입맛에 맞게 개발하는거 지금이 기횐거같애.
경희 그래, 그게 좋겠다. 이 신문기사랑 전단들 거래처에 다 돌리구, 김부장님?
명순 네?
경희 우리 인천 여객터미널 한번 나가볼래요?
명순 (의아)여객 터미널엔 왜요?
경희 중국 보따리 장수들 거기서 출발하잖아요. 시식회도 갖구 그 사람들한테 샘플로 물건들 풀어보자구요.
명순 그래, 그거 좋겠다! 가만, 가는 김에 춘애좀 그쪽으로 오라그럴까, 월차내구?
경수 (춘애라는 말에 신경쓰여서)춘애씬 왜요?
명순 일단 말이 통하잖아. 아무래도 우리가 접근하는 것보단 훨씬 유리하지!
미영 그럼 난 차이나타운 중국집들 둘러볼게. 혹시 우리가 찾는 달짝하고매콤한 맛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경수 그래요, 그럼. 아줌만 나랑 같이 차이나타운 돌고 두분 부장님은 여객터미날로 출동! 오케이?
경희,명순 오케이!
모두 (전단들을 챙겨들고 활기차게 나가는데)
S# 33.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근방 거리
경희, 명순, 시식대 만들어놓고 시식행사 벌이고 있다.
먹고나서 설문지를 작성하면 감자탕 한봉지와 조그만 손난로를 주는 행사다.
사발면용기 같은 그릇에 감자탕 받아든 보따리 장수들, 날도 추운데 잘 됐다, 하면서 열심히 먹기 바쁘고,
한편에는 시식소감을 적는 사람들 있다.
춘애는 아예 길가로 나가 지나는 사람들을 호객하고.
경희 (한 남자가 시식소감 적는 것 보며) 맛이 어떠세요?
남자 우리 입맛에는 딱 맞는데......아... 뭐라 말을 못하겠네... 하여튼 그냥 달면 국물이 좀 이상하고 이게 얼큰 하면서도 달큰해야 되는데....
명순 네... 알겠습니다. 저희가 더 연구해 볼게요. (김치감자탕 한팩 안 기며)이거 가져가세요.
경희 그냥 단맛은 아니고 얼큰하고 달큰하다...(생각하는데)
춘애 (지나가는 사람들 붙잡고) 자, 자, 이리 오셔서 한번 드시고 가세요. 소감도 적으시면 감자탕이랑 같이 손난로도 드립니다. (중국말로) 추운 날씨에 딱 좋은 따끈한 국물 드시고 가세요!
춘애의 호소에 ‘뭐야?’ ‘공짜래?’ 하며 우르르 몰려오는 중국인 보따리상들. 춘애, 보따리상들 안내해 시식대로 오는데
명순 쟤 아주 물만났네.
경희 (웃는) 앞으로도 시식행사 때 마다 데리고 다녀야 되겠는데요. 오늘 일등공신이에요.
명순 설문지는 많이 모았어, 김부장?
경희 (설문지 챙기며)그런대로요. 장사장쪽은 어떻게 성과가 있나 모르겠네... (설문지 들여다보는데)
S# 34. 인천 차이나타운 거리 풍경
S# 35. 중국음식점
미영, 경수, 위샹 러우쓰 같은 매콤달콤한 사천요리 잔뜩 시켜놓고 먹고 난 참이다. 미영은 옆에 수첩과 필기구 놓고 적어가고 있고.
경수 중국음식 맛을 꼭 똑같이 따라갈 필요는 없겠지만 이런 맛도 낼 수 있으면 좋을거 같애요... 이 집이 제일 맛있다더니 진짜 맛있네!(계속 집어먹는데)
미영 (비장하게) 혹시 모르니까 한번 부딪쳐 보죠!
경수 될까요? (주방 눈짓하는데)
미영 (비장하게)안되면 되게 해야죠!(옷 벗어놓고 소매 걷으며 주방 쪽으로 가는데)......!
경수 (먹다말고 우물우물 따라가고)......!
S# 36. 동 주방
미영, 들어서며 안을 둘러보는데
나이많은 요리사가
껄렁껄렁한 조수를 지휘하며 열심히 요리를 만들고 있다.
경수도 따라 들어오고.
미영 저.... 실례합니다.
조수 ......? (쳐다보는데)
요리사 (쳐다보지도 않고 열심히 양파 볶고 있는)
미영 저는 김치 감자탕을 만드는 사람인데요, 주방장님께서 만드신 요리가 아주 깊은 맛이 나서 좀 여쭤보고 싶어서요......
요리사 (흘끗 쳐다보고. 조수에게 중국어로) 뭐야? 손님이야?
조수 (중국어)그런가 본데요.
미영 매운데 그냥 맵지가 않고 얼큰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참 좋아요. 두반장 소스에 뭘 더 넣으시나요? 다른 집하고는 다른 것 같아서요.
요리사 (조수에게 중국어로)바빠 죽겠는데, 가라 그래!
조수 바쁜데 그냥 가시죠.
미영 혹시 도움 필요하시면 뭐든 시키세요, 음식이 하도 맛있어서 저희도 뭔가 돕고싶어요. (구석에 양파가 가득 담긴 함지 보며) 저거 다듬을까요? (함지 앞에 가 쭈그리고 앉아 싹 난 것 다듬기 시작하는데)
경수 (배시시 미소... 따라가 앉아 다듬기 시작하고)
조수 (중국어) 어떻게 할까요? 이따 단체 손님 받아야 돼서 저거 까놓긴 해야 하는데......
요리사 (옆에 있던 국자 들어 조수 머리 내리치며, 중국어) 너 왜 안해놨어? 내가 아까부터 다 까노라 그랬잖아.
조수 (머리 쓰다듬으며)아이씨......!
미영 (요리사 눈치 보는데)......!
조수 (화풀이하듯) 아줌마, 우리 방장님 그런 거 절대 안가르쳐 주니까요,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가요!
미영 (웃으며)기왕 손댄건데 마저 하고 갈게요, 또 할 일 있으면 시키세요. (경수에게 빨리 까라는 시늉하는데)
경수 (입으로 ‘안 가르쳐 주겠다잖아요’ 하고)
미영 (입으로 ‘빨리 까요!’ 하는)
경수 (입이 한 자나 나와서 양파를 까는데 초장부터 재채기다) 에취!
요리사 (그런 경수 째려보다 다시 조수 머리통 내려치며, 중국어) 니 할일 손님 다 시키고 좋겠다. (못마땅한 듯 딴 일 하는데)
조수 에이 씨... 자기들이 하겠다는데 왜 그래요. (자기 할 일 하고)
(시간경과)
미영과 경수 둘이서 함지 하나 가득한 양파를 다 까놓았다.
눈물콧물 줄줄 흘리며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두 사람.
경수는 혹시나 덜 매울까 싶어 양파 한 조각 입에 물고 있고.
미영 (깐 양파 한 곳에 놓고 남은 껍질과 뿌리 쓸어담으며) 이건 어디다 버릴까요? 여기다 버림 돼요? (쓰레기통에 버리려는데)
요리사 (펄쩍 뛰며 버럭)놔둬 아줌마!
미영 (깜짝 놀라는데)......!
경수 (양파조각 떨어뜨리는)한국말 하시네......
조수 (봉투들고 미영에게 와 껍질 담는) 누가 막 버리래요. 그러니까 괜히 혼나지 말고 가랬잖아요!(뿌리까지 소중하게 주워담는데)
미영 아니 저는.... (하면서 보는데 조수가 깨끗한 껍질이며 뿌리 주워 담는 것 유심히 본다) 그건 뭐하게요?(하는데)
조수 (경계하는)알아서 뭐하게요? 그만 가세요. (봉투 들고 구석에 놓는데)
미영 (조수가 가는 쪽 흘낏 보는데 양파 껍질 봉투 옆에 깨끗이 씻어 놓은 양파껍질이 많이 보인다, 갸우뚱하면서) 그럼... 바쁘신 것 같으니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경수 (눈물콧물 줄줄 흘리며) 안녕히 계세요.
미영,경수 (주방에서 나가는데)
S# 37. 차이나타운 거리
미영, 경수, 거리를 걸어오는데
미영,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경수 아 뭐에요! 죽어라 양파만 까고...... 매워 죽겠네, 앳취!
미영 (갸우뚱)이상하죠? 뭐에 쓸려구 양파껍질을 모아뒀을까......
경수 알게 뭐에요. 어따 쓰나부죠......
미영 자리도 비좁은데 주방에 모아두는 거 보니까 요리에 쓰는 게 맞아요! 그걸 어디다 쓰는 걸까... 양파... 양파......
경수 양파 소리도 듣기싫어, 앳취!
미영 (그러다 퍼뜩 생각난 듯) 양파껍질, 맞아!
경수 (마치 소리로 고문당하는 듯 귀를 감싸며)양파소리도 듣기 싫다구요!(하는데)
미영 그렇구나, 양파껍질!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바삐 걷기 시작하는)
경수 (의아해서 미영 쫓아간다)왜요?
미영 (거의 뛰다시피 급히 걸어가고)......!
경수 아줌마, 아줌마아!(놀라 쫓아가는 경수의 모습 멀어지는데)
S# 38. 민석빌라
명순, 꽃단비 물건들로 엉망진창 어질어진 거실을 청소하고 있는데
민석, 가벼운 캐쥬얼 차림으로 안방에서 나와 현관으로 나간다.
영순 (보며)나가게?
민석 네.
영순 (끄응 허리 두드리면서 거실청소를 계속한다)
민석 (그 모습을 느낌으로 보다가......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나간다)
영순 (그 뒷모습 돌아보며 한숨이 나오고)......!
S# 39. 공장연구실
깐양파와 씻은 양파껍질, 키위, 대파, 샐러리줄기, 참치액젖 등이 수북히 쌓여있고
미영, 솥안에 걸죽한 국물을 휘저으며 끓이고 있는 중이다.
미영, 국물 안에 양파껍질을 집어넣고 계속 젓는데......
그 표정이 아주 진지하다.
S# 40. 식당
경수, 김치감자탕 전단과 신문기사 스크랩한 내용을 전달하고있다.
주인, 신문 스크랩한 내용을 힐끗 건너다보긴 하는데 반응 시큰둥......
경수 여기 줄쳐논데 보세요. 저희 ‘아줌마네 김치감자탕’은 신선한 재료로 만든 김치만 사용한다고 분명히 나와있죠?(하는데)
주인 (시큰둥)그렇거나 말거나 손님들이 찾아야 말이지. 김치파동 나고 난 담엔 김치찌개도 안시키는걸. 죄다 된장찌개만 찾어.
경수 (난감한)그럼, 이거 여기 벽에다 좀 붙여놓으면 안될까요?
주인 지저분한데......(하면)
경수 (애교)애이, 사장니임......
주인 (할 수 없다는듯)그쪽 구석에다 붙여.
경수 (꾸벅)감사합니다.(전단 붙이면서)언제든지 주문 주시면 총알같이 배달해 드릴게요.
S# 41. 공사장앞 거리
경수, 걸어가는데
일각에 군고구마 손수레가 보인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맛있어보이는 군고구마 보는 경수 위로
미영E 맛있는 거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라잖아요.
주머니를 뒤져 이천원을 꺼내 내밀며
경수 군고구마 주세요.(얼른)맛있는 걸로 담아 주세요?
주인 다 맛있어요.(고구마를 골라담고)
경수 (미소로 그 모습을 보는데, 그 뒤로 공사장 건물 보인다)......!
S# 42. 공사장 건물
공사가 한창인 건물.
민석, 땀을 뻘뻘 흘리면서 벽돌짐 이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 보인다.생각보다 일이 쉽지가 않은지 비틀비틀 위태위태 걸어올라가서
간신히 벽돌짐을 부려놓다가 실수로 떨어트리는데
조장 (와서 구박을 한다)경험있다 그러더니 이게 뭐야, 벽돌 다깨잖아! 힘으로만 한다구 되는 줄 알어? 요령이 있어야지, 요령이!
민석 (땀 닦으며)죄송합니다.(하는데)
조장 (퉁박)낼부턴 안나와도 되겠어, 위태위태 볼수가 있나원!(구박을 하고 내려가고)
민석 (참담한 한숨... 땀을 닦으며 힘이 든다, 생수 한모금 마시면서 발아래 서울 전경을 내려다보는데)......!
S# 43. 공장사무실
미영, 경희, 명순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김치감자탕을 시식하고 있는 춘애를
아주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뭔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오물오물 먹고있는 춘애를
미영, 경희, 명순이 침을 꼴깍꼴깍 삼키면서 지켜보는데......!
명순 (답답해서 못참겠다)말좀 해봐, 맛이 있어 없어?
경희 (긴장된)......!
미영 (걱정)맛이... 이상해요?(하는데)
춘애 (갸우뚱하다가는 활짝 웃으며)입맛에 맞는거 같애요.
미영 (너무 좋아서)어머, 정말!
명순 (춘애를 꼬집으며)빨랑 말을 해야지. 아주 심장 오그라드는줄 알 았네!
춘애 아얏! 생각하느라 그랬죠. 이게 보통 중요한 일이예요?
경희 (아주 흐뭇한)해낼줄 알았어 장사장!
명순 (미영 어깨 툭 치면서)나두!
경희 (옆에 액즙병을 들어보이며)오늘 만들었다는 이 액즙, 이게 비밀에 열쇠네!
명순 (신기한듯 보면서)이거 뭐뭐 넣고 만든거야 근데?
미영 (말하려는데)
경희 (얼른)됐어, 장사장 만 알고 있어!
명순 아이구... 그래 맞어. 그런건 말해주는거 아니다.
경희 내일 당장 이 액즙 넣고 새로 만든 김치감자탕, 여객터미널앞에 서 팔아보자. 시식행사도 같이 하구.
미영 (기뻐서)그게 좋겠다!(하는데)
경수 (군고구마 봉지를 소중하게 잠바 속에 품고 들어선다)
춘애 (반가워 매달리며)경수씨!
명순 (웃는)하루종일 경수씬 언제 오냐고 야단이더니......
경수 (춘애를 떼어내면서)이거놔요!(하는데)
춘애 (군고구마 봉지 발견하고)어머, 이거 군고구마네!(뺏어들고 열어보며)맛있겠다!
경수 어어, 그거!(하는데)
명순 군고구마? 벌써 군고구마가 나왔네?(춘애와 함께 꺼내먹으며)음, 맛있네!(경희에게 꺼내주면)
경희 (맛있게 먹으며)음, ?있다!
경수 우이씨...... (얼른 마지막 한개 미영에게 내밀며)먹어요.(하는데)
미영 난 됐어요. 액즙만들면서 하도 시식을 많이 했더니 배불러요.
춘애 (얼른 받으며)내가 먹을게요. 경수씨가 사준 군고구마 열개도 먹을 수 있어요!
경수 (울상인데)우이씨......!
미영 (기쁜 표정)빨리 효정옥 사장님한테 이 액즙 들고가서 보여드려야겠어!(액즙 집어들고 나간다)
경희 같이 가.(따라 나가고)
경수 (얼른 같이 나가려고 하면)
춘애 (놀라 악착같이 매달리면서)경수씨이.....
경수 (귀찮아죽겠다)이거 좀 놔요오...
춘애 (악착같이 잡고)하루종일 경수 씨 오기만 기다렸단 말입니다.
경수 (미치겠는데)......!
명순 (어이가 없고)......!
S# 44. 효정옥방(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김치감자탕과 액즙이 놓여있는 테이블에
순심과 미영, 경희가 마주앉았다.
미영 처음에 사장님이 내주신 액즙만 넣으면 해결이 될줄 알았습니다.
순심 (미영을 찬찬히 보는데)......!
미영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한 뭔가가 있었어요...
순심 (느낌으로 본다)......!
미영 사장님이 왜 그 안에 해답이 있다고 하셨을까 고민고민했었는데...
명순 했었는데?
미영 남이 만들어논 액즙, 나와있는 재료로만 맛 낼 생각 말고 자기만의 비밀양념을 개발해내란 뜻일거라 생각했어요.
경희 (액즙 병을 보며)미영이가 새로 개발해낸 액즙입니다. 이 액즙 넣어 만든 김치감자탕이구요!
순심 (김치감자탕 국물을 한숫깔 음미한다)......!
미영경희 (좀 긴장한채 순심을 보는데)......!
순심 (그 싸늘하던 눈매에 조금 웃음기가 서리는듯)제법이네......
미영,경희 (기뻐서 얼굴 환해지는데)......!
S# 45. 동 방앞
희자, 엿듣고 있는데
주방에서 나오던
택기 거, 남에 얘기 하는거 엿듣고 그러지 마세요.
희자 (고까운듯 택기에게)진짜 별꼴이야.(화가 나서 가버린다)
택기 (주방으로 들어가고)
S# 46. 동 방안
순심 김치파동 때문에 당분간 고전할거야.
미영,경희 (느낌으로 듣는)......!
순심 아무리 힘들더래도 절대로 재료는 싸구려쓰면 안돼, 양도 줄이면 안되구. 손님들 금방 알아차려.
미영경희 (동시에)명심하겠습니다.(하는데)
E 미영핸드폰 벨소리......
미영 (당황하는데)
순심 받어.
미영 (목례하고 얼른 핸드폰을 들고 나간다)
경희 (그런 미영을 돌아보고)......
S# 47. 효정옥 일각(밤)
미영 (핸드폰)여보세요?(하는데)
태우E (아주 들뜬 흥분된 목소리, 파티장인듯 옆에서는 영어도 마구 들려온다)미영씨!
미영 (핸드폰, 놀라)어머, 웬일이예요?(하는데)
태우E (들뜬)나 아주아주 좋은 일 생겼거든요, 미영씨 나 빨리 축하해줘요! 어서요!
미영 (핸드폰, 어리둥절)무슨 일인데요?(하는데)
태우E (아주 바쁜듯)다시 전화할게요!(끊는다)
미영 (핸드폰 끊으며 어리둥절한데)......!
S# 48. 동 방안(밤)
경희, 말없이 순심과 마주앉아있다.
순심, 경희를 가만히 보고있는데......
경희, 동규가 살아있는 사실을 말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다가
경희 (결심한듯)저기......(하는데)
미영 (들어와 앉으며)저희 그만 가보겠습니다.(인사하고 일어선다)
경희 (할 수 없이 인사하고 따라 일어선다)......!
순심 (그런 경희 뒷모습을 느낌으로 보고)......!
S# 49. 옥탑마당
미영과 경희, 기분좋게 들어서면
경수, 미영을 기다리고 있엇지만 티 안내려고 아령운동 하는척하는데
필보, 스포츠신문을 들고 헐레벌떡 달려온다.
필보 (석태우와 손현주가 턱시도입고 트로피 맞잡고 활짝 웃는 스포츠신문 펼쳐보이며, 석태우를 가리킨다)여기 이사람, 지난번에 키다리 방에서 같이 자고간 그 손님 맞지?
미영,경희,경수 (같이 들여다보면 틀림없다, 스위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먼집’의 석태우감독! 이라는 기사다, 놀라는데).......!
경수 (와서 들여다보며, 경악)아, 아니......!
경희 어떻게 된거야?(미영을 보면)
미영 (어리둥절)독립영화식으로 돈안들이고 찍는 영화 우선 찍을거랬는데......(하면)
필보 (돋보기 내려쓰고 신문 읽으면서)저예산으로 불과 13일 만에 찍은 영화가 국내 개봉도 되기 전에 국제영화제에게 감독상부터 받는 기염을 토했다! (감탄)어쩐지, 척 보니까 예술가 같더라니!
경수 (툴툴대며)예술가는 무슨......!(불만스럽게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필보 아니 저녀석이......!
경희 (필보가 보던 신문을 받아들고 아주 유심히 들여다보고)
미영 (놀랍다, 같이 들여다보고)......!
S# 50. 경수방(밤)
툴툴거리면서 들어온 경수, 그러나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다.
노트북 켜고 인터넷에 접속을 하는데
석태우 감독 스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
감독 데뷔작으로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진기록 수립!
손현주의 절제된 연기력도 큰 호평! 등등의 기사가 요란하게 떠 있다.
경수, 괜히 마음이 상하는데......!
S# 51. 미영방(밤)
미영, 장부 펼쳐놓고 계산기 두드리고 있는데
갓 세수를 마치고 간단한 로숀 정도를 바르면서 미영을 떠보는
경희 석태우씨 대단하네! 재능이 넘치는 사람인가봐, 어떻게 데뷔작 갖고 감독상을 타냐?
미영 (계산기 두드리느라 대답이 없다)......
경희 (장난스럽게 떠보는)석태우씨, 이혼남이라며?
미영 (계산 맞추느라 정신없어, 건성으로 쳐다보지도 않고)엉?
경희 (그런 미영을 장난꾸러기같은 미소로 살피는데)......!
S# 52. 낡은아파트 외경(아침)
S# 53. 옥탑마당
경수, 일각에서 아침운동 하고 있고
미영과 경희, 아침상을 평상 위에 내려놓는다.
기다리고 있다가 상을 받으며
필보 으음... 된장냄새 좋다!
미영 (미소)맛있게 드세요.(하는데)
E 미영핸드폰 벨소리......
미영 (핸드폰)여보세요?(하면)
태우 (반화면)나예요, 장미영씨!
미영 (핸드폰, 놀라)어머!
경수 (퍼뜩 미영을 돌아보는데)......!
경희 (그런 경수를 느낌으로 보고)......?
미영 (핸드폰)저기, 축하해요. 신문에서 봤어요.
필보 그 영화감독?
태우 (반화면)오늘 밤에 VIP 시사회 있거든요, 미영씨 꼭 와요, 친구분들 다 모시고 와요!
미영 (핸드폰)거기, 스위스 아니예요?
태우 (반화면, 미소)아침비행기로 도착했어요. 티켓 퀵서비스로 보냈으니까 꼭 와야 돼요, 알았죠?(아웃된다)
미영 (좀 어안이 벙벙한듯 전화를 끊는데)
경수 (불안한 맘으로 미영을 보고)......!
경희 뭐래?
미영 VIP시사회 있다고 다들 오래. 티켓 퀵서비스로 보냈다구.
필보 무비? 좋지!(하는데)
퀵맨 (서류봉투 들고 들어서면서)장미영씨 계세요?
경희 어머, 벌써 왔나봐.
필보 (반색)영화티켓이라, 가만있자 순심여사랑......!
미영 (싸인을 해주고 봉투 받는데)
경수 (이 모든 상황이 마음에 안들고 속이 상하는데)......!
S# 54. 연정의 거대광고판
도시의 도로변에 설치된 연정의 거대광고판 인서트
‘행복을 예약하세요, 시티몰 홈쇼핑’이란 카피 옆에서 활짝 웃고 있는
연정의 모습이 싱그러운데......
S# 55. 홈쇼핑 콜센터
여러명의 텔레마케터들이 일렬로 앉아 전화를 받고 있는 콜센터.
필기구와 핸드폰 들고 컴퓨터 앞에 앉는 굳은 표정의 연정,
옆에 서서 마우스로 컴퓨터 프로그램 점검하는 수퍼바이저의 눈치 보며 헤드셋 귀에 꽂고 있다.
수퍼 자, 기본적인 내용은 다 숙지하셨을테니까 직접 전화응대를 해보세요. 당분간은 모니터링 들어갈테니까 그렇게 아시고요.
연정 네...
수퍼 (눈짓하며) 필기구 외의 물건은 책상 위에 두시면 안된다 그랬죠?
연정 아 네. (핸드폰 꺼서 집어넣는데)
수퍼 그럼 시작하세요. (끝쪽 책상으로 가는)
연정, 심호흡을 한다.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 해보면 될거 아냐하는 심정인데......!
마이크 위치 바로잡고 컴퓨터 모니터의 전화번호 더블클릭해서 전화를 받는다.
연정 (애써 밝게)시티몰 홈쇼핑 고객서비스센텁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E (짜증이 잔뜩 배인) 아니, 이봐. 내가 사흘전에 코트를 주문했는 데 왜 아직 안오는 거야?
연정 네, 아직 물건이 안 도착했군요? 기다리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핸드폰 번호가 014-476-8975 맞습니까?
고객E 내가 이 전화 지금 몇 번째 하는 줄이나 알아? 당장 상급자 바꿔!
연정 (당황하여) 고객님, 고객님께서 주문하신 제품이 가죽코트 맞으시죠?
고객E 코트고 나발이고 겨울 다 지나간 담에 입게 생겼어. 빨리 거기 높은 사람 바꾸라니깐!
연정 (애타게) 고객님, 조금만 기다리시면 제품이 도착할 것 같은데요,
고객E 아 얘 말귀 더럽게 못 알아먹네! (끊어버리는)
연정,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자기도 모르게 수퍼바이저쪽 쳐다보는데 자리에서 일어난 수퍼바이저, 연정쪽 한심하다는 듯 보더니
팀장 책상이 있는 쪽으로 가서 뭐라고 뭐라고 하는 것 보인다.
연정, 한숨이 나오고......!
S# 56. 효정옥앞
필보, 아주 발걸음도 가볍게 걸어오는데,
동규, 효정옥 안을 기웃거리고 있다.
필보, 경계의 눈빛으로 동규를 살피면
동규, 흠흠 헛기침하고 가버리고
그런 동규를 갸우뚱 보다가......
효정옥 올려다보면서
뿌듯한듯 안주머니에서 영화 ‘먼집’ VIP시사회 초대권을 꺼내보곤,
발걸음도 당당하게 효정옥으로 들어간다.
S# 57. 효정옥 안
순심, 택기, 희자, 숟가락에 종이 씌우는 일을 하고 있는데
아쭈 뿌듯한 얼굴로 들어서는
필보 순심여사님......
순심 (좀 당황, 얼른 일하고 있는 택기와 희자 눈치를 보는데)
택기 (희자에게)무채좀 썰어야 되니까 도와주세요.(들어간다)
희자 (필보를 보면서 할 수 없이 들어가고)
순심 (냉랭하게)어쩐 일이세요?(하는데)
필보 말하자면, 순심여사님 오늘 저녁 스케쥴이 어떠하신지 그게 궁금해서요?
순심 ......?
필보 말하자면, 저한테 (티켓 내보이며)이번에 스위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무비, 아직 국내개봉도 안된 따끈따끈한 신작무비 VIP시사회 티켓이 있습니다. 함께 무비를 볼 영광을 주신다면 가을도 깊다못해 겨울이 다가오는 이 스산한 계절에 더할 나위 없는 따뜻한 행복이겠습니다.(열심히 썰을 풀지만)
순심 (듣는지 마는지 냉담한 표정으로 자기 할일만 하고 있다)......!
필보 (배시시 웃던 얼굴, 스르르 힘을 잃고)......!
순심 (여전히 자기 할 일만 하는데)......!
필보 (그만 코가 쑥 빠진 기분으로 힘없이 한숨으로 돌아선다, 터덜터덜 돌아가려는데)......
순심 몇신데요?
필보 (화들짝 놀라 돌아보면)......?
순심 (하던일 계속, 시선은 안맞춘채로 쌀쌀하게)가게 너무 오래는 못비워요......
필보 (행복한, 입이 귀에 거린다, 감격에)여사님.......!
S# 58. 공장사무실
명순만 위생복 차림, 나머지는 각자의 사복입고 회의중이다.
경희 (납품현황 정리한 표 보면서)찜질방 뚫어논 데선 신문기사 스크랩해서 붙여논 담부터 조금씩 주문 들어오구있어.
명순 (걱정에)홈쇼핑이랑 마트쪽은 여전히 그렇지?
미영 (마음 무겁다)대형마트나 홈쇼핑은 원래 맨 마지막에 풀린대......
경수 그나마 다행이에요. 작은 가게에서라도 주문 들어오잖아요. 요즘은 장사 안되는 데가 너무 많아서 물건 갖다놓으라고 하기도 미안할 지경이라구요.
명순 그렇게 심각해?
경수 (인터넷 자료 보며)하루에 문닫는 음식점이 백구십 곳이래요. 식당 열 군데 중에 하나는 문을 닫는다는 뜻이죠.
경희 그것도 정식으로 통계 나온 것만 그렇고 개점휴업 상태인 데까지 합하면 세 곳중에 하나는 놀고 있는 셈이래잖아.
미영 (걱정에)다른 거는 어렵더라도 아줌마들 임금은 밀리지 말아야지! 찜질방쪽은 내가 어떻게든 더 뛰어볼테니까 대금 회수좀 빨리 할 수 있게 애써봐.
경희 그래, 알았어.(하는데)
명순 근데, 이따가 시사회에는 갈거야?
미영 (난감한)글쎄......(하는데)
경수 (불만)글쎄는 무슨 글쎄에요, 우리가 지금 한가하게 영화보러 다닐때
에요?(하는데)
경희 (단호한)당연히 가야지, 왜 안가?
모두 (경희를 보는데)......?
경희 VIP시사회면 당연히 유명한 사람들, 또 문화부 기자들이 오잖아. 그 사람들한테 우리 김치감자탕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횐데 왜 안가? 그야말로 황금어장이구만!
명순 (감탄)그렇겠다!
경희 그중에 한명이라도 우리 고객이 돼주면 홍보에 얼마나 도 움이 되겠어? 스타가 찾는 맛집, 사람들한테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데?
명순 가야겠네! 우리 다 가자구!
미영 그래두......(좀 안내키는데)
경희 그래두는 무슨 그래두야,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될 상황인데! 밤에 머리싸매고 있는다고 안팔리던 김치감자탕이 더 나가는 것도 아니고 기분전환 할겸 단합대회겸 가자구. 가서 영화보고 나서 우리 옥탑마당에서 불고기 파티라도 하면되잖아. 안그래?
미영 그, 그럴까......?
명순 (신바람)그래그래, 가자! 안그래도 요새 기분이 꾸리꾸리했어! 거기가면 영화배우들도 직접 볼 수 있잖아!(흥분된다)
경수 (아주 불만스러운듯)......!
S# 59. 시사회장 로비
미영, 경희, 신문사 찾아갈 때 입었던 정장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저만치, 수수한 정장을 한 명순과 잔뜩 멋을 낸 정장차림의 김팀장이
반갑게 온다.
미영 (놀라)어머, 팀장님!
경희 안녕하세요?
팀장 나두 이 중요한 문화행사에 빠질 수가 없어서 왔어요, 장사장님, 김부장님!
미영 (웃는)잘오셨어요.
경희 들어들 가자.(모두 함께 들어가려는데)
경수 (저만치서 평상복차림으로 불퉁한 얼굴로 오고있다)
명순 (보며)어머, 경수씨 안온다더니?
경희 (그런 경수를 보며 웃음이 나는데)......!
경수 (와서 불퉁하게)안오긴 왜 안와요, 난 뭐 같은 직원 아닌가?(들어가버린다)
팀장 자자, 들어가자구요.(모두를 몰고 들어간다)
S# 60. 시사회장 안
미영, 경희, 경수, 명순과 김팀장 일각의 자리에 앉는다.
미영, 좀 어색한듯 주위 둘러보면
맨 앞자리에 아주 세련되고 멋진 노타이 정장 차림의 태우와 손현주가 손님들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치하받는 모습 보인다.
경수, 그런 태우를 못마땅한듯 보고있고......
김팀장, 명순에게 구박받으면서도 계속 시시덕거리고
경희, 주위를 둘러보는데
저만치 떨어진 좌석에 한껏 멋을 부린 필보와 담담한 순심이 들어와앉는 모습도 보인다.
필보는 행복에 겨워 뭐라고 열심히 너스레를 떨고있고......
마침내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는데...
S# 61. 스크린 안의 영화장면
꼬질꼬질한 차림에, 여자 선글라스를 끼고 머리는 산발인 손현주,
마치 발없는 유령처럼 허름한 식당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주문을 받으러 오는 묘령의 아가씨(미소).
미소 뭘로 드릴까요?
현주 뜨거운 게 먹고 싶다.
미소 뜨거운... 거요?
현주 ....
미소 (현주의 행색을 보고는 연민어린 미소 짓고 주방으로 가는데)
시간경과.
현주 앞에 김치 감자탕 바글바글 맛있게 끓고 있고, 현주, 멍하니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다. 마치 자기에게 주어진 음식이 아니고 누군가 다른 사람이 먹을 음식인 것처럼 보기만 할 뿐이다. 주방 앞에 서 있던 미소, 그런 현주 앞으로 다가와 감자탕을 현주의 앞접시에 덜어준다. 현주, 그런 미소를 망연히 올려다 본다.
미소 뜨거운 거 드시고 싶댔죠. 얼큰하고 맛있어요. 드셔 보세요.
현주 우리...... 아는 사이던가?
미소 글쎄요? (웃고 사라지는데)
현주 .... (선글라스를 벗고 자기 앞에 놓인 감자탕 접시를 보고... 마침내 맛있게 먹기 시작한다. 며칠 굶은 사람같다. 그러다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하는데)흑흑......
현주, 울음을 참고 다시 맛나게 뼈다귀를 발라 먹는데. 중간에 국물을 떠서 먹는 현주. 김치조각이 입에 걸쳐지자 후루룩 빨아들인다. 마치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산낙지를 먹는 장면같다. 계속 흐르는 눈물과 땀을 손등으로 닦으며 감동으로 열심히 먹는 현주의 모습......!
S# 62. 동 객석
화면속 김치감자탕의 모습을 아주 깜짝 놀라서 보고있는
미영, 경희, 경수, 명순, 김팀장......!
명순 (호들갑)어머어머어머! 웬일이니, 저거 우리 김치감자탕이야!
미영 (어리둥절한데)......!
경희 (소근소근)알고 있었어?
미영 (아주 놀랍다)몰랐어......!
경수 (어째 아주 불안해지는데)......!
S# 63. 시사회 칵테일 파티장
정장입은 영화사 관계자와 캐주얼한 차림의 기자들, 손현주 등 배우들 모여 있는 칵테일 파티장.
간단한 음료수와 주류, 그리고 카나페나 훈제 연어 같은 안주거리 예쁘장하게 놓여 있다.
태우와 손현주, 기자들에 둘러쌓여 인터뷰하고 있다.
기자1 그 감자탕...! 보면서 너무너무 먹구싶더라구요!
태우 그냥 감자탕이 아니라 김치감자탕이예요. 맛이 아주 기막혀요!
기자2 스위스 현지에서도 주인공이 맛있게 먹는 그 음식이 뭐냐, 녹색병에 든 술은 뭐냐, 현지 기자들 질문이 많았다면서요?
현주 .감자탕엔 또 소주가 제격 아닙니까? 우리 영화가 한국의 맛을 제대로 알린 셈이죠. (다같이 웃는데)
기자2 손현주씨가 김치감자탕 먹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압권이었는데요?
현주 감독님이 아마 인간존재의 쓸쓸함과 그 소통의 부재를 먹는 행위를 통해 표현한거 아닐까요?
기자1 (태우보며)맞습니까?
태우 (웃는, 현주를 보며)정말 좋은 배웁니다. 이런 배우랑 같이 일하게돼서 아주 행복한 경험이었어요.
미영 (경희에게 이끌려 쭈뼛쭈뼛 온다)......
태우 (미영 보고 반갑게)아, 이분에 바로 김치감자탕 원조예요!
현주 (반갑게 악수하며)정말 맛있었어요, 맛에 예술입니다!
미영 (어색하게 현주와 악수하고 태우 지켜보는 모습을)
기자들 (팡팡 후레쉬 터트리며 사진들 찍어대고)
경희 (그 틈을 놓칠새라 얼른 명함 나눠주며)아줌마네 김치감자탕입니다. 많이 이용해주세요.
태우 (귓속말로)금방 끝나니까 천천히 놀다 가요. (연어 눈짓하며) 저기 뭐 생선도 있고 여러 가지 있네.
미영 (자기도 모르게 소곤거리며) 우리 공장식구들하고 같이 왔어요.
태우 아, 그렇지! (하고 입구 내다보면)
입구에서 고개만 쏙 내밀고 보던 명순과 김팀장, 스타를 보는 게 영광이라는 듯 활짝 웃으며 손 흔드는데
경수, 그 모습에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선다.
태우와 활짝 웃으며 얘기하던 미영, 경수 뒷모습 느낌으로 돌아보고......!
S# 64. 거리(밤)
밤거리를 착찹한 표정으로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는 경수의 얼굴 위로
김종국E참 오래 됐나봐, 이 말 조차 무색할만큼 니 눈빛만 봐도 널 훤히 다아는 니친구처럼 너의 그림자처럼
S# 65. 가라오케(밤)
경수, 쓸쓸한 표정으로 노래부르고 있다.
경수 (마이크 잡고 애절하게)늘 함께 했나봐 니가 힘들때나 슬플때 외로워할 때도 또 이별 앓고서 아파할때도 니 눈물 닦아준 (라고 부르는 위로 스쳐지나가는 회상장면들)
- 10회 56씬, 미영대신 얼음방을 치워주던 경수의 모습
- 13회 44씬, 호텔 주차장에서 민석 만나고 울음 삼키던 미영 안 타깝게 지켜보던 경수.
- 16회 47씬 단비 병원에서 퇴원시킨 후 버스에서 줄줄 울던 미영 쳐다보는 경수의 모습
- 14부 53씬 금붕어 뽑기하던 모습/54씬 번 돈 나눠갖고 같이 고기 구워 먹으며 좋아하던 모습
- 15부 45씬 미영이 애들 보고 반가워 눈물 고이는데 경수가 대신 설거지 해주던 모습
- 17부 13씬 분장지우는 미영 물끄러미 보던 경수
- 17부 62씬 아파서 누워있는 미영의 머릿결 만지려다 마는 경수
경수 (마이크)한 남자가 있어 널 너무 사랑한 한남자가 있어 사랑해 말도 못하는 니곁에 손 내밀면 꼭 닿을 거리에 자신보다 아끼는 널 가진 내가 있어......(라고 노래하는 경수의 애절한 얼굴에서)
- ST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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