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프러포즈 21회
[제 21 부]
S# 1. 거리(밤)
밤거리를 착찹한 표정으로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는 경수의 얼굴 위로
김종국E참 오래 됐나봐, 이 말 조차 무색할만큼 니 눈빛만 봐도 널 훤히 다아는 니친구처럼 너의 그림자처럼
S# 2. 가라오케(밤)
경수, 쓸쓸한 표정으로 노래부르고 있다.
경수 (마이크 잡고 애절하게)늘 함께 했나봐 니가 힘들때나 슬플때 외로워 할 때도 또 이별 앓고서 아파할때도 니 눈물 닦아준 (라고 부르는 위 로 스쳐지나가는 회상장면들)
- 10회 56씬, 미영대신 얼음방을 치워주던 경수의 모습
- 13회 44씬, 호텔 주차장에서 민석 만나고 울음 삼키던 미영 안 타깝게 지켜보던 경수.
- 16회 47씬 단비 병원에서 퇴원시킨 후 버스에서 줄줄 울던 미영 쳐 다보는 경수의 모습
- 14부 53씬 금붕어 뽑기하던 모습/54씬 번 돈 나눠갖고 같이 고기 구워 먹으며 좋아하던 모습
- 15부 45씬 미영이 애들 보고 반가워 눈물 고이는데 경수가 대신 설 거지 해주던 모습
- 17부 13씬 분장지우는 미영 물끄러미 보던 경수
- 17부 62씬 아파서 누워있는 미영의 머릿결 만지려다 마는 경수
경수 (마이크)한 남자가 있어 널 너무 사랑한 한남자가 있어 사랑해 말도 못하는 니곁에 손 내밀면 꼭 닿을 거리에 자신보다 아끼는 널 가진 내가 있어......(애절하게 노래하는데)
S# 3. 시사회 칵테일파티장(밤)
태우와 손현주를 둘러싸고
연신 카메라 팡팡 터지고, 방송국 취재팀들의 취재열기도 뜨겁다.
기자1 저예산으로 찍은 데뷔작의 스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은 한국 영화계 에 참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기분이 어떠세요?
태우 개인적인 희망이고 기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영화가 보다 다 양한 분야에서 세계와 소통하게 된 거 같아 기쁩니다.
기자2 헐리웃에서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하려고 협상중이고, 또 새 작품을 같이 하자는 러브콜도 들어온다면서요?
태우 일단 저로선 싫어할 이유가 없겠죠? (여유있는 웃음) 구체적인 사항 은 진전되는 대로 알려드릴게요.
기자3 배우 손현주씨가 본 석태우 감독님은 어떤 분이세요?
현주 음... 일단 술자리에서는 지나치다 싶게 허물이 없는데 (일동웃음)현장 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집중력이 뛰어나요. 본인이 생각한 화면이 안나오면 쥐죽은듯이 조용해져요. 그러다 어느 순간 엄청난 에너지로 휘몰아치는데, 정말 배우로서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죠. 이번 영화, 저한테도 아주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미영과 경희, 김팀장과 명순, 일각에서 칵테일 홀짝이면서
스폿라이트 받는 당당하고 멋진 태우를 느낌으로 보고있는데......!
미영 저기, 우린 이제 가자.
경희 그래, 우리끼리 2차가.(나간다)
명순,김팀장 (아쉬운듯 파티장 돌아보면서도 따라나가고)
미영 (돌아서 나가는데)......
태우 (취재진에 둘러 쌓여있다가 미영 나가는 모습을 보고 급히 부르려는 데)......!
기자들 (질문공세 계속 퍼부어댄다)영화제에서 수상했던 과거 선배들의 작품 과 차별되는 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태우 선배님들이 전통문화와 그 속에서의 인간의 모습을 통해 저력을 보여 주셨다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우리의 삶을 그린 작품으 로......(인터뷰하느라 바쁜데)......!
S# 4. 스카이라운지 레스토랑(밤)
야경이 훌륭한 전망좋은 스카이라운지,
감미로운 음악 흐르는 가운데
필보와 순심이 마주앉아 달팽이 요리를 막 먹으려는 참이다.
순심, 어떻게 먹어야되는지 몰라서 좀 난감한 듯 한데......
필보 (한손에 에스까르고 체르 들고 다른 손으로 포크 들면서, 자연스럽게 달팽이 꺼내 보이는)말하자면, 우리 순심 여사님께서 한식에 있어서 는 최고의 경지에 이르신 분이라, 웬만한 음식갖곤 여사님 입맛에 맞 출 자신이 없을것 같아서 부러 양식으로 모셨습니다.
순심 (필보 하는 양 보며 잠자코 따라 하는데)
필보 (달팽이 꺼내놓은 접시를 순심 앞으로 놓고 순심의 접시를 가져간다) 이걸로 드시지요.
순심 (달팽이 맛 보고는 고개 살짝 끄덕끄덕거리는데)......!
필보 (웨이터에게 점잖게 손짓하면)
웨이 (다가와 필보와 순심의 잔에 와인 따라주고 간다)
필보 제가... 여사님을 처음 뵈었을 때 참으로 하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순심 (무슨 말인가 싶다)......?
필보 왜 이제서야 여사님을 만나게 하셨나......!
순심 (피식 웃는듯)......!
필보 세월의 때가 묻지 않은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사님 보면서, 제가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감격)내가 평생 그래도 큰 죄는 안 짓고 살았나보다, 내게 이런 축복을 주시다니........!
순심 (민망하다)칭찬이, 과하십니다.
필보 아... 제가 일전에도 한 번 말씀드린 적 있지만 제가 젊었을 때, 그 러니까 말하자면 지금으로부터 한 사오십년 전에 제 이상형이 에바 가드너라고... 유명한 미국 여배우가 있었습니다.
순심 ......(잠자코 먹는다)
필보 그 에바가드너가 나온 ‘판도라’라는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열 정적으로) ‘내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선 죽을 수도 있어요!’
순심 (쿡 하는)......!
필보 제가... 비록 지금은 이렇게 쭈그렁 영감이 됐지만 정열만큼은 이십대 못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에바 가드너가 현신한 듯한 여사님을 뵙게 되니 정말 이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흥분이 저를 죽게 한다할지라도 감수하리라......!(하는데)
순심 (됐다는 듯이)돌아가시면 안되죠. 오래오래 살아서 맛있는 거 많이 드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만 하시고 드세요.
필보 (환희에 찬)여사님! 이렇게 제 걱정까지 해주시니 정말... 지금 이 달 팽이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실감은 안납니다만 그래 도 먹겠습니다.
순심 (어이가 없지만 귀엽기도 하다, 슬쩍 웃음이 나오려는데)......!
S# 5. 효정옥 앞(밤)
필보 앞서고, 순심 조금 뒤쳐져 걷고있다.
순심이 맨손으로 작은 손가방 들고 오는 것 보인다.
필보 (안쓰러운듯)여자는 손이 차면 안되는건데......(떠보는)지난번에 제가 드린 손토시는, 어떻게 맘에 안드십니까?(하면)
순심 아닙니다. 잘 쓰고 있습니다.(하다가 아차 싶어 딴청 피우는데)
필보 (그 말에 아주 행복하다! 흡족해서 씨익 웃으며 앞서가는데)......
동규 (불꺼진 효정옥 앞을 기웃거리고 있다)......!
순심 (그런 동규 뒷모습 발견하고 멈칫, 긴가민가 하는데)......?
동규 (순심을 돌아보고)......!
순심 (경악을 하며 휘청하는데)......!
필보 (어리둥절 보고있다가 얼른 부축하면서)아니, 순심여사......!
동규 (그런 순심을 안타깝게 느낌으로 보고)......!
필보 (그런 동규와 놀라서 얼굴 새파랗게 질린 순심을 뭔가 이상한 느낌으 로 번갈아서 보는데)......!
S# 6. 옥탑마당(밤)
평상 위엔 간단한 술상 차려져있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미영, 경희가
잘 익은 탐스러운 김치를 커다란 접시에 담아내오고
일각에서 도마위에 맛있게 삶아진 보쌈용 돼지고기를 썰고 있는데...
S# 7. 옥탑옥상(밤)
김팀장, 한껏 분위기에 취해서 종이 펼쳐들고 자작시 낭송중이다.
명순, ‘깬다......!’ 하는 표정으로 할 수 없이 듣고 있는 중인데...
팀장 (낭송하는)그대 떠난 후에야 알았네!/ 그대 그리움 / 매일 그 큰 빈자 리 느끼며 / 내 가슴엔 붉은 피멍 낙조되어 지는데 / 언제 돌아오나 내 사랑 / 외로운 내 맘속엔 블랙홀이 뚫렸네......!(낭송 마친후 애절한 표정으로 명순을 돌아보면)......!
명순 (어이없지만 할 수 없이 어색하게 웃는 표정, 작게 박수를 쳐주는데)
팀장 (그런 명순 손을 확 부여잡으며)명순씨이......!(아주 애절하다)
명순 (기겁을 하며 손을 뿌리친다)어머 왜 이래요!
팀장 (다시 부여잡으며 애절하게)명순씨 떠난 담부터 호텔만 아니라 제 심 장까지 터엉- 빈, 시커먼 블랙홀이 뚫린 기분입니다, 명순씨이!
명순 (기겁해서 주위 둘러보며 소근소근)이 손 좀 놓고 얘기해요, 사람들 보면 어쩔려그래요!(하는데)
팀장 (애끓는)보면 대숩니까?(하는데)
경희E 준비됐어요, 빨랑들 내려와요!
명순 (화들짝, 얼른 팀장 손 뿌리치며)네, 네에!(두근거리는 가슴 진정시키 면서 얼른 내려간다)
팀장 (몹시 아쉬운 듯 따라 내려가고)......!
S# 8. 옥탑마당(밤)
미영, 경희, 명순, 김팀장 맥주잔 들고 건배를 하고 있다.
술 못하는 미영잔에만 콜라가 담겨있다.
모두 건배!(마신다)
경희 (희망찬)아까 기자들 얘기 들었지? 그 영화 틀림없이 대박날거래잖아. 우린 돈 한푼 안들이고 엄청난 광고를 한 셈이라구.
명순 그래, 제발 잘 돼서 숨구멍 좀 트였으면 좋겠어!
팀장 (보쌈고기에 김치 올린것 명순에게 들이밀면)
명순 (난감한듯 피하다가 할 수 없이 받아먹는데)
미영 (한숨)월급날은 바짝바짝 다가오는데, 돈은 안돌고...... 그 생각하면 잠도 잘 안와요......
팀장 사장이라는 자리가 원래 그런거죠. 우리나라에서 제조업한다는거 쉽 지않아요!(보쌈고기 집어 먹으며)으음... 김치맛 죽인다!
경희 말이 좋아 사장이지, 임대한 공장에서 근근히 월세만들어 대기도 바 쁜걸요...... 옥탑방 살면서 버스타고 출퇴근하는 사장이잖아요.(하는데)
명순 저기, 내 월급은 좀 나중에 줘도 돼. 호텔에서 퇴직금 받은걸로 나 몇 달은 버틸 수 있어.(하면)
미영 (펄쩍 뛰며)말두 안돼요! 나랑 경흰 그렇다쳐도 다른 직원들 월급은 어떻게든 만들어야죠!(하는데)
E 미영 핸드폰 벨소리......
미영 (핸드폰받는데)
태우E (경쾌하게 장난꾸러기처럼)음, 맛있는 냄새! 보쌈김치 먹는 중이죠? 맥주 냄새도 나네?
미영 (핸드폰, 깜짝 놀라서)어머,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경희,명순,팀장 (어리둥절 미영을 보는데)......?
태우 (샴페인병 들고 옥탑입구 들어서며 핸드폰 통화중이다)골목입구부터
맛있는 냄새 진동을 해요!
일동 (놀라 반갑게 일어선다)
태우 (활짝 웃으며 샴페인병 내밀며)이거 마십시다, 샴페인!
미영 (놀라)어떻게 왔어요, 축하파티는 어쩌구요?
태우 (활짝 웃는)그런 공식적인 자리 피곤해요, 도망쳐 나왔죠! 훈제연어, 까나페, 그런 것보단 김치보쌈이 훨씬 맛있지!
경희 (환영하며)잘 오셨어요, 이리로 앉으세요.
팀장 (맥주 따라주며 감격)정말, 저희 호텔에 숙박하실 때부터 범상치 않은 분인 건 알았지만, 영광입니다!
태우 (잔 받으며 쑥쓰럽다)왜 이러세요......(하는데)
명순 (감동)아니예요, 저 아까 그 영화 보면서 울었잖아요. 어찌나 마음이 짠한지......
경희 (술잔들 채워주며)축하하는 의미로 다시 건배 해요!
모두 (잔을 드는데)
태우 (미영의 콜라잔 보며)웬 콜라예요? 오늘같은 날은 한잔 해야지.(맥주 따라주려는데)
명순 (기겁)안돼요, 장사장 그거 반잔만 마셔도 완전히 취해요!
팀장 얼마나 귀염떤다구요, 아휴 감당 못해!(손사래치면)
태우 (몹시 궁금하다)야, 되게 보고싶으네......!
미영 (민망한데)......
모두 (잔을 들어 힘차게)건배!(마시면서 즐거운데)
S# 9. 낡은 아파트앞 골목(밤)
울적한 경수, 주머니에 손넣고 ‘한남자’를 콧노래로 흥얼흥얼거리며
온다,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푹 한숨 내쉬고...... 들어간다......
S# 10. 낡은 아파트 계단(밤)
경수, 계단을 올라가는데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박장대소를 하며 웃어대는 김팀장과 명순, 경 희 웃음소리에 이어서
태우 목소리도 들린다.
경수, 깜짝 놀라는데......!
S# 11. 옥탑 마당(밤)
모두, 샴페인 홀짝거리며 태우 말을 경청하는 중이다.
경수, 들어와 태우쪽 힐끗 보더니 자기 방으로 들어가려다...
안되겠는지 와서 일각에 앉는다.
태우 미영씨랑 김치감자탕이 저한텐 뮤즈인 셈이죠!(하는데)
경수 (와서 반외면 앉으며 작게 궁시렁)뮤즈같은 소리 하고 있네......
미영 (경수를 보는데)......?
경희 (경수 기색을 살살 살피고)......!
명순 어디갔다 왔어? 아까 한참 찾았잖어?
태우 (그러거나 말거나)이상하죠? 하루에 세 번씩 꼬박꼬박 먹는 밥인데, 어떤 밥은 아주 오래오래 기억에 남거든요. 엄마가 손으로 먹기좋게 발라주던 노릇노릇 궈진 참조기, 꿈틀꿈틀 목안을 휘감던 산낙지의 추억, 그리구... (미영보고 아주 따뜻하게 웃어주며) 석달 만에 귀국해 서 너무너무 배고팠을때 우리 미영씨가 한 국자 가득 퍼준 얼큰한 김 치감자탕......!
경수 (고깝다, 입바람으로 앞머리 날리며 작게)우리 미영씨......?(속상해서 맥주를 따르려는데)......!
미영 (말리며)술도 못마시면서...... 콜라나 마셔요.(콜라잔 밀어 준다)
경수 ......!
태우 그 김치감자탕이 자꾸 맘속을 맴돌더라구요. 지방촬영 가서도 며칠동 안 내내 (머리 가리키며)여기를 떠도는데......!
팀장 (감탄)그래서 영화에 쓰신거구나!
경희 덕분에 매출 좀 올랐으면 좋겠어요, 저희 요새 수입불량김치 때문에 정말 죽을 맛이거든요!
태우 (웃는)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요. 자, 다들 샴페인 한잔 해요. 몽꼬 리뇽이라고 아주 맛있는 샴페인이예요.(잔들을 채워주는데)
경수 (말속에 칼날세운)영화에서 바람둥이들 작업 들어갈 때 꼭 권하는 거, 프랑스 수도사 ‘피에르 꼬리뇽’한테서 이름 따온 그거 맞죠?
태우 (유쾌하게 웃으며)하하하, 영화 좀 봤네?(하면)
팀장 (얼른 명순에게 권하며 목소리 까는)명순씨이! 쭈욱, 쭉 마셔요!
명순 (민망해서 팀장을 쿡 찌르고)......!
경수 (불퉁한 얼굴로 자기 잔에 맥주 따르며 감정 실어)난 맥주 마실래요!
미영,경희,경수,팀장 (경수를 느낌으로 보는데)......!
경수 (맥주한잔을 원샷으로 마셔버린다)......!
태우 잘 마시네? 남자가 술 좀 해야지!(시원하게 샴페인 마신다)
경희,경수,팀장 (함께 샴페인 마시고)
태우 캬!(마시며 기분이 좋은듯)......!
경수 (반외면 기분이 안 좋다)......!
미영 (보쌈고기 더 썰어내면서 왜 저러나 싶은 눈으로 경수를 보고)......!
S# 12. 효정옥 방(밤)
순심과 동규, 반 외면한 채로 앉아있다.
무거운 침묵만 흐르는데......
순심, 동규의 가방을 꺼내준다.
동규, 가만히 가방을 보다가 지갑을 만지는데
순심 (차분히)내 사진...... 뭐하러 넣어 갖고 다녀요?
동규 (씁쓸한 미소, 할말이 없는)......!
순심 (그런 동규를 느낌으로 본다)......!
동규 밤이... 늦었네......(씁쓸한 미소, 가방 챙겨들고 일어서려는데)
순심 (O.L의 느낌으로)기다려봐요!(일어선다)
동규 ......?
S# 13. 동 주방(밤)
불위에 된장뚝배기 보글보글 끓고, 석쇠에는 조기 구워지는 중이다.
순심, 착잡한 표정으로 그러나 손길은 아주 정성스럽게 요리중이다.
나물을 무치고 조기 굽던 석쇠를 뒤집고......
정갈하게 늦은 저녁상을 차리고 있다......
그 눈가가 촉촉한데......
S# 14. 동 방안(밤)
동규, 아랫목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로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을 내려다보고 있다.
회한에...... 선뜻 먹지를 못하고 있는데......!
S# 15. 효정옥 홀(밤)
순심, 툇마루에 꼿꼿하게 앉아있다.
미움도 원망도 다 털어버리고......
그래서 오히려 홀가분한듯......!
열린 방문 틈으로는 회한 가득한 눈으로 밥상을 쳐다보다가......
마침내, 천천히 수저를 두는 동규의 모습 보이고......
S# 16. 옥탑옥상(밤)
미영과 태우, 도란도란 얘기나누고 있다.
태우 나 솔직히 그렇게 좋은 아빠 아니었잖아요. 같은 서울에 살아도 잘해 준 거 하나 없는데...... 막상 우리 시훈이 떠나보낸다 생각하니까,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도 아빠라 부르며 살겠구나 싶으니까......!(마음 이 아프다)
미영 ......!
태우 (아픈)나라는 사람은... 이제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그냥 이렇게 죽어버려도 그 만이겠구나...... 그런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미영 (쓸쓸히 웃는)그래도, 죽음 안되죠......
태우 근데... 술 먹어 갖곤 못 죽겠더라고요. 너무 힘들어서...... (피식 쓸쓸 하게 웃는데)
미영 (쓸쓸하게 미소)
태우 (이심전심으로)애들...... 많이 보고 싶죠?
미영 (느낌으로)......!
태우 (핸드폰 꺼내들고 흔들면서)아, 우리 시훈이 보고싶다!!!
미영 (그런 태우를 느낌으로 보는데)......!
태우 (핸드폰 걸고 싶은데 흔들면서 망설이는)지금 걸면 거긴 새벽인 데......!(한숨)참아야겠죠?
미영 (아픈 미소)밝은 날 해요, 그러는게 낫겠어요......
태우 (지갑에서 시훈 사진 꺼내서 애틋하게 보며)짜식... 나 닮아 되게 개구 쟁인데......
미영 (주머니에서 꽃단비 사진 열쇠고리 꺼내 느낌으로 들여다보면)......!
태우 (미소로 같이 들여다보고)......!
미영,태우 (번갈아 미소로 아이들 사진 들여다보며 뭐라뭐라 하는 모습을)
경수 (계단을 올라오다가 보고 멈칫, 묘한 소외감으로 쓸쓸하게 보는 데)......!
S# 17. 옥탑마당(밤)
김팀장은 튕기는 명순에게 뭔가 시시덕거리고 있고...
경수, 일각에서 다 마신 맥주캔을 옆에 놓고 고개 숙이고 있다,
꼬박꼬박 조는 것도 같고, 뭔가 고뇌하는 듯도 한데,
그 옆에서 외출차림으로 붙어 앉아 애가 닳아 캐묻는
필보 야, 키다라! 순심여사 옆에 또 다른 영감이 있는거냐? 어떻게 된거야?
경희 (술자리 뒷정리하다가 멈칫)......!
필보 우리 순심여사, 그 영감 보더니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깜짝 놀라더 라. 그러더니, 나더러 집에 가라는거야!
경희 (놀란다)......!
필보 (애타는)내가 순심여사한테 들인 공이 얼만데......! 이제 겨우 뭐가 좀 되가는 참인데...... (애 닳는)너 듣고 있냐?
경수 (취해서 사투리로)몰라요......
필보 아니, 이눔이......!(하는데)
태우 (미영과 함께 계단을 내려오다 경수보고)어라! 저 친구, 취했네? 댈랑 맥주 두잔 마셨잖아......(의아한데)
팀장 두잔이면 치사량이예요.
명순 그래두 주사는 없어요, 고향 말 쪼금 하다가 말거든요......
팀장 자자, 늦었는데, 이제 그만들 갑시다!(필보에게)어르신, 저희 물러갑 니다.
필보 (일어서며)그래, 잘들 가.
(필보, 경수를 제외한 모두들 나간다)
S# 18. 낡은 아파트앞(밤)
우르르 걸어오는 미영,경희,태우,명순,김팀장...
명순 (미영과 경희에게)설거지도 못해주고 가서 어떡해?
미영 (웃는)설거지는요......
경희 (태우에게)오늘 즐거웠어요.
태우 덕분에 제가 더 즐거웠죠!
미영 안녕히들 가세요.
팀장 장사장님 잘 먹고 갑니다.(명순에게)갑시다.
명순 (빠이빠이 하고 팀장과 함께 퇴장하고)
태우 그럼......!(좀 아쉬운듯 발걸음 돌리는데)
미영 저기......!
태우 (돌아보면)......?
경희 (먼저 돌아서서 아파트로 들어가고)
미영 고마워요, 우리 김치감자탕 써줘서......(하는데)
태우 (따뜻하게 환하게 웃어주며 손을 흔들어준다)......!
미영 (미소)......
태우 (환하게 웃으며 손 흔들어주곤, 돌아서서 조영남의 ‘제비’를 휘파람으로 휙휙 불면서 간다)......
미영 (돌아서고)......!
S# 19. 옥탑마당(밤)
미영, 들어서는데
술이 취한 경수를 필보와 경희가 부축해 일으키느라고 끙끙댄다.
경희 (끙끙대며)들어가서 자요, 경수씨...(미영에게)뭐해, 와서 부축 좀 안하구?
미영 어? 어어......(같이 경수를 부축해서 경수방으로 데리고 간다)
경수 (사투리)안취했다구요, 걸을 수 있다니깐요.(하면서 비틀비틀 두 여자에게 이끌려 들어가고)
필보 젊은 놈이 무슨 술이 저렇게 약해... 키만 멀대같이 커갖구......
S# 20. 경수방(밤)
미영과 경희, 끙끙거리며 힘들게 경수를 부축하고 들어서는데
E 경희핸드폰 벨소리......
경희, 얼른 핸드폰 받으면서
경희 (핸드폰)여보세요.(나가고)
미영 (혼자서 힘에 부쳐 끙끙대면서 경수를 눕히는데)......
경수 (비몽사몽간에 눈도 못 뜬 채로 사투리로 진심을 털어놓는다)아줌마 미워!
미영 (멈칫)......!
경수 (사투리로 애닳게)누가 아줌마 이뻐서 걱정하는 줄 알아? 바보같은 아줌마, 또 지뢰밭 밟고 헤맬까봐, 아파할까봐 그러지......
미영 ......!(조심스럽게 이불 덮어 주고 나가려는데)
경수 (미영 손목을 확 잡는다)아줌씨......!
미영 (깜짝 놀라서)어머......!(하는데)
경수 (벌떡 일어나 앉아 미영을 쏘아보는데)......!
미영 (놀라 손목을 뿌리치려는)......!
경수 (사투리)그래요, 나 취향 엄청나게 독특한 놈이라구요!(하다가는 스르르... 픽 쓰러져 잠들어버린다)......!
미영 (아주 당황스럽다)......!
경수 (사투리)아줌마! 아줌마아......!
미영 (당황해서 얼른 나가는 뒤로)......!
경수 (사투리로 중얼중얼)아줌마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구요......
S# 21. 옥탑마당(밤)
미영 (놀란 가슴을 진정하느라 심호흡하면서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데)......!
경희 (방문 열고 내다보며)뭐해, 추운데 안들어오구?
미영 (당황)어, 들어가!(경수방쪽 의식하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S# 22. 미영방(밤)
잠자리에 누운 미영과 경희.
미영, 잠이 안오고 혼란스러운지 뒤척거리는 위로......
경수E (사투리)그래요, 나 취향 독특한 놈이라구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구요......
미영, 도저히 안되겠는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돌아눕는데......!
S# 23. 민석빌라 안방(아침)
민석이 피곤한 얼굴로 잠들어있는 연정을 좀 난감한듯 깨우고 있다. E 달그락달그락 (주방에서 들려오는 밥하는 소리)
민석 일어나야지. 회사 안가?
연정 (일어나야지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몸이 무겁다)으응......
민석 어머니 벌써 일어나셨어!
연정 (그제서야 놀라 눈을 뜨고, 무겁게 몸을 일으킨다)......!
민석 (걱정에)어디, 몸이 안좋은거야?(하는데)
연정 괜찮아요.(급히 옷을 갈아입는데)
민석 (걱정스럽고)......!
S# 24. 동 주방
전기압력밥솥에서 스팀 나오면서 꼭지가 휘익휙 소리내며 돌아가고
가스렌지 위엔 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다......
영순, 좀 못마땅한 기색으로 나물 무치는 중인데
연정 (급히 들어서며)죄송해요, 늦잠을 잤어요.
영순 숟가락이나 챙겨라!
연정 (얼른 숟가락을 챙기려다가 그만 헛구역질을 한다)욱욱......!
영순 (어리둥절)왜그래?
연정 (계속 심하게 헛구역질을 한다)우욱......!(하는데)
민석 (들어서며 놀라)왜그래? 속이 안좋아?
연정 (당황해서 급히 나가버린다)
영순 쟤 혹시......?(하는데)
민석 (그럴리 없다)아니예요......
영순 아니긴 뭐가 아니야? 척 보니까 애선건데!(복잡한 심정인데)
민석 단비낳고 저 수술 받았어요.
영순 (놀라)......응?
민석 (나간다)
S# 25. 동 안방
연정, 속이 거북한듯 가슴을 두드리고
민석, 걱정스럽게 등을 마사지해주고 있다.
민석 위장병 생긴거 아냐?
연정 (느낌으로)......!
민석 병원에 가봐. (미안한)요새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그래.
연정 ......!(뭔가 느낌에)
S# 26. 옥탑마당(아침)
미영과 경희, 평상 위에 아침상을 차리는 중이다.
와서 앉으며 경수방을 향해 소리치는
필보 키다라! 키다리 안 일어났냐?
S# 27. 경수방
경수, 이부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한채 간밤의 기억들로 난감해하는 중이다.
<플래시백되는 S# 21.의 기억들
사투리로 누가 아줌마 이뻐서 걱정하는 줄 알아? 바보같은 아줌마, 또 지뢰밭 밟고 헤맬까봐, 아파할까봐 그러지......(하던 장면)
미영 손목 잡으면서 벌떡 일어나 앉던 장면.
사투리로 아줌마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구요...... (하던 장면들 떠올리면서 경수 아주 난감하고 죽을 맛인데)......!
필보E 키다리 뭐해! 국 다 식어!
경수 (난감한 벌떡 일어나앉아 고개 푹 숙인채 한숨 푹 쉰다, 머리칼 부비면서 할 수 없이 일어나 나간다)
S# 28. 옥탑마당
평상위에 차려진 밥상 위엔 선지해장국과 반찬들......
미영과 경희, 필보 식사를 시작했는데
경수, 미영과 눈도 못 마주치고 와서 앉는다.
미영도 경수와 눈도 안마주치고 식사를 하는데...
필보 (아무 눈치를 못채고)키만 멀대같이 커갖고 달랑 맥주 두잔에 뻗어버리고...... 애라이 싱거운 녀석......
경수 (맨밥만 꾸역꾸역 먹는데)......
필보 (이상한듯 보며)해장국 안먹어? 너 먹으라고 선지해장국 끓인거 아냐?(하면)
미영 (놀라)아니예요, 지난번에 선지 좋아하신다 그랬잖아요!
필보 (좋아서)그래? 그럼 이거 나 먹으라고 끓인거야?
미영 그럼요!
필보 (좋아서 아주 맛있게 먹으며)아, 구수하다!
경수 (묵묵히 밥을 먹고)......
경희 (그런 미영과 경수 눈치를 살피는데)......!
S# 29. 산부인과 진료실
연정, 의사 앞에 창백한 얼굴로 앉는데
의사 (챠트 보며)임신 맞네요. 3개월입니다.
연정 (놀라)저기......!
의사 ......?
연정 (어리둥절)남편이 수술했거든요...?(하면)
의사 (미소)간혹 이런 경우 있어요. 다시 확인해보세요. 아마 정관수술 받은게 풀려있을 거예요.
연정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멍한 기분)......!
S# 30. 까페
민석, 기다리고 있는데
창백한 연정, 와서 앉는다.
민석 뭐래, 위장병 생겼데?(전혀 예상도 안하고 있는 상탠데)
연정 (차분히 민석을 보며)임신... 이래요.
민석 (잘 못 알아듣고)응......?
연정 임신... 했다구요!
민석 (어리둥절, 아주 당황스럽다)아니... 저기 나......(하는데)
연정 (O.L의 느낌으로 차분하게)수술한게 풀릴 수 있다고, 검사해보래요.
민석 (아주 당혹스럽다)......!(뒷통수를 얻어맞은듯 아주 멍한 표정인데)
연정 (예상은 했었지만, 민석 반응이 아주 서운하고 속이 상하다,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원망스럽게 민석을 보고있는데)......!
민석 (그제서야 정신차리고)저기 연정아......!(하는데)
연정 (그간 쌓인 원망과 스트레스가 쏟아져나온다, 눈물 줄줄흘리며)너무해요!
민석 (당황)연정아......!(당혹스러운 듯 주위 살피는데)
연정 (서러운 눈물 펑펑 쏟다가 벌떡 일어나서 나가버린다)......!
민석 (당황해서 따라나가며)연정아, 연정아!
S# 31. 홈쇼핑 옥상
연정, 멀리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 표정 창백하다.
고PD, 와서 쥬스를 건내면
연정, 마시지는 않고 그냥 들고만 있는데 그 손이 떨린다......!
고 이사장한테 전화왔었어. 자기 전화기 꺼놨다며?
연정 ......!
고 왜그래, 생전 말다툼한번 안 하던 사람들이......
연정 (허탈하다)평범하게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들까요?
고 (느낌으로 보는데)......!
연정 남들 다 누리는 알콩달콩한 신혼, 축복받는 첫임신...... 그런 일들
조차 나한텐 하나도 해당 안되는거...... (눈물이 뚝뚝)그게 너무
속상해요......
고 이사장 지금 상황, 애들어섰다고 마냥 좋아할 형편이 아니잖아. 회
사 문닫구 놀고있는데 전처소생 애들 둘에다 어머니까지 모시는 형편
에 덜컥 임신까지 했다는데, 아무 생각없이 웃음이 나오겠어?
연정 (서러운)아는데요, 다 아는데...... 그런데도 너무 서운해요!
고 (측은한)왜 아니겠어? 이사장이야 그렇다쳐도 자기는 생애 첫 임신인데 당연히 축복 받고싶지!
연정 (서러운 눈물 주르르)......!
고 정세준이 사장으로 온거랑 콜센터 발령난거 아직 말 안했지?
연정 ......!
고 그러지 말구 이사장한테 털어놔, 그렇게 혼자만 끙끙거리지 말구... 부부라는게 뭐야, 그렇게 혼자서만 힘들어 할거면 결혼은 왜 하냐구?
연정 (서러운 눈물만 뚝뚝 흘리는데)......!
S# 32. 공장사무실
공장 잠바 입은 미영, 경희, 명순과 사복차림 경수가 TV를 지켜보는 중이다.
<화면 속 뉴스내용>
기자 (식약청 앞에서 보도중이다)불량 수입채소를 사용한 일부 수입김치에 대한 보도에서 시작돼 일파만파로 번져나간 김치파동은 오늘 식약청 발표로 일단락이 되었습니다만, 그로인한 관련업계의 피해액이 수백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국민의 알 권리 못지 않게, 정확한 사실보도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사건이었습니다.
경희 (리모콘으로 TV를 끄면서 분한)소잃고 외양간 고치면 뭐하냐구, 관련업체들 다 죽게 해놓구!
명순 그러게 말야, 이제와서 저런 소리해서 뭐해?
미영 우는 소리 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잖아. 이럴 때일수록 더 적극적인 영업이 필요해! 감자탕 박스 실고 소규모 음식점들부터 훑어보자구. 우리 김치감자탕 관련기사랑 홈쇼핑 자료까지 다 챙겨들고 발로 뛰어볼거야!
경수 (어색하게 시선 노트북에 고정한채)김치박람회가 열린데요, 중국 수입김치나 일본 기무치랑은 비교도 안되는 우리 김치 우수성을 알리는 행사래요.
경희 (반색하며)어머, 그래?
명순 우리두 거기 출품하면 되겠네!
미영 (눈 안마주친채 사무적으로)그럼 경수씨가 참가서류랑 출품준비 좀 해줘요.
경수 (시선 노트북에)네......
미영 (결의에 찬 표정으로 일어서며)난 서부지역부터 훑어볼게.
경희 (따라 일어나며)난 동부 쪽으로 나갈게. 경수씨가 장사장 따라가. 서부지역이 점포수가 훨씬 많잖아.(하는데)
미영 (얼른)혼자 가도 돼!
경수 (동시에)나 바빠요!
경희 그래? 그럼 그러던가......
미영 (민망하다, 얼른 나가버리고)......!
경수 (바쁜척 돌아앉아 노트북 자판만 열심히 두드리고)......!
명순 (좀 이상스러운듯 미영 뒷모습과 경수를 보더니, 경희에게 입모양으로)왜들 이래?
경희 (어깨 으쓱하고 나간다)
경수 (노트북 챙겨들고 굳은 얼굴로 나가고)......!
명순 ......?(갸우뚱)
S# 33. 작은 식당앞
‘아줌마네 김치감자탕’ 봉고차 와서 멈춰서면
공장잠바 차림의 미영, 차안에서 김치감자탕 박스를 하나 꺼내들고
식당을 쳐다본다.
심호흡... 얼굴 환하게 비즈니스 표정으로 바꾸고 씩씩하게 들어서며
미영 안녕하세요, 사장님!
S# 34. 비뇨기과 앞
민석, 아주 황당한 표정으로 나오는데, 그 얼굴 위로
의사E 정관수술이 풀린 모양인데요, 임신 가능합니다!
민석, 허탈하고 황당한 얼굴로 멍하게 서 있다가... 걸어가는데......!
S# 35. 강변
민석, 흐르는 강물보며 암담한 표정으로 서있는 위로
10부 S# 59.의 이를 악물고 가다 돌아서서 병원가서 확인해봐, 거짓말인지 아닌지! 라고 말하던 미영 모습 떠오른다.
민석, 머리가 복잡하다, 한숨 푸욱 내쉬는데......!
S# 36. 민석빌라 거실
단비, 애들방 문 열고 밖을 살피더니 총총총 나와서 무선전화기 집어
들고 애들방으로 들어간다.
S# 37. 동 애들방
꽃비, 숙제를 하고 있는데
단비 (무선전화기를 내밀며)누나, 엄마한테 문자보내봐. 언제 만날 수 있나 물어봐!
꽃비 (심란한)엄마 요새 힘들어. 공장 안돼서 고생한단 말야.
단비 (눈물 뚝뚝 서럽게)누난 저번에 엄마 만났다며, 치사하게 혼자서만 만나냐? 나도 엄마 보고싶단 말야!(서럽게 눈물 뚝뚝 흘리는데)
꽃비 (눈물 닦아주며)알았어. 알았으니까 뚝해!(무선전화기 집어들고 문자를 날린다)
단비 (좋아서 눈물 닦으며 들여다보며)오늘 만나자 그래. 할머니 늦게 오신댔잖아.
꽃비 (문자를 보낸다)
S# 38. 공장사무실
경수, 노트북 들여다보며 검색하고 있는데
E 미영핸드폰 문자메시지 도착음......
경수, 처음엔 자기 핸드폰에서 나는 소린 줄 알고 핸드폰 꺼내보다가
E 미영핸드폰 문자메시지 도착음......
경수, 그제서야 소리를 찾아 사방을 둘러보는데
미영 책상 위 일각에 미영 핸드폰 놓여있다.
경수, 미영 핸드폰을 집어들고 들여다보는데
꽃비E 엄마, 통화할 수 있어요?
경수, 반가운 미소로 얼른 통화버튼을 누른다.
경수 (미영 핸드폰으로)꽃비니?
S# 39. 민석빌라 애들방
꽃비 (수화기들고 반갑게)어, 또또삼촌!
단비 (옆에서)또또삼촌이야?
꽃비 (수화기)우리 엄마 옆에 있어요?
S# 40. 공장사무실
경수 (미영핸드폰)어떡하지? 엄마가 핸드폰 놔두고 나가셨네... 오늘 영업나가서 늦으실텐데......(난감한데)
꽃비E (아주 실망스런 목소리)네에......
단비E (옆에서 찡얼대는 소리로)엄마보러 가자, 누나...... 엄마보러 가......
꽃비E 가만있어봐, 엄마 일하러 갔대잖아......
단비E (울음 터트린다)으아앙......
경수 (마음이 아파서 얼른)그럼 내가 데리러 갈테니까 위치 말해봐.
단비E (울다말고 좋아서 얼른)정말요?
경수 (웃는)그래, (볼펜 집어들고)주소 불러봐.
S# 41. 민석빌라 근처
꽃비와 단비, 주위를 둘러보며 기다리고 있는데
택시 달려와 멈춰서더니 환한 표정의 경수가 내려 손을 흔든다.
택시, 기다리고 있고...
경수 꽃비야, 단비야!
꽃단비 (반가워 뛰어오며)또또삼촌!
경수 (꽃단비를 안으며)엄마 오실때까지 삼촌이랑 놀러갈까?
단비 (신나서 우렁차게)네......!(하는데)
꽃비 (걱정에)어른들 오기 전까지 돌아와야 되는데......
경수 늦지 않게 데려다줄게. 됐지?
꽃비 (그제서야)네!
경수 (꽃단비를 택시에 태우고 출발한다)
S# 42. 시장통
공장잠바를 입은 미영, 김치감자탕 전단과 봉지샘플들고 식당 나
서는 중이다.
연신 잘부탁한다고 인사를 하며 나오다가
일각 노점에 수북히 쌓아놓은 아동티셔츠 행상을 본다.
미영, 노점앞에 주저앉아 눈을 반짝이며 꽃비와 단비가 입을만한 티
셔츠를 열심히 고르면서
미영 이거 얼마예요? 이건요?
S# 43. 놀이동산
롯데월드 같은 놀이동산. 경수가 꽃비와 단비 손 양쪽으로 잡고 달려 나오는데 꽃단비 보다 오히려 경수가 더 신이 난 듯 하다.
경수 이야! 우리 뭐부터 탈까? 낙하점프할까? 아님 죽음의 고공비행?
꽃단비 (신나서 동시에)둘다 좋아요!
경수 (아주 신나서)가자!(꽃단비 손잡고 뛰어간다)
S# 44. 몽타즈
* 회전목마 타면서 꽃비와 버블건(공기방울 나오는 총모양의 장난감) 쏘며 노는 경수. 단비는 무서워서 손잡이를 꼭 잡고도 마냥 웃고......! * 단비와 어린이 범퍼카를 함께 탄채 열심히 운전하는 경수. 꽃비가 쫓아와 부딪치자 엄살떨고......!
* 4D 영화관에서 영화보면서 완전흥분상태가 되어 과자 흘리고 부산 떠는 경수와 꽃단비, 입체 안경쓰고 아주 신이 났는데.
* 퍼레이드 보는 경수와 꽃단비. 경수, 단비를 무등태우고 보다가 예 쁜 아가씨가 다가오자 헤벌쭉하고 좋아하는데 아가씨, 단비하고만 악 수하고 간다. 실망하는 표정의 경수, 꽃비가 쳐다보자 배시시 웃는데 같이 웃는 꽃비.
S# 45. 동 벤치
경수, 꽃단비 앞으로 팝콘통 내밀고 자기도 먹고 있는데
꽃비, 자기 음료수 내민다.
쭉 빨대 들이마시고 다시 돌려주는 경수.
경수 (미소로 보며)나두 나중에 꽃비 같은 딸 하나만 있음 좋겠다.
단비 나는요?
경수 그래, 단비같은 아들두!
단비 (히히히 웃는데)
경수 (따뜻하게 부른다)꽃비, 무슨 걱정있어?
꽃비 네?
경수 아까 올 때 얼굴이 안 좋더라......
꽃비 (얼른)아무 일도 없어요......
경수 ......!
꽃비 (콜라 마시는 단비에게)그만 마셔! 또 금방 오줌마렵잖아!(하는데)
단비 (천연덕스럽게)화장실 또 가면 되지.
경수 (귀여워서 꽃단비 머리 헝클어뜨리는)
꽃비 (장난기어린)아 뭐에요! 엄마 만나려고 이쁘게 하고 왔는데!
경수 (머리 잘 빗어주며) 어유어유 미안해, 공주님!
꽃비 (샐쭉 웃고)
경수 (그런 꽃비와 단비 보면서 환하게 따뜻하게 웃어주는데)......!
S# 46. 효정옥 홀
희자, 방석 정리를 하고 있는데
들어서는 동규.
희자 어서오세(하려다가 동규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엉덩방아를 찧으며) 귀, 귀신......!(부들부들 떨려서 말도 안나오는데)
택기 (무슨 일인가 내다보다가 경악을 하고)......!
순심 (외출차림으로 방에서 나와 툇마루를 내려선다)
동규 (지긋이 순심을 보는데)......
순심 (담담히 동규를 본다)......
동규 갈까?
순심 네.(함께 나가는데)
필보 (바바리차림으로 들어서다가 동규와 나란히 나가는 순심을 보고 절절 하게)효정옥 여사님......!(하는데)
순심 (좀 난처한듯)냉면 드시고 가세요.(동규를 따라 나가버린다)
필보 (얼이 빠져 돌아보는데)......!
택기 (나와서 문쪽을 바라보며 기가 막힌듯 모자를 벗어들고)......!
희자 (택기에게)지금 우리... 귀신을 본거예요?
택기 (갸우뚱)분명히 돌아가셨다 그랬는데......!
필보 (속이 바싹 타서)방금 저 영감, 여사님이랑 같이 나간 저 영감 누구 야?
희자 (멍하게)사장님 남편분이죠......
필보 (경악)남편? 아니 여사님 분명히 30년 독수리공방한 외로운 분인 데......!
택기 30년 넘게 혼자 사셨죠. 그런데 호적상으론 저분이 아직도 사장님 남편이래요.
필보 남편이 있었단 말야......?(절망이다)
희자 돌아가셨다고 얼마전에 절에 가서 불공까지 드리고 오셨는데......!
필보 (허탈하고 허망한 얼굴로 터덜터덜 돌아서 나가는데)......!
S# 47. 가로수길
낙엽이 수북히 쌓인 분위기 쓸쓸한 가로수길을
바바리차림의 필보가 쓸쓸하게 걸어가는 위로 프랭크 시나트라의
E My Way 흐르고......(에바가드너와 관련된 노래임. 뒤에 대사와 연결 될 내용이니 절대 바꾸지 말것!!!)
S# 48. 홈쇼핑 콜센터
컴퓨터 앞에 앉은 연정, 이어폰 끼고 전화응대하고 있다.
연정 네, 고객님, 도착한 옷 색깔이 마음에 안드신다구요.
고객E (불평이 끝이 없다)방송에선 무슨 자주색이라 그랬는데 실제 온 걸 보니까 시커먼 갈색이잖아, 이런걸 어따 맞춰 입으란 거야!
연정 네, 고객님, 그럼(하려는데)
고객E (말 가로막으며) 그 쇼핑 호스트 하는 애들이 팔 때만 그럴싸하게 얘 기하더니 말야, 고객을 이렇게 우롱해도 돼?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 짓말 하라 그래. 이게 어떻게 자주색이야 갈색이지. 걔 누구야 황연정 이, 걔 그래서 짤린 거 아냐? 이제 더 안 나오데?
연정 (괴롭지만 애써 마음 다잡는)고객님, 색이 마음에 안드셨군요. 정말 죄송하고요, 원하신다면 다른 색으로 교환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하 는데)
고객E 교환은 됐구... 그냥 환불해줘. 디자인도 후지고 그냥 환불받을래.
연정 (컴퓨터 프로그램 화면에 반품/환불 부분 클릭하며)환불 해드리겠습 니다.(무표정하고 건조하게 자판을 두드리는데)
S# 49. 홈쇼핑 엘리베이터
연정, 피곤에 지친 얼굴로 멍하니 혼자 서있는데
승강기 열리고 세준과 비서가 앞에 서있다.
연정, 흠? 놀라는데
세준, 비서에게 물러있으라 손짓하고 혼자만 탄다.
승강기 문 닫히고 세준과 연정사이 침묵 흐르는데......
세준 (시선정면)결혼생활이 영 힘든가? 얼굴이 많이 상했어......
연정 (굳는다)......!
세준 (딱딱하게)콜센타 있다고 자기 관리 너무 안하는거 아냐?
연정 (끓어오르는데)......!
세준 (시선정면)미움도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이더군......!
연정 ......!(세준을 돌아보는데)
세준 (시선정면)원하면 언제든 돌아와, 당신 자리 비워놨어!
연정 (기막혀서 씹듯이)정신병자......!(하는데 1층에 도착하고 문 열린다, 급히 내리는데)
세준 (비웃음으로 천천히 따라 나가고)......!
S# 50. 동 로비
연정, 황당하고 기막힌 얼굴로 빠른 걸음으로 나가는데
세준, 비웃음으로 천천히 따라나가고......!
S# 51. 홈쇼핑앞
세준의 고급차와 기사 대기하고 있고
일각 멀리에는 민석이 연정을 기다리고 있는데
연정, 질린 얼굴로 급히 현관을 빠져나온다.
민석, 연정을 보고 반가워 다가가려는데
세준이 유들유들한 웃음으로 뒤따라 나와 대기한 차에 오른다.
민석, 멈칫 놀라서 보는데
세준차 달려가고......
민석, 퍼뜩 연정을 느낌으로 돌아본다......!
민석을 발견한 연정,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S# 52. 공장사무실
아주 지친 미영, 그러나 기분은 좋다.
아이들 티셔츠 든 비닐봉지 들고 들어서면서
미영 시장통에 식당 두군데 납품 약속 받았어!(하는데)
경희 (기다리고 있었던 듯)이제야 오면 어떡해?
미영 (어리둥절)왜?
경희 (미영핸드폰 내밀며)핸드폰두 놓구가구......
미영 (받으며 웃는)깜빡했어......(하는데)
경희 꽃비랑 단비, 너 만나러 와있어!
미영 (아주 깜짝 놀라)언제?(하는데)
경희 경수씨가 데리고 놀이공원 갔다온 모양이야. 지금 요앞 중국집에서 애들 저녁먹이고 있대.
미영 (황급히 나간다)......!
S# 53. 중국집
경수, 꽃단비와 함께 맛있게 짜장면을 먹고 있는데
꽃비와 단비, 짜장면을 온 얼굴과 옷에 잔뜩 묻혔다.
경수 (단무지 한 개 놓고 단비와 치열한 젓가락 싸움을 벌이는데)
단비 (얼른 손으로 집어먹고)히히히!
경수 (펄쩍 뛸듯)야아!!! 그런게 어딨어? 손으로 먹으면 반칙이지!
단비 (그러거나 말거나 아예 짜장면 그릇을 들어서 싹싹 핥아먹는다)
꽃비 (보기 싫다)아흐 드러!
경수 (웃으며 종이냅킨으로 단비 얼굴을 꼼꼼히 닦아주는데)......
미영 (급히 들어서며)꽃비야, 단비야!
꽃단비 (달려가 안기며)엄마아!
미영 (꽃단비를 아주 뭉클하게 끌어안는데)......!
경수 (느낌으로 보고있고)......!
미영 (애틋하게 꽃단비 쓰다듬으면서)어떻게 된거야?
꽃비 단비가 자꾸 엄마보고 싶다 그래서 문자 보냈는데, 또또삼촌이 받았 어요.
단비 (아주 기분이 좋다)엄마 일하러 갔다고, 우리 놀이동산도 데려가고 진 짜 재밌게 놀았어!
미영 (애틋하게 꽃단비를 보며)그랬어......
꽃비 (걱정스럽게 벽시계 보면서)우리 집에 가야돼, 엄마......
미영 (안타깝다, 따라서 시계보며 한숨)그래...... 가야지...
경수 (얼른 분위기 바꾸며 꽃단비에게)짜장면 다 먹었으니까 빨리 가자! (가방을 챙겨드는데)......
미영 (뭐라고 고맙다는 말은 해야겠는데 못하고 머쓱하다)......!
S# 54. 강변(밤)
민석과 연정 무거운 침묵 속에 앉아있다......
민석 (감정 누르며)나... 당신 남편이야......
연정 ......!
민석 내 아내가 그런 말도 안되는 대접받고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있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연정 당신(아저씨 아님!!!) 너무 힘들잖아요, 요새! 안그래도 힘든데 그런 말을 어떻게해요!(하면)
민석 (울컥하는)그렇다고 그 자식한테 그 수모 다 받아가면서 버티고 있었 어! 홀몸도 아닌 사람이 얼마나 속을 끓였겠냐구!(가슴이 터질것 같은 데)
연정 (차분히)그럼 어떡해요? 지금 사표내면 연봉 세배 위약금으로 물어줘 야 돼요. 대출금 빼고 집 다 팔아야 간신히 만들 수 있는 돈인데......!
민석 (버럭하는 느낌으로)당장 그만둬. 집 다 팔면 돼!
연정 (돌아서서 눈물 줄줄 흘린다, 서럽고도 힘이 드는데)......!
민석 (가슴이 터질것만 같고)......!
연정 (서럽게 흐느낀다)......!
민석 (한숨...... 연정을 끌어안고)......!
연정 (민석 품에 안겨서 서럽게 우는데)......!
S# 55. 버스정류장 앞 거리(밤)
미영, 졸려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단비를 업고,
졸립지만 어떻게든 깨려고 애를 쓰는 꽃비를 이끌고 걸어가는데
경수, 뒤에서 뛰어온다.
미영 (좀 놀라서)왜 안갔어요?
경수 (꽃비 안아들며)애들 피곤했을 거예요.(꽃비 등을 다독인다)
꽃비 (경수 품에 안겨서 하품을 하고 꼬박꼬박 조는데)......
미영 (난감하다)......!
경수 (마침 도착한 버스앞으로 가면서)버스 왔어요.
미영 (얼른 뛰어가고)
경수 (꽃비 안고 버스에 오르면)
미영 (단비 업고 따라 오르고)
S# 56. 달리는 버스안(밤)
미영, 잠든 단비를 보듬어 안고 일각 좌석에 앉아있고
경수, 꽃비를 안고 뚝 떨어진 다른 좌석에 앉아있다.
두 사람, 말이 없는데......!
S# 57. 민석빌라 근처(밤)
단비를 업은 미영과
꽃비를 안은 경수가 간격을 좀 두고 타박타박 걸어오고있다.
업은 단비의 한쪽 신발이 벗겨져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미영, 타박타박 몇발자국 앞서 가고 있는데
경수 저기요!
미영 (돌아보면)......?
경수 (단비 신발을 신겨준다)......
미영 (경수에겐 반외면한채 꽃비에게)꽃비야, 다왔어. 이꽃비, 일어나.
꽃비 (경수 품에서 부시시 눈을 뜨는데)......
미영 단비도 일어나자, 다왔어.
단비 (업힌채 칭얼칭얼)
꽃비 (내려서서 단비 손잡고)단비야, 집에 왔다니깐!
미영 (단비를 내려놓는데)
단비 (눈을 뜨며, 자다 깨서 추운듯 몸서리친다)......!
미영 (놀라 단비를 자기 잠바 속으로 품어안으며)춥지? 감기 들겠다!
꽃비 (아쉬워서)엄마아......!(미영을 안는다)
미영 (촉촉한 눈으로 꽃비를 안으며)꽃비, 오늘 재밌었어?
꽃비 (미소로 끄덕끄덕)......
미영 (불꺼진 집을 보며)할머니 어디 가셨어?
단비 오늘 늦게 오신댔어요.
꽃비 (목에 건 열쇠 꺼내보이며)나 열쇠 있어.
미영 (마음 아픈)미안해. 엄마가 일하느라 못 놀아줘서...... 다음에 엄마랑 더 재밌게 놀자?(하는데)
단비 괜찮아, 요새는 맨날맨날 아빠가 놀아줘.
미영 (의아해서)맨날 놀아줘?(하는데)
꽃비 (얼른 무마하려)시간 날때 많이 놀아준다구요.(하면)
단비 (천진난만)맨날 놀잖아?(하는데)
꽃비 (얼른)엄마, 우리 들어갈게요. 할머니한테 전화올지도 몰라.
미영 (슬프게 웃으며)그래, 빨리 들어가.
꽃비 (미영 볼에 뽀뽀하며)엄마, 안녕!(단비 데리고 들어가려는데)
미영 (들고온 애들티셔츠 든 비닐봉지 내밀며)이거, 니들 티셔츠야.
꽃비 (받으며)엄마, 고맙습니다.
단비 (신나서 꾸벅)고맙습니다.
꽃단비 (경수에게 손 흔들며)안녕!
경수 그래 안녕!(꽃단비를 미소로 보고)......!
미영 (꽃단비를 놓치기 싫은듯 아프게 다시 쓰다듬어주고)
꽃단비 (들어간다)
미영 (꽃단비가 현관문 열고 들어가는 모습을 글썽한 미소로 보는데)......!
경수 (일각에서 그 모습을 느낌으로 보고있고)......!
미영 (민석빌라에 불켜지는 것 확인하고 착잡하게 돌아선다)
경수 (간격 두고 뒤따라서 걸어가고)
연정차 (그들과 엇갈려 와서 멈춰서면)
민석 (연정과 함께 차에서 내린다)
S# 58. 민석빌라 애들방(밤)
꽃비, 단비를 나무라고 있다.
꽃비 바보야, 맨날 아빠랑 논다그럼 어떡해?
단비 뭐가 어때서? 아빠 요새 회사도 안가잖아?
꽃비 엄마 걱정한단 말야. 넌 그것도 모르냐?
단비 (어리둥절)그런거야?
꽃비 그래! 엄마 공장도 잘 안되고 아직도 옥탑방 살면서 고생하잖아. 그런 데 아빠까지 회사 관뒀다그래봐, 엄마가 속상하지......
단비 (갸우뚱하는데)......!
민석E 저희 왔어요.
꽃비 어, 아빠다!(나간다)
단비 (신바람나게 따라나가고)
S# 59. 동 거실(밤)
꽃비와 단비, 반갑게 뛰어나와 민석에게 안긴다.
연정 (둘러보면서)할머니는?
꽃비 모임갔다 늦게 오신댔어요.
연정 (놀라서)어머? 니들 저녁 어떡했어?(하면)
단비 짜장면 먹었어요!
민석 짜장면?
꽃비 (얼른)짜장면 시켜 먹었어요.
S# 60. 옥탑마당(밤)
미영과 경수, 어색한 침묵속에 좀 떨어져 들어온다.
미영, 자기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경수 아줌마......!
미영 (멈칫)......!
경수 (진지하게)얘기 좀 해요......!
미영 (당황)나 할 얘기 없어요!(얼른 들어가려는데)
경수 (버럭 큰소리로)난 할 얘기 아주 많단 말예요!
미영 (당황해서 자기방 돌아보며)조용히 해요, 경희 깨겠어요!
경수 ......!
S# 61. 민석빌라 애들방(밤)
잠옷차림의 꽃비와 단비, 침대에 누워 도란도란 얘기중이다.
단비 누나, 우리 엄마 이제 공장 사장님이라며? 근데 왜 옥탑방에 살아?
꽃비 (마음 아픈)공장도 세든거구 공장 차리는데 빌린 돈도 계속 갚아야된 대. 요새 장사도 너무 안돼서 하루종일 감자탕 파느라고 시장에 돌 아다닌 거래잖아.
단비 또또삼촌이 그랬어?
꽃비 저번날 밤에 할머니랑 아빠랑 하는 얘기 들었어.
단비 엄마 너무 불쌍하다......
꽃비 (한숨)동전에는 뒷면이 있대잖아...... 엄마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엔 돈 많이 벌게 될지 누가 알아......
단비 (기쁘다)진짜 그랬음 좋겠다!
꽃비 (단비 보고 웃어주는데)......!
S# 62. 민석안방(밤)
연정, 침대 끝에 걸터앉아있고
민석, 일각 의자에 앉아있다.
민석 (마침내 어렵게 입을 연다)연정아......
연정 (민석을 보는데)......?
민석 정말 면목이 없는데...... 이집 처분해서 위약금 물어주자.
연정 ......!
민석 (고개 숙이고, 괴롭다)......!
연정 그럼 우리...... 어디서 살아요......
민석 (어렵게)좀 불편하겠지만... 힘 잡을 때까지만 어머니 집에 들어가 살 자.
연정 ......!
민석 (면목이 없다, 괴로운데)......!
연정 (침묵 속에 망연히 앉아있고)......!
S# 63. 옥탑옥상(밤)
미영과 경수, 좀 떨어져서 서있다.
경수, 애절한데
미영은 아주 냉정하다......
미영 (냉정하게)나 어제 밤에 아무 말도 못들었어요!(하는데)
경수 (차분히 그러나 강하게)그럼 지금 들어요!(하는데)
미영 (차갑게)늦었어요, 그만 자야겠어요.(돌아서려는데)
경수 (미영 팔을 잡으며 애절하게)아줌마!
미영 (차분히)놓구 얘기해요......
경수 (할 수 없이 손을 놓는다)......!
미영 내가 먼저 얘기할게요.
경수 (미영을 보는데)......!
미영 경수씨 이러는거 잠시 잠깐 착각일 뿐이예요. 나 힘들고 괴로워하 는 모습 고스란히 지켜보면서 동정인지 연민인지 모를 그런 감정이 차곡차곡 쌓인거예요, 그래서 지금 헷깔리는 거구요.
경수 (아픈)아니예요, 나도 첨엔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라구요!(하면)
미영 (반외면한채)학교 다닐때 혼자서 애태우고 좋아했던 선생님, 몇년 지 나 돌이켜보면 얼마나 어이없고 기막힌 줄 알아요?
경수 나 어린애 아니예요!(하면)
미영 나두 어린애 아니예요! 그래서 이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일인지 너무 너무 잘 안다구요!(하는데)
경수 (쏟아붓는)왜 말이 안돼요?(하면)
미영 난 애가 둘이나 딸린 이혼녀에 나이도 경수씨보다 다섯살이 많아요!경수 결혼하는 커플 10쌍중 한쌍이 여자가 연상이래요! 이혼녀랑 총각 결 혼하는 경우도 많구요!
미영 남의 돈으로 차린 공장 월세 못낼까봐, 월급 밀릴까봐 전전긍긍하면 서 하루하루 동동거리고 사는거, 보고도 몰라요? 왜 경수씨까지 날 힘들게 해요?
경수 같이 헤쳐가면 되잖아요! 찜질방에서 곁잠자고 일 거들어 줄때보다, 계약직 호텔 룸메이드보단 그래도 지금이 훨씬 나진거라구요! 어제보 다 오늘이, 오늘보단 내일이 더 나아질건데 왜 자기 자신을 그렇게 비하를 해요!(하는데)
미영 (O.L의 느낌으로)나 지금 그렇게 한가하게 내 자신 돌아볼만큼 여유 있지 않아요. 내 앞엔 공장, 애들 그 두가지 밖에 없어요!(가려는데)
경수 (애타게)아줌마......!(하는데)
미영 (차분히)내가 또 지뢰밭 밟을까봐, 그래서 아파하고 힘들어할까봐, 그 게 속상하댔죠?
경수 (미영을 느낌으로 보는데)......!
미영 나도...... 그게 무서워요......!
경수 (애타게)아줌마아......!(하는데)
미영 (잠긴 목소리)경수씨... 우리 공장에 있기엔 너무 아까운 사람이예요 . 다른 직장 알아보는게 좋겠어요. 전부터 진작 얘기할려 그랬는데, 너무 늦은거 같네요.(계단을 내려가버린다)
경수 (마음이 찢어질듯)......!
S# 64. 민석빌라 마당(밤)
민석, 고뇌하는 표정으로 마당 일각에 서있다.
밤하늘 올려다보며 한숨이 나오는데
그 뒷모습이 아주 쓸쓸하다......!
S# 65. 민석빌라 애들방(밤)
단비, 곤히 잠들어있는데
꽃비, 창가에서 슬픈 표정으로 마당을 내다보고 있다......
S# 66. 동 마당(밤, 꽃비의 시선)
쓸쓸한 뒷모습으로 밤하늘 둥근달을 올려다보면 민석,
휴우...... 긴 한숨을 쉬고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간다.
S# 67. 동 거실(밤)
민석, 조용히 들어서는데
꽃비, 슬픈 눈으로 애들방에서 나와서 민석을 느낌으로 올려다본다....! 민석, 쓸쓸한 미소로 꽃비를 보며
민석 왜? 물마시러 나왔어?(하는데)
꽃비 (고개 절레저레 흔들고는... 말없이 와서 민석 허리를 꼭 껴안고 머리 를 묻는다)
민석 (촉촉히 마음이 젖어드는 느낌)......!
꽃비 (그 까만 눈동자로 민석을 올려다보면서 그 마음 다 안다는듯)아빠... 힘내세요......!(하는데)
민석 (그만 울컥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누르면서 잠긴 목소리, 슬 픈 미소로)아빠 힘이 얼마나 센데......!
꽃비 (촉촉한 슬픈 미소로)......!
민석 (꽃비를 안아들고 볼에 입맞추며)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지. 자자!(애들방으로 들어간다)
S# 68. 동 애들방(밤)
민석, 꽃비에게 이불을 잘 덮어주고 토닥여주고
단비 이불도 여며주고
나가려다 돌아보며 꽃비에게 엄지손가락 들어보인다.
꽃비도 웃으며 엄지손가락 들어보이고......
민석, 미소로... 나간다.
S# 69. 동 안방(밤)
민석, 착찹한 얼굴로 들어서면
연정, 이부자리 위에서 모로 웅크리고 누워서 아주 작은 애벌레처럼
측은하게 잠들어있다.
민석,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이불자락을 들치고
연정을 번쩍 안아서 이불속에 넣어주고 잘 덮어준다.
그 눈빛에 미안함이 가득하다......!
S# 70. 아줌마네 김치감자탕 공장 전경(낮)
S# 71. 공장사무실(다른 사무직 여직원은 없게 해주세요)
공장잠바 차림 미영, 장부 검토하면서 계산기 두드리고 있고
경희, 전화통화중이다.
경희 (수화기)네, 맞아요. 그 영화 속에 나온게 저희 김치감자탕이예요! (급히 메모)네, 알겠습니다. 오후에 찾아뵙겠습니다.(수화기 내려놓고 기쁜 얼굴로 미영 앞에 앉는다)영화덕분에 이제 숨통이 좀 트이기 시 작하네! 확실히 메스미디어 힘이라는게 대단하다니까!(하는데)
명순 (들어와 앉으며)애구구... 그래도 조금씩 물건 팔리기 시작하니까 기 운이 나!
경희 (웃는)그러게 말이예요.
명순 (사무실 둘러보며)그나저나 경수씨 없으니까 공장이 텅 빈거 같으네!
무슨 휴가를 그렇게 오래 갔다와? 벌써 일주일이 넘었잖아?
경희 글쎄...... 집에 무슨 일이 있나......(미영 마음 불편할까봐 딴청하는 중)
미영 (손가방 챙겨들고 일어서며)거래처 좀 갔다올게.(나가면)
명순 (돌아보며)장사장 요새 통 말수가 없어?
경희 ......!
S# 72. 민석빌라앞
애들 세간을 비롯한 이삿짐 가득 실린 트럭이 짐을 묶고 있다.
인부들 트럭에 올라타면
민석, 집에서 나온다.
만감이 교차하는 착찹한 표정으로 빌라를 올려다보고
트럭에 끼어앉는다.
트럭, 달려가고......
S# 73. 영순집
이사 뒤에 아직도 어수선한 실내.
꽃비랑 단비도 작은 짐을 자기들 방으로 옮기느라 부산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영순과 연정, 무거운 침묵 속에 청소하고있다.
영순은 스팀청소기 돌리고
연정은 걸레로 세간살이들 닦고 있다.
현관 앞에는 옷상자가 수북히 쌓여있고......
민석, 또 다른 옷상자를 들고들어와 올리는데
영순 그건 다 뭐냐?
연정 (좀 난감한)옷상잔...데요...
영순 무슨 옷이 그렇게도 많아?(하면)
민석 이 사람 출연의상들이잖아요.(하면)
영순 (착찹한)그거 다 들여노면 니들 발뻗구 잘 자리도 없어. 밖에 보일러 실에 내다놓든가......
민석 (난감한데)......!
연정 그러세요.(쓸쓸하게 민석을 보면)
민석 (씁쓸한 얼굴로 옷상자들 들고 나가고)......
영순 (한숨...... 스팀청소기 계속 돌린다)
연정 (핼쓱한 표정으로 열심히 청소하고)......
S# 74. 시장통 식당앞
아줌마네 김치감자탕 봉고차 주차돼 있고
공장잠바차림 미영, 목장갑 끼고 차에서 감자탕 박스를 내려들고
밝게 인사하며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보이고......
S# 75. 시장통 일각(남대문 시장처럼 아주 큰 붐비는 시장)
오가는 인파들로 붐비는 시장통...
허탈한 표정의 민석, 머리 복잡한 표정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일각 중국집 앞에 ‘배달직원 급구’라는 종이가 보인다.
깊은 생각에 잠겨 지나쳐가던 민석, 문득 멈춰서서 느낌으로 돌아보 는데......!
S# 76. 시장통 식당안
미영, 주인과 얘기중이다.
주인 김치감자탕 요새 찾는 손님들이 많아. 오늘은 세박스 주고가. 엊그제 너준거 벌써 다 나갔잖아?
미영 (아주 기쁘다)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S# 77. 동 식당 앞
기쁜 표정으로 안에서 나온 미영, 핸드폰을 집어들고 버튼 누른다.
미영 (핸드폰)난데, 시장통 식당에서 주문이 쏟아지네? 빨리 다섯박스만 더 보내줄래?
S# 78. 공장사무실
경희 (핸드폰)그래, 시장통 식당이랬지? (메모하며)다섯 박스.(핸드폰 끊
는데)
경수 (초췌한 얼굴로 들어선다)......!
경희 (놀라서)어머, 경수씨!
경수 (쓸쓸한 미소로 씨익 웃는다)오랫만이죠?
경희 (반갑다)잘 왔어요! 난 정말 가버린거 아닌가 걱정했잖아요.(하는데)
경수 (둘러보며)아줌마는요?
경희 시장통에 영업나갔어요. 요새 아주 말수도 없고 미친듯이 일만 해요.
금방도 다섯박스 더 갖다달라고 전화왔잖아요.(하는데)
경수 (메모지 집어들며)내가 갈게요!(얼른 나간다)
경희 (그 모습을 따뜻한 미소로 보고)......!
S# 79. 시장통 중국집 홀
손님들로 붐비는 저렴한 중국집 안
민석, 짜장면 박스 들고 들어와 수금한 돈을 카운터에 전해주면
주인 (받으며)이씨도 밥먹어야지. 짬뽕 괜찮아?
민석 네.(하는데)
주방장 (배식구에서 얼굴 내밀고)짬뽕나왔어요!
주인 (붐비는 실내 둘러보며)어떡하나, 자리가 없는데......(하면)
민석 알아서 먹을게요.(짬뽕 그릇들고 밖으로 나간다)
S# 80. 중국집앞 일각의 적당한 곳
민석, 일각에 걸터앉아 짬뽕을 먹기 시작하는데......
만감이 교차하는 씁쓸한 기분이다......
그러나 이 악물고 마음 다져먹고, 먹기 시작하는데......
S# 81. 중국집앞 도로
공장잠바 차림의 미영, 목장갑 탁탁 털며 힘들지만 기쁜 얼구로 지 나가는데
일각에 민석이 걸터앉아 짬뽕을 먹고 있는 모습보인다.
멈칫 어떤 느낌에 돌아보는 미영, 긴가민가 했다가 깜짝 놀라는데......!
S# 82. 중국집앞 일각의 적당한 곳
민석, 김나는 짬뽕을 후르륵 불어가면서 먹고 있는데
앞에 와서 멈춰서는 미영의 발......
짬뽕먹던 민석, 의아해서 올려다보면
미영, 놀라고 기막힌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짬뽕을 먹다 만 채로 굳어버린 난감한 민석과
경악스러운 미영의 얼굴에서 - ST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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