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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나라 :: 2회


방송일: 20080911

줄거리:

<2회>

1.외신당 안 (1부 엔딩을 물고).. (밤)

자결한 대천관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고...

유리가 단검을 든채 제단 위 강보에 쌓인 아이를 바라본다...

혼란에 휩싸여 흔들리는 유리의 눈빛위로

대천관의 말이 떠오른다.

대천관: 왕자님은... 고구려를 멸망에 이르게 할

운명을 타고 태어 나셨습니다.

대천관: 형제를 죽이고...어미와 아비를 죽이고

종국에는 제 자식까지 죽일 운명이라 했습니다.

대천관 : 폐하..천손의 피만이 저주를 풀 수 있습니다.

고구려를 위해..고구려의 국운을 위해

지금 왕자님의 목숨을 거두셔야 합니다.

유리, 갈등을 하지만..끝내는

들고 있는 단검을 떨어뜨리고 마는데..

2.외신당 앞 (밤)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는 해명.

한쪽엔 구추와 연비 군사들이 있는데..

이때 신당에서 나오는 유리...

가슴엔 강보에 쌓인 왕자가 있다.

해명: 폐하.

해명과 구추가 유리 앞으로 다가온다.

유리의 용포엔..대천관이 흘린 피가 묻어있는데...

해명: 대천관은 어딨습니까?

왜 천관을 죽이고 왕자를 데려 간 것입니까?

유리:...(굳은 얼굴로 말이 없다)..

해명: 폐하.

유리: ..대천관은 죽었다.

해명: (경악한다).....

유리: (구추를 보고)

...대천관의 시신을 수습하라.

구추: 예..폐하.

3.상가의 노천온천 (낮)

시녀가 항아리를 들고와

꽃잎이 뿌려진 온천물에 향료를 붓고는

천천히 물을 젓는다. 그 물결을 따라 꽃잎들이 흘러가는 한 쪽에,

상가와 마황이 있는데...

마황: 저같이 미천한 놈이...이렇게 상가님과 온천을 다하다니...

이만하면...대단한 출세 아닙니까?

상가: (픽 웃고)니놈은 아직 니놈 스스로의 능력을 모르는구나.

네 능력이면..내가 아니라...태왕과 목욕을 한다해도

놀랄 일이 아니지.

마황: ..하이고..이거 황송해서..

상가: 넌 어찌 생각하느냐?

마황: 뭘 말입니까?

상가: 유리왕이 대가들과 날 살려 준 이유가 뭐라 보느냐?

마황: 그야 뻔한거 아닙니까?

오월동주.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하지만 그들이

배를 타고 가다 바람을 만나면 서로 도울 수 밖에 없다.

지금 유리왕 심정이 딱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부여와 한나라를 코 앞에 두고 있으니

무지 죽이고 싶어도 참았겠죠.

상가: 오월동주라...

마황: 저도 놀랐습니다.

무능한 줄만 알았던 유리왕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태어난 왕자를 핑계로 전리품과 곡식을 풀어

백성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버릴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지금 각 부족마다..유리왕이 푼 곡식을 받을려고 백성들이

난리도 아닙니다.

민심이...돌아선거죠.

상가: 민심?

마황: 예..민심이 유리왕 편에 섰단 말입니다.

상가: (냉소를 띠고)..그래!

민심은....내가 맘만 막으면...하루 아침에

뒤집을 수도 있지..

마황:(어이없다는듯 픽 웃고)에이..아무리 상가님이라도

어떻게 그런...

이때 명진이 급하게 들어온다.

명진:상가님.

상가:무슨 일이냐?

명진..마황을 의식하고 상가에게 다가가 뭐라

귓속말을 전하는데..

상가: (순간 굳는다)...

마황: (덩달아 긴장하며 본다)...

4.저자거리 (낮)

마황과 공찬이 저자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골똘히 상념에 잠긴 얼굴로 걸어가는 마황.

머리를 굴리는 기색이 역력한데..

마황: ..(혼잣말을 중얼거린다)요망한 노인네...또 무슨 수작을 벌이는 거야.

공찬: ...(마황 눈치 살피며)...이래도 되는 겁니까?

마황: 뭘?

공찬: 방주님은 지금 비류부 상가가 아니라..

해명태자님을 찾아가야 되는거 아니냔 말입니다.

마황: 넌 자식아.. 그래서 멀었다는거야.

공찬: ?

마황: 해명태자는 이미 내 편이다. 공 들일 필요가 없지.

허나.. 비류부 상가는 의심많은 노인네야.

앞에선...웃어도...뒤론 비수를 감추고 있단 말이다.

허니...눈치를 살피고..정성을 들여야 할 것은

해명태자가 아니라..비류부 상가야.

공찬: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정말 너무 하시네

믿어주는 사람한테 잘해야지.. 어떻게...

마황: (공찬의 뒷통수를 후려치며)이놈은..말귀를 못알어 처먹어!

너 나 잘해 자식아!!

마황이 걸어가면..공찬..뒷통수를 만지며..떨떠름한 얼굴로

마황을 따라간다.

5.상가의 방 (낮)

상가와 명진이 있는데...

상가: ...대천관이 죽었다?

명진: 예..

대천관이 천관들을 죽이고...자결했다 합니다.

상가: ...

명진: 지금 유리왕은 신당을 봉쇄하고..

천관들의 입을 막고 있습니다.

상가: ...

명진: 헌데 이상한 것은.. 신당을 나서던 유리왕의 용포가

피로 얼룩져 있었다 합니다...

대천관은 자결한 것이 아니라 유리왕이 죽였을 수도 있습니다.

상가: 대천관이 자결을 했던...유리의 손에 죽었던..

그건 중요하지 않다.

신당을 봉쇄한 사실만으로도...

우리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빌미가 될 것이야.

지금 즉시..사람들을 모아라.

궁에서 나와 있는 견사자의 눈을 철저히 속여야 한다.

알겠느냐?

명진: 예..상가님.

명진이..급하게 방밖으로 나가면..

상가: (회심의 미소를 띠며 혼잣말로)마황아..

내가..민심이란 요물의 본성을 보여주마..

6.유리의 처소 (낮)

유리가 있는데...그 곁에 해명과 구추가 있다.

구추: 신당을 봉쇄하고..천관들의 입을 단속하고 있으나...

오래 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입니까?

유리: ....

해명: 폐하.. 말씀 해주십시오.

대천관의 계시가 무엇입니까?

유리: 물러가라.

해명: 폐하...!

유리: 물러가라지 않느냐!.

유리..굳은 얼굴로 해명과 구추의 시선을 외면하면

해명과 구추 답답한 표정으로 물러난다.

7.궁궐 일각 (낮)

해명과 구추가 걸어가면서...

구추: 폐하께서 저리 말씀을 안하시니..

어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해명: 상가나 대가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가만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들이 비록 폐하 앞에 무릎을 꿇었지만, 속으로는

분명.. 복수의 칼을 갈고 있을 것입니다.

대보께서는 견사자들에게 대가들 감시를 철저히 하라

당부하세요.

구추: 예.. 태자님.

8.서화의 처소 (밤)

서화가 잠들어 있고..한쪽 요람엔 왕자가 있다.

잠든 서화와 왕자를 바라보고 있는 유리의 심란한 시선.

9.궁궐 전경(새벽)

10.유리의 처소 (새벽)

침대에서 자고 있는 유리..악몽을 꾸는지..

이마에 진땀까지 맺혀 있고..고통스러워 하다가

꿈에서 깨어난다.

유리..긴 한숨을 내쉬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구추의 목소리.

구추: (소리)폐하..신 구추이옵니다.

유리: 들라.

구추가 처소로 들어오는데..

유리: 무슨 일인가?

구추: (당혹스러운)..궐 안에...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리: ....?

11.궐 안 일각 (새벽)

유리가 구추와 근위대장과 함께 오면..

일각에 해명과 연비가 있는데..

유리를 보고 예를 갖추고..

유리가 보면.. 궐안 마당에...죽은 까마귀 떼가..

널려 있는데...

불길한 예감이 스치는 유리.

12.국내성 일각 (낮)

해명과 연비가 말을 타고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가는데..

13.국내성 마을 일각 (낮)

해명과 연비가 말을 타고 달려오면

마을 우물 앞에...예닐곱명의 군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고

한쪽엔...백성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

해명이...우물로 다가가면

군사 하나가 두레박으로 물을 퍼올려 보이며

군사1: ...우물이 피로 물들었습니다.

해명 심각한 표정으로 우물 안을 들어다 보는데

우물 안이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

14.마을 어느집 축사 (낮)

축사 안에 돼지 서너 마리가 죽어 널부러져 있다.

연비와 함께 현장을 확인한 해명, 자리를 뜬다.

연비: (뒤따르며)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 이유없이..기르던 가축이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해명: ...

15.유리의 처소 (낮)

구추 태천, 유리왕에게 궐 밖의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태천: 흉흉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자..

백성들 사이에는.. 하늘이 내린 재앙이라며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유리: (말없이 듣고 있다) ...

구추: ..재앙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민심입니다.

신당에서의 참변도 이미 백성들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더욱 황망한 것은.. 폐하께서 그 참변에 연루되어 있다고

백성들이 믿는 것입니다.

유리: ...

구추: 폐하! 백성들이 등을 돌리면..

대가들은 다시..역모를 꿈꿀 것입니다...

대천관의 계시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유리: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16.마황의 집무실 (낮)

탁자 위에 죽은 까마귀들이 놓여 있고

마황, 역겨워 하면서 칼로 까마귀 배를 가른다.

옆에 있는 공찬은 내장에서 뭔가 꺼내 한쪽에 놓으면

검게 변색한 비슷한 곡물들 수북이 쌓여있다.

이때 해명 들어온다.

해명: 아직 멀었나?

마황: 거의 다됐습니다. 어휴 냄새..

해명: (곡물들 보며)뭐냐?

공찬: (곡물 하나 집어서 보며)이게 보리 같기도 하고..

(하더니 입에 쏙 넣는다) ..

마황: (기겁한다)이 미친놈... 더럽게 그걸..

공찬: (우물우물 씹다가 씩 웃으며))...

보리가 맞습니다요, 태자님.

해명: 보리?

공찬: 한참 추수가 끝나서 성밖에 가면 널린 게 보리 이삭입죠.

(하더니 몇개 더 입에 쏙)

마황:야 이 미친 놈아. 당장 안 뱉어?

공찬: ...태.자...님?

해명: ?

공찬 멍한 얼굴로 해명을 보더니...

픽 쓰러진다.

마황: 공찬아...공찬아...

해명: !

17.국내성 저자 의원 (낮)

물이 담긴 그릇 안에 까마귀 배에서 나온 곡물들이 들어있다.

의원 손가락으로 휘휘 젓더니,

손가락에 묻은 물을 슬쩍 맛본다.

의원: (퉤 뱉고는)비상입니다. 보리에 비상을 섞었습니다.

해명: !

마황: (울상이 되서)그럼 우리 공찬인 어찌 되는거요?

의원: (옆에 누운 공찬을 보고)사람은 이거 한두 알엔 안 죽소.

곧 정신을 차릴 것이니 걱정 마시오.

공찬: (신음한다)..

마황: (반갑게)공찬아!

해명: (의원에게)이런 비상을 어디에 가면 구할 수 있나?

의원: 고구려에서 비상을 사용하는 부족은 비류부 뿐입니다.

해명: ...

18.상가의 방 (낮)

상가가 앉아 있고, 보고하는 명진

명진: 상가님께서 지시하신 일 차질 없이 시행했습니다.

상가: 애썼다.

명진: 대천관의 죽음까지 알려지면서

유리왕이 대천관을 죽여 하늘을 진노케 한 것이라며...

민란이라도 일어날 기셉니다.

상가: (회심이 미소를 띠고)...그럴테지..

이제...유리를 만날 때가 됐구나.

19.궁궐 일각 (낮)

해명과 연비가 유리의 침소 앞으로 오면

근위대장 태천이 지키고 있는데..

해명: 폐하를 뵈야겠네.

태천: ..지금 비류부 상가를 만나고 계십니다.

해명: ...

20.유리의 침소 (낮)

유리가 비류부 상가와 마주하고 있다.

상가: 궐 안팎으로 흉흉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폐하께서는 나라의 운명을 점쳐 줄..신당마저 봉쇄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유리: ...!

상가: 신당이 봉쇄된 그 날...

폐하께선 태어나신 왕자님의 운명을 듣기 위해

친히 신당으로 납시셨고

신당을 나서던 폐하의 옷엔 유혈이 낭자했던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습니다.

대체 어찌 된 것입니까?

궐 밖을 떠도는 소문이 거짓임을 폐하께서 직접 밝혀 주십시오!!

유리: ....

상가: 혹...대천관의 입에서...태어난 왕자님에 대해 듣기 어려운...

참담한 계시가 나와 대천관을 죽인 것이 아닙니까?!

유리: 함부로 추측하지 마시오.

대천관은...내가 죽인것이 아니라..자결한 것이오.

상가: (담담하게)

말씀해주십시오, 폐하. 대체 대천관의 계시가 무엇입니까?

대천관이 말한 왕자님의 운명이 무엇이길래..

자결을 하는 황망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유리: ....

이때 태천이 급하게 들어온다.

태천: 폐하..

왕후님께서 위급하시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유리, 태천의 말에 놀라는데..

상가도 놀란다.

21.서화의 처소 앞 (낮)

유리와 해명...그리고 구추와 근위대장이

복도를 걸어가는데

이때 서화의 처소에서...세류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세류: (소리)어머니!!  어머니!!

22.서화의 처소 (낮)

유리와 해명가 급하게 서화의 처소로 들어오면

세류가 죽은 서화의 곁에서 울고 있고..

한쪽에 서 있는 시녀들 오열을 참고 있다.

어의가 참담한 얼굴로 한쪽에 서 있는데..

유리: 어찌 된것이냐?

어의: ..폐하...하혈이 심하시더니 끝내...

유리: 살려야 한다!... 반드시 살려야 한다 !!

어의: (두려움에 무릎을 꿇는다)... 송구합니다

유리 의식을 잃고 있는 서화 곁으로 간다.

유리: ..부인.....

서화..죽어 있고...세류가 그런 서화를 부여잡고

울고 있다.

세류: 어머니!! 어머니!!

유리: (멍한 얼굴로 죽은 서화를 바라보는데)....부인..

서화의 옆...요람엔...왕자가 있다.

왕자 아무것도 모른채...웃고 있는데..

유리..넋 나간 눈빛으로 죽은 서화와 왕자의 얼굴을

바라본다.

한쪽에서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런 유리를 보는..해명의 시선.

23.궁궐일각 (낮)

상가가 있는데 이때 명진이 급하게 달려온다.

명진: 상가님..

왕후가 죽었다 합니다.

상가..굳은 얼굴로 잠시 말이 없다가..

상가: 지금 즉시 제가회의를 소집하거라.

명진: ..예..

24.국내성 전경 (밤)

25.신당 지하 제실 (밤)

스산한 기운이 가득 찬 제실 중앙에.

반석이 있고 그 반석 위에는

서화의 시신이 생전의 모습으로 안치되어 있다.

그 앞에 넋을 놓은 듯 앉아있는 유리의 모습.

눈물이 그렁한 얼굴로 서화를 바라보는데..

26.제실 밖 (낮)

해명과 구추, 태천이 서있다.

유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듯 초조한 얼굴들인데...

구추: 벌써... 사흘쨉니다.

폐하께 변고라도 생기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해명: ....

이때 한쪽에서 연비가 온다.

해명: 알아봤느냐?

연비: 예. 지금 비류부 상가의 집에 각 부족의 대가들이 모여 있습니다.

해명: (잠시 생각하다가)...근위대장!

태천: 예.태자님.

해명: 지금 즉시 근위대 군사들을 소집하시오.

태천: 예.

27.성문앞 (낮)

해명과 연비, 태천이 이끄는 수백명의 근위대 군사들이

성문을 빠져 나온다.

28.비류부 상가의 방안 (낮)

상가와 각 부족들이 대가들이 모여 있는데..

이때 명진이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온다.

명진: 상가님.

상가: 무슨 일이냐?

명진: 해명태자와 근위대 군사들이 집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상가: (놀라고)....!!

29.상가의 집 밖 (낮)

수백의 군사들이 상가의 집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

30.상가의 집 마당 (낮)

상가와 각부족의 대가들..명진 등이 나오는데..

해명과 연비.태천..그리고 십수명의 근위대 군사들이 있다.

상가와 대가들, 해명에게 예를 갖추고..

상가: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해명: (한 옹큼의 곡물을 마당에 던지며)이건...떼죽음을 당한

까마귀 배를 갈라 모은 것입니다.

잘 보십시오...

군사 둘이 달려나와 닭 서너마리를 마당에 풀어 놓자

닭들이 달려들어 모이를 쫀다

상가: 설마 닭 모이를 주러 예까지 온 것은 아닐테지요?

해명: (상가를 노려보고 있다)...

상가: ...

모이를 쪼아 먹던 닭들이... 잠시 후

비틀거리다 폭 꼬구라지기 시작한다.

명진: (놀라서 상가를 본다)...

상가: ...

해명: 백성들이 신령시하는 까마귀가 떼죽음을 당한건..

이렇게 독이 든 곡식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도한 것이지요...

상가: (담담하다)...

해명: 국내성 도처에서.. 떼죽음을 당한 까마귀는 물론

이유없이 죽은 가축,

우물이 핏빛으로 물든것. 모두..

(상가 보며)여기 있는 누군가가 꾸민 일임을 잘 알고 있소.

대가2: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해명: 누군가가 조작한 사건을.. 불길한 재앙 운운하며

백성을 부추키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려..

결국...역모를 꾀하고 있지 않소이까!!

상가: 억측이 지나치십니다. 저희는 왕후님의 장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것입니다.

신하된 도리를 다하기 위함인데.. 문제라도 있는 것입니까?

해명: 벌써 그대들이 자행한 참담한 짓을 잊은 것이오?

...장례가 끝날때까지..상가를 비롯한 각 부족의

대가들을 연금할 것이니.. 그리 아시오.

명진: (앞으로 나서며)태자님. 그건 가혹한 처사십니다.

상가: 물러나 있거라!!

명진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나면..

상가: 태자님의 뜻이 그러하다면 따를 수 밖에 없지요.

허나.. 저희 대가들도..왕후님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음을

알아주십시오.

해명이 상가와 대가들을 쏘아보다가 돌아서서 나가는데

연비와 태천 그 뒤를 따른다.

31.상가의 집무실 (낮)

상가와 명진이 있고..

명진: 상가님.!!

이대로 참고 계실 것입니까?

상가: 걱정할거 없다.

우리가..손 끝 하나 안 움직여도

소문은 발을 달고 날개를 달아..번져 갈 것이다.

흉흉한 재앙의 조짐도...왕후의 죽음도

모두...유리왕이 대천관을 죽였기 때문이라고..

하여..백성들은 태어난 왕자의 불길한 운명을

두려워 할 것이다.

해명태자는 우리가 군사라도 움직일 것을 경계하고 있으나

군사를 일으키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왕실에 등을 돌리는

민심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게지..

상가의 얼굴에 냉소가 떠오르는데..

32.국내성 저자거리 (낮)

거리의 벽마다 그림 낙서가 그려진다.

용포를 걸치고 관을 쓴 왕이 천관과 대천관을 죽이는 모습..

피가 묻은 커다란 칼을 쥔 아이(왕자)와 그 앞에 죽어있는 사람들..

불타는 마을과 불에 타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성난 백성들이 군인들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켜 싸우는 모습.

33.마을 일각 (낮)

수십명의 백성들이 민란을 일으키고 있다. 불에 타는 집들

백성들과 군인들이 싸우고 있다..

성난 백성들의 기세에 군인들이 밀리고 죽어가는데...

34.신당 제실 (낮)

초췌해진 유리의 모습. 그런 유리의 얼굴위로..

구추: 백성들이 등을 돌리면..

대가들은 다시.. 역모를 꿈꿀 것입니다. 폐하...

대천관의 계시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유리:....

대천관: 형제를 죽이고...어미와 아비를 죽이고

종국에는 제 자식까지 죽일 운명이라 했습니다.

유리: 그만하시오!!

어이해 한 아이의 몸에 그리도 많은 저주가 내릴 수

있단 말이오!

대천관: 하늘의 계시를 어찌 사람이 가늠하겠습니까?

저는...하늘의 뜻을 전할 뿐입니다.

폐하..천손의 피만이 저주를 풀 수 있다 했습니다.

고구려의 국운을 위해 지금 왕자님의 목숨을 거두셔야 합니다.

대천관의 말을 떠올린 유리..한없이 아프고 괴롭다.

35.신당 제실 앞 (낮)

해명, 구추, 태천이 기다리고 있는데...

신당 문이 열리면서 유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해명이 다가간다.

해명: 폐하..

유리:....!!

36.유리의 침소 (낮)

유리와 구추 해명이 있는데...

구추: 폐하께서 제실에 계시는 동안

도처에서 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유리: ...

구추: 군사들을 투입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성난 백성들의 기세를 꺾을 수가 없습니다.

해명: ..폐하.

이 모든 것은 비류부 상가와 대가들이 조작한 것입니다.

저들은 대천관의 죽음을 이용하여

민심을 혼란시키고 다시 역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폐하!...상가와 대가들을 연금하였으니

이번에는 참하셔야 합니다.

유리: ...

해명: ...

유리:(잠시 말이 없다가 구추를 보고)..대보..

구추: 예..폐하.

유리: 지금 즉시 연금을 풀고 제가회의를 소집하라.

유리: ...

37.국내성 전경 (낮)

38.편전 (낮)

편전에 비류부 상가를 비롯하여..각 부의 대가들

그리고 대신들이 모여 있고

구추 연비 태천도 있다.

용상에 유리가 앉아있고 그 앞으로 해명이 있는데

다들 긴장된 눈빛으로 유리를 응시하고 있다.

유리: 상가.

상가: 예..페하.

유리: 나는 대천관의 죽음으로 인해..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더는 방치하지 않겠소

내게..대천관의 계시가 무엇이냐 물었소?

상가: ...예..

유리: 지금...말하겠소.

상가를 비롯하여 편전 안에 모든 사람들..긴장된 눈빛으로

유리왕을 주시한다.

유리: 대천관은 태어난 왕자가...이 나라 고구려를 멸망으로 이르게 할

흉성이라 하였소.

유리의 말에 해명 경악하는데..

상가를 비롯한 대가들..역시 놀라고

유리: 그 저주를 푸는 것은

천손의 피 뿐이라 하였으니

나는..태어난 왕자를 죽여...하늘의 노여움을 풀 것이오.

해명: 폐하...! 아비더러 자식을 죽이라한 하늘의 뜻이

옳은 것입니까?

불운한 기운을 타고 났다하여, 자식을 죽일 수는 없습니다.

유리: 내가 버리는 것은 자식이 아니라

이 나라를 뒤덮고 있는 불길한 기운이다!!

봉쇄된 신당을 열고...천제를 준비하라 이르라.

해명: 폐하...그럴 수 없습니다.!!

유리: 근위대장!!

태천: 예..폐하.

유리: 태자를 하옥하라!!

해명: 폐하!!

유리: 뭣하느냐!! 당장 하옥하라!!

태천 근위대에 눈짓을 하고..어쩔 수 없이 해명을

끌고 가는데..

해명: 아버지..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찌 그 어린 것을 제물로 바친단 말입니까!!

아버지!!

해명, 편전에서 끌려 나가는데..

당혹스러운 상가의 얼굴.

유리: (구추에게)뭣하느냐!! 어서...천제를 준비하고

백성들도 천제를 참관토록 하라!!

39.편전 앞 일각 (낮)

상가와 명진이 있는데..

명진: 유리왕이..저리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상가: (신음한다)...

명진: 상가님.. 기왕 들끓은 민심입니다.

이대로 계속 밀어 부치면..

상가: 어리석은 놈. 아직도 모르겠느냐...?

유리가 제 자식을 죽여...고구려를 살리려 한다는데

어느 백성이 우리 뜻에 동조 할 것 같으냐!!

명진: ...

상가: (탄식을 하듯이)내가..유리한테 졌다.

40.서화 처소 (낮)

유모가 어린 왕자를 살피고 있는데 이때 문이 삐끔 열리고

세류가 들어온다.

유모: 공주님.

세류: 내 동생...보고 싶은데...봐도 돼?

유모: 그럼요. 이리 오세요.

세류가 다가가서 어린 왕자를 본다.

세류: 이름이 뭐야?

유모: ..아직...없습니다.

세류: (왕자를 보고)..아가야. 난...네 누나..세류야.

이젠....내가...어머니처럼...널...지켜줄게

유모..그런 세류를 보고 눈물이 핑도는데..

이때 방안으로 들어오는 유리.

유모: (놀라서 얼른 예를 갖추는데)..폐하.

세류: (유리를 보고)..아버지.

유리: ..세류야.

세류: 제가...동생한테...약속했어요.

어머니 대신 지켜주겠다고요.

유리: (가슴이 아프다)..

너의 맘은 갸륵하나..이제...이 아인...멀리 떠나야 된다.

세류: 멀리 어디요?

유리: 넌...모르는...아주 먼곳이야.

이제..곧 떠나야 하니...작별인사를 하거라.

세류: (아이를 바라보는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세류 애써 울음을 참는데..

갑자기..자기 목에 걸려 있던 예쁜 목걸이를 꺼내

아이의 손에 쥐어준다.

세류: 이건...선물이야.

나중에 혹시 네 얼굴을 잊어먹어도,

이 목걸이를 보면 금방 알아볼게..

그땐 꼭 누나라고 해야 돼, 응?

유리: (안스런 눈빛으로 세류를 본다)...

세류: (미소 띤 얼굴로 아이를 보며)그럼 우리 왕자님 안녕.

41.신당제단 (낮)

모든 대가들과 대신들..신당의 천관들이 모여 있고

천제를 올릴 준비가 되어 있다.

그 뒤로 웅성이는 백성들이 즐비한데..

그중에...마황과 공찬도 있다.

마황: 정말...태어난 왕자를 제물로 바친다고 했냐?

공찬: 예..틀림없답니다.

마황: 아니..미치지 않고서야.

(기웃거리며...누군가를 ?으며)..태자님은 왜 안보이는거야.

이때...유리와 태천 그리고 근위군사들이 오는데..

유리의 품에...강보에 싸인 왕자가 있다.

왕자는 자신이 죽을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

울고 있는데...

유리왕이 제단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른다.

웅성이던 백성들이 잠잠해 지고...

42.감옥 (낮)

군사들이 지키고 있는 감옥에 해명이 갇혀 있다.

해명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는데...

43.신당제단 (낮)

강보에 싸인 왕자를 안은 채로 계단을 올라가는 유리

제단 위에는 목관이 있다.

제단 위에 올라온 유리왕 강보에 싸인 아이를 목관에

넣고 목관을 닿는다.

유리 돌아서서...대신들과 백성들을 바라본다.

유리: 여기..천손의 자식이 있다.

이제 그 피로..하늘의 저주를 풀 것이니

천관은 나와 천손의 피를 받으라!!

천관들 서로 눈치를 보면서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데..

유리: 뭣 하느냐!!

하늘의 계시를 거역할 셈이냐!!

유리의 일갈에도 천관들 선뜻 나서지 못하자..

유리: 너희 천관들이 하지 못한다면

내가 할 것이다!!

대보는 검을 들고 오라.

구추: (망설인다)...

유리: 어서.!!

구추 어쩔 수 없이 제단위로 오르는데..

유리..구추로부터 검을 받아 들고..

유리: 들어라.. 내 스스로 내 자식의 피를 받아

하늘의 노여움을 풀 것이다.

만약...이날 이후에도 나를 거역하는 자가

있다면...그들의 피로서...하늘의 분노를 달랠 것이다.

알겠느냐!!

모든 대신들과 백성들이 부복을 하는데...

유리 돌아서서 칼을 들고 목관을 바라보다가

칼로 목관을 내리치면...

목관에서 피가 흘러나오는데...

부복을 한 채 고개를 들어 목관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바라보는 상가의 시선.

44.국내성 전경 (밤)

먹구름이 밀려오고... 천둥번개가 친다.

45.유리의 처소 (밤)

마치 동상처럼 미동도 하지 않은채

자리에 앉아있는 유리.

그런 유리의 얼굴위로 번개 불빛이 어리고

유리..깊은 고뇌에 찬 얼굴로 있는데

이때 구추가 들어와서 예를 갖춘다.

구추: 천제가 끝난 후...도처에서 일어나던 민란의 기세가

꺾이고 있습니다.

유리: ....!!

유리 잠시 말 없이 있다가..

유리: 근위대장을 불러라.

구추: 예..

46.신당 제단 (밤)

깊은 어둠에 쌓인 궁궐의 밤.

제단 주위로 횃불을 밝힌 군사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는데..

제단을 지키던 군사들이 신음 소리 하나 내지 못한 채,

하나 둘씩 쓰러진다.

보면, 누군가 군사들을 쓰러뜨리며 제단으로 접근한다.

제단을 지키던 군사들이 모두 쓰러지고(죽이는 것이 아님)

어둠 속에서 유리왕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제야 복면을 벗는 태천..

유리와 태천이 목관으로 다가가고...

태천: 비황을 먹이면..진시까지는 죽은 듯 잠들어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허나..진시가 지나도 깨어나지 않으시면...

소생시킬 수 없다 했습니다.

유리왕 떨리는 얼굴로 목관을 열면

달빛에 얼굴이 드러나는 아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는데...

47.국내성 일각 (밤)

인적이 없는 곳에 유리가 상념에 잠겨 있는데..

구추: 폐하...

유리..돌아보면, 구추를 따라 해명이 온다.

구추: 모셔왔습니다.

유리 해명을 보면 원망에 찬 눈으로

해명 아버지 유리를 본다

유리: 데려오너라.

일각에 있던 근위대장이 강보에 쌓인 아이를 안고 오는데..

왕자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하는 해명.

근위대장 아이를 해명에게 건네며..

유리: 이제...이 아이는..내 아들도 너의 아우도 아니다.

아이를 데리고 졸본으로 가거라.

가서 이름 없는 백성으로 키워라.

그 아이는 이미 세상에서 죽어 없으니

아이의 이름은.. 뜨거운 피와 뛰는 심장이 없는 무휼이다.

너 또한 무휼과의 인연을 끊어야 한다.

그것만이 무휼의 목숨을 부지하는 것임을 명심해라.

해명: (눈물이 그렁해서)..폐하..

유리: 어서 떠나거라.

유리가 돌아서서 가면..그런 유리를 바라보는

해명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는데..

48.들판 (낮)

아이를 안은 채 말을 타고 달려가는 해명과

연비의 모습.

49.기린굴 입구 (석양)

솟대가 하늘 높이 솟아있다.

해명과 연비 말을 달려 그 옆을 지난다.

50.동굴 입구 (석양)

무휼을 안고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51.동굴 안 수로 (석양)

연비 배에 올라 천천히 노를 젓는다.

어두운 수로, 해명이 탄 배의 횃불이 점점 멀어져간다.

52.동굴 안 (밤)

횃불을 들고 동굴 안으로 걸어가는 해명.

횃불에 일렁이는 동굴 벽에는 벽화들이 그려져 있는데..

여기저기 높은 동굴 벽에 벽화를 그리기위한

장치와 도구들이 있다.

동굴 한가운데 서있는 해명이 어두운 동굴 저편을

향해 소리친다.

해명: 혜압 거기 있느냐!!

잠시 후...어둠 속에 들리는 혜압의 목소리.

혜압: (소리)다시는 태자님을 뵙지 않겠다 하였습니다.

해명: 내...너에게 청이 있어 왔다.

(강보에 쌓인 아이를 내려놓으며)

네가 이 아이를 거두어 키워다오.

혜압: ..누굽니까?

해명: 나는...아무것도 말할 수 없으니

묻지 말거라..다만...

이 아이의 이름은...무휼이다.

혜압: 그 아이가...태자님과 제 인연의 끈이 된다면

저는 그 아이를 맡을 수 없습니다.

데려 가십시오.

해명: 아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나와 이 아이의 인연은 끝이다.

절대로..다시 찾지 않을 것이니

네가 맡아 다오.

해명이 돌아서서 나가면

어둠속에서...혜압이 걸어 나온다.

(혜압의 얼굴은 카메라에 보이지 않을 것)

걸어 나온 혜압이...강보에 쌓여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

혜압을 보고 미소를 띠고 있는 어린 무휼의 얼굴에서 (F.O)

53.계곡 (낮) (세월 변화)

황량한 계곡 길을 긴 상단 행렬이 지나가고 있다.

행렬 중에는 십수명의 여자들이 있고

행렬을 호위하는 사병들의 모습.

걸어가는 여자들 더운 날씨에 몹시 지친 모습들이다.

이때 마차가 멈추고...행렬이 멈춰서면

행렬의 선두를 이끌던 사내가 말을 돌려서

마차 쪽으로 가는데...

사내: 방주님. 부르셨습니까?

이때 마차문이 열리고..마차 안에서 나오는

마황..세월이 흐른듯 조금 늙은 모습이다.

마황..더운지..짜증스런 얼굴인데..

마황: (연신 부채질을 해대며)..휴...환장하겠다.

이때 시종 하나가..얼른 물주머니를 건네면

벌컥 벌컥 물을 마시는 마황.

이때...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와서 마황의 마차에 박히는데..

화들짝 놀라는 마황.

사내와..호위무사들도 놀라고..

사내: 비적이다!! 방주님을 호위하라!!

호위무사들 달려와서..마황을 에워싸며 호위하는데..

이때 한쪽에 나타나는 해명.

미소띤 얼굴로 마황을 보는데..

마황: (해명을 보고 놀란 얼굴로)..태자님 아니십니까!

이때 해명 뒤로..연비와 예닐곱명의 군사들이 모습을 보인다.

54.졸본성 전경 (낮)

졸본성 전경이 펼쳐지고...(자막 졸본성)

55.해명의 집무실 (낮)

해명과 마황이 있다.

해명과 마황 술잔을 들고 있는데..

(두사람 다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서 있다)..

마황:(술 한모금을 마시며)..지겹지 않으십니까?

해명:뭐가?

마황:..벌써 십수년째...졸본성에만 계시는거..

그리고...그 태자라는 호칭..

대체 언제쯤이나..태왕이 되시는 겁니까?

해명:(픽 웃고)

자네 입은..여전히...고약하군.

그건 나한테 묻지 말고..국내성에 계신 폐하께 여쭤보게.

언제쯤 돌아가실지..

마황:(씩 웃으며 술을 마시는데)

해명:부여 얘기나 좀 해봐.

마황:제 짐작이 맞다면...수년안에...부여는...고구려를 침공할 겁니다.

그동안 수차례 있어왔던 국지전이 아니라..전면전으로 말입니다.

그럼...고구려는..끝장나는거죠.

지금 고구려의 국력으로는 도저히..부여를 막아 낼 방도가

없을 겁니다.

해명:고구려 태자 앞에서...못하는 말이 없군.

마황:아시잖습니까? 제가 빈말 못하는거..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번에 부여에 가서...재밌는 얘길 들었습니다.

해명:....?

마황:(해명에게 다가가는데)..혹...흑영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해명:흑영?

마황:예..대소왕의 비밀부대랍니다.

적국의 왕과 태자를 암살하기 위해...대소왕이 공 들여 양성하는

무시무시한 놈들이 있답니다.

어쩌면...이 졸본성에도...벌써 놈들이 들어와 있는지 모릅니다.

조심하십쇼.

해명:.....(약간 굳어진 얼굴로 술잔을 비우는데)...

마황:(그런 해명을 빤히 보다가)..뭐 하나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해명:(마황을 보면)..

마황:태자비께서 돌아가신지가 언젠데..

왜 혼자 사시는 겁니까?

아직...혜압을 잊지 못하시는 겁니까?

해명...아무 대꾸 없이 쓸씁한 미소를 띠는데...

56.동굴 안(낮)

어두운 동굴 안..곳곳에 놓여 있는 횃불이 어둠을 밀어낸다.

일렁이는 횃불에 벽화들이 보이는데..

카메라가 벽화를 비추면서 이동하면..

57.동굴 일각(낮)

동굴안을 ?어오던 카메라  동굴의 어느 지점에 이르면..

한 화공의 손이 잡힌다.

벽화를 이어가듯 그림을 그리는 손.

밑그림도 없는 벽에 정교하게 벽화를 그리는데

한 획 한 획 붓끝이 벽을 타고 흐르면..

그림은 어느새 하늘을 나는 삼족오의 모습이 된다.

횃불에 드러난 화공의 얼굴은...혜압이다.

(혜압이란 자막이 뜰 것)

이때 한쪽에서 사내 화공 하나가 다가와서

화공:벽화장님.

혜압이 돌아보면

화공:..동편제실을 점검하실 땝니다.

혜압:...

58.동굴 일각(낮)

횃불을 든 화공이 앞장을 서서 걷고 있고

그 뒤를 혜압이 뒤따르고 있다.

두사람은 동편 제실 쪽으로 가고 있는 듯

59.동굴안 동편 제실(낮)

혜압과 화공이 동편 제실로 들어온다.

천연의 동굴속과는 달리 평면의 벽면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텅 비어 있는 제실안을 두리번거리면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화공.

화공:무휼아..마로야!!

무휼아..!! 마로야!!

화공이 난감한 얼굴로 혜압의 눈치를 보는데..

혜압의 얼굴이 분노로 굳어진다.

60.졸본성 저자 거리(낮)

활기찬 졸본성의 저자거리...

장신구, 미곡, 칼 등을 파는 상점과 음식점,

주막 표시가 되어있는 술집들이 늘어서 있고...        .

61.여각 안(낮)

수십명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도박에 빠져 있다.

(도박장은 마치 경마장처럼 소형 트랙이 마련되어 있고

말 대신 생쥐로...출발점에서..예닐곱마리의 생쥐가

트랙을 따라서 달려가고 결승점에 선착하는 생쥐에

돈을 건 사람이 따는 방식)

결승점에 안착하는 생쥐를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과 실망하는 사람들의 틈에 나타나는

무휼과 마로...

마로:(약간은 초조하고 불안한 얼굴로).정말 할꺼야?

무휼:(씩 웃는데)겁먹지 말고 시키는대로 하기나 해.

마로 불안한 얼굴로 도박장 안을 두리번 거리는데

다음 경주를 위해 철망에 든 생쥐를 가져오는 사람들 보이고

그 중 한 사내를 주시하는 마로와 무휼.

둘의 시선이 교차하고

마로 사내 옆으로 다가가 슬쩍 발을 걸면..

앞으로 넘어지는 사내.

이때 들고 있는 생쥐 철망을 떨어뜨리고..그 사이

무휼이 가져온 다른 생쥐로 얼른 바꿔치기를 하는데...

사내:(신경질적으로)뭐야!!

마로:송구합니다.

마로가..무휼이 바꿔치기한 생쥐철망을 얼른 집어서

사내에게 건넨다.

사내 화난 표정으로 철망을 들고 출발선에 서면

반대편에 서는 무휼과 마로.

무휼이..슬쩍 손에 들고 있는 작은 환약 한 알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마치..쥐똥만한 작은 환약 한알이..또르르

굴러가서..도착점 근처에..멈추는데..

사내1: 출발!!

사내의 출발 함성이 떨어지자..

철망문을 열리고...생쥐들이 나와 경주가 시작되는데...

사람들 열광하기 시작하고

무휼과 마로가 바꿔치기한 생쥐가 월등히 선두에 서서

질주를 한다. 결승점에 안착하는 무휼의 생쥐..

무휼과 마로 기쁜 얼굴로 환호하는데....

62.여각 2층(낮)

여각 2층에 나타나 환호하는 무휼과 마로를 지켜보는

왈패처럼 보이는 한 사내가 있다. 추발소다

돈을 받아 챙기는 무휼과 마로를 유심히 지켜보는데...

사내:벌써...다섯번째 일착을 했습니다.

놈들이 딴 돈만 은자 오십냥이 넘습니다.

추발소:...

사내:끌어 낼까요?

추발소:놔둬.

추발소의 입가에 희미한 냉소가 떠오르고..

63.졸본 저자거리 골목길(낮)

무휼과 마로가 걸어가는데..마로 흥분한 얼굴로

손에 든 은자 주머니를 열어본다.

마로:와..이게 얼마야.

그동안..잃을거...다 찾고..

오십냥은 더 벌었어.

무휼:우리..상원골목이나 가 볼까?

마로:(놀라고).거..거긴...색주가 골목이잖아.

무휼:.싫어?

마로:아..아니..그건 아닌데..

빨리..돌아가야지.. 이러다 벽화장님한테 걸리면..

무휼:...난...동굴에서 나올거야.

마로:(놀라고)뭐?

무휼:난 평생 동굴에서 벽화나 그리며 살기 싫어.

돈 모아서..세상구경하며 살거야.

월지..숙신도 가보고..황룡국에..한나라까지

돌아다닐거야.

마로:(픽 냉소띠고)벽화장님이...널 보내주겠냐?

무휼:도망이라도 칠거야.

마로:너 정말 왜 그래.

마로가 무휼 옆으로 다가서면

무휼이 긴장해서

무휼:아까부터 웬 놈이 우릴 쫓고 있어.

마로: (돌아보려고 하면)

무휼: 돌아보지 마.

무휼과 마로, 뒤를 의식하면서 가는데..

그런 무휼과 마로 뒤를 쫓는 사내 하나..

64.저자거리 일각(낮)

무휼과 마로가 모퉁이를 돌면..

뒤를 쫓던 사내 급히 모퉁이를 도는데..

모퉁이를 돌자마자..

몸을 숨기고 있던 무휼이 사내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친다.

갑작스런 일격에 쓰러지는 사내.

무휼: (사내의 목덜미를 잡고 벽으로 밀친 채)..너..뭐야!

그런 무휼의 등 뒤에서 들리는 마로의 겁먹은 목소리.

마로: (소리)무휼아..

무휼이 돌아보면..

뒤에는 추발소와 예닐곱명의 사내들이 둘러싸고 있다.

사내들 중에는 무휼과 마로가 발을 걸어 넘어뜨렸던

사내도 있다.

마로:다..당신들 뭐야?

추발소:(씩 냉소띠고)내가 누군지..정말 몰라서 묻냐?

마로: (겁먹고)왜..왜들 이래요?

추발소:왜 이러는진...니놈들이 더 잘 알거고..

내놔!

무휼:....!!

추발소:손목아지 잘린 담에 내 놀거냐?

무휼:(마로를 보고)줘.

마로:(얼른 돈주머니를 건네는데)..

사내 하나가 돈주머니를 받는데..

추발소:그걸론 안되지.

뒤져!!

무휼과 마로를 뒤지는 추발소의 부하들.

몸부림치는 무휼과 마로를 잡고..

몸을 뒤지는데..

사내: 대장!

추발소가 보면, 무휼의 목에 목걸이가 걸려있다.

추발소, 목걸이를 낚아채려고 하는데..

본능적으로 추발소의 손목을 휘어잡는 무휼.

무휼:이건 안 돼!!

그런 무휼의 복부를 가격하는 추발소.

무휼의 다리가 꺾이는 순간 또다시 후려 차는데..

꼬구라진 무휼의 목에서...목걸이를 낚아채는 추발소

이때 무휼이 추발소에게 달려들고

조금 전과 달리 무휼의 눈에 독기가 가득하다.

하지만 추발소 부하들의 매질에...얻어맞는 무휼과 마로.

몽둥이까지 들고...뭇매를 놓는데..

이때 한쪽에서 나타난..혜압이..사내를 후려친다.

나가 떨어지는 사내.

추발소와 사내들..혜압을 보고..

이건 또 뭐냐는 표정으로 추발소를 보는데..

추발소:(어이 없다는 듯 씩 웃으며)..넌 또 뭐야?

추발소가 혜압에게 다가서면..혜압의 발길질에

추발소 나가떨어지는데..

사내들 혜압에게 달려든다. 혜압 순식간에

사내들을 제압하는데..

혜압의 무예 솜씨에 놀란 추발소와 사내들

순식간에 도망을 친다.

한쪽에 널부러진 무휼과 마로쪽으로

혜압이 다가서는데..

무휼과 마로..혜압을 보고...민망하고 무안한 얼굴로

시선을 떨구는데..

65.중앙 동굴(밤)

기둥에 묶인 채 몽둥이로 맞고 있는 무휼과 마로.

화공 둘이 징벌을 하고..그 주위로 소도의 모든 화공들이

모여 있다.

그 앞에는 혜압이 서 있는데..굳은 얼굴로 지켜보는 혜압과 달리

가혹한 징벌에 안타까워하는 화공들.

그 중 한 화공이 앞으로 나서면서..

화공: 그만 하시죠.

혜압: 물러나게.

화공: 이만하면...저놈들도 잘못을 깨우쳤을 겁니다.

혜압: ....

화공이 징벌을 하던 화공들에게 눈짓을 하면..

화공들 징벌을 멈추는데...

다른 화공들이 얼른 기둥에 묶여 있는 무휼과 마로를 풀어낸다.

무휼과 마로..혜앞 앞에..무릎을 꿇는데..

혜압: 내 뭐라했느냐?

바깥 세상에서 불길한 기운을 받은 자는

벽화를 그릴 수 없다 했다.

이곳은....주몽폐하의 신성한 무덤이다.

이처럼 신성한 곳에서 불경한 짓을 한 너희들은

그에 합당한 징벌을 받아야 한다.

불길한 기운이 가실 때까지 너흰 감금될 것이다.

(화공들을 보고)이놈들을 징벌방에 가둬라.

무휼: 벽화를 그릴 자격이 없다면..안그리면 되는거 아닙니까!!

내보내 주세요..

마로:(겁에 질린)..무휼아.

화공:너 지금 무슨 소릴 하는게야!!

뭣들 하느냐!!어서 끌고 가거라.

화공들...무휼을 잡고..끌고 갈려는데..

무휼:내보내 주세요!!

저는 이 음침한 무덤 안보다

불길한 기운이 넘치는 세상이 좋습니다.

더 이상...여기서 살기 싫단 말입니다.

화공:(무휼의 등짝을 후려패며)이놈이! 닥치지 못해!!

화공들이 무휼과 마로를 끌고 가면..

혜압 심란한 얼굴로 서 있는데..

66.동굴 일각(징벌방) (밤)

무휼과 마로가 징벌방에 갇혀 있다.

목책이 세워져 있어 흡사 감옥과 같은데..

화공이 와 목책 사이로 나무통을 넣어 주며..

화공: 먹어라.

마로..나무통을 들고 무휼 옆으로 다가간다.

마로: 먹자.

무휼: 너나 먹어.

마로: (주먹밥을 들고 우적우적 먹는데.)

무휼: 난.. .. 나갈거야.

마로: 제발 참아라. 그러다 잡히면..그땐 징벌방이 아니라

매맞아 죽어!

넌 그림도 잘 그리고 얼마 안 있으면 정식 화공도 될거잖아.

무휼: 난..화공되는거 한 번도 바란 적 없어.

겁나면...넌..남아.

마로: 무휼아.

무휼이..자리에서 일어나 목책 앞으로 다가서는데

목책앞...자물쇠를 만져보는 무휼.

67.동굴일각(밤)

횃불도 없이 어두운 동굴 일각을 무휼과 마로가

기어간다.

68.동굴일각(수로) (밤)

수로를 헤엄쳐 가는 무휼과 마로.

69.기린굴 일각(밤)

동굴을 빠져 나온 무휼과 마로

곳곳에 경계를 서고 있는 군사들을 피해서

기린굴을 빠져 나갈려는데..

군사: (소리)웬놈이냐?

무휼과 마로. 얼른 몸을 숨기고..군사쪽을 보면..

이때 어디선가 날아온 단검이 군사들의 가슴팍에

박히고 꼬구라진다.

그 모습을 보고 경악하는 무휼과 마로.

몸을 숨긴 채 일각을 보면

복면을 쓴 사내 예닐곱명이...나타난다.

경계를 서던 군사들이 몰려오면..

사내들 순식간에 군사들을 헤치우고

신속하게 동굴쪽으로 사라지는데..

마로:(겁에 질린 얼굴로)..무...무휼아..

무휼이 얼른 마로의 입을 손으로 막는데..

무휼이...복면쓴 사내들이 동굴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막았던 마로의 입에서 손을 뗀다.

마로:벽화장님께 알려야지.

마로가 일어나 갈려고 하면..

무휼이 마로를 잡는다.

무휼: 지금 가면..우리가 도망치려 한거 발각돼.

마로:(미치겠다)...

무휼:군사들이 막아낼 거야.

너하고 난 아무 것도 못 본 거야.

무휼이 일어나서..한쪽으로 가는데..

마로 미치겠다.

마로:(무휼을 잡고)..무휼아.

만약 못막으면.. 그럼....동굴안에 있는 화공들이

다 죽잖아.

무휼:...

마로:벽화장님한테 알려야 돼.

무휼:.....

70.산길(밤)

무휼과 마로가 산채를 향해 달려간다.

71.집무실 안(밤)

혜압이 안료의 상태를 확인하고..

죽간에 무언가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때 무휼과 마로가 급히 들어온다.

온 몸에 땀이 흥건하고..숨을 헐떡이는 무휼과 마로.

혜압: 널방에 갇혀 있어야 될 너희들이..

여긴 어떻게 온것이냐?

무휼..가쁜 숨을 몰아쉬며 혜압을 보는데..

72.기린굴 전경(밤)

비상사태를 알리는 뿔고동 소리가 울린다.

73.혜압의 집무실(밤)

급히 서신을 쓰고 있는 혜압.

그 곁에 무휼과 마로가 있는데..

혜압: (마로에게 서신을 주면서).지금 바로..졸본성으로 가서

해명태자님께 이 서신을 전해라.

(패를 주고)..

이 패를 보이면..태자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마로: (겁나는)...

혜압: 빨리 서둘러.!!

마로가 급히 집무실을 나가면..

혜압이 일각에서 칼을 꺼내 든다.

혜압: (무휼을 보고).넌 절대로 산채 밖으로 나오지 마라.

혜압이...칼을 든채로 집무실 밖으로 뛰쳐 나간다.

74.기린굴 일각(밤)

동굴쪽으로 달려가는 혜압.

쓰러져 죽어있는 군사들의 모습을 보고

더욱 빨리 달려가는데..

75.동굴광장

동굴안을 달려가는 혜압.

혜압이 일각에 이르면..

복면을 쓴 사내들과 동굴을 지키는 군사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사내가 군사의 가슴을 찌르려는 순간, 사내를 공격하는 혜압.

교전이 벌어지는데..

이때 동굴안으로 달려온 무휼이 한쪽에 몸을 숨긴채

그 모습을 보는데..

혜압이 뛰어난 무예 솜씨로 흑영 두어 명을 해치운다.

그러나 점차 밀리고..군사들은 이미 모두 죽고..

혜압만이 복면 사내들과 맞서서 싸우지만 역부족이다.

어느 순간 혜압의 목에 들어오는 복면사내의 칼날!

한쪽에 몸을 숨친채 절박한 시선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무휼의 안타까운 시선에서 스톱모션.



. 바람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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