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宮>
제2부
-궁, 접견실
박상궁(소리) -황후마마 납시오!
치마의 얼룩을 지워 보는 채경, 그러나 잘 안지워지고.
채경 -아우..어떻게..완전 초 난감이다!
그때 황후 근엄하게 들어온다. 채경 인사하고.
황후 -(앉으며) 앉거라.
채경 -(앉는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두 개의 약혼지환.
황후, 두개로 나누어진 약혼 징표를 맞춰 보는데.
황후 -(차 마시던 잔을 내려놓으며) 오늘 궁에 들어오라 한 건..약혼지환에 관한 네 의견을
듣기 위해서이다.
채경 -네? 네..황후마마.
황후 -성조대왕께서 선친과 맺으신 언약 말이다.
혼인 당사자인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부담이 크겠지.
채경 -네? 네..황후마마.
황후 -그래..당연히 그럴것이야.
<혼의> 에서도 이르길 '혼인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어울려 위로는 종묘를 섬기고
아래로는 후세에 자손을 잇는 큰 일' 이라 했거늘 일륜에 가장 큰 근본을 이렇게 치룰 수야
없지 않느냐.
채경 -저..저 사실은 결혼하겠다는 말씀 드리러 왔습니다.
황후 -(의아한) 그래? 난..아주 심하게 반대를 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채경 -저 실은 뭐 하나 여쭤봐도?
항후 -뭐지?
채경 -(절박하게) 이 방법 밖엔 없거든요..혹시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아빠는 실업자 이시고
엄만 생활 설계사 일을 하고 계시거든요..
황후 -그래서?
채경 -그러니까, 고생 하시는 부모님이 좀 편안해지실 수 있는지..
황후 -적절한 보상을 원하는가 본데..맹랑하군 보기보다..
황실에 시집을 오면서 감히 조건 따위를 내걸다니..
채경 -조건이 아니라 그냥 부탁..
황후 -(딱 자르며) 그런건 채경양이 나설 일이 아니야.
황실 사돈될 집안에 체면을 지켜줄만한 예우를 갖출 것이야.
채경 -네? 아, 그럼..꾸벅. 감사합니다 황후마마. 저 이 결혼 열심히 하겠습니다.
소리 -태후마마 납시오.
소리에 황후 일어서면 황태후 들어오고 채경이도 일어선다.
황후 -신채경양 입니다.
황태후 -오..자네로구먼.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좋구나. 그래..약혼지환을 받아 들이겠다고?
채경 -(쑥스럽게) 허락만 해주신다면 그렇게..
황태후 -(채경에게 다가가며) 오..그래..
황후 -옷에 그것이 무엇이냐?
채경, 그 말에 얼른 손으로 치마를 가리고 당황해 함.
황태후 -(치마 보다) 앉거라 앉으세요.
(앉고 나면 치마보며) 어떤 염료를 썼느냐?
채경 -네..(찻잔 보다) 오미자 이옵니다.
황태후 -흰 소목 뿌리에 백반을 넣으면 혈과 같은 붉은 빛인데, 오미자는 저리 옅고 자연스런 빛이
도는 군요.
황후 -오미자라면 물이 들지 않을 터인데..(치마 살피더니) 화학 성분이 함유되어 저리 된 것이
아니온지..
황태후 -그래요? 우리도 오미자로 천연 염색을 해볼까요?
자기들끼리 심각한 황태후와 황후를 보는 채경, 안도하고.
황태후 -(미소) 그래 급작스런 일에 판단이 어려웠을 터인데. 어찌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느냐?
채경 -그 그것이..황..황공 하옵게도..소녀의 판단으로는..(고어가 어려워)
황태후 -괜찮다 괜찮다..아직 고어가 익숙치 않을터이니 네 편한 대로 이야기 하거라.
채경 -(안도) 물론 제가 아직 열공해야 될 학생이라 대략 난감이지만요..저희 집이 졸..(!!)
황태후 -졸?
채경 -(난처) 당최 압박을 당해서요.. 좌우당간..
황태후 -무슨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황후께서는 알아 들으셨습니까?
황후 -송구하옵니다 마마. 조사만 빼고는 도통..
황태후 -열공이라? 이는 무슨 시호인 듯도 들리고..대략난감?(채경 보며)
채경 -(고개 끄덕이고)
황태후 -이는 무슨 뜻의 사자성어인가..
채경 -(웃고)
-궁, 일각
지친 표정의 채경. 수행원 따라 힘없이 걷고 있는데.
채경(na) -왜이렇게 멍하지? 잘 한걸까? 차라리 안한다고 떼쓸껄 그랬나?
내가 잘못한 걸까?(손으로 머리잡고 비틀)
수행원 -괜찮으십니까?
채경 -(놀라) 예..괜찮아요.
채경, 공내관과 마주치고..서로 인사 나눈다.
천천히 채경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공내관.
공내관 -어렸을 적 모습이 남아 있사옵니다.
첨엔 조부님을 닮은신 듯도 보이옵고..
채경 -아저씨 저 아세요? 울 할부지두요?
공내관 -(미소)
신(소리) -어이!
공내관 뒤돌아 보고, 채경도 신을 쳐다보고.
신 -체육복!(채경에게 다가간다.)
(공내관에게) 애랑 얘기 좀 하게 자리 좀 비켜 주세요.
내키지 않는 결혼이였지만 결정하길 잘했다 싶네..뭐랄까..(채경을 찬찬히 둘러보며)
넌 굉장히 평범하고 무난하고 또 재밌을거 같아.
채경 -(어이없다) 뭐? 평범, 무난..거기다 재미?
신 -말하자면 명랑만화 주인공 같다고 할까?
채경 -뭐? 명랑만화?
(수행원 쪽으로 보며) 아저씨 아저씨! 차 어디서 타야 돼요?
앞에 있는 엘레베이터에 타는 채경.
-궁, 황태후전
낡은 사진들을 보고 있는 황태후.
성조황제와 채경 할아버지.
황후 -직접 보셨다면 황제께서도 생각이 다라지셨을 것이옵니다.
아무리 요즘 아이라 하나 태자비로는 언변이 적당치 못하옵니다.
이는 가풍의 문제인 듯 하온데, 황제꼐서는 어찌 그런 가문의 아이를..
나즉한 한숨을 쉬는 황태후, 가만히 사진을 보더니.
황태후 -어찌 그리하셨냐고 여쭈어 볼까요?
황후 -송구하옵니다 마마.
황태후 한지를 집어 들어 황후에게 건네고.
황태후 -조부께 배운 글이라며 곧잘 쓰는 것을 보니 가풍엔 문제가 없는 듯 보입니다.
황후가 한지를 펼치면 '과유불급' 이라 써있다.
황후 -(아무말 못하고)
황태후 -언변에 있어서는 분명 문제가 있느나 눈빛이 맑고 성품이 순하고 밝은것을 보면
신, 언, 서, 판 에 무리가 없는 듯 하구요.
성조황제께서는 한치의 틀림이 없으셨던 분입니다.
그 깊은 뜻을 헤아려 보려고 애쓰지는 못할 망정 굳게 당부하셨던 언약을 한부로 깨트릴순
없는 일 아니옵니까? 그러니 누구라도 태자비 간택에 관하여 왈거왈부 하는것은 남은자의
도리가 아닐겝니다.
-채경이네 집
채준이가 채경이 방으로 들어오며.
채준 -돼지야 밥먹어.
채경 침대아래에 쭈그리고 있고.
채준 -너 거기서 뭐하냐 밥 안먹어? 나혼자 호박전 다 먹는다~ 돼지야?
엄마 아빠가 채준이 끌고 나가고.
-채경이네 집, 주방
아빠 -(식탁에 밥 올리며) 궁에 갔다 온 날부터 계속 저러고 있는데 어떻게 좀 해봐. 어?
엄마 -(물 따르며) 아이, 그냥 둬. 괜히 혼자 오버하고 난리야. 지가 무슨 효녀 심청이라고
인당수에 혼자 빠지고 난리셔.
아빠 -아니 결혼하면 된다는데 지가 지발로 궁엘 가 그래.
엄마 -(젓가락으로 채준 제지하고) 야, 누나꺼! 너혼자 다 먹냐?
-학교, 실기실
채경 -(잎을 떼어내며) 결혼 한다 결혼 안 한다..결혼 한다 안 한다..
결혼 한다 안한다..(잎이 하나 남음) 결혼 한다.
좌절한 표정으로 보다가 우악스럽게 잎 줄기를 씹어 먹다가 멈추고.
채경 -애들아. 너희들 혹시..결혼 같은거 생각해본 적 있니?
친구들 떡볶이며 순대 먹고 있다가.
순영 -(웃으며) 야 학생이 무슨 결혼이냐?
히영 -그렇지. 그러다 진짜 미친년 꽃다발 되거든.
채경 -(시무룩)
강현 -바보야, 결혼은 무슨 결혼이냐? 한국인 평균 수명이 얼추 80이라는데.
우리 나이게 결혼 한다 쳐. 금 몇년을 한사람이랑 사는거냐? 80 마이너스 19!
61살! 어떻게 한사람이랑 61년을 사냐? 지겹게.
순영 -맞어. 그리고 결혼 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나중에 나타나면 어떻하냐?
히영 -그렇지 그렇지..그래서 사랑하는 사람 만나기 전에는 절대 결혼하면 안돼는 거거든.
순영 -넌 만나지도 못해.
채경 (벌떡 일어나며) 옳다! 그 생각을 못했네.
앞치마를 서둘러 벗고 급히 달려가는.
친구들 -채경아!!
-채경이네 집, 거실
아빠 엄마 채준이 둘러 앉아 반쪽 약혼 징표를 보고 있는데.
채경이 급하게 들어오며.
채경 -아빠, 아빠! 이 결혼 무효야. 약혼지환 어딨어?
(여기저기 찾으며)어디다 숨겼냐구?
채준이 너무 쉽게 반지 케이스를 채경에게 넘기고.
받아든 채경이 달려 나가는데.
-거리
약혼지환을 가지고 밖으로 달려나온 채경.
길거리에서 어떤 남자가 호외를 외치며 뿌리는데.
채경 그때 두리번 거리다 위를 쳐다보면 하늘에서 종이가 내려오고 받아들어 보면.
자신의 옛사진이 실린 1쪽 짜리 호외.
채경 -오 마이 갓! 지져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이내, 스르르 손에 힘이 풀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호외.
채경 -(힘빠져) 말도 안돼...
-궁, 황제전 집무실
책상에 앉은 정장 차림의 황제. 옆의 신 역시 정장 차림.
책상위의 신의 결혼 특종 호외를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황제.
황제 -기일을 좀 당겨야 할 거 같군.
신 -(쳐다보고)
황제 -황실 공식 발표도 예정보다 서둘러야 겠어요.
공내관 -예 폐하. 홍보실에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황제 -자, 하던 일이나 마저 하지.
공내관, 조용히 문건을 신에게 올리고.
황제 -해외찬탈 중요 문화재 목록이다.
상단에 있는 것이 황실에서 되찾아온 문화재들이고, 하단에 있는 것이 앞으로 되찾아와야
할 것들이야.
신 -(문건 보며 한숨 쉬면)
황제 -왜? 혼례가 당겨진 게 걱정인 거냐? 아니면 이 맣은 걸 언제 다 찾아오나 그게 걱정인 거냐?
-궁, 정원
궁 정원에 앉아 전통 국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국악인들.
연주단 앞의 청중석에 황태후와 황제, 황후, 신.
신, 황태후에게 뭐라 말을 건네고.
황실 가족의 모습.
깊어가는 밤 궁 정원의 국악 연주는 우아하게 계속되고.
-채경이네 집, 거실
삽겹살 구워 먹는 채경 가족들.
엄마 -야 신공주! 야, 나와서 고기 먹어.
아빠 -아, 그래. 신공주! 다 이게 조상님 뜻이다 생각하고 먹고 힘내!
채준 -그래 돼지야! 빨리 나와 고기 먹어. 안 나오면 이 왕자가 다 먹는다.
-채경이네 집, 채경 방
울고 있는 채경 앞에 엄한 사진이 실린 호외 놓여져 있고.
채경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들.
채준 -야 울지마. 본좌가 앞으로 너 누나라고 불러 줄게.
아빠 -(채경이 손 잡으며) 다알어 네 맘 다 알어.
채경 -(울며) 아빠가 뭘 알어~
아빠 -다 알어 임마. 네 엄마도 결혼날 잡고 너처럼 그렇게 울었어.
채경 -이잉..어떻게 나 이제 어떻게..아흑..아 아~ 왜 하필 이 사진이냐구! 왜 하필 이 사진을
갖다가 썼냐구..초등학교때 졸업식때 사진. 내 인생에서 젤 뚱뚱하고 못생겼을 땐데..
아~ 난 이제 망했다 창피해 창피해! 난 이제 어떻게 앞으로 돌아다녀 엄마~~
(호외 집어들며) 이 사진 누가 유포 시켰어? 씨~ (가족들 둘러보며 채준에게) 너지?
채준 -(놀라며) 나 아니야!
채경 -너도 같이 죽어야 해. 나 못돌아 다녀! 아 으흑~
-채경이네 집 전경
아침 햇살이 내리쬐는 마당. 담 밖에서 들려오는 왈자지껄한 소리들.
-채경이네 집, 채경 방
채준 -야 돼지야! 돼지야 큰 일 났어. 빨랑 벌떡 좀 일어나봐.
채경 -아 나가. 나 졸려. 밤새 한 숨도 못 잤어.
채준 -아 수꾸임!! 너 땜에 지금 밖에 쌩난리가 났다니까.
-채경이네 집, 대문 밖
엄마 아빠 밖으로 나오고 취재, 사진 기자들 몰려 들고.
아빠 -잠깐!! 아직 공식 발표도 안 했는데, 정말 왜들 이러시는 겁니까?!
엄마 -저기, 우리 애두 사생활이 있는거에요! 이러시면 안돼죠!!
가세요 가!!
-채경이네 집, 현관
부스스한 채경 머리 긁적이며 현관쪽으로 나가려는데.
채준 -어, 돼지야 너 지금 안돼. 너 완전 뷁이야!
채경 -(무시하고) 아우 왜케 시끄럽구 지렁이야. 당최 잠을 잘 수가 없잖아.
밖으로 나온 채경.
대문 밖에서 사람들 사진 찍느라 난리고 엄마 아빠 이를 저지하며 채경에게 들어가라 하는데.
놀란 채경 현관으로 벌떡 들어와 거울 보고.
채경 -(놀라) 악!!!!
-궁, 접견실
채경의 퉁퉁 부은 눈 사진이 실린 신문 을 보며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황태후.
신 -그만 웃으세요 할마마마.
이에 진정하고 다시 우아모드로.
황후 -(차가운 얼굴) 태자비 될 아이가 이리 조심성이 없어서야 어찌..
신 -아~ 참..정 좀 붙여 볼래도 안드는 짓만 골라서 해요 증말..(그러면서 이어폰 꽂고)
황후 -그러길래 태자비 간택은 황실과 견주어 손색 없는 집안의 정숙한 아이로 심사숙고
하셨어야...
황태후 -아닙니다..성조황제께서 바라시던 것이 무엇이였습니까..그야말로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평범하고도 평범한 아이가 아닙니까. 황상께서는 어찌 생각하세요?
황제 -황실 역사상 유래가 없는 서민 가정에서의 간택이다 보니, 의회나 여론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 입니다.
황태후 -그래요, 이번 정혼은 국민과 황실. 결합의 의미로 보아도 좋을 겝니다.
모두들 신을 쳐다보는데, 신은 이어폰 꽂고 음악 감상에 빠져 몸을 가볍게 흔들고.
시선 느낀 신, 무안하여 바르게 앉고.
황제, 황후 못마땅하고.
-궁, 일각
나인들 뒷모습.
신문을 서로 보고 있다.
방나인 -이 아이, 눈 좀 봐. 개구리가 따로 없네?
천나인 -쉿! 입 조심해. 근데 정말 이 분 할아버지가 황제폐하 목숨을 구한 거야?
방나인 -그렇다니까. 상궁 마마님들 하시는 말씀 들었는데..뭐, 확실한 건 아냐.
천나인 -정확한 연유가 대체 뭐람? 어찌되었건 좋겠다. 나도 할아버지 잘 뒀으면 이 분처럼
태자비마마가 될 수도 있었을까?
방나인 -이 분은 무슨! 나이도 우리보다 어린데..
하여간, 옛날이나 지금이나 조상을 잘 만나고 봐야 된다니까.
공내관 -(신문을 낚아채며) 무엄하다!!
천, 방나인 -내관 나으리.
공내관 -너희들이 정녕 황실을 능멸 하려는 것이냐.
그 가벼운 주둥이 탓에 (신문 흔들며) 이런 것들이 실리는 것이 아니냐.
천나인 -나으리, 아니옵니다. 천부당 만부당한 말씀이옵니다.
공내관 -시끄럽다! 이제 막, 정식 나인이 되어 내명부 종 9품의 품계를 받은 자들이 어찌 말과
행동을 조심히 못하고 스스로 품위를 잃는 것이야! 폐하와 전하께 누가 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용남 될 수 없다.
방나인 -나으리. 소인들만 그런 것이 아니옵니다.
공내관 -시끄럽다. 궁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무엇이냐. 입 조심 아니더냐.
너희들은 이 신언패 의 문구를 잊었느냐. 당장 외우거라.
공내관 품에서 신언패 를 보이면 고개 숙인 채 문구를 외는 천나이, 방나인.
천, 방나인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니라.
입을 다물고 혀를 깊이 간직 한다면, 몸이 편안하여 어디서나 굳건하리라.
-채경의 집
대문 밖에는 취재진들로 문전 성시.
-채경의 집, 마당
엄마 아빠 채경 대문에 묻어 나갈려고 준비.
아빠 -(선글라스 쓰면서) 준비 됐지?
채경 -응, 불끈!
엄마 -아니 이게 무슨 난리라니?
채경 -아우, 증말 뜨악이야. 진짜.
셋이서 손 모아 조용히 화이팅 하고.
대문을 열면 모자 달린 옷으로 얼굴 가리고 뛰어 나가는 채준.
채준을 향해 몰려드는 취재진들. 이틈에 자전거 가지고 나가는 채경.
채경 자전거 타고 가면 채경을 향해 손 흔드는 엄마 아빠.
-거리, 인도 - 차도
싱그러운 가로수 길.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는 채경.
교복 치마 아래로 입은 체육복.
도로 위에는 신을 태운 검은 리무진.
음악을 들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창 밖을 보며 효린의 말을 떠올린다.
효린(소리) -난 세계적인 무용인이 되는게 꿈이야.
황태자비가 되려면 그런건 다 포기해야 되는거 아냐.
-학교, 현관
힘없이 걸어가는 채경.
주위 학생들 수군거리고, 그러다 저만치 전신 거울 앞에 서 있는 강현, 히순. 순영 발견하고는.
다가가서 무릎으로 셋을 넘어지게 하는데.
강현은 그대로 쌩 가버리려 하는데.
채경 -(붙잡으며) 강현아~
채경이 잡은 손을 뿌리치고 가버리는데.
순영 -야, 너 어떻게 된거야? 진짜야? 진짜 맞어?
채경 -(뭐라 할 말 없고)
순영 -몰라 몰라 어떻게 망했어. 왕자님은 내껀데! 내꺼란 말야!
히숭 -에잇! 이렇게 완벽하게 우릴 속이다니. 너, 완전 나쁜 뇬이거든?
채경 -몬소리야. 누가 누굴 속여? 나두 낭패 봤단 말야.
채경, 울고불고 난리난 히숭, 순영 앞에서 곤란한데. 웅성웅성 모여드는 학생들.
학주 -야! 누구야? 누가 교복 치마 밑에 체육복 입으라고 했어?!!
소리듣고 채경 놀라 도망가고, 학구 몽둥이 들고 뒤쫓아가고.
-학교, 영화과 자료실
신, 헤드폰 손으로 귀에 대고 뭔가 듣고 있고.
그때 다가오는 인, 경, 환.
인 -야~ 21세기에 왠 정략 결혼이냐? 너무 황당하지 않냐?
경 -야, 기왕 하는 거면 공개 오디션을 봤어야지.
몸매 작살인 애들로 쭈욱 줄 세우고.
환 -(디카 살피며 무심한 듯) 대기표 나줘 주고..
경 -(어이 없이 쳐다보며 웃고) 어, 그렇지 대기표 나줘 주고..
신 -그럴 걸 그랬다 야. 그 생각을 못했네.
인 -그럼 효린이는?
신 -(굳은 표정)
인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두 사람 사이.
경 -그럼 비밀 커플에서 불륜 커플이 되는건가? 으하하하.
인 -(경의 머리를 치며) 야, 니들 말 조심해.
경 -야, 뭐 어때~(웃으면)
신 기분 상했다는 듯 들고 있던 펜 던지고.
웃다가 멈추는 경. 다들 눈치보고..분위기 싸늘하고.
-학교, 발레 연습실
피아노 앞에 학생이 피아노를 치고 그 음악에 학생들 연습하고.
신문을 보면서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리고 있는 학생들.
그때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든 채 연습실로 들어온 효린.
수군 거리던 학생들 그런 효린 쳐다보고.
효린 그런 시선 느끼고.
-학교, 구내 식당
채경 혼자 밥먹고 있으면, 학생들 다가와 디카로 채경이를 찍고.
채경 옆 테이블에서 자기들끼리 밥 먹고 있는 히숭, 순영, 강현.
순영 -신채경, 연예인, 아님 완전 신데렐라 되셨네?
히숭 -그래봤자, 왕자님이랑 안 어울리거든. 절대 받아 들일 수 없거든?
순영 -근데, 강현아 너 왜 아까부터 말이 없어?
히숭 -전부터 그랬었거든. 신데렐라들은 목을 확 졸라 버려야 된다고 그랬었거든.
강현, 굳은 얼굴로 식판의 국 떠먹는데.
채경, 식판 들고 친구들에게 다가온다.
채경 -친구들아~ 미안하다, 사랑한다.
야~ 니들한테 제일 먼저 얘기할려고 그랬는데 상황이 좀 난감해서.
히숭 -됐거든?!
순영 -가자.
채경 -야, 나 분명히 니들한테 해둘 말이 있는데. 난 말이지..
신데졸라델라가 아니야!! 난 졸라 효녀 심청이야. 알겠니? 이 어린것들아?!
그러고 우악스럽게 밥 퍼먹고.
-학교, 현관
인, 경, 환과 함께 나오는 신.
리무진에 올라 타려는데.
인 -어, 효린이잖아. 민효린!
그 말에 뒤를 돌아보고, 효린은 현관 기둥에 서 있다.
잠시 멈칫하다 리무진에 올라타는 신.
리무진 가고 나면 인 다가와.
인 -괜찮은 거야?
효린 -(미소) 민효린, 단순한거 모르니? 머릿속에 콩쿨 생각 하나밖에 없어.
(머리 가리키며) 메모리 용량 꽉 찼어.
경 -(웃으며) 너 답다.
환 -(디카로 효린이 촬영하고)
인 -언제 오는데? 공항에 에스코트 해줄게.
효린 -상을 받게 된다면 곧바로 로얄 발레스쿨에 갈 거구..만일, 못 받게 된다면 돌아오지 않을거야.
-공항, 일각
율 -저, 리무진 버스 탈려면 어떻게 가야 하죠?
안내원 -왼쪽으로 가셔서 F층로 가시면 됩니다.
대형 TV앞에 모여든 사람들. 연예정보 프로의 황태자의 결혼 소식에 웅성 인다.
효린도 그 앞에서 묵묵히 보고 있고, 그 뒤로 율도 서 있다.
그러다 효린 뒤돌아 서려다 뒤에 오던 사람과 부딪히고 율이 도와준다.
효린의 핸드폰이 떨어지고.
율 -괜찮으세요? 다친 덴 없어요?
효린 -괜찮..(핸드폰 보고) 아니 안 괜찮은데요.
효린의 부서진 팬드폰을 주우며 살피는 율.
핸드폰 화면에 효린과 신이 함께 찍은 사진이 살짝 보이다 꺼져버리는데.
효린 몸 추스리고 핸드폰을 건네 바아 교수와 함께 가는데.
그런 효린을 쳐다보는 율.
-안국동, 영모전(효열 황태자 사당)
황태자 가례복 차림의 젊은 효열 황태자와 화영의 결혼 사진 등 사진 액자를 들어
가만히 바라보는 율.
율 -아버지 율이가 왔어요.
-궁, 황태후전
황태후, TV로 드라마를 보며 소리내어 웃는데.
소리 -황후마마 납시오.
순간 놀라는 황태후. 이내, 서둘러 리모콘을 들고 TV를 끄고.
황태후 -어, 어서 모시게.
황태후와 황후 서로 마주 앉아 차를 따르고.
황태후 -태자비 간택이 일사천리로 이뤄 졌으니. 이후, 납채, 납징, 고기에 이르기까지 차질이
없어야 할 것 입니다.
황후 -예 마마.
황태후 -친영례는 대한제국 시절, 황태자 전통 가례로 성대히 치룰 것이니 앞의 3가지 예는
허례허식 없이 최대한 검소하게 치르도록 합시다.
황후 -(나즉한 한숨) 예, 분부 받잡겠습니다.
-궁, 황태후전 앞
자유로운 캐주얼 차림으로 궁을 둘러보는 율.
공내관 -혹시 의성군 마마 아니시옵니까? 마마!
율 -아저씨! 근데 저 알아보시겠어요?
공내관 -알고말고요. 영국으로 가시기 전에 매일 같이 소인이 업어드리고
놀아드리지 않았사옵니까?
율 -예, 기억하고 있어요. 근데..모습이 그대로세요.
공내관 -(쓸쓸한 표정) 태후마마와 폐하께서 심려가 크셨습니다..그동안 어떻게..
서상궁 -의성군 마마!!
율 -유모!
서상궁 -마마, 이게 꿈이옵니까, 생시옵니까.
소인은 돌아가신 효열 태자마마께서 살아 돌아오신 줄 알았사옵니다.
공내관 -태후마마께서 기쁨이 크실 것이옵니다. 어서, 전으로 드시지요.
율 -(환한 미소)
-궁, 황태후전
황태후 율의 손을 꼭 잡으며.
이 모습 황후는 지켜보고.
황태후 -청년이 다 되었구나. 지난 세월동안 하루도 널 잊은 적이 없다. (볼 쓰담으며) 율아..
그런데 어찌 혼다 돌아온 게야, 혜정궁은?
황후 -(순간 예민해지고)
율 -어머니는.. 정리하고 오시려면 시간이 좀 걸리실거에요.
황태후 -(좋아하며) 아예 돌아 올 생각인게야?
율 -예. 할마마마.
황태후 -그래, 잘생각했다.
황후 -허면, 거처는 어떻게?
율 -렌트 하우스에 가 있어요.
황태후 -아니, 영모전으로 가야지! 거기 네 아버지 사당도 있질 않느냐.
율 -거긴, 보수가 좀 필요하다고 해서요.
황태후 -(걱정스럽게) 참 그렇구나. 하긴 너무 오래되었지. 허면 불편할텐데 궁으로 들어오거라.
황후 -황공하옵니다 마마. (단호하게) 황실 법도에 따르면 태자를 제외한 왕자는 궐 밖에
있도록 되어 있사옵니다.
황태후 -참 그러하였지. 내가 마음이 급해서 생각이 닿질 못했구나.
율 -(괜찮다는 미소)
황태후 -그럼, 왕립 고등학교로 전학을 알아봐야지.
율 -할마마마, 저 왕립 고등학교는 가지 않겠습니다.
저 영국에서 디자인 공부 했어요.
-학교, 영화과 교실
환의 디카에 찍힌 채경의 모습.
계단을 내려가는 채경에게 달려드는 학생들..그 사이에서 브이자를 그리는 채경.
인, 경, 환 모여 보고있고 그 옆에서 신은 관심없는 듯 뭔가 보고있고.
경 -솔직히 황태자비 되기엔 평균 이하 아니야?
인 -여러가지로 레벨이 안맞긴 안맞는 거 같다.
신 -(보고 있던 걸 내려놓으며 눈 비비고) 아~ 관심꺼. 내 문젠 내가 알아서 한다.
그런 모습을 환이 디카로 찍고 있고 그 모습 보고 신은 환을 장난처럼 때리고.
-학교, 복도
채경이 걸어오다 교실에서 나온 한 여학생과 마주치고 살짝 멈칫.
학생의 시선에 채경은 고개 숙이고 걷고.
모퉁이를 돌아오다가 놀라 보면 신이 앞에 서 있고.
채경 -어, 길을 잘못 들어섰네..(의근슬쩍 피하려고)
신 -어이~ 잠깐.
채경 -(멈추면)
신 -(다가와) 어디가? 나랑 잠깐 얘기 좀 하자. 꼴에 카메라 밝힘증까지 있는지 몰랐네?
채경 -뭐? 꼴에?
신 -준비는 잘 하고 있겠지?
채경 -무슨 준비?
신 -입궁 준비. 궁내청에서 사람이 곧 갈거야.
채경 -입궁?
신 -얘기 못들었어? 친영례를 위한 황태자비 교육. 네가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채경 -(올려다 보고)
신 -뭐야 그 표정은? 돈까지 밝히면서 결혼을 바랄때는 언제고?
채경 -뭐?
신 -하지만 난 상관없으니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아무튼 찬영례는 장난이 아니니까
준비 잘해. 나까지 덩달아 웃음거리 만들지 말고.
채경 -야 신군!!
신 -(멈춰 서서) 뭐? 신군?
채경 -그래, 신군.
신 -(다가오고)
채경 -뭐 하나만 물어보자.
신 -?
채경 -그렇게 잘난 척 하지말고, 니가 좋아하는 애랑 하면 되잖아.
신 -뭐?
채경 -결혼하자고 청혼까지 했던 여자애 있었잖아. 그래놓고 어른들한테 덜컥 나랑 결혼하겠다고
한 건 무슨 뜻이야?
신 -(코 앞으로 다가와) 애가 아주 웃기는 애네.
니가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구나. 내가 미쳤다고 좋아하는 여자애를 평생을 궁안에서 인형처럼
박혀 살아야 되는 태자비로 만들겠냐.
채경 -그럼 나는?
신 -아까도 말했잖아. 너는 나랑 별 상관 없는 애고..
어떻게 되든 별 상관 없으니까 결혼 하기로 한거지.
채경 -뭐라고?
신 -별말 없이 받아주는 나한테 감사해야 될 쪽은 너 아니니?
채경 -뭐가 어째? 그럼 내가 니 여자친구 대신에 평생 궁궐에 쳐박혀 사는 걸 감지덕지 하란 소리야?
신 -어찌됐든 니가 잊지 말아야 될 건 이유아 어쨌든 간에 너는 황태자비가 된다는 사실이야.
내 아내가 되려면 너도 어느 정도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켜주지 않으면 곤란해, 알어?
황태자비가 되기엔 니 품질이 별로라는 건 너도 잘 알지?
채경 -품질?
신 -푼수한 황태자비 덕분에 나까지 푼수 취급 받는건 싫어 알겠어?
채경 -허~ (가는 신 뒤에다 주먹질)
신 -(가다가 뒤돌아 보고) 그리고 너 그 지저분한 체육복 당장 벗어.
정 안돼면 사람을 시켜서 예절 교육을 해 주던가..
채경 -(도저히 못참겠음) 너나 열심히 받어라 이 자식아!! (신에게 발길질 하다 넘어지는)
신 -(내려다 보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학교, 계단
넘어졌던 채경 허리에 손은 얹고 살금 살금 계단을 내겨간다.
채경 -삐리리 같은 놈. 아후~ 뭐라고? 하 참. 내가 여기다 레이스도 달고 리본도 달고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이것 내가 못입을거 같으냐 이놈아?!
그때 학주 체육복에 치마 입은 채경 발견하고.
학주 -야!! 복장불량!
그런 학주 발견하고 채경 도망가는데.
학주는 채경을 뒤쫓고.
학주 -너 거기 안서? 너 무슨과야? 몇학년이야?!!
-학교, 교문
학교로 들어와 여기 저기 살펴보는 율.
그런 율을 지나가는 학생들 쳐다보고.
-학교, 복도,
학주를 피해 달려오는 채경, 두리번 거리다 채경 발견하는 율.
율 -저기요!
율 뭔가 말을 걸려는데 채경은 구석에서 체육복을 벗는다.
그러나 잘 안벗겨지고 끙끙 애를 쓰는 채경.
율 -미술과 사무실이 어디죠?
채경 -(옷 벗으며) 미술과요? (생각하다) 미술과는 옆건물 2층에 있거든요?
그런 채경을 율은 이상하듯 쳐다보고.
옷을 벗다 학주 오는 걸 보고 다시 도망치는.
채경이 사라진 자리. 뱀이 허물을 벗은 듯한 체육복 있고.
율은 그것을 주워들어 신기한 듯 쳐다본다.
-학교, 일각
숨 차 하면서 달려온 채경.
그때 수행원들 나타나고 깜짝 놀라는 채경.
수행원 -(인사하고) 입궁 준비를 서두르셔야 겠습니다.
채경 -예? 수업 끝날려면 아직 멀었는데? 가방도 교실에 있걸랑요.
수행원 -(가방을 들어 보이고)
채경 -우씨..
-학교, 미술과 교실
시끄러운 교실.
그때 선생님 들어오다 히숭과 부딪히고.
담임은 율을 데리고 들어온다.
여학생들 술렁이고.
담인 -자 조용히들 하고. 주목!! 오늘 우리반에 새로운 외게인 이주해 왔다.
율, 황당하여 뒤 돌아보면 급훈에 '우주정복' 이라 쓰여 있고.
여학생들 좋아 난리났고.
담임 -이름은 이 율. 꽃미남 외계인이지? 좋댄다, 좋댄다.
율이는 다서살때부터 영국에서 살았다 했지?
율 -(고개 끄덕이고)
담임 -그래서 낯선게 많을거야. 앞으로 많이 도와주고. 왕따 없는 우리반 알지?
학생들 -네!!
율, 자리로 들어가면. 히숭, 율에게 달라 붙고.
율은 그저 미소만.
담임 -자 정리들 하고. 교과서 피자.
-학교, 교문
신이 탄 리무진 나가고, 그 앞에서 여학생들 난리난고.
나가던 리무진 멈추고, 신이 나온다.
여학생들 사이에 선 율이를 신이는 바라보며 웃고.
-궁, 황태자전
신 -그럼 이번에 아주 들어온거냐?
율 -그런 셈이지.
너 사진하고 똑같다.
신 -너야말로 편지에 보내준 사진 그대로야, 한눈에 알아봤어.
율 -우리.. 마지막으로 봤던 날 기억나? 5살때.
신 -여름이였지? 굉장히 더웠던거 같은데.
율 -겨울이였어. 내가 영국에 도착한게 2월이였으니까. 확실해.
신 -그랬나?
율 -그나저나 결혼하게 됐다면서?
신 -응..그렇게 됐어.
율 -상대가 굉장히 미인인가 보다.
신 -무슨 뜻이야?
율 -네 성격대로라면 당연히 이런 억지 결혼해 거부하고 반항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거든.
신 -물론, 공짜는 아니지. 얻어낼건 다 얻어낼 생각이야.
미인은 아니니까 걱정마.
율에게 신이 채경의 사진이 실린 신문을 쥐여주며 침대로 가 눕는다.
보는 율..웃고.
율 -귀엽다.
신 -뭐? 귀여워? (일어나며) 웃기지마 걔가 얼마나 푼수인지 아냐?
몇번 못봤지만 한눈에 알아보겠더라. 내가 이 결혼 반대하지 않는것도
그 푼수 데려다 어른신들 고생하는거 보고싶어서야. 재밌지 않냐?
아, 너 미술과랬지? 그애도 미술과니까 잘하면 같은 반 될 수도 있겠는데?
-채경이네 집 앞
구름떼 같이 몰려든 취재진들과 신의 팬클럽.
황태자를 돌려 달라고 외치고 있다.
-채경이네 집, 채경 방
채경 창 밖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다,
'신채경은 자폭 하라' 는 소리 듣고 무안하여 손 내리고.
천나인과 방나인은 채경이의 치수를 재고.
-채경이네 집, 거실
아빠, 엄마, 채준 그리고 수행원들.
아빠 -아, 이거 신문에 한번 딱 나는 바람에 온 집안이 완전히 쑥대밭이 되버렸습니다.
엄마 -그리고요, 집앞에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도 기자들이지만 팬클럽인가
뭔가하는 여학생들, 보통 극성들이 아니에요.
그러다가 우리 딸한테 무슨 일 생기면 어떻게들 하실겁니까?
채준 -신채경 자폭하래~
수행원1 -아 저 황실 공식 발표가 나면은 상황이 안정 될 겁니다.
수행원2 -익위사라고 하는 태자비마마의 경호팀도 다시 꾸려지게 됩니다..너무 걱정 마십시요.
아빠 -익위사요? 아 그 일종의 보디가드구만.
채준 -엄마, 아빠 나온다 나온다. (TV볼륨 키우고)
다들 TV쪽을 바라보고.
화면에선 공식발표가 나오고.
-궁, 황태자전
태형 TV에서 공식발료가 나오고 신은 창 밖을 바라보고 있고.
그러다 한숨 짓고 핸드폰을 열어 전화 걸고.
-태국, 효린의 호텔방
TV엔 뉴스가 흐르고 발코니에 나와 밖을 바라보는 효린.
그때 전화벨 울리고.
교수(소리) -어, 효린아.
효린 -네, 교수님.
교수(소리) -연습실 준비 다 됐는데 언제 갈래?
효린 -아니요 지금 갈게요.
교수 -괜찮겠어? 안피곤해? 그래, 그럼 10분뒤에 로비서 만나자.
효린 -네.
짐 정리하더 효린 고장난 핸드폰 꺼내 보고, 한숨..
-궁, 황태자전
계속 효린에게 전화거는 신, 그러나 전화는 연결되지 않고.
방에서 나오는 신.
장난치고 있던 익위사들 신을 뒤따르고 귀찮다는 듯 신은 바라보고.
-궁, 펜싱 연습장
익위사 도열한 가운데 신, 펜싱 연습에 집중하고.
그때 황후 다가와 지켜보고.
황후 -의성군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돌아왔다 합디까.
신 -그런얘기는 안했는데..
왜요? 무슨 문제 있나요?
황후 -(한숨) 폐하의 옥체에 문제가 있는것을 아는 사람이 극히 몇사람 뿐입니다. 극비에 붙이고
있으니까요. 헌데 14년간 연락을 끊고 지내던 사람이 하필 이때 돌아온게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신 -그거때문에 여기까지 오신거군요.
황후 -앞으로 의성군을 만날때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말없이 일어서버리고 다시 펜싱 연습을 하는 신.
-렌트 하우스, 거실
밖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는 율.
그러다 율 4살때 황태자복 차림의 효열 황태자, 황태자비의 가족사진을 바라보고.
방으로 들어와 짐 정리를 하는 율.
-채경이의 집, 채경 방
어두운 방, 침대에 누워 뒤척이는 채경.
그러다 일어나 창을 바라보고.
옷을 걸쳐입고 밖으로 나가다, 엄마 아빠의 대화를 엿듣고.
엄마(소리) -진짜 이래도 되는거야, 우리?
아빠(소리) -나두 마음이 그래..(한숨) 아, 근데 어떻해. 황실 상대로 이 큰 일을 무를 수도 없고.
-채경의 집, 안방
채경 들어오고.
아빠 -왜 안자고?
채경 -(이불 속으로 파고들며) 엄마, 아~ 나 배아파.
엄마 -이리와, 엄마가 똥배 해줄게.
(배 문지르며) 엄마 손은 약손, 공주 배는 똥배..엄마 손은 약손, 공주 배는 똥배..
채경 -(좋아라 하고)
아빠 -이, 철딱서니 없는 공주가 결혼 한다니 어쩌면 좋아.
엄마 -(배 탁 치며) 너 진짜 배 아픈거 맞어?
채경 -배아픈거 맞다니까. (배 바라보며) 어유, 배에 빵구날뻔 했네..빵구 났어!
아빠 -그럼, 빨간 약 발라줄까?
채경 -아, 아빠는 완전 할아버지야, 배에다가 무슨 빨간약이야?
아빠 -(의심스러운) 그럼 손 따야겠네. 채준아 바늘 좀 가져와라.
채경 -(벌떡 일어나며) 아니야, 아빠. 다 낳았어. 그리고 채준이 자.
엄마 -관심 끌려고 꾀병 부리는 버릇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주 똑같네.
아빠 -이리와, 아빠가 귀 파줄게.
헉, 속이 완전 탄광이다.
채경 -아유, 좋다.
엄마 아빠 서로 쳐다보고, 채경은 너무나 좋은 표정 짓고.
-채경이네 집, 마당
황실에서 보내온 공복을 입고 이는 채경.
엄마 -어때, 버선 너무 꽉 끼는거 아냐?
아빠 -야 이쁘다~ 옛날 할머니 생각 난다.
엄마 -밥 잘먹고, 배탈 나지말고? 알았지?
아빠 -아, 아빠가 준 그 비상약 잘 챙겼냐?
채경 -챙겼어.
왕자 너, 엄마 아빠 말씀 잘 들어야되 알았지?
채준 -걱정마라 돼지! 담에 만나면 본좌가 멋진 근육 보여줄게 알았지?
수행원 -서두르셔야 겠습니다.
대문쪽으로 나가는 채경.
그때 우는 아빠.
채경 -아, 진짜 내가 지금 인당수 끌려가?
아빠 -우리 공주가, 진짜 효녀 심청이다.
채경 -됐어..내가 심청이면 아빤 심봉사야?
아빠 -(고개 젓고)
채경 -그럼 엄만, 뺑덕 어멈이야?
엄마 -(심난하게 고개 젓고)
채경 -(다시 가다가) 내가 선택했어, 내 인생 내가 책임질게.
그때 대문 활짝 열리고, 취재진들 사진 찍느라 정신없고.
황태자 팬클럽 여학생들 난리 났고.
리무진에 오르려다 다시 가족들 바라보는 채경.
출발하는 치무진.
그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취재진들의 여러 모습들.
제2회 - 끝
.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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