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스물다섯 스물하나 4

 

 [잔잔한 음악]  [떨리는 숨을 들이켠다]

 

 (유림그 애가 잘못했네

 

 잊지 마나는 언제나 니 편이야

 

 [키보드 조작음]

 

 (희도우리 언젠간 꼭 만나자

 

 [키보드 조작음]

 

 (유림나는 분명

 

 널 단 한 번에 알아볼 거야

 

 [밝은 음악]

 

 [새가 지저귄다]  [매미 울음]

 

 [희도의 어이없는 숨소리]

 

 무슨 일인데?

 

 그럼 나한테

 

 앞뒤 상관없이  딱 한마디만 해 줄 수 있어?

 

 무슨 말?

 

 [목멘 소리로] '고유림이  잘못했네'

 

 [한숨]

 

 안 되는구나?

 

 (이진아니무슨 상황인지도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가쁜 숨소리]

 

 [리드미컬한 음악]

 

 문지웅!

 

 (지웅하이

 

 (희도너 춤 잘 춰?

 

 아니나 춤 끊었어

 

 방금 건 못 본 걸로 해 줘

 

 (희도?

 

 난 밴드부니까

 

 (희도그러지 말고  나 춤 좀 가르쳐 줘

 

 진짜 엄청 급한 일이야

 

 미안로큰롤은 춤추지 않아

 

 (희도다 같은 음악이잖아

 

 별로 어려운 춤도 아니야

 

 힙합 같은 그런 건데

 

 미안로큰롤은 힙합을  음악이라고 부르지 않아

 

 피스

 

 뭐든 할게!

 

 그러니까

 

 도와줘

 

 [지웅의 힘주는 숨소리]  [희도의 힘겨운 신음]

 

 (희도대체 어디서  춤 연습을 한다는 건데?

 

 (지웅넌 지금  특별한 곳에 초대받은 거야

 

 여기 멤버십 공간이거든

 

 (희도여기 서라고?

 

 [강조되는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밝은 음악]

 

 (지웅들어와

 

 여기야우리가 앞으로  춤 연습 할 곳

 

 (희도지승완

 

 (승완손님이 왔네?

 

 (희도여기 대체 뭐야?

 

 (지웅우리 아지트

 

 (승완정확히는 내 아지트지  내가 꾸몄는데

 

 (희도전교 1등 특권 같은 거야?

 

 쌤들도 아셔?

 

 (승완알면 안 되지

 

 어느 정신 나간 애가

 

 옥상 창고에다가  이 지랄을 해 놓겠어

 

 (지웅얘가 2년째  옥상 창고 청소 담당이거든

 

 쌤들은 여기 아직까지  청소 잘되고 있는 줄 알아

 

 이래서 이미지가 중요하다니까

 

 엽기지?

 

 (희도어  [희도의 웃음]

 

 (승완근데

 

 펜싱 선수가 웬 춤 연습?

 

 나도 잘 몰라

 

 그냥 코치 쌤이  시키니까 하는 거야

 

 그럼 이제 거래를 시작하자

 

 (지웅내가 춤을  가르쳐 주는 대신 네가 할 일은

 

 매일 아침 유림이 로커에  음료수를 넣어 주는 거야

 

 [흥미로운 음악]  유림이가 좋아하는  그 소나무 음료수 알지?

 

 (희도매일 아침 걔 로커에  음료수를 넣으라고?

 

 ''라고 부르네?

 

 (지웅너 혹시 유림이한테  악감정 생겼냐?

 

 그럼 이 수업은 못 해

 

 그럴 리가 없잖아

 

 (희도내가 고유림을  좋아한 세월이 몇 년인데

 

 [희도의 헛웃음]

 

 너 근데 고유림이

 

 그 음료수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몰라

 

 열여덟 살이  솔잎 향 음료수를 먹는데

 

 숲의 요정일까?

 

 [한숨]

 

 (이진 고모아유  밥이라도 먹고 가지

 

 [이진이 살짝 웃는다]  아유

 

 (이진면접 시간 다 돼서  가 봐야 돼요

 

 (이진 고모아유  그래도 이 시국에

 

 신입 사원 뽑는 데가  있긴 있나 보구나?

 

 [손뼉을 짝 치며아유참  너 내일 와서 네 차 좀 가져가

 

 차고 페인트칠해야 돼 가지고  빼야 돼?

 

 제 차  그거 넘어간 거 아니었어요?

 

 (이진 고모아유  부도나기 직전에

 

 네 아빠가 나한테 명의 돌렸어

 

 예감했던 모양이지뭐  아유

 

 내일 찾으러 올게요

 

 (이진그리고  이거 얼마 안 되는데

 

 - 아유얘  - (이진이현이 생활비

 

 (이진 고모이러지 마  아유됐어

 

 - (이진 고모아유괜찮…  - (이진받아 주세요

 

 받으셔야 제가 마음이 편해요예  [이진 고모의 겸연쩍은 소리]

 

 - 너 고모 말씀 잘 듣고 있지?  - (이현그럼

 

 (이진 고모아이아르바이트해서  얼마 번다고 이런 걸 다?

 

 [헛기침하며그럼 저기  면접 잘 봐라?

 

 파이팅

 

 ?

 

 - (이진 고모고마워간다  - (이진들어가세요

 

 형 정치 진짜 잘한다

 

 (이현나 앞에 세워 두고  고모한테 생색 다 내고

 

 짱이야

 

 (이진넌 열다섯 주제에  무슨 그런 눈치를 채?  [이현의 아파하는 신음]

 

 형 마음 아프게

 

 (이현눈칫밥 먹은 거 아니고

 

 내가 너무 똑똑해서  다 눈치챈 거니까

 

 마음 아파하지 마시고요

 

 내일 올게

 

 [이현의 못마땅한 소리]

 

 - 형  - (이진?

 

 

 

 차 형이 가져가면은  다시 형이 타는 건가?

 

 

 

 아니야?

 

 내 차 아니고 고모 차잖아

 

 너 여기 고모 집에 맡길 계획으로  아빠가 고모한테 드린 걸 거야

 

 너 잘 부탁한다고

 

 그럼 형도 나중에  자식 낳으면 나한테 맡겨

 

 그리고 나 차 사 줘

 

 (이진야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들어가  [이현의 아파하는 신음]

 

 들어가

 

 (이현

 

 면접 잘 봐

 

 내 걱정 하지 말고  나 잘 먹고 잘 살아

 

 알아서 잘해!

 

 (면접관마지막으로

 

 공통 질문입니다

 

 90년대 들어서  세상이 급변하고 있는데요

 

 모든 것이 변화하는 와중에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게 있다면  무엇입니까?

 

 (면접자1) 저는 가족 간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꿈꾸는 저 자신입니다

 

 (면접자2) 나이가 들어도 저는  늘 꿈을 꾸고 살 거 같습니다

 

 [옅은 한숨]

 

 중력입니다

 

 (면접관) [피식 웃으며?

 

 (이진세상에서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건  [밝은 음악]

 

 중력뿐입니다

 

 저는 변하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 믿음엔  기대가 들어가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고 싶다는 기대

 

 근데 중력은

 

 기대와 상관없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력만 믿을 수 있습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부르셨어요?

 

 [문이 달칵 닫힌다]

 

 (찬미선배한테 대들었다매?

 

 유림이한테 들었다

 

 [풀벌레 울음]

 

 (찬미고유림  이거 무슨 상황이고?

 

 말 안 하나?

 

 저는

 

 선배들이  야간 훈련 못 하게 하는 거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우짤 긴데?

 

 계속 야간 훈련 할 겁니다

 

 계속 몬 하게 하면?

 

 생각해 놓은 수는 있고?

 

 졌다이미

 

 (찬미벌써  이 수 싸움에서 짔잖아

 

 니 선배는 니가 개기믄은  니를 우째 조질지

 

 수를 서너 개는 갖고 있을걸?

 

 근데 니는  가지고 있는 수가 하나도 없네

 

 쌤도 제가

 

 야간 훈련 하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헛웃음]

 

 니는 내가 지금 선후배  기강 잡자고 이러는 거 같나?

 

 내 지금 펜싱 얘기 하고 있다

 

 (찬미니 처음에  내 찾아왔을 때 우쨌노?

 

 그때도 별수 없이  막무가내로 내한테 막 들이댔지!

 

 그때나 지금이나  니는 바뀐 게 없다!

 

 달라진 게 없다고!

 

 가진 수도 없이  그냥 막 밀어붙이잖아!

 

 그 태도가!

 

 지금 니가 하는 펜싱이다

 

 나희도니는 펜싱이 칼싸움 같제?

 

 아니펜싱은 수 싸움이다

 

 상대의 수를 예측하고  니 수를 다루는 거

 

 그거를 경기 운영이라 칸다

 

 근데 니 펜싱에는 운영이 없다

 

 딱 지금처럼

 

 어떻게 하면 돼요?

 

 가르쳐 주세요  시키는 대로 할게요

 

 시키는 대로 하는 훈련은 끝났다

 

 (찬미앞으로 우짤지는

 

 지금부터 니가 생각해라

 

 [문이 달칵 여닫힌다]

 

 [혼란스러운 숨소리]

 

 운영?

 

 경기 운영?

 

 [웅성거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직원여러분

 

 면접 끝나고  바로 합격자 발표 나오니까

 

 대기해 주세요

 

 (면접자들

 

 정 대리

 

 (직원이사님  여기 어쩐 일이세요?

 

 (이사김 부장님  아직 면접 중이신 거죠?

 

 (직원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이사백이진?

 

 (이진) [어색하게 웃으며

 

 [웃음]

 

 아니

 

 (이사) [수험표를 툭 잡으며]  설마 면접 보러 온 거야?

 

 아이참

 

 힘들면 나한테 얘기를 하지?

 

 우리 아버지가  너희 아버지 걱정 많이 하셨어

 

 지금 어디에 계셔?

 

 나도 잘 몰라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 줘

 

 아유  나사 들어가겠다던 놈이?

 

 [수험표를 툭 치며무역 회사  면접을 다 오고

 

 [풀벌레 울음]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술잔을 탁 놓는다]

 

 [이진이 바스락거린다]

 

 [쓸쓸한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 (직원수험 번호 3번  - (면접자3) 

 

 - (직원) 17번  - (면접자4) 

 

 - (직원) 24번  - (면접자5) 

 

 (직원) 29

 

 (면접자2) 

 

 (직원합격하셨습니다

 

 [합격자들의 환호]

 

 [저마다 축하한다]

 

 [한숨 쉬며그러니까  미리 전화를 하지인마

 

 더 좋은 기회 있겠지

 

 (이진신경 써 줘서 고마워

 

 (이사잠깐잠깐

 

 - (이사택시 타고 가라  - (이진괜찮아

 

 (이사받아  [거부하는 소리]

 

 - 받아?  - (이진괜찮아진짜

 

 [문이 달칵 열린다]  (면접관이사님  찾으셨습니까?

 

 (이사예  [문이 달칵 닫힌다]

 

 면접 보느라고 고생 많으셨죠?  [면접관이 의아해한다]

 

 (면접관고생은 뭐

 

 (이사식사하셨어요?  [면접관이 대답한다]

 

 [쓴 숨을 내뱉는다]  [술잔을 탁 놓는다]

 

 [술잔을 툭툭 친다]

 

 [코를 훌쩍인다]

 

 (이진여기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웃음소리가 들린다]

 

 (사람들) ♪ 축하합니다 ♪  [박수 소리가 들린다]

 

 ♪ 생일 축하합니다 ♪

 

 ♪ 사랑하는… ♪

 

 [한숨]

 

 [한숨]

 

 [멀리서 개가 짖는다]

 

 [다가오는 발걸음]

 

 [희도가 흥얼거린다]

 

 (희도) ♪ 마지막까지  난 너를 포기할 순 없어 ♪

 

 '마지막', '마지막'

 

 ♪ 마지막… ♪

 

 [피식 웃는다]  [희도가 콩콩거린다]

 

 

 

 [힘겨운 숨소리]

 

 아씨

 

 ♪ 마지막까지 난… ♪  [이진의 한숨]

 

 [이진이 피식 웃는다]

 

 참 나

 

 말로는 '참 나'고  슬리퍼는 신어 줬네

 

 (이진고맙다

 

 [피식 웃는다]

 

 [이진의 한숨]

 

 (희도왜 실실 웃어?

 

 너 봐서

 

 너 보면 그렇게 되더라

 

 [피식 웃는다]

 

 술 마셨어?

 

 [희도가 냄새를 킁킁 맡는다]

 

 [희도의 불편한 숨소리]  (희도마셨네마셨어

 

 무슨 일 있어?

 

 있지

 

 오늘 회사 면접 봤는데

 

 떨어졌어

 

 그 회사가 잘못했네

 

 네가 그렇게 쉽게 편들어 주면  내가 뭐가 되냐?

 

 뭐가 되긴

 

 이딴 말 한마디 못 해 줬던  쪼잔한 백이진 된 거지

 

 [이진이 피식 웃는다]

 

 [입소리를 쯧 낸다]

 

 그래

 

 쪼잔하고 면접 떨어진 백이진 됐네

 

 [숨을 들이켠다]

 

 (희도괜찮아

 

 난 오늘 발전도 없고

 

 경기 운영도 할 줄 모르는  나희도 됐으니까

 

 (이진누가 그래?

 

 (희도코치 쌤이

 

 위로하지 마

 

 그냥 놀려 줘

 

 [희도가 피식 웃는다]  (이진놀려 달라고?

 

 (희도

 

 비극을 희극으로 바꾸면  마음이 좀 나아지거든

 

 [이진의 옅은 한숨]

 

 [이진이 입소리를 쩝 낸다]

 

 [이진이 목을 가다듬는다]

 

 발전도 없을 거면  전학은 뭐 하러 갔어?

 

 (이진경기 운영 못 하는 그걸  뭐선수라고 할 수 있나?

 

 이렇게?

 

 

 

 말이 너무 심하잖아

 

 [피식거리며네가 놀려 달라며

 

 [이진이 피식거린다]

 

 (희도아씨

 

 [희도의 헛웃음]

 

 아씨뭘 그렇게  예리하게 놀려?

 

 그건 놀리는 수준이 아니라  내 가슴에 대못을 박았거든지금?

 

 참 나

 

 

 

 네 말이 맞아

 

 모든 비극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랬어

 

 그러니까 멀리서 보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고

 

 (희도심지어 네 꿈은 우주였잖아

 

 우주에서 보는 것처럼 살자

 

 [이진이 숨을 들이켠다]

 

 난 그냥 옆에서 볼래

 

 [잔잔한 음악]

 

 (이진넌 옆에서 봐도

 

 희극이거든

 

 [이진이 피식 웃는다]

 

 [이진이 피식 웃는다]

 

 (희도그렇다면 다행이네

 

 [피식 웃는다]

 

 한 달 전엔

 

 시대가 내 꿈을  뺏었단 얘길 들었는데

 

 얼마 전엔 시대가  날 살렸단 말을 들었어

 

 그러고 보면 100%의 비극도 없고

 

 100%의 희극도 없는 거 같아

 

 그래도 너랑 내 앞에 놓인 길엔

 

 희극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뭐야자는 거야?

 

 나 지금 되게 중요한 얘기 했는데?

 

 아씨열라 황당하네이 아저씨

 

 아저씨이런 데서 주무시면  얼어 죽어요

 

 

 

 일어나

 

 밤엔 쌀쌀하다고

 

 [희도가 입소리를 푸 낸다]

 

 네 마음대로 해라

 

 몰락한 도련님한테  이 정도 경험은 훈장이지

 

 난 간다잘 자

 

 [밤새 울음]

 

 [새가 지저귄다]  [매미 울음]

 

 [가쁜 숨소리]

 

 [한숨]

 

 (희도어휴진짜 못 해 먹겠네

 

 [잔잔한 음악]  [비가 쏴 내린다]

 

 [우산이 툭 떨어진다]

 

 [벅찬 숨소리]

 

 [한숨]

 

 []

 

 - (슈퍼 주인총각  ?

 

 면접 떨어졌다며?

 

 [슈퍼 주인의 웃음]

 

 (이진

 

 [익살스러운 음악]

 

 (슈퍼 주인좀  열심히 좀 하지 그랬어

 

 저는 뭐열심히는 했어요

 

 (남자1) 너 면접 떨어졌다며?

 

 [남자1의 웃음]

 

 

 

 (여자면접 떨어진 청년인데  저것도 떨어졌네

 

 아휴

 

 힘내?

 

 [여자가 안쓰러워한다]

 

 [대문이 덜컥 열린다]

 

 (승완선배님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수고가 많으십니다

 

 ?

 

 너도 봤어?

 

 뭘요?

 

 못 봤으면 됐다

 

 나 기다린 거야?

 

 (승완활기찬 아침

 

 잘생긴 선배님 얼굴  뵙고 싶어서 기다렸습니다

 

 공복이실 텐데 식사 전에  위장 시동 걸어 주시고요

 

 따끈하게 데웠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고맙다

 

 선배님

 

 (승완제가 요즘 늘

 

 15분 일찍 일어나서  샤워하고 있습니다

 

 불편한 점 없으시죠?

 

 이게 불편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제가 그동안 여러모로

 

 선배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린 거 같아서

 

 깊이 반성 중입니다

 

 (승완그리고  나희도랑 친하시다면서요?

 

 저도 희도랑 친해요  [웃음]

 

 친구예요

 

 - 그래?  - (승완

 

 친하구나?

 

 

 

 내가 오늘

 

 나희도 때문에  열받는 일이 생겼는데

 

 (이진갑자기  나희도 얘기를 꺼내네?

 

 많이 친하니?

 

 [흥미로운 음악]  [어색한 웃음]

 

 생각해 보니까

 

 제가 친구의 기준을  너무 관대하게 설정했네요

 

 그렇지?

 

 [승완의 어색한 웃음]

 

 안 지도 얼마 안 됐는데

 

 - 엄밀히 말하면 친구는 아니죠  - (이진

 

 (승완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이진그래어  그등교 잘하고

 

 - (이진?  - 

 

 [이진의 힘주는 숨소리]

 

 [이진의 한숨]

 

 (다슬내가 열받아 가지고  체육관 딱 들어왔는데

 

 고유림이랑 나희도랑  야간 훈련 하고 있더라니까

 

 미쳤네

 

 근데 고유림은 잘못했다고  사과라도 하는데

 

 나희도는 그런 것도 없어

 

 - (지수…  - (다슬암튼  [고무 밴드가 빠드득거린다]

 

 오늘 밤에  한 번만 더 야간 훈련 해 봐

 

 자기 하나 때문에  전체 집합 걸리는 꼬라지

 

 보여 줄 거니까

 

 [문이 쾅 열린다]

 

 [힘찬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

 

 [우두둑거리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발소리가 울린다]

 

 [뼈가 우두둑거린다]

 

 [강조되는 효과음]

 

 [입바람을 후 분다]

 

 [긴장되는 효과음]

 

 [다슬의 헛웃음]

 

 (다슬치겠다?

 

 (희도선배님  제가 죄송했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다슬의 헛웃음]

 

 선배님께 예의 없이  말대꾸하고 대든 점

 

 정말 사과드립니다!

 

 (다슬너 뭐 하냐?

 

 (희도제가 전학 온 지  얼마 안 돼서

 

 분위기 파악 못 하고  펜싱부 기강을 흐트러트린 점

 

 정말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다슬) [헛웃음 치며]  아나진짜

 

 (희도선배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선배들 등신 만들면서까지  그렇게 잘하고 싶냐고요

 

 아닙니다

 

 절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전 모두 함께 다 잘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저 혼자  야간 훈련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다슬의 당황한 웃음]  (다슬그래

 

 [이를 악물며알았으니까

 

 (희도대신

 

 모두 다 같이  야간 훈련 하고 싶습니다

 

 (다슬) [헛웃음 치며?

 

 다 같이 하면  사기도 오르고 능률도 오르고

 

 (희도모두 함께  다 잘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희도와 다슬의 과장된 웃음]

 

 너 미쳤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선배님부디 함께 해 주십시오!

 

 (다슬) [헛웃음 치며

 

 별 또라이 같은 게

 

 뭘 같이 해?

 

 야간 훈련이요

 

 (다슬) [헛웃음 치며

 

 너 해야간 훈련 해

 

 너 하고 싶은 거 혼자 다 해

 

 안 됩니다

 

 선배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부디 함께 해 주십시오

 

 (희도선배님함께 해 주십시오!  [다슬이 당황한다]

 

 (다슬왜 이래!

 

 태양고 펜싱부는 하나다!

 

 (다슬진짜

 

 (희도함께 해 주십시오!

 

 (다슬이거 놔!

 

 !

 

 - (다슬꺼져미쳤나 봐진짜  - (지수

 

 [소란스럽다]

 

 [웃음]

 

 [헛기침]

 

 (찬미다들 몸 좀 풀었나?

 

 (찬미국가 대표 평가전 끝나고  경기 줄줄이 있는 거 알제?

 

 정신 똑디 차리라이

 

 (부원들

 

 저 다음 주에  입촌하는 걸로 결정 났어요

 

 (찬미드디어 대표 팀  복귀하는 기가?

 

 발목은다 나았나?

 

 (유림많이 좋아졌어요

 

 관리만 잘하면 문제없을 거 같아요

 

 그래

 

 당분간 얼굴 보기 힘들겠네

 

 (찬미아이구나  보겠구나

 

 대표 팀도 평가전 관람 오제?

 

 내 희도 데리고 화성 간다 아이가

 

 저희도 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마늘종이 좀 짜게 된 거 같다고

 

 입에 안 맞으면 버리라고 해

 

 알았어

 

 근데 아빠 일요일엔 와?

 

 못 올 거 같은데?

 

 거제에서 인천 가는 화물이라  내가 무리하지 말라고 했어

 

 (유림

 

 그럼무리하면 안 되지

 

 (유림 모근데 너 이거  들고 갈 수 있겠어?

 

 이진이한테 오라고 하면 되는데

 

 아니야  내가 가고 싶어서 그래

 

 [살짝 웃으며다녀올게요

 

 (유림 모조심해

 

 - (유림응  

 

 [동전이 잘그랑 떨어진다]

 

 아니야아니야  앉아 있어앉아 있어

 

 [버스 문이 쉭 닫힌다]  (지웅앉으세요

 

 (할머니아이고고마워  고마워요

 

 나 아니구나

 

 예쁘게 생긴 학생이 마음도 이쁘네

 

 어떻게 아셨어요?

 

 제 별명이 7반 이쁜이입니다

 

 (지웅그런 의미로 혹시

 

 이쁜 짐 좀 맡아 주시겠습니까?

 

 (할머니그럼

 

 (지웅감사합니다

 

 - (유림감사합니다  - (할머니

 

 [발랄한 음악]

 

 안녕유림아

 

 안녕지웅아

 

 (지웅어디 가는 길이야?

 

 아현동에 반찬 배달

 

 (지웅?

 

 나도 아현동에  반찬 통 반납하러 가는데

 

 (유림진짜야?

 

 방금 목적지 바뀐 거 아니고?

 

 (지웅에이

 

 그 정도로 널 좋아하진 않아

 

 미안

 

 농담이야

 

 뭐가 농담인데?

 

 그 정도로  널 좋아하진 않는다는 거

 

 [매미 울음]

 

 - (남자2) 어제 걔는야  - (남자3) 진짜

 

 - (남자3) 걔는 작살나더라진짜  - (남자2) 장난 아니더라

 

 (남자4와 남자3)  - 그냥그냥  지존이야지존그 정도면

 

 [남자들의 웃음]  (남자2) 야  쟤 그때 걔 아니야?

 

 우산으로 너 조지던 애

 

 (남자3) 맞네

 

 아씨  [남자3이 담배를 탁 던진다]

 

 !

 

 [남자3의 헛웃음]

 

 누구세요?

 

 (남자3) '누구세요'?

 

 섭섭하다

 

 너 때문에 내 몸에  구멍이 몇 개가 났는데

 

 그걸 기억 못 하면 어떡해?

 

 [학생들이 소란스럽게 싸운다]  [긴장되는 음악]

 

 [날렵한 효과음]

 

 [아파하는 신음]  [성난 숨소리]

 

 [힘주는 신음]

 

 [놀란 숨소리]

 

 안녕?

 

 [희도의 어색한 웃음]

 

 잘 지냈어?

 

 내가 그때는  반드시 그 사건에 휘말려야 했고

 

 (희도지금은 내가 이딴 사건에  절대 휘말리면 안 되거든?

 

 그냥 서로 못 본 척  적당히 지나가자

 

 [살짝 웃는다]

 

 (남자3) 너는 왜 네 사정만 있어?

 

 내 사정도 있는데

 

 [흥미진진한 음악]  쟤 잡아

 

 [남자3의 성난 숨소리]

 

 [남자3이 소리친다]

 

 (남자3) !

 

 [남자2의 힘겨운 신음]  너 거기 안 서!

 

 !

 

 [남자3의 성난 숨소리]

 

 너 거기 안 서!

 

 (남자2) 야  쟤 왜 이렇게 빨라

 

 [남자3이 소리친다]

 

 [희도의 가쁜 숨소리]

 

 (남자5) 너 뭐야?

 

 !

 

 씨  [희도의 놀란 탄성]

 

 [남자5의 힘겨운 신음]

 

 (희도모래주머니 빼니까  열라 빠르네?

 

 [남자5가 당황한다]  (남자3) 야  너희 오토바이 가져와

 

 [남자2의 못마땅한 소리]  오토바이

 

 [남자3의 가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자동차 엔진음이 요란하다]  [헛구역질]

 

 [타이어 마찰음]  [자동차 경적]

 

 (희도백이진!

 

 [강조되는 효과음]

 

 백이진!

 

 이거 무슨 차야?

 

 너 왜 쫓기고 있는데?

 

 너 뭐 잘못했냐?

 

 (희도나 잘못한 거 아니거든!

 

 그리고 쫓기고 있으면은

 

 태워 줘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아니야?

 

 (이진아니야  너 잡힐 거리 아니야

 

 힘들겠다는 생각이 안 드냐고!

 

 [타이어 마찰음]

 

 [손잡이를 탁 잡는다]  (이진타고 싶어?

 

 태워 줘

 

 [희도가 손잡이를 달칵거린다]

 

 [당황한 숨소리]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이진타고 싶으면

 

 나 면접 떨어졌다고  동네방네 망신 준 거 사과해

 

 아니지금  사과할 시간이 어디 있어!

 

 너 쟤네 쫓아오는 거 안 보여?

 

 (남자3) 빨리빨리!

 

 [놀라며쟤네 오토바이 탔다!

 

 나 지금부터 진지해

 

 [희도의 힘주는 신음]

 

 문 좀 열어 줘제발

 

 그 말 할 시간에 사과를 했겠네

 

 아이씨진짜

 

 []  [강조되는 효과음]

 

 [이진이 놀란다]  [희도의 힘주는 신음]

 

 (희도출발빨리!

 

 - (이진벨트 매  - (남자3) !  [기어 조작음]

 

 [자동차 엔진음이 요란하다]

 

 [타이어 마찰음]

 

 [힘찬 음악]  [희도의 힘겨운 신음]

 

 [희도의 웃음]

 

 [희도의 환호]

 

 [희도의 신난 탄성]

 

 [남자3이 재촉한다]  [남자2가 호응한다]

 

 [희도의 웃음]  [타이어 마찰음]

 

 [남자2가 답답해한다]

 

 [자동차 엔진 가속음]

 

 [타이어 마찰음]

 

 [희도의 웃음]

 

 [웃음]

 

 [타이어 마찰음]

 

 [기어 조작음]

 

 [비상등 조작음]

 

 (희도

 

 [희도의 힘주는 숨소리]

 

 이제 안 보이네?

 

 안 보인 지 한참 됐어

 

 [어색한 숨소리]

 

 언제 할 거야?

 

 (희도?

 

 사과

 

 [희도의 한숨]

 

 그리고 너  '건들이지 마시오'가 뭐냐?

 

 (이진) '건들이지'가 아니라

 

 '건드리지'거든?

 

 너 전에 찢어진 '풀하우스'  직접 그린 거

 

 거기서도

 

 아휴

 

 '왜 안 돼'를 단 한 글자도  맞게 쓰지 않았어

 

 나 그거 보고 충격받아서

 

 3일 동안  '외 않 되'만 생각한 거 알아?

 

 ?

 

 빨리 그것까지 다 사과해

 

 맞춤법 좀 틀리면 왜 안 돼?

 

 무슨 말인지 다 알아먹었잖아!

 

 그리고 너 담요 안 덮어 줬으면  얼어 죽었어

 

 [이진의 헛웃음]  그날 열대야였어

 

 근데 이거 진짜 무슨 차야?

 

 네 차야?  [희도가 차를 더듬거린다]

 

 (이진왜 말 돌려?

 

 [버튼 조작음]

 

 (희도부자였던  흔적 같은 건가?

 

 잘살았던 추억?

 

 [이진의 한숨]

 

 비극을 희극으로 만드는  일에서 나는 좀 빼 줄래?

 

 [웃음]

 

 미안

 

 근데 효과가 있긴 하더라

 

 [익살스러운 음악]  [풀벌레 울음]

 

 [새가 지저귄다]

 

 [이진이 답답해한다]

 

 [한숨]

 

 (이진) [잠에 취한 목소리로]  '오늘 면접 떨어'…

 

 [헛기침하며] '오늘 면접 떨어짐'

 

 '건들이지 마시오'

 

 '건들이지'가 아니라 '건드리지'

 

 [구시렁거린다]

 

 아씨

 

 덕분에 웃었지

 

 웃고 나니까 면접 떨어진 것도  별거 아닌 거 같고

 

 이해되던데?  비극을 희극으로 만드는 거

 

 넌 어쩌다 그런 생각을 해 냈어?

 

 (희도경기에서 맨날 졌으니까

 

 맨날 진다고  매일이 비극일 순 없잖아

 

 웃고 나면 잊기 쉬워져

 

 잊어야 다음이 있어

 

 [잔잔한 음악]

 

 멋있었지?

 

 [이진의 헛웃음]

 

 그거 알아?

 

 (이진?

 

 (희도비 온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이진아씨큰일 났네  이거 뚜껑 안 닫히는데

 

 (희도?

 

 (이진) [달그락거리며고장 났어

 

 안 그러면 창피하게  내가 이러고 왔겠냐?

 

 [이진이 당황한다]

 

 (희도잘됐다

 

 둘이 있을 때 행복할 찬스

 

 나 비 맞는 거 엄청 좋아해!

 

 [희도의 웃음]

 

 신호 바뀌었어출발!

 

 [희도의 환호]  [기어 조작음]

 

 [희도의 환호]

 

 [웃음]

 

 (희도비 온다!

 

 [희도의 환호]  (이진재밌어?

 

 [희도의 웃음]  [웃으며?

 

 (희도엄청 재밌는데?  [말소리가 울린다]

 

 [희도의 신난 탄성]

 

 [유림과 지웅의 웃음]

 

 바보 같아

 

 [지웅과 유림의 신난 탄성]

 

 [새가 지저귄다]  [매미 울음]

 

 [유림과 지웅의 가쁜 숨소리]

 

 (지웅이제 비 안 온다

 

 (유림그러네어휴

 

 [유림이 살짝 웃는다]

 

 난 여기 배달 왔어

 

 - 여기 누구?  - (유림?

 

 (지웅여긴 내가 배달 온 곳인데?

 

 승완이 집?

 

 여기가 승완이 집이라고?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기어 조작음]

 

 [희도의 웃음]

 

 [이진의 힘겨운 숨소리]

 

 (이진

 

 가방에 다 묻

 

 [이진이 가방을 탁탁 턴다]

 

 아휴진짜

 

 (희도진짜 재밌다

 

 [희도의 웃음]

 

 (이진유림아웬일이야?

 

 (유림엄마가 오빠한테  반찬 갖다주래서

 

 (이진

 

 (희도문지웅 넌 여기 왜 있어?

 

 나 승완이 집에 반찬 통 반납하러

 

 [손뼉을 짝 치며맞다

 

 (희도이 집 주인집 딸이  방송부 후배잖아알아?

 

 - (이진알지응  - (희도

 

 (유림차는 어떻게 된 거야?  가지고 있었어?

 

 (이진판 줄 알았는데  고모한테 있더라고

 

 고모가 나한테 잠깐 맡긴 거야

 

 (유림

 

 [한숨]

 

 둘은 어디 갔다 오는 건데?

 

 (희도갔다 오는 게 아니고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거야

 

 너는 백이진이 껴 있어야  나한테 말을 거는구나?

 

 이진 오빠한테 말 건 건데  왜 대답해?

 

 - (희도이씨  - (이진얘들아

 

 (지웅잠깐

 

 대체 이 형은 누군데  너희들이 다 알아?

 

 주요 인물이야?

 

 (이진안 주요하진 않지

 

 (승완이건 무슨 구성이야?

 

 선배님안녕하십니까

 

 (이진안녕

 

 (승완오늘도 잘생기셨습니다

 

 [한숨]

 

 [한숨 쉬며근데

 

 너희들은 왜 여기 있어?

 

 [우당탕거리는 소리]  [승완 모의 비명]

 

 (희도무슨 소리야?

 

 (지웅이모 목소리 아니야?

 

 [승완이 당황한다]

 

 [승완 모의 비명]  [문이 달칵 열린다]

 

 - (승완 모이걸 어째?  - (지웅이모무슨 일이야?

 

 (지웅아씨이게 뭐야?  [저마다 놀란다]

 

 (승완엄마추어탕 한다더니  이 사달을 낸 거야?

 

 (승완 모아유잔소리하지 말고  얼른 미꾸라지부터 잡아!

 

 아유아유아유아유아유  아유아유아유  [승완이 당황한다]

 

 [흥미진진한 음악]  [승완의 비명]

 

 [승완의 다급한 숨소리]  (승완 모밟으면 안 돼!

 

 [승완이 소란스럽다]  밟으면 안 돼

 

 저기저기

 

 [희도의 다급한 숨소리]

 

 [승완의 비명]  [승완 모의 힘겨운 숨소리]

 

 [강조되는 효과음]

 

 [지웅의 힘주는 숨소리]

 

 [미꾸라지가 팔딱거린다]  아이!

 

 [지웅의 기합]

 

 [승완의 비명]  [질색하는 소리]

 

 (승완엄마엄마살아 있잖아!

 

 (승완 모그럼 미꾸라지가  살아 있지죽어 있냐  [지웅이 힘겨워한다]

 

 [유림과 희도의 비명]

 

 [승완의 비명]

 

 던지지 마

 

 미안하다

 

 [지웅의 힘주는 신음]

 

 쉬운데?

 

 [희도의 힘주는 숨소리]

 

 (승완 모저기장정들은  저기 냉장고냉장고 좀 들어

 

 냉장고 밑으로도 들어갔어  저기저기저기

 

 (지웅과 이진하나

 

 [사람들의 힘주는 신음]

 

 (이진하나

 

 [사람들의 힘겨운 신음]  (승완 모아유아유허리야

 

 [승완 모의 가쁜 숨소리]

 

 아유고맙다

 

 근데 너희들은 누구니?

 

 [미꾸라지가 팔딱거린다]  (희도안녕하세요  저는 나희도라고 합니다

 

 승완이 반 친구예요

 

 [희도의 힘주는 신음]  (유림안녕하세요  저는 고유림이라고 합니다

 

 (승완 모반 친구들?

 

 우리 승완이  반장 뽑아 준 애들이구나?

 

 저는 펜싱부라서  반장 선거는 못 했어요

 

 (희도) [힘주며전  전학 온 지 얼마 안 돼서

 

 (지웅나도 승완이 안 뽑았는데

 

 [이진과 지웅의 힘겨운 신음]

 

 대체 누가 뽑은 거야?

 

 너는 왜 안 뽑았는데?

 

 너 바쁘면 심심해서

 

 [힘겨운 신음]  후배님

 

 지금 나 혼자  들고 있는 거 같거든?

 

 힘 좀 주지?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요?

 

 (이진빨리 들어  [사람들의 힘주는 신음]

 

 (지웅아직 남았어?

 

 (희도마지막어어?

 

 [사람들의 비명]

 

 - (유림내가 잡았어!  - (희도나이스!

 

 [이진과 지웅의 지친 숨소리]

 

 [당황한 숨소리]

 

 [헛기침]

 

 (승완 모고생들 했어

 

 너희들 없었으면  아주 밤새도록 잡을 뻔했다

 

 셋방 총각도 고생 많았어

 

 많이들 먹어

 

 - (사람들잘 먹겠습니다  - (승완 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승완혹시 여기  추어탕 좋아하는 사람 있습니까?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아니야먹을게

 

 맛있어

 

 [희도가 밥을 추어탕에 푹 만다]

 

 안 좋아한다며

 

 난 안 좋아하는 것도  많이 먹을 수 있어

 

 (지웅재능이네

 

 [지웅이 피식 웃는다]

 

 [발랄한 음악]

 

 (유림근데 너랑 승완이는  언제부터 친한 거야?

 

 집끼리도 알아?

 

 (승완태어날 때부터

 

 지웅이네 엄마랑  우리 엄마랑 친구거든

 

 (지웅내 인생 최초의 기억부터  지승완이 있었지

 

 둘이 사귄 건 아니고?

 

 (승완밥상머리 앞에서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다

 

 (지웅내가 지승완 때문에  연애가 안됐지

 

 얘가 내 영원한 스캔들 상대잖아

 

 그렇지만 순도 100% 친구니까  오해 없었으면 좋겠어

 

 너 왜 유림이 보면서 얘기하냐?

 

 유림이만 오해 안 하면 돼서요

 

 근데 형은 이 구성에  대체 왜 끼어 있어요?

 

 (승완우리 방송반  하늘 같은 졸업 선배님이시거든!

 

 깝치지 마

 

 (지웅졸업했으면 형이지  무슨 선배님이야

 

 그래서 유림이랑  무슨 사이길래

 

 반찬이 막 오가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안 사이야

 

 너랑 승완이랑 비슷해

 

 - 지웅아  - (지웅

 

 나랑 이 형이 왜 친한지는  안 궁금하냐?

 

 - (지웅전혀  - (희도오케이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승완진짜 맛있지?

 

 (희도

 

 (승완 모지웅아

 

 너 그때 빌려 달라는 카메라가  이거 말하는 거냐수동?  [카메라 조작음]

 

 (지웅이모그거 맞아

 

 아직 있었네?

 

 (승완 모잘 작동하나 모르겠네

 

 [카메라 작동음]

 

 [카메라 셔터음]  [잔잔한 음악]

 

 (재경어머머  백이진이 어린 거 봐

 

 (민채할머니  누가 백이진인데?

 

 (재경유림이

 

 지웅이

 

 승완이

 

 너희 엄마

 

 그리고 얘가 이진이

 

 (민채이 사람이 백이진이야?

 

 (재경

 

 백이진 알아?

 

 (민채?

 

 아니난 모르지

 

 [재경이 살짝 웃는다]  나 밥 먹으라고  부른 거지할머니?

 

 (재경

 

 아유

 

 (중년 희도뭘 그렇게 봐요?

 

 (재경민채가  네 앨범에서 이 사진 보고 있더라

 

 [중년 희도가 피식 웃는다]

 

 (중년 희도이게 언제냐

 

 다들 진짜 어리다

 

 (재경그땐 그래도 백이진은  나름 듬직해 보였었는데

 

 지금 보니 영락없이 애네

 

 그래 봤자 스물둘이었으니까

 

 지난달에 이진이 만났어

 

 [숨을 들이켠다]

 

 [한숨 쉬며세월이 많이 흘렀네

 

 (재경유림이랑 겸상하고  있는 거 보니 친할 땐가?

 

 [피식 웃는다]

 

 아니

 

 엄청 싫어하던 때였어

 

 [문소리가 달칵 난다]

 

 [로커가 쾅 닫힌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

 

 그게

 

 매일 아침  음료수 넣어 둔 게 너였어?

 

 [헛웃음]

 

 너 나 싫어하기로 하지 않았니?

 

 [한숨]

 

 그게 아니라 나도 사정이

 

 (유림나 그만 좋아해

 

 앞에선 싫어하는 척  뒤에선 이러는 거

 

 내 입장에선 소름 돋지 않겠어?

 

 나 이 음료수  엄청 좋아하는 거 맞는데

 

 이제 못 먹겠다너 때문에

 

 [흥미로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참 나

 

 우산은 뭘 그렇게  소중하게 끌어안고 가냐?

 

 그것도 내가 준 거거든?

 

 [답답한 숨소리]

 

 [강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바라보았어 ♪

 

 - !  - (지웅나희도!

 

 [함께 환호한다]

 

 [희도의 가쁜 숨소리]  (지웅됐어나희도

 

 됐어!

 

 [희도의 환호]

 

 [지웅의 힘주는 신음]

 

 [희도의 시원한 숨소리]  [지웅의 지친 숨소리]

 

 (희도문지웅

 

 나 깨달았어

 

 (지웅안 돼

 

 나 좋아하지 마라

 

 깨달은 거 말해 봐

 

 고유림 펜싱이 우아해 보이는 이유

 

 그리고 코치 쌤이 나한테  춤을 시킨 이유

 

 (지웅뭔데?

 

 그런 게 있어

 

 고마우니까 얘기해 주는 건데

 

 고유림 다음 주부터  선수촌 복귀한대

 

 (지웅?

 

 그럼 또 학교 안 와?

 

 맞다

 

 (희도나 오늘 아침에 걔 로커에  음료수 넣다가 딱 걸렸거든?

 

 네가 오해 좀 풀어 주길 바란다

 

 내가 아직 자기를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으니까

 

 [분한 숨을 들이켠다]

 

 치욕스러웠어

 

 [씩씩거린다]

 

 (유림 모유림아  짐 잘 싸고 있어?

 

 (유림

 

 (유림 모얼른 나와서 밥 먹어

 

 (유림잠깐만

 

 [문이 스르륵 열린다]  (유림 부유림아아빠 왔다!

 

 (유림아빠!

 

 (유림 부고유림!  [유림의 기쁜 탄성]

 

 우아!  [유림 부의 웃음]

 

 못 보고 갈 줄 알았는데

 

 사랑하는 우리 딸 얼굴 보려고  좀 밟았지

 

 그러지 말지

 

 [유림 부를 탁 치며사고 나면  어떡하려 그래진짜?

 

 알았어다신 안 그래

 

 [유림 부가 유림을 탁 친다]

 

 [부녀가 함께 웃는다]  [잔잔한 음악]

 

 - (유림 모얼른 와서 밥 먹어  - (유림

 

 (유림 모아빠가 사 온 치킨

 

 (유림맛있겠다

 

 (유림 모조금만 드세요

 

 (유림 부

 

 [함께 웃는다]

 

 (유림 모얼른 먹어

 

 (유림 부당신도 앉아

 

 아니나 아까 가게에서 먹고 왔어

 

 부녀 상봉 마저 하셔요

 

 [유림 모의 웃음]

 

 (유림 모나 가게 좀 갔다 올게

 

 (유림

 

 [작은 목소리로오랜만에  아빠랑 한잔할까?

 

 [문이 스르륵 열린다]

 

 (유림 부엄마한텐 비밀  [문이 스르륵 닫힌다]

 

 아빠그러다 엄마한테 또 혼나

 

 [작은 목소리로이따가  엄마 없을 때

 

 [함께 웃는다]

 

 [유림 부가 숨을 들이켠다]

 

 (유림 부당분간 또  얼굴 못 보겠네?

 

 우리 딸힘든 거 없어?

 

 [살짝 웃는다]

 

 힘든 거있지

 

 근데 나만 힘든 거 아니잖아

 

 아빠도 엄마도 다 힘든데

 

 어른 되지 마

 

 고유림힘들면  징징대고 칭얼대도 돼

 

 그냥 생각이 좀 많아졌어

 

 (유림) '내 인생에 금메달이  저거 하나뿐이면 어쩌지?'

 

 '내 전성기가 시작이 아니라'

 

 '여기가 끝이면 어쩌지?'

 

 그런 생각?

 

 어쩌긴그럴 수도 있는 거지

 

 (유림 부국제 대회 금메달  목에 걸어 본 사람이 몇이나 되냐?

 

 아빠는 한 인간으로서 널 존경해

 

 넌 이미 엄마 아빠의 자랑이야

 

 [잔잔한 음악]

 

 나는 더 잘돼서 엄마 아빠  호강시켜 주고 싶단 말이야

 

 인마그렇게 되면

 

 엄마 아빠가  네 눈치 보면서 살아야 돼

 

 난 그거 싫다

 

 (유림

 

 안 되겠다아빠나 딱 한 잔만

 

 (유림 부) [작은 목소리로]  그래그래

 

 [함께 웃는다]

 

 [달려오는 발걸음]

 

 (유림 모어유당신

 

 당신어유어유당신  [유림 부의 아파하는 신음]

 

 또 애한테 술 주지?

 

 - (유림 모왜 그래정말  - (유림 부빨리 마셔빨리 마셔

 

 - (유림 부빨리 마셔  - (유림 모아유안 돼뭘 마셔

 

 나나 마셔야지

 

 (유림 부엄마  안주 하나 준비해 드려

 

 - (유림 모좋다  - (유림치킨?

 

 (유림 부아니  엄마 단무지 좋아한대

 

 [유림이 피식 웃는다]  (유림 모한 잔 더 따라 봐요

 

 문지웅

 

 나 기다린 거야?

 

 오늘은 직접 주려고

 

 그동안 내가 나희도한테 부탁했어

 

 네 로커에 매일 아침 넣어 달라고

 

 너였어?

 

 (유림

 

 나 그것도 모르고

 

 나희도한테  얼마나 꼴값을 떨었는데

 

 괜찮아  꼴값 떠는 모습도 예뻤을 거야

 

 [피식 웃으며?

 

 [밝은 음악]

 

 너 진짜 좀 이상해

 

 나도 내가 요즘 이상해

 

 (지웅앞으로  너 자주 못 본다고 생각하니까

 

 한 시간을 여기서 기다리게 되더라

 

 [피식 웃는다]

 

 진짜 이상하지?

 

 가끔 수업 일수 때문에  와야 되니까

 

 그때 보자

 

 선수촌에 잘생기고  키 큰 남자들 많겠다?

 

 그중에 네 팬도 많겠지?

 

 팬은 너도 많잖아

 

 별명도 7반 이쁜이고

 

 맨날 고백받고

 

 난 팬이랑은 안 사귀지

 

 너는?

 

 나도

 

 [살짝 웃는다]

 

 늦겠다

 

 얼른 가

 

 그래갈게

 

 또 봐

 

 (지웅유림아

 

 난 네 팬 아니다

 

 [풀벌레 울음]

 

 

 

 저 춤 마스터했습니다

 

 (찬미보여 줄 필요 없다

 

 (희도왜요?

 

 봐 주세요저 진짜 열심히 했어요

 

 (찬미됐고

 

 니 깨달은 거나 말해 봐

 

 고유림과

 

 저의 차이에 대해서 깨달았습니다

 

 (희도고유림의 펜싱이

 

 춤추는 것처럼  우아해 보였던 이유는

 

 리듬감 때문이었고

 

 제 펜싱은

 

 박치가 추는 춤 같았어요

 

 안무 하나 마스터했다고  없던 리듬감이 생기진 않는다

 

 (찬미근데 왜 내가 시켰느냐?

 

 좋은 펜싱이 뭔지 알라고

 

 안목을 높이라

 

 안목이 높아지면  니 펜싱이 객관적으로 보인다

 

 알겠습니다

 

 (찬미오늘 평가전 하기 전에  마지막 훈련이제?

 

 옷 입어라

 

 [밝은 음악]

 

 마지막 훈련은 내랑 겨룬다

 

 ?

 

 (찬미보통 코치들은  이런 짓 안 한다

 

 이기야 본전이고  지믄 명예 실추거든

 

 근데 내야 우짠들

 

 내 명예가 실추되겠나?

 

 예지심판 봐라

 

 (예지

 

 [찬미가 부스럭거린다]  [긴장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버저가 삐 울린다]

 

 [긴장한 숨소리]

 

 [전선을 탁 꽂는다]

 

 (예지앙 가르드

 

 프레알레

 

 [긴장되는 효과음]

 

 [삐 소리가 울린다]

 

 시대가 그런 걸  어쩔 수 없잖아요

 

 (재경바뀔 건 바뀌어야죠

 

 (보도국장아무리 그래도  언론 고시가 장난도 아니고

 

 기자 뽑는데  고졸을 받자는 게 말이 돼?

 

 어제 제가 보도한 뉴스  안 보셨어요?

 

 IMF 여파로  대학교 휴학생이 45만입니다

 

 신입 기자 채용을 대졸로 두면

 

 45만 명은 기회가 없어지는 거예요

 

 (재경 45만 명 안에  어떤 인재가 있을진 모르지만

 

 상관없으시다면 그렇게 하세요

 

 무슨 말인진 아는데

 

 이 보도국 역사상  고졸을 뽑은 전례도 없고

 

 (재경사실 요즘 대학생들이  뭘 했습니까?

 

 공부를 하나학점 관리를 하나

 

 술 마시고 연애나 하다  졸업장 따면

 

 대기업들이 줄줄이 모셔 갔던 게  작년까지 상황이었어요

 

 대졸 학력이  그렇게 의미 있습니까?

 

 [한숨]

 

 저 뉴스 들어갑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  IMF 체제 이후  자기 집에서 살던 사람은

 

 [TV 속 재경이 계속 말한다]  (이진어머니저 왔어요

 

 (유림 모이진아  어쩐 일이야?

 

 (이진반찬 통 가져왔어요

 

 전 재주가 없어 가지고  아무것도 못 담았어요죄송해요

 

 아유입에 맞았어?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늘 챙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림 모) [피식 웃으며]  잘 먹었다니 다행이네

 

 - 저 가 볼게요  - (유림 모

 

 - 수고하세요  - (유림 모

 

 [탁 치는 소리]  [버저가 삐 울린다]

 

 [희도와 찬미의 가쁜 숨소리]

 

 (찬미니가 진 이유

 

 질 거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라고 그거를  내한테 들킸기 때문에

 

 니가 이번 평가전에서  만날 선수 중에

 

 내보다 더 위대한 선수는 없다

 

 겁묵지 마라

 

 겁묵더라도 들키지 마라

 

 알겠나!

 

 알겠습니다

 

 니를 위한 모든 훈련은 끝났다

 

 수고했다나희도

 

 [밝은 음악]

 

 그동안 영광이었습니다

 

 양찬미 선배님

 

 [풀벌레 울음]

 

 [바스락거리는 소리]

 

 [헛기침]  [톡톡 치는 소리]

 

 아무도 없나?

 

 [발랄한 음악]  [희도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이진) [작은 목소리로]  아유깜짝이야

 

 [희도가 거친 숨을 몰아쉰다]

 

 뭐야?

 

 [희도의 놀란 숨소리]  (이진나야

 

 (희도놀라라

 

 뭐야왜 거기서 나와?

 

 이 근처에 왔다가

 

 체육관 불 켜져 있길래  너인 거 같아서

 

 (이진이거 다 먹었길래

 

 아씨갑자기 빨대 생겨서  깜짝 놀랐네

 

 (희도난 내가 시합 앞두고  드디어 미친 줄 알았어

 

 [함께 피식 웃는다]

 

 난 안 반가워?

 

 (희도안으로 들어와

 

 지금 '로미오와 줄리엣구도라서  못 참겠어

 

 [멀어지는 발걸음]

 

 (이진너 펜싱복 입은 거 처음 봐

 

 좀 달라 보인다?

 

 (희도어떻게 달라 보이는데?

 

 (이진까불면 안 될 거 같아

 

 (희도) [피식 웃으며잘됐네

 

 [희도의 웃음]  [이진의 힘주는 숨소리]

 

 

 

 옷 만져 봐도 돼?

 

 (희도

 

 (이진생각보다 두껍다

 

 - 그런가?  - (이진

 

 (희도칼 맞으면 아프니까

 

 (이진이 칼은 안 무거워?

 

 (희도익숙해, 500g 정도?

 

 [이진이 피식 웃는다]  [희도의 웃음]

 

 (이진생각보다 가볍진 않네

 

 근데 저 칼은 왜 손잡이 안쪽이  빨갛게 칠해져 있어?

 

 다른 건 안 그런데

 

 (희도고유림 칼이라서

 

 (이진?  유림이 칼은 뭐가 달라?

 

 (희도응  국제 대회 나갔었다는 증거야

 

 국제 대회를 나갔었다는 건

 

 국가 대표를  해 본 적이 있단 얘기고

 

 저렇게 빨간색이나 파란색으로  가드 안쪽을 칠하는 게

 

 국제 대회 규정이거든

 

 (이진?

 

 가드 안쪽에

 

 줘 봐 봐

 

 (희도가드 안쪽에  상대 칼이 닿게 되면은

 

 불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그거 방지하려고 래커로 칠하게 해

 

 (이진

 

 만약에 칠하게 된다면  넌 무슨 색으로 하고 싶어?

 

 

 

 파란색이 좋아

 

 [피식 웃는다]

 

 마스크 쓰면 숨은 잘 통해?

 

 (희도궁금한 게 참 많네?

 

 입어 볼래?

 

 펜싱복을?

 

 재작년까지 남자 펜싱부도 있었대

 

 어디 뒤져 보면 남는 거 있을 거야

 

 [감성적인 음악]

 

 이거 이렇게 입는 거 맞아?

 

 (희도이리 와 봐

 

 [부스럭거린다]

 

 [희도가 지퍼를 직 올린다]

 

 [희도가 달그락거린다]

 

 [직 떼는 소리]

 

 [달그락거린다]

 

 [희도가 칼을 탁 집는다]

 

 [희도가 달그락거린다]

 

 [피식 웃는다]

 

 [희도의 탄성]

 

 (희도) [마스크를 탁 집으며]  옷 입었으니까

 

 한 경기 뛰어 봐야지?

 

 ?

 

 [이진의 헛웃음]

 

 (이진나 패고 싶은 거면  그냥 패지?

 

 스포츠로 가장하지 말고

 

 (희도핸디캡 적용할 거니까  쫄지 마

 

 [어이없는 탄성]  [탁 집는 소리]

 

 나는 공격은 아예 안 하고  막기만 할게

 

 [달그락거린다]

 

 3분 동안 단 한 번이라도  내 몸 찌르거나 베서 불 들어오면

 

 네가 이기는 거야

 

 [헛웃음]

 

 어때?

 

 (이진진짜

 

 오케이  그 정도면 해 볼 만하지

 

 근데 난 내기 없으면 게임 안 해

 

 무슨 내기야?

 

 좋아뭐 걸래?

 

 이기는 사람 소원 들어주기

 

 

 

 - (희도테스트  - (이진?

 

 (희도때려 봐

 

 [버저가 삐 울린다]

 

 간다

 

 시작  [타이머 조작음]

 

 [밝은 음악]

 

 [이진이 당황한다]

 

 (이진어어?

 

 잠깐잠깐잠깐

 

 [이진의 기합]

 

 [탁 치는 소리]

 

 [이진의 탄식]

 

 [이진의 기합]  [탁 치는 소리]

 

 [이진의 절규]

 

 [이진이 중얼거린다]

 

 (이진제발!

 

 [타이머 조작음]

 

 (희도) 30초 남았다

 

 (이진오케이, 30

 

 , '풀하우스'

 

 (희도) '풀하우스?

 

 (이진) 13권 나왔다

 

 (희도뭐라고?

 

 [버저가 삐 울린다]  (이진이겼다!

 

 [이진의 웃음]

 

 진짜 13권 나왔어?

 

 (이진아니

 

 !

 

 이씨

 

 [이진이 칼을 툭 놓는다]

 

 (이진, '풀하우스'에  무너지는 집중력으로?

 

 너 평가전 나가서 잘할 수 있겠어?

 

 '풀하우스'에만 무너지는 거거든?

 

 그리고 이건 반칙이지!

 

 왜 말 걸어?

 

 (이진경기 중에  말하는 게 왜 반칙이야?

 

 그럼 너는너는 왜 대답했어?

 

 

 

 (희도아씨!

 

 아유억울해!

 

 백이진 진짜!

 

 소원은 생각해 보고 말할게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니라서

 

 - (희도!  - (이진?

 

 솔직히 이런 게 어디 있어!

 

 (이진?

 

 (희도내가

 

 말도 안 돼!

 

 거짓말하는 게 어디 있어!

 

 [선수1이 냄새를 킁킁 맡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선수1) 코치님안녕하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 (코치어  - (선수2) 안녕하세요  [코치의 웃음]

 

 (유림식사하셨어요?

 

 (코치먹었지

 

 [문이 달칵 여닫힌다]  아참평가전 날  아침 7시 출발이니까

 

 다른 선수들한테 공지해

 

 (유림네  [코치가 살짝 웃는다]

 

 (코치국가 대표  누가 될 거 같냐?

 

 글쎄요

 

 9등인 혜주 언니가  제일 유력하지 않을까요?

 

 혜주

 

 나희도라고 했나?

 

 (코치걔 너희 펜싱부지?

 

 걔 잘하냐?

 

 양찬미가 만든 애일 거 아니야

 

 랭킹 26위예요

 

 두 명 빠지는 바람에  평가전도 겨우 참가한

 

 [피식 웃는다]

 

 이 선수 기량이라는 게  천천히 오르디?

 

 어느 날 갑자기 빡!

 

 그게 무서운 거야

 

 [코치의 웃음]

 

 [코치가 달그락거린다]

 

 [코치의 한숨]

 

 [풀벌레 울음]

 

 [가쁜 숨소리]

 

  26등이잖아

 

 (희도현실적으로  내가 평가전에서

 

 1등을 꿈꾸는 게 말이 안 돼

 

 (이진근데 넌 꿈꾸잖아

 

 [가쁜 숨소리]

 

 그렇지

 

 난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거든

 

 [발소리가 와다닥 울린다]

 

 지고 실패하는 데 익숙해서

 

 그걸 사람들은

 

 정신력이라고 불러

 

 (이진지는 게 두렵지 않고

 

 실패하는 걸 겁내지 않아 하는  그 단단한 마음을

 

 모두 갖고 싶어 한다고

 

 [잔잔한 음악]

 

 뺏어 오고 싶을 정도로 탐나

 

 그래서 나도

 

 약해질 때면  네가 보고 싶은 거겠지?

 

 [피식 웃는다]

 

 (희도) 11시인가 보다

 

 전체 소등

 

 [피식 웃는다]

 

 [발걸음이 탁탁 울린다]

 

 [버저가 삐 울린다]

 

 (이진너는 평가전에 나온  선수 중에

 

 가장 많이 져 본 선수야

 

 진 경험으로 넌 지금까지  계단을 쌓아 올린 거야

 

 생각해 봐

 

 이제 네 계단이 제일 높다

 

 [피식 웃는다]

 

 천천히 올라가서

 

 원하는 걸 가져

 

 [탁 소리가 울린다]  [버저가 삐 울린다]

 

 넌 왜 나를 응원해?

 

 우리 엄마도 나를 응원하지 않는데

 

 기대하게 만들어서

 

 [부드러운 음악]

 

 그래서 자꾸 욕심이 나

 

 (희도백이진 방송  녹음본 좀 빌려줄 수 있어?

 

 (이진너 같은 앤  어디에도 없을 거야

 

 (희도네 응원 다 가질게

 

 우리 같이 훌륭해지자

 

 (유림문지웅너 나 봤는데

 

 (희도) '국가 대표 나희도'

 

 [전화벨이 울린다]

 

 (이진기다려희도야  [이진의 가쁜 숨소리]

 

 (심판앙 가르드알레

 

 (희도저 오늘 한 번도 안 져요

 

.스물다섯 스물하나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