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 :: 4회
<4회>
1.부여 국경수비대 전경(밤)
어둠에 쌓여 있는데... 희미하게 불빛이 새어나오는 막사 하나.
2.부여군 막사(밤)
등잔불 하나가 일렁이고 있다.
희미한 불빛 아래..열린 약상자가 보이고..
안에는 으깬 약초와 환 침구 등 갖가지 치료도구들이 있는데..
연이 빠른 손놀림으로 무휼을 치료하고 있다.
무휼의 혈맥에 침을 놓고..
으깬 약초를 바르고 환부를 동여매는데..
흐릿한 의식 속에서..그런 연의 손길을 느끼는 무휼.
의식이 희미해지고 또렷해지기를 반복하면서..연의 형상도..
희미해졌다가 또렷해지기를 반복한다.
마치 꿈처럼 아득한 느낌인데..
3.산길(밤)
수십 명의 무장한 군사들이 말을 타고 달려간다.
해명과 연비 괴유가 선두를 달리고..군사들 중에 마로도 있는데..
어느 일각에 이르면..해명이 멈춰 선다.
괴유 품에서 가죽 지도를 꺼내 해명에게 건네고
해명 심각한 표정으로 지도를 본다
연비: (절박하게) 이제 국경을 넘으면..되돌릴 수 없습니다.
국내성의 대가들이 태자님의 약점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을 모르십니까?
이건 그들에게 큰 빌미를 주는 것입니다.
해명: 물러나라.
연비: 태자님!!
이미 오래전에 끝난 인연입니다.
그만 잊어 버리십시오.
해명: (무시하고 괴유에게)
천마산을 넘어..지름길로 간다.
해명이 말고삐를 죄며 말을 달리는데..
뒤따르는 괴유와 군사들..
연비 어쩔 수 없이 해명을 따른다.
4.부여군 막사(밤)
막사에서 나오는 연.
진영일각으로 걸어가는데..
이때 한쪽에서..막사 쪽으로 오던 부여군관 일행과 마주친다.
군관: (연이 들고 있는 약상자를 보고)
곧 죽을 놈들한테 쓸데없는 짓을 하셨습니다.
연: 아무리 적군이지만
인명을 어찌 저리도 하찮게 여길 수 있습니까?
군관: 여긴 국경이고 저희는 국경수비댑니다.
국경을 침탈한 적의 인명까지 존중할 여유가 없는 곳이지요.
아가씨께선..지금 이적행위를 하신 겁니다.
이적 행위는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참형에 처하는 것이
군율이지요.
연: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군율은 그리도 잘 알면서 어찌 나라간의 정세는
그토록 어두운 것이오!!
지금 부여성엔 고구려의 유리왕이 와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국경에서 생긴 작은 분쟁이
양국간에 전면전을 촉발 할 수도 있음을
모르는 것이오?
(단호하게)대장님도 안계신데
경솔한 판단으로 사태를 악화시키지 마세요.
연이 한쪽으로 가면..군관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곁에 있던 부관의 뺨을 후려친다.
군관: 막사엔 아무도 들이지 말랬잖아!
부관: 송구합니다.
군관: (분이 가시지 않은 얼굴인데)...죽여버려.
부관: ..(놀라고)예?
군관: 놈들을 죽여 버리란 말이다.
부관: 하지만...대장님도 부재중인데..그 같은 결정은...
군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당장 끌고 와!
5.막사안 (밤)
연의 치료로 의식을 차린 무휼이 있고..
추발소와 왈패들도 깨어나 있는데..
왈패: (추발소를 보고)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 겁니까?
추발소: 돌아가는 꼴을 보면 모르냐?
(원망에 찬 눈빛으로 무휼을 노려보고)
저 징그런 놈 때문에 우린 다 죽은 목숨이야.
야이 자식아. 뭐라 말 좀 해봐.
니놈 때문에 다 죽게 생겼는데 뭐라 말 좀 해 보란 말이야!!
무휼: ...
이때 군사들이 막사로 들어오는데..
부관: 모두 끌어 내라!!
놀라는 추발소와 왈패들...그리고 무휼.
6.진영 일각 (밤)
밧줄에 묶인채 무릎을 꿇고 있는 무휼과 추발소 왈패들
십수명의 군사들이 에워싸고 있는데
이때 일각에서 군관이 다가온다.
군관이 무휼과 추발소 일행들을 한번 ?어보고
군관: 참수하라.
경악하는 무휼과 추발소.
추발소: 살려 주십시오..
왈패들: 살려주십시오!!
이들을 에워싸고 있던 군사들
무휼과 추발소..왈패들 앞으로 다가 서려는 순간
무휼: 멈추시오!!
군관: 왜? 죽기전에 할 말이라도 있냐?
무휼: 내가 세작이요.!!
추발소가 놀란 얼굴로 무휼을 보는데..
군관 또한 다소 놀란듯..
무휼: 저자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민간인일 뿐이니
살려 주시오.
군관: ...
무휼: 부여군에도 군율이 있을터
세작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민간인을
죽이는 것은 강국을 자처하는 부여군 답지 않소!!
군관: (냉소를 띠고)
네놈들이 세작이든..민간인이든..아무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부여의 국경을 넘었다는 사실뿐!!
이제...네놈들은 우리 부여가 고구려를 치는데..
좋은 빌미가 될 것이다.
죽여라!!
군사들이 일제히 칼을 빼들고
무휼과 추발소 앞으로 다가서는데..
추발소: (버둥거리며 몸부림치며)..살려 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군사들 일제히 칼을 쳐든 순간
군사: (소리)적이다! 적이 침입했다!!
놀라는 군관과 부관
한쪽에서 군사 하나가 달려온다.
군관: 무슨 일이냐?
군사: 고구려 군이 쳐들어 왔습니다.
군관: (놀라는데)..
잠시 고민하던 군관 한쪽에 선 두어명의 군사를 보고
군관: (부관에게)너흰 이놈들을 죽여라! (나머지 군사들을 향해)
가자!!
군관과 군사들이 진영 일각으로 달려가는데..
부관과 두어명 군사들만 남은 상태다.
긴장된 얼굴로 달려가는 군관 일행들을 바라보는 순간.
무휼이 돌진하여 부관을 어깨로 밀친다.
그 순간 추발소도 남은 군사를 발로 후려 차고
무휼과 추발소 왈패들 순식간에 남은 군사들을 제압한다.
추발소와 왈패들이 칼로 밧줄을 끊고..무휼의 밧줄도 풀어주는데
추발소: (무휼을 보고 목걸이를 벗어 건네는데)자..
무휼: (목걸이를 받는다)..
추발소: 미친놈인줄 알았는데..
혼자 죽음을 자처하는 의협심은 꽤 감동적이더군..
무휼: ...
추발소: 우린 고구려 군에 잡혀도 죽을 처지니
이만 빠지겠다. 가자.
추발소와 왈패들..진영 일각으로 신속하게 빠져 나가는데..
추발소를 바라보던 무휼. 손에든 목걸이를 목에 걸고
땅에 떨어진 칼 한자루를 집어들고 달려간다.
7.진영일각 (밤)
무휼이 진영 일각으로 달려오면
고구려 군사들이 진입을 하고 있다.
가차없이 부여 군사들을 베면서
돌진해 오는 고구려군.
해명과 괴유..연비가 선봉에 서서
부여 군사들을 물리치는데..
선두에 서서 부여군을 물리치던 해명이
뒤에서 공격하는 부여군 군관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칼이 군관의 가슴에 박히는데
해명이 놀라서 돌아보면...무휼이 서 있다.
한쪽에서 무휼을 본 마로..
마로: 무휼아!!
무휼과 해명이 시선이 교차하는데...
8.부여궁 일각(밤)
연무장에 연회석이 마련되고 중앙에 대소와 유리가 앉고
그 좌우로 부여와 고구려의 대신들이 앉아있다.
대소: (술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채로)
여기..유리왕이 이제 내 조카가 되었으니
이제...부여와 고구려는 형제의 나라가 되었다.
나는 지금 이순간부터..
과거의 모든 악연을 잊고 새로이 시작할 것이다.
(잔을 높이 쳐들며)
이 술은 부여와 고구려의 동맹이..영원함을 기념하는 것이다.
자..마셔라!!
대소가..술잔을 단숨에 비우면...유리도 예를 갖추어 술잔을
비우는데..
이때 연무장에서는 북소리가 울리고 부여의 군사들이 군무가
시작된다.
대소 호탕하게 웃으며..유리와 말을 주고 받는데..
한쪽에서 그런 대소와 유리를 유심히 바라보는 배극의 시선.
(시간경과)
군무를 추는 군사들이 빠지고
건장한 군사들이 나와서...무예 대련을 한다.
이때 자리에서 술을 마시던...대소가 연무장 앞으로 걸어나가는데..
대소: (연회석에 유리를 보고 조금 취한 목소리로)..
조카야.. 이리 나오너라!
이 백부와 한판 겨뤄 보자꾸나!!
유리: ...!!
탁록: (얼른 나가서..미소띤 얼굴로)폐하..취하셨습니다.
유리왕에게 예가 아니니..그만두십시오.
대소: 어허...백부가 조카와 한 판 겨루기를 하겠다는데
무슨 놈에 예가 필요한 것이냐!!
뭐하느냐!! 어서 나오지 않고!!
유리: ...
구추: (당황한 눈빛으로)..폐하.
유리: 괜찮다.
유리..담담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대소 앞으로 나간다.
대소: 뭘로 겨루겠느냐?
검술..창술...궁술.. 그게 아니면...수박치기..그 어떤 것도 좋다.
네가 택하거라.
유리: 검술로 하겠습니다.
대소: 좋다. 뭣들하느냐? 어서 검을 가져 오너라.
한쪽에 선...근위대장이...진검을 가져와 대소와 유리에게 건네는데..
대소가 칼을 빼든다.
유리도..칼을 빼드는데..
대소: 자..내 조카의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어디 한번 보자.
대소가 진검을 들고 유리를 공격하면..유리가 대소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배극 구추와 태천...긴장된 눈빛으로..그 모습을 바라보고
유리..계속되는 대소의 공세를 막아내기만..하는데...
결국...대소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고...칼을 떨어뜨리고 만다.
대소: (호탕하게 웃으며)...네가 이 늙은이를 봐 줬구나.
유리: 그럴 리가 있습니까...
폐하를 당할 재간이 없습니다.
대소가 유리의 어깨의 어깨동무를 하듯이 팔을 걸고
연회석으로 걸어오는데..
이때 한쪽에서 군관하나가 급히 와서..사구에게 뭐라
귓속말을 전하는데 사구의 얼굴이 굳어지고
사구... 잠시 망설이다가
연회석으로 온 대소에게 다가간다.
사구: 폐하..긴히 드릴 말이 있습니다.
대소: ...
대소와 사구가 한쪽으로 가면..
구추와 태천이 급히 다가와서
구추: 폐하!!
유리: (씁쓸한 미소 띠며)..괜찮다.
유리의 시선이 한쪽에 있는 대소와 사구를 보는데
사구가 대소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대소의 얼굴이
굳어진다.
순간...대소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돌려 유리를 노려보는데..
대소가 유리 앞으로 다가와
대소: 내 기껏...네 놈을 조카로..받아 들였더니
내게 머리를 조아린 것이...날 농락한 것이더냐!!
유리: !!
대소: 여봐라!!
유리와 고구려에서 온 놈들을 모두 하옥하라!!
유리와 구추..태천. 배극 경악하는데...
9.대소의 집무실 (밤)
대소와 사구 탁록이 있는데...
사구: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유리왕을 처단하고..전쟁을 선포하십시오.
대소: ...
사구: 폐하..하늘이 준 기회입니다.
탁록: 진상을 파악한 후 대처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사구: 명백한 도발인데 무슨 진상파악이 필요합니까?
고구려가 전쟁에 대비할 틈을 주지 말고..
출정을 해야 합니다.
탁록: 유리왕은 이미 고구려가 부여의 속국임을 자처했습니다.
더구나 부여성에 와 있으면서
이처럼 어리석은 도발을 했을 리가 없습니다.
필시 유리왕도 모르는 사정이 있을터...신중을 기하셔야 합니다.
사구: 이번 기회에 속국이 아니라.. 짓밟아버릴 수도 있단 말입니다.
유리왕을 죽이고...해명태자까지 제거하면..
모든게 끝나는 겁니다.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는데 대체 뭘 망설이시는 겁니까?
폐하..주저하지 마십시오.
유리왕을 죽이고 전쟁을 개시해야 합니다.
대소가 말없이 고민을 하는데...
10.부여 저자거리 일각 (낮)
마황이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다.
이때 일각에서..공찬이 급히 오는데..
마황: 어찌됐냐?
공찬: 대소왕이 폐하를 옥에 가둔 게 틀림없습니다.
마황: 그럼 해명태자가 부여를 공격한 게 맞단 말이냐?
공찬: 돌아가는 꼴이 그렇잖습니까?
마황: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이건...뭔가 잘못됐다.
유리왕이 부여성에 와있는데 부여를 공격하다니..
해명태자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한단 말이냐.
뭔가 잘못됐다. 잘못됐어.
공찬: 어쨌거나 유리왕이 옥에 갇혀서니 이거 큰일이 아닙니까?
부여성에 상단을 꾸릴려고 들어간 돈이 얼만데..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
마황: 어쩌긴 뭘 어째!! 빨리 철수 준비를 해라. 빨리!!
11.졸본성 전경 (낮)
12.졸본성 연무장 일각 (낮)
무휼과 마로가 연무장 일각에 무릎을 꿇고 있다.
무휼 담담한데 마로는 애간장이 탄다.
이때 일각에서 그런 무휼과 마로를 먼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해명과 연비 괴유.
괴유: 군율을 어겼으니 중벌로 다스리겠습니다.
해명이 무휼과 마로를 바라보며 잠시 고민을 하더니
해명: 소도로 데려가라.
괴유: (놀라는데)..!
해명: 저 아이들을 소도로 보내는 것은
군영내에서 비밀로 해야한다. 알겠느냐?
괴유: ...예
해명이 일각으로 가버리는데..
멍한 얼굴로 그런 해명을 바라보던 괴유가 연비에게
괴유: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태자님께서 저 놈들을 감싸시는 이유가 뭡니까?
이건...수하를 아끼는 주군의 도리를 넘어선 것입니다.
마땅히 벌을 받아야 될 놈들을
이처럼 쉽게 용서해 버리시면
어떻게 군영을 다스립니까?
연비: ...
괴유: 대체 이유가 뭡니까?
전면전으로 확대될 위험을 무릅쓰고
부여의 국경수비대를 공격한 것도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저놈들과 태자님의 관계가 뭔데
이처럼 납득이 안되는 처분을 내리시는 것입니까?
연비: 지금은...그 어떤 의문도 품지 말고
하명하신대로...처결하게.
연비도 한쪽으로 가버리면..괴유 답답한 얼굴인데..
13.산길 (낮)
산길을 가는 괴유와 무휼, 마로
괴유가 앞장을 서서가고 무휼과 마로가
뒤 따르는데..
마로: ...참군님..
괴유: ...
마로: ..어디로 가는 겁니까?
괴유: (뒤돌아 보지 않고)..소도로 간다.
괴유의 말에 무휼과 마로 놀라는데..
무휼: 소도라니요? 저희가 왜 소도로 갑니까?
벌을 받더라도..졸본성에 남겠습니다.
소도로는 가지 않겠습니다.!
괴유가 돌아서서 화난 얼굴로 무휼을 한 대 후려친다.
나자빠지는 무휼..
괴유: 아직도..네놈들이 무슨 짓을 한건지 모르겠냐!!
무휼: ..
괴유: 네놈들 때문에
고구려는 부여와 전쟁 위기에 처하게 됐고
태왕폐하의 안위까지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단 말이다!!
무휼: ...
괴유: 지금 폐하께선..부여성에 계신다.
헌데 우리가 부여국경수비대를 공격했으니
대소왕이 태왕폐하를 살려주겠냔 말이다!!
무휼: !!
괴유: 태자님이 왜 네놈들을 살려두는지 이해 할 수 없다만
살고 싶거든..조용히 소도에 처 박혀 있거라.
14.동굴 일각 (낮)
일각에 혜압과 괴유가 있는데..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무휼과 마로의 시선.
괴유가 혜압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 한쪽으로 가면
혜압이 무휼과 마로쪽으로 다가오는데..
시선을 피하면서 차마 혜압을 보지 못하는 무휼과 마로.
혜압, 착잡한 얼굴로 잠시 바라보다가.
혜압: (무휼을 보고)많이 상했구나. 우선 치료부터 해야겠다.
무휼: ...
14-1 부여성 유리 처소 전경 (낮)
처소에 감금 되어 있다
15.부여성 유리 처소(낮)
옥사 한쪽에 유리가 갇혀 있다 유리 참담한 얼굴로
있고..다른 옥사엔...구추와 태천..배극등 대신들이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사구와 군사들이 온다.
구추: 대체 왜 이러는 것이오!!
앞에선 형제의 의를 논하고...
뒷덜미를 채는 것이 대소왕의 본심인 것이오!!
사구: 닥쳐라!!
(유리왕이 혼자 갇혀 있는 옥사 앞으로 가서)나오시지요.
유리: ...!!
군사들이 옥사로 들어가서 유리를 데려 나오는데..
구추: 폐하!!
태천: 폐하!!
사구: 뫼셔라!!
군사들 유리를 데려 나가고..사구와 함께 나가는데..
옥에 갇혀 있는 구추와 태천..다급한 얼굴로 유리를 부른다.
심란한 배극의 얼굴.
16.부여궁 일각 (낮)
사구와 십수명의 군사들의 삼엄한 호위속에
유리왕이 대소의 집무실로 가고 있다.
유리 굳은 얼굴로 걸어가는데...
17.대소의 집무실 (낮)
대소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술잔을 든채
서서 술을 마시고 있는 대소.
이때 유리가 집무실로 들어온다. 굳은 얼굴로
대소에게 예를 갖추는 유리..
대소..그런 유리에게 시선을 주지도 않은 채
술을 마시는데..
유리: 폐하..
부여를 상국으로 받들겠다는 저의 약조가 부족했습니까?
어찌해야 해야 저의 진심을 믿으시겠습니까?
대소: 난 널 믿는다.
유리: 하오면...저를 하옥시킨 이유가 무엇입니까?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입니까?
대소: 네가....자식을 잘못키웠더구나.
유리: ?
대소: 해명태자가...부여의 국경을 침탈하였다.
유리: (경악)... 그럴 리가 없습니다.
폐하께서...뭔가 잘못된 상달을 받으신 것입니다.
대소: 그래...나도 믿을 수가 없었지.
하여..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헌데....사실이였어.
해명이 내 군사들을 무참하게 도륙하였다.
유리: (너무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는데)...
대소: 그 아이가..왜 그같은 짓을 했을까?
아비가 부여성에...있는데
왜 그 같은 참담한 짓을 했을까?
해명이...니가 죽기를 바라는 것이냐?
그 아이가 너의 자리를 탐하는 것이냐?
유리: ...그럴리 없습니다. 그럴리...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데)..
대소: (잔에 술을 따라주며)....마셔라.
유리: (떨리는 손으로 단숨에 술잔을 비우는데)...
대소: 지금 네 심정이 어떨지...짐작이 가는구나.
그 옛날 내가 믿었던 주몽한테...배신당한 거처럼..
허망하고 황당하겠지..
유리: ...
대소: 지금...난...너를 죽이고
고구려로 진격할 수 있다.
유리: ...
대소: 허나.....용서하겠다.
너를 내 조카로 삼았으니...백부로서 관용을 베풀것이다.
유리가 대소에게 고개를 숙이는데...
유리: 폐하의 은덕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소: 허나!! 명심 할 것이 있다.
유리: ...
대소: 어리석은 너의 자식을 엄히 가르쳐라.
만일...또 다시 이같은 도발을 한다면
그 아인....너의 눈앞에서...죽게 될 것이다.
유리: (참담한)...
18.동굴 일각 (낮)
일각에 무휼이 있고..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런 무휼의 얼굴위로
부여국경수비대를 공격하던 해명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무휼과 시선이 교차하던 해명의 눈빛...
그런 해명을 떠올린 무휼..혼란스러운데..
19.동굴 일각 (낮)
혜압이 벽화를 그리고 있다.
이때 무휼이 다가오고..
혜압은 돌아보지도 않고 벽화를 그리는데..
무휼: 여쭐 말이 있습니다.
혜압: ...
무휼: 태자님은 어떤 분입니까?
혜압: (돌아서서 해명을 본다)..
무휼: 왜 저를 구해 주셨는지..
전쟁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왜 하찮은 저를
구하셨는지..이해가 안됩니다.
혜압: 내가 아는 태자님은...그러고도 남을 분이지..
무휼: ...
혜압: 고구려 땅에 사는 것이면..
이름모를 풀 한 포기 조차...아끼시는 분인데..
하물며...휘하에 군사가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을
두고만 보셨을 리 없다.
무휼: 저는 군율을 어겼습니다.
아무리 관용과 자비가 넘치는 분이라 해도
군율을 어긴 수하를 이처럼 쉽게 용서하는
주군은 없습니다.
제가 왜 특별한 배려를 받은 겁니까?
제가 모르는...태자님과 저의 관계가 있는 것입니까?
혜압: (당황하는 눈빛..허나 애써 내색않고 담담하게)...
그건..나도 모르겠구나.
때가되면..니가 직접..여쭤 보거라.
혜압이 한쪽으로 가는데...그런 혜압을 바라보는
무휼의 시선엔..풀리지 않은 의문이 가득하고...
20.졸본성 전경 (낮)
21. 졸본성 일각 (낮)
해명이 있는데 연비가 급하게 들어온다.
연비: 부여성을 떠난 폐하께서...졸본으로 오고 계시단
전갈이 왔습니다.
해명: !!
22.졸본성 일각 (낮)
해명과 연비 괴유 그리고 졸본성의 군사들이 도열해 있는
가운데...유리왕을 비롯한 사신단 일행이
졸본성으로 들어온다.
유리왕과 사신단 일행이 도착하면..마차 혹은 말에서 내리는
유리왕.
일각에 도열해 서 있던 해명이 앞으로 나가서
머리를 숙여 예를 갖추는데..
굳은 얼굴로 만감이 교차하는 시선으로 해명을 노려보던
유리왕이..해명의 뺨을 후려친다.
유리왕이...서너차례 해명의 뺨을 후려치면..
구추와 배극 태천...그리고 연비와 괴유 그런 유리를 보고
놀라는데..
해명은 이미 짐작했다는듯 담담한 눈빛이다.
유리: 대체 무슨 의도를 가지고 그 같은 짓을 했느냐?
해명:.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소자..그 어떤 처분을 내리시더라도..달게 받겠습니다.
유리: 태자란 것이 애비와 나라를 위태롭게 했으니
죽어 마땅하다. 허나 그전에 내가 알아야겠다.
그토록 무모한 짓을 한 이유를 말해 보거라.
말해 보거라.
해명: ....
유리: 어서 말하지 못하겠느냐!!
해명: ...
유리: 내가 죽기를 바란것이냐?
네놈이 정말...태왕의 자리를 노린 것이냐!!
해명: 소자..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유리: (화가 치밀고 부들 부들 떨며)..네놈이!!
네놈이...지금 날 능멸하는것이냐!!
어서 말하란 말이다!!
구추: 폐하..고정하십시오.
유리: !!
유리가 치밀어 오른 분노로 부들 부들 떨며
해명을 노려보는데..
23.해명의 집무실 (낮)
유리가 있다.
유리 여전히 흥분과 분노가 가시지 않은듯
서성이는데..
한쪽에 구추가 그런 유리를 바라보고 있다.
구추: 폐하. 소신...그 어느 누구보다 태자님의 성정을 잘 알고 있다
자부하옵니다.
소신이 아는 태자님은 절대 무모하고 어리석은 짓을
할 분이 아닙니다.
그것은 폐하께서도...잘 아시지 않사옵니까?
태자님이..그같은 판단을 했다면
반드시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을 것입니다.
유리: ...
구추: 그 이유를 말하지 못하는 것 또한
말 못할 사정이 있다 여기십시오.
언젠가...태자님의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유리: (심란한데)...
24.졸본성 일각. (낮)
배극이 있는데 한쪽에서 배극의 수하인
두치가 와서 예를 갖추는데..
배극: 알아봤느냐?
두치: 예..
해명태자가 부여의 국경수비대를 초토화시킨 것은
부여군에 포로가 된 군사 한명을 구하기 위해서 였다 합니다.
배극: (놀란다)..
고작...군사 한명을 구하자고 그같은 짓을 벌였단 말이냐?
두치: 저도 이해할 순 없지만
분명 그렇다 했습니다.
배극: 대체 그 군사가 누구냐?
누구길래 해명이 사리분간도 못하게 한것이냐?
두치: 구출한 군사는 그 사건이 있고 난후
군영에서 사라졌다 합니다.
행방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배극: (의혹에 가득한 얼굴인데)...
25.졸본성 편전 (낮)
유리왕이 앉아있고.. 그 앞으로 구추와 배극 태천..
그리고 연비..괴유등 신하들이 있는데...
유리 앞에 해명이 서 있다.
유리: 너는 일국의 태자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
더욱이 어렵게 화친을 유지해온 부여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이번 사태로 인한 대소왕의 분노를 잠재우자면
부여가 납득할 만한 처결을 내릴 수 밖에 없다.
나는...태자의 졸본성 태수직은 물론 태자로서의
모든 권한를 박탈할 것이다.
유리왕의 말에 모두들 경악하는데..
해명은 담담한 얼굴이다.
구추: 폐하.
태자님의 과오는 부인할 수 없으나
너무도 가혹한 처결이십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연비: 폐하..태자님은 졸본을 잘 다스려 왔습니다.
태자님에 대한 졸본 백성들의 신망도 높으니
이를 감안해주십시오.
유리: 하면 무엇으로 부여의 분노를 막겠느냐!!
부여와 전쟁이라도 하란 것이냐!!
모두들 아무 말도 없는데..
해명: 소자..폐하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유리: (배극을 보고)우보 듣거라
배극: 예..폐하..
유리: 너를 졸본성 태수로 명한다.
배극 놀라고...구추와 태천...연비와 괴유도 놀라는데..
유리: 이번 사태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고
졸본군영를 정비하여 부여군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총력을 다 하라.
배극: 소신..성심을 다해 폐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유리: 해명은 신임 태수를 도와 지난 과오를 수습하라.
배극은 현명한 자이니
그로부터..정치가 무엇인지 나라간의 외교가 무엇인지를
배우도록 하라.
해명: 폐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유리: 나는 국내성으로 돌아가기전에
주몽페하의 신묘를 참배 할 것이다.
신임태수는 즉시 채비하라.
배극: 예..폐하.
26.졸본성 일각 (낮)
해명과 괴유 연비가 있는데..
괴유: (흥분해서)너무 가혹한 처사십니다.
태자님께서 어떻게 배극의 수하가 된단말입까?
연비: 폐하께 청하여..
국내성으로 돌아가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해명: 차라리 잘 되었다.
그동안 하고 싶은 일들을 못했어.
이젠..자네들과 사냥도 다니고..읽고 싶던 책도 볼 생각이야..
연비: 태자님..
해명: 졸본에 남아 할 일이 많다.
내 뜻한 바 있으니..걱정 말거라.
27.동굴일각 (낮)
무휼이 일렁이는 횃불 아래 무엇가 그리고 있다.
흰천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무휼.
그림을 그리다 말고.. 눈을 감고 무언가를 떠올리는데..
그런 무휼의 얼굴위로 부여 국경수비대 막사에서
자신을 치료해주던 연의 모습이 떠오른다.
눈을 뜬 무휼이...흰 천을 보면...그곳에 연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이때...한쪽에서 마로가 오고..
마로: 무휼아!!
무휼..얼른 그리던 흰 천을 감추는데..
마로: 뭐야?
무휼: ..별거 아냐.
마로: 폐하께서 신묘에 오신데.
무휼: (놀라는데)..그럼 해명태자님도 오는거야?
마로: 폐하께서 오시니까 당연히 오시겠지.
무휼: ...
28.기린굴 입구 (낮)
유리가 해명과 배극 구추와 태천 연비 괴유를 거느리고
기린굴로 온다.
십 수 명의 호위 군사들이 유리를 따르는데..
혜압과 서녀명의 벽화공들이 나와서 유리를 맞는다.
해명: (유리에게 혜압을 소개하는데)
기린굴의 책임을 맡고 있는 벽화장..혜압 입니다.
혜압: (예를 갖추는데)
유리: (혜압을 바라보는데)
29.동굴 일각 (낮)
혜압의 안내를 받으면서 유리가 동굴로 들어온다.
해명과 배극 구추 연비 태천이 유리를 따르고 있다.
30.동편제실 (낮)
유리 일행, 동굴일각으로 오면..
무휼과 마로를 비롯한 벽화공들이 한쪽으로 도열해 있는데..
혜압이 유리에게...벽화를 설명하고 있다.
혜압: 이곳은 다른 제실과 달리..습기가 많아..
석회를 바를 수가 없었습니다.
하여..안료를 짙게 바르기를 반복했습니다.
유리..벽화를 둘러보는데..
유리: 횃불을 다오.
태천이 횃불을 건네면..
직접 횃불을 들고..유심히 벽화를 살펴보는 유리.
일렁이는 횃불에..드러나는 아름다운 벽화들.
유리..벽화를 보고 감탄한 기색이 스치는데..
유리: 이 벽화는 누가 그린 것이냐?
혜압 고개를 돌려 벽화공들을 보는데..
혜압과 무휼의 시선이 마주치면..
혜압: 앞으로 나오너라.
무휼이 굳은 얼굴로 앞으로 나오는데..
혜압: 이 아입니다.
무휼이 유리왕에게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는데..
한쪽에서 안스런 눈빛으로 그런 무휼과 유리를 바라보는
해명이 시선.
유리: 이리도 아름다운 벽화를 그리다니
재주가 놀랍구나.
무휼: ...
유리: (구추를 보고)대보..
구추: 예..폐하.
유리: 이 아이는 물론...모든 벽화공에게
큰 상을 내려 그간의 노고를 위로할것이다.
대보가 합당한 조치를 하라.
구추: 예..폐하.
유리 일행과 혜압이 동굴 한쪽으로 가면..
무휼이 유리를 바라보는데...
31.기린굴 입구 (낮)
유리 일행이 나오는데..
구추: 폐하..황후님의 가묘는 둘러 보시겠습니까?
유리: ...황후를 만나면...다시 아픈 상처가 돋아나지 않겠느냐?
구추:....
유리가 잠시 회한이 젖는 듯 싶은데
그런 유리를 바라보는 해명의 시선.
유리: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태자와 할 말이 있으니..다들 물러가 있거라.
배극과 구추..연비와 태천 괴유등 신하들이 물러가면
해명만이 남는데..
잠시 침묵이 흐른다.
유리: 그 아인...어찌 되었는지 아느냐?
해명: ...무휼 말입니까?
유리: ...
해명: (잠시 망설이다가)
그때 졸본으로 오는 길에 산중에 농사를 짓는
부부에게 맡겼습니다.
유리: 그 후엔..찾지 않았느냐?
해명: 다시 갔을 땐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유리: ...
해명: 지금이라도..찾으시겠다면
소자가 행방을 수소문 하겠습니다.
유리: 아니다.
대천관의 계시가.. 내 이 가슴에 선연한데
그 아일 찾아서 어쩌겠느냐?
그것이...나와 그 아이의 운명이니...
그만 잊겠다.
해명:...
32.국내성 전경 (낮)
33.미유부인 처소 (낮)
상가와 명진이 시녀의 안내를 받으면서 들어오면..
상가를 맞는 미유부인과 여진.
미유: 어서 오세요..
상가: (예를 갖추고)...
미유: 자...앉으세요.
미유와 여진 상가가 자리에 앉고..명진은 한쪽에 서 있다.
미유: 소식 들으셨습니까?
상가: 제 수양아들인 배극이 졸본성 태수가 된 것 말입니까?
미유: 예.
폐하께서...해명태자의 모든 권한을 박탈 하셨다지요.
상가: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미유: 내 오늘 상가를 뵙자 한 것은 상가께 청이 있어섭니다.
상가: 말씀하십시오.
미유: 내 비록..배 아파 낳은 자식은 아니나..해명태자도 내 아들입니다.
폐하께선..권한을 박탈 한 것으로
해명태자의 과오를 덮으려 하실 것이나
국내성에 있는 각부족의 대가들은 그렇지가 않겠지요?
상가: ...
미유: 상가께서..대가들을 잘 설득하여
해명태자의 잘못을 용서해 주세요.
상가:(입가에 묘한 미소를 띠고 미유와 여진을 보는데)...
34.궁궐 일각 (낮)
상가와 명진이 나오며..
상가: 저것이 미유부인의 본심이라 보느냐?
명진: 아닙니다.
미유부인의 본심은...해명태자를 끌어내리고
여진왕자를 태자로 만들 생각이 아니겠습니까?
상가: (미소를 띠고)..맞다.
누구라도...미유부인의 본심을 읽을 수가 있지.
뻔한 속내를 감추지도 못하면서..
야심은...큰 여자가..미유부인이야.
명진: 미유부인과 손을 잡으실 겁니까?
상가: 심약한 여진왕자를 태자로 앉히면..나쁠 것이 없지.
배극이 유리의 마음까지 얻고 있으니
머지않아..우리 비류부의 세상이 열리겠구나.
상가의 입가에 떠오르는 회심의 미소..
35.국내성 궁궐 일각 (낮)
세류가...일각을 걸어가는데.. 시녀인 남조가 뒤따르며..
시녀: 공주님..제발..이러지 마십시오.
폐하의 허락도 없이 졸본으로 가신다니요.
안됩니다. 가실려면..절 죽이고 가십시오.
세류: 그럼 날더러 어쩌란 것이냐!!
해명오라버니가 그 지경에 처했는데..날더러..예서
지켜만 보고 있으란 것이냐!!
남조: 공주님!!...
세류: (답답해서 어쩔 줄 모르는데)..
36.졸본성 인근 숲속 (낮)
해명과 배극이 선두에서 말을 달린다.
뒤따라 달려가는 연비와 괴유 두치.
해명이 도망가는 노루를 향해 활시위를 당긴다.
하지만 화살은 빗나가고 노루는 달아나는데..
해명 다시 활통에서 화살 꺼내려다 그만둔다.
배극: (노루가 달아난 쪽을 보며)아직 멀리 도망가지 못했습니다.
해명: 그만 됐소.
해명이 말고삐를 돌리면.. 배극 역시 말고삐를 돌리는데
연비와 괴유 두치가 뒤따른다.
배극: 태자님 활솜씨는 고구려 최고라 들었는데..
일부러 안 맞추시는 겁니까?
해명: (씩 웃고)대소왕의 심장이라면 모를까
그깟 노루는 잡아서 뭘 하겠소.
배극: 고구려는 부여를 상국으로 받들어야 합니다.
대소왕을 향해 화살을 겨눴다가는 큰일이 나지요.
해명: 난...단 한번도 부여를 상국으로 받들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소.
내게..부여는...적일 뿐이오.
배극: (당혹스럽지만 애써 내색않고 어색한 미소)..
해명이 앞서가고 그런 해명을 보는 배극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37.숲속 일각 (낮)
천막이 처져 있고 술상이 차려져 있다.
곳곳에 경계를 서는 군사들이 있고..
해명과 배극 연비와 괴유..두치등이 술을 마시는데..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술잔을 들고 서 있다)
배극: 폐하의 노여움을 풀려면
폐하 가까이 계셔야 되질 않겠습니까?
해명: 내가 졸본성에 있는 것이 부담이 되시오?
배극: (당황)저는 다만..태자님을 위해서 드린 말씀입니다.
해명: 난...졸본이 좋소.
여긴...내가 태어난 곳이고...
내 젊은 날에 추억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오.
태수한테 짐이 안되도록 애쓸 것이니
날...부담스러워 마시오.
배극: 부담이라니요. 당치 않으십니다.
제 권한 내에서라면
무엇이든...태자님을 도울 것입니다.
해명: 고맙소.
배극: 하지만...한가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해명: ...?
배극: 졸본성의 군권은 제게 있음을 명심해 주십시오.
해명: ...
배극: 지난번처럼...태자님께서 군사를 움직여
부여와의 분쟁을 만드는 절대로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명: (씁쓸한 미소를 띠고)
알았소..태수의 말을 명심하겠소.
나도 태수께 청이 하나 있소.
배극: 말씀하십시오.
해명: 내 직접 주변국의 정세를 살펴보고 싶소.
배극: 주변국이라 하심은?
해명: 한나라와 황룡국을 둘러 보고 싶소.
배극: (의외의 청에 다소 당황스러운데..)...
이때 배극과 두치의 시선이 잠시 교차하면
두치..눈빛으로 안된다는 뜻을 전하는데..
배극 잠시 말없이 고민하다가..
배극: 태자님께서 분쟁만 만들지 않겠다 약조하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군사들중 무예가 출중한 자들을 선별하여 태자님을 호위할..
해명: 아니오.
날 호위할 자는 괴유면 족하오.
배극: (한쪽에 서 있는 괴유를 보는데)..
38.소도 일각 공터 (낮)
무휼과 마로가 목검을 들고 대련을 하고 있다.
무휼이 마로를 공격하면 마로는 무휼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한데..
괴유: (소리)이런 한심한 놈들!!
그걸 대련이라고 하는 것이냐!!
무휼과 마로가 돌아보면..한쪽에 해명과 괴유가 서 있는데..
해명을 본 무휼과 마로 놀라는데..
괴유: 어서 태자님께 예를 갖추지 않고 뭘 하는것이냐!!
무휼과 마로 얼른 해명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는데
해명: 일어나거라.
두 사람 해명을 쳐다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해명: 따라 오너라.
해명이 돌아서서 한쪽으로 가면..무휼과 마로의 얼굴이 굳어지고
마로는 사색이 되는데...
마로: 참군님...어디로 가는 겁니까?
괴유: 네놈들 때문에 태자님게선..졸본태수에서 물러나시고
태자로서의 모든 권한을 박탈 당하셨다.
죄를 졌으면..벌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냐.
마로: ..주...죽는 겁니까?
괴유: 네 놈들 죄를 생각하면..백번 죽어 마땅하지.
빨리 따라 오너라.
괴유도 해명이 간쪽으로 가면
마로:(거의 울상이 되어)..무휼아..
무휼:(긴장된 얼굴로 따라가는데)...
39.혜압의 산채 (낮)
혜압과 해명이 있다.
혜압: 태자님께 큰 누를 끼쳤는데..
다시 데려가면...짐이 되지 않겠습니까?
해명: 아니다. 오히려 그놈들 덕분에 짐을 덜었어.
태자로서의 모든 책임을 벗어 던지고
맘 편하게..세상 구경을 하게 됐으니 벌이 아니라
상이라도 줘야지...
혜압: ...
해명: 무휼한테..세상 구경을 시켜 주고 싶다.
태어나..본 것이라곤...소도안 신묘와
졸본땅 밖에 없으니 세상 구경을 하는 것이
그놈한텐...제일 큰 상일거야.
40.기린굴 일각 (낮)
말을 타고 있는 해명과 괴유. 무휼과 마로 또한
말을 타고 해명과 괴유를 뒤따르는데..
41.들판 (낮)
해명과 무휼 일행이 말을 타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42.숲속(밤)
모닥불이 피워져 있고..모닥불 주위로..해명과 괴유
무휼과 마로가 앉아서 고기를 뜯고 있다.
모닥불 위로는 사냥을 해서 잡은듯 보이는
고기가 구워지고 있는데...
해명: (무휼과 마로에게)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아느냐?
마로: 참군님께서...한나라와 황룡국으로 간다고 하셨습니다.
해명: 아니다.
우린 부여로 갈 것이다.
해명의 말에 괴유와 무휼 마로가 놀라는데..
괴유: 태자님.
부여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만에 하나..태자님의 신분이 발각이라도 되면..
해명: 그래..목숨을 걸어야 겠지.
허나 내 직접 적의 심장부로 들어가 정세를 살피고 싶다.
(무훌을 보고)두려우냐?
무휼: 아닙니다.
저도 부여에 가 보고 싶었습니다.
해명: 다행이구나.
부여땅에선...잠행을 해야 하니
앞으로 날 태자라 부르지 말거라.
마로: 그럼 뭐라 부릅니까?
해명: (잠시 생각하더니)..
형님이 좋겠구나.
어디 한번 불러보거라.
마로: ..소인이 어찌..감히 태자님께...
해명: 괜찮다. 어서 불러 보거라.
무휼: ...형님..
해명: (미소띤 얼굴로 무휼을 보고)....
형님이라 부르니...듣기 좋구나.
무휼: (무안한 듯 모닥불로 시선 돌리고)...
(시간경과)..
모닥불 주위로 괴유 무휼과 마로가 잠들어 있는데
무휼..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눈을 떠 보니..
약간 떨어진 곳에 해명이 자지 않고 있다
무휼 그런 해명을 보는데 해명도 무휼을 본다
해명: 잠이 안오느냐?
무휼: (일어나 해명에게 간다)...
뭐 하나..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해명: 말해 보거라.
무휼: 저로 인해 큰 곤경에 처하셨는데
저같이 미천한 놈을 왜 살려 주신 것입니까?
해명: (미소띤 얼굴로 무휼을 바라보는데)..
난 고구려의 태자다.
내게 있어..고구려의 백성은 모두..자식과 같다.
아비가..위험에 처한 자식을 구하는데는..아무런 이유가
있을 수 없지.
답이 됐느냐?
무휼: ...
해명: 혹...부도에 대해 들어봤느냐?
무휼: ...아닙니다.
해명: 네가 신묘에서 본 주몽폐하의 아버지..
그 아버지에 아버지가...사셨던 광할한 땅이다.
주몽폐하께서..평생 꿈꾸셨던 것이
잃어버린..땅...부도를 되?는 것이였어.
무휼: ...
해명: 지금은 고구려가...부여와 한나라의 기세에 눌려 있다만
나 역시...언젠가는 부도를 되찾는 것이 꿈이다.
무휼이 네가..나와 함께...그 꿈을 이뤘으면 좋겠구나
무휼: (해명 앞에 무릎을 꿇는다)..
태자님께선 이미 제 목숨을 구해 주셨습니다.
소인 미력이나마 목숨을 받쳐...태자님의 꿈을 이루시는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해명: (미소띤 얼굴로 무휼을 보고)..잊지 말거라.
너와 내가...힘을 합하여...되찾아야 할 땅...
그것이 ...부도다.
무휼: (비장한 얼굴로 해명을 바라보는데)..
43.부여성 외경
44.부여성 저자거리 (낮)
수많은 행인들이 오가는 거리,
물건을 흥정하고, 사고파는 사람들의 모습
졸본의 저자거리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크고 번성한데
저자거리 일각으로 변복을 하고 있는 해명과 무휼..마로와 괴유가
걸어가고 있다.
마로 그 분위기에 눌려.. 주눅이 든 얼굴인데..
무휼 역시 두리번 거리면서 저자거리를 구경하는데..
이때 행인들 사이로..연이 걸어가고 있다.
문득 연을 본 무휼이 놀라는데..
행인들 사이로 걸어가는 연의 뒷모습.
무휼이 연 쪽으로 뛰어가면..의아한 눈빛으로 보는
해명과 괴유..마로..
마로: 무휼아..
무휼이 돌아보지 않고 연이 간 쪽으로 달려간다.
45.골목일각 (낮)
무휼이 달려오면...연이 보이지 않는다.
무휼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사방을 찾아 보지만
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46.저자거리 일각 (낮)
무휼이 해명쪽으로 오면..
괴유..당황한 얼굴로 주위를 의식하며..
괴유: 무슨 일이야?
아는 사람이라도 본거야?
무휼: ..아닙니다.
괴유: (목소리를 낮춰서)야 이놈아.
눈에 띠는 행동 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냐?
무휼: (해명에게 머리를 숙이며)..송구합니다.
해명: 됐다. 그만가자.
해명과 무휼 일행이 저자거리 일각으로 가는데..
47.노예시장 (낮)
경매를 위한 단상이 마련되어 있고..
그 앞으로 노예를 사기 위해 온 상인들과
귀족들..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데..
그 중에 마황과 공찬도 있다.
건장한 체구에 사내들..그리고 미모에 여자 노예들이 있는데..
노예상: 다음.
노예상이 외치면 단상으로 끌려 나오는 여자 노예.
허름한 옷차림이지만...눈에 띠는 미모다.
노예상: 자..이번엔..흉노에서 온 계집입니다.
말은 안통해도...워낙에 영리하여
금새 우리 말을 배울 겁니다.
제일 중요한 사실!!...사내의 손을 타지 않은
깨끗한 처녀라는거.
자...은전 오십냥부터 시작합니다.
이때 마황이 손을 든다.
노예상: 마황방주님이 오십냥.
또 없습니까?
이때 한쪽에서 마로가 손가락 여섯 개를 편다.
노예상: 예...육십냥 나왔습니다.
마황...힐끔..마로를 보는데..
마황: (공찬한테)..첨보는 놈인데..
공찬: 저도 첨입니다.
마황: (노예상을 향해 손가락 일곱 개를 펴 든다)..
노예상: 예..마황방주님이 칠십냥!!
이때 마로가 슬쩍 옆을 보면..
마황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 해명과 괴유..무휼이 있다.
해명이 주먹을 쥐는데..
마로: (주먹을 쥐고 손을 든다)
노예상: 예..백냥..백냥 나왔습니다.
또 없습니까?
마황: (그런 마로를 보고 열받는)..이런...씨..
마황..한 손은 주먹을 다 쥐고..다른 한 손은 손가락을
다 펴서..손을 드는데..
노예상: 예..백오십냥!! 마황방주님이 백오십냥!!
또 없습니까?
마로가 슬쩍 고개를 돌려 해명을 보면
해명이 고개를 젓는다.
마로..노예상을 보고 고개를 젓는데..
노예상: 예..백 오십냥에 마황방주님께 낙찰 됐습니다.
마황이 일그러진 얼굴로 마로를 노려보는데..
마황 공찬을 보고 눈짓을 하면
공찬이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공찬이 한쪽에 있는 사내들에게 눈짓을 하면
사내들 마로쪽으로 움직인다.
공찬과 사내들 마로 옆으로 다가서고
공찬이 마로 옆구리에 단검을 대는데..
마로: (허걱 놀라고)..왜 이러십니까?
공찬: 입닥치고 따라와.
마로: (겁에 질린 얼굴로 해명쪽을 보는데)..
해명이 미소띤 얼굴로 바라본다.
48.노예 시장 옆 공터 (낮)
공찬과 사내들이 마로를 끌고 오면...마황이 있다.
마황..느닷없이..마로의 뺨을 후려 갈기고
마로의 멱살을 잡는다.
마황: 너 뭐야?
어디서 온 놈이야?
마로: ...
마황: 숨통 끊어 놓기 전에 빨리 말해 자식아!!
해명: (소리)그만하거라.
마황이 돌아보면..해명과 괴유..무휼이 서 있고..
해명을 본 마황이 경악한다..해명 씩 웃으며
해명: 내가 장난 좀 친다는 것이 자넬 화내게 했나보군.
마황: 태자님!!
해명: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 이르는데)...
마황: (당황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는데)..
49.마황의 집무실 (낮)
해명과 마황이 있고..한쪽에 괴유와 무휼 마로가 있다.
마황: 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태자님께서..부여엔 어인일로..
해명: (태연하게)구경하러 왔네.
언젠가..부여를 치자면...적을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마황: (미치겠다)..지금..농담을 하실 때가 아닙니다.
태자님께서 부여와 와 계신것이 발각되면
그땐 끝장입니다.
해명: 그러니..자네가..날 도와줘야겠어.
마황: 예?
해명: 우리가...부여에서 지낼 동안
자네가 우리 신분을 보장해 줘야겠어.
마황: (미치겠다).....
해명: 그리고 또 하나.
자네 입으로 말했던 부여의 흑영 양성소..
내가 그곳을 둘러 볼 수 있도록 주선해 줘야겠어.
마황: (경악)..차라리..절더러..죽으라 하십시오.
저도...겨우..부여땅에 자릴 잡았습니다.
신분을 보장해 드리는거야...어찌 어찌하면..해 볼 수 있겠지만
흑양양성소를 둘러보게 해 달라니요?
그건 제 능력으론 불가능 한 일입니다.
해명: (씩 웃고)..자네 능력에 한계는 없는 줄 아는데..
마황: 태자님!! 제발..
해명: 좋아...자네 능력이 발휘될 조건을 걸어보지.
마황: ...
해명: 내가 태왕이 되면...지금 비류부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성의 상권을 자네한테 넘겨 주겠네.
마황: (흔들리는 눈빛)..
해명: 어떤가? 이만하면 없던 충성심까지 생기지 않는가?
마황: (씩 웃으며)충성심에다..
존경심까지...생깁니다. 알아보겠습니다.
(무휼과 마로를 보고)..누굽니까?
해명: 날 수행하는 시종들일세.
50.마황의 집 전경(밤)
51.마황의 집 무휼의 숙소(낮)
한쪽에 마로가 잠들어 있고...무휼은..깨어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무휼의 얼굴위로
저자거리에서 스치듯 사리진 연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52.부여성 앞 (낮)
군사들이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있는 부여성 앞
먼 일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해명과 괴유..무휼과 마로의
모습.
53.부여성 일각 연무장 (낮)
부여의 기마병이 훈련하는 모습..
멀리 숲 속에서 해명과 괴유 무휼과 마로 등이 그 모습을 지켜본다.
54.마황의 집무실 (낮)
마황과 해명 괴유가 있다.
해명: 알아봤나?
마황: 예.. 한달에 한번 흑영양성소에 식량을 공급하는
상단이 있습니다.
상단 일꾼으로 위장해서..들어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건..그뿐이고
나머진 태자님께서 알아서 하셔야 합니다.
해명: (씩 웃고)그만하면 됐네.
역시 자넨....장사꾼으로 머물긴 아까워.
어떤가? 내가 태왕이 되면...자넬...신하로 쓰고 싶은데..
마황: 관심없습니다.
약조하신대로..비류부 상권이나 넘겨주십시오.
해명: ...
55.들판 (낮)
서너대의 마차에 곡식이 가득 실려 있고
마차를 끌고 가는 일꾼 중에...해명과 괴유가 있는데..
해명과 괴유..긴장된 얼굴이다.
56.마황의 상단 마당 (낮)
상단 마당 일각에서 무예를 수련하고 있는 무휼과 마로.
무휼과 마로 상의를 다 벗은 채
목봉을 들고 봉술 훈련을 하고 있는데..
무휼의 목에 목걸이가 걸려 있다.
이때 마황이 공찬과 함께 지나가다가..그런 무휼과 마로를
보는데..마황 지나갈려다 말고..문득 걸음을 멈추고
무휼에게 다가간다.
마황: (무휼의 목걸이를 손으로 만져 보며)..
너...태자님을 모시는 시종이라 했냐?
무휼: (마황의 손을 뿌리치고)그렇소..우린 졸본 군영의 군인이요.
마황: 이 목걸인 어디서 난거야?
무휼: 부모님이 남겨 주셨소.
마황: (빤히 무휼의 얼굴을 쳐다 보는데)..
무휼: ?
마황과 공찬이 한쪽으로 간다.
두사람 걸어가면서..
공찬: 왜 그러십니까?
마황: 저 목걸인..고구려 왕족만 차는 건데..
공찬: 예?
마황: (뭔가 의혹에 찬 눈빛)...
57.흑영양성소 입구(밤)
상단의 마차가..흑영양성소 입구에 도착한다
인솔자를 제외한 모든 일꾼들이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있다.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는 군사들.
상단을 이끌고 온 사내가..군사들에게 신분을 증명하는
패를 보이면...군사들...일꾼 하나 하나를 살펴 보는데..
안대를 하고 있지만 긴장한 해명과 괴유의 모습.
마차가 흑영 양성소 안으로 들어간다.
58.흑영양성소 안(밤)
마차가 흑영양성소 일각을 간다.
해명 슬며시 안대를 풀고..흑영양성소 안을
살펴 보는데..곳곳에 군사들의 경계가 삼엄한 모습.
59.흑영양성소 일각 (밤)
마차가 일각에 와서 서면..
인솔자: 자..안대를 풀어라.
해명과 괴유 등 일꾼들이 모두 안대를 풀면..
인솔자: 짐을 하차해라.
혹...쓸데없는 짓을 하다 적발이 되면
쥐도 새도 모르게...죽는 곳이다.
숨소리도 내지 말고 빨리 끝내거라.
일꾼들이 마차에 실려 있는 곡식을 부린다.
해명과 괴유가 곡식을 나르다가
주위를 살피면서..일각으로 빠져 나가는데..
60.흑영양성소 일각 (밤)
해명과 괴유..조심스럽게 경계를 서는 군사들의
시선을 피하면서...흑영 양성소 안을 살펴보는데..
이때 일각에 수십명의 흑영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수십명의 흑영들이 앉아있고..그 앞에 교육을 담당하는
교관이 있다. 흑영들 중에는 여자들도 있는데..
교관: (도진을 보고)
만독불침지체란 말이 있다. 무슨 뜻이냐?
도진: 세상의 어떤 독도 침범하지 못하는 신체를 말합니다.
최상의 독공을 수련하거나..미량의 독을 장복하면..
독에 대한 내성이 생겨 어떠한 독도 침범할 수 없습니다.
교관: 이건..무색..무취..무미의 독으로..
맛도 색깔도 냄새도 없는...가장 치명적이라는..고독이다.
흑영들, 긴장한 얼굴로 교관이 들고 있는 대나무 통을 보는데..
교관: (도진을 보고)고독을 어찌 얻느냐?
도진: 지네와 뱀..두꺼비..석척(도마뱀)..갈(전갈)등 맹독을 지닌
동물과 충을 모아..한 상자에 넣고..
밀봉하여 땅속에 묻습니다.
그런 다음..수일 후..상자를 열어보면...
약한 놈들을 잡아먹고..가장 강한 놈 하나가 살아남습니다.
그것이 최강의 독수인..고(蠱)입니다.
교관: (미소를 띠고)..제법이구나.
도진: ...
교관: (일각을 향해)끌고 와라!
한쪽에서 군사들이 사내 두어 명을 끌고 온다.
발버둥 치면서 끌려오는 사내들.
공포에 질린 얼굴로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는데..
교관: 이건...살아남은 고 중..두꺼비에서 빼낸 독이고..
이건...전갈에서 추출한 독이다.
(도진을 보고) 앞으로 나와라.
흑영들 사이에서 도진이 앞으로 나오는데..
교관: 죽여라.
도진: (무표정한 얼굴로 겁에 질린 사내들을 보는데)
사내들: (겁에 질려서)..살려주십시오..살려주십시오(이민족이면..)
도진이..독침이 들어있는 대나무 통을 들어
사내를 향해...입으로 불어서 독침을 발사한다.
그리고 다른 대나무 통을 들어서..다른 사내에게
발사를 하는데..
교관: (흑영들을 향해)..잘봐라.
이놈은.. 두꺼비독. 이놈은...지네의 독이다.
잠시 후..독침을 맞는 사내들...부르르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지는데..
한 사내가...죽은 듯 의식을 잃고
다른 사내는 경련을 일으키며...계속 고통스러워한다.
무표정한 얼굴로 사내들을 바라보는 도진.
일각에 몸을 숨긴 채로..그 모습을 바라보는 해명과 괴유의
시선.
경련을 일으키며 고통스러워하던 사내마저
숨을 거두는데..
괴유: 산 사람으로...독의 효능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놈들입니다.
해명: ...(굳은 얼굴로 바라보는데)..
61.마황의 집무실(낮)
마황이 자리에 앉아서..은전을 세고 있는데..
이때 공찬이 급하게 뛰쳐 들어온다.
공찬: 방주님!! 큰 일 났습니다!!
마황: ?
62.마황의 상단 마당 (낮)
일꾼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마황: (소리)의원은 왜 안와! 빨리 데려 오란 말이야!
마로가 한쪽에서 서성이면..무휼이 다가서는데..
무휼: 무슨 일이야?
마로: 저번에 노예 시장에서..산...노예 있지?
무휼: ?
마로: 마황방주가 비싸게 주고 산 흉노족 여자 노예 말이야.
자진 할려고 약을 먹었데.
무휼: ...
이때 마당일각으로 노인과 연이 들어온다.
공찬의 안내를 받으며 일각으로 가는 노인과 연.
무휼이 연을 보고 놀라는데...
63.상단 일각(노예숙소) (낮)
여자 노예가 의식을 잃은 널부러져 있고..
마황이 안타까운 얼굴로 있는데..
이때 노인과 연이 들어온다.
노인과 연이 널부러져 있는 여자 노예를 살피는데..
마황: 제발 좀 살려주시오.
이년이 이거...아주 비싸게 주고 산 노옙니다.
노인: 아무리 노예라지만...사람 목숨을 돈으로 따지나?
마황: 노예를 돈으로 따지지..뭘로 따진단 말이오!!
노인: (마뜩찮은 시선으로 마황을 보고 연에게)..
어떠냐?
연:.. 독약을 먹은 듯 싶습니다.
노인: 일단..토하게 해야겠다.
노인이 침을 꺼내서 널부러진 여자 노예에게
침을 놓는데..
노인이 침을 놓으면..의식을 잃고 있는 여자노예가..
푸하고..숨을 토한다.
연이..그런 여자의 입에다..무언가 약을 먹이는데..
잠시후 토악질을 하는 여자 노예.
연이..여자노예의 등을 두드려서.토악질을 돕는다.
이때 일각에서 그런 연을 바라보는 무휼의 시선.
연은 그런 무휼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이마에 땀까지 흘리면서 등을 두드리는데..
토악질을 마친 여자 노예가 다시 널부러 지면
노인: 네가 침을 놓거라.
연: 예..
연이 널부러져 있는 여자 노예한테 침을 놓는다.
한쪽에서 그런 연을 바라보는 무휼의 시선.
진지한 얼굴로 침을 놓는 연의 모습을 인상깊게 바라보는데..
64.마황 상단 일각 (낮)
연과 노인이 있고 마황과 공찬이 노인을 배웅한다.
마황: 애쓰셨습니다.
연: 정신을 차리면 마즙 이외엔 당분간 아무것도 먹이면 안 됩니다.
공찬: 알았소.
노인과 연이 밖으로 나가는데..
일각에서 그런 연을 바라보는 무휼의 시선.
65.저자거리 (낮)
노의원과 연 걸어가는데..
노의원: 목숨을 구하고도..편치 않은 모양이구나.
연: 마음의 병을 고치지 않으면
기력을 찾는다 해도 또다시 자진을 할 듯 보였습니다.
노의원: 잘봤다. 노예로 사는것이..죽기보다 싫은게지.
연: (착잡한데)...
이때...멀찍이 떨어져서...그런 연과 노인을 뒤따라
가는..무휼.
66.의원일각(낮)
노인과 연이 환자들을 보고 있다.
행색이 초라한 환자들이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노인과 연이 순서대로 환자들을 살피고 있다.
이때 의원 일각에서 그런 연을 바라보는 무휼의 시선.
노인:(연을 보고)..이젠..니가..보거라.
연:아직 병자가 많습니다.의원님은요?
노인:..난..고단해..못보겠다. 술이나 한잔 해야지.
연:술도 과하시면..독이라했습니다.
노인:(씩 웃고)걱정도 과하면 독이다.
노인이 한쪽으로 사라지면..연이 병자들을 보는데..
연:다음 들어오세요.
이때 연 앞으로 다가서는 무휼..
연 앞에 앉는데..
연이..무휼을 보지도 않고..침구를 챙기면서
연:어디가 아프세요.
무휼:..
연이 고개를 들어 무휼을 보는데..
무휼을 보고 경악한다.
무휼:(손을 가슴에 대고 있는데..)..
연:....
무휼: 여기가..아픕니다.
연:....(당황한 눈빛)....
이때 의원으로...서너명의 군사(탁록의 사병)들과
집사 한명이 들어오는데..
집사가 연을 보고
집사: 아가씨.
연이..집사를 보면...난감한 표정이 되는데
연이 집사에게 다가가고
연:(낮은 목소리로)무슨 일이예요?
집사:(연을 보고)모셔 오라십니다.
연:..병자들 기다리는거 안보이세요?
치료 끝나면 간다 하세요.
집사:안오시겠다면 강제로라도...데려오라 셨습니다.
모셔라.
사병들이 연 앞으로 다가서는데..
무휼이 놀라고
연:알았어요. 갈테니...물러나세요.
(기다리는 병자들을 향해)
오늘은 더 보기가 어려우니..다른 날 오셔야겠어요.
연과...집사 그리고 군사들이...의원밖으로 나가는데
마치..연행이라도 되는 듯한 느낌인데..
그런 연을 보는 무휼..
연이 밖으로 나가면서..그런 무휼과 시선이 마주치는데..
67.저자거리 일각(낮)
탁록의 사병들과 집사가 연과 함께 걸어가고 있고
그 뒤를 따라가는 무휼.
어찌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한데..
하지만 결심을 굳힌듯.
무휼이 갑자기 연을 향해 돌진을 한다.
무휼..사병들과 집사를 순식간에 후려차고
연의 손을 잡아끌고 뛰어간다.
놀란 연이 엉겹결에...무휼에게 이끌려서 가는데..
붐비는 행인들 사이를 연을 끌고 달려가는 무휼.
68.골목길(낮)
연을 끌고 온 무휼. 골목길 일각으로 몸을 숨기면서
뒤를 의식하는데
집사와 사병들을 따돌린듯 싶은데...
무휼이 가쁜 숨을 참으며...연을 본다.
무휼:괜찮으십니까?!!
연:.....(느닷없이 무휼의 뺨을 후려친다)..이게 무슨 짓이예요!!
무휼:....!!
무휼..멍한 얼굴로 연을 보는데..
연이 차갑게 무휼을 바라보다...골목길을 빠져 나가는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런 연을 바라보는 무휼의 시선.
69.부여궁 일각(낮)
연이 병자를 볼때와는 전혀 다른 화려한 공주의 옷을
입고 일각으로 가면..탁록이 기다리고 있다.
연:(화난 얼굴로)봐야 될 병자가 잔뜩 남았는데
이러시면 어떻해요.
탁록:(미소띤 얼굴)..폐하께서..널 보자시는데 어쩌겠느냐?
어서 가자.
탁록이 앞장을 서면..연..떨떠름한 얼굴로 가는데..
70.대소의 집무실(낮)
연과 탁록이...대소의 집무실로 들어서면..
대소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연을 보고
대소:어서 오너라!!
연:(역시 미소띤 얼굴로 예를 갖추고)..그간 강령하셨습니까? 폐하.
대소:내 너를 못봐서...많이 섭섭했다.
아직도...저자거리..병자들을 돌보고 있는 것이냐.
연: 폐하께서 안돌보시니..저라도 돌봐야지요.
탁록:(당황해서)연아.
폐하께..이 무슨 무례냐!!
대소:(호탕하게 웃으며)..아니네.
내 연이를 좋아하는 건...이런 당돌함 때문이야.
부여의 공주 신분으로...아무 스스럼없이
저자거리 병자들을 돌보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연:...
당찬 얼굴로 대소를 바라보는 연의 시선.
71.부여 저자거리 일각(낮)
무휼이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다.
자신의 뺨을 후려치던 연의 차가운 시선을 떠올리고
심란한 얼굴인데..
무휼이 마황의 상단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이때 저자거리 일각으로 십수명의 사병들과 집사가
나타나고..
집사:저놈이다!!
무휼을 본 사병들이 온다.
놀란 무휼이..한쪽으로 돌아서서 도망갈려하면
다른 한쪽으로도 사병들이 오는데
포위가 된 무휼의 절박한 얼굴에서 스톱모션.
. 바람의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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