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프러포즈 8회
[제 8 부]
S# 1. 병실(재원과 미영의 시선, 연결)
민석 (미영 손목을 나꿔채며, 버럭)그만햇!
연정 ......!
미영 (원망과 절망 가득한 글썽한 눈으로 민석을 보는데)......!
민석 (씩씩댄다)나를쳐! 이사람 죄 없으니까 나를 치라굿!
재원 (놀라서)민석아?!
미영 (뒷통수를 한대 크게 얻어맞은듯, 충격과 절망 뒤섞인 허탈한 표정, 떨리는 목소리로)당시인......!
민석 (눈에 보이는게 없는 상태다, 씩씩거리고)......!
연정 (당황스럽고)......!
재원 (난감한데)......!
S# 2. 병원 휴게실
미영, 허옇게 질린 얼굴로 앉아있다.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이 덜덜덜 떨리는데......
재원E (조심스럽게)이것 좀 드세요, 미영씨......
미영 (보면)......
재원 (종이컵 커피를 건내준다)......
미영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받는데, 마시지는 못하고 그냥 들고 있다)......
재원 (차마 옆에 앉지도 못하고 난감하게 보고 있는데)......!
미영 (천천히 힘들게)고생하셨어요. 들어가 보셔야죠......
재원 (안쓰러워서)미영씨!(하는데)
미영 (자존심 지키려 애쓰며)혼자 있고 싶어서요......
재원 (왜 아니겠는가! 돌아서 가면서도 씁쓸하다)......!
미영 (그렇게 부들부들 떨며 앉아있고)......!
S# 3. 동 병실
민석, 베개를 등에 받치고 침대에 기대앉아있고
파랗게 질린 채 불안해 어쩔 줄 몰라하며
연정 어떡해요, 많이 놀랐을텐데!
민석 (굳은 얼굴)......!
연정 어떡해......! (불안하고 마음이 괴롭다)
민석 (차분히)가서 좀 쉬어. 장례 치르느라 진 다 빠졌잖아.(하는데)
연정 지금 누가 누굴 걱정해요!
민석 일시적인 황달증세야, 좀 쉬면 바로 좋아진다니까 걱정마.
연정 (눈물 글썽, 애?게)얼마나 놀랬는데요! 이제 나한테 누가 있다구요!
민석 (뭉클하다! 연정 손을 다정하게 잡으며, 믿음직스럽게)언제까지나 같 이 있을거구, 항상 지켜준댔잖아. 불안해하지 마, 알았지?
연정 (그래도 불안하다)......!
S# 4. 동 휴게실
미영, 허깨비같은 표정으로 일어서는데...
파랗게 질린 연정이 어쩔 줄 몰라하며 머뭇머뭇 난감하게 다가온다.
미영, 퀭한 눈으로 연정을 보는데
연정 (난감하게 고개 숙인다)......!
미영 (그런 연정을 느낌으로 보는데)......!!!
연정 죄송합니다......
미영 (기막혀서 말도 안나온다)죄송이요?
연정 ......!
미영 (부들부들)길가다 남의 발등 밟았을 때, 어깨 부딪혔을 때 하는 말이 예요, 그말!
연정 ......!
미영 (그런 연정의 어깨를 스치듯 지나쳐 가버리고)...
연정 (난감하고 괴로운데)......!
S# 5. 도시의 거리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아름다운 도시의 거리를
미영이 허깨비같은 표정으로 걸어간다......
바쁘게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
어디를 보는지 알 수 없는 멍한 시선으로 걷고 또 걷는다......
인파 속을 걷느라 어깨를 부딪쳐도,
다른 행인들이 이상한 듯 돌아다봐도,
아무 감각도 없는 듯,
그렇게 걸어간다......
S# 6. 노래방 룸(저녁)
앞집남자, 발악을 하며 크라잉넛의 ‘말 달리자’를 부르고 있고
경수는 앉아서 적당히 박수는 쳐주지만,
이미 여러시간 째 시달린터라 지겨워 죽을 지경이다.
앞집남자, 세상고민 혼자 떠안고 산다는 듯 고래고래 악쓰는데...
남자 (마이크잡고 노래)사랑은 어려운거야 복잡하고 예쁜거지 잊으려면 잊 혀질까 상처받기 쉬운거야 닥쳐!(하는 순간)
경수 (벌떡 일어서서 짜증)확 갈라서버려! 사네 못사네 아주 들어주기도 지 겹다!
남자 (마이크잡고)닥쳐 닥쳐 닥쳐 닥치고 가만있어 우리는 달려야해 거짓 에 싸워야해 말달리자 말달리자
경수 아흐!(콜라 마시려는데 다 비었다, 벌떨 일어나며)마실거좀 가져올 게.(나간다)
남자 (그러거나 말거나 고래고래 꽥꽥)말달리자, 말달리자, 말달리자!
S# 7. 노래방 카운터(저녁)
경수, 카운터 근처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고르느라 숙이고 있는데
풀이 팍 죽은 미영이 들어선다.
주인 어서오세요.
미영 (주저하는)... 혼자도 돼죠?
주인 그럼요, 5번 방으로 들어가세요.
미영 (경수가 보고 있는걸 눈치 못채고 룸으로 들어간다)
경수 (음료수 들고)얼래? 저 짠순이 아줌마가 웬일이야, 혼자서?
S# 8. 노래방 다른방(저녁)
미영, ‘바람아 멈추어다오’를 부르고 있다.
미영 (처연하게)해가 뜨면 찾아올까 바람불면 떠날 사람인데 행여 한맘 돌 아 보면 그대 역시 외면하고 있네 바람아 멈추어 다오......
S# 9. 동 복도(밤)
콜라 들고 경수, 지나가는데
미영E 세월 가면 잊혀질까 그렇지만 다시 생각날껄 붙잡아도 소용없어 그대 는 왜 멀어져 가나 바람아 멈추어 다오...
경수 (창문으로 들여다보며)쯧쯧쯧, 칙칙하기는......!(지나쳐 자기 방으로 들 어가고)
S# 10. 노래방 룸(밤)
미영E 그토록 사랑하던 그 사람 잃어버리고 타오르는 내마음만 흐느껴 우 네. 그토록 믿어왔던 그 사람 돌아설 줄이야. 예전 에는 몰랐었네 진 정 난 몰랐네.
미영이 옆방에서 부르는 ‘진정난 몰랐네’ 희미하게 들려오는 가운데
앞집남자, 흑흑흑 흐느끼며 갖은 주접을 떨고 있는 중,
경수, 그 주접 다 받아주면서 아주 죽을 맛인데......!
남자 흑흑...... 지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결혼안해주면 죽겠다구 자살 소 동까지 벌였잖어, 그여자!
경수 (믿기지 않는듯)설마!(하는데)
남자 흑흑흑... (아주 결연한 표정!)그래, 사람 하나 살리자! 내 한몸 희생해 생명 하나 구하자! 원대한 결심으루다 결혼한 놈이야, 내가!
미영E (희미한 노랫소리)누구인가 불어주는 휘파람소리 행여나 찾아줄까 그 님이 아니올까 기다아리는 마음 허무해라...
남자 너두 알지? 내가 얼굴은 좀 딸려두 유머가 되잖냐. 흑흑... 충무로 있 을 때 나 좋다고 따라다닌 여자스텝들, 수도 없었다!
경수 (귀찮고 지치고)알았어, 알았으니까 제발 집에 좀 가자. 벌써 몇시간 째냐구우! 장사 안해?
미영E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 부르고 있다)아 저 하늘에 구름이나 될까 너 있는 그 먼 땅을 찾아나설까 사람아 사람아 내 하나의 사람아(하 는데)
남자 (속이 메슥거리는지 오묘한 표정으로 토할듯)우우윽.....!
경수 (크게 놀라서)왜,왜그래? (남자를 억지로 일으켜서 급히 끌고 나가며) 쫌만 참어, 쫌만! 이 앙-물어! 알았지?!
S# 11. 동 복도(밤)
경수, 금방이라도 토할것 같은 남자를 질질 끌다시피 낑낑매면서
미영이 노래하는 방앞을 지나는데
창문안으로 들여다보이는 미영, ‘난 괜찮아’를 고래고래 부르고 있다.
경수 (남자를 끙끙 끌고가며)앞뒷집끼리 짰냐, 오늘? (화장실쪽으로 끌고가 는데)
주인 (화들짝 달려나와)여기다 토하면 안돼는데!
경수 (짜증)알았으니까, 부축 좀 해요!(하는데)
남자 욱!(금방이라도 토할듯)
경수 (화들짝)삼켜! 이빨 앙-물어! 도로 삼켜!
주인 (끙끙 같이 부축해서 끌고 가고)
창문 안으로 보이는 미영,
목이 터져라 ‘난 괜찮아’를 깡총깡총 부르고 있다!
S# 12. 동 남자화장실 앞
경수, 식은땀을 닦으며 숨 돌리고
E 웩웩거리는 앞집남자 소리
경수 (큰 소리로)괜찮아?!(하는데)
E 변기 물내리는 소리...
남자 (비척비척 나온다)
경수 (부축하며)나 오늘 부로 사표 낼거니까 다른 알바 구해. (강조)아, 진 짜 돌겠다 형땜에!
남자 (말할 기운도 없어서 맘대로 하라는듯 손을 내젓고)
경수 (투덜투덜 궁시렁궁시렁 부축해서 걸어간다)
S# 13. 동 출입문앞(밤)
경수, 앞집남자를 질질 끌며 오다가
노래 마치고 나오는 미영과 마주친다.
멈칫 놀라는 미영, 당황해서 외면하고 얼른 나가는데,
앞집남자는 축 늘어져서 아무 정신이 없고...
경수, 어이그 이 칙칙한 아줌마야...! 하는 표정으로
남자를 부축해 따라 나간다.
S# 14. 밤거리
미영, 민망해서 총총 빠른 걸음으로 앞서 걸어간다.
경수, 남자를 끙끙 부축하면서 따라가고
경수 아줌마, 애들은 얻다두구 나왔어요?
미영 (발걸음 재촉하며, 내뱉듯)아영이네 있어요.
경수 (약올리듯이)아줌마, 뭔 일 있지?
미영 (멈칫... 걸음이 느려진다)......!
경수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지듯)진정난 몰랐네, 내 하나의 사랑은 가 고, 바람아 멈추어 다오... 뭐가 그렇게 칙칙해?
미영 (이 악물고 걸음 재촉하는데)......!
경수 (뒤에서 남자 부축하고 따라오며 장난스럽게 깐죽깐죽)아저씨 바람났 어? 이혼이라두 하냐구우?(하는순간)
미영 (매섭게 휙 돌아보는데, 그 눈에 서러운 눈물이 그렁그렁)......!
경수 (멈칫)어?(놀라는데!)
미영 (울컥 눈물 도로 삼키며, 휙 돌아서 빠른 걸음으로 가버린다)......!
경수 (혼잣말)진짜루 이혼하나?(무안한데)
남자 (고래고래)그래, 하자구 이혼! 하면 될거 아냐!
경수 (뭔가 찜찜한 기분으로 갸우뚱 앞집남자를 부축해 따라가고)......
S# 15. 병실앞(밤)
고PD, 오는데,
연정이 큰 보온병 담긴 쇼핑백 들고 막 병실로 들어가려는 중이다.
고 연정씨!
연정 (고PD 돌아보고는, 난감한데)......!
S# 16. 병원 휴게실(밤)
연정과 고PD, 찻잔 놓고 마주앉았다.
연정 (차분하고 단정하게 앉아있다, 눈은 내리깐채로)......
고 (보온병이 든 쇼핑백 보며)그건 뭐야?
연정 ......흰죽 좀 쒀갖구 왔어요.
고 아휴......! (머리가 아픈듯 이마를 짚는다)
연정 ......
고 (안타까워서)어쩔려구 그러니 증말?
연정 (시선 떨군채)......!
고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랬어! 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후배잖아. 두 사람 이러는거 나 진짜 쇼크다. 잘 생각해봐, 객관적으로 봐두 이건 연정씨가 밑지는 장사야.
연정 (시선 떨군채, 차분히)계산으로 시작한거 아니예요......
고 (간곡히)이런저런 일 겪구 지금 판단 흐려진거야. 오빠처럼 아버지처 럼 기댈 사람 필요한 거 아냐!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이쯤에 접어. 막 말루, 뭐가 아쉬워서 유부남이니? 연정씨 정도면 얼마든지 더 나은 사람 만날 수 있어!(안타까워서 강조)좋은 사람 만나!(하는데)
연정 (또박또박)좋은 사람이예요, 그분!
고 (말문 막힌다)......!
연정 (절절히)이런 느낌... 저 처음이예요, 선배!
고 (연정을 보는데)......?
연정 (담담히)사회 나와서, 한다하는 남자들 여럿 봤잖아요.
고 그래서?
연정 (차분히)능력있고 매너좋고 집안 훌륭하고... 근데, 뒤로 하는 짓들 한결같았어요, 저한테 바라는 것도 하나였구요......
고 (느낌으로 보는데)......!
연정 (강한 확신)그분은 달라요!
고 연정씨......!(하는데)
연정 (완강한)아무 계산 없이 마음 하나로만 시작했어요! 어떤 상황 닥쳐도 끝까지 의지하구 믿을 수 있는 남자예요!
고 (O.L)나이도 많고 애가 둘이나 딸렸어. 마누라두 있구!(하는데)
연정 (아주 괴롭게)사랑이... 맘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고 (안타까워서)그래서 어쩔려구? 결혼이라도 할래?
연정 (차분히, 또박또박)그분, 이제 저 없인 안된데요, 저도... 그렇구요!
고 ......!(난감하다, 말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느낌)
S# 17. 병실(밤)
민석, 곤히 잠들어 있는데
보온병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연정이 조용히 들어선다.
연정, 쇼핑백을 일각에 내려놓고
가습기 습도를 조절해주고,
민석 이마의 땀을 조심조심 닦아준다.
그리고, 민석옆 의자에 앉아서 잠든 민석을 느낌으로 본다......
연정, 민석 배위에 볼을 묻고 엎드리면서 민석의 커다란 손바닥 아래
조그만 자기 손을 밀어넣는다.
민석, 잠결에도 연정의 체취를 느끼면서 연정손을 꼭 잡아주고...
두 사람, 그렇게 손을 꼭 잡고 있는데......!
S# 18. 미영거실(밤)
미영, 거실 창문을 활짝 열어젖힌채 소파위에 웅크리고 올라앉았다.
가을바람이 제법 거세다.
바람이 들이쳐서 커튼자락을 휘날리지만
미영, 꼼짝도 않고 아주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8부 1씬. 민석이 미영의 손목을 잡고 버럭 소리지르던 장면.
6부 84씬. 미영이 말리는데도 그대로 뛰쳐나가던 민석.
7부 71씬. 민석이 미영에게 베개랑 티슈통을 던지며 소리치던 장면>
미영, 배신감과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는데......!
S# 19. 아파트 외경(밤)
서서히 새벽이 밝아오고......
S# 20. 미영거실(새벽)
소파에 앉아 깊은 고뇌로 밤을 꼬박 세운 미영,
마침내 어떤 결심이 선듯, 단호한 표정으로 이 악 물고 일어선다.
바람에 펄럭이는 거실커튼...
미영, 거실 창문을 닫고 돌아서는데
거실장 위 액자 가족사진 속에서 웃고있는 민석의 모습!
미영, 아주아주 차갑게 사진속 민석을 느낌으로 본다.
‘그래! 너 없으면 내가 못 살 줄 아니!’하는 심정으로
미영, 액자를 서랍 속에 넣고는 탁 닫아버리고......!
S# 21. 병실
벗은 환자복이 침대 위에 놓여있고
민석, 사복으로 막 갈아입은 참이다.
연정, 곁에서 가방 챙기면서도 마음이 안놓인다.
연정 (걱정스럽게)하루쯤 더 쉬면 안돼요?
민석 이제 괜찮아. 회사일도 너무 밀렸구... 내걱정 말구 들어가서 좀 쉬어, 피곤해보인다.
연정 (걱정에)정말 괜찮은거죠?
민석 (미소... 연정 손을 끌어당겨)연정이 힘들어 하는거, 그게 나한텐 더 힘들어.
연정 그래도!(걱정스럽게 촉촉한 까만 눈동자로 올려다보는데)
민석 (따뜻하고 신뢰감있게 토닥여주고)......!
S# 22. 미영욕실
미영, 욕실에 쭈그리고 앉아 힘차게 손빨래 하고 있다.
고무장갑 끼고 빨래대야에 걸쳐놓은 빨래판에다 빨래 북북 치대는데
E 현관문 열리는 소리...
미영, 멈칫한다......! 하지만 돌아보지 않는다.
씩씩하게 빨래 북북 치대는데
민석 (열린 욕실문 앞에서 옆모습 보인 채로, 나즉히)나 왔어......
미영 (빨래만 북북)......!
민석 (멈칫하다가 안방으로 들어간다)
미영 (돌아보지도 않고 빨래 북북)......!
S# 23. 동 안방
민석, 새 셔츠를 꺼내 갈아입고 출근할 준비를 한다.
마음이 무겁다......
S# 24. 동 거실
양복으로 갈아입고 안방을 나와 욕실앞 지나 현관 쪽으로 가려는데
미영 (욕실안에서 빨래하다 말고 돌아보지 않은채 씩씩하게)나좀 보구가!
민석 (돌아보는데)......!
미영 (고무장갑 벗어놓고 나온다)
민석 (미영을 보는데)......
미영 (당당하고 단호하게 소파에 앉는다)
민석 (천천히 마주 앉는다)......
미영 (씩씩하게 선언하듯)애들은 내가 키워!
민석 (놀란다)미영아......?!
미영 (또렷하게)당신만 나가면 돼! 난 여기서 애들이랑 살거야.
민석 ......!
미영 (자르듯)다달이 손벌리는거, 안할거야! 애들 학자금까지 쳐서 한꺼번
에 해줘!(마지막 카드를 내미는 심정인데)......!
민석 (순순히)알았어!
미영 (쿵! 뭔가가 내려앉는 느낌)......!
민석 (흔들리지 않을 바위처럼 묵묵히 앉아있다)......!
미영 (이 악물고, 애써 의연한 척 일어서며 선언하듯)됐어, 짐싸!!!
민석 (약간 당황)저기, 우선... 갈아입을 옷만 가져갈게.(하는데)
미영 (O.L의 느낌 강하게)아니! 전부 다 가져가,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지
금 당장!
민석 (좀 멍한 느낌으로 보는데)......!
미영 (차갑게)서류 준비되는 대로 얘기해!(욕실로 들어가버린다)
민석 (좀 멍한 느낌으로 앉아있고)......!
S# 25. 동 욕실
미영, 그래 너 없으면 누가 못살줄 아냐 하는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빨래방망이로 탕탕 쳐가면서 씩씩하게 빨래를 한다!
S# 26. 아파트 앞
민석의 옷가방과 책들, 책상 등이 실린 용달차가 출발한다.
민석차도 뒤따라 달려가고.
저만치서 종종걸음으로 오고있던 통장, 그 모습 보고 갸우뚱......!
경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면서...
경비 뭔일이여!(하는데)
통장 아니, 꽃비아빠 아냐?
경비 (갸우뚱)글쎄말여요......
유경 (저만치서 오고있다)
경비 (얼른)아이구 사모님, 꽃비네좀 가보셔요!
유경 왜요?
경비 어제는 그집 사장님이 실려가더니, 오늘은 짐까지 실어내네요? 12층
간다길래 난 또 앞집 또또네 건 줄 알았죠. 누가 꽃비넨 줄 알았나요.
유경 (놀라서)어머, 얘좀봐!(얼른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경비 (걱정스럽게 그 모습 본다)......!
통장 (호기심이 발동하고)어머머머머, 이상하네?!
S# 27. 미영주방
미영, 식탁에 밥상을 차리고 있다.
이 악물고 씩씩하게 밥상을 차리는데
급히 들어와 앉으며
유경 어떻게 된거야?
미영 (담담히)뭐가?
유경 니남편 짐 몽땅 실어냈다며?
미영 ......!(밥먹는다)
유경 (호들갑)어쩔려 그래? 진짜 이혼이라도 할래?
미영 (씩씩하게 밥을 국에 만다)......!
유경 (어이없는듯)넌 지금 밥 먹을 생각이 드니?
미영 응!(씩씩하게 밥을 퍼넣는다)
유경 너, 그렇게 감정적으로 처리할 일이 아니라니깐! 이혼하고 어떻게 살
려그래?
미영 (자신에게 하는 말)어떻게 살긴, 뭘 어떻게 살어? 잘살면 돼지! 여봐
란듯이 씩씩하게 살아줄거야!(푹푹 국 만 밥을 먹는데)
유경 (물정모르는 미영이 답답해서)뭘루 씩씩하게 살건데? 어떻게 씩씩하
게 살아? 솥뚜껑 운전만 10년 해본 아줌말 누가 취직이라두 시켜준
대? 노래방도우미들을 뭐 좋아서 그러구 사는 줄 아니?
미영 (듣기싫다)밥 먹을래? 찌개 맛있어!
유경 정 그러면, 남편이라 생각 말고 그냥 돈 벌어오는 기계다 생각해. 그
럼 되잖아!(하는데)
미영 (짜증)안먹을거면 니네 집에 가! 나 좀 자야겠어.(벌떡 일어선다)
유경 (답답해서)야, 미영아아!!!(하는데)
미영 (안방쪽으로 가다가, 할말 많은 얼굴로 돌아보며)너 그렇게 잘났니?
유경 (놀라서)어머, 얘 좀 봐?(하는데)
미영 (7부 33씬에서 철수의 데이트 현장을 목격한 일로, 할말이 많지만 참
는다)너나 잘 살어, 남걱정 하지 말구!
유경 (기막혀서)어머머머!(하는데)
미영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아버린다)
유경 쟤 왜저러니?(자존심이 몹시 상하고 불쾌하다)
S# 28. 유경주방
철수, 식탁 앞에 앉아 잘 차려진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가정부 아줌마, 찌개를 가운데 올려놔주는데
유경, 씩씩대며 들어온다.
철수 어서와, 밥먹어 당신!
유경 (씩씩대며 물부터 한잔 따라서 쭈욱 들이킨다)......!
철수 왜그래, 무슨 일 있어?(지은 죄가 있는지라 눈치를 살핀다)
유경 (털썩 앉으며 아주 짜증스럽게)미영이 말야!
철수 미영씨가 왜?
유경 이혼한다구 야단이잖아.
철수 (놀라서)이혼? 아니 왜?
유경 당신 후배, 여자생겼어!
철수 (크게 놀라서)이소위가?
유경 그래! 미영이 걔, 맹하니 단순무식하잖아. 보나마나 휘둘릴거 뻔해서
코치 좀 해줄랬더니 아주 사람 속을 박박 긁네! (짜증)아휴 나두 몰 라! 이혼을 하든 재혼을 하든 맘대로 하라 그래!
철수 누가 이혼소릴 꺼냈어? 이소위야 미영씨야?
유경 지남편 물불 안가리고 날뛰니까 열받아서 오케이 한거지뭐.
철수 (열변을 토하는)그럼 안돼지! 바람은 바람이구 가정은 가정이지! 이소 위 그렇게 안봤는데, 영 흐리멍텅하네......(하는데)
유경 (그런 철수를 ‘그래서 넌 그렇게 살짝살짝 딴짓하고 다니냐?’하는 표정으로 쏘아본다)......!
철수 (그제서야 찔끔... 살살 애교부리며 유경앞으로 국그릇 밀어준다)국이 아주 시원-하네! 우리 주말에 필드나 나갈까? 같이 나간지 한참 됐잖 아.
유경 (뾰루퉁해서 삐져있는데)......!
철수 (국 먹으며 딴청)음, 맛있네... 당신도 먹어.
유경 (뾰루퉁한 얼굴로 수저를 드는데)......
철수 (밥 먹으면서)내가, 이소위 만나서 얘기 한번 해?
유경 (뾰족해서)무슨 얘기? 바람은 바람이구 가정은 가정이니까 살짝씩만 피라구?
철수 (정곡을 찔려서 할말이 없다)무슨 말을 못하게 하냐......(궁시렁궁시렁)
유경 밥이나 드셔!
철수 (풀죽은)알았어.....(밥먹는다)
S# 29. 미영거실
꽃비 단비, 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미영, 핫케?과 우유 쟁반에 받쳐들고 와서 놓으며 마주앉는다.
미영 (씩씩하게 아무렇지도 않은척)아빠 방 봤지?
꽃비 (끄덕끄덕, 좀 시무룩하다)......!
단비 (천진난만)응.
미영 일땜에 회사 근처로 옮기셨어, 너무 바빠서... 대신 주말마다 오실거 야, 알았지?
꽃비 (약간 눈치챈)......!
단비 (천진난만)알았어!
미영 (꽃비를 보는데)꽃비 알았지?
꽃비 (불안한)주말엔 정말 오는거지?
미영 (밝게)그러엄!
꽃비 (좀 안심이 된다)......!(표정 조금 밝아지고)
미영 (밝게)자, 이제 맛있는 핫케? 먹자. 식기 전에 어서.
꽃단비 (동시에)네!(핫케? 먹는다)......
단비 맛있다!
꽃비 시럽 더줘 엄마.
미영 그래. (시럽 뿌려주고)우유도 마셔.
꽃단비 (우유 마시고, 핫케?을 맛나게 먹는다)......
미영 알았어.(애써 씩씩하게 마음 다잡는다)......!
S# 30. 은행VIP룸 앞
민석, 대출담당자인 후배와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참이다.
후배 선배가 신용 하난 확실하니까 특별히 해드린거예요, 원래 이렇게
급하게는 안되는거 아시죠? 액수두 너무 크구요...
민석 고맙다.
후배 나중에 술이나 한잔 사요. 아님 그 골프여행 상품 디씨좀 해주든가.
민석 그래, 연락해.(간다)
후배 (안으로 들어가고)
S# 31. 고수부지 조깅로
색깔 촌스러운 비메이커 트레이닝복 상하의를 갖춰 입고
아줌마들 즐겨쓰는 검은프라스틱썬캡(얼굴 전체를 가리는)에
하얀 장갑까지 낀 미영,
아줌마들 특유의 경보자세로 흰장갑낀 손을 어깨높이 까지 치켜들며
씩씩거리면서 힘차게 경보로 걸어간다.
유경E 뭘루 씩씩하게 살건데? 어떻게 씩씩하게 살아? 솥뚜껑 운전만 10년
해본 아줌말 누가 취직이라두 시켜준대? 노래방도우미들을 뭐 좋아서
그러구 사는 줄 아니?
미영, 잡생각 털어내려는듯 더 씩씩하게 걷고...!
S# 32. 미영주방
촌스런 싸구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미영,
막 운동을 끝내고 들어와 땀 닦으며 목말라 벌컥벌컥 물 마시는데
E 현관벨소리......
미영, 컵 내려놓고 현관으로 나간다.
S# 33. 동 현관
미영, 인터폰 액정 속을 보는데
민석이다.
올것이 온 듯, 쿵! 가슴이 내려앉는데......!
E 현관벨소리......
미영, 망설이다가 굳은 얼굴, 떨리는 손으로 현관 문을 열어준다.
민석 (들어선다)......!
미영 (민석을 본다)......!
S# 34. 동 거실
민석과 미영, 싸늘하게 소파에 마주앉았다.
테이블 위에 서류봉투 놓여있다.
민석 집등기서류랑 통장이야. 명의는 당신 앞으로 돌려놨구 통장에 말한 금액 넣어뒀어.
미영 (기가 막히다)......!
민석 ......!
미영 (떨린다)......!(애써 의연한 척 봉투를 열어보는데 이혼서류 나온다. 가슴이 내려앉는데)......!
민석 도장만 찍으면 돼.
미영 (애써 의연한척 이혼서류 훑어보는데, 친권이 ‘부’쪽으로 기재돼 있다, 깜짝 놀라)이거 뭐야? 애들 내가 키운댔잖아!
민석 애들은 당신이 키워도 친권은 내쪽으로 해줘. 그거까지 넘기면 내마 음이 너무 그래...... (간곡하게)부탁할게!
미영 (끓는)애들 걱정은, 돼디?
민석 (유구무언이다)주말마다 애들 보러올게, 애들한텐 최선 다해서 아빠 노릇할거야!
미영 (입술 꽉 다물고 애써 눈물 참다가, 확인)애들, 내가 키우는거다?
민석 (긍정의)......!
미영 (결심한듯, 덜덜 떨리는 손으로 도장을 콱!!! 찍어버린다)......!
민석 (그 서류 보다가... 챙겨넣는다)
미영 (외면한채 애써 냉정하려)......!
민석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현관쪽으로 나가는데)......
미영 (O.L의 느낌으로 얼른 크게)당신!
민석 (멈춰선다, 그러나 돌아보지는 않고)......!
미영 (떨리는... 그러나 자존심지키려 애쓰며)자신 있어?
민석 ......!
미영 (버럭)후회안할 자신, 있냐굿!
민석 (왠지 먹먹해오지만...... 확고하게)응!
미영 (쿵 내려앉는...... 입술 깨물며 억지로 눈물을 참는데)......!
민석 (뭔가 난감한듯 망설이다가, 나가버린다)
미영 (굳어버리고)......!
S# 35. 동 복도
민석, 나오긴 나왔는데 기분이 이상스럽다!
예상치 못했던 이런 기분이 스스로도 당황스러운듯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단추를 누르는데......!
S# 36. 미영거실
미영, 뚝뚝 떨어지는 눈물, 손등으로 닦으며 앉아있다가
크리넥스 여러장 꺼내 눈물콧물 싹싹 닦아내고는
벌떡 일어나 오디오 틀어 ‘난 괜찮아’ 아주 크게 틀어놓고
청소기 윙윙 돌리면서 청소를 시작한다.
S# 37. 민석차
고수부지에 주차된 차 안에 민석이 앉아있다.
기분이 굉장히 묘하다......!
심란하고, 마음이 에이는 듯 쓰리기도 하고......
어쩌면 잘못된 결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일말의 의구심도 들고......
울컥 마음이 아주 이상해오는데......
S# 38. 홈쇼핑 일각 창가
연정, 커피잔 들고 도시의 전경을 내려다보면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정, 손에 쥔 핸드폰의 고리를 만지작거리는데, 심각하다......
결심한듯 단축키를 누르고는, 표정과 목소리 밝게 바꾸며
연정 (핸드폰, 밝은 목소리로)어디예요?
S# 39. 경치좋은 국도
민석과 연정, 각각 오토바이를 타고 씽씽 나란히 달리고 있다 .
코스모스 만개한 아름다운 길을 씽씽 달리며
민석 언제 오토바일 다 배웠어?
연정 (장난꾸러기처럼)이거 말구두 앞으루 놀래켜줄게 많은데?
민석 또 뭐 있는데?
연정 한꺼번에 말하면 재미없죠!(부르릉 앞서 달려간다)
민석 (미소, 쫓아달리고)......!
S# 40. 국도변 경치좋은 곳(해질녘)
민석과 연정, 캔커피 마시고 있다......
연정 (민석 보면서 다 안다는듯)많이 힘들죠......
민석 (씁쓸하게 웃어준다)......!
연정 (민석의 팔을 껴안고 그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내가 잘해줄게요, 많 이요.(민석 올려다본다).
민석 (연정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면서, 괴롭고 암담했던 심정이 어느새 사라진다, 오직 한가지 분명한 건 이 여잘 놓칠 수 없다는 열망)......!
S# 41. 법원 인근 도로(다음날 오전)
미영, 잠을 못자서 핼쓱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는데
민석차 달려와 멈춰선다.
역시 잠못 이룬 핼쓱한 민석, 내린다.
미영, 핼쓱한 얼굴로 차갑게 민석을 보는데
민석 아침 안먹었지?
미영 (민석을 보는데)......
S# 42. 깔끔한 식당
손님이 별로 없는 조용한 식당.
두 사람, 밥상을 마주하고 앉았지만
목안에 모래라도 낀듯... 날숨을 쉴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
민석 (돈봉투를 꺼내서 미영 앞에 놓는다)
미영 (보는데)......?
민석 (착잡한 기분)뭐든 더주고 싶어서......
미영 (열어보면 백만원권 수표 넉장이다, 의아한)이거 뭐야?
민석 (입술 마르는 듯 물 마시는데)
미영 (민석의 빈 손목을 보며)당신 시계 어딨어?
민석 (얼른 손을 식탁 아래로 내린다)......!
미영 (놀라)팔았어?
민석 ......!
미영 바이어한테 선물받고, 그렇게 좋아했잖아. 귀한거라며?
민석 ......(풀이 죽어서)
미영 (기가 막힌다)그렇게 절박하니? 전재산 던져주고 시계까지 팔아줘도 아깝지 않게, 그러니?
민석 (긍정의 침묵)......
미영 (너무 허탈해서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허......!
민석 ......!
두 사람, 이제는 싸울 기운도 없는 듯...
그렇게 서로 반 외면한 채 앉아있고......
S# 43. 협의이혼 대기실
민석과 미영, 대기의자에 앉아있다.
그 외에도 이혼하러 온 부부들로 가득 차 있다.
무슨 사연인지 서로 손을 꼭 잡고 서럽게 흐느껴우는 중년 부부.
여드름 송송한 스무살 남짓한 앳된 부부도 눈에 띈다.
어린 남편은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한쪽 귀에만 귀걸이를 했고,
어린 아내, 미니스커트에 배꼽티, 다리 꼬고 앉은채 짝짝 껌씹고
두 사람, 이혼하러 온건지 장난치러 온건지 알 수 없게 철없이
한명은 휴대폰 게임하느라 바쁘고,
한명은 문자 메시지 보내며 킥킥...
한 남자는 접수하러 오기로 했던 아내가 오지 않는지 핸드폰에 대고 너 죽을래? 왜 안와? 핸드폰 꺼놓으면 못찾을줄 아냐? 죽기 싫으면 전화해. 오늘 중에 접수 안하면 나 너 찾아간다!’ 악에 악을 쓰다 주 체 못하고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던진다.
밧데리가 떨어져 나가며 와장창 소리를 내는 핸드폰.
직원이 나와서 시끄럽게 군다고 뭐라고 호통치고.
그러다 문득 오는 전화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남자는 주섬주섬 전화와 밧데리를 챙겨 나간다.
어느 남자는 능글맞기 한이 없다.
서류를 엉터리로 작성해 온 모양인데,
여자는 그 자리에서 억울하고 분해서 엉엉 울면서, ‘너 정말 나 속터
져 죽는 거 보려고 그래? 도대체 왜 하란대로 안해오는 거야! 이거 증인 도장 안찍으면 안된다고 했잖아..’하면서 속상해서 발을 동동 구 른다.
남자는 느릿느릿 ‘아니 왜... 뭐가 잘못 됐나? 그냥 내가 대강 싸인하 면 안돼?’ 하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려는데......
민석과 미영, 그런 소란 속에서 의기소침 앉아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와버렸을까...... 심란하고 어지러운데......
서기 (나와서 명단부른다)이민석씨! 장미영씨!
민석 (엉거주춤 일어서는데)......!
서기 들어오세요.
미영 (엉거주춤 따라서 일어서고)......!
S# 44. 혐의이혼 심판실
민석과 미영, 벌받으러 교무실에 불려온 학생처럼 판사앞에 서있다.
판사 (이혼서류 확인하며)이민석씨, 장미영씨와 이혼할겁니까?
민석 ...네.
판사 (서류 보며)장미영씨도 마찬가지구요?
미영 ......
판사 (고개들어 미영을 보며)이혼 할겁니까?
민석 (미영을 좀 당황스럽게 본다)......!
미영 ...... (마침내, 작게)네.
민석 ......!
판사 (서류 보며)친권은 이민석씨쪽으로 갑니다?
미영 (얼른)애들, 제가 키우는데요?!
판사 어쨌든, 친권은 아빠쪽으로 기재돼있네요.
미영 (불안해서, 민석에게 작게 확인)애들은 내가 키우잖아?
민석 (차분히)친권만 내쪽으로 오는거야.
미영 (그제서야, 판사에게)네.
판사 (지극히 사무적으로 도장찍어서 이혼확인서 한장씩 나눠주며)석달안 에 관할 구청에 신고하세요.
민석 (받는다)
미영 (받는다)
민석 (뭔가가 허전하고 허탈하다)다... 끝난건가요?
판사 (다른 이혼서류 뒤적이며 고개도 들지 않은채)네.
미영 (민석을 돌아보고)......!
S# 45. 법원현관
미영과 민석, 차마 발걸음 떼지를 못하고 어정쩡 서 있는데......
미영 (담담히)애들한텐 언제 말할거야?
민석 ... 내가 할게.
미영 일때문에 회사 근처로 옮겼다고 해놨어.
민석 (어렵게 말문 연다, 시선은 정면)급한 일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미영 (시선 정면)......
민석 우리... 친구였잖아......(하는데)
미영 (허탈하게)친구?
민석 ......!
미영 (시선정면)난 당신 무서워!
민석 (느낌으로 돌아보는데)......!
미영 (시선 정면)무서운 사람이랑 어떻게 친굴하니?
민석 ......!(유구무언이다)...... 차 빼올게.(가려는데)
미영 (얼른)냅둬, 택시탈거야!
민석 (안타까운듯 돌아보는데)......!
S# 46. 법원앞 도로변
민석과 미영, 택시를 기다리며 서 있다.
민석 (속상해서 저도 모르게 버럭)태워다 준다니까 고집을 펴!(하는데)
택시, 달려와 멈춰선다.
민석, 하는 수 없이 속상해서 울상이 된 얼굴로 택시 문 열어주고
미영, 택시에 오른다.
택시 달려가고
민석, 차마 발걸음 못떼고 달려가는 택시를 보면서 서있다......
S# 47. 달리는 택시안
미영, 사이드밀러 속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민석의 모습 보고 있다.
택시 쪽을 계속 보고 서있던 민석이 마침내 돌아서는 모습에
순간,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라오는 느낌!
미영, 눈물을 애써 참으며 차창 밖 하염없이 내다보고......!
S# 48. 민석회사
재원과 비서,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보고 있는데
민석이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재원 (놀라)벌써 퇴원했어?
비서 이제 괜찮으세요?
민석 응.(하면서 컴퓨터를 막 켜는 순간, 갑자기 눈앞이 뿌옇게 흐려진다!
당황한 민석, 얼른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가는데)......!
재원 ......?(의아해서 돌아보고)
S# 49. 동 남자화장실
민석, 세면대 물을 틀어놓고 거칠게 세수를 한다.
젖은 얼굴로 거울 속 자기 얼굴 보는데, 눈언저리가 벌겋다.
마음 속 깊은 곳이 묘하게 저려온다......
이상하다......!
자꾸만 눈물이 쏟아지려 하고......
민석, 혼란스런 기분으로 수돗물로 계속 얼굴을 닦는다......
그러다 거울 속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는데......!
S# 50. 미영욕실
미영, 외출복 차림 그대로 샤워기 물줄기 맞으며
서럽게 엉엉 참았던 울음을 토해내는데......!
S# 51. 꽃비 학교 운동장
옷을 갈아입은 미영, 급히 운동장을 가로질러 뛰어간다.
S# 52. 꽃비 교실앞
울어서 퉁퉁 부은 얼굴을 화장으로 가린 미영,
급한 걸음으로 와서 교실문 기웃대는데
저만치서 급식준비대를 밀고 오는 다른 자모, 미영을 부른다.
자모 꽃비엄마!
미영 (놀라 돌아보며)어머, 미안해요. 제가 좀 늦었죠?
자모 괜찮아, 딱 맞춰왔어. 난 또 안오는줄 알고 덜컥했잖아. 혼자하긴 벅 찬데......
미영 안오긴요, 당연히 와야죠.(준비해온 앞치마 입으며 서둘러 팔 걷으며 창백한 미소)......
자모 근데, 어디 아퍼? 얼굴이 부었네?
미영 감기기가 좀 있어서요.(창백한 미소로 급식준비를 서두르는데)
S# 53. 꽃비 교실
앞치마 두른 미영과 자모가 나란히 서서 밥과 국, 반찬을 나눠준다.
삐약삐약 쫑알쫑알거리며 차례를 기다리던 아이들,
급식 받아가며 ‘고맙습니다’ 인사를 연발하고......
꽃비 차례가 되자 국과 반찬을 듬뿍 놔주며 아주 각별하고 애틋한
미영 많이 먹어, 우리 꽃비!
꽃비 (엄마가 온것에 으쓱해서)고맙습니다!
미영 (그런 꽃비를 보며 아프게 웃어주며 급식을 나눠준다)......!
꽃비 (급식판 들고 자리로 가서 맛있게 먹기 시작하고)
미영 (급식이 다 끝나서 뒷정리를 하는데)
꽃비 (자리에서 작게 미영을 부른다)엄마! 엄마!
미영 (입모양으로)왜?(하는데)
꽃비 (빨리 와보라 손짓을 한다)......!
미영 (의아해서 가는데)
꽃비 (급식에 따라나온 우유팩을 열어 내민다)마셔!
미영 (놀라)됐어!(민망해 주위 의식하는데)
꽃비 (소근소근)빨리! 아침두 안먹었잖아......
자모 (저만치서 보면서 감탄)이래서 딸이 있어야 된다니깐! (일각의 남자아 이 보며)우리 인호 저녀석, 엄마가 굶는지 먹는지 신경도 안쓰잖아.
담임 (일각에서 급식지도하다가)꽃비가 워낙 애가 따뜻해요, 얼마나 똘망 똘망한지......!
꽃비 (입모양으로)빨리!
미영 (우유 마시면서 목이 콱 메이는데)......
꽃비 (흐뭇하다)히히히...
자모 (아주 부러운)좋겠다 꽃비엄마, 나두 딸 하나 날까!
미영 (뭉클하고)......!
S# 54. 민석회사 옥상
민석, 도시의 하늘을 아프게 바라보고 있는데......
찾아다녔다는듯 와서 옆에 서는
재원 (떠보는)너 뭐 할 말 없냐?(하는데)
민석 (나즉히)끝냈어.
재원 (어리둥절)무슨 소리야?(하는데)
민석 ......!
재원 (깜짝 놀라 버럭)도장 찍구 다 끝냈단말야?
민석 브리핑 자료 준비하자.(돌아서 가버리는데)
재원 (뒤에서 놀라 큰소리로)야아! 너 진짜루 일낸거야?!(충격인데)아, 저자 식, 저거 완전 불나방아냐? 불구덩이로 뛰어드네!
S# 55. 학교 앞길
꽃비의 책가방을 든 미영, 꽃비 손을 잡고 걸어온다.
미영, 힘든 티를 내지 않으려 애써 꽃비 보며 웃어주는데
E 빠방!(자동차 크락션 소리)
미영, 돌아보면
지나던 고급외제차 창문을 열고 운전하던 경희와 조수석의 현진이다.
미영 (놀라)어머!(하는데)
경희 (꽃비에게)안녕? 엄마 친구, 지난번에 봤지?
꽃비 안녕하세요?
현진 니가 꽃비구나?
꽃비 안녕하세요?
경희 집에가는 길이야?
미영 으응... 니들은?(하는데)
경희 유경이가 밥먹으러 오래서...... 너두 올거지?
미영 아니, 난 저...(가기 싫다)학습지 선생님 오실 시간도 됐고...(하는데)
E 빵빵!(뒤따라 오던 차가 빵빵거린다)
현진 타! 가다가 꽃빈 집에 내려줄게.
미영 (어쩔 수 없이 꽃비와 함께 타고)
경희차가 달려간다.
S# 56. 유경주방
식탁 위에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다.
미영, 입맛이 있을 리 없다......
유경, 현진과 경희는 자기들끼리 수다가 한창이다.
현진 거실 양주장 바꿨니? 지난번거랑 틀리네?
유경 (미소)싫증나서......
경희 돈 좀 줬겠다?
현진 (먹으며)어디거야? 이태리?
유경 (자랑스런 미소, 끄덕끄덕)......!
미영 (이런 자리, 불편하고 괴롭다)......!
현진 나도 양주장 바꿔야되는데, 얼마 줬어? 좀 썼지?
유경 (얼마 안들었다는듯)쪼금...
현진 얼마? 두장? 세장?
유경 아휴 몰라!(하는데)
경희 (미영에게)왜 그렇게 못먹어? 어디 아프니?
미영 (당황)아니, 먹어...(억지로 조금 먹는다)
유경 (얄밉게)무슨 일 있어? 얼굴도 좀 부었구......
미영 (얼른)일은 무슨!
경희 (그런 미영을 느낌으로 보고)......!
S# 57. 동 거실
유경, 미영, 경희, 현진, 최고급 영국제 찻잔세트로 고급홍차를 마시는 중이다.
값비싼 영국제 홍차주전자에 담긴 홍차를 친구들에게 따라주며
유경 애아빠가 런던 세미나 갔을때 사온 차야. 향이 아주 기막혀.
경희 (한모금 마시며)으음... 좋네!
현진 (마시며)좋다! 그치?(미영에게)
미영 어? 그렇네...(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그냥 떫기만 한데)......
유경 저기, 경희야. .(최고급 명품화장품 쇼핑백 내민다)이거 너 써. 지난번 에 우리 그이랑 하와이 갔다올 때 사왔어.
경희 이게 뭐야?
유경 (미소)열어봐.
경희 (열어보면 최고급 명품 화장품세트다)어머, 쁘렐리네? 이정도 갖출 려면 이천불은 줘야될텐데... 뭐 이런걸 다 사왔니?
미영 (놀라서)이천불이면?
현진 3백만원 쯤 되지!
미영 (놀라서)무슨 화장품이 삼백씩이나 해?!(하는데)
현진 기집애, 누구 얼굴은 피부구, 누구 얼굴은 가죽이니? 경희만 주구......유경 (미소)사실은... 내가 부탁할게 있어서 그러지.
미영 (유경과 경희를 어리둥절 번갈아 보는데)......?
유경 니네 남편회사, 지금 사옥 짓고 있는 중이라며?
경희 (여유만만한 긍정의 미소로 차 한모금 마신다)......
유경 (얼른)코스닥 등록도 된다면서?
경희 (현진을 돌아보면)......!
현진 (놀라서 손사래)아니야! 내가 말한거 아냐. (유경에게)어떻게 알았 어?
유경 (여우처럼)세상에 비밀이 어딨니?
현진 아휴, 기집애......(하는데)
유경 알음알음으로 지분투자받는단 얘기 들었어, 나두 좀 껴줘.
경희 (난처하다는듯)글쎄.....(차 한모금)
유경 니가 힘좀 써주라, 병원 이전할려구 여기저기 알아보는데, 요새 강남 경기가 워낙이 그렇잖니... 안그래도 딴데 투자할거 찾는 중이었어.
현진 기집애, 어쩐지!
경희 글쎄......(도도한 미소)
현진 (경희보며)요즘 얘, 여기저기 청탁 들어오는거 거절하느라 피곤하단 다. 어떻게들 알았는지, 하여튼 귀신들이라니깐?
유경 (애교)친구 좋다는게 뭐니? 이럴때 힘 좀 써주라. 돕구 살자 얘!
경희 (난처한)워낙 말 넣는 사람들이 많네.... (하는데)
미영 (어리둥절 어수룩하게)그게.. 뭔데?
현진 (경희보며)얘네 남편 회사, 코스닥 등록되면 엄청나게 주식이 뛸텐데
지금 사옥매입하느라 자금이 좀 있어야된대. 그래서 미리 투자해놓고
지분 얻어놀려 그러지. 나중에 등록되면 몇배로 불거든.
미영 (놀라서 어리둥절)몇... 배 씩이나?
현진 그러엄! 투자자들은 상가분양 우선권도 준다잖아!
경희 (여유롭게 차 마시는데)......
미영 (그런 경희를 느낌으로 보고)......!
유경 (간절하게 조르는)경희야아!(하는데)
현진 (알만하다는듯)상다리 휘어지게 접대가 요란스럽다 했어!
유경 (조르는)경희야아!(하는데)
경희 (담백하게)알았어, 내가 말은 한번 해볼게.
유경 (호들갑)어머, 그래그래! 너만 믿을게! 고마워!(하는데)
현진 불경기네 어쩌네 야단들 해도, 돈있는 사람이 돈버는거야.
유경 (경희에게)니네 사옥자리, 진짜 좋더라! 복합쇼핑몰 같이 연다며?
현진 (맞장구)거기 가게 하나만 갖고 있어두 웬만한 월급쟁이보다야 훨씬 낫지, 유동인구만 해도 얼만데!
유경 (차 마시며)여자도 경제력 있어야돼. 남편만 믿구 살수 있는 세상이니 어디?
미영 (그런 동창들이 마치 딴세상 사람들처럼 느껴지는데)......!
S# 58. 미영거실
꽃비, 단비를 지휘하며 어질어진 거실을 치우고 있다.
꽃비 (단비가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장난감 줏어치우며)너 장난감좀 제자리 에 노랬지? 레고 이거 밟으면 얼마나 아픈 줄 알어?
단비 (투덜투덜)누나가 엄마냐? 잔소리쟁이!
꽃비 엄마 요새 기운 없잖아, 우리라도 도와야지!
단비 (볼멘)알았어......(꽃비를 도와서 집안을 치우는데)
미영 (열쇠로 문 열고 들어선다)
꽃비 엄마!(달려가 안긴다)
단비 (달려가 안긴다)우리가 깨끗이 청소했다!
꽃비 (해맑게)잘했지 엄마?!
미영 (뭉클 올라오는 감정 누르며, 밝게)우리 놀이공원 갈까?
단비 야, 신난다!(흥분해서 펄쩍펄쩍 뛰고)
꽃비 지금 피아노 가야되는데?
미영 (밝게, 장난꾸러기처럼)하루만 땡땡이치자!
S# 59. 서울랜드(몽타즈)
급류타기를 하며 환호성을 올리는 미영, 꽃단비.
개구쟁이 열차를 타며 즐거워하는 미영과 꽃단비.
볼쇼이 코믹서커스를 관람하며 꽃비와 단비, 마냥 즐겁다.
그런 꽃단비를 보면서 활짝 웃어주지만, 슬픈 미영의 웃음.
S# 60. 아파트 안 도로(밤)
미영, 졸려서 해롱대는 단비 업고 꽃비 이끌고 타박타박 걸어온다.
꽃비도 졸립다......
미영, 타박타박 걸으면서 머리 속은 온갖 생각이 들고 복잡한데......
유경E 여자도 경제력 있어야돼. 남편만 믿구 살수 있는 세상이니 어디?
니네 사옥자리, 진짜 좋더라! 복합쇼핑몰도 같이 연다며?
현진E 거기 가게 하나만 갖고 있어두 웬만한 월급쟁이보다야 훨씬 낫지, 유 동인구만 해도 얼만데!
꽃비 (미영옷깃 잡아당기며)졸려......
미영 (그제서야 퍼뜩 정신든다)다왔잖아, 조금만 참아(지치는데)
단비 (등에 업힌채 몽롱하게)아빠 언제와?
미영 ......!(마음이 아픈데)
경수 (룰루랄라 지나가다)어! 꽃비, 어디 갔다와?
꽃비 (비틀비틀, 졸리운)놀이동산이요......
경수 재밌었겠네... 꽃비, 졸립구나?
꽃비 (끄덕끄덕)......
경수 오빠가 안아줄게.
미영 됐어요!(하는데)
경수 (퉁명스럽게)나두 됐어요!(꽃비를 안아들고 성큼성큼 계단을 오른다)미영 (그런 경수 뒷모습을 보다가, 단비 추켜업으며 따라 올라가고)...
S# 61. 한정식집 방(밤)
깔끔한 한정식 밥상을 놓고 민석, 생각많은 표정으로 앉았는데
연정 (급하게 들어와 앉으며)여태 굶구 있으면 어떡해요, 몸도 안좋은데...
민석 방송 잘했어?
연정 네.
민석 들어가기 전에 우유라도 한잔 마시지 그랬어, 배고팠겠다.
연정 밥먹고 나면 발음이 꼬여서 항상 끝나고 먹어요.
민석 먹자.(하는데)
연정 잠깐만요!
민석 (연정을 본다)......?
연정 (민석 옆자리로 와서 공손히 앉아)손 줘봐요. 두 손 다요.
민석 (어리둥절 손을 내밀면)
연정 (물수건으로 민석이 내민 두 손을 꼼꼼히 정성껏 닦아준다)
민석 (느낌으로 연정을 본다)......!
연정 (느낌으로 올려다보는데)......!
민석 (차분히)다 정리했어.
연정 (!)네?
민석 전재산 주고 그냥 몸만 나왔어.
연정 (얼떨떨도 하고 마음에 짐이 덜어지는 듯도 하고 아주 묘한 기분인 데)......!
민석 그래서 당분간은 경제적으로 많이 잘해줄 순 없지만, 조금만 기다려. 조금만 기다리면 회복돼. 그래줄 수 있지?(하는데)
연정 (차분히)싫어요!
민석 (당황스럽다)......!
연정 (화난듯)조건으로 시작했어요, 우리?
민석 (느낌으로 본다)......!
연정 (촉촉한 눈으로)절 그렇게도 몰라요?
민석 (느낌으로)연정아......!
연정 (따뜻하게)저요, 이래뵈두 홈쇼핑쪽에선 떠오르는 샛별이란 소리 들어
요. 실업자 돼도 3년은 잔소리 않고 책임질게요.
민석 (따뜻하게)3년 넘기면?
연정 (장난꾸러기처럼 현대카드 광고카피 흉내)열심히 논 당신, 나가서 돈 벌아와라! 그러면서 등떠밀어야죠!
민석 (웃는)연정아!
연정 (장난꾸러기같은 미소, 배 만지며)배에서 꼬르륵 소리나요!
민석 (웃는)그래, 먹자. 나도 배고파!
연정 (고기반찬 젓가락으로 건내며)아- 해요!
민석 (맛있게 받아먹고)......!
연정 (정이 뚝뚝 떨어지게)많이 먹구, 이제 아프면 안돼요?
민석 (미소)그래, 절대루 안아플게!(이 순간만은 모두 잊고 홀가분하다)
연정 (해맑게 사랑스럽게 웃어주고)......!
S# 62. 연정오피스텔앞(밤)
민석차 달려와 멈춰서고
민석과 연정, 내린다.
민석 들어가서 푹 자.
연정 (미소로)네.
민석 (미소)갈게.(하는데)
연정 우리, 여행갈래요?
민석 여행?
연정 이런저런 힘든일 다 털어버리게요... 시간 낼 수 있어요?
민석 (미소)만들어볼게.
연정 (미소)가세요.
민석 올라가는거 보고 갈게.
연정 (미소, 빠르게 민석의 볼에 뽀뽀를 하고 건물로 들어간다)
민석 (연정 방 쪽을 올려다보고 기다리는데)......
S# 63. 연정오피스텔(밤)
연정, 급히 핸드폰 통화하면서 실내등 켜며 들어서 창가로 간다.
창문 열고 밖을 내다보면서 환하게 웃으며 핸드폰 통화하는
연정 (핸드폰, 손을 흔들어주며)운전 조심해요!
S# 64. 연정오피스텔앞(밤)
민석, 핸드폰 통화하며 연정창문 올려다보며 미소.
연정이 손 흔드는 모습 보인다.
민석 (핸드폰)문단속 잘하고 푹 자!(미소로 핸드폰 끊고 차에 오른다)
민석차, 달려가고...
연정, 창문 닫는 모습 보인다.
S# 65. 미영안방(밤)
세수를 마친 미영, 들어와 잠옷 꺼내려고 장롱을 여는데
넥타이포장(5부에서 미영이 샀던)이 툭 떨어진다.
미영, 그 넥타이를 허탈하게 보다가...
민석의 자리 절반이 비어버린 장롱 속에 던져넣고
장롱문을 닿는다!
S# 66. 도시의 대형상가부지(아침)
미영, 상가부지를 기웃기웃하고 있다.
유동인구며 입지 등을 나름대로 열심히 보는데......
S# 67. 인근 대형 부동산사무실
노련해보이는 중개사 여러명이 상담하느라 바쁜 사무실.
미영, 쭈뼛쭈뼛 들어서는데,
모두들 상담중이라 아주 바쁘다.
미영 (쭈뼛쭈뼛 그중 전화받는 한명앞에 다가가 앉는다, 어색하게 주위둘 러보는데)......
직원 (전화통화 끝내고)어서오십시요!
미영 저기요... 저 앞에 짓고있는 쇼핑몰 말이예요...
직원 투몬빌리지 말씀이세요?
미영 네! 그거요(하는데)
직원 분양 진작에 끝났죠, 경쟁률이 얼마나 높았는데요!
미영 (!)그래요!
직원 삼양역옆에 복합쇼핑몰 아시죠, 극장있는?
미영 네.
직원 불황이니 어쩌니 해도 거긴 미어터져요! 서울 돈을 다 긁어모은다잖 아요. 투몬 빌리지가 그만큼 터질거예요!
미영 (느낌에)네에......!
직원 (안타깝다는듯)거긴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구요, 다른 괜찮 은 물건 있는데, 어떠세요? 판교쪽에(하는데)
미영 감사합니다. 다음에 올게요.(일어선다)
직원 (얼른 명함주며)다음에 꼭 한번 나오세요.
미영 (받으며)네.(나간다)
S# 68. 호텔헬스크럽
경희, 코치의 지도 받으면서 운동에 열중해있는데
E 경희핸드폰 벨소리...
경희, 땀 닦으며 핸드폰 꺼내든다.
경희 (핸드폰)여보세요?
S# 69. 헬스크럽내 까페
잔뜩 주눅이 든 미영, 일각의 자리에 앉아있는데
경희 (이온음료 들고 당당하게 들어서며)많이 기다렸어?
미영 (엉거주춤)아니, 금방 왔어.
직원 (메뉴판 갖고 오면)
경희 (앉으며)아이스티 괜찮아?
미영 응.
경희 아이스티 두잔 줘요.
직원 (가고)
경희 (땀 닦으며)할 얘기란게 뭐야?
미영 (결심한듯 어렵게)니네 남편 짓는 쇼핑몰... 분양좀 받게 해줘!
경희 (이온음료 마시려다 내려놓으며 미영을 보는데)......!
미영 (자존심 지키려 애쓰며)도와줄 수 있으면 좀 도와줘, 잊지 않을게.
직원 (아이스티 두잔 놔주고 가고)
경희 (굉장히 도도한 표정으로 아무 대답이 없이 아이스티 든다)......
미영 (좌불안석)......!
경희 (아이스티 마시는데)......!
미영 (속상하고 자존심 상한다... )어려운 모양이구나. 그냥 못들은 걸로 해.(일어나려는데)
경희 혹시 너, 이혼했니?
미영 (울컥 자존심상해)바쁜데 그만 가볼게!(일어 서는데)
경희 유경이랑 현진이, 세상에 부러울거 없는 왕비들처럼 보이지?
미영 (무슨 소린가 싶어서 돌아본다)......?
경희 유경이 남편, 집에도 잘하고 밖에도 아주 잘해... 한때는 사네 안사네 굉장했지만, 지금은 그냥, 넌 그렇게 살아, 난 니돈 쓰면서 살게... 그 렇게 사는거야.
미영 (놀란다)......!
경희 은민 어떻고? 걔네는 물려받은 주유소만 세개 아냐. 남편 애인이 몇 명인지 아예 새지도 않는데. 은미 걔 주야장창 골프장에서 살잖아. 덕
분에 싱글골퍼 됐구.
미영 (혼란스러운데)......!
경희 앉아, 지붕 안 무너져.
미영 (스르르 앉는다)......!
경희 (싸늘)너한테 닥친 문제가 특별하고 대단한거라 생각할 필욘 없었단
뜻이야. 누구든 자기 십자갈 제일 크고 무겁다고 느끼는 법이니까!
미영 (경희를 보는데)......!
경희 현진이랑 유경이 얘기한 분양권, 직원용으로 남겨논거 간신히 뺀거야. 미영 (막막한 느낌)......!
경희 (할수없다는듯)걔들이야 지남편 빵빵한데 무슨 걱정이니? 조금씩 양보해서 너까지 끼워주라고 그럴게.
미영 (!)고맙다!
경희 평당가격 만만치않아. 셋이 나눈대두, 잔금까지 니몫만 6억, 사흘 안 에 만들어야 되는데, 되겠어?
미영 만들게!
경희 (우아하고 도도하게 아이스티 마시는데)......!
미영 (한고개를 넘은 기분)......!
S# 70. 보험사창구
통장, 미영과 함께 서류를 제출중이다.
통장 서류 다 준비해왔지?
미영 (모두 꺼내놓으며)여기요.
통장 (뻐기는)원래 이렇게 빠르겐 어렵거든, 그치만 내가 누구야, 내손 거치 면 안될거 없지!
미영 고맙습니다!
통장 (떠보는)근데,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웬 대출을 이렇게 많이 받어?
미영 그냥 좀 쓸데가 있어서요...
S# 71. 투몬빌리지 분양사무실 건물앞
미영, 뿌듯하고 결의에 찬 표정으로 나와 활기차게 걸어가는데......!
그러다 ‘홀써빙 구함’이라는 구인광고 붙은 아주 잘되는 음식점앞을 지나친다.
미영, 그냥 지나치다가 돌아와 기웃기웃댄다.
미영 (마음의 소리)장사를 할려면 경험이 있어야지...... 그래, 바닥부터 해보 는거야. (결심한듯 안으로 들어간다)
S# 72. 음식점안
손님이 많아서 눈코뜰새 없는 가게안.
미영, 들어서자 손님인 줄 알고 어서오세요! 주인이 인사를 하는데
미영 저기요.....
주인 자리가 없는데,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자리나요.(하는데)
미영 그게 아니라, 저기... 사람 구한다고 해서요.
주인 (아래위로 훑어보며)경험 있어요?
미영 (얼른)네, 저 이런 일 많이 해봤어요.
주인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진데 괜찮아요?
미영 두시부터 7시까지만 하면 안될까요? 애들이 아직 어려서요, (얼른)대 신 월급은 3분에 일만 주셔도 돼요!
S# 73. 동 주방
분주하게 돌아가는 주방 일각 설거지대에서 미영, 설거지 하고 있다.
비누거품 얼굴에 묻은 줄도 모르고 열심히 설거지하는데
일이 서툴러서 그릇 떨어트리고 실수연발하며 구박도 받고......
S# 74. 아파트놀이터
꽃비와 단비, 아영, 동네 꼬마들과 어울려서 놀고 있는데
민석 꽃비! 단비!
단비 어? 아빠다!(미끄럼틀 타고 쪼르르 내려와 민석에게 안긴다)
꽃비 (달려와 허리 껴안으며)아빠!
민석 (꽃단비 들어올리며 뽀뽀)흙강아지 다 됐네!
민석 엄만 어디갔어?
꽃비 일하러.
민석 일? 무슨 일?
단비 몰라, 말 안했어.
S# 75. 패밀리 레스토랑
민석, 꽃단비와 함께 스테이크 먹고 있다.
꽃단비, 아주 신나서 잘 먹는데
민석 (어렵게)아빠가 너희한테 할 말이 있어.
단비 (천진난만)이사간거?
민석 어? 어......!
꽃비 (불안하게 확인하는)아빠... 엄마랑, (단비 못듣게 작게)이혼한거야?
민석 ......!
단비 (스테이크 온 얼굴에 묻히며 얌냠 먹느라 못 들었다)......
민석 (꽃비를 안아 무릎에 앉히고 꼭 안으며)엄마랑 아빠문제야, 꽃비랑 단 비 사랑하는 건 절대로 안변해, 알았지?
꽃비 (시무룩하게 끄덕끄덕)......
민석 (꽃비 이마에 입을 맞춰주는데)아빠가 주말마다 올게!(하는데)
단비 (급하게)아빠 쉬마려!
민석 (얼른 꽃비 내려놓으며)그래, 화장실가자!(단비 데리고 일어서고)
꽃비 (시무룩하게 고개 숙이고 앉아있다)......!
S# 76. 음식점홀
미영, 서툰 솜씨로 써빙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일각에 켜놓은 TV속에선 구속되는 정치인을 찍은 화면과 함께
투몬빌리지 관련 정치스캔들 뉴스가 흘러나온다.
<서울지검 특수3부는 국회의원 김석환씨에 대해 불법 선거자금 수수
혐의로 긴급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검찰은 또한
수사과정에서 김석환씨가 온라인 게임업체인 투몬에서 전액 출자한 쇼핑몰 투몬빌리지 건축과정에서 건축물 심의 및 교통영향평가과정에 개입하는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챙긴 것을 비롯해 각종 인허가과정 에 깊숙히 관여한 혐의를 추가로 발견, 여죄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 습니다>
미영, 그런 줄도 모르고 손님들 먹고 난 밥상을 열심히 행주질하는 데......!
S# 77. 미영아파트 앞
민석의 차 달려와 멈춰서고
민석과 꽃단비 내린다.
민석 (꽃단비 안아주며)아빠 이번 주말엔 못와.
꽃단비 (끄덕끄덕)
민석 엄마말 잘 듣고있어야돼?
꽃단비 (동시에)네!
민석 들어가.
꽃단비 (동시에)아빠, 빠이빠이!(손흔들고 현관으로 들어간다)
민석 (아이들 들어가는 것 보고 차를 출발하고)
S# 78. 미영거실
E 전화벨 소리 요란하게 울리는 실내...
꽃비와 단비, 문열고 들어와 거실 불켜고 들어온다.
꽃비 (급히 수화기 들고)여보세요!(하는데)
유경E (다급한 목소리로)엄마 있어?
꽃비 (수화기)아니요(하는데)
미영 (지쳐서 들어서며)꽃비야, 단비야.
꽃비 (수화기)어? 잠깐만요.(미영을 바꿔준다)아영이네 아줌마.
미영 (수화기, 지친)응, 왜?(하는데)
유경E (다급히)너 뉴스 들었어?
미영 (수화기, 어리둥절)무슨 뉴스?
유경E 경희네 회사 난리났대, 지금 투자자들 몰려가고 야단인가봐! 너두 투 자했지?
미영 (수화기, 크게 놀라서)응?
S# 79. 미영아파트 앞
유경차, 급하게 와서 정차함과 동시에
미영, 황급히 뛰쳐나와 조수석에 오른다.
유경차, 급출발로 달려가고
S# 80. 고급빌라앞
굳게 닫아걸어진 빌라문앞에
투자자들 구름떼처럼 모여들어 문두드리고 난리법썩이 났다.
미영과 유경, 급하게 달려와서 기가막힌데
현진과 은미도 급히 달려온다.
유경 어머 기막혀!
현진 (어쩔 줄 몰라하며)어떡해, 어떡해!
유경 회사쪽은?
현진 거기도 아무도 없어, 문 닫혔어!
은미 어머 기막혀, 어머, 어떡해! 나 집에서 쫓겨나 이러면!
동창들, 야단을 하는 동안
미영, 뒷통수를 세게 맞은듯 멍하니 어리둥절 아찔하다,
눈물만 줄줄 흘러나오고 파랗게 질려 말도 못한다......!
일각 계단참에 털썩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며 어쩔 줄 모르는데......!
S# 81. 민석회사
재원, 업무 보고 있는데
혼이 나간 표정의 미영, 급하게 들어온다.
미영 (둘러보며)꽃비아빠, 꽃비아빠 못보셨어요?
재원 (놀라)무슨 일이예요 미영씨?
미영 (정신나간 사람처럼)꽃비아빠 어딨어요?
재원 (난감한)공항 갔어요, 인천공항...... 괌에 간다고(하는데)
미영 (미친듯이 뛰어나간다)
재원 (어리둥절, 뭔가 이상한데)......!
S# 82. 인천공항앞
택시 달려와 멈춰서면
미영, 급하게 뛰어내려 청사안으로 달려들어간다.
S# 83. 공항 출국장
미영, 미친여자처럼 민석을 찾아 출국장 여기저기를 헤매고 있는데... 민석과 연정, 여권 검사받으며 막 출국장 입구로 들어서려는 참이다.
미영 (민석을 발견하고 달려오며)꽃비아빠, 꽃비아빠!
민석 (돌아보면)......?
미영 (혼이 나간 얼굴로 달려온다)......!
연정 (미영을 발견하고)......!
민석 (순간적으로 연정 눈치를 살피게 되는데)
연정 (마음이 상한다)......!
미영 (달려와 울먹)꽃비아빠아!
사람들 (무슨 일인가 쳐다보고)
연정 (불쾌하고 챙피하다)......!
민석 (난감하게)무슨 일이야!(하는데)
E 인천발 괌행 ooo편에 탑승하실 손님들은 속히 입장해주시기 바랍니 다......(안내방송 나오고)
연정 (화난듯, 차갑게 먼저 들어가 버린다)......!
민석 (당황스러운데)......!
미영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하나)꽃비아빠......(하는데)
민석 갔다와서 얘기하자!(들어가버린다)
미영 (그 뒷모습에 절박하게)어떡해애!
S# 84. 인천공항앞
민석을 태운 비행기가 창공을 가르는 모습 배경으로
흑흑 흐느껴 울면서 걸어가는 미영의 가련한 얼굴에서 - ST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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