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프러포즈 9회
[제 9 부]
S# 1. 인천공항 출국장
미영, 미친여자처럼 민석을 찾아 출국장 여기저기를 헤매고 있는데... 민석과 연정, 여권 검사받으며 막 출국장 입구로 들어서려는 참이다.
미영 (민석을 발견하고 달려오며)꽃비아빠, 꽃비아빠!
민석 (돌아보면)......?
미영 (혼이 나간 얼굴로 달려온다)......!
연정 (미영을 발견하고)......!
민석 (순간적으로 연정 눈치를 살피게 되는데)
연정 (당황스럽다)......!
미영 (달려와 울먹)꽃비아빠아!
사람들 (무슨 일인가 쳐다보고)
연정 (주위 시선이 신경쓰이는데)......!
민석 (난감하게)무슨 일이야!(하는데)
E 인천발 괌행 ooo편에 탑승하실 손님들은 속히 입장해주시기 바랍니 다......(안내방송 나오고)
연정 (어쩔 줄 몰라하다 먼저 들어가 버린다)......!
민석 (당황스러운데)......!
미영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하나)꽃비아빠, 저기......(하는데)
민석 나중에 얘기해!(들어가버린다)
미영 (그 뒷모습에 절박하게)어떡해애!
S# 2. 출국장 안
연정, 마음이 상한 표정으로 앞서 가고
그 뒤를 따르는 민석,
연정도 신경쓰이고
뒤에 남은 미영때문에 뒷통수도 땅기는 난감한 마음인데......
S# 3. 인천공항앞
민석을 태운 비행기가 창공을 가르는 모습 배경으로
흑흑 흐느껴 울면서 걸어가던 미영,
이럴 때가 아니지 싶어서 눈물 닦으며 급히 걸어가고......!
S# 4. 투몬본사 앞
투몬사는 약속을 이행하라! 피땀흘려 모은 분양대금 유용한 지성일은 자폭하라! 검찰은 뇌물받은 몸통 정치인을 공개하라! 등등의 격문이
어지럽게 붙여져있는 건물 앞에서
채권자들 연좌농성하면서 구호외치고 데모중이라 아주 어수선하다.
방송사 뉴스팀도 와서 보도를 하는 중이다.
기자 <<이른바 투몬 게이트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3부는 투몬빌리지 건설 인허가 과정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투몬사 지성일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공무원 김모씨를 추가로 구속했습니다. 한편 투몬사 지성 일회장 잠적 이틀째인 오늘, 계열사인 투몬정보통신이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의 채권회 수 방침이 알려져 투몬 계열사의 연쇄부도 사태가 우려되고 있습니 다.>>
일각에서 유경, 현진, 은미가 보도내용 지켜보며 기막혀하는데
허옇게 질려서 헐레벌떡 달려온
미영 (발동동 구르며)저게 다 무슨 소리야? 연쇄부도라니? 그럼 돈 못 찾 는거야? 나 그럼 큰일 난단말야! 어떡해!(울고불고 제정신이 아닌데)
그런 미영 쪽으로 방송보도 카메라가 앵글을 맞추자
유경 (기겁을 하고 얼굴 가리며)아후 쪽팔려!
은미 (행여 카메라에 얼굴 나올까봐 피하느라 야단이고)......!
현진 (놀라 얼굴 가리며)저쪽으로 가자!
유경 (넋나가 흐느끼는 미영을 잡아끌고 황급히 일각으로 피한다)
현진, 은미 (핸드백으로 얼굴 가리면서 급히 따라가고)
S# 5. 일각의 장소
유경 (O.L 속상한)경희남편은 대체 어디로 숨은거야! 감옥을 가든지 어쩌 든지,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될거 아냐!
미영 (정신 나간듯)나, 저거 터지기 몇시간 전에 넣었거든. 가서 말해볼래! 몇시간 전에 넣은건데 도로 준다 그러겠지, 그치?(제정신 아닌듯 달려 가려는데)
유경 (붙잡으며 짜증스럽게)정신 좀 차려봐! 다 도망가고 아무도 없는데 누 굴잡구 얘길한다그래!
미영 (발 동동 구르며)어떡해애 그럼... 나 그 돈 없으면 큰일나! 어떡해 애.....(하늘이 무너지는듯 흐느끼는데)
은미 경희 이 기집애, 알면서 계획적으로 끌어들인거 맞지?
미영 ......!
현진 돌아가는거 보니까 분양권 판 돈까지 저 계열산지 뭔지에 쓸어부은 거야. (울상)나,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어!
은미 나두 마찬가지야, 우리 남편 펄펄 뛰고 난리났단말야!
유경 다들 정신 바짝 차려, 이렇게 당할순 없잖아!
현진 (결의에 찬)경희부터 찾아보자!
미영 (한가닥 희망으로 퍼뜩)찾으면 해결 될까?
유경 할 수 있는건 다 해봐야지!
은미 난 걔 갈만한 데 전부 다녀볼게!
유경 (현진에게)넌 니 남편이랑 법적인 대응방법 의논해봐.
현진 알았어!
유경 난 여기 본사쪽 맡을테니까, 미영이 넌 경희네 집 앞 지켜!
미영 (눈물 닦으며)알았어!
유경 무슨 일 있으면 바로바로 연락들 하구! 빨리 움직이자!(일어선다)
모두 (따라 일어서고)
S# 6. 괌 전경 혹은 괌 호텔 외경(밤)
S# 7. 괌 호텔 레스토랑(밤)
민석, 연정과 마주앉아 식사중이다.
서로 내색은 않지만 공항에서의 일로 마음들이 무거운데......
민석, 그런 연정을 보다가......
핸드폰 전원 꺼서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민석 지금부턴 회사 전화도 안 받을거예요.
연정 (민석을 본다)......
민석 툴툴 털어버리고 우리 둘만 생각해요. 힘들게 여기까지 왔잖아요, 우 리......
연정 (좀 풀리는)......
민석 이제부턴 맛있게 먹고 즐겁게 지내다 가는거예요, 알았죠?
연정 (천천히 끄덕끄덕)......!
민석 (미소)웃어봐요!
연정 (미소)......
민석 활짝!
연정 (그제서야 활짝 웃어주는데)......!
민석 (미소, 와인잔 든다)......
연정 (미소, 와인잔 들어 건배하고)
S# 8. 경희빌라앞(밤)
미영, 허옇게 질린 얼굴로 서성서성 빌라쪽 지키고 있는데......
손목시계를 보면 벌써 10시가 다 돼 간다.
S# 9. 인근 공중전화(밤)
미영, 꽃비와 통화중이다.
미영 (수화기)김밥 사다 먹었어? 잘했어. 단비는 자?
꽃비E (졸리운)응... 근데, 엄마 언제와?
미영 (수화기)조금만 더 있다 갈게. 문단속 잘해?
꽃비E (졸리운)알았어.(아웃되고)
미영, 수화기 내려놓고 힘겹게 걸음을 돌리는데......
빌라 주차장을 빠져나와 미영을 앞질러 달려가는 고급차......
미영, 뭔가 의아한 느낌으로 그 차를 보다가
곁을 스쳐가는 순간 경희 임을 직감한
미영 (쫓아달리며)경희야! 거기 서! 경희야아! 얘기좀 해! 경희야아!(악을 쓰며 결사적으로 쫓아 달리는데)
S# 10. 달리는 경희 차 안(밤)
초췌한 경희, 불안한 표정으로 급히 운전하고 있다.
룸밀러로 미영의 쫓아오는 모습 힐끗 보지만,
이를 악물고 그대로 달려간다.
뒷좌석에는 간단한 짐가방 놓여있고
미나는 불안한듯 조수석에서 경희를 올려다보며
미나 어디 가는거야, 엄마?
경희 ......!
S# 11. 빌라앞(밤)
미영, 경희차를 죽기살기로 쫓아달리지만
경희차, 속력을 내서 사라져버리고
미영, 허탈하게 멈춰서서는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우는데
지나던 행인, 이상한듯 돌아다본다......
미영, 흐느끼다가 눈물 닦으며 일어나 걸어가는데
구두굽까지 덜렁덜렁... 철퍼덕대는 낡은 구두 끌며 서럽게 걸어간다.
S# 12. 미영거실(밤)
지치고 서러운 미영, 힘이 쪽 빠져서 비틀비틀 들어서면
거실이 엉망으로 어질어져있다.
장난감, 동화책, 벗어던진 애들 옷, 학원 가방, 먹다 남긴 김밥까지...... 미영, 털썩 소파에 앉더니 지쳐서 스르르 쪼그리고 누우려는데
E 전화벨소리......
미영 (수화기, 힘없이)여보세요......(하는데)
경희E (입이 타는듯)나야......
미영 (수화기, 화들짝 놀라)경희니? 경희 맞지!
S# 13. 한적한 곳(밤)
일각에 주차된 경희차 안에 미나가 잠들어 있는 모습 보이고
초췌한 경희, 차옆에서 핸드폰 통화중이다.
경희 (핸드폰)이거 하나만 믿어줘! 절대 알구 그런 거 아냐. 나두 정말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S# 14. 미영거실(밤)
미영 (수화기 잡고, 절박하게)경희야, 어디니? 우리 만나서 얘기하자.(애원) 나좀 만나줘, 부탁이야!
S# 15. 한적한 곳(밤)
경희 (핸드폰)다른 애들은 그돈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니까 괜찮아, 그치만 너한텐 정말 미안하다!(끊어버린다)
S# 16. 미영거실(밤)
미영 (수화기, 기겁을 하고)경희야! 경희야아!
미영, 얼른 전화 끊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버튼을 급히 누르는데
E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미영, 끊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급히 다시 해보지만 마찬가지다,
미영 (흐느끼며 음성메시지 남기는데)나 그돈 없으면 진짜 큰일나거든... 흑흑... 위자료랑 양육비랑 전재산이야! 전화 좀 해줘, 만나서 얘기 하자 응? 부탁할게!(흑흑 흐느끼며 전화를 끊는데)......!
S# 17. 한적한 곳(밤)
경희, 핼쓱한 얼굴로 망연히 서있다가 차에 오른다.
경희차 달려가고......
S# 18. 미영안방(밤)
가련한 미영, 외출했던 옷 그대로 침대 위에 웅크리고 누워서
어쩔 줄 몰라 서럽게 흐느끼며 그 긴 밤을 지새우는데......!
S# 19. 괌 예쁜 교회전경(부감)
S# 20. 괌 예쁜 교회당
민석, 연정 마주보고 서 있다.
민석 (진지한)연정아!
연정 (느낌으로 본다)......!
민석 정식으로 너한테 청혼할게.
연정 (느낌으로 본다)......!
민석 (주머니에서 반지 꺼내들며)나랑, 결혼해줄래?
연정 (눈물 그렁한 행복한 눈으로 끄덕끄덕)......!
민석 (연정 손에 심플한 커플링 반지 끼워준다)......
연정 (반지 보며)너무 예뻐요......!
민석 (연정의 턱을 들어 시선 맞추며)우리... 이쁘게, 행복하게, 오래오래 같 이 살자!
연정 (촉촉한 눈빛)네.....!
민석과 연정, 일몰의 바다를 배경으로 이마를 맞대고 있다.
이 세상에 오직 두 사람만 있는 것처럼,
가슴이 터질 듯한 충만한 시간이다.
S# 21. 괌 사랑의 절벽
아름다운 괌 전경을 내려다보며 행복에 겨운 민석과 연정.
민석 (N)여기가 연인들의 절벽이야. 챠모르 추장한텐 아주 아름다운 딸이 있었대. 강제 결혼 피해서 여기까지 도망왔는데, 더이상 갈데가 없으 니까, 연인이랑 머리카락을 묶고 저 아래도 뛰어들었대.
연정 (N)우리랑 똑같네요?
민석 (N)응?
연정 (N)사랑하나만 믿고, 겁없이 뛰어들었잖아요.
민석 (N)그렇네!
연정 (N)들어봐요, 파도 칠 때 마다 사랑에 속삭임이 들려온데요......
E 철썩 처얼썩 파도치는 소리......
S# 22. 투몬 본사앞
데모대가 일각에서 각종구호를 외치며 연좌시위중이다.
미영은 굳게 닫힌 문앞 기웃대며 공고문도 읽어보고 애가 타는데
누군가 다른 뇌물 정치인도 구속됐다고 검찰청으로 가보자 외친다.
사람들, 우르르 몰려 일어나는 바람에
미영, 사람들 발길에 깔려 넘어져 고통스럽게 버둥대는데.....!
S# 23. 아파트 놀이터
아이들 둘러싸고 응원하는 가운데, 일대소란이 났다.
책가방 메고 신주머니 들고 오던 꽃비, 보면
단비가 웬 덩치 큰 아이(열살쯤)랑 붙어서 죽기살기로 싸우는 중이다.
꽃비, 휘둥그래져 이얏! 신주머니를 휘두르며 이연걸처럼 내달린다! 단비 위에 올라타고 때리고 있는 아이에게 신주머니 휘두르고 깨물고
얻어맞던 단비는 힘을 얻어 빠져나와 아이의 다리를 깨물고...
아이, 아얏! 비명 지르면서도 대항하고
놀이터가 북새통인데
룰루랄라 저만치서 오던 경수, 놀라 뛰어와 애들을 떼놓는다.
경수 (야구 심판 쎄입 동작을 하듯 양손을 쫙 뿌리며)스톱!
아이 (코피 닦으며 울먹)얘가 먼저 덤볐단말예요!
단비 (씩씩대며 버럭)놀렸잖아, 이혼했다구!
꽃비 (그 말에 열올라 아이에게 덤벼드는데)......!
경수 (간신히 잡아당겨 말리며 얼른)꽃비야 꽃비야!
꽃비 (경수에게 붙잡혀서도 아이를 발로 차려고 버둥버둥)......!
경수 (아이에게)먼저 놀렸다며? 그건 잘못한거지!(단비에게)단비두! 어쨌든 때린건 잘못이야, 자, 둘 다 손 내밀고 신사답게 악수해!
단비 (씩씩대며 노려보고)......!
아이 (씩씩대며 노려보는데)......!
경수 (엄하게)어서!!
단비 (할 수 없이 아이와 악수를 하고)
경수 됐어, 싸나이들끼린 악수하면 끝나는거야!(꽃비와 단비 챙겨서 데리고 돌아서는데)
S# 24. 아파트 공원
몰골 엉망인 꽃비와 단비에게 음료수캔을 따서 건내는
경수 마셔.
꽃단비 (받으며)감사합니다.
경수 (귀여운듯 단비 머리 흐트리며)단비, 주먹 쎄던데?(하는데)
단비 (휴지로 한쪽 콧구멍 틀어막은 얼굴로 꽃비 보며)우리 엄마아빠 진짜
이혼한거야?
꽃비 (시무룩)......!
단비 이혼했냐구우?
꽃비 (시무룩)......응!
단비 (울상, 풀이 팍 죽어서 고개를 푹 숙이는데)......!
경수 (좀 안쓰러운듯 보다가)기분이 안좋아?
꽃단비 (끄덕끄덕)......!
경수 (씨익 웃으며)이혼했다구 세상 끝나는거 아니거든?
꽃단비 (경수를 본다)......?
경수 (시원시원하게)우리 부모님도 이혼하셨어!
꽃비 진짜요?
단비 정말요?
경수 호주라는 나라 알지? 오스트레일리아...
꽃비 캥거루 사는 데요?
경수 (감탄)우와, 꽃비 똑똑한데?
꽃비 (으쓱하다)......!
단비 (경수를 똘망똘망 보는데)......?
경수 엄만 거기 사시구, 아버진 미국 사셔. (뻐기듯)난 그래서 집이 두채 나 되잖아, 호주에 하나, 미국에 하나!
단비 (좀 풀리는듯 빙긋 웃는)우리 큰아버지도 미국 사는데?
경수 얼마나 좋은데! 엄마 보고싶을땐 호주 가고, 아버지 보구싶으면 미국 가고... 내방도 두개, 침대도 두개, 컴퓨터도 두대, 장난감도 두개씩! (아주아주 중요한 비밀을 알려준다는 듯)결정적으로 제일 좋은 건!!!
꽃단비 (큰 기대감으로 눈이 반짝)뭔데요?
경수 (키득키득)용돈도 두배란 거지!
꽃비 (신나서)와!
단비 (꿈에 부푼)난 변신로보트 두개씩 사달래야지!
꽃비 (기분이 풀린)난 인형의 집!
경수 (주머니에서 외국(호주)동전을 꺼내서)동전엔 앞면도 있고(휙 던져올 려 다시 잡아 손바닥 펼치면 뒷면이다)뒷면도 있는거야!
꽃단비 (무슨 소린지)......?
경수 (씨익 웃으며)좋은 일 있으면 뒷면에 나쁜 일도 있고, 나쁜 일도 뒤 집어보면 좋은 면이 있단 뜻이야. 알았지?
꽃단비 네!
경수 (꽃비에게 동전 주며)동전엔 뒷면이 있다! 따라해봐!
꽃비 (동전 쥐고 신바람)동전엔 뒷면이 있다!
단비 (동시에)동전엔 뒷면이 있다!(외치는데)
배달 (오토바이 몰고 달려와서 멈춰서며 우렁차게)짜장면 시키신 분?
경수 (손들어)여기요!
꽃단비 (환호성)짜장면이다!
S# 25. 민석회사
재원과 비서, 자리에서 업무보고 있는데
재원, 일손이 잡히지 않고 마음이 심란한듯......
도저히 안되겠는지 벌떡 일어나며
재원 나 외근 나가니까 급한 일 있으면 연락해!
비서 네.
재원E (놀라서)네에?!
S# 26. 미영동네 패스트푸드점
재원과, 풀이 팍 죽은 미영 마주앉아있다.
재원, 어이가 없어 입이 딱 벌어졌는데......!
미영, 할 말이 없고......!
재원 그러니까 투몬빌리지 거기다가 대출금 위자료, 몽땅 넣었단 말예요?
미영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비참한 기분, 고개 푹 숙인채)......
재원 (두통 나는듯 머리 짚으며)으흐......!
미영 (파들파들)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재원 (심호흡)빨리 민석이한테 알리는게 순서죠.
미영 (떨리는)뭐라고 말을 해요......
재원 그래도 말해야죠!
미영 (풀이 팍 죽은)......!
재원 민석이한텐 제가 연락해볼게요.
미영 (유구무언인데)......!
S# 27. 패스트푸드점 앞
재원과 미영, 나온다.
재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거예요. 힘내세요, ALDUDtl!
미영 (풀죽은)네.
재원 들어가세요.
미영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 가는데 그 뒷모습 한없이 작아보인다)
재원 (안쓰럽고 난감하게 그 뒷모습 보다가 핸드폰 꺼내들고 버튼 눌르는 데)
E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재원 (버튼 누르고 음성녹음)야, 이민석, 어흐... 너 지금 여기 난리났어, 빨 리 전화해! 알았어? 빨리해! 하늘 무너지고 땅 꺼지는 일이야!(열나는 듯 핸드폰 폴더를 탁 덮고 주차해 놓은 차에 오르는데)
S# 28. 아파트 앞
힘이 쭉 빠진 미영, 지쳐서 걸어오고 있는데
노기등등한 통장, 놀이터에서 싸움 벌였던 아이를 이끌고
꽃비와 단비를 야단치고 있다.
경비, 껴들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일각에서 지켜보고 있고......
통장 쪼그만 것들이 겁두 없이 어떻게 그렇게 독하니 독하길, 응? 니들이 무슨 강아지야, 사람을 물어뜯게!
꽃단비 (씩씩대는데)......!
통장 어머머머, 뭘 잘했다구... 요 노려보는 것좀봐, (검지손가락으로 꽃비 이마를 톡톡 밀며)니네 엄마 어디갔어, 응?
미영 (놀라 달려와)왜그래요, 무슨 일이예요?
통장 (물린 자리 들이밀며)이것좀봐, 꽃비랑 단비가 이렇게 애를 물어 뜯어 놨잖어!
미영 (크게 놀라)니들이 이랬어?
꽃단비 (씩씩)......!
통장 아우 이거 흉질거 같아! 속상해서......!
미영 (조아리며)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따끔하게 야단칠게요.
통장 내가 이거 그냥은 못 넘어가, 이럴 수가 있어? 두애가 어떻게 한명한 테 덤비냐구!(펄펄 뛰는데)
경수 (지나다 보고 와서)단비한테 약올리고 놀리고 그쪽에서 먼저 시작했 대요!(하는데)
통장 또또삼촌이 뭘 안다고 나서 나서길, 참 이상스럽네!(하는데)
경수 (지지않고)먼저 원인 제공한 쪽도 책임이 있는거죠!(하는데)
통장 (분한)어머머머, 별꼴이야 진짜! 또또삼촌이 왜 나서요 나서길 남의 일에!(미영과 경수를 번갈아 아래위로 훑으며 고까운데)
경수 그거야!(말문이 막히는데)
꽃비 (분하다, 씩씩대며)이혼했다고 놀렸단말예요!
미영 뭐?(놀라 돌아보는데)
단비 (분하다)놀렸어, 이혼했다구!
통장 (찔끔해서)......!
미영 (분하고 서럽고 속상해서)......!
통장 (찔끔)원래는 이거 피해보상 다 받아야 되는데, 특별히 꽃비엄마 봐서 참는거야 알았어? 애들 교육좀 잘 시켜, 아유 불쾌해!(경수와 미영을 아니꼬운듯 보며, 아이 이끌고 가버린다)
경비 (난감한듯 외면하며 빗자루질하고)......!
미영 (충격인데)......!
경수 (그런 미영과 애들이 안쓰럽고)......!
S# 29. 미영주방
미영, 주방에서 어떻게 애들한테 설명해야하나 괴로워하는 중인데
단비 (와서, 천진하게)엄마, 동전에는 앞면도 있고 뒷면도 있는거래!
꽃비 (와서)나쁜 일도 뒤집어보면 좋은 면이 있단 뜻이래!
미영 ......!
꽃비 우리 짜장면 먹었어, 그러니까 엄마 저녁 천천히 해도 돼.
미영 짜장면?
단비 또또삼촌이 사줬어.
미영 ......!
꽃비 엄마, 좀 쉬어......
미영 (꽃단비 끌어안으며)엄마가 요새 너희한테 신경 못 써줬어. 정말 미안 해!
꽃비 (속깊게)괜찮아 엄마!
단비 (장난꾸러기처럼)괜찮아!
S# 30. 미영거실
단비, 통화중이고
꽃비는 거실 테이블에서 숙제하고 있는데
단비 (수화기)네, 엄마 아파서 자요.
영순 (반화면으로 나타난다)어디가 아파?
단비 몰라요.
영순 (반화면)아빠는?
단비 (수화기)주말에만 올거래요!
영순 (의아해서)으응? 그게 무슨 소리야?
단비 (수화기, 천진난만)아빠랑 엄마 이혼했대요, 근데 괜찮아요 할머니,
동전에는 앞면도 있고 뒷면도 있는거래요.
꽃비 (놀라서 쳐다보며 말리는)야아!(하는데)
영순 (크게 놀라)뭐야, 이혼? 그게 뭔 소리야 엉?(하는데)
미영 (힘없이 방에서 나온다)
단비 (수화기 들고 돌아보며)엄마!
영순 (불호령)엄마 바꿔!
단비 (미영에게 수화기 내밀며)엄마, 할머니!
미영 (놀라 수화기 받으며)어머니...(하는데)
영순 이게 무슨 하늘 찢어지는 소리냐! 이혼이라니? 무슨 소리야, 응!(하는 데)
미영 (울먹울먹)어머니......!(흐느끼는데)
영수 (헉헉대다가, 버럭)내가 갈테니까 니들 꼼짝도 말고 기다려, 알았냐! (끊는다)
미영 (전화 끊고 눈물 훔치며 얼른 안방으로 들어가버린다)
꽃비 (속상한)멍청아, 엄마 울잖아!
단비 (시무룩)어어......!(난감하고)
S# 31. 괌호텔방(밤)
더블베드 놓인 객실,
연정, 경대앞에 앉아서 귀여운 표정으로 뭔가를 열심히 쓰고있는데,
머리털어 말리며 아주 쑥쓰러운 표정으로 욕실에서 나오는 민석,
연정과 같은 몹시 귀엽고 앙증맞은 커플티셔츠 입었다.
민석 (쑥쓰러워서)나 그냥 내 티셔츠 입음 안될까?
연정 (장난스럽게)절대로 안돼요! 벗으면 화낼거예욧!(핸드폰으로 꺼내 옆 에 붙어서 다정하게 사진찍는데)
민석 (귀엽게 양팔로 상체 감싸 숨기는 시늉)
연정 (깔깔대며 핸드폰 사진 찍으며)됐다!(즐겁고 행복한데)
민석 (그런 연정을 보며)앞으론 말 놓구 그냥 편하게 부를게.
연정 (미소로 끄덕끄덕)......!
민석 (다정하게)뭘 그렇게 열심히 써?
연정 둘이서 하고싶었던 일들이요.(행복한듯 메모지 들고 읽는다)당신 속 옷 챙겨주기, 같이 빨래 널기, 늦게 들어온 날 술 많이 마셨다고 구박
하기, 그러면서도 꿀물 챙겨주기, 같이 시장보기, 치약 아무렇게나 눌 러짰다고 쫑알대면서 나란히 양치질 하기......(하는데)
민석 (웃는)앞으로 다 해볼거네?
연정 (귀엽게)당근이죠.
민석 (귀여워서 연정 코를 살짝 비틀어주고)
연정 (애교)아얏!
민석 (웃는)안 피곤해? 아침비행긴데 일찍 자야지.
연정 알았어요.(욕실로 들어간다.)
욕실에서 연정, 샤워하는 소리 들리는 동안
민석, 아무래도 쑥쓰러운지 여행가방 속에서 새티셔츠를 꺼내 입다가
문득 넣어둔 자기 핸드폰을 본다.
민석,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켜는데......
음성녹음이 열 몇개나 들어와 있다.
민석, 의아해서 음성 녹음을 재생하는데
재원E 야, 이민석, 어흐... 너 지금 여기 난리났어, 빨리 전화해! 알았어? 빨 리 해! 하늘 무너지고 땅 꺼지는 일이야!
민석, 의혹스런 표정으로 핸드폰 뒷주머니에 넣고 욕실을 향해
민석 저기, 나가서 담배 좀 사올게.
S# 32. 호텔 일각(밤)
민석, 재원과 핸드폰 통화중인데
민석 (크게 놀라)뭐야?
재원 (반화면)너 그렇게 할랑할랑 여유잡을 때 아냐! 당장 돌아와, 미영씨 집 다 날리게 생겼어 지금!
민석 자세히 좀 얘기해봐!
재원 여기 지금 투몬게이트 때문에 발칵 뒤집혔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 한 미영씨, 거기다 덜컥 투잘했다가 잘못된 모양이야. 긴말 필요없구 당장 돌아와! 끊어!(아웃된다)
민석 (천천히 핸드폰 폴더 접으며)......!(당혹스런 표정으로 급히 걸어간다)
S# 33. 호텔 일각 컴퓨터앞(밤)
민석, 인터넷으로 한국뉴스 사이트 접속중이다.
투몬게이트 사건 대서특필된 기사 보면서 심각한데,
투몬 본사앞 사진 일각에 어리버리 껴나온 미영의 모습(S# 22의 한장 면)이 보인다!
민석, 기가 막힌데......!
S# 34. 동 호텔방(새벽)
스탠드불빛만 어스름한 실내.
연정, 민석 손잡고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새근새근 자고 있는데
민석은 잠을 못 이루며 괴롭다...
행여 연정이 깰세라 조심스럽게 손을 놓고, 창가로 간다.
창밖을 내다보며...... 무거운 밤인데......
S# 35. 창공을 가르는 비행기(아침)
S# 36. 연정동네 동사무소 혼인신고창구
민석과 연정, 창구앞에 서 있다.
직원, 서류를 접수받고 처리해주면.....
연정, 혼인신고 된 호적등본 받으며 뿌듯하고 벅찬 마음이다......
민석, 착찹한 마음이지만, 티를 못 내고......
S# 37. 동사무소 앞
안도감 어린 행복한 표정의 연정과,
착찹한 민석 나온다.
연정 (민석 팔짱을 끼며 애교로)이렇게 팔짱끼구 시청앞 광장까지 가구싶 다!
민석 거긴 왜?
연정 이 사람, 내남자예요! 온 세상 사람들한테 다 보여주게!
민석 (마음 무거운 미소)저기... 나 지금 회사 들어가봐야되는데......
연정 피......(하는데)
민석 (무거운 미소)미안해, 일이 너무 밀렸어.
연정 (장난꾸러기처럼)나두 회사 갈거예요, 가요!
민석 (연정과 팔짱끼고 가면서도 머리가 복잡하고)
S# 38. 미영아파트 길
민석, 급하게 걸어오는데
저만치 터덜터덜 오고있던 미영과 눈이 마주친다.
민석 (애간장이 타고 속상해서)어떻게 된거야아!
미영 (난감하고 두렵고)......!
S# 39. 미영거실
미영은 주눅이 들어서 울먹거리고 있고
민석, 서서 감정 억누르려 최대한 애쓰며 얘기중이다.
민석 (애간장 타는)제정신이야, 겁도 없이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질러어!
미영 (울먹울먹)부동산에도 물어보구 여기저기 알아봤어, 유동인구도 많구 장사도 잘되는 터랬어!
민석 (폭발하려는... 그러나 애써 누르며)분산투자 몰라? 의논을 했어야지 의논을! 어떻게 혼자서 덜컥!(폭발하려는 감정을 간신히 누르며 심호 흡)
미영 (울먹울먹)......!
민석 (숨을 푹 내쉬며, 억누르며)대출은, 얼말 받은거야?
S# 40. 미영아파트 앞
택시 달려와 멈춰서더니, 작은 옷가방 하나 들고 영순 내린다.
영순, 노기등등 끓는 얼굴로 아파트 건물을 올려다보는데
경비 (알아보고)꽃비 할머니 아니세요!
영순 (노기등등 대꾸도 않고 현관을 오른다)......!
경비 (뭔가 심상치않은)......!
S# 41. 미영현관
영순, 미처 안 잠겨진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민석E (화나서 펄펄 날뛰는)제정신이얏?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생각이란 게 있는 사람이야 당신!(하는데)
영순, 노기등등해서 주방으로 들어가고
S# 42. 미영주방
민석 (펄펄 날뛰다가 너무 기막혀 휙 돌아보며)그렇게도 판단력이 없냐구 웃!!!(소리소리지르고)
미영 (고개 푹 숙인채 눈물만 닦는데)......!
영순 (들어와서 버럭)잘들 헌다!
민석 (놀라고)
미영 (눈물 닦으며 벌떡 일어서는데)......!
영순 (노기등등해서 두 사람을 노려보고)......!
S# 43. 동 거실
영순, 시뻘겋게 화가 나서 소파에 앉아있고
민석과 미영, 무릎 꿇은 채 바닥에 나란히 앉아있다.
영순 (민석에게 씹듯이 버럭)다시 한번 말해봐!
민석 (고개숙인채 단호히)그 여자 사랑해요, 못헤어집니다!(하는 순간)
영순 (달려들어 민석의 따귀를 철썩 때린다)이 미친 놈아, 이 정신나간 놈 아! 니가 제정신이야, 엉?
미영 (놀라)어머니! 그만하세요, 어머니!(말린다)
영순 (마구 두들겨패며)내가 너 이렇게 키웠냐, 엉! 어떻게 사람 뒤통수를 이렇게 쳐, 이놈아!
민석 (묵묵히 그 매를 다 맞고 있다)......!
미영 어머니, 그만하세요...(말리면서 흐느끼고)......!
영순 (때리다 때리다 지쳐서)어휴!
미영 (그런 영순을 부축해서 소파에 앉히려는데)......
영순 (뿌리치며, 버럭)너도 똑같어! 그렇다고 냅다 이혼을 햇!
미영 (고개 푹 숙인채)......!
민석 (무릎꿇은 채 단호하고)......!
S# 44. 신문사 내 로비라운지
재원과 민석, 일각의 의자에 앉아 누군가를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재원 어, 허기자!(일어선다)
민석 (일어선다)
기자 (다가와서 재원과 악수)오랫만입니다 선배님.
재원 (악수하며)우리 회사 이민석 사장이야, 인사해! 여긴 조일일보 경제부
허영환 기자.
기자 (손내밀며)처음뵙겠습니다. 허영환입니다.
민석 (악수하며)이민석입니다.
재원 앉자.
모두 (앉는다)
재원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지금?
기자 이유야 어찌됐건 투몬사는 벌써 분양대금까지 날려버린 셈이예요.
쇼핑몰 사업권을 딴데로 넘길 수도 있지만 그게 하루 이틀에 끝날 일 이 아니거든요. 부채랑 사업 정리하다보면 기다리는 사람만 말라죽어 요. 모닝시티 사건 보셨잖아요!
민석 (머리를 쿵 얻어맞은듯 일그러지고)......!
재원 (다급히)사건 터지기 바로 직전에 넣은 모양인데, 어떻게 안될까?(안 타까운)이건 운이 없어도 너무 없잖아!
기자 (조심스럽게)성수대교 무너질 때도 1초 상간으로 죽은 사람 산사람 갈렸어요, 세상 일이란게 가끔 이렇게 황당하게 돌아가잖아요......
민석 (굳는)......!
기자 액수가 커요?
재원 (씁쓸)좀...... 많어.(민석을 돌아보고)
민석 (막막한데)......!
S# 45. 미영거실
미영, TV 화면 속의 ‘투몬게이트’ 보도를 지켜보면서 애가 타는데
안방에서 몸져 누워있던 영순이 가방 들고 나온다.
미영 (얼른 TV끄고 일어서며 놀라서)어디 가시게요?
영순 (서릿발처럼)내 집 갈란다!(현관으로 나가버린다)
미영 (놀라)어머니!(쫓아나가는데)
S# 46. 아파트 앞길
영순, 택시에 오르려하고
미영 (가방 잡고 만류하며)몇달씩 비워둔 집이잖아요, 청소도 해야되고, 먹을 것도 없을텐데!(하는데)
영순 (이꼴저꼴 다 보기싫은)나, 너 그렇게 안봤다! 한눈 한번 팔았다고 파 르르 갈라서?!(차갑게 택시문 닫아버리고 출발한다)
미영 ......!(택시 달려가는 모습을 망연히 보고 있는데)
S# 47. 홈쇼핑사
연정, 사무실에서 방송대본과 의류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는데
고PD (들어서다가)어? 언제온거야?
연정 (일어서며 밝게)오늘이요.(하는데)
고 (다 아는 줄 알고 씁쓸한듯)속이 말이 아니지?
연정 네......?
고 (의아한)얘기 안했나보네? 민석이가......
연정 ......!
S# 48. 홈쇼핑사 일각
연정, 커피잔 들고 창밖 내다보며 생각에 잠겨있는데......
S# 1.에서 미영이 공항까지 달려와 ‘꽃비아빠, 저기...’부르던 모습.
S# 33.에서 혼인신고 하고도 민석 표정이 어둡던 모습
연정, 마음이 복잡하고 괴로운데......
S# 49. 연정오피스텔(밤)
연정, 책읽고 있는데
E 현관문벨소리......
일어나 도어룩으로 밖을 확인하고 반갑게 열어주면
민석, 취해서 들어서자마자 연정을 끌어안는다.
연정, 그런 민석의 심정이 고스란히 이해가 돼서 마음이 아프다......
민석 여태 안잤어?
연정 술마셨어요?
민석 쪼금......
연정 (민석을 부축해 침대에 앉히고, 냉장고 열고 알로에즙을 꺼내와서 입 에 대주며)알로에요, 술깨는덴 이게 최고래요.
민석 (마신다)
연정 (걱정스럽게 나란히 앉아 민석의 땀난 이마를 쓰다듬는데)......
민석 (연정을 느낌으로 보며 아픔을 간직한 힘든 미소)......!
연정 (민석의 품에 안겨 따뜻하게)힘들면 힘든 내색도 하구 살아요, 혼자서 끌어안지 말고......
<플래시컷 1부 74씬의 민석이 했던 똑같은 대사>
민석 (뭉클한데)......!
연정 (아프게)왜 말 안했어요?
민석 ......!
연정 (촉촉한)우리 이제 부부잖아요...
민석 ......!
연정 (천사처럼)아이들... 언젠간 데려와야 된다 각오했어요. 좀 당황스럽지 만, 정 안되면 애들 제가 키울게요!
민석 (너무나 고마운)연정아!!!(하는데)
연정 대신, 조금만 기다려줘요. 나두 마음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
민석 (확 끌어안는다, 이 여자와 함께라면 죽어도 좋아! 라는 강렬한 느낌)
S# 50. 미영복도(새벽)
투몬 계열사 연쇄부도 소식 1면에 실린 신문 툭 던져지고,
그 위로 <투몬빌리지 공중분해, 굿모닝시티 이후 최대의 피해, 투몬 사 회장 종적 묘연, 투몬, 무리한 사업확장이 자충수, 채권단 투몬빌 리지 정리하라. 모닝시티 재연인가? 통한의 계약자들>이라는 기사들 이 실린 각각 다른 날짜의 신문들이 수북히 계속 던져지는데......
(날짜 경과)
S# 51. 미영안방(낮)
민석, 굳은 표정으로 경대 앞에 앉아 있는데......!
미영, 서류봉투 들고 풀이 팍 죽어서 장롱속에서 서류봉투 꺼내온다.
서류봉투를 건내주고 엉거주춤 반외면하고 섰는데.....
민석 (굳은 표정으로 서류들 계산기 두드려가며 꼼꼼히 검토하는데, 표정 더욱 굳는다!)
미영 (하얗게 질려 있다)......!
S# 52. 미영거실
영순, 현관문 열고 들어오다가 민석의 신발을 본다.
안방으로 가려는데
민석E (비감한 심정 억누르며 낮게)집 처분해야 겠어......
영순,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깜짝 놀라는데......!
S# 53. 동 안방
미영 (놀라서 번쩍)여보!(하는데)
민석 (보던 서류를 덮더니, 끓는 심정을 간신히 억누르며 낮게 또박또박 담담하게)답이 안나와!
미영 (울상)여보......!
민석 (담담히)몇달 더 버텨봤자 이자만 눈덩이처럼 쌓여. 날짜 갈때마다 빚 만 더 느는거야.
미영 (할말이 없다, 눈물만 뚝뚝 떨어지는데)......!
민석 (감정 절제하려 최대한 애쓰며)내평생 번돈이야, 거기다 대출까지...... (끓어오르는 부아를 간신히 누르며)어떻게, 이걸 한번에 날리니, 집 이랑 위자료랑 이게 모두 얼만데!(하는데)
영순 (기겁을 한 얼굴로 안방문 벌컥 열면서)이건 또 무슨 소리냐? 뭘 날 려?!
미영 (깜짝 놀라 엉거주춤)어머니......!
민석 (난감하고)......!
S# 54. 동 거실
펄펄 날뛰는 영순을 민석이 말리고
무릎꿇고 고개숙인 미영, 조아리고 있는 상황.
영순 아들놈은 바람나 이혼하구 며느리란 건 아파트에 양육비까지 한입에 날려? (가슴치며)내가 헛살았다, 헛살았어! 다 필요없구, 애들 내가 데 려갈란다!
민석 (진땀 흘리며 말리는)어머니, 진정 좀 하세요!
영순 니들은 부모 자격 없어! 내 손주 내가 거둘거야!
미영 (기겁을 해서)어머니 용서해주세요, 잘못했어요!(하는데)
영순 (민석 등짝을 철썩철썩 때리며)다 꼴보기 싫어, 둘 다 나갓, 나가라굿!
민석 (몹시 흥분한 영순 말리며 미영에게 급히)잠깐 좀 나가 있어!
미영 (흐느끼며 일어나서 현관으로 나가고)......!
S# 55. 여의도공원 벤치
일각의 한적한 벤치에 미영이 앉아있다.
인생이 어지러워 멀미나 날 지경이다,
이 파도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나, 막막하고 눈물만 자꾸 흐르고......!
S# 56. 아파트 광장
미영, 핼쓱한 얼굴로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저만치 꽃비와 단비, 경수가 인라인 타고있는 모습 보인다.
누가 어른이고 누가 아인지 알 수 없게
세사람, 나잡아봐라 놀이를 하며 아주 신나게 놀고 있는데
경수는 자기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미영 쪽에 등을 보이면서
꽃단비에게 장난스럽게 뒤로 가는 시범을 보이는 중이다.
미영, 말할 기운도 없이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꽃비 (먼저 미영을 발견하고)어, 엄마다!(하는데)
경수 (그런 줄도 모르고 롤러타면서 뒤돌아보다가 그만 미영과 부딪혀서) 악!(넘어지고)
미영 아얏!(나동그라진다)
꽃비 (놀라 달려와서)엄마, 괜찮아!
단비 엄마!
경수 (놀라서)괜찮아요 아줌마?!
미영 (발목을 감싸안고 몹시 아파하며)아앗!
경수 (놀라 발목 만지려)많이 다쳤어요?(하는데)
미영 (그 손 매섭게 쳐내며)뭐하는 거예욧!
경수 (머쓱, 무안해서)그게 아니라...(하는데)
미영 (괴로운듯 발목 잡고 일어나려다 휘청 다시 주저앉는다)......!
경수 (걱정스럽게)다쳤어요?
꽃단비 (걱정에)엄마, 괜찮아?(하는데)
미영 괜찮아......(억지로 일어서려는데 쉽지가 않다)
경수 (얼른 부축하고)......!
S# 57. 아파트 1층 현관앞
영순, 아파트 앞에 나와 꽃단비 기다리며 서성대고 있는데
꽃단비, 롤러타고 와서 안긴다.
꽃단비 할머니!
영순 그래, 내 새끼들!(끌어안다가 저만치 오고 있는 미영을 보는데)......!
미영 (삐끗한 발목때문에 경수 부축을 받으며 오고있다)
영순 (눈매가 의혹으로 매섭게 번쩍)아니......!(하는데)
통장 (지나다가 보면서 영순 들으라는듯)요새 엄청 붙어다녀, 둘이? 허긴
둘다 싱글인데 뭐가 걸리겠어!(얄밉게 씰룩씰룩 가는데)
영순 (의혹으로 부들부들)이 이런......!(하는데)
<플래시컷>
7부 29씬. 경수가 ‘아줌맛!’하면서 앞집 문 열던 장면,
마늘봉지 건내주던 장면.
영순 (분노로 부들부들)......!
미영 (영순 발견하고 놀라 얼른 경수 손 떼어내며)어머니......!
영순 (싸늘한 눈으로 미영과 경수 훑어보더니, 꽃단비 싸안으며)살다살다 별 해괴한 꼴을 다 보겠네!(씩씩대며 꽃단비 데리고 들어가버리고)
미영 (당황해서)어머니!
경수 (무안한)어, 이게 아닌데.....?!
S# 58. 비디오가게
경수, 카운터에 앉아 턱 괴고 찜찜한 표정으로 콜라 빨대로 마시는데
앞집 (비디오 정리하면서)너, 왜 콜란 뻑뻑 마시구 그래? 속상한 일 있냐? 경수 앞집말이야......
앞집 꽃비네가 왜?
경수 이혼했거든......
앞집 (크게 놀라서)이혼? 언제? 아니 그집, 오손도손 잘 살았잖아?
경수 으이그... 원래 그런거야. 형처럼 지지고 볶구 주야장창 싸우는 집은 징그럽게 붙어살구, 그렇게 조용하던 사람들이 막상 돌아서면 훨씬 더 무서운거라구!
앞집 (갸우뚱)그런가...... 근데 넌 뭐 그렇게 아는게 많냐, 결혼도 안하고...
경수 (머리 가리키며)상식이지 상식!
앞집 짜식......근데 왜 이렇게 손님이 없어, 이래갖구 월세가 내겠냐......(입맛 이 쓴듯)
S# 59. 미영거실
영순, 굳은 표정으로 꽃단비에게 감을 깍아주고 있는데
미영 (옆에서)어머니, 그냥 앞집 총각이예요, 제가 다릴 삐끗해서...
영순 (들을 필요도 없다는듯 돌아앉아 감을 깍고)......!
미영 (난감한데)......!
E 딩동 현관벨소리
미영 (인터폰 집어들고)누구세요?(하면)
남자E 집보러 왔는데요.....
미영 (가슴이 덜컥)......!
남자E 부동산에서 왔습니다, 집 내놓으셨죠?
미영 (작게)...네. 저기 잠깐만요...(떨리는 손으로 인터폰 내려놓으며 차마 영순쪽을 돌아보지도 못하는데)......!
영순 (억장이 무너진다)어휴!(꽃단비에게)할머니네 집에 가자.(일어선다)
단비 (영순을 따라 현관으로 나가며)우리 또 이사가, 누나?
꽃비 (불안한듯)갔다올게 엄마!(따라 나가고)
영순 (현관문 벌컥 열면)
남자 상가 부동산입니다. 집 내놓으신거 맞죠?
영순 ......!(애들 데리고 나간다)
남자 (엇갈려 들어오며)잠깐 실례 좀 하겠습니다.(젊은 부부를 향해)들어오 세요.
남 실례합니다.
여 구경 좀 할게요.
미영 ......
남자 싹 수리해서 더 손볼데도 없고... 벽지랑 장판도 고급스럽죠, 씽크대도 새거고! 이사온지 얼마 안됐거든요.
부부 (이방저방 열어보며 꽤 마음에 드는듯)......!
남자 금방 비워주실 수 있죠?
미영 (놀라)네?
남자 급매물로 내놓으셨는데... 아닌가?
미영 (참담한데)......!
S# 60. 부동산 사무소
부동산 남자, 계약서 작성 중이다.
미영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앉아있고
민석,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젊은 부부 마주앉아있고
남자 (계약서 내밀며)여기하구 여기 지장 찍으세요.
미영 (떨리는 손으로 지장을 찍는다)
남 (수표 내밀며)여기 계약금이요.
여 집은 언제 비워줄 수 있어요?
남자 원래 외국 사는 분들인데, 연구소에 스카웃 돼 오셨데요, 지금 호텔에 묶고 있어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데... 내일 당장도 가능하구요!
여 호텔비가 너무 비싸서요.
남자 아시겠지만 요새 아파트 거래가 워낙 뜸해요, 주인 나섰을때 어서 처 분하세요, 가격도 적당하고......
민석 (무겁게 미영을 보면)......!
미영 (낭떠러지에 선 참담한 기분)......!
S# 61. 부동산건물 상가 앞
민석과 미영, 참담한 심정으로 나오는데
E 핸드폰 벨소리
민석 (핸드폰)여보세요...
영순E 애미데리구 내집으로 와!(끊어버린다)
민석 (난감한듯 핸드폰 폴더를 접고)어머니 집으로 오래...
미영 (떨리는데)......!
S# 62. 영순집 마당
꽃비와 단비, 놀고 있는데
민석과 미영, 대문 열고 들어온다.
꽃단비 아빠!(달려가 안긴다)
민석 (아이들 안고 투닥여주며)할머닌?
꽃비 안에 계세요.
단비 할머니 화났나봐......
미영 (두렵다)......!
S# 63. 영순거실
민석과 미영, 들어서면
영순, 빨래 개키고 있다.
미영과 민석, 앉고......!
영순, 차가운 표정으로 빨래만 개키고 있다.
미영, 민석, 난감하고......!
영순, 말 한마디 없이 빨래만 개켜서 다 갠 빨래를 들고 일어서는데
미영 (얼른 일어나 받으려)이리주세요.(하는데)
영순 (휙 뿌리친다).....!
미영 (휘청하며, 충격인데)......!
민석 ......!
영순 (빨래 갖다놓고 와서 앉는다)어떡하기로 했냐?
민석 ......!
영순 어떡하기로 했냐굿!
민석 (천천히)집... 처분해야 되겠어요......
영순 (노기등등)빚잔치 하면 얼마나 남아?
민석 대출금 갚고 융자금 빼면......
영순 (버럭)얼마가 남냐구?
민석 ......!
영순 (억장이 무너지는... 기막혀서)안 남어?
민석 (긍정의)......!
미영 (땅으로 푹 꺼져들고 싶은 기분)......!
영순 (심호흡......싸늘하게)애들 내가 키운다, 당장 전학시켜!
미영 (기겁을 해서 영순을 보는데)어머니!
민석 (난감해서)저기, 어머니!(하는데)
영순 (무섭도록 싸늘하게)너 애비 자격없구, 너두 애미 자격없어!
미영 (충격에 부들부들 떨며 서럽게 흐느끼는)어머니이, 애들은 제가 키울 게요, 어머니!(하는데)
영순 (퍼붓는)뭘루 키워, 어디서 키워? 어떻게 키울건데?
미영 (말문 막힌다, 도움 청하는듯 민석을 돌아보면)......!
민석 어머니 저기!(하는데)
영순 (쏟아붓는)아파트에 대출까지 더해서 한번에 날려버린 애한테 어떻게 내 귀한 손줄 맡기냐? 남편 간수 하날 못하고 홀랑 이혼 해버린 애 한테 뭘믿구 내핏줄 맡겨?
민석 (말문이 막히는데)......!
영순 (쏟아붓는)너두 대출 받아 준 돈이라며? 그거 갚으면서 다달이 생 활비 대주고, 딴살림하고 그럴래? 엉?
민석 (할 말이 없다)......!
미영 (흐느끼며 매달리는)어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애들만 키우게 해주세 요, 어떻게든 키울게요. 저, 애들 없인 못 살아요 어머니, 애들하구 살게 해주세요! 네!!!
민석 (괴롭다, 외면하는데)......!
영순 (버럭)월세방에서 키?!
미영 (말문 막힌다, 흐느끼는데)......!
영순 두말할거 없구, 너 날린 재산 그대로 회복시켜! 애들 키울만한 능력있
는지 없는지 증명해 보이라구! 그 담에 얘기햇!(문 쾅 닫고 들어가버 리고)
미영 (두렵고 무섭다, 흐느끼는데)......!
민석 (난감하고 괴롭고)......!
S# 64. 동 마당
안에서 벌어지는 소란을 고스란히 다 들은 꽃비와 단비...
꽃비, 단비를 꼭 끌어안고 앉아있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무섭다......!
단비, 뭐가뭔지 모르지만 꽃비품에 안겨 슬프고 무서워 눈물 뚝뚝......!
S# 65. 꽃단비방(밤)
미영, 잠든 꽃비와 단비 옆에서
이불 여며주고 손발도 만져보고 볼도 쓸어주고......
서럽고 두려운 밤을 지새고 있는데......!
S# 66. 가정법원 내 법무사 무료법률상담실
중년 아줌마와 노인들만 와글와글하는게 무료식권이라도 타러온 달동 네 동사무소 같은 분위기다.
미영, 그 사람들 틈에 초조하게 끼어앉아 있는데
옆에 아줌마, 갖고 온 옥수수를 나눠먹자며 내밀지만
미영, 고개를 젓고......
사무실 여직원들은 불친절하기 짝이 없다. 하루에 열 명씩만 상담을 해주는데 접수시간보다 일찍 들어와 기다린 사람이 벌써 열 명이 찼 다는 것이다. 늦게 온 노인은 ‘오죽하면 내가 여기와서 이러겠냐고!’ 하고 섭섭한 소리를 하다가 돌아서 나가고.....
사람들은 상담자의 심기가 불편한 것을 눈치챘는지 시끌벅적하던 것 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다. 마치 담임의 눈치를 보는 초등학생들 같은데......
법무 장미영씨!
미영 (화들짝 놀라서)네.(법무사 앞에 마주앉는다)
S# 67. 가정법원앞
미영, 터덜터덜 절망적으로 걸어나오는 위로
법무E 요새 양육비 안주고 버팅기는 남편들 얼마나 많은줄 알아요? 걸 고스 란히 다 날리고 양육권 갖겠다 버티는건 좀 그렇죠 뭐...... 애들이 아 직 어리니까 심판 들어가면 싸워볼 순 있는데, 이긴다는 보장은 없어 요. 그 과정에서 애들 상처받는 것도 생각해야 될거구......
마지막 지푸라기마저 놓쳐버린 막막한 표정으로
휘청휘청 걸어가는 가련한 미영......!
S# 68. 최고급 갈비집 야외가든
창백한 미영, 꽃단비 데리고 앉아 갈비를 먹이고 있다.
미영, 부지런히 고기 구워서 아이들 앞접시에 연신 놔주고
꽃단비, 모이를 받아먹는 제비새끼들처럼 입벌리고 잘도 받아먹는다.
미영 (창백하게 웃으며)맛있어?
단비 응, 캡짱으루 맛있어!
꽃비 (걱정스럽게 둘러보며)엄마 여기 되게 비싼데지?
미영 그런 걱정 하지마, 엄마 돈 있어.
꽃비 정말?
미영 (아프게 웃는)그럼! 걱정 말구 많이 먹어, 어서!(고기 놔준다)
꽃비 (그제서야 맛있게 먹고)......
미영 (입안이 바짝바짝 타는 기분, 아이들에게만 연신 먹여주는데)......!
S# 69. 코스모스밭(고수부지)
코스모스가 만개한 아름답게 들판을 미영과 꽃단비가 걸어간다.
단비, 외식과 외출에 신바람나서 잠자리채 휘두르며 앞서서 펄쩍펄쩍,
꽃비는 미영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미영 (힘겹게 말 꺼낸다)엄마가... 이렇게 밖에 못해줘서... 정말 미안해......!
꽃비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올려다보며 슬프게 웃는)괜찮아요 엄마!
단비 (뭐가뭔지도 모르면서 룰루랄라 잠자리채 휘두르면서 저만치 앞서 달 려가며 덩달아 외친다)괜찮아요 엄마!
미영 (그 모습 보면서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데)......!
꽃비 (미영 허리 껴안으며 그렁그렁한 눈으로 올려다보며 웃는다)이 세 상에서 난 엄마가 제-일 좋아!
미영 (무너저내린다)흑흑......!(참았던 울음을 터트리자)
꽃비 엄마!(엉엉 울음을 터트린다!)
미영 (얼른 꽃비 껴안고 눈물 닦아주며)울지마, 우리 꽃비! 우리 꽃비!(심장
이 갈기갈기 찢어지지만 아이 앞이라 단단해지려 무진 애 쓰며)......!
꽃비 (끄윽끄윽 흐느껴 울면서 미영 눈물 닦아준다)엄마도 울지마?
미영 (흐느끼며 끄덕끄덕)......!
꽃비 (엉엉)단비 내가 잘 돌볼게, 걱정하지 마 엄마......
미영 (흐느끼며)엄마 없을땐 꽃비가 엄마 대신이야, 알지?
꽃비 (끄윽끅 엉엉 울면서도 기특하게도 웃으려고 애쓰며 끄덕끄덕)네!
미영 엄마가 정말 너무 너무 미안해, 너희한테!
꽃비 (미영 껴안으며)엄마, 사랑해!
미영 (꽃비를 껴안고 엉엉 흐느끼고)엄마두, 사랑해... 흑흑......!
단비는 천지분간을 못하고 저만치 앞에서 잠자리채 이리저리 휘두르 며 신이 났는데,
미영과 꽃비, 만발한 코스모스 속에서 끌어안고 서럽게 흐느낀다......!
S# 70. 미영아파트 앞(다른 날)
1톤 용달차 와서 멈춰서고
인부 두 명과 영순, 내린다.
영순, 현관으로 들어가고
인부들, 포장재료 내리며 짐 실을 준비를 하는데
경비, 나와서 보며 올 것이 왔다는 듯 쯧쯧쯧 혀를 차고......!
S# 71. 미영안방
E 애들짐 꺼내는 소리
영순이 기사에게 조심해라, 그건 따로 싸라 지휘하는 소리
이삿짐 꺼내는 소리 등등이 소란스럽게 들려오는 가운데......
미영, 등돌리고 웅크려 앉았는데, 양손으로 귀막고 눈도 감고......!
창백하게 질린채, 당장이라도 쓰러져 죽을 것 같은 이별의 고통을
이 악물고 견디고 있는데......!
S# 72. 미영아파트 앞
인부들, 용달에 꽃비와 단비의 침대며 책상등 짐을 싣고 있다.
경비,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영 안 좋은데......!
민석차, 달려와 멈춰서고
민석, 아주 굳은 표정으로 차에서 내린다.
민석, 회한에 찬 표정으로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S# 73. 미영거실
아이들 짐 빼느라 어수선해진 거실......
영순, 주방 식탁앞에 굳은 얼굴로 앉아 거실쪽 외면하고 있고
미영, 창백한 얼굴로 거실바닥에 꽃단비와 마주앉았다.
꽃단비, 외출복 입고 무릎을 꿇고 나란히 앉아서 미영을 올려다본다.
미영 (창백하게, 단단하게 다짐)할머니 말씀 잘 듣고 밥 잘 먹고 잘 지내는
거야, 알지?
꽃비 (눈물은 글썽, 그러나 눈은 웃고있는, 울면서 웃는... 끄덕끄덕)......!
단비 (뭔진 모르지만 슬프다, 그런데 울면 안될거 같아서 어색하게 웃으며 끄덕끄덕)......!
미영 (눈물이 나오려는걸 이 악물고 간신히 간신히 억누르는데)......!
꽃비 (눈물 글썽한 눈으로 억지로 웃으면서)엄마두 밥 잘 먹어야 돼?
미영 (억장이 무너진다, 끄덕끄덕)......!
영순 (뒤돌아 앉은채 순간, 눈물 울컥하지만, 애써 참는다)......!
미영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을 억누르며 단비에게)엄마 없을땐 누가 엄마 랬지?
단비 누나요......(하는데)
영순 (벌떡 일어나며)방 얻으라고 민석이가 주드라!(식탁 위에 봉투 올려놓 는다)
미영 (창백한 얼굴로 천천히 일어선다)
꽃단비 (따라 일어서고)
미영 (차마 가는 모습 볼 수가 없어 뒤돌아 외면하고)......!
영순 (괴롭지만...... 꽃단비 손을 잡고 현관을 내려서는데)......!
미영 (절규)약속해주세요!!!
영순 (돌아보면)......!
미영 (돌아서며)이 아파트 도로 찾고, 제 능력 증명하면 그땐 애들 주시는 거예요!!!
영순 (냉정하게)알았다!
미영 (외치는)약속하세요!!!
영순 (마음이 아프지만, 차갑게)알았대두!(꽃단비 손을 이끌고 나가려는데)
꽃비 잠깐만요!(달려오더니 미영 손에 외국동전(24씬 경수가 준) 쥐어준다)
미영 (받아서 보는데)......!
꽃비 (눈물 그렁한 눈으로 웃으며)동전에는 뒷면도 있는거야, 알지 엄마?
미영 (이를 악물고 눈물 참으며 억지로 웃어주며 끄덕끄덕)......!
꽃비 (미영을 꼭 끌어 안아주고 영순 손 잡고 현관 밖으로 나간다)
미영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데)......!
S# 74. 아파트 광장
용달차에 아이들 짐 실려있고
영순 손을 잡고 쫄랑쫄랑 나온 꽃비와 단비,
막 현관을 오르려던 경수와 마주친다.
경수 (놀라서)어? 니들 어디가니?
영순 (싸늘하게 꽃단비 손 잡아끄는데)
단비 (따라가며, 풀죽은)할머니네......
꽃비 (풀죽은)안녕......
경수 어, 그래, 안녕......(기분이 아주 이상한데)
S# 75. 미영거실
차마 울지도 못하고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있던 미영,
미친듯이 베란다로 뛰쳐나가 창문을 여는데......!
S# 76. 아파트 광장(미영의 시선)
영순, 꽃단비 이끌고 민석차 뒷좌석에 오른다.
민석, 뒷좌석 문 닫아주고 굳은 표정으로 아파트를 올려다보다
미영과 눈 마주친다,
착찹한 표정으로 차에 오른다.
민석차와 용달차, 차례로 출발하는데......!
S# 77. 미영베란다
미영, 그 가는 모습을 더는 볼 수가 없어서
뒤돌아 쪼그리고 앉아 양팔로 자기 몸 감싸안으며 끄윽끄윽...
미쳐버릴 것 같은 아픔을 안으로 삭여내고 있는데......!
S# 78. 달리는 민석차안.
운전하는 민석도,
뒷좌석의 영순과 꽃단비도 모두 다 침울하다......!
S# 79. 미영복도
경수, 닫힌 미영집 문을 보면서 마음이 영 안좋다......
노크를 할까, 벨을 누를까...... 몇번을 망설이다가
난감한듯 아주 맘이 안좋은 표정으로 돌아서는데......
S# 80. 꽃단비 방
눈물젖은 미영, 덜덜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문 열고 들어오면
텅빈 방안에 단비가 그리던 스케치북, 망가진 장난감 두어개만 덩그 러니 떨어져 있다.
미영,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 스케치북을 한장한장 펼쳐보는데,
커플자전거 타는 미영, 민석과 롤러타는 꽃단비 그린 '우리 가족'이라 는 그림에 그만, 참았던 설움이 한꺼번에 터져나오고 만다!
짐승같은 울음 엉엉 오열하며 몸부림쳐대는 가련한 미영......!
S# 81. 비디오가게
간단한 가방을 꾸리는 경수와
또또 데리고 서운해하는 앞집남자.
앞집 막상 간다니까 서운하다야...
경수 오래 있었잖아, 간신히 적자 면하는 가게 종업원이라도 줄여야지......
앞집 (입맛이 쓴)......
경수 형수랑 화해해. 인생 뭐 있냐구, 그냥저냥 사는거지... (착잡한 한숨)이 혼하네 어쩌네 그만좀 싸우고......
앞집 짜식, 인생 다 산 사람처럼 얘길하네...... 어디 갈 덴 정해졌어?
경수 (씨익 웃으며)내가 노는거 봤어? 자주자주 바꾸ㅕ서 그렇지, 백수로 쉰 적은 한번도 없잖아?
앞집 그것도 재준 재주다....(아쉬운데)
S# 82. 미영거실
이사의 흔적 없이 깨끗하게 청소된 실내,
주방 식탁 위엔 민석이 줬다던 돈봉투가 그대로 놓여있고......
S# 83. 아파트 길
수수한 옷차림의 유경, 수북한 장바구니 힘겹게 들고 걸어오며
유경 (스스로가 한심한듯)아휴, 그놈의 투몬빌리지......!(투덜대는데)
미영 (작은 옷가방 들고 외출복 차림으로 걸어간다)
유경 (놀라서)어머, 미영아!(하는데도)
미영 (들리지 않는듯 그대로 멍하게 지나쳐간다)......!
유경 아니, 쟤가......!(쫓아가서 나란히 걸어가며)어디 갈덴 정해졌어?
미영 (대답없이 무표정하게 걸어간다)......!
유경 (안타까운듯)내가 좀 도와주고 싶은데, 나두 요새 아영아빠한테 꽉 잡
혀살잖아!
미영 ......!(그대로 무표정하게 걸어가버린다)
유경 (그 뒤모습에 대고)자리 정해지면, 전화해. 알았지?(속상한듯 한동안
보다 돌아서고)
S# 84. 비디오가게
앞집남자, TV 뉴스 보며 큰일이라는 둥 궁시렁대고 있는데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삼십대는 사망원인중 1위가 자살 이고, 실직자와 신용불량자가 급증하는데 따른 것인데, 이는 IMF때보 다도 더 놓은 수치다>라는 뉴스다. *9월 22일자 MBC 9시 뉴스 참조
미영 (무표정한 창백한 얼굴로 가방 들고 들어온다)
앞집 어서오세(하다가 안쓰러운듯)오셨어요....
경수 (또또에게 이별인사 하다가 내려놓고 미영을 느낌으로 보는데)......!
미영 (가방속에서 만화영화 DVD 두개를 꺼내 카운터에 올려놓으며, 낮게)
연체료 여기요.(천원권 다섯장 꺼내놓고 돌아서 나간다)
앞집 (그 뒷모습에 대고)아, 네 , 안녕히 가세요.(경수에게)야, 분위기 굉장 히 그렇다야... 어째 맘이 안좋네.....(하는데)
경수 (얼른 가방 집어들고)형, 나 갈게, 장사 잘해!
앞집 (놀라)야, 밥이라도 먹구가야지!(하는데)
경수 (급히)나중에 전화할게(뛰듯이 나가버린다)
앞집 아, 거 자식! 바람처럼 가버리네... (또또 안으며)그치 또또?
S# 85. 거리
경수, 미영의 뒤를 몰래 따르는데
핼쓱한 미영, 대형약국 안으로 들어간다.
경수, 일각 전봇대 뒤에서 그런 미영을 훔쳐보는데,
미영, 무슨 약병과 드링크제 한병을 가방에 넣고 나온다.
경수, 몸을 숨기고
미영, 그런 경수를 못보고 심각한 생각에 잠겨 터벅터벅 걸어간다.
경수, 미영을 미행하고......
S# 86. 아파트 인근 등산로
가방든 미영, 비장한 결심한듯 호젓한 등산로를 올려다보는데!
살금살금 뒤따라오다가 크게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는
경수 아니, 왜 산엘 올라가, 약병까지 싸들구?(의혹스러운데)
미영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한다)
경수 (몰래 뒤를 따르고)......!
S# 87. 등산로
호젓한 등산로를 가방든 미영이 이 악물고 결연한 표정으로 오른다. 경수, 불길한 느낌으로 조심스럽게 뒤따르는데,
E 핸드폰 진동벨......
화들짝 놀란 경수, 얼른 바위 뒤로 몸 숨기는데,
어떤 각오로 결연한 미영, 눈치 못 채고 계속 산길 오르고......
S# 88. 바위뒤
경수, 뒷주머니에서 간신히 전화기 꺼내서 버벅버벅 전원 꺼버리며
경수 (혼잣말로)하필 이럴때!(고개 살짝 내밀고 둘러보면 미영이 안보인다, 놀라서)어라? 어디 간거야?(나와서 이리저리 둘러봐도 미영이 안보인 다)어디로 사라졌어?(당황해서 사방을 휘휘 둘러보는데)......!
S# 89. 바위(저 아래 아파트촌과 서울전경 내려다보이는 높은 바위)
미영, 창백한 얼굴로 발아래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다.
꼭 금방이라도 뛰어내릴 듯한 분위기로, 이를 악물고......!
S# 90. 산길
경수, 놀라서 급히 오다가 바위 위에 미영의 위태한 모습 발견하고
기겁을 하며 크게 놀라서
경수 (버벅버벅)저저, 저 아줌마 왜저랫!(하는 경악스런 경수의 얼굴에서)
- ST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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