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솔솔라라솔 10
(만복) 우리 저, 재민이하고 라라 랜드를 위하여!
(함께) 위하여!
[밝은 음악]
[풀벌레 울음]
(준) 무슨 생각 해?
그냥
아빠가 보고 싶어서
[잔잔한 음악]
오늘 콩쿠르 때 아빠가 불쑥 나타났거든
나도 첫 콩쿠르 때 재민이처럼 무대에서 울었다
[살짝 웃는다]
(라라) 긴장해서 외운 악보 싹 다 까먹고
[경쾌한 피아노 연주] '도도솔솔라라솔' 그 앞부분만 치고
그냥 끝났어
[라라의 웃음]
너무 속상해서 엉엉 우는데
[만수가 박수를 친다] (라라) 그 순간 아빠가
막 박수를 치는 거 있지
너무너무 잘했다고
진짜 멋진 분이셨구나
(라라) 응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던 사람
(라라) 준아
나 이곳에 와서 새로운 나를 발견한 기분이야
씁, 내가 뭐랄까
잡초 같아
분명 온실 속 화초는 아니야
[헛웃음]
[웃음]
그날
아빠의 그 박수가 지금의 날 만든 거 아닐까?
인정
그런 아빠한테 난 사랑한단 말도 못 했다
(라라) 결혼식 날 그 전화가
정말 마지막이 될 줄 몰랐어
(라라) 어, 아빠
라라야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
아빠도
지금 그런 말 할 타이밍이야? 얼른 오기나 해
[훌쩍인다]
[울먹이며] 나도 아빠한테 사랑한다고 말해 줄걸
진짜 후회돼
대신
계속 아빠 생각하고 있잖아
아버지도 네 맘 다 알고 계실걸?
내일 우리 쉬는 날인데
언덕에서 보이는 배나 타러 갈까?
그 제주도 간다는 배?
(준) 응
할 말이 있거든
이제
너한테 내 얘기를 하고 싶어
모두 다
[부드러운 음악]
(하영) 아이씨, 짜증 나게
아, 왜 이렇게 잘 어울리고 난리야 [하영의 못마땅한 신음]
(승기) 야, 야, 야, 그냥 둬라, 좀, 아휴 [하영의 아파하는 신음]
(하영) 아, 미쳤냐? 목덜미 잡았냐?
야, 너 키 크면 다야? 키 크면 다냐고! 이 멀대같이 생긴 게! [승기의 기가 찬 신음]
나도 한번 잡아 줘? 잡아 줘? 나도 잡을 수 있거든!
- (하영) 너보다 작아도… - (승기) 놔라
아, 까치발 들지 마라!
어? 뭐야, 안 들었네?
(하영) 아이씨
근데 준이 형 말이야
이상한 데가 있어
뭐가?
엄청나게 큰 비밀이 있다고 했는데
(하영) 큰 비밀? 그게 뭔데?
사실 짐작 가는 게 있긴 한데 [흥미진진한 음악]
(하영) 응
(승기) [헛기침하며] 아니다, 취소
(하영) 뭐야? 아, 무슨 말을 하다 말아? 더 궁금하잖아!
- 몰라, 알면 다쳐 - (하영) 어어?
(하영) 아, 뭔데? 아, 뭐냐고, 뭐냐고 아, 뭐냐고!
(은석) 나 [하영의 놀란 숨소리]
(하영) 아이씨, 깜짝이야 [승기의 놀란 신음]
(은석) 알고 있지 [하영의 당황한 신음]
선우준
정체가 궁금하니?
[익살스러운 효과음] 네
뭐예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귀신
[웃음]
[밝은 음악]
[은석의 웃음] [승기의 한숨]
저 아저씨 어디 아프냐?
진짜로 아픈가?
몰래 혼자 약을 먹긴 하던데
(준) 내일 여기서 보자
(라라) 응
(라라) 준아
사실 나
그동안 네가 많이 궁금했어
아이, 화장이 그게 뭐야? 일로 와 봐
[휴대전화 진동음]
(라라) 아, 잠깐만
여보세요?
지금요? 네, 바로 갈게요
나 차 좀 빼 주고 올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중호) 아, 감사합니다 저, 핸드폰이 차에 있어서
네
[라라의 가쁜 숨소리]
[의아한 신음]
(라라) 어디 갔지?
일단 차부터 빼 줘야겠다
[어두운 음악] [라라의 비명]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자동차 시동음]
[옅은 웃음]
[전화벨이 울린다]
[버튼 조작음]
- 네 - (하영) 어, 쌤, 지금 어디세요?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준의 거친 숨소리]
[준의 다급한 숨소리]
안중호, 안중호, 203호
[거친 숨소리]
[천둥이 우르릉 울린다]
[놀란 숨소리]
[음산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놀란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천둥이 우르릉 울린다]
[놀란 숨소리]
[음산한 효과음]
[놀란 신음]
이게
이게 어떻게…
[의미심장한 음악] [준의 거친 숨소리]
'굿앤굿'?
(실장) 굿앤굿이 여러분의 인생을 풍요롭게 설계해 드리겠습니다
[놀란 신음]
(준) 여기
그 연수원?
설마…
(준) 아, 죄송합니다
(여자) 뭐야?
[어두운 효과음]
[라라의 놀란 신음]
[중호의 옅은 웃음] [라라의 겁먹은 숨소리]
[살짝 웃는다]
당신
[라라의 겁먹은 신음]
(라라) 이, 이게…
나한테 왜 이래요? 여기 어디예요?
어디긴
아주 안전한 곳이지
[떨리는 숨소리]
(라라) 여기요, 사,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여기요!
(중호) 아니야, 아니야 [라라의 비명]
괜한 데 힘 빼지 마 어차피 여기 아무도 없으니까 [라라의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웃음]
[라라의 겁먹은 숨소리]
(라라) 원하는 게 뭐예요?
너의 관심과
[웃으며] 사랑?
[중호의 들뜬 숨소리]
우리는
운명이거든
(중호) 생각 안 나?
우리 처음 만난 날에
나한테 괜찮다고
웃어 줬잖아
[당황한 숨소리] [중호의 옅은 웃음]
(라라) 제가 언제요?
저 기억이 없는데
(중호) 뭐가 기억이 안 나!
나 보러 여기 은포까지 와 놓고
[라라의 겁먹은 숨소리]
그래 놓고 감히 딴 놈을 만나?
[숨을 깊게 내뱉는다]
[겁먹은 신음]
잘못했으니까
벌받아야지
[중호가 테이프를 직 뜯는다]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준) 라라야!
구라라!
[문이 덜컹거린다]
아이씨
(준) 라라야!
[라라의 놀란 신음]
[라라가 웅얼거린다]
[쿵 소리가 난다]
[문을 쿵 친다]
[다급한 신음]
(준) 라라야!
[쿵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라라야
[준의 다급한 신음] [라라가 웅얼거린다]
내가 가만히 있으랬지? [라라가 소리친다]
[중호의 거친 숨소리]
[당황한 신음]
그러니까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문이 쿵 열린다]
[준의 거친 숨소리]
[긴박한 음악]
(준) 뭐야, 이 새끼야!
[준의 힘주는 신음]
[준과 중호의 힘겨운 숨소리]
[준의 힘주는 신음] [중호의 아파하는 신음]
[중호의 힘겨운 신음]
[중호의 힘주는 신음]
[무거운 효과음]
[거친 숨소리]
[성난 숨소리]
[잔잔한 음악]
[무거운 효과음] [준의 떨리는 숨소리]
[준의 겁먹은 숨소리]
[겁먹은 숨소리]
[사람들의 초조한 신음]
[문이 달칵 닫힌다] (은석) 다들 집에 가신 줄 알았는데
(승기) 라라 누나 얘기 듣고 달려왔잖아요
아직 못 찾은 거예요?
(은석) 어
저, 혹시
라라 랜드 수강생 중에 저랑 준이 말고
재민이가 아저씨라고 부를 만한 남자가 있나요?
- (숙경) 아저씨? - (하영) 아저씨?
중호 씨, 그
(숙경) 안중호라고 있는데, 왜요?
[한숨 쉬며] 재민이 팔을 그렇게 만든 사람이래요
(숙경) 어머, 네?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하영의 한숨]
(숙경) 아, 사실 얼마 전에, 그
라라한테 꽃바구니 주려다가 안 받아 주니까
그걸 그냥 쓰레기통에 갖다 버렸대요
승기 엄마 말이 사람이 좀 이상하더래
(만복) 아니, 그럼 [숙경의 한숨]
라라한테 해코지한 거야?
[무거운 음악] [은석의 한숨]
(은석) 아!
블랙박스
(은석) 그, 제 차가 라라 씨 반대편에 서 있었으니까
뭔가 찍혔을 수도 있어요 [사람들이 호응한다]
(승기) 어디 보자, 제발 나와라, 나와라
(하영) 어, 야! 잠깐만, 스톱!
여기 있네, 라라 언니
[마우스 조작음]
어? 저 아저씨 지금 뭐 하는 거야?
(은석) 어? 납치다!
[승기의 놀란 신음] - (하영) 어! 납치요? - (만복) 야, 얼른 경찰에 연락해
(승기) 네, 네
아니, 근데 준이 이놈은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야, 얘?
[준의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떨리는 숨소리]
할아버지
(만복) 어, 준아
지금 이리 오고 있는 중이냐?
[떨리는 숨소리]
(만복) 저, 놀라지 말고 들어
(만복) 라라가
안중호란 사람한테 납치된 것 같다
[울먹이며] 알고 있어요
준아?
[울먹인다]
아, 무슨 일이야? [준이 흐느낀다]
(만복) 무슨 일이냐고
할아버지
(만복) 거기 어디냐, 내가 가마
내가 지금 그리로 갈 거니까 걱정 말고 말해, 어서!
[떨리는 숨소리]
할아버지, 그 사람 죽은 거 같아요
뭐?
[준의 떨리는 숨소리]
[사이렌이 울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만복) 준아, 준아
괜찮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아, 어?
(강 형사) 일단 서로 가서 뵙겠습니다
야, 현장 마무리 잘해!
(형사들) 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사이렌이 울린다]
[만복의 한숨]
저, 괜찮으세요?
자네도 준이 사정 알고 있었어?
네
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이게
[잔잔한 음악]
[걱정스러운 한숨]
(승기) 준이 형
설마 감옥 가는 건 아니겠지?
시끄러워
(하영) 이게 미쳤나
[승기와 하영의 초조한 숨소리]
[한숨]
(강 형사) 이름
주민 번호
야, 민 형사!
(민 형사) 네, 선배
(강 형사) 이분 지문 찍어서 조회 좀 해 봐
네
(민 형사) 따라와요
저기요, 선생님
나오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강 형사의 의아한 신음]
[숨을 후 내뱉는다]
아, 분명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예, 알겠습니다, 예
(민 형사) 선배!
얘 이거 가출 신고 된 학생이라는데요?
야, 맞는다, 그때 그…
(민 형사) 네?
[흥미로운 음악]
[강 형사가 서류를 팔랑 넘긴다]
(강 형사) 선우준, 19세
(윤실) 내 아들은 어디 있는데요?
아, 왜 여태 내 아들은 못 찾고 있냐고요!
(강 형사) 찾았다!
그 아줌마 아들, 찾았다! [민 형사의 의아한 신음]
서에 맨날 찾아와 가지고 그, 우리한테 돈 주고!
- (민 형사) 서울 아줌마? - (강 형사) 그래!
- (민 형사) 아이, 진짜 - (강 형사) 찾았다!
[새가 지저귄다]
괜찮은 거죠?
네, 다행히 찰과상 외의 별다른 이상은 없네요
(은석) 씁, 저, 다만 안정을 취할 때까지
그, 숙경 씨가 수고를 좀 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
아이, 당연히 그래야죠
아, 그나저나 그 나쁜 놈은 어떻게 됐어요?
뭐, 생각보다 중상은 아니어서 수술은 잘 끝났고
곧 의식도 회복될 겁니다
아, 정말 다행이에요
(숙경) 라라도 라라지만
준이 걱정이 돼 가지고 한숨을 못 잤어요
[숙경의 한숨] 벌써 경찰에 연락해 놨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네
[잔잔한 음악]
(준) 라라는 괜찮아요?
(만복) 응, 아주 건강하단다
아, 그리고 그놈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니까
너도 곧 풀려나지 싶다
[한숨]
준아
집에 연락하는 게 어떻겠냐?
할아비가 밤새 전화기 들었다 놨다 정말 고민이 많았다
안 돼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옅은 신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만복이 주머니를 부스럭 뒤진다]
[통화 연결음]
(윤실) 여보세요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그, 지난번에 만났던 김만복이라고 합니다
(윤실) 참 빨리도…
[만복의 놀란 신음]
어유
참, 빨리도 연락하시네요 [익살스러운 음악]
[통화 종료음] (만복)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성난 신음]
나중에 얘기해요 [윤실이 씩씩거린다]
(하영) 할아버지
저 아줌마 누구예요?
준이 어머니다
(함께) 네?
- (하영) 야 - (승기) 야
(강 형사) 아, 오셨어요? [강 형사가 살짝 웃는다]
(윤실) 우리 준이, 준이 어디 있어요?
좀 침착하시고 저 따라오시죠
[떨리는 숨소리]
(민 형사) 참, 별일이 다 있다
뭔 가출한 아들을 저런 식으로 찾냐
(하영) 아, 저기, 잠깐만요
가출요?
친구 찾으러 왔어?
- (승기) 친구 아닌데요, 형인데 - (민 형사) 형?
(민 형사) 씁, 가만있어 봐
'선우준, 2002년생, 열아홉 살'
네? 아, 잠깐만요
준이 오빠가 열아홉 살이라니요?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민 형사) 이거 봐
[익살스러운 음악] (하영) 아, 아, 아, 아, 아이, 그럼
우리랑 똑같은
고3이라는 거예요?
아, 지금 알았어?
[어이없는 한숨]
말도 안 돼!
(승기) 야, 괜찮아?
(민 형사) 야, 야, 왜 그래?
[입소리를 쩝 낸다]
[만복의 한숨]
(하영) 할아버지, 알고 계셨어요?
아, 준이 오빠
아니, 준이가 우리랑 동갑이라는 거?
(만복) 응
(하영) 와, 진짜… [승기의 어이없는 신음]
(승기) 할아버지 입 진짜 무겁네요
와, 어떻게 그걸 둘만 알고 속여?
한 놈 더 있다
그놈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
(함께) 누구요?
[은석의 한숨]
[숙경이 코를 드르릉 곤다]
(은석) 저, 숙경 씨
숙경 씨
[숙경이 침을 씁 들이켠다] [숙경의 당황한 신음]
[숙경이 목을 가다듬는다]
여보세요, 어, 흠 [숙경의 멋쩍은 웃음]
(숙경) 아, 네, 저기
제가 5분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었는데
아휴, 깜빡 정신을 놨네 [숙경의 어색한 웃음]
(은석) 저, 추민수 환자 깨어났습니다
(숙경) 어, 그래요?
[심전도계 비프음] [힘겨운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누구세요?
생명의 은인입니다
[놀란 신음]
(민수) 내가 왜 여기 있지?
아, 아, 머리야
아, 아이씨, 연락을 해야 되는데
어? 내 폰, 내 폰 내놔요
(숙경) 이보세요, 먼저 '고맙습니다'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건 뭐,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심보잖아!
(민수) 아, 머리야, 씨
아, 보따리고 뭐고
아, 빨리 폰 줘요
(은석) 저, 누구한테 연락해야 하는데요?
그게…
"경찰"
[한숨]
지금 이게 무슨 꼴이야?
엄마 얼굴 안 볼 거야?
이게 지금 말이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
(윤실) 너
고3이야, 고3!
[헛웃음]
[한숨 쉬며] 다 됐어
오케이
빨리 해결하고
올라가자
(준) 싫어요
뭐?
뭐가 싫은데? [무거운 음악]
집으로 돌아갈 생각 없어요
(준) 잘못한 게 있으면 벌받고
제가 알아서 제 인생 살 거예요
네가 지금 그 나이에 그 안에서 뭘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데!
[한숨]
[떨리는 목소리로] 다행히
아빠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고 계신다
(윤실) 너 가출한 거
너만 돌아오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모든 걸 제자리에 돌릴 수 있어 그러니까…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집을 나온 건
(준) 내가 아빠한테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였어, 근데…
근데 어떻게 그걸 숨겨요!
얘가 지금 어디서 소리를 지르는 거야, 네가!
(준) 엄마, 엄마는 계속 그렇게
남들 시선이나 신경 쓰며 사세요
난 내 인생 내가 알아서 살 테니까
준아
[문이 달칵 열린다] 아, 준아
(승기) 야, 진하영, 야!
(하영) 아이씨, 병실이 어디야?
(승기) 야, 잠깐만
[하영의 한숨]
(하영) 뭐가 잠깐만인데?
라라 언니도 빨리 알아야 될 거 아니야
듣고 또 기절하는 한이 있어도 언니도 알 건 알아야지!
너도 진짜
(승기) 생각을 해 봐라
소중한 사람에 대한 비밀을 다른 사람한테 듣는 게 기분이 좋을까?
[부드러운 음악] 난 만약에 너한테 비밀이 있으면
너한테 직접 들을 거야
다른 사람이 나한테 얘기해 주는 거 싫어
그러니까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거네?
[헛기침하며] 아니, 뭐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잖아
(승기) 아무튼 준이 그 자식 우리한테 몇 대 맞아야 돼
아니, 도대체 왜 너한테 오빠라고 뻥을 친 거야?
[새가 지저귄다]
[들뜬 숨소리]
(하영) 어, 저기
저, 여기 이사 오셨나 봐요
아, 저는 여기 옆에 있는 진헤어의 원장님 딸인데
아, 네
아, 그리고 제 이름은요
진하영이에요
아, 아, 저기요
(하영) 저기, 혹시 앞으로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오빠? [익살스러운 음악]
[기분 좋은 신음]
내가 먼저 오빠라고 부르겠다고 했어
아, 나 왜 그랬지?
[숨을 씁 들이켠다]
[하영의 탄식]
(하영) 진짜
[한숨 쉬며] 진짜 너무너무, 너무너무 멋있어
[발랄한 음악] 진짜 미친 거 같아
(승기) 아휴, 또 시작이다, 또, 아휴
(하영) 진짜 겁나 잘생겼는데, 아…
(승기) 내가 누누이 말하지만
넌 진짜 눈이 발 아래에 있어, 응? [승기가 발을 탁 구른다]
완전 낮아
야, 내가 누누이 말하지만
내 눈은 1등급, 초특급 인공위성 눈이라고!
(하영) 그냥 하늘에 있어, 너무 높아 가지고
어휴, 보이지도 않으세요
어? 알겠냐고, 알겠어, 모르겠어? [승기의 아파하는 신음]
맞아, 아니야, 맞아, 아니야?
알았다고, 알았다고
계세요?
계세요?
(승기) 씁, 없네?
뭐지?
[승기의 놀란 신음]
[승기의 아파하는 신음]
- 너 누구야? - (승기) 살려 주세요
(승기) 저, 저 나쁜 사람 아니거든요
아, 저 진짜, 저 선량한 고등학생인데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승기가 거친 숨을 몰아쉰다]
감사합니다
아, 죄송합니다
아, 문이 열려 있어 가지고요
아, 저 옆집 진헤어 하영이 친구 승기라고 하는데요
하영이가 꽃집에 누가 이사 왔다고 그래 가지고 궁금해 가지고
형!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형? [익살스러운 음악]
[준의 한숨]
와, 저 형 잘생겼네? [문이 달칵 닫힌다]
아, 나도 내가 먼저 형이라고 부르겠다고 한 거 같은데
(승기) 아, 왜 그랬냐
뭐야, 뭐야, 아, 진짜 짜증 나, 씨 [승기의 한숨]
[윤실의 못마땅한 숨소리]
"라라 랜드"
으이그
[헛웃음]
'라라'?
[성난 숨소리]
[미미가 헥헥거린다]
[흥미로운 음악]
너 뭐야? [멍멍 짖는 효과음]
[헛기침]
비켜
[낑낑거린다]
어디서 감히 개 따위가 내 말을 안 들어?
[낑낑거린다] (윤실) 저…
아니, 저거
어디서 개도 개 같지 않게…
[낑낑거린다]
[한숨]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미란) 아휴, 그냥, 옆에만 있었어도 그냥…
(예서 모) 진짜 친다고, 여기를?
(미란) 여기, 확
뭐야?
(미란) 그제는 괴한이 퍽치기를 하고
어제는 스토커가 납치를 하고, 참
그래도 스토커는 잡혔잖아
아, 얼굴 천재가 스토커였다니
아, 무서워, 무서워 [문이 달칵 열린다]
[승기 모의 웃음] [문이 달칵 닫힌다]
- (예서 모) 왔어? - (미란) 언니 [승기 모가 호응한다]
(예서 모) 어, 이거 뭐야?
아니, 그 인간이 또 이 좋은 걸 혼자 숨겨 놓고 몰래 먹길래
내가 다시 빼돌렸지
[함께 웃는다] [예서 모의 탄성]
[미란의 탄성] (승기 모) 자, 먹어
(예서 모) 잘 먹겠습니다
[미란의 탄성] (예서 모) 음, 맛있다
오, 나 이러다 벽까지 뚫겠는데? [미란의 웃음]
(승기 모) 네가 라라냐? [함께 웃는다]
(미란) '어머? 아줌마들 저도 김치전 먹어도 돼요?'
(예서 모) 안 돼요 [승기 모의 웃음]
그때 생각난다, 나 혀 깨물었잖아 문을 확 열…
[함께 비명을 지른다]
(승기 모) 누구세요! [사람들의 놀란 숨소리]
[윤실의 당황한 신음]
[머뭇거린다]
어, 저, 그러니까…
(예서 모) 알았다, 알았다!
그, 그, 그, 서울에서 머리 자주 하러 내려온다는
피아노 후원자! 맞죠?
(미란) 어머, 안녕하세요? 어, 그런데 어떡해요
저희 언니, 아니 원, 원장님 오늘 안 계시는데
(예서 모) 어, 멀리서 오셨는데 커피 한잔하고 가세요
- (승기 모) 아, 그러세요 - (미란) 들어오세요
- (예서 모) 조심히 내려오세요, 네 - (미란) 내려오세요, 폴짝
(윤실) 아, 네 [사람들의 웃음]
(예서 모) 조심조심 [사람들의 웃음]
[웃으며] 환영합니다, 앉으세요
- (승기 모) 자, 여기, 드세요 - (윤실) 아, 네
[미란의 웃음] - (예서 모) 커피 - (미란) 드세요
잘 마실게요
- (예서 모) 아, 그나저나 - (승기 모) 어, 어
(예서 모) 준이 총각 너무 멋있지 않아?
(미란) 진짜, 아니, 무슨 영화의 히어로가 따로 없다니까
그 위험한 데를 라라 구하겠다고 [예서 모가 호응한다]
목숨 걸고 간 거 아니야!
(승기 모) 아, 그러다가 진짜 감방 갈 뻔했잖아 [미란의 웃음]
어, 까딱하다가 그놈 잘못됐으면
준이도 인생 종 치는 거야
우리 승기가 그랬어 봐, 그냥
다리몽둥이를 내가 부러뜨려서라도 못 가게 했다, 내가
동감입니다
[흥미로운 음악]
네? [윤실의 당황한 신음]
어, 아니요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예서 모가 호응한다] [윤실의 어색한 웃음]
저, 좀 전에 여기 옆에 보니까 그, 라라 랜드, 무슨 학원인가 봐요?
(승기 모) 아, 네, 네
뭐, '라라' 그… 방이 있던데 혹시 거기에서
그 남자랑 그 여자랑 같이 살았나요?
아이, 아니요
라라는 여기 진헤어 원장님 집에 월세 살고요
(예서 모) 피아노 학원을 했죠
아
원래는 준이 총각 혼자 살았는데
(예서 모) 세상에, 집도 절도 없는 라라를 데려다가
돈도 뀌어줘, 학원도 내줘 하다 하다 개까지 보살폈잖아 [사람들이 호응한다]
- (미란) 맞아 - (예서 모) 엄청 지극 정성이었어요
(미란) 카, 진짜, 허리 끊어져라 그냥 몸이 부서져라
몇 개씩 알바를 하는 것도
라라 돈 뀌어주려고 그랬던 거잖아
- 리얼리? - (미란) 리얼리
(예서 모) 찐 로맨티시스트다 [예서 모의 탄성]
이런 미친놈의 새끼가
(윤실) 별짓을 다 하고 있었구먼, 이놈의 새끼 [승기 모가 말한다]
뭐, 어디가 많이 불편하신가 봐요? [윤실의 당황한 신음]
(윤실) 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아, 네
- (윤실) 아, 머리야, 아, 괜찮습니다 - (예서 모) 네, 네, 네
[예서 모의 웃음]
(미란) 아휴, 어찌 보면
라라도 한 번 갔다 온 여잔데
[흥미진진한 음악]
진짜 복 많은 듯
[웃으며] 나 너무 부러워
(예서 모) 나도
(윤실) 잠깐만요
한 번
갔다 왔다니요?
(승기 모) 아, 막 서울에서 후원만 하시다 보니까
- (승기 모) 그런 말 못 들어 보셨구나 - (예서 모) 모르지, 그럼, 모르지
- 한 번 결혼했었다고요 - (예서 모) 네
[함께 웃는다]
- (승기 모) ♪ 딴딴따단 ♪ - (미란) ♪ 딴딴따단 ♪
(윤실) 찢어… [격분한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윤실의 격분한 신음]
미친놈의 새끼!
[윤실의 격분한 신음]
아이고, 이런…
[하영의 한숨] (승기) 준이네 엄마 완전 무서워 보이던데
누나 그 아줌마한테 머리채 잡히는 거 아니야?
너, 라라 언니를 모르냐?
(하영) 오히려 이 언니 헛소리하는 거에 그 아줌마가 뒷목 잡고 쓰러질걸?
[웃음]
그거 인정
- 인정? - (승기) 인정
[하영의 탄성] [하영의 아파하는 신음]
[하영의 놀란 신음]
[하영의 헛기침] [문이 드르륵 닫힌다]
[옅은 한숨]
아, 안녕하세요
준이 친구들이니?
아, 아니요 저희 준이 형 아는 동생들…
[승기를 툭 치며] 누가 동생이야?
(승기) 아, 네, 저희 준이 친구 맞아요
좀 비켜 줄래?
아, 네, 야, 나와
[못마땅한 한숨]
[긴장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윤실의 가쁜 숨소리] (라라) 하나 드시게요?
강추합니다!
(윤실) 그 핫도그가 맞아
(윤실) 파혼당한 [정남의 다급한 신음]
임자경이 며느리!
어디서 감히
내 아들을…
(하영) 아, 아, 저기, 저, 의사 쌤이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거든요
그만 좀 가 주실래요, 아줌마
[못마땅한 신음]
[윤실이 숨을 들이켠다]
(윤실) 환자 깨어나면
바로 연락해 줄 수 있겠니?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휙 하는 효과음]
부탁할게
아, 네, 네
[윤실이 가방을 달그락 닫는다]
[한숨]
[윤실의 한숨]
[문소리가 드르륵 난다]
(하영) 선우재단 대표 이사?
선우병원이랑 같은 데 아니야?
마크 똑같잖아
(하영) 어?
[하영의 놀란 숨소리]
(민수) 010
(숙경) 010
[휴대전화 조작음]
[민수의 괴로운 신음]
아, 기억이 안 나네
(민수) 저, 일단 노 대리, 노 대리한테 먼저 걸어 줘요
[숙경의 헛기침]
(숙경) 그래요, 그러면, 번호 불러 봐요
010
010
010…
[발랄한 음악]
[민수의 당황한 숨소리]
(숙경) 선생님
혹시 기억 상실 온 거 아닐까요?
숙경 씨
하영이 전화번호 말해 봐요
에이, 치
(숙경) 010-3…
아니지, 43…
8? 아니, 9?
어머, 어머머, 내가 왜 이러지?
아이, 그러면 숙경 씨도 기억 상실이겠네요?
네?
자, 그, 두 분 다 디지털 치매라고 해 둡시다
많은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증상이에요
(은석) 저, 추민수 씨
그토록 연락하고 싶은 분
성함은 기억납니까?
생각해 봐요
- 조윤실 - (숙경) 어
선우재단 이사장
선우병원 사모님이에요
선우병원 사모님요?
[흥미로운 음악] 선우병원 사모님이면 나잖아?
설마…
(윤실) 추 실장!
[윤실의 놀란 숨소리]
[민수의 놀란 신음]
당신!
사, 사모님!
(숙경) 제비였어요? [휙 하는 효과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진짜, 씨
(윤실) 아니, 당신
대체 꼴이 이게 뭐야?
어, 이렇게 다쳐 가지고
그래서 내 연락을 씹은 거였어?
제 연락을 씹으신 건 사모님이잖아요
(민수) 먼저 배신해 놓고 이런 식으로 나오시면 저 진짜 억울합니다
어머, 이게 무슨 개소리…
어머, 이게 무슨 소리야, 배신이라니?
(숙경) 불륜이셨구나?
아휴, 제발 좀…
(윤실) 다 들리거든요
불륜이라니요! 쯧
(민수) 실은
어떤 미친놈이 벽돌로 제 머리를 치고 핸드폰이랑 지갑을 쓰리해 갔습니다
이상하네
내가 전화했을 때 분명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는데
(윤실) 가만있어 봐
[통화 연결음] 어, 신호 가네
[카메라 셔터음] (민 형사) 아, 오싹하다
아, 뭐냐, 이게 [휴대전화 진동음]
[윤실의 놀란 신음]
(윤실) 여보세요
누구세요?
그러는 당신은 누구세요?
(윤실) 당신이 그, 그, 남의 뒤통수 벽돌로 그냥 팍 깨고
(윤실) 폰 훔쳐 간 놈이지?
아,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린데
(강 형사) 은포 경찰서 강력반 강민국 형사입니다
(윤실) 아, 잠깐만
강 형사님?
어머머, 나 선우준 엄마예요
아니, 사모님이 왜…
혹시 이 폰 주인을 아십니까?
(윤실) 알다마다요
[민수의 아파하는 신음] (은석) 아, 저
잠시만요, 사모님, 네 [윤실의 한숨]
네,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기, 강 형사님 저 은포병원의 차은석입니다
아니, 선생님은 또 어떻게…
(은석) 어디십니까?
(강 형사) 지금 안중호 집에 현장 조사 나와 있습니다
아, 그러면은 그 폰이 안중호 집에 있었단 말입니까?
(은석) 그 폰
추민수 환자 겁니다
[긴장되는 음악] 그럼 추민수를 습격한 사람이 안중호였단 말인데
(강 형사) 아, 이놈 심상치가 않네요
저, 일단 선우준 보호자 서로 좀 보내 주십시오
아, 예,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 조사해 봐 - (민 형사) 네
- (민 형사) 이거 적어 봐, 번호 - (형사) 네
(강 형사) 이 폰은 또 뭐야?
아, 느낌 안 좋은데?
[민 형사의 한숨] (수사대원) 팀장님, 욕실에서 혈흔이 나왔습니다
[민 형사를 툭 치며] 야, 빨리 가 봐
(민 형사) 나와 봐
[한숨]
(승기) 아니, 그러니까
라라 누나 스토커가 저 추민수 아저씨도 때렸다는 거예요?
그렇다니까 그러네
(숙경) 아휴, 참, 무서운 놈, 그냥
- 씁, 근데 그럼 엄마 - (숙경) 응
(하영) 엄마는 그런 사람 머리도 잘라먹었네?
야, 완전 용감한데?
가만있어 봐 봐
(숙경) 그럼 그때 그 진헤어 문고리에 본드 바른 놈이
그놈이었나?
[하영의 놀란 신음]
(하영) 대박, 맞네, 엄마
(은석) 와, 그런 사람들이랑 참 친하게들 지내셨네요, 다들
(숙경) 아, 내가 관상을 아주 잘 보는데
그걸 왜 몰랐지?
엄마
- 잘 보긴 뭘 잘 봐? - (숙경) 응?
엄마 준이가 고등학생인 것도 못 알아봤잖아
(숙경) 아니, 그거야 저, 이…
(승기) 아, 근데 아저씨는 다 알고 있었다면서 왜 모른 척했어요?
아, 그, 준이가 부탁을 했다
좀 시간을 달라고
(숙경) 그래도 좀 말해 주지 그랬어요
준이 선우병원 아들인 거 알았으면
우리 하영이 준이랑 잘되라고 팍팍 밀어줬을 텐데, 아까워 죽겠네
(하영) 엄마, 됐거든요
[하영의 한숨]
나는 만복 할아버지가 더 대단한 거 같아
(하영) 준이 핸드폰 명의부터 시작해서, 어?
돈도 뀌어주고 비밀도 지켜 주고
아, 그러게, 완전 찐 우정이네
(승기) 씁, 나이 차이가 몇 갠데
(숙경) 라라는 아직이지?
어제 일도 충격인데
깨서 더 큰 충격 받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휴
[은석의 한숨]
(하영) 아이, 그래도 아직 안 깨어났잖아
그건 언니 깨어나면 생각하자
[의미심장한 음악]
(준) 라라야!
[라라의 놀란 신음]
(준) 라라야!
준아
[초조한 숨소리]
준아
[힘겨운 신음]
준아
[라라의 힘주는 신음]
[초조한 숨소리]
준아
(라라) 준아
준아
너, 피아노
[흥미진진한 음악] (민수) 내가 반드시 전화한다
너 꼭 찾아갈 거야
(민수) 내가 너
반드시 찾아간다
아저씨?
[민수의 성난 신음]
내가 널 더 빨리 찾아갔어야 했는데
[웃음]
피아노가 그렇게 배우고 싶었어요? [민수의 기가 찬 숨소리]
어디 다치신 거예요?
[민수의 답답한 숨소리]
피아노를 부수러 갔어야 했다고
(민수) 아, 이제야 그림이 나오네
그 여편네가 널 만나러 여길 왔던 거야
선우준
그놈 엄마 만났지? [강조되는 효과음]
준이를 아저씨가 어떻게 알아요?
어떻게 알긴
그놈 잡는다고 서울에서 여기까지 왔다가
재수 없게 대갈빡까지 깨진 거 아니야!
[민수의 힘겨운 신음]
고3인 새끼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가출을 해서는, 씨
고3요?
[차분한 음악]
가출이라니요?
몰랐어?
걔 가출한 선우병원 아들인 거
[통화 연결음] [라라의 다급한 숨소리]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통화 종료음]
택시!
[다급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저, 은포 경찰서로 가 주세요, 빨리요 [택시 기사가 호응한다]
(강 형사) 피해자도 깨어났고 그놈이 벌인 스토킹 증거와 함께
또 다른 범죄의 정황과 증거가 나왔습니다
다른 범죄라니요?
(강 형사) 뭐, 더 조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추가 범죄 가능성이 있어요
뭐, 일단 아드님은 관련 신문을 다 마쳤으니까
집에 가셔도 좋습니다
[윤실의 안도의 한숨]
감사합니다
가자
가
(만복) 아휴, 고생 많았다, 준아, 어? [만복의 웃음]
이거 촌스럽긴 해도 액땜했다고 치고 먹자
두부야
고맙습니다
(윤실) 죄도 없는데 이런 걸 왜 먹어!
[혀를 쯧 찬다]
다시는 연락하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준) 그게 무슨 소리예요?
[윤실의 성난 숨소리] [잔잔한 음악]
(윤실) 집으로 가자
가서 빨리 제자리 찾고
공부 다시 시작해야지
시간이 없어
안 간다고 했잖아요 저 라라한테 갈 거예요
(윤실) 저게 정말, 잡아요!
(준) 이거 놔요
놔!
(만복) 준아
내가 일단 자초지종을 전해 놓으마
아무 걱정 말고 건강이나 잘 챙겨
(윤실) [씩씩대며] 가요!
(승기) 아니, 병원 다 뒤져도 없는데요?
야, 화장실은 가 봤어?
어, 없어
[승기의 한숨] (숙경) 몸도 성치 않은 애가
환자복 차림으로 어딜 간 거야!
- (은석) 저, 잠깐만 - (숙경) 아니
[승기의 한숨]
[잔잔한 음악] [울먹인다]
[휴대전화 진동음]
[울먹이며] 네, 선생님
어, 라라 씨, 어디예요?
죄송해요 병원이 답답해서 잠깐 나왔어요
아, 무슨 일 있는 겁니까?
아니요
(라라) 몸은 건강하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그리고 저
퇴원 처리 좀 부탁할게요
그래요, 어, 바람 좀 쐬다 와요
[통화 종료음] [훌쩍인다]
[흐느낀다]
[라라가 거친 숨을 몰아쉰다]
(라라) 저기
선우준이라는 사람을 찾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돼요?
여기 안에 있다고 들었는데
(민 형사) 아, 그 학생?
좀 전에 집에 갔는데요?
네?
엄마가 데리고 서울로 간다고 했지, 아마
[떨리는 숨소리]
너한테 내 얘기를 하고 싶어
모두 다
[흐느낀다]
네가 하고 싶다는 얘기가 이거였어?
(라라) 그동안 왜 날 속인 거야?
도대체 왜
화장실 가고 싶어요
참아
(준) 급해서 그래요
정 못 믿겠으면 엄마도 같이 가면 되잖아요
[성난 숨소리]
[한숨]
허튼짓하면 가만 안 둬
[긴장되는 음악]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윤실) 준아! 아, 빨리 저놈 잡아요, 빨리!
- (김 기사) 네 - (윤실) 아, 저놈의 새끼를 그냥
[윤실의 짜증 섞인 신음]
(윤실) 아휴, 정말
[윤실의 성난 신음]
[김 기사의 다급한 신음]
[윤실의 성난 신음]
아, 없습니다
빨리 병원으로 가서
그 라라인지 뭔지 그 애한테 사람 붙여, 빨리
(윤실) 그, 저, 뭐야 지금 걔 돈도 없고 폰도 없으니까는
그 만복이라는 할아버지란 작자한테 갈 거야
빨리 거기에도 사람 붙여!
- (김 기사) 예 - (윤실) 어
[김 기사의 한숨]
이놈의 자식이 끝까지 말썽이네
아이고, 나 정말
[풀벌레 울음]
(은석) 라라 씨?
선생님?
(은석) 오랜만에 아이스크림 타임 어때요?
다 먹을 동안만 얘기합시다
[부드러운 음악]
(은석) 자, 여기 있어요
[라라의 어색한 웃음]
(라라) 오늘은 다 먹으려면 한참 걸리겠네요
(은석) 생각할 게 많을 테니까
그동안 제가 잠시 옆에 있어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하나보다는 둘이 낫죠
고맙습니다
[훌쩍이며] 사실
충격이 너무 커서
준이를 보면
화를 내야 할지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다 위로를 해야 될지
그것조차도 모르겠어요
다 엉망이에요
라라 씨
(은석) 사람들은 말이죠
하고 싶어도 때가 맞지 않아서 하지 못하는 말들을
갖고 살아요
준이도 뭔가 사정이 있었을 테니까
너무 상처받지 말라고요
(라라) 네
[라라가 코를 훌쩍인다]
그럼 저 먼저 가 볼게요
네, 전 마저 다 먹고 가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은석의 웃음]
[가쁜 숨소리]
[승기의 놀란 신음]
[한숨]
나야, 나
승기야
지금 형네 엄마가 형 잡으려고 동네에 사람 쫙 깔았어
(승기) 아, 또 형이래, 또, 아…
야, 이 사기꾼아
동갑인 주제에 어디서 감히…
형이라고 한 적 없거든?
네가 먼저 그렇게 불렀다
아, 억울하다
억울해 죽겠네
이게 다 네 노안 때문이야
왜 멀쩡한 내 얼굴에 책임을 전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네 멍청함을 탓해
- (승기) 이게 진짜, 씨 - (준) 네 억울함은 나중에 풀고
(준) 라라는?
라라는 어떻게 하고 있어?
사실 없어졌어
뭐?
아니, 병실이 답답하다고
(승기) 잠깐 바람 좀 쐬겠다고 나갔는데
아, 아직 네 얘기는 몰라
네가 열아홉 살인 것도
그리고 선우병원 아들인 것도
[잔잔한 음악]
[한숨]
중요한 얘긴데
당사자인 너한테 직접 듣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나랑 하영이가 누나 옆에 딱 붙어서 엄청 관리했다
멍청하다는 거 취소
[승기를 툭 치며] 자식, 이거 보기보다 생각이 깊네
[헛웃음 치며] 아니, 병 주고 약 주냐?
(승기) 그나저나 이제부터 어쩔 작정인데?
일단 오늘 밤
(준) 저 배를 타려고
(승기) 미쳤냐?
[한숨 쉬며] 난 모르겠다
전화해 봐
누나 네 연락 기다릴 거야
[한숨 쉬며] 모든 게 엉망진창이야
고맙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승기야
무슨 일 있어?
(준) 나야
[부드러운 음악]
보고 싶다, 라라야
널 꼭 만나고 싶은데
어제 준 티켓 갖고 있지?
우리 선착장에서 만나자
라라야, 내 얘기 듣고 있어?
[울먹이며] 응, 그래, 거기서 봐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조작음]
(준) 라라야
[준의 가쁜 숨소리]
[반가운 숨소리]
많이 기다렸어?
[차 문이 탁 닫힌다] (윤실) 그래, 많이 기다렸어
[애잔한 음악]
이제 그만 가자, 어?
(준) 아, 잠시만요, 잠시만요
엄마, 30분만, 아, 아니, 아니
10분만
라라한테 할 말 있어서 그래요
[자동차 엔진음이 들린다]
[윤실의 놀란 숨소리]
[한숨]
(윤실) 아니,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한숨]
[떨리는 목소리로] 너
[한숨]
(명) 둘 다 태워
[준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
[차 문이 탁 여닫힌다] [명의 한숨]
[준의 떨리는 숨소리]
[차 문이 탁 닫힌다]
(라라) 결국
아무 말도 듣지 못하고
나는 너를 떠나보냈다
[흐느낀다]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나야
보고 싶다, 라라야
널 꼭 만나고 싶은데
어제 준 티켓 갖고 있지?
(준) 우리 선착장에서 만나자
[애틋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울먹이며] 응, 그래, 거기서 봐
[통화 종료음]
구라라 씨
예
[한숨]
긴말 안 할게요
방금 우리 준이
어디서 보기로 한 거예요?
[애틋한 음악]
(하영) 언니 요즘 진짜 좀 이상하긴 해
(승기) 자기 때문에 준이가 강제로 끌려갔는데
마음이 편하겠냐? [승기의 한숨]
(윤실) 넌 어떻게 여자를 만나도 그렇게 허접한 여자를 만나니!
내가 먼저 좋아했어요
(라라) 생각해 보면 모르는 게 더 많아요
(만복)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만 몰랐을 뿐
넌 준이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놈이 센 척하지만 여린 놈이라는 거
무뚝뚝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정하다는 거
진짜 그 사람을 안다는 건 그런 걸 말하는 거야
(승기) 선우재단이면 준이 엄마 아니야?
(승기) 야, 어떡해? 누나 울어 [라라가 흐느낀다]
(하영) 야, 아무래도 안 되겠다
준이네 집에 가서 한판 떠야지 안 되겠어
간 김에 우리 준이도 데려올까? [하영의 다급한 신음]
[사이렌이 울린다] - (승기) 야, 경찰이야? - (하영) 숨어, 숨어, 숨어!
(윤실) 빨리, 아, 빨리
(승기) 야, 이게 무슨 일이야?
- (하영) 설마 저거 준이야? - (승기)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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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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