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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도솔솔라라솔 11

 

  [풀벌레 울음]

 

  [성난 숨소리]

 

  [놀란 숨소리]

 

  (윤실)   뭐야저 그림은?

 

  [놀라며]   남자가

 

  또 있는 거야?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나야

 

  ()   보고 싶다라라야

 

  널 꼭 만나고 싶은데

 

  ()   어제 준 티켓 갖고 있지?

 

  우리 선착장에서 만나자

 

  [감성적인 음악]

 

  [무거운 효과음]

 

  ()   라라야내 얘기 듣고 있어?

 

  [울먹이며]   그래거기서 봐

 

  [통화 종료음]

 

  [옅은 한숨]

 

  구라라 씨

 

  

 

  [한숨]

 

  긴말 안 할게요

 

  방금 우리 준이

 

  어디서 보기로 한 거예요?

 

  ()   라라야

 

  [준의 가쁜 숨소리]

 

  [반가운 숨소리]

 

  [차 문이 탁 열린다]   많이 기다렸어?

 

  (윤실)   그래많이 기다렸어   [차 문이 탁 닫힌다]

 

  이제 그만 가자?

 

  ()   잠시만요잠시만요

 

  엄마, 30분만아니아니

 

  10분만

 

  라라한테 할 말 있어서 그래요

 

  [자동차 엔진음이 들린다]

 

  [놀란 숨소리]

 

  [윤실의 놀란 신음]   [차 문이 탁 열린다]

 

  [무거운 음악]

 

  (윤실)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차 문이 탁 닫힌다]

 

  ()   둘 다 태워

 

  [준의 떨리는 숨소리]

 

  [차 문이 탁 여닫힌다]

 

  ()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나는 너를 떠나왔다

 

  [사람들의 웃음]

 

  [승기 모의 웃음]

 

  - (예서 모머리를 또 하네   - (승기 모

 

  (미란)   다운 펌이 되는 머리야?   [사람들의 웃음]

 

  [숙경이 민수를 탁 친다]   (승기 모)   몇 번째 오는 거야?

 

  (예서 모)   맨날 오는 거 같아   [승기 모가 호응한다]

 

  (승기 모)   아유추민수는 진헤어에   아주 출근 도장을 찍으시네

 

  (예서 모)   어머!   [사람들의 웃음]

 

  (민수)   아파라진짜

 

  파마하다가 머리털 다 뽑히겠네진짜

 

  (숙경)   2주 전에 열 펌 하셨고

 

  지난주에는 염색이랑 디지털 펌 하셨고

 

  이틀에 한 번씩 드라이로 뽕 넣으시고

 

  내가 안 뽑아도

 

  머리가 다 상해 가지고   아휴이거이거이거 쑥대밭이야

 

  머리가 다 뽑히게 생겼거든요   이거 뚝!

 

  그래서 좋은 걸로다가

 

  영양도 같이 해 달라고   한 거 아니에요내가!

 

  [흥미로운 음악]   (예서 모)   아유정말

 

  둘이 뭐 하는 거야지금?

 

  아니지금 이게 싸움이야연애야?

 

  (미란)   썸이지

 

  - (미란썸   - (예서 모

 

  (숙경)   시끄러워

 

  썸 같은 소리 말고   집에 가서 쌈이나 싸 먹어

 

  [사람들이 깔깔 웃는다]

 

  (예서 모)   라임 좋다   [사람들의 웃음]

 

  (승기 모)   아유그나저나 추민수는

 

  은포에 아주 눌러앉을 작정인가?

 

  제 고향이 원래 여기라고   말 안 했나요?

 

  - (승기 모?   - (예서 모리얼리?

 

  (미란)   금시가 초문인디요

 

  [예서 모가 호응한다]   [민수의 헛기침]

 

  아는 동생들도 많고 그래서   사업 하나 해 볼까 구상 중입니다

 

  [놀라며]   그렇구나

 

  (예서 모)   사업이라면 혹시

 

  [혀 짧은 말투로]   연애 사업?

 

  [사람들의 웃음]

 

  (숙경)   아이고정말   [사람들의 웃음]

 

  (TV 속 앵커)   지난 7은포해상공원에서 발견된

 

  20대 남자의 시신을 유기한   피의자가 잡혔습니다

 

  (승기 모)   다들 조용히 해 봐

 

  (TV 속 앵커)   경찰은 은포 스토킹 납치 사건의   피의자 안중호를 수사하던 중

 

  욕실에서 혈흔을 발견했고   DNA 분석 결과…   [음산한 음악]

 

  [사람들의 놀란 신음]

 

  [TV에서 뉴스가 계속된다]   (승기 모)   그러니까

 

  접때 해상공원에 떠오른 시체를

 

  그 라라 스토커 안중호가   죽였다는 얘기야?

 

  [함께 놀란다]   잠깐만

 

  그때 뉴스에서 익사라고 하지 않았어?

 

  그랬던 거 같은

 

  (예서 모)   우리 언니 정말 기억력이 너무 좋다   [승기 모의 멋쩍은 신음]

 

  아니승기는 왜 이런 면을   안 닮은 거야?

 

  (승기 모)   너 또 내 칭찬 하는 척하면서   네 딸 아이큐 자랑하려고 그러는 거지?

 

  - (예서 모) 145요   - (미란또   [승기 모의 못마땅한 신음]

 

  (미란)   자식 배틀 시작이네

 

  자식 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겠냐?

 

  (숙경)   익사면은

 

  바다에 빠트려 죽인 건가?

 

  자기 욕실에서 죽이고 바다에 버렸대요

 

  (민수)   강 형사한테 들었는데

 

  어떻게

 

  썰 좀 풀어 드려?

 

  (예서 모)   예스예스

 

  [민수의 한숨]

 

  (숙경)   이렇게 하고 얘기해 주세요

 

  사실 죽은 놈이

 

  [흥미진진한 음악]   손버릇이 엄청 안 좋은 놈이었어

 

  [예서 모가 호응한다]

 

  (민수)   터미널 부근에서   가방도 엄청나게 땄다지아마

 

  쓰리꾼소매치기 뭐그런 거?

 

  - (민수정답   - (예서 모맞혔어

 

  (민수)   근데 그놈이 재수 없게 하필   안중호의 시계를 훔치게 된 거야

 

  [의미심장한 효과음]

 

  [사이렌이 울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예서 모)   그래서그래서?

 

  안중호가 자기 거에 손댔다고   회까닥한 거지

 

  [사람들의 놀란 신음]

 

  욕실에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막!

 

  [사람들의 놀란 신음]   (예서 모)   ?

 

  물고문을 한 모양이더라고

 

  그러다

 

  [날카로운 효과음]   !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 (예서 모쏘리   - (숙경저리 가저리 가플리즈

 

  하여튼 보통 놈이 아니야

 

  그러니 특전사 출신인 나도 당했지

 

  (미란)   특전사 출신이에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사람들의 황당한 신음]

 

  (예서 모)   왜 저래자랑한다자랑   [미란의 웃음]

 

  - (승기 모그만해   - (예서 모

 

  (승기 모)   그러다가 너 숙경이한테   진짜 니 킥 맞는 수가 있어

 

  (숙경)   아휴정말진짜!   [익살스러운 효과음]

 

  [사람들의 장난스러운 비명]

 

  (예서 모)   특전사에 니 킥에   아주 그냥 천생연분이야

 

  라라

 

  라라는 요즘 어때?

 

  - (승기 모맞는다   - (예서 모괜찮아?

 

  [잔잔한 음악]

 

  (하영)   [한숨 쉬며]   또 저기 있네또 저기 있어

 

  바다를 보는 거야   하늘을 보는 거야?

 

  산타루치아 보는 거야

 

  배를?

 

  누나가 준이랑 배 타기로 약속해 놓고   준이 엄마 달고 나온 거잖아

 

  ?

 

  준이 정체를 알게 돼서도 충격이겠지만

 

  자기 때문에 준이가 강제로 끌려갔는데

 

  마음이 편하겠냐?

 

  그렇지

 

  언니 요즘 진짜 좀 이상하긴 해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웃으며]   계속 배가 고파서요

 

  [숙경의 탄성]

 

  - (숙경만두 몇 개 먹을래?   - (하영나 두 개

 

  - (라라전 열 개요   - (숙경열 개?

 

  배 터지면 어쩌려고

 

  괜찮아요

 

  아이배가 터지는데 뭐가 괜찮아?

 

  저 많이 먹을래요

 

  (라라)   열 개

 

  (하영)   일단 뭘 너무 많이 먹어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하영)   그리고

 

  아이되지도 않는 댄스를 그렇게 춘다

 

  [라라가 흥얼거린다]

 

  [숙경이 흥얼거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라라의 탄성]

 

  (라라)   ♪ 덤디덤디 ♪   [라라의 추임새]

 

  ♪ 덤디덤… ♪

 

  [함께 웃는다]

 

  (숙경)   ♪ 덤디덤디 ♪

 

  (하영)   거기다가 아니엄마랑 화투도 쳐

 

  (숙경)   비약풍약초약은 20

 

  홍단청단은 30점이라고   몇 번을 말을 해

 

  이렇게 계산이 안 돼 가지고   이걸 얻다가 써

 

  다시 해요

 

  [라라의 힘주는 신음]   [숙경의 놀란 신음]

 

  (승기)   저 누나 원래 이상하잖아

 

  원래 이상하긴 한데

 

  (하영)   이번엔 뭔가 조금 다르달까?

 

  뭐랄까자꾸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한다

 

  잡생각 안 하려고 그러나 보네

 

  (하영)   ?

 

  마음이 복잡하니까 그런 거라고

 

  (승기)   그나저나

 

  준이 그 자식은 너한테도 연락 없냐?

 

  그날 이후로 완전 잠수야

 

  독한 놈

 

  여기 일 싹 다 잊고   새 출발이라도 한 건가?

 

  [새가 지저귄다]   [차분한 음악]

 

  밥 먹어야지

 

  싫어요

 

  [윤실의 성난 숨소리]

 

  [윤실의 놀란 숨소리]

 

  굶어 죽을 거야?

 

  이러다 영양실조 걸려

 

  상관없어요

 

  뭐가 상관없어뭐가!

 

  [한숨]

 

  체력이 받쳐 줘야 공부도 할 거 아니야

 

  내년 봄에 검정고시 보고   가을에 정시 보려면

 

  (윤실)   스케줄 빠듯하다고 김소형 선생님이   얘기하는 거 못 들었어?

 

  [한숨]

 

  ()   됐고 빨리 핸드폰이나 주세요

 

  [한숨 쉬며]   진짜 너

 

  (미란)   근데

 

  준이는 어쩜 그렇게   우리를 감쪽같이 속였을까?

 

  (승기 모)   그러니까

 

  우리 승기랑 같은 고3일 줄   누가 알았겠어   [저마다 호응한다]

 

  (예서 모)   선우병원 외동아들인 게

 

  진짜 쇼킹하지 않냐?   [미란과 승기 모가 호응한다]

 

  [민수가 혀를 쯧쯧 찬다]

 

  다들 눈뜬장님들이셨구먼

 

  [승기 모의 못마땅한 신음]   (미란)   뭐라고요?

 

  (예서 모)   우리 무시하는 거예요지금?

 

  (숙경)   공부도 잘하고 부잣집 아들이

 

  대체 왜 가출을 했을까?

 

  나도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그 사모님이 어마어마하게   피곤한 스타일이야

 

  [승기 모가 호응한다]   (민수)   맨날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서

 

  사람을 쥐 잡듯 잡는데

 

  있잖아

 

  같은 공간에만 있어도   숨이 턱 막히는 사람

 

  딱 그래요   [예서 모의 탄식]

 

  난 그것도 모르고   그냥 라라 얘기를 술술 다 불었으니

 

  (예서 모)   아휴이놈의 주둥이를 그냥

 

  아이엄마인 줄 모르고 그랬잖아

 

  (승기 모)   그나저나 준이 걔   생각하면 할수록 간도 크다

 

  어떻게 그 나이에 그 신분에

 

  한 번 다녀온 데다가   집안까지 쫄딱 망해서

 

  개털이 된 여자를 좋아할 수가 있어?

 

  사랑이 뭐그런 거 따지고 찾아오나

 

  둘이 저렇게 될 줄

 

  자기들도 몰랐을걸

 

  - (승기 모하긴 그렇지   - (미란그건 그렇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 (하영다녀왔습니다   - (승기놀러 왔습니다

 

  (승기 모)   놀러 왔어아들?

 

  [흥미진진한 음악]   - (승기엄마?   - (승기 모이놈의 새끼가 그냥

 

  (승기 모)   너는 수능을 코앞에 놔두고   '놀러 왔습니다'라는 말이 나오냐?

 

  [하영의 못마땅한 신음]

 

  (숙경)   공부를 하든 놀든 상관 안 하는데   그 폰 좀 그만해

 

  (예서 모)   그냥 와이파이를 끊어 버려

 

  (승기 모)   그래

 

  (하영)   그건 안 되거든요

 

  - (승기아줌마   - (예서 모?

 

  (승기)   공기 중에 산소가 있어서   우리가 숨 쉬는 거 알죠?

 

  (숙경)   근데 뭐?

 

  우리한테는 와이파이가 산소랑 같아요

 

  (승기 모)   이놈의 새끼가 좀 맞아야지   정신 차리지?

 

  피해?   일로 와일로 와일로 와일로 와

 

  [승기의 놀란 신음]   이놈의 새끼야거기 서안 서!

 

  아주 그냥아휴정말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한숨]

 

  (소형)   여기요

 

  [어색한 웃음]

 

  (윤실)   선생님이 아니라

 

  우리 준이를 못 믿어서 그래요

 

  수업 마치시면 돌려드릴게요

 

  이해합니다

 

  [살짝 웃는다]

 

  [윤실의 옅은 신음]

 

  (윤실)   입시야 선생님이 워낙 알아서   잘해 주실 거라고 믿고

 

  혹시

 

  방정남이라고 아세요?

 

  정남이 잘 알죠

 

  제 첫 제자였잖아요

 

  (소형)   한국 의대 정시 케이스

 

  그 어머니하고도 친한데왜요?

 

  친하다니까 부탁드리는 건데

 

  우리 준이 얘기

 

  특히 그분한테는 절대

 

  비밀로 해 주세요

 

  [헛웃음]

 

  (소형)   저 하루 이틀 보세요?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함께 웃는다]

 

  [웃으며]   역시

 

  (소형)   준이 기초 실력이야   워낙 탄탄하고 머리도 좋아서

 

  학습적으로 걱정되는 건   하나도 없는데요어머니   [윤실의 웃음]

 

  근데 준이 정신이 딴 데 가 있네요

 

  [무거운 음악]   전혀 과외 진행이 안 되고 있어요

 

  여자 친구가 있던 거 맞죠?

 

  !

 

  (윤실)   [입소리를 쩝 내며]   그거 별거 아니에요

 

  그 문제는 신경 쓸 거 없어요

 

  제가 다 알아서 해결합니다

 

  [살짝 웃는다]

 

  

 

  [못마땅한 신음]

 

  [풀벌레 울음]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야?

 

  잠깐만 다녀올게요

 

  아무 말도 못 하고 와서   라라가 힘들 거예요

 

  [성난 신음]

 

  라라?

 

  너 지키겠다고 밤마다 보초 서는   엄마를 좀 그렇게 걱정해 봐   [준의 한숨]

 

  (윤실)   넌 어쩜 여자를 만나도   그렇게 허접한 여자를 만나니!

 

  그 라라인지 뭔지 그 여자

 

  아빠 병원 방정남 선생한테   파혼당한 여자인 건 알아?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데요?

 

  나 그런 거 상관없어요

 

  뭐가 상관없어동네 창피하잖아!

 

  [무거운 음악]   [답답한 숨소리]

 

  어쩜 그 여자는 그렇게   분수도 모르고 염치도 없니?

 

  내가 먼저 좋아했어요

 

  너 이 자식 정말!

 

  [윤실의 성난 신음]

 

  네 아빠가 아는 날엔 끝장이야

 

  그 여자 가만 안 둘 수도 있어

 

  마음대로 하라고 하세요

 

  내가 지킬 테니까

 

  [경보음]

 

  [준의 한숨]

 

  [윤실의 기가 찬 숨소리]

 

  정신 빠진 놈

 

  [윤실의 성난 숨소리]

 

  [옅은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서툰 피아노 연주]

 

  [라라의 웃음]

 

  (라라)   할아버지너무 잘 치세요

 

  (만복)   선생님이 쉽게 악보를 바꿔 주셔서   그렇게 된 거 아닙니까?

 

  그렇죠제가 이런 건 참 잘해

 

  [웃음]   (만복)   아휴

 

  할멈이 들었으면 참 좋아했을 텐데

 

  나만 두고 뭐가 급해 그리 빨리 갔는지

 

  벌써 1주기가 돌아오는구먼

 

  할아버지

 

  (라라)   그럼 그날 '소녀의 기도'   연주회 열어 보는 건 어때요?

 

  연주회?

 

  (만복)   이 실력으로?

 

  아이고남사스럽게

 

  (라라)   실력이 어때서요?   [만복의 웃음]

 

  굿굿굿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일단 연습부터 하세요

 

  할머니한테 들려드린다 생각하시고요

 

  [망설이는 신음]

 

  (만복)   그럼

 

  한번 해 볼까요?

 

  접수!

 

  [함께 웃는다]

 

  그러면   [휴대전화 조작음]

 

  (라라)   준비물

 

  초대장

 

  다과도 있어야겠지?

 

  (만복)   준이한테 연락은 아직이지?

 

  사정이 있을 거야

 

  너도 준이 그놈을 잘 알잖니?

 

  (라라)   할아버지

 

  저는

 

  준이 진짜 나이도   준이가 가출했다는 것도

 

  또 선우재단 아들이라는 것도 몰랐어요   [라라의 웃음]

 

  생각해 보면 모르는 게 더 많아요

 

  [라라의 어색한 웃음]   [만복의 옅은 한숨]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만 몰랐을 뿐

 

  넌 준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

 

  (만복)   그놈이 센 척하지만 여린 놈이라는 거

 

  [잔잔한 음악]

 

  [울먹이는 숨소리]

 

  늘 화난 척하지만   웃을 줄 아는 녀석이라는 거

 

  - (라라먹지 마!   - (싫어

 

  (만복)   무뚝뚝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정하다는 거

 

  (라라)   시원해

 

  (만복)   진짜 그 사람을 안다는 건   그런 걸 말하는 거야

 

  할아버지

 

  [라라의 옅은 웃음]

 

  (만복)   전에 나한테

 

  왜 결혼을 5년이나 있다   했냐고 물었지?

 

  왜요그냥 빨리해 버리지

 

  (만복)   내가 가진 게 너무 없었거든

 

  겨우 방 한 칸 마련하고 식을 올렸다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만복)   중간에

 

  순자 씨랑 헤어진 적이 있었어

 

  진짜요왜요?

 

  (만복)   지금처럼 휴대폰이 있던   시절도 아니었고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영영 못 보겠구나 싶었던 날들이었지

 

  근데 만나지더구나

 

  [옅은 한숨]

 

  (만복)   인연만 있으면   어떻게든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

 

  [풀벌레 울음]

 

  ['소녀의 기도'가 피아노로 연주된다]

 

  (젊은 순자)   이 곡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어때요?

 

  (젊은 만복)   좋네요

 

  꿈꾸는 느낌도 들고

 

  (젊은 순자)   피아노 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언니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젊은 순자)   언니가 피아노를 칠 때마다

 

  걸레를 들고 일부러 방으로 들어가요

 

  방을 닦으면서 몰래 듣는 거죠

 

  [살짝 웃는다]

 

  [놀라며]   늦었다

 

  언니가 사 오라는 호떡 다 식겠어요   [젊은 만복의 다급한 신음]

 

  이 곡만 다 듣고 가요

 

  그럴까요?

 

  (젊은 만복)   순자 씨

 

  [짜증 섞인 신음]   [건반이 쿵 울린다]

 

  [함께 피식 웃는다]

 

  [밝은 음악]

 

  (라라)   할아버지너무 재밌어요

 

  근데 그렇게 좋아하셨다면서   왜 헤어지신 거예요?

 

  [살짝 웃는다]

 

  [숨을 씁 들이켠다]

 

  (남자)   맞선은 처음이라   아무 기대 없이 나왔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분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저기

 

  (남자)   다 마셨으면

 

  요 앞 덕수궁이라도 한 바퀴 돌까요?

 

  (젊은 순자)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만나는 사람이 있어요

 

  주인아저씨 소개라 거절을 못 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애잔한 음악]

 

  만복 씨!

 

  [젊은 만복이 달그락거린다]

 

  미안해요

 

  정말 거절하러 간 거라니까요

 

  [젊은 순자의 답답한 숨소리]

 

  정말 오해예요

 

  계속 말도 안 하고 이럴 거예요?

 

  순자 씨

 

  만복 씨

 

  우리

 

  그만 만납시다

 

  [라라의 놀란 신음]

 

  (라라)   할아버지 너무하셨다

 

  할머니는 진짜 거절하러   나가신 걸 텐데

 

  헤어지자는 말을   왜 그렇게 쉽게 하셨어요?

 

  (만복)   그 선보던 남자가

 

  좋은 구두에 좋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   인상도 좋고

 

  (만복)   순자 씨가 저런 사람과 살면   편하게 살겠구나 싶었지

 

  아무것도 없는 나랑 살면   고생길이 훤할 테니까

 

  그땐 그게 최선인 것 같았어

 

  (만복)   그래서

 

  일방적으로 구둣방도 옮겼고

 

  [젊은 만복과 젊은 순자의 웃음]

 

  우리

 

  그만 만납시다

 

  (만복)   내가 너무 어려서   순자 씨한테 큰 상처를 줬어

 

  [문이 달칵 열린다]

 

  (주인집 언니)   어머!   [젊은 순자의 놀란 신음]

 

  누가 피아노 만지래?

 

  [울먹이며]   언니저 피아노 안 만졌어요

 

  (젊은 순자)   행주로 닦기만 했어요

 

  정말 안 만졌어요

 

  (주인집 언니)   진짜야?

 

  

 

  (만복)   그리고 두 달쯤 지났나?

 

  결국 순자 씨가 너무 보고 싶어   내가 그 집을 찾아갔다

 

  [한숨]

 

  (주인집 언니)   누구세요?

 

  (젊은 만복)   안녕하세요김만복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일하는   순자 씨를 좀 만나고 싶은데

 

  순자는 왜요?

 

  설마 애인?

 

  [결연한 신음]

 

  순자 씨와 결혼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놀란 숨소리]

 

  순자 지금 잘 텐데

 

  걔가 원체 일찍 자요

 

  그럼

 

  (젊은 만복)   이거라도 좀 전해 주세요꼭요

 

  (주인집 언니)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문이 달칵 열린다]

 

  (젊은 순자)   왔어요언니?   [문이 달칵 닫힌다]

 

  너한테 편지 왔더라

 

  (주인집 언니)   여기

 

  (젊은 순자)   고마워요언니   [주인집 언니의 한숨]

 

  근데 누가 보낸 거예요?

 

  맞는다너 한글 모르지?

 

  (만복)   순자 씨는 형편이 어려워   동생들 뒷바라지만 하다

 

  열다섯에 서울로 식모살이를 왔다

 

  그래서 제때 글을 못 배웠는데   그땐 그걸 몰랐어

 

  (주인집 언니)   김만복이 보냈네

 

  [부드러운 음악]

 

  만복 씨가요?

 

  정말 김만복이 보낸 거예요?

 

  - 읽어 줘?   - (젊은 순자언니

 

  [주인집 언니의 헛기침]

 

  (주인집 언니)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순자 씨와 헤어지려 했습니다'

 

  '하지만 순자 씨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심순자'

 

  '당신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못마땅한 신음]

 

  너 지금 이 만복이한테   시집이라도 가겠다는 거야?

 

  나 결혼한 다음에그다음에 가

 

  아이너 없으면은   우리 집 밥청소빨래 누가 해?

 

  내 심부름 누가 하냐고!

 

  (젊은 순자)   그건…   [주인집 언니의 한숨]

 

  '내 청혼을 승낙한다면   이번 주 토요일 5'

 

  (젊은 만복)   금성 다방으로 나와 주세요

 

  (주인집 언니)   '중앙 다방으로 나와 주세요'

 

  중앙

 

  됐지?

 

  [주인집 언니의 못마땅한 신음]

 

  [부드러운 음악]   [벅찬 숨소리]

 

  만복 씨

 

  만복 씨

 

  [새가 지저귄다]

 

  [긴장한 숨소리]

 

  [풀벌레 울음]

 

  (주인)   이제 문 닫을 시간인데   커피는 도대체 언제 시킬 거야?

 

  에이진짜몇 시간째야정말

 

  (만복)   결국 순자 씨는 나오지 않았다

 

  (라라)   어떡해

 

  (만복)   순자 씨가 내 마음을 거절했다고   생각한 난

 

  순자 씨 생각이 날 거 같아서

 

  되도록 멀리 떠나왔다

 

  바로 여기 은포로

 

  아이그럼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되신 거예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라라)   시아야

 

  [숨을 씁 들이켠다]

 

  (시아)   진짜 피아노 학원을 차렸구나?

 

  (민수)   혼자 오기 무서워서 그래요무서워서

 

  내 목숨 구해 줬으니까   책임도 져야지

 

  (숙경)   생긴 거랑 다르게 왜 이러실까정말   특전사가 뭔 겁이 이렇게 많아

 

  [민수의 멋쩍은 신음]

 

  왔으니까 얼른 선생님 보러 가죠

 

  (숙경)   뭐 안 묻었죠?

 

  [숙경의 옅은 헛기침]

 

  (민수)   그쪽 아니고 이쪽이라

 

  (숙경)   ?

 

  오랜만이에요

 

  - 누구셨더라?   - (숙경아이

 

  (영주)   그 진헤어?

 

  (숙경)   진헤어 원장 진숙경입니다   [영주의 한숨]

 

  아유머리하러 왔으면 미용실로 오지   왜 여기 있어요

 

  [영주의 당황하는 신음]   [숙경의 웃음]

 

  - 누구 좀 만나러 왔어요   - (숙경누구누구누구?

 

  전남편요

 

  [흥미진진한 음악]   (영주)   가세요그럼

 

  (민수)   전남편이면 이혼을 했나 보네

 

  가서 진료 보세요

 

  (숙경)   전 따로 볼일이 있네요

 

  이쪽이네

 

  [숙경의 한숨]

 

  뭐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영주의 한숨]

 

  지금 진료 시간인데

 

  그럼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씹는데 어떡해?

 

  (영주)   내가 이렇게라도 안 하면   볼 수가 없는데

 

  도대체 왜 나를 봐야 되는 건데?

 

  내가 너무 궁금한 게 있거든

 

  [한숨]

 

  (영주)   아니왜 이 여자한테   피아노를 배우는 거야?

 

  이 여자 정남 씨 신부였잖아

 

  그래서 뭐?

 

  정남이 부인이 될 뻔한 사람이지만

 

  (은석)   여기 이 병원에 실려 온   내 환자이기도 해

 

  이 여자가 다쳤었다고?

 

  그럼 당신이 주치의였어?

 

  주치의?

 

  [생각하는 신음]

 

  [잔잔한 음악]   (라라)   조금만 더 왼쪽요

 

  [라라의 울음]   (은석)   여기인가?

 

  [웃음]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

 

  근데 환자가 아니라   날 치료해 준 사람인가?

 

  그 피아노 선생님 구라라 씨가   내 주치의야

 

  나를 다시 웃게 만든

 

  당신 지금

 

  내 앞에서 그 여자가 좋다고   고백하는 거야?

 

  (은석)   아니

 

  깨달은 거야

 

  어이가 없네진짜

 

  [한숨]   [문이 드르륵 열린다]

 

  (영주)   아이씨

 

  진짜

 

  (영주)   누구 좀 만나러 왔어요

 

  전남편요

 

  오 마이 갓

 

  저 여자 전남편이 차 쌤이었어

 

  [의미심장한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민수)   왜 이래요?

 

  [한숨 쉬며]   그러니까

 

  내 이 손으로   우리 차 쌤 전 부인 머리를

 

  [숙경의 괴로운 신음]

 

  혹시

 

  여기 의사 선생 좋아했던 거예요?

 

  (숙경)   [훌쩍이며]   ?

 

  어머나어딜 만져?

 

  아휴진짜!

 

  [숙경의 짜증 섞인 신음]

 

  저런 샌님 스타일을 좋아했던 거구나

 

  [익살스러운 효과음]

 

  (라라)   너무 반가워시아야

 

  (시아)   오랜만에 보니까 좋네

 

  근데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시아)   나 후원해 주는 친한 언니가 알려 줬어

 

  여기 옆집에 머리하러 왔다   널 봤다더라고

 

  누구지?

 

  [흥미로운 음악]   (숙경)   가끔 드라이하러

 

  서울서 여기까지 오는 손님 있잖아왜   [저마다 호응한다]

 

  널 본 적이 있는 거 같다고 하던데?

 

  [놀라며]   그분?

 

  근데 그분이 날 어떻게 알지?

 

  [시아의 웃음]

 

  (시아)   우리 졸업 연주회에서 봤겠지

 

  그날 네가 한 짓을 좀 생각해 봐

 

  [라라가 '작은 별 변주곡'을 연주한다]

 

  [함께 웃는다]

 

  (시아)   아빠 돌아가시고 많이 힘들었을 텐데

 

  사실 그때 널 외면한 게   내 마음에 걸렸어

 

  늦었지만 미안해

 

  [잔잔한 음악]

 

  미안하긴그때 너도 힘들었다며

 

  큰일도 있었고 엄마도 아프시고

 

  (시아)   

 

  지금도 많이 힘들어하셔

 

  실은

 

  동생한테 사고가 있었어

 

  죽었어

 

  동생이

 

  시아야

 

  여전히 힘들지만   좋은 것만 기억하려고

 

  (시아)   나랑 다르게 내 동생 지훈이는   정말 밝았거든

 

  내가 아들 같고

 

  [살짝 웃으며]   동생이 딸 같은?

 

  [안타까운 숨소리]

 

  그래서 엄마가 더 힘든가 봐

 

  진짜 힘들었겠다

 

  나야말로 미안해

 

  친구라면서 아무것도 몰랐어

 

  우리 이제 서로 미안해하지 말자

 

  (시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이었잖아

 

  (라라)   응   [시아의 웃음]

 

  (시아)   사실

 

  이걸 보여 주려고 왔어

 

  엄마가 지훈이 폰을 끼고 살아서   난 여태 못 봤던 사진인데

 

  내 동생이 네 1호 팬이었다더라

 

  (라라)   1호 팬?

 

  (지훈)   1호 팬입니다

 

  [밝은 음악]   ?

 

  생각났다

 

  그때 그 애가 네 동생이었다고?

 

  그 꽃다발   나 주려고 가지고 온 줄 알았는데

 

  (시아)   [웃으며]   네 거였나 봐나쁜 놈

 

  [웃음]

 

  왜 그래?

 

  [애잔한 음악]

 

  (라라)   시아야

 

  이 사람 아는 사람이야?

 

  (시아)   준이?

 

  지훈이 베프

 

  기숙사 룸메였어

 

  둘이 얼마나 죽고 못 살았는데

 

  맞는다

 

  우리 졸업 연주회에도 왔었지아마

 

  [카메라 셔터음]

 

  [무거운 효과음]

 

  [옅은 한숨]

 

  [거친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라라)   그날이 처음이 아니었어

 

  [라라의 놀라는 신음]   ()   왜 남의 물건을 함부로 봐!

 

  (라라)   이거 반주도 네가 연주한 거야?

 

  ()   전에 내가 말했던

 

  소중한 친구 말이야

 

  기타 반주 녹음했던

 

  죽었어

 

  (라라)   날 벌써 알고 있었으면서

 

  [한숨]

 

  왜 아무 말도 안 했어준아

 

  [준이 '사랑의 기쁨'을 연주한다]   [풀벌레 울음]

 

  [잔잔한 음악]

 

  (승기)   아직은 날씨가 너무 덥다

 

  (하영)   난 딱 좋은데아저씨!

 

  - (하영안녕하세요   - 

 

  (하영)   혹시 저희 집에 뭐 온 거 있어요?

 

  어디 보자

 

  옆집에 왔네

 

  - 그럼 제가 전해 줄게요   - (집배원

 

  (승기)   이거 선우재단이면

 

  준이 엄마 아니야?

 

  아이씨

 

  근데 뭐가 이렇게 두껍냐?

 

  설마 여기 안에 돈 든 거 아니야?

 

  (하영)   [놀라며]   ?

 

  [무거운 음악]

 

  [부스럭거린다]

 

  [라라가 흐느낀다]

 

  [멍 짖는 효과음]

 

  [흐느낀다]

 

  (승기)   어떡해누나 울어

 

  (하영)   그 아줌마가 이상한   협박 편지 같은 거 보낸 거 아니야?

 

  아니면 돈이 너무 적어서 실망했나?

 

  - (하영!   - (승기아파

 

  너는 우리 언니를 뭘로 보고

 

  [하영의 한숨]

 

  아무래도 안 되겠다

 

  - 가자   - (승기어딜?

 

  서울

 

  진심?

 

  [흥미진진한 음악]   내가 준이네 가서   한판 떠야지 안 되겠어

 

  (하영)   너는 전화도 씹고   문자도 씹고 다 씹는

 

  아주 그놈 자식 멱살을 콱 잡아 주고   [승기가 호응한다]

 

  [한숨 쉬며]   난 그 아줌마한테 가서

 

  아무것도 모르고 당한 우리 언니   그만 좀 괴롭히라고

 

  확 한마디 날려 주고 오게

 

  근데 우리 학원은 어쩌고?

 

  당근 째야지

 

  (승기)   오늘 만복 할아버지 연주회잖아

 

  (하영)   연주회 전까지 오면 되지

 

  간 김에 우리 준이도 데려올까?

 

  그럴까?

 

  [하영의 탄성]   [함께 아파한다]

 

  (숙경)   공부는 안 하고 또 무슨 작당들이야?

 

  (하영)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딸   의심하는 게 취미야뭐야?

 

  취미?

 

  [하영의 놀란 신음]   - (숙경요게 그냥요것들이   - (승기아줌마이따 봐요

 

  (숙경)   네가 대신 맞아 봐라   [승기의 아파하는 신음]

 

  [소란스럽다]

 

  [한숨]

 

  취미?

 

  (라라)   미미야   [낑낑거린다]

 

  언니 실컷 울었으니까   이제 힘 좀 내 볼까?

 

  [밝은 음악]   [낑낑거린다]

 

  미미야   [낑낑거린다]

 

  준이 오빠 왜 언니한테 거짓말했을까?

 

  만나면 화 좀 내 줄까?

 

  [낑낑거린다]

 

  그냥 때리라고?

 

  [멍멍 짖는 효과음]

 

  100대 때려알았어   언니가 미미가 시키는 대로 할게

 

  [낑낑거린다]

 

  (은석)   계십니까?

 

  (라라)   선생님

 

  빈손으로 오기 뭐해서

 

  아이고맙습니다

 

  (은석)   미니델피늄이란 꽃인데

 

  꽃말은 나중에 찾아봐요

 

  근데 이렇게 아침 일찍   무슨 일이세요?

 

  하영이가 라라 씨 도와주라고   연락을 했더라고요

 

  자기랑 승기는 오늘 늦을 거라고

 

  공부하느라고 바쁜가 보다

 

  그럴 수도

 

  [발랄한 음악]

 

  [하영의 탄성]

 

  (하영)   아이우리 동네보다   쪼끔 더 건물이 높긴 하네쪼끔

 

  [헛기침하며]   걱정하지 마

 

  이 오빠가 서울 지하철 노선이랑   버스 노선 완전히 파악해 왔으니까

 

  (승기)   봐라

 

  여기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왕십리역으로 가

 

  왕십리에서 분당선을 갈아타고   강남구청역에서 내리는 거야

 

  그리고 3번 출구로 나간 다음에   다섯 정거장을 이동을 하면

 

  (하영)   여기요!

 

  (승기)   같이 가!

 

  (하영)   넌 까까로 택시도 모르냐?

 

  [승기의 탄성]

 

  (승기)   천재인데?

 

  같이 가

 

  [승기의 탄성]

 

  (승기)   이 집 확실한 거야?

 

  [흥미로운 음악]

 

  (민수)   그 사모님 만만한 사람 아니다

 

  조심해

 

  아저씨우리 엄마한테   비밀인 거 알죠?

 

  (민수)   쬐깐한 게 깐깐하긴

 

  비밀 유지가 내 직업병이거든?

 

  생각보다 더 부자네

 

  (하영)   초인종 눌러

 

  - 내가?   - (하영그럼 내가 눌러?

 

  (승기)   아니당연히 내가 해야지

 

  [초인종이 울린다]

 

  (가사 도우미)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그러니까

 

  (하영)   저희 준이 친구들인데요

 

  (가사 도우미)   

 

  누군데 그래요?

 

  도련님 친구들이라는데   은포에서 왔다고

 

  은포?   [무거운 음악]

 

  [윤실의 한숨]

 

  지금 나가서 준이 없다 그러세요

 

  그리고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 그래요

 

  (가사 도우미)   

 

  안 그래도 골치 아파 죽겠는데

 

  별것들이 다 찾아오고 그러네정말

 

  (하영)   아이진짜 짜증 나네

 

  얼굴을 보여 줘야

 

  한 판을 뜨든 두 판을 뜨든   뜰 거 아니야

 

  아이씨

 

  내가 담이라도 한번 넘어 볼까?

 

  [흥미로운 음악]

 

  진짜할 수 있겠어?

 

  내가 은포고 날다람쥐야

 

  (승기)   큰 키 이럴 때 쓰지 언제 쓰겠냐?

 

  (하영)   

 

  [승기의 힘주는 신음]   [사이렌이 울린다]

 

  (승기)   경찰이야?

 

  (하영)   빨리빨리 숨어

 

  [하영의 다급한 신음]

 

  (승기)   이게 무슨 일이야?   [차 문이 탁 닫힌다]

 

  (하영)   뭐야누가 쓰러졌나?

 

  [문이 끼익 열린다]   (윤실)   빨리빨리빨리

 

  빨리   [윤실의 다급한 신음]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음악]   설마 저거 준이야?

 

  (윤실)   선우병원 응급실로 갑시다어서

 

  [사이렌이 울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우리도 빨리 가자선우병원

 

  - (승기가자   - (하영가자

 

  [밝은 음악]

 

  [은석의 힘주는 신음]

 

  [다가오는 발걸음]

 

  [힘주는 신음]

 

  - (은석고마워요   - (라라

 

  [은석이 의자를 탁 편다]

 

  [승기 모의 환호성]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저마다 반긴다]   - (예서 모차 쌤!   - (미란어머나저거 봐

 

  계집애그냥너 어디야?

 

  (숙경)   학원도 안 가고 어딜 쏘다니는데   아직도 안 들어오는 거야?

 

  미안엄마나 지금 사정이 좀 있거든

 

  만복 할아버지 연주회   곧 시작한단 말이야

 

  [한숨 쉬며]   엄마가 내 몫까지   두 배로 축하해 드리고 와

 

  내가 어떻게든 오늘 안에는 갈 테니까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엄마나 지금 바빠끊어

 

  [휴대전화 조작음]

 

  하여튼 그냥 고3이 공부는 안 하고

 

  허파에 바람만 들어서는으이그이게   [문이 달칵 열린다]

 

  어머나

 

  (숙경)   아유

 

  어머나할아버지

 

  딴 사람인 줄 알았어요

 

  드라이 가능해?

 

  (숙경)   아이그럼요앉으세요얼른

 

  여기여기

 

  [만복의 옅은 한숨]

 

  [숙경의 탄성]

 

  (숙경)   어쩜새장가 가셔도 되겠어

 

  무슨 소리야?

 

  난 다시 태어나도   순자 씨랑 결혼할 건데?

 

  할머니가 깜짝 놀라서   무덤에서 일어나시겠어요

 

  '나는 노 생큐야하고

 

  내가 그렇게 별로야?

 

  그래서

 

  ♪ 지금 이 순간 ♪

 

  제가 여기 있는 거잖아요

 

  (숙경)   

 

  키 얼마큼 더 크게 해 드릴까요?

 

  3cm? 5cm?

 

  (만복)   10cm 부탁해   [숙경의 놀란 숨소리]

 

  [손가락을 딱 튀기며]   오케이어디 해 보죠

 

  (숙경)   [헤어드라이어를 달그락 집으며]   

 

  [헤어드라이어 작동음]   갑니다

 

  [라라가 살짝 웃는다]

 

  (라라)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다들 바쁘신데 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사람들의 환호성]

 

  그럼 오늘의 주인공   김만복 님을 만나 볼까요?

 

  김만복 님!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승기 모)   멋있다!

 

  [사람들의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소녀의 기도'를 연주한다]

 

  [부드러운 음악]

 

  [젊은 순자의 웃음]

 

  [풀벌레 울음]

 

  [함께 웃는다]

 

  (라라)   할아버지그래서 어떻게 할머니를   다시 만났는데요?

 

  (만복)   

 

  이 음악 때문이었다

 

  [새가 지저귄다]

 

  ['소녀의 기도'가 들려온다]

 

  [한숨]

 

  (만복)   내 얼굴도 내 이름도 잊은   아내의 마지막 기억이 이 음악이었지만

 

  난 하나도 슬프지 않았다

 

  (만복)   그 안에 내가 있었거든

 

  여보

 

  고마워요

 

  

 

  잘 갈게요

 

  [잔잔한 음악]

 

  [풀벌레 울음]

 

  [라라의 힘주는 신음]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쓰레기를 부스럭 담는다]

 

  제가 준비한 곡은

 

  '사랑의 기쁨'입니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

 

  [애잔한 음악]

 

  [한숨]

 

  [펜을 달그락 떨어트린다]

 

  아니다른 게 아니라

 

  우리 선우재단에서   이번에 감사 인사 편지 좀 보내려고요

 

  (윤실)   아이그럼요항상 고맙죠

 

  [윤실의 웃음]

 

  

 

  건강하세요고마워요

 

  [휴대전화 조작음]

 

  (윤실)   아줌마우체국 좀 다녀와요

 

  이거 내일까지 도착해야 되니까   빨리 좀 서둘러요!

 

  [안도의 한숨]

 

  [잔잔한 음악]

 

  ['사랑의 기쁨'을 연주한다]

 

  [라라가 '사랑의 기쁨'을 연주한다]

 

  [감성적인 음악]

 

  [울먹이며]   준아

 

  ()   어떤 말로도 전할 수 없었던 내 마음이

 

  준아

 

  ()   그녀에게 닿았다

 

  (가사 도우미)   도련님 친구들이라는데   은포에서 왔다고

 

  (윤실)   은포?

 

  지금 나가서 준이 없다 그러세요

 

  그리고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 그래요

 

  (가사 도우미)   

 

  [숨을 후 내뱉는다]

 

  [쿵 쓰러진다]

 

  (경호원)   사모님사모님!

 

  갑자기 왜 그래?

 

  (윤실)   빨리빨리빨리

 

  [사이렌이 울린다]

 

  (하영)   우리도 빨리 가자선우병원?

 

  - (승기가자   - (하영가자

 

  [가방을 쓱 밀어 넣는다]

 

  [힘주는 신음]   (승기)   

 

  나 너희 엄마한테   맞아 죽는 거 아니야?

 

  [승기의 한숨]

 

  고맙다

 

  (승기)   

 

  나 진짜 무서워?

 

  ()   용기를 내라친구

 

  [준이 승기를 툭툭 친다]

 

  (승기)   어쨌든 파이팅

 

  [한숨]

 

  [긴장한 숨소리]

 

  ()   네가 머릿속에 가득해서   머리가 터져 버릴 거 같아

 

  라라야나 네가 싫어하는 거 안 해

 

  대신 그때 한 약속 꼭 지킨다고 해 줘

 

  (윤실)   준이는 달라요

 

  온전한 사랑을 나한테 주고

 

  내 모든 감정을   행복으로 채워 줬던 아이예요

 

  우리 준이가

 

  제자리를 찾아서   자기 인생을 찾을 수 있도록

 

  라라 씨가 좀 도와줘요

 

  (라라)   살다 보면 소중한 걸   포기해야 될 때도 있는 거 같아요

 

  (라라)   우리의 잠시만 안녕이

 

  영원한 안녕이 될까 봐   가슴이 아픈 날이에요

 

  (라라)   준아

 

  널 울게 했다면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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