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솔솔라라솔 2
[흥미로운 음악]
[갈매기가 끼룩거린다]
[준이 손을
탁탁 턴다]
[한숨]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네,
할아버지
지금요?
네,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자동차 엔진음]
[타이어 마찰음]
(라라)
미미야
[타이어 마찰음]
[미미의 불편한
신음] 미미…
[흥미진진한
음악] (라라) 어어! 어!
[라라의 비명]
[타이어 마찰음]
[당황하는 신음]
[타이어 마찰음]
[준의 아파하는
신음]
[가쁜 숨소리]
저기요
[부드러운 음악]
안녕
[의미심장한
효과음]
[준이 차 문을
덜그럭거린다]
[준의 힘주는
신음]
이봐,
정신 차려
이봐!
[의미심장한
효과음]
[통화 연결음]
(준)
아, 네,
119죠?
어,
여기가…
[낑낑거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은석이 묻는다]
(간호사) 네?
24세 여자,
TA 환자요
(은석)
어, 저…
치료를 받으셔야
할 거 같은데
됐습니다
실례지만 환자분과의
관계가…
피해자입니다
아,
피해자면 더더욱 검사받고 치료받아야 됩니다
(은석)
교통사고라는 게 처음에는 괜찮은가 싶다가도…
(준)
당사자가 싫다는데 그냥 좀 놔두시죠?
[한숨]
[흥미로운 음악]
(준)
아, 씨
[아파하는 신음]
[은석의 한숨]
(준)
저, 환자
상태는 좀 어떤가…
[한숨]
(은석) 피해자가 병실까지 무슨 일이죠?
보상받을 게
좀 있어서요
(은석)
아…
많이 안 좋나요?
(은석)
아니요,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닙니다
아,
다만
씁
환자분이 피아니스트라는
게
좀 걸리네요
[강조되는 효과음]
[파도 소리가
쏴 들린다]
[신비로운 음악]
(라라)
아, 잠깐만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파하는 신음]
[놀란 신음]
(준)
괜찮아? [한숨]
누구세요?
(라라)
어? 너…
[발랄한 음악]
그 코피?
네가 왜 여기
있어?
[한숨]
자전거
[카메라 셔터
효과음]
(준)
네가 차로 친 자전거가 나야 [카메라 셔터 효과음]
아니,
왜 하필 또 거기서 널…
(준)
나도 황당해 죽겠으니까 그만 놀라지?
아,
미안
넌 괜찮아?
어,
뭐
별거 아니야
[안도의 한숨]
다행이다
미미
미미는?
(라라)
미미는 어디 있어?
[준의 한숨]
설마
[라라가 울먹인다]
죽,
죽은 거야?
[잔잔한 음악]
아니지?
미미 죽은 거
아니지?
아니,
내가 병원에 데려갔어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일단 수, 수술 중이고
[안도의 한숨]
하나님, 감사합니다
[라라가 흐느낀다]
[라라가 훌쩍인다]
고마워
코피야
하,
참…
[마우스 클릭음]
[흥미로운 음악]
[은석의 헛기침]
희망적이고 좋은
말만 해 주세요
(라라)
제 상태가 최악이라도
치료만 하면
완전히 나을 거라고 그렇게 말해 주세요,
얼른요
뭐,
안 그래도 그렇게 얘기하려고 했습니다
[밝은 음악]
정말요?
(은석)
목은 편타성 손상
간이 깁스는
며칠 뒤에 제거할 거예요
오른쪽은 손목
염좌
뭐,
인대가 늘어나면서 살짝 찢어졌는데
일단 일주일
정도 깁스로 고정을 할 겁니다
빨리 나으려면
되도록 사용을 하지 말아야겠죠?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참아요
아,
그럼요, 알겠습니다
씁
왼쪽이 조금
문제인데
(은석)
여기
손등 신전건에
손상이 조금 있습니다
뭐,
한 3주 정도 깁스로 고정을 하고
물리 치료와
재활을 한번 해 보도록 하죠
[은석의 한숨]
혹시
뭐,
손가락 쓰는 정교한 일 하는 거 아니죠?
어,
뭐
피아노를 오랫동안
치긴 했는데
[웃으며]
어차피 지금은 안 치니까 괜찮아요
네,
알겠습니다
저,
혹시
피아노 치는
데 문제가 생긴 건가요?
[웃음]
[차트를 달칵거린다]
뭐, 두고
보시죠
(은석)
씁 [은석이 펜을 달칵거린다]
[풀벌레 울음]
(라라)
아, 망했어
여긴 괜히 와
가지고
사고만 나고
손은 또 이렇게 되고
그 도솔라솔
못 만나서 어떻게 해?
도도솔솔라라솔이거든?
몇 번을 말해?
'반짝반짝 작은 별'
[밝은 음악]
(라라)
어! 그
사람 이리로 오라고 할까?
[라라의 들뜬
신음] 내 폰 줘 봐,
얼른
[준의 한숨]
[라라의 옅은 웃음]
[준의 못마땅한
신음]
[휴대전화 조작음]
"도도솔솔라라솔"
어!
왜?
뭐가 잘못됐어?
별그램에 답,
답글 달렸어
(준)
'급하게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한 달 후에 거기서 다시 만나요'?
아이참
[라라가 엉엉
운다]
진짜 괜히 왔어,
이게 뭐야, 진짜!
[잔잔한 음악]
(라라) 더러워서 서러워
아,
울지 마 나 네 눈물 닦아 주기 싫어
(라라)
한 번만 더 닦아 주면 안 될까?
[라라가 엉엉
운다]
[한숨]
[훌쩍인다]
[라라가 훌쩍인다]
[힘주는 신음]
[코를 팽 푼다]
[라라가 울먹인다]
아이,
더러워, 진짜
아니,
나 더럽다고 피하던 하얀 신부는 어디 갔대?
[경쾌한 음악]
안 그래도 비참한 사람 그렇게 놀려야 속이 시원하겠니?
아이참
[훌쩍인다]
[코를 팽 푼다]
[라라가 훌쩍인다]
(라라)
아, 정말로
근데 너,
나 왜 기다렸어?
돈 받으려고
(라라)
어?
자전거가 망가졌어
병원비 대신
정신적 위로금도 받아야겠고
(준)
자전거값 30에 위로금 20 해서 50만 원에 합의 보자, 콜?
- 저기…
-
(준) 더는 못 깎아 줘
나 구급차 부르고
견인차 부르고 동물 병원 가고,
나 진짜 [익살스러운 효과음]
개고생했어
50만 원이
아니라 500만 원도 주고 싶다
그럼 그렇게
주든지
어,
근데…
내가 지금 돈이
없어
(준)
뭐?
내가 꼭 갚을
테니까
일단 외상으로
해 줘
[어색한 웃음]
사실 내가 돈이
없어 본 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
아,
남편한테 연락…
하면 되잖아
남편 도망갔어
(준)
왜?
(시아)
그만
[잔잔한 음악]
네 힘든 얘기 하지 말아 줄래?
지금 내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
사실 나도 작년에
집에 큰일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엄마가 많이 아파
- 아…
- (시아) 너한테 말하지 않은 건
괜히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야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도 있지만
(시아)
난 그 슬픔의 반이
상대를 불편하고
힘들게 한다고 생각해
그냥 사정이
있었어
뭐,
남의 얘기 시시콜콜 들어 봤자 머리만 아프지
나 그만 들어갈래
[옅은 한숨]
(준)
그래
아,
살살
(라라)
살살, 살살
살살,
아
어휴
[라라의 한숨]
[살짝 웃는다]
고맙다,
코피야
왜 자꾸 코피라고
불러!
네 이름을 모르니까
그러지
내 이름은 라라,
구라라야, 넌?
준
선우준
선우준?
선우준
선우준,
오, 멋있는 이름이네? [라라가 살짝 웃는다]
(준)
그만 자, 나 갈게
(라라)
준, 준아!
저,
미안한데 나 물 좀 주고 가
[경쾌한 음악]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준,
준아
저,
정말 미안한데
나 저기 저
블라인드 좀 올려 줄 수 없을까?
저기…
이 정도?
응,
조금만 더, 1cm만 위로
(라라)
준아! 정말정말
미안한데 나 베개 하나만 더 받쳐
줘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잠깐만
준아!
저, 준아! 준아!
(준)
아, 그만
좀 불러
[웃음]
오늘만이다
고마워
결혼식 날 이후로
불 끄고 자는 거 처음이야
잘 자
[잔잔한 음악]
[풀벌레 울음]
[입소리를 쯧
낸다]
[한숨]
[뱃고동이 붕
울린다]
[갈매기가 끼룩거린다]
(하영)
아이, 진짜
이상하네?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야?
설마 외박했나?
[달그락 소리가
난다]
아이씨
[휴대전화 조작음]
[밝은 음악]
[한숨]
(하영)
(하영)
아이씨, 진짜 왜 읽지도 않아
(숙경)
[쓱쓱 비질하며] 언젠 준이가 답이라도 줬고?
남이야 외박을
하든 여행을 가든 네가 뭔 상관이야,
좀 비켜!
아,
엄마는 진짜!
엄마가 돼 가지고
왜 이렇게 딸 마음을 몰라줘!
(숙경)
요걸 그냥, 아휴, 정말 [하영의 못마땅한 신음]
- (승기)
안녕하세요 - 어, 승기 왔니?
(숙경)
빨리 이 화상 좀 학교로 좀 치워 줘라
(승기)
네, 가자
나 우울하니까
좀만 있다 가자 [숙경의 당황하는
신음]
- (승기)
저거 준이 형 아니야? - (하영) 뭐? 어디, 어디?
[하영의 다급한 신음] (승기) 다녀오겠습니다
(숙경)
아이고, 넘어져!
아휴,
정말 내가 속 터져, 저거 정말 아휴, 정말!
[불편한 신음]
[힘주는 신음]
[불편한 신음]
[힘주는 신음]
[라라의 힘주는
신음]
[한숨]
[준의 피곤한
신음]
(나겸 모)
아휴
시끄러워서 깼나
보네
(라라)
[웃으며] 아니에요
안녕
안녕
(나겸 모)
어린이 병동이 꽉 차서 임시로 왔어요
[라라의 웃음]
[준이 신발을 달그락 옮긴다]
남편인가?
[밝은 음악]
아니요!
그럼 남자 친구?
아니요!
(나겸 모)
아
남매구나,
남동생
- (라라)
아니요! - (준) 아닌데요!
[종소리 효과음]
[준의 당황하는
신음]
제가 이,
이 여자한테 받을 돈이 좀 있어서요
(라라)
그리고
우리 동갑이에요
[라라의 웃음]
[나겸 모의 어색한 웃음]
[멋쩍은 웃음]
[문이 드르륵
열린다]
(김 간호사)
회진입니다
어!
안녕하세요
(은석)
네, 안녕하세요
자,
한번 볼까?
음
제대로 붙기만
하면 됩니다
(나겸 모)
아,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
우리 나겸이
피아노 치는
데 문제없겠죠?
몇 달 후가
콩쿠르라
(라라)
너 피아노 치니?
[살짝 웃는다]
언니도 피아노
치던 여자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피아니스트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
그만해
(준)
귀신 같아
[음산한 효과음]
[놀란 신음]
[라라의 한숨]
(나겸 모)
근데 피아니스트가 손이 이래서 어떡해
아이,
괜찮아요 이제 피아노 안 치거든요
아니,
왜?
음,
졸업을 해서?
[은석이 호응한다]
[나겸 모의 어색한 웃음]
(은석)
씁, 아…
[은석의 한숨]
잠은 잘 잤어요?
아,
선생님, 제 모습을 좀 보세요 잠이 왔겠어요?
[한숨 쉬며]
아파서 진짜 한숨도 못 잤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달그락 소리가 난다]
(김 간호사)
지금쯤 많이 아프실 거예요
네
(김 간호사)
진통제 놔 드릴게요
[라라가 코를
드르릉 곤다]
[코를 드르릉
곤다]
놔 주세요
(라라)
수면 부족에
몸이 찌뿌둥하니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게
저세상 몸 같기도
하고
[애교 섞인
말투로] 그랬어요
(은석)
[웃으며] 네
내일쯤 통증도
많이 사라질 겁니다
네
(은석)
근데…
왜 아직 여기
계신 거죠?
분명히 보호자는
아니라고 했던 거 같은데
[준의 힘주는
신음]
(라라)
어, 야,
야, 어디 가?
어어,
어디 가?
[문이 드르륵
닫힌다] (나겸 모)
아
받을 돈이 좀
있대요
아…
네
(준)
네? 얼마라고요?
[흥미로운 음악] (수의사) 자
혈액 검사,
엑스레이 복부 초음파 해서 43만 원
골절 수술
215만 원 이틀 치 입원비가 16만 원
또 응급 수술
할증이 붙어서
329만 원입니다
[준의 놀란
탄성] 일단 중간 정산 하시고
나머지 처치비랑
입원비는 퇴원할 때 정산하는 걸로
뭐,
수술 결과는 좋고요
어,
완전 유합되고 안정되는 데는 한 두 달쯤 걸리는데
퇴원은 다음
주쯤에 해도 됩니다
네
(라라)
원래 그 정도 나와
너 동물 병원
안 가 봤구나?
그나저나 내가
돈이 없는데
어!
일단 네가 나
돈 좀 뀌어줘
[흥미로운 음악]
뭐?
어차피 내가
너한테 줄 돈이 있잖아
거기다가 이것도
추가시켜
싫어!
(라라)
[애교 섞인 말투로] 어유, 나중에 한 번에
갚을게
[준의 한숨]
(나겸 모)
삥 뜯기는 거 같은데?
(라라)
사고 난 내 차 수리돼서 나오면 그거 중고로 팔아서 바로 줄 수 있어
- 진짜지?
- 그럼
장부에 기록해,
빨리! 까먹을라
[휴대전화 조작음]
[준의 한숨]
(정남)
사기를 당한 것 같다니?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언제, 예? 어떻게, 왜요?
자세한 얘긴
저도 안 들어서 몰라요
저 그러면
-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 (시아)
몰라요
궁금하면 직접
연락하면 되잖아요
정남 씨가 하도
부탁해서 나오긴 했는데요
(시아)
다신 저 귀찮게 하지 마세요
[입소리를 쯧
낸다]
죄송합니다
전 그냥
라라 씨가 걱정이
돼서
(시아)
그런 걱정은 넣어 두시죠
라라
생각보다 강한
애예요
[경쾌한 음악]
(라라) 아
[라라의 만족하는
신음]
[준이 국을
달칵 뜬다]
[국물을 꿀꺽
넘긴다]
장조림,
장조림
[쩝쩝거린다]
시금치도
[라라의 만족하는
신음] 아
[라라가 쩝쩝거린다]
[흥미로운 음악]
(은석)
뭐야?
왜 피해자가
간병까지 하는 거야?
(의사)
뭐 해? 밥 먹으러 안 가?
가야죠
(나겸 모)
아유
돈 뀌어주는
청년이 간병도 잘하네
(라라)
으응
[준이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제가 나중에 다 보상할
거예요
[흥미로운 음악]
(나겸 모) 응, 어련하겠어
[살짝 웃는다]
준아
(라라)
이따가 수분 크림 하나만 사 와
너무 건조해서
얼굴이 너무 땅겨
샐러드도
몸이 찌뿌둥할
땐 싱싱한 야채를 먹어야 힘이 나더라
플러스 생과일주스!
[익살스러운 효과음]
[답답한 한숨]
이것도 다 장부에
적어 놔
- 당연하지
- 물
[준이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준의 힘주는
신음]
(준)
빨리 먹어, 나 알바 늦었어 [라라의
힘겹게 마시는 신음]
[힘겨운 신음]
알바를 또 가?
(준)
[한숨 쉬며] 어
너한테 돈 빌려주려면
열심히 일해야 돼 [준이 가방을 달칵 든다]
(라라)
그렇지, 나한테 돈 뀌어줘야지
얼른 가,
가서 돈 많이 벌어 와
(준)
어!
드세요
[문이 드르륵
열린다] (나겸 모)
암만 봐도 준이 청년은
[문이 드르륵
닫힌다] 라라 씨한테 돈 뀌어주려고
일하는 거 같아
네?
[밝은 음악]
[믹서기 작동음]
[라라의 힘주는
신음]
[만족하는 신음]
(라라)
주스!
[라라의 만족하는
신음]
(준)
새로 나온 크림 사용해 보세요
- (여자)
하나만 더요 - (준) 하나 더요?
(라라)
와, 나겸이
잘한다
(나겸)
어
(나겸 모)
라라 씨, 나겸이 좀 봐 줘
네,
다녀오세요
(나겸)
예뻐져라
촉촉해져라
촉촉해져라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손님)
저희 김치찌개 하나 추가해 주세요
(준)
아, 네,
알겠습니다
[가스를 탁
켠다]
바로 드셔도
돼요
(준)
깎아 주셔서 감사해요
(숙경)
세상에, 세상에 저런 바보 천치
같은 놈을 봤나!
[입소리를 쯧쯧
낸다]
[TV 속 남자1이 인터뷰한다] 딱
봐도 사기구먼
저 여자를 뭘
믿고!
정말 미쳤나
봐!
그러니까요,
저거 돈 다 뜯긴다
(미란)
다 뜯겨, 언니! [익살스러운
음악]
왜 내 머리를
뜯고 난리야 [숙경의 당황하는 신음]
(숙경)
[당황하며] 미안
내가 너무 몰입을
해 가지고 [미란의 웃음]
텔레비전 떼찌,
떼찌, 떼찌 [함께 웃는다]
[무거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윤실)
보고해 봐요
(남자2)
오전에 젊은 여자가 한 명 다녀가고 아무도 찾지 않았습니다
[한숨]
24시간
제대로 감시하고
있는 거 맞아요?
물론입니다
[한숨]
나타나면
바로 연락해요
(남자2)
네
[타이어 마찰음]
[달칵 소리가
난다]
[풀벌레 울음]
[드르륵 소리가
난다] [은석의 헛기침]
(은석)
퇴근을 이리로 하나 봐요?
[준이 자전거
자물쇠를 달칵거린다]
잠깐 줄 게
있어서 들른 거예요
라라 씨 간병은
왜 하는 거죠?
(은석)
뭐, 혹시
다른 목적이 있는 겁니까?
그냥
(준)
내 맘이에요
이름이 준이라고
했죠?
[의미심장한
음악]
우리 전에 본
적이 있던가요?
아니요
[준이 자전거를
달칵거린다]
[준의 힘주는
신음]
우리 예전에
본 적이 있던가요?
(준)
별거 아니겠지?
[한숨]
[달그락 소리가
난다]
[문이 달칵
열린다] (하영) 오빠!
(준)
이렇게 불쑥 들어오지 말랬지?
(하영)
뭐야
밖에서 불 켜진
거 보고 너무 반가워서 뛰어 들어온
거거든
[한숨]
(하영)
도대체 요즘 뭐 하고 다니길래 집에 이렇게 안 들어와?
알바
아,
알바에 미쳤어? 그러다가 몸 축나
내 몸이니까
신경 꺼
(하영)
아니, 그러니까
쉬엄쉬엄하라는 거지
오빤 미래의
내 거니까
아휴
[전단지를 부스럭
꺼낸다]
참,
오빠
(하영)
이거 정류장에 붙어 있길래 떼 왔어
완전 짱이지
않아?
2박
3일에 50만 원인데 거기다 용모 단정 우대래
완전 오빠한테
딱이지?
아,
그냥 나도 빨리 졸업하고 같이 오빠랑 알바나 다녔으면 좋겠다
왜?
진짜 내 꿈인데
오빠랑 같은
알바 다니면서 막 이렇게 저렇게 햄
볶고 사는 거
(준)
아이, 네
꿈에 나 좀 끼워 넣지 말라고
아이참
(하영)
응?
[흥미진진한
음악] 이거 뭐야?
오빠 야채 싫어하잖아?
설마 샀어?
(준)
미쳤냐? 오다가…
오다가 주웠지
[준의 당황하는
신음]
[살짝 웃는다]
(하영)
오빠 나 주려고 주워 왔지?
어,
뭐야, 진짜
오빠,
고마워, 나 진짜 잘 먹을게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문이 쾅 닫힌다]
아,
참…
50만 원이라…
[잔잔한 음악]
[쩝쩝거린다]
[힘주는 신음]
혼자 괜찮을까?
(준)
이틀만 다녀오지, 뭐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통화 종료음]
[나겸의 실망하는
신음]
(나겸 모)
아직도 안 받아?
이상하네?
벌써 이틀째야
주말이라고 여자 친구랑 놀러라도 갔나
(라라)
네?
그런 거 안
물어봤어?
(나겸 모)
집은 어디래? 가족은?
어,
모르겠는데요
하긴
금전적으로 얽힌
관계에서 그런 거 알아 뭐 해?
최대한 많이
빌리고 착실히 갚기만 하면 되지
[살짝 웃는다]
(나겸 모)
어머
설마 도망갔나?
[흥미로운 음악]
라라 씨 곧
퇴원이잖아
병원비도 준이
총각한테 빌리려고 그랬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무릎을 탁
치며] 드디어 올 게 왔네
부담돼서 도망간
거야
아,
말도 안 돼요! 저한테 빌려준 돈이 얼만데
그것도 안 받고
도망을 가요?
(나겸 모)
[한숨 쉬며] 사실
그동안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라라 씨 딱
봐도 돈 못 갚게 생겼어
제가 어딜 봐서요!
여러모로 봐서
다
(나겸 모)
내가 볼 때 받을 돈보다
앞으로 빌려줄
돈이 더 많게 생겨서 손절한 거 같아
[울먹이며]
그럴 리가 없는데요
[풉 웃는다]
농담이야
(나겸 모)
아이고, 속기도 잘 속고 놀려
먹기도 딱 좋고
사람이 어쩜
이렇게 투명해?
[어색한 웃음]
[웃음]
[어색한 웃음]
[합주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들린다]
(라라)
피아노다
[강조되는 효과음]
[아름다운 합주]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미숙)
연습해야지? 어서
오늘은 쉴래요
마음이 무거워서
피아노 칠 힘도 없어요
(미숙)
왜, 또?
[슬픈 음악]
민주랑 싸웠는데
민주가 절교하재요
라라야
피아노를 쳐
(미숙)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삶이 거지 같아서
우울할 때도 피아노를 쳐
그럼 힘이 날
거야
(미숙)
음악은
피아노는 그런
거야
[아름다운 합주]
(은석)
피아노가 치고 싶어서 그래요?
(라라)
어, 선생님?
[멋쩍은 웃음]
(은석)
언제 들어도 참 듣기 좋은 곡이죠
(라라)
네
(은석) '난 당신을 원해요'
(라라)
에리크 사티가 수잔 발라동이라는 여자한테 고백하는 곡이잖아요
넌 내 거라고,
그러니 사랑해 달라고
많이 알고 계시네?
아,
그렇습니까?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라라)
퇴원하는 거예요?
[나겸 모의
멋쩍은 웃음] 어, 뼈가 잘 붙었다고
(나겸 모)
보름 후에 와서 깁스 풀면 된대
(라라)
아
아이,
근데 준이 총각은 진짜 안 오나?
인사하고 가려
했는데
오늘은 올 거예요
(실장)
이틀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
지금부터 저희 굿앤굿이
여러분의 인생을
풍요롭게 설계해 드리겠습니다
MLM
즉 멀티 레벨
마케팅
기존의 유통
마진을 확 줄이고
소비자가 판매원이
되는 세상에서 제일 현명한 소비
한라산 천연
암반수로 만든 미네랄 워터부터
미세 먼지까지
빡빡 닦아 주는 보디 클렌저까지
안 써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있다,
없다?
(함께)
없다!
(실장)
없다는 그 굿앤굿 제품 라인!
[긴장되는 음악]
자,
이제 여러분이 그 첫 번째 소비자이자 판매원이 돼서
판타스틱한 굿앤굿
유니버스를…
[실장이 계속
말한다] (준) 결국 줬던 돈도 다 뺏겠다는 거야?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실장)
저희가 여러분 주머니에 이미 50만 원 넣어
드렸죠?
(함께)
네!
(실장)
지금은 50만 원이지만
금방 오백이
되어 있을 거고 오천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물론 가지고
있는 여유 자금까지 투자를 한다면
퍼펙트!
(남자3)
자, 화장실은
강의 다 끝내고 가십시다
싫은데요?
나 그리고 지금
갈 거니까 빨리 핸드폰 줘요
(남자3)
행사 마칠 때까지 얌전히 좀 있지 그러냐, 아가,
어?
[힘주는 신음]
[남자3의 어이없는 신음]
[준이 퍽 쓰러진다]
[사람들의 비명]
(실장)
자, 자,
여러분 날 봐요, 날 봐! 날 봐! 날 봐!
[실장이 계속
말한다] (준) 아이씨, 놔!
(실장)
기회를 날려 버리실 거예요?
[탁 소리가
난다]
[한숨]
[시계가 째깍거린다]
오늘도 안 오네
[라라의 옅은
한숨]
(라라)
진짜 도망갔나
아,
머리까지 가렵고 난리야, 쯧
[힘주는 신음]
아
[익살스러운
음악]
[답답한 숨소리]
손은 왜 이렇게
안 닿아
하긴,
머리 안 감은 지 일주일도 넘었지
아휴
너무 가려운데
아,
가려워
[괴로운 신음]
가려워 [괴로운 신음]
[쿵 소리가
난다] [라라의 비명]
아,
진짜, 아…
저기
저기요
[한숨 쉬며]
진짜 가려워
[괴로운 신음]
이,
진짜
[힘주는 신음]
[힘겨운 신음]
[짜증 섞인
신음]
[느려지는 효과음]
[라라의 놀란 신음]
[쿵 소리가
난다]
[라라의 아파하는
신음]
[라라가 울먹인다]
[슬픈 음악]
[흐느낀다]
[아파하는 신음]
[엉엉 운다]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라라가 엉엉
운다]
[라라가 계속
운다]
(은석)
라라 씨
(라라)
어?
(은석)
무슨 일이에요?
[울먹인다]
왜 그래요?
넘어져서 다쳤어요?
[부정하는 신음]
[흐느낀다]
아니,
왜 우는 건데요, 그럼
(라라)
[울먹이며] 그게…
그게,
그게…
머리가 가려워서요
[익살스러운
음악] [라라가 흐느낀다]
머리가 가려운데
긁을 수가 없어서 [라라가 엉엉 운다]
머리가 가려운데
긁어 줄 사람도 없고
손은 이렇게
됐고 [라라가 엉엉 운다]
[은석의 고민하는
신음]
자,
내가 긁어 주면 되겠어요?
[라라가 연신
운다] 자, 자
[라라가 울먹인다]
- (라라)
선생님 - (은석) 네?
조금만 왼쪽요
아,
예, 예
[훌쩍인다]
조금만 더 왼쪽요
(은석)
여기인가?
세게요
예,
예
[라라가 훌쩍인다]
(은석)
[웃으며] 아, 나…
선생님,
왜 웃어요?
모르겠어요,
그냥, 그냥
(은석)
웃, 웃음이
나옵니다, 예
[은석의 웃음]
(준)
지금 거기서 뭐 하는 거야!
(라라)
[놀라며] 준아
[라라가 울먹인다]
[한숨]
[라라가 훌쩍인다]
[부드러운 음악]
[풀벌레 울음]
[라라의 울음]
[라라가 울먹인다]
(라라)
어디 갔다 이제 왔어?
나 버리고 간
줄 알았잖아 [라라가 엉엉 운다]
[라라가 코를
팽 푼다]
(준)
야, 나
그거 하나밖에 없는 정장이거든?
아이씨,
진짜
[풀벌레 울음]
[라라의 만족하는
신음]
(준)
기분은 좀 풀렸어?
아무 남자 앞에서나
울고 참 잘하는 짓이다
치,
그러는 넌?
어디서 그렇게
쥐어 터지고 왔냐?
[잔잔한 음악]
결혼식 날
(라라)
내가 '안녕'
했더니 네가
'싫은데?'
싫은데?
했던 거 기억나?
(준)
응 [라라의 웃음]
그 말이 마법이
됐나 봐
우리 다시 만난
거 보면
[당황하는 신음]
에이씨,
괜히 말했어
[못마땅한 신음]
고맙다고 하려고
했더니, 초 치기는
[준의 어색한
신음]
전에
남편이 왜 도망갔냐고
물었었지?
우리 집이 망해서
씁,
계약이 파기됐다고 하는 게 맞나?
남편이 의사였는데
우리 아빠가
병원도 차려 주고 집도 사 주기로
했었거든
근데 그걸 못
해 주게 된 거니까
(준)
그런 결혼을 왜 했어?
아빠가 하래서
아니,
넌 생각이 없어?
아빠가 하란다고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을 하게?
뭐,
많이 좋아한 건 아니어도 괜찮은 사람이었어
나도 많이 좋아해
주고
아이고,
결혼식장에서 그 꼴 당하고도 편들기는
(라라)
뭐야? 설마…
너,
봤어?
(준)
어?
아이씨,
창피해, 진짜 [밝은 음악]
[라라가 엉엉
운다]
야,
뭐, 그런 거 가지고…
[멋쩍은 신음]
그래?
그럼 나 저기…
창피한 김에
하나만 더 커밍아웃하자면은
[라라의 한숨]
사기당해서 집도
홀라당 해 먹었어
(준)
뭐?
어디서 어떻게 뭘 하고 살아야 될지 몰라서
여기까지 온
거야 [라라의 한숨]
그 반짝반짝
작은 별 만나러?
아니,
대책이 그게 뭐야?
그 사람이 장난친
거면 어떡하려고
아휴,
그러니까 말이야
(라라)
사실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별 고민 없이 살았다
근데 네가 없어지고
나서 깨달은 게 있어
뭐?
돈이 없다는
건 참 무서운 거구나
돈이 없으니까
고민도 엄청 생기는구나
참,
빨리도 깨달으셨네 [라라가 살짝 웃는다]
당장 병원비를
못 내면 어떡해야 될지도 모르겠더라고
몰래 도망을
가야 하나
차 쌤한테 외상을
부탁해야 되나
(라라)
아니면 나겸이네 들러붙어야 되나
그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 줄 알아?
(준)
[헛웃음 치며] 참…
지금 웃음이
나오냐?
[숨을 씁 들이켠다]
(라라) 그러니까
[한숨 쉬며]
앞으로 나 자리 잡을 때까지
돈 좀 계속
뀌어줘
[경쾌한 음악]
[어이없는 한숨]
싫은데?
(라라)
으응
내가 앞으로
꼭 갚을 거니까
걱정 같은 건
안 해도 돼
알았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피식한다]
[살짝 웃는다]
[안도의 한숨]
(준)
가자, 갈
데 있어
어디?
[밝은 음악]
[풀벌레 울음]
(라라)
우와 [물소리가 쏴 난다]
[라라의 개운한
신음]
(라라)
오, 시원해
[라라의 개운한
신음]
어,
어, 좀만 더 세게
팍팍!
[라라의 개운한 신음]
오른쪽
힘줘 갖고 팍팍!
이런 데 있으면
진작 좀 감겨 주지
머리에 이 생기는
줄
조용히 해,
입에 거품 들어가
(라라)
너 코 수술했어?
아니?
[라라의 탄성]
코 진짜 예쁘다
오?
속 쌍꺼풀도 있네?
[준의 한숨]
[라라의 탄성]
아래서 보니까
진짜 새롭다
너 잘생긴 거
같아
[라라의 놀란
신음]
뭐야!
너무해 [라라의 비명]
[라라의 비명]
(준)
그러니까 입 다물고 있으라고
[반짝이는 효과음]
(정남)
형! [은석의 놀란 신음]
언제 끝나?
올라갈까?
(은석)
[작은 목소리로] 야, 쉿!
전화라도 좀
해
[정남의 멋쩍은
웃음]
내가 갈게
(종업원)
여기 있습니다
(정남)
감사합니다
근데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야?
한번 와 보고
싶었어
형 이혼하고
잘 사나 궁금하기도 하고 [은석의
웃음]
결혼식장에서
그러고 나간 너도 잘 살고 있는데
내가 뭐라고
(정남)
에이씨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쯧
[숨을 크 내뱉는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내가 라라 씨
얼마나 좋아하는 줄 알아?
야,
그런 놈이, 어?
그 여자 사정
뻔히 알면서 그렇게 나 몰라라가 되던?
[술을 쪼르륵 따른다]
울 엄마가 좀
(정남)
슈퍼 울트라급으로 피곤한 스타일인 거 형도 봐서 알잖아?
[웃음]
(정남)
어느 술자리나
방 선생의 위대한
어머니가
이 안줏거리가
돼서 턱 하니 올라온다고
영원히 씹히고
까일 전설의 레퍼토리가 된 거지
(은석)
아이고, 축하한다
[정남이 피식
웃는다]
형!
(정남)
그냥 엄마 몰래 라라 씨랑 확 딴살림이라도 차릴까?
으이구,
이 미친놈아
(정남)
그렇지? 쯧
사기까지 당해서
집도 절도 없게 됐다던데 [술을 쪼르륵 따른다]
[잔잔한 음악]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정남의 헛기침]
[정남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라라)
우와
(은석)
어, 아직
함부로 막 쓰진 말죠?
네,
너무 좋아서 [웃음]
(은석)
퇴원하고 살 집은 구했습니까?
그럼요
(준)
1박에 3만 원 식대,
관리비, 청소 다 포함, 콜?
(라라)
3만 원 콜!
잠깐만!
나 하숙집 보고
난 다음에 결정할래
내가 좀 까다롭잖아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는 거니까
응?
넌 돈 꿔서
쓰는 주제에 참 당당하단 말이야
(준)
그렇지?
[경쾌한 음악]
[칼질을 탁
한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칼질을 탁
한다] [라라가 음료를 쪽쪽 빤다]
[칼을 탁 내려놓는다]
(준)
택시 타고 일단 여기 가 있어
전에 갔던 미용실?
응,
일단 거기 가서 기다려
싫은데?
너랑 같이 갈래
나 일 끝나려면
한참 남았어
괜찮아,
나 걱정돼서 그런 거면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일해
내가 불편하다고!
네가 자꾸 쳐다봐서
엄청 신경 쓰인다고
[익살스러운
음악]
- (라라)
근데 - (준) 뭐?
나 택시비가
없어
이것도 장부에
적어 놔
[라라가 쇼핑백을
부스럭거린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라라)
어, 죄송합니다!
(은석)
어, 괜찮아요?
괜찮아?
(라라)
선생님?
점심 드시러
오신 거예요?
아,
예
(은석)
아휴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이거 좀 조심히
좀 들고 다녀요
감사합니다
[부르릉 소리가
난다] 어, 택시다
(라라)
저 먼저 가 볼게요, 다음 진료 때 봬요
네,
택시!
(은석)
조심!
[밝은 음악]
(라라) 택시!
[문이 달칵
열린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영업
중"
안녕하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매니큐어를
탁 내려놓는다]
(숙경)
어서 오세요
[흥미로운 음악]
(숙경) 샤네르 백, 페디 카디건,
구씨 구두!
[숙경의 탄성]
처음 보는 얼굴이네?
이사 오셨어요?
아,
네, 뭐…
(숙경)
아휴, 아이,
팔을 다치셨구나
어쩌다가 [숙경이 혀를 쯧쯧 찬다]
아,
잠깐만요
[수건이 탁
떨어진다]
자,
앉아요
아,
미인이시다 [라라의 웃음]
[숙경의 들뜬
신음]
[라라가 쇼핑백을
부스럭거린다]
잠깐,
실례
씁,
아, 파마할 때가 됐네
머릿결이 푸석한
게 영양도 좀 넣어야겠고
끝에는 살짝
다듬어야 될지 싶은데?
아,
그렇죠? 제가 관리한 지가 좀 돼서
우리 집이 이
동네에서 머리 제일 잘해
알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숙경)
내 별명이 '청담동 가위손'이야
서울 청담 헤어
숍 출신이거덩
- 어머!
정말요? - (숙경) 응
(라라) 저도 거기서 머리했는데
아,
세상에 운명이네, 운명
(숙경)
이 넓은 세상천지 그 수많은 미용실 중에
지금 여기서!
♪ 지금 이
순간 ♪
이 진숙경을
만난 건
진짜 하늘이
내린 인연 아니고선 설명이 안 되는
거거덩
너무 반가워요,
원장님!
(숙경)
눈탱이 치기 딱 좋은 스타일이군 [라라의 들뜬 신음]
[숙경의 음산한
웃음]
어디 보자,
어디 보자 [리드미컬한 음악]
(숙경)
5만 원짜리 영양 넣고 머릿결 더 상하면 안 되니까 천연 파마약 쓰고
스타일은,
씁
세련되게
C컬과 S컬이 적절히 섞인 빌드 펌 어때?
어,
아니다, 얼굴이 부티 나는 게
그레이스 펌도
어울리겠어
그레이스 펌으로
할까?
그레이스 펌요?
(라라)
아, 좋아요,
근데 [숙경이
호응한다]
아,
저, 지금 제가 돈이 없는데
아이고,
아이고
지갑을 놓고
왔쩌요?
그러면 나중에
줘
그래도 돼요?
아,
그럼
(숙경)
자 [숙경의 놀란 신음]
아무튼 이리
와, 이리 와
[숙경의 힘주는
신음]
[숙경의 탄성]
오, 길다
[라라의 멋쩍은
웃음] 7등신이야?
자,
자, 자, 조심, 조심, 조심
아,
서양 미녀네 [라라가 살짝 웃는다]
[숙경의 들뜬
신음]
자,
어디 실력 발휘 좀 해 볼까?
[숙경의 웃음]
(숙경)
자!
이야
내가 말았지만
진짜 예술이네
[라라의 놀라는 신음]
너무 이상한데요?
무슨 소리!
(숙경)
자기 지금 그레이스 켈리 찜 쪄 먹고도 남을 만큼 이쁘거덩
[문이 달칵
열린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문이 쾅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왔어?
[라라가 살짝 웃는다]
뭐야?
손님 있었네
(숙경)
우리 딸이야
(라라)
어머! 정말요?
저렇게 큰 딸이
있으셨어요? 전혀 그렇게 안 보이네요
다들 내가 언니
같다고
그런 말 많이
해
(하영)
우리 엄마 30대예요 날 엄청 빨리
낳았거든요
- 아 - (숙경) 씁!
자,
다 됐다
파마
20만 원에 기장 추가 3만 원 영양 5만 원 넣었으니
다 합해서
28만 원
[라라의 놀란
신음] [숙경의 헛기침]
가격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라라)
제가 다녔던 데보다 훨씬 저렴해요
(숙경)
그렇지? 내가 잘해 준 거야 [라라의 들뜬 신음]
파마 값은 현금?
(라라)
네, 나중에
현금으로 드릴게요
(숙경)
[웃으며] 그래
(하영)
나중에? 엄마!
(숙경)
응?
(하영)
지금 외상으로 머리해 준 거야?
아니,
처음 보는 얼굴이구먼 도대체 뭘 믿고
아,
돈 안 주고 튀면 어쩌려고
(라라)
튀다니?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 [숙경의 기합]
(숙경)
단골손님 되실 분한테 왜 막말을 하고 그래?
[하영의 힘주는
신음]
이 동네에 막
이사 오셨대
(하영)
그래? 그럼
집이 어딘데요?
[익살스러운
음악]
그러니까,
그… [숙경이
호응한다]
곧,
곧 알게 될 거야
[하영의 어이없는
웃음]
아,
집이 어딘지도 모르고 이사를 하셨어요?
(라라)
저, 그게
내가 좀 사정이 있어서
아,
무슨 사정인데 돈도 없이 머리를 해?
지금 불쌍한
우리 엄마 눈탱이 치고 배 째려고
그런 거잖아!
[라라의 놀란
신음] (숙경) 어, 안 돼,
야!
이게 얼마짜리
머리인데 손을 대!
(하영)
엄마! 손
놓으시죠?
엄마 지금 내
편 들어야 되거든?
어어?
어디 가! [라라의 놀란 신음]
[라라의 비명]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라라의 놀란
신음]
아,
준아!
(숙경)
뭐? 준이?
아니,
이게…
이게 무슨 일이야?
[흥미로운 음악]
(숙경)
아, 알아?
(라라)
음, 옆집이면
그렇다고 말을 해 주지
[라라의 당황하는
신음]
(준)
전에 꽃집으로 쓰던 데야
아,
그렇구나
[라라의 옅은
탄성]
근데
씁,
1박에 3만 원치고는 시설이 좀…
그럼 딴 데
알아볼래?
그래야겠다,
내 짐은?
(준)
저기
오늘은 늦었으니까
여기서 자고
내일부터 알아보든지
(라라)
응
근데 침대는
이거 하나야?
- (준)
응 - (라라) 그럼 넌 어디서 자?
여기서 같이
잘 건데?
(라라)
응?
[흥미진진한
음악]
같이?
[손톱을 탁
뜯는다]
아,
저희 집에 들어온 하숙생이에요
[다리를 달달
떤다]
(숙경)
아이고!
복 나가,
복!
(하영)
아, 아파
어,
뭐, 들어온 복이 있어야 나갈 복도 있지
(숙경)
아휴, 주둥이만
살아 가지고
[숙경과 하영의
짜증 섞인 신음]
아,
엄마! 아,
근데 진짜 이상하지 않아?
뭐가?
준이 오빠 말이야
(하영)
아니, 그,
사람 살기도 불편하고, 어?
귀신 나올 것
같은 가게에 하숙생이 웬 말이냐고?
돈 받을 게
있다잖아
엄마도 순식간에
걔한테 받을 돈 생긴 거 보고도 몰라?
아이씨,
진짜 짜증 나!
아,
또 뭐가!
그 여자
그 여자 너무
예뻐
아,
예뻐서 짜증 난다고!
[포크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흥미로운 음악]
별게 다 짜증이네
으이그,
으이그
(숙경)
네가 훨씬 예뻐
근데 엄마보다
안 예뻐!
아,
빨리 청소기나 돌려, 그냥!
[숙경이 혀를
쯧 찬다] (하영) 아…
아,
몰라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
농담인데, 치
[멋쩍은 신음]
밤에 추우니까
이불 꼭 덮고 자
(라라)
응
너 어디 가?
나 야간 알바
잡아 놨어
아,
그래?
(준)
나 씻고만 나갈 테니 쉬고 있어
[문이 달칵
열린다] [의아한 신음]
[문이 달칵
닫힌다] 오, 사람이 이런 데서도 사는구나
[힘주는 신음]
[잔잔한 음악]
(은석) 퇴원하고 살 집은 구했습니까?
그럼요
[라라의 놀란
신음]
조심히 들고
다녀요
(라라)
택시!
(은석)
그 실례지만 환자분과의 관계가…
(준)
피해자입니다
(은석)
그 치료를 받으셔야 할 거 같은데
(준)
당사자가 싫다는데 그냥 좀 놔두시죠?
전산에 기록이
남으면 곤란한 사람인가?
(은석) 뭐, 혹시 다른 목적이
있는 겁니까?
그냥
내 맘이에요
[한숨]
[입소리를 딱
낸다]
[옅은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한숨]
[수도꼭지를
달칵거린다]
(준)
아, 이거
또 이러네, 씨
라라,
나 생수 두 병만
[라라가 새근거린다]
너 벌써 자?
[라라가 새근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코를 드르릉
곤다]
[풀벌레 울음]
[통화 연결음]
[통화 연결음]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하영)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발랄한 음악]
(은석) 어? 그…
[한숨]
[라라가 새근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이
연신 울린다]
[라라가 코를
드르릉 곤다]
[생수병이 쿵
떨어진다]
[코를 드르릉
곤다]
[한숨]
[흥미로운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한숨]
아이씨,
진짜
[라라가 드르릉
코를 곤다]
[긴장되는 음악]
[당황하는 신음]
이게 왜 여기…
[라라의 비명]
[흥미진진한
음악]
[라라의 비명]
(준)
오해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
[라라의 비명]
(라라)
으, 빨리
옷이나 입어!
[문이 쾅 열린다]
[라라의 놀란 신음]
[하영의 비명]
[라라의 비명]
[은석과 하영의
비명]
[비명]
[비명]
[경쾌한 음악]
(숙경)
왜 준이는 멀쩡히 있던 노숙자를 데려오고 난리야, 진짜!
여기서 먹고
자고 얹혀살겠다?
이건 하숙생이
아니라 기생충이지!
제가 책임질게요
(숙경)
준이 총각이 보증을 서겠다는 거야?
(예서 모)
저 아가씨를 옆 가게 준이 총각이 데리고 왔다고?
(승기 모)
[속삭이며] 준이 총각 뭐 하던 사람이야?
(숙경)
몰라, 입이
무거운 애라 자기 얘기 절대로 안
하더라고
(라라)
왜 이러지?
(은석)
깁스를 푼 기념으로 뭐, 저녁 대접을 하고
싶은데
시간이 어떠세요?
[경쾌한 피아노
연주]
[의미심장한
음악] [남자4의 탄성]
(남자4)
완전 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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