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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도솔솔라라솔 3

 

  [흥미로운 음악]

 

  [라라가 드르릉 코를 곤다]

 

  [당황하는 신음]

 

  [강조되는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라라의 비명]

 

  [라라의 비명]

 

  (준)   오해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

 

  [라라의 비명]

 

  (라라)   으, 빨리 옷이나 입어!

 

  [문이 쾅 열린다]

 

  [하영의 비명]

 

  [라라의 비명]

 

  [은석의 비명]

 

  (하영)   둘, 둘이 지금 뭐 하는 거야!

 

  - (라라) 난 그냥 자려고   - 씻었는데?

 

  - (하영) 뭐?   - (준) 왜?

 

  (하영)   자려고 씻어?

 

  - 피해   - (하영) 오빠!

 

  (하영)   [문을 달그락 흔들며]   오빠 어디 가? 아, 오빠!

 

  [당황하는 숨소리]

 

  (라라)   선생님이 이 시간에 여기까지   무슨 일이세요?

 

  설마 저 찾아오신 거예요?

 

  (은석)   아니요, 저는 그냥, 그…

 

  이 사람이 좀 의심스러워서

 

  [발랄한 음악]   (하영)   아니, 누가 누굴 보고 의심스럽대?

 

  여기서 가장 이상한 사람이   아저씨거든요?

 

  네, 우리 가게 왜 훔쳐봤는데요?

 

  (은석)   아니야, 그런 거

 

  [은석의 한숨]

 

  아니,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진짜 아닌데

 

  뭐라는 거야?

 

  굳이 뭐, 내 입장을 밝히자면

 

  라라 씨가 걱정돼서   여기까지 왔다고 해 두지

 

  (준)   얘 걱정을 왜 선생님이 하는데요?

 

  뭐, 그야

 

  (은석)   내 환자니까, 어   [은석의 어색한 웃음]

 

  [라라의 멋쩍은 웃음]

 

  (하영)   [손뼉을 짝 치며]   자, 자, 됐고

 

  우리 이쯤에서 교통정리 한번 가죠

 

  여기 이쪽은 이 가게에 사는   준이 오빠

 

  뭐, 이 언니는 이 가게 하숙생

 

  그리고 아저씨는 하숙생의 주치의

 

  그럼 넌?

 

  (하영)   나? 나야, 뭐

 

  우리 준이 오빠랑 결혼할 사람

 

  (준)   야   [흥미로운 음악]

 

  (라라)   아, 남친 걱정돼서 왔어?

 

  누가 남친이야

 

  (라라)   걱정하지 마, 안 그래도 오늘만 자고   내일 나갈 생각이었어

 

  어? 라라 씨, 어디 갈 데 있어요?

 

  [라라의 고민하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내일 찾아보려고요

 

  (준)   살 데 찾을 때까진 여기 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하영)   언니!

 

  우리 집에서 하숙해

 

  [TV에서 무거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숙경)   아유, 저거 도망갈 거 같은데

 

  (TV 속 배우1)   노양심 환자분, 괜찮으시죠?

 

  이제 마취 들어갑니다

 

  저, 잠깐만요

 

  (TV 속 배우1)   왜요? 어디 불편하세요?

 

  화장실 좀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그냥 마취하지, 화장실을 왜 보내

 

  (TV 속 배우2)   어머!

 

  (숙경)   저거 봐, 저거 봐, 저거 봐!   아휴, 도망갔잖아

 

  아유, 진짜   [TV에서 드라마가 계속된다]

 

  딸

 

  엄마, 맥주 원 모어

 

  하영아

 

  (숙경)   하영아

 

  아니, 얘가 어딜 간 거야?

 

  [흥미로운 음악]   이리 내놔, 내가 할 거야

 

  됐어, 내 거니까 내가 끌게

 

  - (준) 줘, 무거워   - (하영) 아

 

  씁, 줘

 

  내가 데려다줄게

 

  (하영)   씨, 나 오빠가 이 언니 거   들어 주는 꼴은 죽어도 못 봐

 

  [하영이 투덜거린다]

 

  [준의 한숨]

 

  (은석)   아, 저, 저기

 

  저랑 잠시 얘기 좀 할까요?

 

  (라라)   너 준이 좋아하는구나?

 

  나 엄청, 엄청, 엄청 많이 좋아하니까

 

  오빠한테 관심 1도 주지 마요

 

  참, 지금 내 코가 석 자라   남한테 관심 줄 여유 1도 없거든?

 

  그래요?   그럼 오빠한테 꾼 돈도 빨리 갚고요

 

  아, 얼른 사라지면 더 좋고

 

  알겠으니까 구박 좀 그만하지?

 

  치

 

  (은석)   저

 

  쓸데없는 오해로 의심해서

 

  미안합니다

 

  근데

 

  이 동네에 산 지 오래됐습니까?

 

  (하영)   뭐, 한 달 조금 넘었나?

 

  [밝은 음악]   원래 거기가 김 씨 할아버지   꽃집이었는데

 

  한동안 비어 있었어

 

  (라라)   그 할아버지랑 준이랑은 무슨 사인데?

 

  그 할아버지가 길에서   사고가 나 가지고 죽게 생긴 걸

 

  (하영)   우리 준이 오빠가 살렸대

 

  병원에도 업고 가고   의식 없던 할아버지 병원비도 내 주고

 

  원래 측은지심 그런 게   많은 스타일이구나

 

  뭐?

 

  뭔 심?

 

  측은지심, 몰라? 측은지심

 

  아, 몰라   여하튼 여기서 중요한 팩트는

 

  80이 다 되신 김 씨 할아버지랑   언니랑 동급이라고

 

  원래 우리 준이 오빠가

 

  그런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는 게   취미야, 취미, 오케이?

 

  뭔데?

 

  그럼 뭐, 설마 우리 준이 오빠가   언니한테 관심 있어서 도와줬겠어?

 

  아니, 뭐, 그런 게 아니라

 

  - 우린 전에 본 적도 있고…   - (하영) 뭐?

 

  원래 준이 오빠랑 알던 사이였어?

 

  라라 결혼식 날 봤습니다

 

  부케 배달을 갔었거든요

 

  (은석)   아!

 

  아, 그래서

 

  (은석)   도와줄 수밖에 없었던 거군   [잔잔한 음악]

 

  라라 씨 사정을 알고 있었어

 

  (준)   뭐가요?

 

  (은석)   아닙니다

 

  네, 그럼

 

  라라 씨 병원 잘 챙겨서 보내 주세요

 

  [한숨]

 

  (숙경)   아유, 싫어! 무조건 안 돼!

 

  하숙이 누구 집 애 이름인 줄 알아?

 

  한밤중에 소리 없이 기어 나가더니

 

  왜 준이네 멀쩡히 있던 노숙자를   데려오고 난리야, 진짜!

 

  (라라)   노숙자?

 

  얘기가 다르잖아, 나 갈래

 

  (하영)   아, 언니, 언니, 잠깐만

 

  아, 엄마!

 

  이 언니가 하루에 2만 원씩 내겠대

 

  아, 저기 노는 창고 방 빌려주고

 

  한 달에 60만 원씩 따박따박 받으면   [익살스러운 효과음]

 

  완전 남는 장사지, 엄마

 

  [익살스러운 음악]   [라라의 옅은 헛기침]

 

  [헛기침]

 

  (숙경)   아가씨, 하숙비 낼 돈 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어, 당장은 없는데

 

  (라라)   나으면 곧 벌 거예요

 

  [웃음]

 

  (숙경)   뭐 해서 벌 건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라라)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부터 생각해 볼게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숙경)   돈도 안 내고 여기서   먹고 자고 얹혀살겠다?

 

  이건 하숙생이 아니라   기생충이지, 기생충!

 

  기생충!   [숙경의 말이 울린다]

 

  [무거운 효과음]

 

  기, 기생충요?

 

  (라라)   지금 나한테 기생충이라고 한 거예요?

 

  그게 뭐? 기생충!

 

  아줌마!

 

  [애절한 음악]   (라라)   저 이제까지 살면서

 

  배 속에 기생충 같은 거   있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기생충은

 

  너무 이상하게 생겼어요

 

  [울먹인다]

 

  [도어 록 작동음]   (하영)   아, 언니…

 

  (숙경)   아, 아까는   쟤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더니

 

  갑자기 왜 이래?

 

  (하영)   아, 그거는

 

  아, 저 언니가 우리 준이 오빠네서   살 줄 몰랐을 때 얘기지!

 

  아휴, 이게 남자에 눈이 멀어 가지고

 

  (숙경)   아주 이성을 잃었나, 아휴, 정말!   [하영의 아파하는 신음]

 

  - (하영) 아, 왜 때려!   - (숙경) 일로 와! 아유

 

  [문이 탁 여닫힌다]   아휴, 정말, 누굴 닮아 가지고

 

  (하영)   어? 준이 오빠

 

  라라 언니 여기 안 왔어?

 

  너희 집에 있어야 될 사람을   왜 여기서 찾아?

 

  그럼 여기도 안 왔으면

 

  그냥 알아서 사라진 건가?

 

  (은석)   아, 저, 뭐, 무슨 일 있었어요?

 

  (하영)   네?

 

  아니, 뭐

 

  그냥 우리 엄마가 라라 언니한테   기생충 같다고 했거든요?

 

  아, 근데 언니가 기생충은   못생겼다면서 집을 나가잖아요

 

  완전 어이없어, 어휴

 

  [잔잔한 음악]

 

  [준의 가쁜 숨소리]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

 

  아이, 도대체 어딜 간 거야?

 

  [은석의 한숨]

 

  아휴

 

  (라라)   배터리까지 나가고

 

  아, 진짜 어딘지도 모르겠고

 

  폰도 안 되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진짜

 

  아빠

 

  [신비로운 효과음]

 

  아빠   [훌쩍인다]

 

  [감성적인 음악]

 

  어? 준아!

 

  [준이 자전거를 달칵 세운다]

 

  여기서 뭐 해?

 

  (라라)   [울먹이며]   준아

 

  고마워

 

  진짜 너무 고마워, 나 찾으러 와 줘서

 

  내가 왜 이러지?

 

  내 돈도 안 갚고 튈 생각이었어?

 

  (라라)   그럴 리가

 

  난 너에게서 도망갈 수 없어

 

  왜?

 

  지금 나한테

 

  [심장 박동 효과음]

 

  돈 뀌어줄 사람이 너밖에 없거든

 

  [익살스러운 효과음]   (라라)   거기다가 나

 

  앞으로 꿔야 할 돈이 너무 많아   [웃음]

 

  [헛웃음 치며]   치

 

  (라라)   아, 너희 집 찾아가려다가   길을 잃은 것뿐이야, 너무 깜깜해서

 

  핸드폰은 왜 꺼 놨어?

 

  내가 꺼 놨을 리가 있겠니?   밥이 없어서 자기 스스로 꺼진 거지

 

  그래서

 

  (준)   이렇게 춥고 위험한데   가방 깔고 앉아서

 

  밤이라도 새울 작정이었어?

 

  (라라)   해 뜨고 날이 밝아지면   너희 집에 찾아갈 수 있을 거 같았거든

 

  [라라의 웃음]   으이그, 이 바보야

 

  나와

 

  (라라)   응?

 

  나 업고 가라고 하면 화낼 거야?

 

  당연하지

 

  [따뜻한 음악]

 

  (라라)   이따 내 가방 꼭 가져다줘야 돼

 

  알겠어

 

  그냥 우리 집으로 갈까?

 

  (라라)   아니

 

  원장님한테 보증이나 잘 서 줘

 

  불편하다며?

 

  너희 집에 방만 두 개였어도   너한테 눌러 붙었어

 

  어?

 

  내가 가면 네가 잘 데가 없잖아

 

  흥,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다, 뭐

 

  (준)   내가 같이 자면 된다고 하지 않았어?

 

  - 뭐? 야!   - (준) 아, 야!   [라라의 놀란 신음]

 

  아이, 농담이야, 농담

 

  제가 책임질게요

 

  (준)   라라가 하숙비를 지급 못 하면

 

  제가 우선적으로   대출해 주는 걸로 하겠습니다

 

  [숙경의 한숨]

 

  준이 총각이 보증을 서겠다는 거야?

 

  아, 오빠가 왜?

 

  (준)   아, 저는 어차피 받을 돈이 좀 있어서

 

  금액만 추가하면 되거든요

 

  아, 진짜 짜증 나!

 

  (하영)   아, 오빠가 통장이야, 은행이야, 뭐야?

 

  왜? 그럼 나도 빌려줘, 나도…   [숙경의 성난 신음]

 

  별걸 다 질투하네

 

  (숙경)   들어가

 

  들어가, 들어가

 

  [한숨 쉬며]   그래서, 짐이 많나?

 

  (숙경)   여기야

 

  아, 저, 그만들 나가 줄래요?

 

  (라라)   오늘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혼자 있고 싶어요

 

  사실

 

  [흥미로운 음악]   제가 예술을 하던 사람이라   좀 예민해요

 

  [숙경이 풉 웃는다]

 

  - (숙경) 그래, 그럼   - (하영) 무슨 예술?

 

  (숙경)   그냥 나가, 좀, 아이

 

  [문이 달칵 닫힌다]

 

  [숙경의 피곤한 신음]

 

  [하영의 놀란 신음]

 

  (하영)   이 언니 찐으로 부자였나 보네

 

  [입김을 하 분다]

 

  [놀라며]   명품 숍에 고급 레스토랑

 

  [뽀드득 소리가 난다]

 

  씁, 뭔가 클래스가 남다른데?

 

  어? 엄마

 

  이거 그랜드 피아노 아니야?

 

  [놀라며]   진짜 피아니스트인가?

 

  (숙경)   다 뻥일 수도 있지

 

  요즘 별그램 사기꾼 엄청 많다며

 

  아침 프로에서 봤는데

 

  돈 한 푼 없어도 협찬받아서   이런 거 올리고 사업할 수 있다더라

 

  아, 막말로 손이…

 

  손이, 손이 저 모양인데   피아니스트인지 백수인지 알 게 뭐야

 

  쯧, 그래도

 

  [발랄한 음악]   당장 쓸 돈이 없는데 어쩌지?

 

  (하영)   저 언니 돈을 너무 당당하게 빌려

 

  그래서 좀 더 믿음이 간달까

 

  (숙경)   예끼   [숙경이 혀를 쯧 찬다]

 

  사기꾼들이 원래 저런 거야

 

  낯짝이 아주 그냥   아스팔트처럼 두껍다고

 

  그렇지?

 

  내 말 어떻게 생각해?

 

  우리보다 며칠 더 겪어 봐 가지고   잘 알 거 아니야?

 

  씁, 글쎄요

 

  사기꾼이라 하기엔 사고방식이 좀

 

  단순하달까

 

  (숙경)   어, 단순하구나   [하영이 풉 웃는다]

 

  [하영이 키득거린다]

 

  아, 엄마

 

  아, 저 언니 뇌가 얼마나 청순하면   우리 오빠가 이래   [하영의 웃음]

 

  - (숙경) 웃음이 나오냐?   - (하영) 아!   [준이 피식 웃는다]

 

  아니, 근데 왜 저렇게 조용해?

 

  잠깐 만난 캐릭터로 볼 때   저러고 있을 인간이 아닌데

 

  [긴장되는 음악]

 

  혹시

 

  얘 나쁜 생각 하고   여기서 일 벌인 거 아니야?

 

  (준)   네?

 

  이러다가 기생충이 아니라

 

  송장 치는 거 아니냐고!

 

  (하영)   아, 안 돼, 안 돼, 안 돼   [숙경의 겁먹은 신음]

 

  [라라의 놀란 신음]

 

  [준의 한숨]

 

  [놀라며]   예, 무슨 일이에요?

 

  (하영)   어?

 

  아, 아니야, 미안, 어, 계속 자

 

  그냥 자

 

  응

 

  [라라의 피곤한 신음]   [발랄한 음악]

 

  (숙경)   저기

 

  - (숙경) 아, 아가씨?   - (라라) 예?

 

  이 상황에 잠이 와?

 

  아, 예

 

  제가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아 가지고

 

  준이 돈도 갚고 하숙비도 내야 되는데

 

  뭘 해서 돈을 버나 고민이 돼 가지고

 

  [피식 웃는다]

 

  [라라가 코를 드르릉 곤다]

 

  (숙경)   나가, 자, 주무세요

 

  [피식 웃는다]

 

  [라라가 코를 드르릉 곤다]

 

  [준의 헛웃음]   [숙경의 한숨]

 

  (숙경)   기가 막혀서 정말…

 

  스트레스가 밀려오는데   어쩜 저렇게 꿀잠을 자

 

  저 언니 좀 내 스타일인데?

 

  저래서 어느 세월에 사람 구실 하고   돈을 벌겠냐?

 

  (숙경)   가, 얼른

 

  [숙경의 한숨]

 

  [피식 웃는다]

 

  [코를 드르릉 곤다]

 

  [잠꼬대를 한다]

 

  [메트로놈이 째깍거린다]   [어린 라라의 리드미컬한 피아노 연주]

 

  (라라)   그 시절 난

 

  세상에서 바흐가 제일 무서웠다

 

  음악의 아버지라던 바흐는

 

  아빠와 다르게 너무도 엄격해서

 

  (미숙)   오늘은 바흐다

 

  [빨라지는 피아노 연주]   (라라)   그 이름만 들어도 공포가 밀려왔다

 

  왼손과 오른손이 대화하듯 이어지는   단조로운 멜로디

 

  그 지루함

 

  (미숙)   서두르지 마   손가락 하나하나 정확하게

 

  (라라)   지금 생각해 보면   정성을 받아먹고 자라는 음악

 

  그게 바흐였다

 

  [건반이 꽝 울린다]   [메트로놈이 연신 째깍거린다]

 

  [잔잔한 음악]   [째깍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라라야

 

  힘들지?

 

  하지만 이겨 내야 돼

 

  (미숙)   지금 이런 인내의 시간들이

 

  나중에 너한테 큰 선물이 될 거야

 

  잊지 마

 

  네

 

  [어린 라라의 리드미컬한 피아노 연주]

 

  (라라)   그래, 선생님

 

  나 피아노 선생님 하면 잘할 거 같아

 

  [리드미컬한 음악]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숙경)   일어나, 밥 먹어

 

  [밥 짓는 소리가 들린다]

 

  [힘주는 신음]

 

  [라라의 놀란 신음]   (숙경)   빨리 나와

 

  지금 안 나오면 밥 없당

 

  밥, 밥? 밥!   [신난 신음]

 

  [흥미로운 음악]

 

  [라라의 당황하는 신음]

 

  [난감한 신음]

 

  [라라의 짜증 섞인 신음]   [숙경의 헛기침]

 

  [라라의 불편한 신음]

 

  [힘주는 신음]

 

  [한숨 쉬며]   진짜 가지가지 하네

 

  [하영을 툭 치며]   얘, 쟤 머리 좀 빗겨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라라의 비명]   [흥미진진한 음악]

 

  살살… 요

 

  (숙경)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이쪽으로

 

  [라라의 아파하는 신음]   이쪽 결, 왼쪽 결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탄성]

 

  너 솜씨 좋다

 

  뭐, 이 정도 가지고

 

  아니야, 손재주가 남다른 게

 

  (라라)   너 재능 있는 거 같아

 

  [밝은 음악]   [라라의 탄성]

 

  뭐, 리본도 하나 꽂아 줘?   [날카로운 효과음]

 

  (라라)   어

 

  [라라의 신난 신음]

 

  - (하영) 여기?   - 아니, 좀만 더 위에

 

  [익살스러운 효과음]   - (하영) 여기?   - (라라) 아니, 좀만 위로

 

  - 여기?   - 아니야, 좀만 옆으로

 

  - 어, 1cm만 더   - (숙경) 웃기고 앉았네

 

  - (하영) 여기?   - (라라) 어

 

  (라라)   어, 완전 센스 있어

 

  [강조되는 효과음]   굿, 굿, 굿!

 

  뭐, 내일도 해 줄까?

 

  (라라)   그럼 나야 좋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숙경)   빨리 밥이나 먹어

 

  [의아한 신음]

 

  눈으로 먹어?   밥상머리에서 왜 이렇게 뜸을 들여

 

  (라라)   아…

 

  늘 먹던 아침이랑 좀 달라서요

 

  [헛웃음]   [흥미로운 음악]

 

  (숙경)   그래?

 

  어디 그 잘난   왕년 아침 메뉴나 들어 보자

 

  뭐, 늘 뭘 먹었는데?

 

  (라라)   음

 

  케일, 시금치, 사과를 간 주스

 

  아보카도스프레드를 바른   글루텐 프리 퀴노아빵

 

  코코넛정크와 청포도, 블루베리   그래놀라를 넣은 요거트

 

  레몬비네그레트드레싱을 곁들인   치커리, 적근대, 라디치오, 로메인에

 

  블랙올리브와 브리치즈를 얹은   샐러드 정도?

 

  [익살스러운 효과음]

 

  영어 쓰지 마, 쯧

 

  지금 랩 한 거야, 언니?

 

  (숙경)   그냥 굶어   [라라의 놀란 신음]

 

  음, 굿, 굿, 굿!   [강조되는 효과음]

 

  (라라)   아줌마, 밥을 너무 잘하시는데요? 음

 

  [밝은 효과음]   이 윤기, 찰기, 식감

 

  저희 집에서 20년 동안 일하셨던   김 집사님 밥보다 더 맛있어요

 

  [밝은 음악]   그래?

 

  네

 

  김 집사님은 무려 중식, 양식, 한식   자격증이 네 개나 있으셨는데

 

  그분보다 밥이 훨씬 맛있어요

 

  굿, 굿, 굿!

 

  [헛기침]

 

  (숙경)   어떻게, 저, 밥 좀 더 해 놓고 가?

 

  (라라)   정말요?

 

  그럼 저야 너무 고맙죠

 

  돈이 없으니까   이상하게 배만 더 고프더라고요

 

  (숙경)   응, 고기도 더 먹고

 

  [숙경의 옅은 웃음]

 

  너만 먹지 말고 좀 챙겨

 

  [숙경이 흥얼거린다]   언니

 

  엄마 일도 해야 되는데   밥 정도는 언니가 좀 하지?

 

  당연하지

 

  (라라)   이거 풀면 내가 다 할 거야

 

  그러니까 이거 다 나을 때까지   쪼끔만 봐줘

 

  [새가 지저귄다]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설픈 피아노 연주]

 

  (학원장)   서한대 피아노 전공이라고요?

 

  예

 

  강사 경험은 있으세요?

 

  아, 아니요

 

  (라라)   얘, 메트로놈 켜   [아이가 연주를 멈춘다]

 

  박자가 엉망이다, 응

 

  어

 

  [메트로놈이 째깍거린다]   (학원장)   열정이 남다른 스타일인가 보네요

 

  [피아노 연주가 계속된다]   [멋쩍은 웃음]

 

  아, 동네 학원이라   보수는 많이 못 드려요

 

  예? 저 지금 합격한 거예요?

 

  아, 예

 

  (학원장)   근데 손이…

 

  (라라)   이거 곧 풀 거예요, 걱정 마세요

 

  (학원장)   어, 그럼

 

  손 컨디션 회복하고   피아노 제대로 치실 수 있을 때 봬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라라의 웃음]

 

  [신난 신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아, 얘는 왜 전화를 안 받아

 

  제일 먼저 자랑하고 싶은데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안내 음성]   삐 소리 후   소리샘 퀵보이스로 연결됩니다

 

  [휴대전화 종료음]   [신난 신음]

 

  [문이 쾅 열린다]   (라라)   아줌마, 아줌마!

 

  나 피아노 선생님으로 취직했어요   [들뜬 신음]

 

  [라라의 웃음]

 

  진, 진짜?

 

  (라라)   아줌마가 뭐 하고 돈 벌 거냐고   막 구박해서 스트레스 장난 아니었는데

 

  [냉장고 문을 달칵 열며]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에요

 

  [신난 신음]

 

  (숙경)   어? 야!

 

  얘, 얘, 얘

 

  남의 걸, 어머, 얘

 

  [작은 소리로]   내 거야, 돈 내고 먹어

 

  (승기 모)   저기

 

  그 아가씬 누구야?

 

  (예서 모)   '후 아 유'?

 

  (승기 모)   어, 어   [승기 모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

 

  정리를 해 보자

 

  그러니까, 라라코즈메틱이   아가씨네 회사였는데

 

  결혼식 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쫄딱 망했다

 

  이거야?

 

  네

 

  (승기 모)   문 비서라는 아저씨가   상속 정리해 주고 돈도 줬는데

 

  그걸 또 홀랑 사기당하고?

 

  - (라라) 네   - (예서 모) '오 마이 갓'   [승기 모의 놀란 신음]

 

  (예서 모)   아, 진짜 이런 일이 다 있네   완전 드라마야, 드라마

 

  (숙경)   아, 잠깐만, 저기

 

  내가, 아이, 듣다 보니까

 

  요즘 그, 7번에서 하는   '위대한 배신자'

 

  그거랑 내용이 비슷하지 않아?

 

  - (예서 모) 맞네, 맞아   - (승기 모) 거기!

 

  (승기 모)   비서가, 비서가 배신자였잖아

 

  (숙경)   '오 마이 갓'!

 

  라라야, 문 비서 어디 있어?   연락은 돼?

 

  [의미심장한 음악]

 

  아, 아니에요

 

  (라라)   문 비서 아저씨   진짜 나쁜 사람 아니에요

 

  가진 돈 다 털어서 저 주시고   지금 고향 내려가셨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개운한 탄성]

 

  (선장)   사장님, 돌아가실 시간입니다

 

  10분만 더 있다 출발하지

 

  네, 알겠습니다

 

  [옅은 한숨]

 

  [함께 의아해한다]   (예서 모)   씁, 그런다고?

 

  그래도 모르는 거니까 한번 확인해 봐

 

  (예서 모)   옛말에도 있지

 

  '한 길 물속은 알아도   열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숙경)   그럼

 

  [승기 모가 킁 소리를 낸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겠지

 

  '마이 미스테이크, 쏘리'

 

  (승기 모)   예서는 그렇게 공부를 잘한다면서

 

  엄마는 어쩜 이렇게 말하는 족족   '미스테이크'만 하실까?

 

  (예서 모)   그러는 승기는!

 

  어유, 세상 똑똑한 엄마를 둬서   성적이 그렇구나

 

  하영이랑 뒤에서 맨날 1, 2등을   다툰다면서요?

 

  (승기 모)   [웅얼거리며]   야, 3등이야, 뒤에서 3등

 

  뒤에서 3등이면 수재네

 

  (숙경)   아이, 그만들 해

 

  남의 딸 등수는 왜 까고 난리야?

 

  '쏘리'   [예서 모의 헛기침]

 

  (예서 모)   그럼 가족은?

 

  남은 가족은 없어?

 

  동생이 있는데

 

  [익살스러운 음악]   지금 병원에 있어요

 

  (승기 모)   [놀라며]   왜?

 

  어디 아파?   [예서 모가 혀를 쯧쯧 찬다]

 

  저기, 라라야, 너 동생이 있었어?

 

  네, 미미라고   [멍멍 짖는 효과음]

 

  곧 퇴원할 거예요

 

  [승기 모의 웃음]

 

  라라에 미미에   [예서 모의 웃음]

 

  (예서 모)   아버님 작명 센스가 아주   '그레이트'하시네

 

  (라라)   그렇죠?   [함께 웃는다]

 

  (숙경)   저기 한 명 더 들어오면은

 

  하숙비도 늘어나는 거 알지?

 

  그만 가 보겠습니다

 

  (숙경)   얘

 

  (예서 모)   '바이'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문이 쾅 닫힌다]

 

  (예서 모)   저 아가씨를   옆 가게 준이 총각이 데리고 왔다고?

 

  그 뭐, 그, 그거, 어, 그

 

  채권 채무? 뭐, 뭐, 그런 관계래

 

  [승기 모의 의아한 신음]

 

  사채놀이를 하나?

 

  (승기 모)   저기, 나, 예전부터   궁금해 죽겠는 게 있는데

 

  준이 총각 뭐 하던 사람이야?

 

  몰라, 그, 워낙에 입이 무거운 애라   자기 얘기 절대로 안 하더라고

 

  아니, 나 처음에 봤을 때   말 못 하는 사람인 줄 알았잖아

 

  (예서 모)   어떡해

 

  (승기 모)   완전 더 궁금해

 

  '텔 미, 플리즈'

 

  [승기 모의 들뜬 신음]

 

  (윤실)   뭐, 뭐, 뭐라고요?

 

  지, 지, 지금, 지금 뭐라 그랬어요?

 

  아무래도 서울에 없는 거 같습니다

 

  [어두운 음악]   아니, 서…

 

  (윤실)   서울에 없으면 어디에 있는데?

 

  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이   강남 고속터미널인 걸로 봐서

 

  (민수)   거기서 버스를 타고   다른 도시로 간 게 아닐까

 

  뭐,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   [윤실의 성난 신음]

 

  추정만 하지 말고 좀   빨리 좀 찾아내라고, 좀!

 

  원장님 들어올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내가 몇 번을 말해요!

 

  저희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그냥 콱!

 

  일주일 안에 뭐라도 안 나오면 그냥   업체를 그냥 콱 바꿔 버릴 테니까

 

  그런 줄 알아요

 

  에이씨!

 

  매번 말 끊어 먹는 꼬라지 보니

 

  도망간 놈이 확

 

  이해가 되려고 그러네

 

  [한숨]

 

  근데 이 새끼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흥미로운 음악]

 

  [의아한 신음]

 

  [탄성]

 

  [놀란 신음]

 

  뭐야?

 

  (라라)   이게 숫자야, 외계어야?

 

  어?

 

  옛날 사진인가?

 

  귀엽네

 

  [다가오는 발걸음]

 

  [놀란 신음]

 

  왜 남의 물건을 함부로 봐!

 

  어, 미안

 

  아니, 노트 넘기다가   그냥 사진이 있길래…

 

  [준이 서랍을 탁 닫는다]

 

  [떨리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화내서 미안

 

  아이, 아니야   [어색한 웃음]

 

  [한숨]

 

  취직됐다면서?

 

  (라라)   응

 

  [밝은 음악]   완전 잘됐지? 기뻐 죽겠지?

 

  하, 그럼, 드디어 내 돈 갚게 생겼는데

 

  아휴, 내가 하도 너한테 미안해하니까

 

  하나님이 불쌍해서   선물을 주신 거 같아

 

  미안하단 사람 자세가 참…

 

  (라라)   참, 준아, 마실 거 없니?

 

  [라라의 놀란 신음]

 

  다채롭게 좀 채워 놔 봐

 

  난 특히 생과일주스 좋아하는 거 알지?

 

  (준)   여기 있으려면 있든지

 

  어? 어디 가?

 

  (준)   돈 벌러 가야지, 네 보증도 섰는데

 

  어, 나도 갈 데 있다, 뭐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영주)   어, 음

 

  아줌마 건강은 어때?   요즘에도 약 드셔?

 

  (시아)   응

 

  충격이 워낙 컸잖아

 

  시간이 많이 필요한 거 같기도 하고

 

  하긴

 

  [한숨 쉬며]   그게 어디 보통 일인가

 

  언니는 이혼하고 메이크업이 바뀌었네?

 

  (영주)   그래? 나 더 이뻐졌지?

 

  아유, 나 그 꼴 보기 싫은 면상   안 보니까

 

  내 얼굴이 막 피더라고   [함께 웃는다]

 

  (시아)   근데 형부는 왜 갑자기   이혼을 하자고 한 거야?

 

  진짜 몸만 나간 거 맞아?

 

  자기가 '무소유' 법정 스님도 아니고

 

  (영주)   아, 그 나이에 중2병이 왔을 리도 없고

 

  한마디로 미친 거지, 뭐

 

  혹시 여자가 있었던 거 아닐까?

 

  (영주)   얘

 

  내 촉 무시해?   여자 문제는 확실히 아니야

 

  그랬으면

 

  내가 순순히 놔줬겠어?

 

  [헛웃음 치며]   하긴

 

  아, 무슨 번아웃인지 커피번인지

 

  아, 무슨 그런 말 같지도 않은   핑계를 대는데

 

  아휴, 몰라, 몰라

 

  (영주)   쯧, 알 게 뭐야

 

  재산도 다 버리고 나간 거면

 

  설마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약통을 달칵 내려놓는다]

 

  [놀란 신음]   (김 간호사)   환자 들여보낼까요?

 

  근데 선생님은 매일 무슨 약을   그렇게 많이 드세요?

 

  [목을 가다듬는다]   [컵을 탁 내려놓는다]

 

  비타민이에요, 비타민

 

  [한숨]

 

  (준)   안녕하세요, 이용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그린티 수분 크림입니다

 

  드릴까요?

 

  (라라)   저도 주세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   네

 

  [발랄한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준)   야, 너 벌써 세 번째야

 

  또 줘

 

  나 크림 다 써 간단 말이야

 

  갈 데 있다고 큰소리치더니   그게 여기야?

 

  [한숨]

 

  집에 가서 누워 있어   이러고 있으면 나…

 

  너 피곤해, 너

 

  아, 혼자 집에 있으면   잡생각만 더 난단 말이야

 

  더 힘들어

 

  나 근처에 있을 테니까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일해, 응?

 

  [한숨]

 

  [문이 탁 열린다]   (하영)   준이 오빠!

 

  (라라)   하영아!

 

  뭐야?

 

  - (하영) 언니가 왜 여기 있어?   - (승기) 아는 사람이야?

 

  (라라)   어, 하영이 친구니?

 

  - 저녁 먹으러 왔구나?   - (승기) 네

 

  아, 언니 여기서 뭐 하냐고

 

  뭐 하긴, 그냥 있었지   준이 얼굴 보면서

 

  (하영)   설마 지금

 

  우리 준이 오빠랑   하루 종일 붙어 다닌 거야?

 

  아니, 내가 따라다녔는데?

 

  (하영)   아이씨, 아, 진짜 짜증 나!

 

  나도 내일부터 학교 안 나가고

 

  우리 준이 오빠   하루 종일 따라다닐 거야

 

  야, 미쳤냐?

 

  (라라)   [피식 웃으며]   흥분하긴

 

  걱정 마, 나 오늘 취업도 했고

 

  바빠져서 조만간   쟤 따라다닐 일 없을 거야

 

  - 진짜지?   - (라라) 그럼

 

  배고파, 빨리 주문이나 하자

 

  그래, 그럼 난 햄 많이

 

  난 치킨, 아보카도 추가

 

  제가 사는 거예요?

 

  (라라)   [피식하며]   하영이한테 얘기 못 들었구나

 

  내가 아직 돈이 없거든

 

  다음에 월급 받으면 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사 와

 

  [승기의 못마땅한 신음]   - (라라) 아보카도 맛있지?   - (하영) 맛있어

 

  [의아한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씁

 

  아, 삥 뜯을 관상은 아닌데

 

  [흥미로운 음악]

 

  [준이 잘그락거린다]

 

  (승기)   저 형은 대학교 때 전공이 뭐였대?

 

  (하영)   글쎄다, 뭔가 말은 안 하는데   왠지 어문 계열 같아

 

  내가 저번에 주문받는 거 봤거든

 

  근데 영어 겁나 잘하더라

 

  야, 중국어도 잘해

 

  [탄성]   준이 외국어도 잘해?

 

  난 수학과

 

  오늘 서랍에서 뭔 소린지도 모르겠는   수학 노트 봤어

 

  (승기)   아, 운동도 열라 잘하던데

 

  같이 농구해 봤는데 탄력 완전 대박!

 

  [탁자를 탁 치며]   난 저 형 사체과에 500원

 

  (매니저)   야, 준아

 

  야, 저기

 

  야, 막 '우아!'

 

  팬클럽이냐?   [매니저의 어이없는 웃음]

 

  아이, 내가 쟤네 둘은   내가 자주 봐서 알겠는데

 

  저 깁스한 여자는 뉴 페이스다

 

  어쨌든 시간 됐으니까   야, 쟤들 데리고 빨리 퇴근해, 가자

 

  네

 

  너희 이제 그만 올 때도 되지 않았냐?

 

  (승기)   아, 씨, 나야 그러고 싶지

 

  얘 때문에 안 돼

 

  (하영)   준이 오빠, 나 질문 있는데, 오빠…

 

  (라라)   너 전공이 뭐였어?

 

  나 중졸이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발랄한 음악]

 

  (하영)   아이씨, 쯧   [문이 달칵 여닫힌다]

 

  결혼하려면 엄마가 반대 좀 하겠네

 

  중졸이면 군대 면제겠네

 

  (하영)   야, 비켜

 

  (승기)   아, 같이 가

 

  [문이 달칵 여닫힌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나?

 

  아, 나도 같이 가

 

  (하영)   오빤 영어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 거야?   나도 좀 알려 줘

 

  [하영이 계속 말한다]   - (승기) 근데 누나   - (라라) 응?

 

  (승기)   누난 이름이 뭐예요?

 

  라라, 구라라

 

  [승기가 픽 웃는다]

 

  되게 거짓말 같네요

 

  (승기)   구라

 

  (라라)   치, 넌 뒤에서 3등이지?

 

  아이씨, 하영이가 벌써 불었어요?

 

  아니, 미용실에서 들었는데

 

  (승기)   아니, 엄만 자기 얘기나 할 것이지

 

  왜 자꾸 내 얘기를 하고 그래   아이, 진짜

 

  그래도 뒤에서 2등보다   3등이 더 좋은 거 아닌가?

 

  (승기)   아, 뭐, 그렇긴 한데

 

  (하영)   오빠가 초졸이든 중졸이든 다 좋아

 

  - (승기) 그런데 누나   - 어?

 

  [하영이 계속 조잘댄다]   형이랑 무슨 사이예요?

 

  (준)   시끄러워, 좀, 진짜   [휴대전화 진동음]

 

  (라라)   음

 

  (준)   잠깐, 전화 왔어

 

  내가 돈 꾸는 사람이야

 

  - (준) 여보세요?   - (승기) 네?

 

  (준)   미미 퇴원해도 된다는데?

 

  진짜?

 

  [익살스러운 음악]

 

  (숙경)   이, 미미가

 

  저, 그러니까 저   병원에 있다던 동생이 이 개였어?

 

  네

 

  (숙경)   안 돼, 절대, '네버'

 

  여기서 살 수 없어   [재채기를 한다]

 

  봤지? 나 개 알레르기 있다고   [숙경이 재채기를 한다]

 

  (하영)   아, 뭐야?   아, 엄마가 마스크 쓰면 되잖아

 

  이렇게 귀여운데

 

  - (숙경) 아휴, 이게 진짜   - (하영) 아!

 

  너 엄마가 중요해, 오늘 처음 본   저 미미인지 뭔지 하는 개가 중요해?

 

  (라라)   저는

 

  미미랑 떨어져서는 못 살아요

 

  (라라)   어?   [미미가 낑낑거린다]

 

  (준)   아, 미미는 일단 내가 데려갈게

 

  [난감한 신음]

 

  [준의 한숨]

 

  (준)   쉬세요, 네

 

  늦었는데 얼른 자

 

  [난감한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라라)   미미야

 

  미미야!

 

  [문이 달칵 닫힌다]

 

  (하영)   아, 진짜 짜증 나

 

  왜 엄만 하필   개 알레르기가 있고 난리야

 

  [하영을 탁 때리며]   에이, 뭐야?

 

  너 불효녀야, 어디 좀 맞자!

 

  [하영의 아파하는 신음]   (숙경)   이리 와, 이리 와, 아, 이리 와!

 

  (준)   내가 잘 돌볼 테니까 걱정 마

 

  (라라)   집까지만 바래다줄게

 

  미미야, 언니 왔다   [라라의 웃음]

 

  언니가 바래다줄게

 

  (준)   아이고, 참

 

  [밝은 음악]

 

  [라라의 신난 신음]

 

  (라라)   미미야, 밤공기가 좋다, 그렇지?

 

  응?

 

  (라라)   미미야   [미미가 헥헥거린다]

 

  언니가 내일 아침에 해 뜨자마자   데리러 올게, 알았지?

 

  [걱정스러운 한숨]

 

  안 되겠다

 

  집까지 바래다줄게

 

  너 혼자 늦게 다니고 이러면 안 된다

 

  알았어

 

  들어가

 

  (라라)   응, 잘 자

 

  (준)   응

 

  [라라의 다급한 신음]

 

  (라라)   미미야

 

  - 왜 또?   - 미미가 보고 싶어서

 

  (라라)   미미야, 언니가   집 앞까지만 바래다줄게

 

  (준)   안 돼, 안 돼

 

  왔다 갔다, 이러다 밤새워

 

  너희 집에 방만   두 개 있었어도 좋았겠다

 

  그렇지, 미미야?

 

  너희 집에 방만 두 개였어도   너한테 눌러 붙었어

 

  너희 집에 방만   두 개 있었어도 좋았겠다   [부드러운 음악]

 

  [한숨]

 

  [은석의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피곤한 신음]

 

  [피곤한 신음]

 

  오늘도 실패

 

  [휴대전화 알림음]

 

  [피식 웃는다]

 

  (라라)   풀어 주세요, 얼른

 

  아유, 급하기도 하지

 

  인사도 하기 전에 손부터 올라오네

 

  [살짝 웃는다]

 

  (라라)   아, 왜 이러지?

 

  너무 오랜만에 움직여서 그런가

 

  씁, 자

 

  [라라의 아파하는 신음]

 

  오랜만에 써서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어

 

  쌤, 제 손 괜찮은 거죠?

 

  100% 다 낫는 거 맞죠?

 

  [손뼉을 짝 친다]   씁, 자

 

  회복될 때까지   물리 치료 꾸준히 받아야 돼요

 

  (은석)   절대 무리해서 쓰지 말고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저기, 라라 씨

 

  (은석)   그, 깁스를 푼 기념으로   뭐, 저녁 대접을 하고 싶은데

 

  시간이 어떠세요?

 

  저랑 저녁을요?

 

  왜요?

 

  (은석)   그, 부담스러운 제안이면   내가 취소할게요

 

  (라라)   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요, 다만

 

  오늘은 안 돼요

 

  (라라)   [들뜬 목소리로]   준아! 나 깁스 풀었어!

 

  풀…

 

  [미미가 낑낑거린다]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라라)   어머

 

  미미야, 얘가 이럴 애가 아닌데

 

  아, 저, 환경이 바뀌어서 불안했나?

 

  [작은 목소리로]   미미야, 너 언니한테 혼날래?   이러면 어떡해!

 

  [한숨]

 

  (라라)   우와, 이런 데도 있구나   [라라의 탄성]

 

  오, 냄새 좋다

 

  (준)   세제 냄새

 

  (라라)   음, 누가 모를까 봐?

 

  [냄새를 킁킁 맡는다]

 

  [세탁기 작동음]

 

  [세탁기 작동음]

 

  (라라)   음, 메트로놈 60, 아다지오

 

  저 세탁기 소리, 메트로놈 소리 같아

 

  아다지오 정도의 빠르기랄까?

 

  어

 

  예전엔

 

  [잔잔한 음악]   그냥 피아노가 옆에 있어서   쳤던 거 같아

 

  (라라)   아빠도 선생님도 치라고 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치기만 했어

 

  [피식하며]   근데 참 신기하지

 

  막상 피아노가 사라지니까

 

  손을 다쳐서 피아노를 못 치게 되니까   막 피아노가 엄청 그리운 거 있지?

 

  [라라가 살짝 웃는다]

 

  몇 살 때부터 쳤는데?

 

  (라라)   네 살?

 

  20년 동안 피아노가 네 옆에 있었어

 

  (준)   그걸 어떻게 잊어

 

  함부로 버릴 수 없는 시간이야

 

  그 시간이 곧 너니까

 

  (라라)   어, 저, 건, 건조기 이제 돌려야 되나?

 

  빨리 가자   그, 하영이랑 아줌마가 기다리겠네

 

  야, 그거 아직 건조기 넣으면 안 돼

 

  [밝은 음악]

 

  [라라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하영의 신음]

 

  [하영의 짜증 섞인 신음]   (라라)   어?

 

  아, 언니 일부러 그랬지?

 

  미안, 내가 가위질을 안 해 봐서   괜찮아?

 

  (숙경)   뭔들 해 봤겠냐

 

  아, 고기도 좀 그만 뒤집어   육즙 다 빠지겠어

 

  (준)   [한숨 쉬며]   줘, 내가 할게

 

  (하영)   뭐야, 오빠?

 

  지금 언니 도와주는 거야?

 

  (준)   그냥 내 일 하는 거야   알바로 많이 해 봤으니까

 

  뭐야, 아, 이리 줘   내가 할 거야, 빨리

 

  (숙경)   아, 좀 조용히 해   고기 굽는데 왜 이렇게 말들이 많아?

 

  [숙경이 입소리를 쯧 낸다]

 

  (하영)   언니

 

  이제 깁스도 풀었으니까   증명 좀 해 봐 봐

 

  뭘?

 

  (하영)   언니 피아니스트인 거

 

  콜!

 

  (숙경)   박수

 

  - (라라) 여기서 피아노 치라고?   - (숙경) 응

 

  (라라)   이런 데서는 처음이긴 한데…

 

  [숙경이 재촉한다]

 

  [숨을 후 내뱉는다]

 

  [발랄한 피아노 연주]

 

  (숙경)   속았네, 완전히 속았어

 

  저, 저, 저, 저, 저, 저   피아노 사기꾼한테 옴팡 뒤집어썼어

 

  [한숨 쉬며]   정말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

 

  [풉 뿜는다]

 

  - (하영) 엄마! 괜찮아?   - (숙경) 아, 뜨거워

 

  (숙경)   아휴, 대체 사람 놀라게

 

  너 지금 피아노로 복수하는 거야?

 

  음악은 복수가 아니라 사랑입니당

 

  (숙경)   얘!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

 

  (라라)   아파, 불편해

 

  [한숨]   오늘 약속 있다고 했는데

 

  (은석)   아이, 무리하면 안 되는데, 저

 

  (준)   그만

 

  [부드러운 음악]   서두르지 마

 

  (라라)   응

 

  [라라의 힘주는 신음]

 

  (라라)   준아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달칵 집는다]

 

  (라라)

 

  또 무슨 일을 벌이려고

 

  [코를 훌쩍인다]

 

  [휴대전화 진동음]

 

  (준)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라라)

 

  (준)

 

  (준)

 

  삐졌나?

 

  (준)   너희 주인 스트레스가 밀려와서   또 폭풍 잠 자나 보다

 

  [낑낑거린다]

 

  [코를 드르릉 곤다]

 

  (라라)

 

  [밝은 피아노 연주]

 

  (라라)   문득 바흐를 치던   어린 시절의 내가 생각났다

 

  답답해도 지루해도 서두르지 않고

 

  한 음, 한 음을 알아 가던 수고   그 태도

 

  [밝은 음악]

 

  (은석)   라라 씨?

 

  요즘에 무리하는 거 아니죠?

 

  아이, 그럼요

 

  조금씩 천천히 하고 있어요

 

  [밝은 피아노 연주]

 

  [부드러운 음악]

 

  [잘그락 소리가 난다]

 

  (준)   89만 원

 

  많이 모자라네

 

  밤마다 위험한데

 

  [준이 스위치를 달칵 끈다]

 

  [자동차 엔진음]

 

  [휴대전화 진동음]

 

  - 네, 여보세요?   - (점장) 준이 씨, 어떡해

 

  (점장)   물건이 지금 들어온대

 

  미안한데 재고 정리하고 새 상품   분류 좀 해 주고 가면 안 될까?

 

  [한숨]

 

  [무거운 피아노 연주]

 

  [무거운 피아노 연주가 들려온다]

 

  [긴장되는 효과음]

 

  (라라)   설마, TV에서 보던 연쇄 살인범

 

  그런 거 아니겠지?

 

  (만복)   아가씨! 아가씨

 

  잠깐만!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가 흘러나온다]

 

  (라라)   '소녀의 기도'

 

  (만복)   저, 미안하지만

 

  이 곡 좀 쳐 줄 수 있겠소?

 

  아

 

  돈은 줄 테니까

 

  아, 그, 내가 실례를 했나 보네

 

  (라라)   잠깐만요!

 

  [살짝 웃는다]

 

  저 돈 받고 피아노 치는   그런 사람 아닌데요

 

  뭐, 할아버지가 정 원하시면   제가 받을 수도 있어요

 

  [라라의 멋쩍은 신음]

 

  할아버지

 

  나쁜 사람 아니죠?

 

  아휴

 

  (라라)   거기, 그, 그대로 계셔야 돼요

 

  그대로

 

  [긴장한 신음]

 

  [숨을 후 내뱉는다]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가 흘러나온다]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할아버지?

 

  [잔잔한 음악]

 

  설마 지금 우신 거예요, 제 연주 듣고?

 

  [멋쩍은 신음]

 

  [라라의 놀란 숨소리]

 

  처음이에요, 제 연주 듣고 운 사람

 

  [울먹이며]   고마워요, 할아버지, 정말 고맙습니다

 

  (라라)   하, 할아버지는 막 우시는데   이상하게 저는 막 힘이 나요

 

  미쳤나 봐

 

  할아버지, 돈 안 주셔도 돼요

 

  이거 제 선물이에요

 

  고마워

 

  제가 더 고맙습니다

 

  (라라)   안녕히 계세요

 

  [라라의 벅찬 신음]

 

  안녕히 계세요

 

  [가쁜 숨소리]

 

  [스위치를 달칵 켠다]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좋다

 

  [문이 탁 닫힌다]

 

  [밝은 음악]

 

  내 거라고 먹지 말랬지?

 

  제가 나중에 열 박스 사다 놓을게요

 

  장부에 달아 놔요

 

  (숙경)   그놈의 장부는 다 채워 가는데

 

  입만 살아서는

 

  (라라)   정리라도 예쁘게 해야지

 

  (하영)   언니

 

  요즘 밤마다 어딜 그렇게 쏘다녀?

 

  설마 우리 준이 오빠   만나고 다니는 거 아니지?

 

  그럼, 그냥

 

  (라라)   힘들어도 묵묵히 피아노를 치던   그 태도가

 

  나를 다시 일으켰다

 

  [발랄한 음악]   내 맘속의 종교 활동, 그런 거 다녔어

 

  (숙경)   얘! 너 이상한 사이비   뭐, 이런 데 빠진 거 아니지?

 

  아니에요

 

  이제 기도 마치고 자신감 회복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하영이도

 

  (숙경)   얘야, 저, 씻고 자야지?

 

  (라라)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 씻을게요

 

  [문이 쾅 닫힌다]   그, 지지야!

 

  (하영)   나도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부터 공부해야겠다

 

  (숙경)   야! 야, 야, 고3이 내일이 어디 있어?

 

  [쿵 소리가 난다]   [아파하는 신음]

 

  [문이 쾅 닫힌다]   아니, 씻고 자

 

  [휴대전화 진동음]

 

  [반가운 신음]

 

  준아

 

  (준)   어디야? 집에 들어갔어?

 

  (라라)   시간이 몇 신데 당연히 집이지

 

  [옅은 한숨]

 

  [안도의 한숨]

 

  (라라)   넌?

 

  (준)   나 퇴근하는 중

 

  - (준) 뭐 해?   - 네 생각

 

  (준)   내 생각…

 

  내 생각 하지 말아 줄래?

 

  왜?

 

  나 너한테 자랑할 거 있어서   그런 거거든?

 

  (준)   무슨 자랑?

 

  (라라)   오늘 어떤 할아버지가   내 연주 듣고 우셨어

 

  [부드러운 음악]   (라라)   너 '소녀의 기도' 알지?

 

  그, 학교 종소리로 나오는 음악 있잖아

 

  (라라)   그 흔한 '소녀의 기도'를 듣고는   감동하셔서

 

  막 눈물을 흘리시는 거 있지

 

  (준)   진짜?

 

  난 못 믿겠다

 

  (라라)   치, 너 누구 연주 듣고 운 적 없지?

 

  [잔잔한 음악]

 

  어, 당연히 없지

 

  아유, 그러니까 이해를 못 하지

 

  뿌듯해

 

  (라라)   나 혹시 이제까지 숨어 있던 재능   있었던 거 아닐까?

 

  그럴 리가

 

  (라라)   너 딱 기다려

 

  언젠가 내 연주 듣고   눈물 줄줄 흘리게 해 줄 거야

 

  기대할게

 

  너 내일 우리 집에 올 수 있어?

 

  보여 줄 거 있는데

 

  뭐?

 

  (준)   직접 와서 봐

 

  어, 괜히 궁금하게

 

  늦었어, 얼른 자

 

  나 별 보다 잘래, 잘 가고 또 잘 자

 

  어

 

  [통화 종료음]

 

  [피식 웃는다]

 

  [기분 좋은 한숨]

 

  ['작은 별 변주곡'을 흥얼거린다]

 

  (준)   20년 동안 피아노가 네 옆에 있었어

 

  그걸 어떻게 잊어

 

  (준)   함부로 버릴 수 없는 시간이야

 

  그 시간이 곧 너니까

 

  (라라)   준이의 말처럼

 

  그 시간 속에 정말 내가 있었다

 

  [피식 웃는다]

 

  [무거운 음악]

 

  [음산한 음악]

 

  [경쾌한 음악]

 

  (라라)   '오 마이 갓'

 

  (라라)   준아, 네가 내 방 만들어 준 거야?

 

  준아, 고마워, 정말정말 고마워!

 

  - (숙경) 라라 랜드?   - (하영) 라라 랜드?

 

  (라라)   라라 피아노 랜드요

 

  (하영)   근데 피아노 한 대로 학원을 하려고?

 

  (준)   레슨비

 

  내가 네 첫 번째 수강생 해 줄게

 

  (은석)   라라 씨는 그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은석)   '도도솔솔라라솔'이라는   닉네임의 주인이

 

  이미 만난 사람 중에 있다는 생각   안 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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