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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 런웨이 5




음, 뭐, 지금 커밍아웃하는 건가?

 

[서연의 기가 찬 숨소리]

 

- (방 기자) 음 - '커밍아웃'요?

 

[뛰어오는 발걸음]

 

[거친 숨을 내뱉으며] 되게 머네

 

야, 너 여기 어떻게 왔어?

 

방 기자님

 

진욱 오빠, 내 애인이니까 정정 기사 써 주시라고요

 

[기가 찬 웃음] '애인'?

 

[잔잔한 음악]

 

[의자를 드르륵 민다]

 

(진욱) 걱정하지 마, 한서연

 

내가 해결할게

 

날 믿어

 

이젠 해명해 주세요

 

[휴대전화 조작음]

 

[방 기자의 헛웃음]

 

뭘?

 

제 남자 친구를 기자님 맘대로 게이 만드셨잖아요

 

해명 기사 내 주세요

 

[기가 찬 웃음] [휴대전화를 달그락댄다]

 

진짜 여자 친구 맞아?

 

네

 

제 여자 친구예요

 

[방 기자의 기가 찬 숨소리]

 

어

 

[어색한 웃음]

 

근데 어쩌지?

 

[숨을 들이켜며] 난 해명 기사 쓸 마음이 전혀 없는데

 

어, 잘 봐

 

내가 나진욱의 애인이 재범이 확실하다고 썼나?

 

애인일 수 있다

 

내가 의혹 제기만 한 거잖아

 

난 내가 본 팩트에 대해서만 이렇게 쓴 거뿐이고

 

받아들이는 건 뭐 독자들 몫 아닌가?

 

[기가 찬 웃음]

 

씁, 그러시구나

 

그럼 저도

 

기자님에 관한 아이템 하나 흘려도 될까요?

 

우아 [어색한 웃음]

 

나한테도 그런 게 있어?

 

[주제곡]

 

[진욱의 한숨]

 

[진욱의 헛기침]

 

(진욱) 이제 걱정하지 마

 

해명 기사 금방 뜰 거야

 

(서연) [거친 숨을 내뱉으며] 왜 이렇게 덥냐?

 

(진욱) 야, 너 괜찮아?

 

(서연) 심장이 왜 이렇게 뛰냐고

 

(진욱) [머뭇거리며] 그리고 아까 키스한 건 말이야

 

일종의 작전이었던 거잖아

 

아무런 감정도 없는

 

방 기자를 교란시키려는 작전

 

나, 다 이해해, 그러니깐

 

아무 말도 하지 마

 

나 간다

 

전화할게

 

[멀어지는 발걸음]

 

(도희) 방 기자가 해명 기사는 깔끔하게 잘 써 줬네

 

다행히 이번 건은 잘 해결된 거 같다

 

(재범) 어떻게 된 거예요?

 

(도희) 그러게, 방 기자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꿨는지

 

어, 그럼

 

우리 봉 쌤 쇼에 다시 설 수 있는 거네요?

 

(도희) 응

 

[춘식의 기쁨에 찬 숨소리]

 

다들 이번 일로 느낀 게 많을 거야

 

각자 행동들 각별히 조심하고

 

몸과 마음은 오직 패션쇼만 알았지?

 

'예스, 서'

 

(도희) [손뼉을 탁 치며] 해산

 

형, 방 기자,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인간인데

 

어떻게 한 거예요?

 

내가 사진을 하나 찾았거든 그거로 한 방 먹였지

 

[익살스러운 음악] [휴대전화를 쓱 민다]

 

제가 고딩이지만 이래 봬도 신문도 보고

 

세상 물정 좀 알거든요?

 

이번에 '김영란법' 그런 거 생기면서

 

기자님들 3만 원 이상 식사 접대받으면

 

싹 다 걸린다면서요?

 

그, 막내 로드 매니저가 자랑스럽게 사진 올리셨더라고요

 

하나 더 주시고요

 

하나는 집, 집에 싸 갖고 갈 테니까

 

좀, 하나 더 주시고요

 

(진욱) 당연히 그 오빠는

 

그런 법이 있는지도 모르셨겠죠

 

제가 알아보니까

 

그 '라스페라'라는 레스토랑

 

청담동에 있는 거 맞죠?

 

[옅은 숨을 내뱉으며] 기본이 20만 원이 넘는 거 같던데

 

그걸 우리 방 기자님이 내셨을 리는

 

없잖아요?

 

해명 기사 최대한 빨리 올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한숨]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아이, 나 진짜

 

거기서 왜 심장이 갑자기 뜬금없이 뛰어 가지고, 왜, 왜

 

[칭얼거리며] 아, 왜...

 

(재범) 아이, 깜짝이야, 얘 또 이러네?

 

저기요, 요새 좀 미치신 거 같아요

 

[서연의 안절부절못하는 숨소리]

 

(서연) 아, 왜

 

(춘식) 진짜 그 고딩 만난 뒤로

 

진욱이 형, 엄청 유해지고

 

혼잣말도 늘고

 

(재범) 야, 야, 야, 됐고

 

이제 다 해결됐으니까 들어가서 쇼 준비나 하자

 

[결의에 찬 숨소리]

 

(재범) 누나는 누군지 알죠?

 

- 뭘? - 방 기자한테 기사 흘린 사람요

 

[심호흡]

 

[살짝 웃으며] 그걸 왜 알고 싶은데?

 

아무래도 이번 일이 저 때문에 생긴 것 같아서요

 

흠, 재범아

 

설령 너 때문이었다고 쳐도

 

그래서 달라질 건 없어

 

이 바닥에서 살아남으려면

 

때론 아는 것도 모르는 척해 주는 게 에티켓이야

 

'에티켓'요?

 

아니, 누굴 챙겨 주고 잘해 주고

 

그런 게 에티켓 아니에요?

 

꼭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거라면요

 

저 그냥 모델 접을게요

 

말해 봐요, 누나

 

전 진욱이 그렇게 만든 사람이랑 단 1초도 같이 있기 싫어요

 

[심호흡]

 

맞아, 네가 생각하는 게

 

[옅은 한숨]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그, 저, 12번 봐 봐 12번, 어

 

[학생들이 종이를 펄럭 넘긴다]

 

이거 중요한 문제다, 이거, 어?

 

읽고 한번 각자들 실력대로 한번...

 

(진욱) 키스...

 

키스

 

아휴

 

어제 진욱 오빠랑 나가서 무슨 일 있었어?

 

아무 일도 없었어

 

우리 오늘 노래방 갈래?

 

[진욱의 한숨] 기분 꿀꿀할 때는 노래방이 진리지

 

가자, 내가 쏠게

 

됐어, 다음에

 

그럼 할머니 분식점 가서 떡볶이 먹을래?

 

청양고추 팍팍 넣고 진짜 맵게 해 달래서

 

스트레스 확 날려 버리자

 

오케이?

 

다음에 먹자

 

그럼 우리 뭐 할래? 나 너한테 할 말도 있는데

 

저기, 미안한데

 

나 머리가 아파서 먼저 가 볼게

 

야, 한서연

 

넌 친구가 네 기분 풀어 주려고 이렇게 노력하고

 

할 말도 있다는데 이러기야?

 

[나래의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록 작동음]

 

- 안녕 - 어, 누나

 

오빠, 나 왔어

 

어? 해라

 

[중국어] 오랜만이야

 

(해라) [한국어] 치

 

(춘식) 안 그래도 누나가 해 주는 스파게티 먹고 싶었는데

 

누나랑 나랑 텔레포트 통했네?

 

텔레파시거든?

 

그리고 스파게티 아니라

 

우리 재범 오빠 좋아하는 쌀국수

 

(춘식) 에이

 

나 쌀국수 별론데

 

무슨 음악 들어, 오빠?

 

진욱 오빠 안 보이네? 어디 나갔어? [재범의 한숨]

 

오해라

 

응?

 

나 너한테 마음 없다

 

널 여자로 생각해 본 적도 없어

 

[잔잔한 음악]

 

혹시 네가 나 때문에 나쁜 마음 먹었다면

 

내가 진심으로 사과할게

 

확실하게 선을 긋지 못한 내 잘못이야

 

오빠

 

나한테는 너보다 진욱이가 훨씬 더 소중해

 

[한숨 쉬며] 다시는 여기 오지 마라

 

형

 

[문이 달칵 열린다]

 

이게 다 무슨 말이야? [문이 탁 닫힌다]

 

(서연) 안녕하세요?

 

(서연) 엄마, 잘 있었어?

 

(서연 모) 정말 우리 서연이 보러 온 거 맞아요?

 

네

 

(서연 모) 어머, 서연아

 

이 오빠 진짜 잘생겼다

 

아들 키우며 어머니가 정말 흐뭇하셨겠네

 

네

 

방에 들어가서 얘기 좀 할게요

 

(진욱) 내 자리

 

[진욱의 힘주는 신음] 하

 

아, 이게 얼마 만이냐

 

야, 너 갑자기 찾아오면 어떡해

 

나와 [진욱의 놀라는 신음]

 

[서연의 옅은 한숨]

 

[기쁨에 찬 숨소리] [진욱의 한숨]

 

여기 우리 집이거든?

 

우리 봉 쌤 컬렉션 준비해야 돼

 

그 얘기 하러 왔어

 

아, 맞아

 

[한숨 쉬며] 그 전에는 돌아가야 되는데

 

아, 나 완전 잊고 있었어

 

그 전까지 어떻게든 돌아가야 되는데

 

혹시 모르니까

 

네가 지난번처럼 나 연습시켜 줘야 되지 않을까?

 

그게 연습한다고 하루아침에 달라지냐?

 

워킹은

 

- 응 - 지난번처럼 이렇게 하면 되나?

 

[헛기침]

 

[우두둑] [서연의 아파하는 신음]

 

(진욱) [놀라서 숨을 들이켜며] 왜 그래? 괜찮아?

 

[서연의 아파하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조심해

 

[옅은 한숨]

 

[진욱의 옅은 한숨] [휴대전화 문자 수신음]

 

줘 봐

 

[휴대전화 조작음]

 

[콧방귀 뀌며] 하여간 여자애들이란...

 

- 아, 내 거잖아 - 아이고

 

(나래) 한서연

 

너 내가 그렇게 갔는데 먼저 연락도 안 하냐?

 

앞으로 쭉 연락하지 마

 

나래 문자, 이거 뭐야?

 

몰라

 

네가 무슨 잘못을 했으니까 이럴 거 아니야

 

나래한테 뭘 어쨌길래 이러냐고

 

몰라, 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빨리 말해 봐, 왜 이러는데?

 

쯧, 노래방 가자길래 싫다고 했지

 

그리고?

 

떡볶이 먹자길래 싫다고 했는데?

 

또?

 

피곤하다고 먼저 가겠다고 했어

 

야이씨!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쉬며] 아, 진짜 너, 씨

 

[진욱의 아파하는 신음] 너 나래한테 당장 사과해

 

아, 왜?

 

사과해

 

[진욱의 한숨] [서연의 깊은 한숨]

 

아이, 진짜

 

[진욱의 신음] [서연의 한숨]

 

조그만 게

 

(서연) [속삭이며] 온다, 온다, 온다

 

[진욱의 옅은 한숨]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네가 뭘 잘못했는데?

 

전부 다 내가 잘못했어

 

[울먹이며] 서연아

 

난 요즘 네가 왜 이렇게 낯선지 모르겠어

 

꼭 딴 사람 같아

 

너 진짜 우리 서연이 맞아?

 

(나래) 근데

 

진욱 오빠랑은 어떻게 온 거야?

 

나 서연이야

 

- 네? - 우리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 놀이터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나래, 너

 

왼쪽 엉덩이에 엄지손톱만 한 점 있잖아

 

[익살스러운 음악] 헐

 

(서연) 남편이 보면 안 된다고

 

시집가기 전까지 꼭 지울 거라고 했던 거

 

너랑 나랑 처음으로 목욕탕 같이 갔을 때

 

네가 나 보여 줬잖아

 

야, 한서연

 

그거 죽을 때까지 비밀이라 그랬잖아

 

(서연) 그리고 153번 버스

 

네 초등학교 첫사랑 만난다고 우리 그 버스 타고 등교하다가

 

맨날 지각했고

 

그건...

 

그래

 

나야, 나, 나래 단짝 친구

 

한서연

 

그럼

 

둘이 체인지된 거야?

 

헐

 

[서연의 옅은 한숨]

 

[진욱이 숨을 내뱉는다]

 

[서연이 칭얼댄다] 오빠

 

아니, 서연이지, 너

 

(진욱) 너 아까 나한테...

 

아이, 서연이한테 할 말 있다며, 뭐야?

 

그게, 아니, 이쪽이 아니지

 

그게 말이야

 

아씨

 

떨려서 말 못 하겠어

 

야, 얼굴 바꿔서 다시 와

 

[나래의 한숨]

 

(서연) 나래야, 안녕

 

[서연과 진욱의 웃음]

 

우리 나래, 진짜 귀엽지?

 

어, 귀엽다

 

두 번 귀엽다가는...

 

[진욱의 한숨]

 

(서연) 치

 

[옅은 신음] 아, 근데

 

아까부터 왜 이렇게 발목이 시큰거리지?

 

발목 아프면 안 돼

 

쇼에 서야 되는데

 

[휴대전화 문자 수신음]

 

[휴대전화 조작음] [진욱의 옅은 한숨]

 

[부드러운 음악]

 

야

 

야, 이거 봐

 

뭔데?

 

야, 드디어 네 아버지가 허락하시려나 봐

 

야, 잘됐다!

 

[웃으며] 야, 어떡해

 

(서연) 야, 잘됐다, 잘됐다, 잘됐다

 

어떡해, 어떡해

 

[서연의 기쁨에 찬 숨소리]

 

[웃으며] 어떡해, 어떡해

 

[서연이 발을 동동 구른다]

 

[다른 방에서 노랫소리가 들린다]

 

(나래) 얍

 

왔어?

 

[나래의 힘주는 신음]

 

자, 우리가 여기에서 몸이 바뀌었어

 

그러니까 여기부터 차근차근 되짚어 보자

 

나래 너도 혹시 뭐 빠진 거 없는지 확인해 줘

 

응, 알았어

 

씁, 그날 네가 오디션에서 떨어져서

 

씁, 내가 너 위로해 주려고

 

여기로 끌고 왔잖아

 

(나래) 괜찮아!

 

[의미심장한 음악] 그깟 오디션 또 보면 되지, 뭐

 

[서연이 칭얼댄다]

 

왜, 왜?

 

괜찮아, 괜찮아, 울지마, 울지마

 

♪ 말 달리자 ♪

 

♪ 말 달리자 ♪

 

(나래) 헤이, 헤이!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서연) [가쁜 숨을 내쉬며] 어

 

[나래의 힘겨운 숨소리]

 

여기서 내가 빠지면 되는 거지?

 

어

 

(서연) 나쁜 자식 [마이크가 웅웅 울린다]

 

자기가 톱 모델이면 다야?

 

나진욱

 

너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내가 모델 되면

 

너랑 화보도 안 찍고 런웨이도 안 설 거야!

 

[한숨 쉬며] 두고 봐

 

어? 나왔다 재범 오빠 뮤직비디오

 

저게 왜 재범이 뮤직비디오야?

 

내가 주인공인데 [서연이 중얼거린다]

 

어?

 

(서연) 진짜 좋았을 텐데

 

오빠...

 

[울음 섞인 숨소리]

 

[서연이 놀라서 숨을 들이켠다]

 

(서연) 그럼 내가 재범 오빠가 아니라 나진욱하고 뽀뽀한 거야?

 

(서연) 헐

 

[잔잔한 음악]

 

서연아

 

돌아온 거야?

 

돌아온 거지?

 

뭐야? 아니야?

 

안 돌아온 거야?

 

[서연의 한숨]

 

돌아온 거야, 안 돌아온 거야?

 

뭐야?

 

말을 안 해 줘

 

[진욱의 한숨]

 

[멀어지는 발걸음]

 

서연아! 아, 아니, 아니, 이쪽이 아니지

 

아이씨, 헷갈려

 

서연아!

 

아씨, 누구를 따라가야 돼?

 

그럼 진욱 오빠랑 뽀뽀해

 

했어

 

[발랄한 음악] 뭐?

 

언제?

 

며칠 전에

 

그것도 뽀뽀 말고 키스

 

[부끄러워하며] 어유, 야

 

미안해, 나래야

 

좋아서 한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까...

 

아무튼

 

했는데, 안 변했어

 

그럼, 키스 말고 다른 게 더 있다는 건가?

 

컬렉션은 다가오는데 방법은 모르겠고

 

나 어떡하지?

 

힘내

 

한 번 일어난 기적이라고 두 번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잖아

 

'기적'?

 

그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빠 몸속에

 

내 절친이 들어가 있다는 게 기적이 아니면 뭐겠어?

 

나 계속 이대로면

 

너랑 결혼할까?

 

뭐?

 

외모는 진욱 오빠인데

 

마음은 네 마음 젤 잘 알아주는 나, 서연이

 

야, 이렇게 완벽한 짝이 또 어디 있냐?

 

우리 그냥 이렇게 평생 살자, 응?

 

- 응? 응? - 됐어

 

나 이제 진욱 오빠 안 좋아해

 

뭐?

 

너...

 

누구 다른 사람 좋아해?

 

집에 갈게

 

[멀어지는 발걸음]

 

아...

 

[문이 딸깍 열린다]

 

[스위치를 딸깍 켠다]

 

"피날레"

 

[애잔한 음악] [한숨]

 

[한숨]

 

[옅은 한숨]

 

(왕림) 그렇지,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하나, 둘, 이 템포 기억하라고

 

마지막 형처럼 멋있게 포즈!

 

[서연의 한숨]

 

[웃으며] 그렇지, 좋아, 좋아

 

(춘식) 아, 힘없어서 못 걷겠어요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 (춘식) 아휴 - (왕림) 왜?

 

(춘식) 진욱이 형 혼자 밥 먹고 온 거 아니죠?

 

안 먹었어

 

아, 밥은 개뿔 컬렉션까지 1일 1식, 어?

 

너 아까 된장찌개 한 그릇을 다 처드셨어요, 쯧

 

알아요, 아 아니까 더 배고프단 말이에요

 

[왕림과 춘식의 한숨]

 

(춘식) 꽃등심 먹고 싶다

 

(왕림) 꽃등심?

 

형이, 씨, 더 비싼 거 줄게

 

자! 먹어

 

[춘식의 씩씩대는 숨소리]

 

[왕림의 아파하는 신음] (재범) 언제 왔어?

 

응, 방금

 

이리 와 봐 내가 재밌는 거 보여 줄게

 

(춘식) 뭔데요?

 

(왕림) 아, 뭔데? 핫한 거야?

 

(재범) 봐

 

[왕림의 힘주는 신음]

 

(TV 속 재범) 안녕하세요? 신인 모델 재범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밝은 음악]

 

안녕하세요?

 

어?

 

- (TV 속 재범) 왕림아 - 뭐야, 저거, 아...

 

(TV 속 재범) 데뷔 쇼인데 기분이 어때? [왕림의 무안한 숨소리]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춘식) 어, 저거 언제 찍은 거예요?

 

[숨을 들이켜며] 2년 전?

 

처음으로 우리가 같이 런웨이 섰을 때

 

안녕하세요? 신인 모델 왕림입니다, 예 [왕림의 감탄하는 숨소리]

 

멋있다

 

야, 형 멋있지?

 

- (춘식) 아니요 - (왕림) 어

 

[왕림의 감탄하는 숨소리]

 

(TV 속 재범) 어이, 나진욱이

 

실수 안 할 자신 있어?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나진욱 걱정인 거 몰라?

 

오늘 런웨이 끝나 봐라

 

이번 쇼 보고 간 사람들한테는 나진욱만 기억될걸?

 

(TV 속 재범) 오호, 자신감

 

[카메라 셔터음]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2014 서울 패션 위크"

 

(춘식) 와

 

진욱이 형은 처음부터 클래스가 달랐구나 [왕림의 감탄하는 숨소리]

 

근데 형은 제가 처음 런웨이 설 때 그렇게 놀리더니

 

뭐예요?

 

야, 저거, 저거 다 '악마 편집' 그런 거야

 

아유, 웃기네

 

너 지금도 청심환 먹잖아

 

(춘식) 맞아요, 네 개는 먹는 거 같아

 

(왕림) 네 개는 무슨...

 

(재범) 어때? 감회가 새롭지?

 

우리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왕림) 그러게

 

저 때는 진짜 런웨이만 서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저는 지금도 그런 거 같아요

 

(재범) 그때가 좋은 거야, 인마

 

자, 우리도 초심으로 돌아가야지

 

특히 너, 나진욱 넌 메인이잖아, 인마, 메인

 

[서연이 피식 웃는다] (왕림) 가자, 초심으로

 

- (재범) 응? - (서연) 런웨이에 서고 싶다

 

[왕림이 살짝 웃는다]

 

(서연) 서야만 한다

 

해내야만 한다

 

[엔딩곡]

 

[서연의 아파하는 신음]

 

(재범) 왜 그래? [진욱의 한숨]

 

너 다쳤어?

 

(재범) 너 이 상태로 런웨이 못 나가

 

지금이라도 못 하겠다고 얘기해

 

(재범) 진욱이는?

 

(춘식) 못 봤는데요

 

아무리 나진욱이라도

 

며칠 만에 런웨이에 설 순 없어

 

(서연) 아니야, 할 수 있어

 

아파서 걷지도 못하면서!

 

그 정도면 됐어, 충분하니까

 

[다리를 탁탁 친다]

 

[한숨 쉬며] 다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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