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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도솔솔라라솔 6

 

  [잔잔한 음악]

 

  - (수고해   - (여자1) 수고

 

  ()   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점장)   어딜 그렇게 서둘러 갈까?

 

  준이 씨연애해?

 

  아니요

 

  피아노 레슨 가요

 

  피아노?

 

  (점장)   갑자기 웬 피아노?

 

  로메인 같은데?

 

  이건 상추

 

  [미미가 낑낑거린다]

 

  이건 케일

 

  미미야오빠가 농부가 되려나 봐

 

  뭘 이렇게 많이 심었어?

 

  [흥미로운 음악]

 

  

 

  (라라)   이거 막 뜯어 먹고 그러면 안 된다

 

  개 풀 뜯어 먹는다는 소리 들어   알았지?

 

  배고파도 절대 먹으면 안 돼

 

  향기만 맡아

 

  벌써 시간이오빠 마중 가자

 

  [낑낑거린다]

 

  [우두둑 소리가 난다]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가 들려온다]

 

  [피식 웃는다]

 

  왔어?   [문이 달칵 닫힌다]

 

  ()   

 

  [준이 냉장고 문을 탁 여닫는다]

 

  [라라가 연주를 멈춘다]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왜 그래?

 

  준아너 좀 이상해

 

  뭐가?

 

  왜 이래?

 

  (라라)   

 

  며칠 사이에 키가 더 큰 거 같아

 

  (라라)   남자들은 24살에도   키가 더 자라나?

 

  [의미심장한 음악]

 

  ()   그때 너한테 왜 거짓말을 했던 걸까?

 

  너 몇 살인데?

 

  스물넷

 

  나랑 같네

 

  ()   다시는 너를 만나지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라라)   가만히 좀 있어 봐

 

  이렇게 해야 다음 달에 확인을 하지

 

  [라라의 힘주는 신음]

 

  ()   이렇게 가까워질 줄 알았다면

 

  좀 빨리해

 

  (라라)   알았어알았어

 

  [라라의 비명]

 

  ()   이런 마음이 될 줄 알았다면

 

  [라라의 놀란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종이 뎅 울리는 효과음]   [준의 아파하는 신음]

 

  [새 울음 효과음]   (라라)   아니괜찮아?

 

  [놀라며]   어떡해!

 

  어떡해내가…   [흥미로운 음악]

 

  (라라)   

 

  미안미안미안

 

  ()   벌써 두 번째야

 

  정말 미안해준아

 

  (라라)   많이 아파?

 

  [고양이 울음 효과음]

 

  [헛웃음]

 

  [잔잔한 음악]

 

  [한숨]

 

  (라라)   준이는 자기 얘기 하는 걸 싫어해요

 

  가족도 없다고 했고

 

  사실

 

  비밀이 좀 많아요

 

  (정남)   병원장 아들이잖아

 

  선우재단 금지옥엽 외아들

 

  준이 나이요?

 

  저랑 동갑인데왜요?

 

  (정남)   아마 고3일걸?

 

  저 아랫동네의대 잘 보내는   자사고 다닌다고 하더라

 

  [한숨]

 

  [풍경이 딸랑거린다]

 

  [잔잔한 음악]

 

  [라라의 비명]

 

  [놀란 신음]

 

  어머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당황한 신음]

 

  미쳤나 봐

 

  미쳤나 봐

 

  [라라의 한숨]

 

  [라라의 못마땅한 신음]

 

  [발랄한 음악]

 

  (라라)   '딴생각하지 말고'

 

  ()   바닥 청소냉장고 정리 해 놓을 것

 

  [놀란 신음]

 

  내가 딴생각하는 거 어떻게 알았지?

 

  CCTV로 나 지켜보고 있는 거 아니야?

 

  [놀란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예서 모)   아이참볼 거 없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숙경)   [흥얼거리며]   맛있는 커피가 왔어요

 

  [숙경이 잔을 달그락거린다]   (예서 모)   '위대한 배신자그거 재방송 안 하나?

 

  몇 번이야그거틀어 봐 봐

 

  나 저번 주 못 봐 가지고   궁금해 죽겠네

 

  민경이 감옥 갔나?

 

  - (미란에이   - (숙경감옥 갔다 나온 지가 언젠데

 

  언니빵 나와서 신분 세탁 하고   벌써 남자 세 명 붙었어

 

  - (예서 모리얼리?   - (승기 모그럼

 

  (승기 모)   키다리 아저씨 붙었지   재벌 2세 붙었지그리고 그뭐냐

 

  언니얼굴 천재 하나 붙었잖아

 

  [함께 웃는다]   (예서 모)   다 붙었네다 붙었어

 

  (승기 모)   난 그중에서 재벌 2세가   제일 마음에 들더구먼

 

  (숙경)   에이

 

  난 키다리 아저씨가 더 좋아 버려야

 

  (미란)   몰라난 얼굴 뜯어 먹고 살 거야

 

  얼굴 천재!   [함께 웃는다]

 

  (예서 모)   아니남자 만날 거 다 만나고   복수는 언제 합니까?

 

  아휴드라마 원 투 데이 봅니까?

 

  일일극 복수는

 

  드라마 시작하고 반절은 지나야   나오는 게 공식이야

 

  (승기 모)   아직 멀었다고

 

  , '유 윈'

 

  (예서 모)   아휴드라마 작가 납셨네   한 편 쓰세요

 

  [한숨]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격정적인 음악]

 

  [휘파람 효과음]

 

  얼굴 천재…   [탄성]

 

  [멋쩍은 웃음]

 

  어서 오세요

 

  (중호)   지금 커트 가능할까요?

 

  그럼요여기

 

  

 

  - (숙경의자 여기   - (승기 모여기여기여기

 

  - (숙경앉으세요   - (중호이렇게요?

 

  (숙경)   어떻게 해 드릴까요?

 

  [흥미로운 음악]

 

  (라라)   남자는 몇 살까지 키가 크나요?

 

  (라라)   '남자는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 고1'

 

  '늦게 닫히면 고때쯤에   닫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개는 고2쯤 되면   거의 안 큰다고 보죠'

 

  달라

 

  [의아한 신음]

 

  ?

 

  [숙경의 들뜬 숨소리]   [숙경이 물을 칙칙 뿌린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해 드릴게요

 

  (중호)   예   [숙경의 웃음]

 

  (숙경)   

 

  [숙경이 흥얼거린다]

 

  [숙경이 입소리를 슉 낸다]

 

  [강조되는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저마다 비명을 지른다]

 

  (승기 모)   아가씨왜 자꾸 벽을 뚫고 나와?

 

  (예서 모)   혀 깨물었어

 

  (라라)   죄송해요너무 죄송해요

 

  손님들 계신 줄 모르고

 

  아줌마여기 벽   언제 다시 붙여 놨어요?

 

  [사람들의 놀란 신음]   [떨리는 숨소리]

 

  (미란)   오늘은 또 뭔 일로 벽을 뚫었대?

 

  얼굴 천재…   [함께 당황한다]

 

  (미란)   손님 놀놀라시게

 

  제가 너무 궁금한 게 있어 가지고

 

  (승기 모)   그렇게 급하게 궁금한 게 뭔데?

 

  혹시 남자들은 키가 언제까지 자라요?

 

  (승기 모)   그건 또 뭐

 

  (미란)   저기우리 남편은   군대 가서도 컸다고 하하더라

 

  군대요?

 

  그렇구나

 

  늦게까지도 많이 자라는구나?

 

  [익살스러운 음악]   (예서 모)   숙경쓰

 

  숙경쓰!

 

  자기는 또 왜 그래갑자기 말이 없어

 

  [당황하는 신음]

 

  (숙경)   아니저기

 

  자기들머리는 한 달에 1cm 정도   자라는 거 알지?

 

  (승기 모)   갑자기 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야?   [승기 모의 웃음]

 

  (예서 모)   너무 조금 자라는 거 아니야?

 

  (라라)   1cm?

 

  (예서 모)   1cm?

 

  (라라)   1cm면 요만큼   [숙경의 성난 신음]

 

  [숙경이 스위치를 달칵 켠다]

 

  [문이 탁 닫힌다]

 

  [하영의 한숨]

 

  [숙경이 물을 조르르 따른다]

 

  [하영의 피곤한 신음]

 

  (승기)   에이그

 

  (하영)   배고파

 

  (라라)   나도   [라라의 피곤한 신음]

 

  [숙경이 콜록거린다]

 

  (숙경)   [쉰 목소리로]   오늘 저녁은 간단하게 라면 먹자

 

  - (하영난 비빔라면   - (라라난 짜장

 

  (숙경)   난 매운 라면

 

  [익살스러운 효과음]

 

  - 제가 끓이는 거예요?   - (숙경얘기 못 들었어?

 

  (숙경)   아줌마 오늘 사고 쳐서

 

  트라우마 오게 생겼어   [콜록거린다]

 

  젓가락 들 힘도 없어

 

  - 그럼 제가 끓일까요?   - (하영아니

 

  (하영)   하지 마절대 하지 마   라면 버릴 일 있어?

 

  (라라)   좀 그렇지?

 

  아무래도 전문가가 끓이는 게   낫겠다승기야

 

  전문가요?

 

  [웅장한 음악]

 

  [숙경과 라라의 만족하는 신음]

 

  [사람들의 탄성]

 

  [저마다 수저를 달그락거린다]

 

  [숙경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만족스러운 신음]

 

  뿌듯하네요

 

  - (하영잘 먹었다   - (라라최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숙경)   따봉따봉

 

  - 근데 아줌마   - (숙경?

 

  아까 헤어 숍에서   무슨 일 있었길래 그래요?

 

  [혀 짧은 말투로]   손님 뒷머리를 싹둑 해 먹었어

 

  뭐라고?

 

  [익살스러운 음악]   (숙경)   손님정말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요정말 괜찮습니다

 

  머리 제자리 찾을 때까지

 

  공짜로 계속 다듬어 드릴 테니까

 

  - (숙경언제가 됐든   - (중호

 

  아무 때나 오세요예   [중호의 멋쩍은 웃음]

 

  원장님 마음이 불편하시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숙경)   천만다행인 거는

 

  사람이 어찌나 순하던지

 

  '사과해라', '배상해라'   싫은 소리 한 마디를 안 하더라고

 

  그러니까요   진짜 되게 좋은 사람인 거 같아요

 

  [다가오는 발걸음]   [풀벌레 울음]

 

  [어두운 음악]

 

  (하영)   노랑이   [밝은 음악]

 

  동글이

 

  (라라)   하영이 너 진짜 잘한다   헤어랑 메이크업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완전 센스가 넘치네

 

  (하영)   언니여기다가 이거 하나 더 달까?

 

  (라라)   그럼 여기 밑에다가 캘리그래피로   '라라 랜드'도 써 봐

 

  

 

  (라라)   그렇지그렇지

 

  이쁘다

 

  하영이는 좋겠다   스위트한 남친 있어서

 

  [하영이 펜을 탁 내려놓는다]

 

  (하영)   남친 아니고 남사친이라고

 

  그냥 남자 사람 친구!

 

  (라라)   그게 그거 아니야?

 

  그렇지?

 

  (승기)   그러니까요

 

  맨날 뭘 그렇게 찍어승기는?

 

  (승기)   이거 진하영 열아홉 살 기록요

 

  (하영)   [헛웃음 치며]   기록은웃기고 있네

 

  너 내 흑역사 찍어서   나중에 협박하려고 그러는 거잖아

 

  너 진짜 죽고 싶냐?

 

  (승기)   이거 엄마 졸라서 산 거다   빨리 내놔

 

  (하영)   너 진짜 조용히 해!   [승기와 하영이 소란스럽다]

 

  (숙경)   그만 좀 싸워!

 

  아휴진짜

 

  아니일곱 살부터 12년 동안   오지게도 싸워들!

 

  이 정신 사나운 거 이건 뭐야이거?

 

  설마 학원 가방?

 

  (하영)   뭐 가방이자   라라 랜드의 굿즈라고 할 수 있지

 

  굿 뭐?

 

  [경쾌한 음악]   (라라)   G, O, O, D, S

 

  [강조되는 효과음]   굿즈한마디로 기획 상품이랄까요?

 

  (승기)   이 가방 때문에   학원 등록하는 사람도 있을 거니까

 

  - 두고 보세요   - (라라

 

  [숙경의 헛웃음]

 

  (숙경)   웃기는 것들이야

 

  이딴 걸 받자고 누가 학원을 다녀?

 

  (라라)   아줌마요즘에는   이런 스페셜 굿즈 받으려고

 

  공연도 가고 앨범도 사고   밤새 줄도 서고 그래요   [승기와 하영이 호응한다]

 

  (숙경)   [헛웃음 치며]   퍽이나

 

  차라리 SNS 이런 데다가   영상을 올리든지

 

  [손가락을 딱 튕기며]   그것도 할 거예요

 

  (숙경)   그래?

 

  요즘 별그램에서 봤다고   [숙경의 헛기침]

 

  머나먼 서울에서 우리 미용실까지   찾아오는 손님도 있더라

 

  [라라의 의아한 신음]   (승기)   에이진짜요?

 

  (숙경)   그것도

 

  ♪ 머리부터 발끝까지 ♪

 

  명품으로 휘감은 여자가

 

  엄마그 여자 시력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숙경)   엄마를 뭘로 보고

 

  

 

  (라라)   요 밑에다가

 

  '차은석수강생 이름도 써 줘

 

  차은석?

 

  [밝은 음악]   (숙경)   설마 그 윗집 사는 차 쌤?

 

  (라라)   저희 라라 랜드   두 번째 수강생이에요

 

  (숙경)   ?

 

  이상하게 그

 

  나도 이그 가방이 갖고 싶네?

 

  대충 멀리서 보니까   이쁜 것도 같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숙경의 헛기침]

 

  라라야나   [라라가 캑캑거린다]

 

  피아노 배우기에 너무 늦은 거 아니지?

 

  - (하영엄마   - (숙경?

 

  박명수 아저씨가 한 말도 몰라?

 

  (숙경)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승기가 풉 웃는다]

 

  (숙경)   아유그냥이놈의 주둥이를 그냥   아휴너 좀 맞자이리 와!

 

  (하영)   !   [소란스럽다]

 

  - (숙경이놈의 계집애!   - (하영아파

 

  ()   주문 마감됐습니다

 

  너무 늦게 오셨다고요

 

  (매니저)   아유준아

 

  아휴사회생활 하면서 융통성이…   아이고

 

  하루가 멀다 하고 오시는 분한테

 

  그렇죠?

 

  준아준아   나와 봐나와 봐나와 봐

 

  [준의 한숨]   선생님제가 해 드릴게요

 

  [준이 달그락거린다]   뭐 드시겠어요?

 

  (은석)   커피랑 터키샌드위치 주세요

 

  (매니저)   터키

 

  ()   다 드셨으면 치워 드릴까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생각 좀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에 하죠

 

  이거 좀 부탁할게요

 

  [한숨]

 

  [무거운 음악]

 

  [은석의 아파하는 신음]

 

  죄송합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고마워요

 

  우리 전에 본 적이 있던가요?

 

  [밝은 음악]

 

  "라라 랜드"

 

  '최고'

 

  (라라)   예쁘다

 

  준이는 뭐 하고 있으려나?

 

  (라라)

 

  벌써 자나?

 

  나도 모르는 야간 알바를 구했나?

 

  (라라)

 

  [속상한 신음]

 

  (라라)

 

  이런 적이 없는데?

 

  설마 어제 나 때문에 코피 나서   화났나?

 

  [긴장되는 효과음]

 

  ()   복수할 거야

 

  [기괴한 음악]   복수할 거야복수할 거야!

 

  으음아니야그럴 리 없어

 

  [흥미로운 음악]

 

  오늘 학원 청소를 대충 해서 삐졌나?

 

  [긴장되는 효과음]

 

  [기괴한 음악]   ()   내가 먹고 치우라고 했지?

 

  이걸 확!

 

  아니지   그런 적이 한두 번도 아니고

 

  [고민하는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돈 나중에 갚아도 된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게 진심이 아니었던 건가?

 

  [긴장되는 효과음]

 

  [기괴한 음악]   ()   구라라

 

  내 돈 내놔

 

  내 돈 내놔!

 

  내 돈 내놔!

 

  아니야

 

  아니야준이가 그럴 애는 아니야

 

  [초조한 숨소리]

 

  (라라)

 

  [휴대전화 진동음]

 

  [준이 탁자를 톡톡 두드린다]

 

  [잔잔한 음악]

 

  (은석)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은석)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

 

  다음에 하죠

 

  ()   날 기억하고 있는 걸까?

 

  설마

 

  나에 대해 뭘 알고 있나?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지?

 

  기억해 낸 거죠?

 

  [은석이 입소리를 쩝 낸다]

 

  기억해 낸 것만 아니라

 

  더 많은 걸 알게 됐지

 

  선우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네 사진을 봤다

 

  [무거운 음악]

 

  왜 가출한 거니?

 

  (윤실)   다녀와요

 

  ()   준이한테 전화 한번 넣어 봐

 

  지금요?

 

  지금 수업 시간인데 무슨

 

  그 녀석 통 얼굴 보기가 힘들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주말에는 꼭 집에 들르라 그래

 

  지금 시험 기간이에요

 

  (윤실)   기숙사에서 잘 지내고 있는데   괜히 전화해서

 

  간섭하고 그래서   심기 불편하면 시험 망쳐요안 돼

 

  시험 끝나면 오겠죠

 

  좀 기다려요

 

  3이 벼슬이네

 

  ()   벼슬이야

 

  [초조한 신음]

 

  미치겠네정말

 

  선생님한테 이유를 말할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요

 

  (은석)   그렇지

 

  ()   우리 부모님한테 알릴 건가요?   내가 여기 있다고?

 

  글쎄내가 뭐그렇게까지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

 

  만약 내가 부모님한테 연락하면

 

  너 또 도망갈 거니?

 

  [잔잔한 음악]

 

  (은석)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든 걸 다 떠나서

 

  난 라라 씨한테만큼은   사실을 말해야 된다고 생각해

 

  네가 고등학생이라는 거

 

  기망이라는 말을 아니?

 

  거짓을 말하거나

 

  진실을 숨기면서 상대를 속이는 거

 

  그것만큼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

 

  기망은

 

  세상에 대한 선한 믿음을   파괴해 버리거든

 

  (숙경)   원래 그렇게 잘 먹어?

 

  (라라)   언니 밥이니까 잘 먹죠

 

  - (숙경그렇지내 밥이 맛있지?   - (라라그럼요

 

  (라라)   너무 맛있어요   [함께 웃는다]

 

  (라라)   ?

 

  (숙경)   ?

 

  누구지?

 

  에이그관찰력하고는

 

  (숙경)   이제서야 봤냐?

 

  맨날 여기 왔다 갔다 하는 애잖아

 

  집이 이 근처인가?   시도 때도 없이 눈에 걸리네

 

  

 

  그래요?

 

  - (숙경응   - 

 

  [라라의 웃음]   - (숙경가자   - (라라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숙경)   어머머이게…   [흥미진진한 음악]

 

  어머이게 뭐야어머나!   [문손잡이를 덜컹거린다]

 

  아휴이게 뭐야!

 

  (라라)   왜요언니?

 

  [숙경의 당황한 신음]   괜찮아요?

 

  (숙경)   아니   [라라가 킁킁 냄새를 맡는다]

 

  (라라)   뭐야이거 본드 같은데?

 

  - (숙경?   - 누가 여기다 이런 걸 해 놨어?

 

  - 아유이게   - (라라누구야?

 

  어떤 놈의 새끼야이거?   아유이 새끼이거 잡히기만 해 봐

 

  [문손잡이를 흔들며]   내가 아주 그냥 손모가지가   가루가 되도록 부숴 버릴 거야아주!

 

  (중호)   안녕하세요   [숙경의 짜증 섞인 신음]

 

  (숙경)   어머아유오셨어요?

 

  오늘은 미용실 말고

 

  여기 옆의 학원에 왔는데

 

  피아노 배우시게요?

 

  

 

  [의미심장한 음악]

 

  (라라)   드시고 싶은 걸로 골라 보세요

 

  두 개 골라도 됩니까?

 

  세 개 드셔도 됩니다

 

  [살짝 웃는다]

 

  피아노는 처음 배우고 성인 취미반

 

  (라라)   레슨은 일주일에 두 번이에요

 

  가능한 요일하고 시간 말하면은

 

  매일 오고 레슨비를 더 내면   안 될까요?

 

  ?

 

  안 될 거는 없지만

 

  (중호)   근데 저 가방도 진짜 주는 거죠?

 

  물론이죠그럼 언제부터

 

  지금 당장 시작하고 싶은데

 

  - 지금 당장요?   - (중호

 

  - 되게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구나   - (중호

 

  (라라)   근데 어떡하죠?

 

  곧 다른 수강생이 올 시간인데   [문이 달칵 열린다]

 

  (만복)   저 왔습니다선생님

 

  (라라)   마침 오셨네할아버지!

 

  (만복)   아유손님이 있었네?

 

  (라라)   새로운 수강생이에요

 

  그럼 전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라라)   안녕히 가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숙경)   아으이거   왜 이렇게 안 닦여이거아유

 

  (미란)   언니식용유 어디 있어?

 

  그거 기름 바르면 닦일 건데

 

  (예서 모)   솔트 어때맛소금 좀 뿌려 볼까?

 

  (승기 모)   아이고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미란아매니큐어 키트 어디 있어?   아세톤 좀 갖고 와 봐

 

  - (예서 모아세톤이 돼?   - (승기 모아이고

 

  [미란이 중얼거린다]

 

  (예서 모)   아이고

 

  [숙경의 아파하는 신음]   (승기 모)   아파아유똑바로

 

  (숙경)   누가 이런 망할 짓을 했어?   아휴정말진짜

 

  - 경찰에 신고할까?   - (승기 모아이고

 

  (승기 모)   자기 혹시

 

  [익살스러운 음악]   누구한테 인심 잃은 거 아니야?

 

  [숙경의 의아한 신음]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했다든가

 

  내가 그럴 사람이냐!

 

  (숙경)   내 비즈니스 마인드 12년을   보고도 몰라?

 

  - (숙경아휴정말아휴정말쯧   - (승기 모아유하긴

 

  (미란)   맨날 이 근처 어슬렁거리는

 

  꼬마애 한 명 있다며?

 

  (예서 모)   고놈이 장난을 친 건가?

 

  [건반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미란)   

 

  (미란)   아이할아버지!   [함께 짜증 낸다]

 

  (예서 모)   도레도레진짜

 

  (승기 모)   정말 돌아 버리겠네   한창 추리 드라마 찍고 있는데

 

  BGM이 저게 뭐야?

 

  - (승기 모아휴   - (숙경닦아닦아닦아팍팍

 

  [건반이 댕댕 울린다]

 

  (라라)   할아버지여기 손은

 

  계란 하나 쥐었다 생각하시고   이렇게 양손을 얹어 주시고   [만복이 호응한다]

 

  그리고 등을 펴시고

 

  그다음에 어깨 힘 빼시고

 

  양팔 안에는   배구공 하나 들어갔다 생각하시고

 

  그렇죠!   [만복이 호응한다]

 

  [손뼉을 탁 치며]   할아버지자세가 제일 중요해요

 

  그리고 여기   오선 아래에 있는 이게 ''

 

  지금 치고 있는 위치   검은 건반 두 개 앞에 있는 이거

 

  까먹으시면 안 돼요

 

  알았어

 

  [건반이 댕댕 울린다]

 

  쉽네아주   [라라가 살짝 웃는다]

 

  이거 보이세요?

 

  (만복)   아이고어지럽다

 

  맨 콩나물 대가리뿐이네?

 

  이거 할아버지가 치고 싶다는   그 곡이에요

 

  [부드러운 음악]

 

  (만복)   어이구

 

  악보만 봐도 너무 아름답죠?

 

  [건반이 댕 울린다]

 

  아니이렇게 쳐 가지고   어느 세월에 이걸 다 쳐?

 

  [웃으며]   저도 처음에는

 

  (라라)   ''부터 시작했답니다

 

  파이팅!

 

  [건반이 연신 울린다]

 

  (라라)   

 

  할아버지

 

  근데 오늘 준이 봤어요?

 

  아니

 

  오늘 아침에도 안 왔어

 

  (만복)   무슨 일 있어?

 

  아니에요   [웃음]

 

  (만복)   으응

 

  [건반이 연신 울린다]   [잔잔한 음악]

 

  여기 있을 시간인데?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통화 종료음]   도대체 어디 간 거지?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학생1)   아파!

 

  이거 놔!

 

  !

 

  [잔잔한 음악]

 

  (학생1)   빨리 내놓으라고진짜

 

  (학생2)   뭔데?

 

  (학생1)   진짜아이

 

  (지훈)   가자고

 

  ()   안 간다고안 간다고

 

  (지훈)   진짜 너아버지 생신인데   하나뿐인 아들놈이 이럴 거야?

 

  아휴불효자네불효자야

 

  집에 가서 뭐 할 거야?

 

  집에 가서 뭐 하긴

 

  - (지훈따라와좀 빨리   - (안 간다고진짜

 

  [준의 한숨]

 

  이럴 줄 알았어

 

  ()   거봐괜히 왔잖아

 

  부부 동반 모임 간다고 했어안 했어?

 

  (지훈)   난 일찍 오실 줄 알았지

 

  몰라하여튼 너 때문에 괜히 왔어

 

  으이그삐딱한 새끼

 

  - 나 간다   - (어디?

 

  (지훈)   막차

 

  ()   가든지 말든지

 

  (지훈)   내일 학원에서 보든지 말든지

 

  김지훈   [문이 달칵 열린다]

 

  너 진짜 갔어?   [문이 달칵 닫힌다]

 

  저거 진짜 속 좁아 가지고진짜

 

  ()   김지훈!

 

  ()   좀 같이 가자고

 

  [신호등 알림음]   너 또또 그 표정

 

  좀 웃어인마

 

  ()   내가 웃든지 말든지이 자식아

 

  아휴하여튼 진짜

 

  ()   김지훈너 인사도 안 하고 가냐?

 

  (지훈)   안녕

 

  [못마땅한 신음]   [차 엔진음]

 

  [와장창 소리가 난다]

 

  [타이어 마찰음]   [어두운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슬픈 음악]

 

  (지훈)   안녕

 

  [타이어 마찰음]

 

  (학생3)   너 왜 이렇게 잘했냐?

 

  공부도 안 했다더니   [학생들의 웃음]

 

  (학생4)   얘 뭐야선우준   [학생들의 탄성]

 

  지훈이 없으니까 준이가 1등 했는데?

 

  (학생5)   그래맨날 2등 하더니 웬열?

 

  (학생3)   이 새끼 일부러   지훈이 죽인 거 아니야? 1등 하려고?

 

  (학생4)   [헛웃음 치며]   그걸 말이라고

 

  (학생5)   나쁜 새끼야진짜   [학생들의 웃음]

 

  (교사)   그만!

 

  뒤에서부터 걷어 와

 

  빨리

 

  (윤실)   여보여보여보아이고세상에

 

  [윤실이 성적표를 사락 집는다]

 

  (윤실)   빵점

 

  ()   이 자식이

 

  정신머리가 틀려먹었네

 

  그깟 친구 하나 죽은 게 무슨 대수라고

 

  그깟 친구라니요?

 

  그날 아빠 때문에 지훈이가 우리 집에   오지만 않았어도 내가

 

  누가 오랬어?

 

  자기가 왔다가 재수 없게 죽은 걸   뭘 어쩌라고!

 

  (윤실)   여보

 

  아이아휴그만합시다여보

 

  그만합시다!

 

  사람 살리는 일을 하다 보면은   사람 죽는 일도 다반사야

 

  멘탈이 그렇게 약해 빠져서   무슨 큰일을 하겠어!

 

  무슨 큰일요?

 

  나 그딴 거 안 해요

 

  아무것도 안 할 거야

 

  - (윤실준아   - (너 이놈의 자식

 

  (윤실)   안 돼안 돼여보여보여보

 

  여보안 돼안 돼안 돼   말로 해말로말로!   [명의 성난 신음]

 

  (윤실)   준아

 

  어디를 간 거야?

 

  어머!

 

  얘가 설마

 

  아줌마아줌마!

 

  (강 형사)   

 

  아주 출근 도장을 찍으시네

 

  사모님

 

  뭐가 나오면   제가 바로 연락드린다고 했잖습니까

 

  아니매일 여기서 이러시면   저희 다 이렇게 되게 불편하고

 

  사모님도 힘드시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어서 그래요   [강 형사의 한숨]

 

  [가방을 달그락거린다]

 

  다 같이 밥이라도 드시든지

 

  [윤실의 성난 숨소리]

 

  (강 형사)   사모님이런 거 주시면   안 된다니까요!

 

  정말 왜 그러시는 걸까?   [강 형사의 한숨]

 

  [새가 지저귄다]   [잔잔한 음악]

 

  ()   우리 부모님한테 알릴 건가요?   내가 여기 있다고?

 

  만약 내가 부모님한테 연락하면

 

  너 또 도망갈 거니?

 

  다른 곳으로 가야 되나

 

  [가쁜 숨소리]

 

  (라라)   준아!

 

  준아!

 

  [라라의 가쁜 숨소리]

 

  (라라)   혹시나 해서 와 봤는데

 

  다행이다

 

  설마

 

  나 찾아다닌 거야?

 

  톡도 씹고 전화도 꺼 놓고

 

  (라라)   무슨 일 있어?

 

  나한텐 말해도 되는데

 

  - (라라야   - (라라?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사라지면

 

  넌 어떨 거 같아?

 

  [차분한 음악]

 

  (라라)   슬플 거 같아

 

  그렇구나

 

  ?

 

  왜 갑자기 사라지고 싶은데?

 

  귀찮은 사람이 생겨서

 

  (라라)   설마 나?

 

  

 

  그런 사람이 생겼다고   사는 동네를 막 쉽게 바꾸고 그래?

 

  ()   

 

  나 원래 그런 사람이야

 

  나 좀 혼자 있고 싶은데   먼저 좀 가 줘라

 

  (라라)   

 

  [준의 한숨]

 

  (라라)   내가 그렇게 귀찮았나?

 

  진작 말을 해 주지

 

  ?

 

  (라라)   쟤는 아까

 

  !

 

  (라라)   !

 

  [라라의 힘주는 신음]

 

  책가방가지 마!

 

  [라라의 비명]

 

  [아파하는 신음]

 

  안 혼낼 테니까 제발 가지 마!

 

  [라라의 가쁜 숨소리]

 

  [살짝 웃는다]

 

  너 그자 세 개 맞지?

 

  (라라)   또 달라고?

 

  넌 이름이 뭐야?

 

  재민이요

 

  신재민

 

  (라라)   재민신재민?

 

  이름 이쁘네

 

  재민이근데   왜 이 앞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해?

 

  혹시 피아노 배우고 싶어?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전원음]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너 이 곡을 어떻게 알아?

 

  (재민)   들었어요

 

  (라라)   뭐야이 곡을 듣고 이렇게 친다고?

 

  [놀라며]   너 피아노 배운 적 있니?

 

  그럼 집에 피아노가 있어?

 

  [연주를 멈추고]   피아노는

 

  학교에도 있고 교회에도 있고   공원에도 있어요

 

  

 

  음악의 신이 내린 보석 같은 아이구나

 

  보석요?

 

  (라라)   내 주위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친구들이 진짜 많았거든

 

  신동천재라고들 부르지

 

  선생님도 피아노 잘 치잖아요

 

  (라라)   ?

 

  나 잘 치지잘 치는데

 

  막 스페셜하지는 않아

 

  부럽다재민아

 

  (재민)   근데 선생님

 

  아까 그 곡요   왜 그 형이 올 때만 쳐요?

 

  너 그것도 알아?

 

  [웃음]

 

  (라라)   그 곡은 그 형을 마중 나가는 곡이거든   [라라의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라라)   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도 수고했다고   어서 오라고 막 속삭이는 노래야

 

  (라라)   너도 이렇게 아는 걸   그 형은 알지도 못하더라

 

  [문이 달칵 열린다]

 

  - 왔어?   - (어   [문이 달칵 닫힌다]

 

  (라라)   맨날 뚱한 표정으로 들어와서   저기 냉장고 가서 물만 벌컥벌컥 마셔

 

  아닌데?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가 들려온다]

 

  (재민)   형이 이렇게 터벅터벅 걷다가

 

  음악을 듣고 언덕을 올라올 때

 

  점점 템포가 빨라져요

 

  신나게 뛰어요

 

  (재민)   그러다가

 

  학원 앞에 와서 호호 숨을 쉬고

 

  땀도 닦고 머리도 만져요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문을 열어요

 

  [화분이 쨍그랑 깨진다]   [라라의 놀란 신음]

 

  ()   이게 왜 문 앞에이게

 

  [라라의 헛기침]

 

  돌아왔네

 

  ()   여기가 내 집인데 당연히 와야지

 

  아까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그건

 

  (라라)   너 사라지면 안 돼

 

  내 옆에 있어

 

  [부드러운 음악]

 

  ?

 

  내가 돈을 못 갚았잖아

 

  (라라)   너도 봐서 알겠지만

 

  내가 원래 빚지고는 못 사는   스타일이야

 

  그러니까 내가 돈 다 갚을 때까지   어디 가면 안 돼

 

  그리고 저기저기!

 

  저 상추랑 로메인저거 누가 길러?   저렇게 많이 심어 놓고

 

  나한테 다 떠넘기려고?

 

  ()   [피식하며]   저걸 생각 못 했네

 

  상추는 진짜 생각도 못 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저렇게 귀한 것들을

 

  라라야

 

  (라라)   ?

 

  나 안 사라질게

 

  네 옆에 꼭 붙어 있을게

 

  내 돈은 소중하니까

 

  [라라의 기가 찬 숨소리]   너한테 꼭 갚을 기회를 줄 거야

 

  [밝은 음악]   [어이없는 신음]

 

  나 안 떼먹어

 

  진짜 네 돈 안 떼먹어

 

  ()   얼마인지나 알아?

 

  (라라)   

 

  사백오백육백구백만 원?

 

  칠백만 원인가팔백

 

  [힘주는 신음]

 

  "베토벤"

 

  [은석의 옅은 탄성]

 

  [초인종이 울린다]

 

  할 말이 있어요

 

  

 

  ()   전에

 

  선생님도 라라 결혼식에 갔다고

 

  그렇게 말했어요그렇죠?

 

  그랬지

 

  라라는 선생님이 자기 결혼식에   온 것도 모르고 있던데?

 

  신랑 측 하객이었겠죠?

 

  (은석)   

 

  라라 전남편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죠?

 

  (은석)   대학교 후배야

 

  ()   

 

  그 얘기를

 

  왜 라라한테 안 했을까?

 

  [헛웃음 치며]   

 

  굳이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아니요

 

  말하면 라라가 불편해서   선생님을 피할지도 모르니까

 

  [무거운 음악]

 

  [한숨]

 

  말할 기회가 있었지만   일부러 말하지 않은 거예요

 

  

 

  난 거짓말을 했고   선생님은 진실을 숨겼어요

 

  이것도 기망 아닌가요?

 

  [헛웃음 치며]   그런 셈인가?

 

  ()   우리 둘 다 비밀이 있네요

 

  그러니 밝히는 것도 각자 합시다

 

  적당한 타이밍에

 

  [풀벌레 울음]

 

  [밝은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라라)   ?

 

  

 

  여보세요?

 

  (라라)   준아

 

  준아

 

  왜 말이 없어또 무슨 일 있어?

 

  잘 자라고

 

  그 쉬운 말을 넌 참 어렵게도 한다

 

  알았어나 잘 잘 테니까   잠들기 전까지 노래 좀 불러 봐

 

  ()   싫어

 

  (라라)   으음

 

  [목을 푼다]

 

  ♪ 반짝반짝 작은 별 ♪

 

  ♪ 아름답게 비치네 ♪

 

  ♪ 서쪽 하늘에… ♪

 

  

 

  여보세요너 듣고 있어?

 

  [라라가 코를 드르릉 곤다]

 

  [코를 드르릉 곤다]

 

  [피곤한 신음]

 

  [피식한다]

 

  스트레스가 밀려와서   또 폭풍 잠 자나 보네

 

  (라라)   미미야잘할 수 있지?

 

  넌 할 수 있어

 

  손 좀 풀어 볼까?

 

  언니가 이렇게 주물러 줄게

 

  미미야잘 외워

 

  여기가 ''

 

  [건반이 댕 울린다]   ''

 

  여기가 ''   [건반이 댕 울린다]

 

  그다음에 여기가 ''   [건반이 댕 울린다]

 

  알겠어미미야그럼 '쳐 봐

 

  '쳐 봐   [미미가 낑낑거린다]

 

  - (승기미쳤나 봐저 누나   - (라라) ''

 

  제정신 아닌 거 같아   [라라가 계속 말한다]

 

  (하영)   놔둬피아노 치는 강아지를   홍보 대사로 쓰시겠다잖아

 

  (라라)   미미야그럼 '쳐 봐

 

  '어디야?   [건반이 댕 울린다]

 

  그렇지이번엔 '쳐 봐, ''!   [익살스러운 효과음]

 

  - (승기누나   - (라라?

 

  (승기)   그거 미미한테 무리 아니에요?

 

  네가 우리 미미를 몰라서 그러나 본데

 

  얘 천재견이야

 

  못 하는 거 없으니까   너희들도 뭐라도 시켜 보든지

 

  그래그럼 난 트와이스 댄스나   한번 시켜 볼까?   [발랄한 음악]

 

  - (하영?   - (승기

 

  - 난 핸드폰?   - (하영액정 다 깨질 일 있냐?

 

  쟤 발톱 좀 봐겁나 뾰족해 가지고   [미미가 낑낑거린다]

 

  (승기)   그런가?

 

  그럼 형은?

 

  ()   ?

 

  아니형은 미미한테   뭐 시켜 보고 싶냐고

 

  난 패스

 

  뭐야그런 게 어디 있어?   오빠도 하나 해

 

  (하영)   얼른

 

  인수 분해

 

  [익살스러운 효과음]

 

  [멍멍 짖는 효과음]

 

  (승기)   미쳤나 봐저 형도

 

  (하영)   인수인수 분해면

 

  수학에 나오는 거 맞냐수학?

 

  (승기)   준이 형이 중졸이라 아무래도   공부 못 한 한이 있는 거 같아

 

  그런 거 아니거든?

 

  (라라)   차 쌤

 

  (은석)   이야

 

  손님이 많이 와 있었네?

 

  (하영)   뭐예요아저씨?   이 꿀 같은 휴일에 여길 다 오고

 

  그냥 뭐라라 씨랑   밥이나 먹을까 해서

 

  (은석)   끝났으면 가시죠

 

  네   [살짝 웃는다]

 

  (라라)   미미야오빠랑 있어   [미미가 낑낑거린다]

 

  - (라라나 갈게   - (하영잘 가

 

  ()   나도 가

 

  (하영)   뭐야그럼 나도 갈래   [문이 달칵 열린다]

 

  (승기)   나도나도나도나도

 

  [발랄한 음악]

 

  (은석)   왜 우리가 이런 조합으로   여기 앉아 있어야 하는 건지

 

  (라라)   전 좋은데요?   다들 잘생기고 예쁘잖아요

 

  (하영)   이유가 그게 뭐냐?

 

  따지고 보면 조금 이상하긴 하지

 

  아저씨는 이혼남

 

  언니는 파혼녀

 

  나랑 얘는 오랜 사람 친구

 

  그리고 우리 준이 오빠는

 

  모태 솔로

 

  뭔가 공통점이 하나도 없잖아

 

  (승기)   그러게?

 

  아저씨 대학원 졸

 

  누나 대졸

 

  우리는 고3

 

  준이 형 중졸

 

  이것도 이상한데?

 

  [준의 한숨]

 

  - (은석너희들 알고 있었니?   - (승기?

 

  - (하영뭘요?   - (은석준이

 

  중졸이라는 거

 

  - (하영예   - (승기

 

  [작은 목소리로]   너 벌써 다 말한 거야?

 

  [작은 목소리로]   다른 건 아무것도 모르니까   말하지 마세요

 

  (라라)   뭐야뭐야둘이 왜 이렇게 다정해요?

 

  무슨 말을 귓속말하는 건데요?

 

  [발랄한 음악]   아니야아무것도

 

  (하영)   근데 우리 날도 더운데   아이스크림이나 하나씩 먹을까?

 

  - (라라난 메롱바   - (하영그럼 나는 피그바

 

  - (난 빰빠레   - (은석나 비비빙

 

  (승기)   또 제가 사는 거예요?

 

  - (하영!   - (은석

 

  (하영)   맞는다맞는다언니

 

  - (라라?   - (하영그 도도솔솔

 

  (하영)   [헛기침하며]   그 반짝반짝 작은 별

 

  그 사람 만나기로 한 거   얼마 안 남았지 않아?

 

  - (라라내일이야   - (승기대박

 

  (승기)   누나나 그거 찍으러 가도 돼요?

 

  내가 누나의 역사적인 순간을   딱 기록해 줄게요

 

  꼭 와차 쌤도 오세요

 

  (은석)   초대는 고맙지만   난 내일 수술이 있어서 못 가요

 

  (라라)   아   [라라의 헛기침]

 

  ()   나는?

 

  넌 뭘 물어당연히 와야지

 

  (하영)   당연히?

 

  왜 우리 준이 오빠는   당연히 가야 되는데?

 

  그야

 

  나한테 돈을 제일 많이 빌려줬잖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경쾌한 음악]

 

  [하영이 코를 훌쩍인다]

 

  그게 이유가 되냐?

 

  어렵네어른들의 세계

 

  [승기가 혀를 쯧쯧 찬다]

 

  [하영의 한숨]

 

  (점원)   셔츠 보세요?   [점원의 웃음]

 

  이 디자인 괜찮죠?

 

  우와진짜 젊어 보이시는데요?

 

  (만복)   아니

 

  좀 단정했으면 하는데

 

  상견례 이런 데 가시나 보다

 

  그럼 마 소재로 된 얇은 재킷 있는데

 

  (점원)   보여 드릴까요?

 

  그래요

 

  (점원)   [웃으며]   조금만 계세요

 

  [밝은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도도솔솔라라솔"

 

  [휴대전화 조작음]

 

  (라라)   당신 덕분에 이 낯선 곳에서   [부드러운 음악]

 

  좋은 사람들을 만나   잘 살아가고 있어요

 

  (라라)

 

  (라라)

 

  (라라)

 

  [밝은 음악]   [헤어드라이어 작동음]

 

  - 여기 컬 좀 더 넣을까?   - (라라

 

  (하영)   오케이

 

  (라라)   나 근데 메이크업은 어떤 톤으로 하지?

 

  오늘은

 

  [강조되는 효과음]   과즙미 팡팡상큼 메이크업으로 가자

 

  - !   - (하영!   [라라의 들뜬 신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숨을 하 내뱉는다]

 

  - (민수확실하지?   - 

 

  (민수)   어이안녕하시오

 

  (상인)   분명 맞는다니까   내가 확실히 기억하는데

 

  그날 이 남자 아니었으면   만복 아저씨는 벌써 저세상 갔어

 

  [의미심장한 음악]

 

  [신음]

 

  아유이거 왜 이래?

 

  (남자1)   ?

 

  뭐야할아버지   [사람들이 술렁인다]

 

  (여자2)   어떡해   [힘겨운 신음]

 

  - (남자1) 할아버지   - (여자2) 할아버지괜찮으세요?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상인의 놀란 신음]

 

  (여자3)   보호자 안 계세요?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   할아버지혹시 드시는 약 있으세요?   [만복의 힘겨운 신음]

 

  ()   누가 119에 신고 좀 해 주세요

 

  - (남자2) 네   - (여자4) 오빠내가 할게

 

  [힘겨운 신음]

 

  (상인)   침착하니 손도 빠른 게   의사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엄청 어리더라고

 

  옷 입은 폼이 그학생 같기도 하고

 

  그 어르신을 잘 안다고요?

 

  그럼잘 알다마다   이 앞 길을 30년 동안 다닌 양반인데

 

  (민수)   그럼 어디 사는지도 알겠네?

 

  (숙경)   아휴아휴아휴아이고떨려라

 

  진짜 주책이다주책   엄마가 왜 떨려엄마가?

 

  (숙경)   궁금하니까 그렇지

 

  (하영)   왜 소릴 질러

 

  올 때가 됐는데 왜 이렇게 안 와?

 

  [흥미진진한 음악]

 

  (승기)   왔다왔다왔다왔다

 

  (숙경)   어머내 스타일이야어머

 

  (숙경)   연예인이야?   [하영과 숙경의 놀란 신음]

 

  (하영)   되게 잘생겼다키 엄청 큰데?

 

  (숙경)   얼굴이 어쩜 저렇게 작아?   어머잘생겼다

 

  [하영의 웃음]

 

  어머너무 잘생겼다

 

  (여자5)   오빠!   [종이 뎅 울리는 효과음]

 

  [숙경의 의아한 신음]

 

  - (숙경이미 임자가 있네   - (하영있었네

 

  - (하영그렇지   - (숙경아휴

 

  (하영)   [한숨 쉬며]   언제 오냐?

 

  [흥미진진한 음악]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아니반짝 별이가 여자였어?

 

  (하영)   그러게왜 우리 한 번도   여자라고 생각을 못 했지?

 

  (하영)   진짜인가 봐진짜인가 봐   [숙경의 놀라는 신음]

 

  (숙경)   어머나

 

  저기

 

  누구?

 

  (여자6)   영자야

 

  (여자7)   어   [여자7의 웃음]

 

  (여자7)   되게 오랜만이다진짜

 

  영자?

 

  (여자6)   어서 와

 

  (여자7)   아유잘 지냈어?   [여자들이 대화한다]

 

  (숙경)   영자래

 

  [밝은 음악]

 

  오 마이 갓

 

  (하영)   뭐야엄마 왜 그래?

 

  [탄성]

 

  [놀란 신음]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린다]   ♪ 도 라 파 미 도샵 시 ♪

 

  ♪ 미 미 미 ♪

 

  제법이네?

 

  (영주)   

 

  너 여기 다니니?

 

  어머머!

 

  !

 

  뭐야?

 

  (숙경)   어머나또 오셨네요?   [영주의 어색한 웃음]

 

  

 

  안 들어가고 뭐 하세요?

 

  피아노 소리가 들려서   듣고 있었어요

 

  (숙경)   거기 아무도 없는데?

 

  아까 다 나갔어요

 

  그럴 리가분명 소리가 났는데

 

  [익살스러운 음악]

 

  (영주)   그 시선은 뭐야?

 

  [익살스러운 효과음]   내 귀가 어떤 귀인 줄 알아요?

 

  안에 분명히 누가 있다니까

 

  (숙경)   귀신이 있나 보네   [음산한 음악]

 

  [숙경이 귀신 흉내를 낸다]

 

  귀신?   [문이 달칵 여닫힌다]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

 

  [느린 피아노 연주]

 

  [익살스러운 음악]

 

  [밝은 음악]

 

  (라라)   '라라 랜드의 피아노 소리가   온 세상에 가득하길'

 

  (라라)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언제부터 저를 알고 있었던 거예요?

 

  (만복)   내가 볼 때 그놈은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갈 아이예요

 

  (윤실)   남의 집 일에 훈수 두지 말아요

 

  (하영)   오빠설마 좋아하는 사람 있어?

 

  ()   

 

  (승기)   라라 누나 좋아하지?   주제넘게 들릴 수도 있는데

 

  고백할 거면 빨리하라고

 

  차 쌤하고 라라 누나하고   잘될지도 몰라

 

  [준의 한숨]

 

  [경쾌한 음악]

 

  (라라)

 

  [피식한다]

 

  ()   라라?

 

  사인도 참 스페셜하네

 

  [피식 웃는다]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믹서기도 하나 사야 되나?

 

.도도솔솔라라솔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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