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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도솔솔라라솔 7

 

  (상인)   분명 맞는다니까   내가 확실히 기억하는데

 

  그날 이 남자 아니었으면   만복 아저씨는 벌써 저세상 갔어

 

  그 어르신을 잘 안다고요?

 

  그럼잘 알다마다   이 앞 길을 30년 동안 다닌 양반인데

 

  [의미심장한 음악]

 

  오 마이 갓

 

  (하영)   뭐야엄마왜 그래?

 

  [탄성]

 

  (숙경)   어떡해어떡해어떡해어떡해

 

  - (하영?   - (숙경저기

 

  (숙경)   내가 그머리 싹둑 잘라먹은 그 손님

 

  - (하영진짜로?   - (숙경

 

  [밝은 음악]

 

  [살짝 웃는다]

 

  (라라)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언제부터 저를 알고 있었던 거예요?

 

  [웃음]

 

  왜 이제야 나타났어요?

 

  얘기하시지

 

  아저씨?

 

  (라라)   너무 떨려 가지고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네요

 

  차 쌤

 

  아휴

 

  오늘 수술 있어서 못 오신다면서요?

 

  (숙경)   어머선생님도 구경 오셨구나?

 

  [숙경의 웃음]

 

  왜 얘기 안 했어?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하영)   아니원래 안 온다고…   [하영의 괴로운 신음]

 

  (숙경)   아휴얘가 이렇게   큰 소리를 치고 그래?

 

  (은석)   이분은?

 

  닉네임 '도도솔솔라라솔'…

 

  ♪ 반짝반짝 작은 별 ♪

 

  (하영)   되시겠습니다

 

  (승기)   누나랑 반짝 별 님

 

  [잔잔한 음악]   마주 보고 웃어 보세요

 

  [중호의 웃음]   (숙경)   결혼식 찍냐?

 

  하여튼 이것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그냥

 

  [숙경이 구시렁거린다]   

 

  매번 보내 주신 응원의 글 보면서   힘 많이 냈어요

 

  (라라)   그냥 이렇게 모른 채로   평생 연락만 하면서 살아도

 

  힘이 나겠다 싶다가도

 

  '아니지피아노도 보내 주셨는데   꼭 얼굴 보고 감사 인사는 드려야지'

 

  생각도 많이 하고

 

  하루에 열두 번씩 마음이 바뀌었달까요

 

  - 저기…   - (중호근데 어쩌죠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나 본데   저는 아닌 거 같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숙경)   아니이게 무슨 소리야?

 

  그쪽이 '도도솔솔라라솔아니세요?

 

  도도솔솔

 

  (중호)   그게뭔가요?

 

  (하영)   뭐야아닌가 봐

 

  헛다리 짚었네

 

  (승기)   아직 안 온 건가?

 

  (숙경)   근데 저

 

  왜 여태 그반짝 별인 것처럼   하고 있었어요?

 

  아니그거야

 

  (중호)   아무도 아니라고 말할 기회를   안 줬잖아요다들

 

  우리가 언제요?   [숙경이 호응한다]

 

  (승기)   촬영하는 제삼자의 눈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그랬어

 

  아니셋이서   쉬지도 않고 떠들어 대니까   [라라의 난처한 신음]

 

  끼어들 틈이 참새 눈곱만큼도 없더라

 

  (중호)   그렇지

 

  그럼 중호 씨는   여기 어떻게 온 거예요?

 

  이 카페

 

  경치가 좋아서   제가 자주 들르는 곳입니다

 

  - (라라…   - (숙경아이고

 

  - 저기   - (숙경선생님

 

  (숙경)   일단아휴정신없고 다리 아프시죠?

 

  저쪽에 가셔 가지고   차나 한잔하시면서 기다리시죠

 

  [은석이 호응한다]

 

  [어색한 웃음]   무슨 차 좋아하세요가자얘들아

 

  (승기)   

 

  [하영의 힘겨운 신음]   [승기의 한숨]

 

  [한숨]

 

  (라라)   오늘은 꼭 오겠지?

 

  그럼

 

  (승기)   힘 뺐으니까 좀 쉬면서 기다려 보자

 

  (하영)   근데 그건 그렇고   왜 우리 준이 오빠는 안 오냐?

 

  설마 까먹은 건가언니?

 

  [준의 가쁜 숨소리]

 

  무슨 일이에요할아버지?

 

  [입소리를 쩝 낸다]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이 아이가 맞소

 

  지금 어디 있습니까?

 

  왜 이 아이를 찾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 없어요

 

  거짓말하시면 큰일 납니다

 

  저 연세 있다고 안 봐드려요

 

  한 달쯤 됐나

 

  친구 만나러 간다고 전주로 갔소

 

  [무거운 효과음]   (만복)   일단 말은 그렇게 해 두었다만

 

  준아

 

  이게 정말로 널 위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집에서 저렇게 찾는데   돌아가지 않아도 되겠냐?

 

  때가 되면

 

  제가 알아서 갈게요

 

  [잔잔한 음악]   [만복의 옅은 한숨]

 

  ()   믿어 줘서 감사하고

 

  제 편 들어 줘서 고맙습니다할아버지

 

  그래너한테도 사정이 있겠지

 

  라라야

 

  (숙경)   연락 아직 안 왔니?

 

  

 

  꼭 만나고 싶었는데

 

  - 언니   - (라라?

 

  설마 오는 길에 사고 났나?

 

  [라라의 놀란 신음]

 

  너 무슨 그런 불길한 얘기를 해?

 

  아니언니도 여기 오는 길에   사고 나 가지고 병원에 누워 있었다며

 

  (라라)   왔나?

 

  (하영)   봐 봐

 

  (라라)   

 

  (하영)   '미안합니다'

 

  '오늘 많이 기다렸나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신 앞에 서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당신을   응원할 것입니다'

 

  [밝은 음악]

 

  (라라)   [한숨 쉬며]   다행이다

 

  너 때문에 괜히 마음 졸였잖아!

 

  아이아무 일도 없었잖아   그럼 됐지

 

  (숙경)   그래얼굴 안 보면 어떠냐

 

  다들 무사하고 잘 살면 됐지

 

  인생 길다

 

  언젠가 꼭 만날 날 와

 

  - 그렇겠죠?   - (숙경

 

  (하영)   아이당근당근당근이지

 

  우리 꾸민 김에   인증 숏이나 찍을까?

 

  뭔가 너무 아깝잖아

 

  (숙경)   

 

  (숙경)   

 

  하나셋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음산한 음악]

 

  [잔잔한 음악]

 

  [라라의 다급한 숨소리]   [사람들이 술렁인다]

 

  [무거운 효과음]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

 

  [반가운 신음]

 

  반짝 별 님이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휴대전화를 탁 접는다]

 

  [의아한 신음]

 

  [발랄한 음악]

 

  [창문을 탁 닫는다]

 

  [하영과 숙경이 소란스럽다]

 

  (숙경)   다 늦게 어디 가?

 

  [라라의 다급한 숨소리]   (라라)   급해요!

 

  [문이 쾅 닫힌다]   [당황한 신음]

 

  (하영)   하여튼 저 언니 좀 이상해

 

  (숙경)   되게 빠르다   [하영의 못마땅한 신음]

 

  [라라의 가쁜 숨소리]   [문이 쾅 닫힌다]

 

  (라라)   '라라 랜드의 피아노 소리가   온 세상에 가득하길'

 

  [다급한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부디 당신에게 힘이 되길'

 

  [한숨 쉬며]   말투가 똑같아

 

  (은석)   초대는 고맙지만   난 내일 수술이 있어서 못 가요

 

  분명 오늘 못 온다고 했는데 왔었고

 

  우리랑 헤어진 다음에   메시지를 보냈어

 

  (은석)   혹시

 

  '도도솔솔라라솔'이라는   닉네임의 주인이

 

  이미 만난 사람 중에 있다는 생각   안 해 봤어요?

 

  어머

 

  차 쌤이

 

  반짝 별?

 

  [문이 쾅 열린다]   어머깜짝이야!

 

  뭐 훔쳐 먹었어뭘 그렇게 놀라?

 

  ()   아니   [준의 한숨]

 

  아니옷이 그게 뭐야?

 

  (라라)   

 

  딴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한숨]

 

  ()   치   [라라의 한숨]

 

  무슨 생각을 했길래   옷 입는 걸 까먹어?

 

  넌 하루 종일 어디 갔길래   오늘 오지도 않고 연락도 안 되고

 

  못 가 봐서 미안

 

  ()   급하게 볼일이 좀 있었어

 

  그 사람은?

 

  잘 만났어?

 

  실망했겠네?

 

  근데

 

  나 그 사람 누군지 알 거 같아

 

  [의미심장한 음악]

 

  누군데?

 

  차 쌤

 

  - 누구?   - (라라차은석 의사 선생님

 

  [어이없는 신음]

 

  (라라)   너   [라라의 헛웃음]

 

  나 촉 진짜 좋은 거 알지?

 

  내가 엄청난 추리력으로   퍼즐 조각을 맞췄더니

 

  글쎄

 

  딱 한 사람을 가리키는 거 있지

 

  무슨 퍼즐 조각?

 

  (라라)   잘 봐   [빨리 감기 효과음]

 

  [발랄한 음악]   (라라)

 

  (라라)   저 화분에 있는 ''

 

  별그램에 있는 ''

 

  '부디'라는 말 정말 많이 해

 

  '부디 나에게'…

 

  (라라)

 

  (라라)   그 말끝을 보니까 확실해틀림없어

 

  그리고 언제나 날 만난 이후야

 

  날 만난 이후에 별그램을 보냈어

 

  (라라)

 

  (라라)   '무엇무엇 길 위해서'

 

  어때완전 퍼펙트하지?

 

  전혀

 

  [익살스러운 효과음]

 

  [한숨]

 

  사실 '도도솔솔라라솔그 사람 나야

 

  ?

 

  네가 추리한 대로 하면   충분히 나도 될 수 있다고

 

  ()   나는 처음부터 약속 장소에   간다고 했었고

 

  나도 이미 네가 만났던 사람 중   한 명이고

 

  그럼 말투는?

 

  '뭐 뭐 뭐 하길', '저거 저거 하길'   말투는?

 

  얼른 집에 가서 씻고 자길

 

  [발랄한 음악]   됐냐?

 

  [헛웃음]

 

  내가 너무 추리를 잘해서   배가 아픈가 본데됐거든

 

  [라라의 못마땅한 신음]

 

  (라라)   나와

 

  [준의 기가 찬 신음]

 

  내가 반짝반짝 작은 별이라니까

 

  웃기시네메롱

 

  어어?

 

  [문이 탁 열린다]   [헛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라라)   ?

 

  [라라의 힘주는 신음]

 

  벌써 꿈나라 갔는데?

 

  뭐야?

 

  '계속 자길'?

 

  ''? 

 

  아유진짜 유치해서 못 봐 주겠네

 

  ?

 

  웬일로 프로필에 사진을 올렸지?

 

  (라라)   '스페셜'?

 

  예쁘다

 

  (은석)   안녕하세요

 

  [새가 지저귄다]

 

  (라라)   굿 모닝!

 

  라라 씨

 

  설마 나 기다린 거예요?

 

  

 

  우와   [웃음]

 

  이거 빈말이라도 듣기 좋은 거는   어쩔 수가 없네요

 

  빈말 아닌데진짠데?

 

  무슨 일 있어요?

 

  (라라)   오늘 점심

 

  제가 살게요

 

  

 

  [숨을 씁 들이켠다]

 

  [휴대전화 조작음]

 

  왜요?

 

  (라라)   왜 대답이 없어요?

 

  오늘 제가 좀 바빠서   밥을 같이 먹기가 좀

 

  (라라)   괜찮아요

 

  약속도 안 하고   불쑥 제안한 제 잘못인 거니까

 

  

 

  (라라)   혹시 뭐따로 먹고 싶은 건 없어요?

 

  (예서 모)   맞았어   [함께 웃는다]

 

  [초인종이 울린다]

 

  (승기 모)   웬 초인종?

 

  (숙경)   준이 총각한테   하나 달아 달라고 했어

 

  한두 번 놀라게 해야 말이지

 

  (예서 모)   굿 아이디어

 

  안녕하세요!

 

  다 계셨네요?   [저마다 호응한다]

 

  (숙경)   오늘은 또 뭔 일인데?

 

  혹시 채칼 있어요?

 

  (미란)   채칼얻다 쓰려고?

 

  (라라)   당근을 써는데 잘 안 썰려서   채 내려고요

 

  (숙경)   [한숨 쉬며]   통째로 먹으면 되지

 

  채는 왜 쳐 먹어그냥

 

  (라라)   감사합니다

 

  [초인종이 울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라라)   혹시 참기름이랑 다진 마늘 있나요?

 

  [초인종이 울린다]   (예서 모)   열어 둘 걸 그랬어그냥

 

  시금치 몇 번 씻어야 돼요?

 

  (예서 모)   깨끗해질 때까지 씻으면 되지 않을까?   별걸 다 묻네?

 

  그럼 혹시

 

  싱크대에 그흙 들어가도 돼요?

 

  좋진 않겠지?

 

  [사람들의 어색한 웃음]

 

  [초인종이 울린다]   (라라)   

 

  계란 지단 어떻게 마는 거예요?

 

  제가 프라이밖에 안 해 봐 가지고

 

  도대체 뭘 만드는데 그래?

 

  잠깐

 

  (승기 모)   ♪ 당근시금치참기름다진 마늘   계란 지단 ♪

 

  ♪ 그건 바로 ♪

 

  (함께)   ♪ 김밥 ♪

 

  [헛기침]

 

  어떻게 그걸

 

  [밝은 효과음]   [경쾌한 음악]

 

  (숙경)   자고로 김밥은 집집마다   특징이 있는 법이야

 

  (승기 모)   그 집의 아이덴티티가 살아 있는 음식   그게 바로 김밥이지

 

  (예서 모)   우리 집 김밥은요

 

  조린 어묵을 밥 위에 척 깔고 말아요

 

  (숙경)   어허!

 

  뭐니 뭐니 해도 맛있게 무친 시금치를   넣은 김밥이 최고야

 

  (미란)   우리 집은

 

  햄을 빼고 싸지

 

  햄이 다른 재료의 맛을   다 가려 버리거든

 

  

 

  (숙경)   자   [숙경이 손뼉을 짝짝 친다]

 

  한번 말아 볼까?

 

  (예서 모)   레츠 고

 

  (라라)   그럼 전 뭘 도울까요?

 

  (숙경)   너는

 

  걸리적거리니까   가서 그피아노나 쳐

 

  (승기 모)   그래김밥 싸는데   BGM이나 좀 잘 깔아 봐

 

  그럴까요?

 

  [경쾌한 피아노 연주]

 

  [웃음]

 

  짜잔

 

  (라라)   그럼 어디 맛 좀 볼까요?

 

  [라라의 탄성]

 

  너무 맛있어요!

 

  [라라의 탄성]   [함께 웃는다]

 

  (숙경)   당연히 맛있겠지

 

  엔간해선 맛없기 힘든 음식이 김밥이야

 

  (라라)   저 전부터 궁금했는데

 

  왜 아줌마들 모임 이름은   '이꿈모'예요?

 

  (예서 모)   '이혼을 꿈꾸는 모임'

 

  트렌디하게 줄여서 '이꿈모'

 

  누구나 이혼하고 싶은 이유 하나쯤은   갖고 사는 거거든

 

  (미란)   그럼맘 같아서는아휴이혼   골백번 넘게 하고도 남았다내가

 

  그러나 그것이 어디 쉽나

 

  (예서 모)   실행이 힘드니까

 

  그저 꿈이나 꾸면서

 

  이렇게 모여서 노가리나 까는 것이지

 

  (숙경)   그런 점에서

 

  파혼한 너나 미혼인 내가   훨씬 더 속 편하다고 할 수 있지

 

  [함께 웃는다]

 

  일리 있는 말인 거 같네요

 

  (승기 모)   근데 라라 씨

 

  아침부터 김밥은 왜 싸는 거야?

 

  

 

  보은을 하고 싶어서?

 

  [부드러운 음악]

 

  파야솔이야?

 

  [다가오는 발걸음]

 

  (김 간호사)   

 

  (은석)   라입니다

 

  '라라'

 

  (김 간호사)   [살짝 웃으며]   그렇구나

 

  고등학교 이후로   악보를 본 적이 없어서요

 

  (은석)   김 선생님

 

  오케스트라에서 악기 튜닝할 때

 

  [도시락을 달그락 꺼내며]   오보에 주자가 첫 음을 불거든요

 

  그 기준 음이 뭔지 아세요?

 

  아니요

 

  라입니다

 

  '라라'

 

  

 

  (은석)   같이 드실래요?

 

  아휴괜찮아요저 지금 먹고 왔어요   편히 드세요

 

  [손을 쓱쓱 비빈다]   [기분 좋은 한숨]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여자1)   우리 딸오늘도 열심히 치고 와

 

  (아이)   엄마   [여자1이 호응한다]

 

  (라라)   여기 학원은 학생이 많네요

 

  (여자1)   이 학원이   봄에 열린 콩쿠르에서 대상 나왔잖아요

 

  엄마들한테 인기 짱이에요

 

  [익살스러운 음악]

 

  콩쿠르라

 

  그래우리도 콩쿠르 나가면 되지

 

  대상 받으면 돼

 

  (라라)   

 

  어디 보자

 

  [준의 한숨]

 

  (라라)   시간 부족

 

  [건반이 댕댕 울린다]

 

  실력 부족

 

  (중호)   근데 저 가방도 진짜 주는 거죠?

 

  (라라)   잿밥에 관심

 

  나이 초과

 

  [한숨]

 

  노답이야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종소리 효과음]   [밝은 음악]

 

  재민이

 

  [들뜬 신음]

 

  재민이?

 

  (사진사)   사진 찍을게요

 

  - (라라우리 재민이기특해   - (사진사여기 렌즈 보고

 

  - (사진사활짝 웃으세요   - (라라우리 재민이 대상 탔어요

 

  - (사진사하나둘   - (라라브이   [카메라 셔터음]

 

  (라라)   어서 오세요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아이들)   선생님너무 예뻐요!

 

  [저마다 말한다]

 

  (여자2)   잘 가르친다는 소문 듣고 왔어요

 

  (라라)   네   [라라의 웃음]

 

  ()   그만 일어나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팔자도 좋아대낮에 잠이나 자고

 

  아이씨좀만 이따 깨우지   행복한 꿈 꾸고 있었는데

 

  무슨 꿈?

 

  여기 라라 랜드에   서로 등록하겠다고 난리 난 꿈

 

  

 

  [하품]

 

  그나저나 요즘 재민이가 안 보이네

 

  (라라)   재민아너 피아노 배워 보지 않을래?

 

  내일 부모님이랑 같이 와

 

  알았지?

 

  !

 

  그날 이후로 안 와

 

  (라라)   집 주소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는데

 

  준아

 

  재민이 찾을 방법 없겠지?

 

  글쎄?

 

  - (라라?   - (중호안녕하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라라)   벌써 시간이

 

  어서 오세요   [라라의 웃음]

 

  ()   나 알바 갈게

 

  [무거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라라)   [웃으며]   식사하셨어요?

 

  (중호)   선생님은 드셨어요?

 

  (라라)   저 먹었어요   두 그릇이나 먹었어요

 

  두 그릇 드셨구나

 

  (라라)   그럼 잠깐만 앉아 계시면

 

  어디서 본 적 있는 거 같은데

 

  (라라)   ?

 

  지금 뭐라고

 

  (중호)   레슨 대신

 

  그냥 선생님의 연주를 듣고 싶습니다

 

  음악이랑 친해질 때까지만   그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좀 어려울까요?

 

  어려운 거는 아닌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어서

 

  부탁드려요

 

  [망설이는 신음]

 

  그러세요그럼

 

  네   [라라의 어색한 웃음]

 

  [의아한 숨소리]

 

  [라라의 어색한 웃음]

 

  [숨을 후 내뱉는다]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한숨]

 

  [의아한 숨소리]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가 들려온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준의 가쁜 숨소리]

 

  안녕하세요

 

  (숙경)   이 시간에 웬일이야?

 

  머리 자르게?

 

  ()   아니요아니요

 

  (숙경)   아니뭐 하는 거야?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우리 에어컨 바람 그리로 다 나가

 

  조금만 열어 놓을게요   가끔 들여다봐 주시면 더 좋고

 

  ()   제가안에 기르는 상추가 있는데

 

  조금

 

  특별한 거라

 

  [헛웃음]

 

  준이 씨

 

  어디 아파?

 

  아니요갈게요

 

  그리고 저희도   곧 에어컨 살 거예요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더위를 먹었나?   갑자기 나타나선 헛소리를 하네

 

  어머

 

  [혀를 쯧쯧 찬다]

 

  하라는 레슨은 안 하고   자기가 치고 앉아 있네그냥

 

  아유하여튼 라라 쟤는아휴

 

  [음산한 효과음]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

 

  [긴장되는 효과음]

 

  계십니까?

 

  [새가 지저귄다]

 

  (만복)   아드님 덕분에 제가 살았습니다

 

  언제고 기회가 되면   감사 인사를 꼭 드리고 싶었는데

 

  

 

  (윤실)   알겠고요

 

  저기우리 아이

 

  전화는 있는가요?

 

  핸드폰 말이에요

 

  못 봤어요

 

  [한숨]

 

  전주로 간다고 한 건

 

  (윤실)   확실한 거죠?

 

  그렇게 들었소만

 

  [한숨]

 

  우리 애 입성은 어떻던가요?

 

  돈은 가지고 있던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돈도 좀 챙겨서 보냈으니까

 

  [긴장되는 음악]   아니그깟 돈 몇 푼 쥐여 줬다고   걱정하지 말라니요?

 

  할아버지 아들 같았어도   그런 말이 나왔겠어요?

 

  내 뜻에 맞는 자식이 몇이나 되겠소

 

  너무 걱정 말아요

 

  (만복)   내가 볼 때 그놈은   언젠가는 제자리 찾아갈 아이예요

 

  [한숨]

 

  (윤실)   남의 집 일에 훈수 두지 마세요

 

  우리 준이가 어떤 집안의   어떤 아이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 아이에 관해서라면

 

  (윤실)   됐어요

 

  [윤실의 못마땅한 숨소리]

 

  우리 준이한테 준 돈보다   훨씬 많을 거예요

 

  그리고

 

  우리 애한테 혹시 연락이 오면

 

  저한테 바로바로 연락 좀 주세요

 

  [한숨 쉬며]   그럼

 

  [윤실의 탄식]

 

  [강조되는 효과음]   (민수)   '라라 랜드'?

 

  [명함을 툭 놓는다]

 

  사모님어떻게 할까요?

 

  [버럭 하며]   뭘 어떻게 해?

 

  [윤실의 한숨]

 

  지금 몰라서 물어요?

 

  지금 당장 전주로 가서 사람들 쫙 풀고

 

  학교 주변에서 잠복도 하고

 

  

 

  근데 제 느낌엔

 

  (윤실)   아휴시끄러우니까   그 입 좀 다물고 있어요!

 

  [윤실의 힘겨운 신음]

 

  아이고머리야

 

  아휴아유머리야

 

  ?

 

  [의미심장한 음악]

 

  ?

 

  우리 준인데?

 

  준이

 

  이봐김 기사차 세워   김 기사차 세워!

 

  (윤실)   우리 준이 같은데준이   [윤실의 가쁜 숨소리]

 

  [발랄한 음악]   (라라)   ?

 

  하나 드시게요?

 

  강추합니다!

 

  갑자기 말도 없이 뛰어나가시면   어떡합니까?

 

  (라라)   아저씨!

 

  그 피아노?   [라라의 반가운 신음]

 

  부인이세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윤실)   아니야!

 

  무슨 부

 

  …   [기가 찬 숨소리]

 

  [익살스러운 효과음]   [윤실의 놀란 신음]

 

  아유진짜

 

  비켜!

 

  [윤실의 한숨]

 

  보스인가?

 

  (민수)   내가 너

 

  반드시 찾아간다

 

  (라라)   레슨비는 한 달에 10만 원이에요!

 

  [한숨]

 

  꼭 오세요!

 

  어디서 본 거 같은데?

 

  [흥미로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

 

  [강조되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임자경이 며느리

 

  [웃음]

 

  임자경이 며느리가

 

  거지가 다 됐네

 

  [윤실의 웃음]

 

  [윤실의 새어 나오는 웃음]

 

  [탄성]

 

  신식이네

 

  [라라가 중얼거린다]

 

  (라라)   깜짝이야!

 

  매장에 갔던 일은 잘 해결됐어?

 

  (라라)   네 핫도그도 내가 다 먹었지롱

 

  [헛웃음]

 

  ()   거울이나 보고 다녀

 

  안 봐도 예뻐서   [라라의 헛기침]

 

  ()   저리로 가자

 

  (라라)   나 더위 잘 안 타   에어컨 안 사도 되는데

 

  네가 아니라 미미 때문에 온 거거든?   미미가 털도 많고얼마나 덥겠냐

 

  [라라의 감탄]

 

  (라라)   어쩜 준이 넌 잘생겨돈도 많아   마음도 따뜻해모자라는 게

 

  하지 마하지 마하지 마하지 마

 

  알았어   [라라의 헛기침]

 

  (라라)   나 이럴 줄 알았으면

 

  혼수 가전 다 돌려받을 걸 그랬어

 

  둘 데가 없어서 그땐 생각도 못 했지

 

  [종소리 효과음]

 

  지금이라도 다시 전화해서   돌려달라고 할까?

 

  됐거든?

 

  (라라)   [놀라며]   이거 디자인 진짜 예쁘다어때?

 

  - (점원신혼부부세요?   - (라라아니요!

 

  [익살스러운 음악]   (점원)   

 

  제가 오해를죄송합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모델이

 

  우리 매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모델이에요

 

  손님이 보는 눈이 있으시네

 

  신상이고 품질은 프리미엄급인데   가격이 정말 잘 나왔어요

 

  십만백만   [라라의 놀란 신음]

 

  어머가격이 정말 좋네요

 

  - (점원그렇죠?   - (라라

 

  이야손님이 뭘 좀 아시네

 

  뭐 또 다른 거 필요한 건 없으세요?

 

  TV도 없고요제대로 된 냉장고도 없고   세탁기건조기

 

  (라라)   공기 청정기도 없다

 

  (점원)   그러시구나

 

  그럼 TV 먼저 보실까요?

 

  저희 매장에서 전부 구매하시면

 

  제가 서비스로 에어 프라이어랑   전기 포트도 다 챙겨 드릴게요

 

  정말요?

 

  (라라)   어쩜 좋아   맘 같아선 다 사고 싶은데

 

  지금 제가 돈이 없어요

 

  ?

 

  [익살스러운 음악]   [웃음]

 

  [준이 피식한다]

 

  (점원)   카드로 결제하시면   12개월 무이자 할부도 가능하신데

 

  제가 카드가 없어요

 

  한 개도?

 

  ()   뭐 하냐

 

  (라라)   

 

  [풀벌레 울음]

 

  (라라)   안 무거워?

 

  ()   

 

  (라라)   라라 랜드에 새로운 게   하나씩 생길 때마다

 

  너한테 갚을 빚이   점점 늘어나는 느낌이야

 

  ()   그럼 다 갚든지

 

  [라라의 헛기침]

 

  (라라)   장부는 잘 기록하고 있는 거지?

 

  ()   당연하지

 

  (라라)   잘 기록해 둬난 수학을 잘 못하니까

 

  네가 청구하는 것만큼 줄 거야

 

  ()   그럼이자까지 다 받아 낼 거야

 

  (라라)   깐깐하긴

 

  - (근데 너   - (라라

 

  ()   아까 매장 점원이   신혼부부냐고 물어봤을 때

 

  왜 그렇게 심하게 아니라고 했어?

 

  내가 그렇게 싫었어?

 

  아니

 

  (라라)   아니그게 아니라뭐야

 

  너한테 미안해서

 

  아이나는 결혼도 한 번 했었고

 

  너한테 민폐 끼치면서 얹혀사는 주제에

 

  그런 오해까지 받게 하는 건   좀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   네가 결혼을 해 봤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해

 

  [부드러운 음악]

 

  사실

 

  나 너한테 할 말 있어

 

  잘 들어

 

  손 줘 봐

 

  ()   특별 선물

 

  [밝은 음악]   대낮에 꿈까지 꾸면서 자는 거 보니까   피곤한 거 같아서

 

  먹고 힘내라고

 

  

 

  [힘주는 신음]

 

  [시원한 숨을 내뱉으며]   준아나 에너지 충전 완료!

 

  [라라의 웃음]

 

  - 라라야   - (라라?

 

  나 말이야

 

  (만복)   준아

 

  할아버지   [라라의 웃음]

 

  [준의 한숨]   (만복)   내가 방해를 한 건가?

 

  (라라)   아니요

 

  밤 산책 하시는 중이세요?

 

  준이 이놈한테 볼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왔다

 

  

 

  낮에 네 엄마가 찾아왔었다

 

  참 좋은 엄마를 뒀더라

 

  내 맘에 어찌나 쏙 들던지

 

  [한숨]

 

  (만복)   실은 내가 거짓말을 좀 해 줬다

 

  [피식 웃는다]

 

  엄마가 할아버지한테   실수한 건 아니죠?

 

  그럼

 

  [옅은 한숨]

 

  (만복)   준아

 

  네 마음이 잔잔해질 때까지 여기 있되

 

  무슨 일이 있으면   무조건 나한테 말해야 된다

 

  내가 보호자니까

 

  알았지?

 

  

 

  

 

  (만복)   이거 네 엄마가 주더라

 

  할아버지가 쓰세요

 

  (만복)   ?

 

  라라 랜드 임대료예요

 

  [살짝 웃으며]   그래알았다

 

  [만복이 돈 봉투를 부스럭 집는다]

 

  [잔잔한 음악]

 

  (라라)   너 사라지면 안 돼

 

  나 안 사라질게

 

  (라라)   내 옆에 있어

 

  네 옆에 꼭 붙어 있을게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라라)

 

  [휴대전화 조작음]

 

  [입소리를 쩝 낸다]

 

  [못마땅한 신음]

 

  쟤는

 

  [라라가 흥얼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의아한 신음]

 

  [라라의 못마땅한 신음]

 

  그냥 답톡을 할 것이지   꼭 목소리를 확인해요아주

 

  나 잘 자라고 전화했어?

 

  [놀란 신음]

 

  [밝은 음악]

 

  (라라)   차 쌤!

 

  [은석의 놀란 신음]   [라라의 웃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라라가 살짝 웃는다]

 

  제가 한 건 별로 없지만 맛있게 드셨

 

  [라라의 의아한 신음]   [라라가 도시락을 달그락거린다]

 

  뭐가 들었나?

 

  열어 보세요

 

  (라라)   너무 약소한 거 아니에요?

 

  (은석)   밤도 늦었고 또 바쁘시기도 하고

 

  이거 먹을 동안만   앉아서 얘기합시다

 

  잘 먹겠습니다

 

  

 

  [라라의 탄성]

 

  [라라의 신난 신음]

 

  (은석)   김밥이 무척 다채롭던데

 

  딩동댕

 

  이꿈모 아줌마들이 만든 거   종류별로 넣은 거예요

 

  

 

  그럼 라라 씨는   김밥에 어떤 기여를 했어요?

 

  저는 김밥에

 

  음표를 솔솔 뿌렸죠

 

  (은석)   ?

 

  [경쾌한 피아노 연주]

 

  피아노 쳤어요

 

  (라라)   김밥 즐겁게 마시라고

 

  (은석)   이야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상상을 해 보니까 또 말이 되네

 

  (라라)   그렇죠?

 

  [함께 웃는다]   김밥 중엔 어떤 게 제일 맛있었어요?

 

  시금치김밥

 

  (라라)   [놀라며]   원장님 거 픽

 

  아줌마한테 꼭 전해 드릴게요

 

  

 

  (은석)   근데 라라 씨

 

  저한테 밥을 사 주겠다고 한   이유가 뭔가요?

 

  맨날 선생님한테 받기만 해서

 

  감사해서요   [라라가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   그렇습니까?

 

  잘 아시면서

 

  [웃음]

 

  [은석의 한숨]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종종 이렇게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이야기나 합시다

 

  네   [웃음]

 

  [웃음]   [코를 훌쩍인다]

 

  [휴대전화 진동음]

 

  [라라의 힘겨운 신음]

 

  [휴대전화 진동음]   [라라의 짜증 섞인 신음]

 

  [라라가 수납 장을 쿵 찬다]

 

  [힘겨운 신음]

 

  (라라)   아휴뭐야?

 

  아유밤새 연락도 씹더니   참 답장도 빨리하셨네

 

  (라라)   ?

 

  ? 11시에 만나자고?

 

  [놀란 신음]

 

  [뱃고동이 붕 울린다]   [새가 지저귄다]

 

  [라라의 힘겨운 신음]

 

  [라라의 가쁜 숨소리]

 

  깜짝이야!

 

  놀라라

 

  뭘 그렇게 놀라죄지었어?

 

  아휴대체 어디 가는 건데?   황금 같은 휴일에

 

  재민이 보고 싶다며

 

  (라라)   재민이?

 

  같이 가!

 

  [부드러운 음악]

 

  ()   여기

 

  여기가 재민이 집이라고?

 

  불러 봐

 

  재민아!

 

  (라라)   재민이 있어?

 

  재민아!

 

  (라라)   밥을 먹어야지

 

  (재민)   학교에서 급식 먹으니까 괜찮아요

 

  요즘 왜 안 왔어?   선생님이 한참 기다렸어

 

  엄마는 없고

 

  (재민)   아빠는 일을 나가서

 

  학원에 같이 갈 수가 없었어요

 

  그럼 혼자 오면 되잖아

 

  그래도 돼요?

 

  [밝은 음악]   (라라)   당연히 맨날 와도 되지

 

  ()   여기 냉장고에 있는 것도   마음대로 꺼내 먹어

 

  선생님이 매일 피아노도 가르쳐 줄게

 

  - 정말요?   - (라라

 

  (라라)   대신 조건이 있어

 

  이 학원이랑   재민이 방 청소 깨끗이 하기

 

  선생님이 레슨비로   너의 청소를 대신 받을게

 

  [살짝 웃는다]

 

  할 수 있지?

 

  너도 뭔가를 해야 당당할 거 아니야

 

  눈치 보지 말고 어깨 쫙 펴고   매일 피아노 치러 오기?

 

  - (라라약속   - (재민약속

 

  - (라라도장   - (재민도장

 

  - (라라복사   - (재민복사

 

  [라라의 웃음]

 

  (라라)   어디 보자오늘은

 

  이거이거부터 해 볼까?

 

  저기

 

  선생님

 

  ?

 

  저는

 

  악보를 못 보는데요?

 

  ?

 

  (라라)   분명 천재는 맞는데 말이야

 

  [라라의 한숨]

 

  악보 보는 것부터 가르치려면   좀 힘들긴 하겠다그렇지?

 

  ()   넌 잘할 거야

 

  [밝은 음악]

 

  

 

  ()   저 작은 꼬마한테

 

  레슨비 대신 청소를 받아 낼 정도의   멘탈이라면 게임 오버지

 

  - 이씨   - (저녁 뭐로 할까?

 

  재민이 밥 먹여야겠지?

 

  ?

 

  내가 진짜 맛있게 잘하는   밥집 하나 알긴 하는데

 

  [밥솥 뚜껑을 달칵 닫으며]   지금 바로?

 

  준이도 온다고?

 

  - (하영준이 오빠?   - (숙경아이찬이 없는데

 

  (숙경)   뭐하고 먹나

 

  그래일단 와

 

  숟가락 세 개 더 놓으면 되지

 

  천천히 와

 

  [통화 종료음]

 

  - (하영엄마   - (숙경?

 

  준이 오빠 오늘 우리 집에서 밥 먹어?   [숙경이 긍정한다]

 

  그럼 지금 뭐 하는 거야?

 

  (하영)   미래의 사위가 오는데

 

  닭이라도 한 마리   튀겨야 될 거 아니야!

 

  오버한다오버해

 

  (하영)   에어 프라이어 뒀다 얻다 쓰게?   [발랄한 음악]

 

  (숙경)   뭐 해?

 

  지금 뭐 하는 거야?

 

  (하영)   고기도 없어?   한우 같은 거 있잖아

 

  무슨 한우!   차라리 중국집에서 시켜그러면은

 

  (숙경)   차린 게 너무 많지

 

  [반짝이는 효과음]

 

  다 얘 덕분이니까

 

  많이들 먹어아가

 

  오빠맛있게 먹어

 

  (함께)   잘 먹겠습니다

 

  (숙경)   먹어먹어도 돼

 

  [라라의 힘주는 신음]

 

  [라라의 들뜬 신음]

 

  [라라의 탄성]

 

  (라라)   재민아많이 먹어

 

  [라라의 음미하는 신음]

 

  [부드러운 음악]

 

  (하영)   ?

 

  또 옛날 생각 나서 그래?

 

  [숙경이 훌쩍인다]

 

  (숙경)   물 가져올게

 

  [숙경의 힘주는 신음]

 

  [라라의 의아한 신음]

 

  아줌마 왜 그러셔?

 

  우리 엄마 보육원 출신이거든

 

  [냉장고 문이 달칵 여닫힌다]   근데 뭐좀 사연이 있는데

 

  주로 이렇게 굶주린 사람들이   허겁지겁 먹는 거 보면은

 

  저렇게 센티해지더라고

 

  ()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숙경)   배고프면 언제든지 와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 (재민이는 내가 데려다줄게   - (라라

 

  (숙경)   어머갑자기 비가 오네우산 챙겨

 

  ()   빌려 가도 될까요?

 

  - (라라그럼   - (하영당근이지

 

  [흥미진진한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   라라 랜드에 갖다 놓을게

 

  그래

 

  (라라)   조심히 가

 

  [빗소리가 들린다]   아니왜 라라 언니 거를 받냐고

 

  라라 랜드에 갖다 놓겠다 그랬다며

 

  누나가 맨날 거기 가니까   그런 거 아니야

 

  그렇게 따지면 나도 맨날   그 옆의 엄마 헤어 숍 가거든?

 

  그리고 라라 언니 우산은   핑크색이었다고핑크색!

 

  진짜 안 어울리게 웬 핑크색이야

 

  아니형이 무슨   핑크색 좋아하나 보지

 

  (하영)   !

 

  너 진짜 자꾸 성의 없이 대답할래?

 

  [한숨 쉬며]   내가 아까부터 느꼈는데   너 지금 대답에 영혼이 1도 없어, 1

 

  너 지금 나 무시하냐?

 

  네가 아무 의미 없는 준이 형 행동에   의미를 두니까 그런 거잖아

 

  진짜짜증 나너 진짜

 

  몰라끊어!

 

  [통화 종료음]   뭐야짜증 나

 

  [짜증 섞인 신음]

 

  [놀란 신음]

 

  [흥미로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학원에 있어야 될 시간 아니야?

 

  아니오빠한테   말할 게 있는 시간인데?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그래?

 

  나 오빠 좋아해

 

  - 근데?   - (하영나랑 사귀어

 

  싫어

 

  ?

 

  (하영)   어떻게 내 고백을   거절할 수가 있어?

 

  미안

 

  (하영)   오빠!

 

  설마

 

  좋아하는 사람 있어?

 

  ()   

 

  내가 아는 사람이야?

 

  [옅은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익살스러운 음악]

 

  (하영)   [울먹이며]   준이 오빠!

 

  선우준!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이 나쁜 놈아!

 

  내가 어떻게

 

  어떻게 고백했는데

 

  - 코노 갈까?   - (하영싫어

 

  - 그럼 떡볶이?   - (하영너나 먹어너나!

 

  (하영)   구라라가 뭔데왜 난 안 되는데!

 

  진짜 짜증 나뭐야   [휴대전화 조작음]

 

  (승기)   2020년 열아홉 여름

 

  선우준한테 까인 날

 

  (하영)   너 진짜 변태냐?   왜 이딴 걸 찍어!

 

  (승기)   난 너 우는 게 그렇게 웃기더라

 

  이것 봐너 진짜와   눈에서 검은 물 흘러

 

  - (승기대박   - (하영너 진짜 죽고 싶냐

 

  (하영)   죽고 싶냐!

 

  (승기)   그래때려때려

 

  네가 나를 때려서   네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팔을 툭툭 치며]   얼마든지 때려

 

  (하영)   뭐라는 거야짜증 나게

 

  나 복수할 거야

 

  [익살스러운 음악]   (승기)   뭔 복수?

 

  라라 언니   우리 집에서 쫓아내 버릴 거야

 

  [한숨 쉬며]   

 

  그럼 라라 누나   바로 라라 랜드로 들어갈걸?

 

  - ?   - (승기생각을 해 봐라

 

  그 누나가 갈 데가 어디 있냐?

 

  (승기)   그리고 자고로   적은 가까이 둬야 된다 그랬어

 

  가까이?

 

  차라리 네 눈에 보이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승기)   그런 말도 못 들어 봤냐?

 

  [훌쩍이며]   몰라

 

  (승기)   으이그공부 좀 해

 

  그러니까 네가 나보다   항상 등수가 뒤지

 

  누가 들으면   너는 전교 1등 하는 줄 아시겠어요

 

  (승기)   아휴   [하영이 씩씩거린다]

 

  나 아까 한 말 취소할래

 

  (하영)   라라 언니 그냥 우리 집에 둘 거야

 

  잘 생각했어

 

  아이고잘한다아이고잘한다

 

  죽어

 

  그러길래 왜 너는 내 허락도 없이   고백을 해 가지고

 

  무시를 당하냐속상하게

 

  제 맘이에요제 맘!

 

  뭔 상관인데

 

  [한숨]

 

  아휴

 

  근데 요즘 라라 누나   이상한 거 못 느끼겠냐?

 

  뭐가?

 

  차 쌤하고 뭐가 있는데분명

 

  

 

  [밝은 음악]

 

  (라라)   하이든 소나타집이네

 

  나도 이거 있는데

 

  (은석)   얼마 전에 짐 정리하다가 찾았어요

 

  (라라)   이 곡

 

  (은석)   초등학교 3학년 때   콩쿠르 나갔던 곡이에요

 

  (라라)   대박나도 이걸로 콩쿠르 나갔는데

 

  (은석)   물론 대상 받았습니다

 

  [웃으며]   뭐든 잘하시는 차 쌤은

 

  콩쿠르도 나가기만 하면   대상을 타셨나 봐요

 

  [웃음]

 

  난 만년 2등이었는데

 

  3등 한 적도 있고 5등 한 적도 있어요

 

  (라라)   같은 나이 친구 중에   진짜 잘 치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그 친구가 대상은 다 가져갔어요

 

  (은석)   속상했겠네

 

  (라라)   아니요전혀요

 

  제가 들어도   그 친구가 진짜 잘 쳤거든요

 

  그런 애가 있으면

 

  나 같은 애도 있는 거니까

 

  충분히 알겠습니다

 

  [웃음]

 

  재민이가 콩쿠르에서   이 곡을 치면 어떨까요?

 

  좋은데요?   [놀란 신음]

 

  (라라)   악보 봐역시 모범생은 다르구나

 

  (은석)   라라 씨는 어땠는데요?

 

  저요?

 

  [밝은 음악]

 

  (어린 라라)   이번엔 바나나로 그려 주세요

 

  [한숨]

 

  (미숙)   라라야

 

  지금이 색칠 공부 시간 아닌 거 알지?

 

  !

 

  [웃음]

 

  [어린 라라의 웃음]

 

  뭐가 그렇게 우스워?

 

  바나나가 똥같이 생겼잖아요

 

  (어린 라라)   [웃으며]   

 

  

 

  [헛웃음]

 

  아휴

 

  내가 너 때문에 웃는다너 때문에

 

  선생님이 고혈압이 있으셨다면

 

  아마 백 번도 넘게   뒷목 잡고 쓰러지셨을걸요?

 

  [웃음]

 

  [함께 웃는다]

 

  [악보를 팔랑 넘기며]   이거 가르치려면

 

  (은석)   

 

  기대하겠습니다

 

  [웃음]

 

  (라라)   진짜 어렵겠는데

 

  (승기)   그렇다고

 

  (승기)   내가 저번에 둘이 밤에 놀이터에서   아이스크림 먹는 것도 봤어

 

  [흥미로운 음악]   - 진짜둘이서?   - (승기

 

  그럼 둘이 잘될 수도 있단 말이네?

 

  - 아마도?   - (하영

 

  

 

  그렇단 말이지

 

  (하영)   나한테 기막힌 아이디어   하나 있는데

 

  - 뭔데?   - (하영네가 도와줘야 돼

 

  (라라)   !

 

  [라라의 가쁜 숨소리]

 

  너무 늦었죠죄송해요

 

  (은석)   괜찮아요

 

  뭐야뭐야   승기랑 하영이도 아직이에요?

 

  좀 늦네요

 

  [휴대전화 진동음]   (라라)   ?

 

  (하영)   언니나랑 승기는   학원 보충 때문에 못 가겠다

 

  [놀란 신음]   미안

 

  학원 보충 때문에   둘 다 못 온다는데요?

 

  먼저 약속 잡아 놓고 녀석들도 참

 

  그러니까요

 

  [라라의 어색한 신음]

 

  [은석이 입소리를 똑똑 낸다]

 

  (라라)   오늘은 날이 아닌 거 같죠?   그냥 갈까요?

 

  그냥 그

 

  둘이서 보죠

 

  여기까지 왔는데

 

  [잔잔한 음악]

 

  [멋쩍은 웃음]

 

  그래요그럼

 

  [스크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라라)   

 

  [음산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은석)   하필 시간이 맞는 영화가   이거밖에 없어서

 

  - (은석괜찮죠?   - (라라그럼요

 

  [라라의 놀란 신음]

 

  (스크린 속 배우1)   진짜 무섭단 말이야

 

  오빠

 

  ()   오늘 일찍 갔나?

 

  [스위치를 달칵 켠다]

 

  [낑낑거린다]

 

  ()   미미야주인님 어디 있어?

 

  오고 있어

 

  알았어알았어

 

  그럼 요리나 좀 해 볼까?

 

  [밝은 음악]

 

  [통화 연결음]

 

  [통화 연결음]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진동음]

 

  [헛기침]

 

  준이 오빠

 

  라라 언니?

 

  몰라여기도 없는데?

 

  [반가운 숨소리]

 

  [중얼거린다]

 

  [헛기침하며]   라라 언니

 

  차 쌤이랑 영화 보러 갔나 보다

 

  [흥미로운 음악]   ?

 

  (하영)   차 쌤이랑 영화 보는 거   100%라니까

 

  (승기)   라라 누나 좋아하지?

 

  아니주제넘게 들릴 수도 있는데

 

  고백할 거면 빨리하라고

 

  그게 뭔 소리야?

 

  아이씨하영이가 말하지 말랬는데

 

  아니차 쌤하고 라라 누나하고   잘될지도 몰라

 

  하영이가 둘 사이에서   엄청 열심히 다리 놓고 있거든

 

  (승기)   아이씨뒈지겠다

 

  [스크린 속 배우2의 겁먹은 신음]

 

  [라라의 비명]   [스크린에서 괴성이 흘러나온다]

 

  [라라의 놀란 신음]

 

  [라라의 멋쩍은 웃음]   [스크린에서 영화가 계속된다]

 

  (라라)   핸드폰이

 

  [은석의 당황한 신음]

 

  [라라의 당황한 신음]

 

  [밝은 음악]

 

  [긴장한 숨소리]

 

  (은석)   내가 조금 다가가도 되겠습니까?

 

  [휴대전화 진동음]

 

  [매미 울음]

 

  [한숨]

 

  [감성적인 음악]

 

  [피식 웃는다]

 

  에어컨을 사야 되나

 

  (승기)   뭘 고민해당연히 고백 먼저 해야지

 

  고백하고 완전히 헤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됐을 때

 

  그때 밝혀

 

  (재민 부)   쓸데없이 애한테 바람 넣지 말고   그냥 놔둬요!

 

  (라라)   재민이가 피아노 치러 오면   얼굴에 빛이 나요

 

  (재민 부)   그쪽은 뭐야?

 

  남편입니다

 

  ()   좋아하게 됐어

 

  우울한 날들 속에   어느 날 기쁨이 생겼는데

 

  그게 너였어

 

  (민수)   혹시 이 사람 본 적 있습니까?

 

  (여자3)   이 남자

 

  얼마 전에 어떤 여자랑 왔었잖아

 

  [음산한 효과음]

 

  ()   라라야고마워

 

  나에게 와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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