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도도솔솔라라솔 8

 

  [흥미로운 음악]

 

  (은석)   많이 놀랐습니까?

 

  (라라)   좀 많이

 

  그럼 더 놀라게 해야겠네요

 

  우리 한번 만나 보는 건

 

  (라라)   거절합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저기저 아직   시작한 문장도 다 못 끝냈는데

 

  죄송해요선생님

 

  선생님이 진짜   좋은 분이라는 것도 알고

 

  (라라)   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혹시 지금 하시려는 게 고백이라면   저 받아들일 수 없어요

 

  [잔잔한 음악]

 

  [난처한 웃음]

 

  (은석)   아이

 

  이렇게 빨리 거절당한 게 처음이라서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겠네요

 

  

 

  정말 새로운 경험입니다

 

  실례가 됐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더 실례했습니다

 

  

 

  오늘 일은 다 잊고 어제처럼 지내시죠

 

  (은석)   가끔 만나서 아이스크림이나   사 먹고 하는 그런 사이?

 

  [웃으며]   어때요?

 

  괜찮습니다정말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어색한 웃음]

 

  그런 의미로

 

  편하게 하나만 물어볼게요

 

  혹시 지금

 

  다른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습니까?

 

  그게

 

  ()   라라야

 

  ()   영화는

 

  - 잘 봤어?   - (라라?

 

  그럼   [라라의 어색한 웃음]

 

  ()   오늘은 이만

 

  라라랑 헤어져야겠는데요?

 

  어디를 좀 가야 돼서

 

  그렇게 해요

 

  잘 가요

 

  [라라의 한숨]

 

  [멋쩍은 웃음]

 

  (라라)   무슨 일인데 이렇게 정신없이 왔어?

 

  너 주려고 샐러드를 만들었는데

 

  식을까 봐

 

  [익살스러운 효과음]

 

  식을까 봐 급하게 데리러 온 거야

 

  샐러드 원래 차게 먹는 건데?

 

  너 모르는구나?

 

  내 샐러드는 뜨거워

 

  정말 뜨거워

 

  [밝은 음악]   [라라가 피식한다]

 

  - 왜 웃어?   - (라라아니

 

  이유가 너무 이상하잖아

 

  다 너한테 배운 거거든

 

  내가 언제 그랬는데?

 

  넌 늘 이유가 이상해

 

  

 

  근데 그게 다 맞는 말이야

 

  

 

  [피식 웃는다]

 

  가자샐러드 먹으러

 

  - 라라야   - (라라?

 

  ()   뭐 잊은 거 없어?

 

  ?

 

  ()   나 레슨 언제 해 줄 거야?   내가 첫 번째 수강생인 거 잊었어?

 

  (라라)   [놀라며]   미안내일부턴 너부터 꼭 챙길게

 

  나 혼자 연습해서 한 번에 받을 테니까   몰아서 해 줘

 

  진짜 그래도 돼?

 

  ()   

 

  꽉 잡아

 

  [라라의 놀란 신음]

 

  ()   너와 달리는 이 밤

 

  이 순간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승기)   뭐야?

 

  어제 일 감사 인사 하려고 부른 거야?

 

  - 근데 왜 빈손이야?   - (여기 네 거

 

  (승기)   고작 물 한 통으로 퉁을 치겠다고?   [승기의 헛웃음]

 

  그래시원하니까 내가 봐준다

 

  사실 상담할 게 하나 있어서

 

  [승기의 당황한 신음]

 

  상담?

 

  (승기)   아니공부 못한다고 맨날 무시당하는   3인 나한테 상담?

 

  아니간단한 거야

 

  [헛기침하며]   그래뭔데?

 

  만약 너한테 비밀이 하나 있는데   [승기가 호응한다]

 

  고백도 하고 싶은 거야

 

  (승기)   비밀고백

 

  그럼 비밀 먼저 말하고   고백을 할래아니면

 

  고백을 한 다음 비밀을 밝힐래?

 

  [익살스러운 음악]

 

  

 

  안 간단한데?

 

  그 비밀이 뭐치명적인 거야?

 

  라라 누나가 알면   막 고백 안 받아 줄 거 같고 막 그래?

 

  아마도?

 

  에이그럼 뭘 고민해

 

  당연히 고백 먼저 해야지

 

  (승기)   고백하고 완전히 헤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됐을 때

 

  그때 밝혀

 

  나라면 그럴 거 같은데?

 

  그래서

 

  그 비밀이 뭐야?

 

  이 동생한테만 말해 봐?

 

  ()   싫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

 

  뭐야저 형전과자인가?

 

  어유

 

  [음산한 효과음]

 

  갈게

 

  (라라)   

 

  할아버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소녀의 기도'예요?

 

  [부드러운 음악]

 

  꼭 그 곡을 치고 싶으신   이유가 있나 해서요

 

  내 아내가 살아생전에 갖고 있던

 

  마지막 기억의 조각이거든

 

  [살짝 웃으며]   그럼 수고해

 

  

 

  [만복의 웃음]

 

  (승기 모)   [웃으며]   어떡해

 

  레슨받고 가시는구나

 

  가방 멘 폼이 딱 소녀 같으세요

 

  잘 어울려?

 

  엄청요

 

  [웃으며]   어휴

 

  (만복)   참새들이 방앗간에 모일 시간이구먼   [승기 모의 웃음]

 

  잘 놀다 와

 

  [만복의 웃음]   (승기 모)   들어가세요

 

  [웃음]

 

  (숙경)   이거이거   여기다 이렇게 싸 먹어맛있어

 

  (예서 모)   상추야뭘 싸 먹어   [미란이 풉 웃는다]

 

  [사람들이 도란거린다]

 

  - 참새들!   - (숙경왜 이렇게 늦었어?

 

  - (라라오셨어요?   - (승기 모이거 챙겨 오느라 그랬지

 

  - (예서 모뭔데뭔데?   - (승기 모몸에 좋은 거   [숙경의 감탄]

 

  (승기 모)   승기 아빠가 이걸 숨겨 놓고   혼자 먹길래

 

  화딱지 나서 내가 엄청 챙겨 왔지

 

  신상인가?

 

  (예서 모)   스톱스톱스톱

 

  (예서 모)   뭐야이거번호가 있어?

 

  [익살스러운 음악]   - (승기 모?   - (라라진짜다

 

  -  10번요   - (숙경 6

 

  (미란)   어머머

 

  언니가 몰래 빼 먹는 거 알고 형부가

 

  번호 써 놨나 봐   [예서 모의 놀란 신음]

 

  (예서 모)   그럼 형부가 우리 잡으러   오는 거 아니야?

 

  더럽고 치사해서 같이 못 살겠네!

 

  (숙경)   이혼해!   [승기 모의 추임새]

 

  (함께)   이혼해이혼해!   [승기 모의 추임새]

 

  (숙경)   나이가 몇 갠데   아직도 먹을 거로 싸우고 그래진짜로

 

  (승기 모)   아휴정말

 

  (예서 모)   이혼할 때 하시더라도 드시고 하소서

 

  그래먹자먹어

 

  (미란)   맛은 있구먼   [예서 모가 호응한다]

 

  형부가 확실히 미식가구먼

 

  미식은아휴

 

  아휴맛은 있네   [함께 웃는다]

 

  (승기 모)   아참만복 할아버지   방금 나가시던데 어때?

 

  실력 많이 느셨어?   [예서 모의 궁금한 신음]

 

  그게

 

  원하시는 곡까지 치시려면 좀

 

  (미란)   아휴걱정하덜 말아

 

  만복이 할아버지 그래 봬도   그 어려운 핸드폰도 배우신 분이야

 

  (예서 모)   맞아맞아저기 길거리에서

 

  맨날 폰에다 엄청 뭐 쓰시더라그냥

 

  별그램을 하시나?

 

  [함께 웃는다]

 

  (미란)   아유말도 마언니   준이 총각 엄청 고생했어

 

  고생요?

 

  [익살스러운 음악]

 

  ()   그럼 이제 제가

 

  단톡을 만들어 드릴 거예요   단체로 얘기할 수 있는 방

 

  거기다가 아까 배우신 대로   글을 쓰시면 돼요

 

  - (미란 시부뭐라고?   - (?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란 시부)   뭐라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보세보세보세요다시 할게요

 

  (미란)   우리 시아버지만복이 할아버지랑   막걸리 드시는 사이잖아

 

  ()   이렇게 글을 쓰시면 되는 건데

 

  천천히 좀 해 봐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란)   준이 총각이

 

  동네 할아버지들 다 모아 놓고   핸드폰 강의 엄청 열심히 했어   [준이 계속 설명한다]

 

  - (미란그거 진짜 대단한 거다   - (예서 모그럼

 

  (미란)   나는 몇 년 전에 우리 시어머니   인터넷 뱅킹 가르쳐 드리다가

 

  대판 싸워 가지고   우리 시어머니랑 이혼할 뻔했잖아

 

  [라라의 웃음]   (함께)   이혼해이혼해!

 

  (라라)   무슨 이혼이에요   아주머니들 너무 웃겨요

 

  [함께 웃는다]   뭐가 웃겨?

 

  (숙경)   별 잡스러운 일들이 일어나는 게   이 결혼의 세계야

 

  (미란)   어머머어머머

 

  (예서 모)   하여튼 숙경쓰 결혼을 안 해 봤는데   참 제일 박사야

 

  - (승기 모그러니까   - (숙경헤어 숍 12년 해 봐

 

  나만큼 그 세계의 전문가도 없어요

 

  (라라)   저 질문이 있는데요

 

  (예서 모)   ''?

 

  만복 할아버지 부인은   어떤 분이셨어요?

 

  [예서 모가 입소리를 쩝 낸다]

 

  작년까지만 해도 만복 할아버지

 

  언니였어

 

  [잔잔한 음악]

 

  (만복 처)   언니

 

  언니

 

  ?

 

  나 배고파

 

  아유다 왔어

 

  (만복)   얼른 가서 먹자고

 

  (만복 처)   응   [만복의 웃음]

 

  [만복 처의 탄성]

 

  (만복)   맛있어?

 

  (만복 처)   

 

  언니는 왜 안 먹어?

 

  [옅은 신음]

 

  [만복 처의 당황한 신음]

 

  [만복 처가 젓가락을 달칵 내려놓는다]

 

  [말을 더듬으며]   화나셨어요?

 

  밥이 다 식었죠?

 

  얼른 다시 해 올게요

 

  (만복)   아니야

 

  난 지금 배불러

 

  걱정 말고 먹어

 

  언니

 

  피아노 진짜 안 만졌어요

 

  (만복 처)   그냥 행주로 이렇게 닦기만 했어요

 

  [울먹이며]   진짜로

 

  피아노 안 만졌는데

 

  알고 있어

 

  (승기 모)   할머니한테 치매가 왔는데

 

  (승기 모)   할아버지가 지극정성이셨어

 

  (미란)   우리 시아버지 말로는

 

  젊을 때 이 동네 오셔 가지고   두 분이서 엄청 고생하셨대

 

  [예서 모의 한숨]

 

  (숙경)   꽃집 할머니 얼마나 사람이 좋았게

 

  (예서 모)   꽃 다 못 팔면 요 앞에 묶어 가지고   내놔 가지고 공짜로 막 가져가라고

 

  [저마다 호응한다]   (숙경)   !

 

  저거여기 헤어 숍 오픈한 날   선물로 주신 거잖아

 

  - (미란!   - (숙경엄청 컸지?

 

  (승기 모)   어머나세상에많이 컸다   [사람들이 감탄한다]

 

  (예서 모)   아니할아버지   치시고 싶은 곡이 뭔데?

 

  '소녀의 기도'

 

  (승기 모)   어머어떡해   [승기 모와 미란의 웃음]

 

  아까 보니까 이렇게   소녀 같으시긴 하더라   [함께 웃는다]

 

  (예서 모)   가방 참하게 메시고

 

  (승기 모)   얼마나 이쁘게 다니시는지

 

  [밝은 음악]

 

  "음악"

 

  [새가 지저귄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   이제 테이프 말고 이걸로 들으세요

 

  훨씬 잘 들리는구나

 

  ()   진작 바꿔 드렸어야 됐는데 죄송해요

 

  (만복)   죄송할 것도 많다고맙다

 

  ()   저 가요

 

  다 듣고 가지 그러냐

 

  전 따로 듣는 게 있어서요

 

  "소녀의 기도"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풀벌레 울음]

 

  [잔잔한 음악]

 

  [낑낑거린다]

 

  [미미가 낑낑거린다]

 

  [피아노 건반을 댕댕 두드린다]

 

  [멍멍 짖는 효과음]

 

  [시원한 신음]

 

  준이는 잘 있나?

 

  오늘은 연락이 없네?

 

  [밝은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헛기침]

 

  여보세요?

 

  준아

 

  이 시간에 내가 셔틀 시키면   화낼 거야?

 

  당연하지

 

  ()   뭐가 필요한데 그래?

 

  아니내가 쓰던 수분 크림이   똑 떨어졌지 뭐야

 

  거기 내 방 탁자 위에

 

  (라라)   네가 사 준 크림 있는데   배달 가능할까?

 

  안 돼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래?

 

  너무 늦긴 했다그렇지?

 

  준아그래도 내 목소리 들어서 좋지?

 

  ()   아니

 

  [웃으며]   하여튼 얘는 정말

 

  (라라)   준아오늘도 잘 자

 

  ()   싫은데?

 

  ?

 

  [가쁜 숨소리]

 

  [준의 가쁜 숨소리]

 

  왜 이렇게 빨리 왔어뛰어온 거야?

 

  [준의 가쁜 숨소리]   (라라)   고마워

 

  내가 괜히 전화해 가지고

 

  이거 주러 온 거 아니야

 

  너 보러 온 거야

 

  [의미심장한 음악]

 

  보고 싶어서

 

  [한숨]

 

  잘 자

 

  (라라)   

 

  - (라라야   - (라라?

 

  저기

 

  ()   그러니까

 

  [침을 꼴깍 삼킨다]

 

  [한숨]

 

  ()   너희 집 앞에   화장품 두고 간 사람 찾았어?

 

  으응

 

  또 선물 온 건 없고?

 

  (라라)   

 

  

 

  꽃바구니가 하나 온 것 같기도 하고

 

  ()   ?

 

  근데 나한테 온 게 아닐 수도 있어

 

  [새가 지저귄다]

 

  "소나타 작품 57"

 

  (라라)   오늘은 베토벤이네

 

  제가 사실

 

  모차르트 선수이긴 한데

 

  [웃음]

 

  베토벤도 잘 쳐요

 

  [라라의 웃음]   (중호)   잘 들을게요

 

  (라라)   드릴 말씀이 있는데

 

  제가 콩쿠르를 준비해야 될   학생이 생겨서요

 

  그런데요?

 

  당분간 한 시간씩만   수업을 해야 될 것 같아요

 

  (라라)   

 

  이번 달 두 시간으로 계산된   수강료 환불분이에요

 

  재민이가 콩쿠르에서 우승만 하면

 

  학원 수강생도 많아지고   엄청 번창할 거 같아요

 

  [라라의 들뜬 신음]

 

  저는 사람 많아지는 거 싫은데요?

 

  [음산한 음악]

 

  그러니까 선선생님이   바빠지는 게 싫단 얘깁니다

 

  (중호)   그래서 제 시간을   뺏기는 것도 싫고요

 

  

 

  [중호의 어색한 웃음]

 

  죄송합니다

 

  네가 재민이니?

 

  (재민)   

 

  [피식 웃는다]

 

  (중호)   열심히 해

 

  

 

  [음산한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헛웃음]

 

  [경쾌한 피아노 연주]   [메트로놈이 째깍거린다]

 

  왼손오른손 박자 정확하게

 

  (라라)   그렇지

 

  어어또 속도 빨라진다   속도 일정하게재민아

 

  손목하고 어깨 힘 빼고

 

  [경쾌한 음악]

 

  (라라)   이번엔 스타카토!

 

  [경쾌한 피아노 연주]

 

  [날카로운 효과음]

 

  이번엔 부점으로 손은

 

  [문이 달칵 열린다]   (직원1)   에어컨 왔습니다

 

  [만복의 헛기침]

 

  ?

 

  - (만복재민이 오늘도 열심히 하나?   - (라라할아버지

 

  (재민)   안녕하세요

 

  [밝은 음악]   (만복)   저 안으로 가져가요

 

  (라라)   아니이렇게 큰 선물을

 

  감사해서 어떡해요

 

  준이가 나한테 선물을 주길래   나도 보답하는 거다

 

  선물요?

 

  그 동그랗고 음악 나오는 거

 

  동그랗고 음악 나오는 거?

 

  , CD

 

  

 

  보답 선물로

 

  너무 큰 선물을 주신 거 아니에요?

 

  이 더운 계절에   너희들 힘들까 봐 그러지

 

  (만복)   재민아열심히 해

 

  이 할아비가 응원하마

 

  (재민)   감사합니다

 

  (라라)   할아버지

 

  콩쿠르 나가서 꼭 우승할게요

 

  그래   [만복의 웃음]

 

  (라라)   감사합니다

 

  [잔잔한 음악]

 

  [숨을 들이켠다]

 

  [은석의 한숨]

 

  (하영)   아저씨!   [은석의 사레들린 기침]

 

  (김 간호사)   학생내가 기다리라고 했잖아

 

  [은석의 괴로운 신음]   (은석)   

 

  [흥미진진한 음악]   - (김 간호사선생님!   - (은석!

 

  [은석이 물을 후루룩 마신다]

 

  - (은석등   - (하영?

 

  때려

 

  [괴로운 신음]

 

  (김 간호사)   선생님괜찮으세요?

 

  [당황한 신음]

 

  [문이 탁 닫힌다]

 

  [은석의 한숨]

 

  근데 무슨 약 먹은 거예요?

 

  (은석)   [한숨 쉬며]   비타민

 

  나도 줘요

 

  다음에지금은   내가 먹을 거밖에 없다

 

  진짜 은근히 욕심쟁이네   비타민이 뭐라고

 

  

 

  근데 넌 무슨 일이니?

 

  (하영)   [한숨 쉬며]   아저씨

 

  진짜 라라 언니 이렇게 포기할 거예요?   뭐라도 좀 해 봐요!

 

  밥을 먹든 대시를 하든

 

  맨날 그렇게 비타민이나 먹고

 

  영양가 없는 피아노만 치고 앉아서   뭐 할 거냐고요!

 

  벌써 까였어

 

  [흥미로운 음악]   ?

 

  [헛웃음]

 

  정말 난생처음 겪는 일이라   좀 다소 충격적이긴 한데

 

  (은석)   오히려 마음 편하다

 

  진짜

 

  아저씨 진짜 겁나 짜증 나요!

 

  하영아

 

  내가 아주 옛날에 본 영화 중에

 

  이런 대사가 있어

 

  [영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놓아주어라'   [차분한 음악]

 

  (은석)   '다시 되돌아온다면   그것은 영원히 당신 것이다'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애초에 당신 것이 아니었다'

 

  [한국어]   뭐라는 거야?

 

  아저씨 지금 나한테   영어 잘한다고 자랑하는 거예요?

 

  [익살스러운 음악]   (하영)   하여튼

 

  이래서 '라떼는 말이야'랑은   대화가 안 통해대화가

 

  [문이 드르륵 열린다]   [헛웃음]

 

  내가 벌써 '라떼'란 말이야?   [문이 드르륵 닫힌다]

 

  [헛웃음]

 

  [감성적인 반주가 흘러나온다]   (하영)   ♪ 눈물이 또 남아 있다면 ♪

 

  ♪ 모두 흘려 버려요 ♪

 

  ♪ 이 좋은 하늘 아래 ♪

 

  ♪ 우리만 남도록 ♪

 

  [승기의 추임새]

 

  안 그래도 좁아 죽겠는데   뭐 하는 거야?   [팡파르가 흘러나온다]

 

  [승기의 멋쩍은 신음]   [하영의 한숨]

 

  좁으니까 나가

 

  - (승기?   - (하영나가라고!

 

  (승기)   알았어

 

  [감성적인 반주가 흘러나온다]

 

  (하영)   [울먹이며]   ♪ 사랑할 수 있나요 ♪

 

  ♪ 내가 다가간 만큼 ♪

 

  ♪ 이젠 내게 와 줘요 ♪

 

  ♪ 내게 기댄 마음 ♪   [승기의 한숨]

 

  ♪ 사랑이 아니라 해도 괜찮아요 ♪

 

  ♪ 그댈 볼 수 있으니 ♪

 

  (승기)   왜 준이 형만 바라보냐

 

  난 너만 바라보는데

 

  (하영)   ♪ 괜찮아요 ♪

 

  ♪ 내가 사랑할 테니 ♪

 

  [풀벌레 울음]

 

  (승기)   이제 좀 풀렸어?

 

  내가 알려 준 노래 어때되게 괜찮지?

 

  (하영)   시끄러워

 

  (승기)   그래서준이 형은 어떡할 건데?

 

  계속 좋아할 거야?

 

  (하영)   몰라생각 중이야

 

  (승기)   

 

  내가 현재 네 마음 상태   테스트 한번 해 줄까?

 

  (하영)   무슨 마음?

 

  (승기)   

 

  생각해 봐 봐   [감성적인 음악]

 

  지금 막 장대비가 내리고 있어   [천둥 효과음]

 

  근데 네 손에는 우산이 하나 있는 거야

 

  그럼 그 우산 준이 형 줄래아니면

 

  나 줄래?

 

  장난하냐?

 

  당연히 우리 준이 오빠지   이게 미쳤나

 

  [하영의 한숨]

 

  아직 멀었네

 

  그래비 좀 맞으면 어때

 

  감기 좀 들면 되지

 

  하영아같이 가

 

  [경쾌한 피아노 연주]

 

  (라라)   그렇지

 

  재민아여기 박자 정확하게 맞춰야 돼

 

  조금씩 빠르게좀 더 빠르게   그렇지!

 

  여기서부터 빨라지지 않아야 돼

 

  여기 쌤 체크해 놨지?   [발랄한 음악]

 

  여기는 잘 집어 줘야 돼그렇지

 

  여기는 다시 느리게점점 느리게   그렇지박자 맞춰서

 

  (라라)   재민아이거는 트릴이라는 거야

 

  그리고 이 트릴은

 

  ''를 빠르게   한 박자 동안 반복해서 치는 거야

 

  - (라라알겠지?   - (재민

 

  [보드 마커를 달칵 내려놓는다]

 

  (하영)   이게 뭐야?

 

  누가 이런 걸 그려 놨대?

 

  준이 형 같은데?

 

  (승기)   도대체 이 형 정체가 뭐지?

 

  내가 이거를 과학 시간에 봤나?   수학 시간?

 

  (승기)   너 옴의 법칙도 몰라?

 

  'V IR', ?   이건 중학교 때 배운 거다

 

  전압은 전류 곱하기 저항

 

  아직 안 죽었어

 

  쟤 요즘 나 몰래   공부하는 거 아니야?

 

  너 혼자 공부하기냐?   그건 반칙이잖아

 

  [잔잔한 피아노 연주]

 

  몰라

 

  [낑낑거린다]

 

  들을 만해?

 

  [익살스러운 효과음]

 

  표정표정이 왜 그렇지?

 

  (라라)   재민아우리 이거 마시면서 할까?

 

  선생님하고 짠!

 

  (함께)   !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경쾌한 피아노 연주]

 

  재민아   [재민이 연주를 멈춘다]

 

  더 씩씩하게즐겁게신나게 쳐 봐

 

  (라라)   막 즐거웠던 거 떠올리면서   그런 마음으로 피아노를 쳐 봐

 

  생각이 잘 안 나요

 

  떠오르는 게 없어요

 

  (라라)   재민이가 그랬어?

 

  그렇다면

 

  [휴대전화 진동음]   [문이 달칵 닫힌다]

 

  또 무슨 일이야?

 

  내가 톡 보낸 거 봤어?

 

  (라라)   그거 사 가지고 숙경이 아줌마네로 와

 

  싫어그리고 바빠

 

  알았어

 

  일 잘하고

 

  [통화 종료음]

 

  [코를 훌쩍인다]

 

  (라라)   됐다

 

  - (왜 이제 와?   - (라라어머깜짝이야!

 

  - 너 바쁘다며?   - (빨리 와

 

  [헛웃음 치며]   준아

 

  (라라)   너는 국어를 다시 배워야 될 거 같아

 

  싫어

 

  ()   가자재민아

 

  너는 '싫어' '예스'?

 

  [경쾌한 음악]

 

  (라라)   이건 밀가루듬뿍듬뿍

 

  

 

  [라라가 흥얼거린다]

 

  ()   재민아

 

  (라라)   재민이 이제 만들어 볼까?

 

  (재민)   

 

  ()   세게 해야지

 

  [라라의 장난스러운 신음]

 

  ()   그렇지그리고 이렇게

 

  그리고 하트

 

  [오븐 작동음]

 

  [라라의 들뜬 신음]

 

  [오븐 알림음]

 

  [라라의 탄성]   [오븐 문을 탁 닫는다]

 

  (라라)   성공

 

  [라라와 준의 웃음]

 

  냄새 진짜 고소하다   [라라의 신난 신음]

 

  [놀란 숨소리]

 

  어떡하지저거 너무 무서운데?

 

  [익살스러운 음악]

 

  ()   내가 해야지

 

  아니야그럼 내가 너무 미안해지잖아

 

  ()   아니야너 재민이하고 과자나 먹어

 

  (라라)   [애교스럽게]   감사합니다

 

  재민아먹자먹자가자

 

  [준이 달그락 설거지한다]

 

  (라라)   맛있어?

 

  [살짝 웃으며]   재밌었어?

 

  많이요

 

  선생님도 아빠랑 쿠키 만들 때   엄청 재밌었거든

 

  (라라)   많이 먹어

 

  우유도 마셔

 

  아직 멀었어너도 먹어야지

 

  ()   나 단거 싫어해

 

  까다롭긴

 

  (라라)   또 해 보고 싶은 건 없어재민이?

 

  [고민하는 신음]

 

  줄넘기요

 

  [밝은 음악]

 

  - (이따 집에 가서 오븐 열어 봐   - (라라?

 

  뭐가 있을 건데 꼭 혼자 먹어

 

  더 높게 뛰어 봐높게

 

  봐 봐재민아

 

  [오븐 작동음]

 

  [오븐 알림음]

 

  (라라)   아휴세상에

 

  너무 잘 만들었네

 

  [기분 좋은 신음]

 

  [메시지 수신음]

 

  (라라)

 

  ()

 

  (라라)

 

  [코를 훌쩍인다]

 

  ()

 

  어머!

 

  ()   !

 

  

 

  (라라)   어머얘가 갑자기 왜 이래?

 

  어머

 

  어머이거 지금 실화야?

 

  미쳤나 봐

 

  미친놈

 

  너무 오그라들어

 

  [헛기침]

 

  [메시지 수신음]

 

  (라라)

 

  (라라)

 

  [헛웃음]

 

  ()

 

  [피식 웃는다]

 

  ()   아니이게   [명의 한숨]

 

  이게 뭐야이거?

 

  계절 바뀐 지가 언젠데   새 셔츠 하나가 없어?

 

  (윤실)   아이코

 

  내가아유이런

 

  오늘 가서 얼른 당장   하나 사사 올게요

 

  이런 것도 안 챙기고   맨날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니는 거야?

 

  전화는 맨날 통화 중이고

 

  남자라도 생겼어?

 

  [어색한 웃음]

 

  아유당신도 참   [어색한 웃음]

 

  무슨 그런 말을 다 해요

 

  (윤실)   얼른 오늘 중으로 셔츠 사다 놓을게요

 

  ()   으이그정말

 

  [명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민수)   혹시 이 사람 본 적 있습니까?

 

  5월 초쯤 심장에 문제 생긴   어떤 할아버지를 모시고 왔다고 하던데

 

  (간호사1)   

 

  글쎄요잘 모르겠는데

 

  (간호사2)   이 남자

 

  얼마 전에 어떤 여자랑 왔었잖아

 

  여자?

 

  어떤 환자였는데요?

 

  이름이 특이했는데

 

  라라였던가?

 

  (간호사2)   정형외과 김 선배가   되게 웃긴 피아니스트 환자 입원했다고

 

  (간호사1)   [웃으며]   

 

  바쁘지 않아?

 

  환자 정보는 알려 드릴 수 없습니다

 

  (간호사1)   죄송합니다

 

  [간호사1이 부스럭거린다]

 

  여자

 

  피아니스트

 

  이름이 라라

 

  [강조되는 효과음]   라라

 

  [흥미로운 음악]

 

  (라라)   피아노 배우고 싶으세요?

 

  (민수)   학원 이름이 라라 랜드

 

  저희 학원엔 무려 80이 되신   할아버지도 다니신답니다

 

  "라라 랜드"

 

  그 노인네가 여길 다닌다는 얘긴데

 

  지금 여기 없어요

 

  얼마 전에 어떤 여자랑 왔었잖아

 

  (은석)   [한숨 쉬며]   재민이랑 또 놀러 나갔나?

 

  나온 김에 머리나 자를까?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숙경)   어머어머

 

  [웃으며]   아이고선생님 오셨어요?

 

  (은석)   안녕하세요

 

  (숙경)   머리할 때가 되셨구나   [은석이 호응한다]

 

  - (은석아이고   - (숙경아휴

 

  - (숙경여기여기 앉으세요   - (은석

 

  (숙경)   

 

  차 드릴까요?

 

  (은석)   괜찮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발랄한 음악]

 

  (숙경)   차 쌤 진헤어 방문

 

  이꿈모 모여라

 

  그 복숭아 하나만   먹을 수 있을까요?

 

  [메시지 수신음]   - (승기 모수고하세요예   - (주인들어가세요

 

  뭐야?

 

  [놀란 신음]

 

  [메시지 수신음]

 

  차 쌤?

 

  (윤실)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것도 다 주세요

 

  어머

 

  (윤실)   이거 다

 

  (자경)   어머사모님

 

  [웃으며]   안녕하셨어요?

 

  결혼식 이후로 오랜만이네요

 

  [자경의 어색한 웃음]

 

  그날

 

  사정이 좀 있었어요

 

  [헛웃음 치며]   얘기 들었습니다

 

  우리 정남이는   다시 선보고 있으니까

 

  좋은 소식 있으면 또 연락드릴게요

 

  (윤실)   또요?

 

  ?   [함께 살짝 웃는다]

 

  그래요

 

  (자경)   사모님!

 

  혹시 아드님 코디 선생님 바꾸셨어요?

 

  [딸꾹질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아니우리 정남이가 대치동   김소형 에이스반 출신이잖아요

 

  얼마 전에 김 쌤 만났는데   올 초에 준이가 딴 데로 옮겼다던데

 

  누구예요?

 

  그새 더 좋은 쌤이 생긴 거예요?

 

  노코멘트입니다

 

  그럼

 

  아휴!

 

  (자경)   아니

 

  (자경)   [웃으며]   여기 분위기 확 바꿨잖아요

 

  저기그래서 준이   학원 주말반은 다 빼신 거예요?

 

  김 쌤이 준이 안 보인 지 오래됐다고   궁금해하더라고요

 

  (윤실)   좀 그만그만!   [익살스러운 효과음]

 

  그만 좀 물어요!

 

  [멋쩍은 신음]

 

  [한숨 쉬며]   왜 이렇게 다들

 

  남의 집 일에 이렇게 관심들이 많은지

 

  (윤실)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

 

  난 당신 며느리가

 

  은포에서 거지같이 사는 걸 봤어도   그냥 못 본 척 넘어갔는데

 

  정말 이렇게 귀찮게 굴면   나도 그냥 못 참아요!

 

  은포에서 거지라니요?

 

  [익살스러운 음악]   (윤실)   그 핫도그는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전단 붙이다가   시비가 붙은 적이 있는데

 

  여기서 피아노 학원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뭐

 

  (윤실)   랄라 랜드룰루 랜드?

 

  라라 랜드?

 

  (영주)   은포에서 라라 랜드?

 

  (영주)   '라라 랜드'?

 

  (자경)   라라 걔가 학원을 차렸다고요?

 

  [헛기침]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더니

 

  결국 다시 피아노를 치긴 하나 보네

 

  (직원2)   사모님밑에 기사님 도착했답니다

 

  (윤실)   고마워요

 

  [자경의 힘주는 신음]

 

  그럼 살펴 가세요사모님

 

  [익살스러운 효과음]

 

  임자경 씨

 

  앞으로 우리 아들 일에

 

  (윤실)   신경 좀 꺼 줬으면 좋겠어요!

 

  그럼요사모님

 

  참 피곤한 스타일이야

 

  (영주)   안녕하세요

 

  [익살스러운 음악]   초면에 실례지만   뭐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그러니까 그

 

  은포에서 피아노 학원을 한다는   여사님 전 며느리가

 

  이혼녀라는 말인가요?

 

  무슨 소리?

 

  우리 아들은 파혼했어요

 

  이혼 아니고 파혼

 

  [호응한다]   (은석)   이혼을 꿈꾸는 모임요?

 

  (미란)   아이그냥 꿈만 꾸는 모임입니다   [저마다 웃는다]

 

  (예서 모)   실행 능력은 제로입니다   [물소리가 쪼르륵 들린다]

 

  [은석이 살짝 웃는다]

 

  (승기 모)   선생님은 꿈을 이루셨다 그러길래   너무 부러워서

 

  한번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진 원장한테 부탁했습니다

 

  참고로 전 미혼입니다

 

  (은석)   

 

  (숙경)   저기

 

  선생님 쑥스러우시니까   궁금한 거 빨리 묻고

 

  2차는 라라 랜드에서 하자고

 

  우리 차 쌤이   피아노를 얼마나 잘 치시는지

 

  들으면 다들 깜짝 놀랄걸?

 

  (승기 모)   어머나피아노까지   [소란스럽다]

 

  아니제가 뭐피아노까지   쳐야 되는 겁니까?

 

  (숙경)   그게 더 편하실걸요안 그러면

 

  네버 엔딩 토크 쇼 하셔야 해요

 

  치겠습니다

 

  (은석)   

 

  (승기 모)   이혼 사유는 무엇인가요?

 

  [차분한 음악]   어느 날 문득

 

  (은석)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하는   고민을 하다

 

  현재의 모든 관계와

 

  이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미란의 당황한 신음]

 

  - (미란저기그럼   - (은석

 

  (미란)   성격 차이유책 배우자   [승기 모가 호응한다]

 

  시댁과의 갈등요런   [미란의 웃음]

 

  좀 쉬운 이유는 없나요?

 

  저의 내면적인 문제였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 (승기 모내면…   - (미란

 

  - (예서 모저요   - (은석

 

  (예서 모)   그럼 재산 분할은요?

 

  (은석)   다 두고 몸만 나왔습니다

 

  [함께 놀란다]

 

  아니왜요?

 

  [흥미로운 음악]

 

  별로 미련이 없어서요

 

  미쳤네미쳤어   [승기 모의 놀란 신음]

 

  [승기 모가 나무란다]   [예서 모의 당황한 신음]

 

  [승기 모의 어색한 웃음]   (예서 모)   아이고아닙니다

 

  [웃으며]   그럼 이만 라라 랜드로 옮길까요?

 

  [함께 호응한다]

 

  - (은석네   - (예서 모

 

  (미란)   제대로 미쳤네제대로 미쳤어진짜   [저마다 말한다]

 

  (예서 모)   미친 게 분명하네이게

 

  아니겉모습은 멀쩡한데   속이 많이 모자라네

 

  (미란)   서울에서 병원도 크게 했다며

 

  (예서 모)   그러니까사람이 무엇으로 살긴

 

  질풍노동의 시기가 아주 뒤늦게 왔구먼

 

  (승기 모)   아휴질풍!

 

  - (미란노도!   - (승기 모그래

 

  네 글자 중에 두 개 맞혔다   반 맞혔으면 됐지에이   [미란과 승기 모의 한숨]

 

  (숙경)   나는

 

  저 마음이 이해가 되는데

 

  (미란)   그래우리 언니는   이혼하지 말고 이해하세요

 

  이해해

 

  평생 이해해

 

  (함께)   이해해이해해!

 

  - (예서 모에이그에이그   - (숙경이거나 먹어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들려온다]

 

  - (미란어머   - (승기 모보러 가자보러 가   [소란스럽다]

 

  분명 소리는 나는데?

 

  왜 이렇게 아무도 안 나와?

 

  그냥 한번 가 봐?

 

  아이씨

 

  아유진짜

 

  [놀란 신음]   [발랄한 음악]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승기 모)   모차르트야모차르트   [은석의 웃음]

 

  [영주의 놀란 신음]   (미란)   언제부터 피아노를 배웠어요?

 

  (영주)   아니저 아줌마들은 다 뭐야?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승기 모)   너무 잘해너무 잘해

 

  저 중에 피아노 쌤이 있는 건가?

 

  [왁자지껄하다]

 

  (영주)   분명 저 여자보다는   안 이쁘다 그랬는데

 

  (예서 모)   또 듣고 싶을 거 같아

 

  (승기 모)   아유너무 잘해너무 잘해   [저마다 감탄한다]

 

  아이도대체 누구야?   [은석이 말한다]

 

  [시끌벅적하다]

 

  [차 문이 탁탁 열린다]   [당황한 신음]

 

  (숙경)   자리 잡고 있어갈게!   [영주의 기가 찬 숨소리]

 

  (영주)   !

 

  차은석 저게 진짜 미쳤나?

 

  여기까지 와서 고작 한다는 게

 

  피아노나 치고

 

  아줌마들하고 어울려 다니는 거야?

 

  어머사모님!

 

  (숙경)   오셨어요어머나!

 

  [영주의 당황한 신음]   [숙경이 환호한다]

 

  어머언제 오셨어요?

 

  어머보고 싶었어요세상에   머리 어떻게 해 드릴까요?

 

  [영주의 당황한 신음]   머리 여기 좀 잘라 드릴까?

 

  (숙경)   [컵을 탁 내려놓으며]   

 

  오늘도 드라이시죠?

 

  [한숨 쉬며]   어디 한번

 

  3cm만 키 크게 해 봐요

 

  (숙경)   자   [영주의 한숨]

 

  [헤어드라이어 작동음]

 

  드라이 갑니다!

 

  [경쾌한 피아노 연주가 들려온다]   (영주)   잠깐!

 

  학원에 선생님 있나 봐요

 

  설마 피아노까지 배우시게요?

 

  옆에 좀 다녀올게요

 

  (숙경)   손님

 

  지름길이 있는데

 

  [헤어드라이어를 탁 내려놓으며]   

 

  [익살스러운 신음]

 

  뭘까요?

 

  열렸다   [영주의 놀란 신음]

 

  [경쾌한 피아노 연주]   (숙경)   라라야

 

  라라야

 

  귀빈 오셨다   [연주가 멈춘다]

 

  (영주)   

 

  저번에 학원 앞에 있던 애 맞지?

 

  역시

 

  제법이네   [영주의 웃음]

 

  그걸 들으면 알아요?

 

  [영주의 헛웃음]

 

  [흥미로운 음악]

 

  제 친한 동생이 피아노를 치거든요

 

  제가 거기 후원자고요

 

  (숙경)   나는

 

  아유나 이거   들어도 모르는 세계 얘기네

 

  (영주)   근데 선생님은 어디 갔어?

 

  (재민)   선생님이 일이 있다고   연습하고 있으랬어요

 

  (숙경)   얘는 또 어딜 간 거야?

 

  하여튼 그냥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폼이 홍길동 절친급이야

 

  (영주)   이 사람이 선생님이에요?

 

  맞아요

 

  그쪽보다 안 이쁘다며요!

 

  아이그렇지 않나요?

 

  (숙경)   내 눈엔 그렇게 보이는데?

 

  [흥미로운 음악]   근데 낯이 익어

 

  [영주가 숨을 씁 들이켠다]

 

  (영주)   분명히 어디서 본 적 있어

 

  내가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봤지?

 

  [한숨]

 

  [재민 부의 한숨]

 

  학원비콩쿠르 참가비의상비

 

  하나도 신경 안 쓰셔도 돼요

 

  [헛웃음]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

 

  (재민 부)   쓸데없이 애한테 바람 넣지 말고   그냥 놔둬요!

 

  우리 살던 대로 그냥 두라니까!

 

  [재민 부의 한숨]

 

  [옅은 한숨]

 

  아버님

 

  바람이 아니고 기쁨이에요

 

  [잔잔한 음악]   (라라)   재민이가 피아노 치러 오면

 

  얼굴에 빛이 나요

 

  아버님이 한번 보시면 딱 알 텐데

 

  맞는다여기

 

  이거 보세요

 

  [웃음]

 

  진짜죠?

 

  ()   하지하지 마

 

  그쪽은 뭐야?

 

  ()   저는

 

  그러니까

 

  남편입니다

 

  [밝은 음악]

 

  같이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계세요   - (라라계세요   [라라의 웃음]

 

  [문이 덜컹 닫힌다]

 

  [힘주는 신음]   미쳤어?

 

  네가 왜 내 남편이야?

 

  어찌 됐든

 

  재민이 아버지가 허락하셨으니까   그걸로 된 거야

 

  [헛기침]

 

  ()   그리고

 

  드디어 때가 왔어

 

  무슨?

 

  나 레슨해 줄 시간

 

  [놀라며]   드디어 받겠단 말이지?

 

  스파르타식으로 완전 빡세게   해 줄 테니까 각오해

 

  아유떨려

 

  - (라라선우준 학생   - (

 

  (라라)   농담이 아니에요

 

  구라라 선생님은   피아노 가르칠 때 진짜 무서워요

 

  (숙경)   하영아나와   [문이 달칵 닫힌다]

 

  이거 먹자

 

  빨리 나와

 

  (숙경)   [흥얼거리며]   맛있는 음식을 먹자

 

  뭔데?

 

  [숙경이 흥얼거린다]   (하영)   뭐야?

 

  내가 좋아하는 거네?

 

  [발랄한 음악]   (숙경)   엄마 일찍 들어오니까 좋지?

 

  별로

 

  으이그

 

  (하영)   엄마근데 오늘 늦게까지 일 안 해도   괜찮은 건가?

 

  종종 서울서 오는 손님 있잖아

 

  그분이 팁 엄청 주고 가서   그냥 영업 종료해 버렸어

 

  (숙경)   [흥얼거리며]   기분도 좋고 바람도 좋고

 

  우리 딸이랑 치킨도 먹고 싶고 해서

 

  난 별론데

 

  - (숙경별로는 뭐가 별로야?   - 됐어됐어먹어먹어먹어

 

  [숙경의 놀란 신음]

 

  (라라)   매일매일 손가락에 불이 나게   연습했다는 곡이 뭘지 정말 궁금하네

 

  시작해 볼까요선우준 학생?

 

  '사랑의 기쁨'

 

  제가 준비한 곡은

 

  '사랑의 기쁨'입니다

 

  [숨을 후 내뱉는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

 

  (라라)   고마워

 

  코피야

 

  [신비로운 효과음]

 

  (라라)   오늘 제대로 울어야

 

  내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거든

 

  (라라)   준아준아

 

  (라라)   준아!

 

  [빗소리가 들린다]

 

  [라라가 훌쩍인다]

 

  (라라)   완전 엉망진창이네

 

  하지만

 

  내 생애 가장 감동적인 연주야

 

  [헛기침]

 

  선우준 학생

 

  너무 잘 쳤으니까   소원을 하나 들어드리죠

 

  말만 하세요

 

  [피식 웃는다]

 

  ()   

 

  데이트하자우리

 

  [감성적인 음악]

 

  데이트?

 

  [뱃고동이 붕 울린다]

 

  ()   라라야이상한 게 있는데

 

  마르티니 그 곡 말이야

 

  제목이 '사랑의 기쁨'인데

 

  왜 음악은 슬픈 느낌일까?

 

  (라라)   바보야

 

  그거 원래 이탈리아 가곡이잖아

 

  노래 처음 가사는 사랑의 기쁨 맞는데

 

  끝까지 들으면 아마 너 깜짝 놀랄걸?

 

  ()   가사가 뭔데?

 

  (라라)   '사랑의 기쁨은 어느덧 사라지고   사랑의 슬픔만 영원히 남았네'

 

  ()   ?

 

  나 아까 연주한 거 취소

 

  그거 취소야!

 

  [라라의 웃음]

 

  (라라)   너무 예쁘다

 

  해가 바다로 넘어가려나 봐

 

  [부드러운 음악]

 

  [라라의 탄성]

 

  [입소리를 쩝 낸다]

 

  얘도 뜨겁네

 

  [놀란 신음]

 

  (라라)   

 

  심장이 뜨겁네탔네   또 이상한 소리 하기만 해 봐

 

  [피식 웃는다]

 

  - 라라야   - (라라?

 

  널 좋아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좋아하게 됐어

 

  [감성적인 음악]

 

  우울한 날들 속에

 

  어느 날 기쁨이 생겼는데

 

  그게 너였어

 

  고마워

 

  나에게 와 줘서

 

  준아

 

  [음산한 음악]

 

  [딸깍 소리가 난다]

 

  [날카로운 효과음]

 

  [경쾌한 피아노 연주]   [관객들이 수군거린다]

 

  (남자)   

 

  완전 내 스타일

 

  (남자)   안녕하세요, 1호 팬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 ?   - (남자너무 잘 봤습니다

 

  이야고마워근데 어쩌지?

 

  나 오늘부로 피아노 쉴 건데

 

  (남자)   왜요?

 

  졸업했잖아

 

  (남자)   

 

  그래도 1호 팬이니까   내가 사진은 찍어 줄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경쾌한 음악]

 

  (라라)   어디서부터가 우리 시작이었을까?

 

  널 만날 때마다

 

  난 엉망진창이었던 거 같아

 

  ()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놓지 않을 거야

 

  (중호)   선물입니다

 

  기억나세요?

 

  (중호)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룰이 너무 마음대로 아닌가?   [중호의 헛웃음]

 

  (재민)   싫어요

 

  - (중호가자니까?   - (재민이거 놔요

 

  [재민의 아파하는 신음]

 

  (라라)   재민이 표정이 왜 그래무슨 일 있어?

 

  (중호)   라라가 다 썼을 거 같아서

 

  너 뭐 하는 새끼야?


 

.도도솔솔라라솔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