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런웨이 6
(서연) 지금 눈을 뜨면 원래대로 돌아가 있을 거야
[쓸쓸한 음악]
[한숨]
기적은 일어나지 않은 채
(진욱) 시간은 흘러가고 [칫솔을 탁 던진다]
컬렉션은 다가온다
[퉤]
[주제곡]
(나래) 키스만으로 안 된다면
그때 있었던 다른 조건들이 더 있어야 된다는 건데
[숨을 들이켠다]
그때를 천천히 생각해 보면
노래방에 암전이 됐었고...
[손가락을 딱 튕기며] 씁, 맞다, 암전
[잔잔한 음악]
눈물?
[휴대전화 진동음]
[서연의 옅은 한숨]
(서연) 내가
너 대신 런웨이에 설게
그러니까 도와줘
나 진짜 열심히 할게 잘할 수 있어
나
나진욱이잖아
아무리 나진욱이라도
며칠 만에 런웨이에 설 순 없어
[한숨 쉬며] 그럼 어떡해?
이제 와서 못 하겠다고 해?
못 하겠다고 해
그럼 봉 쌤이 나 대신 재범이 세울 거야
그럼 아버지는?
난생처음 아들 서는 무대 보러 오신 아버지한테는
뭐라고 할 건데?
해 보지도 않고 포기했다고 해? 오지 말라고 할까?
너 잊고 있었나 본데
런웨이 처음 선 그날
너 무지 즐거워 보이더라
뭐?
[카메라 셔터음]
(서연) 네가 최고가 되려고 했던 건 꼭 아버지 때문만이 아니었잖아
모델 일 좋아서 그랬잖아
[희망찬 음악] 이렇게 포기해도 되겠어?
너
정말 할 수 있겠어?
[옅은 한숨]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나진욱 걱정이라며
2년 전 네가 그랬어
[옅은 한숨]
그래, 좋아
저 끝에 가서 서 봐
[심호흡]
[심호흡]
(진욱) 런웨이는 피팅할 때 잠깐 걷는 거랑은 차원이 달라
몇십 미터나 되는 거리를 너 혼자 걸어야 돼
누구의 도움도 없이
관객들한테는 순식간일지 모르지만
모델들한테는 누구보다 긴 시간이야
그 시간 동안 넌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돼
이쪽으로 걸어와 봐
[심호흡]
힘 빼고 자연스럽게 다시 걸어 봐
긴장하지 말고
보폭 크게
어디 보는 거야?
다시
어디 보는 거야, 정면 봐
각 잡지 말고, 어깨에 힘 빼고
다시 해
팔은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어때?
아직 멀었어, 다시
[진욱의 옅은 비명]
[진욱이 발을 탁 구른다]
됐어
(진욱) 잘한다, 잘한다
- (진욱) 자 - 응?
오늘은 그만하자
안 돼
아직 멀었어 [숨을 내뱉는다]
어이구
[진욱이 피식 웃는다]
[진욱이 살짝 웃는다]
[수화기를 달칵 든다]
넌 왜 모델이 되고 싶냐? [수화기 속 안내 음성이 나온다]
(서연) 뭐 하는 거야?
받아 봐
[서연의 어이없는 웃음] [진욱의 웃음]
[잔잔한 음악] [수화기를 달칵 든다]
(서연) 안녕?
[진욱이 피식 웃는다]
넌 왜 모델이 되고 싶냐고
예쁘고 멋진 옷 많이 입잖아 모델 되면
재범이 때문은 아니고?
야
아니라고는 못 하지
재범이랑 같이 있으니까 좋겠다
[한숨 쉬며] 어, 좋았지
왜 과거형이야?
글쎄, 좋았는데
처음만큼 좋진 않네, 이젠
하여간 여자들이란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 봐
모델이 되고 싶은 건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냥 허세인지
네가 원하는 걸 찾아야지
오
처음으로 오빠다웠다?
- 야 - 호
[서연이 살짝 웃는다]
[서연이 살짝 웃는다]
[서연의 아파하는 신음]
[신음]
(의사) 다행히 뼈는 아니고 인대가 늘어났어요
어, 빨리 깁스부터 하고...
어, 제가 지금 깁스를 할 상황이 아닌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깁스를 안 하면 계속 붓고 통증이 더 심해져요
[한숨]
[도어록 작동음] [문이 덜컹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도어록 작동음]
야, 너 왜 그래? [서연의 한숨]
너 다쳤어?
[살짝 웃으며] 별거 아니야
야, 어디 봐
아이, 야, 괜찮다니까
아이, 괜찮긴 뭐가 괜찮아 발목이 이렇게 퉁퉁 부었는데
그냥 살짝 삔 거래, 진짜 괜찮아
아이씨, 있어 봐
아!
[서연의 옅은 신음]
[재범의 깊은 한숨]
너 이 상태로 런웨이 못 나가
괜히 고집부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못 하겠다고 얘기해
왜? 네가 나 대신 메인 하려고?
야, 나진욱 [서연이 피식 웃는다]
농담이야
걱정해 줘서 고마운데 나 진짜 괜찮아
그리고
나 다친 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 줘라
내가 이번 쇼에 꼭 나가야 될 이유가 있거든
[깊은 한숨] 쯧
여기 잠깐 있어 봐
[재범의 안타까운 숨소리]
[잔잔한 음악]
고맙다, 친구
나한테 넌
친구 아닌데
[피식 웃으며] 그럼 뭐야, 라이벌?
그건 더더욱 아니고
(서연) 응?
나...
이번 컬렉션 끝나면
해외로 나갈 거야
뭐?
네 덕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거든
[옅은 한숨]
[멋쩍은 웃음]
잘 때 이거 푹 올려놓고 자
들어갈게
[문을 달칵 여닫는다]
"피날레"
(진욱) 컨디션 어때?
최고야, 오늘 올 거지?
(진욱) 당연하지
너무 부담 갖지는 마
와서 보기나 하셔 너무 멋져서 놀라지나 말고
(춘식) 형, 어서 나와요!
어, 갈게!
어, 끊어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도어록 작동음] [문이 덜컹 열린다]
(도희) 늦었어, 빨리 타
(왕림) 가자
(재범) 야, 너 괜찮겠어? [서연의 힘겨운 숨소리]
[서연의 옅은 한숨]
빨리 가자, 이러다 늦겠다
아, 맞다, 폭죽 안 샀다
폭죽?
서연이 걔가 축하할 일 있으면 무조건 폭죽부터 쏘거든요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드레스 지"
"봉클로드 봄, 여름 컬렉션"
(진욱) 진짜로 오셨네
(해라) 안 돼, 내가 하루 종일 먹을 물이 이거밖에 안 된다고!
너 지금 내가 만만해?
너 지금 내가 이거밖에 안 보이냐고, 어?
(춘식) 내가 뭐했는데?
- (재범) 아이, 넌 왜 그래 - 물 마시는 게 뭐 잘못됐는데?
(재범) 야, 해라야
(서연)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잘할 수 있을까?
[무거운 음악]
(서연) 그럼 아버지는? 해 보지도 않고 포기했다고 해?
오지 말라고 할까? 나 진짜 열심히 할게
잘할 수 있어
나
나진욱이잖아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탁]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서연의 아파하는 신음]
[신음]
[신음]
[힘겨운 숨소리]
[숨을 깊게 내뱉는다] [약을 달그락거린다]
[옅은 한숨]
[한숨 쉬며] 할 수 있다, 한서연
[한숨 쉬며] 조금만 참자
조금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서연의 신음]
(서연) 조금만
[옅은 한숨]
조금만
[다가오는 발걸음]
여기서 뭐 해?
[옅은 한숨]
야, 한서연 너 지금 이 발목으로...
괜찮아
아버지는?
오셨어?
나 이제까지
꽤 괜찮게 하지 않았나?
왜?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하셔?
[옅은 한숨]
피날레 때는 더 잘해야겠다
일어나, 병원 가자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
(진욱) 일어나라니까?
피날레만 마치고 병원에 그다음에 갈게
[아파하는 신음] 아파서 걷지도 못하면서!
그 정도면 됐어, 충분하니까 제발 병원부터 가자, 어? [서연의 거친 숨소리]
아니야, 할 수 있어
[힘겨운 숨소리]
[숨을 들이켠다]
[한숨 쉬며] 젠장
[다리를 탁탁 친다]
[한숨 쉬며] 다 왔는데
아, 바보같이 왜 발목은 발목은 다쳐 가지고
[옅은 한숨]
미안해, 진짜
[서연과 진욱의 옅은 한숨]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진욱이는?
못 봤는데요
[진욱의 옅은 한숨]
너한테 힘든 일 시켜서
내가 미안해
[서연이 숨을 들이켠다]
그리고 진심으로 고마워
난 너한테 소리만 질렀지
이제껏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는데
넌 이렇게
내 몸으로 언제나 애써 줬어
너무 고마워
[진욱의 옅은 한숨]
내가 모델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해 준 것도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해 준 것도
다 네 덕분이야
[잔잔한 음악]
키스하니까 지금 바뀌어야 되는데
왜 안 바뀌지?
노래방에서 암전이 됐으니까...
[천둥]
[의미심장한 음악]
[숨을 들이켜며] 그거다, 감전
그래, 감전이야
[폭죽이 핑 나간다]
[폭죽이 핑 나간다]
[전기가 짜르르 흐른다]
[전기가 짜르르 흐른다]
[전기가 짜르르 흐른다]
한서연?
나진욱?
(진욱) 내가 너였고
네가 나였던 [잔잔한 음악]
(서연) 서로가 서로였던
우리가 하나였다
(진욱) 가을날의 꿈결 같은 시간
(서연) 아름다운 추억 오래오래 간직할게
사랑해
(진욱) 사랑해
[입 모양으로]
[입 모양으로]
[밝은 음악]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
(진욱)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왜 너 따위로 변해?
너, 전화해!
(나래) 아, 빨리빨리, 빨리 와 [진욱의 힘겨운 숨소리]
(재범) 미쳤어? 이거 내 팬티잖아
(진욱) 해 볼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
못 해 먹겠네, 진짜
(진욱)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서연) 야, 잘됐다, 잘됐다, 잘됐다
(진욱)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 봐
[사람들의 박수]
(진욱) 어떻게 됐냐?
또 떨어졌지, 뭐
하여간 사람들이 보는 눈이 없어
언제는 나 같은 앤 모델 될 수 없다며
[피식 웃으며] 야
아이, 언제적 얘기를 우려먹냐?
어?
[밝은 음악]
사실은
나 붙었지롱
나 드디어 붙었어! [환호]
안녕!
(진욱) 그녀가 나에게로 온다
[경쾌한 음악]
(서연) 그가 나에게로 온다
우리의 런웨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대하시라
(진욱) 이런 기적이 또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니까
[엔딩곡]
[왕림의 심호흡]
[천둥]
[전기가 찌르르 흐른다]
(왕림) [놀라며] 뭐야?
[나래의 놀라는 신음]
[나래의 비명]
[나래의 비명]
(나래)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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