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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의 왕비 15

[주제곡]

 

(멈추어라

 

[융이 칼을 챙 들이댄다]

 

[의미심장한 음악허락...

 

못 하겠다면?

 

죽이십시오

 

하나 저를 죽인다 하더라도

 

형님께서 원하는 것은 얻지 못하시옵니다

 

저는 귀신이 돼서라도

 

채경이와 함께할 테니까요

 

[고조되는 음악]

 

[밀지가 탁 떨어진다]

 

[역이 숨을 몰아쉰다]

 

[역의 떨리는 숨소리괜찮은 것이냐?

 

 

[걱정스러운 숨소리]

 

다신 위험해지지 마라

 

그리하겠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 (사홍전하! - (수근전하!

 

[융이 격분해 소리친다]

 

[분노에 찬 숨소리]

 

[심란한 숨소리]

 

좌상께서 지금 무슨 낯으로 여기 계신 줄 모르겠사옵니다

 

전하께선 괜찮으신가?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명이 있으셨습니다

 

다음에 오시지요

 

[무거운 음악]

 

네가 지금...

 

[격분한 숨소리무슨 짓을 했는지 아느냐?

 

 

왕좌를...

 

포기했습니다

 

네가 지금 왕좌만 포기한 줄 아느냐?

 

목숨도 포기하였다 삶도 포기하였어!

 

저는 형님처럼...

 

(왕이 되기 위해

 

내 가족을 의심하고 위협하고 죽이려 했습니다

 

네가 언제?

 

어마마마께서부총관이명혜가!

 

곧 이역이니까요

 

어마마마와 부총관을 비롯한 우리 동료들 모두가 곧 저라고요

 

그들이 하는 행동그들이 품는 꿈 그들이 향하는 세상

 

(그것들이 결국 다

 

저의 눈과 입뜻을 통해 이어질 것이니까요

 

한데소자가 형님을 닮아가고 있었사옵니다

 

(그것도 제일 증오했던 모습을요

 

소자형님과 다를 바가 없는 사람인데

 

왜 굳이 형님을 몰아내고 제가 왕이 되어야 하는 겁니까?

 

하여제가 왕이 되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제가 지키고자 하는 사람을 지키는 것만으로

 

이번 생을 만족하려 합니다

 

네 삶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란 걸 잊었더냐?

 

저를 낳으셨다고

 

저를 살렸다고

 

앞으로 제 운명을 좌지우지할 생각 마십시오

 

[문이 드르륵 열린다]

 

[괴로운 신음]

 

역아역아

 

[가쁜 숨소리]

 

[숨을 고른다]

 

어디 가고 싶은 데 없느냐?

 

?

 

그 집에는 돌아가기가 싫구나

 

[잔잔한 음악]

 

[풀벌레 소리]

 

(채경이제야 비로소 우리 두 사람의 삶이 쉽고 단순해졌다

 

의심도 비밀도 없이 이제 죽음만 두려워하면 되니까

 

(하지만 죽음이야 누구에게나 닥쳐오는 것

 

그때까지 우린 행복만 하자고 서로에게 주문을 건다

 

[야경꾼이 딱따기를 탁탁 친다]

 

(채경어디 가는 겁니까?

 

(따라와 보거라

 

""

 

여긴...

 

어릴 때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까

 

어른이 되어 처음 만난 곳에서

 

꼬인 매듭을 다시 풀고 새로 묶는 게 어떨까 싶어서 말이다

 

하나대군마마께는 그리 좋지 않은 기억 아닙니까?

 

제가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 제사를 지냈으니...

 

[가볍게 웃으며제사보다 더 뼈아팠던 건...

 

[나지막한 한숨]

 

하필이면 네가 형님과 함께여서였다

 

저는 몰랐습니다 두 분 사이에 그런 오해가...

 

[더듬대며그런 아픔이 있다는 거...

 

안다

 

아니까 미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거고

 

아니까 은애할 수 있었던 거다

 

 

[더듬대며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

 

방금, '아니까...' 뭐 어쩌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뭐라고?

 

'아니까 으...'

 

글쎄다모르겠다

 

아이

 

- (채경... - 모르겠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구나 [역의 가벼운 웃음]

 

아이...

 

(자순대비네가 한발 늦었다

 

역이 그 녀석이 밀지를 제 형한테 바치고

 

왕위를 포기하겠다 선언하였어

 

[무거운 음악] [허탈한 숨소리]

 

어떻게 찾은 밀지인데 그걸 왕한테 바쳐

 

넌 알고 있었어?

 

[서노의 깊은 한숨]

 

아니요

 

하나 애초에 낭자가 채경 아씨를 위험에 빠뜨린 게 잘못입니다

 

형님께선 채경 아씨를 지키려고 왕이 되겠다고 결심하신 건데

 

그깟 계집 하나 때문에 왕이 되려고 한 거라고?

 

그 여인이 형님이 사는 이유라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절대 이대로 못 끝내

 

여기서 명혜 낭자가 잘못 나섰다간 오히려 더 역효과만 날 것입니다

 

하면이제 끝난 겁니까?

 

이제 밀지도 찢어버렸으니

 

대군과 채경이가 낙향만 하면 끝나는 거냐고요

 

금상께서 낙향을 허락하여 주실지 잘 모르겠소

 

[의아한 숨소리어째서요?

 

암만해도 금상께서 우리 채경이를

 

여인으로 마음에 품은 듯싶소

 

[놀란 숨소리] [권씨의 낙담한 신음]

 

하나그 아이 둘을 혼인시킨 건 주상 전하가 아니십니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금상께서 싸우고 계시는 거겠지

 

(수근선왕 전하의 유지 채경이에 대한 연심까지 뒤섞여서

 

생과 사운명국운까지 걸고

 

[조급한 숨소리]

 

하면 대감어떻게든 빨리 진성대군과 채경이를 내려보냅시다

 

(권씨대감!

 

여기 주모가 참 좋아요

 

저번에는 주막도 통째로 내어주시더니 오늘은 옷도 빌려주시고

 

그거야 돈 주니까 그렇지

 

[역의 따뜻한 웃음빨리 갈아입어라

 

[밝은 음악]

 

아이진짜 거안 본다니까

 

못 믿습니다 이러고 앉아 계십시오

 

평생 속고만 살았나

 

(안 봐진짜로

 

눈 돌리지 마십시오

 

[입소리를 쩝 낸다]

 

[헛기침]

 

 

(채경어떻습니까전 편하고 좋은데

 

[고민하는 숨소리]

 

뭘 입어도 곱다고와

 

(채경

 

(소자형님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인데

 

왜 굳이 형님을 몰아내고 제가 왕이 되어야 합니까?

 

[손가락으로 책상을 탁 친다] [답답한 한숨]

 

(상궁아이고전하 대비마마!

 

(자순대비무슨...

 

주상?

 

어마마마

 

[융의 술 취한 신음]

 

어마마마께서도 오늘 역이한테 뒤통수를 맞으셨습니다

 

그토록 간절히 밀지만 찾아다니셨을 터인데

 

[슬픈 음악어찌합니까?

 

역이 그 녀석이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렀네요

 

예나 지금이나 그 녀석은 하나도 아니 변했습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술이 과하셨습니다옥체를...

 

역이를 불러오세요어마마마

 

[나지막한 한숨]

 

지금이라도 역이에게 줄까요?

 

(왕좌 말입니다

 

역이에게 왕이 되라 하십시오

 

그럼 제가 대신 채경이의 지아비가 되고

 

좌상의 사위가 되고

 

어마마마의 아들이 되어서

 

그리 살겠습니다

 

그러기에는 늦었습니다

 

[나지막한 신음]

 

그러려면 다시 태어나셔야 합니다주상

 

다음 생에는 제 딸로 태어나세요

 

하면제가 머리도 땋아주고 옷도 지어주고

 

많이 사랑해주겠습니다

 

최 상궁

 

(상궁대비마마

 

중궁전에 기별을 하게

 

내가 전하의 곁을 지킬 것이니 김 내관은 꿀물을 준비해주게

 

중전마마

 

[융의 불안한 숨소리]

 

[채경이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잔잔한 음악]

 

[젓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나지막한 한숨]

 

이게 있었지

 

뭡니까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데 또 숨기시려는 겁니까?

 

[난처한 숨소리]

 

[발랄한 음악]

 

너 주려고 가지고 있었던 건데 [역이 숨을 들이마신다]

 

선물입니까?

 

[채경의 기쁜 웃음]

 

언제 이런 걸 준비할 정신이 있으셨습니까?

 

준다 준다 해놓고 들고 다닌 지 꽤 됐다

 

(이 상황에서 줄 선물은 아닌 듯한데

 

아니아니...

 

선물이라 말하기도 좀 그렇고

 

[찰랑찰랑 소리가 난다]

 

한데쉽게 예상 가능한 선물은 아닌 듯싶습니다?

 

네가 나 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하지 않았느냐?

 

속상하고 화나는 일 있으면

 

혼자 속앓이하지 말고 마음껏 던지라고

 

던져요?

 

[채경의 기대에 부푼 웃음]

 

[어이없는 웃음]

 

품에 안겨놓고 심장이 뛰네 마네 이렇게 아무 사내한테나 막 찝쩍대고!

 

- (... - (채경

 

[역의 아파하는 신음] (채경

 

- (? - (채경가라고

 

(조금

 

많이조금 아프기는 한데

 

[기가 찬 웃음]

 

네 마음을 풀 수 있다면 그쯤이야 뭐?

 

이걸 선물이라고 [채경의 즐거운 웃음]

 

[채경이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뭡니까지금 겁먹으신 겁니까?

 

아니다

 

이번엔 진짜입니다

 

[콩알이 후두두 떨어진다]

 

[즐거운 웃음]

 

[채경의 떨리는 숨소리]

 

[애잔한 음악]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듯싶구나

 

아무래도 그때...

 

많이 아팠던 것 같아

 

그래서 이렇게 비겁하게 피해가실 겁니까?

 

그동안 나 많이 비겁했지?

 

그래서 너 너무 힘들었고

 

이대로 아무것도 안 하시면 진짜 비겁한 겁니다

 

뭐라도 하십시오

 

그럼 계속 비겁하시든가...

 

(채경절 은애하십니까?

 

(어찌 않을 수 있겠느냐?

 

은애한다연모한다사랑한다

 

많이아주 많이

 

(채경하나만 하셔도 됩니다

 

[불안한 음악]

 

(이융은 왕위를 진성대군에게 선위하고 상왕으로서 아우를 보좌하라

 

(대신1) 폐비의 아들이 아니옵니까?

 

(대신2) 진성대군을 세자로 삼으시옵소서

 

- (상왕으로서 아우를 보좌하라 - (성종왕위를 물려주어라

 

[긴장되는 음악] [거친 숨을 몰아쉰다]

 

상전상전!

 

(김 내관전하

 

술을 대령하라술을!

 

[융의 거친 숨소리]

 

상전!

 

[분노에 찬 숨소리]

 

누구냐?

 

(성종네 이놈!

 

감히 이 아비의 명을 거역하고

 

기어코 네놈이 그 왕좌에 버티고 앉아있을 셈이더냐!

 

[놀란 숨소리]

 

[융이 칼을 챙 빼 든다]

 

가라저리 가없어지란 말이다!

 

네가 조선을 다스리게 되면 조선이 망할 거라 하지 않았더냐!

 

헛소리 마라!

 

[융의 힘주는 신음] [융이 칼을 챙 휘두른다]

 

[융의 가쁜 숨소리]

 

(성종조선의 백성들이 너의 횡포함과 변덕독단 때문에!

 

말라갈 것이다

 

아바마마께선 그저 역이를 더 아끼시는 거잖습니까?

 

그저 소자를 마음에 안 들어 하시는 거잖습니까?

 

[융이 칼로 성종을 찌른다]

 

(이제 제발 가십시오 사라지시라고요!

 

[내관의 외마디 신음]

 

[놀란 숨소리] [문이 드르륵 열린다]

 

[김 내관의 놀란 신음]

 

(김 내관전하!

 

[더듬대며전하

 

전하!

 

[실성한 듯한 웃음]

 

(김 내관) [더듬대며전하

 

[실성한 듯한 웃음]

 

[칼을 덜컥 떨어뜨린다]

 

[역의 나지막한 한숨]

 

[밝은 음악헤어지기 싫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 있을 텐데요

 

너 말고내 벗들 말이다

 

광오석희 그리고 서노

 

다 같이 내려가서 살죠

 

어차피 대군 안 계시면 우렁각시도 해산하는 것 아닙니까?

 

[고민하는 신음글쎄

 

그렇겠지?

 

[역의 옅은 웃음]

 

금방 들어오실 거지요?

 

그럼

 

그럼 다녀오십시오

 

(손을 놔주어야 가지

 

[채경의 머쓱한 웃음이거제 손인 줄 알고

 

(진짜 다녀올게

 

들어가

 

들어가

 

[나지막한 한숨]

 

부부인 마님오셨사옵니까?

 

자네들

 

내가 간밤에 무슨 일을 겪은 줄 알고도 여태 이 집에 붙어있는 것인가?

 

[차분한 음악]

 

당장 이 집에서 나가게 내 자네들을 믿을 수가 없으니

 

하오나 부부인 마님 소신들은 주상 전하의 어명으로...

 

하면 그 어명으로 내가 간밤에 납치를 당했다는 것인가?

 

[난처한 숨소리]

 

그게 아니면

 

주상 전하께 간밤의 일을 고하여

 

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자네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단 말인가?

 

전자라면 조정과 왕실이 발칵 뒤집어지고

 

전정에 해를 끼칠 것이요

 

후자라면

 

자네들 중 몇몇은 목이 떨어져 나갈 것인데

 

기회를 줄 때 조용히 나가는 게 어떻겠소?

 

분부 받잡겠사옵니다

 

[입바람을 후 내쉰다]

 

[부드러운 음악] [유모가 훌쩍인다]

 

유모

 

아씨!

 

(유모) [울먹이며아이고

 

괜찮으십니꺼?

 

아이고아이고

 

[유모가 흐느낀다]

 

[유모의 울먹이는 신음]

 

[유모가 훌쩍인다]

 

걱정 많이 했지?

 

[훌쩍이며그라믄 애초에 안 했겠십니꺼?

 

[훌쩍이며속 안 썩이겠다고 해놓고 매일 울리기만 하고

 

[유모가 훌쩍인다]

 

(유모아씨우리 그냥 예전처럼 거창 내려가서 살면 안 됩니까?

 

남의 집 마구간을 기웃거리든 어쩌든 내 뭐라 안 할 테니까네

 

제발 한양 뜨입시더

 

참말로 아씨 어찌 될까 봐 무서버서 내 여기 더 못 있겠십니더

 

[유모가 훌쩍인다]

 

곧 갈 거야

 

대군께서 하시던 일 마무리하고 돌아오시면 떠나자

 

곧 임금님께서 낙향 교서도 내려주실 거야

 

참말인교?

 

[유모가 훌쩍인다]

 

그라고 그 쪼만한 그 여시 같은 계집 말입니다

 

그게 우찌 된 일인지...

 

(명혜부부인 마님 오셨습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명혜다시 인사드리지요윤명혜입니다

 

부총관 박원종 영감의 외조카 되시지요?

 

언제부터 알고 계셨습니까?

 

처음 이 집에 왔을 때부터

 

그런데도 날 들였다?

 

왜 이렇게 힘들게 사십니까?

 

모습을 바꾸고 신분을 속이면서까지 해야 할 일이 옳은 일일는지요?

 

제가 부부인께 훈계 들을 처지까진 아닌 듯싶습니다

 

세상을 가혹하게 살거나 천하게 살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하셨지요?

 

천하게 살기 싫어 가혹하게 사는 삶을 택했다 하셨고요

 

한데이번에 낭자께서 하신 행동은 천하셨습니다

 

(채경미워하고 화내기도 아까울 정도로요

 

안녕히 가십시오

 

만일 그게... 오라버니를 위해서라면요?

 

부부인께선 오라버니를 위해 어디까지 천해지실 수 있습니까?

 

자기 자신을 버리실 수도 있습니까?

 

적어도 제가 부부인보다는 간절한 듯합니다

 

[문이 덜컥 열린다]

 

(자순대비선왕의 밀지가 하필 채경이한테 있을 줄은 몰랐소

 

소신 역시 전혀 모르고 있었나이다

 

그래요?

 

(수근어찌 됐건 대군께서 저리 처분하셨으니

 

이젠 이 일을 잘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궁 안팎으로 무척 뒤숭숭하옵니다

 

한데 어찌합니까?

 

주상께서 순순히 우리 애들을 낙향시킬 것 같진 않소이다

 

낙향이 다 뭡니까죽이지 않은 것도 다행이지요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어찌 됐건 좌상에 대한 주상의 배신감이 클 것이란 말이외다

 

특히 채경이

 

이젠 내 며느리라 차마 입 밖에 내기 민망한 일이오만

 

주상이 그 아이에 대한 마음이 너무 각별한 듯해서 말입니다

 

[무거운 음악]

 

알고 계셨습니까?

 

소신마마께서 하시는 말씀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겠나이다

 

아무쪼록 처신을 잘하게끔 당부하세요

 

[긴장되는 음악]

 

[비파 연주 소리]

 

그때너를 죽였어야 했다

 

아니지이제라도 늦지 않았지

 

늦지 않았어!

 

[기척이 들린다]

 

[광오의 한숨]

 

나 왔다

 

[석희가 책상을 탁 친다]

 

[석희의 답답한 한숨]

 

[석희의 울먹이는 숨소리]

 

(석희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너한테는 그렇게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야?

 

[깊은 한숨]

 

미안하다

 

설령 다 포기하고 싶었다 치자

 

적어도!

 

(광오우리한테 먼저 상의를 했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석희애들은 또 어쩌고?

 

너 하나 왕 만들겠다고 목숨까지 바쳐 일한 애들은?

 

[애절한 음악]

 

[석희의 깊은 한숨]

 

내가 잘못했다

 

일어나라

 

너희들을 위해 왕이 되겠다는 약조를 지키지 못해서

 

이렇게 무책임하게 도망가서

 

정말로 미안해

 

그런데 더 미안한 건

 

[석희의 한숨]

 

그 큰일을 저질러놓고도

 

나 행복하다

 

[울먹이며처음으로...

 

(형님과 나를 갈라놓았던 그 밀지를 던져버리고 나니까

 

이렇게 자유로울 수가 없어

 

그리고 채경이한테

 

다 털어놓고 나니까

 

이제야 내가 살아있는 것 같아

 

일어나라고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그 어떤 대의나 신념보다

 

형님에 대한 복수심으로 왕좌를 가지려 했다는 것을

 

한데왕이라는 건 그렇게 되면 안 되는 거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쯤은

 

형님을 더 믿어드리고 싶어졌다

 

[심란한 한숨]

 

[깊은숨을 내쉬며형님의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나형님의 결정은 따를 수 없습니다

 

형님한테 왕은 왕이기 이전에 친혈육이시니

 

마음 약해지시는 것 이해합니다

 

한데저한테우리한테 왕은 가족을 죽인 살인자에

 

백성을 핍박하는 무능한 군주일 뿐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하니전 우렁각시 일 계속할 겁니다

 

왕을 바꾸진 못해도

 

왕을 견제해야 할 세력은 있어야 합니다

 

형님은 떠나십시오

 

형님이 여기 계셔 봤자 우리만 더 위험해집니다

 

(원종그래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우렁각시전당포 밀실 말입니다

 

좌상 신수근 대감이 알고 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문이 드르륵 열린다]

 

그게 무슨 말이냐?

 

좌상 대감께서 우렁각시 뒷조사를 은밀히 하시고는

 

우렁각시로 위장해 우리 밀실에 잠입해 들어왔었습니다

 

한데?

 

(우렁각시대군마마께서 풀어주셨습니다

 

(원종하면좌상 대감이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아무런 반격도 하지 않고 있단 말이렷다?

 

이대로 진성대군이 우렁각시의 수장이고

 

반역을 꾀하고 있단 걸 밝히게 되면

 

제 여식까지 잘못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나 좌상이 누구냐?

 

결국에는 왕의 최측근 척신으로

 

(원종왕을 보필하고 왕권을 수호해야 하는 사명을 띤 자가 아니더냐?

 

언제까지고 혈육의 정으로 전당포의 비밀을 지켜주진 않을 게다

 

하면대비마마의 당부대로 움직이는 게 어떻겠습니까?

 

따로 무슨 언질이 있으셨더냐?

 

오라버니의 약점을 이용해서 낙향을 막으라 하셨습니다

 

약점이라

 

(자순대비역이 그 녀석은 그동안 형제를 해치려 한

 

제 형에 대한 배신감으로 반정을 꿈꿨었다

 

그게 자기 목숨은 물론

 

소중한 사람들의 목숨에 대한 강박을 만들었고

 

그 강박 같은 신념이 역이의 약점이야

 

하여 매번 이렇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듯하옵니다

 

누군가 위험해지거나 다치면 대군마마께서 이성을 잃으시니까요

 

하니그 녀석을 다루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을 듯싶구나

 

자기 사람을 지키려면

 

왕이 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해야지

 

좌상과 왕의 사이를 갈라놓는 게 어떻겠습니까?

 

우렁각시의 근거지를 찾았으면서도 왕에게 보고하지 않은 걸 알면

 

왕이 좌상에게 큰 배신감을 느낄 거고

 

하면왕의 성정상 좌상에게 어떤 식으로든 위해를 가할 것이옵니다

 

그래

 

그리하면 대군께서 좌상과 신씨 모녀를 위해 뭐라도 하겠지

 

낙향 따위는 꿈도 못 꾸게 될 것입니다

 

[원종이 목을 가다듬는다]

 

[사홍의 헛기침]

 

부총관이 요즈음 근신 중이라 많이 한가하신가 보오?

 

이 늙은이를 다 보자 하시고?

 

영감께서 누구보다 이번 일로 충격이 크신 듯하여

 

내 위로차 찾아뵈었지요 드릴 선물도 있고요

 

선물이라?

 

내 웬만한 선물은 눈에도 안 찬다는 걸 잘 아실 텐데요?

 

[자신만만한 웃음]

 

마음에 꼭 드실 겝니다

 

그동안 도승지와 좌상 대감의 사이가 영 격조하지 않았습니까?

 

좌상이라?

 

[사홍의 기가 찬 웃음]

 

설마 좌상의 약점이라도 알려주시게요?

 

실은 말입니다

 

좌상이?

 

그러하옵니다전하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좌상은 역도의 편에 선 것이옵니다

 

[복잡한 숨소리]

 

곁에 두어서는 아니 되옵니다

 

[사내들의 비명]

 

(사내1) 살려주시옵소서

 

살려주시옵소서!

 

[긴장되는 음악살려주시옵소서!

 

[사내들이 아우성친다]

 

감히 과인의 민가 철거에 토를 달았다?

 

[화살이 슝 날아가 박힌다]

 

[외마디 신음]

 

(뭣들 하느냐?

 

깃발을 흔들고 명중이라고 외치지 않고!

 

(고전) [벌벌 떨며관중이오!

 

(수근전하무의미한 살상을 그만두시옵소서

 

무의미하다니?

 

과인은 지금 내 왕권을 굳건히 하고 있는 중이오

 

내 명을 듣지 않고 어긴 자들이 언제 내 왕좌를 노릴지 모르지 않소?

 

[화살이 슝 날아가 박힌다]

 

저들이 무슨 힘이 있고

 

무슨 역심이 있어 전하의 왕좌를 노리겠나이까?

 

그래저들에겐 힘도 없고 역심도 없지

 

하나 [날카로운 효과음]

 

경에게는 있지

 

경에게는 힘도 있고 역심도 있어

 

전하소신 오직 전하의 신하일 뿐이옵니다

 

그런데 왜 과인에게 밀지를 바치지 않았소?

 

몰랐사옵니다알았다면 진즉에 가져다 바쳤을 것이옵니다

 

증명해보시오 경에게 역심이 없다는 것을

 

우렁각시를 잡아 오시오

 

잡아서 진성대군이 그 수장임을 밝혀내시오

 

이미 밀지를 태우고 진성대군이 낙향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만약 진성대군이 그들의 수장이라 하더라도

 

이제 그들은 힘도 명분도 없는 조직이옵니다

 

그래힘도 명분도 없지

 

그렇기에 더더욱 잡아야겠소

 

잡아 죽여야겠단 말이오

 

전하진성대군을 그만 놓아주시옵소서!

 

내가 언제 진성대군을 잡으라 했소?

 

우렁각시를 잡으란 말이오 우렁각시를!

 

(유모아이고그게 뭡니까가만히 계시는 게 도와주는 깁니다

 

[유모의 힘주는 신음]

 

뭐꼬못 보던 긴데

 

혹시 선물 받은 깁니꺼?

 

깜짝 선물 근데 준비해두신 지는 오래되셨대

 

어이구그 와중에 할 건 다 합니데이

 

[익살스러운 웃음]

 

[밝은 음악]

 

[웃음이 새어 나온다]

 

[옅은 숨소리]

 

[놀란 숨소리]

 

[감격한 숨소리]

 

진짜 선물은 여기 있었네? [채경의 즐거운 웃음]

 

(채경아니지

 

족두리도 유모가 내려줬는데 반지는 직접 끼워줘야지

 

[역이 잠결에 신음한다]

 

[역의 졸린 신음안 자고 뭐 해?

 

끼워주셔야죠

 

이게 어떻게...

 

제가 알아서 찾았고요 얼른 끼워주기나 하세요

 

[나지막한 숨소리]

 

[옅은 웃음]

 

딱 맞네

 

예쁘다

 

[설레는 웃음]

 

- (유모어디 나도 한번 쪄 보입시더 - (채경?

 

한번 쪄 보입시더 - 안 돼

 

- (유모뭐 훔쳐 갑니까? - 안 돼

 

빡빡하게 와 이라노? - ?

 

- (유모아이한 번만 - 아니그러니까?

 

- (유모아이한 번만한 번만 - (내관부부인 마님 계십니까?

 

아씨궐에서 사람이 나왔십니더

 

낙향 교서 내려줄라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긴장되는 숨소리]

 

괜찮다

 

저도 괜찮습니다

 

[석희의 옅은 신음]

 

[아련한 음악]

 

"낙천"

 

(광오그나저나 대비마마나 부총관 측에서 쉽게 반정을 그만두지 않을 텐데?

 

[기척이 들린다]

 

오셨습니까? - 오셨습니까?

 

[광오의 한숨]

 

오라버니 여기 있었네

 

[명혜의 다가오는 발소리]

 

대비마마께서 모시고 오랬어

 

오늘 낙향 교서 나올 거라고

 

(명혜떠나기 전에 얼굴은 봐야 하지 않겠냐고

 

교서?

 

 

(석희) [깊은 한숨생각보다 빨리 허락이 떨어졌네

 

나 궁에 좀 다녀올게

 

이따 저녁에 삼거리 주막간에서 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술 한 잔씩 해야지

 

[역의 멀어지는 발소리]

 

[명혜의 멀어지는 발소리]

 

(수근그간 사사로이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주고

 

[긴장되는 음악벽서를 붙여 벼슬아치들의 비리를 폭로하여

 

민심을 요동치게 한 우렁각시라는 단체가

 

사실은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하여그들의 은거지를 습격해 수뇌부들을 일망타진하려고 하니

 

지금부터 내 지휘와 명령에 따라주기 바란다

 

(자순대비좌상이 의금부 관군들을 끌고?

 

(상궁

 

역이는?

 

역이가 전당포에 있는 건 아니겠지?

 

명혜 낭자가 찾으러 간다 하였사옵니다

 

[걱정스러운 숨소리명혜가 역이를 무사히 잘 데리고 나와야 할 터인데

 

[고조되는 음악]

 

(원종하나 그 정도 판을 짜주려면

 

우리 측에서도 내놓는 게 있어야 할 게다

 

그로 인해 얻는 것도 있어야 하고

 

이참에 적당히 꼬리를 자르고 우렁각시 활동은 접는 게 좋겠구나

 

왕과 도승지가 우렁각시를 잡으려 혈안이 되어 있으니

 

우리도 꼬리 하나 떼주고 그 추적에서 벗어나야지

 

꼬리는 어디까지 자르실 생각이십니까?

 

서노 녀석 정도면 적당하지 않겠느냐?

 

제 아비도 죽은 마당에 쓸모를 다했으니

 

"교지"

 

(김 내관전하부부인 납시었나이다

 

들라 하라

 

[문이 드르륵 닫힌다]

 

주상 전하를 뵈옵니다

 

왔느냐?

 

전하

 

왜 불렀는지 아느냐?

 

모르겠나이다

 

네가 소원을 빌지 않았느냐네 남편이 한 번 더 재촉하였고

 

밀지까지 바치면서 말이다

 

하니 어쩌겠느냐들어줘야지

 

명색이 왕이 한 약조이니

 

"교지"

 

[의미심장한 음악]

 

[옥새를 탁 내려놓는다]

 

[교지를 둘둘 만다]

 

[떨리는 숨소리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채경의 당황한 숨소리]

 

과인은 약조를 지켰다

 

하나 너는 약조를 지키지 않았으니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대가라니요?

 

좌상이 우렁각시의 근거지를 찾아놓고도

 

보고하지 않았다더구나

 

하여내 좌상의 충심을 확인하기 위해

 

우렁각시를 소탕하라 어명을 내렸다

 

[긴장되는 음악] [관군들의 다급한 발소리]

 

- (수근다들 모였느냐? - (관군들!

 

구석구석 샅샅이 수색하거라!

 

(관군들!

 

- (광오하나도 빠짐없이 챙겨야 돼 - (석희빠뜨린 것 없이 다 했어

 

- (광오좀 더 서두르자 - (석희

 

(석희그 뒤엣것부터 해야 돼뒤엣것부터 [광오의 갑갑한 신음]

 

(사홍좌상 대감수고가 많으십니다

 

어떻게 그놈들 은거지는 찾았습니까?

 

찾았으면 진즉에 소탕을 했겠지요

 

[비열한 웃음이를 어쩐다

 

주상께서 들으셨으면 참으로 속상한 말이겠소이다

 

내 듣기로 좌상 대감께서 친히

 

우렁각시 소굴에 잠입까지 했었다고 들었는데

 

그런 말은 어디서 들은 것이오?

 

누가 선물을 줍디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사위입니까딸입니까?

 

[고조되는 음악]

 

한 명만 선택하시지요

 

지금이라도 진성대군을 잡아서 금상께 바치시면

 

좌상 댁 부녀의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 것이외다

 

하나둘 다 살리겠다고 어설픈 수를 썼다간

 

목숨을 보전하지 못할 것이외다

 

(만일 오늘도 빈손으로 온다면

 

내 좌상의 충심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니

 

결단을 내려야겠지

 

네 아비인 좌상과 네 가족 모두

 

모조리 역모에 준하는 죄로 다스릴 것이다

 

[긴장되는 음악]

 

전하!

 

[채경의 떨리는 숨소리]

 

하면그 낙향 교서를 가졌다 한들 네가 여길 떠날 수 없겠지

 

[떨리는 숨소리]

 

아니 그러냐?

 

[떨리는 목소리로제가 전하를 이렇게 만든 것이옵니까?

 

그래

 

[낙심한 숨소리]

 

(채경어떻게 제가 한양에 올 때마다

 

전하를 궁이 아니라 저자에서 만난답니까?

 

[융의 옷깃이 펄럭인다] (채경뭐야?

 

[채경의 힘주는 신음] [채경의 놀란 신음]

 

[더듬대며전하!

 

(채경전하의 어머니시면 제게도 어머니와 진배없잖아요

 

수묵화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네가 월계화라 하지 않았느냐?

 

(채경아!

 

전하

 

(왕은 가질 수 없는 게 없어야 한다 아니 그러냐?

 

하니내 너도 가져야겠다

 

채경아신채경!

 

[울먹이며전하

 

어찌 저 같은 것을 마음에 두셔서 그렇게 힘든 길을 가시옵니까?

 

저는 전하의 곁에 있을 수가 없는 사람이옵니다

 

한데도 네가 왔다

 

[답답한 한숨]

 

이왕 과인의 마음에 들인 이상 내 사람일진대

 

함부로 남에게 줄 수 없지 않느냐?

 

이미 주셨사옵니다

 

어명으로 저희 둘을 맺어주셨지 않사옵니까?

 

후회한다

 

하여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겠다

 

[떨리는 숨소리]

 

윤명혜

 

?

 

너 손 왜 이래?

 

[명혜의 떨리는 숨소리]

 

이제 벽서 붙일 일도 없잖아

 

[긴장되는 음악]

 

(서노뭐 하십니까?

 

별일 아니다

 

무슨 일이야너 지금 나 속이고 있지?

 

일단 가가면 알게 돼

 

애들한테 무슨 일 있는 거지?

 

(명혜오라버니!

 

(관군 수장샅샅이 뒤져!

 

(사내진짜 왕이 되어야 할 사람은 진성대군이다

 

- (서노이게이게 뭐야? - (사내선왕께서 유지를 남기셨다

 

(광오서노야너 뭐 하고 있냐인마

 

- (광오뭐 하고 있어인마? - 형님들

 

함부로 밖에 물건 내놓지 마십시오 이상합니다

 

여기 우리가 역모를 꾸몄다는 필서가 섞여 있어요

 

(석희?

 

[석희의 어이없는 한숨]

 

(석희아니누가 또 이런 모략을 꾸민 거냐?

 

(광오이대로 들켰다간 우렁각시들 전멸이다

 

[관군들의 분주한 발소리] [명혜의 떨리는 숨소리]

 

[깊은 한숨]

 

지금이라도 네가 한 잘못 되돌리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석희그래

 

(서노이미 밖에 내놓은 물건 중에도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 (광오같이 정리해 - (석희그래

 

얘들아도망쳐라 밖에 관군들이 깔려 있어

 

[놀란 숨소리] [당황해 서두르는 신음]

 

(

 

[숨을 몰아쉰다]

 

[종이가 불에 타닥타닥 탄다]

 

[긴장되는 음악]

 

지금쯤 이미 의금부 관군들이 우렁각시의 근거지를 급습했을 것이다

 

제가 어찌해야 주상 전하의 노여움을 거두어주실 수 있사옵니까?

 

머지않아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네 스스로 과인을 찾아오게 될 것이야

 

장인어른

 

[물건들이 요란하게 떨어진다]

 

(수근도승지 임사홍입니다 [요란한 수색 소리가 들려온다]

 

곧 문이 뚫릴 것입니다 [무뢰배가 우렁차게 대답한다]

 

어서 도망치십시오 [무뢰배의 발소리]

 

절 이대로 놓아주셨다가는 장인어른께서 곤란해지십니다

 

하니다시는 이쪽으로 얼씬거리지 마십시오

 

최대한 빨리 채경이를 데리고 도망치십시오

 

[물건들이 요란하게 떨어진다]

 

제가 마지막으로!

 

채경이의 아비이자 대군의 장인으로서

 

마지막으로 내리는 결정이 될 것입니다

 

[고조되는 음악]

 

(수근도망쳐!

 

(사홍잡아라!

 

[수근의 긴장한 숨소리]

 

[사홍이 혀를 끌끌 찬다]

 

잘못된 선택을 하셨구려

 

[긴장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웃음]

 

[역의 거친 숨소리] (함정이야

 

당장 산채로 가서 우렁각시들 해산시켜

 

연락통들에게도 급히 소식 전하고

 

자칫 잘못해서 잡히기라도 하면 줄줄이 다 전멸할 거야알겠어?

 

- (서노알겠습니다 - (빨리 가

 

[광오와 석희의 다급한 숨소리]

 

(수근다시는 이쪽으로 얼씬거리지 마십시오

 

최대한 빨리 채경이를 데리고 도망치십시오

 

(김 내관전하도승지 대감이 도착하였나이다

 

들라

 

[놀란 숨을 들이쉬며아버지!

 

채경아!

 

[의미심장한 음악]

 

(사홍전하좌상이 반역자를 도와 탈출시켰사옵니다

 

그리고 이건 우렁각시가 역모 집단이란 증좌이옵니다

 

[융이 말린 종이를 편다]

 

(사내진짜 왕이 되어야 할 사람은 진성대군이다

 

선왕께서 유지를 남기셨다

 

[고조되는 음악]

 

정녕경이 과인을 배신한 것이오?

 

전하!

 

[울먹이며아버지

 

[떨리는 목소리로전하

 

하면 약조대로 내 경의 목숨을 거둬야겠소

 

물론채경이가 가장 먼저 죽어야겠지

 

[흐느낀다]

 

전하!

 

[애잔한 음악]

 

(서노보십시오형님 왕은 바뀌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의 목숨을 칼과 방패로 삼아 자신의 안위만 보전하면 되는 것이오?

 

(수근뚜렷한 증좌가 없이도

 

순식간에 한 사람을 역도로 몰아서 죽일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칼까지 들고 내 앞에서 설쳐주니

 

[서노가 울부짖는다피가 끓는구나

 

(신념과 원칙이 무너지면 왕좌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서노두 분은 서로를 지키십시오

 

(채경이제 다 끝나지 않았습니까?

 

(전하께서는 필시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을 요구하실 겁니다

 

드릴 수 없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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