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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의 왕비 16

[주제곡]

 

[북이 둥 울린다] (사홍그리고 이건

 

우렁각시가 역모 집단이라는 증좌이옵니다

 

[북이 둥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

 

(우렁각시) '진짜 왕이 되어야 할 사람은 진성대군이다'

 

'선왕께서 유지를 남기셨다'

 

[긴장이 고조되는 음악]

 

정녕

 

경이 과인을 배신한 것이오?

 

전하

 

[채경의 떨리는 숨소리아버지

 

전하

 

하면 약조대로

 

내 경의 목숨을 거둬야겠소

 

경의 목숨뿐이겠소?

 

좌상과 좌상의 아내

 

(모조리 다 죽일 것이오

 

물론

 

채경이가 가장 먼저 죽어야겠지

 

[채경의 놀란 숨소리]

 

(수근전하제 여식은

 

이 일과 아무런 상관이 없사옵니다

 

부디 보내주시옵소서

 

(채경) [흐느끼며아닙니다

 

저도 함께 있겠사옵니다

 

전하

 

(과인이 채경이에게 자비를 베풀었으니

 

이제 경의 차례요

 

다시 한번 묻겠소

 

(경이 정녕

 

진성대군을 그냥 풀어준 것이오?

 

전하

 

소신

 

억울하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수근소신

 

우렁각시를 따로 조사한 것이 사실이고

 

그 근거지도 알았사옵니다

 

하나생각보다 여러 곳에 근거지로 짐작되는 곳이 있어서

 

(수근그 정확한 장소와 인원

 

수뇌부들을 다 알아내

 

일망타진할 생각으로 보고를 미루었을 뿐

 

(수근주상 전하를 속이려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나이다

 

(수근다만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서

 

소신을 죄인으로 만들려는 사람을 경계하지 못한 것은

 

소신의 불찰이옵니다

 

[사홍의 헛기침]

 

전하

 

좌상은 지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사홍궤변을 늘어놓고 있사옵니다

 

대체 우렁각시의 다른 은신처가

 

또 어디 있단 말씀이외까?

 

(수근도성 지도를 가져다주게

 

내 표시해줌세

 

가져와라

 

(호위무사

 

임사홍의 별장을 수색하십시오 [의미심장한 음악]

 

그리고 그다음에는

 

철거가 예정되어 있는

 

호연방과 연화방의 비어있는 민가들을 수색하시고요

 

(지금쯤 곳곳에서 저희 애들이

 

우렁각시 근거지를 만들고 있사옵니다

 

한 시진만 더 벌면

 

도성 곳곳에 우렁각시 은신처가 생길 것입니다

 

[다가오는 발걸음]

 

(명혜의 수하1) 분부하신 대로 했습니다

 

수고했어

 

지금이라도 네가 한 잘못 되돌리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어떻게?

 

전당포가 우렁각시의 은신처라는 증좌를 없애야지

 

아니면

 

아예 조선 곳곳을

 

우렁각시의 은신처로 만들든가

 

(김 내관좌상 대감께서 짚어준 지도를 쫓은바

 

곳곳에서 우렁각시의 물건이라고 예상되는 것들이

 

상당수 발견되었다 하옵니다

 

(김 내관특히

 

두모포에 있는 대저택 창고에서는

 

(김 내관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벼슬아치들의 비리 장부가 발견되었사옵니다

 

좌상의 말이 사실이렷다?

 

(두모포의 창고 주인은 누구더냐?

 

그것이...

 

(김 내관도승지 영감이옵니다

 

[긴장되는 음악]

 

(사홍그럴 리 없사옵니다

 

함정이옵니다

 

이건 절 음해하려는...

 

소신도 마찬가지이옵니다

 

실체가 없고

 

종적을 감춘 우렁각시들을 잡으려고

 

증좌를 위조하여 곳곳에 널어두는 것이야

 

누가 못하겠사옵니까

 

(수근뚜렷한 증좌가 없이도

 

순식간에 한 사람을 역도로 몰아서

 

죽일 수도 있겠지요

 

우렁각시들이 붙인 방에는

 

꼭 그들의 낙인이 찍혀 있사옵니다

 

(수근굳이

 

낙인이며 우렁 껍질을 남기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수근그들의 목표는

 

오직 자신들의 존재가 백성들에게 알려지는 것뿐입니다

 

이 벽서에는

 

(수근아무런 표식이 없습니다

 

(사홍하면

 

그 밀실이 우렁각시의 소굴이 아니란 말이오?

 

그곳이 우렁각시의 소굴이 된다면

 

도승지의 집 역시 우렁각시의 소굴이 되겠지요

 

어디서부터

 

누구까지 털어야 하겠소이까?

 

전하

 

좌의정의 말을 들어서는 아니 되옵니다

 

(둘 다 듣기 싫소

 

(오늘 찾은 증좌가

 

확실치 않다 하였소?

 

(하면 확실한 증좌가 나올 때까지 계속하시오

 

내 그때까지 좌상을

 

한 번 더

 

기다려주리다

 

[대문이 벌컥 열린다]

 

(부총관은 어딨느냐?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어찌 이렇게까지 저열한 수를 쓰신단 말입니까?

 

뭔가 오해가 있으신 듯하옵니다 대군마마

 

오해?

 

명혜한테 다 들었습니다

 

한데 오해라고요?

 

[한숨]

 

대체 공이 말하는 주군은 어떤 것이오?

 

(다른 이들의 목숨을 칼과 방패로 삼아

 

자신의 안위만 보존하면 되는 것이오?

 

나는 그렇게까지 해서 왕이 되고 싶지 않소

 

[의미심장한 음악대군마마

 

그런 게 정치이고 왕좌이옵니다

 

조금만 더 세상을 겪어 보시면

 

혈기와 의협심 그리고 신념만으론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실 것이옵니다

 

신념과 원칙이 무너지면

 

왕좌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폭군밖에 더 되겠소?

 

(이 시간 이후로

 

당장 우렁각시를 해산시키시오

 

모두가 무사히 다 생업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 사람의 희생자도 없게끔

 

각별히 잘 조치하시오

 

[문이 여닫힌다] [한숨]

 

(원종손님들 모셔놓고 험한 꼴을 보였습니다

 

(희안괜찮소이다

 

(희안그나저나 대군께선

 

어릴 때 편전에서 주상 전하께

 

대거리를 하던 때와 똑같소이다

 

(순정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을 할 때엔

 

인상 깊기도 했지요

 

예나 지금이나

 

너무 이상적이십니다

 

그래도 대견하지 않으십니까?

 

(희안그래도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도

 

아직 저런 신념이 있다는 게

 

(희안선왕 전하께선

 

진성대군의 성정을 간파하고 계셨나 봅니다

 

[헛기침] [잔을 달칵 든다]

 

(권씨대감

 

[채경이 달려오는 숨소리]

 

(채경아버지괜찮으십니까?

 

(권씨어찌 된 일이십니까?

 

잡혀가시다니요?

 

걱정할 것 없소

 

잠시 오해가 있었던 것뿐이오

 

대군께서 재빨리 움직여 주신 덕분에

 

고비를 넘겼느니라

 

대군마마께서요?

 

아비는 주상 전하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신하 된 도리로

 

해선 안 될 거짓을 고하였지

 

(수근비록 너희 부부를 살리기 위한 일이었다고는 하나

 

일국의 재상이

 

사사로운 마음으로 죄인을 놓아준 건

 

지탄받아 마땅할 일이다

 

송구하옵니다아버지

 

이제 난 그 죗값을 치르기 위해서라도

 

주상 전하의 곁에서 어심을 달래고

 

국정이 바르게 돌아갈 수 있게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

 

(수근더 이상

 

너에게 아비로서 해줄 것이 없는 듯하니

 

(수근부디 앞으로는 진성대군의 뜻을 좇아

 

그의 아내로만 살거라

 

[서글픈 음악싫습니다

 

[울먹이며전 진성대군의 아내이기 이전에

 

아버지어머니의 딸입니다

 

(수근이제는 아니다

 

대군과 혼인을 한 이상

 

독하게 마음먹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수근비록 그 길에

 

낳아준 부모와의 인연을 접어야 한다면

 

그 또한 너의 숙명이니라

 

[울먹이는 숨소리]

 

아버지

 

어서서둘러 도성을 떠나거라

 

(수근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오지 말거라

 

그것이

 

너와 대군

 

주상 전하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한 길이니라

 

[울먹이며 코를 훌쩍인다]

 

(수근) '어서 도망치십시오'

 

'다시는 이쪽으로 얼씬거리지 마십시오'

 

'최대한 빨리'

 

'채경이를 데리고 도망치십시오'

 

[안도의 한숨]

 

아무 일 없었느냐어딜 갔다 온 것이야?

 

혹 장인어른 소식을 들은 것이냐?

 

(그도 아니면

 

(채경하나하나씩 하십시오

 

저 여기 있습니다

 

벌써 허락을 하셨단 말이더냐?

 

(장인어른은 무사하시고?

 

 

[역의 안도하는 숨소리대군마마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셨다고요

 

내 덕이 아니라

 

장인어른 덕에 우리가 무사한 거다

 

하마터면 큰 곤욕을 치르실 뻔하셨어

 

저도 무서웠습니다

 

미안하구나

 

이제 다 끝나지 않았습니까

 

아버지께서도 최대한 빨리 떠나서

 

다시는 도성에 얼씬도 하지 말라 신신당부하셨습니다

 

그래

 

우렁각시도 곧 해산할 것이고

 

(내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형님의 마음도 조금 편안해지시겠지

 

다 제자리로 돌아갈 거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떠나려면 해야 할 일이 태산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수장이 나타날 때까지

 

매일 열씩

 

우렁각시들의 목을 베는 게 어떻겠소?

 

하오나 전하

 

우렁각시들의 정체가 불분명하옵니다

 

우렁각시의 쌀을 받아먹은 것들은

 

결국 다 한패거리 아니오

 

전하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그들은 그저 무고한 백성들일 뿐이옵니다

 

무고하다?

 

(역적의 쌀을 받아먹은 백성들 마음에

 

한 치의 역심도 없으리라

 

좌상이 장담할 수 있겠소?

 

(도성의 민가 열 채만 뒤져도

 

그중에 절반은 우렁각시의 쌀을 받아 챙겼을 것이니

 

우렁각시들의 공범을 잡는 건

 

특별히 어렵지 않을 것이오

 

[채경의 힘겨운 신음]

 

[문이 닫힌다] [채경의 힘겨운 숨소리]

 

친정집 곳간에 이런 옷감들이 엄청 많이 쌓여 있거든요

 

간 김에 조금 들고 와 봤습니다

 

조금?

 

[채경의 거친 숨소리]

 

[채경이 숨을 고른다]

 

[발랄한 음악]

 

뭐 하십니까?

 

신랑 노릇 하오

 

[피식 웃는다]

 

아이그럼 아까 이걸 들어주셨어야죠

 

 

아이됐고

 

일어선 김에 제대로 한번 서 보십시오

 

(뭐 하는 것이냐?

 

이제 곧 먼 길 떠나지 않습니까

 

편하게 입으실 옷 한 벌 정도는

 

더 필요할 것 같아서요

 

내일 당장 날 밝는 대로 떠나자니까

 

밤새 지으면 됩니다

 

못 입을 옷이 나올 것 같은데 말이다

 

[역의 아파하는 신음]

 

저기 말이다

 

저기 내 옷장에 보면

 

옷이 상당히 많은데 말이다

 

(그중 옷 하나를 쫙 펼쳐서

 

치수를 재도 될 것을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이냐

 

(채경

 

대군마마 머리 좋으시네요

 

설마 몰랐다고?

 

아닌 거 같은데

 

(채경?

 

다 알면서도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건 아무래도

 

아닙니다

 

내가 뭐랬다고 아니래?

 

진짜 아닙니다

 

그래믿어주마

 

[역의 헛기침]

 

[자를 바닥에 타닥 내려놓는다]

 

(이렇게 나를 외우거라

 

내가 너보다 한 뼘 정도 키가 크고

 

(

 

[역이 숨을 씁 들이켠다]

 

한 반 뼘 정도 소매가 길구나

 

한 두 뼘 정도 품이 크다

 

(솜씨가 없어도

 

네가 지어준 밥이 제일 맛있듯이

 

다소 치수가 조금 엉성해도

 

네가 지어준 옷이

 

세상에서 제일 맵시가 좋을 터이니

 

(이 한 치 정도 짧거나 길어도

 

반 뼘 정도 작거나 커도

 

군소리 없이 입으마

 

역시 우리 대군마마 영민하십니다

 

[역이 큭 하고 웃는다]

 

(채경제가 가르친 보람이 있습니다

 

[역과 채경이 웃는다]

 

(그래 [등을 톡톡 두드린다]

 

[술병을 탁 놓는다]

 

[쓸쓸한 음악]

 

[옅은 한숨]

 

[다급한 발걸음]

 

(내관1) 자네

 

밀지 얘기 들었는가?

 

(내관2) 선왕께서 남기신 밀지 말인가?

 

- (내관2) 진성대군이 - (성종) '진성대군이'

 

'성인이 되면'

 

'왕위를 물려주어라'

 

[내관2의 목 막히는 신음]

 

(내관1) 

 

[내관2의 캑캑대는 신음]

 

(내관1) 전하!

 

[내관2의 숨 막히는 신음]

 

(내관1) [벌벌 떨며전하

 

[내관2의 죽어가는 신음]

 

[털썩] [내관1의 벌벌 떠는 숨소리]

 

(내관1) 살려주십시오전하 [떨며 흐느낀다]

 

!

 

(녹수전하

 

또 서고에서 밤새 계신 것이옵니까?

 

[수군거리는 효과음]

 

요즘 과인 귀에

 

웬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리는구나

 

(녹수전하

 

이부에 상처가 나옵니다

 

너도 혹

 

밀지라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밀지라 하셨사옵니까? [잔잔한 음악]

 

진성대군이 성인이 되면

 

그 녀석에게 선위를 하라니

 

아바마마께서 그런 걸 남길 리 없지 않느냐

 

?

 

과인이 뭐가 부족해서?

 

아니 그러냐?

 

전하

 

그저 떠도는 풍문에 불과 하옵... - (한데도

 

왜 그런 헛소문이 도는지 아느냐?

 

내 어미가

 

폐비이기 때문이다

 

내 어미가 폐비라서

 

덩달아 과인을 무시하는 게야

 

하기사 내 아비마저도

 

날 믿지 못해 밀지를 남기는 판국에

 

밀지라니

 

과인이 지금

 

밀지라 하였느냐?

 

[놀라는 숨소리]

 

전하일단 물이라도 한 모금 하시...

 

날 이렇게 만든 자들이 누구냐?

 

내 어미를 폐비시킨 자들이 대체 누구냔 말이다

 

당장 도승지를 불러라

 

내 친히 물어봐야겠다

 

전하

 

폐비 문제?

 

우리가 다시

 

주상의 신임을 되찾아올 좋은 기회가 아니옵니까

 

[간사하게 웃는다]

 

여럿 죽어 나가게 생겼구나

 

(유모인제 출발하이소

 

[채경의 발걸음이 멀어진다]

 

[채경의 옅은 한숨]

 

(수근) '부디 앞으로는 진성대군의 뜻을 좇아' [구슬픈 음악]

 

'그의 아내로만 살거라'

 

'낳아준 부모와의 인연을 접어야 한다면'

 

'그 또한 너의 숙명이니라'

 

우리 괴롭고 슬픈 건

 

다 여기 두고 가자

 

[깊은 한숨을 내쉰다]

 

[긴장되는 음악]

 

(서노뭐 하십니까?

 

 

별일 아니다

 

[서노가 놀라서형님들

 

함부로 밖에 물건 내놓지 마십시오 이상합니다

 

여기 우리가 역모를 꾸몄다는 벽서가 섞여 있어요

 

자칫 잘못해서 잡히기라도 하면

 

줄줄이 다 전멸일 거야알겠어?

 

[한숨을 후 내쉰다]

 

(나졸1) 이 집이다우렁각시들을 끌어내!

 

(사내1) 저희는저희는 우렁각시가 아닙니다 왜 이러십니까나리?

 

(사내2) 저희들한테 왜 이러시는 겁니까나리?

 

(사내1) 전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왜 이러십니까나리?

 

전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나졸1) 우렁각시한테 쌀을 받아먹었지 않느냐

 

(사내1)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파하는 신음]

 

(사내1 2) - 살려주십시오나리 - 전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나리

 

(사내1 2) - 억울합니다살려주십시오나리 - 억울합니다나리

 

(사내1) 전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억울합니다나리

 

(나졸1) 이 역적 놈들이

 

뭔 말이 이렇게 많아? [사내들의 아파하는 신음]

 

(사내1) 살려주십시오살려주십시오나리 [사내2가 하소연한다]

 

[나졸1의 뼈가 우두둑 꺾인다] [나졸들의 비명]

 

[나졸2의 기합]

 

(나졸1) 에이!

 

[나졸1의 아파하는 신음]

 

[긴박해지는 음악]

 

다짜고짜 우리한테

 

역적이라 하지 않습니까

 

(서노피하십시오어서!

 

이쪽입니다

 

- (아낙1) 아이고무슨 일이래요? - (나졸3) 끌어내!

 

- (아낙1) 아유안 된단 말이오 - (사내3) 아이고

 

쌀 조금 밖에 받은 게 없다니까요 아이고 [나졸3이 재촉한다]

 

저이는 전당포 단골인데

 

- (아낙2) 여보안 돼 - 아이고마누라쫓아오지 마!

 

(단골쫓아오지 마! [아낙2가 절규한다]

 

(석희저 사람은 구해주자?

 

[광오의 말리는 신음]

 

(광오안 돼안 돼참아야 돼

 

우릴 끌어내려는 신수근의 계략이야

 

[분한 숨소리에이내 이럴 줄 알았어

 

(석희나라의 녹을 먹는 대신 치고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좌상 대감이 뒤통수칠 줄은 내 진작에 알았어

 

그때 역이가 아무리 말렸어도

 

신수근 그냥 죽였어야 됐어안 그러냐?

 

- (아낙2) 안 돼요! - (단골오지 마!

 

내가 뭘 어쨌다고! - (나졸4) 따라와!

 

- (석희에이! - 참아참아참아!

 

참아!

 

일단 빠지자

 

[석희의 원통한 숨소리]

 

(관군 수장좌상 대감

 

어명이오

 

대대적으로 우렁각시 소탕령을 내릴 것이니

 

오늘 밤부터

 

도성의 모든 문에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시오

 

(수근관아에서 발급한 통행패가 있는 사람들만

 

도성을 드나들 수 있게 할 것이오

 

(관군 수장그리했다간 백성들의 생업이 막혀서

 

민심이 요동칠 것이옵니다

 

검문은 하되

 

출입을 허하는 게 어떠하올는지요?

 

(수근그러는 동안

 

잔머리를 써서 빠져나가는 죄인들이 있을 테니

 

그들을 일망타진할 때까진

 

다소 불편해도 감수해야 할 것이오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가세

 

(하인들

 

(힘들지 않느냐?

 

(채경전 괜찮습니다

 

대군마마는요?

 

한데

 

요즘은 왜 휘파람을 불지 않는 것이냐?

 

안 분 지 꽤 됐습니다

 

휘파람을 불면

 

대군마마가 생각나서요

 

내가 어찌 살아났는지 아느냐?

 

그야...

 

() '하면 여인을 구해준 사람이'

 

'여인이라는 것도 알고 있겠구나'

 

잘 살아나셨겠죠

 

네가 날 살렸다

 

[부드러운 음악]

 

네 휘파람이 날 살렸어

 

내가 다 죽어가는데도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는구나

 

그 소리를 명혜가 들었고

 

(내 몸을 낫게 한 건 명혜지만

 

궁극적으로 나를 살릴 건

 

너다

 

하니

 

앞으로 명혜 신경 쓰지 말거라

 

아니묻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왜 그걸?

 

제 발 저리시는 겁니까?

 

아니서로

 

비밀 없기로 솔직하기로 해놓고서는

 

(네가 그 얘기는 한 번도 제대로 안 물으니까

 

심장이 쫄려서 말이다

 

[풋 하고 웃는다]

 

(채경사실

 

물어보기가 겁났습니다

 

나보다 그 여인이

 

대군마마께 더 많은 걸 해줬을까 봐

 

나보다 더 중한 사람일까 봐

 

그럴 리가 없지 않느냐

 

너 때문에 살아왔다는 말

 

꼭 다시 해주고 싶어서

 

(내가 비겁했을 때

 

거짓말쟁이였을 때 했던 말들이라

 

다 못 믿을까 싶어서

 

 

이렇게 하나씩 오네요

 

대군마마의 진심

 

[옥 안이 소란스럽다]

 

(옥졸조용히 해!

 

(사내4) 나리풀어주십시오 [의미심장한 음악]

 

우렁각시를 아느냐?

 

지는 우렁각시는 얘기는 들었지만

 

본 적은 없습니다요

 

(사내5) 아유나리 살려주십시오

 

[저마다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옥졸조용히 못 해!

 

설마 사람들 얘기를 곧이곧대로 다 듣고

 

또 풀어주실 건 아니시지요?

 

[문이 덜그덕 열린다] (사내6) 아이고나리나리

 

[사람들이 아우성친다]

 

(옥졸조용히 해!

 

[사람들이 계속 아우성친다]

 

(사홍내가 잡아는 드릴 테니

 

대감께선 형 집행만 하시지요

 

[사홍이 웃는다]

 

(사홍수고를 덜어준다고

 

고마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사내4) 아이고나리대감마님 살려주십시오

 

[저마다 살려달라고 외친다]

 

(사내5 6) - 대감마님풀어주십시오 - 전 잘못한 게 없습니다

 

(원종) [언성 높여무슨 짓입니까?

 

꼬리를 자르려면

 

제대로 잘랐어야지요

 

기어이 무고한 백성들의 씨까지

 

말리시겠다는 거외까?

 

그게 싫으면

 

수장이 기어 나오겠지요

 

[문이 드륵 열린다]

 

(명혜어찌 되셨습니까?

 

대비마마께서 심려가 크십니다

 

그때 제대로 꼬리를 잘랐어야 하거늘

 

대체 서노 그 녀석은 어디로 숨어서 코빼기도 안 보이는 것이냐?

 

다른 방법이 없겠습니까?

 

[한숨]

 

필시 대군을 잡으려 놓은 덫이다

 

대군께서 직접 오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것이야

 

[막막한 한숨을 뱉는다]

 

[긴박한 음악]

 

[끌려오는 신음] - (대신1) 이게이게 무슨 짓들인가? - (대신2) 놔라

 

(대신2) 이게 뭐하는 짓들이냐?

 

(대신3) 뭐 하는 거야이거?

 

(대신2) 이거 놔라이놈들아!

 

[칼로 쓱 벤다] [대신1의 비명]

 

[대신2의 비명] (사홍그리고

 

[대신3의 비명] (사홍폐비 복권에 반대하는 신하들은

 

이행박광영

 

강형 등이옵고

 

폐비의 일에 찬성했던 사람은

 

윤필상한치형

 

한명회 등이옵고

 

이들 중 대부분은 이미 사망하였사옵니다

 

(죽었어도

 

무덤은 있을 게 아닌가?

 

부관참시를 하란 말씀이옵니까?

 

큰 잘못을 저질렀으면

 

죽어서도 벌을 받아야지

 

[융이 젓가락을 달그락 집는다]

 

(그 후손들도 조상 대신 죗값을 치러야 하니

 

장을 치거나

 

아니

 

그냥 다 죽여버리게

 

 

명대로 처리하겠나이다

 

[고조되는 음악]

 

[아낙3과 사내7이 절규한다] [아이가 운다]

 

(아낙3) 아유안 돼요안 돼요살려 주세요 [아이1의 울음]

 

[가족들이 절규한다]

 

(아낙3) 안 돼요살려주세요

 

(수근) '백성들을 현혹시킨 불순한 무리들을'

 

'율에 의해 참형에 처하라' [가족들이 아우성친다]

 

(관군 수장형을 집행하라

 

[가족들이 절규한다]

 

[북소리가 둥둥 울린다]

 

(아낙3) 안 돼요!

 

[칼로 쓱 벤다]

 

[사내8의 비명]

 

(서노보십시오형님

 

왕은 바뀌지 않습니다

 

(주모아이고

 

찬이 이거밖에 없네요

 

엊그제부터 성문이 폐쇄돼서

 

야채 장수고 뭐고 아무도 못 와서 그러니

 

아쉬운 대로 잡수슈

 

성문이 폐쇄되다니?

 

잘은 모르겠는데 무슨

 

(주모도적놈들인지 역적들인지

 

소탕령이 내렸다 합디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채경피곤하실 텐데 얼른 주무십시오

 

내일도 갈 길이 멉니다

 

그래

 

전 잠옷을 좀 챙겨오겠습니다

 

밖에 짐보따리에 있을 거예요

 

(

 

내가 챙겨오마

 

[문을 연다] [불안한 음악]

 

[숨을 카 뱉는다] - (상인1) 그 얘기 들었는가? - (상인2) ?

 

그 한양에서 우렁각시들을 잡아서 다 죽인다고

 

(상인3) 나도 들었어

 

- (상인3) 알지 참말로어떻게 그려

 

(상인3) 뭐여?

 

[상인들이 헛기침한다]

 

(상인3) 뭐여?

 

(상인4) 돈 많은 양반님이 이런 데를 다 오시네?

 

혹시 이 중에

 

도성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이 좀 있는가?

 

그것은 왜 물으슈?

 

[동전이 짤그랑거린다] (도성 소식을 꼭 좀 알고 싶어서 그러네

 

아유아유뭐 이렇게

 

[상인2가 헛기침한다]

 

(상인2) 

 

이것은 나가 우리 인방에 갖다 주려고 갖고 온 것인디

 

궁금하면 요거나 한번 봐보쇼

 

[상인들이 수군거린다]

 

- (상인1) 우린 마시세 - (상인2) 마셔

 

() '우렁각시 수장은 들으라'

 

'오늘부터 매일 진시마다'

 

'우렁각시에 동조하거나 도움을 받은 놈들의'

 

'참형이 이루어질 것이다'

 

'수장이 자복할 때까지'

 

'처형이 이루어질 것이니'

 

'동료들의 죽음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면'

 

'서둘러 의금부나 포청에 와서 자복하여'

 

'죗값을 치르라'

 

(상인2) 벌써 사흘 째니께

 

하루에 네댓 명씩

 

지금쯤이면 벌써

 

수십 명은 목이 달아났겄지

 

[상인2가 혀를 차고 헛기침한다]

 

(주모) '잘은 모르겠는데 무슨'

 

'도적놈들인지 역적들인지'

 

'소탕령이 내렸다 합디다'

 

[문이 여닫힌다]

 

대군마마

 

채경아

 

아무 말씀 하지 마십시오 절대 안 됩니다

 

나랏일입니다

 

나랏일은 임금님과 벼슬아치들이 하면 됩니다

 

우리가 뭐라고 나랏일에 끼어듭니까?

 

이미 거창에 살고 싶은 땅도 봐두었고

 

짓고 싶은 집도 머릿속에 그려두었습니다

 

(채경대군마마께선 저만 믿고 따라오시면 됩니다

 

서방님 봇짐여기 방에 있었습니다

 

옷 꺼내 입으십시오

 

저는

 

조금 있다가 들어오겠습니다

 

그래

 

[문이 열린다]

 

[한숨]

 

[문이 탁 닫힌다]

 

[한숨]

 

[따뜻한 음악]

 

(광오) '대군마마'

 

'혼인을 진심으로 감축드리옵니다'

 

(석희

 

[석희와 광오의 탄식]

 

(석희) '너 말고 채경 낭자 꼭 닮은'

 

'조카 셋만 부탁한다'

 

(광오) '도성 일이 안정되는 대로'

 

'거창에 유람 갈 터이니'

 

'씨암탉 한 마리 대차게 잡을 준비나 하고 계시옵소서'

 

(광오서노야

 

(서노) '낙천 형님'

 

'가는 길이 달라져도'

 

[광오의 아쉬운 숨소리] (서노) '언제나 저는 형님의 서노입니다'

 

(광오이거 보자

 

(서노) '눈탱이 밤탱이'

 

'그 어릴 적 서노의 마음으로' (광오귀여워귀여워아주

 

(서노살다 죽겠습니다'

 

[울먹이며아이고...

 

[흐느낀다]

 

() '수장이 자복할 때까지 처형이 이루어질 것이니'

 

'동료들의 죽음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면'

 

'서둘러 의금부나 포청에 와서 자복하여'

 

'죗값을 치르라'

 

[역이 목놓아 흐느낀다]

 

(수근) '대군과 혼인을 한 이상'

 

'독하게 마음먹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오지 말거라'

 

'그것이 너와 대군'

 

'주상 전하'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한 길이니라'

 

""

 

[풀벌레 울음]

 

[문이 달그락거린다]

 

누구야?

 

(서노접니다서노

 

[술병을 탁 놓는다]

 

[술병이 달그락거린다]

 

[문을 탁 닫는다]

 

[낮은 숨을 뱉는다]

 

무사했구나

 

무사하면 안 되는 걸 테지만요

 

[서노의 힘주는 숨소리]

 

누구 한 명 정도는

 

우리 모두가 무사히 해체하고

 

(명혜재정비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희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

 

[술잔을 탁 놓는다]

 

[숨을 카 뱉는다]

 

(서노그것도 나쁘지 않은 삶이네요

 

우렁각시의 수장으로 죽을 수 있다니

 

차라리 화를 내

 

(명혜이쯤 되면

 

날 죽이겠다고 덤벼야 하는 거 아냐?

 

(서노명혜 낭자를 제가 왜 죽입니까?

 

(서노아니어도

 

이미 지옥 속에서 살고 계신데요

 

[잔잔한 음악]

 

?

 

(서노웃으시는 일이 없지 않습니까

 

하니 삶이 지옥이지요

 

명혜 낭자가 생각하시는 그 대의 때문에

 

(서노낭자는 평생 지옥 같은 삶을 살게 되실 겁니다

 

(서노모두를 잃고

 

외로워지실 겁니다

 

(명혜그따위 협박 안 통해

 

안타까워서 그럽니다

 

본인 마음이나 좀 돌보십시오

 

(서노이제

 

같이 술 마셔 줄 벗도 없습니다

 

[술을 쪼르륵 따른다]

 

[술병을 탁 놓는다]

 

(서노이제 더는

 

제 아비와 같은 죽음은 없어야 합니다

 

모두를 위해

 

제 손으로 왕을

 

죽일 겁니다

 

하여 어마마마께서 소자를

 

도와주셨으면 하옵니다

 

자식이 친모를 복권시키고 싶은 마음이야

 

인지상정이겠지요

 

하나 주상은

 

선왕 전하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선왕 전하의 유지를 따르셔야지요

 

아바마마의 유지요?

 

선왕 전하께옵선 사후 백 년간

 

주상의 친모에 대한 언급을 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자순대비한데 그 유지를 어기면

 

어명의 지엄함을 해치는 거지요

 

지엄함이라?

 

선왕의 유지를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주상의 권위를 세우기 위함입니다

 

소자의 권위가 서지 않는 것은

 

아바마마의 유지를 받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소자의 친모가

 

폐비이기 때문입니다

 

(하니 [긴장되는 음악]

 

이름도 없고 얼굴도 없는

 

저잣거리의 무뢰배들도

 

우렁각시니 뭐니 하면서

 

소자의 정통성을 문제 삼고

 

들쑤시고 다니는 거고요

 

하여 본보기로

 

그놈들을 모조리 잡아다

 

처형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야 임시방편이지요

 

(무엇보다

 

소자의 정통성이 바로 서야 합니다

 

하여 소자

 

친모를

 

복권시켜야겠습니다

 

(수근전하

 

우렁각시의 수장을 잡았사옵니다

 

(원종지금 뭐라 하였느냐?

 

자수라니누가 자수를 했단 말이냐?

 

[명혜의 떨리는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명혜오라버니일 리가 없습니다

 

떠났다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쯤 도성을 멀리 벗어나

 

이 소식을 들었을 리도 만무한데

 

설령 들었다 해도

 

도성의 문이란 문은 모두 다 폐쇄되었다

 

오시지 못할 것이야

 

하면요?

 

오라버니가 아니면

 

대체 누가 우렁각시의 수장이라 자복을 했단 말입니까

 

우렁각시의 수장으로 죽을 수 있다니

 

[명혜의 놀라는 숨소리]

 

[갇힌 사람들이 아우성친다]

 

(옥졸조용히 해!

 

[계속되는 아우성]

 

- (사내9) 나리 - (사내10) 나리

 

(사내10) 살려주세요나리 [계속 하소연한다]

 

[옥문이 덜컥거린다]

 

[자물쇠가 달그락거린다]

 

(옥졸조용히 해!

 

(두목기가 센 놈이라 길을 좀 들여놨습니다

 

(사홍일으켜라

 

(두목일어나!

 

[못마땅한 신음] [혀를 쯧쯧 찬다]

 

전하께서 잔뜩 기대하고 계신데

 

실망하시겠구나

 

 [끌려가는 발걸음]

 

[옥졸의 힘주는 신음]

 

[서노의 힘겨운 신음]

 

(두목일어나!

 

제대로 앉을 힘도 없는 녀석이로구나

 

그냥 두거라

 

[불안한 음악]

 

[힘겨운 신음]

 

내가 원하는 얼굴이 아니구나

 

진성대군의 옆에서

 

(사홍오른팔 역할을 하던 놈입니다

 

(사홍놈을 족치면

 

저놈 입에서 진성대군의 이름이 나올 것입니다

 

[힘겨운 숨을 뱉는다]

 

헛수고요

 

[서노의 힘겨운 숨소리]

 

내가 우렁각시의 수장이오

 

[서노가 연신 기침을 토한다]

 

[서노의 힘겨운 숨소리]

 

그냥 날 죽이시오

 

(서노내 아비를 죽였던 것처럼 말이오

 

아비?

 

(사홍

 

밀지에 대해서 알고 있던

 

사관의 아들놈이옵니다

 

[융의 코웃음]

 

네 아비에게

 

내 너는 해치지 않겠다고 약조를 했다

 

(고집 피울 일이 뭐냐?

 

저 혼자 살겠다고 떠난 역이를 위해

 

너와 우렁각시들이 고초를 겪을 이유가 뭐냔 말이다

 

한마디만 하면 되느니라

 

'진성대군이 시킨 것이다'

 

() '우렁각시는 진성대군이'

 

'역모를 일으키기 위해 만든 무리다'

 

(그 말 한마디면

 

너와 우렁각시들은 자유로울 수 있다

 

그렇다면

 

우렁각시는

 

[서노의 힘주는 기합] [두목의 아파하는 신음]

 

(사홍전하 [관군이 아파하는 신음]

 

[서노의 기합]

 

[서노의 힘주는 기합]

 

[서노의 계속되는 기합]

 

[융의 기합] [서노의 아파하는 신음]

 

[서노가 연신 씩씩댄다]

 

아쉽게 됐구나

 

[서노의 분한 숨소리]

 

이제 보니

 

(날 죽이려고 연기를 했어

 

(아니

 

아니자수를 한 것부터 연기였던 것이냐?

 

(서노원통하다

 

네놈 하나만 죽이면

 

조선이 살아났을 텐데

 

더 이상 백성들이 죽어 나가는 일은 없었을 텐데

 

내 조선과 내 백성들을

 

그리 걱정해주니 고맙구나

 

이놈을 공개 처형하고

 

(사지를 찢어

 

사대문은 물론 사소문

 

성곽 곳곳 아주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놓아라

 

(역이가 볼 수 있게

 

역이가

 

들을 수 있게

 

전하

 

잠이 안 오십니까?

 

그러는 넌?

 

대군마마께서 못 주무시는데

 

제가 어찌 잡니까

 

저 여기 있으니까 [잔잔한 음악]

 

마음 푹 놓고 얼른 주무십시오

 

집이 아니라서 그런가 봐

 

전당포에서도 잘만 주무셨으면서

 

늘 악몽이었어

 

한데

 

네 곁에서 잘 때는

 

신기하게도 괜찮더구나

 

집이란 게 그런 겁니다

 

제가

 

이제 서방님의 집이지 않습니까

 

그래

 

네가 내 집이다

 

언제 어디에 있어도

 

반드시 돌아가야 할 내 집

 

(그러니까 집은

 

늘 같은 곳에 있어야 한다

 

알겠느냐?

 

내가 돌아오는 길

 

잃어버리는 일 없게

 

집에서 멀리 안 나가시면 되지 않습니까

 

(채경하면

 

길을 잃지도 않을 텐데요

 

그래

 

네 말이 맞다

 

[통을 쓱 당긴다]

 

저는 도저히 잠이 안 와서

 

이거나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아마 내일이면 입으실 수 있을 겁니다

 

[아파하는 신음]

 

- (채경 - (괜찮으냐?

 

[역의 걱정하는 숨소리] [손가락을 쭉 빤다]

 

제가 음식은 좀 하는데

 

바느질은 영 서툽니다

 

[역이 호 하고 분다]

 

걱정되십니까?

 

당연히 걱정되지

 

[역이 호 분다저 말고요

 

백 도령조 도령

 

서노

 

(채경서방님의 벗들요

 

저 때문에

 

못 가시는 거죠?

 

못 가기는

 

안 가는 거지

 

(우리 거창 가는 길이 아니었더냐

 

형님께 낙향 교서까지 받았는데

 

그걸 아시는 분이 [애잔한 음악]

 

(채경지금 마음속으로는 이미 도성으로 달려가고 있잖아요

 

지금 불안하고 무섭고

 

두려워서 죽겠잖아요

 

(채경제가 이러고 밤새고 지켜도

 

결국엔 가실 거죠?

 

왜 거짓말을 못 하십니까

 

(채경평소에는 맘에 없는 소리 잘만 하면서

 

왜 이럴 땐 둘러대지도 못하십니까

 

거짓말하지 않기로 하지 않았느냐

 

채경아

 

가십시오

 

대신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채경아

 

(채경뭐라 하셔도 저도 함께 갈 겁니다

 

그래

 

하면

 

[울먹이며어찌 된 일인지만 확인하고

 

우리 바로 내려가자

 

꼭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

 

[역이 울먹이는 숨을 삼킨다]

 

[갇힌 사람들의 힘겨운 신음]

 

(명혜서노야

 

[서노의 힘겨운 숨소리]

 

(명혜서노야

 

[서노의 힘겨운 신음]

 

[잔잔한 음악]

 

[서노의 아파하는 신음]

 

고작 이렇게 죽으려고

 

그동안 그렇게 잘난 척을 한 거야?

 

무고한 백성들이

 

본보기 삼아 죽고 있는데

 

어찌 가만있습니까?

 

그 백성들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모르는 사람들인데

 

전 아닙니다

 

그게 누가 됐든

 

다 저로 보입니다

 

세 살짜리 꼬마도

 

여든 먹은 할아버지도

 

이웃집 아주머니도

 

힘없고 가난해서

 

핍박받는 사람들은 다 저로 보입니다

 

(서노여기도 서노저기도 서노

 

다 서노라서

 

그 사람들이 죽을 때마다

 

(서노저와 제 아비가 죽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성공했으면 더 좋았겠죠

 

그랬으면 명혜 낭자의 짐도

 

조금 덜어드리고 갈 수 있었을 텐데요

 

미련하고

 

무모했어

 

 

그게 접니다

 

난 이제 누구랑 술 마셔?

 

난 언제 웃어 봐너까지 이렇게 가면

 

지금 한번

 

웃어 보시면 안 됩니까?

 

제가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은

 

낭자의 웃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명혜가 코를 훌쩍인다]

 

[사람들이 울며 가족들을 부른다]

 

[연신 서로 애타게 부른다]

 

[가족들이 목놓아 운다]

 

- (아낙4) 아이고 - (아이2) 아부지 살려주세요

 

[가족들이 연신 흐느낀다]

 

(아낙4) 우리 애 아버지...

 

이 자들은 [아이2의 울음]

 

(서노우렁각시와 아무 상관 없는 자들입니다

 

- (아낙4) 제발 좀 살려주십시오 - 풀어주십시오

 

[가족들이 애타게 운다]

 

(아낙4) 저이 좀 살려주세요

 

풀어주십시오

 

[아낙4와 아이2가 흐느낀다]

 

풀어주십시오어서

 

[아낙4가 울며우리 애 아버지 좀 살려주세요

 

풀어주거라

 

저자가 증언하지 않았느냐

 

우렁각시와 무관한 백성들이라 하였다

 

어서!

 

(관군들!

 

[가족들이 저마다 기뻐한다]

 

(사내8) 고맙습니다요 [부드러운 음악]

 

[함께고맙습니다요

 

(아낙4) 아이고살았네 [가족들의 탄성]

 

(어린 서노) '감사합니다대군마마 감사합니다아기씨'

 

'대군마마께는 드릴 게 없으니'

 

'제 목숨을 드리겠습니다'

 

'대군마마를 위해 죽겠습니다'

 

(서노미련하다 하실 겁니다

 

(수근끌어올려라

 

(서노이렇게 멋대로 가버린 저를

 

원망하시겠지요

 

(사내9) 아이고

 

[사람들이 안타까워 탄식한다]

 

(서노채경 아씨의 미련함과

 

대군마마의 무모함

 

서로를 지키기 위한 두 분의 방식이 좋았습니다

 

[저마다  안타까워 탄식한다]

 

[석희 일행의 다급한 숨소리]

 

[일행의 충격받은 숨소리]

 

(수근정녕

 

너 혼자 한 짓이더냐?

 

 

혼자 한 일입니다

 

(수근마지막으로 묻겠다

 

다른 동료가 있으면

 

고하라

 

(서노없습니다

 

혼자입니다

 

[석희 일행이 숨죽여 흐느낀다]

 

(석희서노야

 

(서노언젠가

 

두 분과 닮은 모습으로 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수근) '우렁각시의 수장 서노는'

 

'역심을 내포하고'

 

'거짓으로 비결을 만들어'

 

'우매한 백성들을 속이고 현혹시켰다'

 

'뿐만 아니라'

 

'불순한 무리들을 유인해 모아서 왕을 능멸하는...'

 

(서노제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모습은

 

낭자의 웃는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수근) '죄가 크고 악이 극하니'

 

'율에 따라'

 

'참형에 처하라'

 

(관군 수장형을 집행하라

 

[슬픈 음악]

 

(서노대군마마채경 아씨

 

두 분은 서로를 지키십시오

 

전 지켜야 할 것이

 

이생엔 더 이상 없어서

 

해야 할 일을 하고 갑니다

 

(비키시오비키시오

 

[석희의 겁먹은 숨소리]

 

(나졸5) 물럿거라!

 

[고조되는 음악]

 

(수근집행하라

 

[놀라는 숨소리]

 

[망나니의 기합]

 

[칼을 탁 내려친다] [역의 놀란 신음]

 

[역이 흐느낀다]

 

[석희의 놀라는 신음]

 

[역이 흐느낀다]

 

[역과 친구들이 통곡한다]

 

(석희서노야

 

[명혜가 통곡한다]

 

[명혜가 연신 목놓아 운다]

 

[역이 통곡한다]

 

[기녀들이 말하며 웃는다]

 

[기생1이 음식을 권한다] [사홍이 껄껄 웃는다]

 

진성대군은

 

나타나지 않았소?

 

전하아직

 

(진성대군!

 

전하

 

왔느냐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다

 

[기생들의 비명]

 

[역의 힘주는 기합] [호위무사의 아파하는 신음]

 

[역의 기합]

 

[역의 계속되는 기합]

 

[역과 호위무사들의 기합]

 

(멈추어라

 

[역의 씩씩대는 숨소리]

 

원하시는 게 무엇입니까?

 

말하면 주겠느냐?

 

전하께옵선 필시

 

제가 줄 수 없는 걸 말씀하실 겁니다

 

(전하께옵선 필시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을 요구하실 겁니다

 

(하여

 

드릴 수 없사옵니다

 

(하면

 

내가 주는 건 어떠하냐

 

내가 너에게 주면

 

받겠느냐?

 

무엇을 주실 것이옵니까?

 

왕좌

 

[의미심장한 음악]

 

왕좌를 갖거라

 

(네가 그렇게 가버리면 안 되는 거다

 

하면 내가 여태까지 한 일들이

 

너무 허망하지 않느냐

 

전하

 

(너는 끝까지 나에 대한 복수심으로 똘똘 뭉쳐서

 

내 자리를 차지하려 고군분투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널 원망하고

 

괴롭힐 수 있지

 

(보거라얼마나 좋으냐

 

이렇게 칼까지 들고 내 앞에서 설쳐주니

 

내 피가 끓는구나

 

이리도 재밌는 구경거릴 두고서 [융이 칼날을 쓱 잡는다]

 

어딜 간다 그러느냐

 

[융이 칼을 쓱 당긴다]

 

형님 - (사홍전하!

 

(사홍전하 [융의 아파하는 신음]

 

역모다!

 

진성대군이 전하를 죽이려 한다

 

(사홍잡아라!

 

[역의 아파하는 신음]

 

잘 가거라

 

아우야

 

(사홍전하

 

[역의 당황한 숨소리]

 

[융의 고통스러운 숨소리]

 

 

.7일의 왕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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