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의 왕비 5
[주제곡]
[웅장한 음악]
[칼을 탁 집어넣는다]
(역) 다시는 보지 말자
잘 가라
(부하) 살려주십시오
[무뢰배가 비명을 지른다]
형님
[폭죽이 팡팡 터진다]
[뱃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든다]
(뱃사람1) 빨리빨리, 좀! [뱃사람들의 힘주는 신음]
(뱃사람2) 이것 좀 받아 달라고!
[석희의 초조한 신음] 아, 어디 있는 거야?
타긴 탄 거 맞냐? [석희의 초조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석희) 어, 저놈이다!
잡자
[광오와 석희의 반가운 신음] - (광오) 낙천 도령 - (석희) 낙천 도령
[광오와 석희의 힘주는 신음]
(광오) 한양에 온 걸 환영한다!
[유쾌한 음악] 보고 싶었다, 이 자식아!
[광오와 석희의 장난스러운 신음]
[광오의 의아한 숨소리] [서노의 어이없는 한숨]
[광오의 의아한 숨소리]
이 얼굴이 그 얼굴이 아닌데?
(석희) 죽었다 살아났다더니 환생을 했나?
엄청 회춘했네 [석희의 당황한 숨소리]
- (광오) 누구냐? - (석희) 낙천이는?
(석희) [목을 가다듬는다] 야, 근데 네가 그 유명한 서노냐?
[광오와 석희의 당황한 숨소리]
(서노) 아이구, 아이구 [으드득 뼈 꺾는 소리]
[새소리]
- (포졸) 와! - (농민) 몰랐습니다
(포졸)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농민) 모르고 그랬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포졸) 따라오라니까
따라오라니까 [농민이 흐느낀다]
(농민) 아이고, 살려주이소
(포졸)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농민이 흐느끼며 끌려간다]
(포교) 멈춰라!
방금 끌려간 놈 못 봤느냐?
여긴 주상 전하의 사냥터다 함부로 들어갈 수 없으니 썩 돌아가라
- (역) 어찌 이런... - (포교) 어명을 어길 것이냐?
아이, 무슨 그런 큰일 날 말씀을...
아이고, 이 다리가 이 다리가 말썽이네, 다리가, 예?
내가 왜 이리로 왔나 그래
(역) 왕의 땅이라고요? 형님의 것이라고요?
제가 형님의 세상을 다 갈기갈기 찢어 놓을 겁니다
형님의 왕좌도 제가 가질 겁니다
[녹수가 진상품을 뒤적인다]
전하, 흑막포와 각섬석 백첩선이 없사옵니다
어찌 된 것이오?
과인이 오늘까지 준비하라 하지 않았소
[사홍의 난처한 숨소리] 송구하옵니다, 전하
아무래도 장마철인지라 진상품을 싣고 올라오는 배가
아직 한양에 도착하지 못했다 하옵니다
하면 절기를 대비하여 미리미리 준비했어야지
더 일찍은 곤란하옵니다 백성들에게는 농번기에다 보릿고개이니
하면, 경들은?
경들도 농번기에다 보릿고개요?
[긴장되는 음악]
(융) 자, 경이 입으시오 과인은 너무 오래 입었소
[놀라 머뭇대며] 저, 전하, 어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요즘 우리 사이가 좀 격조하지 않았소?
(융) 자, 다시 잘 지내자는 선물이오
다음 달에 경의 손녀가 혼인을 한다지?
기억해주시니 망극하옵니다, 전하
(융) 이것도 주자꾸나
(융) 자, 혼수에 보태시오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 망극, 망극!
말들만 하지 마시고!
정녕 망극하면 경들도 정성을 보이시오
(대신들) 전하!
[문이 탁 닫힌다]
또 병이 도지신 것 같소
(희안) 이번엔 며칠이나 갈는지
좌상, 우리한테 뭐 해주실 말씀 없으시오이까?
우리가 어찌 정성을 보여야 어심이 흡족해하실지
내 고견이 듣고 싶소만
늘 그렇듯이 다시 제자리를 찾으실 겝니다
[융이 거문고를 연주한다]
(규수1) 어디야?
[거친 숨을 내쉬며] 비켜, 비켜, 비켜, 비켜!
[규수1의 흥분한 숨소리] [규수2의 놀란 비명]
(규수3) 비켜, 비켜, 비켜
[규수들이 저마다 좋아한다]
(폐비 윤씨) 이년들, 놔라!
놓지 못할까, 이년들!
놓아라, 놓아라, 이년들!
놓아라! [악에 받친 신음]
[비극적인 음악]
[폐비 윤씨의 구슬픈 숨소리]
[폐비 윤씨가 흐느낀다]
[폐비 윤씨의 슬픈 숨소리]
[폐비 윤씨가 흐느낀다]
[폐비 윤씨의 구슬픈 숨소리]
[실을 이로 탁 끊는다]
이 나라 국본이 되실 몸입니다
항상 단정하셔야지요
[융의 거문고 연주가 이어진다]
(신씨) 전하의 어미는 병에 걸려 죽은 것이 아니옵니다
(신씨) 사사된 것이옵니다, 전하 [신씨가 흐느낀다]
[규수들이 저마다 호응한다]
[기생들의 신난 신음]
(기생) 빨리 와, 언니들!
[규수1의 힘겨운 신음]
[규수1의 힘겨운 신음]
[규수들이 저마다 환호한다]
[채경이 나지막이 환호한다]
[규수3의 힘주는 신음]
[규수들이 환호한다]
(규수1) 나리!
(규수3) 여기요, 여기, 여기
[규수들이 환호한다]
(규수1) 여기요!
(규수1) 저, 저! 내가, 내가요, 나리!
(규수2) 저 여기 있어요!
(규수1) 나리가 너무 좋아요
[활기찬 음악]
[규수와 기생들이 연신 '나리'를 외친다]
에이, 아니겠지, 내가 잘못 본 거야
[채경의 놀란 신음]
저, 전하
(규수1) 어! 진짜... 진짜가 나타났다!
[규수와 기생들이 연신 '나리'를 외친다]
[규수와 기생들이 연신 '나리'를 외친다]
[규수와 기생들이 저마다 외친다]
(규수1) 나리, 나리!
나리, 잠깐 할 얘기 있어!
(규수1) 엄마야!
[규수와 기생들이 연신 '나리'를 외친다]
[채경의 안도한 숨소리] [융이 단검을 챙 빼 든다]
저, 전하
누구냐? 날 어찌 아느냐?
[더듬대며] 저, 접니다 채경이옵니다, 전하
[융의 안도한 숨소리]
[분주한 주막 소음]
(주모) 많이 드세요
(손님1) 주모, 여기 국밥 두 그릇 주쇼
- (주모) 어서 오세요 - (손님2) 여기 먼저요
[융이 기가 찬 듯 웃는다]
[개운한 신음]
(채경) 이게 정상입니까?
어떻게 제가 한양에 올 때마다
전하를 궁이 아니라 저자에서 만난답니까?
하필 내가 잠행을 나올 때마다 네가 한양에 오는 거겠지
아니, 그 얼굴에 그게 다 무엇이냐?
[당황한 신음]
[발랄한 음악]
[뒤늦게 깨닫는 숨소리] (채경) 아, 이거요?
저 못생겼다고 소문내려고요 시집가기 싫어서요
[숨을 들이쉬며] 그리 애쓰지 않아도 오래 걸릴 얼굴이구나
아니, 그런 만만치 않은 얼굴을 왜 한 번에 못 알아보셨습니까?
오죽해야 말이지 [융이 가볍게 웃는다]
치
알겠사옵니다
뭐, 형님께서 저를 그리도 예뻐해주시니
오늘 제가 한번 제대로 모셔 보겠습니다
내가 뭘 할 줄 알고?
왜 모릅니까? 다 압니다 내기할까요?
[숨을 들이쉬며] 목숨을 걸어야 할 터인데
[천진하게 웃으며] 그만한 각오 없이 덤비겠습니까?
좋을 대로 대신, 형님이라 부르지 말거라
[융이 목을 가다듬는다]
[융이 마루를 나선다]
(채경) 어, 같이 가요, 오라버니
[채경의 힘주는 신음]
[차분한 음악]
(어린 석희) 대비마마한테 혼난 게 언젠데 아직까지 속 좁게 저러고 있어?
너 자꾸 이러면
- 이거 안 준다 - 어? 그건...
[책장이 펄럭인다]
(어린 채경) 아, 사람을 다치게 했으면 사과를 해야죠
[쿵 부딪친다] 한양 머슴애들은 다 도령 같습니까?
(상인1) 새우, 삼치, 고등어, 굴비... 아이고, 아가씨, 굴비 좀 사셔요
(상인1)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가씨 아유, 그래, 알았어, 두 냥
(채경) 또 뭐 좋아하십니까? 꿀떡, 꿀떡, 어?
- (상인2) 두 냥 - (손님) 한 냥에 주쇼
(상인2) 아, 석 냥에 팔던 걸 한 냥에 달라고 하면 어떡해?
[손님이 불평한다] (상인2) 흠집이 어디 있어, 흠집이
- (상인2) 나 이거 - (손님) 그냥 줘
(상인2) 아, 그냥 가시유, 석 냥에 팔던 거유 이게, 아이, 나 참
(상인2) 아이고, 감사합니다
[다급한 듯] 얼른얼른
[어린 역의 다급한 숨소리]
[가쁜 숨소리] 니 거 안 서나!
[상인2의 기분 좋은 소리]
[상인2의 너털웃음]
싸게 드릴게
한 냥 닷 푼?
(채경) 아, 대추도 좀 살까요?
이거 아주 큼직한 게 오라버니 얼굴 같습니다
왜 그러느냐?
오라버니 얼굴에 금이라도 묻었나 해서요
[융의 가벼운 숨소리]
아, 왜 그러십니까?
그냥, 따라 해보았느니라
[융의 멀어지는 발소리]
[채경의 힘겨운 숨소리]
[문을 탁탁 두드린다]
(사내) 저기! 여기 오면 쌀을 바꿔 준다는 게 참말이오?
[종이 딸랑 울린다]
한데, 뭘로 쌀을 바꿀 수가 있겠소?
유기 수저 한 벌 갖고 왔는디
유기 같은 건 필요 없고 오직 정보만 받소
(석희) 일단 소속과 성명을 말해보시오
사람에 따라서 필요한 것이 다 다르오
쌀 양도 달라지고
난 뭐 그냥 이제, 양반 집에서 머슴질 허는 사람인디
오, 아주 바람직한 조건이오
자, 어서 들어오시오
[익살스러운 음악] 들어오시오, 들어오시오
저쪽으로
[쪽문이 덜컥 열린다] [사내의 놀란 신음]
(광오) 예, 어느 양반 댁이오? 맡은 일은 무엇이고?
- (광오) 씁 - (사내) 아
저기, 윤 진사네 머슴인디요
(광오) 자, 윤가네...
(광오) 쓰읍!
[종이 딸랑 울린다]
(사내) 아니, 아니, 나리, 나리, 나리 이렇게 간단해도 되는 겁니까요?
(광오) 하면 복잡하게 드리면 됩니까?
(사내) 아니, 저, 저는 고마워서 그러지요
[사내의 흡족한 웃음]
- (사내) 아이구 - (광오) 자
(사내) 아, 예, 예, 아, 예, 나리
(광오) 좋은 정보 고맙소
(사내) 내가 이 동네 머슴들 싹 다 몰고 오겠습니다요
고맙습니다요, 고맙습니다 [사내의 놀란 숨소리]
[석희의 놀란 숨소리]
나가서 기다리거라
[석희의 떨리는 숨소리]
(사내) [얼빠진 듯] 아, 아, 갈게, 갈게...
(광오) 그 혹시... 그 혹시 오늘 오기로 한 그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곱다 [명혜가 물건을 뒤적인다]
[놀란 숨소리] 아, 예, 인사가 늦었습니다
- 저는... - 통성명은 들어가서 하시지요
손님 올지도 모르는데
[광오와 석희의 못마땅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덜컥 열린다]
- 저길 어떻게 알았지? - 모르지
(서노) 뉘십니까?
[석희의 기가 찬 숨소리] 완전 안방마님이 따로 없구먼?
(광오) 낭자
얘기야 익히 들었지만 이렇게 대면하는 것은 처음이니
서로 예를 좀 갖췄으면 하오
조선의 선비들은 왜 다들 하나같이 예의를 따지나 몰라
나 누군지 몰라요?
아 [석희가 헛기침한다]
- 이리 고우실 줄은 - 이리 제멋대로이실 줄은
- 몰랐소이다 - 몰랐소이다
서노라 하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 엄마 - 이보시오
빚을 받은 것뿐입니다
낙천 오라버니가 이자 때문에 죽을 뻔했습니다
(명혜) 차라리 죽는 게 더 편할 것 같은 지옥을 경험했어요
이 정도 뺨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죽어서라도 그 빚을 갚아야 할 것이다
[지팡이를 탁 내려놓는다]
명심하겠습니다
(명혜) 자, 이제 환영 인사는 다 한 거 같고 내 소개도 끝난 거 같고
한데...
낙천 오라버니는요?
[물이 보글보글 끓는다]
[역의 옅은 숨소리]
[무거운 음악] [역의 괴로운 숨소리]
[어린 역과 두목의 힘주는 신음]
어명? 어명이라고?
[두목의 힘주는 신음] [칼이 탁 박힌다]
[칼이 탁 박힌다]
[화살이 탁 박힌다]
[말 울음소리]
(역) 더 이상 형님의 조선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머리카락을 싹둑 자른다]
[엽전이 짤랑인다] [주모의 놀란 숨소리]
- (손님1) 주모, 국밥 두 그릇 주시오 - (주모) 오늘 우리 장사 안 해요
(손님2) 딴 데 가자고
부엌이랑 마음껏 사용해도 되는데 망가뜨리지나 마시오
알겠어
오라버니
[문이 덜컥 여닫힌다]
[채경이 천진하게 웃는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생각나요
이번 주모는 믿어도 되느냐?
[채경이 깔깔 웃는다]
(채경) 화적이면 어떻습니까?
제가 또 구해드리고 소원이나 하나 빌죠, 뭐
[융의 가벼운 웃음] [채경이 천진하게 웃는다]
[채경의 웃음소리]
[전을 지글지글 부친다]
오, 힘세다
[융의 옅은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채경) 오라버니, 문 좀 열어주이소
[문이 덜컥 열린다]
[고조되는 음악] [채경의 힘주는 신음]
[잔을 덜그럭 든다]
전하의 어머니시면 제게도 어머니와 진배없잖아요
[옅은 한숨]
[채경이 훌쩍인다]
어머니의 죽음이 내 탓이 아니듯이 역이의 죽음도 네 탓이 아니다
자책을 하려거든 차라리 원망을 하거라
(융) 왜 그리 일찍 가버렸냐고
왜... 먼저 가버렸냐고
[잔잔한 음악] [채경이 흐느낀다]
[기가 차다는 듯 웃는다]
하여, 원망하십니까?
그냥... 보고 싶으신 거죠?
(채경) 들으셨죠?
전하께서 어머니가 보고 싶으시대요
역아
채경이가 널 보고 싶어 하는구나
[훌쩍인다]
(채경) 아, 잘됐다
서로 말하기 부끄러운 거 대신 말해줬네요
[훌쩍이며] 가족이 좋긴 좋다, 그렇죠?
내게 가족은 그저 불덩이다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어서 끈질기게 날 괴롭히지
평생 그들로부터 도망만 치더니
이제 겨우 숨어서 제사나 지내는 꼴이라니
성군이 되시면 되지 않습니까?
성군?
예
성군이 되시면
선왕 전하의 무덤 앞에서도 당당하실 겁니다
(채경) 언젠가 문무백관들 앞에서
어머니의 위패를 당당히 꺼내 놓고 제사를 지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채경) 돌아가신 대군마마께서도 전하를 자랑스러워하실 테지요
[채경이 훌쩍인다]
(채경) 기억나십니까?
- 이건... - (채경) 예
대군마마께서 형님 드리려고 사신 겁니다
(채경) 이 도롱뇽은 도랑의 용이라고 비를 다스린다지요?
[경상도 사투리로] 한데 이 도롱뇽이 미쳐가 삼남에 물난리가 막...
[융이 픽 웃는다]
[융과 채경이 웃는다]
(채경) 아, 웃지만 마시고 힘으로 한번 보여주시라니까요
아, 성군이 되실라카믄 하늘부터 탁 제압해야지요
[융의 옅은 웃음]
[민망한 듯 웃는다]
(채경) 맞지요? [채경이 천진하게 웃는다]
[깊은 한숨]
[극적인 음악]
[더듬대며] 대, 대군
[놀란 숨소리]
(채경) 대군마마
아니네
귀신 아니네, 사람이네요
[구슬픈 숨소리] 난 또...
(채경) 아, 잠깐
[채경의 다급한 숨소리]
- 혹시... - 아니오!
참, 내가 무슨 말 할 줄 알고 바로 아니래?
[채경의 다급한 숨소리]
(채경) 밥 먹었어요?
원래 제삿밥은 나눠 먹는 거라지 않습니까?
(어린 채경) [흐느끼며] 안 가면 안 돼요?
안 가면 안 돼요?
[어린 채경이 훌쩍인다]
(채경) 괜찮습니다, 드십시오
저에게 소중했던 분의 기일입니다
[잔잔한 음악]
닮았어요, 그분과...
[채경의 깊은 한숨]
귀신이라도 좋으니까 한번 찾아와주면 안 되나?
귀신이라도 안 놀랄 테니까 왔으면 말 좀 걸어줄래요?
(채경) 기척이라도 내주면 안 되나?
망자를 모욕하지 마시오
당신들 추억놀이나 하라고 그 사람이 죽은 건 아닐 듯싶소만
(채경)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추억놀이라뇨? 모욕이라뇨?
댁이 뭘 안다고요?
그러는 당신은 뭘 아는데?
(역) 죽은 사람의 마음? 그 사람의 아픔? 그자의 고통?
(역) 대체 뭘 아는데?
[역의 떨리는 숨소리]
[문이 끼익 닫힌다]
무슨 일이오?
[의미심장한 음악]
부인
새로 생긴 정인한테나 충실하시오
체통 없이 그리 아무하고나 어울리지 말아라
[난처한 숨소리] 그렇다고 거기서 대뜸 부인이라고 부르시면
전 시집은 어찌 갑니까?
시집가기 싫다고 한 게 불과 몇 시진 전이니라
시집을 안 가는 거랑 못 가는 거랑은 천지 차이지요
다 드신 겁니까?
이건 못 먹는 음식이다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먹으면 탈이 나
또요?
이걸 못 먹는 분이 또 계십니까?
글쎄?
역이 그 녀석이 날 흉내 낸다고 안 먹긴 했었다만
[의미심장한 음악]
[벽을 드륵 긁는다]
(명혜) 낙천 오라버니?
명혜야
왜, 누가 쫓아 와?
아, 아니야, 그냥 습관이 됐나 봐
(융) 채경아
왜 그러느냐?
아닙니다
(역) 자, 드디어 합체한 우리 오 형제를 위하여
[저마다 '위하여'를 외친다]
누구 맘대로 오 형제래?
신분도 성별도 성격도 다 다르구먼, 무슨
(광오) 마음으로 봐라, 마음으로
(석희) 무슨 마음에 눈 달렸냐, 너네는?
이 시커먼 거 두 개를 눈이라고 생각하거라
[잔을 탁 내려놓는다]
내 건 선분홍색이거든?
(석희) 꽝오, 아, 이 자식 이거 안 그렇게 생겨 가지고
[역이 즐겁게 웃는다] 가만 보면 완전 음란서생이야, 이거
야, 너 그때 가져간 춘화집들 다 내놔
[광오와 석희가 티격태격한다]
[석희의 아파하는 신음]
자, 자, 자, 다들 그만하고 자, 한 잔씩들 해, 자
[광오의 옅은 웃음] [석희의 가벼운 한숨]
[잔잔한 음악] [역의 개운한 신음]
(역) 아, 좋다
손은 왜 그래?
어, 아무것도 아니야
줘봐
[역의 아파하는 신음]
잊지 마
오라버니 몸은 내 거라는 거
너는 내 은인이지 주인은 아니다
(역) 자, 한 잔 더 하자
(권씨) 채경아!
[권씨의 걱정스러운 신음]
- (채경) 아! - (권씨) 너!
너 지금 이 시간까지 어디서 뭐 하고 다닌 것이냐?
어? 유모까지 따돌리고 혼자서 뭘 한 것이야?
어머니
[걱정스러운 숨소리] 무슨 일이라도 난 줄 알았잖느냐?
[권씨의 안도하는 한숨] 무슨 일 날 게 뭐가 있습니까?
(유모)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일을 벌이시니 마님께서 안 놀라시고 배기십니까?
[권씨의 깊은 한숨]
죄송해요
[떨리는 숨소리] 별일 없었으면 됐다
[유모의 놀란 숨소리]
(채경) 아버지
별일 없었던 게냐?
그럼 됐다
[수근의 멀어지는 발소리]
빗자루 이리 주게
(유모) 아이구, 마님, 마님
[익살스러운 음악] 제가 잘 처리하겠십니더
- (유모) 참으시소, 참으시소 - (권씨) 비켜, 안 비켜?
(유모) 빨리 가이소, 가이소
[유모와 하인들이 권씨를 만류한다]
[유모의 힘주는 숨소리]
다 좋은데 어딜 가든 제발 좀 같이 가입시더, 응?
아기씨 이러실 때마다 쇤네 명줄이 마 막 짧아집니다
(유모) 아이고, 내가 이럴라고 유모를 했나 싶고 마, 아휴
그건 또 뭡니까?
귀신이 다녀간 흔적
[익살스러운 음악]
- 귀신요? - 응
(채경) 나 귀신이 있다는 거 믿기로 했어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돼
이것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유모가 베갯잇을 탁탁 정리한다]
[유모의 놀란 신음]
봐봐, 느껴져?
(유모) 예, 아기씨
더 늦기 전에...
마 시집을 가이소
(유모) 나이 더 들면 여기부터 홀쭉해집니더 여기 다 어디 갔노? 이거?
유모!
한참 멀었다 마 [문이 삐걱 열린다]
또 어디 갑니까?
어휴, 저거... [문이 탁 닫힌다]
(채경) 주책이야, 정말
[채경이 코웃음 친다]
아직 한창이거든?
[깊은 한숨]
[차분한 음악]
(융) 역이 그 녀석이 날 흉내 낸다고 안 먹긴 했었다만
[처절한 음악]
[어린 역의 가쁜 숨소리]
[어린 역의 고통스러운 신음]
(의원) 죽어도 진작에 죽었어야 하는 놈인데
[어린 역의 가쁜 숨소리]
(의원) 지독한 놈, 뭐가 그리 억울하다고 주먹을 꼭 쥐고 버티냐, 이놈아
그냥 가거라 한도 한도 다 허망한 것이니
[어린 역의 간절한 숨소리]
못... 못 갑니다
[꺽꺽대며] 살려만... 살려만 주십시오
살아서 왕... 왕이...
왕이 될 겁니다
왕이 될 겁니다
[인두로 지지는 소리] [어린 역의 괴로운 비명]
[역의 가쁜 숨소리]
[역의 괴로운 숨소리]
(명혜) 오라버니, 오라버니
[괴로운 신음]
[고통스러운 비명]
[역이 꺽꺽대며 콜록댄다]
숨이 막혀
[역이 꺽꺽댄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리가 안 움직여, 다리가
[역이 오열한다]
[어린 역의 힘주는 신음]
[어린 역의 아파하는 신음]
[거친 숨을 몰아쉰다]
(어린 역) 못 걷겠어
(역) [괴로운 숨을 몰아쉬며] 다리에 힘이, 다리에 힘이 없어
[어린 역의 가쁜 숨소리]
(역) [괴로운 숨을 몰아쉬며] 못 걷겠어,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어
못 걷겠어
[어린 역의 거친 숨소리]
[역이 괴로워 울부짖는다]
[슬픈 음악] [명혜의 안쓰러운 한숨]
[역이 가쁜 숨을 몰아쉰다]
[울부짖으며] 안 돼, 안 돼! 안 돼, 안 죽을 거야, 나
(역) 안 죽을 거야!
[역의 거친 숨소리]
[역이 괴로워 오열한다]
[역이 목 놓아 운다]
(역) 살려줘
살려줘, 채경아
[역이 오열한다]
[역의 가쁜 숨소리]
반드시 돌아갈게, 반드시
기다려
기다려, 채경아
[역이 목 놓아 운다] [명혜의 안타까운 숨소리]
신채경에 대해 알고 싶어
그리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그 이름을 다시는 안 듣고 싶어
말씀드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나, 채경이 아기씨를 아예 지우긴 힘드실 겁니다
(서노) 형님의 상처를 낫게 하고 다시 걷게 하고
살아나시게 한 거 압니다
하나, 명혜 낭자의 보살핌만으로 형님이 살아난 건 아닐 겁니다
더 깊고 간절한 마음이 있었을 겁니다
천만에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은 욕망이다
오라버니를 살게 하는 힘은 왕에 대한 복수심이고
(명혜) 연정인의 마음이니
그런 순진한 말로 오라버니를 흔들 생각 마라
만약 그랬다간...
내 손에 죽을 것이다
[깊은 한숨]
[긴장되는 음악]
이놈들이렷다
(두목) 당최 어디서 나타난 놈들인지
저와 수하들 서넛만 헤엄쳐서 간신히 구조되었고
물건은 그놈들이 모조리 가져갔습니다
(녹수) 내 열흘 주겠다
물건이든 이놈 목이든 반드시 찾아와라
안 그러면 열흘 뒤에
네놈과 네놈 식솔들이 목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문이 덜컥 닫힌다]
(사홍) 자네는 주상 전하께 고해서 교서를 내려 달라 하게
진상품을 다시 거두시려고요?
주상 전하 내탕고도 풍족지 않고
자네 뒤걷이도 새로 해야 하니
경상도, 전라도, 탐라까지 다시 한번 거두라 할 수밖에
[깊은숨을 내쉬며] 그나저나 내 손주 놈 돌잔치에 쓸 음식이 걱정이로구먼
[주전자를 덜그럭 내려놓는다]
[사홍의 근심스러운 신음]
[잔을 덜그럭 내려놓는다]
전하 아까 도승지 영감께 들었사온데...
삼남에 수재가 크게 났다지?
예, 전하께 올릴 진상품을 싣고 오던 배도 침몰했다 하옵니다
아무래도 교서를 다시 내리시어...
수재가 왜 일어났는지 아느냐?
[경상도 사투리로] 마 도롱뇽이 미쳐가 그렇다는구나
내일 조회를 열어야겠다
[장엄한 음악]
(채경) 성군이 되시면
선왕 전하의 무덤 앞에서도 당당하실 겁니다
언젠가 문무백관들 앞에서
어머니의 위패를 당당히 꺼내 놓고 제사를 지낼 날도 올 것입니다
[북이 둥둥 울린다] (대신들) 주상 전하를 뵈옵니다
[북이 울린다]
(내관) 국궁, 4배
배, 흥, 배, 흥
각 아문의 대신들은 국정 보고를 시작하시오
(대신) 의정부에서 아뢰옵니다
- 하삼도의 수재가... - 성 대감
(대신) 예전에 없었을 정도로 심하다 하니 어사를 보내...
[보고가 이어진다] 갑자기 불시 틈에 빈손으로 왔소만
(대신) 백성들의 고통을 겸해 살피게 하소서
- 정성은 마련하셨소이까? - 어디 그럴 틈이 있었소이까?
(순정) 대감들 [승봉의 놀란 신음]
[승봉이 헛기침한다]
경상도의 수재로 곡식이 손상되고 백성들이 다쳤으며
모래에 묻히고 떠내려가거나 매몰된 집들이
자그마치 400여 호에 이른다 하오
(융) 수재로 인해 압사, 익사한 백성과 떠내려간 집들을 자세히 치게 하여
백성들의 어려움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도록 하시오
[밝은 음악] (대신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승봉) [당황한 듯 더듬대며] 성 대감
전하께서 갑자기 왜 저러시오?
- (융) 더위에 고생이 많소 - (순정) 황공하옵니다
[융이 가볍게 웃는다]
[책상을 탁 내리친다]
(자순대비) 대체 왜 안 하던 짓을 한단 말입니까?
[깊은 한숨] 대소신료들도 무척 당황한 눈치사옵니다
(원종) 요 몇 달 밖으로만 나도시고 국정엔 통 관심도 없으시더니만...
[깊은 한숨]
(상궁) 대비마마
무슨 일이냐?
(상궁) 부총관 대감의 조카 따님인 윤 규수가 뵙기를 청하옵니다
(원종) 명혜가 왔나 봅니다, 대비마마
들라 하라
우리 예비 며느님 오셨소?
대비마마께 인사 여쭈옵나이다
[자순대비의 반가운 숨소리]
그래, 역이는 잘 있느냐? 아픈 데는 없고?
예, 무탈하시옵니다
[의아한 숨소리] 한데 웬일로 역이가 널 궁에 보낸 것이냐?
그토록 조심시키더니?
(명혜) 대군께서 삼남에서 올라올 때 관선에 탔었는데
그 배가 왕과 도승지, 장숙원에게 올라가는
진상품과 뇌물을 선적한 배였다 하옵니다
하여 그 물건을 중간에서 탈취한 터라
도승지 쪽 움직임을 살피고 오라 하셨나이다
돌아오자마자 도승지 일파와 엮여서 될 일이더냐?
(원종) 너무 심려 마시옵소서, 대비마마
어차피 지방 아전들에게 뇌물로 받은 물건들이 대부분이라
도승지 측에서도 공개적으로 그 일을 조사하지 못할 것이옵니다
주상도 삼남 수재를 돌보라 위무사까지 파견한 마당이니
대놓고 잃어버린 진상품에 관심을 표하지 못할 듯싶고요
삼남에 위무사를요?
[깊은 한숨]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성군 노릇을 하시려는구나
[깊은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역) 와, 형님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마포, 과천, 포천, 김포, 세상에
경기 땅 반 이상이 형님 것이네요
온갖 수로까지 다 차지하고 백성들 고기잡이까지 금하셨고요
기방에는 또 왜 이리 자주 가십니까?
무슨 일이오?
부인
(역) 삼거리 주막
왕과 신채경
(유모) 여가 거긴교?
[익살스러운 음악] (채경) 응
어제 그 주막 주모 말로는
자잘한 소식들만 갖다 줘도 쌀을 한 되씩 준대
그럼 자잘한 정보들도 많이 갖고 있을 거야
아무리 많은 정보를 알고 있어도 뭐, 뭐, 귀신까지 알고 있을라고예?
그건 가서 물어보면 되지 유모는 여기서 기다려
(유모) 아이고, 내 모르겠네
아기씨
마 귀신 나오면 쓰이소
마 파파파파밥 마, 팥입니더
[석희의 놀란 신음] [침을 씁 닦는다]
정보 주면 쌀 준다면서요? 그럼 쌀 주면 정보 주겠네요?
예?
[난처한 숨소리]
(채경) 아, 꼭 알고 싶은 게 있다니까요 일단 주인이나 만나게 해주십시오
(석희) 아, 주인 없어요, 지금
(채경) 아이, 한 번만 들어갔다 나오겠다니까요
(석희) 안 된다니까
- (채경) 아, 참 - (석희) 저...
[역의 당황한 숨소리]
(역) 무...
[낮은 목소리로] 무슨 짓이오?
(채경) 어휴, 알았어요, 알았어 안 보면 될 것 아닙니까?
일단 앉으십시오, 얘기가 기니까
댁이...
전당포 주인입니까?
(역) [더듬대며] 그, 그렇소만
여기 주인이 도성 일이라면 모르는 게 없다는 게 사실이오?
궁금한 게 무엇이오?
혹시...
귀신도 찾을 수 있습니까?
귀신?
(채경) 귀신이라도 좋으니까 한번 찾아와주면 안 되나?
- 아니, 사람 - 사람?
아니, 귀신
씁, 거, 귀신인지 사람인지 하나만 하시오
[기가 찬 숨소리] 아, 어떻게 하나만 고릅니까?
대체 내가 사람한테 반한 건지 귀신한테 반한 건지도 모르겠는데
귀신한테 홀린 사람이 사리 분별이 되겠냐고요
[발랄한 음악]
(역) 날 찾는 거다
어쨌든 찾는 게 사내구려
네, 다행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행히 귀신님께서 사내의 몸을 빌려서 와주셨으니
[코웃음 친다]
(채경) 지금 웃었습니까?
아, 아니, 안 웃었소
(역) 그냥 숨소리가 큰 거요
하던 말이나 계속하시오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요
저기, 저, 며칠 전에 시장통 삼거리 주막집 있지 않습니까?
(채경) 거기 제가 가게 됐는데
그 옆방에서 나오던 어떤 사내와 딱 마주치지 않았습니까?
근데 제가 어릴 때 사고로 죽었던 제 동무랑 똑같이 생긴 겁니다
눈부터 입술, 모, 목소리, 습관까지 완전 똑같은 사람이 나타난 겁니다
아, 물론 제가 큰 모습을 본 적은 없죠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그 모습과 똑같은 사...
(채경) 지금 내 말 듣고 있습니까?
이보시오, 포주?
포주? 아, 포주라니 내가 어딜 봐서 포주...
아, 전당포 주인이 포주...
(채경) 잠깐
[채경이 덜그럭댄다]
[문을 탁탁 친다] [채경의 놀란 신음]
[놀란 숨소리] 당신?
[채경의 놀란 신음]
[채경의 비명] [역의 놀란 숨소리]
[채경의 당황한 숨소리]
[잔잔한 음악] [두근대는 심장 소리]
[채경의 당황한 숨소리]
또다, 또...
[두근대는 심장 소리]
[놀란 숨소리] 듣지 마요, 안 돼
[역의 거친 숨소리]
(역) 지금 무슨 짓이오?
당장 나가시오
왜 여기까지 와서 행패냔 말이오?
아까 다 말했잖아요
내가 귀신한테...
댁한테 홀렸다고요
[옅은 한숨] 내 알 바 아니고 당장 꺼지시오
하면 왜 닮았습니까?
(채경) 왜 하필 그 사람이랑 닮았냐고요 당신 대체 누구예요?
대군마마죠? 맞죠?
(역) 아니오
(채경) 아닌데...
왜 자꾸 내 눈에 들어와요? 왜 자꾸 내 심장을 뛰게 하냐고요?
그게 내 탓이오?
헤프고 난잡한 당신 탓이지?
남편도 있는 여인네가 예까지 찾아와 다른 남자를 찾아?
품에 안겨 놓고 심장이 뛰네 마네 이렇게 아무 사내한테나 막 찝쩍대고!
- (역) 막... - (채경) 가
[역의 아파하는 신음] (채경) 가, 가라고!
(채경) 당신 귀신 맞잖아 사람이면 이럴 순 없지
당신 귀신 맞네 그러니까 사라져, 당장 꺼지라고!
(역) 무슨 짓이야!
[채경의 당황한 숨소리]
[채경이 훌쩍인다]
당신이 원하는 게 이런 거야?
요즘 계집들은 이런 식으로 신랑감을 찾나?
귀신 핑계 대면서 외간 사내한테 들이대는 게
당신 전략이냔 말이오?
후회하기 싫으면 이 손 놓으시지?
후회 같은 건 사람이 하는 거요
귀신은 그런 거 안 해
[극적인 음악]
(역) 내가 그렇게 매력적인가?
대감 집 규수께서 창피도 모르고 이렇게 덤빌 만큼?
(광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거야?
(역) 괜한 일을 저질러버렸어
내가 지옥같이 사는 동안
그 아이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형님이랑 가까워진 게 분해서
(채경) 대군마마를 닮은 사람을 보았습니다
너무 닮아서...
(융) 과인의 눈으로 봐야겠소
(명혜) 오라버니가 못 끊어내면 내가 나설 거야
(융) 내가 너 하나 잡겠다고 이토록 비겁한 수를 쓰다니
(역) 널 좋아했던 진성대군은 이제 없어
(채경) 제가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7일의 왕비↲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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